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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점 만점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아직 100% 만족할 만한 플레이라는 걸 경험해 보지 못했거든요. 저는 이제 시작이니까요.” 1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체육관에서 만난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리베로 박상미(24)는 경기력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해 달라는 말에 마치 신인처럼 답했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꿈에 그리던 주전 기회를 잡은 그였지만 각오는 여느 신인보다 더 뜨거웠다. 실제로 최근 데뷔 후 첫 수훈선수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상미는 선수 자리가 아닌 취재진의 옆자리에 앉는 신인 같은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 트레이드로 KGC인삼공사에서 이적해 온 박상미는 선두 경쟁 중인 3위 IBK기업은행(승점 26점)의 숨은 일꾼이다. IBK기업은행은 19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연승 행진이 중단되긴 했지만 선두 GS칼텍스(28점)와 승점 단 2점 차다. 시즌 초반 리베로를 두고 고민했던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2라운드 후반부터 교체 선수로 주로 뛰던 박상미에게 주전 리베로 자리를 맡겼다. 이 감독은 “상미는 일명 얼굴에 철판을 깐 선수다. 교체 선수라고 쭈뼛대지 않고 늘 적극적인 모습을 좋게 봤다”고 말했다. 박상미는 팀에서도 손꼽히는 분위기 메이커다. 정작 박상미는 “팬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도 “사실 ‘아직 내가 이럴 때가 아닌데’ 하는 걱정도 많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그냥 넘기고 싶지 않다. 이 기회가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든 또 누군가에게 넘겨줄 수 있기에 더욱 끈을 조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매 시즌이 끝날 때면 구단이 재계약을 해줄까 고민했던 절박함이 묻어났다. 한때 실업팀 생활도 고민했던 박상미는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가 있다면 지금이 그 첫 번째인 것 같다. 앞으로 해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전주 근영여고 동기인 GS칼텍스 이소영의 활약도 좋은 자극이 됐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받았던 이소영은 이번 시즌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외동딸인 박상미는 “부모님이 소영이의 활약을 보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한편으로는 ‘내 딸도 잘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시겠다 싶었다”고 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여오현을 롤 모델로 꼽는 박상미는 “오현 선배처럼 리더십도 있고 코트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리베로가 되고 싶다”고 했다. 좌우명은 ‘네 노력을 믿어라’다. 평소 밝게 웃는 얼굴 때문에 ‘하회탈’로 불리는 박상미는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그 노력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용인=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아시안컵 기대를 높이는 시원한 한 방이었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 20일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지역 라이벌 아스널과의 2018∼2019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팀 동료 델리 알리(22)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뒤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왼발로 골 망을 갈랐다. 시즌 통산 6호 골이다. 2015∼2016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이 아스널을 상대로 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북런던 지역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경기는 ‘북런던 더비’로 불릴 정도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실제로 이날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알리는 관중이 던진 플라스틱 물병에 머리를 맞기도 했다. 더욱이 아스널 팬들은 3일 두 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경기 당시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과장된 행동을 했다는 일명 ‘다이빙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아스널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던 손흥민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듯 득점포를 가동하며 상대 팬들의 사기를 꺾었다. 손흥민은 “지난번 아스널과의 경기(2-4 패배)는 실망스러웠는데 오늘은 원하는 결과를 얻어서 행복하다. 팬들과 우리 선수들이 있는 이곳에서 득점을 하게 돼 특별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트넘은 후반 14분 나온 델리 알리의 추가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리는 4강에서 첼시와 맞붙는다. 첼시는 8강에서 본머스에 1-0으로 승리했다. 한편 1월 열리는 2019 아시안컵 한국축구대표팀에 승선한 손흥민은 C조 3차전인 중국과의 경기부터 합류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독주냐, 뒤집기냐. 2018~2019시즌 V리그 일정이 반환점을 향해 가는 가운데 여자부 신인상 경쟁 또한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흥국생명 이주아(18)와 2순위 KGC인삼공사 박은진(19)이 눈길을 끕니다. 포지션이 센터인 두 선수는 프로 데뷔 전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 엔트리에 합류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블로킹의 여왕 현대건설 양효진(29)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서가는 쪽은 이주아입니다. 이주아는 팀 내 센터 자원이 4명이나 있음에도 2라운드 후반부터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시즌 신인상의 주인공 센터 김채연(19)보다 최근 많은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지명 당시 “프로 적응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던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최근 “빠르게 잘 적응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센터 출신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신인답지 않게 코트에서 정신없이 헤매지 않고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기본기도 뛰어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주아는 빠른 발을 무기로 이동공격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은진의 추격도 매섭습니다. 시즌 초반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박은진도 최근 3라운드 들어 선발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16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선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알레나(28)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보다 많은 공격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드래프트 당시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꼽혔던 박은진은 2순위 지명 뒤 “신인상은 한 번만 타는 상이라 욕심이 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장 해설위원은 “이동공격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속공이나 파워, 블로킹의 높이에서 강점이 있다. 세터와의 호흡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열리는 흥국생명과 인삼공사의 3라운드 대결에 두 선수가 나란히 선발 출전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두 선수로선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기분 좋은 성탄절을 맞이할 선수는 과연 누가 될까요. 한편 기록 면에서는 현대건설 센터 정지윤(17)도 눈길을 끕니다. 시즌 전 베테랑 센터 김세영이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하면서 생긴 빈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득점(56점)으로만 치면 신인 선수 중 가장 앞섭니다. 정지윤은 한 때 교체 외국인 선수 마야가 올 때까지 레프트로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올 시즌 팀이 부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저물어가는 2018년. 그에게 한 해를 마감하는 소감을 한 단어로 정리해 달라고 했더니 ‘행복’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상을 차지한 고진영(23·하이트진로)이다. 고진영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뤄 굉장히 행복했다. 요새는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저를 도와주고 응원해준 분들을 만나 감사 인사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귀국한 고진영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며칠 전에는 국내 한 테마파크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올해 LPGA투어 진출에 앞서 고진영은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인연을 맺지 못했던 신인상과 LPGA투어 멤버로 첫 승, 그리고 영어 인터뷰가 그것이다. 치열하게 한 시즌을 보낸 그에게 이 목표는 모두 현실이 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빅리그’ 직행의 길을 열었던 고진영.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LPGA투어에 뛰어든 그는 출발부터 남달랐다. 자신의 투어 데뷔전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67년 만에 나온 LPGA투어 공식 데뷔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순간이었다. 모두를 놀라게 했던 고진영은 올 시즌 성공의 열쇠로 꾸준함을 꼽았다. “기술적으로 크게 좋아진 부분은 잘 모르겠다. LPGA투어는 장거리 이동이 많기에 스윙을 할 때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골프에만 집착하기보단 여행을 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보내려고 했다. 시간 될 때마다 골프장 근처 맛집, 명소에 들러 힐링을 했다.” 머리가 복잡해질 때는 정리정돈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고진영은 “일정이나 짐 정리를 하면 내 마음이 정리되는 것처럼 개운해진다. 때론 달리기를 통해 모든 걸 잊었다”고 했다. 낯선 무대에서 선배들의 한마디도 큰 도움이 됐다. “LPGA투어에 먼저 진출한 언니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잘 적응할 수 있었다.” 평소 영어 공부를 위해 투어 동료들과도 거침없이 영어로 소통하면서 적응력을 키웠다. 다시 새 출발선을 앞둔 고진영의 눈높이는 더 올라가 있다. “2018시즌 매 대회 목표가 톱20 안에 드는 것이었다면 2019시즌에는 톱15를 노리려고 한다.” 고진영은 LPGA투어 시즌 종료 후 바로 귀국하고 싶었을 텐데도 한동안 미국에 머물렀다. 지난달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2주 넘게 쇼트게임 레슨을 받았다. 세계랭킹 1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등을 지도한 개러스 레이플스키의 집중 교육에 참가했다. 고진영은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사자성어 ‘고진감래’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골프선수 고진영의 삶이 즐겁고 행복하듯 인간 고진영의 삶도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매주 경쟁을 해야 하지만 동료들과 어울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지내고 싶다. 팬들의 응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골프뿐 아니라 제 삶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 1995년생 돼지띠 고진영이 다가오는 돼지해(기해년)를 다시 한 번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다짐처럼 들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을 20일 남겨놓은 시점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왼쪽 가슴에 태극기가 새겨진 패딩을 입고 재판정에 들어선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는 울먹이며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미리 준비한 메모를 읽어가며 어렵게 말을 이었다. 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37)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재판부의 요청으로 참석한 심석희가 조 전 코치에 대해 엄벌을 내릴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그는 “그동안 피고인(조 전 코치)과 마주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서지 못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피고인은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했고 4학년 때는 아이스하키채로 폭행해 손가락뼈가 골절됐다. 중학생 때부터는 강도가 더 심해져 밀폐된 공간에서 무자비하게 당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둔 선수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심석희는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으로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평창 올림픽 개막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1월 중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7일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을 방문했는데 당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이던 심석희는 그 행사에 불참했다. 사실 확인 결과 심석희는 하루 전 조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석희는 “평창 올림픽 전엔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심석희는 또 조 전 코치가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자신을 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공판을 앞두고 탄원서를 통해 조 전 코치가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자신의 스케이트 날을 평소와 다르게 조정해 경기력을 떨어뜨리거나 경기를 앞두고 폭행해 제대로 성적을 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코치가 올림픽 기간 중 경기장에 나타나 해당 선수를 가르쳤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의 상처가 깊어 참담하다. 모두 제 책임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때린 적은 없었다. (선수가) 조금 더 성장하길 바란 제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4일 열린다.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1라운드 5승(1패)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던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은 2라운드 들어 3승 3패로 주춤했다.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27)에게 리시브와 공격이 집중되면서 상대팀에 수를 읽히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3라운드 들어서도 6위 KB손해보험에 패하며 최근 2시즌 최하위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도 이날 패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할 정도였다. 그랬던 OK저축은행이 선두 대한항공을 꺾으며 다시 순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V리그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3-1(29-27, 17-25, 25-21, 25-20)로 승리했다. 3위 OK저축은행(승점 30점)은 선두 대한항공(36점)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 1패로 앞서며 2위 현대캐피탈(32점)을 승점 2점 차로 추격했다. 2연승을 달리던 대한항공의 독주체제에도 제동을 걸었다. OK저축은행 왼손잡이 라이트 조재성(23)의 활약이 빛났다. 조재성은 이날 후위공격 9점, 블로킹 4점, 서브 3점으로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득점도 요스바니(25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2점을 했다. 2016∼2017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전체 8순위)로 지명된 조재성은 올 시즌 팀이 라이트 포지션이 아닌 레프트 자리의 외국인 선수를 뽑으면서 자신의 입지가 높아졌다. 경기 뒤 김 감독은 “공격 패턴을 (요스바니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재성이 쪽에 맞춰 보자는 게 통했다. 재성이도 최근 들어 가장 잘했다”고 칭찬했다. 조재성도 “내가 못 하면 요스바니에게 부담이 가기 때문에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자부 GS칼텍스는 대전에서 KGC인삼공사에 3-0(25-22, 25-20, 25-18)으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외국인 선수 알레나(28)가 부상으로 빠진 인삼공사는 4연패에 빠졌다. 한편 올 시즌 IBK기업은행 코치로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한 국가대표 리베로 출신 남지연(35)은 15일 마지막 소속팀인 흥국생명의 안방 경기(상대팀 현대건설)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항서 감독(59)은 아직 베트남어에 익숙치 않다. 그는 “베트남어가 굉장히 어렵다. 인사 정도는 아는데…. 통역 등을 동원해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4강), 스즈키컵(우승)까지 올 한해 베트남 축구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끄는 동안 박 감독은 때로는 강한 어조로, 때로는 자상한 몸짓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그는 선수들이 나태해질 때는 “너희들 베트남 정신을 상실한 것 아니냐”며 ‘채찍질’했다고 한다. 한밤 중에 실시되는 상체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힘겨워했던 선수들이다. 박 감독은 “단결, 자존심, 영리함, 불굴의 투지, 목표 의식 같은 베트남 정신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는 투지를 일깨우는 말을 자주했다. 그는 “기적은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기적을 만들 수 있는 행운은 없다. 우리의 피와 땀에서 기적이 만들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선수들의 발 마사지를 직접해주거나, 부상 선수에게는 자신의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는 등 적극적 스킨십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베트남 언론 ‘탄 니엔’은 “박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셀카’를 찍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버지와 아들처럼 대화한다. 승부차기 순간에는 벤치 뒤로 숨기도 하는데 이런 귀여운 모습도 인기의 비결이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 감독. 하지만 2002년에 한일 월드컵의 성공(4강)과 같은 해 우승을 예상했던 부산 아시아경기의 실패(동메달)라는 부침을 모두 겪어 봤던 박 감독의 마음은 평상시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말레이시아와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앞두고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어느 날 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지는 게 인기다. 좋은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윈터미팅’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영입전쟁 열기는 점점 뜨거워진다. 2018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14일(한국 시간)까지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구단 관계자들과 에이전트 등이 한자리에 모여 트레이드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등을 논의하는 장이 열리는 셈이다. 각 팀 전력의 기둥 역할을 하는 선발투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대표적인 선수는 휴스턴의 왼손 선발 댈러스 카이클(30)이다. 2015년 아메리칸리그(AL) 다승왕(20승)을 차지하며 사이영상을 수상한 카이클은 2017시즌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올 시즌 저스틴 벌랜더, 게릿 콜 등 팀 동료에게 가려지긴 했지만 12승 평균자책점 3.74에 20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서의 임무를 수행했다. 토론토와 애틀랜타 등에서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언스의 좌완 기쿠치 유세이(27)에 대한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2017시즌 16승(평균자책점 1.97)으로 퍼시픽리그 다승왕을 차지하기도 했던 기쿠치는 최고 98마일(시속 약 157km)을 기록한 패스트볼에 평균 이상의 슬라이더를 갖췄다는 평가다. 기쿠치는 LA 다저스의 류현진과 같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양키스, 시애틀 등 약 10개 구단이 기쿠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들린다. 두 선수 모두 선수에게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맺기로 유명한 스콧 보라스가 에이전트를 맡고 있다. 이 밖에 클리블랜드의 코리 클루버(32), 트레버 바워(27) 등도 주요 영입 대상으로 꼽힌다. 앞서 투수 FA 최대어로 꼽힌 패트릭 코빈(29)은 워싱턴과 6년 총액 1억4000만 달러(약 1576억 원)에 사인했다. 야수 중에서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브라이스 하퍼(26)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원 소속팀 워싱턴의 3억 달러(약 3378억 원)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은 하퍼가 사상 첫 4억 달러(약 4496억 원) 시대를 열지 관심이 쏠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조별 예선 6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뒀다. 그럼에도 16강 토너먼트 티켓을 땄다.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한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이다. 리옹은 13일(한국 시간) 열린 우크라이나 샤흐타르 도네츠크와의 F조 예선에서 1-1로 비겼다. 예선 6경기를 1승 5무 승점 8점으로 마친 리옹은 맨체스터시티(13점)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맨시티, 리옹, 샤흐타르, TSG 1899 호펜하임이 속한 F조는 전체 예선 12경기 중 6차례나 무승부가 나올 정도로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리옹은 1승을 조 1위 맨시티를 상대로 수확했다. 맨시티와의 예선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리옹은 조별 예선 6경기에서 골 득실 ‘+1’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조별 예선에서 리옹보다 많은 2승을 수확하고도 탈락한 팀은 인터밀란, 나폴리 등 총 6팀이다. 한편 13일 경기를 끝으로 이번 대회 16강 진출 팀이 최종 확정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구단이 가장 많은 4장을 거머쥐었다. EPL 4팀이 모두 조별예선에서 생존했다. 2011∼2012시즌 첼시 이후 6년간 인연을 맺지 못했던 빅이어(UCL 우승 트로피의 별칭)를 되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6시즌 동안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4회), FC바르셀로나(1회), 독일 바이에른 뮌헨(1회)이 정상에 섰다. 미국 ESPN에서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맨시티의 우승 확률을 가장 높은 19%로 점쳤다. 16강 대진 추첨은 17일 실시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소비자가 뽑은 국내 최고의 골프장은 어딜까. 그 답이 궁금한 이들을 위한 시상식이 열렸다. 1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국내 최대 골프 부킹 서비스업체 XGOLF가 공동 주최한 ‘2018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시상식에서는 88컨트리클럽(경기 용인), 라데나골프클럽(강원 춘천), 문경골프&리조트(경북 문경), 사우스스프링스컨트리클럽(경기 이천), 서원힐스컨트리클럽(경기 파주), 솔모로컨트리클럽(경기 여주), 신라컨트리클럽(경기 여주), 클럽모우 골프앤라이프스타일(강원 홍천), 파인리즈리조트(강원 고성), 파크밸리골프클럽(강원 원주)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과거 소비자와 전문가의 공동 평가를 통해 10대 골프장을 선정하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100% 소비자의 목소리만을 담았다.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1년간 77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XGOLF 홈페이지에 올라온 약 19만 건의 골프장 이용후기 중 내장객 소감이 100개 이상 달리고 평점이 9.0점(만점 10점)을 충족하는 골프장 16개를 1차 후보로 추렸다. 2차에서는 올해 8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XGOLF를 통해 1차 후보 골프장을 예약해 라운드한 고객들에게 △캐디서비스(경기 운영) △코스관리 △그린피 만족도 등 총 10개 세부 항목의 이용 후기를 받았다. 1, 2차를 각각 50%씩 합산해 상위 10개를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으로 선정했다. 파크밸리GC(총점 9.3점)는 유일하게 5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문경골프&리조트와 사우스스프링스, 파인리즈리조트가 가장 높은 9.5점을 받았다. 이날 수상자를 대표해 나선 김동진 솔모로CC 대표는 “100% 소비자의 의견으로 10대 골프장을 선정한 만큼 신뢰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는 좋은 골프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에게 가장 특별했던 동반 라운드 상대는 누구였을까. 우즈의 선택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넬슨 만델라였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우즈는 가장 기억에 남는 유명 인사와의 동반 라운드를 묻는 질문에 “워낙 많은 대통령, 총리 등과 플레이를 해서 하나만 꼽기 어렵다”면서도 “1998년 남아공에서 경기를 할 때 만델라와 이야기를 나누고 어우러졌던 게 기억난다”고 이야기했다. 당시 우즈는 아버지와 함께 만델라의 집으로 초대받아 식사를 하기도 했다. 우즈는 “평소 존경하는 분과의 만남이었기에 내 인생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다. 그가 견뎌온 모든 역경과 국가를 이끌며 모두를 통합한 위대한 능력이 그와의 플레이가 특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9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투어챔피언십에서 5년 1개월 만에 우승을 맛본 우즈는 새해 각오도 밝혔다. 우즈는 “단지 경기를 마치는 것이 올해의 목표였다. 1년 전 나에게 우승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면 전혀 다른 답변을 했을 거다. 내가 다시 한번 최고 수준의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2019년은 신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코트 밖 감독들의 중책 중 하나는 비디오 챌린지의 적재적소 활용이다. 심판의 오심을 뒤집는 비디오 챌린지는 때론 승부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한다. 상대의 기세를 꺾으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올 시즌 비디오 챌린지로 톡톡히 재미를 본 ‘매의 눈’은 바로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67)과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44)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달 30일 마무리된 2라운드까지 비디오 챌린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두 감독은 총 16차례 비디오 챌린지를 요청해 10차례 심판의 오심을 뒤집었다. 성공률은 62.5%다. 남자부에서 성공률이 가장 낮은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31.6%·총 19회 중 6회)의 약 2배 수준이다. 비디오 챌린지는 세트당 최다 2회(첫 신청 때 오심 또는 판독 불가가 나올 경우)까지 신청할 수 있다. 박기원 감독은 “눈으로 보는 건 물론 (터치아웃, 네트터치 등은) 귀로도 듣고 상대방 선수들의 표정, 코칭스태프의 의견도 종합적으로 살펴서 감독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코칭스태프도 앉은 자리에 따라 담당 구역을 나눈다”고 설명했다. 엔드라인 인·아웃의 경우 아무래도 엔드라인 뒤쪽에 앉은 전력분석관의 말이 신빙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특히 터치아웃 관련 비디오 챌린지에서 재미를 봤다. 총 6차례 비디오 챌린지를 신청해 그중 5차례 오심을 잡아냈다. 김세진 감독은 “눈으로 본다고 해서 정확히 판단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비디오 챌린지도 중요하지만 그것에만 집중하다간 경기 자체를 놓칠 수가 있다. 순전히 감에 맡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판정이 정심인 것을 알면서도 코트 안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선수들의 요청대로 비디오 챌린지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작전타임을 모두 사용할 경우 상대의 흐름을 끊기 위해 비디오 챌린지를 신청하기도 한다. 한편 ‘오버네트’도 비디오 챌린지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감독은 “오버네트에 대한 오심이 종종 나오지만 비디오 챌린지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보니 심판의 결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KOVO는 인·아웃, 터치아웃, 네트터치 등 9가지 항목에 대해 비디오 챌린지를 실시하고 있다. KOVO 관계자는 “오버네트의 경우 네트 위 설치된 카메라로 판독해야 하는데 경기 중 공이나 선수들의 네트터치 등으로 카메라의 균형을 맞추는 게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코트 밖 감독들의 중책 중 하나는 비디오판독(VAR)의 적재적소 활용이다. 심판의 오심을 뒤집는 VAR는 때론 승부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한다. 상대의 기세를 꺾으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올 시즌 VAR로 톡톡히 재미를 본 ‘매의 눈’은 바로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67)과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44)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달 30일 마무리된 2라운드까지 VAR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두 감독은 총 16차례 VAR를 요청해 10차례 심판의 오심을 뒤집었다. 성공률은 62.5%다. 남자부에서 성공률이 가장 낮은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31.6%·총 19회 중 6회)의 약 2배 수준이다. VAR는 세트당 최다 2회(첫 신청 때 오심 또는 판독불가가 나올 경우)까지 신청할 수 있다. 박기원 감독은 “눈으로 보는 건 물론 (터치아웃, 네트터치 등은) 귀로도 듣고 상대방 선수들의 표정, 코칭스태프의 의견도 종합적으로 살펴서 감독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코칭스태프도 앉은 자리에 따라 담당 구역을 나눈다”고 설명했다. 엔드라인 인·아웃의 경우 아무래도 엔드라인 뒤쪽에 앉은 전력분석관의 말이 신빙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특히 터치아웃 관련 VAR에서 재미를 봤다. 총 6차례 VAR를 신청해 그중 5차례 오심을 잡아냈다. 김세진 감독은 “눈으로 본다고 해서 정확히 판단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VAR도 중요하지만 그것에만 집중하다간 경기 자체를 놓칠 수가 있다. 순전히 감에 맡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판정이 정심인 것을 알면서도 코트 안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선수들의 요청대로 VAR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작전타임을 모두 사용할 경우 상대의 흐름을 끊기 위해 VAR를 신청하기도 한다. 한편 ‘오버네트’도 VAR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감독은 “오버네트에 대한 오심이 종종 나오지만 VAR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보니 심판의 결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KOVO는 인·아웃, 터치아웃, 네트터치 등 9가지 항목에 대해 VAR를 실시하고 있다. KOVO 관계자는 “오버네트의 경우 네트 위 설치된 카메라로 판독해야 하는데 경기 중 공이나 선수들의 네트터치 등으로 카메라의 균형을 맞추는 게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2라운드까지 남·여부 포함 총 244회 VAR 신청이 나온 가운데 약 43%인 105회 오심이 뒤집혔다. 판독불가는 약 2%인 5회 나왔다. 항목별로는 터치아웃이 가장 많은 123회(성공률 49.6%), 인/아웃이 52회(42.3%), 네트터치가 25회(20%)로 그 뒤를 이었다. 리베로 전위토스 항목은 단 한 차례도 VAR 신청이 나오지 않았다. 여자부에서는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16회 중 8회)과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8회 중 4회)이 50%로 가장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감독은 터치아웃 8회 중 6회 오심을 잡아내며 ‘매의 눈’ 실력을 발휘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성공률 26.7%(15회 중 4회)로 남·여부 통틀어 VAR로 가장 덜 재미를 봤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신 감독님이 ‘토스 시범 좀 그만하게 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요.” 5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프로배구 우리카드 세터 노재욱(26)은 인터뷰 내내 ‘아직’이란 단어를 되풀이했다. 과거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두 차례의 정규리그 우승, 한 차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세터로선 의외의 답변이었다. 프로 5년 차인 노재욱에게 올 시즌은 남달랐다. 유니폼만 두 차례 갈아입었다.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전광인의 보상선수로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노재욱은 지난달 다시 트레이드로 우리카드 선수가 됐다. 최근 이적 관련 질문을 숱하게 받았다는 노재욱은 “어느 팀에든 어울리는 게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 부족해서 트레이드된 만큼 실력을 쌓으면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적은 한편으론 기회도 됐다. 현대캐피탈 시절 세터 출신 최태웅 감독의 집중과외를 받았던 노재욱은 우리카드에서 다시 또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을 만났다. 두 감독 모두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렸다. 노재욱은 “신 감독님에겐 정교함을 배운다. 손 모양을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좀 더 정확한 토스를 알려주시려 한다. 지금도 (훈련 때) 우리가 잘 안 되는 걸 감독님이 바로 직접 보여주셔서 당황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아직도 농구공(손목 강화를 위해 훈련 시 배구공보다 무거운 농구공을 활용한다) 몇천 개는 더 올려야 된다”며 노재욱을 독려했다. 세터로서는 키(191cm)가 큰 노재욱은 빠른 토스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적 후 유광우의 교체선수로 주로 뛰던 노재욱은 지난달 후반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후 한때 3연승을 이끌기도 했다. 10일 현재 우리카드는 5위다. 대부분의 팀 기록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세트(득점으로 연결된 토스)와 디그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상승세의 원인으론 ‘대화’를 꼽았다. 노재욱은 “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 보니 선수들끼리 대화를 많이 한다. (윤)봉우 형이나 아가메즈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팀 공격력을 책임지는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음에도 머리를 숙이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자세가 대단하다. 어린 선수를 끌고 가려는 카리스마도 강하다”고 덧붙였다. 봄 배구(포스트시즌)를 향한 간절함도 드러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노재욱은 챔피언결정전에선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상대 대한항공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노재욱은 “지금도 생각하면 화가 나지만 기회는 올해에도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2008년 창단 후 아직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한 우리카드도 절실한 건 마찬가지다. 노재욱을 선택한 우리카드는 과연 장충체육관(우리카드 안방)에 봄을 불러올 수 있을까.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초코파이 소년’에서 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으로 성장한 차준환(17·휘문고)이 피겨여왕 김연아(28)처럼 ‘개척자’ 길을 걷고 있다.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피겨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시상대에 섰다. 차준환이 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마무리된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총점 263.49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시즌 그랑프리 6개 대회 성적을 합산해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딴 건 2009년 김연아(당시 금메달) 이후 9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가 열린 곳은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캐나다 밴쿠버다. 현재 차준환은 당시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의) 개척자라는 부담을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89.07점,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선 개인 최고점인 174.42점을 받았다. 어릴 적 아역배우로 초코파이 모델을 하기도 했던 차준환은 표정 연기 등 표현력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점프 실력에 위기관리 능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차준환은 이날도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했지만 이내 다음 쿼드러플 살코 점프를 안정적으로 성공하며 페이스를 되찾았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에 맞춰 프리스케이팅을 선보인 그는 4분 10여 초의 연기를 마치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자신과 같은 보라색 상의를 입은 수호랑 인형을 든 채 키스 앤드 크라이존으로 빠져나왔다. 지난 시즌 차준환은 신는 부츠마다 발목 부분이 쉽게 접히는 문제가 생겨 점프 후 착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발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부상 방지와 체력 강화에 집중했다. 현재 착용 중인 부츠는 (발목 부분이 접히는) 문제가 없다. 부상 없이 점프를 한결 수월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SU의 규정 개정도 차준환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ISU는 올 시즌 난도가 높은 쿼드러플 점프의 기본점수를 낮추고 수행점수 범위도 기존 7개 등급에서 11개 등급으로 넓혀 가점 및 감점 폭을 넓혔다. 선수들이 고득점을 위해 4회전 점프에만 집중하는 현상을 막고 예술성에 집중하게 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4회전 점프가 적은 차준환은 그 대신 자신의 강점인 예술요소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비행기로 이동할 때도 끊임없이 프로그램 음악을 들으면서 곡 해석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우승은 ‘점프머신’ 미국의 네이선 천(282.42점), 준우승은 일본의 우노 쇼마(275.10점)가 차지했다. 차준환은 11일 귀국해 21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회장배 랭킹대회에 출전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박지영(22·CJ오쇼핑·사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9시즌 개막전에서 30개월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지영은 9일 베트남 트윈도브스클럽(파72)에서 열린 ‘효성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6년 6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터내셔널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박지영은 2015년 투어 신인왕 출신이다. 마지막 18번홀에서야 승부가 갈렸다. 전날 2라운드까지 8언더파 단독 2위였던 박지영은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다. 막판 이소영(21·롯데)의 추격이 무서웠다. 2라운드 공동 17위였던 이소영은 이날만 버디 7개로 7타를 줄였다. 박지영보다 앞선 조에서 경기를 한 이소영은 18번홀에서도 버디를 따내 9언더로 동타를 이루며 박지영을 압박했다. 그러나 우승의 여신은 박지영의 편이었다. 파5 18번홀에서 러프에 들어간 공을 과감한 세 번째 샷으로 그린 위에 올린 박지영은 침착하게 버디를 성공해 연장 없이 1타 차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2018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에 이어 연속 우승을 노렸던 박민지(20·NH투자증권)는 2라운드까지 10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지만 3라운드 11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하는 등 이날 2오버파로 부진해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 3위를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축구 명문 FC 서울이 K리그1 잔류의 청신호를 켰다. 창단 첫 강등 위기에 몰린 서울은 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1로 역전승했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3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으면 K리그1 잔류에 성공한다. 합산 득실 차가 같으면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기선 제압은 부산이 했다. 전반 22분 외국인 선수 호물로가 왼발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키며 앞서 나갔다. 그러나 전반 42분 부산 수비수 권진영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후반 13분 서울 공격수 조영욱이 하대성의 크로스를 넘어지며 오른발로 건드려 골네트를 갈라 균형을 이뤘다. 불이 붙은 서울은 후반 33분 고요한, 후반 43분 정현철이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다해 줬다”고 칭찬하면서도 “2차전에서 (양 팀이) 11 대 11로 경기를 하면 유리할 게 없다. 우리에게 유리한 건 안방 경기라는 것 하나”라며 끝까지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서울의 미드필더 이상호가 9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은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규정과 절차대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유럽 통산(1군 기준) 100호골 기록에 1골만을 남겨둔 토트넘 손흥민(26·사진)의 이적료 가치가 올해에만 300억 원 가까이 올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축구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의 이번 달 이적료 가치는 9010만 유로(약 1137억 원)로 책정됐다. 지난해 12월 당시 6680만 유로(약 843억 원)로 책정됐던 손흥민의 이적료 가치는 올해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등의 활약에 힘입어 꾸준히 올랐다. 9월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으면서 손흥민의 이적료 가치는 한때 1억230만 유로(약 1291억 원)를 찍기도 했다. 유럽에서 꾸준히 뛸 수 있는 환경적 토대를 마련하면서 몸값이 오른 것이다. CIES는 선수의 성적과 나이, 포지션, 계약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달 이적료 가치를 산출한다. 손흥민과 같은 팀의 해리 케인(25)의 12월 이적료 가치는 1억9900만 유로(약 2512억 원)로 책정됐다.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31)는 1억6530만 유로(약 2086억 원),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안 호날두(33)는 1억2520만 유로(약 1580억 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현역 시절 명 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5일 경기를 앞두고 주전 세터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 감독의 간절한 각오는 현실이 됐다. 여자부 최하위 현대건설이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개막 후 12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현대건설은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V리그 경기에서 인삼공사에 3-0(25-21, 25-17, 25-18)으로 승리하며 11연패에서 탈출했다. 개막 후 최다 연패 타이 기록 불명예에서 벗어났다. 앞서 현대건설은 2007~2008시즌에도 개막 후 11연패를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에서 11패 승점 1점만을 챙겼던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승점 4점이 됐다. 인삼공사 외국인 선수 알레나(28)의 빈 자리가 컸다. 알레나는 지난달 29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현대건설은 센터 양효진(29)과 외국인 선수 마야(30)가 각각 19득점을 하며 승리를 합작했다. 양효진은 서브로도 3득점, 블로킹으로 2득점했다. 현대건설은 3세트 한 때 6-11까지 뒤지고도 스코어를 뒤집으며 3세트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도희 감독은 “상대 외국인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치른 경기다. 투지도 컸지만 마냥 좋아할 순 없다”고 말했다. 여자부 2위 IBK기업은행은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선두 GS칼텍스에 3-0(25-21, 25-17, 25-15)으로 완승을 따냈다. GS칼텍스(승점 23점)와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혔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팀킴’의 호소문으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이 합동감사 중에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부회장은 4일 500여 자 분량의 ‘사과문’을 통해 “이번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 선수들의 호소문으로 인해 선수 본인들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특히 선수들에게 저의 표현 방식의 미숙함으로 크나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와 저의 가족은 이 시점부터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전 부회장 외에도 딸 김민정 여자팀 감독, 사위 장반석 총괄감독은 그동안 경북체육회 컬링팀을 지도해 왔다. 스킵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로 구성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은 지난달 6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등에 A4용지 14장 분량의 호소문을 보내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으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도자들이 대회 출전권을 빼앗는 등 팀을 사유화했고, 사생활과 인터뷰를 지나치게 통제했다는 내용이었다. 김 전 부회장이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했다. 금전적 의혹도 제기됐다. 대회 상금 및 행사 사례비 등의 사용처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김 전 부회장 측에서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서자 팀킴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폭로를 하고 지도자 교체를 주장했다. 김 전 부회장이 연맹 회장직무대행 시절 자신의 딸인 김민정 감독을 올림픽에 참가시키기 위해 징계 절차를 지연시켰다는 등 추가 의혹도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림픽 당시 외국인 지도자였던 피터 갤런트 코치(캐나다)도 입장문을 통해 “100% 팀킴을 지지한다”며 팀킴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정면 대응 의사를 밝혔던 김 전 부회장 측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건 지난달 19일 시작한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의 합동 감사에 압박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체부 등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7일까지 관련 감사를 해왔다. 현재 감사를 연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단계다. 김 전 부회장은 사과문에서 “현재 진행 중인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선수들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더욱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