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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비디오판독(VAR)을 마치고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FC 서울 선수들은 환호했고 전남 선수들은 팔팔 뛰면서 항의에 나섰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36라운드. 2-2로 무승부가 유력하던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라오는 볼을 잡으려던 서울 박주영이 전남 이지남의 백태클에 쓰러졌다. VAR로 페널티킥을 얻은 박주영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이 13경기 만에 승리하며 ‘강등권 탈출 전쟁’에서 한숨을 돌렸다. 창단 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7∼12위)으로 내려간 9위 서울이 최하위(12위) 전남을 3-2로 꺾었다. 8월 15일 수원전 승리 이후 최근 12경기 연속 무승(5무 7패)의 터널을 88일 만에 벗어났다. 돌아온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은 4경기 만에 복귀 첫 승을 신고했다. 시즌 3호 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득점 직후 최 감독과 포옹을 나누며 승리를 자축했다. 상주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9월 팀으로 복귀한 윤주태(28)는 앞서 멀티 골을 기록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전남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두 골을 만들며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경기 막판 통한의 페널티킥을 내주며 끝내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경기 뒤에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터뜨린 한 전남 팬이 경기장에 난입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에서 선수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승리했다”면서도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부상, 경기력 등을 이유로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운영하는 초강수를 뒀던 최 감독은 “국내 선수로만 팀을 꾸렸는데 긍정적인 부분을 봤다”고 덧붙였다. 서울이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최하위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남은 2경기 상황에 따라 11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서울(승점 40점) 뒤를 10위 상주(37점), 11위 인천(36점)이 바로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서울은 남은 2경기에서 각각 상주, 인천과 맞붙는다. 11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전을 치러야 한다. 36라운드에서 인천은 강원에 3-2로 승리했고, 상주는 대구와 0-0으로 비겼다. 한편 3위 울산(승점 60)은 10일 수원과 3-3으로 비기며 최소 3위를 확보해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얻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입으로 고함을 내지르며 양 무릎을 번갈아 거의 가슴까지 들어올린다.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두어 차례 툭툭 친다.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7·쿠바)는 코트 위에서 신이 날 때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34·미국)의 세리머니를 똑같이 재현해낸다. 6세 때부터 배구 한 우물만 판 요스바니는 독특하게도 농구 선수 제임스를 롤 모델로 꼽는다. 8일 경기 용인시 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요스바니는 “NBA 최고의 선수인 데다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제임스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소속 리그에서의 활약만 따지면 요스바니도 ‘킹’(제임스의 별명) 부럽지 않다. 외국인 트라이아웃 4순위로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요스바니는 1라운드에서 공격 종합 1위(성공률 60.87%), 서브 2위(세트당 0.65개) 등으로 맹활약하며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레프트 요스바니의 활약에 힘입어 최근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OK저축은행은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요스바니와 르브론을 합친 ‘요브론’으로 그를 부르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요브론이라는 별명을 듣고 너털웃음을 터뜨린 요스바니는 “강도 높은 훈련이 결과로 나와서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력한 공격력만큼이나 코트 안 태도 또한 좋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선수 중에서 (요스바니가) 가장 착하고 성실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러시아 등 여러 리그를 경험해본 그는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팀원들에게 주문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요스바니는 “우리가 우승을 하기 위해선 열심히 하는 게 당연하다고 팀원들에게 강조한다. 실력을 높이기 위해선 개인 보강운동도 필수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같은 쿠바 출신으로 2014∼2015, 2015∼2016시즌 OK저축은행의 2연패를 이끌었던 ‘쿠바 특급’ 시몬(31)의 응원도 요스바니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두 선수는 쿠바 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했다. 요새도 매일같이 시몬과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요스바니는 “최근 팀이 좋아지면서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시몬도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영어와 스페인어, 이탈리어, 러시아어 등 4개 언어를 구사하는 그는 최근에는 ‘감사합니다’, ‘많이 드세요’ 등 팀 동료들의 말을 따라 하며 한국어 배우기에도 재미를 붙이고 있다. 국내 음식 중에서는 쌈장을 곁들여 먹는 삼겹살을 가장 좋아한다. 가족 사랑도 각별하다. 구단이 마련해준 사택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요스바니는 “많은 해외 리그를 뛰어봤지만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 인생의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다. 아버지가 날 위해 그랬듯 나도 아들 로렌조를 잘 성장시키는 게 인생에서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가족인 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요스바니는 “우리는 코트 위 6명이 이미 하나가 된 팀이다. 다른 팀을 다 꺾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요스바니는 팀에서 친한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린 모두가 다 잘 지낸다”고 답을 대신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쿠바 대표팀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요스바니의 꿈이다.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 코트 위 중원사령관인 세터의 중요 덕목은 바로 ‘경험’이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베테랑 선수들이 세터 자리에 중용되는 이유다. 그러나 2018∼2019시즌 프로배구 V리그 판도는 다소 다르다. 1∼3년 차의 젊은 세터들이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기존 주전 세터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신 기회를 얻게 된 경우가 많다.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신인 세터 이원중(23)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8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이원중은 성균관대 소속으로 전국체전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 지 10여 일 만에 팀의 주전 세터 역할을 맡아야 했다. 세터 이승원(25)이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다. 이원중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처음 주전으로 투입된 경기(상대 우리카드)에선 공격수와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이후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선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연속 승리를 도왔다. 명세터 출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워낙 성격이 밝고 잘 까분다. 한번 감을 잡기 시작하면 잘 풀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남자부 삼성화재의 2년 차 세터 김형진(23)은 실력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김형진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전 세터로 못 박았다. 홍익대 시절 대학리그 사상 첫 전승 우승의 주역이었던 김형진은 낮고 빠른 토스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형진은 시즌 전 컵대회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김형진과 같은 2년 차 세터 한국전력 이호건(22), KB손해보험 최익제(19) 등도 꾸준히 팀에서 기회를 얻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의 3년 차 세터 안혜진(20)이 눈길을 끈다. 시즌 전 컵대회에서는 라이트로 기용되기도 했던 안혜진은 세터 이고은(23)이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를 얻었다. 우려 속에서도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레프트 이소영(24) 등 공격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팀을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시즌 전 어린 선수들이 주로 뛰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대표팀 주전 세터를 맡으면서 부쩍 실력이 올랐다는 평가다. 한편 7일 여자부 GS칼텍스는 현대건설에 3-0으로 승리하며 선두를 탈환했다. KGC인삼공사는 한국도로공사에 2-3으로 패하며 1위를 내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69·사진)의 차기 행선지가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프랑스풋볼’ 등 외신에 따르면 벵거 전 감독은 수주 전부터 AC밀란과 협상을 이어왔으며 계약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 부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AC밀란을 소유한 미국의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창업자 폴 싱어와 그의 아들 고든 싱어가 벵거 전 감독 선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싱어 부자는 아스널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벵거 전 감독이 AC밀란에서 감독을 넘어 단장에 가까운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1996∼1997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22시즌 동안 아스널을 이끌었던 벵거 전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차례, FA컵에서 7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팀을 떠난 벵거 전 감독은 이후로도 독일 바이에른 뮌헨, 스페인 레알마드리드 감독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벵거 전 감독은 최근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내년 초부터는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며 현장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세리에A에서 18차례 우승(최다 공동 2위)을 차지한 명문 구단 AC밀란은 2010∼2011시즌 이후 리그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이끄는 AC밀란은 6일 현재 11경기 6승 3무 2패 승점 21점으로 리그 4위를 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자축구 인천현대제철이 WK리그 통합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인천현대제철은 5일 인천 남동경기장에서 열린 경주한국수력원자력(경주한수원)과의 ‘2018 현대제철 H CORE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지만 1, 2차전 합계 3-3으로 동점을 기록했기 때문에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 양 팀이 한 골씩을 주고받았고 승부차기에서 인천현대제철이 3-1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인천현대제철은 후반 52분 상대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정설빈이 성공시켜 3-0을 만들며 1차전 0-3 패배를 극적으로 만회했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인천현대제철은 연장 7분 외국인 선수 따이스가 골을 넣으며 앞서 나갔다. 그러나 경주한수원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역시 연장 후반 16분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외국인 선수 아스나가 성공하며 경기를 마지막 승부차기까지 몰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는 인천현대제철 골키퍼 김정미의 선방이 빛났다. 김정미는 상대 두 번째 키커 김혜인, 세 번째 키커 이네스의 슛을 막아내며 트로피를 팀 쪽으로 끌고 왔다. 경주한수원의 네 번째 키커 손다슬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오면서 역전 드라마는 마침표를 찍었다. 김정미는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접전 승부를 펼치긴 했지만 인천현대제철은 올 시즌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정규시즌 28경기에서 단 한 차례(21승 6무 1패, 승점 69점)만 패하며 시종일관 리그를 지배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30·아르헨티나)가 리그 사상 세 번째로 단일클럽 150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아구에로는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11라운드 사우스햄턴과의 경기 전반 12분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으며 기록을 달성했다. 과거 아스널에서 뛰었던 티에리 앙리(175골),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웨인 루니(183골)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단일 클럽이 아닌 복수 클럽 기록을 모두 합칠 경우 150골은 리그 전체 9번째다. 경기 수로 치면 과거 블랙번과 뉴캐슬에서 뛰었던 앨런 시어러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리그 통산 가장 많은 득점(260골)을 기록한 시어러는 212경기 만에 150골을 넣었다. 아구에로는 217경기로 바로 그 뒤다. 2011~2012시즌부터 맨시티에서 뛰었던 아구에로는 2014~2015시즌 26골로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5일 현재 올 시즌 7골로 첼시의 에당 아자르, 아스널의 피에르 에머릭 오바메양과 함께 득점 공동선두다. 아구에로의 득점포 등에 힘입어 이날 6-1로 대승을 거둔 맨시티는 하루 만에 첼시에게 내줬던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11경기를 치른 현재 맨시티는 9승2무 승점 29점으로 2위 첼시(8승 3무 27점)과 2점 차다. 아구에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위대한 클럽에서 EPL 150번째 골을 기록해 매우 행복하다. 지지해준 팀과 팬들에게 감사하다. 우리는 더 나아갈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V리그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파다르(26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4승1패 승점 11점으로 3위에 올랐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을 3-0으로 눌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영원한 주전은 없다.’ 지난달 막을 올린 2018~2019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무대에서 팬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낯선 풍경들이 속출하고 있다. 각 팀을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들이 코트 위가 아닌 웜 업 존(선수 대기 구역)에 지키는 장면이다. 체질 개선을 위한 각 팀 사령탑들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캐피탈의 문성민(32)이다.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파다르, 자유계약선수(FA)로 전광인을 영입한 현대캐피탈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문성민을 교체 선수로 기용하는 모험수를 두고 있다. 파다르와 포지션(라이트)이 겹치는 문성민을 레프트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수비 약화라는 불안 요소를 무시하기 어려웠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시즌 초반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공격보다)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아직까지는 최적의 조합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번 시즌 새 주전세터로 낙점했던 이승원이 최근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최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OK저축은행의 송명근(25)도 상황이 비슷하다. FA로 원 소속팀에 잔류한 송명근이 시즌 초반 리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지난달 30일 경기에서는 교체선수 심경섭이 대신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그의 수비부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당분간 심경섭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단 사상 첫 봄 배구(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우리카드 역시 에이스 최홍석(30)을 교체선수로 돌렸다. 새 사령탑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시즌 전 이례적으로 최홍석에게 “자신감이 없으면 코트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쓴 소리를 하며 나경복에게 대신 주포 역할을 맡겼다. 신 감독은 선수단에 퍼진 패배의식을 씻어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한다. 신 감독은 최근 최홍석을 레프트가 아닌 센터로 투입하며 개인보다 팀이 우선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회 2연패냐, 사상 첫 우승이냐.’ 2018 KEB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프로축구 K리그1 울산과 대구가 맞붙게 됐다. 울산은 3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4강에서, 대구는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4강에서 각각 2-1로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울산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대구는 사상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두 경기 모두 외국인 선수의 발끝이 승부를 갈랐다. K리그1 2위(울산)와 4위(수원)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울산 경기에서는 울산의 리차드가 머리로만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리차드는 전반 6분 프리킥을 헤딩골로 연결했고, 31분에도 코너킥을 머리로 문전 앞에 떨어뜨리면서 주니오의 골을 도왔다. 전반 24분 혼전 상황에서 골 망을 흔들고도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아쉬움을 삼켰던 주니오는 리차드의 도움으로 끝내 골 맛을 봤다. 울산은 이날 승리로 안방 12경기 무패(리그, FA컵 포함) 기록을 이어갔다. 수원에 당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1, 2차전 합계 1-3)의 아쉬움도 풀었다. 포항과 함께 FA컵 최다 우승 기록(4회)을 보유한 수원은 최근 K리그1,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병행하며 체력 소모가 심했다. 광양에서는 대구 에드가의 침착함이 빛났다. 전반 11분 전남 골키퍼 박대한의 패스 미스를 가로 챈 에드가는 정교한 왼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넣었다. 불이 붙은 대구는 2분 뒤인 전반 13분 김대원이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으며 사상 첫 FA컵 결승 진출에 다가섰다. 이로써 대구는 2008년 기록한 FA컵 구단 최고 성적(3위)을 뛰어넘었다. FA컵 결승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결정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낚시의 참맛을 보여주마.’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피싱 토너먼트인 ‘FLW(Fishing League Worldwide) 코스타 챔피언십’에 출사표를 낸 한국 대표들의 각오다. 다음 달 1∼3일 미국 앨라배마주 건터스빌 호수에서 열리는 ‘FLW 코스타 챔피언십’에 한국 대표로 강대일(38) 김정한 프로(35)와 아마추어 부문의 정진웅 씨(34), 개그맨 강성범 씨(44)가 출전한다. 이번 챔피언십은 올해 초부터 미국 5개 지역에서 열린 예선을 통과한 정상급 선수들과 8개국 초청 선수 등 총 200여 명이 출전하는 대회다. FLW의 한국지사인 ‘FLW KOREA’는 2016년부터 시드를 얻어 FLW 대회에 선수들을 출전시켜 왔다. FLW 코스타 챔피언십 성적에 따라 내년 최종전 격으로 열리는 포레스트 우드컵에 출전할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포레스트 우드컵에는 3억5000만 원의 우승 상금이 걸렸다. 이번 챔피언십은 선수당 크기 38cm 이상의 배스를 최대 5마리까지 잡아 그 무게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각 선수의 점수를 매긴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강성범 씨를 뺀 세 선수는 지난달 충주호에서 열린 ‘코리아 챔피언십’에서 입상해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25일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 워터사피엔스관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만난 강대일 프로는 “모든 낚시 프로의 꿈의 무대인 FLW에서 세계 각국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기쁘다. 미국의 낚시문화를 맘껏 즐기고 내가 가진 모든 능력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9월 코리아 챔피언십 프로 부문 우승자인 강 프로는 “대회가 열리는 건터스빌 호수는 편도 길이만 100km나 될 정도로 거대하다. 물고기의 움직임에 따라 낚시에 적합한 수심이나 지형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사내의 도전에 채널A도 동행한다.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를 통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채널A는 다음 달 말 이들의 대회 참가기를 담은 프로그램(명칭 미정)을 방영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낚시를 즐겨 해온 개그맨 강 씨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낚시를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핸드볼 테니스 축구 등 구기종목의 매력이 각기 다양하듯 낚시 또한 다양한 매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피겨 간판’ 차준환(17·사진)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에서 사상 처음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차준환은 28일 캐나다 퀘벡주 라발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2차 대회(스케이트 캐나다 2018)에서 프리스케이팅 165.91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88.86점을 합쳐 총점 254.77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277.25점을 받은 일본의 우노 쇼마(21), 265.17점의 캐나다의 키건 메싱(26)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ISU 그랑프리 대회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선수까지 포함하면 2009년 11월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약 9년 만이다. 차준환은 9월 어텀 클래식에서 기록한 자신의 개인 최고 점수 259.78점(쇼트 90.56점, 프리 169.22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사상 최초로 그랑프리 대회에서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로미오와 줄리엣’ OST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선보인 차준환은 첫 번째 과제인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를 시도하다가 넘어졌지만 이내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해 수행점수(GOE) 3.33점을 챙기며 페이스를 되찾았다. 이번 시즌 챌린저시리즈에서 2개 대회 연속 회전 수 부족 판정을 받았던 쿼드러플 살코를 이날은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차준환은 트리플(3회전) 러츠-트리플 루프, 트리플 악셀-더블(2회전)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각각 수행점수 0.08점, 1.49점을 더 챙겼다. 이날 수상을 예상하지 못한 듯 미처 태극기를 준비하지 못했던 차준환은 관중석의 외국인 팬이 건넨 태극기를 두르고 빙판 위를 돌며 세리머니를 했다. 차준환은 다음 달 2∼4일에 핀란드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다시 한 번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후반 37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미드필더 세르징요의 오른발 슈팅이 수원 골망을 흔들자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쏟아졌다. 3-3 동점이 되면서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수원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행이 좌절되는 상황이었다. 수원 팬들은 이내 “힘을 내라! 수원!”이라는 구호를 외쳤지만 결과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이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시마와의 ACL 4강 2차전 안방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던 수원은 1무 1패(합계 5-6)로 무릎을 꿇었다. 2001, 2002년 ACL의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후 16년 만에 정상 등극을 노렸던 수원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1차전에서 역전패한 탓에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수원은 초반부터 공세적으로 나섰다. 전반 25분 가시마의 야마모토 슈토에게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7분 임상협이 1차전에서 ‘악연’을 맺은 가시마의 한국인 골키퍼 권순태의 손에 맞고 튀어나온 공을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1차전 당시 권순태는 볼 경합 과정에서 임상협과 가볍게 충돌한 뒤, 임상협에게 발길질과 박치기를 하는 등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 이날 수원 팬들은 권순태가 공을 잡을 때마다 거센 야유를 보냈다. 임상협의 골로 탄력을 받은 수원은 후반 8분 조성진, 후반 15분 데얀이 추가골을 넣으면서 3-1로 앞서 나갔다. 데얀은 ACL 통산 36골로 이동국(전북)과 함께 개인 통산 최다 득점 타이를 이뤘다. 하지만 막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후반 19분에는 가시마의 니시 다이고가 추격골을 넣었고 이어 세르징요가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방문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최소 2골을 더 넣어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던 수원은 이후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추가골을 넣지는 못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후반전에 전술 변화를 통해 3-1로 리드를 가져왔다. 하지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쉽게 골을 내준 것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수원=강홍구 windup@donga.com·정윤철 기자}
4년 전 아쉬움을 미국 무대에서 풀었다. 고진영(23·하이트진로·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상을 사실상 확정했다.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역대 12번째로 LPGA투어 신인상을 차지한 한국 선수가 됐다.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에 이어 4년 연속 쾌거다. 고진영은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당시에는 백규정에게 불과 90점이 뒤져 평생 한 번뿐인 영광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1일 끝난 뷰익 상하이 대회에서 13위를 한 고진영의 현재 신인상 포인트는 1137점이다. 신인상 포인트 랭킹 2위 조지아 홀(잉글랜드·754점)과 383점 차다. 올 시즌 4개 대회가 남은 상황에서 홀이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대회당 150점씩, 총 600점을 따낼 수 있지만 홀은 앞으로 3주간 대만, 일본,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모두 불참할 계획이다. LPGA투어 홈페이지는 “홀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투어 챔피언십에만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랭킹 3위 중국 류위는 494점으로 남은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해도 역전이 불가능하다. 이로써 고진영은 지난해 미국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목표로 삼았던 1승과 신인상을 모두 이루게 됐다. 2월 투어 사상 67년 만에 데뷔전(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고진영은 줄곧 신인상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고진영은 현재 그린적중률(77.4%) 1위, 평균타수(69.598타) 2위에 각각 올라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재미교포 노예림(17)이 미국 주니어골프협회(AJGA) 올해의 주니어 여자 선수에 선정됐다. AJGA는 “노예림은 올해 전국 대회에 9번 출전해 4차례 우승하고 12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며 선정 배경을 발표했다. 노예림은 4월 박세리 주니어 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7월에는 걸스 주니어 PGA챔피언십, US걸스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연달아 트로피를 들기도 했다. 한국 선수로는 2002년 박인비가 이 상을 받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핫식스’ 이정은(22·대방건설·사진)은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사상 최초로 6관왕의 금자탑을 쌓고도 정작 메이저 트로피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송두리째 날린 우승이었다. 이정은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정은은 21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GC(파72)에서 열린 4라운드를 이븐파로 마무리하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2위 박인비(30·KB금융그룹)를 4타 차로 따돌렸다. 8월 한화클래식에 이어 시즌 2승을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 수확했다. 개인 통산 6승째다. 이정은은 2015년 전인지(메이저 2승) 이후 3년 만에 한 시즌 메이저대회 다승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 때부터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올 시즌 투어에서 네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우승상금 2억 원을 거머쥔 이정은은 총 상금 약 9억5305만 원으로 시즌 막판 상금 순위도 4위에서 선두로 도약했다. 2위 오지현(22·약 8억2849만 원)과 1억2456만 원 차로 상금왕 타이틀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정은은 평균타수에서도 69.7251타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정은은 23일 시작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출전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시즌 마지막 대회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시즌을 마무리한다. 투어 사상 최초로 두 시즌 연속 상금 10억 원 돌파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박인비는 이 대회에 총 6번 출전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4번 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오전 8시 15분 티오프에도 100명 넘는 갤러리가 18홀 내내 선수들의 뒤를 따라다녔다. 일거수일투족도 놓치지 않았다. 18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더 CJ컵) 1라운드에서 단연 화제는 저스틴 토머스(25), 브룩스 켑카(28), 임성재(20)조였다. 2017∼2018시즌 올해의 선수 켑카(세계랭킹 3위)와 디펜딩 챔프 토머스(4위)의 동반 플레이에 외신들은 ‘CJ컵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스토리 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웹닷컴(PGA 2부)투어에서 상금왕을 하며 PGA투어에 입성한 제주 출신 신예 임성재도 양대 스타 사이에 도전장을 던졌다. 소문난 잔치에 스코어는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연습라운드 때부터 선수들이 우려했던 거센 바람이 문제였다. 켑카가 1언더파 공동 11위를, 토머스와 임성재는 각각 1오버파(공동 33위)를 기록했다. 켑카는 “전반 9홀에서 힘들었다. 퍼팅까지 굉장히 어려웠다. 내리막 라인에서 뒷바람을 받은 채로 공을 세우기가 꽤 힘들었다. 오늘 같은 상황에서 언더파면 좋은 스코어”라고 설명했다. ‘훼방꾼’의 방해에도 세계 톱스타들과의 동반 플레이는 임성재에게 자극이 됐다. 그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하니 초반에는 기가 죽었다”며 너털웃음을 짓고는 “한때 4오버 파까지 갔는데 최대한 집중해서 점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이날 10번홀에서 출발한 임성재는 마지막 2개홀(8, 9번)에서 연속 버디를 따내 2라운드 반전을 예고했다. 두 선수를 향한 감탄도 숨기지 않았다. 임성재는 “토머스는 확실히 찬스를 잘 살리고 퍼팅 확률도 높았다. 특히 탄도 조절을 잘하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켑카에 대해서는 “초반에 많이 흔들렸는데 표정 변화가 없더라. 시즌 메이저 2승을 한 선수라 그런지 감정 기복도 없어 보였다. 장타자답게 드라이버 티샷을 하는 것도 보고 배웠다”고 했다. 경기 후 임성재는 웹투어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그는 “(시즌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목표다. 1승도 한 번 해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1라운드에선 미국의 체즈 리비(37)가 4언더파 68타로 선두로 나섰다. 서귀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제주의 바람을 읽어야 챔피언이 될 수 있다.’ 18일 막이 오르는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더 CJ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공통된 출사표다. 한라산 중턱에 있는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제주 특유의 거세고 시시각각 바뀌는 바람 공략이 스코어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회 대회 우승자인 저스틴 토머스(25)는 당시 1라운드에 9언더파를 친 뒤 짓궂은 바람에 애를 먹으며 이후 사흘 동안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7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토머스는 “어제, 오늘 총 27홀을 돌아봤는데 전체적으로 코스가 달라진 건 없다.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페어웨이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을 거론하며 “맞바람이냐 뒷바람이냐에 따라 공이 어디로 가는지가 많이 좌우됐다. 나는 맞바람이 불고 있어 부드럽게 공이 착지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토머스는 지난해 4라운드 동안 18번홀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1개로 널뛰는 듯한 타수를 적었다. 더 CJ컵에 첫 도전장을 낸 2017∼2018시즌 ‘올해의 선수’ 브룩스 켑카(28)의 생각도 비슷했다. 이틀간 코스를 둘러본 켑카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벙커를 넘길 수 있다는 점에서 볼 스트라이킹이 강한 장타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나도 우승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바람이 강한 만큼 티샷 단계부터 전략적으로 코스를 공략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출전한 제이슨 데이(31)도 “지난해 우승 스코어가 9언더파였는데 바람이 좀 덜 분다면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거다. 10, 15언더파도 가능하다”며 바람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선수들도 퍼팅 시 그린의 경사만큼이나 바람을 신경 써야 하고, 클럽 선택도 중요하다며 바람 상황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PGA에 따르면 1라운드가 열리는 18일에는 시속 25∼40k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총상금 950만 달러(약 107억 원)가 걸린 대회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15일 제주 앞바다에서 51cm 황돔을 낚은 켑카는 “미신은 믿지 않지만 황돔이 내게 우승 운을 가져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낚시를 즐긴다는 켑카는 “인내심을 요구하며, 어떤 날은 정말 잘되고 또 안되는 게 낚시와 골프의 공통점”이라며 자신의 골프 철학을 드러내기도 했다. 토머스는 “뭘 잘했는지도 모르겠는데 한국 팬들이 응원을 해줘서 벅차다. 올해도 팬들이 많이 나와서 응원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로 주목받는 임성재(20·CJ대한통운·사진)에게 이번 한 주는 평생 잊지 못할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신의 고향 제주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더 CJ컵)’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16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대회 기자회견에서 임성재는 “저의 집이 있는 제주에서 PGA투어를 하게 돼 너무 설레고 기쁘다. 8개월 만에 제주도에 돌아왔는데 집에서 (골프장을) 다니니 마음이 너무 편안하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 시즌 PGA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상금왕을 거머쥐며 PGA투어에 입성한 임성재는 2018∼2019시즌 개막전이자 자신의 투어 데뷔전인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공동 4위를 하며 골프팬의 이목을 끌었다. 루키 임성재에게 특별한 경험은 이뿐만이 아니다. 16일 발표된 1, 2라운드 조 편성에 따르면 임성재는 2017∼2018시즌 투어 올해의 선수인 브룩스 켑카(28·세계랭킹 3위), 디펜딩챔피언 저스틴 토머스(25·4위)와 동반 플레이를 한다. “페어웨이에 나오면서 (조 편성)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는 임성재는 “100m 안쪽 웨지 샷이나 온이 안됐을 때 파 세이브하는 능력을 보고 싶다”며 세계 톱 랭커들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컷 탈락이 없는 만큼 더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상금이나 페덱스포인트도 워낙 크다”며 대회에 대한 기대도 덧붙였다. 높은 관심이 아직까진 “많은 부담이 된다”면서도 임성재는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올해 안에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드는 게 목표였는데 현재 94위다. 올해 마지막 경기까지 60, 70위안에 들고 내년에는 30위까지 올라가고 싶다”며 당당히 말했다. 더 나아가 “좋은 성적을 내서 랭킹이 높아지면 프레지던츠컵(미국과 인터내셔널팀 골프 대항전)에도 출전해 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투어 통산 19승에 빛나는 ‘빅 이지’ 어니 엘스(49)가 임성재에 대해 “어린 만큼 더 밝은 미래가 있는 선수”라고 평하기도 했다. 엘스는 2019년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단장을 맡는다. 서귀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4승의 마크 레시먼(35·호주)에게 18일 막을 올리는 국내 유일 투어 대회 ‘더 CJ컵 @ 나인브릿지(이하 더 CJ컵)’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무대다. 하나는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 CIMB 클래식에 이은 2주 연속 우승이고, 나머지 하나는 지난해 1회 더 CJ컵의 준우승 설욕이다. 레시먼은 지난해 2차 연장 승부 끝에 저스틴 토머스(25·미국)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16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기자회견 첫 주자로 참석한 레시먼은 “(지난해) 토머스가 연장에서 잘해서 승리를 했다. 나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고는 “골프는 (컨디션이) 나빠졌다가 좋아졌다가 예측하기 어려운 게임이지만 연습을 하며 골프코스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지난주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레시먼은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는 선수다. 한 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활동하며 2006년 지산오픈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레시먼은 “KPGA는 내게 처음으로 투어에 공식 참여하는 경험을 줬다. 한국 투어에 참여하면서 많은 한국 골퍼들과 만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회가 열리는 제주 지역의 날씨를 변수로 꼽기도 했다. 레시먼은 “지난주는 (말레이시아는) 덥고 습했는데 이곳은 쌀쌀하고 습하다. 공의 비거리도 달라지고 더운 날보다 몸이 경직될 거다. 매주 다른 날씨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골프 경기의 본질이다. 제주의 날씨와 상태에 적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한 때 골프장 부근에 비가 쏟아지면서 선수들은 계획보다 일찍 연습을 마치기도 했다. 2015년 아내 오드리가 독성 쇼크 증후군으로 사경을 헤매면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출전을 포기하고 곁을 지키는 등 가족 사랑이 각별하기로 소문난 레시먼은 “새벽 2시에 아들과 통화를 했는데 지난주 우승에 대해 굉장히 기뻐하더라. 아들에게 (이번 주에도) 우승사진을 찍어 보내주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서귀포=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아시아 무대에서 최고 루키를 향한 굳히기에 들어간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 1순위 고진영(23·하이트진로·사진)의 각오다. 그 출발은 좋다. 고진영은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5개 대회가 연이어 열리는 일명 ‘아시안 스윙’의 첫 대회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7위를 차지하며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순위도 순위지만 내용이 좋았다. 고진영은 14일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따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였다. 특히 자신에게 의미가 남다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따내며 남은 기간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고진영은 지난해 비회원으로 이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며 LPGA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안방에서 톱10 진입에 성공한 덕분에 현재 신인왕 랭킹 1위인 고진영(1034점)은 2위 조지아 홀(잉글랜드·754점)과의 격차도 더 벌릴 수 있게 됐다. 15일 오후 4시 현재 결과 반영은 안 됐지만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59점을 추가로 얻는다. 홀은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2월 투어 사상 67년 만에 데뷔전(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우승을 하며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 나갔던 고진영은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홀 등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고진영은 “(신인왕 랭킹) 2, 3위인 선수들이 상승세를 타면서 긴장이 됐다. 유럽 선수인 홀이 유럽 대회에서 잘했듯 한국 선수인 나도 아시아 무대에서 좋은 성적으로 점수 차이를 벌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그린적중률 1위(77.63%), 페어웨이 안착률(83.38%)과 평균타수(69.59타) 2위 등의 부문별 기록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진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 시절인 2014년에는 백규정에게 불과 90점이 뒤져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 수상을 놓쳤다. 18일부터는 중국 상하이에서 뷰익 LPGA 상하이가 열린다. 고진영이 신인왕이 되면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에 이어 4년 연속 한국 선수가 타이틀을 거머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