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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14일(현지 시간) 중국산(産) 전기차와 배터리 등 ‘핵심 전략’ 부문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할 전망이다.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반 관세 인상과 차별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블룸버그통신 등은 9일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주쯤 특정한 핵심 전략 부문에 대해서 대(對) 중국 관세 부과에 나설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제품 전체에 관세를 인상했던 방안과 다른 방식”이라고 전했다. 핵심 전략 부문은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전지 등이 해당되며, 나머지 부문은 현 관세를 대체로 유지할 전망이다.미국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부과된 3000억 달러(약 410조 원) 규모의 관세에 대해 오랜 동안 검토한 결과로 나왔다. 슈퍼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을 일삼는 국가에게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이다.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방침엔 유럽 등이 겪고 있는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과잉 생산은 중국이 자동차 등의 제품을 자국 수요보다 더 많이 생산해 해외 수출로 해소하는 방식을 일컫는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값싼 중국 제품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육성해온 미 기업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NYT는 “통계상으론 큰 피해를 입은 증거가 아직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대응 전략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지난달 바이든 행정부는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의 청원에 따라 처음으로 슈퍼 301조를 발동해 중국 조선·해운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같은달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도 관세 인상 검토를 지시했다. 8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기술의 수입 금지 조치까지 고려한다고 밝히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서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대학가에서 벌어진 반전 시위가 고등학교로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현지 시간) 일부 지역의 초중고 공립학교 관계자들이 하원이 개최한 ‘반유대주의 청문회’에 출석했다. 지난달 같은 청문회에서 미노슈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이 “학생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과 대조적으로 공립학교 관계자들은 “학생 시위를 막을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10대 미성년자를 대학생처럼 체포하거나 물리적으로 제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엘리스 스터파닉 공화당 하원의원이 데이비드 뱅크스 뉴욕시 교육감에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징계할 것이냐”고 묻자, 뱅크스 교육감은 “(시위에 문제가 있을 순 있으나) 학생 시위를 막는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샤피크 총장은 비슷한 질문에 “학생들이 대학 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했던 것과 다르다. 또한 뱅크스 교육감은 “브루클린 고등학교에서 반유대주의 구호가 등장했다는 스터파닉 의원의 주장은 조사 결과 입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이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표 슬로건인 ‘강에서 바다까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에니키아 모르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교육감은 “이 문구가 유대인 학살을 주장하는데 사용된다면 반유대주의적일 수 있으나, 단순히 여러 관점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라면 교육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답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어디서든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슬로건이다. 샤피크 총장은 지난달 같은 질문에 대해 “위험하다”고 답했다.‘반유대주의에 관한 교육자 및 학생들을 왜 징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뱅크스 교육감은 “중동전쟁 이후 최소 30명의 학생들을 정학시키고, 12명의 교직원들을 해임 및 징계했다”고 답했다. 또 “나는 반유대주의 뿐 아니라 이슬람 혐오 등 모든 혐오에 반대한다. 이에 대한 진정한 해독제는 ‘교육’이지만 의회가 이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되레 의회를 비판했다.다만 공립학교 관계자와 사립대 총장들의 입장이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존재한다. 이날 청문회에 불려온 교육 관계자들 모두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인 시에 소속돼 있다. 교육감은 4년 임기도 보장된다. NYT는 “게다가 이들은 부모, 교사, 학생들의 비판에 답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사립대는 정부 지원금 및 유대계 부호들의 기부금을 받기 때문에 학교 관계자들이 기부자의 의사를 무시하기 어렵다. 이에 원하는 답변이 정해져 있는 ‘답정너’식 청문회를 열고 있는 하원 다수당 공화당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아이린 멀비 미 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런 청문회는 ‘매카시즘 2.0’이라고 주장했다.정치매체 액시오스는 8일 중동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가 미 전역의 고등학교에서도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8세 미만 고등학생들이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리건주 살렘, 텍사스주 오스틴 등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암 진단 후 좌절감도 느꼈지만, 지금은 암을 이겨낼 것이라는 결단과 희망의 느낌표로 가득 차 있다.” 6일(현지 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암 투병 중 대관식 1주년을 맞은 가운데, 국왕의 측근들은 영국 더타임스에 찰스 3세가 투병 중에도 업무에 대한 열의에 불타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왕실의 전통적인 신비주의를 탈피해 투병 사실을 공개한 찰스 3세의 행보가 되레 취임 초기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던 국민들의 시선을 반전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2월 초 암 진단 사실을 공개한 찰스 3세가 약 3개월 만에 외부 활동을 재개한 곳도 다름 아닌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HC) 병원 맥밀런 ‘암센터’였다. 지난달 30일 찰스 3세는 이곳을 방문해 지지자와 취재진에게 “많이 좋아졌다”며 손을 흔들어 보이고,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나도 오후에 치료를 받는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상태가 호전됐다는 주치의의 판단하에 찰스 3세는 다음 달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나루히토 일왕 부부도 맞이한다.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 왕위를 승계한 찰스 3세가 자신의 어머니처럼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찰스 3세가 영국의 ‘슈퍼스타’였던 다이애나 왕세자빈과의 결혼 기간 동안 현 부인인 커밀라 왕비와 불륜 관계였던 데다가, 다이애나 빈이 이혼 1년 만에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부부가 함께 ‘국민 비호감’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실 인사들의 건강 상태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오래된 금기를 깨고 찰스 3세에 이어 맏며느리인 캐서린 왕세자빈까지 올 3월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국민들이 이들을 단순한 ‘특권층’이 아닌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여기에 찰스 3세와 캐서린 왕세자빈의 부재를 메꾸기 위해 공식 일정을 늘린 커밀라 왕비의 존재감도 덩달아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영국 국민 21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모두 전년 4월보다 지지도가 상승했다. 찰스 3세가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년 49%에서 올해 56%로, 커밀라 왕비는 38%에서 43%로 각각 높아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암 진단 후 좌절감도 느꼈지만, 지금은 암을 이겨낼 것이라는 결단과 희망의 느낌표로 가득차 있다.”6일(현지 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암 투병 중 대관식 1주년을 맞은 가운데, 국왕의 측근들은 영국 더타임스에 찰스 3세가 투병 중에도 업무에 대한 열의에 불타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왕실의 전통적인 신비주의를 탈피해 투병 사실을 공개한 찰스 3세의 행보가 되레 취임 초기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던 국민들의 시선을 반전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올 2월 초 암 진단 사실을 공개한 찰스 3세가 약 3개월 만에 외부 활동을 재개한 곳도 다름 아닌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더(UHC) 병원 맥밀런 ‘암센터’였다. 지난달 30일 찰스 3세는 이곳을 방문해 지지자와 취재진들에게 “많이 좋아졌다”며 손을 흔들어 보이고,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나도 오후에 치료를 받는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상태가 호전됐다는 주치의에 판단 하에 찰스 3세는 다음달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나루히토 일왕 부부도 맞이한다.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 왕위를 승계한 찰스 3세가 자신의 어머니처럼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찰스 3세가 영국의 ‘슈퍼스타’였던 다이애나 왕세자비와의 결혼 기간 동안 현 부인인 커밀라 왕비와 불륜 관계였던 데다가, 다이애나비가 이혼 1년 만에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부부가 함께 ‘국민 비호감’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왕실 인사들의 건강 상태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오래된 금기를 깨고 찰스 3세에 이어 맏며느리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까지 올 3월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국민들이 이들을 단순한 ‘특권층’이 아닌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여기에 찰스 3세와 케이트 왕세자비의 부재를 메꾸기 위해 공식 일정을 늘린 커밀라 왕비의 존재감도 덩달아 커졌다는 것이다.실제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영국 국민 21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모두 전년 4월보다 지지도가 상승했다. 찰스 3세가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년 49%에서 올해 56%로, 커밀라 왕비는 38%에서 43%로 각각 높아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경찰이 지난달 18일(현지 시간)부터 대학가 시위 진압에 나선 뒤 지금까지 약 2200명(2일 기준)이 연행 또는 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컬럼비아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등에서 강경 진압에 나섰지만 시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AP통신은 2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108명이 체포된 이래 미 전역에서 약 2200명이 불법 시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UCLA 시위대의 강제 해산이 집행된 뒤 최소 200명이 LA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 에머슨대, 텍사스대 등은 각각 체포된 학생이 100명을 넘었으며, 전국 44개 대학에서 시위대가 연행됐다. 강경 진압 논란도 일고 있다. UCLA에서 경찰이 섬광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는 장면이 전국 생방송으로 전해진 뒤 캘리포니아 대학원생 4만8000명이 소속된 학술노조는 “평화적 시위를 제압하려고 무력을 사용했다”며 “경찰 개입을 요청한 대학들을 고소하겠다”고 비난했다. 뉴욕경찰(NYPD)은 진압 과정에서 실탄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NYPD는 2일 “지난달 30일 컬럼비아대에서 한 경찰이 실수로 발포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다트머스대에선 경찰이 65세 유대인 교수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경찰 개입이 되레 시위 참여를 늘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지워싱턴대 학보는 “지난주까지 20여 개였던 농성 천막이 오히려 최근 13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워싱턴 지역 일부 대학 교수 및 교직원들은 “경찰의 과도한 물리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겠다”며 시위 참여를 선언했다. 다른 나라도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시앙스포 학생들은 3일 표결을 통해 대학 주요 장소를 점거하기로 결정했다. 호주 시드니대와 캐나다 토론토대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경찰이 지난달 18일(현지 시간)부터 대학가 시위 진압에 나선 뒤 지금까지 약 2200명(2일 기준)이 연행 또는 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컬럼비아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등에서 강경 진압에 나섰지만 시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AP통신은 2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108명이 체포된 이래 미 전역에서 약 2200명이 불법 시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역시 UCLA 시위대의 강제 해산이 집행된 뒤 최소 200명이 LA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 에머슨대, 텍사스대 등은 각각 체포된 학생이 100명을 넘었으며, 전국 44개 대학에서 시위대가 연행됐다.강경 진압 논란도 일고 있다. UCLA에서 경찰이 섬광탄과 고무탄을 발사한 장면이 전국 생방송으로 전해진 뒤 캘리포니아 대학원생 4만8000명이 소속된 학술노조는 “평화적 시위를 제압하려고 무력을 사용했다”며 “경찰 개입을 요청한 대학들을 고소하겠다”고 비난했다.뉴욕경찰(NYPD)은 진압 과정에서 실탄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NYPD는 2일 “지난달 30일 컬럼비아대에서 한 경찰이 실수로 발포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다트머스대에선 경찰이 65세 유대인 교수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경찰 개입이 되레 시위 참여를 늘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지워싱턴대 학보는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서자 지난주까지 20여 개였던 농성 천막이 최근 13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워싱턴DC 지역 대학 교수 및 교직원들은 “경찰의 과도한 물리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겠다”며 시위 참여를 선언했다.다른 나라도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시앙스포 학생들은 3일 표결을 통해 대학 주요 장소를 점거하기로 결정했다. 호주 시드니대와 캐나다 토론토대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한편 NYT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시위 사태를 이용해 온라인에서 미국 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한 X(옛 트위터) 계정은 시위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전체주의 미국” 등의 비난 글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한국 아이돌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지난달 16일 서울 노원구 지하철 6호선 태릉입구역 인근의 화랑로.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40분경 이 도로에선 신호가 바뀌기 전인데도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들 때문에 ‘꼬리물기’ 정체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자 같은 시간 시내 교통량 등을 관리하는 서울교통정보포털 상황실에 있는 ‘스마트 교차로 운영 시스템’ 화면엔 노란색 경고 표시가 올라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꼬리물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화랑로 교차로의 신호주기를 3∼5초 늘려야 한다”는 대응 방안이 자동으로 추산됐다. 꼬리물기는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앞 차량을 따라가다 다른 차로에서 운행하던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로,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무리하게 운행하다가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운전 습관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올 1월부터 동북권 주요 간선도로이자 꼬리물기로 인한 상습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 노원구 태릉입구역 화랑로와 동일로, 노원로 등 주요 교차로 6곳에서 스마트 교차로를 시범 운영 중이다. ● 최적 신호 계산해 정체·사고 예방 ‘스마트 교차로’란 교차로의 교통량, 돌발 상황 등을 추출해 생성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신호를 산출하고 실시간으로 신호 시간을 조정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다. 운전자는 획일적으로 정해진 신호 시간을 기다리는 대신 교통 체증 상황에 맞게 바뀐 신호 시간에 따라 운전할 수 있다. 노원구 화랑로 일대에는 인공지능(AI) 폐쇄회로(CC)TV 28대와 레이더 검지(檢知)기 2대, 공간측정 라이다(LiDAR) 감지기 2대가 설치돼 있다. 최첨단 장비들이 차량 종류나 보행자 유무, 교통량, 신호 정보, 카메라 영상 등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딥러닝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교차로별로 최적화된 신호 운영시간을 산출하는 데 이용된다. 최적 신호를 적용하면 차량의 신호 대기 시간은 줄고, 꼬리물기와 같은 돌발 상황으로 인한 교통 체증이나 사고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교차로를 도입했을 때 교통 지체 감소를 분석한 결과 시간대에 따라 지체도가 최소 6%에서 28% 가까이 줄어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전 시간대에 최적 신호를 반영하면 교통 체증 지체가 4분의 1 이상 감소하고, 통행 속도는 그만큼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지능형 교통 시스템, 무단횡단 감지해 차량이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도 서울에서 운영 중이다. 실시간으로 도로 위험정보를 수집하고, 전방 추돌 및 무단횡단 보행자 등의 위험 상황을 운전자에게 즉각 알리는 것이다. 서울의 중앙버스전용차로와 도심 주요 도로 구간 740km 이상에 구축돼 있다. C-ITS 도로 인프라 중 딥러닝 검지기는 버스중앙차로 및 주요 교차로에 설치되어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도로 영상을 딥러닝 기반으로 분석한 후 객체를 인지해 무단횡단 보행자, 교차로 위험, 정류장 혼잡도 등의 위험 정보 총 34종을 수집 및 제공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은 대중교통 운행 중 실시간으로 수집된 영상 분석을 통해, 포트홀 유무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만약 버스 운행 중 포트홀 사진이 접수되면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에게 알린다. ● “오차 최소화해야”…알고리즘 개발 이 같은 효과에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도 스마트 교차로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의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일선 지자체가 스마트 교차로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 사업’을 운영 중이다. 경기 여주시, 충남 천안시, 전북 전주시 등이 스마트 교차로를 도입했다. 다만 AI가 최적 신호를 산출하는 만큼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교차로 정체는 신호 대기, 불법 주정차, 사고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AI가 정체 요인을 오인해서 최적 신호를 잘못 선정하면 오히려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딥러닝 기반의 학습이 충분히 되어 오류 및 오차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AI 수집,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사내벤처를 출범해 스마트 교차로 구간의 교통량과 차량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다.스마트 교차로교차로의 교통량과 속도, 돌발 상황 등을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신호를 산출해 신호 주기에 반영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오후 3시 3분 여의대로 6차로 시설물 보수 소식입니다. 공사지점 주의해서 운행하세요.”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울교통정보포털(TOPIS) 상황실에선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 일대에서 시설물 보수 공사가 있다는 소식이 접수됐다. 같은 시간 여의도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200m 상공으로 비행한 드론이 해당 모습을 포착한 것.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상황실로 실시간 송출되자, 상황실 관계자가 진위를 확인해 공지하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드론 시연을 거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론을 활용해 교통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하늘에서 촬영한 드론 영상으로 실시간 교통 상황을 관제하고, 정체 구간의 교통량을 분석하는 것이다. 드론은 200m 상공에서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교차로 구간 내 모든 차량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의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CCTV의 가시권에 들지 않는 사각 지역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차량과 인파 이동을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데 드론이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평상시 교통안전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뿐만 아니라 행사나 축제 교통 상황을 모니터링할 때도 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 3, 4월 개최된 서울 여의도 봄꽃축제와 지난해 10월 서울세계불꽃축제, 핼러윈 기간 중 주요 도로와 지하철역 인근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드론이 활용됐다. 드론이 차량과 인파 이동에 특이 사항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안전사고에 대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말 홍대입구역 인근 도로에선 CCTV 사각지대에서 쓰러져 있던 시민을 드론이 가장 먼저 발견해 응급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드론으로 해당 사고를 실시간으로 접해 119구급대와 연계해 응급실로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드론은 교통량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그간 교통량 정보는 도로 인근에 설치된 검지기와 인력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드론이 촬영한 항공 영상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TOPIS 상황실에서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면 바로 옆 화면에서는 AI 알고리즘이 분석한 교통량이 산출되는 방식이다. 다만 드론은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 바람, 눈 등의 악천후에선 비행이 불가능하다. 또,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지 않아 자율 드론 비행은 불가능해 매번 조종사 두 명 이상이 동반해야 한다는 점 등이 한계로 꼽힌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영국 상원에서 지난달 23일 ‘불법 이민자 르완다 이송법’(르완다 모델)이 통과한 지 일주일도 안 돼서 영국 정부가 발 빠르게 르완다로 불법 이민자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2일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일부 지역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反)이민 정서가 강한 보수 성향 유권자의 결집을 노린 리시 수낵 총리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망명 심사에서 탈락했던 아프리카 출신 남성이 전날 르완다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영국 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제3국으로 보낸 첫 번째 사례다. 일간 더타임스는 “이는 르완다 모델이 적용된 경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르완다 모델이란 영국으로 망명 신청한 불법 이민자들을 르완다가 받아들이는 대신 영국이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해당 이민자는 르완다 모델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올 초에 최대 3000파운드(약 510만 원)를 지원하는 대가로 이미 르완다로 가기로 영국 정부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간 가디언은 “지지율이 떨어져 고심하는 수낵 총리가 당장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하반기 치러질 총선을 염두에 두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추방’에 속도를 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르완다 모델은 의회를 통과했어도 실제 적용까지는 몇 주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게다가 유럽인권협약(ECHR) 서명국인 영국으로선 공개적으로 르완다 모델을 반대한 유럽인권재판소가 법적 제재에 나설 경우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수낵 총리의 르완다 모델은 외교적으로도 잡음이 적지 않다. 최단 거리로 12마일(약 19km) 떨어져 ‘영국과 가장 가까운 이웃’인 아일랜드는 지난달 28일 “최근 불법 이민자의 80%가 르완다 이송을 피해 영국에서 왔다”며 “영국은 이들을 다시 데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방송은 “수낵 총리가 이를 거절하자,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는 법무부에 해당 망명 신청자들을 되돌려 보낼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의 반대로 4월 30일(현지 시간) 15년 간의 활동이 종료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최근 마지막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했다고 보고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 패널 소속 조사단 3인은 4월 25일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을 확인한 뒤 비공개로 체출한 보고서에서 “1월 2일 히르키우에 떨어진 미사일 파편은 북한의 화성-11형 계열 탄도미사일”이라고 적시했다. 2월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공개한 관련 증거가 사실이었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보고서는 또 “우크라이나가 제공한 궤적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이라며 “러시아군이 쏜 게 맞다면 북한산 무기거래를 금지한 2006년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반”이라고 결론냈다. 앞서 한국과 미국 등은 위성사진 등을 토대로 러시아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미사일과 탄약 등을 지원받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두 나라는 이를 부인했지만, 유엔 전문가 패널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인한 셈이다.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러시아는 3월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중국도 기권표를 던지며 패널의 임무 종료가 결정됐다. 당시 서방에선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기거래를 은폐하기 위해 임기 연장에 제동을 걸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4월 2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중국과 북한,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과 이란은 러시아에 미사일 등 군수품을 직접 공급했다”고 비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세계의 부채 비율이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이래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뵈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 총재(사진)가 “현재 세계 부채 비율이 1820년 이래 볼 수 없던 수준에 근접했다”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앞으로 10년 동안 저성장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간) 브렌데 총재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WEF가 주최한 ‘글로벌 협력, 성장 및 에너지 개발 특별회의’에서 “현재 글로벌 부채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르렀다”고 우려를 표했다. 브렌데 총재는 “각국 정부가 부채를 줄일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가장 큰 위협요소는 중동 지역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더 많은 니어쇼어링(인접 국가로 생산기지 이전)과 프렌드쇼어링(동맹국 공급망 연대)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무역전쟁은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세계의 부채 비율이 19세기초 ‘나폴레옹 전쟁’ 이래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뵈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 총재가 “현재 세계 부채 비율이 1820년 이래 볼 수 없던 수준에 근접했다”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앞으로 10년 동안 저성장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간) 브렌데 총재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WEF가 주최한 ‘글로벌 협력, 성장 및 에너지 개발 특별회의’에서 “현재 글로벌부채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르렀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지난해 세계 공공 부채가 GDP의 93%까지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브렌데 총리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추정치인 3.2%는 나빠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수십 년간 4%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걸 감안하면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특히 몇몇 주요국은 1970년대만큼 경제가 둔화될 수 있으며, 선진국들도 스테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렌데 총재는 “각국 정부가 부채를 줄일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가장 큰 위협요소는 중동 지역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더 많은 니어쇼어링(인접 국가로 생산기지 이전)과 프렌드쇼어링(동맹국 공급망 연대)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무역전쟁은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우리 미술관이 소장한 약 150만 점의 예술품 가운데 불법 취득된 작품이 없는지 샅샅이 찾아보고 있습니다.”전 세계적으로 약탈 문화재 반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적인 박물관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메트)도 불법 소장품 반환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맥스 홀라인 메트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 시간) 외신기자단 간담회에서 “취득 과정에 문제가 있는 작품을 ‘고향’으로 반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 뉴욕 메트 “투명하게 취득한 작품만 전시할 것”해마다 방문객 약 600만 명이 찾는 메트는 미 최대 사립 미술관이자 세계 5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홀라인 관장은 “메트는 뉴욕에 있지만 미국만의 미술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세계인의 미술관”이라며 “세계 각지에서 온 작품이 밀수나 약탈 등과 같은 불법적 취득에 관여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홀라인 관장은 지난해 ‘문화재 이니셔티브’를 출범한 뒤 메트의 소장품 출처 감사팀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최근 기원전 2900~2600년 작품으로 추정되는 고대 수메르 남성 청동상을 이라크에 반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메트 측은 “1955년부터 70여 년 동안 소장했던 유물”이라며 “출처 조사를 통해 이라크 문화재임을 확인해 주미 이라크대사관에 연락해 반환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밀매조직 등과 연관된 작품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22년 맨해튼 검찰은 메트 소장품 가운데 장물이 입증된 45점을 압수해 이집트와 터키 등으로 반환하기도 했다.홀라인 관장은 “‘세계의 미술관’으로서 각국 정부와 협력해 투명하게 취득한 ‘세계의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한국의 유명 작가 이불에게 건물 정면에 놓일 작품을 의뢰해둬 기대가 크다”고도 덧붙였다. ● 반환 사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갈 길 멀어메트의 이런 노력은 최근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약탈 문화재 반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비교적 최근인 1870년 민간 미술관으로 설립된 메트보다 역사가 긴 유럽의 저명 박물관들은 식민지 유물 약탈 과거까지 더해져 문제가 더 크다. 19~20세기 제국주의가 한창일 때 서구 열강이 전세계에서 도굴해갔던 문화재 중 상당수가 영국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독일 신(Neues)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 약탈의 최대 피해국으로 꼽히는 이집트의 가장 대표적 약탈품들인 덴데라 신전의 천궁도, 로제타스톤, 네페르티티 흉상도 각각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박물관, 독일 신박물관에 있다. 그러다 2010년 한국과 이집트, 그리스 등 약탈 피해를 입었던 20여 개국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공동 대응을 공표한 ‘카이로 선언’ 이후 서구 박물관들은 본격적인 반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반환 문제가 외교적 갈등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 그리스-영국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19세기 영국이 그리스 신전에서 뜯어가 영국박물관에 전시 중인 ‘파르테논 마블스’의 반환을 촉구하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돌연 회담을 취소해버린 것이다.하지만 약탈국들이 자발적으로 반환하지 않는 한 소송으로 반환 받기란 쉽지 않다. 구속력 있는 국제법이 마땅치 않은 데다가 역사적 혼란기에 ‘거래’가 아닌 불법으로 반출됐음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메트처럼 자발적 반환 사례도 늘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과거 식민지배 역사를 사죄하며 2022년 베를린 민속박물관에 있던 탄자니아의 고대 유물들을 영구 임대 형식으로 반환했다. 국제정세의 변화도 반환 움직임을 촉발하는 배경으로 제시된다. 옛날에야 피약탈국의 열악한 보존 환경을 내세워 서구 열강들이 반환을 거부했지만, 이들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마냥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루브르박물관 등에 있는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을 추진 중인데, 최근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이 커지자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개선해 이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다만 2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박물관은 현재 4개 국가와 반환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대표적 문화재인 로제타스톤은 논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 등, 정작 주목도가 높은 유물의 자발적 반환은 아직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시키는 법안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에서도 통과했다. 미국 Z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 문제가 11월 대선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미국 상원이 앞서 20일 하원을 통과한 ‘안보예산 패키지 법안’을 찬성 79표 대 반대 18표로 가결했다고 전했다. 이 패키지에는 틱톡 모회사인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총 360일) 안에 미국 내 틱톡 지분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담겨 있다. 바이트댄스가 매각을 거부하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이 사실상 금지된다. 앞서 미국 정치권 내 대중국 강경파들은 중국공산당이 틱톡을 통해 미국 선거와 여론 형성에 개입하고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다며 이 법안을 추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내 책상에 당도하는 대로 서명할 것”이라며 환영 성명을 냈다. 곧바로 발효되면 이르면 내년 강제 매각이 실현될 수 있다. 다만 미 NBC뉴스는 바이트댄스가 소송을 통해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발효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봤다.중국 정부 뿐 아니라 미국 내 틱톡 사용자들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번 사태가 11월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인 약 1억7000만 명이 사용할 만큼 틱톡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맥스웰 프로스트 민주당 하원의원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틱톡 사용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민주당에게 이 법안은 실수”라고 지적했다.실제로 지난달 말 CNBC방송이 미국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틱톡 매각 및 금지에 찬성한 비율은 47%로 절반이 채 안됐다. 특히 공화당원의 60%가, 민주당원은 이보다 적은 40%만이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매체는 “틱톡이 많은 표심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민주당 지지자들의 미적지근한 반응이 경합주에서는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재임 시절 틱톡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이번 법안에 반대 입장을 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 등은 그 배경으로 공화당 ‘큰손’ 제프 야스를 꼽았다. 친(親)기업, 보수 성향 정치 기부 단체 ‘성장클럽(Club for Growth·CFG)’의 주요 자금줄인 억만장자 야스는 바이트댄스의 지분 15%를 갖고 있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스와의 회동 후 입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밀리지 마세요. 자기 자리를 지키세요!” “뉴욕대 학생 여러분, 해산하길 바랍니다.” 어느 한쪽 물러서지 않는 대치는 결국 충돌로 이어졌다. 22일 오후 9시경 미국 뉴욕 맨해튼 워싱턴스퀘어 인근 뉴욕대(NYU).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을 외치던 학생 수백 명이 경찰과 맞서다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진압에 나선 경찰이 일부 학생들을 연행하자 학생들은 더욱 거세게 저항하며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이날 시위는 NBC 등 미 주요 방송들도 생중계하며 심각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미 대학가가 반(反)유대주의 논쟁을 촉발시킨 데 이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의 무대가 되고 있다. 18일 컬럼비아대에서 시위대 108명이 경찰에 체포된 뒤 대학 시위는 미 전역으로 거세게 번지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유대주의를 경계한다”는 성명과 함께 차분한 대응을 요청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층이 등을 돌리고 있어 집권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경찰 강경 진압에 격해지는 시위대 이날 오전 미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경찰은 “예일대에서 시위대 60여 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 시위대 체포 4일 만이다. 이들은 19일부터 예일대 총장실 인근 바이니키광장에 텐트를 치고 농성 중이었다. 피터 샐러베이 예일대 총장은 성명을 통해 “대학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위대 체포를 허용했다”며 “예일대는 유대인, 무슬림 및 기타 커뮤니티 구성원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모든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예일대 캠퍼스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연행한 건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강경 대응은 오히려 시위 확산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시위에 참여한 법대생 말라크 아파네는 뉴욕타임스(NYT)에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용기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는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대학들도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컬럼비아대는 유대인 명절 ‘유월절’ 첫날인 22일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유월절을 맞아 거리로 나온 양측 지지 세력이 자칫 심각한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버드대 역시 비슷한 이유로 중앙 광장인 ‘하버드 야드(Yard)’의 출입을 26일까지 통제했다. 해당 구역에서 사전 허가 없이는 텐트 등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도 금지했다. 지난주 서던캘리포니아대(USC)는 다음 달 예정됐던 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했다. 친이스라엘 단체들이 “해당 학생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무슬림”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탓이다.● 등돌리는 2030… 美 대선 변수로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대학가에 들불처럼 일어나는 시위는 난감한 문제다. 한쪽을 편들 수도 없거니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무작정 비난하기도 곤란하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이 이런 정부의 태도를 이스라엘 편향적이라고 보는 건 다가올 대선에 심각한 악재가 될 수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는 29%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26%)보다 불과 3%포인트 앞섰다. 미 뉴욕에 사는 프레드 맥널티 씨(30)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진보 성향인 젊은 세대에게 중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며 “부모 세대와 달리 우린 세계대전이나 나치에 대한 기억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압박이 더 생생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컬럼비아대 대학원생도 “이스라엘에 대한 찬반과 별개로, 경찰이 대학 캠퍼스에 진입해 학생들을 끌고 가는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이스라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올 2월 29일 오후 5시경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79세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가속페달 조작 의심 사고로 순식간에 다른 차량과 시민을 덮쳐 연신내 시장에서 매일 폐지를 줍던 한 노인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지난해 3월 4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던 전북 순창군 농협 조합장 투표소 사고 역시 1t 트럭을 운전하던 74세 고령 운전자의 운전 실수였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실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500만 명 시대가 다가온 가운데 이처럼 가속페달 오조작 등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매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를 막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굿 모빌리티’ 기술 도입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0년 368만 명에서 2023년 474만 명으로 3년간 약 29% 증가했다. 2030년은 725만 명, 2040년에는 1316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2025년 전후로 고령 운전자가 5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덩달아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도 매년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2023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추돌사고는 연평균 14.4%씩 늘었다. 이 때문에 고령 운전자 면허증 반납 정책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신기술을 통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가속페달을 갑자기 끝까지 밟을 경우 자동으로 속도 제어를 해주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운전 능력이 저하된 일부 고위험 고령 운전자 대상 또는 농어촌 차량 등에 한해서라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띠리릭! 시동 정지”… 실수로 풀액셀 밟자 알아서 급제동 〈1〉 교통약자 보호 ‘굿 모빌리티’AI 등 활용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급격한 가속-4500RPM 초과 등… 운전실수로 가속페달 밟으면 멈춰日, 제어장치車에만 ‘고령층 면허’… ‘걸음마’ 韓, 이제야 R&D 수요 조사 “띠리릭! 띠리릭!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시동이 정지됐습니다.”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동아일보 기자가 시험장 차량을 타고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3초 넘게 꾹 밟았다. RPM(분당 회전수)이 4500으로 치솟으며 차량이 앞으로 튀어 나가다 금세 자동으로 멈춰 섰다. 차 안에선 경고음이 울리며 빨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어 긴급 자동 제어 장치가 작동해 멈췄다는 안내음이 나왔다. 실수로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상황을 가정한 실험이었다.이 장치는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한 종류다.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이 급가속했을 때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로 2년 전부터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장내 기능차량에 설치됐다. △급격한 가속페달 조작 △4500RPM 초과 △전방 범퍼 충격 등의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차량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태지원 과장은 “연습생들이 당황하거나 긴장해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제어 장치가 작동하는 사례가 이곳에서만 하루 4, 5건씩 발생한다”며 “제어 장치 도입 덕분에 급가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애물 3m 내 급가속 시 자동 제어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선 일찍이 이 같은 제어장치 지원 정책을 실시하며 사고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특히 상대적으로 인지 능력이 감소한 고령 운전자를 중심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화재의 연령대별 사고 접수 건수에 따르면 2020~2023년 20, 30대는 연평균 추돌사고가 4.1% 줄었지만 65세 이상은 같은 기간 14.4% 늘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파악한 2018~2022년 국내 페달 오조작 사고의 40.2%가 60세 이상 운전자로 집계되기도 했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는 점도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기차 특성상 출력이 세고 가속이 빨라 페달 오조작 시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AI와 초음파, 라이다(LiDAR·레이저로 사물과의 거리 및 특성 감지) 센서, 영상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작동할 수 있다. 일본 도요타의 자회사 다이하쓰 자동차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차량 외관의 초음파 센서가 전후방 3m 이내 장애물을 감지한다. 차량 출발 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너무 세게 밟으면 차량이 오조작을 인지해 급출발을 억제해 준다.이 외에도 운전자의 달라진 주행 패턴이 발생하면 제어 기술이 작동하거나, 인지 센서가 내부 소음이나 페달 작동 속도를 감지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AI 기술이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보행자, 차량 단독 상황 등을 인지해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경근 수석연구원은 “급가속이 페달 오조작으로 발생한 것인지 운전자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전자 얼굴을 비추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전자의 표정과 페달 오조작을 연계해 위험 상황을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령자 대상 보조금 지급이 같은 장치가 가장 보편화된 일본은 2005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자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운전 능력이 저하된 고령 운전자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서포트카S’ 인증 차량에 한해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 또 고령자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구입하면 최대 4만 엔(약 35만 원)을 보조해 준다. 유로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NCAP)도 2026년부터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가속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페달 오조작 방치 장치가 설치된 차량은 운전면허시험장 외에 찾기 어려웠다. 올해 1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기술 연구개발(R&D) 수요 조사를 막 시작한 단계다.전문가들은 이제부터라도 적용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이미 200개가 넘는 차종에 방지 장치가 설치됐다”며 “화물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부터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애인 등 이동취약계층의 도로 위 사고 위험을 낮추는 자율주행 휠체어 등이 ‘굿 모빌리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건물 안에서 국내 스타트업 ‘하이코어’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휠체어를 체험해 봤다. 자율주행 휠체어에 탑승해 반대편 엘리베이터 앞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니 휠체어가 자동으로 출발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니 자동으로 멈춰 섰고, 장애물도 안전하게 피해 도착했다. 2시간 충전하면 40km를 이동할 수 있다. 안전상 속도는 시속 3km로 제한됐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해 이동이 편리했다. 이 자율주행 휠체어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어린이 등 다양한 이동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러한 이동취약계층은 2024년 기준 1635만6000명이다. 한국 총인구 5188만8000명의 31.5%다. 향후 5년간 매년 2.2%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율주행 휠체어는 실내뿐만 아니라 차량이 다니는 도로 위에서 휠체어를 운전하다가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좁은 차량에 무거운 휠체어를 싣고 타기가 어렵다 보니, 도로에서 휠체어를 타다가 휠체어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하이코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가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제작 중이다. 이 차량은 이동 경사로가 나와 휠체어가 좌석에 자동 탑승하도록 돕는다. 탑승석에는 넓은 공간이 마련돼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하이코어는 현대차그룹, KT, 한진 등 국내 대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 휠체어를 제작하고 있다. 원래 합성모터 기술을 활용한 전기 자전거를 만들었는데, 2020년 현대차그룹이 이 기술을 활용해 휠체어를 개발할 것을 제안해 자율주행 휠체어 회사로 탈바꿈했다. 2022년 12월부터는 KT와 협업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율주행 휠체어 40대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탄 휠체어가 진료 순서에 맞게 해당 진료실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는 지갑에 있던 4급 장애인증을 보여줬다. 유도 선수였던 그는 학창 시절 운동을 하다가 손목과 다리를 다쳐 출퇴근 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박 대표는 “평생 휠체어를 타 누구보다 이동취약계층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고령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 휠체어의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2021년 일본 도쿄 올림픽 당시 중국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중국 수영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걸 알고서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규정 위반으로 판명 날 경우 중국은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딴 메달들을 무더기로 박탈당할 수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 시간) 미 수영전문매체 스윔스왐을 인용해 “도쿄 올림픽 여자 8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땄던 중국 선수들이 도핑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수영 대표팀 중 23명이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이들은 여자 200m 접영 등에서 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해당 선수들이 복용한 약물은 체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이다. 중국 수영의 간판이던 쑨양과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등이 복용해 징계받은 약물로 유명하다. NYT는 “중국과 WADA는 올림픽 이전에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인지했으나 출전을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조사관들은 개최 몇 주 전 WADA에 “선수들이 트리메타지딘 극소량을 섭취했지만, 별도 조치는 필요 없단 결론을 내렸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WADA는 일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출전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유럽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아이폰에서 삼성페이 등 타사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사용자들만 해당되지만, 향후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여파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 “EU 규제 당국이 애플이 아이폰에서 자사 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 외에도 삼성페이 등 경쟁사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방식을 허용하겠단 제안을 조만간 승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선제적으로 경쟁사 결제 방식 허용을 제안하고 나선 건 EU가 “애플페이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은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이 한발 물러서 합의의 손을 내민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EU가 애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최근 4년간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애플은 상당한 벌금을 피해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허용이 승인돼도 EU 회원국을 제외한 나라에선 타사 결제 시스템을 여전히 이용할 수 없다. EU는 지난달부터 애플과 구글, 메타 등 빅테크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한 규제 법안인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하고 있다. DMA에 따르면 경쟁을 제한하고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사실이 증명되면 세계 연간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으로 물릴 수 있다.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이 비율이 20%까지 올라간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가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했다”며 18억4000만 유로(약 2조7060억 원)를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미국 법무부 역시 지난달 애플을 상대로 반(反)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하며 빅테크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2021년 일본 도쿄올림픽 당시 중국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중국 수영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걸 알고서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규정 위반으로 판명날 경우 중국은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딴 메달들을 무더기로 박탈당할 수 있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 시간) 미 수영전문매체 스윔스웜을 인용해 “도쿄올림픽 여자 8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땄던 중국 선수들이 도핑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수영 대표팀 중 23명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이들은 여자 200m 접영 등에서 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해당 선수들이 복용한 약물은 체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협심증 치료제인 ‘트레메타지딘’이다. 중국 수영의 간판이던 쑨양과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등이 복용해 징계받은 약물로 유명하다. NYT는 “중국과 WADA는 올림픽 이전에 양성반응이 나온 사실을 인지했으나 출전을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조사관들은 개최 몇 주 전 WADA에 “선수들이 트리메타지딘 극소량을 섭취했지만, 별도 조치는 필요 없단 결론을 내렸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WADA는 일부 전문가들 반대에도 출전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WADA는 이에 대해 “중국 보고서를 신중히 검토하고 전문가들과 상의한 결과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트래비스 타이가트 미 도핑방지위원장은 “중국 수영의 도핑 혐의는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여자 800m 계영 메달을 박탈당하면 당시 2위였던 미국이 금메달을 받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