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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상승률 예상치 웃돌아… 환율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원-달러 환율이 1360원을 뛰어넘으면서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간밤에 발표된 미국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낸 결과다. 이에 따라 일본 엔화 가치도 달러화 대비 3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올 상반기(1∼6월)에는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이고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고금리가 장기화될 우려가 커졌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연이어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상반기(1∼6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 연준이 ‘더 늦게, 더 적게(later and less)’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고용, 물가 등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노랜딩(no landing·무착륙)’ 회복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다. 경기 둔화가 없는 가운데 성장세가 이어져 인플레이션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총선 이후 물가 관리가 시급한 한국은행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연준, 올해 금리 인하 안 할 수도”10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3.5%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3.4%)를 웃돌았다. 물가상승률이 세 달 연속 전망치보다 높게 나온 탓에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크게 후퇴했다.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제 ‘언제 할지’가 아니라 ‘할지 말지’가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아예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했다.월가에서는 올 초만 해도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최대 1.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인하 시점도 6월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인하 시점을 빨라도 7월로 보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에 첫 금리 인하가 있을 가능성도 기존 98%에서 50%로 대폭 낮아졌다. 올해 전체 기준금리 인하 예상 폭 또한 0.4%포인트 하락을 전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3월부터 6차례에 걸쳐 총 1.5%포인트 내릴 것이라던 올 초 전망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한은, 총선 이후 물가 관리 ‘비상’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올해 4분기(10∼12월) 이후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 경기의 예상 밖 호조세로 인해 한은의 물가 관리 부담은 더 커졌다. 미 달러화 강세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국내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을 비롯해 국제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고환율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올해 물가 전망(2.6%)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364.1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경기 호조세를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 될 수 있다”며 “환율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을 압박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부추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을 예상하면서도 향후 정책 결정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나 가계 및 기업 부채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하지만, 현재 최대 2%포인트 벌어진 한미 금리 격차를 고려할 때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PF나 가계 부채 문제가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전이될 수 있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나 한은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주가 상승에 힘입은 대만 증시가 한국 증시와의 시가총액 격차를 21년 만에 최대로 벌렸다. 9일 대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5% 오른 20,796.20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 시총은 66조1080억 대만달러(약 2791조 원)에 달했다. 반면 전날보다 0.46% 내린 2,705.16으로 거래를 마친 코스피 시총은 2207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주가 흐름을 반영한 양국 간 시총 격차는 584조 원에 달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8일(현지 시간) “대만 증시가 기술 경쟁국인 한국 증시를 앞질렀다”며 “두 시장의 격차는 2003년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인 대만의 증시가 한국보다 커진 데는 TSMC의 영향이 컸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인해 글로벌 뭉칫돈이 TSMC에 몰리면서 올해에만 주가가 30% 넘게 올랐다. TSMC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TSMC 외에도 미디어텍, 퀀타컴퓨터, ASE 등 대만 반도체 기업들도 ‘TSMC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취안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6% 이상 급등하면서 같은 기간 2% 상승에 그친 코스피와 격차를 벌렸다. 향후 한국과 대만 증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대만이 반도체 설계부터 서버 제조 분야까지 AI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갖추면서 AI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지만,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AI 반도체 노출도가 낮다”고 평가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금값 상승 랠리를 이끌고 있다. 반면 과거 금 매입에 나섰다가 투자 실패라는 비판을 받았던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년 넘게 그대로다. 지난해 한은이 내놓은 금값 전망도 빗나갔다. ● 각국 중앙은행 사재기에 금값 또 ‘최고치’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1온스(31.1g)당 2351.0달러에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선물 가격은 최근 13거래일 가운데 11차례 상승 마감하며 이 기간 13% 넘게 급등했다. 최근 금 가격을 부채질하는 요인 중의 하나는 각국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매수세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3월 금 보유량이 전달보다 16만 온스 늘어난 7274만 온스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런민은행은 2022년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금을 매입해왔는데, 이 기간에 매입한 금 규모만 1010만 온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외에도 인도, 폴란드, 튀르키예 같은 국가에서 금 보유량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입하는 건 인플레이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금리가 내려갈 경우 화폐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안전자산인 금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나선 것과 달리 한은은 2013년 이후 11년째 금 매입을 중단하고 있다. 금 매입과 관련해 한은의 소극적인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일자 한은 외자운용원은 지난해 6월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금 보유 확대보다는 미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며 “금 가격이 이미 전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한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 美 기준금리에 달린 금값 향배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는 최근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2500달러로 기존 대비 11% 상향했다. JP모건도 온스당 2500달러로 높여 잡았고, 씨티그룹은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10일 발표되는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국 금리 인하 전망이 금 가격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 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최근 금 가격이 급격히 오른 데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후퇴할 경우 금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밥 파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수석 고문은 CNBC 방송에 출연해 “금의 상승 여력은 미미하고, 하락에 매우 취약한 상황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공급 우려 등으로 고공행진을 하던 국제유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79% 하락한 배럴당 90.38달러로 마감했고,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55% 내린 86.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3년 만에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요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낙관하면서 목표 주가를 11만원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9시7분께 8만6000원까지 오르면 2021년 4월 5일 이후 가장 높이 올랐다. 장 막바지에 차익 물량이 나오면서 종가는 전날과 같은 8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훌쩍 웃돌면서 증권사를 중심으로 낙관적인 주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 주가를 9만4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IBK투자증권과 KB증권도 수익성 개선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11만 원으로 높였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전망치도 발 빠르게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35조1853억 원으로 예상했다. 1개월 전 전망치(32조429억 원) 대비 9.8% 증가했다.전문가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삼성전자의 추가 주가 상승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업황 회복에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8억5830만 달러(약 9조2744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흑자로 전환한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흑자 규모도 올해 1월(30억4570만 달러)의 2배 이상으로 늘면서 2월 기준 역대 세 번째로 컸다. 지난달 수출은 521억62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 증가했다. 이에 비해 수입(455억5410만 달러)은 12.2% 줄면서 상품수지가 66억79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달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17억7300만 달러로 줄어든 가운데 임금, 배당, 이자와 관련된 본원소득수지의 흑자는 24억3950만 달러였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했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 증가 폭은 63.0%로 2017년 12월(67.6%)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화학공업제품(―8.9%), 철강제품(―8.8%), 승용차(―8.2%) 등은 하락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반도체 수출 회복 효과에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올해 1∼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99억400만 달러로 두 달 만에 한은의 올 상반기(1∼6월) 전망치(198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한은은 경상수지가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정보기술(IT)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탄탄해 당분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증가,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 등이 3∼5월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전망치 상향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전자의 ‘호실적’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과 국제유가 상승 등 글로벌 악재에 국내 증시가 1% 넘게 주저앉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27.79포인트(1.01%) 내린 2,714.21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기관투자가가 4000억 원 넘게 팔았고, 외국인도 1000억 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20% 떨어진 872.29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5.7원 오른 1352.8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이날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전날 대비 0.94% 떨어진 8만4500원에 마감한 가운데 SK하이닉스도 2.77%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는 대만 지진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국면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4일(현지 시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닐 캐슈커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끈적하다”며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1.35%)가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1% 넘게 하락했다. 글로벌 악재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96% 급락했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0.63% 떨어졌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금과 원유 등 원자재와 주식, 가상자산까지 주요 자산 가격이 다 함께 들썩이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5%(33.2달러) 오른 온스당 231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4일 사상 처음으로 210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2300달러 선마저 넘어섰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도 연일 상승세다. 이날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날 대비 0.48%(0.43달러) 오른 89.35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이 올랐다. 구리(3.0%)와 알루미늄(2.1%)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급등하면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올해 처음 5,000 선을 돌파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연초 이후 9.9% 올랐고, 같은 기간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62.9% 폭등했다.금-코인-농산물 ‘에브리싱 랠리’… 국내 투자 대기 33조 늘어 금 2300달러 돌파 역대 최고금리인하 기대속 유동성 확대로안전-위험 자산 이례적 동반상승파월 “인플레 우려 금리인하 신중” 최근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고 있는 건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 기조가 곧 종료될 거란 기대가 시장에 팽배한 가운데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과 지정학적 위기 등이 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주식과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가격이 오르면 금과 같은 안전자산 가격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지금처럼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 원자재, 주식, 코인, 농산물 모두 오른다 안전자산 가격이 치솟는 주요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 달러와 대체 관계에 있는 안전자산 가격은 오름세를 보인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원자재 가격은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2분기(4∼6월) 연준의 금리인하를 염두에 두고 자산 가격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보여주는 복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금 가격 상승에는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경기가 안 좋을 때 개인들이 은행에 예치해 놨던 자금으로 모두 실물 금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모두 망가진 상황에서 중국인들은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금을 살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경기 지표가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과 중동,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긴장감까지 고조되면서 원유 등 다른 원자재 가격들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 가격이 국제 시장에서 t당 1만 달러를 넘어서는가 하면 커피 원두 가격도 상승하면서 농산물 가격 역시 들썩이고 있다. 가상자산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연초 이후 63% 급등했고 미국과 일본 증시 역시 올 1분기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주요 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다시 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는 코로나19 관련 대규모 부양책 등을 거론하며 “예상보다 끈적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주요 인사들도 과도하게 오른 자산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금리인하 신중론을 피력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더욱 큰 자신감을 갖기 전까지 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단기적으로 자산 가격이 급등해 물가를 다시 자극하면 계획대로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하니까 매파적인 발언으로 이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국내서도 투기성 수요 급증 자산 가격이 들썩이자 국내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안전하고 수익성이 낮은 자산에서 자금을 빼내 위험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904조7488억 원으로 2월 말(919조4705억 원)보다 14조7217억 원 줄었다. 이 같은 자금 이탈은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의 금리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5대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주요 정기예금상품 금리는 연 3.45∼3.55%로 4%대 초반이었던 지난해 11월보다 크게 떨어졌다. 반면 언제든 투자처로 이동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은 급증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포함) 잔액은 3월 한 달 동안 614조2656억 원에서 647조8882억 원으로 33조6226억 원 급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의 증가는 그만큼 정기 예·적금 이자를 포기하고 그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를 기다리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산 가격이란 시장의 기대에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오버슈팅(단기 급등) 또는 거품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상장사들의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이 반 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3일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23사업연도 결산실적’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 615개(금융업 등 제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825조16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0.34%(9조4476억 원) 늘었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48%, 순이익은 39.96% 줄었다. 기업의 효율성 지표인 이익률도 감소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률은 2.86%로 전년 대비 1.92%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이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도 비용과 세금 등을 제하고 손에 쥐는 건 28.6원이라는 의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이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33% 감소한 258조9355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6조56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86% 급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집중투표제가 행동주의펀드의 ‘신종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JB금융지주와 KT&G의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가 지지하는 후보들이 ‘철옹성’ 같은 대주주 중심의 이사회를 뚫고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다. 집중투표제가 한국의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들여다보고 대주주를 견제할 폐쇄회로(CC)TV로 작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주주기본권을 훼손하고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JB금융지주·KT&G ‘친행동주의 이사’ 선임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진행된 JB금융지주에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후보로 추천한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와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행동주의펀드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가 집중투표제를 통해 국내 금융지주 이사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날 진행된 KT&G 주총에서도 행동주의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지지를 받은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면서, 집중투표제가 행동주의펀드의 새로운 무기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수만큼 의결권을 복수로 부여하는 제도다. 2명을 선임할 경우 주식 1주당 2표를, 3명을 선임할 경우 3표를 행사하게 된다. 특정 이사에게 몰표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소액주주가 지지하는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다. 국내에선 1998년 말 상법 개정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기업이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있어 유명무실한 제도로 여겨졌다. 지난달 말 기준 상장사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 중 집중투표제가 가능한 기업은 포스코홀딩스, 한국전력, KT&G, SK텔레콤, SK스퀘어 등 5곳에 불과하다. ● 대주주 견제책 vs ‘먹튀’ 도우미 전문가들은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행동주의펀드들의 집중투표제 도입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주 환원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집중투표제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미혜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상무는 “집중투표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지표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도입률이 낮은 편”이라며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서 집중투표제 확대 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기업 지배구조 팩트북 2023’에 따르면 주요 48개국 중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 3개국은 집중투표제를 조건부로 허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 캐나다, 독일 등 23개국은 주주 요청이 있을 경우 집중투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은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집중투표제가 투기 자본의 ‘먹튀’를 도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월가의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은 2006년 KT&G에 사외이사를 진입시켜 경영 개입을 시도하다가 1년 만에 지분을 모두 팔아 1500억 원의 차익을 챙겨 떠났다. 일각에서는 집중투표제가 적대적 M&A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한국토지신탁은 2015년 집중투표제를 통해 경영권이 넘어가기도 했다. 유정주 한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집중투표제는 1주 1표라는 주주기본권을 훼손하는 데다,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이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이 이뤄지는 사모시장까지 확산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1일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표한 ‘2023년 연례 서한’에서 국내 기업의 가치가 사모시장에서 글로벌 대비 25%가량 저평가돼 있다고 밝혔다. 기업 지배구조 등의 이슈로 인한 증시 저평가가 사모시장까지 만연해 있다는 분석이다. MBK파트너스는 “비슷한 업종이나 규모의 글로벌 기업에 비해 평균적으로 25%가량 낮은 금액에 한국 기업들을 인수해왔다”라며 “한국 기업은 아직 저평가돼 있고, 그만큼 투자 가치가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BK가 투자한 국내 기업들의 가치가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28.6%(약 16억6000만 달러)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앞으로 한국 사모시장에서 대기업들의 비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해 상속세 문제 등으로 인한 M&A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부터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40조 원 넘는 자금을 투자해왔다. 투자 기업은 총 72개로 이 중 한국 기업만 3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국내 1위 임플란트 회사인 오스템임플란트와 구강스캐너 업체 메디트 등을 인수했고, 2차전지 업체 SK온에 투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화생명은 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경제적 지원은 물론 정서적·심리적 돌봄까지 제공하는 종합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따뜻한 금융 프로젝트를 실천해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결혼과 출산, 경제적 자립 등을 고민하는 20·30세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2030 목돈마련 디딤돌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청년층의 목돈 마련을 돕는 이 상품은 만 19∼39세 청년 가운데 총급여액 7000만 원 이하, 종합소득 금액 6000만 원 이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한화생명 측은 “가입자의 편의를 위해 가구 중위소득이나 우대금리 등의 복잡한 제한 조건을 최대한 단순화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경제적·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연령층을 지원하는 ‘상생친구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족 간병과 돌봄을 책임지고 있는 ‘가족 돌봄 청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역 기반의 복지 네트워크와 전문가 그룹을 연계해서 돌봄 체계를 구축해 가족 돌봄 청년들을 돕고 있다. 또 의료·심리·간병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 그룹을 만들어서 심리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자녀를 위해 ‘상생친구 어린이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취약계층 가정의 자녀가 월 1만 원대의 보험료로 각종 질병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성된 상품이다.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상생 협력 금융 신상품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상생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베트남의 다낭 국립대 산하의 ‘한-베 정보통신기술(ICT) 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금융·ICT 분야의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해 단계별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핀테크 특성화 교육을 위한 사회기반시설을 마련하고 교수진 강화 등을 통해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이 밖에도 2014년부터 베트남 정부와 함께 지역 인프라 구축과 의료서비스 지원, 아동과 산모의 건강 보호를 위한 아동병원 신축 등의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안정적인 양육 환경 조성을 위해서 ‘대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 등도 실시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여성과 아동을 위한 ‘디지털 패밀리센터’를 조성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320여 개 지역아동센터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여성과 아동을 위한 심리치료 및 복지 증진을 위한 커뮤니티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BC카드는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통해 가계 부담을 줄이고 전통시장 등 영세중소상공인 매출 확대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KT와 BC카드가 2022년 8월 새롭게 출시한 상품이다. 고물가 시대에 민생 안정을 도모하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돕겠다는 취지다. 올해 3월 기준으로 누적 충전 회원 수가 254만 명을 돌파했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온누리상품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자신이 평소 쓰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등록한 뒤 필요한 만큼 온누리상품권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전통시장 등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개인 카드의 신용한도나 연결 계좌 잔액이 아닌 충전된 온누리상품권 잔액이 먼저 차감된다. 평소에 쓰던 카드를 활용해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에게는 익숙하고 편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BC바로카드를 포함해서 우리카드, 하나카드,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카드, DGB대구은행,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한국씨티은행, 신한카드, Sh수협은행 등 11개 회원사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등록 및 충전을 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추가 세금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해 전통시장에서 사용한 카드 이용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기존 40%에서 8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올해 6월 말까지 전통시장에서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경우 상향된 소득공제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 대상으로도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청을 비롯해 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에서도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도입해서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김호정 BC카드 상무는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편리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온누리상품권 사용 혜택을 경험할 수 있다”며 “BC카드는 11개 회원사와 함께 온누리상품권 활성화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농협중앙회는 1961년 창립 이후 농업인의 복지 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도 ‘희망농업·행복농촌, 농협이 만들어 갑니다’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농업인, 국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농협은 월별로 주제를 선정해서 전국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1월 새해맞이, 4월 영농 지원, 5월 가정의 달, 6월 호국 보훈의 달 등을 활용해서 매년 꾸준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고 있다. 새해와 추석이 있는 달에는 우리 농산물이 담긴 ‘차례상 꾸러미 나눔’을 진행한다. 가정의 달에는 카네이션·생활용품을 지원하고, 겨울철에는 김장 행사로 직접 만든 김치와 방한용품을 나누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선 탄소 흡수원을 늘리고 지역 생태계를 가꾸는 ‘61천그루(6만1000그루) 나무심기’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농협과 함께하는 플로깅(걷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도 전국적으로 전개했다. 농협의 사회공헌 활동은 국가적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산불이나 태풍,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서 피해 복구에 나선다.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전북, 충남, 충북, 경북 지역에서 종합 지원 대책을 펼쳤다. 무이자 재해자금 3000억 원 지원을 비롯한 피해 성금 50억 원, 보험금 조기 지급, 결제 대금 납부 유예 등의 금융지원에도 나섰다. 긴급 방제, 농기계 무상 수리 및 양수기 공급 등 영농 지원, 생필품 긴급구호 상자 지원, 주거환경 개선 및 피해 지역 일손 돕기, 밥차·세탁차 운영 등의 생활 지원도 함께 이뤄졌다. 농협은 전국 농·축협으로 연결된 국내 최대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사회의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사회공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농협은 16개 지역본부, 1111개의 조합을 보유하고 있다. 12만 명에 달하는 범농협 임직원의 정기 헌혈을 통해 혈액 수급 극복에도 앞장서고 있다. 본부 차원에서 2022년부터 3년째 월 1회 ‘중앙본부 헌혈의 날’을 지정해서 자율적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역본부와 농·축협에서도 관할 혈액원과 연계해서 매년 2000명이 넘는 임직원이 릴레이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범농협 임직원들이 모은 헌혈증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등에 기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농협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왔다. 지난해 1월 서울역 귀성객 대상 홍보 캠페인을 시작으로 9월에는 제1회 고향 사랑의 날을 기념한 ‘너랑 걸을 고향’ 걷기 축제 등을 개최했다. 농협의 폭넓은 홍보 활동에 힘입어 기부 건수가 52만 건을 넘었고 기부 금액도 약 650억 원에 달했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서 범농협 전체 임직원의 누적 사회공헌 활동 시간은 매년 80만 시간에 달한다.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금액도 매년 30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농협의 이 같은 노력은 외부 기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포브스코리아가 주최한 사회공헌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 또 4년 연속 ‘지역사회 공헌 인정제’ 인정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외에도 ‘농어촌 ESG 실천 인정 기업’ 표창, 제24회 사회복지의 날 국무총리 표창 등을 포함해 각종 대외 표창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대표 사회공헌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앞으로도 농협은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과 지원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해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명실상부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관으로서 농업인과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드리기 위해 12만 임직원과 같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생명이 고객패널 제도를 도입한 지 20주년을 맞아 고객과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고객패널 킥오프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과 오프라인 고객패널 10명이 참석했다. 삼성생명은 2004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고객패널을 도입했다. 2010년에는 온라인 패널을 도입했고 최근에는 MZ(밀레니얼+Z세대), 시니어 등 특화 패널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면서 20년간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고객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이는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오프라인 고객패널 운영을 연 2회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00명으로 규모를 확대한 온라인 고객패널을 50·60세대나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 등으로 특화해서 계층별로 깊이 있는 소통을 나누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또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이 함께 참석해 활동 결과를 공유하는 행사를 여는 등 고객패널의 의견을 임직원들과 직접 공유할 예정이다. 홍 사장은 “삼성생명은 고객 패널을 20년간 운영하며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해왔다”며 “앞으로도 고객으로부터 더 큰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고객 안내 콘텐츠 작성을 위한 삼성생명의 ‘CX(고객 경험)라이팅 가이드북’이 ‘ICT 어워드 코리아 2023’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통합 부문 대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은 어려운 보험 용어를 고객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쉬운 일상어로 작성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삼성생명은 비대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일관된 CX라이팅 체계를 구축해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 경험 전반에 대한 고객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더욱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에 반영하겠다”며 “고객들의 경험 혁신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전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KB증권은 소통과 공감이 담긴 사회공헌 활동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취약계층 지원을 통해 공동체 유대감을 강화하는 등 최근 사회적 이슈에 맞는 사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신용회복위원회와 ‘저소득 취약 청년 체납 건강보험료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의 체납 건강보험료를 지원해주는 것을 통해 취업 준비 등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층을 대상으로도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본사 사옥에서 ‘행복 뚝딱 깨비증권 바자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수익금으로 서울 소재 자립 준비 청년 생활관 총 25개 실을 리모델링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자립 뚝딱 깨비증권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상담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KB증권은 친환경 관련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휴가철 관광객이 북적이는 해변의 환경을 지키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2022년 여름 처음으로 강원 양양 인구해변에서 플로깅(걷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 캠페인인 ‘깨비증권 Change Our Life-양양’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부산 해운대에서 플로깅 캠페인을 실시했고, 올해는 제주 주요 해수욕장을 찾을 예정이다. 친환경 식재사업인 ‘깨비증권 그린로드’를 통해 도심 내에 숲을 조성하고 폐플라스틱이나 폐전자제품을 통해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KB증권은 앞으로도 의미 있는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기존의 활동 외에도 환경과 교육, 지역사회의 동반 성장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은 “공동체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등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형 LVMH’ 탄생을 꿈꿨던 OCI홀딩스와 한미그룹 간 이종 사업 통합이 최종 불발됐습니다. 한미그룹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와 형제(임종윤 사장·임종훈 사장)의 ‘집안싸움’이 펼쳐졌던 가운데 임 씨 남매의 사촌들이 형제 측에 힘을 보태면서 2개월 여간의 경영권 지분 대결이 막을 내렸습니다.지난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도 외부에서는 승리를 예측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막판까지 양측에서 굵직한 이벤트들이 터지면서 승리의 무게 추가 왔다 갔다 했기 때문입니다.첫 공세는 형제들이었습니다. 주총을 일주일 남긴 지난 22일 단일 주주로는 송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였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이 형제 측을 지지하면서 4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간 침묵하던 신 회장의 깜짝 등장은 송 회장 모녀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법원과 국민연금이 모녀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결 막판에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지난 26일 법원은 형제 측이 OCI홀딩스와 한미그룹의 통합을 반대하면서 제기한 신주발행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같은 날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모녀 측이 이사회에 제시한 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밝혔습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을 것 같았던 한미사이언스 주총이었지만, 시작부터 이상한 기운이 감지됐습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작 주인공인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불참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임종윤 사장과 임종호 사장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때부터 형제 측이 이긴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최종 투표 결과 이사 후보 5명 모두를 이사회에 진입시킨 형제 측의 완승이었습니다. 형제 측 이사들이 52%의 찬성을 받은 것과 달리, 송 회장 모녀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은 48% 득표에 그치면서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형제 측은 총 9명의 이사 중 최소 5명을 확보했고, 경영권도 행사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형제 측에서 반대하던 OCI홀딩스와의 통합 작업도 무산됐습니다. 이우현 회장은 29일 열린 OCI홀딩스 주총에서 형제 측과 함께 할 생각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한미사이언스와의 통합 작업이 끝났다고 밝혔습니다.막판 4%포인트 격차를 만든 것은 임 씨 남매들의 사촌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고(故) 임성기 회장의 형님 측 자녀들이 형제 측에 가세한 것입니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약 3.2%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초 송 회장 모녀 측은 사촌들이 자신들에게 힘을 실어주거나 기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주총 막판 극적으로 형제 쪽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송 회장 모녀가 사촌들이 형제 측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추정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소액 주주의 표심도 형제 측에 조금 더 기울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한미사이언스 주총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OCI와 한미그룹의 통합을 지지하는 측은 한국에서 첫 이종 사업간 결합이 나올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또, 임 회장 사망 이후 형제 측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이들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통합 반대 측에서는 송 회장 모녀 측이 회사를 맡은 이후 회사 가치가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가도 하락했지만, 회사 내 핵심 연구·개발(R&D) 인력들이 유출됐다며 비판합니다. OCI 그룹과의 통합에 대해서도 한미그룹에 손해가 된다는 입장입니다.한미사이언스 주총 결과 승자와 패자가 나왔습니다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상속세 이슈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임 회장이 사망하면서 송 회장과 임 씨 남매들에게 부과된 상속세만 5400억 원에 달했습니다. 현재까지 3200억 원가량을 냈고, 내년까지 2200억 원을 더 내야 합니다. 이 중 송 회장의 미납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상속세는 연대 납부의 의무가 있어 모두가 함께 상속세를 내야 합니다. 또, 상속세 납부를 위해 누군가 지분을 대거 처분할 경우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임 씨 형제가 경영권을 확보한 후에도 송 회장 모녀에게 손을 내미는 이유입니다.한미그룹의 자금 부족도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은 336억 원, 한미약품은 550억 원 정도입니다. 매년 신약 개발비가 수천억 원 투입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임종윤 사장 측이 1조 원가량의 자금 유치를 약속했는데, 실제 이뤄질지도 관건입니다. 한미사이언스의 주총은 끝났지만,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는 지금부터입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회복 지연의 여파로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국내 비은행권의 부실채권(NPL)이 대폭 늘면서 자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비은행권의 NPL은 31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18조 원) 13조2000억 원(73.4%)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NPL은 2조4000억 원(23.8%) 증가했다. 연체 기간이 3개월이 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7.09%로 1년 새 3.44%포인트 뛰었다. 상호금융(3.97%)과 여신전문금융사(1.64%)의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각각 1.8%포인트, 0.4%포인트 올랐다. 금융권이 털어낸 NPL의 규모도 전년 대비 10조 원 넘게 늘었다. 지난해 금융권의 NPL 매각 및 상각 규모는 24조3000억 원으로 2022년(13조4000억 원)보다 81.3% 늘었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고위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등 일부 비은행권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커지면 자산건전성 하락과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한은은 최근 지수가 급등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급락할 경우 이들 지수를 기초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증권사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달 들어 사상 처음으로 4만 엔을 돌파했고, S&P500지수는 27일(현지 시간) 사상 최고치인 5,248.49에 거래를 마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실패했다. 27일(현지 시간)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한국을 국채 지수에 편입시키지 않은 채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FTSE 러셀은 국채 발행 규모, 국가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등을 따져서 매년 3월과 9월 WGBI 편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한다. 한국은 2022년 9월 WGBI 편입 고려를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국채 발행 규모나 국가 신용등급 요건은 충족했지만 아직 시장 접근성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투자가의 국채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외국인 국채 투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를 시행 중이며 외국인 투자가 등록제(IRC)도 폐지했다. 업계에서는 9월에는 WGBI에 편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에서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데다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최종 편입까지 통상 2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FTSE 러셀도 이날 한국의 관찰대상국 지위 유지를 발표하면서 “한국 정부는 국제 투자자들의 국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국채지수는 23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된 선진 채권지수로 자금 규모만 2조5000억 달러(약 3371조 원)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이 WGBI에 편입될 경우 지수 추종 자금을 중심으로 80조∼90조 원가량의 외국인 투자금이 국채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FTSE 러셀은 인도의 지수 편입도 보류했다.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국 가운데 WGBI에 편입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인도뿐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전자의 주가가 2년 3개월 만에 8만 원대를 회복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25%(1000원) 오른 8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8만 원을 회복한 것은 2021년 12월 29일(8만300원) 이후 처음이다. 앞서 26일에는 장중 8만100원까지 올랐지만 7만99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4000억 원 넘게 사들이면서 ‘8만 전자’ 회복을 이끌었다. 개인투자자들은 5000억 원 넘게 팔았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까지 7만 원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의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해 “검증 중이며 기대가 크다”고 발언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과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도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도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을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10만 원대로 고쳐 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2% 증가한 72조1700억 원, 영업이익은 673.95% 늘어난 4조9547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달 국내 최대 수출 상품인 반도체의 수출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교역조건이 9개월 연속 개선됐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얼어붙은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잠정)’에 따르면 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오른 87.19로 9개월째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숫자가 높아질수록 교역조건이 호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 가격 인상과 수요 회복세가 교역조건을 개선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8% 올랐다. 이는 2012년 6월(53.5%) 이후 11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반도체 수출금액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3% 급등했다. 수출물량지수(121.46)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오르면서 6개월 연속 상승했고, 수출금액지수(124.24)도 3.7% 오르면서 5개월 연속 늘어났다. 반면 수입물량지수(133.33)와 수입금액지수(113.65)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7%, 13.5% 떨어졌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이달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3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한은의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한 69로 집계됐다. 반도체·전자부품 등이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지수(80)가 전월 대비 14포인트 오른 영향이 컸다. 다만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해 1차 금속(―10)과 금속 가공(―7), 부동산업(―4) 등은 하락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