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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인 2023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9일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국회는 2014년 국회선진화법 제정 이후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첫 번째 사례로 남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도 이뤄지지 못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가장 큰 쟁점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자는 법인세법 개정안이었다. 윤석열 정부 첫 세제 개편안에서 법인세 인하를 발표했던 정부 여당은 야당을 향해 “법인세를 22%로 내리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는 초부자 감세”라며 거부했다. 법인세 합의 불발로 예산안과 부수법안 처리도 막힌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자체 예산안 수정안을 들고 김 의장을 찾아갔다. 169석의 힘을 앞세워 헌정사 초유의 야당 수정안 단독 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압박이지만 김 의장은 수령을 거부했다. 또 김 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는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도 미뤄졌다. 8일 오후 2시에 본회의에 보고 된 해임건의안은 72시간인 11일 오후 2시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 된다. 정기국회 회기 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여야는 예산안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회 관계자는 “11일 오후 2시 전에 본회의를 열어 해임건의안과 예산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야 담판이 난항을 겪는다면 논의가 다음 주 임시국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정부가 이르면 28일 0시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정치인과 경제인을 석방하는 신년 특별사면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법무부는 20일경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의할 예정이다. 앞서 법무부는 6일 대검찰청과 일선 검찰청 등에 공문을 보내 선거사범 등 사면 대상자 선별을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했다. 정부는 이번 특별사면에서 정치인과 경제인을 대거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여야 균형을 맞춰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경남도지사를 사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은 이미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있고 김 전 지사는 형기가 다섯달 밖에 안 남지 않았냐”며 “국민 통합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8000만 원의 형이 확정됐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없다면 만 95세가 되는 2036년까지 수감 생활을 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올 6월 28일 지병 치료차 형집행정지가 이뤄졌고, 올 9월 28일 한차례 추가돼 이달 27일 형집행정지가 종료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아직까지 형집행정지 연장을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지난해 7월 징역 2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김 전 지사는 사면되더라도 복권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복권이 되지 않는다면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돼 다음 총선과 대선 등에 출마할 수 없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의 개최 시점이 확정되기도 전부터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대권 주자의 당 대표 도전에 대해 부정적인 기색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친윤(친윤석열)계는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사람이 전당대회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다. 원내 제1당을 탈환해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것이 2024년 총선의 목표인데, 대권 주자가 공천권을 행사할 경우 차기 대선을 의식해 ‘자기 사람 심기’ 등 공천 잡음이 일어 여권이 단일대오를 갖추지 못할 거란 우려에서다. 김정재 의원이 8일 SBS 라디오에서 “통상 정치권에서 현직 대통령이 계시는데 바로 다음에 대통령 후보가 나오면 당내에선 조금 불편한 기류는 있을 수 있다”며 “차기 권력으로 이전되는 경향이 있으니 줄 잘 갈아타는 소위 ‘타잔형 의원’도 계실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면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이날 “당 대표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해 170석을 달성하고 정권 재창출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당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 언론인 간담회에서 “제가 그리는 당의 로드맵은 저의 당 대표 당선, 국민의힘 혁신, 총선 승리, 윤석열 정부를 총력 지원하는 여당으로서 대한민국 개혁을 통한 리빌딩, 그리고 정권 재창출”이라고 했다. 친윤 진영에서 사실상 안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견제하고 있지만 전당대회는 물론이고 2027년 대선까지 언급한 것. 이런 ‘윤심’ 논란은 결국 전당대회 규칙 개정과도 맞닿아 있다. 친윤 진영은 현재 70%인 당원 투표 비율을 90%까지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우리 당 대표를 뽑는 만큼 당원 의사가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이 있다”며 “1반 반장을 뽑는데 4반 애들이 와서 좌지우지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당원 비율 확대와 야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막는 ‘역(逆)선택 방지 조항’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 다만 여권 내에서는 당 대표 경쟁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면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와 거리를 둘 거란 관측도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밀 수 없다.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가 낙선할 경우 여권의 권력 구도가 격변할 수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거란 의미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도 예산안 협상이 지연되고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본회의 보고를 강행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예산안과 민생을 볼모로 이재명 시법리스크를 물타기하고 정쟁 확대를 재생산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피해가 시민과 사회적 약자, 국민 경제에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신속한 예산안 협의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당 회의에서 “한국 10대 기업 재무제표가 2008년 금융위기 근접 수준이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639조 원 규모의 정부 예산을 적기적소에 투입해야하는 분초를 다투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내년 예산안 처리시한인 이달 2일을 넘겼고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이달 9일에 통과될지도 의문”이라며 “예산이 9일 이전에 확정돼야 중앙부처와 지방자지단체의 취약계층 지원을 내년 1월 1일에 집행할 수 있다”고 했다. 여야 협상을 총괄하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야당에 신속한 예산안 협의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중으로 합의되지 않으면 물리적 시간상 내일까지 본회의 처리가 쉽지 않다”며 “(민주당이) 지난 5년간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해 국가부채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50%를 넘어서려 하는데 반성은커녕 계속 그러한 기조를 이어가자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여러 가지 어려움 무릅쓰고라도 건전재정을 만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맸다”며 “누군들 예산 늘려 선심 쓰고 싶지 않은 정권이 없지만 이번 결정은 정말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보고하면서 9일 본회의에서 표결로 통과시킬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게 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기자 출신인 정 위원장은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제가 80년대 중반부터 국회를 출입했으니 거의 40년 다 돼 가는데 이런 안면몰수, 안하무인, 막가파식은 처음 본다”며 “거대 의석을 앞세운 횡포의 도가 너무 심하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론하며 “자기 당대표가 처해있는 상황을 보더라도 조금 옷깃을 여미는 자세도 필요한데 너무 뻔뻔하다”고 했다. 여당은 본회의에 보고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야당이 과반 의석의 힘으로 강행 처리한다면 예산안 협상 파행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국정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도록 하는 순서대로 하면 될텐데 무엇이 급한지 미리 책임을 묻고 희생양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예산 통과가 안 된 채로 해임결의안이 의결되면 의총을 통해서 당 의견 모으도록 하겠다”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내년 3월 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뇌관’은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의 당권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관심 있는 이들이 당권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여권 내부의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둘 경우 2024년 총선 공천권 행사에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당 대표 선출 규칙 변경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尹, 대선 주자의 당권 도전 문제 경청”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들이 차기 당 대표가 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윤 대통령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인물이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사심(私心) 때문에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공천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자칫 공천 문제를 놓고 대통령과 잡음이 일면 여권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승리를 위해선 공천 잡음을 피해야 하고, 그러려면 차기 대선에 나서지 않을 사람이 당권을 잡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논리다. 친윤 인사들 사이에선 2016년 20대 공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불거진 ‘옥새 파동’ 사례까지 언급된다. 당시 김 대표가 차기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면서 대통령과 대표 간 갈등이 증폭됐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 주변에서는 다음 총선을 통해 정부의 국정 철학을 뒷받침할 인사를 국회에 많이 진출시켜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검찰총장 출신으로 여의도 기반이 약한 윤 대통령에게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차기 전대의 주요 포인트가 대선 주자의 당권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전대 출마를 검토 중인 유승민 전 의원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여기에 친윤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당 대표 선출 규칙에서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 반영 비율을 현행 7 대 3이 아니라 당심(黨心) 비중을 높인 9 대 1로 개정하자는 의견이 본격화할 경우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주자 간 대립은 더 격화할 수 있다. ○ “수도권 표심은 계속 쟁점 될 가능성”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전대 차출론은 친윤 그룹은 물론이고 윤 대통령까지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한 장관은 이날 “지금까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왔다. 앞으로도 그 생각밖에 없다”며 사실상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가 꺼내 든 ‘수도권-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감 당 대표론’의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유 전 의원과 안 의원 등은 수도권·MZ세대 소구력을 강조했다.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유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그런 후보가 지금 저밖에 더 있나”라며 “제가 늘 중도층, 수도권, 젊은층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친윤 그룹에선 당권 주자 간 의견이 엇갈렸다. 권성동 의원은 “수도권, 2030대, 중도 지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선거 전략으로서 맞는 것”이라고 했지만 김기현 의원은 “MZ세대만 아울러서 되겠느냐. 국민 전체를 다 함께 통합해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차기 전대에서 수도권 표심은 계속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이 총선에서 원내 제1당 탈환이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수도권에서의 승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수도권 121석 중 단 16석(13.2%)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3·9대선과 6·1지방선거의 경우 수도권에서 선전하며 2연승을 거뒀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에서 불거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당 대표 출마설과 그에 따른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논란’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도 일제히 나서 ‘한동훈 차출 불가론’을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차기 당 대표의 조건으로 제시한 ‘수도권·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감 당 대표론’이 이른바 윤심으로 읽히며 당내 자중지란을 부르자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내 ‘한동훈 차출설’에 대해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 직무를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취지로 주변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2월 말∼3월 초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서 한 장관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여당 내에서 ‘한동훈 차출설’이 윤심인 듯 제기되는 것에 대해 내각 인사권자로서 불쾌감까지 드러낸 것이다. 한 장관 차출설은 그간 여권 내에서 꾸준히 언급되긴 했지만 당 지도부가 ‘수도권·MZ세대 공감 당 대표론’을 언급하면서 급부상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고 난 뒤 수도권, MZ세대 표심을 강조한 배경이 청년층에서 인기가 높은 한 장관까지 당 대표 후보군에 포함시켜 여론을 살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친윤 그룹이 공공연히 ‘한동훈 차출 불가론’을 밝힌 데 이어 윤 대통령의 실제 의중이 알려지면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또다시 흠집이 나게 됐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한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윤 대통령은 추호도 그런 생각 없고 한 장관도 전혀 생각이 없다고 들었다”며 “자꾸 행정부에 있는 장관을 정치에 끌어들여 자기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정말 좋지 않은 행동”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한 장관은 지금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법무부에 지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MZ세대 표심에 호소할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날 종일 파장을 불러왔다. 당 대표 선출 방식 등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까지 불거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당 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 “(책임)당원들 대부분, 3분의 2가 영남권이고, 70∼80%가 60대 중반 이상이라 당심(黨心)은 수도권 민심이 아니라 대구·경북 민심”이라고 직격했다. 현재 70%인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최대 90%까지 높이려는 일부 친윤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다. 반면 친윤 그룹은 “당 대표는 당원 손으로 뽑아야 한다”며 당원 투표 확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당 대표는 당원들이 뽑는 것이고 수도권 일반인의 대표가 아니다”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가 현재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을 두고 “(당원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장 의원은 “전당대회에 찬물을 끼얹는다”라고 비판했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내부 디스(공격)”라고 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에서 불거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당 대표 출마설과 그에 따른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논란’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도 일제히 나서 ‘한동훈 차출 불가론’을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차기 당 대표 조건으로 제시한 ‘수도권·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감 당 대표론’이 이른바 윤심으로 읽히며 당내 자중지란을 부르자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내 ‘한동훈 차출설’에 대해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 직무를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취지로 주변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2월 말~3월 초 열릴 전망인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서 한 장관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여당 내에서 ‘한동훈 차출설’이 윤심인 듯 제기되는 것에 대해 내각 인사권자로서 불쾌감까지 드러낸 것이다. 한 장관 차출설은 그간 여권 내에서 꾸준히 언급되긴 했지만 당 지도부가 ‘수도권·MZ세대 공감 당 대표론’을 언급하면서 급부상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고 난 뒤 수도권, MZ세대 표심을 강조한 배경이 청년층에서 인기가 높은 한 장관까지 당 대표 후보군에 포함시켜 여론을 살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친윤 그룹이 공공연히 ‘한동훈 차출 불가론’을 밝힌 데 이어 윤 대통령의 실제 의중이 알려지면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또 다시 흠집이 나게 됐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한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윤 대통령은 추호도 그런 생각 없고 한 장관도 전혀 생각이 없다고 들었다”며 “자꾸 행정부에 있는 장관을 정치에 끌어들여 자기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정말 좋지 않은 행동”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한 장관은 지금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법무부에 지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MZ세대 표심에 호소할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날 종일 파장을 불러왔다. 당 대표 선출 방식 등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까지 불거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당 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 “(책임)당원들 대부분, 3분의 2가 영남권이고, 70~80%가 60대 중반 이상이라 당심(黨心)은 수도권 민심이 아니라 대구경북 민심”이라고 직격했다. 현재 70%인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최대 90%까지 높이려는 일부 친윤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다. 반면 친윤 그룹은 “당 대표는 당원 손으로 뽑아야 한다”며 당원 투표 확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당 대표는 당원들이 뽑는 것이고 수도권 일반인의 대표가 아니다”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가 현재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을 두고 “(당원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장 의원은 “전당대회에 찬물을 끼얹는다”라고 비판했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내부 디스(공격)”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지도부가 차기 당대표 조건으로 제시한 ‘수도권·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감 당대표론’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과 MZ세대에 호소할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인해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물론이고 당내 내분까지 불거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6일 MBC라디오에서 당 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 “(책임)당원들 대부분 3분의 2가 영남권이고, 70~80%가 60대 중반 이상이라 당심(黨心)은 수도권 민심이 아니라 대구경북 민심”이라며 “수도권과 MZ세대 민심을 얻으려면 오히려 민심을 70%로 늘리고 당심을 줄여야 하는데 거꾸로 가고 있다”고 했다. 현재 70%인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최대 90%까지 높이려는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높일 경우 영남에 주로 포진해 있는 80만 명의 책임당원이 당 대표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CBS라디오에서 “괜히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지지하기 위한 룰 변경이 아닌가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명확한 논거 없이 룰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반면 친윤 그룹은 “당 대표는 당원 손으로 뽑아야 한다”며 당원 투표 확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당 대표는 우리 당원들이 뽑는 거고 수도권 일반인의 대표가 아니다”라며 “당원 투표를 늘리자는 의견이 당내에서 굉장히 많다”고 했다. 여기에 차기 당 대표 조건을 거론하며 현재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을 두고 “(당원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한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장제원은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주 원내대표를 겨냥해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왜 스스로 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발언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당에서 인물을 키워야지 인물이 없다고 당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서 찬물을 끼얹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도 “당권 주자를 나열하고 비판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내부 디스(공격)”라고 했다. 이런 ‘수도권·MZ세대 공감 당 대표론’의 파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당 대표 출마설로 이어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고 난 뒤 수도권, MZ 세대 표심을 강조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며 “당 지도부가 청년층에서 인기가 높은 한 장관까지 당 대표 후보군에 포함시켜 여론을 살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권에서 끊이지 않는 ‘한동훈 차출론’에 대해 야당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아무리 급해도 검사 대통령에 검사 여당 대표라니. 무슨 아프리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나라도 아니고 그게 뭐냐”고 비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열흘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여당 인사들을 포함해 내각, 군 수뇌부, 종교인 등과 최소 일곱 차례 만찬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 특유의 관저 식사 정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특히 차기 여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내년 3월 초로 가닥이 잡혀 가는 상황에서 관저 초청 및 식사 방식 등을 두고도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경쟁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5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입주한 관저에서 첫 손님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지난달 17일)와 오찬을 가진 이후 잇달아 각계 인사들을 불러 만찬을 가졌다. 정치권에서는 지난달 25일 공개로 진행된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이 있었다. 비공개로는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이철규 의원 부부(지난달 22일), 김기현 의원(지난달 30일)이 만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과 군 인사들도 관저를 찾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이달 초에,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 등은 2일에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장종현 백석대 총장과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 등 종교계 인사들도 관저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행보를 두고 대선 후보 시절부터 “혼밥(혼자 밥 먹기)은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던 윤 대통령이 전방위 소통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엔 외부 식당에서, 취임 후엔 ‘안가(안전가옥)’로 알려진 별도 공간에서 여당 의원 등 각계 인사들과 두루 만나 식사를 해왔다고 한다. 이런 관저 회동은 윤 대통령이 특정 인사나 그룹을 초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해 성사되는 경우도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날 때 먼저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관저 만찬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이 사는 집에서 집밥을 먹는 느낌이라 마음을 더 터놓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관저 만찬에 초청한 정치권 인사가 여당 지도부와 최측근, 차기 당권주자라는 점에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윤심의 향방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인사들을 초청하는 걸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관저 식사 정치가 차기 당권주자에 대한 면접 또는 교통정리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다만 일부 참석자들이 비공개를 전제로 진행된 관저 회동을 외부에 알리면서 계파 구분이 더 심해지는 역효과가 난다는 우려도 있다. 한 여권 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집권 당시 비공개로 식사 자리를 가졌지만 지금처럼 언론에 죄다 알려진 경우는 없었다”며 “특히 정치인들의 만찬이 공개되는 것은 (일부 참석자들의) 자기 홍보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것에 대해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4일 페이스북에 “서 전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 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 전문가”라며 “남북 간에도 한미 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다.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고 적었다. 1일 첫 입장을 낸 데 이어 재차 현 정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를 높인 것. 더불어민주당도 “무차별적 정치 보복”이라고 일제히 반발했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제) 윤석열 대통령의 ‘선제타격론’에 장단을 맞춰 전쟁광들만이 날뛸 게 뻔하다”며 “한반도에 길게 드리워지고 있는 먹구름이 불길하다”고 했다. 그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비교하며 “먼 북한의 바다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한 명이 아니라 158명의 젊은이가 참사를 당했는데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게 윤석열 정부”라며 “인권을 떠들어 대는 그 입이 부끄럽지 않냐”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로지 정치보복 차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누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겠는가”라고 했고, 이낙연 전 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뒤집고 지우는 현 정부의 난폭한 처사를 깊게 우려한다”고 썼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을 일제히 겨냥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3일 “잊혀진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라고 문 전 대통령을 직격한 데 이어 4일 “서 전 실장을 두둔해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월북 조작사건의 최종 책임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썼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것에 대해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4일 페이스북에 “서 전 실장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같은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며 이 같이 적었다. 서 전 실장의 구속에 앞서 1일 “부디 도를 넘지 않길 바란다”며 사건에 대한 첫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재차 현 정부를 향한 비판 메시지를 낸 것.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라며 “남북간에도 한미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다.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도 “무차별적 정치보복”이라고 일제히 반발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3일 서면브리핑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춰 결론이 정해진 정치보복 수사는 결국 법정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최고의 대북 전문가에게 오로지 정치보복 차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누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겠는가”라고 적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을 일제히 겨냥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3일 “잊혀진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라고 문 전 대통령을 직격한 데 이어 4일 “서 전 실장을 두둔해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월북 조작 사건의 최종 책임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썼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의 피해자 고 이대준 씨를 자진 월북으로 몰아간 혐의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에 대해 “사법부가 정의를 바로 세웠다”며 타깃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전환했다. 일부 당권주자들은 “‘최종 책임자’인 문 전 대통령을 수사하라”고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서 전 실장 구속 직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사법부는 ‘도를 넘지 말라’는 문 전 대통령의 궁색한 협박, 서 전 실장의 너절한 설명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사법부가 정의를 바로 세웠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1일 입장문에서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서 전 실장이 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역대 최장인 10시간 동안 변론한 것을 빗댄 것. 정 위원장은 서 전 실장을 두고 “평양에서 김정은이 준 가짜 비핵화 약속어음을 들고 와서 미국을 상대로 5년 내내 ‘비핵화 평화쇼’를 펼친 사람”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그런 사람을 대북 안보 사령탑으로 중용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자신을 ‘최종 책임자’라고 밝힌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해 강도 높게 공격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잊혀진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라며 “진실을 밝히는 여정에 도를 넘는 저항이 없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제 진실의 선 너머에는 단 한 사람, 문 전 대통령만 남게 됐다”며 “모든 사항을 보고 받고 최종 승인했다고 인정했으니 문 전 대통령 스스로 선을 넘어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권주자들은 연이어 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퍼부으며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월북 조작 사건의 최종 책임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법치는 너저분한 변명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도’를 넘지 말라고 했다. 여기서 ‘도’라는 것은 (문 전 대통령 사저인) 양산으로 가는 길(道)”이라며 “대한민국 법치를 향해 자기 측근 모두를 처벌하더라도 자기 하나만은 예외라며 비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범죄 앞에 성역은 있을 수 없다”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도를 넘지 말라던 문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가 자신이라고 스스로 밝혔는데, 도를 넘은 사람은 바로 문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법원이 판정한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썼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데 이어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예고했다. 대통령실은 이를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며 초강경한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장관을 내려놓으면 다음 타깃은 대통령이다. 둑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탄핵소추가 이뤄지는 경우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하면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는 시나리오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해임건의 거부 시 탄핵소추”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과 소방, 지방자치단체를 총괄하는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정조사와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리 없다”며 “헌법이 부여한 권한으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이번 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장관에 대한 탄핵도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에도 (이 장관) 본인이 자진 사퇴하지 않거나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한다면 부득이 내주에는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이번 정기국회 내 통과시켜 이 장관 문책을 매듭짓겠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위성곤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의안과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뒤 “탄핵에 대한 법률 검토는 이미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예산 심사는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내 신중론을 펼치는 의원들과 여권 비판을 의식한 듯 “국정조사는 국정조사고, 예산은 예산”이라며 “상호 연계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략적 접근”이라고 일축했다.○ 尹, 해임건의안 수용 거부할 듯 대통령실은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일찌감치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해임건의안이 발의되는 순간 기존 국정조사 합의는 파기 수순”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조사 계획서에 진상 규명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사 대상으로 사실상 명시된 (행안부) 장관을 갑자기 해임하면 국정조사를 할 의사가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민주당의 탄핵소추 강행 시 대응책 검토에도 들어갔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이 장관의 권한 행사 정지를 막지 못하더라도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한 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 보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 보호 의무라는 일반적·추상적 의무 위반으론 탄핵할 순 없다”면서 “구체적인 주 임무나 작위로 인한 엄격한 법률 위반 사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강경한 태도는 이 장관을 내려놓으면 다음 타깃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장관을 교체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것은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지 야당의 공세에 밀려 교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지지율 추세를 보면 국민들은 현 정부를 흔들려는 야당의 의도를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한 인질정치”라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국정조사 보이콧’ 가능성을 한층 구체화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파면을 주장하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대통령실 인력 30% 축소’에 대해 대통령실이 “정말 지키기가 힘들다”며 사실상 이행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윤재순 대통령총무비서관은 17일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 출석해 내년도 대통령실 인건비를 올해와 같은 433억2800만 원으로 편성해 달라고 요청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비서관은 ‘공약을 파기하겠다는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의 질의에 “국민들의 (업무) 수요가 워낙 폭주하고 있어 30% 기준을 정말 지키기가 힘들다”며 “워낙 업무량도 너무 많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건비만큼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살림을 도맡는 윤 비서관은 “다른 비서관실에서 인력 충원을 해달라고 하면 무조건 ‘안 된다’고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도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공약하셨던 부분이니 최대한 인력을 감축 운영하자는 차원에서 각 비서관실에서 증원 요청해오면 저희가 업무량 분석을 다시 한다”며 “그 후 (다른 비서관실 등에) ‘그러면 차라리 일 더 잘 하는 애를 데려와서 교체하라’는 식으로 요구하면서까지 최대한 ‘안 된다’고 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정원은 490명이지만 현재 근무 중인 인원은 409명으로 정원의 83.5% 수준이다. 대통령비서실 정원 443명 중 380명(85.8%), 국가안보실 정원 47명 중 29명(61.7%)이 현재 근무하고 있다. 윤 비서관은 정원보다 현원이 적은데 내년도 인건비가 올해와 같은 이유에 대해 “공무원들 호봉승급분과 5급 이하 처우개선부담금을 흡수한 상태”라며 “대통령실 총 인건비 동결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가 24일 막판 진통 끝에 45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 직전까지 조사 대상에 대검찰청을 포함시키는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대검 증인신청 대상을 ‘마약 관련 부서장’으로 한정하기로 극적 합의했다. 대형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는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6년 만이다.○ 대검 둘러싼 파열음 끝 극적 성사‘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54명 중 220명(86.6%) 찬성으로 통과됐다. 반대는 13명, 기권은 21명이었다.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구성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이날부터 예비조사를 시작했다. 여야 합의에 따라 내년 예산안 처리 직후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기관보고와 현장조사, 청문회 등 본격적인 절차를 밟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조계획서는 전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이날 본회의에서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조특위 첫 회의 직전 여당이 “국조 대상 기관에서 대검을 제외하자”고 요구하면서 파열음이 불거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주호영 원내대표를 찾아가 “현행법상 경찰의 마약 수사와 전혀 무관한 대검이 포함된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고, 주 원내대표도 이에 동의하면서 재협상에 나선 것. 야당은 “억지 주장”이라고 일제히 반발해 국회에선 오전 내내 전운이 감돌았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검은 참사 책임에서 빼라는 검찰 출신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지침인가”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류호정 원내대변인도 “정부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축소하고 비호하려는 벼랑 끝 전술”이라고 날을 세웠다. 야권에선 “국민의힘 빼고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3당끼리 강행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오후 들어 ‘대검을 포함하되 증인은 마약 관련 부서장만 신청한다’는 중재안에 여야가 서로 동의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곧바로 여야가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협상안을 추인받은 데 이어 본회의까지 통과하면서 참사 26일 만에 국조가 현실화됐다.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대검 전체를 대상으로 요구하는 것은 마약뿐 아니라 수사에 관여할 목적이 담긴 의도”라며 “정쟁으로 흐르는 국정조사를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별다른 언급 없이 본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여야 합의 없는 사상 최초 반쪽짜리 국정조사라는 오명은 피했고, 조사 대상 안에 대검을 그대로 포함시켰기에 잘된 협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與 의원 33명이 반대·기권 표결다만 이번 협상을 두고 여야 모두 당내 반발이 거센 상황이라 추후 ‘국조 정국’의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분위기다. 특히 본회의 표결에서 나온 반대(13표)와 기권(21표)은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반대표)을 제외하곤 모두 여당에서 나왔다. 친윤(친윤석열) 그룹에선 김기현 장제원 윤한홍 이용 의원 등이 반대표를 던졌고, 유상범 박수영 의원 등은 기권했다. 여권에서는 국조가 본격화될 다음 달에 검찰이 이태원 관련 수사를 경찰로부터 넘겨받게 된다는 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국조에 검찰총장이 나온다면 야권이 ‘검찰의 부실 수사’를 주장하며 정쟁을 확대시킬 명분을 줄 수 있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표결 결과는 대통령실이 국조 타결에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하는 기류를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여당에 너무 끌려다닌다”, “대통령경호처와 법무부를 포함시켜 재협상해야 한다” 등의 반발이 나왔다. 대검의 마약 관련 부서장이 수사지휘도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고, 여야가 질의 내용에 대해선 합의하지 않은 점도 추가 갈등의 불씨로 남았다는 관측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마약 수사가 이태원 참사 배경인 것처럼 말하고 그 배후가 저라고 했는데 왜 저는 (대상에서) 뺐나”라며 “경찰 수사지휘권이 없는 검찰을 대상에 넣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허위로 드러나자 의혹 제기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을 겨냥해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맹폭을 가했다. 김 의원은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맞섰다.국민의힘은 24일 해당 의혹의 단초가 된 첼리스트 A 씨가 경찰 수사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제히 김 의원과 민주당을 집중 공격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흑석거사’ 김의겸 의원은 이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떠들어대며 국민을 갈라치고 생사람 잡는 일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거짓말을 당의 신조를 삼고 있지 않다면 백주대낮에 국민을 상대로 대통령과 장관에 대해 거짓말을 일삼은 김의겸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도 촉구했다.국민의힘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김행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민주당 대변인인 김 의원은 국회에서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거짓말 퍼레이드로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을 소재 삼아 국정농단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 일은 제2의 국정농단에 해당하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했고,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법무장관이 로펌과 자리한 것만으로도 문제소지 크고 대통령까지 함께 했다면 더 큰 문제라고 했다”며 “민주당은 ‘집단 리플리 증후군’에 걸려있다”고 주장했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세도 이어졌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거짓말로 결론난 게 당연하지만 이런 가짜뉴스가 판치는 데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저급한 녹취를 공개적으로 재생하고 가짜뉴스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조차 없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자고 주장하며 선동하기 바빴다”고 규탄했다. 이어 “자당 대변인의 어처구니없는 허위사실 유포가 드러났다면 즉각 해임하는 게 상식인데 이 대표는 그러지 않았다”며 “ 합리적 의혹제기는 가짜뉴스 선동에 쓰일 게 아니라 ‘대장동 일당’ 범죄에 대한 진실규명에 쓰이는 게 더 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의혹을 첫 제기한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재발방지나 사과는 없었다. 김 의원은. 김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중단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난동 부린 MBC 책임”이라며 MBC에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좀스러운 대응”이라고 비판했고 정의당도 “언론과 국민 사이에 벽을 세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이 전적으로 ‘MBC 탓’이라는 걸 부각시켰다. 이달 18일 도어스테핑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였던 MBC 기자를 겨냥해 “훌리건을 방불케 하는 난동”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MBC 기자의) 슬리퍼, 팔짱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사정부와 독재 운운하며 대통령이 퇴장한 뒤에는 비서관을 붙잡고 고함을 지르며 소통의 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언론의 자유와 방종은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행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제가 대변인 시절에도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인터뷰하는 경우 모든 출입 기자가 넥타이도 갖추고 제대로 정자세였다”며 “대통령실과 언론의 관계를 악화시키게 된다면 제일 큰 피해는 국민이 입고 MBC를 뺀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가림벽에 대해서도 “기자실에서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볼 수 있는 구조”라며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을 계속 기록하는 기자들도 있다”고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일부 함량 미달 언론의 악의적인 난동질”이라며 “대통령과의 소통 창구를 배설장처럼 혼탁하게 했다”고 비판했고, 권성동 의원도 “MBC 기자는 슬리퍼를 신고 ‘군사정권’을 외치며 훌리건을 방불케 하는 난동을 부렸다”고 했다. 이에 맞서 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불통’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호와 보안을 빌미로 이 정권의 불통과 오기를 상징할 가림막을 세우고 도어스테핑마저 중단한다고 하니 참으로 점입가경”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에 큰 절벽이 생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국민의 귀와 눈을 틀어막으려는 독재적 발상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참 권위적인 발상이고 좀스러운 대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이정미 대표는 당 회의에서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영원히 소통하지 않겠다’는 엄포는 기가 찰 노릇”이라며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은 언론 개혁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 개혁”이라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취임 이후 6개월여 동안 이어온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전격 중단했다. 18일 도어스테핑 현장에서 발생한 MBC 기자의 항의성 질문과 이후 발생한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설전 등에 따른 후속 조치다. 대통령실은 이날 통상적인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시간인 오전 8시 54분에 공지를 내고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어스테핑은 국민과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산 시대’의 상징으로 불렸던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취임 다음 날인 5월 1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총 61차례 진행됐다. 하지만 MBC의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와 대통령실의 MBC 취재진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에 이어 대통령실이 주장하는 18일 도어스테핑 현장에서의 ‘불미스러운 사태’를 계기로 이날 무기한 중단됐다. 도어스테핑 업무를 담당했던 김영태 대통령대외협력비서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도어스테핑 중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MBC는 기본적으로 정파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며 “본연의 언론 활동이 아닌 정파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MBC와 같은 정파적인 언론이 계속 대통령실 취재를 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의중에 따라 ‘도어스테핑 중단을 고심하고 있다’는 문구도 이날 공지 직전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로 한층 강하게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어스테핑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그때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MBC 기자로 인해 일어난 이 사태가 기자단의 자정 작용으로 해결될 때까지는 도어스테핑 재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9일 출입기자 간사단에 “대통령실은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회사 기자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면서 해당 기자에 대한 징계 의견 제시를 요청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여야는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불통’ ‘독선’이라고 직격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불편한 질문을 거부하는 것은 닫힌 불통”이라며 “삐뚤어진 언론관은 가림벽으로 가려지겠지만 국민과의 소통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은 “난동 부린 MBC 책임”이라며 MBC를 겨냥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MBC는 도어스테핑을 저잣거리 품평회로 전락시켜 버렸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중단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난동 부린 MBC 책임”이라고 MBC에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좀스러운 대응”이라고 비판했고 정의당도 “언론과 국민 사이에 벽을 세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이 전적으로 ‘MBC 탓’이라는 걸 부각시켰다. 지난 18일 도어스테핑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였던 MBC 기자를 겨냥해 “훌리건을 방불케 하는 난동”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MBC 기자의) 슬리퍼, 팔짱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사정부와 독재 운운하며 대통령이 퇴장한 뒤에는 비서관을 붙잡고 고함을 지르며 소통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언론의 자유와 방종은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행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제가 대변인 시절에도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인터뷰하는 경우 모든 출입 기자들이 넥타이도 갖추고 제대로 정자세였다”며 “대통령실과 언론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게 된다면 제일 큰 피해는 국민이 입고 MBC를 뺀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가림벽에 대해서도 “기자실에서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볼 수 있는 구조”라며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을 계속 기록하는 기자들도 있다”고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 “일부 함량 미달 언론의 악의적인 난동질”이라며 “대통령과의 소통 창구를 배설장처럼 혼탁하게 했다”고 비판했고 권성동 의원도 “MBC 기자는 슬리퍼를 신고 ‘군사정권’을 외치며 훌리건을 방불케 하는 난동을 부렸다”고 했다. 이에 맞서 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불통’, ‘독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호와 보안을 빌미로 이 정권의 불통과 오기를 상징할 가림막을 세우고 도어스테핑마저 중단한다고 하니 참으로 점입가경”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에 큰 절벽이 생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불편한 질문을 거부하는 것은 닫힌 불통”이라며 “삐뚤어진 언론관은 가림벽으로 가려지겠지만 국민과의 소통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공격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이정미 대표는 당 회의에서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영원히 소통하지 않겠다’는 엄포는 기가 찰 노릇”이라며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은 언론 개혁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 개혁”이라고 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동남아 순방 당시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와 관련해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가 선택적 언론관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자유롭게 비판하시기 바란다. 저는 언론, 국민의 비판을 늘 다 받고 마음이 열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언론도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4개의 기둥”이라며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증거를 조작해서 판결했다고 할 때, 국민 여러분께서 ‘사법부는 독립 기관이니 거기에 대해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할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MBC가 악의적인 이유 10가지’라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9월 윤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 당시 불거진 비속어 논란과 관련한 MBC의 보도를 겨냥한 것. 또 윤 대통령은 “저는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이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더구나 그것이 국민들의 안전 보장과 관련되는 것일 때는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비뚤어진 언론관을 언론에 강요하지 말라”고 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가안보의 핵심인 동맹관계를 이간질했다면 그것은 바로 대통령”이라며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에 그 책임을 지우는 대통령의 뻔뻔함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대통령실 “MBC 악의적” 10가지 조목조목 지적… 기자와 설전도 1100자 브리핑에 ‘악의적’ 표현 12번尹 “MBC 전용기 배제, 헌법수호 일환”野 “지금이 무슨 봉건 왕조냐”MBC “근거 없이 가짜 뉴스 규정” “자유롭게 비판하시기를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순방 대통령 전용기에 MBC를 배제한 것이 선택적 언론관이 아니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전용기 탑승 배제 문제에 대해 물러설 뜻이 없다는 걸 명확히 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MBC에 대해서 “아주 악의적인 행태”라는 표현도 썼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삐뚤어진 언론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날 연이어 논평 등을 내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 尹 “조작” 언급… 순방 후에도 논란 지속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문답에서 전용기 관련 질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윤 대통령은 탑승 배제와 관련해 “국민들의 안전 보장과 관련되는 것일 땐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9월 윤 대통령의 미국 뉴욕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과 관련한 MBC의 보도가 한미 동맹 등 외교안보 사안과 직결된 문제라는 여권의 인식과 맥을 같이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사법부의 증거조작 판결 사례까지 가정하며 “국민 여러분께서 사법부는 독립 기관이니까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할 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선 “향후 진행될 MBC의 위헌 확인 헌법소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인가”라는 MBC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답을 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지만 이후 대통령실 참모와 MBC 기자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기정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은 “가는 분한테 그렇게 이야기하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고, MBC 기자는 “질문도 못 하나”라고 맞섰다. 윤 대통령의 발언 뒤 대통령실은 이재명 부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무엇이 악의적이냐’는 MBC 기자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며 10가지 이유까지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을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했다”며 “MBC의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에 혈안이 돼 있다”고 했다. 약 1100자 분량의 브리핑에는 “악의적”이라는 표현이 12번 등장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동남아 순방이 끝난 뒤에도 전용기 문제가 이어지면서 미일중 정상회담, 신(新)중동 붐 조성, ‘K반도체’ 협력 강화 등 성과가 가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 與 “MBC, 보도 수준 돌아보라” vs 野 “봉건 왕조냐”국민의힘은 이날 MBC를 겨냥해 “사회적 흉기이자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의해 운영되는 노(勞)영방송”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박성중 의원은 ‘노영방송 MBC 무엇이 문제인가’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 때는 문 전 대통령이나 김정숙 여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지 않아 놓고 윤 대통령과 배우자에겐 이렇게 난리를 친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의원은 MBC를 향해 “자막 조작을 통한 대국민 보이스피싱, 외교 이간질을 목표했던 e메일 질의,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는 답변을 듣고도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며 “MBC는 스스로의 보도 수준부터 돌아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언론은 대통령 발언을 받아쓰고 국정 홍보를 지원하는 지원 기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이 비서관의 “대통령에 대한 예의” 발언에 대해서도 “무슨 예의를 어겼다는 말이냐. 대통령의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은 아예 꺼낼 수 없는 봉건 왕조냐”고 지적했다.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명확한 근거 없이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악의적 행태’라고 말한 것은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위협적 발언”이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