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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현직 검사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권한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그간 정치적 파장을 감안해 최소화했던 탄핵안 발의 횟수를 늘림으로써 정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실질적인 ‘힘 과시’에 나서겠다는 것. 여기에 국회가 고위 공무원을 조사할 수 있는 ‘입법조사권’ 도입을 시사하면서 행정부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의석수를 무기로 일방 독주를 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22대 국회서 탄핵 정국 예고민주당 당선인들은 23일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1박 2일 간의 22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을 마친 뒤 “나라의 미래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폭주하는 정권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을 ‘브레이크 없는 폭주’로 규정하면서 입법부의 실질적 권한을 대폭 확대해 행정부 견제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 이들은 전날 밤 조별로 진행한 토의에서 ‘입법부 위상 강화’를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내놨다. 특히 검사·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권한을 더욱 적극 활용하겠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은 지난해 2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보복 기소 의혹을 받는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등 이미 21대 국회에서도 현직 장관과 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수차례 통과시켰는데, 22대 국회에서는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탄핵은 특정인에 대한 징계의 의미도 있지만 그걸 통해 공직 기강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검사와 장관에 대한 탄핵안 발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치적 무게감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통령도 헌법과 법률 위반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면 탄핵 대상의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 패스트트랙 기간 단축, 국회법 개정 예고민주당은 신속한 법률안 통과와 입법부의 권한 강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에도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국회 상임위원회에 정부 측 인사가 출석하지 않거나 위증했을 때, 또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공무원을 직접 불러 조사하는 ‘입법조사권’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행정부는 점점 더 비대해지고 전문화되는데 의회가 충분히 견제를 못하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입법부와 행정부의 균형을 맞추자는 취지”라고 했다.현행 최장 330일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심사 기간을 5∼6개월로 단축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행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상임위 180일 이내, 법제사법위원회 90일 이내’, ‘본회의 60일 이내’에 상정하도록 돼 있는데, 국회법을 개정해 단계별 법안 계류 기한을 줄이자는 것. 이를 통해 여야 간 합의 처리가 어려운 법안들도 야권 단독으로 빠르게 강행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는 실질적인 정부 견제와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서 필요한 국회법 개정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 국회법에 따라 다음달 7일까지 원구성 협상도 끝내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은 무조건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입법 폭주에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횟수 쌓기를 위한 입법 남용과 국회 일방독주를 예고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의 의도는 국회법을 다 바꿔서 패스트트랙 기한을 단축하고 법사위의 힘을 빼겠다는 것 아니냐”며 “그럴거면 왜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가져가겠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의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 단속에 비상이 걸린 국민의힘이 반대 투표를 당론으로 정하고 본회의 총동원령을 내렸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2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전원이 모여 당론으로 우리 의사를 관철하도록 다 같이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곧바로 당내에선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검법 찬성을 밝힌 김웅 의원은 “특검법을 반대하면 국민이 어떻게 납득을 하겠느냐”며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이 5명이고 이탈 표가 10명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진 의원은 “소수 의견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안철수 유의동 김웅 의원이 공개적으로 특검법 찬성 의사를 밝힌 가운데 총선에서 낙선한 58명 가운데 무기명 비밀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는 의원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찬성표를 던지지 않더라도 본회의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소극적 이탈’을 선택하는 낙선 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법 재의결 기준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표결 참여가 가능한 의원 295명이 모두 참석하고 더불어민주당 포함 범야권 180명이 찬성한다고 가정할 때 국민의힘 113명 중 17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통과된다.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여당 의원이 늘어나면 17표 이하로도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다. ● 與는 “당론으로 반대”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3선 이상 중진 의원과 간담회 직후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다고 밝혔다. 2일 본회의 당시 특검법에 대한 표결에 반대 당론을 정하고 단체로 불참한 데 이어 이번에도 반대 당론으로 내부 이탈 표 단속에 나선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당론을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그런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31명 중 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9명이 참석했다.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안 의원은 불참했다. 하지만 반대 당론에도 이탈 표 가능성은 계속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징계가 두렵지 않다. 중진끼리 모여 정하면 당론인가”라며 “당이 대통령 옹호를 위해 존재한다면 당명도 ‘대통령 경호처 여의도 출장소’로 바꾸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찬성표를 던질지 고민하는 의원들이 김 의원과 상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의원도 반대표를 던지겠다면서도 “다수 야당을 비판하면서 당내 소수 의견을 압박하는 것은 자기모순이자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에서는 특검법을 부결시키더라도 22대 국회에서는 여당이 선제적으로 특검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2대 국회에선 범야권 의석이 192석이라 여당에서 8명만 이탈해도 거부권이 무력화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재섭 당선인은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22대 국회 때에는 국민의힘에서 먼저 수사 범위를 정해놓고 검찰 임명권을 논의한 다음에 우리가 전향적으로 (특검법을) 내보자”고 말했다. 한 재선 당선인도 이날 통화에서 “이번엔 막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여론은 계속 안 좋아질 것”이라면서 “독소 조항을 빼고 수정해서 여야 합의로 처리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했다.● 민주, 與 의원 전원에 표결 관련 편지 민주당은 압박을 이어 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집권당이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국민의 뜻을 거부한다면 국민의힘 역시 무도한 정권의 공범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권력의 눈치가 아니라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박주민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면서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된다. 국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하고 용기를 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반발하는 강성 당원들을 달래기 위해 ‘초강경 법제사법위원장’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강성 당원들이 의장 후보로 강력히 지지했던 추미애 당선인(6선) 등 강경파 중진을 국회 법사위원장에 배치하는 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2일 “법사위원장에는 정부·여당에 강하게 맞설 수 있는 인물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라며 “추 당선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대안으로 4선이 된 정청래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했다. 원 구성 협상 실무 작업을 맡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법사위원장으로는 윤석열 정권의 독주와 거부권에 맞서 확실하게 자기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추 당선인 측은 “6선 의원에게 격에 맞지 않는 제안”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 당선인은 전날 이성윤 당선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의장 경선에서 패배한 것을 언급하며 “욱하는 마음도 있었고 용서가 안 되기도 했다”며 “세상 사는 게 성질대로 안 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강성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 “저도 이렇게 남아있지 않나. 민주당을 절대로 떠나지 마시라”라고 했다. 일부 강성 당원이 이번 의장 경선 때 우원식 의원을 뽑은 의원들을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이재명계를 지칭하는 속어)으로 분류하며 색출 작업에 나선 가운데 법사위원장을 노리는 박주민 의원의 서울 은평구 지역사무실에도 강성 당원들의 항의성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에는 “내가 잘해서 표 받은 거라고 생각해서 마음대로 하셨다면, 민주당 딱지 떼고 당원 없이 혼자 나가 당선되세요”라고 적혔다. 박 의원이 의장 경선에서 우 의원을 뽑았을 것이란 추정 아래 그를 ‘수박’으로 규정한 것. 이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성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 의원이 더 개혁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뽑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의 권리가 더 확대돼야 한다는 취지엔 전적으로 동의한다”라면서도 “이번 국회의장 선거 과정에서의 선택도 다수 당원의 요구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충남 예산군에서 열린 민주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당원 민주주의’ 제도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지방선거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권리당원 참여 폭을 넓히고, 사무처에 ‘당원주권국’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다. 친명계 강득구 사무부총장은 “민주당은 분명 당원 주권의 길로 가야 한다”며 “이것이 시대정신이고 당원의 요구”라고 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의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 단속에 비상이 걸린 국민의힘이 반대 투표를 당론으로 정하고 본회의 총동원령을 내렸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2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전원이 모여 당론으로 우리 의사를 관철하도록 다 같이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곧바로 당내에선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검법 찬성을 밝힌 김웅 의원은 “특검법을 반대하면 국민이 어떻게 납득을 하겠느냐”며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이 5명이고 이탈표가 10명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진 의원은 “소수 의견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안철수 유의동 김웅 의원이 공개적으로 특검법 찬성 의사를 밝힌 가운데 총선에서 낙선한 58명 가운데 무기명 비밀 투표에서 찬성 표를 던지는 의원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찬성 표를 던지지 않더라도 본회의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소극적 이탈’를 선택하는 낙선 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특검법 재의결 기준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표결 참여가 가능한 의원 295명이 모두 참여하고 더불어민주당 포함 범야권 180명이 찬성한다고 가정할 때 국민의힘 113명 중 17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통과된다.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여당 의원이 늘어나면 17표 이하로도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는 셈이다. ● 與는 “당론 반대”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3선 이상 중진 의원과 간담회 직후 당론 반대로 결론 냈다고 밝혔다. 2일 본회의 당시 특검법에 표결에 반대 당론을 정하고 단체로 불참한 데 이어 당론 반대로 정하고 내부 이탈표 단속에 나선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당론을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그런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31명 중 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9명이 참석했다.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안 의원은 불참했다.하지만 당론 반대에도 이탈표 가능성은 계속 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징계가 두렵지 않다. 중진끼리 모여 정하면 당론인가”라며 “당이 대통령 옹호를 위해 존재한다면 당명도 ‘대통령 경호처 여의도 출장소’로 바꾸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찬성 표를 던질지 고민하는 의원들이 김 의원과 상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의원도 반대표를 던지겠다면서도 “다수 야당을 비판하면서 당내 소수 의견을 압박하는 것은 자기모순이자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에서는 특검법을 부결시키더라도 22대 국회에서는 여당이 선제적으로 특검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2대 국회에선 범야권 의석이 192석이라 여당에서 8명만 이탈해도 거부권이 무력화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김재섭 당선인은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22대 국회 때에는 국민의힘에서 먼저 수사 범위를 정해놓고 검찰 임명권을 논의한 다음에 우리가 전향적으로 (특검법을) 내보자”고 말했다. 한 재선 당선인도 이날 통화에서 “이번엔 막을 수 있다 하더라도 여론은 계속 안 좋아질 것”이라면서 “독소조항을 빼고 수정해서 여야 합의로 처리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했다.● 민주, 與 의원 전원에 표결 관련 편지민주당은 압박을 이어 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집권당이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국민의 뜻을 거부한다면 국민의힘 역시 무도한 정권의 공범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권력의 눈치가 아니라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박주민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 보낸 편지를 공개하면서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된다. 국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하고 용기를 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반발하는 강성 당원들을 달래기 위해 ‘초강경 법제사법위원장’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강성 당원들이 의장 후보로 강력히 지지했던 추미애 당선인(6선) 등 강경파 중진을 국회 법사위원장에 배치하는 안을 고심하는 것.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2일 “법사위원장에는 정부·여당에 강하게 맞설 수 있는 인물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라며 “추 당선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대안으로 4선이 된 정청래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했다. 원 구성 협상 실무 작업을 맡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법사위원장으로는 윤석열 정권의 독주와 거부권에 맞서 확실하게 자기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추 당선인 측은 “6선 의원에게 격에 맞지 않는 제안”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추 당선인은 전날 이성윤 당선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의장 경선에서 패배한 것을 언급하며 “욱하는 마음도 있었고 용서가 안 되기도 했다”며 “세상 사는 게 성질대로 안 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강성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 “저도 이렇게 남아있지 않나. 민주당을 절대로 떠나지 마시라”라고 했다.일부 강성 당원이 이번 의장 경선 때 우원식 의원을 뽑은 의원들을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이재명계를 지칭하는 속어)으로 분류하며 색출 작업에 나선 가운데 법사위원장을 노리는 박주민 의원의 서울 은평구 지역사무실에도 강성 당원들의 항의성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에는 “내가 잘해서 표 받은거라고 생각해서 마음대로 하셨다면, 민주당 딱지 떼고 당원 없이 혼자 나가 당선되세요”라고 적혔다. 박 의원이 의장 경선에서 우 의원을 뽑았을 것이라는 추정 하에 그를 ‘수박’으로 규정한 것.이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성환 의원은 이날 “우 의원이 더 개혁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뽑았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당원의 권리가 더 확대돼야 한다는 취지엔 전적으로 동의한다”라면서도 “이번 국회의장 선거 과정에서의 선택도 다수 당원의 요구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이날 충남 예산군에서 열린 민주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당원 민주주의’ 제도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지방선거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권리당원 참여 폭을 늘리고, 사무처에 ‘당원주권국’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다. 친명계 강득구 사무부총장은 “민주당은 분명 당원 주권의 길로 가야 한다”며 “이것이 시대정신이고 당원의 요구”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고리로 22대 국회 상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의 강공을 예고했다.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반드시 민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법사위와 운영위 독식은 입법 독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여야 간 대치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회가 나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통치’를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명분이 더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채 상병 사망 사고와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 임명 과정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장 자리도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밖에 언론 관련 논란을 다루게 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 김건희 여사 일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다룰 국토교통위원장도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민주당은 당 내에서 상임위원장과 간사를 배분할 때도 강경파 의원을 전면 배치해 정부·여당을 상대로 전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정부·여당에 제대로 맞서 싸울 수 있는 의원들을 법사위 등 핵심 상임위에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로 원 구성을 독식하려 한다”며 “2004년 17대 국회부터는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양당 간 견제와 균형을 이뤘다”고 반발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국회에서는 법사위가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데, (민주당이) 브레이크를 빼고 직진한다면 반드시 사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민주당은 국회법을 근거로 다음달 7일까지 원구성 협상을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협상이 관례”라고 맞서고 있다. 역대 원 구성 협상은 13대 국회 이후 평균 41일이 걸렸다. 21대 국회 하반기 땐 원 구성 협상이 개원 후 53일간 이어지면서 7월 22일에야 마무리됐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양쪽의 딱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이 국회의장의 중립이라고 이야기하면 그것은 어폐가 있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5선·서울 노원갑·사진)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중립을 너무 협소하게 봤다. 국민 관점에서 볼 때 올바른 일인데 지체되는 것은 아주 답답한 일”이라며 “국민에게 꼭 필요한 법을 마냥 지체하게 두지 않고 단호해야 할 때는 단호히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한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등과 윤 대통령이 반대 의사를 밝힌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즉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법안들을 통과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우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국회가 제정한 법률의 취지에 반하는 시행령 개정을 통한 ‘시행령 통치’에 나서고 있다”며 ‘국회 시행령 사전심사제’ 도입 계획도 밝혔다. 우 의원은 “헌법상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 따라서 법률의 취지와 전혀 다른 시행령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시행령의 범위는 법률 안에서 정하도록 국회에서 사전 심사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힌다’는 지적에 대해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게 뭐가 문제인가. 사회경제 개혁가로서 이 대표의 면모를 지지한다”고 수차례 밝혔다. 그는 친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이 대표의 연임론에 대해서도 “재판도 받아야 되고, 공격에 너무 시달렸다. 심지어 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파동까지 있었다”며 “이 대표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우원식 “법사위는 민주당 입법 막고, 운영위는 용산 방탄 노릇”“22대 원구성 협상 빨리 끝내고, 내달 중으로 국회 열어야… 이재명과 가까운게 뭐가 문젠가의장 선출, 李 일극체제 아닌 방증… 尹 시행령 통치는 입법권 침해국회서 시행령 범위 사전심사할 것”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률의(더불어민주당 입법을 막는) 방탄, 운영위원회는 용산의 방탄 노릇을 해왔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5선)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빨리 끝내고 다음 달 중으로 국회를 열어야 한다”며 “원 구성 협상 때문에 몇 달씩 끌려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상임위 모두 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은 두 상임위원장을 확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는 “가급적 여야가 합의하는 것이 좋겠지만 마냥 합의될 때까지 미뤄 둘 수 없다”고 했다.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원 구성에 대해 국회의장 직권 상정을 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원은 여야 합의 처리를 강조했던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을 겨냥해 “국민이 볼 때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줬다”며 “중립을 협소하게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우 의원과의 인터뷰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70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정식, 정성호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렇게 심각하게 개입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명심 논란은 심각하게 볼 문제가 아니었지만 주변에서도 과도하게 (추 당선인에게 이 대표의 의중이 있다고) 그래서 (선거 결과로) 조금 민망하게 됐다.” ―박 원내대표가 사실상 이 대표를 대리해 교통정리를 한 것 아닌가. “박 원내대표는 내게는 그런 (사퇴) 얘기를 안 했다. 내가 오히려 ‘여러 난관이 있는 시기의 원내대표에게는 협상을 잘하는 국회의장이 필요하다. 정치력이 있는 의장이 필요하다. 그래야 여야 간에 논의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박 원내대표에게 얘기했다.” ―이번 결과로 이 대표 일극체제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내대표는 경선을 안 치르고 추대됐으니 그런 점(일극체제)이 있었다. 하지만 국회의장 선거는 그렇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제가 당선됐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당을 지나친 일극체제, 이렇게 보기는 어렵지 않나? 민주당은 역시 ‘민주’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재명과 가까운 게 뭐가 문제인가. 나는 이 대표가 사회경제 개혁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를 지지하고 이 대표가 세상 바꾸는 일에 협력할 것이다.” 우 의원은 자신도 친명(친이재명)계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추미애 당선인의 탈락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 의원을 찍은) 89명을 색출해야 한다”는 거친 주장들도 올라왔다. 탈당 신청이 수천 건 접수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강성 당원들 항의 문자가 많이 온다고 들었다. “추 당선인을 지지했던 분들이 문자를 많이 보냈다. 당심이 추 후보를 원했는데 너무 섭섭하다는 얘기들을 하더라.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또 무슨 협치한다고 할 일을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해달라는 얘기들이었다.” 강성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우 의원의 당선에 대해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하다. 당원 중심 정당은 아직 멀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곧장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다. 당원과 당선인 갈라치기”라며 반박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인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법안을 22대 국회에서 즉각 추진해야 하나. “예전엔 자영업자들이 가게 하나 운영하면 대학까지 애들 다 보냈는데 지금은 1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급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금이라도 줘야 한다.” ―국회의 시행령 사전심사제 도입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헌법상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 법률의 취지와 전혀 다른 시행령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시행령 통치를 막기 위해 시행령의 범위를 법률 안에서 정하도록 국회에서 사전 심사하겠다. 그 범위 밖으로 벗어나는 것은 국회가 동의하지 않겠다.” ―김진표 의장은 여야 합의 처리를 강조했다. “국민이 볼 때 김 의장은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줬다. 김 의장은 중립을 이야기하는데 양쪽 딱 가운데 서 있는 것을 중립이라 이야기하면 그것은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여야가 22대 국회 전반기 원(院) 구성 협상과 관련해 본회의 전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장과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직을 서로 사수하겠다며 강하게 대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중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포함해 ‘11(민주당) 대 7(국민의힘)’로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운영위 등 두 상임위원장직을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다음 주 회동을 갖고 원 구성 협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17일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민주당이 맡는다는 전제 아래 의석수를 기준으로 민주당이 11곳, 국민의힘이 7곳 상임위원장을 나눠 가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우선 법사위와 운영위를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을 가져오는 방안이 거론된다. 만일 국민의힘이 7개 위원회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과거 원 구성 협상처럼 여야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협상을 질질 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협치가 사라지면 대립과 갈등이 증폭된다”며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아온 관행을 지켜야 한다고 맞섰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는 대화, 협상, 협치를 하는 곳”이라며 “(대립과 갈등은) 국민이 결코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2012년 당시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일방 독주를 못 하게 하고 길목을 지키는 위원회’라고 한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원내 2당이 맡는 관례는 17대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예외 없이 존중됐으나 21대 전반기 유일하게 민주당에 의해 파괴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금도 야당이 안건조정위원회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을 꼼수로 활용해 모든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는데, 마지막 방어선인 법사위원장까지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번 총선에서 당선인 대부분이 친명(친이재명)계가 된 것 아니냐. 친명계 규모가 커진 만큼 더 이상 단일 집단이라고 볼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2대 전반기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사실상 이재명 대표가 지지했던 추미애 당선인이 우원식 의원에게 패한 것을 두고 “친명계 내에서도 분화 양상이 일어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 분위기를 주도했던 신(新)친명 그룹과 이 같은 움직임에 거리를 둔 ‘원조 친명’ 간의 거리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번 의장 선거 과정에서 이 대표의 의중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곳은 강성 친명 그룹으로 이제 민주당의 최대 계파가 된 더민주혁신회의(혁신회의)였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김우영 정무조정실장 등을 비롯해 혁신회의 일부 멤버들은 이 대표의 뜻을 강조하면서 노골적인 추 당선인 지지 흐름을 만들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혁신회의 소속 일부 초선 당선인들이 과도하게 추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가뜩이나 추 당선인에 대한 비토가 큰 의원들 사이에서 더욱 반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친명계에서는 4선 김민석, 재선 김용민 의원 등이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추 당선인 지지에 나섰다. 반면 정성호 김영진 의원 등 이재명 대선 캠프 핵심이었던 7인회 출신 ‘원조 친명’ 그룹은 ‘명심 논란’에서 한발 물러섰다. 정 의원은 12일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의장 후보를 사퇴한 뒤 14일 우원식 의원이 주축인 당 을지로위원회 행사에 참석하면서 사실상 우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총선 과정에서 각각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신(新)명계’로 불린 안규백 김성환 의원 등도 추 당선인 쏠림 흐름과는 거리를 뒀다. 당내에서는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우원식 지지 의원 색출’ 움직임까지 나오는 가운데 혁신회의는 의장 선거 결과를 근거로 “이 대표의 완전한 당 장악이 필요하다”며 연임론을 부추기고 있다. 혁신회의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 확장에 나서는 등 ‘몸집 키우기’에 돌입한 상태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강성 당원들의 선호도가 낮았던 우 의원이 의장 후보로 당선된 만큼 당원들이 투표권을 갖는 전당대회에서는 이 대표를 옹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명백한 것은 권력 주체는 국민이고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그 권력의 주체로부터 잠시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이자 일꾼이라는 사실”이라며 “대리인임을 잊어버리고 본인이 마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고유 권력자인 것처럼 행사하는 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잘못된 사고”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당원들의 여론과 다른 선택을 한 의장 선거 결과를 지적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7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국민 1인당 25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라고 반대 뜻을 밝혔다. 민주당 소속 김 전 총리가 민생회복지원금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원금 지급 예산) 13조 원은 국가 재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재원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이며 이게 (물가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 전문가 토론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지급하더라도 토론을 통해 지원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회동에서) 이 대표 제안에 윤 대통령이 곤란하다고 했으면 무엇이 진실인지에 관해서 이야기해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이 총선 압승 후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인다는 우려에 대해 “그런 방안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민주당이 소수 당으로 (18대 국회에서) 불과 80여 석밖에 없을 때도 이명박 정부 당시 여당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번 총선에서 당선인 대부분이 친명(친이재명)계가 된 것 아니냐. 친명계 규모가 커진 만큼 더 이상 단일 집단이라고 볼 수 없다.”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2대 전반기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사실상 이재명 대표가 지지했던 추미애 당선인이 우원식 의원에게 패한 것을 두고 “친명계 내에서도 분화 양상이 일어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 분위기를 주도했던 신(新) 친명 그룹과 이 같은 움직임에 거리를 둔 ‘원조 친명’간의 거리가 드러났다는 것이다.이번 의장 선거 과정에서 이 대표의 의중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곳은 강성 친명 그룹으로 이제 민주당의 최대 계파가 된 더민주혁신회의(혁신회의)였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김우영 정무조정실장 등을 비롯해 혁신회의 일부 멤버들은 이 대표의 뜻을 강조하면서 노골적인 추 당선인 지지 흐름을 만들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혁신회의 소속 일부 초선 당선인들이 과도하게 추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가뜩이나 추 당선인에 대한 비토가 큰 의원들 사이에서 더욱 반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친명계에서는 4선 김민석, 재선 김용민 의원 등이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추 당선인 지지에 나섰다.반명 정성호 김영진 의원 등 이재명 대선 캠프 핵심이었던 7인회 출신 ‘원조 친명’ 그룹은 ‘명심 논란’에서 한발 물러섰다. 정 의원은 12일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의장 후보를 사퇴한 뒤 14일 우원식 의원이 주축인 당 을지로위원회 행사에 참석하면서 사실상 우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총선 과정에서 각각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신(新)명계’로 불린 안규백 김성환 의원 등도 추 당선인 쏠림 흐름과는 거리를 뒀다.당내에서는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우원식 지지 의원 색출’ 움직임까지 나오는 가운데, 혁신회의는 의장 선거 결과를 근거로 “이 대표의 완전한 당 장악이 필요하다”며 연임론을 부추기고 있다. 혁신회의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 확장에 나서는 등 ‘몸집 키우기’에 돌입한 상태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강성 당원들의 선호도가 낮았던 우 의원이 의장 후보로 당선된 만큼 당원들이 투표권을 갖는 전당대회에서는 이 대표를 옹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명백한 것은 권력 주체는 국민이고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그 권력의 주체로부터 잠시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이자 일꾼이라는 사실”이라며 “대리인임을 잊어버리고 본인이 마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고유 권력자인 것처럼 행사하는 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잘못된 사고”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당원들의 여론과 다른 선택을 한 의장 선거 결과를 지적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늘 그래 왔듯 이재명 대표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일하겠다.”(우원식 의원) “국회 운영에서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민심을 중심에 둔 운영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이재명 대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16일 당선 직후 이재명 대표와 만나 철저한 협력 관계를 약속했다. 우 의원은 “민심에 맞지 않게 흘러간다면 국회 대표로서 국회법에서 규정하는 국회의장의 권한을 최대한 살려 나가는 것도 살피겠다”며 “특히 이 대표와 함께 꿈꿔 온 기본사회라는 비전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입법 지원을 약속한 것. 이에 이 대표는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폭주, 퇴행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며 “국회가 더 전면에 나서 3부의 한 축으로서 국정의 횡포와 역주행을 막아 달라”고 당부했다. 우 의원은 이날 당선 직후 수락 인사에서도 여야 합의 관행을 중시했던 기존 의장들과 다른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라며 “민주당 법안이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문제에 대해서도 “거부권이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생각하지만 국민에게 꼭 필요한 법안을 지속적으로 거부한다는 건 헌법이 정한 국회 입법권을 부정하고 침해하는 일”이라며 “삼권분립을 분명히 하기 위해선 대통령 거부권을 아주 제한적으로, 국민이 동의할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구조 개편 문제나 입법부와 삼권분립을 분명하게 하는 내용 등이 개헌안에 담겨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으로 가야 한다”며 22대 국회에서의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선 “헌법을 부정하는 발상”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거부권은 삼권분립 원칙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며 “국민의힘은 (원포인트 개헌을)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우 의원이 의장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앞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명심 팔이’ 경쟁에서 민생에 대한 걱정보다 국회를 이 대표의 방탄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더 커 보였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추미애 당선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온건한 우 의원을 선택한 민주당이 무섭다”는 반응도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중도층을 향한 민주당의 변화가 두렵다”며 “패배한 우리보다 승리한 민주당이 더 먼저 변하고 있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즉시 이재명 대표의 총선 핵심 공약인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지원금의 지급 대상과 액수에 대해서는 여지를 두고 정부·여당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열어뒀다. 일단 공약을 관철시키는 데 사활을 걸겠다는 취지다. 최근 친명(친이재명)계에선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완화’ 주장이 이어지는 등 이 대표의 차기 대권 행보를 위한 정책 화두 선점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4일 통화에서 “이달 말 당선자 총회에서 총의가 모아지면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 형태로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제적 효과를 생각하면 보편 지원이 맞지만 정부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지급해야 되기 때문에 선별 지원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80% 국민에게 지급한 적이 있고 70%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얘기도 있는 만큼, 지급 범위를 비롯해 지급 액수에 대해서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유가환급금으로 1인당 6만∼24만 원을 지급한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특별법 제정’이 아닌 ‘조세특례법 개정’을 통해 연말정산에서 환급금 형식으로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 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민생회복지원금을 거부하는 만큼 과거 보수 정권에서 활용한 방식도 차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명계에서는 최근 박찬대 원내대표가 언급한 ‘1가구 1주택 종부세 완화’에 대한 추진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1주택자 종부세 완화에 대해 검토해 보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또 다른 친명계 인사는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지가 기준을 현행 12억 원에서 16억∼18억 원으로 높이는 식으로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금기시돼 온 종부세 완화 문제까지 거론되는 것을 두고 이 대표의 차기 대선 행보를 고려한 ‘정책 노선’ 강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부동산 민심 선점이라는 것.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민주당이 부동산 부분에 대해 너무 완고한 정책을 펴다가 지난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실용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도 “이 대표의 대선 준비를 위해 그간 민주당이 금기시해 온 정책도 차용할 수 있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추미애 당선인은 일종의 ‘대립군(代立軍)’이다. 이재명 대표 대신 전쟁에 나가 싸워줄 사람으로 선택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16일 치러지는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사실상 추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립군은 조선시대 때 남의 군역을 대신해 싸우는 군인을 의미한다.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 대표를 대신해 추 당선인이 최전선에서 정부·여당과 싸워야 한다는 취지다. 애초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국회의장 선거에서 중립을 지키거나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이 대표의 최측근이면서도 중도 이미지인 정성호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앞서 치러진 22대 첫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찐명’(진짜 친명) 박찬대 의원이 이 대표 주도로 단독 입후보하면서 ‘명심’(이 대표의 의중) 논란이 제기됐던 만큼 이번엔 몸을 사릴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다선, 나이에 따른) 순리대로’를 강조하며 추 당선인 지지 의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의장 선거도 ‘명심’에 따르는 것이 맞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찬대 “전반기 의장 돌격형 돼야” 13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는 의장 선거와 관련해 “순리대로 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선수와 나이상 우선순위인 추 당선인이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는 게 좋겠다는 취지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후보 등록일 직전 정 의원과 조정식 의원을 만나 불출마를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이 대표의 뜻은 전반기 의장은 돌격형, 후반기 의장은 관리형”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의 행보는 모두 이 대표의 뜻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추 당선인도 이날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명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추 당선인은 “(이 대표가 내게) ‘이번만큼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있는 국회의장 선거가 있겠느냐. 그래서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연히 이렇게 과열되니 우려가 많은 것 같다. 잘 좀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추 당선인에게 힘을 실으면서 막판엔 조, 정 의원과 우원식 의원 간 물밑 연대 움직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세 후보 모두 이 대표와 가까운 관계인데, 박 원내대표가 대신 명심을 전한 데 대한 불쾌감이 컸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가 끝내 추 당선인 지지 의사를 굽히지 않자 정 의원은 결국 12일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정 의원은 이 대표와 가장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해 왔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비토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나는 당파성이 적은 사람”이라며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국회가 걱정된다”고 했다. 추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6선인 조 의원은 이 대표가 선수에 따른 관례를 언급한 만큼 후반기 의장을 노리고 추 당선인과 단일화 협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친명계 “秋가 싸워주는 게 대선서 유리” 이 대표가 추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선 배경엔 22대 국회 초반부터 입법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 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을 비롯해 은행·정유사의 과다 이익에 대한 ‘한시적 횡재세’ 도입, 서민금융 지원 등 ‘입법 전쟁’을 예고한 상태다. 22대 국회에서의 입법 실적을 기반으로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서야 하는 이 대표가 자신의 입법 성과를 가장 강력하게 지원해줄 수 있는 인물로 추 당선인을 낙점했다는 것. 친명계 관계자는 “사실 이 대표와 가까운 순서로 보면 정성호, 조정식, 우원식 의원 순이고, 추 당선인이 가장 멀다”며 “그러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입법 과제를 밀어붙이는 면에서는 추 당선인이 가장 확실한 카드”라고 했다. 추 당선인에 대한 강성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 역시 이 대표가 추 당선인 쪽으로 기우는 요인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도 이날 오찬 회동을 갖고 추 당선인 지지로 사실상 뜻을 모았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추미애 당선인은 일종의 ‘대립군(代立軍)’이다. 이재명 대표 대신 전쟁에 나가 싸워줄 사람으로 선택된 것이다.”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 의원은 16일 치러지는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사실상 추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립군은 조선시대 때 남의 군역을 대신해 싸우는 군인을 의미한다.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 대표를 대신해 추 당선인이 최전선에서 정부여당과 싸워야 한다는 취지다.애초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국회의장 선거에서 중립을 지키거나 ‘친명 좌장’이라 불리는 이 대표의 최측근이면서도 중도 이미지인 정성호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앞서 치러진 22대 첫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찐명’(진짜 친명) 박찬대 의원이 이 대표 주도로 단독 입후보하면서 ‘명심(이 대표의 의중)’ 논란이 제기됐던만큼 이번엔 몸을 사릴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다선, 나이에 따른) 순리대로’를 강조하며 추 당선인 지지 의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의장 선거도 ‘명심(이 대표의 의중)’에 따르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찬대 “전반기 의장 돌격형 돼야”13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는 의장 선거와 관련해 “순리대로 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선수가 가장 높고 나이가 두번째로 많은 추 당선인이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는 게 좋겠다는 취지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후보 등록일 직전 정 의원과 조정식 의원을 만나 불출마를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이 대표의 뜻은 전반기 의장은 돌격형, 후반기 의장은 관리형”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의 행보는 모두 이 대표의 뜻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추 당선인도 이날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해 ‘명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추 당선인은 “(이 대표가 내게) ‘이번만큼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있는 국회의장 선거가 있겠느냐. 그래서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연히 이렇게 과열되니 우려가 많은 것 같다. 잘 좀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이 대표가 추 당선인에게 힘을 실으면서 막판엔 조, 정 의원과 우원식 의원 간 물밑 연대 움직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세 후보 모두 이 대표와 가까운 관계인데 박 원내대표가 대신 명심을 전한 데에 대한 불쾌감이 컸다”고 했다.다만 이 대표가 끝내 추 당선인 지지 의사를 굽히지 않자 정 의원은 결국 12일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정 의원은 이 대표와 가장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해 왔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비토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나는 당파성이 적은 사람”이라며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국회가 걱정된다”고 했다.추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6선인 조 의원은 이 대표가 선수에 따른 관례를 언급한 만큼 후반기 의장을 노리고 추 당선인과 단일화 협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秋가 싸워주는 게 대선서 유리”이 대표가 추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선 배경엔 22대 국회 초반부터 입법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 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을 비롯해 은행·정유사의 과다 이익에 대한 ‘한시적 횡재세’ 도입, 서민금융 지원 등 ‘입법 전쟁’을 예고한 상태다. 22대 국회에서의 입법 실적을 기반으로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서야 하는 이 대표가 자신의 입법 성과를 가장 강력하게 지원해줄 수 있는 인물로 추 당선인을 낙점했다는 것. 친명계 관계자는 “사실 이 대표와 가까운 순서로 보면 정성호, 조정식, 우원식 의원 순이고, 추 당선인이 가장 멀다”며 “그러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입법 과제를 밀어붙이는 면에서는 추 당선인이 가장 확실한 카드”라고 했다.추 당선인에 대한 강성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역시 이 대표가 추 당선인 쪽으로 기우는 요인이었다는 해석이다. 당내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도 이날 오찬 회동을 갖고 추 당선인 지지로 사실상 뜻을 모았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추미애 당선인(6선·경기 하남갑·사진)을 사실상 추대하고 나섰다. 당내 국회의장 경선 후보로 공식 등록했던 친명계 조정식 의원(6선·경기 시흥을)은 12일 추 당선인과의 단일화를 선언했고,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5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도 이날 후보직을 사퇴했다.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추 당선인을 전반기 국회의장 단일 후보로 내세우는 데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문을 통해 “경쟁보다는 순리에 따라 최다선 중 연장자인 추 후보를 단일 후보로 추대한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의 교통정리를 거쳐 단독 입후보해 선출된 ‘찐명’(진짜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 정 의원을 만나 의장 후보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국회의장 선거마저 ‘명심’(이 대표의 의중)으로 치러지는 것이냐는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明心 국회의장’ 추미애?…조정식-정성호, 박찬대 만난 뒤 “사퇴” 친명, 추미애 사실상 추대박찬대, 趙-鄭에 불출마 설득 알려져… 강성 당원 ‘秋지지’ 입김도 작용한듯이재명, 대선 위해 전략 선택 분석도우원식 완주 의지… 16일 양자대결 16일 열리는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은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5선·서울 노원을·사진)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 당선인은 12일 조정식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뒤 “총선 민심과 당심에 무거운 사명감을 지니고 개혁국회 구성과 이재명 대표 중심의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위해 기꺼이 대승적 결단으로 지지 선언을 해주신 조정식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의 합의문을 두고 당내 최다선인 두 사람이 사실상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갖기로 이면 합의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의 의중이 사실상 추 당선인에게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조 의원이 연장자가 의장에 오르는 관례를 내세워 전반기엔 추 당선인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후반기 의장을 노리고 단일화에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 추 당선인은 66세, 조 의원은 61세다.● 우원식 “자리 나누듯 단일화 유감” 5선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 당선인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친명계 지지 기반이 겹치는 정 의원으로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완주 의지를 밝혔다. 그는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의 단일화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선수는 단지 관례일 뿐”이라면서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썼다. 우 의원은 통화에서 “결선투표까지 도입했으면 결선을 거쳐야지 무슨 단일화를 하냐”고 날을 세웠다. 우 의원 본인은 이번 출마 과정에서 이 대표의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력 등을 어필하며 거듭 ‘친명’임을 강조해왔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명 색채가 옅다는 평가다. 우 의원은 김근태계를 비롯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들이 주축인 당내 모임 ‘더 좋은미래’와 자신이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이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을 두고 친명계에서는 “우 의원이 향후 비명(비이재명)계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결단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의 단일화 회동에 배석한 민주당 김병기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기존 관행대로 선수와 나이에 따른 국회 전통이 존중돼야 하지 않냐”고 사실상 우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 의원도 지난 후보 등록 과정에서 이 대표와 가까운 친명계 인사로부터 불출마 압박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 원내대표 이어 의장까지 추대” 박 원내대표가 후보 등록일(7, 8일) 직전 조 의원과 정 의원을 만나 ‘당원들의 뜻’을 내세워 불출마를 설득한 것을 두고 지도부가 막판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강성 권리당원들의 입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민주당 당원 게시판과 이 대표 팬카페 등에는 강성 당원들의 ‘추미애 의장’ 추대론이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인 김민석 의원도 “지금이 당원 주권의 시대라 믿는다. 당원 주권 존중을 순리로 보는 새 정치문법과 다선의 연장자 우선을 순리로 보던 전통 정치문법이 공교롭게 같은 해법을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은 강성 권리당원을 비롯해 당내 강경파인 ‘처럼회’와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지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차기 대선 행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추 당선인을 의장 후보로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까지 아직 3년 남은 상황”이라며 “추 당선인이 강성 행보를 펼치면서 정부 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주면 이 대표는 상대적으로 민생 이슈에 집중하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했다. 친명계가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필요성을 부정하고, 대여 강경 모드를 예고한 추 당선인을 사실상 공식 지지하고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가 자신의 영역도 아닌 국회의장 선거에 나서서 관여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까지 대표 의중에 따라 선출되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추미애 당선인(6선·경기 하남갑)을 사실상 추대하고 나섰다. 당 내 국회의장 경선 후보로 공식 등록했던 친명계 조정식 의원(6선·경기 시흥을)은 12일 추 당선인과의 단일화를 선언했고,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5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도 이날 후보직을 사퇴했다.추 당선인과 조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추 당선인을 전반기 국회의장 단일 후보로 내세우는 데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문을 통해 “경쟁보다는 순리에 따라 최다선 중 연장자인 추 후보를 단일 후보로 추대한다”고 했다.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의 교통정리를 거쳐 단독 입후보해 선출된 ‘찐명’(진짜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정식, 정성호 의원을 만나 의장 후보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국회의장 선거마저 ‘명심’(이 대표의 의중)으로 치러지는 것이냐는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16일 치러지는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은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5선·서울 노원을)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추 당선인은 12일 조정식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뒤 “총선 민심과 당심에 무거운 사명감을 지니고 개혁국회 구성과 이재명 대표 중심의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위해 기꺼이 대승적 결단으로 지지 선언을 해주신 조정식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의 합의문을 두고 당내 최다선인 두 사람이 사실상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갖기로 이면 합의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의 의중이 사실상 추 당선인에게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조 의원이 연장자가 의장에 오르는 관례를 내세워 전반기엔 추 당선인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후반기 의장을 노리고 단일화에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 추 당선인은 66세, 조 의원은 61세다.● 우원식 “자리 나누듯 단일화 유감”5선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 당선인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친명계 지지 기반이 겹치는 정 의원으로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우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완주 의지를 밝혔다. 그는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의 단일화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선수는 단지 관례일 뿐”이라면서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썼다. 우 의원은 통화에서 “결선투표까지 도입했으면 결선을 거쳐야지 무슨 단일화를 하냐”고 날을 세웠다.우 의원 본인은 이번 출마 과정에서 이 대표의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력 등을 어필하며 거듭 ‘친명’임을 강조해왔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명 색채가 옅다는 평가다. 우 의원은 김근태계를 비롯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들이 주축인 당 내 모임 ‘더 좋은미래’와 자신이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이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을 두고 친명계에서는 “우 의원이 향후 비명(비이재명)계로 낙인 찍히지 않으려면 결단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의 단일화 회동에 배석한 민주당 김병기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기존 관행대로 선수와 나이에 따른 국회 전통이 존중돼야 하지 않냐”고 사실상 우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 의원도 지난 후보 등록 과정에서 이 대표와 가까운 친명계 인사로부터 불출마 압박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 원내대표 이어 의장까지 추대”박 원내대표가 후보 등록일(7~8일) 직전 조 의원과 정 의원을 만나 ‘당원들의 뜻’을 내세워 불출마를 설득한 것을 두고 지도부가 막판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초 지도부는 원내대표처럼 국회의장 후보군도 정리해야 한다는 의중이었지만 워낙 다선들이다 보니 전에 없던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한 바 있다. 실제 강성 권리당원들의 입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민주당 당원 게시판과 이 대표 팬카페 등에는 강성 당원들의 ‘추미애 의장’ 추대론이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인 김민석 의원도 “지금이 당원 주권의 시대라 믿는다. 당원 주권 존중을 순리로 보는 새 정치문법과 다선의 연장자 우선을 순리로 보던 전통 정치문법이 공교롭게 같은 해법을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은 강성 권리당원을 비롯해 당내 강경파인 ‘처럼회’와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지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대표가 차기 대선 행보를 위해서 전략적으로 추 당선인을 의장 후보로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까지 아직 3년 남은 상황”이라며 “추 당선인이 강성 행보를 펼치면서 정부 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주면 이 대표는 상대적으로 민생 이슈에 집중하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친명계 관계자는 “거야(巨野) 독주에 대한 비판이 추 당선인에게 분산되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친명계가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필요성을 부정하고, 대여 강경 모드를 예고한 추 당선인을 사실상 공식 지지하고 나선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가 자신의 영역도 아닌 국회의장 선거에 나서서 관여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까지 대표 의중에 따라 선출되는 게 맞냐”고 비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추미애 당선인(6선·경기 하남갑)을 선출하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내 의장 선거 경쟁자였던 친명계 조정식 의원(6선·경기 시흥을)이 12일 추 당선인과의 단일화를 선언한 데 이어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5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은 후보직을 사퇴했다. 추 당선인을 밀어주기 위해 찐명(진짜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정식·정성호 의원을 만나 의장 후보군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추대 논란’도 커지고 있다.● 추미애, 조정식과 단일화…정성호는 사퇴추 당선인과 조정식 의원(6선·경기 시흥을)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추 당선인을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단일 후보로 내세우는데 합의했다. 추 당선인은 “(당내) 최다선(6선)인 두 사람이 국회의 관례를 존중하고 국회를 선도하는 모범을 보이고자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민주당 당선인과 당원들이 대동단결해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국회를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후보 사퇴한다”고 했다.이를 두고 당내 최다선인 두 사람이 사실상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갖기로 이면 합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사실상 추 당선인에게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조 의원이 다선이 의장에 오르는 관례를 내세워 후반기 의장을 노리기 위해 단일화에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5선의 정성호 의원도 이날 국회의장 경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그간 성심껏 도와주시고 지지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죄송하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 당선인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친명계 지지 기반이 겹치는 정 의원으로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특히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의장 선거 후보 등록일(7~8일) 직전인 5일과 6일 각각 조 의원과 정 의원을 만나 ‘당원들의 뜻’을 이유로 사퇴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도 당원들이 추 당선인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차기 대선 행보를 위해서 전략적으로 추 당선인을 의장 후보로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이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추 당선인이 강성 행보를 펼치면서 정부 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주면 이 대표로서는 상대적으로 민생 이슈에 집중하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했다.이에 따라 16일 치러지는 국회의장 후보 당내 경선은 추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5선·서울 노원을)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우 의원의 경우 김근태계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중심인 ‘더 좋은미래’와 과거 자신이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을지로위원회 등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 역시 후보 등록 과정에서 친명계 모 인사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개혁국회를 만들어야하며, 선수는 단지 관례일뿐”이라면서 “결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했다.● 민주당 일각 “원내대표 이어 의장까지 추대하나”친명계가 “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며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부정해온 추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22대 국회에서 ‘거야(巨野) 독주’ 체제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추 당선인은 이 대표의 당내 핵심 지지 그룹이자 당내 강경파인 ‘처럼회’와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지지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박 원내대표 등 친명계 인사들을 내세워 사실상 후보군 정리에 나선 것을 두고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의장 선거에서도 ‘명심(明心)’이 작용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가 자신의 영역도 아닌 국회의장 선거에 나서서 관여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까지 대표 의중에 따라 선출되는 게 맞냐”고 비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어 시험을 보는데 영어 문제에 답하는 것 아닌가. 동문서답”이라며 “시험장에 들어갔다가 그냥 쫓겨나야 할 판”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192석의 범야권 공조를 토대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등 속도전을 예고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암시하는 강경 발언도 나왔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냐”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국민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사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지난 2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점수가 낙제점이라고 했는데 60점도 아깝다. 0점”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금 탄핵 직전까지 왔다고 보냐’는 질문에 “점점 국민 분노가 임계치까지 끓어오를 것”이라며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야 4당을 합쳐 170석밖에 안 됐지만 실제로 탄핵 의견을 물었을 땐 234표나 찬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박 대통령 탄핵 당시 지지율보다 낮다”고도 했다.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22대 국회에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이재명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하고 변화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며 22대 국회 개원 후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해 채 상병 특검법도 즉각 재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을 재발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 (김 여사 일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명품백 관련 부분도 포함시킬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처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공약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역시 국회 입법만으로 자동으로 집행력을 갖는 ‘처분적 법률’을 활용해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국민께서 궁금해할 모든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비윤(비윤석열)계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에게는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똑같은 세상인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의원은 “하나 마나 한 소리로 100분을 채웠다”고 지적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어 시험을 보는데 영어 문제에 답하는 것 아닌가. 동문서답”이라며 “시험장에 들어갔다가 그냥 쫓겨나야 할 판”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192석의 범야권 공조를 토대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등 속도전을 예고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암시하는 강경 발언도 나왔다.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냐”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국민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사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지난 2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점수가 낙제점이라고 했는데 60점도 아깝다. 0점”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금 탄핵 직전까지 왔다고 보냐’는 질문에 “점점 국민 분노가 임계치까지 끓어오를 것”이라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야 4당을 합쳐 170석밖에 안 됐지만 실제로 탄핵 의견을 물었을 땐 234표나 찬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지지율보다 낮다”고도 했다.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22대 국회에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하고 변화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며 22대 국회 개원 후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해 채 상병 특검법도 즉각 재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을 재발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 (김 여사 일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명품백 관련 부분도 포함시킬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처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공약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역시 국회 입법만으로 자동으로 집행력을 갖는 ‘처분적 법률’을 활용해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국민께서 궁금해할 모든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비윤(비윤석열)계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에게는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똑같은 세상인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의원은 “하나 마나 한 소리로 100분을 채웠다”고 지적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