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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조만간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려는 조짐을 포착했으며, 북한이 수주 안에 탄도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미 CNN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동맹국의 정보당국이 북한의 지하 갱도 굴착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을 파악했으며 이는 핵실험 재개를 위해 중요한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5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굴착 및 건설 활동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북한의 다음 탄도미사일 실험이 수주 안에 일어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또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은 최근 많은 도발을 해왔고 이 상황을 매우 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국제사회의 추가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국, 일본,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계속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최근 대북 제재를 언급하며 “제재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 또한 최근 상업용 위성 이미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북한 서해 위성발사대 근처의 새 자재와 차량이 포착되는 등 움직임이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본건물 앞에 가려진 채 있었던 자재들이 계속 이동하다가 지난달 31일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자재는 본 건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로켓 총조립 관련 시설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선 및 확충 지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38노스는 지난달 26부터 31일까지 여러 대의 차량이 VIP 참관시설 근처에 와서 주차했다고도 밝혔다. 이런 유형의 활동은 위성 발사 전 VIP 참관자를 위한 시설 점검 및 준비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항공, 해운 및 전자 분야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 재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보도자료에서 “이들 분야는 러시아의 경제적 갈망과 장기적 기술 발전, 국방 산업의 기반에 중요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이들 분야에서 개인이나 단체, 기업에 대해 필요할 경우 신속한 제재에 나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러시아에 대한 주된 제재 분야는 기술, 금융, 국방 분야에 한정돼 있었다. 미국 재무부는 또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고 국방·정보기관들을 지원한 21개 기관과 13명의 개인을 새로운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의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 미크론이 포함돼 있다. 미크론은 러시아 초소형전자부품 수출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가 결제 카드 시스템에 사용되는 반도체도 생산한다. 또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러시아가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들도 제재 대상에 들어갔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면서 “이 말도 안 되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모든 각도에서 푸틴의 ‘전쟁 기계’에 대한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상무부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기업들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선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무부가 수일 내에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국방, 항공, 해운 분야 120개 기업을 제재 명단에 올릴 것”이라며 “명단에 포함되면 이들 기업은 미국 첨단 기술을 별도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베딩필드 국장은 “작년 이맘 때와 비교했을 때 우리 수출 통제가 가해지는 아이템의 대러 수출은 금액 기준 99% 감소했다”며 “앞으로 러시아는 항공기나 탱크 부품 등이 점점 줄어들면서 제재의 힘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날 하루에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향후 6개월 동안 계속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전쟁 때문에 기름값이 오르고 있다”며 “우리가 기름값을 낮추고 싶다면 더 많은 원유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 내 원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석유 시추권을 따고 연방정부의 부지를 임대했지만 원유를 충분히 생산하지 않는 기업에는 과태료를 물려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K팝 ‘아이돌’이 돈을 잘 벌고 즐거운 직업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올해 11월 20일부터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서클인더스퀘어시어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K팝(KPOP)’의 주연을 맡은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의 루나(박선영·29·사진)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소재 한국문화원에서 ‘K팝’ 제작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루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로 서기까지 16년이 걸렸다. K팝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영광”이라면서 “K팝 아이돌에 가려진 이면성, 아이돌이나 한 그룹이 탄생하기까지 걸리는 노력과 시련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맘마미아’ ‘인 더 하이츠’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인지도를 높인 그는 신인의 각오로 ‘K팝’ 오디션에 지원해 주연 ‘무이’ 역할을 따냈다. ‘K팝’은 한국에서 K팝 슈퍼스타들이 길러지는 과정, 이들이 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노력 등을 담은 뮤지컬이다. 인종차별을 딛고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과 화려한 무대에 가려진 스타의 고초 등도 주요 소재다. 극본은 한국계 극작가 제이슨 김이 썼고, 역시 한국계인 헬렌 박이 공동 작곡가로 참여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각본, 작곡 등 핵심 부분을 담당한 작품이 세계 뮤지컬계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이는 것은 그야말로 이례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K팝 ‘아이돌’이 돈을 잘 벌고 즐거운 직업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올해 11월 20일부터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서클인더스퀘어시어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K팝’(KPOP)의 주연을 맡은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의 루나(박선영·29)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소재 한국문화원에서 ‘K팝’ 제작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루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로 서기까지 16년이 걸렸다. K팝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영광”이라면서 “K팝 아이돌에 가려진 이면성, 아이돌이나 한 그룹이 탄생하기까지 걸리는 노력과 시련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맘마미아’, ‘인 더 하이츠’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인지도를 높인 그는 신인의 각오로 ‘K팝’ 오디션에 지원해 주연 ‘무이’ 역할을 따냈다. 그는 “이 뮤지컬을 통해 예술을 꿈꾸는 젊은 사람들에게 ‘삶을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가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한국인의 강인함과 끈기, 제가 아이돌 가수로 16년 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K팝’은 한국에서 K팝 슈퍼스타들이 길러지는 과정, 이들이 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노력 등을 담은 뮤지컬이다. 인종차별을 딛고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과, 화려한 무대에 가려진 스타의 고초 등도 주요 소재다. 극본은 한국계 극작가 제이슨 김이 썼고, 역시 한국계인 헬렌 박이 공동 작곡가로 참여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각본, 작곡 등 핵심 부분을 담당한 작품이 세계 뮤지컬계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이는 것은 그야말로 이례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2017년 가을 브로드웨이 외곽 소극장인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처음 선보였고 당시 연일 매진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브로드웨이 정식 무대에 진출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금융시장에서 경기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장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진짜로 침체가 올지에 대한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침체를 예상하는 쪽은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 방침을 밝히면서 성장이 둔화하고 실업률이 올라가는 ‘경착륙’이 불가피해졌다고 본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계속 호조를 보일 것이며 주식시장도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과한 우려라는 반론도 있다.○ 2년 반 만에 2-10년물 금리 역전2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채권시장에서 한때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2.398%를 기록해 10년 만기 국채 금리(2.396%)를 추월했다.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국채 금리보다 높게 형성된 것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일종의 경제전쟁을 벌인 2019년 9월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하루 전인 28일에도 5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56%를 기록해 30년 만기 국채 금리(2.55%)를 넘어섰다. 5년물과 10년물의 역전 역시 2006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전 세계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와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전통적으로 장단기 금리차를 대표해 왔다. 일반적으로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보다 높게 형성된다. 예금을 오래 맡기면 이자를 많이 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뒤집히면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경제 전망을 안 좋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종종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된다. 스테퍼니 로스 JP모건 세계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70년 이후 일곱 번의 경기 침체 전에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의 역전이 발생했다”며 “역전 후 평균 17개월이 지나면 침체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2006년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된 후 2년 만에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분명한 침체 신호” vs “우려 과도”월가와 미 경제학계에서는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논쟁이 불붙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실업률을 봤을 때 향후 24개월 안에 침체에 접어들 확률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벤 에먼스 메들리글로벌자문 이사 역시 “장단기 금리 역전 없이 침체가 일어난 적은 없었다”며 역전 후 경기 침체가 발생하기까지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노동시장과 가계의 자금 여력이 튼튼하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위험이 특별히 높아졌다고 보지 않는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 역전 때는 장기 금리 하락으로 인해 장단기 금리차가 줄었지만 지금은 연준의 금리 인상 영향을 강하게 받는 단기 금리의 상승이 역전을 주도하고 있어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3개월물과 18개월물 채권의 금리 격차는 2.29%포인트로 상당히 벌어져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비공식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참여한 러시아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측 일부 인사가 협상 직후 심각한 독극물 중독 의심 증세를 겪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양국 협상을 방해하려는 러시아 강경파의 소행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보도 내용을 대체로 부인해 사실 여부는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WSJ에 따르면 이달 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평화협상 직후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루스템 우메로우, 다른 우크라이나 협상단원 한 명이 눈이 충혈되고 눈물을 흘리며 얼굴과 손 피부가 벗겨지는 등의 증세를 보였다. 아브라모비치는 몇 시간 동안 눈이 멀었고 음식 섭취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은 이후 건강 상태가 개선됐으며 생명에도 지장이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키이우 협상 즈음 아브라모비치와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아브라모비치가 참석한 협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벌어지는 공식 휴전협상과는 별도로 진행됐다. 아브라모비치는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양측 간 5차 휴전협상 장소 뒤편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건 배경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일부 소식통은 양국 평화협상에 불만을 품은 러시아 강경론자들이 비밀리에 꾸민 일이라고 주장한다. 연방보안국(FSB)을 비롯한 러시아 정보당국은 오래전부터 반(反)체제 인사나 적국 정치인을 상대로 독극물 테러를 자행해 왔다. 러시아 정보당국은 2004년 우크라이나 친서방 정치인 빅토르 유셴코, 2018년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군 고위 인사 세르게이 스크리팔 등을 독살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조사한 서방 전문가들은 이들 증상이 생화학무기나 전자기 방사선 공격에 의한 것인지 결론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탐사보도 전문기관 벨링캣의 크리스토 그로제프 수석 조사관은 “살해보다는 경고 의도로 보인다”며 외부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협상단 일정 때문에 이들의 증상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독일의 한 포렌식 팀도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서 독극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각국 정부도 독극물 테러설에 일단 거리를 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들 사고는 독살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말했다. 중독 당사자로 알려진 우메로우 의원도 “미확인 정보를 신뢰하지 말아 달라”면서 사실상 부인했다. 다만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모두가 뉴스와 선정적인 것에 목말라 있다”면서도 “러시아와 협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말라고 조언한다. 가급적이면 (어느 물체든) 표면도 만지지 말라고 한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잉글랜드 축구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주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아브라모비치는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엔 양국 평화협상에 적극 관여해 왔고, 우크라이나 민간인 탈출을 돕는 등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섰다.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에 대한 제재를 자제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하기도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시상자인 희극인 크리스 록(57)을 폭행한 남우주연상 수상자 윌 스미스(54)에 대한 미 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스미스가 수상 소감은 물론 인스타그램 성명을 통해서도 사과했지만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며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AMPAS는 폭력 발생 다음 날인 28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아카데미는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 내규와 캘리포니아 주법(州法) 등에 의거해 추가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스미스가 성추문에 연루된 영화인들처럼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명 인사의 비판도 잇따랐다. 영화 ‘악마의 씨’ 등으로 유명한 배우 미아 패로(77)는 “오스카의 가장 추악한 순간”이라며 록의 발언은 단순히 농담이었고 희극인인 록이 원래 하는 일이라고 록을 두둔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을 연출한 감독 롭 라이너(75) 또한 스미스가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들먹이면서 폭행을 정당화하려 했다며 “스미스는 록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 그의 행동은 어떠한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프로농구(NBA)의 간판스타 스테픈 커리(34)는 “시상식을 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다”며 ‘악마는 네가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찾아온다’는 격언을 명심하자고 했다. 아카데미 이사회의 흑인 이사인 로저 윌리엄스는 “이 사건이 흑인이 대한 고정관념을 더 강화할 것”이라며 “그래서 내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준다”고 우려했다. 톱스타인 스미스가 전 세계로 생방송되는 자리에서 폭력을 쓰는 바람에 흑인은 폭력적이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소셜미디어에도 스미스의 폭력을 패러디한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스미스는 27일 록이 탈모 진단을 받고 삭발한 부인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언급하며 농담하자 격분해 록의 뺨을 때렸다. 그의 거듭된 사과에도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스미스가 시상식 후 파티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2012년 영화 홍보차 찾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리포터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비공식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참여한 러시아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측 일부 인사가 협상 직후 심각한 독극물 중독 의심 증세를 겪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양국 협상을 방해하려는 러시아 강경파 소행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보도를 대체로 부인해 사실 여부는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WSJ에 따르면 이달 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평화협상 직후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루스템 우메로프, 다른 우크라이나 협상단원 한 명이 눈이 충혈되고 눈물을 흘리며 얼굴과 손 피부가 벗겨지는 등의 증세를 보였다. 아브라모비치는 몇 시간 동안 눈이 멀었고 음식 섭취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은 이후 건강 상태가 개선됐으며 생명에도 지장이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아브라모비치와 만난 적이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아브라모비치가 참여한 협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벌어지는 공식 휴전협상과는 별도로 진행됐다. 사건 배경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일부 소식통은 양국 평화협상에 불만을 품은 러시아 강경론자들이 비밀리에 꾸민 일이라고 주장한다. 국가보안위원회(KGB)를 비롯한 러시아 정보당국은 오래 전부터 반(反)체제 인사나 적국 정치인을 상대로 독극물 테러를 자행해왔다. 러시아 정보당국은 2004년 우크라이나 친서방 정치인 빅토르 유셴코, 2018년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군 고위 인사 세르게이 스크리팔 등을 독살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조사한 서방 전문가들은 이들 증상이 생화학무기나 전자기 방사선 공격에 의한 것인지 결론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탐사보도전문기관 벨링캣의 크리스토 그로체프 수석 조사관은 “살해보다는 경고 의도로 보인다”며 외부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협상단 일정 때문에 이들의 증상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벨링캣은 러시아 야권 정치인이자 현재 러시아에서 수감 중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2020년 신경작용제 중독 사건을 조사했다. 독일의 한 포렌식 팀도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서 독극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각국 정부도 독극물 테러설에 일단 거리를 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들 사고는 독살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말했다. 중독 당사자로 알려진 우메로프 의원도 “미확인 정보를 신뢰하지 말아 달라”면서 사실상 부인했다. 다만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모두가 뉴스와 선정적인 것에 목말라 있다”면서도 “러시아와 협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말라고 조언한다. 가급적이면 (어느 물체든) 표면도 만지지 말라고 한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잉글랜드 축구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주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아브라모비치는 영국과 유럽연합(EU)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엔 양국 평화협상에 적극 관여해왔고, 우크라이나 민간인 탈출을 돕는 등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섰다.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에 대한 제재를 자제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하기도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오거리. 흰색 승용차가 시속 50km 이상으로 진입하더니 우회전을 시도했다. 앞에 남성 2명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결국 보행자까지 불과 2∼3m를 남겨두고서야 ‘끽’ 소리를 내며 급정거했다. 하마터면 인명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현행법상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무조건 차량을 멈춰야 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횡단보도 사고가 빈번한 서울 시내 사거리 등 10곳을 점검한 결과 우회전 차량 10대 중 3대가 횡단하는 보행자를 보고도 차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12일부터는 새 도로교통법이 시행된다. 횡단보도에선 통행을 기다리는 대기자만 있어도 차량을 일단 세워야 한다. 신호등이 없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선 사람이 없어도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법규조차 안 지켜지는 상황에서 새 규정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라는 전문가들이 상당수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보행자보다 운전자 중심의 교통체계가 작동되고 있다”고 했다. 차량 ‘거친 우회전’에 깜짝… 보행자 벌벌 떠는 횡단보도 보행자 아랑곳 않는 우회전 빈번… 우회전 사망사고 59% 횡단중 발생“녹색불에도 보행자가 눈치 보게돼”… 7월부턴 ‘대기자’ 있으면 멈춰야적색신호땐 대응 규칙도 곧 마련… “보행자 중심으로 인식 전환 절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빠르게 진입하더니 우회전하면서 곧장 횡단보도로 진입했다. 횡단보도 주변에는 10여 명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운전자는 개의치 않았다. 마침 녹색등이 켜지고 사람들이 길을 건너기 시작했지만 차량은 오히려 속도를 높여 횡단보도를 통과했다. 사거리에는 ‘우회전 시 일단 멈춤’ 권고 표지가 있었다. 반대편에서도 사람들이 건너오고 있었지만 차량의 브레이크등은 끝내 켜지지 않았다. 보행신호가 켜진 걸 보고 건너려다가 멈칫하고 차량이 지나길 기다린 한 남성은 “차가 멈추지 않을 것 같아 발을 떼기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횡단 보행자 보면서도 버젓이 주행올해 7월 12일부터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기존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만 차량이 정지하면 됐지만 앞으론 횡단보도에 진입하지 않고 ‘통행을 하려는 때’에도 차량을 멈춰야 한다. ‘대기자’가 인도에 서 있어도 일단 차량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횡단보도 사고가 빈번한 서울 종로 성북 강남 동대문 일대 사거리 등 현장 10곳을 둘러보니 ‘보행자 횡단 시 정지’라는 현행 법 규정도 안 지켜지는 경우가 많았다. 15일 찾은 중랑구 화랑대역 교차로의 경우 우회전하면 바로 신호 없는 횡단보도가 나온다. 30분 동안 지켜봤는데 보행자가 길을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상황에서 차를 멈춘 우회전 차량은 40대 중 단 1대에 불과했다.○ 우회전 사상자 4년간 1만3362명전문가들은 차량이 우회전할 때 사고 위험이 특히 높다고 입을 모은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교통사고 보행 사상자 중 우회전 교통사고로 발생한 비율은 2018년 9.6%에서 2020년 10.4%로 증가 추세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우회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보행자는 212명, 부상자는 1만3150명에 달했다. 사망자 절반 이상(59.4%)은 도로 횡단 중 사고를 당했다. 특히 횡단보도 사망자는 94명으로 횡단보도 밖 사망자와 3배 가까이나 됐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양정훈 도로교통공단 사고조사연구원은 “우회전 시 차량이 보도 측에 인접하여 회전하는데 자동차 구조상 사각지대가 발생해 보행자를 인식하기 어렵다”며 “특히 화물차 버스 등 대형 차량의 경우 회전 반경이 크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에선 대형 차량으로 인한 아찔한 순간이 적잖게 목격됐다. 16일 찾은 성북구 하월곡동 종암 사거리에선 보행신호에 한 여성이 길을 건넜는데 흰색 트럭이 그대로 우회전해 횡단보도로 진입했다. 여성은 놀라 그 자리에서 멈췄고 뒤늦게 트럭이 급정거했다. 평소 이곳을 자주 통행한다는 장모 씨(37)는 “이 도로는 항상 무섭다”며 “녹색 신호에도 오히려 보행자들이 눈치를 보며 건너야 한다”고 했다.○ 보행자 중심으로 인식 전환을경찰청은 개정 도로교통법상 ‘통행을 하려는 때’라는 문구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조만간 정할 방침이다.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에서 인도에 대기자가 있고 보행신호가 적색일 때 일시정지를 의무화할지 등 상세한 내용이 조만간 정해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도로교통법 개정을 계기로 ‘운전자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인식 전환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이미 1950년대에 보행자 중심으로 교통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나왔는데 우리나라에선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보행자 보호 의무가 운전자에게 있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잘 보호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법 개정을 시작으로 보행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면 사고 감소 등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美, 교차로 우회전때 ‘일단 정지후 보행자 확인’이 기본 교차로서 직진車-보행자에 우선권… 전방 빨간불땐 우회전 금지한 곳도‘방향 반대’ 日, 좌회전 규정 엄격… ‘직진 신호때만 천천히’ 습관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주재원으로 파견 나온 A 씨는 미국 입국 직후 운전을 하다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교차로에서 차를 멈추지 않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린 것이 화근이었다. 슬금슬금 우회전을 하려는데 오른편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이 멈춰 서더니 정색을 하고 ‘뭐 하는 거냐’고 소리쳤다. 보행자와 스치지도 않았지만 마치 큰 사고를 낸 것처럼 질책을 당했다. A 씨는 그 후 미국에서 어디를 가도 일단 교차로에서는 정지하고 주위를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미국은 각 주마다 교통 규칙이 다르다. 우회전할 때 지켜야 할 규칙도 조금씩 다른 데, 대체적으로 보면 한국보다 교차로 우회전에 제약이 많은 편이다. 뉴욕주의 경우 교차로에서 직진 신호가 빨간불이고 따로 우회전 신호가 없을 때는, 일단 차를 교차로에서 멈추고 왼쪽에서 오는 차량 및 횡단보도 보행자에게 우선권을 양보한 뒤에야 천천히 우회전을 할 수 있다. 만일 ‘NO TURN ON RED’(빨간불에 회전 금지)라는 표지판이 있다면 반드시 파란불에만 우회전이 가능하다. 특히 차량 통행이 많은 뉴욕시 안에선 별도 표시가 없는 한 전방 빨간불에서 우회전하면 안 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전방 빨간불에 우회전하려면 일단 오른쪽 차선에 붙은 뒤 교차로에서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 보행자나 자전거, 다른 차량들이 모두 지나간 뒤에야 천천히 우회전을 할 수 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의 경우 ‘STOP’(정지) 표지판에 따라 무조건 일단 정지해야 한다. 가장 먼저 교차로에 도착해 정지한 차량에게 우선권이 있다. STOP 표지판 앞 정지는 미국 어디서나 지켜야 하고, 운전자 사이에서도 체화돼 있다. 일본은 한국 미국과 주행 방향이 반대라 한국의 우회전은 일본에선 좌회전에 해당한다. 일본에선 직진 신호가 들어와야 좌회전을 할 수 있고, 빨간불일 때는 좌회전을 하면 안 된다. 일본 도로교통법 34조는 ‘좌회전 시 미리 도로 왼쪽 끝에 붙어서 가능한 한 도로 왼쪽 끝을 따라 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좌회전할 때 운전자들이 보행자를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것도 한국과의 차이다. 10일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도쿄 주오구 쓰키지의 교차로에서 차량의 좌회전 상황을 점검해봤다. 차량 153대가 좌회전을 했는데, 모든 차량이 왼쪽 끝 차선으로 이동해 차례대로 좌회전을 했다. 왼쪽 끝이 아닌 차선에서 급하게 좌회전을 하거나,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좌회전을 한 경우는 없었다. 횡단보도에 한 발짝이라도 내디딘 사람이 있으면 차량 대부분은 일단 정지했고,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벗어난 다음에야 움직였다.특별취재팀▽ 팀장 강승현 사회부 기자 byhuman@donga.com▽ 김재형(산업1부) 정순구(산업2부) 신지환(경제부) 김수현(국제부) 이기욱(사회부) 기자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특별취재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대응해 5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공개회의를 열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추가 제재는 물론 규탄 언론성명 채택조차 무산됐다. 중-러의 거부권 행사로 북한 도발,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국제 현안에 안보리가 힘을 못 쓰는 일이 또 일어난 것이다. 안보리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문제 논의를 위한 공개회의와 비공개회의를 잇달아 열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미국은 대북 제재를 업데이트하고 강화해야 한다”면서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2397호 대북 제재 결의안을 언급했다. 이 결의안은 북한이 ICBM을 또다시 발사하면 ‘트리거(방아쇠)’ 조항에 따라 현재 각각 연 400만 배럴, 50만 배럴로 설정된 대북 원유 및 정제유 공급량 상한선을 더 줄일 수 있게 규정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당시 안보리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한다고 결정했다”면서 “지금 정확히 그 일이 벌어졌고, 이에 따라 행동을 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조현 한국 대사도 “한국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15개 안보리 이사국(상임 5개국) 중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감싸고돌았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당사국들은 제재 조항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대신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제재 강화를 반대했다. 러시아 대표도 “제재 강화는 북한 주민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퇴진이나 축출 촉구를 시사하는 초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을 “바이든 씨”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 폴란드를 방문한 26일(현지 시간)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60km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최전선이다. ○ 바이든 “러, 민주주의 숨통 졸라” 이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 사람(푸틴)은 권좌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며 “자유세계가 러시아의 침략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설 맨 마지막에 나왔다. 다만 미 백악관 측은 발언 직후 “준비된 원고에 없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인접국에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었지 러시아 정권 교체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7일 “러시아 정권 교체 전략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가 자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의 숨통을 조르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주의와 독재, 자유와 억압, 법치와 폭력적 통치 간 거대한 싸움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다른 회원국이 자동 개입한다’는 나토 헌장 5조를 거론하며 회원국 간의 집단방위 약속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푸틴은 나토를 분열시키고 동유럽을 서방과 분리시킬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개입해 전투에 나설 의사는 없음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들과 만난 뒤 ‘난민들을 지켜볼 때 푸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는 학살자(butcher)”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도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1989년 발생한 중국 톈안먼 사태에 비유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80km 떨어진 폴란드 미군부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대(對)러시아 저항 의지를 높이 사면서 이를 ‘30세 여성이 탱크 앞에서 소총을 들고 서 있는 것’에 비유했다. 이어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한다면, 이는 그 사건의 제곱”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솔직히 그는 전범”이라고도 했다. 나흘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잇달아 참석했다.○ 러, 폴란드 코앞 미사일 폭격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푸틴 대통령 축출 시사 발언에 대해 “이는 바이든 씨(Mr. Biden)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러시아연방 국민의 선택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또 러시아군은 26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계속 폭격을 퍼부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바르샤바 연설 직전에 로켓 네 발이 르비우 외곽에 떨어졌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로켓들이 연료 저장시설과 군사시설을 타격하면서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르비우가 러시아 군의 주요 공습 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퇴진이나 축출 촉구를 시사하는 초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을 “바이든 씨”라고 부르며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는 또 바이든 우크라이나 접경 폴란드를 방문한 26일(현지 시간)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60㎞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최전선이다. ●바이든, 푸틴 축출 시사 발언 이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 사람(푸틴)은 권좌에 계속 남아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며 “자유세계가 러시아의 침략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설 맨 마지막에 나왔다. 다만 미 백악관 측은 발언 직후 “준비된 원고에 없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인접국에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었지 러시아 정권 교체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나토의 영토에 1인치도 들어올 생각조차 하지 말라”며 그럴 경우 나토 회원국이 힘을 합쳐 방어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다른 회원국이 자동 개입한다’는 나토 헌장 5조를 거론하며 회원국 간의 집단방위 약속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 조항을 신성한 약속으로 간주한다”며 “회원국들은 절대적으로 단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푸틴은 나토를 분열시키고 동유럽을 서방과 분리시킬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은 러시아 군과 대립하기 위해 유럽에 머무는 게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개입해 전투에 나설 의사는 없음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피난민들과 만난 뒤 ‘난민들을 지켜볼 때 푸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는 학살자(butcher)”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2+2’ 외교·국방 장관 회담에도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1989년 발생한 중국 톈안먼 사태에 비유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80km 떨어진 폴란드 미군부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대(對)러시아 저항 의지를 높이 사면서 이를 ‘30세 여성이 탱크 앞에서 소총을 들고 서 있는 것’에 비유했다. 이어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한다면, 이는 그 사건의 제곱”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솔직히 그는 전범”이라고도 했다. 나흘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잇달아 참석했다.●러, 폴란드 코앞 미사일 폭격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푸틴 대통령 축출 시사 발언에 대해 “이는 바이든 씨(Mr. Biden)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러시아연방 국민의 선택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또 러시아군은 26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계속 폭격을 퍼부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바르샤바 연설 직전에 로켓 네 발이 르비우 외곽에 떨어졌다. 막심 코지츠키 르비우 주지사는 로켓들이 연료 저장시설과 군사시설을 타격하면서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르비우가 러시아 군의 주요 공습 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한해 관세 부과를 다시 면제해주기로 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3일 352개 중국산 품목에 대해 관세 부과 예외를 다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작년 10월 12일 수입분부터 소급 적용되고 올해 말까지 유효하다. 관세 혜택을 받게 된 중국산 제품은 TV 스크린과 배낭, 자전거, 베개 등 제조업 부품과 소비재 전반에 걸쳐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8년 30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면서 양국 간 무역 전쟁을 촉발시켰다. 미국 산업계의 고충이 심해지자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부과의 예외를 허용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말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은 채 임기를 마무리했다. 미 산업계에서 바이든 행정부에 관세 부과 예외를 다시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USTR는 작년 말부터 관세 면제 요청이 들어온 549개 품목을 검토한 끝에 352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혜택을 다시 주기로 했다. USTR 측은 해당 품목이 자국 또는 제3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지 여부 또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의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관세 면제 품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일부 중국산 제품의 관세 혜택을 재개한 것은 우선 인플레이션 등 경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러시아에 밀착하려는 중국을 달램으로써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과의 철강 관세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철강과 알루미늄의 대미 수출 물량이 제한된 한국은 이를 풀기 위한 미국과의 재협상이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2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한국은 철강 수출 관련 쿼터 조정을 하면서 지난 행정부에서 일종의 합의를 맺었다”며 “한국과의 재협상은 지금 미국에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8년 6월 유럽과 일본 등 외국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전격 부과했다.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한 것이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관세 부과에 유럽연합(EU) 등이 보복 관세로 맞서며 서방 국가들 간의 동맹에 균열이 났다. 한국은 중국산 철강을 우회 수출하는 통로로 지목받아 규제 리스트에 올랐다. 다만 한국은 이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과 알루미늄의 수출 규모를 2015∼2017년 3년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제에 합의를 봤다. 이에 따라 한국의 철강 제품 수출 물량은 사실상 연간 263만 t으로 제한됐다. 수출 제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위축에 한국산 철강 수출 물량은 연평균 383만 t에서 200만 t 안팎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조치를 하나둘씩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EU와 매년 330만 t 분량의 철강 제품 무관세 수입에 합의한 미국은 올 2월에는 매년 125만 t의 일본산 철강 제품에 관세를 면제했다. 22일에는 영국과도 관세 분쟁 종식에 합의했다. 미국의 이 같은 일련의 합의로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경쟁력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 한국 정부는 최근 들어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미국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16일 “쿼터제는 이미 한국으로부터의 면세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은 다른 많은 국가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면서 추가적인 관세 재협상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된다면 미국에서 한국산 철강은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역차별을 받을 우려가 크다. 한국 정부는 재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외교전에 계속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만일 쿼터제의 전면 폐지가 어렵다면 세부 요건을 개선하는 방식의 대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에 대비해 쿼터제를 일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소진되지 않은 쿼터 물량의 이월 제도, 한국의 요청이 있을 때 협의 의무를 신설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쟁국의 일부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 철폐는 분명 불리한 요인”이라며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냈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한 달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놓고 뒤늦게 국제사회의 비난을 희석시키기 위해 결의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러시아가 제출한 우크라이나 관련 결의안을 찬성 2표, 기권 13표로 부결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정작 이 위기가 러시아의 침공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포함되지 않았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은 오직 러시아에게 있다”면서 “진실을 부정하려는 러시아의 솔직하지 못한 노력은 계속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자국이 만든 인도주의적 위기의 해결을 국제사회에 요청하는 결의안을 내밀 정도로 담대하다는 것은 정말 비양심적인 일”이라고 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영국 대사도 “러시아가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면 어린이에 대한 폭격을 멈춰야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안보리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했던 중국은 이번에 러시아 편에 서서 찬성표를 던졌다. 안보리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의 찬성으로 채택되며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도 없어야 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우리는 보이지 않는(invisible) 존재가 되면 안 됩니다.” 최근 아시아계 증오범죄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 한인 사회가 든든한 우군을 만났다. 살아있는 흑인 민권 운동의 대부로 평가되는 제시 잭슨 목사(81)가 22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인회관을 방문했다.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 등 지역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 잭슨 목사는 인종차별과 증오범죄에 대항해 이민자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잇단 증오범죄에도 미국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한인사회를 향해 “우리는 (이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돼선 안 된다.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서 ‘보이는 존재’가 돼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가 권익을 찾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잭슨 목사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후계자로 꼽혀 온 흑인 사회의 거물급 지도자다. 그는 젊었을 때 킹 목사와 민권 운동을 같이했으며, 1968년 킹 목사가 멤피스 시내 모텔에서 암살됐을 때 현장에도 있었다. 이날 잭슨 목사는 미국 사회의 소수자들이 인종 간 연대를 통해 힘을 키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역사적으로 오랜 차별에 시달려온 흑인 커뮤니티가 아시아계와 힘을 합치면 사회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가 돼 정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그런 의미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우리는 다수(majority)다”라는 구호를 여러 번 외치기도 했다. 잭슨 목사는 또 올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아시아계와 흑인 사회가 연합해 대규모 집회를 할 것을 제안했고, 자신이 설립한 시민단체 ‘레인보 연합’에도 한인 사회가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잭슨 목사는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역사는 오래됐다”면서도 우리는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한인회장은 이날 행사에 대해 “저명한 인권운동가가 직접 와서 말씀해 주시니 한인사회에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우리는 보이지 않는(invisible) 존재가 되면 안 됩니다.” 최근 아시아계 증오범죄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 한인 사회가 든든한 우군을 만났다. 살아있는 흑인 민권 운동의 대부로 평가되는 제시 잭슨 목사(81)가 22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인회관을 방문했다.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 등 지역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 잭슨 목사는 인종차별과 증오범죄에 대항해 이민자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잇단 증오범죄에도 미국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한인사회를 향해 “우리는 (이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돼선 안 된다.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서 ‘보이는 존재’가 돼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가 권익을 찾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잭슨 목사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후계자로 꼽혀 온 흑인 사회의 거물급 지도자다. 그는 젊었을 때 킹 목사와 민권 운동을 같이 했으며, 1968년 킹 목사가 멤피스 시내 모텔에서 암살됐을 때 현장에도 있었다. 1965년 ‘셀마 행진’ 등 흑인 인권과 참정권을 위한 역사의 중요한 현장을 모두 함께 했으며, 나중에는 1984년과 198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등 정치권에도 발을 들였다. 최근에는 고령의 나이에 파킨슨병에 걸리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하는 등 건강이 악화됐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잭슨 목사는 미국 사회의 소수자들이 인종 간 연대를 통해 힘을 키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역사적으로 오랜 차별에 시달려온 흑인 커뮤니티가 아시아계와 힘을 합치면 사회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가 돼 정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그런 의미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우리는 다수(majority)다”라는 구호를 여러번 외치기도 했다. 잭슨 목사는 또 올 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아시아계와 흑인 사회가 연합해 대규모 집회를 할 것을 제안하는가 하면, 다양한 소수자들의 힘을 키우기 위해 자신이 설립한 시민단체 ‘레인보우 연합’에도 한인 사회가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잭슨 목사는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역사는 오래 됐다”면서도 우리는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한인회장은 이날 행사에 대해 “증오범죄는 현실의 문제이고 이 폭력의 희생자들을 개인적으로 많이 알고 있다”면서 “저명한 인권운동가가 직접 와서 말씀해주시니 한인사회에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일반적인 0.25%포인트 인상이 아닌 한 번에 0.5%포인트씩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미 소비자물가 급등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필요하면 0.5%포인트 인상” 파월 의장은 21일(현지 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노동시장은 매우 강력하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면서 물가 억제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 번 혹은 여러 번의 회의에서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0.5%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big step)’을 시사했다. 연설 후 질의응답에서는 “0.5%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면 한 차례 이상 단행할 의지가 있다”고 직접적으로 강조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제로(0)’로 낮췄다. 이달 16일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년 만에 제로 금리에서 벗어났다. 이후 월가에서는 연준이 올해 남은 6차례의 FOMC에서 매회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이날 파월 의장이 더 공격적으로 올릴 뜻을 밝힌 것이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7%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파월 의장 또한 “올해 1분기(1∼3월)에 인플레가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이것이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5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2일 0시(미 동부 시간) 기준 5월 FOMC에서 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가능성은 64%로,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36%)의 약 2배에 달했다. ○ 22일 亞 증시 상승 vs 통화는 하락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21일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일 대비 0.6% 내리는 등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22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는 이날 0.89%(23.95포인트) 오른 2,710.00으로 마쳐 2,700 선을 회복했다. 기관투자가가 2800억 원 이상을 사들여 상승세를 이끌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48%), 홍콩 H지수(4.06%)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19%) 역시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이긴 했지만 16일 FOMC에서 언급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미 알려진 뉴스라는 뜻을 나타냈다. 다만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는 모두 미 달러에 대해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8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218.1원에 마쳤다. 일본 엔 가치는 2016년 2월 이후 6년 1개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20.35엔까지 올라 6년 1개월 만에 120엔대를 넘어섰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한 분을 위한 공간이 있어요.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거처와 음식을 제공해 드릴 수 있습니다.’(프랑스 파리) ‘거실 소파를 하나 내어 드릴 수 있어요. 여성이면 좋겠습니다.’(미국 뉴욕) ‘우리 집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환영합니다. 집은 작지만 어른 한 명과 아이 몇 명이 머물 공간은 있습니다. 저는 영어를 할 줄 알고요, 7세 아들도 여러분을 돕고 싶어 합니다.’(일본 도쿄) ‘우크라이나를 위한 피란처(Ukraine take shelter)’라는 웹사이트에는 이처럼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자신의 집 일부를 임시로 제공하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구할 수 있는 피란처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폴란드 등은 물론이고 서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 거의 모든 세계 주요 도시에 퍼져 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동안 자신의 공간을 내주겠다는 글이 올라오는데 거실 소파부터 빈방 하나, 집 전체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위한 세계 각지의 무료 에어비앤비 숙소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 웹사이트는 10대 하버드대 재학생 2명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애비 시프만(19)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우크라이나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가 웹사이트를 만들어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같은 대학의 친구 마코 버스타인(18)과 함께 의기투합해 사흘을 꼬박 작업한 끝에 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시프만은 CNN방송에 “지금은 거의 모두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세계 각지에서는 지진이나 전쟁, 팬데믹 등이 항상 일어난다”며 “기술을 이용하면 이런 재난에 빠진 사람들을 도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3일 개설된 이 웹사이트에는 일주일 만에 전 세계에서 4000명이 넘는 사람이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에게 무료로 거처를 제공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17일 만인 지금까지 올라온 숙소는 2만5000여 개에 이른다. 웹사이트 구조는 간단하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지역 주변의 숙소 목록이 뜬다. 목록에는 숙소 제공 가능 기간과 수용 가능 인원, 제공자 연락처가 기입돼 있다. 거처를 제공하겠다며 유인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안전 문제에 대비해 ‘집주인에게 사전에 화상통화를 요청하라’고 하는 등 예방 수칙도 안내하고 있다. 시프만은 “이 웹사이트를 통해 피란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살던 가족이 이곳을 통해 프랑스에 임시 보금자리를 얻어 출발했는데 사흘 뒤 하르키우 집이 폭격을 당한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시프만은 “앞으로는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지역 난민들에게도 머물 곳을 찾아주고 싶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한 분을 위한 공간이 있어요.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거처와 음식을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프랑스 파리) ‘거실 소파를 하나 내어 드릴 수 있어요. 여성이면 좋겠습니다.’(미국 뉴욕) ‘우리 집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환영합니다. 집은 작지만 어른 한 명과 아이 몇 명이 머물 공간은 있습니다. 저는 영어를 할 줄 알고요, 7세 아들도 여러분을 돕고 싶어 합니다.’(일본 도쿄)● 하버드생들, 피란처 제공 플랫폼 개발‘우크라이나를 위한 피란처(Ukraine take shelter)’라는 웹사이트에는 이처럼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자신의 집 일부를 임시로 제공하겠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구할 수 있는 피란처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폴란드 등은 물론이고 서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 거의 모든 세계 주요 도시에 퍼져 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동안 자신의 공간을 내주겠다는 글이 올라오는데 거실 소파부터 빈방 하나, 집 전체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위한 세계 각지의 무료 에어비앤비 숙소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 웹사이트는 10대 하버드대 재학생 2명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애비 시프만(19)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우크라이나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가 웹사이트를 만들어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같은 대학의 친구 마코 버스타인(18)과 함께 의기투합해 사흘을 꼬박 작업한 끝에 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시프만은 CNN방송에 “지금은 거의 모두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세계 각지에는 지진이나 전쟁, 팬데믹 등이 항상 일어난다”며 “기술을 이용하면 이런 재난에 빠진 사람들을 도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3일 개설된 이 웹사이트에는 일주일 만에 전 세계에서 4000명이 넘는 사람이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에게 무료로 거처를 제공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17일 만인 지금까지 올라온 숙소는 2만5000여 개에 이른다.● 전 세계서 숙소 제공…한국은 3, 4곳뿐웹사이트 구조는 간단하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 이름을 입력하면 해당 지역 주변의 숙소 목록이 뜬다. 목록에는 숙소 제공 가능 기간과 수용 가능 인원, 제공자 연락처가 기입돼 있다. 우크라이나어와 독일어, 폴란드어 등 12개국의 언어가 제공된다. 물론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가령 거처를 제공한다고 속여서 성범죄를 저지르려는 호스트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 웹사이트는 ‘집주인에게 사전에 화상통화를 요청하라’고 하는 등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시프만은 “이 웹사이트를 통해 피란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살던 가족이 이곳을 통해 프랑스에 임시 보금자리를 얻어 출발했는데 불과 사흘 뒤 하르키우 집이 폭격을 당한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시프만은 “앞으로는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지역 난민들에게도 머물 곳을 찾아주고 싶다”고 했다. 340여만 명의 해외 피란민이 발생한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도 하루 수만 명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음식 주거 등 기본 생활이 어렵다. 유럽과 북미의 주요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필리핀 뉴질랜드 등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들에서도 난민 수용 방침을 발표했지만 한국 정부에선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 웹사이트에도 서울 부산 등 한국에서 올라온 난민 피란처는 3, 4곳밖에 되지 않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