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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접촉한 국가정보원 요원의 정보 활동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 때 일어난 일”이라며 관련자들에 대한 감찰 및 문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요원들 노출 등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감찰이나 문책이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진에 찍힌 게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을 감찰하거나 문책해야 할 상황”이라며 “좋은 지적이고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고 국정원에서 전문적인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다 쳐내고,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로 채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이 하루 만에 과거 정부 책임론을 들고나온 것은 공소장에 적시된 테리 연구원의 금품 수수 내역과 혐의가 윤석열 정부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테리 연구원에게 명품 코트와 핸드백 등 고가의 선물이 제공됐던 시기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현 정부 출범 이전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도 지난해 4월 윌슨센터와 한국정치학회가 공동 주최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개최 비용으로 테리 연구원에게 2만6000여 달러를 지급했지만 대미 공공외교 차원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진 활동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간첩이나 기밀정보 제공 혐의가 아니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등록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대리한 절차 미준수에 따라 기소된 것이라서 한미 관계에 큰 균열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실이 나서서 ‘문재인 국정원 감찰 문책’ 운운하면서 문제를 키우는 것은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하지하책(下之下策·가장 나쁜 해결책)”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노종면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단 1년 동안의 혐의가 20개 항에 걸쳐 적시돼 있다. 2개 정부 9년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불리할 때마다 전 정권을 찾는 한심한 행태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으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에서 비밀 특사로 매달려 ‘팀 코리아’가 해냈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체코 정부가 24조 원 이상 규모의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하면서 정부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산업부, 한수원 등 관계부처 및 기관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경사를 냈다”며 화색을 띠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안 장관을 비밀 특사로 한 달간 두 차례나 보내 체코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접촉하며 친서로 설득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나 “바라카 원전 사업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프랑스가 체코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마크롱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드라이브를 거는 바람에 여러 차례 위기를 느꼈지만 체코 측에 ‘프랑스는 해줄 수 없는 것을 한국은 해 줄 수 있다’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입찰 참여 포기로 수주전이 한국과 프랑스의 맞대결이 된 4월부터 정부는 대통령실 차원의 ‘워룸’(전시 상황실) 체제를 가동하면서 총력전에 나섰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안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찰이 2파전으로 굳어진 이후 체코를 3번 방문했다”며 “4월부터는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수시로 대면 보고도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체코에 보낸 원전 관련 자료는 수만 페이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체코 측에서도 200여 명의 원전 전문가가 달라붙어 20만 시간을 검토했다고 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온 타임 위딘 버짓(on time within budget), 즉 약속된 기간 내에 완공을 시켜 공기를 맞춰주고, 예산도 적게 들어가는 전략이 먹혔다”며 “우리나라가 제조업에 강한 만큼 반도체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처럼 체코의 산업협력 가능성을 패키지로 약속한 것도 득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수원을 중심으로 한 봉사단 파견과 케이팝 댄스 공연 등 ‘문화 외교’도 큰 몫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 주민들이 프랑스보다 한국 기업을 원한다고 발표했는데 여러모로 체코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대통령실이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접촉한 국가정보원 요원의 정보 활동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 때 일어난 일”이라며 관련자들에 대한 감찰 및 문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요원들 노출 등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감찰이나 문책이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진에 찍힌 게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을 감찰하거나 문책해야 할 상황”이라며 “좋은 지적이고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고 국정원에서 전문적인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다 쳐내고,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로 채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대통령실이 하루 만에 과거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은 공소장에 적시된 테리 연구원의 금품 수수 내역과 혐의가 윤석열 정부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테리 연구원에게 명품 코트와 핸드백 등 고가의 선물이 제공됐던 시기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현 정부 출범 이전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도 지난해 4월 윌슨센터와 한국정치학회가 공동주최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개최 비용으로 테리 연구원에게 2만6000여 달러를 지급했지만 대미 공공외교 차원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진 활동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간첩이나 기밀정보 제공 혐의가 아니라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등록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대리한 절차 미준수에 따라 기소된 것이라서 한미 관계에 큰 균열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실이 나서서 ‘문재인 국정원 감찰 문책’ 운운하면서 문제를 키우는 것은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하지하책(下之下策·가장 나쁜 해결책)”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노종면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단 1년 동안의 혐의가 20개 항에 걸쳐 적시돼 있다. 2개 정부 9년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불리할 때마다 전 정권을 찾는 한심한 행태를 멈추라”고 경고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에서 비밀 특사로 매달려 일궈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체코 정부가 17일 24조 원 이상 규모의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하자 대통령실은 “‘팀코리아’가 경사를 냈다”며 화색을 띠는 분위기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원전 수주 성과를 낸 데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 한수원 등 관계기관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밀 특사로 한 달간 두 차례나 보내 체코 정부관계자들을 직접 접촉하며 친서로 설득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프랑스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마크롱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위기의식을 갖고 더 노력했다”며 “우리 특유의 ‘가성비 좋고 세계최고의 원전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을 거듭 호소했다”고 밝혔다.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온 타임 위딘 버짓(on time within budget), 약속된 기간 내에 완공을 시켜주는 공기를 맞춰주고, 예산도 적게 들어가는 전략이 먹혔다”며 “참모들이 함께 논의해서 워싱턴에서 우리 대통령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을 때 체코에서는 비밀리에 대통령 친서가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에게 전달됐고, 안 장관은 체코에서 여러 관계자를 만나 결실을 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제조업에 강한만큼 반도체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처럼 체코의 산업협력 가능성을 패키지로 약속한 것도 득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NATO·나토) 참석 기간에 이뤄진 파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반부에 “체코 정부가 우선협상 대상자를 발표할 때 한국이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면 고맙겠다”고 부탁했다고 한다. 당시 파벨 대통령은 “코멘트할 수 없다(I can’t comment)”며 당장 확답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전해졌다. 체코 입장에선 같은 유럽연합(EU) 국가인 프랑스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야 했고, 역외 국가인 한국을 선택하는 데 대한 국내 부담 여론이 있었던만큼 정상회담 자리에서 결정하는 것보다 시차를 두고 국익에 맞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체코에 보낸 원전 관련 자료는 수만 페이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200여 명의 원전 전문가들이 달라붙어 20만 시간을 검토했다는 게 체코 정부의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추후 기술 확산 효과들을 따져봤을 때 한국과 손을 잡는 것이 이익이라는 결정들도 전날 내각회의 전후로 대통령실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실에 따르면 한수원이 지역 설명회에서 체코 현지 주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도 결정적인 수주 성공요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지 주민들이 프랑스보다 한국 기업을 원한다고 발표했는데 여러모로 체코 정부가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통령실 소속 40대 남성 선임행정관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겨졌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대통령실 강모 선임행정관을 15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 선임행정관은 지난달 7일 오후 9시 50분경 용산구 한남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를 받는다. 강 선임행정관은 당시 단속에 나선 경찰관과 음주 측정을 진행했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로 나오자 결과에 불복해 채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인근 병원에서 강 행정관의 혈액을 채취한 다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 보냈고, 국과수 측정 결과도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강 선임행정관에 대해 내부 감찰 형식으로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관련 법규와 과거 사례를 따져보면서 징계 여부와 그 수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사 조치가 확정되기 전에 업무 배제가 이뤄질지는 검토 중인 단계라고 한다. 강 선임행정관은 음주 단속에 적발된 뒤에도 계속 대통령실로 출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 선임행정관은 징계 절차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1월 음주운전이 적발된 김종천 당시 대통령의전비서관은 적발 당일 직권면직된 바 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민의힘 당권주자 4명이 17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제히 밝혔다. ‘김건희 여사 사법 리스크’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여권 전체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김 여사 관련 논란을 정리해야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해 1월 제2부속실 설치 방침을 밝혔던 대통령실 내부에선 설치가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동안 만드는 쪽으로 기울다가 현재는 아닌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표가 누가 되든 제2부속실 설치 문제가 당정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권주자들 “김 여사 검찰 조사 필요” 국민의힘 7·23전당대회 당 대표로 출마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는 이날 열린 4차 방송토론회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반환 지시를 했지만 행정관이 깜빡했다는 진술이 나왔는데,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는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고 본다, 아니다’라는 ‘○×’ 질문에 모두 ‘○’를 선택했다. 한 후보는 “법 앞의 평등 정신에 따라 진실을 규명하고 사안을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김 여사는 몰카 공작의 피해자지만 동시에 선물로 들고 간 백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다”며 “당당히 조사 받고 국민에게 심경을 진솔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수사에 있어서는 원칙대로 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법 앞에 예외가 없다.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주자들은 대통령실 내에 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설치하는 데에도 모두 찬성했다. 한 후보는 “정부가 대통령 부인의 공적 활동을 금지하거나 막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투명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의 의견을 묻는 한 후보 질문에 원 후보는 “공인이기 때문에 공적인 투명성과 감시, 견제를 받아야 그 공인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제2부속실 폐지 공약 자체가 잘못”이라고 했다. 당 대표 후보 4명은 전날 채널A 주관 방송토론회에서도 ‘김 여사가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 관계자는 “김 여사가 검찰 수사를 받고 사과까지 한다면 국민도 정부 여당에 마음을 열고 성난 민심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다는 데 후보 모두 동의한 것”이라고 했다.● 용산 “실속 없는 제2부속실 왜 불 댕기나”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여사만 남은 전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후보의 ‘김 여사 텔레그램 메시지 무시’ 논란과 김 여사 ‘댓글팀’을 둘러싼 국정 간여, 부적절한 처신 논란이 불거졌다. 김 여사가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와 57분간 통화한 사실이 공개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도 총선 전 김 여사와 통화했던 사실을 이날 공개했다. 하지만 1월 대통령실에 이어 2월 윤 대통령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던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 현재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설치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원 등 사람을 늘려야 되는 문제도 있고 윤 대통령이 대선 때 부속실 설치 안 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권 주자들이 실속 없는 제2부속실 논의에 왜 자꾸 불을 댕기는지 모르겠다”며 “당 대표 선거를 위해 계속 얘기를 꺼내는 거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야당은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명품백을) 반환하면 국고 횡령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반환을 지시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대통령실 소속 40대 남성 선임행정관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겨졌다.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대통령실 강모 선임행정관을 15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 선임행정관은 지난달 7일 오후 9시 50분경 용산구 한남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를 받는다. 강 선임행정관은 당시 단속에 나선 경찰관과 음주측정을 진행했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로 나오자 결과에 불복해 채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인근 병원에서 강 행정관의 혈액을 채취한 다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 보냈고, 국과수 측정 결과도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강 선임행정관에 대해 내부 감찰 형식으로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관련 법규와 과거 사례를 따져보면서 징계 여부와 그 수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사조치가 확정되기 전에 업무배제가 이뤄질지는 검토 중인 단계라고 한다.강 선임행정관은 음주 단속에 적발된 뒤에도 계속 대통령실로 출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 선임행정관은 징계절차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1월 음주운전이 적발된 김종천 당시 대통령의전비서관은 적발 당일 직권면직된 바 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탈북 고위 외교관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전 의원(사진)이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 전 의원의 임명이 확정되면 역대 정부 최초로 탈북민을 차관급 임명직에 기용하는 사례가 된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태 전 의원은 최근 대통령실로부터 민주평통 사무처장 인사 검증을 거쳐 조만간 인선 발표만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재가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과 대통령 기념사에서 밝힌 탈북민 포용 정책 등의 의미들을 두루 고려해 고심 끝에 내린 인사”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고위 인사도 “탈북민이 와서 차관급으로 임명직에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탈북을 시도하려는 고위층에게 한국행을 결심하는 확실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태 전 의원은 주영국 북한공사로 근무하다가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최고위급 탈북민 출신 인사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돼 국회의원을 지냈고 22대 총선에서 여당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구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태 전 의원은 당초 대사직 또는 내각 입각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신변 안전과 임명직의 상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 같은 인선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평통은 정부의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헌법기관이자 대통령 자문기구다. 국내 228개, 해외 45개 지역협의회를 기반으로 통일 정책은 물론이고 지역 공동체 의사결정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6개월 동안 공석이었다. 한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한국으로 온 고위급 탈북민이 20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에만 10명 안팎의 고위급 탈북민이 입국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비슷한 규모로 고위급 탈북민이 들어왔다고 한다. 특히 올해 입국한 고위급 탈북민 중에는 외교관보단 무역일꾼 등 주재관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지난해 11월엔 주쿠바 북한대사관의 리일규 참사가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쿠바에서 두 차례 근무한 ‘남미통’인 리 참사는 직무 평가 등으로 외무성 본부와 갈등을 겪다가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말 프랑스에 근무하던 북한 외교관 가족도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러시’가 올해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통일부 차관에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을, 후임 대변인에 정혜전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각각 내정했다. 정 내정자가 임명장을 받으면 강인선 현 외교부 2차관, 이도운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김 내정자에 이어 윤석열 정부 2년 2개월 만에 4번째 대변인이 된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7월 통일비서관에 임명된 뒤 5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대변인에 임명됐다. 다시 7개월 만에 통일부 차관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주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도 동행했기 때문에 이날 발표는 깜짝 인사로 평가된다. 이날 대통령실은 대변인 교체부터 발표했다. 여권에선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이 불과 7개월 만에 다시 교체되는 건 대변인 역할에 문제가 있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내정자가 통일비서관을 지냈지만 임기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북핵 위협 고도화와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를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 내정자의 후임인 정 내정자는 1999년 언론계에 발을 들인 뒤 신문기자와 방송뉴스 앵커를 맡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해 왔다. 문승현 현 통일부 차관은 차기 주프랑스 대사로 내정돼 아그레망(부임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체코 대사와 주태국 대사를 지낸 문 차관은 1998년 통일부 출범 이후 임명된 첫 번째 외교부 출신 차관이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통령실은 19일, 26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15일 밝혔다. 채 상병 특검법을 다루는 19일 청문회에 김용현 경호처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가 출석할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청문회 증인출석요구서 전달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박민성 경호처 보안팀장 등 대통령실 공무원들을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청문회를 앞두고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에 “위헌적이며 불법적인 탄핵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등 야당은 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과 관련한 청문회 실시 안건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19일에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26일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일가 부정비리 및 국정농단’ 관련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도 “원천 무효”라며 청문회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이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헌적 탄핵청문회”라며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서 정권을 흔들기 위한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공수처를 찾아 정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공무원 10명과 경찰 2명을 청문회 출석요구서 대리 수령을 거부하거나 방해한 혐의(국회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로 고발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 금요일(12일) 대통령실은 취재기자를 사상 처음으로 가두리에 가두듯이 묶어 놓아 언론 탄압 행위를 자행했고, 또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는 야당 의원들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폭력으로 방해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26일 청문회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 여사와 윤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 씨의 출석도 압박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군 4성 장군인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사진)이 “작전 분석 결과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믿음(believe)이 생긴다면 추후에 추진(move forward)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미국은 우리 군의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하지만 이번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사령부의 지휘관이 이례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석 가능한 발언을 내놓은 것.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주한·주일미군 등을 총괄하며 유사시 한반도에 우선 전개될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등을 관할한다. 퍼파로 사령관은 11일(현지 시간) 인태사령부가 있는 미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국 언론과 만나 “한국에서 핵추진잠수함 도입 목소리가 높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북한의 핵고도화는 모두에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잠수함 전투 수행의 관점에서 볼 때 동맹으로서 한미 양국이 전력을 통합하고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당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건조 지원을 요청한다면 지지하겠느냐”고 묻자 “지금은 미국이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다소 입장이 바뀐 듯한 발언이 나온 건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 군사 개입의 길을 터주는 새 조약을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 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미 행정부에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할 필요성을 일부 인정하는 기류가 생겼는지 주시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 측이 그런 인식이 있다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핵잠 도입 필요성 인식… 美인태사령관 발언 환영”퍼파로 “韓핵잠 추진 가능” 일부선 “한반도선 효용성 떨어져”“우리 정부는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입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다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고 긍정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면 추후에 추진할 것”이라는 퍼파로 사령관의 발언에 “미국이 대선을 앞둔 전환기인 만큼 한미 양국이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해 집중적으로 깊이 논의하고 있거나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기자단에게 ‘알려드립니다’ 공지를 내고 퍼파로 사령관 인터뷰 주요 내용을 원문과 함께 공개했다. 핵추진잠수함은 한국이 풀어야 할 ‘안보 족쇄’ 중 하나로 불린다. 한국은 핵잠 개발의 기술적 여건은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1956년 체결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의 자체적인 우라늄 농축은 물론이고 군사적 목적의 핵연료 사용도 제한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미국에 핵연료(저농축 우라늄) 공급을 요청했지만 미국이 난색을 표해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퍼파로 사령관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이 한미 양국 전력 통합에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결론 난다면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정부는 배경을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보유의 전략적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미 정부 내에서 일부 바뀌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가능성은 낮지만 러시아가 북한에 핵잠수함 관련 기술을 이전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미 정부도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국에 대한 안보 지원을 어떤 식으로든 해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동맹인 한국을 배려하고 핵무장 여론이 커지는 한국 내 상황을 고려해 내놓은 발언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미국은 동맹인 호주가 2021년 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호주에는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제공키로 한 바 있다. 이에 같은 동맹국인 한국을 등한시한다는 논란도 불거진 바 있다. 다만 퍼파로 사령관이 밝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핵추진잠수함 도입은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추진잠수함은 미국이 운용해 한국에 제공하고, 한국은 재래식 디젤잠수함 등으로 이를 보완하는 기존 방식을 강조한 발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은 11일 한국 재래식 전력과 미 핵전력의 통합 운용이 핵심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승인했다. 우리 군 일각에선 북한과 코앞에서 대치 중인 한반도 전장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먼바다 수심 깊은 환경에 적합한 핵추진잠수함의 군사전략적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찾는 북한 동포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단 한 분도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을 탈출해 해외에 계신 동포들이 강제로 북송되지 않고 무사히 대한민국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탈북민 문제를 직접 꺼내 대북 압박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4일 ‘제1회 북한 이탈 주민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는 자유를 향한 여러분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북한 정권에 의해 고통받는 북한 동포를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 정권은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지역에 장벽과 전기 철조망을 치고 심지어 지뢰까지 매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탈북민 지원과 관련해선 “2005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초기 정착지원금을 대폭 개선하고 탈북민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해 세액공제와 같은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북한 이탈 주민의 날’은 윤 대통령이 1월 국무회의에서 탈북민을 포용하고 탈북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을 주문했다. 이날 처음으로 정부 차원 기념식이 개최됐다. 윤 대통령은 북한 이탈 주민 지원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에게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직접 수여하는 등 유공자들을 포상했다. 또 국내 최초의 탈북민 청소년 야구단인 ‘챌린저스’가 미국 방문을 앞두고 개최한 출정식에 참석해 ‘자유를 향한 홈런’이라는 격려 문구와 친필 서명을 한 대형 야구공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중 탈북민의 현실을 담은 영상을 참석자들과 함께 시청하다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군 4성 장군인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작전 분석의 결과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믿음(believe)이 생긴다면 추후에 추진(move forward)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미국은 우리 군의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혀 왔다. 하지만 이번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사령부의 지휘관이 이례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석 가능한 발언을 내놓은 것.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주한·주일미군 등을 지휘하며 유사시 한반도에 우선 전개될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등을 관할한다.퍼파로 사령관은 11일(현지 시간) 인태사령부가 있는 미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국 언론과 만나 “한국에서 핵추진잠수함 도입 목소리가 높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북한의 핵고도화는 모두에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잠수함 전투수행의 관점에서 볼 때 동맹으로서 한미 양국이 전력을 통합하고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라고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면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당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건조 지원을 요청한다면 지지하겠느냐”고 묻자 “지금은 미국이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다소 입장이 바뀐 듯한 발언이 나온 건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 군사개입의 길을 터주는 새 조약을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 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미 행정부에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할 필요성을 일부 인정하는 기류가 생겼는지 주시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 측이 그런 인식이 있다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우리 정부는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입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다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고 긍정적이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면 추후에 추진할 것”이라는 퍼파로 사령관의 발언에 “미국이 대선을 앞둔 전환기인 만큼 한미 양국이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해 집중적으로 깊이 논의하고 있거나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기자단에게 ‘알려드립니다’ 공지를 내고 퍼파로 사령관 인터뷰 주요 내용을 원문과 함께 공개했다.핵추진잠수함은 한국이 풀어야 할 ‘안보 족쇄’ 중 하나로 불린다. 한국은 핵잠 개발의 기술적 여건은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1956년 체결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의 자체적인 우라늄 농축은 물론이고 군사적 목적의 핵연료 사용도 제한하고 있다.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미국에 핵연료(저농축우라늄) 공급을 요청했지만 미국이 난색을 표해 무산됐다. 핵추진잠수함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려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부터 일단 풀어야 한다. 핵추진잠수함의 최대 관건인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의 안정적 확보는 미국 동의 없인 불가능하다.이런 가운데 이번에 퍼파로 사령관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이 한미 양국 전력 통합에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결론 난다면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정부는 배경을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의 핵추진잠수함을 보유의 전략적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미 정부 내에서 일부 바뀌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가능성은 낮지만 러시아가 북한에 핵잠수한 관련 기술을 이전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미 정부도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국에 대한 안보 지원을 어떤 식으로든 해줄 수 있단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동맹인 한국을 배려하고 핵무장 여론이 커지는 한국 내 상황을 고려해 내놓은 발언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미국은 동맹인 호주가 2021년 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호주에는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제공키로 한 바 있다. 이에 같은 동맹국인 한국을 등한시한다는 논란도 불거진 바 있다. 다만 퍼파로 사령관이 밝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핵추진잠수함 도입은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추진잠수함은 미국이 운용해 한국에 제공하고, 한국은 재래식 디젤잠수함 등으로 이를 보완하는 기존 방식일 강조한 발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은 11일 한국 재래식 전력과 미 핵전력의 통합 운용이 핵심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승인했다. 우리 군 일각에선 북한과 코앞에서 대치 중인 한반도 전장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먼바다 수심 깊은 환경에 적합한 핵추진잠수함의 군사전략적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찾는 북한 동포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단 한 분도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을 탈출해 해외에 계신 동포들이 강제로 북송되지 않고 무사히 대한민국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탈북민 문제를 직접 꺼내 대북 압박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윤 대통령은 14일 ‘제1회 북한 이탈 주민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는 자유를 향한 여러분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북한 정권에 의해 고통받는 북한 동포를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또 “북한 정권은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지역에 장벽과 전기 철조망을 치고 심지어 지뢰까지 매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종합적인 보호와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며 “2005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초기 정착지원금을 대폭 개선하고 탈북민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해 세액공제와 같은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북한 이탈 주민의 날’은 윤 대통령이 1월 국무회의에서 탈북민을 포용하고 탈북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을 주문했다. 이날 처음으로 정부 차원 기념식이 개최됐다.윤 대통령은 북한 이탈 주민 지원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에게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직접 수여하는 등 유공자들을 포상했다. 또 국내 최초의 탈북민 청소년 야구단인 ‘챌린저스’가 미국 방문을 앞두고 개최한 출정식에 참석해 ‘자유를 향한 홈런’이라는 격려 문구와 친필 서명을 한 대형 야구공을 전달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독일, 네덜란드 등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 대응책, 원전 건설 수주, 반도체·핵심 광물 협력 등을 논의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에서 윤 대통령은 이날 첫 회담 주자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의 유엔군사령부(유엔사) 가입 신청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관련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되는 대로 독일이 유엔사 회원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초 독일이 다시 유엔사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한미 측에 알려왔고 미 국방부의 최종 검토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조만간 가입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6·25전쟁 당시 한국을 방어할 목적으로 세워진 유엔사는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전력을 지원한다. 정상회담에서 공표된 만큼 독일의 가입은 사실상 확정된 수순인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이 가입할 경우 유엔사 회원국은 18개국으로 늘어난다. 한국은 유엔사 회원국이 아닌 ‘당사국’ 지위다. 독일의 유엔사 가입 시도는 앞서 2019년 문재인 정부 때도 있었지만 당시 정부가 이 계획을 ‘주권 침해’라며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그런 만큼 독일의 가입 자체가 윤석열 정부에서 달라진 유엔사의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체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4개국 정상들과도 이날 정상회담을 갖고 신규 원전 협력 등을 논의했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는 이번이 3번째 정상회담이었다. 이달 중 체코의 신규 원전 4기 건설 입찰 결과가 발표되는 만큼, 윤 대통령은 막판 수주전에 힘을 더했다. 박춘섭 대통령경제수석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금융 지원도 가능하므로 대한민국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체코 원전 분야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100만 t으로 추정되는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된 스웨덴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와의 회담에선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요청했다. 이어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워싱턴=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0일 “최근 전세 시장이 상당히 불안해지고 있다”며 “‘임대차 2법’을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한 2년 임차 계약 후 추가 2년을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증액 상한을 이전 계약의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는 이달 말로 4년 차를 맞는다. 정부는 이 임대차 2법 폐지 논의를 22개 국회에서 본격화할 방침이다. 성 실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달 30일을 전후로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이 불 수 있어 즉시 폐지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회 상황이 야당의 반발로 여의치 않다면 정부 차원에서 추가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안도 동시에 진행하려고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안에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임대차 2법 폐지를 위한 입법 활동 및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한 뒤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임대차 2법은 원상복구가 맞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임대차 2법 개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은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매매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등의 상황적 요인 때문이지 임대차 2법과는 무관하다”며 “오히려 법을 폐지하면 전세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성 실장은 이날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 과정에서 청년층 부담을 덜기 위해 세대 간 차등화된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조정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청년의 보험료율은 덜 인상하거나 천천히 인상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 보겠다는 것. 성 실장은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단순 숫자 조정이 아닌, 구조적 개혁을 하려고 한다”며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0일 “최근 전세 시장이 상당히 불안해지고 있다”며 “‘임대차 2법’을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한 2년 임차 계약 후 추가 2년을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증액 상한을 이전 계약의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는 이달 말로 4년 차를 맞는다. 정부는 이 임대차 2법 폐지 논의를 22개 국회에서 본격화할 방침이다. 성 실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달 30일을 전후로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불 수 있어 즉시 폐지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회 상황이 야당의 반발로 여의치 않다면 정부 차원에서 추가로 주택공급을 늘리는 안도 동시에 진행하려고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안에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임대차 2법 폐지를 위한 입법 활동 및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 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임대차 2법은 원상복구가 맞다”고 주장한 바 있다.다만 민주당은 이날 임대차 2법 개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은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매매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등의 상황적 요인 때문이지 임대차 2법과는 무관하다”며 “오히려 법을 폐지하면 전세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성 실장은 이날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 과정에서 청년층 부담을 덜기 위해 세대 간 차등화된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조정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청년의 보험료율은 덜 인상하거나 천천히 인상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 보겠다는 것. 성 실장은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단순 숫자 조정이 아닌, 구조적 개혁을 하려고 한다”며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9일과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 청원’ 관련 청문회를 열고 26일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를 증인으로 부르는 안을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탄핵 청원 청문회’는 위헌이고 ‘탄핵 예비 절차’나 다름없다”고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근 130만 명의 동의를 받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국민청원’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해당 청원 관련 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계획서를 의결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두 차례 청문회에서 국민 청원에 탄핵 사유로 제시된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명품 뇌물 수수, 주가 조작 등 김 여사 일가의 부정·비리 의혹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와 최 씨를 비롯해 송윤상 인천지검 검사, 염신일 도이치모터스 회계 책임자 등 김 여사 부정·비리 의혹 관계자와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채 상병 사건 관계자 등 총 39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폭주 기관차처럼 일방 주도하는 청문회에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며 김 여사 모녀의 청문회 불출석 방침을 시사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순직 해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며 “어제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 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특검법은 이제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野 “尹탄핵 청원 청문회” 증인 39명 채택… 與 “광기어린 폭력”金여사 포함… 7분만에 줄줄이 처리野 “130만명 청원 거부 명분 없어”與 “146만명 청원 文때도 안해”정청래 “증인들 불출석 땐 처벌”“청원에 동의한 국민 130만 명의 명령을 받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발의 사유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국가보안법 위반 등 전과 5범인 청원 주도자에 국회가 놀아난 치욕적인 순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민주당이 조선노동당 이중대를 자인하는 것이다.”(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13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 청원’ 관련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회의가 시작된 지 1시간여 만에 국민 청원 글의 안건 상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여당 의원들이 표결을 보이콧하고 회의장을 퇴장한 가운데 이달 19일과 26일 등 두 차례 청문회를 실시하는 건과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 등 39명을 증인으로, 7명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안이 7분 만에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탄핵 준비 운동” “광기 어린 정치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근 경북경찰청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무혐의 처리 등) 뻔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지금도 여전히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이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30만여 명이 요구한 (윤 대통령 탄핵 발의 요구) 청원을 무슨 명분으로 거부할 수 있느냐”며 “그런 논리는 전부 법 기술자들이 하는 애드리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탄핵 소추를 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가 발의해야 하고 본회의 의결이 있어야 법사위에서 조사할 수 있다”며 “청원서 하나만으로 사실상 탄핵 소추를 위한 조사를 하겠다는 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임기 당시 146만 명의 탄핵 청원이 있었는데 청문회를 왜 안 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 위원장은 “국회 법사위가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여당 위원들이 반발하며 회의장을 퇴장하자 야당 위원들은 각각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김 여사 일가의 비리 의혹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이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도 19일 증인으로 의결했다. 또 김 여사와 최 씨를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핵심 관계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 등을 26일 증인으로 채택했다. 앞서 국민 청원에는 해당 두 의혹 외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통한 전쟁 위기 조장 및 일본 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방조 등도 탄핵 사유로 포함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퇴장 직후 낸 규탄 성명에서 “결국 정 위원장이 장악한 법사위가 ‘탄핵 열차’를 출발시켰다”며 “실현 불가능한 청원안에 대해 청문회까지 개최하는 건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청원안을 통한 탄핵 소추는 국회법 절차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김 여사와 최 씨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데 대해서도 “법적 근거 없이 진행되는 불법 청문회인 만큼 증인 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불출석 방침을 시사했다. 정 위원장은 증인 채택 의결 직후 김 여사가 청문회에 불출석할 가능성과 관련해 “증인이 불출석할 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9일과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 청원’ 관련 청문회를 열고 26일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를 증인으로 부르는 안을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탄핵 청원 청문회’는 위헌이고 ‘탄핵 예비 절차’나 다름없다”고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근 130만 명의 동의를 받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국민청원’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해당 청원 관련 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계획서를 의결했다.민주당은 앞으로 두 차례 청문회에서 국민 청원에 탄핵 사유로 제시된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명품 뇌물 수수, 주가 조작 등 김 여사 일가의 부정·비리 의혹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와 최 씨를 비롯해 송윤상 인천지검 검사, 염신일 도이치모터스 회계 책임자 등 김 여사 부정·비리 의혹 관계자와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채 상병 사건 관계자 등 총 39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폭주 기관차처럼 일방 주도하는 청문회에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며 김 여사 모녀의 청문회 불출석 방침을 시사했다.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순직 해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며 “어제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 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특검법은 이제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野 “130만 청원 거부명분 없어” 與 “정청래가 ‘탄핵 열차’ 출발시켜”“청원에 동의한 국민 130만 명의 명령을 받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발의 사유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국가보안법 위반 등 전과 5범인 청원 주도자에 의해 대한민국 국회가 놀아난 치욕적인 순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국민의힘 곽규택 의원)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13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 청원’ 관련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회의가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에 국민 청원글의 안건 상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여당 의원들이 표결을 보이콧하고 회의장을 퇴장한 가운데 이달 19일과 26일 두 차례 청문회를 실시하는 건과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 등 39명을 증인으로, 7명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안이 7분 만에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탄핵 준비 운동” “광기 어린 정치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野, 7분 만에 39명 증인 채택안 단독 의결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근 경북경찰청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무혐의 처리 등) 뻔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지금도 여전히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이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30만여 명이 요구한 (윤 대통령 탄핵 발의 요구) 청원을 무슨 명분으로 거부할 수 있느냐”며 “그런 논리는 전부 법 기술자들이 하는 애드립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이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탄핵 소추를 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가 발의해야 하고 본회의 의결이 있어야 법사위에서 조사할 수 있다”며 “청원서 하나만으로 사실상 탄핵 소추를 위한 조사를 하겠다는 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임기 당시 146만명의 탄핵 청원이 있었는데 청문회를 왜 안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 위원장은 “국회 법사위가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정 법사위원장의 안건 표결에 반발하며 여당 위원들이 회의장을 퇴장하자, 남은 야당 위원들은 각각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김 여사 일가의 비리 의혹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이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도 19일 증인으로 의결했다. 또 김 여사와 최 씨를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핵심 관계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 등을 26일 증인으로 채택했다. 앞서 국민 청원에는 해당 두 의혹 외에도 대북 확성기 재개를 통한 전쟁 위기 조장 및 일본 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방조 등도 탄핵 사유로 포함된 바 있다.● 여권, 김 여사 불출석 시사…정청래 “처벌”국민의힘은 퇴장 직후 낸 규탄 성명에서 “결국 정청래 위원장이 장악한 법사위가 ‘탄핵 열차’를 출발시켰다”며 “실현 불가능한 청원안에 대해 청문회까지 개최하는 건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청원안을 통한 탄핵소추는 국회법 절차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김 여사와 최 씨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데 대해서도 “법적 근거 없이 진행되는 불법 청문회인 만큼 증인 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불출석 방침을 시사했다.정 법사위원장은 증인 채택 의결 직후 김 여사가 청문회에 불출석할 가능성과 관련해 “증인이 불출석 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러시아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로, 러시아 측이 결국 남북한 중 어느 쪽이 자신에게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8일 출국하기 전 진행된 로이터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말한 ‘민폐’를 로이터는 ‘위협’이라는 뜻인 ‘menace’라고 번역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최근 북한과 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격상하면서 밀착한 러시아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라며 “러시아가 계속 유엔 결의를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구체적인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제공하면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수 있음을 재차 확인한 것. 9월 서울에선 한국 정보기관이 주최하는 사이버 방어훈련(APEX·국제사이버훈련)이 열린다. 윤 대통령은 여기에 나토 동맹국을 초청해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국해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방문한 뒤 10∼11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및 북-러 군사 협력을 주요 의제로 다루면서 이를 규탄하는 공동 메시지도 낼 것으로 보인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