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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3루타왕’ 자리를 놓고 ‘조용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치고 나간 건 바비 위트 주니어(23·캔자스시티)였습니다.위트 주니어는 26일 경기에서 시즌 8번째 3루타를 쳐냈습니다.그러자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타격에만 전념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도 27일 경기에서 시즌 8번째 3루타를 치면서 동률을 만들었습니다.그러는 사이 내셔널리그(NL)에서는 코빈 캐럴(23·애리조나)이 27, 28일 이틀 연속으로 3루타를 치면서 시즌 3루타를 8개까지 늘렸습니다.오타니는 시즌 홈런(44개) 역시 MLB 양대 리그 1위입니다.3루타와 홈런에서 모두 양대 리그 (공동)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것.MLB가 현재처럼 양대 리그 체제를 갖춘 1901년 이후 이런 기록을 남긴 건 1955년 윌리 메이스(92·당시 뉴욕 자이언츠)와 1978년 짐 라이스(70·당시 보스턴) 두 명뿐입니다.오타니가 시즌 끝까지 두 부문 1위 자리를 지키면 45년 만에 새 주인공이 나오는 셈입니다.AL와 NL을 따로 나눠 따져도 같은 기록을 남긴 선수는 6명밖에 없었습니다.3루타는 ‘발’이 결정적이고 홈런은 ‘방망이’에서 나오기 때문에 두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예를 들어 지난해 MLB 전체 홈런 1위(62개) 에런 저지(31·뉴욕 양키스)는 3루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거꾸로 3루타 1위(9개) 아메드 로사리오(28·당시 클리블랜드)는 홈런을 11개 때리는 데 그쳤습니다.올해 현재 위트 주니어는 26홈런, 캐럴은 22홈런이니까 올해는 그나마 ‘힘 있는’ 선수끼리 3루타왕 경쟁을 벌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MLB에는 이런 ‘괴물’이 넘쳐나서 이런 기록을 남긴 선수가 6명이나 있던 겁니다. 한국 프로야구에는 이런 기록을 남긴 선수가 아예 없습니다.지난해 이정후(25·키움)가 3루타 1위(10개), 홈런 5위(23개)로 순위 합계 6위를 기록한 게 이에 가장 가까운 기록입니다.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CL)에서도 이런 기록이 나온 적은 없습니다.대신 퍼시픽리그(PL)에서는 고쿠보 히로키(小久保裕紀·52·당시 다이에)가 1995년 홈런 28개, 3루타 9개로 두 부문 모두 1위에 오른 기록이 있습니다.다만 1995년 CL에서는 에토 아키라(江藤智·53)가 39홈런, 노무라 겐지로(野村謙二郎·57·이상 당시 히로시마)가 32홈런을 쳤기 때문에 28홈런이 양대 리그 1위 기록은 아닙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세계 최고 레벨의 자동차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 최강 팀은 현재 ‘레드불’이다. 레드불은 올해 열린 12차례 그랑프리에서 전부 우승했다. 지난해 마지막 그랑프리까지 포함하면 13회 연속 우승이다. F1 역사상 한 팀(컨스트럭터)이 10회 이상 연속 우승을 차지한 건 레드불이 처음이다. 신문을 아주 꼼꼼하게 읽는 독자 가운데도 이 소식을 처음 접한 분이 적지 않을 거다. 어제까지는 동아일보는 물론 한국 10대 일간지 어디에서도 이 이야기를 다룬 적이 없기 때문이다. 왜일까. 한국 사람들이 F1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짐작건대 F1 그랑프리를 한 번이라도 개최한 나라 중에 F1에 가장 관심이 없는 나라가 한국일 거다. 한국에서 F1 그랑프리를 개최한 것부터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었다. 전남도는 “F1 그랑프리를 유치하겠다”며 국비 728억 원을 포함해 총 4825억 원을 들여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을 지었다. 그리고 2010∼2013년 실제로 ‘코리아 그랑프리’를 열었다. 이 4년 동안 1910억 원을 손해 보자 전남도는 더 이상 그랑프리를 열지 않기로 했다. ‘하얀 코끼리’라는 표현이 있다. 불교에서 신성시하는 흰 코끼리를 키우는 일처럼 가치에 비해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드는 대상을 뜻하는 경제 용어다.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이 바로 하얀 코끼리다. 그리고 한국에는 하얀 코끼리가 많아도 너무 많다. 덩치가 가장 큰 하얀 코끼리는 역시 새만금이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도 ‘새만금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남았을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 국제행사 유치에 목을 매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잼버리 대회 유치 역시 사실 예산 확보를 위한 명분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얀 코끼리가 있어야 지역 정치인은 업적을, 지방자치단체는 성과를, 지역 건설업체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구조가 가능했던 건 지금까지는 ‘지역’에서 어떻게든 하얀 코끼리를 잡아 오기만 하면 ‘중앙’에서 먹이를 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및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가 끝난 뒤 최소 619억 원 흑자를 봤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고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건 중앙정부에서 1000억 원을 지원한 덕에 조직위는 381억 원의 손해를 619억 원 흑자로 바꿨다는 점이다. 이런 대회를 과연 ‘흑자 대회’라고 하는 게 맞을까. 이제 ‘중앙’도 반격에 나섰다. 대한체육회(중앙)와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지역)가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은 게 대표 사례다. 1970년 아시안게임은 태국 방콕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원래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대회 개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개최권을 반납했다. 망신살이 뻗치는 일이었다. 이제 한국은 아직 개최하지 않은 국제행사를 찾는 게 더 빠른 나라가 됐다. 이제 하얀 코끼리에 목을 맬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나지 않았나. 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김하성은 22일 안방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만루 기회에 타석에 들어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트렸다. 김하성은 볼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태였지만 상대 팀 마이애미 선발 투수 라이언 웨더스(24)가 시속 155km 속구를 몸쪽에 던지자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렸다. 시속 153km로 날아간 이 타구는 비거리 109m짜리 만루홈런이 됐다. 김하성은 이전까지 만루 기회에 33번 타석에 들어서 2루타 4개를 포함해 안타 9개를 쳤지만 홈런을 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하성은 한국프로야구 키움 시절에는 만루홈런 4개를 기록했다. 김하성에 앞서 추신수(41·SSG·4개), 최지만(32·샌디에이고·2개), 최희섭(44·전 LA 다저스), 강정호(36·전 피츠버그)도 MLB 무대에서 만루홈런을 남긴 적이 있다. 이 만루홈런은 김하성의 시즌 17호 홈런이자 MLB 통산 300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MLB에서 통산 300안타를 기록한 한국인 타자는 추신수(1671개), 최지만(365개)에 이어 김하성이 세 번째다. 이날 샌디에이고에 선취점을 안긴 타자도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1회말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3루를 훔치며 시즌 28호 도루를 기록했다. 이후 매니 마차도(31)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샌디에이고는 결국 마이애미를 6-2로 꺾었다. 김하성이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22홈런, 36도루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MLB에서 뛴 한국인 타자 그 누구도 한 시즌에 20홈런 이상, 30도루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적이 없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골프 여제’ 박인비(35·사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할 한국 대표 후보로 사실상 결정됐다. 14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박인비는 10일 평가위원회 비공개 면접에서 김소영(31·배드민턴), 김연경(35·배구), 이대훈(31·태권도), 진종오(44·사격) 등 각 종목 간판선수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14일 열린 원로회의도 박인비를 IOC 선수위원 선거 국내 후보로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16, 17일 예정된 선수위원회만 통과하면 박인비는 내년 파리 올림픽 때 열리는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설 한국 대표 후보로 최종 결정된다. 체육회 관계자는 “박인비의 뛰어난 외국어 구사 능력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때마다 열리는 IOC 선수위원 선거 때는 후보들이 전 세계에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유세 활동을 벌인다. 또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되면 IOC 위원으로 자동 선임돼 전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IOC는 ‘선수위원 후보자는 IOC 공식 언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가운데 하나는 유창하게 구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박인비는 미국 NBC 생방송 프로그램 ‘투데이 쇼’에 출연해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영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점도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4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데 이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골프 역사상 첫 ‘골든 그랜드슬램’ 기록을 남겼다. 박인비는 재작년 도쿄 올림픽 때는 공동 23위에 그쳤지만 이 대회에 출전한 덕에 ‘해당 대회 또는 직전 대회에 참가한 선수만 입후보할 수 있다’는 IOC 선수위원 입후보 자격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 때는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41)을 비롯해 리우에서 뽑힌 4명이 새 얼굴로 바뀐다. IOC 규정에 따라 파리 올림픽 때 새로 선수위원이 되는 4명은 서로 다른 종목 선수여야 한다. 박인비는 이 역시 본인에게 유리한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박인비는 “골프는 전 세계 227개국에서 즐기는 글로벌 스포츠”라면서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파우 가솔(43·스페인)이 선수위원으로 뽑힌 것처럼 인기 스포츠 대표 선수라는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유 위원이 리우 대회 선거 운동 기간 450km를 걸어 6kg이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파리에서 500km를 걸어 10kg이 빠지는 걸 목표로 열심히 뛰어다니겠다”고 다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원래 왼손잡이인 이종범 LG 코치(53)는 오른손으로 야구를 했습니다. 반면 아들인 이정후(25·키움)는 원래 오른손잡이지만 왼쪽 타석에서 공을 칩니다.부상 중인 이정후를 소환한 건 오늘(8월 13일)이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기 때문입니다.21세기에도 왼손잡이를 터부시하는 문화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하지만 야구에서는 확실히 왼손잡이가 더 인정받습니다. 적어도 타자는 확실히 그렇습니다.아니라면 오른손으로만 야구를 한 사람 중에 프로야구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이 코치 아들 이정후가 왼손으로 공을 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오른손 타자가 총 2만7822번 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왼손 타자는 2만8141번 타석에 들어섰습니다.그러니까 왼손 타자 타석이 319번 더 많았습니다. 왼손 타석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선 건 지난해(50.3%)가 처음이었습니다.12일 현재 올해 왼손 타석 점유율(49.8%) 역시 50%에 육박합니다. 참고로 프로야구 원년(1982년)에 이 비율은 13.4%가 전부였습니다.물론 41년 동안 왼손잡이가 3.7배나 늘어난 건 아닙니다. 투수 쪽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왼손 투수가 마운드에 있던 타석 비율은 26.8%로 10년 전인 2013년(29.9%)과 비교해도 오히려 3.1%포인트가 줄었습니다.그런데 왼손 타석 점유율이 올라간 건 물론 ‘만들어진 왼손타자’ 그러니까 이정후 같은 ‘우투좌타’ 때문입니다.올해 현재 1군 경기에서 한 타석이라도 들어선 타자는 총 275명.이 가운데 우투우타가 148명(53.8%)으로 가장 많고 우투좌타가 95명(34.5%)으로 그다음입니다.순수 왼손잡이라고 할 수 있는 좌투좌타는 27명(9.8%)이 전부입니다.타석 점유율은 △우투우타 48.8% △우투좌타 40.8% △좌투좌타 8.0%입니다.20년 전인 2003년만 해도 우투좌타 선수 타석 점유율은 4.0%밖에 되지 않았습니다.20년 동안 우투좌타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일이 10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한국에서 이렇게 ‘치는 손’을 바꾸는 게 유행하게 된 건 일본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12일까지 일본 프로야구 전체 4만3751타석 중 41.5%(1만8141)가 우투좌타 차지였습니다.반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우투좌타 타석 점유율이 22.0%(13만2092타석 중 2만9022타석)밖에 되지 않습니다.문제는 너나 할 것 없이 왼손으로 치다 보니 치는 손을 바꾼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2015~2018년 누적 OPS(출루율+장타력)는 △우투우타 0.792 △우투좌타 0.802 △좌투좌타 0.788로 우투좌타가 제일 기록이 좋았습니다.2019~2022년에는 △우투우타 0.722 △우투좌타 0.732 △좌투좌타 0.758로 ‘만들어진 왼손타자’가 ‘원래부터 왼손타자’에게 밀리기 시작했습니다.올해 현재는 △우투우타 0.708 △우투좌타 0.700 △좌투좌타 0.710입니다. 그러니까 프로야구를 휩쓸었던 우투좌타 전성시대도 이제 슬슬 종말을 고하고 있는지 모릅니다.야구에서는 수비할 때는 오른손, 타격할 때는 왼손이 유리하기 때문에 좌투우타는 우투좌타보다 보기 드문 존재입니다.지금까지 1군 경기에 한 번이라도 출전한 선수 가운데 KBO 프로필에 좌투우타로 이름을 올린 선수는 류현진(36·토론토)을 포함해 총 13명입니다.이 중 1군 타석에 들어선 경험이 있는 건 올해 SSG에서 뛰고 있는 에레디아(32·SSG)밖에 없습니다.Sr. Heredia, ¡Feliz el Día Internacinal del zurdos!황규인기자 kini@donga.com}
선두 LG가 ‘엘키라시코’에서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이어갔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 경기에서 키움을 5-3으로 물리쳤다.3-3 동점이던 8회말 김현수(35)의 홈런 한 방이 승부를 갈랐다.선두 타자 홍창기(30)가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염경엽 LG 감독은 정주현(33)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희생번트 성공으로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키움 세 번째 투수 문성현(32)이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던진 시속 134㎞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9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25)은 삼자범퇴로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올리면서 프로야구 역대 6번째 5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이어갔다.키움 선발 장재영(21)은 6이닝 3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이 경기에서는 LG 외국인 4번 타자 오스틴(29)이 구심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하는 일도 있었다.6회말 경기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을 상대로 장재영이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몸쪽 속구를 던졌다.이 공에 대해 구심을 보고 있던 송수근 심판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리자 오스틴이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일반화 가법 모형’(GAM·Generalized Addtive Model)을 활용해 오스틴 같은 오른손 타자에게 이 공이 들어왔을 때 구심 판정을 예상해 보면 스트라이크 확률이 95.5%에 달한다.문제는 이 공이 아니라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왔던 두 번째 공이다. 같은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을 확률이 3.5%밖에 되지 않았지만 송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이 공이 들어왔을 때도 오스틴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듯 타석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그렇다고 이날 송 구심 판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던 건 아니었다.이날 송 구심이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한 공 5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 예상 확률이 50%가 넘지 않는 건 이 공을 포함해 딱 2개가 전부였다.거꾸로 스트라이크 예상 확률이 50%가 넘었는데 볼로 선언한 것도 마찬가지로 두 개였다.(GAM 같은 기계학습 모형은 일반적으로 스트라이크 예상 확률 50%를 기준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가른다.)그러나 오심은 원래 딱 한 번으로 아주 큰 문제를 만들어내기 일쑤다.결국 오스틴을 폭발하게 만든 네 번째 공은 아닐 확률이 높지만 두 번째 공은 확실히 오심 소지가 있다.7위 롯데는 이날 사직 안방 경기에서 6위 KIA 7-1로 꺾고 두 팀 간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롯데는 안치홍(33)이 1회말, 정훈(36)이 2회말 각각 1점 홈런을 뽑으면서 2-0으로 앞서갔다.안치홍은 5회말 다시 적시타를 때려냈고 정훈은 6회말 볼넷을 얻어나간 뒤 2루를 훔친 다음 김민석(19)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계속된 1사 1, 2루 기회에서 김민석을 불러들인 손성빈(21)은 8회에도 타점을 올리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5회말에도 좌전 안타를 쳤던 손성빈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안타 경기를 펼쳤다.이날 선발 마스크를 쓴 손성빈은 선발 투수 윌커슨(34)과 6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는 등 수비에서도 자기 몫을 다했다.6일 경기에서 SSG를 상대로 ‘팀 노히트노런’ 기록을 수립하는 데 앞장섰던 윌커슨은 13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다.윌커슨은 이날 삼진을 5개 잡아내는 동안 안타는 6개 맞았지만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삼성은 문학에서 안방 팀 SSG에 5-4 재역전승을 거뒀다.에이스 뷰캐넌(34)이 선발 등판한 삼성은 7회까지 4-2로 앞섰지만 8회말 불펜 투수 4명을 투입하고도 4-4 동점을 허용했다.그러나 9회초에 SSG 마무리 투수 서진용(31)을 무너뜨리면서 결승점을 뽑았다.강한울(32), 오재일(37)의 연속 안타에 이어 이재현(20)이 볼넷을 얻어나가며 삼성은 1사 만루 기회를 맞았다.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현준(21)이 유격수 쪽으로 병살타성 타구를 쳤지만 공보다 먼저 1루에 도착했다.그사이 3루에 있던 대주자 김동진(27)이 홈을 밝으면서 5-4로 다시 앞서갔다.삼성은 9회말 마무리 투수 오승환(41)을 투입해 승부를 매조지었다.이날 승리로 승률 0.423(41승 1무 56패)를 기록한 삼성은 한화(38승 5무 52패·승률 0.422)에 승률 0.001이 앞서 8위로 올라섰다.한화는 이날 대전 안방 경기에서 두산에 4-11로 무릎을 꿇으면서 5연패에 빠졌다.NC도 승률 0.001 차이로 KT를 제치고 3위가 됐다. NC는 수원 방문 경기에서 7-3으로 승리를 거두고 KT 상대 6연패에서 탈출하며 승률 0.532(50승 1무 55패)가 됐다. 3연승 행진이 끊긴 KT는 0.531(51승 2무 45패)로 승률이 내려오면서 사흘 만에 3위 자리를 내줬다.▽12일 경기 선발△잠실: 키움 맥키니-LG 최원태 △사직: KIA 윤영철-롯데 정성종 △문학: 삼성 백정현-SSG 맥카티 △수원: NC 송명기-KT 고영표 △대전: 두산 곽빈-한화 문동주황규인기자 kini@donga.com}
한국 남자 19세 이하(U-19) 배구 대표팀이 세계 3위에 올랐다.한국은 12일 아르헨티나 산후안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U-19 세계선수권대회 3, 4위 결정전에서 미국을 3-1(25-18, 25-19, 21-25, 25-23)로 물리쳤다.주장 윤서진(18·수성고·아웃사이드 히터)이 팀 내 최다인 17점(블로킹 2점)을 올리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이어 이우진(18·경북체육고·아웃사이드 히터)이 15점, 장은석(17·속초고·미들 블로커)도 11점을 보탰다.한국이 이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건 1993년 이스탄불 대회 이후 30년 만이다.한국은 당시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에 1-3(14-16, 15-11, 7-15, 10-15)으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3, 4위전에서 포르투갈을 3-1(15-13, 14-16, 15-5, 15-2)로 꺾고 3위에 올랐다.한국은 2세트 때 경기가 풀리지 않자 3세트부터 주전 세터 최태웅 현 현대캐피탈 감독(47·당시 인하대사범대부속고)을 빼고 김동성(46·당시 문일고)을 투입하면서 3위를 확정했다.석진욱 전 OK금융그룹 감독(47), 장병철 전 한국전력 감독(47·이상 인하대사범대부속고), 이영택 IBK기업은행 코치(46·문일고), 손석범 수원시청 코치(46·수성고) 등도 당시 3위 멤버였다. 석 전 감독은 이 대회 베스트 6에도 이름을 올렸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한국 남자 청소년 배구 대표팀이 30년 만에 세계 3위에 도전한다.한국은 11일 아르헨티나 산후안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19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이란에 1-3(25-18, 21-25, 20-25, 16-25)으로 역전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한국은 이날 주장 윤서진(18·수성고)이 17점, 이우진(18·경북체육고)이 16점을 올렸지만 조별리그에서 0-3으로 완패했던 이란을 일주일 만에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한국(3승 1패)은 이란(4전 전승)에 이어 C조 2위로 16강에 오른 뒤 아르헨티나(3-2)와 이탈리아(3-0)를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준결승에서 패한 한국은 12일 오전 5시 미국과 3, 4위전을 치른다. 미국은 앞서 열린 준결승 첫 번째 경기에서 프랑스에 0-3(10-25, 17-25, 12-25)으로 무릎을 꿇었다.한국이 이 대회 3, 4위전을 치르는 건 1999년생 동갑내기 김선호, 박경민(이상 현대캐피탈), 임동혁(대한항공)과 임성진(25·한국전력) 등이 주축이었던 2017년 리파(바레인) 대회 이후 6년 만이다.한국은 당시 3, 4위전에서 일본에 0-3(22-25, 22-25, 18-25)으로 패하며 4위에 만족해야 했다.한국은 이번 대회 3, 4위전에서 승리하면 1993년 이스탄불(튀르키예) 대회 이후 30년 만에 이 대회 3위에 오른다.한국은 1991년 포르투(포르투갈) 대회 때도 3위에 오른 적이 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키움이 올해 프로야구에서 5번째로 최하위로 떨어진 팀이 됐습니다.키움은 10일 안방 경기에서 롯데에 8-12로 역전패했습니다.이날 패배로 42승 3무 59패(승률 0.416)가 된 키움은 전날까지 최하위였던 삼성(40승 1무 56패·승률 0.417)에 역전을 허용했습니다.올해에는 KIA KT 한화도 순위표 맨 아래 자리했던 적이 있습니다.프로야구가 10개 팀 체제를 갖춘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팀이 최하위에 자리한 건 2021년입니다.당시에는 롯데 삼성 키움 한화 KIA KT 등 6개 팀이 시즌 중 한 번이라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거꾸로 두산과 LG는 아직 한 번도 10위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LG는 2014년 6월 11일, 두산은 2014년 4월 5일이 최하위(9위)로 떨어진 마지막 날입니다.키움도 이번에 최하위로 떨어지기 전에는 2021년 4월 27일 이후 834일 동안 최하위를 기록한 적이 없던 팀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16년 ‘염소의 저주’를 깨기 전만 해도 시카고 컵스는 뭘 해도 안 되는 팀이었다. 심지어 ‘야간 경기’도 그랬다.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야간 경기를 처음 치른 건 1935년 6월 24일(이하 현지 시간)이었다. 전년도에 신시내티를 인수한 파월 크로슬리 주니어(1886~1961)는 마이너리그 야간 경기가 관중 증가에 도움에 도움이 된다는 걸 확인한 뒤 안방 구장 크로슬리 필드에도 조명탑을 설치했다.브루클린(현 LA) 다저스를 불러들여 치른 직전 안방 경기 때 2000명이었던 관중은 야간 경기 첫날 2만422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프랭클린 D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1882~1945)이 백악관에서 무선으로 조명탑에 불을 켰고 신시내티는 이날 1시간 35분 만에 필라델피아를 2-1로 꺾었다.이로부터 6년이 지난 1941년 가을 필립 K 리글리 컵스 구단주(1894~1977)도안방 구장 리글리 필드에 설치할 조명탑 부품을 주문했다.당시에는 이미 MLB 안방 구장 중 9개 구장에 조명탑을 설치한 상태였다.문제는 그해 12월 7일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했다는 점이었다.리글리 구단주는 조명탑을 설치하려고 사놓았던 철강 165t을 미군에 기증해야 했다.컵스는 이후 나무와 중고 철제 기둥을 섞어 조명탑을 만들려고 했지만 전시생산국(WPB·War Production Board)은 이를 불허했다.컵스는 1944년 조명탑을 설치해도 되겠냐고 WPB에 다시 문의했지만 이번에도 대답은 ‘하지마’였다.WPB는 그러면서 ‘정 야간 경기를 치르고 싶으면 (시카고 화이트삭스 안방인) 코미스키 파크를 활용하라’고 제안했다.리글리 구단주는 이듬해(1945년) “야구는 낮에 하는 경기”라고 선언하며 “가능한 한 오래도록 태양 아래 경기를 치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선언했다.이후 리글리 필드에 조명탑을 설치하는 게 옳은지를 놓고 법정 공방이 40년 넘게 이어졌다.그리고 결국 1988년 2월 25일 시카고 시의회에서 조건부로 조명탑 설치를 승인하면서 리글리 필드에서도 야간 경기가 열릴 수 있게 됐다.컵스가 리글리 필드에서 처음 야간 경기를 치르기로 한 건 1988년 8월 8일이었다.1906년부터 컵스 팬이었던 해리 그로스먼 옹(1897~1991)이 스위치를 눌러 조명탑에 불을 밝혔다.컵스는 이날 필라델피아 톱타자였던 필 브래들리(64)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내준 채 0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나중에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되는 라인 샌드버그(64)가 1회말 2점 홈런을 치면서 2-1로 경기를 뒤집었다.컵스는 이후 3-1로 앞선 채 4회말 공격을 시작했지만…그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2시간을 기다린 뒤 심판진은 결국 ‘노 게임’을 선언했다.결국 컵스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뉴욕 메츠를 상대로 1호 야간 경기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다행히 컵스는 메츠를 상대로도 6-4 승리를 기록했다.이날 이후 컵스는 안방 야간 경기에서 468승 415패(승률 0.530)를 기록 중이다.그러니까 컵스는 염소의 저주뿐 아니라 ‘조명탑의 저주’에 시달렸는지도 모를 일이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2014 소치 겨울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7·러시아)의 ‘도핑 셀프 인증’은 결국 헛소동으로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피겨 여왕’ 김연아(33)가 이 대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확률 역시 사실상 제로(0)가 됐다.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소트니코바의 도핑 관련 질의서에 대한 답신을 받았다. 소트니코바가 도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재조사가 어렵다는 게 IOC 결론”이라고 7일 전했다.소트니코바는 3월 13일 공개된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014년 도핑 테스트에서 내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다 두 번째 샘플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혐의를 벗었다”고 말했다.소트니코바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 건 200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 때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카밀라 발리예바(17·러시아) 때문이었다. 그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 세계 스포츠계가 러시아 선수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했던 것.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당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가 반도핑 규칙을 위반한 건 맞지만 과실은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내렸다”면서 “이 결정에 대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기로 했다”는 뜻을 밝힌 상태였다.여기까지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으로 넘어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이 유튜브 채널이 지난달 5일 소트니코바의 인터뷰 부분만 따로 편집해 올린 다음이었다. 이후 소트니코바의 도핑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도핑 검사 샘플을 두 개로 나눠 채취한다. 검사 결과 첫 번째(A)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두 번째(B) 샘플도 검사해 도핑 여부를 판단한다. A 샘플이 양성이더라도 B 샘플이 음성이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따라서 소트니코바의 고백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문제 될 게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속담을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A, B 샘플 검사 결과가 다른) 이런 경우는 매우 희박한 사례라 재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IOC에 질의서를 보냈다. ‘제사 덕에 이밥’이면 좋고 ‘밑져야 본전’인 상황이었다.IOC는 2017년 이미 소치 올림픽에 참가했던 러시아 대표 선수에 대해 대대적인 재조사를 진행한 상태였다. 그 결과 러시아 선수(팀)가 따낸 메달 가운데 4개(금 3, 은 1)는 주인이 바뀌었지만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메달리스트에는 변함이 없었다.대한체육회에서 IOC에 재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소트니코바는 “난 도핑이 ‘발견됐다’는 의미로 말한 것뿐”이라며 “(소치 올림픽 당시) 도핑 샘플에 긁힌 자국이 있었을 뿐이고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도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게 아니라 샘플 훼손 문제를 거론한 것뿐이라는 주장이었다.소트니코바는 소치 올림픽 당시 러시아 선수 가운데서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25)에게 밀린다는 평을 들었던 선수다. 하지만 쇼트 프로그램에서 김연아(74.92점)에 0.28점 뒤진 74.64점을 받아 2위에 오르면서 금메달 경쟁자가 됐다. 그리고 이어 열린 프리 스케이팅에서 김연아(144.19점)보다 5.76점 많은 149.95점을 받으면서 승부를 뒤집었다.소치 대회 이후 소트니코바는 별다른 활약 없이 스케이트를 벗었고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는 역시 러시아 대표인 알리나 자기토바(21)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 베이징 때도 발리예바가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도핑 때문에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한국 팬들에게는 발리예바를 감싼 소트니코바도 ‘가재는 게 편’이라는 속담에 해당하기를 바랐겠지만 결국 ‘입술에 침이나 바르라‘라는 말로 소동이 마무리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이런 한국인 타자는 없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사진)이 스즈키 이치로(50·은퇴)의 기록에 도전한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가 LA 다저스에 2-8로 패한 7일 안방경기에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기록했다. 김하성은 그러면서 지난달 23일 디트로이트 방문경기 이후 14경기 연속으로 두 차례 이상(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MLB 무대에서 이런 기록을 남긴 아시아 타자는 일본의 이치로뿐이다. 이치로는 시애틀에서 뛰던 2007년 6월 4일부터 15경기 연속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김하성이 8일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도 두 번 이상 출루하면 이치로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한국프로야구 키움 시절 김하성의 최다 연속 경기 멀티 출루 기록은 7경기였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김하성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5.6으로 MLB 전체 3위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8.4)와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 1순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6·애틀랜타·5.8)만이 김하성보다 WAR이 높다. 야수로 남긴 성적만 따졌을 때는 오타니(5.3)도 김하성보다 WAR이 낮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꼴찌’ 삼성이 ‘선두’ LG의 8연승을 저지했다.삼성은 4일 대구 안방 경기에서 4번 타자 강민호(38)의 4타수 2안타 3타점 활약을 앞세워 LG에 5-4 역전승을 거뒀다.강민호는 1-2로 끌려가던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 이지강(24)을 상대로 동점 홈런(시즌 13호)을 날렸다.강민호는 3-4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2, 3루 기회에서는 LG 유영찬(26)을 상대로 2루타를 치면서 경기를 뒤집었다.9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투수 오승환(41)이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삼성은 결국 승리를 확정했다.LG로서는 도루 실패를 두 차례 기록한 8회초가 아쉬웠다.3-3 동점이던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신민재(27)가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갔지만 다음 타자 김현수(35) 타석에 견제에 걸려 아웃을 당하고 말했다.이후 김현수가 홈런을 쳤기 때문에 1루에 가만히 있었으면 5-3으로 앞서갈 수도 있었다.LG는 이후 2사 2, 3루 상황에서도 이중 도루 작전을 시도했지만 3루 주자 정주현(33)이 협살에 걸리면서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삼성이 LG를 상대로 승리한 건 5월 12일 안방 경기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이후 삼성은 LG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내리 패한 상태였다.삼성은 이날 승리로 6월 2일 이후 처음으로 금요일에 승리를 맛봤다.삼성은 금요일에 치른 최근 6경기에서 1무 5패만 기록하고 있었다.반면 LG는 최근 7연승은 물론 방문 경기 4연승에도 제동이 걸렸다.이날 삼성 선발로 나선 뷰캐넌(34)은 3-3 동점이던 7회초 2사 상황에서 오른쪽 손목이 저리다고 호소했다.그러나 상대 타자 박해민(33)을 투수 앞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끝내 7이닝을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뷰캐넌이 1위 팀을 상대로 7회까지 에이스다운 피칭을 해주면서 승리의 기반을 마련해줬다”고 평했다.8회초에 삼성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태훈(31)은 투구로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지만 2루 견제 이후 결국 3루 주자 정주현을 잡아내면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7위 롯데는 사직 안방 경기에서 2위 SSG에 1-4로 패했다.롯데는 이날 SSG 선발 박종훈(32)이 마운드를 지키던 5회말 2아웃까지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공 3개를 얻어냈다.그러나 5회말 2사 2, 3루 기회에서만 구드럼(31)이 빗맞은 내야 안타를 치면서 1점을 뽑았을 뿐이다.롯데는 이날 득점권에서 12타수 2안타(타율 0.167)에 그치면서 잔루 13개를 남겼다.KIA는 광주 안방 경기에서 한화를 9-3으로 물리치고 43승 1무 43패로 승률 5할을 회복했다.홈런 선두 한화 노시환(23)은 5회초에 KIA 선발 윤영철(19)을 상대로 시즌 22호 홈런을 날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윤영철은 4회초에도 외국인 타자 윌리엄스(30)에게 1점 홈런을 맞았지만 이밖에는 실점이 없었다.충암고를 졸업하고 올해 KIA에 윤영철은 결국 6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시즌 7승 4패를 기록했다. KT는 잠실 방문경기에서 전날까지 두산을 4-3으로 꺾고 7연승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3위 두산과 승차 없는 4위였던 KT는 이날 승리로 3위로 올라섰다.이날 경기 전 외국인 투수 와이드너(29)를 방출하고 태너(29)를 새로 영입했다고 발표한 5위 NC는 창원 안방 경기에서 9위 키움을 4-2로 꺾었다. 한편 이날 열린 5경기에 4만2361명이 입장하면서 올해 프로야구는 457경기 만에 500만 관중을 넘어섰다.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 시즌 프로야구 경기를 찾은 관중은 총 504만2283이다.▽5일 선발 투수△잠실: KT 벤자민-두산 브랜든 △사직: SSG 오원석-롯데 한현희 △광주: 한화 한승혁-KIA 파노니 △대구: LG 최원태-삼성 백정현 △창원: 키움 장재영-NC 신민혁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가 4년 연속 컵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맞서는 도전자는 7년 만에 결승에 오른 IBK기업은행이다.GS칼텍스는 4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준결승에서 현대건설에 3-1(23-25, 25-23, 25-17, 25-20)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GS칼텍스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26)가 양 팀 최다인 23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이어 열린 두 번째 준결승에서는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에 역시 3-1(19-25, 25-19, 25-18, 25-19) 역전승을 거뒀다.IBK기업은행에서는 표승주(31)가 25점을 올렸고 육서영(22)도 20점을 보탰다.두 팀은 5일 오후 2시 15분 이번 컵대회 여자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GS칼텍스는 지금까지 최근 4년 연속을 포함해 총 8번 컵대회 결승에 올라 그중 5번 정상을 차지했다.컵대회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 바로 GS칼텍스다.GS칼텍스가 올해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역시 5회 우승 기록을 남긴 남자부 대한항공보다 먼저 6번째 우승을 차지한다.IBK기업은행은 2013, 2015, 2016년 세 번 우승했으며 2016년 우승 이후 이번이 첫 결승 진출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 간판 김소영(31)과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맏형 오진혁(42)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3일까지만 해도 IOC 선수위원 한국 대표 자리를 놓고 김연경(35·배구), 박인비(35·골프), 이대훈(31·태권도), 진종오(44·사격)가 4파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IOC선수위원 ‘별들의 전쟁’… 올림픽金보다 치열한 국내 예선 https://bit.ly/44SzhLa)그러나 대한체육회에서 4일 각 종목 단체별 IOC 선수위원 후보자 추천을 마감한 결과 총 6명이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가하게 됐다.대한체육회 같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다음 달 1일까지 IOC에 후보 1명을 추천해야 한다.대한체육회는 3주 동안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진행해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IOC 선수위원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뽑는다.이번에 한국 대표 후보로 뽑히는 선수는 내년 7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때 유세 활동을 벌여 유권자 마음을 얻어야 한다.한국은 지금까지 IOC 선수위원을 두 명 배출했다.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인 문대성(47)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OC 선수위원이 됐다. 현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당선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41)이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파리 올림픽 같은 여름 대회 때는 IOC 선수위원 중 4명이 새 얼굴로 바뀐다. 유 회장이 파리 올림픽 때 임기가 끝나는 4명 중 1명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제가 ‘제2의 박태환’인데 인터뷰 기사 써주실 수 있나요?” 2014년 어느 날이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이렇게 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자기주장을 증빙하는 각종 기록도 붙어 있었다. ‘한번 만나볼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기록이 자세했다. 다만 당시 수영 담당이 아니었던 데다 수영 담당 기자가 “자칭 ‘제2의 박태환’이 지금 한둘이 아니다”라고 하는 바람에 결국 기사를 쓰지는 못했다. 이 메일 주인공 이호준(23·대구시청)은 지난달 25일 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6위를 차지했다. ‘제2의 박태환’이라는 타이틀은 황선우(20·강원도청)에게 넘어간 지 오래고, 이번 대회 때도 동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라도 “그런 메일을 보낼 정도로 당찬 친구라면 잘될 줄 알았다”고 공개 답장을 보낸다. 원래 중학생이 보내는 메일은 스포츠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한 걸 물어보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요즘 같은 방학 때 이런 메일이 많았다. 아마 ‘나중에 커서 하고 싶은 직업에 대해 알아보라’는 방학 숙제 때문이었을 거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런 메일을 받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e스포츠 기자가 이제 그 메일을 받지 않을까. 거꾸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스포츠 섹션 댓글을 없앤 뒤로 기사 내용에 불만을 표시하는 메일은 늘었다. 얼마 전에도 ‘프로야구 LG는 득점에 손해가 될 정도로 도루를 너무 많이 한다’고 기사를 썼다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메일을 받았다. 비판을 위해 비판한 게 맞다. 아니, 그럼 세상에 ‘칭찬을 위한 비판’도 있단 말인가. 사실 요즘에는 ‘비판을 위한 칭찬’은 있다. 예전에는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목부터 욕설로 보냈다. 이제는 메일 제목은 ‘기사 최고네요’ 같은 칭찬인데 열어 보면 ‘설렜냐? 이 기자 ×× 어쩌고저쩌고’로 가득 찬 경우가 늘었다. 인정한다. 욕설 수위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프로배구 쌍둥이 선수 이재영, 다영(27) 학교폭력 사태 때 받은 메일은 ‘이런 제목 낚시는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성이 뛰어났다. 문제는 독자들 생각도 전부 다르다 보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나?’ 고민할 때가 적지 않다는 거다. 예를 들어 한 독자가 ‘경기는 보고 기사를 쓰는 거냐’고 꾸짖을 때 다른 독자는 ‘맨날 스포츠 경기나 보면서 사는 팔자 좋은 인간’이라고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스포츠 기자 현실은 주말 새벽에 일어나 경기를 보면서 ‘내팔내꼰’(내 팔자 내가 꼰 것)이라고 되뇌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독자 메일은 언제든 환영’이라는 거다. ‘무플보다 악플’이라고 하지 않나. 또 신문 칼럼이라고 꼭 ‘제발 좀 잘하자’로 끝내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문단 끝에 메일 주소가 있다. 세상에 전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일단 보내보시라. 특히 ‘제2의 ○○○’을 자처하는 스포츠 유망주 여러분의 인터뷰 요청은 늘 대환영이다.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경북고가 ‘이승엽 시대’ 이후 처음으로 청룡기를 품에 안았다.경북고는 2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물금고를 4-1로 꺾었다.경북고가 청룡기 우승을 차지한 건 이승엽 현 프로야구 두산 감독(47)이 2학년이던 1993년 이후 30년이다.이승엽 감독과 동기인 이준호 경북고 감독도 1993년 당시 우승 멤버였다.경북고는 이승엽 감독이 ‘우수투수상’을 탄 그해 기준으로 청룡기 최다 우승(7회) 팀이었지만 30년 동안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경남고(9회)에 최다 우승 타이틀을 넘겨준 상태다.경북고는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기준으로는 2015년 봉황기 이후 8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투타를 겸업해 ‘경북고의 오타니’로 통하는 전미르(18)는 이날 투구 수 제한 규정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그러나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2타점 결승타를 치면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결승전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이승헌(18)은 7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면서 30년 전 이 감독이 탔던 우수투수상을 받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두산 베어스가 호랑이가 아닌 사자와 팀 창단 이후 최다 연승 신화를 썼다. ‘라이언 킹’ 이승엽 감독(47)이 이끄는 두산은 25일 프로야구 잠실 안방경기에서 롯데를 8-5로 꺾고 11연승을 질주했다. 두산은 그러면서 김인식 감독 시절이던 2000년, 김태형 감독 시절이던 2018년 기록한 10연승을 뛰어넘어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10연승 당시 김인식 감독은 부임 6년 차, 김태형 감독은 4년 차에 이미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까지 있던 베테랑이었다. 반면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지도자 경험이 전무했고 두산은 지난 시즌 10개 팀 중 9위에 그친 상태였다.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명장 두 분과 어깨를 나란히 한 소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제가 감히 어떻게”라고 손사래를 친 뒤 “팀을 맡은 지 1년도 안 됐고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 이제 조금씩 선수들을 알아가면서 안정되고 있다. 그 덕에 지금까지 온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공교롭게도 김태형 전 감독이 이 경기 중계를 맡았다. 이승엽 감독은 “처음 팀에 와서 선수 파악이 안 돼 있을 때 선수들에 대해 (김태형 전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믿음으로 이끈 약속의 7월선수 시절 삼성에서 ‘약속의 8회’를 이끌던 이승엽은 두산 감독 부임 첫 해 ‘약속의 7월’을 이끌고 있다. 7월 들어 두산은 단 1패도 당하지 않으면서 11연승을 질주했다. 그러면서 6월 말까지 6위(33승36패·승률 0.478)였던 팀 순위도 3위까지 올랐다.이날 1위 LG는 수원에서 KT에 1-4로, 2위 SSG는 대구에서 삼성에 1-5로 패하면서 3위 두산은 LG는 4.5경기, SSG는 3경기 차이로 쫓아가게 됐다. 전반기 내내 견고했던 LG, SSG의 ‘2강 체제’를 두산이 뒤흔든 것이다.두산은 시즌 개막 전부터 ‘약체’라는 평가를 들었지만 이승엽 감독은 그런 평가가 들릴 때마다 “우리 선수들을 믿어달라”고 외쳤다. 그 믿음이 결실을 이룬 대표 사례가 외국인 타자 로하스(30)다. 로하스는 6월까지 안타(36개)보다 삼진(37개)이 더 많은 선수였다. 타율도 0.204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승엽 감독은 전력에 마이너스가 되는 외국인 타자 얘기가 나올 때마다 “살려내겠다”라고만 했다. 이승엽 감독은 로하스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퓨처스리그(2군)에 보내면서 “너의 능력은 항상 믿는다. 오히려 기회를 계속 못 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면서 ‘외국인 4번 타자’의 짐을 져 본 이승엽 감독은 부진한 외국인 타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로하스는 7월 들어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1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이승엽 감독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로하스는 “감독님은 항상 믿음을 주시고 절대 저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으셨다”며 “팀과 나 모두 7월 들어 크게 반등했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지금은 다들 잘해서 에너지가 서로에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평가는 시즌 다 끝나고 해주십시오”프로야구 통산 홈런 1위(467개) 기록 보유자로 ‘국민 타자’로 불렸던 이승엽 감독이지만 지도자 데뷔 시즌이 성공적일 거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상대 9개 팀 감독 누구도 두산을 ‘가을야구에서 만날 것 같은 팀’으로 지목하지 않았다.이에 대해 이승엽 감독은 “주변에서 (5강 후보로) 안 뽑아주셨으니까 더 편하지 않았을까요?”라며 “그래서 ‘더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 평가가 잘못됐다는 걸 보여줘도 되지 않겠나’하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중간평가”라고 강조했다. 이승엽 감독은 ““아직 63경기가 남았다. 남은 경기에서는 좀 더 많은 승리를 원한다. 선수들도 여기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평가는 시즌 다 끝나고 해달라. 다 끝나고 ‘정말 고생했구나’ 얘기 듣고 싶다”고 말했다.11연승은 역대 프로야구 감독의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다. 이전에 같은 기록을 남긴 건 2008년 롯데 지휘봉을 잡은 로이스터 감독뿐이다. 두산이 26일 경기에서도 롯데를 물리치면 이승엽 감독은 ‘한국인 감독 가운데’라는 꼬리표를 떼고 리그 전체에서 데뷔 첫 해 가장 긴 연승을 기록한 감독이 된다.○68분이 걸린 8회초고척에서는 한화가 안방 팀 키움을 16-6으로 물리쳤다. 한화는 3-6으로 끌려가던 8회초에만 13점을 뽑으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8회초에만 타자 18명이 타석에 들어서 68분 동안 공격을 이어가면서 이진영(26)의 3점 홈런을 포함해 10안타 5볼넷 13타점을 기록했다. 한 이닝 13득점은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LG가 1992년 당시 한 이닝 최다 기록이던 13득점 기록을 남겼고 이어 1999년 현대, 2001년 LG, 2003년 삼성도 같은 기록에 성공했다. 한 이닝 최다 득점은 한화가 2019년 4월 7일 사직 롯데전 3회초에 기록한 16점이다.이날 한화 3번 타자로 출전한 노시환(23)은 4회초에 키움 선발 장재영(21)이 던진 시속 150km짜리 빠른 공을 받아 쳐 시즌 20호 홈런을 터뜨렸다. 노시환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홈런 기록을 남기면서 홈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장재영은 프로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투구수(99개)와 최다 탈삼진(9개) 기록을 세웠지만 구원진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신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동헌(19)은 6회말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창원에서는 NC가 KIA에 5-3 역전승을 거뒀다. NC는 7회초까지 KIA에 0-3으로 끌려갔지만 2사 만루 기회에서 박건우(33)의 적시타에 이어 마틴(28)의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26일 선발 투수△잠실: 롯데 윌커슨-두산 곽빈 △수원: LG 임찬규-KT 고영표 △대구: SSG 맥카티-삼성 최채흥 △고척: 한화 문동주-키움 맥키니 △창원: KIA 산체스-NC 송명기임보미 기자 bom@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홈런 2개를 쏘아 올렸다. 김하성은 25일 안방 피츠버그전에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말 첫 타석부터 팀에 1-0 리드를 안기는 선두 타자 홈런을 날렸다. 김하성은 이날까지 이번 시즌 26경기에 1번 타자로 출전해 1회 첫 타석에서 OPS(출루율+장타율) 1.223을 기록 중이다. 백인천(81)이 한국 프로야구 원년(1982년) 타율 0.412를 기록했을 때 OPS가 1.237이었다. 김하성이 경기 선두타자로 나서면 ‘4할 타자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김하성은 이후 1-8로 끌려가던 5회말 1사 2루 기회에서도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추가했다. 그러면서 MLB 입성 363번째 경기 만에 첫 ‘멀티 홈런’ 기록을 남겼다. 다만 팀이 4-8로 역전패하면서 김하성의 홈런 2방도 빛이 바랬다. 김하성은 한국 프로야구 넥센(현 키움)에서는 2015년 4월 22일 목동 두산전에서 처음으로 한 경기 2홈런 기록을 남겼는데 당시 결과도 9-12로 패배했다. 김하성은 총 6경기에서 홈런 2개를 날린 뒤 샌디에이고로 건너갔다.김하성은 이날까지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bWAR) 5.1을 기록하며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6·애틀랜타)와 함께 내셔널리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MLB 전체에서 김하성보다 bWAR가 높은 건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6.8) 한 명뿐이다.김하성의 넥센 선배이자 2015~2019년 피츠버그에서 뛰었던 강정호(36)도 이날 경기가 열린 펫코파크를 찾았다. 경기 시작 전 피츠버그 옛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강정호는 3회초 진행 중 맨손으로 파울볼을 잡은 뒤 기뻐하는 장면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보스턴은 이날 서울고 오른손 투수 이찬솔(18)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찬솔은 마산용마고 장현석(19)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손꼽혔던 선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정후(25·키움·사진)가 발목 수술을 받는다. 소속팀 키움은 물론이고 한국 야구 대표팀에도 날벼락이 떨어졌다. 키움 구단은 “오늘 병원 두 곳에서 정밀 검진을 진행한 결과 이정후의 왼쪽 발목 신전지대(伸展支帶·힘줄을 감싸는 막)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봉합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수술 후 재활에 3개월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2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정후는 9월 23일 막을 올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도 어렵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이미 최종 엔트리를 제출한 상태지만 부상 선수가 나왔을 때는 엔트리 교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새로 뽑히는 선수가 이정후의 경기력까지 채워 주기는 쉽지 않다. 이정후는 올해 4월 타율 0.218로 부진했지만 5월부터 타율 0.355를 기록하면서 시즌 타율을 0.319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이정후가 발목 통증을 처음 호소한 건 키움이 8연패에서 탈출한 22일 프로야구 사직 경기 8회말이었다. 중견수 수비를 보던 이정후는 롯데 선두타자 김민석(19)의 중전 안타를 잡아 송구한 뒤 얼굴을 찡그렸다. 키움 더그아웃을 향해 교체 사인을 보낸 이정후는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은 채 절뚝이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고 곧바로 경기장을 떠났다. 키움은 이미 23일 이정후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상태다. 이정후가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건 2021년 8월 17일 이후 705일 만이었다. 이정후는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던 2021년에는 23일 만에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시즌이 끝나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