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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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02-27~2025-03-29
칼럼100%
  • [퇴근길 월드]“후쿠다, 여기자에 속은 것 아냐” 日 ‘미투’ 불붙인 아소 망언

    “(사임한 후쿠다 전 차관이 여기자에게) 속아 넘어간 것 아닌가 등 다양한 의견이 세상에 많이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24일 기자들과 만나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재무성 사무차관을 두둔하는 말을 했다. 야당은 성희롱 피해자를 가해자로 취급하는 발언이라며 일제히 반발했고 언론에서도 “전혀 반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소 부총리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일본을 뒤흔드는 재무성 사무차관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아소 부총리 등 일부 고위직 남성들이 성범죄에 대한 낮은 의식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후쿠다 차관이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고 말하는 등 여기자들을 상습 성희롱했다고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가 12일 보도하자 아소 부총리는 “구두로 주의를 줬다”며 징계나 조사 없이 넘어가겠다고 말해 비판을 자초했다. 재무성은 이후 고문 변호사에게 조사를 위탁하면서 언론사에 “피해를 본 여기자가 있으면 조사에 협력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성범죄의 특수성을 무시한 발상이었다. 아소 부총리는 적반하장으로 “(피해자) 본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가 출입기자단의 항의를 받았다. TV아사히가 자사 기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항의문을 전했을 때는 “좀 더 큰 글씨로 쓰는 편이 보기 쉽겠다”고 비아냥거렸다. 불에 기름을 끼얹은 발언은 더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문부과학상은 22일 “(피해자가 녹음 파일을 주간지에 넘긴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라며 피해 여기자를 공격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다. 자민당의 나가오 다카시(長尾敬) 의원은 야당 여성의원들의 재무성 항의방문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성희롱과 인연이 먼 분들”이라고 썼다가 사과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들을 놓고 성범죄에 관대한 일본 남성의 의식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내걸었지만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일본의 성 격차는 144개국 중 114위로 역대 최저였다. 일본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3개국 158위로 한국(116위)보다 낮다. 이번 사건에서도 인터넷에는 ‘꽃뱀’, ‘진보 진영의 음모’라는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확산되고 있다. 참다못한 여성들은 ‘피해자를 지키자’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학교수 변호사 등 200여 명은 23일 중의원에서 검은 옷을 입은 채 ‘#With You(당신과 함께)’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지지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은 미국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신문노조는 22일 언론계를 향해 “성희롱을 더 이상 참지 말자”고 호소했다. 도쿄신문은 24일 자체 조사한 여기자 대상 성희롱 사례를 공개했다. 취재원이 엉덩이를 만지거나, 큰 소리로 “너를 성폭행하고 싶다”고 말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아베 정권은 사태 수습에 고심 중이다. 아베 총리는 24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를 만나 “매우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한 주간지가 24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이 업무시간에 전직 성인비디오 배우가 경영하는 섹시요가 업소를 방문했다고 폭로하는 등 악재는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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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항모 랴오닝함 태평양서 첫 훈련

    중국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태평양 해상에서 처음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방위성은 20일 오전 11시경 대만 동쪽인 오키나와(沖繩)현 요나구니(與那國)섬 남쪽 350km 해상에서 랴오닝함의 함재기 여러 대가 발진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태평양 해상에서 랴오닝함 함재기 발착 훈련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다른 중국 군함 6척도 훈련에 참가했다. 이날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도 “랴오닝함과 함재 전투기들이 실전을 상정한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고 전하면서 항공모함과 구축함의 항해 모습, 함재기 이착륙 모습 등을 공개했다. 이번 훈련은 대만과 미국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대만과 고위 관료의 상호 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키고, 대만에 무기 수출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독립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에 접근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18일 중국과 가장 가까운 대만 영토인 진먼(金門)섬에서 65km 떨어진 푸젠(福建)성 앞 해상에서 실탄 훈련을 진행했다. 또 20일까지 3일 연속으로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켜 대만 주변을 비행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랴오닝함 등이 21일 오전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宮古)섬 사이의 미야코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에서 동중국해로 향했다고 밝혔다. 방위성은 영해 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 ‘001A’함이 중국 해군 창건일인 23일 시험 운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랴오닝함은 러시아에서 도입해 개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랴오닝(遼寧)성 해사국은 20∼28일 보하이(渤海) 해역에서 군사 임무가 펼쳐진다며 선박 진입을 금지한다고 공고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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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7세 세계 최고령 日할머니 별세, 자녀 7남2녀… 후손 140명 넘어

    세계 최고령이었던 일본 여성이 21일 세상을 떠났다. 22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남단 가고시마(鹿兒島)현의 기카이(喜界)정의 병원에서 다지마 나비(田島ナビ·사진) 씨가 숨을 거둔 것은 전날 오후 8시경. 1900년 8월 태어난 다지마 씨는 지난해 9월 당시 세계 최고령이었던 자메이카의 바이얼릿 브라운 씨(1900년 3월 출생)가 세상을 떠난 후 세계 최고령으로 여겨졌다. 이후 기네스 등재 절차가 진행됐으나 완료되기 전 숨을 거뒀다. 기카이정에서 태어난 다지마 씨는 사탕수수 참깨 재배에 종사하면서 7남 2녀를 키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후손이 140명을 넘는다”며 “약 15년 전부터 요양원 생활을 해왔고 최근에는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올 1월에 상태가 악화돼 지역의 병원에 입원했다. 가족들은 “주무시는 것처럼 숨을 거뒀다”며 “지금까지 힘을 냈으니 이제 편히 쉬시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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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까지 中승인 안나면 도시바 메모리 매각중단”

    일본 도시바가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매각과 관련해 다음 달 말까지 중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승인을 받지 못하면 매각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채무 초과 상태가 해소되면서 반도체 매각의 이유가 사라진 데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사업 부진으로 채무 초과 상태에 빠졌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핵심 사업인 메모리 부문 매각을 추진해 왔다. 우여곡절 끝에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지난해 9월 2조 엔(약 20조 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초 도시바는 3월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중국 정부가 난색을 표하며 반독점 심사에서 차질이 발생했다. 자국 기업들이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려 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통상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시바는 지난해 6000억 엔을 증자해 채무 초과를 해소했다. 캐시카우인 메모리 부문을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일본 국내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채권단에서도 매각 중단을 용인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은 이달 19일 강연에서도 “(매각을 둘러싼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편 바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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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서 뉴스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극악스럽게 ‘댓글 전쟁’을 하는 사례를 보기 힘들다. 문화와 시스템의 차이다. 미국 누리꾼들의 가장 대표적인 댓글 마당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사 홈페이지다. 미국에서 압도적인 검색 사이트의 위상을 누리는 구글이 한국의 포털처럼 뉴스를 클릭과 댓글 수 등을 토대로 선정해 배치하는 식의 ‘편집자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광범위하게 댓글이 많이 달리는 곳은 언론사의 SNS 계정.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같은 유명 언론사에서 주요 기사를 자사의 SNS 계정에 포스팅하면 대거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SNS 계정에서 벌어지는 댓글 토론이 자유롭고 비교적 단문 위주라면 NYT와 WP 같은 주요 신문사의 홈페이지에서 벌어지는 댓글 논쟁은 좀 더 진지하고 장문 중심이다.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을 따로 볼 수 있는 기능도 있는데, 특정 현안에 대한 논리 전개가 탁월한 글들이다. WP의 경우 댓글 코너에 ‘논의 전(댓글 달기 전)에 관련 규정을 읽어 보라’는 일종의 경고문도 게재해 놓았다. 여기에는 ‘댓글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작성자가 진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프랑스도 네이버 같은 대형 뉴스 포털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 구글의 기사는 모두 본래 언론사의 뉴스 사이트로 연결될 뿐이다. 15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인터뷰와 관련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기사에 댓글이 2178개나 달렸다. 댓글을 살펴보니 일단 길이가 상당히 긴 편이었고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고 난 관전평을 길게 분석해서 쓴 글이 많았다. 르피가로의 경우 댓글마다 ‘긴급(ALERT)’ 버튼이 있어 누구나 보고 부적절한 댓글이라는 판단이 들면 신고할 수 있다. 신고를 하면 르피가로가 운영하는 ‘조정관’에게 그 메시지가 전달된다. 조정관은 르피가로가 정한 댓글 조정 헌장에 따라 그 댓글을 처리할 수 있다. 인종차별주의, 중상모략, 명예훼손 글은 바로 삭제된다. 또 이번 주와 오늘 많이 본 뉴스, 댓글이 많이 달린 뉴스, 공유를 많이 한 뉴스를 별도 항목으로 소개한다. 그러나 인기 많은 기사만 소개할 뿐 인기 많은 댓글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누리꾼들이 마음에 들거나 불만이 있는 댓글에 추가 댓글을 쓸 순 있지만 ‘좋아요’나 ‘싫어요’ 같은 버튼은 없다. 댓글은 공감 순이 아니라 시간 순으로만 배열된다. 이 때문에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서 노출 빈도를 늘리거나 순위를 올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일본의 주요 언론사는 포털에 기사를 아예 공급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만 공급한다. 이로 인해 포털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한국만큼 크지 않다. 다만 구글에 이어 일본 내 포털 순위 2위인 야후저팬의 경우 2007년부터 기사에 댓글을 쓸 수 있고 ‘좋아요’와 ‘싫어요’를 누를 수 있게 돼 있어 한국의 포털 사이트와 상당히 유사하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댓글의 사회적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 일본 미디어는 댓글을 여론으로 받아들이거나 인용하지 않는다. 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이세형 기자}

    • 20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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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서 다시 빛난 ‘한일 스포츠 우정’

    “고다이라 선수가 있기에 제가 있고, 제가 있기에 고다이라 선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이 있으면 편해서 그런지 아무것도 아닌 일로도 웃게 돼요.”(이상화) “스포츠로 국경을 넘는 우정을 일굴 수 있었어요. 이 선수를 일본으로 초대해서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놀러 다니고 싶습니다.”(고다이라) 19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구 한국문화원. 엘리베이터에서 줄무늬 옷을 입은 이상화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던 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緖) 선수가 반갑게 손을 잡았다. 카메라 플래시들이 터졌다. “안아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이 선수는 “이렇게요?”라고 웃으며 고다이라 선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평창 겨울올림픽 때 고다이라가 자신을 안아준 것에 대한 답례 격이었다. 이날 문화원에선 주일 한국대사관이 주최한 ‘평창에서 도쿄까지’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평창의 경험을 살려 2년 남은 도쿄 올림픽 준비에 도움을 주고 한일 스포츠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였다. 행사의 주역은 단연 두 스포츠 스타였다. 두 선수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행사가 제 시간에 열리지 못했을 정도. 둘은 행사 전에 만나 선물을 교환하며 회포를 풀었고 내내 객석 옆자리에 앉아 친근하게 말을 주고받았다. 2부에선 단상에 올라 각자의 평창 경험을 설명했다. 고다이라 선수는 기억에 남는 일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메달 세리머니를 하러 갔을 때 한국 자원봉사자가 주머니에서 손난로를 빼줬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몸도 마음도 따뜻해졌다”고 했다. 이 선수는 “고다이라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 순위에 연연해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을 기다렸다. 다독거리며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그래서 당시에 눈물이 더 났다”고 돌이켰다. 고다이라 선수는 이 선수에 대해 “평소에는 화려한 옷을 입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링크에 서면 표정이 바뀌고 자세가 달라진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수의 자세”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둘이 이런 관계가 된 것에는 이 선수의 인품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 선수는 “고다이라 선수는 얼음판에선 경기에 집중하고, 또 언니처럼 챙겨 주지만 사석에서는 아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번에 한국과 일본의 화합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평창의 열기가 그대로 도쿄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이희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레이스를 끝내고 눈물을 흘리는 이 선수와 등을 두드리는 고다이라 선수 사이에는 승패도 국경도 없었다”며 “이런 올림픽 정신을 도쿄에서도 살리기 위해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도쿄 하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대행은 “두 선수가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순간 한일이 하나가 됐다”며 “직접 평창에서 운영을 지켜봤다. 숙박 교통 보안대책 등 참고할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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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TPP-관세제외 거부… 빈손 귀국 아베 ‘성희롱 회오리’까지

    “다른 분들은 제 목소리라고 하는데, 저는 제 목소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18일 오후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사진) 일본 재무성 사무차관의 설명을 듣던 기자들 사이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지난주 한 주간지의 폭로로 여기자들에게 상습적인 성희롱을 한 의혹을 받던 후쿠다 차관은 이날도 “그렇게 지독한 말은 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런 보도가 나온 것 자체가 부덕으로 직책을 완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애매모호한 이유를 늘어놓으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주 시사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는 후쿠다 차관이 밤에 여기자들을 불러내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호텔에 가자”, “키스하자” 는 등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후쿠다 차관은 부인했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말로 충분히 주의를 줬다”며 넘어가려 했다. 그런데 13일 주간지 측이 인터넷에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녹음파일에서 후쿠다 차관이 “오늘 안아도 되느냐”, “손을 묶어도 되느냐”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쿠다 차관은 “업무가 끝난 뒤 가끔 여성이 접대하는 장소에 가서 말장난을 한 적은 있다”고 변명했으나 여론은 점점 악화됐다. 재무성은 16일 출입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피해를 본 여기자가 있으면 조사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재무성 사무차관 낙마 사건은 성범죄에 대한 일본의 뒤처진 인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무풍지대였던 일본에서도 운동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사 기자의 피해를 묵살한 언론사, 증거가 나와도 일단 부인하고 보는 가해자, 2차 피해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인식 등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야당들이 아소 부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가운데 마이니치신문은 19일 “재무성 해체론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성희롱 사무차관의 사임으로 인한 후폭풍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도 사실상 빈손으로 귀국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아베 총리가 급히 미국 방문길에 오른 것은 국내적으로는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 등 사학스캔들 재점화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반전시키고 국제적으로는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저팬 패싱(배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였다. 방미는 지난달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의 전격 회담 의향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17, 18일 이틀에 걸쳐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이뤄진 정상회담을 끝낸 아베 총리의 손에 남은 결과물은 “(5월 말∼6월 초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 하나인 셈이 됐다. 안보 분야에선 작은 선물을 챙겼지만 통상 분야에서는 ‘커다란 혹’을 붙인 채 귀국하게 됐다. 일본이 내심 기대했던 수입철강 고율관세 대상국 제외 요청을 사실상 거절당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에 못 이겨 일본이 꺼리는 미일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위한 협의체 마련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미일 통상 문제로 아베 총리를 몰아붙였다. 이미 회담 전 워킹런치 자리에서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크다”라며 “그것을 제거하고 가능한 한 가까운 미래에 균등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은 미일 FTA 요청을 경계하며 미국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를 촉구할 방침이었으나, 트럼프는 전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 및 한국은 미국의 TPP 복귀를 바라겠지만 미국에는 양자협상이 더 좋다”고 적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아베 총리와의 오찬장에서 “우리는 북한과 매우 높은, 극도로 높은 수준의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후보자가 이달 초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해 김정은과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간 대북 강경 일변도를 주장해 온 아베 총리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아사히신문은 19일 아베 총리가 한반도 문제에서 향후 대북 정책의 방향성을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서영아 특파원}

    •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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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원재]미투에 둔감한 일본, 외국 시선에는 촉각

    정치인이 정무직을 맡는 일본에서 사무차관은 관료가 갈 수 있는 최고 직위다. 특히 ‘최강관청’ 재무성의 사무차관은 모든 관료의 최정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한 주간지가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재무성 사무차관이 여기자들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안아도 되느냐”며 상습 성희롱을 했다면서 녹음 파일까지 공개했다. 한국이라면 난리가 났겠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구두 경고를 했다”며 심드렁했다. 조사도 처벌도 없다고 했다. 평소 ‘난민은 사살해도 된다’는 발상을 밝혀온 그의 인권 감각으론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 듯했다. 재무성은 언론사에 ‘피해 당사자가 있으면 신고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식의 심드렁한 대응으로 다시 비판을 받았다. 결국 부처 전체가 벼랑 끝에 몰린 후에야 후쿠다 차관이 사임했다. 후쿠다 차관의 사임은 일본에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성공한 드문 사례다. 그동안 일본에선 세계적 미투 열풍을 실감하기 어려웠다. 실명을 드러내고 피해를 밝혀도 바뀌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적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荒木경惟)의 뮤즈였던 모델 카오리(KaoRi) 씨가 인터넷에 원치 않는 노출을 해야 했다는 글을 쓴 것은 이달 초. 다른 톱모델이 응원까지 했지만 주요 언론과 아라키 측이 철저하게 무시하는 걸 보고 약간 놀랐다. 일본은 왜 미국 한국과 달리 미투가 지지부진할까. 최근 일본 미투의 선봉에 있는 이토 시오리(伊藤詩織) 씨를 인터뷰하며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토 씨는 2015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가까운 방송국 간부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자 지난해 실명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폭로했다. 그 후 그를 겨냥한 2차 가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일본의 수치, 꽃뱀, 한국계, 유흥업 종사자….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이 쏟아졌다. 가족과 친구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됐고 결국 영국으로 도망치듯 떠나야 했다. 이토 씨는 “학창시절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을 때도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았다. 이번에도 경찰에 피해를 신고하니 ‘원하는 언론계에서 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하더라. 내가 일본을 떠나는 걸 본 다른 피해자들이 입을 열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 중심주의는 언론에도 통하지 않는다. 일본 최대 신문은 이토 씨 기사를 한 건도 안 실었다. 한 여성 출판인은 “언론이야말로 남성 중심적”이라며 “주요 보직에 있는 남성들은 속으로 성폭력을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은 일본의 장점으로 ‘안정감’을 꼽는다. 사회 변동이 극심한 한국과 달리 변화가 크지 않아 적응만 하면 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정이 ‘필요한 변화’도 거부하는 수준이라면 문제다. 최근 스모 경기장에 응급 구조를 위해 올라간 여성 의료진에 “여성은 경기장에 올라갈 수 없다. 내려오라”는 방송이 나오고 상황이 종료되자 ‘부정 탔다’며 소금을 뿌린 것은 일본 사회의 뒤처진 시대감각을 보여주는 사례다. 어떻게 일본을 바꿀 수 있을까. 이토 씨는 “일본은 외부 시선에 민감하다. 지난해 110년 만에 형법을 고쳐 성범죄 친고죄 규정을 없앨 때도 유엔 권고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해외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칼럼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후쿠다 차관의 사임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며, 일본을 바꾸려는 미투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장원재 도쿄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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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빅4 은행, 순이익 세계 톱10 진입

    지난해 순이익을 많이 거둔 기업 상위 10위 안에 미국과 중국 기업이 각각 4개씩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5위에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기업실적·재무 데이터베이스 ‘퀵팩트셋’이 전 세계 100개국 8700개 기업 자료를 집계한 결과 기업 순이익 합계가 4조 달러(약 4280조 원)로 전년 대비 29% 증가하며 3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선진국은 정보기술(IT) 관련 기술혁신이 수확기에 접어들었고, 신흥국은 높은 자원가격이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세계에서 가장 순이익을 많이 낸 기업은 미국의 애플(484억 달러·약 51조8000억 원)이었다. 미국 기업은 애플 외에도 버크셔해서웨이,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AT&T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중국공상은행이 4위에 올랐으며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등이 포함됐다. 한국 삼성전자는 366억 달러(약 39조2000억 원)로 5위였다. 신문은 “삼성은 스마트폰용 반도체 등이 호조를 보이며 90% 가까이 수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가 483억 달러(약 51조7000억 원)로 2위였고,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13위(220억 달러·약 23조5000억 원)에 이름을 올렸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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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 문학상’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절친’ 인증한 무라카미 하루키

    지난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 특별판에 노벨상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다가 탈락한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해설을 쓰며 공개적으로 친분을 과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이날 일본에서 출간된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 노벨상기념판’에 자신의 해설을 게재했다. 그는 이시구로 문학의 매력으로 다른 스타일의 장편을 계속 써 나가는 점을 들며 “항상 새로운 테마를 추구하며 스릴 넘치는 작품을 의욕적으로 쓰는 창작자”라고 평가했다. 둘은 출판사 사장의 소개로 10년 전 도쿄(東京)에서 만난 뒤 절친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신문은 “만나면 영어로 대화하며, 서로의 작품을 거의 다 읽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둘의 친분은 지난해 이시구로가 노벨상을 받은 직후에도 화제가 됐다. 이시구로는 무라카미에 대해 평소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슬픔이 감도는 유머를 좋아한다”고 말해왔다. 지난해 10월 한 대학 강연에서도 무라카미 작품에 대해 “본능적이고 즉흥연주 같지만 중요한 것을 전달하려고 하는 명확한 의도가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무라카미는 그의 책에서 “소설 독자로서 이시구로를 같은 시대 작가로 가질 수 있어서 큰 기쁨”이라고 밝혔다. 새 책이 나오면 꼭 읽는 작가 두 명으로 코맥 매카시와 이시구로를 꼽은 적도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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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재무성 사무차관, 성희롱 파문 확산…“가슴 만져도 돼?” 녹음 파일 공개

    일본 최강관청 재무성 최고위 관료인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학원 스캔들로 정권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면서 여당 내에서도 경질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발행된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는 후쿠다 차관이 재무성에 출입하는 여기자들을 불러 술을 마시며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호텔에 가자”, “키스하자”는 등의 발언을 상습적으로 했다고 폭로했다. 후쿠다 차관은 주간지에 “그런 적 없다”고 부인한 뒤 침묵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구두로 충분히 주의를 줬다”며 조사도 징계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간지 측이 13일 인터넷에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파문은 더 확산됐다. 녹음 속에서 후쿠다 차관으로 보이는 인물은 상대를 향해 “오늘 안아도 되느냐”, “손을 묶어도 되느냐”는 등의 발언을 했다. 침묵을 지키던 후쿠다 차관은 16일 재무성을 통해 “여기자에게 그런 발언을 한 적은 없으며, 업무가 끝난 뒤 가끔 여성이 접대하는 장소에 가서 말장난을 한 적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주간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재무성은 고문 변호사에게 조사를 위탁하면서 출입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피해를 입은 여기자가 있으면 조사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조사 주체가 중립적이지 않은데다 폐쇄적인 일본 풍토에서 피해자가 실명을 대고 나설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내각에서 야당 역할을 해 온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은 17일 “성희롱 피해자는 가족에게도 상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위화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7일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책임을 지고 전모를 해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니혼TV 조사에서 정권 지지율이 26.7%로 나와 2012년 집권 후 최저로 내려간 데다, 재무성의 모리토모 학원 관련 문서조작이 드러난 직후여서 여당 내부에서도 “결국 후쿠다 차관이 사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퍼지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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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인난 日, 올해 임금 평균 2.41% 인상… 20년만에 최고

    인구 감소와 경기 호전으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의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이 2.41%로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3일 기준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임금 인상률이 지난해보다 0.35%포인트 오르며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16일 전했다. 기본급을 인상한 기업의 비율도 84.5%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인력 확보가 시급한 비제조업 분야의 임금 인상률이 높았다. 비제조업의 임금 인상률(2.79%)이 제조업(2.27%)보다 높아진 것은 21년 만이다. 신문은 “대기업 제조업체가 주도해 오던 과거 모델이 무너지고 인력 부족이 심각한 운송업이나 소매업이 인상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일본 최대 택배회사인 야마토운수의 경우 월 1만1000엔(약 11만 원)을 올려 인상률이 3.64%에 달했다. 조사 대상 246개사 중 인상률로는 7위. 인터넷 쇼핑의 확산으로 운전기사 수급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야마토운수가 포함된 지상운송업의 임금 인상률은 업종 중 가장 높은 3.39%였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낸 일본 대표 기업 도요타는 3.3%의 임금 인상을 발표했지만 기본급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 대신 평균 243만 엔(약 243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일시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부활에 성공한 소니가 평균 사상 최고액인 238만 엔(약 2380만 원)을 직원들에게 나눠줘 뒤를 이었다.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입사원과 퇴직 후 재고용 사원에 대한 처우도 개선되는 움직임이 역력했다. 신문은 “다만 신선식품과 유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은 계속 감소 중”이라고 전했다. 임금 인상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재계에 요구한 ‘임금 인상률 3%’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편 일본 직장인들이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아 활발히 이직하면서 일본 내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도쿄발(發)로 보도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이직한 사람은 약 311만 명으로 7년 연속 증가했다. 고용시장 호황이 이직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실업률은 1월 2.4%로 약 25년 만에 최저치였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는 1.58개로 44년 만에 최고치였다. 과거에 비해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골라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조은아 기자}

    •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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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기사를 만화로… 인공지능이 척척 변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신문기사를 만화로 자동 변환해주는 시스템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게이오대 하기와라 마사후미(萩原將文) 교수 연구팀이 문자 텍스트를 입력하면 만화로 자동 변환해주는 AI 시스템을 선보였다고 16일 보도했다. AI에 기사를 입력하면 문장의 중요도를 판단한 뒤 어미 등을 바꿔 즉석에서 남녀가 대화하는 형식의 만화로 만들어 준다. 신문은 “칸을 나누고 배경을 만드는 등 일련의 만화 작업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1000∼1500자 정도의 기사라면 몇 분 안에 10쪽가량의 만화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대학이나 기업 이름 등 고유명사가 포함돼 있을 경우 AI가 인터넷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 넣어 이해도를 높인다. 실제로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게재된 교토대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 연구에 대한 1000자 분량의 기사를 입력하자 금세 9쪽 분량의 만화로 바뀌었다. 이 신문은 “어려운 내용도 알기 쉽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신문과 잡지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업의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팸플릿을 친근한 만화 형식으로 바꾸는 것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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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주권국 침략 행위” 美 “우린 장전돼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 이후 국제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시리아 정부를 배후에서 지원해 온 러시아와 시리아 사태를 관망해온 중국은 “(이번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독일 일본 등 서방 국가들은 “사태 악화를 막는 필요한 조치였다”고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크렘린궁 성명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도 없이 유엔 헌장, 일반규범과 원칙, 국제법을 모두 어기면서 대(對)테러전 최전선에 있는 주권국가(시리아)에 침략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방이 무력 사용 명분으로 제시한 화학 공격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도 이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낸 입장을 통해 “유엔 안보리 조치를 피해 가는, 모든 일방주의 군사 행동은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15일 사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중동에 군사 공격을 한 것은 15년 전 이라크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이라크전쟁은 진실을 외면하고 군사 개입에만 매달리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뒤탈만 생긴다는 교훈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을 통해 “독일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가 책임을 완수한 사실을 지지한다. 그들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필요하고 또 적절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14일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은 극도로 비인도적이며 일본으로서는 결코 허용할 수 없다. 화학무기 확산과 사용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는 미국 영국 프랑스의 결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회의를 열고 관계부처에 신속 정확하게 정세 분석을 할 것을 지시했고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와도 연계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안은 러시아에 의해 거부되고 미국 영국 프랑스 3국의 공습을 규탄하는 러시아의 결의안은 이들 서방 국가들에 의해 거부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국제분쟁 해결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의 근본적 한계도 지적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공습 직후 러시아의 요청으로 긴급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모든 회원국은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절제력을 보여 달라. 시리아 국민의 고통을 가중하고 문제를 악화시키는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는 원론적 호소를 반복했다. 이 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수많은 정보가 있다”며 “우리는 6차례나 반복적으로 외교적 (해결)기회를 줬지만 매번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시리아 공습은 국제무대에서의 무법 행동”이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호전적인 행동들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맞섰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장원재 /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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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日 ‘한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 표현 삭제

    일본 외무성이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한국에 대한 기술에서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뺀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외무성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양국 관계’라는 문서에서 한국에 대해 별다른 수식어 없이 “한일 사이에는 곤란한 문제가 있지만 이를 적절히 관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진행해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기술했다. 외무성 북동아시아과가 작성하는 이 문서는 2개월마다 수정되는데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를 대내외에 알리는 공식적 의미가 있다. 일본 외무성이 한국 수식 표현(‘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을 삭제한 것은 올 1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시정연설과 궤를 같이한다. 아베 총리는 2016년과 2017년 시정연설에서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했지만 올해는 별다른 수식어 없이 “문재인 대통령과 지금까지 양국 간 국제 약속, 상호 신뢰 축적 위에 미래지향적으로 협력 관계를 심화하겠다”고만 말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과정을 검증하고 그것이 ‘잘못된 합의’라고 규정한 것에 대한 불쾌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취임 직후인 2013년과 2014년에는 한국을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했다. 당시 외무성 홈페이지 기술에도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이란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한국 검찰에 의해 기소되자 아베 총리는 2015년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만 표현했다. 외무성도 이를 그대로 따라 썼다. 2015년 말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뤄지고 가토 전 지국장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2016년부터 외무성 홈페이지는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이란 수식어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표현까지 전부 삭제한 것이다. 일본은 최근 대북 문제 등과 관련해 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한일관계를 격하시키는 조치를 취한 셈이어서 적잖은 외교적 논란이 예상된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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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도 흠뻑 빠진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소설 日번역대상 수상

    김영하(50·사진)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이 제4회 일본번역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2016년 12월 1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13개월 동안 일본어로 번역 출판된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는 것이다. 수상작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연쇄 살인범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독특한 구조로 일본에선 지난해 10월 번역 출간됐다. 독자들로부터 ‘갈고닦은 문장 하나하나가 빛난다’ ‘올해 읽은 소설 중 최고’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화돼 한국과 일본에서 개봉됐다. 번역자는 한국에서 시인으로도 등단한 요시카와 나기(吉川지) 씨. 현재 박경리의 ‘토지’ 완역에도 참여 중인 요시카와 씨는 “일본 독자를 감동시키는 역량을 가진 한국 작가들이 많아 최근 번역 출판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번 수상은 그런 큰 흐름의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최 측은 독자가 추천한 13개 작품에 심사위원이 추천한 5개 작품을 더해 18편을 후보로 올렸는데 여기에 한국 작품이 3편 포함됐다. 이후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 5편이 선정됐는데 ‘살인자의 기억법’은 폴란드 작가 볼레스와프 프루스의 ‘인형’과 함께 15일 대상 수상작으로 발표됐다. 시상식은 도쿄(東京) 시내에서 28일 열린다. 최근 일본에선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상작을 펴낸 출판사 쿠온의 김승복 대표는 “한국 소설이 일본어로 많이 번역되면서 자연스럽게 의미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 작가들은 민감한 사회 문제를 비켜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본 작가들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독자들이 크라우드펀딩으로 만든 이 상은 2015년 1회 때 박민규의 ‘카스테라’가 대상을 받아 한국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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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사히 “아베, 文대통령에 5월 중 ‘단독 방일’ 요청”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11일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5월 초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문 대통령의 방일을 희망한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복수의 일본 관계자를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다음 달 9일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때 일본에 오지만 한국에서의 업무 때문에 당일치기 방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길 원하는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의 추가 방일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일본 측은 이르면 5월 중이라도 다시 와 달라는 입장이라고 한다. 신문은 “문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또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이견과 대북 온도차 등의 이슈가 있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지지도를 높이려는 생각이 아베 총리에게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노 외무상은 13일 ‘문 대통령에게 추가 방일을 요청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든 기회에 고위급 상호 방문을 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만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달 문 대통령과 통화할 때 “남북 정상회담 전에 일본에 와 달라”고 요청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일을 요청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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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문건… 아베 ‘스캔들 수렁’서 허우적

    가케(加計)학원 스캔들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위증 논란으로 확산되며 새 국면을 맞았다. 이 스캔들은 아베 총리가 그의 40년 지기가 이사장인 학교법인에 ‘52년 만의 수의학과 신설’이라는 특혜를 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의해 10일 공개된 에히메(愛媛)현 문서에는 2015년 4월 야나세 다다오(柳瀨唯夫) 당시 총리비서관이 현 관계자를 만나 “이 안건은 총리 안건으로 돼 있다. 최근 아베 총리가 학원 이사장과 회식할 때 (동석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이 가케학원 관련 얘기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아베 총리가 2015년 4월 이전에 수의학과 신설이 추진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지난해 7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해당 지역이 국가전략특구로 공식 결정된 2017년 1월 20일에야 가케학원의 신청을 알았다”고 밝혔고 이후에도 여러 번 같은 설명을 되풀이했다. 문서 내용이 정확하다면 아베 총리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다. 설상가상으로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 에히메현 지사는 문서 내용이 보도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이 나에게) 구두로 보고하기 위해 만든 메모”라며 문서의 존재를 인정했다. 또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까지 말했다. 아베 총리는 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가케학원 이사장, 시모무라 당시 문부상과 셋이서 식사를 한 일이 없다”며 “나한테 (가케학원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람도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다만 “에히메현의 문서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야나세 전 비서관도 “기억하는 한 에히메현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 내에서 신속하게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재무성의 문서 조작이 드러난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 국회에 ‘없다’고 했던 문서가 매일같이 나오는 자위대 문서 은폐 사건에 이어 가케학원 스캔들까지 재점화되면서 아베 총리는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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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女모델 “아라키, 누드촬영 강요”

    도발적인 사진으로 ‘외설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일본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荒木경惟·78·사진)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의 유명 작가가 미투 논란에 휩싸인 것은 처음이다. 2001∼2016년 아라키의 모델로 활동하며 ‘뮤즈’로 불렸던 카오리(KaoRi)는 이달 초 인터넷 칼럼을 통해 “이것은 나의 미투”라며 자신이 당한 피해를 폭로했다. 칼럼에 따르면 아라키는 계약서조차 쓰지 않고 누드 촬영을 요구했으며 누드 촬영 현장에 멋대로 외부인을 불러들이곤 했다. 그는 “상의도 없이 내 이름을 제목으로 한 사진집과 DVD가 출판돼 세계에 전시 판매됐다”고 털어놨다. ‘뮤즈’라는 이름으로 전시회 오프닝이나 취재 등에도 동행해야 했지만 금전적 대가는 없었다. ‘카오리 섹스 다이어리’ 같은 이름도 마음대로 붙였고 “누드가 아니어도 된다”는 말을 믿고 갔다가 가슴을 내보여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마음대로 해도 되는 여자’라는 이미지가 생기기도 했다. 카오리는 지속적인 스토킹과 가택 침입 등에 시달렸지만 아라키는 “나는 관계없다”는 말뿐이었다. 2016년 2월 “더 이상은 한계”라고 말하자 “아라키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영업방해 행위를 일절 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강요했다. 카오리는 이후 자살까지 고민했다. 최근 미투 운동에 힘입어 “지금까지 과도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진 공개 범위를 같이 정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카오리의 글이 퍼지자 아라키의 또 다른 모델이었던 미즈하라 기코(水原希子)도 자신이 당했던 촬영 강요를 폭로하며 “아라키, 당신에게 여자는 도대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라키 측은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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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소리 듣기 싫어… 日 30대 외톨이, 가족-친척 등 5명 살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성향이 있는 30대 무직자가 할머니, 아버지, 큰어머니 등 친족 4명을 포함해 5명을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 벌어져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일본 남단 가고시마(鹿兒島)현 히오키(日置)시의 한적한 시골 마을 주택에서 3구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6일 오후. 경찰은 “동생 안부를 확인하러 간 부인과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이 집을 방문했다가 시신들을 발견했다. 그러고는 그날 저녁 인근에 사는 이와쿠라 도모히로(巖倉知廣·38) 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집에 있던 시신은 용의자의 큰어머니(69)와 그 언니(72), 그리고 주민(47)이었다. 집주인인 할머니(89)와 아버지(68)의 시신은 사건 발생 현장에서 400m 떨어진 산속에서 매장된 채로 발견됐다. 용의자는 경찰에서 “할머니와 아버지가 평소 시끄럽게 해서 며칠 전 목을 졸라 죽였다”고 진술했다. 또한 살해 후 차로 시신을 옮겨 산속 공터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안부를 물으러 찾아온 큰어머니 등을 살해한 이유에 대해선 피해 사실이 들통날까 봐 목 졸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부품 공장 등에서 일하는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지만 어느 한곳에 터를 잡지 못했다. 1년가량 육상자위대 주둔지에서 일하기도 했다. 조용했지만 욱하는 성격도 있었다고 한다. 부모가 이혼한 후 어머니와 지내다 몇 년 전 할머니 소유 주택으로 이사 왔다. 친척들은 “히키코모리 경향을 보이며 밖에 잘 나오지 않았다. 일도 하지 않고 아버지로부터 용돈을 받아 생활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할머니가 “손자가 집에 틀어박혀만 있는다”며 자주 손자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슈퍼에서 일해 받은 돈으로 모친을 간호하고 아들 용돈도 줘왔다. 그런데 아버지가 며칠 동안 계속 결근하자 6일 정오 슈퍼에서 큰아버지(70)에게 연락했고, 큰아버지는 부인에게 집으로 찾아가 안부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때 부인의 언니가 동행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두 시간 만에 부인도 연락이 끊기자 큰아버지는 이웃 주민에게 안부 확인을 부탁했는데 불과 30분 후 이웃 주민조차 연락이 끊겼다. 불길한 예감이 든 큰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가족에 대한 불만을 범행 동기로 보고 9일 오후 용의자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또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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