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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신동’ 이정현(운천중 2·사진)이 ‘빨간 바지 마법사’ 김세영(27)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어린 나이로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국가대표 이정현은 15일 대전 유성CC(파72)에서 열린 제44회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이지현(18·서울컨벤션고2)과 공동 선두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이겼다. 선두 이지현에게 2타 차 2위로 출발해 역전 우승을 이룬 이정현은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을 떠올리게 했다. 2006년 이 대회에 이정현처럼 중학교 2학년으로 출전한 김세영은 2위로 최종일을 출발해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뒤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이정현은 만 13세 11개월 1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라 김세영(만 13세 5개월 9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이정현은 “기량이 좋은 언니들이 많이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해 행복하다. 존경하는 선수인 김세영 프로님처럼 중학교 2학년 때 우승한 만큼 나도 프로가 되면 김 프로님처럼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7세 때 골프를 시작해 뉴질랜드에서 골프 유학을 하며 실력을 키운 이정현은 중학교 1학년이었던 지난해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나는 늘 장타를 친다. 그럼에도 요즘은 더 멀리 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16일부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크리크GC(파72)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에 출전하는 세계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장타력을 앞세워 코스를 정복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2018년 PGA투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위(319.7야드)에 오르며 첫손가락에 드는 장타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렇지만 20kg이나 체중을 불리면서 괴력의 골퍼로 변신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110kg)에게 최고 장타자 자리를 내줬다. 지난 시즌 비거리 1위 디섐보는 이번 시즌에도 평균 344.4야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매킬로이는 11위(328.5야드)다. 디섐보에게 자극을 받은 매킬로이는 더CJ컵을 앞두고 장타력 강화에 집중했다. 최근 매킬로이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스윙 분석 장비 사진을 보면 볼 스피드는 시속 186마일, 공이 날아간 거리(캐리 거리)는 340야드로 측정됐다. 지난 시즌 매킬로이의 평균 볼 스피드는 시속 178.24마일(디섐보 시속 184.73마일)이었다. 매킬로이는 “최근 2주 동안 헬스장에서 비거리 향상을 위한 훈련을 했다. 클럽 샤프트도 기존 75g짜리에서 60g으로 바꿔 가볍다. 공을 더 멀리 보내기 위해 여러 실험을 했는데 스윙할 때 클럽과 몸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디섐보가 휴식을 위해 더CJ컵에 불참하는 가운데 매킬로이는 처음으로 출전하는 이번 대회를 숙원 가운데 하나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각오다.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다음 달로 연기된 마스터스에서만 무관에 그친 매킬로이는 “더CJ컵에서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려 마스터스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더CJ컵 참가 선수들은 CJ그룹이 주최하는 다양한 음식 이벤트도 체험하고 있다. 이언 폴터(잉글랜드)는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 시식을 했고, 리키 파울러(미국)는 만두를 만들었다. 파울러는 “한국 음식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포르투갈)의 질주와 골프 스타 더스틴 존슨(36·미국)의 장타를 당분간 볼 수 없게 됐다. 포르투갈 축구협회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호날두가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훈련에서 제외된 그는 15일 스웨덴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에 뛸 수 없다”고 밝혔다. A매치 기간을 맞아 포르투갈 대표팀에 합류한 호날두는 12일 프랑스와의 네이션스리그 경기(0-0 무)에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13일에는 대표팀 동료들과 단체로 식사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사진 속 선수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는 등 방역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에는 스페인, 잉글랜드 등 유럽 각국에서 뛰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호날두발 코로나19’가 유럽 축구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6월에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가운데 투어 대회를 개최해 자신을 포함한 동료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포르투갈 축구협회는 “호날두 외의 다른 선수들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마르(브라질),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등의 축구 스타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현재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포르투갈 축구협회에 따르면 호날두는 별다른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훈련에서 제외된 호날두는 자신의 방 발코니에 앉아 팀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와 재검사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29일로 예정된 유벤투스(이탈리아)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UEFA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2차전 출전은 불투명하다. 유벤투스 소속의 호날두가 2차전에 나서지 못할 경우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의 ‘메호대전’은 6차전(12월 9일)에나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 골프 세계 1위인 장타자 존슨도 코로나19 감염으로 1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 섀도크리크GC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참가가 불발됐다. 2019∼2020시즌 개인 통산 2번째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존슨은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존슨은 “더 CJ컵에 대한 기대가 아주 컸기 때문에 실망도 크다. 빠른 시일 내에 건강을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번 2020∼2021시즌을 끝으로 팀을 매각하는 전자랜드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KGC와 SK를 연파하고 개막 2연승을 거뒀다.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53)은 “주전 가드인 김낙현이 국가대표에서도 핵심 멤버가 됐으면 좋겠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부터 했다. 2010년부터 이 팀을 지휘해 온 그가 ‘전자랜드의 마지막 시즌’에 기대하는 것은 선수들의 발전이었다. 유 감독의 마음을 읽었는지 김낙현은 2경기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비 때는 직접 외곽포를 꽂아 넣으며 상대의 기를 눌렀다. 평균 13.5득점에 6.5도움. 특히 도움 숫자는 지난 시즌 3.4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낙현의 매끄러운 게임 리딩을 앞세운 전자랜드는 평균 100득점 가까운(97.5득점, 전체 1위) 폭발적인 공격력을 펼치고 있다. 유 감독은 “가드는 자기 득점도 중요하지만 동료의 기회를 더 잘 볼 줄 알아야 한다. 도움이 적은 선수는 반쪽 가드”라며 김낙현을 치켜세웠다. 포워드 이대헌(28)과 전현우(24)도 유 감독의 기대주들이다. 둘은 주전 포워드 강상재와 정효근이 상무에 입대하며 생긴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이대헌은 상대 외국인 선수를 집중 수비하면서도 평균 14.5득점에 3.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7.2점)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득점이 늘었다. 3년 차 전현우도 평균 15.5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 3.9득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기록이다. 유 감독은 팀의 최고참인 정영삼(36)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매 시즌 신인들을 키우려다 보니 정영삼을 자주 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10년을 유 감독과 함께한 정영삼은 묵묵히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영삼은 10일 SK전에서 상대가 추격할 때마다 쐐기를 박는 3점포를 3개나 터뜨렸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라는 이름은 사라질지 몰라도 팀이 없어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했다. 유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전자랜드 고별무대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다. 한편 14일 현대모비스는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방문경기에서 82-79로 승리해 시즌 개막 후 3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선수 숀 롱이 양 팀을 통틀어 최다인 21득점(6리바운드)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민구(12득점)와 장재석(10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LG와 공동 7위(1승 2패)가 됐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리드를 하다가 역전을 당했다가 결국 승리한 이번 경기가 팀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공격에서 캐디 라렌의 실책으로 동점 기회를 놓친 LG는 2연패에 빠졌다.유재영 elegant@donga.com·정윤철 기자}
“해리 케인(27·잉글랜드)과 5년 넘게 같이 지내다 보니 서로를 너무나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됐다. 그와는 (방문경기 등을 위해) 공항을 함께 갈 정도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슈퍼 소니’ 손흥민(28)은 팀 공격을 함께 이끌고 있는 케인과의 궁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3일 토트넘 다큐멘터리인 ‘올 오어 너싱(All or Nothing)’을 촬영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주최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케인과 전술에 대해 얘기를 나눈 많은 시간과 반복된 연습이 팀워크를 더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2015∼2016시즌부터 한솥밥을 먹고 있는 손흥민과 케인은 이번 시즌 EPL 최강의 공격 듀오로 꼽히고 있다. 14일 현재 손흥민(7골 3도움)은 케인에게 2개의 도움을, 케인(8골 7도움)은 손흥민에게 5개의 도움을 연결하고 있다. 8월 31일부터 공개된 다큐멘터리에는 조제 모리뉴 감독과 선수들의 면담 내용과 선수들의 라커룸 대화 등 여러 에피소드가 담겼다. 손흥민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감독 중 한 명인 모리뉴 감독과 1년 정도를 함께했다. 감독님이 우리에게도 많은 영광을 안겨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모리뉴 감독은 이탈리아(인터밀란), 스페인(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첼시) 등에서 모두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해 ‘우승 청부사’로 불린다. 모리뉴 감독은 전술에 대한 고집이 강하고 때로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마찰을 빚기도 한다. 하지만 손흥민은 “나는 모리뉴 감독과 일하는 것을 굉장히 즐기고 있다. ‘위닝 멘털리티’를 가진 그와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훈련장 등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선수들의 크고 작은 다툼까지 모두 렌즈에 담았다. 손흥민의 경우 7월 수비 가담 문제로 골키퍼 위고 요리스(프랑스)와 충돌한 장면이 포착됐다. 손흥민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서로 감정이 차올랐던 것뿐이다”라면서 “내 모습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볼 때는 기분이 이상했다. 재밌는 부분도 많았지만 부상 장면을 볼 때는 슬펐다”고 덧붙였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는 이날 손흥민의 몸값을 EPL 전체 선수 중 공동 14위에 해당하는 7500만 유로(약 1010억 원)로 책정했다. 손흥민은 19일 웨스트햄과의 EPL 경기에 출격할 예정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런던=허유미 스포츠동아 통신원}
축구 선수가 꿈인 아들 백가람 군(11)의 손을 잡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백종길 씨(41)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백 씨는 “유소년 축구 팀에서 뛰는 아들이 자신과 이름이 비슷하고 포지션, 등번호(10번)가 같은 국가대표팀(A대표팀) 미드필더 윤빛가람(울산)의 팬이다. 다시 아들과 함께 ‘직관(직접 관람)’으로 축구를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배시시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아들 백 군도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져 아빠와 축구장에서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닫혔던 관중석 문도 다시 열렸다. 12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대표팀과 23세 이하 올림픽대표팀의 친선 경기 2차전은 2075명의 팬들이 경기장(전체 수용 규모 4만1311석)을 찾은 가운데 치러졌다. 국내 축구장을 팬들이 다시 찾은 것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프로축구 K리그가 무관중으로 전환된 8월 16일 이후 57일 만이다. 모바일 티켓을 구매한 팬들은 전화 인증, 체온 측정 등의 엄격한 방역 절차를 거친 뒤에 경기장에 입장했다. 동쪽 스탠드에 마련된 관중석에서 팬들은 전후좌우 최소 1좌석 이상씩 떨어져 앉았고, 육성 응원 및 음식물 취식은 금지됐다. 제약이 있었지만 팬들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는 것 자체를 즐겼다. 축구팬 조정아 씨(21)와 기소연 씨(21)는 각각 강원 원주와 춘천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 경기장 입장 공동 1호 관객인 이들은 올림픽대표팀 공격수 오세훈(상주)의 유니폼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이들은 “직관 허용 소식에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왔다. 큰 소리로 선수에게 힘을 북돋아줄 수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팬들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돌아온 ‘축구의 밤’을 만끽했다. 무관중으로 치러진 9일 1차전에서 다소 맥 빠진 플레이를 펼쳤던 선수들도 이날은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전력을 다했다. 1차전에서 ‘아우’(올림픽대표팀)를 상대로 2-2로 비기며 자존심을 구긴 ‘형님’(A대표팀)은 3-0으로 이겨 체면을 살렸다. A대표팀은 후반 10분 역습 상황에서 빠른 발을 가진 이동준(부산)이 35m가량을 질주한 뒤 건넨 패스를 이동경(울산)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A대표팀은 후반 43분 이주용(전북)과 후반 추가시간(후반 46분) 이영재(강원)가 추가골을 넣어 완승을 마무리했다. A대표팀은 1, 2차전 합계 5-2(1승 1무)로 최종 승자가 됐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에 걸린 코로나19 기부금 1억 원은 A대표팀의 이름으로 기부된다. 기부금은 보건복지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최종 기부처는 복지부와 협의한 후 정해진다. 비록 졌지만 올림픽대표팀에도 소득이 있었다. 결승골을 합작한 이동경과 이동준은 원래 올림픽대표팀의 핵심 멤버다. 선수층 확대를 꾀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요청에 따라 A대표팀에 합류한 ‘월반 듀오’는 값진 골을 터뜨렸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의 주축인 이동경과 이동준이 A대표팀에서 골을 합작하며 발전된 모습을 보인 것은 기분 좋다. 하지만 우리 팀이 실책으로 골을 내준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국내 자원의 점검을 마친 A대표팀은 해외파 집중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1월 오스트리아에서 북중미, 중동 팀과의 2차례 방문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11월 평가전은 해외파 위주로 소집할 예정이며 골키퍼 등 해외파가 없는 포지션은 국내파로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고양=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언니들과의 경기라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차분히 플레이하다 보니 우승의 꿈이 이뤄졌다.” 2006년 6월 대전 유성CC(파72)에서 열린 강민구배 제30회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중학생 돌풍을 일으킨 13세 소녀는 당당하게 소감을 밝혔다. 당시 세화여중 2학년으로 우승한 김세영(27)이다. 국내 아마추어 여자골프 최강을 가리는 이 대회에서 당시 그가 세운 역대 최연소 챔피언 기록(만 13세 5개월 9일)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선두에 1타 뒤진 2위로 마지막 3라운드를 출발한 김세영은 우승 경쟁을 펼친 이보미, 유소연 등 선배들을 제친 뒤 연장전에서 장수화마저 꺾었다. 훗날 프로 무대에서 짜릿한 뒤집기 우승을 여러 차례 이뤄내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은 김세영의 뒷심은 이때부터 남달랐다. 대회를 주최하는 대한골프협회 강형모 부회장은 “중학교 시절부터 김세영은 ‘몰아치기’에 능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위기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으며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고 회상했다. 국가대표(2007, 2009년)로 실력을 키운 김세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5승)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11승)에서 16승을 수집하며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프로에서 김세영은 최종일에 빨간 바지를 입고 나와 승리를 불렀지만 과거에는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빨간 셔츠를 입기도 했다. 마침 김세영이 스타 탄생을 알린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가 13일 개막해 사흘 동안 열린다. 올해로 44회째를 맞은 가운데 그동안 김세영을 비롯해 세계 1위 고진영(2013년), 김효주(2012년), 최혜진(2015년) 등을 우승자로 배출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골밑을 파고든 포워드 김소니아(176cm·우리은행)의 앞을 막아선 선수는 여자프로농구 최장신 센터 박지수(196cm·KB스타즈)였다. 자신보다 20cm가 큰 선수의 밀착 수비에도 김소니아는 당황하지 않았다. 민첩한 움직임으로 박지수와의 거리를 벌린 뒤 몸을 뒤로 젖히며 던지는 페이드 어웨이 슛(2점)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김소니아가 40분을 모두 뛰며 개인 최다인 26득점과 13리바운드로 맹활약한 우리은행은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2020∼2021시즌 개막전 방문경기에서 71-68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선수 없이 치러진다는 것이다. 5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수 선발 계획 수립이 불확실해지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 박지수를 보유한 KB스타즈가 ‘절대 1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총 8경기를 남겨두고 종료된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우리은행은 팀 내에 확실한 센터 요원이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김소니아의 활약을 앞세워 박지수가 24득점 17리바운드로 분전한 라이벌 KB스타즈(지난 시즌 2위)를 꺾었다. 특히 우리은행은 에이스인 가드 박혜진이 1쿼터 중반 왼발에 통증(족저근막염)을 느껴 벤치로 물러난 상황에서도 끈끈한 조직력으로 승리를 낚았다.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소니아는 탁월한 점프력을 앞세워 양 팀 최다인 7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또한 고비마다 미들슛을 성공시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지난 시즌 2점슛 성공률이 46.6%에 그쳤던 김소니아는 이날 76.9%의 높은 2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김소니아는 공개 연애 중인 전 남자 농구 국가대표 이승준(205cm) 등과의 특별 훈련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여름 내내 승준 오빠와 슛 연습을 많이 했다. 또한 위성우 감독님(우리은행)의 지도 아래 미들슛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지수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둔 것에 대해서는 “공격은 항상 자신이 있다. 나보다 큰 선수를 상대할 때는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집중한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경기에서는 삼성생명이 BNK썸을 97-87로 꺾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김태훈(35)이 2년 2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선두로 도약했다. 김태훈은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김태훈은 2위 이재경(4언더파 284타)을 2타차로 제치고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3억 원의 우승 상금을 획득한 김태훈은 시즌 상금 4억7152만8073원으로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한 김한별(2위·4억1774만9954원)을 제치고 1위가 됐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에서는 2870.5점으로 2위가 돼 선두 김한별(2975점)을 바짝 따라붙었다. 공동 2위 그룹에 4타 앞선 선두(7언더파)로 4라운드를 출발한 김태훈은 4번홀(파4) 버디 이후 보기만 4개를 기록하며 3타를 잃어 이재경에게 1타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13번홀(파3·178m)에서 5번 아이언 티샷을 핀에서 1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아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14번홀(파4)에서 6.7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상승세를 이어간 김태훈은 16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2.3m짜리 파 퍼팅을 침착히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18년 8월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 우승 이후 모처럼 정상에 선 김태훈은 “전반에 샷이 마음처럼 되지 않아 힘들었다. 13번홀에서 성공시킨 버디와 16번홀의 파 세이브로 위기를 넘긴 것이 우승의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15∼18일)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2021년) 출전권을 얻는다. 하지만 김태훈은 국내 무대에 집중하기 위해 더 CJ컵 출전은 포기했다. 김태훈은 “올해 목표는 대상 수상으로 잡고 있다. 경쟁자인 김한별이 더 CJ컵 참가와 대회 이후 자가 격리 등으로 인해 국내 대회를 많이 못 나오는 만큼 내가 좀 더 대상 수상에 유리한 상황에 놓인 것 같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번에는 최우수선수(MVP)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고 싶습니다.” 프로농구 ‘연봉 킹’인 DB 센터 김종규(29·206cm)는 9일 개막하는 새 시즌에는 리그 최고의 별로 우뚝 서고 싶다고 했다. 지난 시즌 평균 13.3득점 6.1리바운드로 활약하며 DB를 공동 1위로 이끌었지만 KT 허훈(14.9득점 7.2도움)에게 밀려 MVP를 놓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몸값(보수 총액 7억1000만 원)만큼 최고 실력을 보이겠다는 그는 비시즌에 ‘레전드’ 김주성 코치와 함께 많은 땀을 흘렸다. 포스트업(골대를 등진 채 수비를 상대하거나 공격하는 동작)과 수비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새 무기도 장착했다. 김종규는 “공격의 다양성을 키우기 위해 슛 거리를 늘렸다. 하루에 150개 이상씩 3점슛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DB는 9일 삼성과 2020∼2021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삼성 센터 김준일(28·201cm)은 “연봉 킹인 종규 형과 맞붙으면 열정과 도전정신이 불타 오른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준일이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도발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상대하겠다”고 맞받아쳤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거물급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한국 무대를 밟은 가운데 토종 빅맨들이 ‘제3의 외국인 선수’ 역할을 얼마만큼 성공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따라 이번 시즌 각 팀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부상을 털고 돌아온 ‘긴팔 센터’(윙 스팬 223cm) 이종현(26·203cm)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팀의 미래로 주목받았던 그는 2018년 12월에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가 올해 2월에야 복귀했다. 이종현은 “우리 팀의 새 시즌 슬로건이 ‘리부트(Reboot·다시 시동을 건다는 뜻)’인데 내 상황과 같다. 도전자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장재석(203cm)을 영입한 현대모비스는 기존 골밑 자원인 이종현, 함지훈(198cm)을 포함해 리그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팀이 됐다. 현대모비스는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공동 1위 SK와 맞붙는다. SK는 최준용(200cm) 등 일부 장신 선수가 부상으로 개막전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시즌 초반 팀 동료 숀 롱의 부상으로 어깨가 무거워진 이종현은 “SK는 몇몇 주전 없이도 KBL컵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방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승기 KGC 감독은 “오세근(33·200cm)의 몸 상태가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KGC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2011∼2012, 2016∼2017시즌의 공통점은 포스트업과 미들슛에 모두 능한 오세근이 5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오세근은 “‘건세근(건강한 오세근)’이 돼 부상 없이 시즌을 끝까지 치르고, 지난 시즌(평균 13.8득점 4.8리바운드)보다 좋은 모습으로 명예 회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데뷔 시즌(2011∼2012년)에 대선배 김주성을 앞에 두고 시도한 패기 넘치는 덩크슛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어느덧 후배들의 도전을 받는 고참이 됐다. KGC는 개막일 전자랜드와 맞붙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했을 때 박결(24)은 ‘슈퍼 루키’로 주목 받았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에 이어 같은 해 KLPGA투어 시드전을 수석으로 합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부 투어의 벽은 높았다. 박결은 106번째 도전이었던 2018년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이뤄낸 뒤 눈물을 쏟았다. 힘겹게 우승의 물꼬를 텄지만 지난 시즌 톱10에 두 번밖에 들지 못하면서 상금 순위가 56위까지 밀렸다. “두 번째 우승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성적이 떨어져 속상했다”던 그는 모처럼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우승 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박결은 8일 세종시 세종필드GC(파72)에서 열린 오텍캐리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2위 황예나(5언더파 67타)와는 2타 차. 박결은 7번홀(파4)에서 약 17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는 등 쾌조의 퍼트 감각을 자랑했다. 2018년 우승으로 따낸 정규투어 시드가 올해 끝나는 박결은 “투어 생활을 하면서 시드 걱정을 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남은 라운드에서 공격적 플레이를 펼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1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복귀를 앞두고 2개월여 만에 국내 무대에서 경기력 점검에 나선 세계 1위 고진영은 이븐파(버디 2개, 보기 2개)로 공동 17위에 자리했다. 해외파 이정은6는 공동 3위(4언더파 68타)로 마쳤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역사를 쓰겠다고 말해 온 우리가 잘못된 역사를 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은 5일 애스턴빌라에 2-7로 참패를 당한 뒤 이렇게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은 57년 만에 한 경기에서 7골을 내주는 굴욕을 당했다. 같은 날 ‘슈퍼 소니’ 손흥민이 2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6-1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혼자 4골을 터뜨린 지난달 20일 사우샘프턴전에서도 5-2로 골 잔치를 벌였다. 이처럼 2020∼2021시즌 EPL은 초반부터 골 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7일 현재 38경기에서 144골이 나왔는데 이는 지난 시즌 초반 38경기보다 40골이 더 나온 것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경기당 평균 득점은 3.79골로 역대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 경기당 최고 평균 득점을 기록한 1930∼1931시즌(3.95골)에 이어 2위다. 1992년 EPL 출범 이후엔 최고 기록이다. 특히 시즌 38경기 중 11경기(약 29%)에서 양 팀을 합쳐 5골 이상씩 쏟아졌다. BB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무관중 경기를 골 풍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한 EPL 코치는 “자신들을 주시하는 팬들이 없다 보니 수비 지역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긴장감과 압박을 위한 적극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훈련장이 아닌 안방경기장에서 강도 높은 자체 연습 경기를 더 자주 실시해 긴장감을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골을 넣지 못했을 때 엄청난 야유를 받았던 공격수들이 부담 없이 창의적인 공격을 시도하는 것도 다득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버턴 수비수 마이클 킨은 “팬들이 주는 압박감에서 벗어난 공격수들이 자유롭게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수비진이 2, 3골을 내줘도 공격수들 덕분에 역전하다 보니 선수들끼리도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경기력 저하와 규칙 변경도 영향을 끼쳤다. BBC는 “코로나19 여파로 선수들은 과거에 비해 훈련량이 적었다. 준비 부족도 대량 실점의 원인이다”라고 전했다. 강화된 핸드볼 규칙으로 인해 득점 확률이 높은 페널티킥이 나온 경기 수가 지난 시즌에 비해 약 22% 증가한 것과 ‘매의 눈’으로 불리는 비디오판독(VAR)이 두려운 수비수들이 격렬한 수비를 시도하지 못하는 것도 대량 득점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공격 듀오 손흥민(28)과 해리 케인(27·잉글랜드)이 나란히 EPL 이 주의 팀(베스트11)에 선정됐다. EPL 사무국이 6일 트위터에 공개한 이 주의 팀에서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케인은 중앙 공격수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둘은 전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에서 나란히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2015∼2016시즌부터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둘은 이번 시즌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시즌 케인(8골 7도움)은 손흥민에게 5개의 도움을, 손흥민(7골 3도움)은 케인에게 2개의 도움을 연결했다. 영국 BBC도 둘을 이 주의 팀에 선정하면서 “손흥민과 케인은 텔레파시를 주고받듯이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간판 골잡이이자 토트넘 유스 출신인 케인은 팀 내 입지가 가장 탄탄한 선수다. ‘붙박이 주전’인 그는 과거에 이기적인 플레이로 비판받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상대 수비를 자신에게 몰리게 한 뒤 패스로 동료의 골을 돕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종종 선보이고 있다. 맨유전 당시 토트넘 선수들의 플레이 위치를 살펴보면 측면 공격수인 손흥민이 가장 앞쪽에 위치해 역습을 이끌고, 케인은 손흥민보다 후방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확실한 동료 골잡이의 존재도 케인의 변화를 이끌었다. 케인은 “손흥민은 기회마다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준다”며 손흥민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빠른 발로 상대 오프사이드라인을 무너뜨리고 침투하는 ‘라인 브레이커’ 손흥민은 케인이 다소 투박한 패스를 내줘도 안정적으로 볼을 트래핑한 뒤 골로 연결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요즘 EPL에서는 많은 팀이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한다. 이러한 전술은 손흥민 등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이 빠르게 수비 라인 뒤로 파고들어 골을 노릴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28·토트넘·사진)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빅리그 정규리그 100골 고지를 밟았다. 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방문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차범근(98골)을 넘어섰다. 햄스트링 부상 8일 만에 깜짝 출전한 손흥민은 맨유를 상대로 11경기 만의 첫 득점이라는 기록도 추가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 빅리그 100골 고지에 올랐다. 손흥민은 5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방문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려 6위(2승 1무 1패)가 됐다. 이날 멀티골로 손흥민은 개인 통산 정규리그(유럽클럽대항전 등 제외) 100골을 달성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각각 20, 21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5∼2016시즌부터 토트넘에서 뛰면서 59골을 넣고 있다. ‘차붐’ 차범근의 통산 유럽 정규리그 득점 기록(98골·308경기)을 299경기 만에 뛰어넘은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유럽 이중 국적 제외) 중 처음으로 유럽 주요 빅리그(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에서 100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손흥민은 현재 6골(1도움)로 도미닉 캘버트르윈(에버턴)과 EPL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공동 3위인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이상 5골) 등 쟁쟁한 골잡이들보다 위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트위터에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모습 등을 올리면서 “현재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손흥민?”이라는 글을 남겼다. 손흥민이 득점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정규리그 득점(14골·2016∼2017시즌)을 경신하는 동시에 아시아인 최초의 EPL 득점왕까지 노려볼 수 있다. 손흥민은 “강팀을 상대로 확실한 마무리를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점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뉴캐슬과의 EPL 3라운드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던 손흥민은 8일 만에 복귀해 변함없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양 팀이 1-1로 맞선 전반 7분. 상대 반칙에 쓰러졌던 해리 케인은 일어서자마자 전방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을 향해 패스를 건넸다. 폭발적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들을 따돌린 손흥민은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전반 30분 케인의 골에 도움을 작성한 손흥민은 7분 뒤 세르주 오리에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두 번째 골을 넣었다. 토트넘의 ‘쌍포’ 손흥민과 케인(2골 1도움)은 이날도 4골 2도움을 합작하며 막강한 파괴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20일 사우샘프턴전에서 손흥민의 4골을 모두 돕기도 했던 케인은 EPL 도움 1위(6개)를 기록 중이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과 케인은 EPL에서 26골을 합작해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역대 공격 듀오’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현역 중에서는 1위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 케인이 많은 도움을 줬는데 나는 그러지 못해 부담을 느꼈다. 오늘은 케인의 골도 도와 기쁘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소니(손흥민)는 우리 팀에서 발생한 첫 번째 부상자일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부상자가 나올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조제 모리뉴 감독(57·사진)이 빡빡한 시즌 초반 일정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여러 대회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에 과부하가 걸려 부상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시즌 개막 후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토트넘의 주포 손흥민(28)은 5경기 연속 선발 출전 경기였던 27일 뉴캐슬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에버턴과의 EPL 개막전(14일) 이후 14일 동안 5경기를 소화한 토트넘의 강행군은 계속된다. 토트넘은 첼시와의 리그컵(카라바오컵) 경기(30일)를 마친 뒤 다음 달 2일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PO) 경기를 치른다. 29일 영국 더선에 따르면 모리뉴 감독은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구단 수익에 도움이 되는 유로파리그(우승 상금 약 120억 원·2019∼2020시즌 기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EPL을 6위로 마쳐 유로파리그 본선 티켓 획득에 실패한 토트넘은 2차 예선부터 참가하면서 시즌 초반 경기 수가 늘어났다. 토트넘은 PO에서 이겨야 본선에 진출한다. 이번 시즌 5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없다는 것은 토트넘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임대 이적해온 측면 공격수 개러스 베일은 현재 무릎 부상 치료를 받고 있다.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델리 알리는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으로의 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모리뉴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당분간 로테이션을 적극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로테이션을 가동했을 경우 (주전들이 출전했을 때와는) 다른 결과를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 모든 선수의 능력과 잠재력이 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 추석 아침엔 야구팬들이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날 것 같다. 메이저리그(ML)의 토론토 류현진(33)과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2)이 1시간 간격으로 등판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선발 투수 2명이 ML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것도 처음인데, 같은 날 마운드에 오르게까지 됐다. 류현진은 추석인 다음 달 1일 오전 5시 7분 탬파베이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김광현은 오전 6시 8분 샌디에이고와의 1차전에 등판한다. 25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동반 승리를 거둔 두 선수가 나란히 승전고를 울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에이스 류현진(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의 2차전 선발은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이 “3전 2승제의 시리즈에 대비한 창의적인 판단”이라며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1차전은 우완 맷 슈메이커(1패, 평균자책점 4.71)를 투입하는 변칙 기용을 펼친 뒤 2차전에서 류현진을 내세워 정면 승부를 한다는 게 몬토요 감독의 계획이다. 25일 투구 수 100개를 기록한 류현진에게 5일 휴식으로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줄 의도도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 팀 탬파베이를 꺾으려면 에이스로 1차전부터 잡아야 한다” “미친 결정”이라는 등 몬토요 감독의 선택을 비판했다. 반면 선발 투입 여부조차 불확실했던 김광현은 에이스 잭 플레허티(4승 3패, 평균자책점 4.91)와 베테랑 애덤 웨인라이트(5승 3패, 평균자책점 3.15)를 제치고 1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이 제일 잘 던지기 때문”이라고 간단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시즌 세인트루이스와 맞대결한 적이 없는 샌디에이고 타자들에게 김광현이 낯선 존재라는 점도 선택의 배경이다. 김광현은 2014시즌이 끝난 뒤 처음 ML에 도전했는데 당시 100만 달러를 제시해 굴욕감을 준 팀이 샌디에이고였다. 순위 싸움이 뜨거운 프로야구는 3위 자리를 다투는 KT와 LG가 다음 달 2일부터 더블헤더를 포함해 4연전을 치른다. 두산과 KIA의 5위 경쟁도 흥미롭다. 프로축구 K리그1 1위 울산과 2위 전북은 연휴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프로당구(PBA)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TS샴푸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한국 아마추어 여자 당구 3쿠션의 최강자 김민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LPBA 무대에 데뷔한다. 박인비와 박성현 등 한국 여자골프 스타들은 다음 달 1일부터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골프클럽 베이코스(파71)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 출전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와 안병훈 등은 1일부터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CC(파72)에서 열리는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 나선다. 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활약 중인 태극전사들도 한가위 축포를 준비 중이다. ‘슈퍼 소니’ 손흥민(토트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지만 국가대표팀 공격 콤비인 ‘투황’ 황희찬(라이프치히)과 황의조(보르도)가 골 사냥에 나선다.황규인 kini@donga.com·정윤철 기자}
‘살인 일정’ 속에서도 매서운 골 감각을 뽐내던 ‘슈퍼 소니’ 손흥민(28)이 쓰러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은 2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EPL 3라운드 안방경기(1-1 무)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만 소화하고 교체 아웃됐다. 두 차례 골대를 강타하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 손흥민이 조기 교체된 것은 부상 때문이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교체된 것은 햄스트링 부상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이 오랫동안 팀을 이탈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축구 선수들은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급격하게 속도를 올려 질주하거나, 방향을 전환하다가 햄스트링(허벅지 뒤쪽의 근육과 힘줄)을 다칠 때가 많다.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다친 햄스트링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통상 햄스트링 부상은 3, 4주가량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지만 부상 정도가 심할 경우 회복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올해 1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의 팀 동료 해리 케인은 약 두 달의 회복 기간을 거친 뒤에야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시즌 초의 빡빡한 일정 속에 강행군을 펼친 것이 부상 원인으로 꼽힌다. 손흥민은 14일 에버턴과의 EPL 개막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5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었던 뉴캐슬전을 포함하면 14일 동안 5경기에 출전해 405분(추가 시간 제외)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안방이 아닌 적지에서 열린 18일 로코모티프 플로브티프(불가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2차 예선, 25일 슈켄디야(북마케도니아)와의 UEFA 유로파리그 3차 예선을 모두 소화한 것이 치명타였다. 두 경기는 모두 이동 거리가 왕복 5000km가 넘고, 비행시간이 3시간 이상인 장거리 원정이었다. 슈켄디야전 당시 모리뉴 감독은 일부 주전을 선발에서 제외했지만 전력의 핵심인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게 했다. 당시 모리뉴 감독은 경기 막판까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손흥민을 향해 “진정해! 소니(손흥민)!” “뛰지 않아도 돼!”라고 외치며 ‘셀프 체력 조절’을 지시하기도 했다. 최근 3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손흥민은 한동안 치료와 재활에만 매달리게 됐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열린 EPL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국내 팬들에게 한가위 선물을 안겼던 손흥민의 모습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주포 손흥민의 전력 이탈로 비상이 걸린 토트넘은 30일 첼시와 리그컵(카라바오컵) 경기를 치른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내가 몇 타 차로 우승한 거야?” 동료들로부터 우승 기념 생수 세례까지 받은 뒤였지만 안송이(30·사진)는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마지막 홀까지 자신의 순위를 몰랐던 그는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축하를 건네기 위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선수들을 보며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1타 차 짜릿한 우승이었음을 전해 들은 그는 “우와” 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프로 11년 차 베테랑 안송이가 27일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 영암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팬텀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상에 올랐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7언더파)로 최종 3라운드를 출발한 안송이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0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안송이는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해 공동 2위로 내려앉으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14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는 사이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선두를 지킨 안송이는 장하나 등 공동 2위 5명(9언더파 207타)을 따돌리고 상금 1억2000만 원을 획득했다. 1타 앞선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4)에 돌입했을 때 안송이는 자신의 순위를 정확히 몰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세컨드 샷을 핀에서 7m 거리에 붙인 뒤 투 퍼트만 해도 우승을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퍼트를 했다. 공은 홀 옆을 살짝 지나 50cm 거리에 멈췄고, 안송이는 파 퍼팅을 성공시켰다. 안송이는 “코스에서 리더보드를 보지 못해 순위를 몰랐다. 캐디도 나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선두가 아니니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해 우승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송이는 프로 10년 차였던 지난 시즌에 ADT캡스 챔피언십(지난해 11월)에서 237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에 물꼬가 트인 그는 두 번째 우승까지는 약 1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안송이는 “10이라는 숫자와 궁합이 좋으니 통산 10승을 채운 뒤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는 1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기아자동차 K9 차량(6000만 원 상당)을 부상으로 받은 김지영2 등 3명의 선수가 홀인원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KLPGA투어 대회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 3개가 나온 것은 2009년 넵스마스터피스 1라운드 이후 두 번째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 K리그1 인천이 113일 동안 머물렀던 꼴찌에서 탈출했다. 인천은 27일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23라운드 방문경기에서 6-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인천은 수비수 연제운이 전반 2분 만에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인 성남을 상대로 무고사(3골), 김도혁(2골) 등이 골 잔치를 벌였다. 인천은 팀 역사상 K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기존 4득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는 22라운드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파이널A(1∼6위)와 파이널B(7∼12위)로 나뉘어 치러지는 파이널 라운드의 첫 경기였다. 각 팀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5경기씩을 더 치러 우승과 강등 팀을 가린다. 매 시즌 강등 위기에 몰리면서도 특유의 뒷심을 발휘해 1부 잔류에 성공했던 인천은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부터 ‘생존왕’다운 모습을 보였다. 6월 7일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K리그1 꼴찌(12위)였던 인천은 이날 강원(7위)에 0-2로 패한 부산과 승점(21점), 다득점(21골)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인천 ―9, 부산 ―12)에서 앞섰다. 부산을 꼴찌로 끌어내린 인천은 11위가 됐다. 부산은 최근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 올 시즌은 내년 연고지 이전 때문에 무조건 K리그2(2부)로 내려가게 되어 있는 상주가 최하위가 아닐 경우 승강 플레이오프 없이 K리그1 최하위 팀과 상주가 강등된다. 파이널A에서 펼쳐지는 우승 경쟁도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선두 울산은 대구와의 방문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주니오(전반 27분)와 김태환(후반 5분)의 골을 묶어 2-1로 앞서가던 울산은 후반 45분에 대구 박한빈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같은 시간에 킥오프한 경기에서 2위 전북은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방문경기에서 후반 24분에 나온 이승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15년 만에 K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과 K리그 최초의 4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이날 경기로 승점 동률(51점)이 됐다. 전북의 추격이 매서운 가운데 울산은 다득점(울산 47골, 전북 39골)에서 앞서 어렵게 선두를 유지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백발의 외국인 감독은 반바지 차림으로 코트 위를 돌아다닌다. 선수들의 플레이가 만족스러우면 함박웃음을 짓는다. 선수에게 직접 공을 올려주고, 훈련 장비도 손수 옮기는 그는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55·이탈리아)이다. 올해 5월 프로배구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특유의 쇼맨십과 친화력, 탈권위주의로 코트에 신선한 바람을 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첫 외국인 감독이 가세하면서 국내 지도자에게는 유럽의 선진 배구 전술과 훈련 방법을 배울 좋은 기회도 된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외국인 감독 시대가 막을 올린 지 어느덧 30년을 맞았다. 1990년 1월 프로축구 대우 로얄스가 프랑크 엥겔 감독(독일)에게 지휘봉을 맡긴 게 그 출발이었다. 산틸리 감독은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를 통틀어 36번째(감독대행 포함)로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사령탑이다. 프로축구 전북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 프로야구 KIA의 맷 윌리엄스 감독(미국)까지 현재 3명의 외국인 감독이 국내 프로 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종목별 국가대표팀에는 남자 축구(파울루 벤투·포르투갈)와 여자 축구(콜린 벨·영국), 여자 배구(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등이 외국인 사령탑의 지도를 받고 있다. 프로 구단들이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주된 이유는 새로운 시각을 통한 변화와 전력 향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정규리그 2위를 했음에도 사령탑을 교체하며 강한 우승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 달 정규리그 데뷔를 앞둔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이라는) 훌륭한 수프에 기술이라는 소스를 추가해 우승이라는 단어를 두려워하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학연·지연에서 자유로운 외국인 사령탑 현재 프로야구 꼴찌(10위)인 한화는 다음 시즌 외국인 감독 선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연고지인 대전, 충남의 특정 학교 출신 중심의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외국인 감독이 전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학연에 따라 이합집산하면서 팀워크를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인 감독은 한국 스포츠에 뿌리 깊은 연고주의에서 자유롭기에 소신껏 팀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한 프로축구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감독의 선임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임 감독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선수나 눈 밖에 나 벤치를 달구던 선수나 모두 같은 출발점에 서게 됩니다.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잘 보이려면 공을 잘 차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외국인 감독의 눈에는 모든 선수가 동등하다. 출신, 간판 등을 따지지 않다 보니 선수 기용에 객관성이 생긴다. 외국인 감독 선임은 여러 인연을 빌미 삼아 서로 밀고 끌어주는 선수와 감독 간의 파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를 이끈 제리 로이스터 감독(미국)은 선수들에게 실수와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 것을 강조하는 ‘노 피어(No fear)’ 정신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름값과 팀 내 파벌 갈등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철학에 맞는 선수들을 중용한 그는 하위권을 맴돌았던 롯데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로이스터는 악성 비난과 압력 등 외풍에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말을 잘 못 알아들어 자신이 눈으로 본 것만 믿은 것도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2008년에 프로축구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FC서울의 셰놀 귀네슈 감독(터키)은 10대 후반으로 2군 팀에 있었던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을 과감히 주전으로 기용해 성공을 거뒀다. 서울에서의 성장을 토대로 유럽 무대를 누볐던 이청용은 “귀네슈 감독은 내 재능을 찾아준 분이다. 내가 감독이라면 어린 선수를 과감히 기용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귀네슈 감독은 “기술이나 실력은 뛰어나지만 아직 나이가 어려 자신감이 부족한 선수들이 있다. 프로 팀은 이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선수들은 1∼3년 안에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로서는 국내 구단에 일반적이지 않았던 스포츠 심리학자를 고용해 전력 강화에 효과를 봤다. 불같은 카리스마 대신 자상함으로 구성원들의 능력을 끌어낸 외국인 감독들도 있다. 2018년에 프로야구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미국)은 직접 배팅 볼 투수로 나서는 등 감독과 선수 간의 수직 관계를 벗어난 리더십으로 팀을 변화시켰다.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그의 지도 아래 과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한동민은 2018년에 41개의 홈런을 터뜨린 거포로 거듭났다. 그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에 오른 한동민은 “슬럼프에 빠져 숨고 싶었던 나를 끝까지 믿고 경기에 출전시켜 주셨다”라고 말했다. ○ 보이지 않는 장벽들외국인 감독은 성공하면 신화로 남는다. 하지만 쓸쓸하게 짐을 싼 이방인은 금세 잊혀진다. 역대 외국인 감독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약 14개월.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면 조용히 출국해야 했다. 프로축구 포항에서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브라질)은 4년 11개월간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파리아스에 이어 포항 지휘봉을 잡은 발데마르 레무스 올리베이라 감독(브라질)은 극심한 성적 부진으로 4개월 만에 경질됐다. 성적 부진의 원인 중에 대표적인 것은 선수들과의 ‘엇박자’다. 프로농구 전자랜드에서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제이 험프리스 감독(미국)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접전이 벌어지던 경기 막판에 감독의 맨투맨 수비 지시에 일부 선수가 지역방어를 쓰다가 3점슛을 얻어맞고 패한 적도 있다. 여기에 출전 시간문제로 고참 선수들이 불만을 드러내면서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 당시 험프리스 감독을 보좌했던 스태프는 “한국 감독이면 밖에서 선수와 밥을 먹거나, 하다못해 문자메시지로라도 마음속에 담아 뒀던 말을 전할 텐데…. (험프리스는) 항상 통역이 필요하다 보니 선수들과 진솔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통 강화를 위해 요즘 프로 구단들은 코치진에 선수들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젊은 국내 코치를 두고 있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벤투 감독이 한국에 입국했을 때 한국 문화와 한국에서 축구대표팀이 가지는 의미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선수들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외국인 감독 스스로도 애를 쓴다. 지난해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이동국 등 팀 내 고참 선수들과 식사 자리를 가지거나 클럽하우스 뒤뜰에서 바비큐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전북 관계자는 “(지난해) 선수단 회식 때 감독님이 노래방 기기를 요청해 다 함께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 새로운 성공 신화를 위해외국인 사령탑들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남다른 생존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데이터 야구와 포지션별 전문성 강화로 프로야구 KIA를 이끌고 있는 윌리엄스 감독. 그는 매일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한국 야구에 새로운 문화를 이식해 화제를 모았다. 상대팀 감독을 만날 때마다 감독 이름을 새긴 특별한 와인을 주문해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야구팬들은 이를 ‘와인 투어’로 부른다. 모라이스 감독은 유럽 축구 강국인 포르투갈의 전술 훈련 방법을 이식해 전북의 강력한 공격 축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23일 열린 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팀을 7년 만에 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프로와 대표팀을 통틀어 역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이다. 그는 평가전에서 대패를 당해 비난에 시달리면서도 뚝심 있게 자신의 전술을 밀어붙였고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스타 선수들과의 ‘밀당(밀고 당기기)’을 통해 선수단을 완벽히 장악한 그는 한국 특유의 위계질서를 타파해 팀워크가 살아나게 만들었다. 히딩크 감독이 남긴 말은 낯선 땅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사령탑들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 “새로운 환경에서 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과제다. 하지만 내가 정직하고 유능하면 모두가 재미있게 일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한 번의 실패보다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도를 했느냐가 중요하다.”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