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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말고도 인생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 앞으로 골프 이외에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된다.”2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여자오픈 기자회견에 참석한 렉시 톰프슨(미국)은 눈시울을 붉히며 이같이 말했다. 17년 전 자신의 골프선수 커리어가 시작됐던 이 대회에서 작별을 고한 톰프슨은 “5살 때부터 골프는 내 삶이었다. 골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우정과 인간관계를 쌓았다. 놀라운 삶”이라고 자신의 선수생활을 돌아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톰프슨이 29세의 나이로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톰프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를 끝으로 풀타임 일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2년 투어에 데뷔한 톰프슨은 메이저 1승(2014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셰브론 챔피언십)을 비롯해 투어 통산 11승을 기록했다. 두 오빠도 골프 선수인 톰프슨은 2007년 12세의 나이로 예선을 통과하며 당시 US여자오픈 최연소 출전 기록(현재 2위)을 썼다. 프로 전향 뒤 2011년 나비스타 LPGA 클래식에서 당시 투어 최연소 우승(16세 7개월 8일·현재 2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LPGA투어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톰프슨은 골프의 원조 10대 슈퍼스타였다”고 평가했다. 2016년 한 대회에서 드라이브로 359야드(약 328m)를 날려 보낼 정도로 괴력의 소유자인 톰프슨은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에 출전한 경험도 있다. 올림픽에도 두 차례(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나섰다. 한 때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르기도 했던 톰프슨은 2019년 6월 숍라이트 LPGA 클래식 우승을 끝으로 조금씩 내리막길을 걸었다. 손 부상에 시달리며 올해 6개 대회에서도 우승 없이 4차례 컷 탈락했다. 톰프슨은 이날 “불행히도 골프는 승리보다 패배가 많다. 카메라 앞에 열심히 노력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비판을 받는다”며 정신적 압박을 호소하기도 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현 셰브론 챔피언십) 당시 그린 위에서 마크한 곳보다 홀에 가까운 곳에 공을 내려놔 4벌타를 받으면서 연장 접전 끝에 유소연에게 우승을 내준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톰프슨은 “많은 것을 배웠고 팬도 늘었다. 내 경력에서 가장 힘들면서도 축복과 같은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황금사자기를 품기까지 단 1승만이 남았다. 대구상원고와 덕수고가 29일 오후 1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 맞대결을 벌인다. 대구상원고는 통산 3번째, 덕수고는 7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한다. 창단 100주년을 맞은 대구상원고는 ‘산 넘어 산’ 승부 끝에 대회 결승에 올랐다. 경기상업고와 맞붙은 첫 경기는 프로팀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1회전 최고 빅 매치’로 꼽혔고 16강에서는 우승 후보 전주고를 상대했다. 준결승 상대였던 강릉고도 최근 5년 동안 황금사자기 4강에 4차례 오른 ‘신흥 강호’였다. 반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승 후보 1순위로 평가받은 덕수고는 예상처럼 탄탄대로를 걸어 결승에 안착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덕수고는 이번 대회 4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차례도 상대에게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덕수고는 올해 공식 경기에서 18전 전승, 승률 100%를 기록 중이다. 팀 평균자책점에서는 대구상원고(2.00)가 덕수고(2.25)에 앞선다. 다만 대구상원고 에이스 왼손 투수 이동영(3학년)은 준결승에서 공 104개를 던지면서 투구 수 제한에 걸려 결승전 등판이 불가능하다. 대구상원고는 이번 대회에서 2승,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한 오른손 투수 이세민(3학년)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이세민은 선린인터넷고와 맞붙은 지난해 준결승에서 패전 투수가 됐던 아픔을 이번 대회 우승으로 풀겠다는 각오다. 덕수고는 이번 대회 팀 타율 1위(0.376)를 기록할 정도로 타선에 물이 올랐다. 특히 덕수고 3번 타자 박준순(3학년)은 타율 0.625(8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꼽히는 왼손 투수 정현우(3학년), 오른손 투수 김태형(3학년) 원투펀치를 결승전에 모두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는 것도 덕수고가 유리한 점이다.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욕심부리지 말고 짧게 스윙하자고 주문했다. 창단 100주년을 맞아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절실함도 크다. 동문 선배들 앞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2020년 모교 지휘봉을 잡은 뒤 전국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모교 사령탑이 된 2007년 이후 황금사자기를 이미 세 차례(2013, 2016, 2017년) 차지한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두 팀 모두 투타 밸런스가 좋은 만큼 결승전은 한두 점 차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상대 테이블 세터를 묶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드래프트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덕수고 정현우와 외야수 최대어 대구상원고 함수호(3학년)의 맞대결도 볼거리다. 중학생 시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한 유망주 캠프에서 만나 친해졌다는 두 선수는 이번 대회 기간에도 ‘결승에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 격려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웃을 수 있는 건 한 명뿐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해 한국 펜싱의 새 역사를 쓰겠다.” 2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펜싱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원우영 남자 사브르 대표팀 코치(42)는 이렇게 말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 맏형 구본길(35)도 “올림픽 첫 금메달을 영국 런던에서 땄다. 유럽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파리 올림픽에서 (사브르) 단체전과 개인전까지 금메달 2개를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남자 사브르 대표팀 막내였던 구본길은 어느덧 최고참이 됐다. 런던 올림픽 때 사브르 대표팀의 맏형이 원 코치였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7월 26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서 단체전 3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2021년 도쿄 대회에도 정상에 오르며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에서 ‘뉴 어펜져스’로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국제펜싱연맹(FIE) 세계 랭킹 1위다. 도쿄 올림픽 멤버였던 김정환(41) 김준호(30)가 비운 자리는 도경동(25)과 박상원(24)이 채웠다. 도경동과 박상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구본길의 활약을 보고 태극마크의 꿈을 키운 선수로 둘 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다. 도쿄 대회 막내였던 오상욱(28)이 올 초 손목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도경동, 박상원은 구본길과 함께 트빌리시 월드컵(2월), 파도바 월드컵(3월)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 올림픽에서 오상욱, 구본길과 함께 개인전에도 나서는 박상원은 파워와 민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경동은 큰 키(189cm)를 활용한 공격력이 강점이다. 구본길은 “후배들이 ‘어펜져스’ 팀원이 된 걸 부담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각자 실력을 증명해 냈기에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서로를 믿고 밀어주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도경동은 “선배들의 업적이 제게는 동기 부여가 된다. 올림픽 3연패 도전을 함께 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며 “파리 올림픽 시상식에서 애국가를 들으며 태극기를 바라보는 장면을 떠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원은 “제 역할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금메달 경쟁 상대는 FIE 세계 랭킹 2위 미국과 3위 헝가리다. 미국은 변칙적인 스텝과 손 동작이, 헝가리는 대표팀 선수들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펜싱 종주국 프랑스(4위)도 안방 대회에서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파리 올림픽 사브르 개인전에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개인전, 단체전) 오상욱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한국 남자 펜싱이 올림픽 사브르 개인전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대회에서 김정환이 남긴 3위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올림픽 단체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2012년 런던 대회와 2021년 도쿄 대회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개인전, 단체전) 최인정(34)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하면서 여자 에페 대표팀은 강영미(39) 송세라(31) 이혜인(29)까지 도쿄 올림픽 출전 멤버 4명이 그대로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최인정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은퇴했는데 팀원들을 포함해 많은 분이 복귀를 원하셔서 다시 돌아오게 됐다”며 “워낙 오래 함께한 동료들이고 그동안 좋은 결과를 내왔기 때문에 우리 팀 별명인 ‘금둥이’답게 파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했다. 진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해 고교 외야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대구상원고 함수호(3학년·사진)의 별명은 ‘제2의 강백호’다. 체격과 힘, 강한 어깨 등이 프로야구 KT의 ‘천재 타자’ 강백호를 빼닮아서다. 함수호가 닮고 싶은 롤모델 역시 강백호다. 대회 초반 침묵하다 8강전 이후 깨어난 왼손 타자 함수호가 강백호를 떠올리게 하는 장타로 팀을 황금사자기 결승에 올려놨다. 대구상원고는 2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에서 함수호의 3타점 3루타 등을 앞세워 강릉고를 6-4로 꺾었다. 대구상원고가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건 준우승을 했던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그동안 황금사자기를 두 차례(1973, 1998년) 들어 올렸던 대구상원고는 팀 창단(1924년) 100주년인 올해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함수호는 2학년이던 지난해 주말리그 전반기에 홈런 3개를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자랑했고 올해 주말리그 전반기에서도 홈런 1개를 날렸다. 그런데 황금사자기가 시작된 후 타격 부진에 빠졌다. 경기상업고(1회전), 경동고(2회전), 전주고(16강전)와의 앞선 세 경기에서 안타를 1개도 치지 못하고 1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함수호는 “코치님들과 동료들이 옆에서 계속 위로해 줬다.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함수호의 첫 안타는 24일 중앙고와의 8강전에서 나왔다. 4-0으로 앞선 5회 가운데 담장을 직접 맞히는 큼지막한 3루타였다. 26일 강릉고와의 준결승에서도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3-1로 앞선 2회 2사 만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직접 때리는 싹쓸이 3루타를 때렸다. 점수 차를 순식간에 6-1로 벌린 대구상원고는 초반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함수호는 이번 대회 타율이 0.100(20타수 2안타)에 머물고 있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타자로 평가받는다. 함수호는 “이제 겨우 감을 찾은 것 같다. 창단 100주년인 올해 팀원들끼리 똘똘 뭉쳐서 결승전에서도 이겨 보겠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는 대구상원고 왼손 에이스 이동영(3학년)의 역투가 빛났다. 선발 투수로 나선 이동영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한계 투구 수(105개)에 1개가 모자란 104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번 대회 들어 네 경기에 등판한 그는 3승(무패)째를 챙겼다. 6회 2사 후 구원 등판한 왼손 투수 김세은(2학년) 역시 3과 3분의 1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강릉고는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워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강릉고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4강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 열린 덕수고와 서울컨벤션고의 4강전은 1회초 덕수고 공격 1사 만루 상황에서 갑자기 내린 폭우로 우천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두 팀의 4강전은 27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당초 28일로 예정돼 있던 결승전도 하루가 밀린 29일 오후 1시에 열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LG가 4연승을 달리며 3위로 올라섰다. 개인 5연패 중이던 외국인 에이스 켈리도 4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안방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NC와의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으며 4연승을 이어간 LG는 이날 롯데에 패한 삼성을 밀어내고 3위로 한 계단 점프했다. 올 시즌 LG가 3위에 오른 건 개막 일주일 만인 3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퇴출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켈리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는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19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있는 켈리는 지난달 12일 두산전 이후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연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와 함께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인 엔스까지 최근 부진하자 “둘 중 한 명은 교체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켈리는 이날 6이닝 동안 5피안타 1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2승째(6패)를 거뒀다. 켈리는 4회초 3실점 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5회말 승부를 뒤집는 박해민의 3타점 싹쓸이 3루타가 나온 뒤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제 몫을 다했다. 광주에선 1위 KIA가 홈런 3방으로 2위 두산을 5-2로 꺾고 2연승 했다. KIA는 1회말 3번 타자 나성범이 1사 1루에서 두산 선발 알칸타라의 포크볼을 받아쳐 2점 홈런(시즌 4호)을 날린 데 이어 4번 타자 최형우도 알칸타라의 포크볼을 공략해 1점 홈런(9호)을 때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회말에는 1번 타자 박찬호가 시즌 마수걸이 홈런(2점)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키움전 선발 등판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한 달여 만에 마운드에 오른 알칸타라는 3과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4안타를 맞고 4사구 4개를 기록하면서 5실점 했다. 롯데는 삼성과의 부산 안방경기에서 9-1로 이겼다. 롯데 선발 투수 반즈가 갑작스러운 왼쪽 허벅지 근육 통증으로 1과 3분의 2이닝 만에 강판되는 악재에도 레이예스가 3회말 결승 2루타를 치는 등 4타수 4안타 5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문학(한화-SSG) 경기는 그라운드 사정, 수원(키움-KT) 경기는 비로 열리지 않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4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미국프로야구(MLB) 아메리칸 리그 한 시즌 역대 최다 홈런(62개) 타자의 위용을 자랑했다. 저지는 26일 샌디에이고와의 2024시즌 MLB 방문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나서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활약으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선두인 양키스는 4연승을 달리며 시즌 37승(17패)째를 거뒀다. 지구 2위 볼티모어(32승 18패)와는 세 경기 차이다. 저지의 홈런은 1회초 첫 타석에서 나왔다. 저지는 1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딜런 시스의 3구째 너클 커브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한가운데로 몰린 시스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저지의 방망이가 돌자마자 시스의 표정이 일그러졌을 만큼 잘 맞은 타구였다. 타구의 비거리는 약 131m였고 23일 시애틀전부터 이어진 4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저지는 5월에만 23경기에서 홈런 11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시즌 17호 홈런을 기록한 저지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홈런 공동 선두가 됐다. 거너 헨더슨(볼티모어)과 카일 터커(휴스턴)가 홈런 17개를 기록 중이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친 저지는 OPS(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밀어내고 양대 리그 전체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저지의 OPS는 1.050, 오타니는 1.034다. 이날 오타니는 신시내티와의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3루타 1개를 쳤고 나머지 세 번은 모두 삼진을 당했다. 다저스는 신시내티에 1-3으로 져 4연패에 빠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민종(24·양평군청·사진)이 한국 남자 선수로는 39년 만에 유도 세계선수권대회 무제한급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종은 2021년 도쿄 올림픽 이 체급 금메달, 은메달리스트를 잇달아 꺾고 정상을 밟으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김민종은 24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무제한급(100kg 초과급) 결승에서 구람 투시슈빌리(조지아)에게 가로누르기 한판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투시슈빌리는 3년 전 도쿄 올림픽 이 체급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다. 한국 남자 유도가 세계선수권 무제한급 정상에 오른 건 1985년 대회 우승자 조용철(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39년 만이다. 모든 체급 기준으로는 2018년 안창림(73kg급)과 조구함(100kg급) 이후 6년 만이다. 김민종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선 도쿄 올림픽 챔피언 루카스 크르팔레크(체코)를 모로걸기 절반으로 꺾었다. 이번 우승으로 김민종은 체급 세계랭킹 6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김민종은 우승 뒤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꿈꿔온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쁘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서 진짜로 한국 유도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싶다”고 했다. 결승전 승리 후 포효하며 눈시울을 붉혔던 김민종은 “이번 대회 직전까지 국제대회 결승에서 네 번 연속 패했다. 결승전 패배가 징크스가 되면 어쩌지 했던 우려를 날려버려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결승에 가면 늘 흥분했는데 이번엔 여유를 갖고 경기하려고 애쓴 게 통했다”고 했다. 무제한급은 한국 유도에 불모지 같은 체급이었다. 한국 남자 유도는 그동안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를 땄는데 무제한급에선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올림픽 남자 유도 7개 체급 중 한국이 금메달을 따지 못한 유일한 체급이 무제한급이다. 조용철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딴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김민종은 같은 해 12월 도쿄 그랜드슬램에선 은메달을 차지했다. 올해 포르투갈 그랑프리(1월)와 파리 그랜드슬램(2월), 아시아선수권(4월)에서도 모두 2위를 하는 등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시상대에 올랐다. 김민종은 “파리 올림픽은 두 번째 도전하는 올림픽인 만큼 좋은 성적으로 결실을 얻고 싶다. 내 경기 스타일이 많이 노출돼 남은 기간 더 많이 연구해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민종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2021년 도쿄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3남 1녀 중 둘째인 김민종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서울 마장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어 유도계에선 ‘마장동 정육점 둘째 아들’로 불린다. 키 184cm, 몸무게 130kg인 김민종은 무제한급 선수치고는 작은 편이다. 대신 탁월한 순발력과 정확한 기술 구사가 강점이다. 주특기도 무제한급 선수들 사이에선 보기 드문 업어치기다. 김민종은 최대 중량 기준 벤치 프레스 170kg, 스쾃 250kg, 데드리프트 290kg(1회 기준)을 들어 올릴 정도로 힘도 좋다. 이날 앞서 열린 여자 무제한급(78kg 초과급) 경기에선 김하윤(24·안산시청)이 동메달을 땄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개인전을 금 2개, 동메달 3개로 마쳐 개인전 종합 3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창단 100주년을 맞은 대구상원고(옛 대구상고)가 2년 연속으로 황금사자기 준결승에 올랐다. 대구상원고는 2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에서 중앙고를 5-2로 제압했다. 1924년 창단해 두 차례(1973, 1998년) 대회 우승기를 품었던 대구상원고는 창단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22일 전주고와의 16강에서 치열한 투수전 속에 2-1 진땀승을 거둔 대구상원고는 이날 왼손 에이스 이동영(3학년) 없이 8강전을 치러야 했다. 이동영이 22일 열린 16강전에서 전주고를 상대로 6이닝 동안 공 82개를 던지면서 투구 수 제한 규정에 따라 사흘간 마운드에 오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상원고에는 절치부심한 오른손 투수 이세민(3학년)이 있었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이세민은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중앙고 타선을 잠재웠다. 이세민은 14일 경기상업고와의 1회전에 이어 이날 중앙고전까지 대회 2승째를 챙겼다. 지난해 대회 때 선린인터넷고와의 준결승에서 패전투수가 됐던 이세민으로선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경기였다. 이세민은 당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몸 맞는 공을 하나씩 내주며 2실점했다. 89개의 공을 던진 이세민은 사흘간 휴식을 취해야 해 26일 4강전에는 출전할 수 없다. 대구상원고가 28일 열리는 결승에 올라야 마운드를 밟을 수 있다. 이세민은 “다음 경기 타자들 방망이가 폭발해서 꼭 결승에 등판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반드시 우승기를 대구로 들고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도 “창단 100주년으로 동문들의 기대가 큰 만큼 올해는 4강을 넘어 반드시 결승에 오르겠다”고 했다. 중앙고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대회 8강에 올랐지만 이날 패배로 4강 진입에는 실패했다. 중앙고가 황금사자기 4강에 이름을 올린 건 준우승한 1975년이 마지막이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하는 강릉고도 이날 비봉고에 8-1,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강릉고는 이날 1-1로 맞선 6회말에만 7점을 뽑았다. 이번 대회는 7회 종료 시점에 7점 이상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을 선언한다. 강릉고는 최근 5년간 4차례 4강에 진출할 정도로 황금사자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날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천범석(3학년)은 투구 수 55개로 26일 준결승 등판이 가능하다. 올해 고교 포수 최대어로 꼽히는 강릉고 주장 이율예(3학년)는 “이 멤버로 꼭 우승해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2018년 창단 후 첫 전국대회 4강에 도전했던 비봉고는 다음을 기약했다. 대구상원고와 강릉고는 26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행을 다툰다. 두 팀은 지난해 4강에서 나란히 탈락했다. 올해도 한 팀은 같은 아픔을 겪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디펜딩 챔피언’ 부산고가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2년 연속 황금사자기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부산고는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세광고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4번 타자 우익수 이원준(3학년)이 공수에 걸쳐 활약하며 부산고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원준은 0-1로 끌려가던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1-1 동점을 만드는 홈런을 쳤다. 1-1이던 5회초에는 정확한 홈 송구로 상대 주자를 잡아내며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냈다. 부산고는 이후 6회말과 7회말 1점씩을 뽑아내며 2년 연속으로 황금사자기 16강에서 세광고를 물리쳤다. 이번 대회 1, 2회전 때 연달아 홈런을 쳤던 지난해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 안지원(2학년)이 6회말 1사 3루 상황에서 최민제(2학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렸다. 부산고 주장인 이원준은 “개인 성적도 좋았지만 팀이 이겨서 더 좋다. 6회초까지 (김)정엽이가 잘 막아줬기 때문에 6회말 공격을 시작하기 전 타자들에게 ‘더 힘내자’고 했다. 투수들이 오늘 잘 던졌으니 8강부터는 야수들이 잘해 결승까지 가보겠다”면서 “지난해 우승 때는 타격감이 좋지 않아 거의 무임승차를 했는데 올해는 제가 ‘우승 버스’를 몰아보겠다”며 웃었다. 이날 부산고 선발 투수로 나선 김정엽(3학년)은 안타 6개를 맞았지만 삼진 8개를 잡아내며 세광고 타선을 6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점)으로 막고 경기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계속해 사이드암 투수 김동후(3학년)가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전국대회 우승은 선수들에게 정말 큰 경험이 된다. 지난해 우승했던 분위기가 어린 선수들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며 “이제 8강에 올랐을 뿐이다. 다음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고는 25일 오전 10시 서울컨벤션고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광주제일고가 장안고를 10-5로 제압하고 3년 연속으로 황금사자기 8강에 올랐다. 광주제일고 7번 타자 김선빈(1학년)은 2-3으로 끌려가던 4회말 동점 적시 2루타를 친 뒤 5회말에는 고교 진학 후 첫 홈런(1점)까지 쏘아 올렸다. 프로야구 KIA 내야수와 이름 한자(金善彬)는 물론이고 생일(12월 18일)과 혈액형(O형)까지 같은 김선빈은 “올해 엄마 생신 선물을 못 챙겨서 ‘홈런으로 보답하겠다’고 했었는데 오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그게 가장 기분이 좋다”고 했다. 1루수와 포수로 뛰는 광주제일고 김선빈은 키 180cm로 동명이인 프로 선수보다 이미 15cm가 더 크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덕수고는 청원고에 15-3,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8강행 막차를 탔다. 덕수고는 올해 공식 경기에서 16전 전승을 기록했다. 덕수고는 광주제일고와 25일 오후 1시 8강전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탈란타(이탈리아)가 레버쿠젠(독일)의 51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걸며 창단 117년 만에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우승했다. 아탈란타는 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레버쿠젠을 3-0으로 완파했다. 1907년 창단한 아탈란타의 사상 첫 유럽클럽대항전 우승이다. 아탈란타는 긴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동안 주로 세리에A 중위권에 있었다. 1, 2부를 오가며 2부에선 우승을 했지만 주요 대회 우승은 1962∼1963시즌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컵)가 전부였다. 아탈란타는 이날 공격수 아데몰라 루크만(나이지리아)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 대회 역대 결승전 두 번째 해트트릭이다. 잔 피에로 가스페리니 아탈란타 감독(이탈리아)은 유로파리그 최고령 우승 감독(66세 117일)이 됐다. 21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며 우승 트로피를 처음 들어 올린 가스페리니 감독은 “우리는 이길 자격이 있었다.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이뤄내 매우 기쁘다. 이탈리아 모두에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레버쿠젠의 무패 행진은 51경기(42승 9무)에서 중단됐다. 레버쿠젠이 공식 경기에서 패한 건 지난해 5월 28일 독일 분데스리가 보훔과의 2022∼2023시즌 최종전(0-3 패) 이후 361일 만이다. 레버쿠젠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8승 6무로 구단 역사상 첫 우승과 함께 리그 최초 무패 우승 기록을 썼다. 51경기 연속 무패는 1955년 UEFA 클럽대항전인 유러피안컵(현 챔피언스리그)이 출범한 이후 유럽 신기록(1부 리그 기준)이다. 분데스리가와 더불어 유로파리그, 독일축구협회컵까지 ‘무패 트레블(3관왕)’을 노리던 레버쿠젠의 도전은 무산됐다. 레버쿠젠은 유로파리그에서 1987∼1988시즌 한 차례 우승했는데 당시 ‘차붐’ 차범근이 선수로 활약했다.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스페인)은 “52번째 경기에서 첫 패를 당하는 건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우리가 이뤄낸 것은 이례적이고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일이다”라면서도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었다. 아탈란타가 잘했다. 트로피를 안을 자격이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레버쿠젠은 26일 독일축구협회컵 결승에서 2부리그 팀인 카이저슬라우테른을 상대로 시즌 2관왕에 도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디펜딩챔피언’ 부산고가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황금사자기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부산고는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세광고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좌익수 안지원(2학년)이 2경기 연속 홈런으로 2년 연속 MVP 도전장을 낸 데 이어 이날은 주장인 우익수 이원준(3학년)이 홈런을 날리며 MVP ‘집안싸움’에 불을 붙였다. 부산고는 이날 1회초부터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원준의 솔로포로 곧바로 1-1 균형을 맞췄다. 이원준은 5회초 수비 때는 1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세광고 연제휘의 우전 안타를 정확히 홈플레이트로 던져 발 빠른 상대 주자 김지훈을 홈에서 여유 있게 아웃시켰다. 리드를 내줄 수도 있었던 위기상황을 이원준의 홈 보살로 넘긴 부산고는 6회말 안지원이 후속타에 홈을 밟으며 2-1로 앞서갔다. 부산고는 7회말에도 1번 타자 박재휘(2학년)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며 상대 왼손 에이스 권민규(3학년)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어 3루까지 훔친 박재휘는 우익수 플라이 때 홈을 밟아 3-1을 만들었고 부산고는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켰다. 타선이 6회말 공격에서 역전에 성공하면서 6회초까지 97구를 던지고 1실점(무자책)으로 마운드를 지킨 선발투수 김정엽(3학년)이 승리투수가 됐다.이날 솔로포(2타수 1안타)에 2볼넷, 홈보살로 공수에서 활약한 이원준은 “개인 성적도 좋았지만 팀이 이겨서 더 좋다. 6회초까지 (선발투수) 정엽이가 잘 막아줬기 때문에 6회말 주장으로서 타자들에게 더 힘내자고 말했다. 투수들이 오늘 잘 던졌으니 8강은 야수들이 잘해 결승까지 가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후배 안지원이 2연속 MVP를 노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가운데 이원준은 “지원이가 작년에 받았으니 올해는 제가 받았으면 좋겠다”며 “지난해 우승 때는 타격감이 안 좋아 거의 무임승차를 했는데 올해는 제가 우승 버스를 몰아보겠다”며 웃었다.박계원 감독은 “전국대회 우승은 선수들에게 정말 큰 경험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지난해 우승했던 분위기가 녹아드는 것 같다”며 “이제 8강에 올랐다. 다음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고는 25일 오전 10시 목동야구장에서 서울컨벤션고와 4강 진출을 다툰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유도 간판 이준환(22·용인대·사진)이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며 파리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남자 81kg급 세계 랭킹 3위 이준환은 2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대회 동메달결정전에서 이 체급 세계 14위 샤로피딘 볼타보예프(29·우즈베키스탄)에게 한판승을 따냈다. 경기 시작 1분 13초에 어깨로 메치기로 절반을 따낸 이준환은 3분 12초에 업어치기로 다시 절반을 기록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도하 세계선수권에 이어 2회 연속 동메달이다. 이준환은 2022년 시니어 국제대회 데뷔전인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 이어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까지 연속 우승하며 한국 유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IJF는 당시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이름이 소개되기도 전에 한판승을 거둘 수 있는 선수”라며 이준환을 ‘한국의 번개’라 소개했다. 이준환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올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땄다. 7월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 첫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이준환은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이 체급 세계 2위 타토 그리갈라슈빌리(25·조지아)에게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준환에게 업어치기 되치기로 절반승을 따낸 그리갈라슈빌리는 결국 금메달을 따내 3년 연속 챔피언이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부산고 안지원(2학년)은 확실히 ‘황금사자기의 사나이’라 부를 만하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 안지원이 두 경기 연속으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디펜딩 챔피언’ 부산고를 올해 대회 16강에 올려놓았다. 부산고는 21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에서 마산고를 7-4로 물리쳤다. 부산고 6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안지원은 3-2로 앞서가던 3회말 2사 2루 기회에서 5-2로 달아나는 홈런을 치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안지원은 1회전 때도 인천고를 상대로 2점 홈런을 기록했다. 안지원은 지난해 황금사자기 때 타율(0.556)과 타점(9타점) 1위에 올랐지만 홈런은 한 개도 치지 못해 ‘트라플 크라운’ 달성에는 실패했다. 키 188cm에 몸무게 80kg으로 지난해보다 몸무게를 5kg 늘린 안지원은 “장타에 욕심이 있다. 홈런 두 개로 만족하지 않고 남은 대회 기간 홈런을 더 많이 치고 싶다”고 했다. 안지원이 올해도 MVP로 뽑히면 황금사자기 역대 세 번째 2년 연속 MVP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광주제일고 박준태가 1983, 1984년 첫 기록을 남겼고 덕수고 양창섭도 2016, 2017년 연이어 MVP로 뽑혔다. 안지원은 황금사자기 역사상 처음으로 1학년 때 MVP를 탔기 때문에 3년 연속 MVP도 가능하다. 안지원은 “개인 타이틀보다도 팀 우승이 먼저”라면서 “팀원들과 함께 우승을 다시 만들어 낸다면 2년 연속을 넘어 3년 연속 MVP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47년 창단 후 지난해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정상을 차지한 부산고는 2년 연속으로 세광고와 16강전을 치른다. 1982년 황금사자기 우승팀 세광고는 세원고를 이날 9-3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부산고와 세광고의 16강 맞대결은 23일 오전 9시 30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에게 가장 강력한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덕수고는 목동야구장에서 도개고를 3-1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덕수고는 이날 승리로 올해 공식 경기 15전 전승 기록을 이어갔다. 통산 7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하는 덕수고는 청원고와 16강에서 맞붙는다. 청원고는 물금고에 5-4 진땀승을 거두고 16강에 합류했다. 역시 통산 7번째 황금사자기 정상을 노리는 광주제일고는 서울자동차고를 10-0, 5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2회전을 통과했다. 장안고도 라온고에 10-3,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2013년 창단 후 첫 황금사자기 16강 진출 기록을 남겼다. 장안고는 2-3으로 끌려가던 7회말 8점을 뽑으면서 경기를 끝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7회 이후 7점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을 선언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태극마크를 단 허미미(22)가 한국 여자 선수로는 29년 만에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57kg급 세계랭킹 6위 허미미는 2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이 체급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를 꺾고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두 선수는 이날 정규 경기 시간(4분)의 3배가 넘는 총 12분 18초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다 데구치가 세 번째 지도를 받으면서 허미미가 반칙승을 거뒀다. 남녀부를 통틀어도 한국 유도 선수가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건 2018년 바쿠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당시에는 안창림(73kg급), 조구함(100kg급)이 남자부에서 우승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건 허미미가 태어나기 전인 1995년 지바 대회 당시 정성숙(61kg급), 조민선(66kg급)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일본인인 이중국적자였다. 유도 선수 출신 아버지를 따라 6세 때 도복을 처음 입은 허미미는 2017년에는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에서, 2019년에는 한국 전국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허미미가 2021년 결국 한국 국적을 선택한 데는 그해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영향이 컸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간부였던 할머니는 “미미가 한국 국가대표가 되어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할머니 뜻에 따라 태극마크를 목표로 삼은 허미미는 경북체육회에 입단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허석 선생(1857∼1920)의 5대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허석 선생은 경북 지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로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일본 와세다대에 재학 중인 허미미는 평소에는 일본에서 지내다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으로 넘어와 진천선수촌에서 생활한다. 허미미는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내가 준비한 대로 원하는 유도를 하고 좋은 결과도 얻어서 너무 행복하다.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데구치를 꺾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2019, 2023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데구치도 아버지는 캐나다인이지만 어머니는 일본인으로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허미미는 “파리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 유도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당시 조민선이 마지막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흥 명문’ 강릉고가 5년 연속으로 황금사자기 16강에 올랐다. 강릉고는 20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에서 거제BC에 9-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1975년 창단한 강릉고는 최재호 감독이 부임한 2016년 이후 야구 변방에서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창단 후 24년이 지난 1999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16강에 올랐던 강릉고는 최 감독 부임 이후 9년 동안에는 6번이나 대회 16강에 진출했다. 2021년에는 창단 후 처음으로 대회 우승기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 많은 훈련량과 엄격한 규율을 강조하는 최 감독의 지도 철학에 따라 선수들 모두 합숙 생활을 하고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다. 올해 고교 최고 포수로 꼽히는 강릉고 이율예(3학년)는 이날 3번 타자로 나서 2타수 2안타 2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강릉고 두 번째 투수 천범석(3학년)은 2와 3분의 1이닝 동안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피칭으로 두 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강릉고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2021년 결승전 상대인 대구고와 16강전을 치른다. 대구고도 이날 밀양BC에 8-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목동야구장에선 경기고가 상동고에 8-7,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경기고는 4-7로 지고 있던 9회말 2사 1, 3루 상황에서 송무경(1학년·사진)의 홈런으로 기사회생한 뒤 이어진 2사 2루 기회에서 상대 1루수 실책을 틈타 결승점을 뽑았다. 비봉고는 서울디자인고를 8-7로, 경기항공고는 설악고를 3-0으로 각각 제압하고 2년 연속 16강에 합류했다. 서울컨벤션고는 군산상일고에 8-5로 승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모자 밖으로 빠져나온 긴 머리를 흩날리며 손가은(18·화성동탄BC)이 교체 1루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1947년 전국중학지구별 초청 야구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황금사자기 78년 역사상 최초의 여자 선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손가은은 19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3회말 대수비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화성동탄BC가 도개고에 2-13, 5회 콜드게임 패를 당하며 나루고 3학년인 손가은의 황금사자기 출전은 이 한 경기로 끝나게 됐다. 2022년 창단한 화성동탄BC는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여 ‘취미로’ 야구를 하는 클럽 팀이다. 모자에 ‘즐기자’는 문구를 새긴 채 이 경기에 나선 손가은은 “여자 선수들이 (프로에 가서) 야구로 돈을 벌거나 대학에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렇게 고교야구에서 뛰는 선수가 있다면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며 “솔직히 (남자 선수들보다) 힘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지만 같은 나이대 남자 선수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아버지 손황영 씨(55)도 “야구를 잘해서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여자 선수라 관심을 받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어린 친구들이 가은이를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손가은은 경기 화성시 석우초교 재학 시절 티볼을 접하면서 야구에 흥미를 갖게 됐다. 티볼은 투수가 공을 던지는 대신 골프처럼 티(tee) 위에 공을 올려 놓고 치는 간이 야구 경기다. 석우중 2학년 때 리틀야구에 입문한 손가은은 여자 선수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고교 입학 후에는 여자 사회인 리그 팀 양구 블랙펄스로 향했다. 그러다 리틀야구팀 감독 추천으로 지난해부터 화성동탄BC에 합류했다. 손가은은 지난해 여자 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올해는 화성동탄BC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팀에 지원하지 않았다. 손가은은 화성동탄BC 합류 이후 정식 경기에서 8타석에 들어섰는데 아직 안타가 없다. 그래도 이날에는 고교야구 경기에서 처음으로 방망이에 공을 맞혔다. 타격 결과는 경기를 끝내는 유격수 앞 병살타였다. 손가은은 “그동안 파울도 못 쳤는데 오늘 공을 건드렸으니 다음에는 안타도 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졸업 전까지 무조건 안타는 하나 칠 거다. 또 그동안 우리 팀이 콜드 패만 당했는데 1승은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 야구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로 범위를 넓히면 손가은은 역대 두 번째 여자 선수다.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안향미(43)가 1999년 대통령배에 출전하면서 1호 기록을 남겼다. 안향미도 고교야구 공식 경기에서 안타를 친 적은 없다.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회전에서는 중앙고가 제주고를 10-5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중앙고가 황금사자기 16강에 오른 건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2021년 4강팀 유신고도 대전제일고를 7-1로 물리치고 16강에 합류했다. 전주고와 대구상원고도 이 대회 16강 팀에 이름을 올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박현경(24·사진)이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매치 퀸’에 올랐다. 박현경은 19일 강원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이예원(21)과 18홀 승부 끝에 1홀 차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이후 7개월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통산 5승째를 챙겼다. 우승 상금 2억2500만 원을 더한 박현경은 시즌 상금(약 4억8523만 원), 대상(204점) 순위에서도 1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자 박현경은 2022년 준우승자 이예원과 결승 맞대결을 벌였다. 박현경은 5번홀까지 버디 3개로 3홀 차로 앞서며 기선을 잡았다. 후반 들어 이예원이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16번홀까지 1홀 차 리드를 잡았지만 박현경이 17번홀(파4) 버디를 기록하면서 두 선수는 동점으로 마지막 18번홀(파5)에 나섰다. 이예원이 18번홀에서 3.1m 버디 퍼트를 놓친 반면 박현경은 1.7m 버디 퍼트를 홀 안에 넣으면서 트로피의 주인이 가려졌다. 박현경은 “2년 연속 매치플레이 대회 결승에 가게 된 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매치플레이 강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이번 우승으로 이날 앞서 열린 이소영과의 준결승을 비롯해 이번 대회 7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매치플레이 통산 승률을 81.82%(18승 1무 3패)로 높였다. 통산 5승 중 3승을 5월에 수확한 박현경은 “이번에도 5월에 우승을 해서 너무 기쁘다. 올해 세 가지 목표 중 첫 번째 상반기 우승을 이뤘으니 메이저대회 우승과 대상 수상을 위해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현경은 이달 30일(현지 시간) 시작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모자 밖으로 빠져나온 긴 머리를 흩날리며 손가은(18·화성동탄BC)이 교체 1루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1947년 전국중학지구별 초청 야구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황금사자기 78년 역사상 최초의 여자 선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손가은은 19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3회말 대수비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화성동탄BC가 도개고에 2-13, 5회 콜드게임 패를 당하며 나루고 3학년인 손가은의 황금사자기 출전은 이 한 경기로 끝나게 됐다. 화성동탄BC는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여 ‘취미로’ 야구를 하는 클럽 팀이다. 모자에 ‘즐기자’는 문구를 새긴 채 이 경기에 나선 손가은은 “여자 선수들이 (프로에 가서) 야구로 돈을 벌거나 대학에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렇게 고교야구에서 뛰는 선수가 있다면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며 “솔직히 (남자 선수들보다) 힘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지만 같은 나이대 남자 선수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손가은은 경기 화성시 석우초교 재학 시절 티볼을 접하면서 야구에 흥미를 갖게 됐다. 티볼은 투수가 공을 던지는 대신 골프처럼 티(tee) 위에 공을 올려 놓고 치는 간이 야구 경기다. 석우중 2학년 때 리틀야구에 입문한 손가은은 여자 선수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고교 입학 후에는 여자 사회인 리그 팀 양구 블랙펄스로 향했다. 그러다 2022년 창단한 화성동탄BC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지난해부터 팀에 합류했다. 손가은은 지난해 여자 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올해는 화성동탄BC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팀에 지원하지 않았다.손가은은 화성동탄BC 합류 이후 정식경기에서 8타석에 들어섰는데 아직 안타가 없다. 그래도 이날에는 고교야구 경기에서 처음으로 방망이에 공을 맞췄다. 타격 결과는 경기를 끝내는 유격수 앞 병살타였다. 손가은은 “그동안 파울도 못 쳤는데 오늘 공을 건드렸으니 다음에는 안타도 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졸업 전까지 무조건 안타는 하나 칠 거다. 또 그동안 우리 팀이 콜드 패만 당했는데 1승은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 야구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로 범위를 넓히면 손가은은 역대 두 번째 여자 선수다.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안향미(43)가 1999년 대통령배에 출전하면서 1호 기록을 남겼다. 안향미도 고교야구 공식 경기에서 안타를 친 적은 없다.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회전에서는 중앙고가 제주고를 10-5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중앙고가 황금사자기 16강에 오른 건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2021년 4강팀 유신고도 대전제일고를 7-1로 물리치고 16강에 합류했다. 대구상원고와 전주고도 이 대회 16강 팀에 이름을 올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중앙고가 2020년 이후 4년 만에 황금사자기에서 승리를 맛봤다. 중앙고는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남양주GK에 8-3으로 승리했다. 중앙고가 19일 열리는 2회전에서도 승리하면 2005년 이후 19년 만에 황금사자기에서 2연승을 거두게 된다. 중앙고 승리의 일등공신은 5번 타자 우익수 여강운(3학년)이었다. 여강운은 이날 중앙고가 올린 8점 가운데 5점을 책임졌다. 0-2로 끌려가던 1회말 2사 1, 2루 기회에서 동점 2타점 3루타를 날린 여강운은 4-3으로 앞선 5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얻어낸 뒤 후속 타자들의 도움으로 홈을 밟았다. 계속해 6회말에는 희생플라이, 8회말에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올렸다. 4타점 1득점으로 경기를 마친 여강운은 “초반에 방심해서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우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라 결국 이겨낸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한 걸 보상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올해 3학년이 되면서 포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여강운은 프로야구 키움에서 2020년 은퇴한 이택근처럼 공수주 다방면에서 뛰어난 ‘5툴 플레이어’가 되는 게 목표다. 이택근은 경남상고(현 부경고), 고려대 시절에는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프로 데뷔 후에는 주로 외야수로 뛰었다. 1910년 창단한 중앙고는 1965년 제19회 대회 때 한 차례 황금사자기를 들어 올린 적이 있다. 한국 야구 선수 최초로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냈던 ‘풍운아’ 이원국과 프로야구 LG에 ‘신바람 야구’를 도입한 이광환 전 감독이 당시 중앙고 우승 멤버였다. 신월야구장에서는 설악고가 울산공고BC를 11-6으로 제압하고 2년 만에 황금사자기에서 승리를 기록했다. 5회말까지 2-6으로 뒤지던 설악고는 6회초에 타자 일순하며 5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열린 제주고와 부산공고(목동), 인창고와 경기항공고(신월)의 1회전은 비 때문에 일시정지(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두 경기는 16일 오전 10시부터 다시 열린다. 제주고와 부산공고의 목동 경기는 6-6 동점, 신월 경기는 인창고가 경기항공고에 2-1로 앞선 5회말 상황에서 경기가 이어진다. 두 구장 마지막 일정이던 비봉고와 휘문고(목동), 천안CS와 거제BC(신월) 경기는 비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이날 끝내지 못한 네 경기가 16일로 밀리면서 대회 일정도 하루씩 늦춰지게 됐다. 대회 결승도 예정보다 하루 뒤인 29일 열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창단 100주년을 맞은 대구상원고(옛 대구상고)가 통산 세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대구상원고는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개막전에서 원투펀치 이동영, 이세민의 호투를 앞세워 경기상고에 6-0 완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대회 개막 전부터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1회전 최고 빅 매치로 꼽혔다. 대구상원고는 주말리그 전반기 경상권B에서 6전 전승으로 우승했고, 경기상고는 서울권C 2위지만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3학년 에이스 임다온의 복귀 가능성 때문에 관심을 모았다. 임다온은 결국 이날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스카우트들의 예상처럼 이날 경기는 7회말까지 ‘0의 행진’이 이어지는 팽팽한 승부로 전개됐다. 대구상원고 왼손 에이스 이동영은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동영은 최고 시속 143km의 패스트볼에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승부의 균형을 깨뜨린 건 송구 실책 하나였다. 8회말 무사 1루에서 대구상원고 박현승의 보내기 번트를 잡은 경기상고 투수 임진묵이 실책을 하면서 무사 1, 2루가 됐다. 경기상고의 고의사구 작전으로 만루 기회를 잡은 대구상원고는 1사 후 석승민이 2타점 적시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정구현이 2타점 3루타에 이어 송구 실책으로 홈을 밟으면서 순식간에 5-0까지 달아났다. 이동영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오른 이세민은 3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동영은 “상대 타자들이 절대 내 공을 칠 수 없으리란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청룡기 8강에서 경기상고에 당한 패배를 설욕해 기쁘다”고 말했다.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은 “이제 산 하나 넘었다”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준결승에서 대구상원고를 제압했던 선린인터넷고는 이날 경주고를 9-5로 꺾었다. 선린인터넷고 4번 타자 최재영은 3회말 2사 후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이번 대회 첫 홈런을 기록했다. 전주고는 이호민의 호투 속에 공주고에 8-3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 선발 투수로 나선 이호민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한 뒤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 8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호민은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들여보냈으나 추가 실점 없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주고 에이스 투수 정우주는 이날 가벼운 어깨 염증으로 결장했다. 정우주는 18일 선린인터넷고와의 2회전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신월야구장에서는 대전제일고가 진영고를 7-1, 유신고가 부경고를 7-3으로 꺾고 1회전을 통과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