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강홍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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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짜릿한 역전 승부, 그들이 흘린 땀은 결코 거짓되지않습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그 땀방울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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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1~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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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일곱에 1058억원… 이강인의 한계는?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7)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와 재계약을 했다. 바이아웃 금액만 10배 뛰었다. 발렌시아는 21일(현지 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과 2022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바이아웃은 8000만 유로(약 1058억 원)”라고 밝혔다. 바이아웃이란 다른 구단에서 제시할 경우 소속팀의 동의 없이도 이적할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일종의 최소 이적료다. 이강인의 바이아웃은 2017∼2018시즌 발렌시아 1군에 합류한 스페인 청소년 국가대표 페란 토레스(18)의 1억 유로(약 1332억 원)에 버금가는 액수다. 바이아웃만 놓고 보면 발렌시아의 주전 골키퍼 노르베르투 무라라 네투(29·브라질)와 같다. 구단에서 이강인의 잠재가치를 높게 봤다는 평가다. 발렌시아 지역지 ‘레반테-EMV’는 “발렌시아가 보석 이강인을 지켜냈다”고 다뤘다. 지난해 초 2019년 6월까지 재계약을 맺을 때보다 바이아웃 금액(800만 유로·약 106억 원)이 10배로 뛴 건 그만큼 이강인의 시장가치가 높아졌다는 증거다. 유소년 최고 단계인 후베닐A에서 지난 시즌을 시작한 이강인은 지난해 12월 발렌시아B팀으로 콜업돼 세군다 디비시온B(3부 리그)를 경험했다. 이곳에서 11경기 338분을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올 5, 6월에는 한국 19세 이하 대표팀으로 프랑스 포쉬르메르에서 열린 2018 툴롱컵(21세 이하 대회)에 출전해 3경기 2골을 터뜨리며 눈길을 끌었다. 같은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 등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달 초에는 스페인축구협회가 이강인의 귀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와 이강인의 아버지(이운성 씨)가 “스페인 귀화를 고려한 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007년 KBS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신동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 입단해 화제가 됐다. 5월 재계약 진행 소식이 전해지고도 이제야 공식 발표가 난 데는 조건 합의에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레반테-EMV는 “이강인과의 협상이 쉽지 않았다. 이강인은 구단의 프로젝트에 자신이 포함돼 있는지, 그것이 안정적인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새 시즌에 이강인의 1군 데뷔를 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이강인은 22일(현지 시간)부터 스위스 크란스몬타나에서 열리는 1군 캠프에 합류한다. 물론 속도만이 중요한 건 아니다. 발렌시아의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이강인은) 구단에서 믿음을 갖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천천히 나아갈 것”이라며 1군 무대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강인은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경기 축구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학범 아시아경기 대표팀 감독은 “툴롱컵 이후 대표팀 훈련에 포함시켜 기량을 점검해보고 싶었는데, 구단에서 거절해 이뤄지지 않았다. 기량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를 뽑을 순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강인도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차출을 반대한 구단의 뜻과 함께 “선수 선발은 감독님 고유 권한이기에 존중한다. 아시아경기 대표팀이 꼭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응원 부탁한다”는 글을 남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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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버풀,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에 920억원 베팅

    세계 최고 몸값의 거미손이 탄생할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브라질 국가대표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26·사진)에게 역대 골키퍼 최고 몸값을 내걸었다. 외신에 따르면 리버풀은 알리송의 소속 구단인 AS로마(이탈리아)에 6200만 파운드(약 7000만 유로·약 920억 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 2001년 잔루이지 부폰이 파르마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할 때 기록한 5300만 유로(약 700억 원)를 뛰어넘는다. 2016년 AS로마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데뷔한 알리송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팀을 준결승까지 견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준결승에서 맞붙었던 상대가 바로 리버풀이었다. 연령별 국가대표를 거쳐 2015년부터 브라질 대표팀 골키퍼를 맡은 알리송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주전 골키퍼로 뛰었다. 5경기 450분 동안 3골을 내줬다. 리버풀이 영입전쟁에 뛰어든 건 골키퍼가 취약 포지션이기 때문. 지난 시즌 AS로마를 꺾고 UCL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만난 리버풀은 주전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의 치명적인 실수로 2골을 내주며 1-3으로 패했다. 이에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예른 아네르센 감독은 평소 친분이 있던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에게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조현우(27·대구)를 추천하기도 했다. 물론 알리송의 거취가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AS로마는 6600만 파운드(약 7400만 유로·약 980억 원)를 원하고 있다. 첼시(잉글랜드) 등도 꾸준히 알리송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리버풀이 알리송을 영입할 경우 조현우에 대한 관심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 영국 BBC는 ‘러시아 월드컵으로 이적 가능성을 얻은 선수 10인’에 조현우를 포함시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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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분 이후 결승골 9개… 눈 뗄 수 없었던 ‘러시아 극장’

    프랑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유달리 ‘극장골’이 많이 나왔다. 영국 BBC는 17일 러시아 월드컵이 통계적으로 보면 극적인 요소가 많은 흥미진진한 대회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를 통틀어 후반 90분 이후(연장 제외)에만 역대 가장 많은 9개의 결승골이 나왔다. F조 경기에서 독일을 상대로 한국의 김영권이 후반 추가시간에 넣었던 골, 역시 F조 경기에서 독일이 스웨덴을 상대로 종료 휘슬 직전 터뜨렸던 골, 16강전에서 벨기에가 일본을 상대로 기록했던 후반 추가시간 3-2 역전 결승골 등을 들 수 있다. 90분 이후 결승골은 지난 대회(4개)의 2배가 넘는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하나도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져 팀을 패배에서 구한 극적인 동점골도 4개나 나왔다. 팬들은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경기장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반대로 한 골도 나오지 않은 0-0 무승부 경기는 이번 월드컵에서 덴마크와 프랑스의 조별예선에서 단 한 차례 나왔다. 축구 신흥 강국들의 부상도 흥행요소였다. 이번 대회 4강 진출국들의 과거 우승 횟수는 총 2회(프랑스 1회, 잉글랜드 1회)에 불과했다. 지난 브라질 대회 4강 진출국(독일,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브라질)의 10회와 큰 차이다. 역대 우승 단골손님 대신 벨기에, 크로아티아 등 우승 경험이 없는 새로운 얼굴들이 축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특히 세계랭킹 20위로 사상 첫 결승 무대에 오른 크로아티아의 활약은 ‘언더도그의 반란’으로 꼽힐 만했다. 이 밖에도 BBC는 새로운 슈퍼스타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의 등장, 역대 최고 세트피스 득점률(43%), 축구종가 잉글랜드(4위)의 선전 등을 흥행요소로 꼽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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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어도 돼, 크로아… 랭킹 20위 ‘언더 도그’ 투혼에 갈채

    크로아티아 주장 루카 모드리치(33)는 16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시상식 단상 위에 서서도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대회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볼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지만 환히 웃지 않았다. 그저 관중을 향해 오른손을 흔들어 보였다.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눈시울을 붉힌 채 그와 포옹을 나누며 위로를 전했다. 크로아티아의 준우승 시상 때는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늘도 그들의 준우승을 아쉬워하는 듯했다. 절실했기에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모드리치는 웃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 ‘발칸전사’ 크로아티아의 활약은 관중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20위로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아온 크로아티아는 조별 예선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16강 토너먼트 이후 덴마크, 러시아, 잉글랜드를 연파하며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16강(덴마크), 8강(러시아) 연속 승부차기는 물론이고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도 연장 혈투를 펼치며 이어온 크로아티아의 투혼도 빛났다. 체력 고갈은 물론이고 특히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34), 공격수 이반 페리시치(29) 등은 부상을 입고도 출전을 강행하며 팀의 승리를 위해 뛰었다. 수바시치는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을 앞두고 “나중에 다시 고통을 느끼겠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상 여파 때문이었을까. 러시아와의 8강전 당시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그라운드 위를 데굴데굴 굴렀던 수바시치는 이날 결승에서 자신의 오른쪽으로 들어오는 볼에 좀처럼 대응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크로아티아가 허용한 4골 모두가 수바시치의 오른쪽을 지나쳐 골 망을 흔들었다. 1-2에서 1-3으로 벌어지는 점수를 내준 뒤 수바시치는 허탈한 듯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눕기도 했다. ‘승부차기의 신’으로까지 불렸던 그의 무기력한 모습에 비난이 일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그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출전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수바시치는 간절하게 출전을 원했다. 그는 이번 대회 유니폼 안에 ‘FOREVER’ ‘24’라는 문구와 함께 10년 전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동료 흐르보예 추스티치의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뛰었다. 그는 경기 도중 자신이 찬 킥을 잡으려다 친구가 숨졌다고 자책해왔다. 친구에게 승리를 바치려는 의지였다.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결승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던 페리시치는 이날 전반 28분 자신의 왼발로 골을 만들며 1-1 동점을 이뤄냈다. 자신은 건재하다는 듯 유니폼 왼쪽 허벅지 부분을 걷어 오른손 검지로 허벅지를 찌르는 세리머니를 했다. 기쁨의 순간도 잠시, 페리시치는 핸들링 반칙으로 프랑스에 페널티킥을 내줬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자책 때문이었을까. 페리시치는 이날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1만123m 구간을 뛰며 이번 대회 가장 많은 거리(73km)를 내달렸다. 우승 트로피는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크로아티아가 세계 축구계에 남긴 인상은 강렬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크로아티아는 스타일과 열정의 전형”이라고 평했다. 미국 스카이스포츠 또한 러시아 월드컵이 훌륭한 이유를 꼽으면서 “크로아티아가 세계랭킹은 20위지만 월드컵 결승에 갈 수 있는 어마어마한 팀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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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발 장착한 막내 vs 거미손을 가진 맏형

    “그는 다이아몬드 원석 같다. 우리는 계속 그것을 갈고닦아야 한다.” 최고의 무대,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프랑스 주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32)는 팀 동료 킬리안 음바페(20)를 이처럼 평가했다. 같은 ‘뢰블레 군단’의 폴 포그바(25)도 칭찬 행렬에 합류했다. 포그바는 “음바페는 나보다 더 성숙하다. 그는 배울 것이고 성장할 것이다. 그는 젊다. 그는 더 많은 경험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의 주축 플레이어들이 입을 모아 이처럼 ‘막내 띄우기’에 나선 건 음바페의 활약이 곧 결승전 승리의 열쇠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음바페는 명실상부한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평가받고 있다.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는 2득점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며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에서 10대에 멀티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최고속도 시속 32km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화려한 발재간은 자신이 우상으로 꼽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벨기에와의 준결승에서는 경기 막판 리드 상황에서 불필요한 경기 지연 플레이를 펼쳐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벨기에의 주장 에덴 아자르(27)가 “프랑스처럼 이길 바엔 벨기에처럼 지는 게 낫다”고 할 정도로 음바페의 플레이는 질타를 받았다. 진정한 축구스타가 되기 위해선 인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런 의미에서 15일 밤 12시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은 음바페가 원석이 아닌 다이아몬드로서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펼쳐 보일 무대다.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앙투안 그리에즈만 등 다른 팀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프랑스는 이번 대회 그리에즈만과 같은 중원 사령관 역할을 맡았던 지네딘 지단이 2골을 터뜨려 3-0으로 승리하면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크로아티아에서는 맏형인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34)의 손끝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크로아티아의 경우 토너먼트에서 3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펼치면서 필드 플레이어들의 체력이 고갈된 만큼 수호신 수바시치가 든든히 골문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잉글랜드의 조던 픽퍼드(24), 벨기에의 티보 쿠르투아(26) 등 이번 대회 골키퍼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존재감만큼은 수바시치가 독보적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덴마크와의 16강전(세이브 3개), 러시아와의 8강전(1개) 연속 승부차기에서 총 4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이번 대회 승부차기의 신으로 거듭났다. 역대 월드컵 한 대회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이다. 수바시치에게도 승리가 절실한 이유는 또 있다. 수바시치는 이번 대회 유니폼 안에 ‘FOREVER’, ‘24’라는 문구와 함께 10년 전에 숨진 동료 흐르비제 세스티크의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세스티크는 10년 전인 2008년 프로 경기 도중 볼 다툼을 하다 콘크리트 벽에 머리를 부딪쳤고 며칠 뒤 숨을 거뒀다. 자신이 세스티크에게 긴 패스를 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자책하고 있다. 수바시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특정 문구를 내보이면 규제하는 규정에 따라 경기 중에는 티셔츠를 드러내지 않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맘껏 펼쳐 보이며 친구를 기리고 있다. 이 때문에 FIFA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최고의 자리에 서겠다는 각오로 티셔츠를 줄곧 착용한 채 크로아티아 골문을 지키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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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사자 군단’ 눕히고… “우리가 진짜 사자”

    “이것은 기적이다. 오늘 밤 우리는 사자 같았다.”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를 무너뜨린 건 크로아티아의 ‘슈퍼마리오’ 마리오 만주키치(32·유벤투스)의 결정적 한 방이었다. 팀의 주 공격수인 만주키치는 12일 잉글랜드와의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연장 후반 3분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 전까지 단 1골만을 넣어 최전방 공격수로서 자존심을 구겼던 그는 가장 절실할 때 결승골을 넣으며 활짝 웃었다. 승부차기가 유력시되던 경기 막판 상대의 수비라인이 느슨해진 틈을 타 뒤 공간을 파고들었고 이반 페리시치(29·인터밀란)의 백 헤딩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만주키치는 예기치 않은 한 방에 멍하니 고개를 숙인 잉글랜드 선수들 앞에서 보란 듯이 사자후를 토하며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만주키치는 2012∼2013시즌 당시 바이에른 뮌헨(독일) 소속으로 트레블을 달성하는 등 클럽 무대에선 잘나갔지만 국가대표로서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자신의 첫 월드컵이었던 2014년 브라질 대회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만주키치는 지역 예선에서 경고 누적으로 본선 첫 경기인 브라질과의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팀의 1-3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만주키치는 이후 2경기에서 2골을 넣었지만 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런 그가 이제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도 이루지 못한 월드컵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만주키치는 “오직 우리 같은 위대한 팀만이 잉글랜드를 상대로 용감하게 싸울 수 있다. 결승전에서도 우리는 똑같이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평소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노 굿(no good·쓸데없는)’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해 ‘미스터 노굿’으로도 불리는 만주키치는 러시아와의 8강전을 앞두고 자신의 고향 슬라본스키브로드의 팬들에게 2만5000쿠나(약 450만 원)어치 맥주를 선물하는 등 이번 대회를 즐기는 모습이다. 페리시치의 활약도 빛났다. 후반 23분 왼발로 공의 방향을 바꿔놓는 감각적인 슛으로 동점을 만든 페리시치는 연장 후반에는 절묘한 백 헤딩 패스로 만주키치의 결승골을 도우며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도 크로아티아 역대 월드컵 통산 득점 2위(4골)인 두 선수의 발끝에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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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캡틴 아자르 “프랑스처럼 이길 바엔 패배가 낫다”

    “프랑스처럼 이길 바엔 벨기에처럼 지는 걸 택하겠다.” 믿고 싶지 않은 패배. 원조 ‘붉은 악마’ 벨기에의 주장 에덴 아자르(27·사진)는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 패한 뒤에도 끝까지 팀 리더의 기개를 잃지 않았다. 경기 막판 고의로 경기를 지연한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를 겨냥해 따끔한 경고를 날리며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사상 첫 결승 진출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날 아자르의 경기력은 빛났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아자르는 상대의 왼쪽 공간을 집요하게 헤집으며 빈틈을 노렸다. 이날 양 팀에서 가장 빠른 최고속도(시속 31.72km)를 기록한 아자르는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뛰며 두 번째로 많은 4853m의 구간에서 볼을 소유했다. 상대 팀의 주요 표적이 돼 팀에서 가장 많은 파울(4개)을 당하면서도 후반 막판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로 프랑스 수비라인을 흔들며 기회를 만들었다. 아자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유벤투스(이탈리아)로 떠나보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영입 후보로도 떠오르고 있다. 첼시(잉글랜드) 소속인 아자르 또한 최근 “지네딘 지단(전 감독)은 없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은 특별하다”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벨기에의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25)는 이날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았다. 프랑스의 수비에 막혀 단 하나의 슈팅을 날렸는데 이마저 골문을 벗어나 고개를 숙였다. 조별리그서 4골을 터뜨려 이번 대회 득점 랭킹 공동 2위이자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정작 중요한 16강부터 침묵해 팬들을 실망시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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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강전 주심, 잉글랜드엔 행운? 불운?

    ‘잉글랜드 행운의 부적(England‘s lucky charm).’ 영국 일간지 ‘더 선’은 12일 열리는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전 주심으로 배정된 쥐네이트 차크르(42·터키·사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1966년 자국 월드컵 우승 이후 52년 만의 결승 진출을 기대하는 팬들의 마음을 담았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을 틀린 이야기다. 실제로 잉글랜드는 차크르 주심이 뛰었던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에서 5전 3승 2무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최근 경기인 2016년 11월 스코틀랜드와의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도 3-0으로 승리했다. 이 밖에 스위스, 안도라를 각각 2-0으로 이겼고 가나, 우크라이나와 1-1로 비겼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도 차크르 주심이 호루라기를 든 1경기에서 승리한 적이 있다.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세르비아에 2-0으로 승리했다. 오히려 차크르 주심과 잉글랜드 선수의 악연이 주목받고 있다. 차크르 주심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잉글랜드 수비수 게리 케이힐을 2012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 당시 퇴장시켰다. 케이힐의 소속팀 첼시(잉글랜드)는 이날 코린치앙스(브라질)에 0-1로 패했다. 이 밖에도 차크르 주심은 잉글랜드의 스타플레이어인 스티븐 제라드, 존 테리에게도 레드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2003년부터 터키 리그 1부에서 심판을 본 차크르 주심은 FIFA 경기에는 2006년 데뷔했다. 월드컵에는 2014년 브라질 대회 때부터 나섰다. 차크르 주심은 이번 대회에서도 2경기에서 옐로카드 9장을 꺼내 드는 등 경기 운영이 엄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킥 시 키커와 수비수들의 거리 측정도 정밀하게 한다. 한편 차크르 주심이 심판을 본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의 D조 예선에서 판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경기 후반 페널티지역에서 아르헨티나의 마르코스 로호의 팔에 공이 닿았지만 차크르 주심은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비디오판독(VAR)을 거쳤지만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나이지리아는 이날 1-2로 패하면서 아르헨티나에 밀려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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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키스에 8년 두 번째는 7년… 힘겨워서 더 짜릿

    우승 소감이 끝나가던 막바지, 케빈 나(나상욱·35·미국)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영어로 진행되던 우승자 인터뷰 때였다. 양해를 구한 그는 5초 동안 두 차례 크게 숨을 내쉬고는 한국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 “한국 팬 여러분, 저를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 우승해서 너무 기쁩니다. 사랑합니다.” 2004년 프로 데뷔 후 14년 6개월여 만에 맞이한 두 번째 우승 소감이었다. 그는 “한국 팬을 잃고 싶지 않았다”며 한국어 인터뷰 배경을 설명했다. 케빈 나는 이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그는 9일(한국 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설퍼스프링스의 올드화이트TPC(파70)에서 끝난 밀리터리 트리뷰트(총상금 730만 달러·약 81억 원)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1타로 우승했다. 2011년 10월 슈라이너 아동병원 오픈 우승 이후 6년 9개월여 만이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와 1타 차 공동 3위였던 그는 이날 버디 7개에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케빈 나는 8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갔다. 이듬해 골프를 시작한 그는 12세 때 US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본선에 진출해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대회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고, 1999년과 2000년에는 로스앤젤레스시티챔피언십 2연패도 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냈다.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그였지만 이후의 과정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하기까지 약 7년 10개월이 걸렸다.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만 총 9차례 했다. 케빈 나는 이날 “첫 우승을 하기까지 8년이 걸렸다. 친구들에게 다음 우승을 할 때까진 8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7년이 걸렸다”며 깊은 감회를 밝혔다. 그 사이 결혼해 딸을 얻은 그는 18번홀 그린으로 이동하면서 중계 카메라를 향해 가족에 대한 애정 표시를 하기도 했다. 평소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약점을 보여 왔던 케빈 나는 최근 수억 원의 계약금을 포기해가며 드라이버를 바꾸는 등 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올 시즌 평균 289.7야드였던 그의 비거리는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만 323.5야드를 기록했다. 8번홀에서 13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기도 한 그는 “이번 주 퍼팅에 감이 오는 순간 우승 찬스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처럼 퍼팅만 할 수 있으면 올해 두 번째 우승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우승으로 케빈 나의 세계랭킹은 지난주 65위에서 41위로 뛰어올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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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는 떠나도 땀과 열정은 영원히”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모든 작별인사를 당신이 예상하거나 기대할 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스페인 국가대표 은퇴 선언을 한 ‘사령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4)가 남긴 인사다. 스타 탄생의 등용문인 월드컵은 동시에 백전노장의 고별무대이기도 하다. 4강 토너먼트를 남겨놓은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물러나는 월드컵 레전드 4인의 활약을 되짚었다. 이번 대회에 1골을 추가하며 아시아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4) 기록을 세운 일본의 혼다 게이스케(32)도 은퇴한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카메룬전서 팀의 1-0 결승골을 터뜨리며 월드컵에 데뷔했다. 당시 일본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두 번째로 16강 무대에 올랐다. 혼다는 3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해 11경기서 4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4)도 물러난다. 2006년 독일 대회부터 월드컵 무대를 밟아온 마스체라노는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팀의 준우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선수 중 가장 많은 A매치 147경기에 출전했다. 월드컵에서 총 20경기에 출전한 그는 12승 4무 4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끝내 우승 트로피는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는 “나는 은퇴하더라도 리오넬 메시는 계속 대표팀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니에스타는 4회 연속 꿈의 무대에 나서 14경기서 2골을 기록했다. 팀 성적은 8승 3무 3패. 이니에스타는 2010 남아공 대회 네덜란드와의 결승에서 연장 후반 11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 등 나이를 고려했을 때 다음 대회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스타플레이어들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기성용이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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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 선배’ 김은정 “영미∼ 결혼축가 시작!”

    “좋겠다∼ 함께 눈뜰 수 있어서. 좋겠다∼ 함께 꿈꿀 수 있어서….” 7일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관 내 웨딩홀에서는 가수 스윗소로우의 노래 ‘좋겠다’가 울려 퍼졌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최고 스타로 떠올랐던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의 주장(스킵) 김은정(28)의 결혼을 축하하는 노래였다. ‘팀 킴’의 동료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가 함께 불렀다. ‘안경 선배’ 김은정이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랑은 5년간 교제해온 이모 씨로 대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스케이트 코치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동료를 부르는 목소리 “영미∼”와 함께 승리할 때마다 보여줬던 거수경례로 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김은정은 경기에 집중하는 무표정한 얼굴과 뿔테 안경으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안경 선배’였다. 하지만 이날 결혼식장에서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주례 없이 진행된 이날 결혼식에서 김은정의 아버지는 “돈보다는 행복하게 살아라” 등의 덕담을 건넸다. ‘팀 킴’의 멤버들도 총출동했다. 팀원 5명 모두 김 씨여서 팀 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들 중 4명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친자매 및 친구들이었다.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에 빗댄 ‘갈릭걸스’를 비롯해 ‘컬벤저스(컬링+어벤저스)’ 등의 애칭도 얻었다. 이들은 새신랑에게 “(김은정은) 볼살이 예쁘니까 빠지지 않도록 해 달라” “밥 먹고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좋아하니 가만히 내버려 두라” 등의 유쾌한 당부도 건넸다. ‘팀 킴’은 올림픽 후에도 대표팀으로 세계여자컬링선수권에 참가해 5위를 하는 등 꾸준히 활동했다. 김은정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과 함께 최종 점화자로 나서기도 했다. 김은정은 지난달 말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캠페인인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동참하기도 했다. 캠페인에 참가했던 피겨스케이팅 대표 최다빈이 다음 참가자로 김은정을 지목했고 김은정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떠난 김은정은 대구에 신혼집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25∼28일 경북컬링훈련원에서 열리는 월드컬링투어-코리아의 한국주니어컬링캠프에 팀 동료들과 함께 강사로 나설 계획이다. 이후 8∼9월에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도 준비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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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졌다” 즐라탄, 웸블리서 英응원해야

    스웨덴의 축구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가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경기를 보게 됐다. 8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 잉글랜드의 8강전을 앞두고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43)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펼친 장외 대결의 결과다. 프랑스 파리생제르맹,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적인 클럽에서 활약한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월드컵 대표팀으로는 선발되지 못했다. 포문은 이브라히모비치가 먼저 열었다. 그는 6일 베컴을 향해 “잉글랜드가 승리한다면 세계 어디든 당신이 원하는 곳에서 저녁 식사를 사겠다. 그러나 스웨덴이 승리하면 이케아(스웨덴 가구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사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과거 베컴과 파리생제르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시즌 LA 갤럭시 이적을 앞두고 과거 갤럭시에서 뛰었던 베컴에게 조언을 구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이에 베컴은 “스웨덴이 이기면 이케아에서 당신이 LA의 새로운 맨션에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사주겠다. 그러나 잉글랜드가 승리하면 웸블리에서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경기를 보자. (영국의 대표음식인) 피시앤드칩스도 먹자”며 내기에 응했다. 잉글랜드가 스웨덴을 2-0으로 완파하며 베컴이 웃게 됐다. 베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브라히모비치의 얼굴에 잉글랜드 유니폼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며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사진). 이브라히모비치는 트위터에 ‘그래 갑시다(Let‘s go)’란 메시지로 승복의 뜻을 밝혔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경기에서 비스폰서 양말을 착용한 스웨덴의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에게 약 7만 달러(74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FIFA는 월드컵 기간 동안 공식 후원사 이외 다른 업체의 노출을 금지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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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 용광로’가 낳은 황금세대… 佛-벨기에 ‘닮은꼴 빅뱅’

    누구를 위한 프랑스 군단인가. 최근까지 프랑스를 뜨겁게 달구었던 질문이다. 2년 전 유로 2016 개최 당시 프랑스 축구 스타 카림 벤제마는 자신이 대표팀에서 탈락하자 “디디에 데샹 대표팀 감독이 인종차별 세력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개최 당시 알제리 이민자의 아들 지네딘 지단, 세네갈 출신의 파트리크 비에라 등 다인종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무지개 군단’으로도 불렸던 프랑스는 다양성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슬람 테러와 급증하는 이민자들로 인한 실업 문제가 대두되면서 프랑스 내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대표팀에 흑인이 너무 많다는 극우 정치인들의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돌기도 했다. 벤제마가 탈락한 명목상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대표팀 선수의 성관계 영상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이 불거졌는데 벤제마가 이 사건의 범인과 친분이 있고 협박 과정에 연루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벤제마의 인종차별 발언은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뜨거운 논란 속에서도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대표팀은 역대 어느 팀 못지않게 다인종 선수들로 구성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프랑스 대표팀 23명 중 17명이 이민자 가정의 아들이다. 카메룬 출신 아버지를 둔 19세 샛별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해 아프리카계가 가장 많고 포르투갈 계통의 앙투안 그리에즈만 등 백인 이민자의 아들도 많다. 프랑스와 맞붙는 벨기에 역시 대표적인 다인종 팀이다. 주축 로멜루 루카쿠의 아버지는 아프리카 콩고, 마루안 펠라이니의 아버지는 모로코 출신이다. 인구 1100만 명의 소국이지만 한 나라 안에서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독일어를 쓰는 벨기에는 지역주의 성향이 강한 나라다. 이러한 벨기에에서 축구는 전통적으로 강력한 사회 통합 도구로 사용됐다. 벨기에는 2000년대 초반 대대적인 축구 개혁을 시작했다. 선수들의 테크닉을 강화하고 전국적인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구축해 국제축구연맹(FIFA) 66위까지 떨어졌던 세계랭킹을 3위로 끌어올렸다. 벨기에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이들을 응원하는 벨기에 국민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유럽에서 극우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프랑스와 벨기에는 다인종 선수들로 다시 한번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 중이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각각 새로운 황금세대를 앞세우고 있다. 평균 연령 26.1세로 4강 팀 중 가장 젊은 프랑스는 개인기와 조직력이 결합된 팀으로 향후 세계 축구계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연령 27.7세인 벨기에의 루카쿠(25), 에덴 아자르(27), 케빈 더브라위너(27) 등도 황금세대로 불린다. 1991∼93년생이 주축인 벨기에는 이번 대회 유일하게 5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로 출전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4위) 때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춰 왔다. 월드컵 최고 성적이 4위(1986년 멕시코 대회)인 벨기에는 프랑스만 넘으면 역대 최고 성적을 확보한다. 한편 프랑스의 옛 축구 스타 티에리 앙리의 특별한 사연도 눈길을 끈다. 1998년 대회 당시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간판 공격수 앙리는 현재 벨기에의 수석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스피드를 앞세운 프랑스의 샛별 음바페는 육상 선수 출신으로 빠른 스피드를 자랑했던 앙리에 빗대어 ‘뉴(new)앙리’로도 불린다. 프랑스와 벨기에 사이에 서 있는 앙리의 표정도 관심을 끌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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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강전까지 관중 258만명… 통산 4000만명 넘어서

    전 세계 별들이 모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별별 기록도 쏟아지고 있다. 4일 스위스와 스웨덴의 16강 경기로 역대 월드컵 누적 관중 수는 4000만 명을 돌파했다. 5일 현재 이번 대회에만 258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역대 최다 기록은 1994년 미국 대회의 359만 명이다. 2014년 브라질 대회 343만 명, 2006년 독일 대회 336만 명이 그 뒤를 잇는다. 월드컵 최초로 비디오 판독(VAR)이 도입되면서 페널티킥 판정도 늘어났다. 총 56경기에서 28개의 페널티킥(21개 성공)이 나왔다. 역대 월드컵 최다 기록이다. 전체 146골 중 21%인 31골이 80분 이후에 쏟아지면서 팬들은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3골을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기록했다. 56경기 중 전반에 골이 나오지 않은 경기도 22번이나 됐다. 그러나 0-0 경기는 C조 조별리그 덴마크와 프랑스의 경기가 유일했다. 멕시코의 백전노장 라파엘 마르케스(39)는 악동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를 넘어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17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찬 선수가 됐다. 5개 대회에서 주장 완장을 찬 건 마르케스가 유일하다. 월드컵 통산 5회 출전은 멕시코의 안토니오 카르바할,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에 이어 세 번째다. 득점 선두인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25)은 주장 완장을 찬 채 6골을 넣으며 마라도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마라도나는 월드컵에서 통산 8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8번 악몽’은 그대로 이어졌다. 1990년 크리스 웨들, 1998년 데이비드 배티, 2006년 프랭크 램퍼드에 이어 이번 대회 등번호 8번을 단 조던 헨더슨 역시 콜롬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골 망을 가르지 못했다. 헨더슨은 동료들 덕분에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끝에 12년 만에 8강에 오르는 장면을 지켜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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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신수, 43경기 연속 출루… 이치로와 타이

    ‘추추 트레인’은 멈추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추신수(36·사진)가 43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아시아 출신 선수 최장 타이기록을 세웠다. 일본 스즈키 이치로가 2009년 시애틀에서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추신수는 4일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안방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추신수는 이날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팀은 3-5로 패했다. 올 시즌 리그 최장 기록을 경신 중인 추신수는 이제 조이 보토(신시내티),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가 가진 현역 선수 최장 기록(48경기)에도 5경기 차로 다가섰다.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은 1949년 보스턴의 전설적인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세운 84경기다. 국내 기록은 추신수와 동갑내기인 한화 김태균이 지난해 기록한 86경기다. 올해로 빅 리그 14년 차인 추신수는 5월 27일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는 개인 통산 176호 홈런을 치며 일본 마쓰이 히데키(175홈런)를 넘어 아시아 출신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추신수는 현재 홈런 183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타율 0.347, 6홈런, 15타점, 15득점으로 활약해 ‘6월 최고의 우익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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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반 한때 2골 앞선 日 8강 보였는데… 일장‘8’몽

    후반 추가시간 3분.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6)의 손을 떠난 공이 일본의 골망을 흔들기까진 10초만이 필요했다. 상대 중원을 헤집은 케빈 더브라위너(27), 오른쪽 측면을 공략한 토마 뫼니에(27)의 발끝을 거친 운명의 공은 나세르 샤들리(29)의 왼발 끝을 거쳐 일본의 골문을 넘었다. 상대 문전에서 일본 수비수의 시선을 따돌린 로멜루 루카쿠(25)의 판단도 절묘했다. 5골을 주고받는 혈투 끝에 최종 승자가 벨기에로 가려지는 순간이었다. 후반 한때 2골 차로 앞서며 8강 진출을 눈앞에 뒀던 일본 선수들의 얼굴엔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3일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가 일본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48년 만에 0-2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극적인 승리였다. 벨기에는 두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리던 일본의 도전은 마침표를 찍었다. 아시아 출전국 중 유일하게 월드컵 16강 무대를 밟은 일본은 이번 대회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별리그 세네갈과의 경기에서는 일부 일본 관중이 전범기인 욱일기를 펴 문제가 됐다. 일본의 득점 직후 흔든 욱일기가 중계 화면에 포착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노출됐다. 일본 팬들은 과거에도 축구 경기에서 여러 차례 욱일기를 들어 물의를 일으켰다. 조별리그 마지막 폴란드전에서는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10여 분간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려 비난을 샀다. 1점 차로 패할 경우 16강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 결정한 ‘언페어플레이’였다. 반대로 일본은 16강전 2-0 리드 상황에선 추가 골을 넣기 위해 공세적인 전술을 펴다 벨기에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 뒤 니시노 아키라 일본 대표팀 감독도 “나의 실수였다”며 전술상의 문제를 인정했다.일본이 대회 내내 따가운 시선만 받은 건 아니었다. 경기 뒤 관중석을 직접 치우고 가는 관중 에티켓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도 충격의 역전패 속에서도 일본 팬들은 조별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해온 봉지에 음료수 컵 등을 담아가며 경기장을 정리했다. 영국 더선은 “경기장을 청소하며 일본 팬들은 그들이 패자가 아님을 입증했다”고 평했다. 일본 대표팀 또한 직접 자신의 라커룸을 정리한 뒤 떠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장 책임자 프리실라 얀선스는 이날 경기 뒤 자신의 트위터에 깨끗이 정리된 일본 라커룸 사진을 올렸다. 두 얼굴의 일본. 상반되는 이미지를 남긴 채 일본은 러시아 월드컵의 모든 여정을 마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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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강 잇달아 ‘11m 난타전’… 거미손들의 눈을 피하라

    운명의 한 방이었다. 스페인의 승부차기 다섯 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가 페널티 마크 앞에 섰다. 스페인이 떨어지고 러시아가 8강에 올라가느냐가 걸려 있는 순간. 러시아 수문장 이고리 아킨페예프는 크게 숨을 쉰 뒤 아스파스를 노려봤다. 아스파스가 킥을 날린 순간 185cm의 아킨페예프가 개구리처럼 양팔과 양다리를 뻗으며 옆으로 몸을 날렸다. 구석으로 날아갈 줄 알았던 공은 뜻밖에 가운데로 향했다. 이미 골대 왼쪽으로 몸을 날렸던 아킨페예프의 팔은 이 공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공은 뒤로 길게 뻗은 아킨페예프의 왼발 끝에 걸렸다. 연발 권총에 총알 한 발을 넣고 번갈아 서로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잔인한 게임 ‘러시안 룰렛’에 빗대어 ‘11m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의 이날 승자는 러시아였다. 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개최국 러시아는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해 8강에 올랐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이근호의 평범한 중거리 슛을 놓쳐 ‘기름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아킨페예프는 러시아의 영웅으로 거듭났다. 4시간 뒤에는 덴마크와 크로아티아가 1-1로 비긴 뒤 잔인한 승부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는 ‘거미손’ 골키퍼들의 혈전이 이어졌다. 크로아티아의 다니옐 수바시치는 승부차기 5개 중 3개를, 덴마크의 카스페르 슈마이켈은 5개 중 2개를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쇼’를 보여줬다. 크로아티아가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양 팀 골키퍼를 합쳐 5개의 승부차기 세이브는 역대 월드컵 사상 한 경기 승부차기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2016∼2017 프랑스리그 ‘올해의 골키퍼’에 선정됐던 수바시치는 3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월드컵 한 경기 최다 세이브 개인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슈마이켈은 지고도 경기 최우수선수(MOM)를 차지했다. 연장 후반 11분 크로아티아 간판스타 루카 모드리치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것을 비롯해 경기 내내 눈부신 선방을 보여준 슈마이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골키퍼였던 아버지 페테르 슈마이켈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 못지않은 선방쇼를 펼쳤다.○ 11m 거리에서 벌어지는 심리 싸움 이론상으로는 승부차기에서 키커가 골키퍼보다 유리하다. 키커와 골대까지의 거리는 11m. 성인 남자 선수의 슈팅 평균 속도는 시속 90∼100km. 이 속도로 공을 차면 골라인 통과 시간은 0.4∼0.5초인 반면에 골키퍼의 반응 속도는 0.6초다. 이론상으로라면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론 다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승부차기가 시작된 1982년 스페인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의 승부차기 횟수는 총 240회. 키커들은 이 중 170회를 넣어 성공률은 70.8%였다. 2일 열린 16강전 2경기의 승부차기 성공률은 63.2%에 불과했다. 이론과 실제의 차이는 심리적인 데서 온다. 덴마크 골키퍼 슈마이켈은 상대가 킥을 하기 전에 몸을 이리저리 흔들거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 키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려 했다. 노르웨이의 스포츠심리학자인 가이르 요르데 박사는 승부차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심리적 스트레스(40%), 슈팅 기술(10%), 본경기에 따른 피로(7%) 순으로 분석했다. 통상 키커들은 심리적 압박 때문에 첫 번째와 마지막 다섯 번째 순서를 기피한다고 한다. 공격수 출신인 김도훈 울산 감독은 “골키퍼는 승부차기를 막지 못해도 ‘밑져야 본전’이지만 키커는 그렇지 않다. 무조건 넣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 엑서터대 연구팀은 “키커는 골키퍼의 동작을 무시하고 공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키커의 눈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골키퍼를 오래 바라볼수록 불안감이 높아져 킥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고의 승부차기 코스와 슈퍼 세이브 비법 덴마크의 두 번째 키커 시몬 케르는 교과서적인 승부차기를 보여줬다. 그는 골대 오른쪽 상단에 꽂히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몸을 던져도 막을 수 없는 위치로 공을 보낸 것이다. 크로스바와 골포스트에서 각각 50cm 안쪽 지점으로 향하는 공은 골키퍼가 거의 막을 수 없다. 반면에 최악의 코스는 골문 중앙 하단부로 향하는 킥이다. 스포츠 통계업체 OPTA는 “역대 월드컵에서 중앙 하단부로 향한 킥의 성공률은 58%에 불과했다. OPTA는 “만약 가운데로 공을 찰 생각이라면 낮은 코스보다는 골키퍼 머리 위로 향하는 강력한 킥을 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수들도 가장 확률 높은 슈팅 코스를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경기에서 최적의 코스로 공을 보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인 김병지(골키퍼)는 “실제로 골대 위쪽 구석을 보고 승부차기를 하는 공격수는 드물다. 조금만 방향이 빗나가거나 힘 조절에 실패하면 골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득점을 위해 땅볼이나 골키퍼 어깨 높이로 공을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승부차기를 골키퍼가 성공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키커의 발 모양은 공의 방향이다. 차기 직전 지면에서 킥을 지탱하는 쪽의 발끝은 80% 정도 공이 나갈 방향을 가리킨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스페인전에 나선 키커 9명은 디딤발 끝의 방향과 슈팅 방향이 일치했다. 골키퍼들은 다양한 동작과 발언으로 승부차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기도 한다. 김병지는 “상대가 킥을 하기 전에 제스처를 통해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타이밍보다 골키퍼가 늦게 골문 앞으로 걸어가거나, 키커에게 볼을 건네며 ‘너 오른쪽으로 많이 차잖아’라는 식으로 심리전을 시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6강 이후로는 더 이상 무승부가 없는 토너먼트 경기가 계속되면서 승부차기는 치명적인 변수로 계속 작동할 수밖에 없다.정윤철 trigger@donga.com·김배중·강홍구 기자}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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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신 활용한 ‘속공 1위’ 뿌듯… 첫 시즌은 80점”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치열한 시즌 내내 기다렸을 달콤한 휴식기간. 지난달 26일 서울 성북구에서 만난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50)은 휴가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난해 4월 감독 선임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지난 1년이 눈앞에서 필름처럼 감겨 돌아가는 듯했다. “이러다 휴가 끝나겠는데요?”라며 웃는 그의 모습에서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향한 설렘이 느껴졌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리던 이 감독은 부임 첫 시즌 팀을 정규리그 3위로 봄 배구에 올려놨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55)과의 여성 사령탑 맞대결, 차세대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22) 특별과외 등 여러 이야깃거리도 나왔다. V리그의 스토리라인이 이 감독 덕에 풍성해졌다. 자신의 첫 시즌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 감독은 80점이라고 답했다. “후하게 준 걸 알고 있어요. 저도 자존감이 필요하거든요”라며 말문을 뗀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아쉽지만 국내 선수들은 기술적, 체력적으로 기대만큼 실력을 끌어올렸어요. 외국인 선수가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재밌는 경기를 하기 위해선 국내 선수들이 자기의 역할을 다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 면에선 만족합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장점인 높이를 극대화하는 데도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센터 (양)효진이와 (김)세영에게 높이 있는 속공으로 승부를 걸자고 했다. 세터 다영이도 신장(180cm)이 좋아 높은 곳에서 볼을 올려주니 높은 속공을 성공시키면 상대가 무서워할 수밖에 없다. 내가 감독을 맡고서 가장 달라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6∼2017시즌 팀 속공 5위(성공률 38.97%)였던 현대건설은 올 시즌 1위(52.99%)로 도약했다. 이 감독은 “수치로도 감으로도 선수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이번 시즌은 내내 감 이상으로 수치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컴퓨터 세터의 집중과외를 받은 이다영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재능이 많은 선수다. 아무래도 내가 해왔던 포지션이라 타이트하게 조각조각내서 볼 수밖에 없다. 기대가 큰 만큼 혼도 많이 난다. 다음 시즌에는 확실히 다영이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높은 기대만큼 혹독한 비판도 받았다는 이 감독은 “(남자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과 문성민의 ‘케미’가 브로맨스로 표현되는 것처럼 다영이와 저도 어디 좋은 단어 없을까요?”라고 웃으며 팬들의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부터 지명 포기 구단이 나온 지난시즌과 달리 새 시즌에는 “많게는 3라운드까지 구단들의 지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신인들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새 시즌 목표로는 우승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감독으로서 우승은 한 번 해봐야 할 말이 생길 것 같다. 저보다 선수들이 이기고 싶어서 안달 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돌아보니 삶의 모든 과정이 감독이 되기 위한 준비작업 같았다”고 말하는 이 감독은 다음 시즌 더 활짝 웃을 수 있을까. 그의 얼굴에서 자신감의 꽃봉오리가 피어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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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자에 축하 인사-꽃다발… 최태웅 감독 ‘패자의 품격’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 30일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사진)은 꽃다발을 든 채 대한항공 선수단 앞에 섰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포옹을 나눈 최 감독은 상대 팀 선수들에게도 일일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한선수 김학민 등 일부 선수의 볼도 토닥이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캐피탈 팀 선수들도 대한항공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패자의 품격이 빛난 순간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도 “대한항공 배구단의 첫 번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축하 인사부터 전했다. 현대캐피탈에서 대한항공으로 둥지를 옮긴 센터 진성태, 리베로 정성민에게도 “잘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프로구단으로서 (패자가 승자를 축하하는) 아름다운 문화는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챔프전이라는 마지막 고비를 넘진 못했지만 최 감독은 시즌 전 외국인 선수 부상 교체 등 악재 속에서도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팀을 3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려놓았다. 라이트 문성민, 세터 노재욱의 부상은 챔프전 기간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인지 패장은 어느새 또 다른 시작을 기약했다. “내일부터 ‘외국인’ 트라이아웃을 바로 준비해야겠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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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로어 6000→30만… 이젠 쇼트트랙팬 기대에 응답”

    “4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대학생이 된 느낌? 이제야 대학 생활이 재밌네요. 하하.” 캠퍼스(한국체대)에서 오전 강의를 듣고 왔다는 쇼트트랙 샛별 임효준(22)에게서 새 학기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남자 1500m) 주인공이 된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한다. 28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에서 만난 임효준은 “올림픽 준비할 때는 늘 학교도 훈련장을 가는 마음으로 갔다. 학생보다는 운동선수에 가까웠는데 요즘은 달라졌다. 학교 매점에서 사인 요청을 받아 놀라기도 한다”며 웃었다. 각종 행사, 방송 출연의 러브 콜도 쏟아졌다. 올림픽 전 6000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30만 명으로 늘었다. 어딜 가나 셀카 내지 사인 요청을 받아 기쁘다고 했다. 임효준은 이날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친선대사로 위촉돼 자신을 롤 모델로 꼽는 쇼트트랙 유망주 이비호 군(8)에게 후원금 1000만 원을 전하는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여느 연예인 못지않게 유명해졌지만 정작 스스로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내 존재를 팬들에게 알리게 됐을 뿐이에요. 이젠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야죠. 안현수, 김동성 선배처럼 쇼트트랙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초심을 강조한 그는 “내심 다관왕에 대한 욕심도, 자신감도 있었기에 평창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4년 뒤 베이징에서는 꼭 2개 이상 금메달을 따겠다”고 덧붙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도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스피드, 쇼트트랙에서 모두 올림픽 메달을 딴 네덜란드 요린 테르모르스(스피드 여자 1000m 금, 쇼트 3000m 계주 동)를 보고 결심을 굳혔어요.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이랑 비슷한 점도 많고 쇼트트랙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열려 해볼 만할 것 같아요.” 올림픽 매스스타트 우승자 이승훈(30)과의 맞대결이 성사되는 것이냐고 묻자 “‘형만 이기면 1등 아니냐’고 승훈이 형에게 말했더니 ‘효준이 네가 제발 날 좀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달 중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대헌(3위)에 이어 종합 4위로 마치며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게 됐지만 큰 걱정은 없어 보였다. “올림픽 뒤 훈련을 많이 못 해서 걱정했는데 그동안의 준비가 어디 가지 않았다는 걸 느꼈어요.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어요.” 앞으로 두 번의 올림픽에 더 나가고 싶다는 그는 은퇴 후에는 카레이싱 라이선스를 따고 싶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기 위해 영어 공부도 시작할 생각이다. 당장 30일에는 고향 대구에서 프로야구 삼성 경기 시구에 나선다. 올림픽 뒤 첫 금의환향이다. 스물두 살 임효준의 봄날이 활짝 열린 듯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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