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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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8~2024-11-27
미국/북미66%
국제정치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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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5%
중동2%
유럽/EU2%
  • “뉴진스 멤버 통화서 20분 내내 울어” “심리치유에 최선”

    국내 최대 음반 기획사인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간의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걸그룹 뉴진스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브와 어도어 측 모두 “뉴진스의 다음 달 컴백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어수선한 소속사 상황과 세간의 관심 속에서 멤버들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25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 이후 뉴진스 멤버들의 현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곧바로 눈물을 보였다. 그는 뉴진스를 ‘자식’이라고 표현하며 “제가 이렇게 고통받고 있으니깐 (뉴진스 멤버들이) 밤에 전화해서 ‘대표님 불쌍해서 죽겠다’면서 내내 엉엉 울더라. 지금 멤버들의 마음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멤버) 하니가 ‘대표님 너무 힘드시죠, 계시는 데 갈게요’ 했고, 말 없는 해린이가 밤중에 영상통화를 걸어 ‘문자 보내고 싶었는데 말이 안 나온다.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더라. 애들이 다들 엉엉 울더라”며 “특히 최근에 발을 다친 혜인이는 20분 내내 울었다. 자기가 못 도와줘서 미치겠다더라. ‘포닝’(팬 소통 애플리케이션)을 켜겠다고 해서 나와 부모님이 막 울면서 말렸다”고 말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이날 “아티스트의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멤버들의 법정대리인과 만나 멤버들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이날 민 대표의 기자회견 후에 하이브 측은 “아티스트와 부모님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니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집안 싸움이 격화되자 “애꿎은 어린 아티스트들만 이미지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팬들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 등에서는 이번 사태를 ‘K팝 내 거대 충돌’ 등으로 표현하며 주목하고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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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훈아의 라스트 콘서트… ‘피케팅’ 전쟁

    은퇴 의사를 밝힌 가수 나훈아(77)의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가 27일부터 시작된다. 나훈아 공연을 직접 보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소식에 온라인 예매가 열린 총 13회(전주는 추후 예매) 콘서트 전석이 매진됐다. ‘피케팅’(피가 튈 만큼 치열한 티케팅)에 표를 구하지 못한 이가 적지 않아 암표나 표 사기까지 횡행하고 있다. 나훈아 전국 콘서트는 27일 인천에서 문을 연다. 이어 5월 청주·울산, 6월 창원·천안·원주, 7월 전주로 이어진다. 토요일에는 오후 3시와 7시 반 2회 공연을 연달아 잡는 등 70대 후반에도 왕성한 체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나훈아 소속사 예아라·예소리는 올 2월 콘서트 개최 소식을 알리며 나훈아가 쓴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친필 사인을 담은 이 편지에서 그는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를 따르고자 한다”고 했다. 사실상 은퇴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소속사는 공식 은퇴 발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나훈아가 이번 콘서트에서 은퇴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나훈아의 마지막 콘서트가 될 수 있다는 소식에 콘서트는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을 노리고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암표가 나돌고 있다. 나훈아가 과거 콘서트에서 라이브로 신곡을 자주 공개한 데다 이번이 ‘마지막 콘서트’라고 밝힌 만큼 어떤 테마로 공연을 이끌어 갈지도 관심을 끈다. 부산 출신인 나훈아는 1968년 ‘내 사랑’으로 데뷔했다. ‘무시로’, ‘잡초’, ‘갈무리’, ‘울긴 왜 울어’, ‘고향역’, ‘강촌에 살고 싶네’, ‘물레방아 도는데’ 등 수많은 히트곡을 선보이며 50년 넘게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20년 KBS 2TV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과 같은 해 8월 신곡 ‘테스형’으로 인기를 끌면서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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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크업’으로 시작한 유인원 분장… 미세표정 담기까지 56년 ‘진화’

    1968년 첫선을 보인 공상과학(SF) 영화의 고전 ‘혹성탈출’ 시리즈 열 번째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가 다음 달 8일 개봉한다. 유인원의 리더 ‘시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리부트 트릴로지 마지막 편 ‘혹성탈출: 종의 전쟁’ 이후 7년 만이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그 자체로 영화 시각효과(Visual Effects·VFX)의 변천사. 영화 기술 진보를 통한 유인원 배우의 56년 동안의 ‘진화’ 과정을 살펴본다.● 첫 ‘혹성탈출’, 메이크업으로 유인원 구현 혹성탈출 시리즈는 1968년 처음 시작됐다. 피에르 불의 소설 ‘원숭이 행성’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유인원이 사람을 사육한다는 아이디어는 그 자체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화면을 어색하게 합성하는 정도의 원시적인 VFX 수준에 머물러 있던 당시 유인원을 구현할 최선의 방법은 ‘특수 분장’이었다. 당시 제작진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존 체임버스를 고용해 25명이 넘는 대형 분장팀을 꾸렸다. 유인원 얼굴을 이마와 뺨, 주둥이 세 부분으로 나눠 특수 분장 작업을 했다. 유인원 분장을 하더라도 연기자의 감정이 살아 묻어날 수 있도록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메이크업에만 영화 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다. 메이크업을 하고 이를 제거하는 데는 총 촬영 시간의 60%가 소요됐다. 영화는 유인원 분장 자체로 인정받았고, 체임버스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이 없던 시절 공로상을 받아 첫 오스카 수상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기록됐다. 이후 팀 버턴 감독이 제작한 2001년 버전 ‘혹성탈출’에서도 연기자의 얼굴에 유인원 특수 분장을 한 고전적 방식을 사용했다.● 진화된 ‘모션 캡처’ 유인원의 세밀한 표정 재현 VFX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한 건 2011년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이자 ‘시저’를 주인공으로 한 3부작의 첫 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부터다. 이 작품부터 연기자의 몸에 마커와 센서를 부착하고 촬영한 동작들을 컴퓨터로 데이터화하는 ‘모션 캡처’ 기술이 사용됐다. 연기자의 움직임을 바로 캐릭터에 입힐 수 있어 효율적이고, 관절의 움직임까지 반영할 수 있어 캐릭터가 훨씬 실제와 가깝게 느껴졌다. 새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한발 더 나아갔다. 큰 몸동작은 물론이고 미세한 얼굴 표정까지 포착해 유인원에 더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기존에는 모션 캡처 연기자 얼굴에 카메라 1대를 부착해 얼굴 표정의 미세한 변화를 모두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번 작품에서는 얼굴 위아래 2대의 카메라를 이용했고, 배우 얼굴에 101개의 마커를 찍어 배우의 표정이 각 캐릭터에 완벽히 구현되도록 했다. 유인원 얼굴 VFX 작업을 맡은 한국인 김승석 웨타FX 시니어 모델러는 “연기자와 (유인원) 캐릭터를 거의 비슷하게 만들었더니 슈퍼바이저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새로운 주인공 ‘노아’가 가족을 되찾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혀 나간다는 이번 영화의 주제답게 얼굴 표정이 사람과 더욱 유사하게 발전했다. 이번 영화에선 ‘포캡’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보디슈트도 사용됐다. 포캡은 마커 대신 특정한 이미지가 입력된 띠를 몸에 두른 형태의 보디슈트다. 컴퓨터가 각 이미지를 개별적으로 인식해 야외 촬영분에서도 연기자의 각 신체 움직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 슈트 자체도 훨씬 가벼워 연기자가 움직임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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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찔 액션 스턴트맨의 아슬아슬 비밀연애

    커다랗게 펼쳐진 스크린에서 픽업트럭이 시원하게 질주하고, 펑펑 터지는 폭탄에 시뻘건 모래가 회오리친다. 적의 공격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주인공. 필사의 싸움 끝에 결국 살아남아 사랑하는 사람을 품에 안는다. 안 봐도 내용을 알 것처럼 뻔해 보이지만, 그 뻔한 재미에 또 빠져든다. 상념을 잊고 팝콘 한 통과 함께 즐기기 좋은 영화 ‘스턴트맨’이 다음 달 1일 개봉한다. ‘노트북’(2004년), ‘바비’(2023년)의 라이언 고슬링이 엄청난 실력을 가진 스턴트맨 콜트 역을 맡았고 ‘존윅’(2014년), ‘데드풀2’(2018년)의 데이비드 리치 감독이 연출했다. 최근 외화 흥행이 저조한 가운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잘나가는 스턴트맨 콜트는 촬영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와 비밀연애를 하며 행복한 한때를 보낸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연기를 하던 중 척추가 부러지는 대형 사고를 당하게 되고, 약한 모습을 들키기 싫어 조디와도 이별한다. 그렇게 끊어지나 싶던 둘의 인연은 영화 프로듀서의 계략에 의해 다시 이어진다. 현장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뜻밖의 사고에 휘말려 영화 바깥에서 ‘진짜 스턴트’를 펼치게 된다. 라이언 고슬링은 ‘차기 톰 크루즈를 노리는 걸까’ 싶을 정도로 수위 높은 액션 연기를 펼친다. 특히 회전하면서 달리는 트럭 위에서 맨몸으로 덩치 큰 악당과 싸우는 모습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촬영에 참여한 실제 스턴트맨이 자동차 8바퀴 반 전복에 성공해 18년 만에 기네스 세계 기록도 경신했다. 스턴트맨을 영화의 주연으로 화려하게 끌어올린 리치 감독 또한 스턴트맨 출신이다. 리치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스턴트 퍼포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었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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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새 8500억 증발, 뉴진스 두고 ‘집안싸움’ 격화

    국내 최대 음반 기획사 하이브가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산하 레이블 어도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외 펀드에 어도어 주식 매각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23일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어도어 측은 “어도어 일부 경영진의 일탈”이라고 반박하면서 양측의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23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하이브에서 어도어 부대표로 이직한 A 씨의 컴퓨터에서 어도어 경영권 변동과 관련된 문건을 최소 3건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작성된 문건에는 ‘외부 투자자 유치 1안, 2안’이라는 항목 아래 ‘G.P는 어떻게 하면 살 것인가’ ‘하이브는 어떻게 하면 팔 것인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G를 싱가포르투자청(GIC), P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작성된 문건에는 ‘목표’라는 항목 아래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우리를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한다’는 문구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하이브는 어도어가 하이브가 가진 지분 일부를 해외 펀드에 매각하며 독립성 강화를 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사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어도어 관련 사태에 대해 “회사는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진상을) 확인한 후 조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는 전날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박 대표는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기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라며 “감사를 통해 (의혹이) 더 규명될 경우 회사는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어도어 측은 감사에서 지적된 해당 문건은 ‘어도어 부대표인 A 씨의 개인 일탈 행동’이라며 민 대표와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어도어 측은 문제의 핵심은 ‘뉴진스 카피 의혹’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하이브 산하의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이 걸그룹 아일릿을 데뷔시킨 뒤 ‘뉴진스 카피 의혹’이 커지자 뉴진스 멤버의 부모들이 먼저 어도어 측에 이를 문제 삼으며 하이브와의 논의를 통해 해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어도어는 이달 3일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박 대표에게 이에 대한 문제점과 시정요구서 등을 보냈다. 이러자 하이브는 답변서를 보내며 어도어 측에 뉴진스 멤버 부모들과의 면담 성사를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이브 측의 답변에 성의가 없다고 느낀 부모들이 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 이후에 하이브가 22일 감사에 돌입한 것으로 어도어 측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사 결과와는 별개로 하이브가 기업 규모를 키우며 멀티 레이블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본사와 레이블 간의 갈등과 불신이 증폭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본사의 경영권 범위, 레이블 자체의 창작권 보장 등과 관련해 뚜렷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빅히트뮤직, 플레디스, 빌리프랩, 쏘스뮤직, 어도어, KOZ 등 7개 레이블을 갖고 있고, SM과 JYP도 산하 레이블이 있는 만큼 이번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까지 K팝 산업에서는 주로 ‘톱 다운’ 방식으로 기획사들이 운영되었지만 이제는 독립 레이블처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하이브의 집안 싸움에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22일 7.81% 빠졌던 하이브 주가는 23일 1.18% 내려간 21만 원으로 마감했다. 하이브의 시총은 이틀 사이 8539억 원 감소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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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는 테니스공처럼… 세 남녀의 사랑과 증오

    현재 미국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여배우를 꼽으라면 젠데이아(28)를 빼놓을 수 없다. 13세 때 디즈니플러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그는 영화 ‘스파이더맨’의 MJ, ‘듄’의 차니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주인공을 꿰차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쿨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미국 MZ세대의 ‘워너비’ 스타로 사랑받고 있다. 젠데이아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챌린저스’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퀴어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2017년)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루카 과다니노 감독의 신작이다. 젠데이아는 천재 테니스 선수였다가 부상으로 은퇴하고 남편의 코치가 된 타시 역을 맡았다. 타시는 청소년 시절부터 주목받은 테니스 여왕. 꽃길만 펼쳐질 것 같던 타시의 미래는 무릎 부상으로 한순간 무너진다. 그런 타시 곁에는 어렸을 때부터 그를 짝사랑한 아트(마이크 파이스트)가 있다. 아트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로 거듭나고, 타시는 아트의 코치이자 아내가 돼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평온한 일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아트의 어린 시절 절친으로 타시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패트릭(조시 오코너)이 다시 나타나 두 사람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는 테니스공 같다. 과다니노 감독의 전작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이 일상을 송두리째 흔드는 달콤하고 씁쓸한 첫사랑을 그렸다면, ‘챌린저스’는 사랑과 증오, 욕망과 현실이 뒤섞인 복잡한 인간 내면을 담아냈다. 긴장감 넘치는 세 남녀의 관계를 리듬감 있는 음악과 빠른 템포의 테니스 경기 장면으로 시각화한 연출이 돋보인다. 테니스공이 카메라로 변해 마구 뒤섞인 앵글로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장면은 감독이 표현하고자 한 감정을 대사 없이도 정확히 전달한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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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연령제한, 만18세→19세 미만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의 연령 제한이 ‘만 18세 미만’에서 ‘만 19세 미만’으로 다음 달부터 바뀐다. 22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개정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기존 영화진흥법은 청소년을 만 18세 미만으로 규정했지만 개정 법률은 이를 만 19세 미만으로 상향했다.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기준과 일치시키기 위한 조치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개정법 시행에 맞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표시와 경고 문구를 바꿀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영등위는 멀티플렉스 3사를 포함한 영화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협조 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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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日 오리콘 ‘연호 랭킹’서 해외 가수 첫 1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일본 오리콘이 발표한 ‘레이와(令和·2019년을 기산점으로 하는 일본의 연호) 랭킹’에서 아티스트 세일즈 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오리콘 연호 랭킹의 종합 순위에서 해외 가수가 1위에 오른 것은 BTS가 처음이다.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이번 오리콘 연호 랭킹 순위는 2019년 5월부터 올 1월까지 싱글, 앨범, 음악 DVD·블루레이, 디지털 싱글·앨범과 스트리밍 등 총 매출액을 따져 매겨졌다.BTS의 매출 비중은 앨범 36.6%, 음악 DVD·블루레이 33.8%, 스트리밍 25% 순이었다. 이외에도 BTS는 합산 싱글, 합산 앨범, 싱글, 앨범, 디지털 싱글, 디지털 앨범, 스트리밍, 음악 DVD·블루레이 등 8개 부문에서 해외 가수 1위를 차지했다. BTS가 지난해 6월 발매한 베스트 앨범 ‘BTS, 더 베스트(BTS, THE BEST)’는 105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앨범 차트 6위에 올랐다. 이로써 BTS는 단일 앨범으로 밀리언셀러에 오른 유일한 해외 가수가 됐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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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강요된 ‘정치적 올바름’도 신념일까

    인종, 성 정체성, 젠더 문제에서 ‘정치적 올바름(PC)’을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가 광기라고 지적하는 문제작이다. 영국 언론인인 저자는 동등한 기회와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백인보다 유색 인종이, 이성애자보다 동성애자가, 남성보다 여성이 대우받는 현실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작은 의문을 표하기만 해도 주홍글씨가 붙는 오늘날의 현실이 대중의 정신착란에 가깝다는 것이다. 저자는 “언젠가 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성격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리라”고 했던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외침이 빛을 바랬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960년대 시작된 흑인 연구가 처음에는 흑인의 역사와 특수성에 집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백인들의 특권의식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손쉬운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백인 남자 배우가 잘못하면 가혹하게 비난받지만, 흑인 배우는 상대적으로 너그럽게 용서해 주는 사회 분위기를 그 예로 들고 있다. 동성애자와 여성에 대해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것. 예컨대 동성 결혼과 성적 정체성을 바꾸는 ‘전환 치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비이성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침묵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성 이슈에서는 ‘미투 사태’ 이후 여성이 남성의 성을 희화화하는 것은 유머로 받아들여지는 데 반해 남성은 성적 농담을 하기만 해도 사회적으로 비난받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같은 분위기에서 군중이 벗어나려면 수용을 강요하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의 백인 남성으로 전통 기득권 집단에 속한 저자가 펴는 소수자 담론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 현상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책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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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슷한 근현대사에 동병상련… 외국인의 객관성으로 만들었다”

    “한 주씩 (공개되기를) 기다렸다가 보는 재미도 꽤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감질나게 절정의 순간에서 끊어버리면 다음주를 기다리게 되잖아요. 싸구려 트릭이라 할 수 있지만 저는 그게 좋아요. 그 맛에 드라마 보는 거 아니겠어요?”박찬욱 감독(61)이 18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HBO 신작 드라마 ‘동조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동조자’는 박 감독이 공동 쇼러너(show runner)로 제작·각본·연출 전 과정을 지휘한 작품으로 그의 두번 째 시리즈물이다. 박 감독이 ‘헤어질 결심’(2022년)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뒤 처음 내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총 7화 분량으로, 15일 쿠팡플레이에서 1화가 공개됐고 매주 월요일 1화씩 공개된다.‘동조자’는 베트남인 주인공 대위(호아 숀데이)가 겪는 시대상과 그에 따른 정체성 변화의 여정을 섬세하게 따라간 작품이다. 배경은 1970년대 베트남과 미국이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대위가 사이공 함락 이후 자신이 모시던 남베트남 장군과 함께 미국으로 향해 이중간첩 노릇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퓰리처상을 받은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박 감독이 직접 각색했다.박 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베트남인도 미국인도 아니라 가질 수 있는 거리감이 있었고 그 덕에 객관성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비슷한 근현대사를 겪은 (베트남에)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었다”며 “내전의 배후에 강대국이 있었다는 사실, 남한 안에서의 이념투쟁같은 것은 한국인에겐 공기같은 일이다. 적어도 미국인보다는 그 정을 잘 이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동조자’에는 ‘아이언맨’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1인 4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원래는 다 다른 인물을 캐스팅할 계획이었지만 박 감독 아이디어로 바뀐 부분이다. 박 감독은 “등장하는 4명의 인물이 각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교수, 영화감독, 하원의원이다. 중요한 일을 하는 백인 남성들”이라며 “각 캐릭터가 미국을 잘 보여주는 네개의 얼굴일 뿐 결국 하나의 존재라는걸 느꼈다. 그 점을 시청자가 단박에 알아채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명의 배우가 4역을 모두 연기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1인 4역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박 감독은 드라마가 원작과 가장 다른 부분을 ‘유머’로 꼽았다. 그는 “영상매체는 관객이 인물의 얼굴과 둘러싼 환경, 공간을 볼 수 있다는 특권을 갖고 있다. 소설에는 없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가진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유머를 최대한 사용했다”고 말했다.전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2019년)에 이어 첩보물을 선택한 것에 대해 박 감독은 “이런 이야기에 끌린다. 영화감독이 되도록 이끈 제 성향과 스파이 소설을 좋아하는 성향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거대한 거짓말을 하나 만들고 세상이 그럴듯하게 믿도록 만드는 공작, 그게 영화감독이 하는 일과 굉장히 비슷해요. 곳곳에 넣은 유머를 음미해가면서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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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서예전람회… 24~26일 4개부문 접수

    한국서가협회(이사장 한윤숙)가 제32회 대한민국서예전람회를 개최한다. 24일부터 26일까지 △한글서예 △한문서예 △문인화 △전각(篆刻) 부문에서 작품을 접수한다. 수상자는 다음 달 14일 동아일보에 발표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한다. 각 부문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 원을 준다. 입상작은 6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 전시한다. 자세한 사항은 협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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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 스타일’ 블랙코미디로 보는 베트남전

    박찬욱 감독이 공동 쇼러너(show runner)로 제작·각본·연출 전 과정을 지휘한 미국 HBO 드라마 ‘동조자(The Sympathizer)’가 15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국내 공개됐다. 퓰리처상을 받은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박 감독이 직접 각색했다. 박 감독이 ‘헤어질 결심’(2022년)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뒤 처음 내놓은 작품이자 그의 두 번째 시리즈물이다. ‘동조자’는 베트남 전쟁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1975년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은 남베트남 장군을 모시는 대위(호아 숀데이)다. 그러나 그의 정체성은 훨씬 더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잡종개’라는 멸시를 받으며 산다. 북베트남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남쪽으로 피란 가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눈에 띄어 정보요원 일을 시작한다. 그로 인해 미국에서 공부를 하게 되고, 마음속에 미국을 향한 동경과 증오가 함께 자리 잡는다. 이후 베트남으로 돌아온 그는 남베트남 장군을 모시며 북베트남에 정보를 제공하는 이중간첩 노릇을 한다. 15일 공개된 1화는 대위가 이중간첩 노릇을 하다가 사이공이 함락되기 직전 미국행 수송기에 몸을 싣는 극적인 과정을 담았다. 박 감독은 “원작 소설 ‘동조자’를 처음 읽었을 때 불꽃놀이를 보는 듯했다. 표현과 문체가 아주 컬러풀하고 소란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1화에서 주인공이 남베트남을 탈출하려 할 때 활주로가 폭격과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이 그런 느낌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원작자인 응우옌은 “‘동조자’를 집필할 때 박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이미지들을 생각하면서 썼다. 박 감독은 제 소설을 완벽하게 드라마화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1화에서는 박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이 돋보인다. 색채와 미장센을 중시하는 그의 작품답게 드라마는 베트남을 연상케 하는 빨강, 노랑 색채가 스며들어 있다. 남베트남이 망해 주인공이 도주하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박 감독의 블랙코미디적 요소들이 묻어 있다. 이 작품에서 1인 4역을 맡아 화제가 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1화에서 노년의 CIA 요원 클로드를 연기했다. ‘동조자’는 총 7화로 매주 월요일에 한 편씩 공개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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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 사람들’ 美작가조합 각본상… 할리우드 3대 조합상 석권

    한국계 제작진과 배우들이 참여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이 미국작가조합(WGA)의 TV미니시리즈 부문 각본상을 받았다. 이로써 미국제작자조합(PGA) TV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 제작자상, 미국배우조합(SAG) TV영화·미니시리즈 부문 남녀 주연상에 이어 할리우드 3대 조합상을 모두 차지하게 됐다. WGA는 ‘성난 사람들’에 TV미니시리즈 부문 각본상을 수여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성난 사람들’은 이성진 감독과 주연배우 스티븐 연 등 한국계 미국인이 대거 제작에 참여했다. 앞서 1월에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8관왕에 올라 주목받았다. ‘성난 사람들’은 되는 일이 없는 한인 이민자 2세 대니(스티븐 연)와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자신의 모습을 잃은 채 살아가는 에이미(앨리 웡)가 난폭 운전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지난해 4월 공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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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년만의 ‘매드맥스’… 백발 거장의 귀환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기대만큼 압도적이다. 액션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가 9년 만에 신작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로 돌아온다. 주인공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부터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년) 시점 직전까지 18년의 세월을 다룬 프리퀄(기존 작품보다 앞선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는 속편)로, 다음 달 개막하는 제77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국내에선 5월 중 개봉 예정이다. 시리즈 전편을 연출한 조지 밀러 감독(79)은 1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신작에 대해 “순수 시네마의 정수를 보여줄 작품”이라고 자부했다. 밀러 감독이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20분 분량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가편집본도 상영됐다. 문명 붕괴 45년이 지난 후 황폐화된 세상에서 주인공 퓨리오사가 목숨을 걸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넷플릭스 드라마 ‘퀸즈 갬빗’으로 한국에서도 얼굴이 잘 알려진 애니아 테일러조이가 젊은 퓨리오사를 연기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폭발적인 카체이싱 액션신을 보여주면서도 이번에는 대사량이 크게 늘었다. 퓨리오사가 겪은 18년의 세월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다. 밀러 감독은 “(액션신은) 친숙하면서도 (대사량이 많아져) 독특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밀러 감독은 1979년 ‘매드맥스’를 시작으로 45년 동안 이 시리즈에 몰두해 왔다. 밀러 감독은 “영화는 눈으로 보는 음악 같다”면서 “영화를 볼 때 오감의 많은 부분을 사용한다. 카메라의 움직임, 음향 등 모든 게 영화 속에 있기 때문에 영화를 완벽히 마스터했다고 할 사람이 아직 없는 것일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제 평생 관객을 영화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했고 저 역시 조금씩 (영화에 대해) 더 이해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네마콘 2024 행사에서 가편집본을 처음 공개한 뒤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그는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영화계에서) 한국은 정말 중요한 국가’라고 했다”며 “한국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지식이 굉장히 많아서 놀랐다. 도시마다 영화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문화를 통해 대단한 감독들이 배출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전날 봉준호 감독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봉 감독처럼) 훌륭한 감독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라고 했다. 여든을 앞둔 백전노장이지만 밀러 감독은 여전히 새 작품 개봉을 앞두고 “자식을 세상에 내보내는 느낌이라 떨린다”고 했다. “영화는 제가 만들었지만 결국 이게 좋은 영화인지 말해주는 건 관객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스토리가 나빴다면 내 잘못이다, 좋았다면 그건 관객 모두의 덕이다’라는 말이죠. 영화관을 나선 뒤에도 잔상이 남는 경험을 관객들이 한다면 큰 영광일 것 같습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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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드맥스’ 조지 밀러 감독 첫 내한…“한국 사람들 영화 지식 많아”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기대만큼 압도적이다. 액션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가 9년 만에 신작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로 돌아온다. 주인공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부터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년) 시점 직전까지 18년의 세월을 다룬 프리퀄(기존 작품보다 앞선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는 속편)로, 다음 달 개막하는 제77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국내에선 5월 중 개봉 예정이다. 시리즈 전편을 연출한 조지 밀러 감독(79)은 1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작에 대해 “순수 시네마의 정수를 보여줄 작품”이라고 자부했다. 밀러 감독이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20분 분량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가편집본도 상영됐다. 문명 붕괴 45년이 지난 후 황폐화된 세상에서 주인공 퓨리오사가 목숨을 걸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넷플릭스 드라마 ‘퀸즈 갬빗’으로 한국에서도 얼굴이 잘 알려진 애니아 테일러조이가 젊은 퓨리오사를 연기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에서 토르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새로운 빌런 ‘디멘투스’ 역을 맡았다. 퓨리오사를 엄마로부터 납치해 시타델의 임모탄(러치 험)에게 팔아넘긴 장본인으로 등장한다.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폭발적인 카체이싱 액션신을 보여주면서도 이번에는 대사량이 크게 늘었다. 퓨리오사가 겪은 18년의 세월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다. 밀러 감독은 “(액션신은) 친숙하면서도 (대사량이 많아져)독특한 영화가 될 것”이라며 “이런 시리즈 영화를 만들 때 똑같은 형식을 답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밀러 감독은 1979년 ‘매드맥스’를 시작으로 45년 동안 이 시리즈에 몰두해 왔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정형외과 의사로 일하다가 영화감독이 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가 데뷔 이후 처음 평단의 인정을 받은 영화 ‘매드맥스’다. 밀러 감독은 그는 “제 평생 관객을 영화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했고 저 역시 조금씩 (영화에 대해) 더 이해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영화는 눈으로 보는 음악 같다”면서 “영화를 볼 때 오감의 많은 부분을 사용한다. 카메라의 움직임, 음향 등 모든 게 영화 속에 있기 때문에 영화를 완벽히 마스터했다고 할 사람이 아직 없는 것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네마콘 2024 행사에서 가편집본을 처음 공개한 뒤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그는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영화계에서) 한국은 정말 중요한 국가’라고 했다”며 “한국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지식이 굉장히 많아서 놀랐다. 도시마다 영화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문화를 통해 대단한 감독들이 배출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전날 봉준호 감독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봉 감독처럼) 훌륭한 감독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라고 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전통 한식 식당에 갔는데 훌륭하고 환상적이었다.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다”며 웃었다.여든을 앞둔 백전노장이지만 밀러 감독은 여전히 새 작품 개봉을 앞두고 “자식을 세상에 내보내는 느낌이라 떨린다”고 했다. “영화는 제가 만들었지만 결국 이게 좋은 영화인지 말해주는 건 관객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스토리가 나빴다면 내 잘못이다, 좋았다면 그건 관객 모두의 덕이다’라는 말이죠. 영화관을 나선 뒤에도 잔상이 남는 경험을 관객들이 한다면 큰 영광일 것 같습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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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찍힌 나는 숨었고, 퍼뜨린 넌 웃고 있었다

    이름처럼 곧고 순하게 살아온 중년의 정순. 더 평범할 수 없을 만큼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녀가 디지털 성범죄를 당하며 겪는 감정의 파도를 그린 영화 ‘정순’이 17일 개봉한다. 영화는 전 세계 19개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제17회 로마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방 소도시의 작은 아파트에 사는 정순(김금순)은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 단출하게 출근 준비를 하고 식품공장으로 향한다. 공장에서 그녀의 이름은 ‘이모’다. 누가 누군지 구별되지 않는 하얀 위생복을 입고, 새파랗게 어린 책임자 기분을 하루 종일 살핀다. 결혼을 앞둔 딸이 궁상맞게 허리띠를 졸라매 속이 상하지만 달리 해줄 것이 없어 통 가득히 반찬을 만들어 담는 그녀의 일상은 주변 어디에나 있을 것처럼 평범하다. 그러던 어느 날 단조롭던 정순의 일상에 영수(조현우)라는 ‘돌’이 던져진다. 공사판에서 일하다 몸을 다쳐 공장으로 흘러왔다는 영수에게 정순은 눈길이 간다. 여관 셋방살이를 하는 그에게 연민을 느끼며 점점 가까워진다. 출근 전 근처 호숫가로 드라이브를 갈 때 그녀는 이모나 엄마가 아닌 오롯이 ‘정순’이 된다. 하지만 정순의 작은 행복은 한순간 무너진다. 함께 밤을 보내며 즐겁게 노래 부르는 그녀의 모습을 촬영한 영수가 이를 공장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영상이 시내로 퍼져나간다. 정순은 수치심에 집으로, 방으로 숨어들다가 잠시 숨이 트인 어느 날 웃으며 여전히 잘 지내고 있는 영수를 목격하곤 그와 대면하기로 결정한다. 영화 ‘울산의 별’(2022년), ‘잠’(2023년)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금순이 정순 역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정말 우리 곁 어디엔가 있을 것 같은 이모이자 엄마의 모습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정지혜 감독(29)의 장편 데뷔작이다. 동의 없이 사적 영상이 유포되는 악몽을 겪는 중년 여성을 사실적으로 조명했다. 정 감독은 “편견으로 소외되고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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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 신작 ‘동조자’ 15일 국내 공개

    박찬욱 감독(사진)의 신작 미국 HBO 드라마 ‘동조자’가 14일(현지 시간) 공개된다. 박 감독이 제작 전 과정을 지휘하고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아 1인 4역을 소화한다. 한국에서는 쿠팡플레이에서 15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1회씩 순차 공개한다. 총 7화 분량이다. ‘동조자’는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고뇌를 다룬 작품이다.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박 감독이 각본과 제작 등 전 과정을 지휘하는 쇼 러너이자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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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OTT 투자+韓감성 한 스푼… K크리처물 흥행몰이

    넷플릭스 신작 ‘기생수: 더 그레이’가 5일 공개 후 전 세계 TV 시청 1위에 올라서며 초반부터 뜨거운 반응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 삼아 세력을 확장하는 기생 생물에 대한 이야기.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연재된 이와아키 히토시의 일본 만화 ‘기생수’가 원작이다. 연출은 영화 ‘부산행’(2016년)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맡았다. 드라마의 백미는 쪼개진 인간의 얼굴에서 촉수를 뻗어내는 크리처(괴생명체)들이다. 불가사리처럼 얼굴이 갈라지며 단숨에 길고 축축한 촉수로 변하는 모습은 기괴하고 강렬해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다. ‘기생수: 더 그레이’에 앞서 지난해 말 공개된 ‘경성크리처’, ‘스위트홈’ 시리즈까지 ‘K크리처물’이 최근 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 글로벌 OTT로 날개 단 크리처물 그동안 한국에서 크리처물 영화는 종종 만들어졌지만 드라마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제작 허들이 높았기 때문이다. 마니아층이 뚜렷한 장르라 방송 편성이 쉽지 않고, 까다로운 시각특수효과(VFX) 작업이 필요해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뛴다. 자연스레 투자금이 잘 모이지 않아 좋은 대본이 있어도 제작으로 이어질 수 없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크리처물 투자를 시작했고, 처음 빛을 본 작품이 드라마 ‘스위트홈’이다. 2020년 12월 시즌1 공개 당시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중 처음으로 세계 시청 3위에 올랐다. ‘스위트홈’이 성공하자 크리처물 제작에 불이 붙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경성크리처’ ‘기생수: 더 그레이’ 등 K크리처 드라마가 줄줄이 제작됐다. 자연스레 한국 VFX 기술 수준도 한 단계 성장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 VFX 작업을 맡은 덱스터 스튜디오의 진종현 이사는 “과거 한국의 VFX가 할리우드를 쫓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할리우드가) 우리 디자인을 보게 만들겠다는 스탠스로 바뀌었다”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튜디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작업하고 있다. 이미 우리 기술력이 그들 못지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존과 이해, 인간성 담긴 ‘한국적 괴물’ ‘K크리처물’의 독특한 특징은 한국 특유의 감성을 작품에 녹여 냈다는 점이다. 할리우드 크리처가 압도적인 힘을 바탕으로 인간에게 해를 끼치거나 더 강한 크리처가 살아남는 식의 서사가 대부분이었다면 한국식 크리처물은 공존과 이해, 인간성을 바탕으로 한다.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였던 주인공 수인(전소니)이 기생 생물과 몸을 공유하며 서로를 이해한다. 드라마 속 수인이 기생 생물로 변하는 몸짓은 우리 농악의 ‘상모 돌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스위트홈’은 자신의 욕망을 투영한 괴물 모습으로 변한다는 콘셉트로 성형 중독, 자살 충동 등 한국적이면서도 전 세계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심리적 문제를 담았다. ‘스위트홈’의 주인공 차현수(송강) 역시 괴물로 변해도 인간성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제강점기 인체 실험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경성크리처’에서는 괴물이 여전히 모성애를 갖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콘텐츠는 아주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시대정신을 갖고 있다”며 “서구와 같은 고민을 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한국적이고 동양적이다. 공동체를 중시하고 이해, 공감을 바탕으로 하면서 세계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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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양육’ 소재 미스터리 추리극… 홀로그램 구현 등 눈길

    농업, 어업 등 세계의 제1차 산업을 뒤흔든 사람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세포공학 기술력으로 맛있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만들어내고, 바닷속 참치와 연어를 실제와 똑같이 구현해 낸다. 더 나아가 이제는 농업의 근간인 쌀까지 실험실에서 만들어내겠다고 공언한다.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먹거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세계적 기업 BF(Blood Free)의 대표 윤자유(한효주)는 단숨에 전 세계 농어민의 공공의 적이 된다. 그를 향한 살해 위협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지고, BF를 향한 랜섬웨어 공격이 시작된다. 배양육이라는 소재로 미스터리 추리를 펼치는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지배종’이 10일 공개된다. 총 10부작으로 매주 수요일 두 편씩 공개될 예정이다. ‘지배종’의 첫 장면은 한 행사장에서 상영된 한 영상으로 시작된다. 영상 속 소들은 평화롭게 풀을 뜯어 먹는다. 따사로운 햇볕 속에서 큰 눈망울로 천천히 풀을 뜯는 엄마 소와 아기 소. 그러나 소들의 한가한 하루는 일순간 생지옥이 된다. 도축업자들이 소들을 쫓자 소들은 영상이 홀로그램화돼 상영되던 행사장으로 뛰어든다. 그러나 도축업자들의 칼날을 피할 수 없던 소들은 행사 참가자들 바로 옆에서 몸이 갈가리 찢겨 도륙된다. 스테이크를 먹던 행사 참가자들은 이 영상을 보고 도저히 다시 나이프를 들 수가 없다. 문제의 영상은 생명공학 기업 BF가 참혹한 도축이 아닌 실험실에서 만든 윤리적인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BF의 기술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해 가고, 육고기는 물론 생선에 이어 쌀까지 실험실에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전 세계 농어민 및 관련 단체들에게 살해 위협을 받던 BF는 어느 날 ‘시티즌X’라는 존재에게 랜섬웨어 해킹을 당하고, 800억 원을 요구받는다. 일에만 파묻혀 사는 BF 대표 윤자유는 가장 가까운 이들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시티즌X’의 존재를 파헤치기 위해 경호원 우채운(주지훈)을 고용한다. 그러나 우채운 역시 BF의 비밀을 캐야 한다는 미션을 받고 윤자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인물이다. 드라마는 BF를 둘러싼 겹겹의 미스터리를 파헤쳐 나간다. 8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한효주는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똑똑한 소재의 똑똑한 드라마”라며 “지금도 대본을 처음 읽었던 날이 생각난다. 드디어 이런 좋은 대본이 나에게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어 일기까지 썼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를 쓴 이수연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범인이 누구인지, 진짜 내 편이 누구인지 헷갈리게 만들면서 시청자들이 상상력을 펼쳐 나가도록 구성했다고. 홀로그램 구현 영상 등 풍부한 시각효과도 눈을 잡아끈다. 전직 군인 출신인 우채운이 윤자유의 경호원이 되기 위해 선발 테스트를 받는 모습은 마치 게임의 한 장면 같다. 우채운이 증강현실 속으로 들어가 공격하는 사람들을 제압하고, 자동차 레이싱을 하며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는 모습은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웠던 ‘스케일이 남다른’ 시각효과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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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잃고 뒤틀린 모성… 믿고 보는 두 여배우의 ‘마더스’

    어떤 사건은 우리를 결코 전과 같은 사람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다. 유능한 남편, 착하고 귀여운 아들, 다정한 이웃…. 부러울 것 없던 셀린(앤 해서웨이)의 삶은 어느 봄날 한순간에 산산조각 난다. 여덟 살 아들 맥스가 발코니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고 만 것. 떨어진 아이를 부둥켜안고 절규해보지만 아들의 숨은 이미 끊어졌다. 맥스의 죽음으로 이웃 앨리스(제시카 채스테인)의 일상도 무너진다. 셀린과 친자매처럼 지내던 앨리스는 맥스가 발코니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앨리스의 아들 테오 역시 가장 친한 친구였던 맥스를 잃은 슬픔에 빠져 우울해한다. 앨리스를 더욱 신경쇠약 상태로 몰아넣는 건 셀린의 태도다. 죽은 맥스를 기억한답시고 자꾸 테오를 집으로 불러 함께 시간을 보내고,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테오에게 과자를 권해 위험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앨리스는 셀린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들 테오를 해치려 한다는 노이로제에 걸리고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복잡 미묘해져 간다. 두 엄마의 모성애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뒤틀린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한 영화 ‘마더스’가 3일 개봉했다.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무엇보다 ‘믿고 보는 배우’인 앤 해서웨이와 제시카 채스테인의 연기가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한다. 앤 해서웨이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엄마 셀린 역을 실감나게 소화했다. 특히 아들이 죽은 직후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다가 옆집 아이 테오를 볼 때 미움인지, 소유욕인지 모를 감정으로 눈빛이 살아나는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큰 눈과 시원시원한 입매로 사랑스럽거나 처연한 역할을 많이 맡았던 앤 해서웨이의 연기 변신이라 할 만하다. 앤 해서웨이는 보그 홍콩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맡았던 것 중 가장 어려운 역할이었다. 배우로서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 하차할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도중에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한다. 제시카 채스테인은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에 점점 히스테릭해지는 앨리스의 감정을 차곡차곡 능숙하게 쌓아 올린다. 각각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두 배우가 부딪치는 장면은 눈빛만으로도 긴장감이 전달된다. 친구 사이인 두 배우 모두 영화 제작자로 참여했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에 비해 각본과 연출이 단순하다는 인상을 준다. 촬영감독으로 잘 알려진 브누아 들롬의 첫 장편 감독작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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