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익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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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박현익 기자입니다.

beepark@donga.com

취재분야

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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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트북 한 대로 AI 작업이 되네… 앱 부족은 아쉬워

    “신문 읽는 모델을 그려줘. 퀄리티는 높아야 하고 그림처럼 보이면 안 돼. 손가락, 눈, 목 왜곡도 안 되고.” 올해 새로 출시된 ‘LG 그램 프로’ 노트북에 이렇게 주문하자 1분 만에 신문을 펼친 여성 이미지가 생성됐다. 오똑한 코에 또렷한 눈매를 가진 외국 여성이다. 이는 문자를 그림으로 바꿔주는(text to image)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스테이블 디퓨전’ 덕분이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AI 노트북’을 표방하고 있는 LG 그램 프로에는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됐다. 코어 울트라에는 CPU 및 내장형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더해 AI 기능 수행만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들어갔다. 과거와 달리 통신 연결 없이도 노트북 안에서 기본적인 AI 가동이 가능하다. 그동안 생성형 AI 기능은 빅테크 서버에서 작업을 수행한 뒤 결과물만 개인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이용했었다. 이 같은 고성능 노트북에 ‘얇고 가볍다’는 그램의 정체성까지 살려 경쟁력은 한층 강화됐다. 약 3주일 동안 기존 업무 노트북 대신 들고 다니면서 썼는데 급할 때는 이동 중에 한 손으로 받쳐 써도 될 만큼 편리했다. 보통 높은 사양의 칩셋(CPU, GPU, NPU 등 기기 내장되는 칩 조합)이 들어가면 두껍고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16형 내장 그래픽 모델 기준 LG 그램 프로의 두께는 12.4mm로 전작인 2023년형 그램(15.7mm)보다 21% 줄었다. 무게는 1199g이다. 비슷한 사양의 타사 노트북 무게가 1.5∼2kg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가볍다. 아쉬운 점은 그래픽 관련 성능이다. 프로세서에 내장된 그래픽 처리 속도는 전작(울트라 코어7) 대비 2배 빨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외장형 GPU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또 LG 그램 프로 중 외장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모델도 있는데 여기에는 지난해 출시된 노트북과 동일한 지포스 RTX 3050이 들어갔다. NPU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한계다. NPU를 쓰려면 NPU에 맞춤화된 앱을 실행해야 한다. 다만 AI 노트북은 이제 개화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NPU 관련 앱도 다양하게 출시되는 등 관련 생태계가 커지면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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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재 뚫은 中 개발 여객기 국제 데뷔… 美, ‘운항승인’ 견제 가능성

    2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개막한 ‘싱가포르 에어쇼 2024’의 화제는 단연 ‘C919’였다. C919는 중국 국영기업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가 2008년 항공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자체 개발한 첫 중형 여객기다. C919가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국에서 온 항공업계 및 군 관계자들이 C919를 둘러싸고 연신 사진과 영상을 찍어댔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중형 여객기를 국제무대에 선보이며 과학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코맥은 프랑스 파리 에어쇼, 영국 판버러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히는 싱가포르 에어쇼에 C919를 전시했다. 중국이 프랑스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이 장악하고 있는 국제 여객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C919는 보잉의 ‘B737’, 에어버스의 ‘A320네오’와 경쟁하는 모델이다. 좌석 규모는 약 150∼190석으로 기내 통로가 중앙에 하나 있다. 최대 5555km를 비행할 수 있다. C919는 2017년 첫 비행에 성공했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20년 미 정부는 엔진 기술 수출 불허 가능성을 시사했고 2021년 미 상무부는 코맥을 수출 규제 리스트에 올렸다. 코맥과 중국군의 연계가 의심되고 미국 기술이 군사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국의 절치부심으로 C919가 중국 둥팡항공 국내선에 투입되는 등 성과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C919 계약 물량은 1200대가 넘는다. 에어쇼 현장에서 만난 한 항공기 제작사 관계자는 “내부가 쾌적하고 다른 항공기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몇 년 전만 해도 과연 C919가 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이제는 앞으로 몇 대를 더 인도할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19일(현지 시간) “C919는 외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중국 ‘메이드 인 차이나’ 전략의 상징”이라며 “보잉, 에어버스와 경쟁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이번 에어쇼에서 보잉이 전시한 항공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보잉 부스에는 2025년쯤 첫 상업 운행 예정인 ‘B777X’ 항공기의 실내 모크업(모형)만 전시돼 있었다. 보잉은 싱가포르 에어쇼의 단골손님이었지만 올해는 실제 여객기를 전시하지 않았다. 올해 초 보잉의 ‘B737-9 MAX(맥스)’ 항공기 문이 비행 도중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각종 품질 논란에 휘말리자 에어쇼 참여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장에서 만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열린 두바이 에어쇼에서 보잉이 항공기 240여 대를 팔았는데, 불과 석 달 뒤 열린 에어쇼에 나오지 않은 건 이례적”이라며 “보잉이 주춤한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오려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현재 C919의 한계는 뚜렷하다. 아직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운항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국과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비행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다. 미국과 유럽이 ‘운항 승인’을 무기로 중국을 견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중국이 핵심 부품을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기술 개발이 가장 어려운 항공 장비로 꼽히는 엔진은 미국과 프랑스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의 ‘리프(LEAP)’를 쓴다. 하지만 중국은 내수 시장만으로도 C919를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비행 기록이 축적되면 언젠가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운항 인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동체와 날개, 전장, 소재 등 C919 부품 국산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개발 초기 수십 개에 불과했던 C919 관련 자국 업체 수는 200여 개로 늘어났다. 선진국들의 견제가 커지면서 오히려 자국 내 생태계가 보다 빨리 만들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 컨설팅 회사 IBA의 마이크 요먼스 가치평가부문 디렉터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C919는 특히 자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할 강력한 기회를 갖고 있다”며 “국제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올라가며 항공뿐 아니라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자립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만큼 한국은 고부가가치 기술과 제품을 집중 개발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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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이노텍, 자율주행차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선봬

    LG이노텍은 초정밀 광학설계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히팅 카메라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카메라에 히터를 탑재한 제품이다. 날씨가 추울 때 차량 카메라 렌즈에 성에가 끼거나 눈이 쌓이면 차량 주변의 장애물이 감지되지 않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히팅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LG이노텍은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이 렌즈 하단을 직접 가열해 전력을 적게 소모(최대 4W)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눈과 성에를 제거한다고 소개했다. 영하 18도의 극저온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 4분 만에 얼어붙은 렌즈의 해상도가 상온과 동일한 수준으로 복구됐다. LG이노텍에 따르면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은 동일한 환경에서 렌즈의 성에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평균 8분이 걸린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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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AI칩 독주 저지”… 오픈AI, 9300조원 이어 손정의 133조 유치 나서

    인공지능(AI) 산업 경쟁이 격화되며 핵심 무기인 AI 반도체 시장을 노린 ‘쩐의 전쟁’의 판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AI칩 시장을 거의 독점해 온 엔비디아에 맞서 ‘신예’ 오픈AI와 ‘전통 강자’ ARM이 수백조∼수천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서며 AI칩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 겨룰 AI칩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대 1000억 달러(약 133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지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300억 달러를, 나머지 700억 달러는 중동 투자자로부터 조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의 1000억 달러 프로젝트는 ARM 중심의 AI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AI를 학습, 응용하기 위해 필요한 초고성능 칩은 엔비디아, AMD 등 일부 설계 기업들이 독과점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1990년 영국에서 설립된 ARM은 반도체 생태계에서도 가장 초기 단계에 있는 설계자산(IP) 전문으로 ‘팹리스(설계 전문)의 팹리스’라 불린다. ARM은 그간 엔비디아가 자사의 설계를 기반으로 AI 칩을 개발해 왔지만, 앞으로는 엔비디아와 직접 경쟁하겠다는 목표로 대규모의 펀딩에 나선 것이다. 앞서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7조 달러(약 9300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역시 ‘오일머니’를 노리고 중동 투자자들과 접촉했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손 회장과도 수차례 만난 바 있어 반도체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소프트뱅크 및 ARM과 공동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AI칩과 시너지를 낼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기업 간 합종연횡은 속도를 내고 있다. 초고성능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와 TSMC 간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낸드 분야에선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경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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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배터리 연구인력 초임, 사무직 1.7배… “첨단산업 고연봉에 의대 쏠림 현상 없어”

    “중국에선 이과생들 사이 의대 쏠림 현상이 없습니다.” 6일 중국 베이징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에서 만난 리훙 교수(사진)는 “최근 중국에서 유능한 인재는 의대가 아닌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로 진로를 정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 교수는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만 30년간 연구한 중국 내 배터리 석학으로 꼽힌다. 중국과학원은 1949년 설립된 중국 최고 학술기관이다. 리 교수는 “중국은 한국과 달리 사립병원이 거의 없고 국유병원이 대부분이라 기본적으로 의료가 돈 버는 업종이 되기 힘들다”라며 “오히려 8년 이상 긴 시간 공부해야 해서 기회비용이 큰 곳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이과 인재들은 보상이 확실한 배터리, 정보기술(IT), 반도체 등 첨단 산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약 10년 전에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IT 기업으로 인재가 주로 몰렸으나 최근에는 반도체, 배터리 분야로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전기차백인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배터리 업계 R&D 인력의 초임 연봉은 생산직이나 재무·회계직 대비 15∼66%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학부급 R&D 인력 기준이다. 리 교수는 “박사까지 마친 고급 인재가 되면 연봉은 기본 R&D 인력의 3∼4배까지 뛴다”며 “메이저 기업들은 최고 수준의 인재를 회사로 끌어오기 위해 공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한국의 배터리 인재난에 대해서 “중국처럼 정부가 배터리 전담 학과를 만들며 힘을 싣는다면 인재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당 산업이 앞으로 성장성이 밝고 투자한 만큼 미래가 보장된다는 기대감을 심어줘야 똑똑한 학생들이 유입되고 생태계가 커진다는 것이다. 배터리 산업에 대한 자국민들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판 유튜브’인 ‘TIES ESS 학당(天目湖储能学堂)’이라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2차전지 관련 영상을 올리고 전문가들의 지식을 배울 수 있다. 현재까지 해당 플랫폼엔 200개가량의 강좌가 업로드됐고 누적 수강자 수는 5만 명에 달한다. 리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연구 현장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에 민감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인재를 키우고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베이징=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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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배터리 인력난 없다” 대졸 전공자 年167만명… 韓은 7만명

    《韓, 학사 육성도 中에 밀려167만 대 7만.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관련 학과 인력 배출 규모 차이다. 중국은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기업, 대학이 하나가 돼 ‘인해전술’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부터 정책적으로 배터리 학과를 주요 대학 30여 곳에 설치해 중장기 인재 양성에 나섰다. 올해 5년째를 맞아 졸업생들이 대거 배출될 예정이다. 이들은 기업 연구개발(R&D) 인재로 유입되거나 대학원으로 진학해 석박사 고급 인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고부가가치 배터리로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려 왔던 한국 산업계에는 인재 부족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앞으로 수년 내 한국 배터리의 기술 우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현지 기업, 대학, 협회를 직접 찾아 어떻게 배터리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7일 중국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시에 있는 배터리 소재 기업 용타이(永太)테크놀로지 생산기지. 연구소에선 직원들이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 실험을 하고 있었다. 전해질 효율을 높이는 첨가제의 질량을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농업·의료 화학 기업인 용타이는 2016년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진출해 7년 만인 지난해 전해질 연간 생산능력 15만 t 규모를 갖추며 중국 내 5위권으로 성장했다. 2022년 매출 9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가운데 38%가 배터리 부문에서 나왔다. 용타이가 빠르게 사업구조를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연구개발(R&D) 인력 영향이 컸다. 용타이의 배터리 R&D 인력은 2016년 28명으로 시작해 현재 102명으로 늘었다. 이 중 30%가 석·박사급이다. 진이중(金逸中) 용타이 마케팅 총경리는 “여태껏 인재를 제때 못 뽑는 인력난을 겪어본 적이 없다”며 “특히 중국 대학들이 2020년 배터리 전담 학과를 신설한 지 올해 5년차가 되면서 졸업생들이 본격적으로 배출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은 배터리가 미래 먹거리라는 확신을 갖고 정부 주도 아래 기업과 대학이 하나로 뭉쳐 전문 인재를 집중 양성하고 있다. 매년 배출하는 학사급 인재 규모는 한국의 20배가 넘는다.● 中 배터리 전담 학과 30여 곳… 전국 대학서 연 167만 명 배출 15일 한국교육개발원과 중국 교육부 등에 따르면 연간 대학 배터리 관련 학과의 학사 인력 배출 규모는 2022년 기준 중국이 167만 명인 반면 한국은 7만 명이다. 석·박사급에서도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각국 학계 추산 중국에서는 매년 배터리 관련 석·박사 인력이 1만 명가량 배출되는 반면, 한국은 500∼1000명에 그친다. 중국은 2020년부터 정책적으로 배터리 전담 학과를 만들어 인재 양성에 나섰다. 배터리 연구 성과나 전문가 수에서 상위권에 드는 시안자오퉁대, 하얼빈공업대, 톈진대 등 현재 30여 개 대학이 전담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는 화학, 물리, 전자 등 기존 이공계 전공을 기반으로 인재를 육성했다면 대학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 인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 공학(ESSE)’이라는 과를 신설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ESSE과를 설립한 대학은 기존 정원에서 추가로 학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줬다. 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쉬얼만(徐爾曼) 중국전기차백인회(中國電動汽車百人會) 부비서장은 “중국은 어느 분야든 발전 기회가 보이는 산업이 있다면 대량의 자금, 인재를 집중 투입해 빠르게 발전시킨다”며 “CATL과 같은 톱티어 기업은 이미 안정적으로 인력들을 수급해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백인회는 중국 정부가 출자한 중국 내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다. 쉬 부비서장은 “배터리 산업은 2010년 전후 1차전지(한 번 사용하고 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배터리) 시절만 해도 한국이 앞섰지만 지금은 중국이 전 세계 1등”이라며 “2차전지(충전을 통해 반복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미래 동력이라는 확신에 인력이 모여들고 학사와 석·박사 간 연봉 차이가 3∼4배씩 나다 보니 더 높은 보상을 받기 위해 석·박사 학위를 따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기준 한국(배터리 3사) 점유율이 48.6%로 1위지만, 중국 시장까지 포함하면 중국이 60%를 차지해 1위다.● 中 기업-대학은 공동 R&D, 인재 양성 활성화 중국은 기업과 대학 간 연구 및 인력 교류도 활발하다. 주요 배터리 기업과 대학들이 공동연구원 또는 별도 조직을 세워 R&D를 진행하면서 우회적으로 석·박사 고급 인력을 수혈하는 방식이다. 중국 1위 배터리 업체 CATL은 상하이자오퉁대와 2021년 ‘SJTU 미래기술대’를 설립해 배터리 고도화 연구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기술대를 거점 삼아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하거나 완성차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것이다. 쩡위췬(曾毓群) CATL 회장이 명예원장을 맡고 원장, 객원연구원들도 모두 CATL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중국 2위 BYD는 난징항공우주대와 ‘신에너지 자동차공학기술 공동실험실’을, 4위 궈쉬안은 푸단대, 퉁지대와 각각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BYD와 궈쉬안은 각 대학과 R&D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정싱궈(鄭興國) 용타이 신에너지 총경리는 “용타이도 저장대와 함께 배터리 충전 속도 및 밀도를 고도화하는 연구 협력을 하고 있다”며 “기업은 당장 필요한 전문성을 대학으로부터 도움받고 또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능한 인재들이 기업에 영입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지방 소재 일부 대학들이 배터리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쟁력이 떨어져 수시로 정원 미달 사태가 일어난다. 서울 내 대학 및 KAIST, 포항공대 등 이공계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주요 대학 중에서 학부급 전담 학과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한양대가 삼성SDI와 손잡고 2022학년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2∼4학년 대상 ‘배터리 융합 전공 과정’이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주요 대학 8곳과 석·박사급에 한해서 계약학과 또는 공동연구센터를 만들어 산학 연계를 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한국이 고부가 배터리인 삼원계(NCM) 분야에서 중국보다 앞서고 있지만 언제 따라잡힐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첨단 산업의 핵심은 인재인데, 지금과 같이 인재 양성에서 중국보다 뒤처지는 상황이 이어지면 여태껏 가져왔던 기술 경쟁력도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베이징·타이저우=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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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혼수-이사 특별기획전… 가전 구매하면 20만~80만원 캐시백

    삼성전자는 결혼·이사 시즌을 맞아 다음 달 31일까지 ‘혼수·이사 특별 기획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스토어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한 결혼·입주 예정 고객에게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80만 원 상당의 포인트 또는 캐시백을 제공한다. 600만∼900만 원 구매 시 20만 원, 2500만 원 이상 구매 시 80만 원 상당의 포인트 또는 캐시백을 주는 식이다. 또 삼성스토어 카드 등 제휴카드로 결제한 결혼·입주 예정 고객에게는 삼성카드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45만 원 상당의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삼성스토어에서 삼성카드로 가전제품 구매 시 추가 캐시백까지 받을 수 있는 ‘웨딩 마일리지’ 혜택도 있어 카드 이용 금액과 가전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500만 원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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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아이폰, 작년 국내 점유율 25% 첫 달성

    애플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25%를 달성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1400만 대 중반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제조사 가운데 1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이 73%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약 2%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와 ‘Z플립·Z폴드5’가 사전 예약에서만 각각 109만 대, 102만 대를 판매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저가 라인업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매 부진 등으로 일부 모델을 정리하며 전체 점유율이 줄었다. 2위인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5%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이전보다 빠른 성장세다. 애플은 2020∼2022년 매년 1%포인트씩 국내 점유율을 늘려 왔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는 사전 예약 판매 고객 가운데 10명 중 8명이 20, 30대였다. 또 출시 첫 주 판매량이 전작 대비 49.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애플이 전년 대비 4%포인트 하락한 71%, 삼성전자가 1%포인트 상승한 17%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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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사우디와 방산 협력 MOU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 방산 전시회(World Defense Show) 2024’ 기간 중 사우디 국가방위부와 방산 협력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국가방위부는 영토와 국경 보호, 치안 관리, 왕실·이슬람 성지 보호 등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13일 한화에 따르면 이번 MOU에 따라 한화와 사우디 국가방위부는 장갑차 등 지상무기 체계, 로봇 및 위성을 활용한 감시정찰 체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군수품의 50%를 현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방위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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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韓 스마트폰 시장서 점유율 첫 25% 달성

    애플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25%를 달성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1400만 대 중반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제조사 가운데 1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이 73%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약 2%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와 ‘Z플립·Z폴드5’가 사전 예약에서만 각각 109만 대, 102만 대를 판매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저가 라인업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매 부진 등으로 일부 모델을 정리하며 전체 점유율이 줄었다. 2위인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5%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이전보다 빠른 성장세다. 애플은 2020∼2022년 매년 1%포인트씩 국내 점유율을 늘려왔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는 사전 예약 판매 고객 가운데 10명 중 8명이 20·30대였다. 또 출시 첫 주 판매량이 전작 대비 49.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지난해 전세계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애플이 전년 대비 4%포인트 하락한 71%, 삼성전자가 1%포인트 상승한 17%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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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TV시장 반등의 해, 고객 속에 답 있다”… 소통전담팀 신설

    LG전자가 TV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객 소통 전담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TV 시장이 올해 반등을 시작할 때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이 고객경험을 강조하며 관련 역량을 키우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LG전자는 고객의 입장이 되어 보라는 취지로 내부 ‘고객중심 경영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TV, 오디오 사업을 이끄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는 최근 소통 전담 실행팀을 신설했다. HE 사업본부의 CX(고객경험) 담당 아래 별도로 꾸린 조직이다. HE 사업본부에서 고객 소통만을 위한 전용팀을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설팀은 고객들로 구성된 자문단과 함께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대표적인 활동이 고객 참여형 활동 ‘샛별자문단’이다. 샛별자문단은 2022년부터 운영 중인데 앞으로 소통 전담 실행팀이 집중적으로 관리, 협력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규모도 확대할 방침이다. 샛별자문단의 평균 나이는 22.5세로 이른바 ‘Z세대’ 대학생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TV를 구매할 것으로 여겨지는 연령층은 아니지만 향후 고객이 될 잠재 세대다. 샛별자문단은 1년간 제품과 서비스 기획, 개발 단계부터 직접 체험하고 평가, 토론, 아이디어 제안 등을 한다. 지난해 총 12명의 자문단이 8개월에 걸쳐 활동하며 제품 품질을 높였다. 올해 샛별 자문단은 지난해보다 규모를 7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소통 전담 실행팀은 또 3040 고객이 중심이 된 ‘고객경험자문단’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자업계에서는 올해 TV 시장이 바닥을 지나 올라서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TV 출하량은 2억942만 대로 지난해(2억352만 대) 대비 2.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 TV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은 16.1%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는 최근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고객 이해 프로젝트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국내 임원 280여 명은 전화 상담 자회사 하이텔레서비스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경험을 했다. 올해는 팀장급 이상 조직 책임자들도 하이텔레서비스의 전화 상담에 동석할 예정이다. 또 올해 임원들은 전화 상담뿐만 아니라 하이프라자(판매), 판토스(배송), 한국서비스(서비스), 하이엠솔루텍(냉난방 시스템 유지 보수) 등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뿐 아니라 B2B(기업 간 거래) 고객과도 접점을 늘릴 예정이다. LG전자는 조 사장의 방침에 따라 고객을 직접 만나고, 고객의 이야기와 고객경험 혁신 사례를 들어보고, 고객의 입장이 되어 보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 조 사장은 직접 에어컨 수리 서비스 현장에 동행해 고객들의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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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화학, 과잉공급에 줄줄이 ‘어닝쇼크’… “올해도 암울”

    석유화학업계가 줄줄이 예상치를 밑도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 및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신사업으로 키우는 배터리 소재 사업도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며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52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1% 줄었다. 특히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증권가 추정치가 6650억 원이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62.8% 작은 24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글로벌 수요 둔화로 석유화학 산업의 시황 악화가 지속됐다”며 “전기차도 수요에 대한 시장 우려와 소재 가격 급락이 실적에 영향을 미쳐 변동성이 극심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잇달아 LG화학 목표주가를 낮춰잡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월에만 9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하향조정했다. 기존 67만 원에서 57만 원으로 내린 한화투자증권은 “올 1분기(1∼3월)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운임은 비싸지고 나프타(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대부분 화학 제품의 마진이 추가 악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들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29일 실적을 발표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3590억 원)이 2022년 대비 6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도 주요 제품의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시장 가격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제품별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수익 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다. 효성화학은 적자 지속으로 지난해 188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영업이익(1724억 원)도 45.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 금호석유화학과 함께 ‘석유화학 빅4’인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은 아직 실적 공시를 하지 않았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적자 지속으로 영업손실 1915억 원을, 한화솔루션은 전년 대비 24.1% 줄어든 영업이익 733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내부 석유화학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증설 탓에 업황 개선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과잉 공급 현상이 지속될 것이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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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G 차기 사장 후보 8명 압축… 사내 4명, 사외 4명

    KT&G 지배구조위원회는 31일 총 8명의 차기 사장 후보 심사 대상자, 1차 쇼트리스트를 확정하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8명은 사내 후보자 4명과 사외 후보자 4명으로 구성됐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총 8차례 회의를 거쳐 후보자 공모 및 심사를 진행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1차 쇼트리스트를 선정했다. 사추위는 8명을 대상으로 추가 심사를 진행해 이달 중순 3, 4명 내외로 압축한 2차 쇼트리스트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대면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달 중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추위는 현직 대표이사인 백복인 사장을 제외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들 사외이사는 백 사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행동주의펀드의 문제 제기와 외유성 해외 출장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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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초기업 노조’ 출범… 4개 계열사 노조 통합

    삼성그룹 4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노동조합이 출범한다. 그룹 내 연대 형태가 아닌 통합 노조가 설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기업 초기업 노동조합’은 이날 제1회 조합원 총회를 열어 내부 출범 선언을 하고 규약을 개정했다. 이달 정식 출범해 본격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초기업 노조에는 현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노조와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노조 등 4곳이 참여했다. 각 계열사 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통합 노조 설립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찬성률은 각각 삼성전자 DX 노조 86%, 삼성화재 90%, 삼성디스플레이 96.12%, 삼성바이오로직스 99.5%였다. 통합 노조가 출범하면 각 계열사 노조는 지부가 되고 노조위원장은 지부장이 된다. 4개 계열사 노조를 다 합친 초기업 노조 규모는 1만3000여 명이다. 다만 삼성전자 내 가장 많은 조합원을 보유한 노조는 여전히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여서 초기업 노조가 삼성전자 직원들을 대표해 단체교섭권을 갖진 않는다. DX 노조 조합원은 6000여 명, 전삼노는 1만여 명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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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LG전자, ‘똑똑한’ 디스플레이로 유럽서 B2B 시장 겨냥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0일(현지 시간)부터 다음달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4’에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겨냥한 제품 및 솔루션을 선보였다.삼성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B2B 분야까지 넓혀 기업, 호텔 등 여러 비즈니스 환경에서 활용되는 모습들을 소개했다. 스마트 스토어에서는 매장 운영 시간에 맞춰 메뉴보드, 조명 등 전원을 자동으로 켜거나 끌 수 있고 사용자가 설정한 값에 맞춰 매장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 오피스는 회의 시작, 종료에 따른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투명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가 리테일 매장, 대형 전시에 적용된 사례를 선보였다. 전면 디스플레이로 정보를 보여주며 후면에서는 실제 제품 또는 전시 현장을 투과해 보여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모듈형 상업용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활용해 정부, 교통기관 등에서의 상황실 설치 예시도 소개했다.LG전자도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 등 혁신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전시했다. 프레젠테이션 시간이 표시되고 매직 리모컨을 마우스 커서, 레이저 포인터로 활용하는 ‘LG 매그니트 올인원’, 촬영용 배경을 가사으로 재현하는 ‘버추얼 프로덕션용 LG 매그니트’ 등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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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제품 개발 본격화… “고객 목소리 경청해 백년 기업 만들 것”

    효성그룹은 새해 고객 목소리를 경청하는 ‘VOC(고객의 소리) 경영’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VOC, 애자일(민첩한) 경영, 데이터에 근거한 치밀한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이 세 가지 경영 이념을 실행해야 한다”며 “어렵고 힘든 고비들이 닥쳐오더라도 서로 돕고 협력해 이겨내며 백년 기업 효성을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VOC 경청 기반 고객 가치 창출효성은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 유럽, 북·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29개국에 119개의 사업장을 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해외 제조법인·무역법인·사무소를 기반으로 생산 및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효성은 현지에서 직접 고객과 시장, 경쟁 현황 등 심층적 분석에 기초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효성의 글로벌 1위 제품의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또 신규 기술개발과 제품의 시장 진입 기회도 확보하는 등 경영 성과로 이어지는 VOC 경영 활동을 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유럽연합(EU)이 2025년 탄소국경세 전면 도입을 발표함에 따라 유럽 현지에서 원료부터 친환경적인 소재(바이오 소재)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리사이클 섬유와 함께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옥수수로 만든 친환경 스판덱스를 중심으로 친환경 섬유 소재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효성첨단소재 역시 유럽 고객의 친환경 니즈에 맞춰 전 세계 타이어코드 업체 최초로 친환경 소재 국제 인증인 ‘ISCC플러스’ 인증을 획득했다. 향후 글로벌 타이어 고객사들과 발맞춰 2050년까지 모든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할 계획이다.최고 품질과 고객 신뢰로 브랜드 가치 향상효성은 오랜 시간 축적된 소재 기술과 자체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1년 국내 최초로 고성능 탄소섬유인 ‘탄섬’을 독자 기술로 개발해 2013년부터 전주 공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탄소섬유는 강도가 철보다 10배 이상 높아 주로 수소연료탱크, 전선심재, 태양광 단열재, 스포츠 등 용도로 사용된다. 또 철보다 강도가 14배 이상 높은 T-1000급 탄소섬유 개발에 2017년부터 착수해 개발에 성공했다.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항공기 동체 및 부품, 인공위성을 비롯한 우주발사체 등에 활용된다. 효성은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을 통해 우주·항공 소재의 국산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친환경 경영효성은 올해 기업의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환경 문제 해결과 친환경 제품 개발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친환경 섬유 시장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효성티앤씨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섬유, 폐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섬유 등 자체 개발한 리사이클 섬유를 통해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친환경 패션 브랜드와 함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효성화학은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으로 탄소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 폴리케톤은 친환경·탄소저감형 소재로 폴리케톤을 1t 생산할 때마다 일산화탄소를 약 0.5t 줄일 수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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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등 신사업 확대해 경기침체 극복할 것”

    GS그룹은 새해를 ‘침체의 시작이자 미래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할 기회의 시기’라고 규정하고 위기 극복 및 신성장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금리, 환율, 지정학적 위험 등 사업 환경의 변화는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경기 침체의 시작일 수 있다”며 “심상치 않은 세계 경제의 흐름에 촉각을 세우면서 GS그룹 전반이 경각심을 가지고 비상한 대응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허 회장이 올해를 침체의 시작으로 규정한 것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정유 화학, 에너지 발전, 리테일 등 GS의 주력 사업들이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선행 지표의 하강과 경기 침체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경기 침체나 사업 환경 악화를 방어적으로 대하기보다 미래 신사업 창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자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순조로울 때 보이지 않던 사업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나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며 “그동안 GS가 착실하게 준비해 온 신사업들이 본격적으로 큰 걸음을 디뎌야 할 기회의 시간이다”고 했다. 이미 사업화 단계에 접어든 산업바이오, 순환경제, 전기차(EV) 충전 등의 신사업 영역은 스케일업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친환경 석유화학 대체물질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플라스틱·배터리 리사이클(재활용)과 바이오연료, EV 충전 등 친환경 사업들의 규모를 키워 신사업의 면모를 갖추게 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공정에 투입하는 실증 사업을 시작하며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생분해성 소재의 원료로 사용되는 화이트 바이오 제품인 3HP(3-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의 실증 플랜트도 착공하며 친환경 사업 역시 지속 확장해가고 있다. 이외에도 가상발전소(VPP)를 비롯해 수소, 소형모듈형원자로(SMR), 풍력발전 등 뉴에너지 사업과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의 신사업 영역은 기술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사업화 탐색과 육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중심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과 오픈이노베이션의 현장 확산도 주문했다. 허 회장은 “생성형 AI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일선 현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을 빠르게 확산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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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 사상 최대 매출 달성…“우리는 과잉 공급 우려 없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이 사상 최대인 22조70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자동차 전지 사업 부문 매출이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P5 판매 확대로 40%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7% 감소한 1746억 원을 나타냈다. 하반기(7~12월)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며 배터리 판매가격이 하락했고 소형전지, 전자재료 등 시장 전반이 부진했던 탓이다. 삼성SDI 4분기(10~12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7%, 36.5% 줄어든 4011억 원, 1790억 원을 기록했다.삼성SDI는 올 1분기(1~3월) P5보다 에너지 밀도를 10% 향상시킨 P6 제품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2분기(4~6월)부터 매출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업계 안팎에서 제기된 과잉공급 우려에 대해선 안정적인 수급 조절로 차질 없이 공장을 운영중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우리는 고객의 확실한 수요에 기반한 적기 증설과 최적 라인 운영을 통해 높은 가동률을 기록했다”며 “주력인 헝가리는 90% 초중반 수준”이라고 했다.삼성SDI는 올해 자동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보다 약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 측은 “고금리 지속, 경기 침체로 단기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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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AI폰 밀리고 앱결제도 삐걱… 성공 이끈 ‘폐쇄전략’에 발목

    “애플의 성장 동력이 이제는 최대 골칫거리가 됐다.” 26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애플의 ‘폐쇄형 생태계’에 대해 평가한 내용이다. WSJ는 “애플의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은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지만 규제 기관과 파트너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회사는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했다.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 하드웨어까지 독자 생태계를 고집하는 애플의 폐쇄형 전략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폰에서는 삼성전자에 뒤처지고 앱 마켓(장터)에 대해서도 규제 압박이 거세지며 성장성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9년 만의 신제품 ‘비전프로’ 출시에도 불구하고 12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2년 2개월 만에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준 뒤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독자 노선으로는 첨단 기술 트렌드와 정부 규제 등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애플 왕국’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인앱결제 금지… 새 수수료 체계도 논란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주요 시장에서 기존 앱스토어 정책인 ‘인앱결제(내부결제)’를 강요할 수 없게 되면서 시스템 개편에 나섰다. 최근 미국 대법원이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라”고 판결을 내린 데다, 3월 유럽연합(EU)이 빅테크를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동안 앱스토어 결제만 허용하며 최대 30%에 달하는 결제 수수료를 받았다. 애플이 외부 결제를 허용했지만 개발사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미국에서 외부 결제 시 여전히 비싼 27%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선 10∼17%로 낮췄지만 다운로드 때마다 0.5센트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해 논란이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26일 “애플의 정책은 DMA의 취지에 완전히 어긋난 명백한 갈취”라고 비판했다. 반면 구글은 2021년 말부터 각국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했다. 콘텐츠 회사들이 내는 수수료도 최저 6%로 낮췄다. 국내 한 앱 개발사 관계자는 “구글도 수수료로 비판받지만 개발사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 생태계, 유연성 떨어뜨려” 업계에서 ‘폐쇄적’이라고 비판받는 이 같은 모습은 그동안 애플의 경쟁력으로 꼽혔다. 단일 생태계에서 애플의 각종 디바이스가 매끄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보안 및 원활한 사용자경험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에 높은 수익성도 안겨줬다. 하지만 이제는 도리어 신사업에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는 당초 예상했던 초도 물량을 훌쩍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스포티파이를 비롯해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인기 앱이 지원되지 않아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주목받는 AI폰에서도 뒤처지는 양상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과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미 구글, 퀄컴 등과 협업해 세계 첫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였다. 반면 IT업계에서는 애플의 독자 생태계로는 고사양 프로세서(하드웨어)와 생성형 AI(소프트웨어) 체계를 구축하기 버겁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특허 문제로 미국에서 판매가 중단된 애플워치도 폐쇄형 생태계의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주로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오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수입품’으로 분류돼 판매가 금지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처나 기기를 다양하게 갖춘 삼성, 구글 생태계에 비해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한 모습”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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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 선배에 무심코 자료 보여줬다, 자기도 모르게 유출범 돼”

    기술 유출은 한 번 발생하면 기업과 국가에 수천억, 수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 기술 유출 조사관들은 “아는 선배가 한번 보자고 해서 만나 무심코 보여준 자료가 모여 기술 유출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자기도 모르게 기술유출범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기술자들에 대한 보안 교육 등 사전 피해 방지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보안 관련 인프라나 인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국정원 A 조사관은 “산업 현장을 보면 기술 고도화에만 관심이 많을 뿐 기술 안보와 정보 보호 측면에서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야 기술 유출 문제가 이슈가 되며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동안은 기술 유출이 범죄라는 인식조차 갖지 못한 사람이 허다했다”고 말했다. 실제 적발된 뒤 법정에 서고 나서야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반성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식 부족을 개선하려면 학생 때부터 기술 보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국정원이 2021년부터 KAIST와 손잡고 학부 및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보안 교과과정을 신설해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정원은 KAIST를 비롯한 국내 4개 과학기술원과 함께 연구보안교육 협의체도 발족시켰다. 또 대기업에 비해 기술 유출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위한 보안 지원도 시급하다.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26일 중소기업 정보기술(IT) 보안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고 기업들이 보안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소개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보안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유출 사실도 제때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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