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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세계적인 와인 마스터와 손잡고 프리미엄 ‘파인 와인’ 세계를 소개한다. 신세계는 와인 마스터 ‘지니 조 리(Jeannie Cho Lee)’와 협력해 와인 큐레이션과 페어링 등 초프리미엄 와인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지니 조 리는 와인 분야 최고 수준의 자격증으로 꼽히는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을 2008년 아시아계 최초로 획득한 전문가다. 영국 와인마스터협회의 출제 시험을 통과해야 주어지는 해당 자격은 현재 전 세계에서 417명만 가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최근 와인 시장이 다소 정체된 가운데서도 파인 와인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협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도멘 조르주 루미에(Domaine Georges Roumier)’ 같은 파인 와인은 시간이 지나며 8년 새 가격이 5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와인 중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되는 20만 원 이상 와인의 경우 지난해보다 20%가량 매출이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부르고뉴 와인 전문숍 ‘버건디앤(&)’에서 20만 원 이상 와인은 15%, 50만 원 이상 와인은 18%, 100만 원대 초고가 와인은 50% 이상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어나는 등 프리미엄 와인일수록 입지가 굳건하다. 신세계백화점은 향후 수준 높은 와인 콘텐츠를 통해 초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6월에는 강남점에 프리미엄 와인 매장을 선보인다. 지니 조 리 마스터와 신세계 와인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 세계 희귀 와인과 프리미엄 와인을 선별해 소개한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산자를 발굴해 브랜드와 와인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소개할 계획이다. 자체 와인 선물세트도 준비 중이다. 가정의 달, 명절, 크리스마스 등 와인 성수기를 겨냥해 그간 만나기 힘들었던 와인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마련한다.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레스토랑 ‘까사빠보’에서도 와인 페어링을 제공한다. 까사빠보는 1971년 본점에 문을 연 국내 최초 백화점 직영 레스토랑으로 신세계백화점 한식연구소·조선호텔·신세계푸드가 합작해 경양식을 재해석한 메뉴를 제공한다. 까사빠보 메뉴에 이를 극대화하는 와인 페어링을 추가해 품격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세계만의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는 와인 콘텐츠로 고객을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LG생활건강은 올해를 성장의 변곡점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시장의 온라인 및 H&B(헬스&뷰티)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도모하고, 북미,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시장의 다변화를 추진한다. 중국 시장의 경우 ‘더후’ 중심의 브랜드와 채널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차별적인 고객 가치를 담은 신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한다. 최근에는 글로벌 립케어 성장세에 주목한 새로운 제품군 ‘립세린’을 선보였다. 기존 립밤과 립마스크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린 제품으로, 총 16개 브랜드에서 특성에 맞춰 립세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통합 프로모션 ‘네이버 레드위크’ 등의 활동도 진행한다. 더후, 오휘 등 화장품 브랜드와 생활용품, 음료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지난해 10.9% 성장한 북미 시장의 가능성이 크다. LG생활건강은 올해 BPC(뷰티&퍼스널케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북미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뷰티 시장을 주도하는 MZ(밀레니얼+Z)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빌리프, 더페이스샵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고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아마존을 필두로 월마트, 세포라 등에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리테일 사업도 진행 중이다. 향후 확보한 인프라를 이용해 북미 시장 확장을 꾀한다. 새로운 인수합병(M&A) 역시 필요시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는 온라인 시장을 확대하고 인기 유튜버와 협업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경우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좀처럼 내수 소비가 진작되지 않아 소극적인 구매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자국 화장품의 품질 향상과 애국 소비(궈차오) 운동으로 인해 수입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는 추세다. LG생활건강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효율화 작업을 이어오는 동시에 더후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재개하며 중국 시장의 투자를 늘려 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더후 천기단 리뉴얼 행사인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침체된 뷰티 사업의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더후의 리브랜딩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차별화된 효능 가치와 감성 가치, 경험 가치를 확대하고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지위와 가치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롯데는 인공지능(AI) 전환과 글로벌을 두 축으로 성장을 모색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월 개최된 상반기(1∼6월) 사장단회의(VCM)에서 AI를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여겨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후 AI 역량 강화와 업무로의 도입을 위한 자구 노력을 이어왔다. 최신 AI 트렌드 점검 및 그룹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진행한 ‘2024 롯데 CEO AI 콘퍼런스’가 대표적이다. AI+X는 커머스,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콘퍼런스는 최고경영자(CEO)가 먼저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비즈니스 적용 방안을 논의하는 목적에서 기획됐다. 콘퍼런스에서는 AI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과 CEO 역할을 비롯해 AI 도입 후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성공 사례 등 다양한 주제로 세션이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AI 관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 AI 체제도 도입한다. 롯데정보통신은 1월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했다.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비즈니스 생성형 AI 서비스 아이멤버는 다양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기업 내부 정보를 학습시켜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안전한 프라이빗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케미칼 역시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2월 22일 기초소재사업과 첨단소재사업 특성에 맞는 AI 조직을 신설했다. 롯데건설도 AI 전담 조직을 출범하고 본사에 AI 시스템을 연계한 통합 영상관제 시스템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하는 등 부처 전역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역시 강화한다. 롯데쇼핑은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서며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이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공식 개점했다.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西湖·West Lake)의 이름을 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유통, 관광, 레저, 건설 등 계열사 역량이 총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1월 21일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고 누적 방문객 5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복합몰을 개점한 이래 동남아 시장 개척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베트남에 1, 2개의 프리미엄 쇼핑몰 추가 출점을 검토할 방침이다. 롯데마트 역시 ‘K푸드’ 열풍을 중심으로 세를 확대할 방침이다. 1월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점의 재단장을 완료하고 K푸드 중심으로 그로서리 전문점을 열었다. 식료품 매장을 기존 20%에서 80%까지 확대하고 차별화 특화 매장을 구역별로 배치했다. 차별화된 상품과 새로운 쇼핑 경험으로 경쟁력을 구축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시장 확장에 나선다. 1월 31일 빼빼로 브랜드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하고 하리아나 공장에 글로벌 시장 매출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롯데 빼빼로의 현지 생산을 위해 21억 루피(약 330억 원)의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현지 수요가 높은 제품들을 2025년 중반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아모레퍼시픽은 1993년 ‘무한책임주의’ 선언 이래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기업 소명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 소명에는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모두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가 포괄돼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단기적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방편으로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보는 것이 아닌 기업의 존재 목적과 비즈니스 영속성 확보 측면에서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전개해 왔다. ESG는 개별 기업이나 사회, 국가가 단독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각 주체 간 상호 영향력이기 때문에 이를 강화해 나가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 아모레퍼시픽은 ESG 경영 고도화를 위해 2021년 4월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있다. 소비재 기업으로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전환하고 가치 소비 문화를 선도한다는 사명이 바탕에 깔렸다. 관련 프로젝트로는 2021년 6월 발표한 ‘2030 어 모어 뷰티플 프로미스(2030 A MORE Beautiful Promise)’를 들 수 있다. 사람과 세상 모두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 전 구성원이 함께 노력과 실천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자, 향후 10년간 추진해 나갈 이해관계자와의 약속이다. 고객·사회와의 동행, 대자연과의 공존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5가지 목표를 세웠다. 고객·사회와의 동행으로는 2가지 실천 목표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모든 신제품에 환경 또는 사회 친화적 속성을 구현하고 고객의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 영위에 기여하는 브랜드 활동을 전개하는 방안이다. 모든 신제품의 환경·사회 친화적 속성 구현, 환경 발자국 절감, 그린 케미스트리 기술 혁신, 가치 소비 확산을 위한 브랜드 캠페인 전개 등이 주요 골자다. 두 번째로는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 확산과 조화로운 성장의 구현이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성·포용성 교육 및 인식 개선 프로그램 운영, 경제적 자립이 필요한 계층 대상 경제 역량 강화 및 시민의 건강한 삶 확산을 위해 약 1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대자연과의 공존으로는 3가지 목표가 제시됐다. 글로벌 생산 사업장의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폐기물 매립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첫째다. 이를 위해 국내외 전 생산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100%까지 끌어올리고, 국내 물류 차량 모두를 전기차 같은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등의 실천 방안을 추진한다. 두 번째로는 제품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이 꼽힌다.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시 100% 재활용, 재사용 또는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플라스틱 포장재 30%에 재활용 또는 바이오 플라스틱 적용, 리필 제품 및 서비스의 확장 등이 주요 내용이다. 세 번째는 생물 다양성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100억 원을 투자하고 2023년까지 팜유 사용량의 90% 이상을 ‘RSPO 인증 팜유’로 대체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생물자원 보전 및 기후변화 적응 기술을 도입하고, NGO 및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팜유 농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5대 약속을 통해 향후 이해관계자들이 쉽게 ESG에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생활필수품 위주로 가격이 오르는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31일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가격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생필품 11개 품목 306개 상품 가운데 약 55%인 167개의 상품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낮아진 상품은 126개, 변동이 없는 상품은 13개였다. 전체적으로 평균 가격은 1.5% 올랐지만 가격이 오른 품목의 상승률은 9.0%에 달한다.식품 제품군에선 곡물가공품 54개 중 28개, 과자·빙과류는 24개 중 17개, 수산물 가공품은 11개 중 8개, 양념·소스류는 38개 중 27개의 판매가가 올랐다. 특히 설탕과 소금 등 필수 조미료 판매가가 오르며 양념·소스류는 평균 가격이 9.8% 올랐다.평균 판매가 5565원을 기록한 대파는 전년(3666원) 대비 51.8% 오르며 전체 상품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이어 애호박(27.4%), 큐원 하얀설탕(26.4%)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쪽파(48.8%), 시금치(25.4%), 밤고구마(18.9%) 등은 판매가 하락세를 보였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51·사진)이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1998년 입사해 그룹의 새 먹거리 확장에 전념해온 김 신임 회장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 의지를 밝혔다. 동원그룹은 28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남정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의했다. 2014년 부회장 선임 이후 10년 만이다. 동원그룹은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후 5년간 회장직이 공석이었다. 동원그룹은 김남정 회장 승진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스마트항만 등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점에서 보다 강한 리더십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원은 4월 초 부산 신항에 오랫동안 추진해온 자동화 항만을 개장하며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오랫동안 사업화를 준비해온 배터리 분야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진 배경에는 2020년 회장으로 승진한 형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가까이에서 본 영향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장직을 맡아야 볼 수 있는 안목과 인사이트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동원그룹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산·식품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조정해왔다. 김남정 회장은 부회장으로 있었던 10년간 10여 건의 M&A를 진두지휘하며 수산, 식품, 소재, 물류로 이어지는 4대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2014년 테크팩솔루션(포장재),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 2021년 MKC(이차전지) 인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기준 그룹 내 신사업(비식품, 비수산) 매출 비중은 31.6%까지 올랐다. 김남정 회장은 이날 “지난 50년간 동원그룹을 이끌어온 김재철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이라며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969년 설립된 동원그룹은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 산하에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스타키스트 등 18개 자회사와 26개 손자회사 등을 보유한 기업 집단으로 성장해 지난해 매출액이 10조 원(단순 합산 기준)을 넘었다.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회장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동원산업 영업부로 입사해 동원F&B 마케팅전략실장, 미국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등을 거쳤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날이 풀리는 4월은 빛나는 보석이 어울리는 달이다. 소중한 사람과 특별한 사람을 위한 보석 선물은 경기 불황에도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꾸준히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밀렸던 결혼식이 늘면서 럭셔리 주얼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총 19만4000여 건으로 전년보다 1% 증가하며 12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미뤄뒀던 결혼식이 늘며 예물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롯데백화점의 럭셔리 주얼리 매출 신장률은 연평균 30%에 달했다. 올해 1∼2월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이 선보인 ‘LV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단독 판매한다. 이번 달 Q는 봄 시즌에 어울리는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 제품을 소개한다. 특별한 약속… 오래 기억하고 싶은 설렘을 담아루이뷔통, 별 모양의 꽃 ‘모노그램 스타컷’ 출시피아제 ‘메타포리아 컬렉션’ 옐로-화이트 조화 인상적루이뷔통이 선보이는 LV 다이아몬드 컬렉션은 루이뷔통의 헤리티지를 담았다. 워치&주얼리 아티스틱 디렉터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가 디자인한 이번 컬렉션은 자기 자신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맺는 특별한 유대, 삶의 의미 있는 순간들을 기념하는 다이아몬드의 의미를 살렸다. LV 다이아몬드 컬렉션에는 LV 모노그램 스타컷과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가 사용됐다. 루이뷔통을 상징하는 LV 모노그램 스타컷은 대담한 디자인인 모노그램 플라워를 표현한 것으로 1896년 조르주 루이뷔통이 처음 디자인한 별 모양의 모노그램 플라워를 담아 끝이 뾰족한 53개 면으로 구성된다. 제품군은 절제된 디자인의 유니섹스 밴드와 링, 스터드, 펜던트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링은 1920∼1930년대 가스통 루이뷔통이 그의 가방을 장식했던 아르데코 스타일의 V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기획됐다. LV 모노그램 스타컷 디자인 다이아가 메인으로 들어가거나 아예 링 전체를 뒤덮었다. 펜던트와 스터드도 브릴리언트컷과 모노그램 플라워 다이아몬드를 통해 조화를 추구하며 골드와 두 가지 컷의 다이아로 완성된 제품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해당 컬렉션 구매자들에게는 광산부터 제조 과정까지를 모두 공개하는 다이아몬드 인증서를 제공한다. 서울 송파구 루이뷔통 롯데 잠실 에비뉴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 피아제는 자체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자랑한다. 이 중 ‘메타포리아 컬렉션’은 18k 옐로 골드와 화이트골드 간 고급스러운 색상 조화가 돋보이는 컬렉션이다. ‘알라타 커프 워치’는 약 8.46캐럿의 마르퀴즈 컷 다이아몬드 50개가 들어갔으며 이외에도 8.3캐럿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242개가 들어간 시계다. 알라타 링에는 2.23캐럿 1개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가 메인으로 들어갔으며 79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가 함께 세팅됐다. 알라타 이어커프 역시 2개의 페어 컷 다이아와 361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로 구성된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파베 다이아몬드가 수놓아진 ‘이터널 골드 브로치’ 제품을 공개했다. 마리오 프라다가 1913년 처음 선보인 프라다만의 이원적이고 파격적인 감성을 구현한다는 전제하에 기하학적인 실루엣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정했다. 컬러로는 화이트골드 소재로 제작됐으며 세팅으로는 다이아몬드가 촘촘하게 놓였다. 후면에는 레이저 컷 로고가 촘촘히 놓였으며 가로 길이는 3.5㎝이다. 프라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주문 제작으로 진행되며 가격은 요청 시 프라다 측에서 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3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등 중국산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맞투자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2027년까지 지방 8곳 이상에 신규 물류센터를 지어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 전역으로 넓히겠다는 게 핵심이다. 27일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물류망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신규 풀필먼트 센터 확장 외에도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콘텐츠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먼저 물류망을 확대해 전국 전역을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의 핵심 서비스인 로켓배송은 현재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서 이용 가능하다. ‘쿠세권’이 아닌 지역까지 물류망을 확대하려면 새로운 물류센터가 필요하다. 쿠팡은 2026년까지 부산,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서 신규 풀필먼트 센터를 착공하기로 했다. 이 중 광주와 대전은 올해 중 투자를 마무리하고 운영을 시작한다. 다른 지역의 경우도 2분기(4∼6월)에 부산과 경기 이천, 3분기(7∼9월)에 경북 김천, 4분기(10∼12월)에 충북 제천에 각각 신규 센터를 착공할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물류센터가 모두 지어지는) 2027년부터는 전국 230개 시군구에서 모두 로켓배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십 로켓와우 혜택도 강화한다. 최근에는 로켓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앱 ‘쿠팡이츠’의 배달료를 면제했다. 여러 집을 들르는 묶음배달로 주문할 경우 배달비를 면제하는 정책이다. 한집배달은 기존처럼 배달료를 받는다. OTT인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한국 시장을 두고 쿠팡과 알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쿠팡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직후 알리는 한국 제조사 전용 코너 ‘K-베뉴’ 입점사의 수수료 면제 기한을 기존 3월에서 6월로 연장하며 응수했다. 알리는 최근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3년간 11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투자 내용이 담긴 사업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연내 2억 달러(약 2600억 원)를 들여 국내에 물류센터를 건설하는 내용도 담겼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이 유통 ‘초격차’를 위해 다시 한국 투자를 강화하며 한중 온라인 유통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 큐텐은 애경그룹의 AK플라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터파크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 ‘AK몰’을 인수했다. 이미 티몬, 인터파크, 위메프를 소유하고 있는 큐텐은 인터파크를 통해 백화점 상품까지 강화하게 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마트가 1993년 창립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지난해 창사 후 첫 적자를 내는 등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56)의 승진 이후 이뤄진 첫 인적 구조조정으로 ‘사업 효율화’를 위한 추가적인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희망퇴직 실시를 공지했다. 근속 15년 차 이상의 수석부장∼과장급 인력을 대상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퇴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월 기본급 40개월 치인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 원을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전직지원금도 직급별로 최대 3000만 원까지 준다.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이마트 1호점을 낸 이래 처음이다. 한채양 이마트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마트 측은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실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마트는 폐점을 앞둔 서울 중랑구 상봉점과 충남 천안시 펜타포트점 직원을 대상으로 올해 초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예전에는 문을 닫는 점포 인력을 인근 점포로 재배치했지만, 이와 다른 조치를 시범적으로 시행한 것이다. 이마트 직원 수는 지난해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여 명 줄었는데, 올해 추가 감원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선 실적 부진에 빠진 이마트가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469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2011년 신세계 대형마트 사업부문에서 독립한 이후 첫 적자였다. 여기엔 이마트가 지분 70.5%를 가진 신세계건설이 1800억 원대 대규모 적자를 낸 게 결정적이었다. 이마트 자체 영업이익 역시 작년 18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3% 줄었다. 시장 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트렌드가 바뀌면서 국내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은 지난해 이마트 매출을 추월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도 한국 내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리며 추격하고 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승진한 정 회장이 승진 첫날부터 계열사 CEO들과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회의를 열었던 것도 강력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정 회장 승진 나흘 뒤 각 계열사 실적에 따라 수시로 임원을 교체하겠다는 발표도 내놨다. 신상필벌 인사 제도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실적난에 빠진 그룹 계열사의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고 효율적인 경영을 위한 통폐합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사무국을 신설한 데 이어 2025년 완전 통합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애완동물 용품 전용 판매장 ‘몰리스’ 사업부를 폐지하고 패션·몰리스로 조직을 개편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를 시작으로 인력 감축 논의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오픈마켓 업체 11번가는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엔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2021년 상반기(1∼6월)에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이후 추가로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마트가 1993년 창립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지난해 창사 후 첫 적자를 내는 등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56)의 승진 이후 이뤄진 첫 인적 구조조정으로 ‘사업 효율화’를 위한 추가적인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희망퇴직 실시를 공지했다. 근속 15년 차 이상의 수석부장~과장급 인력을 대상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퇴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월 기본급 40개월 치인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 원을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전직지원금도 직급별로 최대 3000만 원까지 준다.이마트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이마트 1호점을 낸 이래 처음이다. 한채양 이마트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마트 측은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실시 배경을 설명했다.이마트는 폐점을 앞둔 서울 중랑구 상봉점과 충남 천안시 펜타포트점 직원을 대상으로 올해 초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예전에는 문을 닫는 점포 인력을 인근 점포로 재배치했지만, 이와 다른 조치를 시범적으로 시행한 것이다. 이마트 직원 수는 지난해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여 명 줄었는데, 올해 추가 감원이 이뤄지고 있다.업계에선 실적 부진에 빠진 이마트가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469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2011년 신세계 대형마트 사업부문에서 독립한 이후 첫 적자였다. 여기엔 이마트가 지분 70.5%를 가진 신세계건설이 1800억 원대 대규모 적자를 낸 게 결정적이었다. 이마트 자체 영업이익 역시 작년 18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3% 줄었다.시장 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트렌드가 바뀌면서 국내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은 지난해 이마트 매출을 추월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도 한국 내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리며 추격하고 있다.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승진한 정 회장이 승진 첫날부터 계열사 CEO들과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회의를 열었던 것도 강력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정 회장 승진 나흘 뒤 각 계열사 실적에 따라 수시로 임원을 교체하겠다는 발표도 내놨다. 신상필벌 인사 제도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실적난에 빠진 그룹 계열사의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효율적인 경영을 위한 통폐합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를 통합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애완동물 용품 전용 판매장 ‘몰리스’ 사업부를 폐지하고 패션·몰리스로 조직을 개편했다.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를 시작으로 인력 감축 논의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오픈마켓 업체 11번가는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엔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2021년 상반기(1~6월)에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이후 추가로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 쿠팡이 총 150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와 우리금융그룹도 각각 12억 원과 7억 원을 후원했다. 기업들이 스포츠를 이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0, 21일 서울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MLB 개막전 2연전 대행을 위해 MLB 사무국에 100억 원을 지불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단독 중계하고, 티켓 판매와 마케팅 등을 대행하는 조건이다. 쿠팡은 선수 체재비와 구장 대여, 아웃소싱 등 기타 행사 비용에도 50억 원을 추가 지불했다. 미국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는 현대차도 MLB 사무국에 12억 원을 지급하고 후원 계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버스와 전기차 등 18대를 행사에 지원했고, 첫 홈런을 친 무키 베츠(LA다저스)에게 전기차 ‘아이오닉5’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였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7억 원을 들여 MLB 개막전 후원을 따내며 금융권 스포츠마케팅 경쟁에 불을 붙였다. 2019년 ‘호날두 노쇼(No Show)’ 논란이 벌어졌던 이탈리아 축구 클럽 유벤투스는 방한 당시 약 43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후원 방식이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진 것이다.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비싼 돈을 내더라도 ‘메가 이벤트’에 선택과 집중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특히 쿠팡은 단순 홍보가 아니라 쿠팡쇼핑몰, 쿠팡이츠와 연계해 수익을 내는 모델이라 큰 예산을 투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2022년에도 손흥민 선수 소속팀인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를 한국으로 초청한 바 있다. 올여름에는 김민재 선수가 뛰는 독일 인기 구단 바이에른 뮌헨도 초청할 예정이다. 12억 원을 낸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는 MLB 개막전에서 브랜드 노출을 통해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65만2821대를 팔아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특히 MLB 최대 스타인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MLB 진출 초기인 2018년 현대차 ‘LF쏘나타’를 타고 다닌 점은 또 다른 홍보 포인트가 됐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과 하나, 신한에 이어 우리금융그룹까지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KB는 2006년 피겨 여제 김연아 선수와 인연을 맺고 17년간 동계 스포츠 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1998년부터 축구 국가대표, 신한은행은 2018년부터 KBO 야구 후원을 맡고 있다. 또 다른 후원사 오비맥주는 경기장 내 신제품 ‘카스 라이트’를 판매하며 홍보에 나섰다. 공식 개막전에 앞서 열린 스페셜 경기에서만 생맥주 1만4000잔 이상, 캔맥주 1만6000캔 이상을 판매했다. 후원사 파라다이스시티도 경기장에 브랜드를 노출시켜 호텔 홍보에 나섰다. MLB 개막전이 성공리에 막을 내리며 국내 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30만∼40만 원이 넘는 비싼 티켓 가격이지만 모든 경기가 매진되는 대성공을 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티켓 소구력에 의문이 있었는데 MLB 개막전이 국내 스포츠마케팅의 좋은 선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이탈리아에 진출한다. 20년 전 중국에 첫 해외매장을 연 파리바게뜨로서는 이탈리아가 11번째 진출국이 될 전망이다. 과포화된 내수 시장을 넘어 신성장 동력을 위한 글로벌 사업 확장 행보로 풀이된다. 24일 SPC에 따르면 허영인 회장은 이날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마리오 파스쿠치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파스쿠찌와의 오랜 협업 관계가 이탈리아 진출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SPC는 2002년 파스쿠찌 커피숍을 한국에 들여와 22년째 협업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SPC는 2004년 중국 상하이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개점하면서 처음 해외 시장에 발을 디뎠다. 2014년에는 ‘빵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개점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500호점을 돌파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중국, 미국, 프랑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세계 10개국에서 55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특히 북미 지역의 성장세가 빠르다. 한국에서 갖고 있는 ‘가성비 빵집’ 이미지 대신 고급화 전략을 쓴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중동 진출을 위해 지난해 9월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 할랄 인증 공장을 착공했다. SPC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연내 중동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SPC의 글로벌 행보는 한계에 달한 내수와 출점 규제를 피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제과점업은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이후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전년 점포 수의 2% 내에서만 추가 출점할 수 있는 등의 제한을 받았다. 중기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된 2019년에는 대한제과협회와 상생협약을 맺어 올해까지는 동네 제과점 인근 500m 이내에 출점하지 못한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018년 1만523개였던 전체 제과점 수가 2022년 1만5923개로 51.3% 늘었다. 이 기간 파리바게뜨 매장 수는 1.7% 증가에 그쳤다. 국내에서 사업 확장이 어렵다 보니 실적도 악화됐다. 파리바게뜨 운영사인 파리크라상의 매출은 2020년 1조7705억 원에서 2022년 1조9847억 원으로 1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347억 원에서 188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기업들 중에서는 한계에 닥친 내수 사업 대신 실적 개선을 위해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롯데 유통군은 19일 김상현 총괄대표 부회장(사진)이 자체브랜드(PB) 담당자 10여 명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소통 모임인 ‘Let’s 샘물(샘에게 물어보세요)’을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부회장의 영어 이름 ‘샘’에서 착안한 임직원 소통 프로그램이다. 김 부회장 취임 초기인 2022년 3월부터 유통 계열사 임직원을 상대로 진행해 왔다. 이번 행사에는 롯데마트·슈퍼, 롯데백화점, 롯데온 등 각 유통사의 PB 담당자들이 참여했다. 김 부회장은 PB 상품의 중요성과 글로벌화,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밝힌 후 직원들의 질의에 응답했다. 김 부회장은 “롯데 유통군이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가 되도록 임직원들의 ‘원 팀, 원 미션, 원 마인드’ 형성을 위한 조직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CJ ENM은 ‘오펜’ 프로젝트를 통해 신인 창작자 발굴 및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오펜은 창작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열려 있는 창작 공간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의 CJ ENM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다. 작가를 양성하는 ‘오펜 스토리텔러’와 작곡가를 지원하는 ‘오펜 뮤직’을 통해 매년 50여 명의 신인 창작자를 발굴하고 데뷔를 지원한다. 2017년 단막 드라마와 영화 부문을 시작으로 2018년 뮤직, 2020년 숏폼(시트콤), 2022년 시리즈 드라마 부문을 신설하며 지원 대상을 확대해왔다. 오펜 스토리텔러는 출범 이래 지금까지 총 199명, 오펜 뮤직은 총 73명을 지원했다. 오펜 스토리텔러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작가들은 약 1년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작품을 기획·개발하고 개인당 1000만 원의 창작 지원금과 개인 집필실 등의 창작 공간이 지원된다. 업계 최고 수준의 연출자와 작가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당선작 영상화 및 tvN과 TVING에 작품 공개, 제작사와 작가를 연결하는 비즈 매칭 등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오펜이 발굴한 신예 작가들은 지상파와 케이블을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 중이다. 1기 신하은, 박주연 작가는 각각 ‘갯마을 차차차’ ‘블랙독’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홍종성 작가(2기)가 ‘거래’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펜 뮤직 당선자는 창작 지원금 500만 원과 창작 공간을 지원받는다. 현업 전문가와의 멘토링을 통한 작사, 작곡, 믹싱, 제작, 저작권 등의 체계적인 교육과정, 작곡가 데뷔를 위한 비즈 매칭 등의 혜택도 지원한다. 오펜 뮤직 작곡가들은 아티스트 음반, 드라마, 영화 OST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실력과 대중성을 겸비한 아티스트 앨범 작업과 함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갯마을 차차차’ ‘슬기로운 의사생활1, 2’ ‘사랑의 불시착’ ‘남자친구’ 및 영화 ‘82년생 김지영’ ‘드림’ 등의 OST에 참여했다. CJ ENM 관계자는 “오펜은 창작자에게는 기회를 주고 업체에는 크리에이터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을 일으키고자 하는 노력”이라며 “향후에도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신인 창작자를 발굴하고 이들과 지속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아모레퍼시픽은 꾸준한 사내 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선한 영향력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19년째 진행 중인 임직원 나눔 캠페인 ‘매칭 기프트’를 통해 1억2000만여 원을 기부했다. 매칭 기프트는 임직원의 기부금과 함께 회사도 기부하는 제도로 매년 연말정산 시점에 임직원이 전년도 기부금 내역을 산출해 신청하면 회사에서 해당 기관에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는 프로젝트다. 임직원 170여 명이 참여한 올해 매칭 기프트 모금액은 월드비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총 105개 사회복지기관에 전달됐다. 기부금은 각 기관에서 전개하는 다양한 공익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사내 자율 봉사단 ‘앞나눔즈’도 최근 1기 활동을 성황리에 마쳤다. ‘앞나눔즈’라는 이름은 앞장서서 나눔을 펼치는 아모레퍼시픽의 구성원 모임을 뜻한다. 아모레퍼시픽 앞나눔즈 1기는 자발적 참여로 모인 50여 명의 임직원이 8개 조로 구성해 나눔 활동을 진행했다. 일부 조는 자립준비 청년 12명에게 재능 기부를 통해 퍼스널컬러 클래스, 프로필 사진 촬영, 눈썹 컨설팅 등 직접 구성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이들의 사회 진출 지원에 힘썼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의 꿈을 찾아주는 워크숍 진행, 시각장애인 마라톤 동반 주자 참여, 유기 동물 보호소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앞나눔즈는 나눔 활동의 준비 과정부터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모레퍼시픽 CSR팀 관계자는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자 앞나눔즈를 출범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임직원들은 지난 10년간 32만 시간 이상의 나눔 활동에 참여했으며 회사는 이를 장려하기 위해 직원들이 쌓은 마일리지를 복지포인트로 전환해 주는 나눔 활동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새로운 주제와 구성원들로 앞나눔즈 2기를 운영해 지속가능한 나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롯데가 경영진 견제를 위해 사외이사 권한을 강화한다. 비상장사에서는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고, 향후 이를 전 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20일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제도를 도입해 경영 투명성 및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에 나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사내이사가 맡는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도 맡을 수 있게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해당 제도는 우선 비상장사인 롯데GRS와 대홍기획에 적용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1일과 22일 각각 열릴 롯데GRS, 대홍기획 주주총회 후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출신 이사회 의장이 선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 쇼핑, 웰푸드 등 10개 상장사에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다.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임명해 의장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회를 단독으로 소집할 수 있다. 그간 국내에서는 금융권에만 의무적으로 적용되던 제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된 제도들을 향후 상장사 전체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룹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방침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주요 유통회사들이 이번 주를 시작으로 줄줄이 주주총회(주총)를 엽니다. 일반적으로 주총은 지난해 실적 점검과 함께 올해 신사업 계획을 밝혀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은 무엇인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주주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깊어지는 불황 때문인지 올해 주총에서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각 기업의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 GS리테일, BGF리테일은 21일,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는 26일, 롯데지주와 이마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8일 정기 주총을 엽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사업 확장을 위한 주총 안건은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주요 유통업체 중 이번 정기 주총에서 사업 목적을 추가하기 위해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 곳은 BGF리테일과 롯데하이마트뿐인데요. BGF리테일은 이미 추진 중인 이동형 편의점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 목적에 ‘그 외 기타 무점포 소매업’을 넣었습니다. 하이마트는 자동차 판매 중개, 방역소독업 등 이전에 확대했던 사업 중 시너지가 나지 않는 사업을 삭제하고 옥외광고 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올렸습니다. 둘 다 적극적인 신사업 안건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신세계도 신규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만 진행합니다. 이 같은 유통업체들의 ‘조용한 주총’은 팬데믹 시기 유통업체들이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 고군분투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2022년만 해도 롯데쇼핑은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을, 신세계백화점은 부가 통신사업과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추가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이마트는 2020년에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위한 전기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 불황이 이어지면서 신성장 동력을 찾던 유통기업들이 답보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정책이든, 기업 노력이든 업계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반전의 모멘텀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세포라코리아는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5월 6일부터 온라인몰, 모바일앱 스토어,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단계적으로 종료한다. 세포라는 2019년 10월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내며 국내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6개까지 점포를 늘렸으나 팬데믹과 CJ올리브영과의 경쟁에 밀려 진출 5년 만에 철수하게 됐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최근 약 2년 동안 세계 곡물 가격이 30% 이상 떨어지면서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국내 가공식품 가격지수는 오히려 1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원재료 가격의 하락세가 국내 물가에 제때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17.3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식량 가격이 크게 치솟았던 2022년 3월(160.3)보다 26.8% 떨어진 것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5개 품목군 중 유지류와 곡물의 가격지수는 23개월 동안 각각 52.0%, 33.1% 내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가공식품 가격은 10.3%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원료가 되는 국제 유지류 가격이 급락했음에도 식용유 가격은 21.0%가 올랐고 곡물 가격 하락에도 수프(20.4%), 밀가루(17.8%), 빵(12.5%)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가 7.2% 오를 때 가공식품은 이보다 1.5배 가까이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 부담을 키운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상당수의 기업이 지난해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논란이 됐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공식품은 원재료나 에너지 가격에 따라 제품 가격이 오르지만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을 때는 제품 가격이 내리지 않는 대표적인 품목”이라며 “이 때문에 물가 상승기에 가계와 서비스 업계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주재한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농산물을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를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올릴땐 빨리, 내릴땐 버티기” 식품업계 ‘그리드플레이션’ 도마에 [먹거리 물가 비상]가공식품 가격상승률, 물가의 1.5배재료값 상승땐 반년마다 가격 인상… 한번 올린 값은 안내리며 최대 실적정부 “가격담합 모니터링” 인하압박… 업계 “인건비 등 부담 인하 어려워” 18일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여의도점의 식품 코너. 한 70대 남성 고객이 올리브유 여러 종류를 들었다 놨다 하며 가격을 비교하더니 카트에 2병을 담았다. 하지만 이내 다시 돌아와 한 병을 내려놓곤 “모든 물가가 다 오른 것 같다”며 혀를 찼다. 인근에 사는 김윤자 씨(70·여)는 “최근 식용유 등의 물가가 다 올라 여기저기 저렴한 곳을 찾아다니며 식료품을 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여성 고객은 부침가루를 손에 든 채로 점원을 부르더니 더 작은 포장의 제품으로 바꾸기도 했다. 최근 2년여간 가공식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민들의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식료품의 원료인 국제 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데도 이런 추세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식품업계의 과도한 이윤 추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원재료 값이 급등할 때는 기업들이 이를 빠르게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내릴 때는 가격 조정을 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탐욕 인플레이션)’ 문제를 연일 거론하면서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식품업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재료값 상승은 빨리 반영, 하락 땐 버티기 18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곡물가격지수는 113.8로 2022년 3월(170.1)보다 33.1% 하락했다. 2022년 정점을 찍었던 세계곡물가격지수는 지난해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곡물 등의 원재료로 만들어지는 국내 가공식품 가격은 2년 전보다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부침가루 가격은 2022년 3월보다 18.6% 올랐고, 밀가루(17.8%) 국수(15.1%) 케이크(13.8%) 등도 10% 넘는 오름 폭을 보였다.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은 10.3%로 같은 기간 전체 물가 상승률(7.2%)의 1.5배에 달한다. 기업들은 마치 ‘살라미 전술’처럼 여러 차례 나눠 가격 인상을 꾸준히 단행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2018∼2021년 국내 기업의 평균 상품 가격 유지 기간은 약 9.1개월이었지만 2022∼2023년에는 6.4개월로 줄었다. 2022년부터는 반년에 한 번꼴로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앞다퉈 제품 가격을 올린 국내 식품 업체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과 농심은 각각 4924억 원, 2121억 원(연결 기준)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삼양식품과 빙그레, 풀무원 등도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 식품업계 “전기, 인건비 부담 여전”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잇달아 식품기업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가공식품 등에 대한 가격 담합 발생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제보 등을 통해 구체적인 혐의를 포착하면 조사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밀가루와 식용유처럼 원재료 가격과 직결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업계에 가격 인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업체들은 현실적으로 가격 인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전기요금과 인건비 등 부담은 여전하다”고 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져도 통상 6개월은 지나야 실제 생산 비용에 반영된다”며 “전쟁으로 인해 물류가 불안정해지며 이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는 어렵다”고 말했다.세종=김도형기자 dodo@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롯데쇼핑이 10년 넘게 답보 상태였던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9일 마포구청에 ‘상암 DMC 복합쇼핑몰 지구단위계획 및 세부 개발 계획 결정(변경)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안서에는 상업시설 확대, 해외 설계사를 통한 디자인 보완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부지는 2011년 오세훈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가 복합문화상업시설 조성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며 특별 계획구역으로 지정한 곳으로, 2013년 롯데쇼핑이 1972억 원에 매입했다. 부지 규모는 2만644㎡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서울시, 마포구와 소통하며 이 부지에 2017년 초 개장을 목표로 쇼핑몰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서울시가 인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2019년에는 감사원에서 서울시가 부당하게 사업을 장기 지연시켰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10년 넘게 제자리에 머물러 있던 사업은 2021년 서울시로부터 개발 계획 승인을 받으며 진척의 물꼬를 텄다. 롯데쇼핑은 서울시와 협의해 30%였던 상업시설 비중을 지난해 50%로 확대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엔 57%까지 늘렸다. 팬데믹 이후 체험형 매장에 대한 수요가 늘며 쇼핑몰 규모가 점점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했다. 이달 13일에는 서울시가 DMC역과 수색역 일대를 개발하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업무지구 개발’ 계획을 발표해 서울시의 서북권 개발 구상과 함께 롯데쇼핑의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롯데쇼핑은 이번 개발을 통해 서울 서북권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대형 백화점이 몰린 광화문, 여의도 등과 달리 서북권은 별다른 백화점이나 몰이 부족했다”며 “DMC의 스토리를 담고 서북권을 대표하는 유통 매장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서울시와 논의해 해당 부지를 쇼핑, 엔터테인먼트, 주거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포함한 미래형 복합 쇼핑몰로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문화시설은 개인 미디어 작업이 가능한 라이브 스튜디오를 비롯해 미디어 특화 DMC 이미지에 맞는 시설을 유치할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1∼6월) 설계사 선정을 완료하고 연내 도시건축공동심의를 마무리하는 등 착공 절차를 밟아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내부 조직 개편을 통해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해외 설계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