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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회담 성사 과정에서 불거진 ‘비선 논란’에 대해 “우리 당대표 비서실장(천준호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과 협의하고 진행한 것이 전부”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답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부인에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의 국무총리 추천권 제안 등을 두고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 윤석열을 국민의힘에서 제명하라”는 등 강도 높은 탈당 요구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메신저 역할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전날 불거진 윤 대통령 측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이 대표 측 임 교수 간 물밑 조율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함 원장을 통해 이 대표 측에 “여권 개편 과정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유력 여권 주자를 배제하겠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시작됐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비선 논란이 불거지면 향후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를 두고 지지층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야당 지도자에게는 위험한 주제”라며 “이 대표 역시 최초 제안 단계부터 위험성을 파악하고 뒷거래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회동 성사 과정에서 개입을 시사한 임 명예교수에 대한 불만 섞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9일 열릴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비선 개입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전화나 텔레그램을 통해 종종 사회 각계각층 인사의 조언을 듣는 소통 과정이 비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시선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런 생생한 민심 청취가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이번 일을 보면 실제 관계와 무관하게 공식 참모 조직이 배제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부정적 효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글이 전날에 이어 수백 개 올라왔다. 한 당원은 윤 대통령을 ‘개딸’이라 부르며 “이재명의 졸개가 된 보수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적폐청산하라고 뽑았더니 상왕 놀이하고 격노하다가 전과 4범(이 대표)을 밀어주냐”고 했다. 또 “(결백하면) 혼란 준 (비선) 라인을 법적 조치하라. 그래야 우리가 믿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40분경 입원 치료를 앞둔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지난달 29일 두 사람 간 회동 이후 첫 통화로, 윤 대통령이 최근 저장한 이 대표 번호로 직접 통화했다고 한다. 현안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건강을 염려하는 안부 인사를 했고 이 대표는 안부 인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회담 성사 과정에서 불거진 ‘비선 논란’에 대해 “우리 당대표 비서실장(천준호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과 협의하고 진행한 것이 전부”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답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부인에도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의 국무총리 추천권 제안 등을 두고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 윤석열을 국민의힘에서 제명하라” 등 강도 높은 탈당 요구가 이어졌다.이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메신저 역할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전날 불거진 윤 대통령 측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이 대표 측 임 교수간 물밑 조율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함 원장을 통해 이 대표 측에 “여권 개편 과정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유력 여권 주자를 배제하겠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시작됐다”는 등의 취지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이 대표 측 관계자는 “비선 논란이 불거지면 향후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를 두고 지지층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야당 지도자에게는 위험한 주제”라며 “이 대표 역시 최초 제안 단계부터 위험성을 파악하고 뒷거래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회동 성사 과정에서 개입을 시사한 임 명예교수에 대한 불만 섞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대통령실은 9일 열릴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비선 개입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윤 대통령이 전화나 텔레그램을 통해 종종 사회 각계각층 인사의 조언을 듣는 소통 과정이 비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시선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런 생생한 민심 청취가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이번 일을 보면 실체 관계와 무관하게 공식 참모 조직이 배제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부정적 효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글이 전날에 이어 수백개 올라왔다. 한 당원은 윤 대통령을 ‘개딸’이라 부르며 “이재명의 졸개가 된 보수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적폐청산 하라고 뽑았더니 상왕 놀이하고 격노하다가 전과 4범(이 대표)을 밀어주냐”고 했다. 또 “(결백하면) 혼란 준 (비선) 라인을 법적 조치하라. 그래야 우리가 믿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0분경 입원 치료를 앞둔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지난달 29일 두 사람 간 회동 이후 첫 통화로, 윤 대통령이 최근 저장한 이 대표 번호로 직접 통화했다고 한다. 현안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건강을 염려하는 안부 인사를 했고 이 대표는 안부 인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지금껏 검찰의 수사 행태를 보면 불법 행위와 절차 위반이 부지기수다. 야권 인사 대상 검찰 수사의 적법성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주장하는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과 검찰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수사 과정 등을 비롯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자녀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법을 시사하며 22대 국회에서 ‘특검 정국’을 예고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공약한 전 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을 비롯해 은행·정유사의 과다 이익에 대한 ‘한시적 횡재세’ 도입, 서민금융 지원 등에 대해 “처분적 법률로 도입할 수 있는지 타진 중”이라고 했다. 처분적 법률은 국회 입법만으로 자동으로 집행력을 갖는다. 22대 상반기 원 구성 협상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반드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등을 차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여당이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방치할 경우 전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오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수석대변인을 지냈고. 최근까지 최고위원직을 맡았던 대표적 ‘찐명’(진짜 친명) 인사다. ―검찰의 이화영 전 부지사 술판 회유 의혹, 조국 대표의 딸 조민 씨 수사 과정,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은 22대 국회 특검 대상인가. “이 전 부지사의 경우엔 진술이 괘씸죄만 더 만들 뿐이지 (형량 감소에) 어떤 도움이 되겠나. 용기를 냈던 건 양심의 소리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조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의혹 역시 검사가 불법 행위를 했거나 범죄에 관련돼 있다고 하면 예외 없이 분명하게 공정과 상식 차원에서 민주당은 대응할 것이다. ‘한동훈 특검법’ 역시 당론이 결정된 건 없지만 당내에 동의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된다.”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원이나 횡재세 도입, 신용 대사면을 위해 ‘처분적 법률’을 활용할 가능성은…. “당 정책위원회에서 처분적 법률로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가능성을 아마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제일 좋은 방법은 협의를 통해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을 하는 것이지만 윤석열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하면, 입법부로서 처분적 법률의 효과를 통해 할 수 있는지도 당연히 검토해야 하는 게 아닌가.” ―21대 상반기 국회에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여야가 갈등을 겪다가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맡았다. “이번에도 가능성이 있다. 도저히 협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마냥 기다릴 순 없다. 단순히 협치라는 이름만으로 양보할 생각은 없다. 저쪽이 21대 국회 초반처럼 7개 상임위원장을 안 가져가겠다고 방치할 경우 우리가 국회 다수당으로서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오는, 원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21대 국회에서 책임을 안 지려고 양보했다가 대선에서도 졌다. (이번에는)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 6월 중에는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22대 국회 임기 내 개헌 필요성은 어떻게 생각하나. “개헌 필요성에 공감한다. 4년 중임제라든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싣는 것이라든지 이제는 7공화국이 만들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지금껏 검찰의 수사 행태를 보면 불법 행위와 절차 위반이 부지기수다. 야권 인사 대상 검찰 수사의 적법성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주장하는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과 검찰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수사 과정 등을 비롯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자녀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법을 시사하며 22대 국회에서 ‘특검 정국’을 예고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공약한 전 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을 비롯해 은행·정유사의 과다 이익에 대한 ‘한시적 횡재세’ 도입, 서민금융지원 등에 대해 “처분적 법률로 도입할 수 있는지 타진 중”이라고 했다. 처분적 법률은 국회 입법만으로 자동으로 집행력을 갖는다.22대 상반기 원 구성 협상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반드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등을 차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여당이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방치할 경우 전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오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수석대변인을 지냈고 최근까지 최고위원직을 맡았던 대표적 ‘찐명’(진짜 친명) 인사다. ―검찰의 이화영 전 부지사 술판 회유 의혹, 조국 대표의 딸 조민 씨 수사 과정,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은 22대 국회 특검 대상인가.“이 전 부지사의 경우엔 진술이 괘씸죄만 더 만들 뿐이지 (형량 감소에) 어떤 도움이 되겠나. 용기를 냈던 건 양심의 소리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조국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의혹 역시 검사가 불법 행위를 했거나 범죄에 관련돼 있다고 하면 예외 없이 분명하게 공정과 상식 차원에서 민주당은 대응할 것이다. ‘한동훈 특검법’ 역시 당론이 결정된 건 없지만 당내에 동의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된다.”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원이나 횡재세 도입, 신용 대사면을 위해 ‘처분적 법률’을 활용할 가능성은….“당 정책위원회에서 처분적 법률로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가능성을 아마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제일 좋은 방법은 협의를 통해서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을 하는 것이지만 윤석열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하면, 입법부로서 처분적 법률의 효과를 통해 할 수 있는지도 당연히 검토해야 하는 게 아닌가.” ―21대 상반기 국회에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여야가 갈등을 겪다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맡았다.“이번에도 가능성이 있다. 도저히 협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마냥 기다릴 순 없다. 단순히 협치라는 이름만으로 양보할 생각은 없다. 저쪽이 21대 국회 초반처럼 7개 상임위원장 안 가져가겠다고 방치할 경우 우리가 국회 다수당으로서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오는, 원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 책임을 안 지려고 양보했다가 대선에서도 졌다. (이번에는)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 6월 중에는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22대 국회 임기 내 개헌 필요성은 어떻게 생각하나.“개헌 필요성에 공감한다. 4년 중임제라든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싣는 것이라든지 이제는 7공화국이 만들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지도부가 꾸려지면서 22대 국회 상임위원장을 둘러싼 민주당 내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이날 “22대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을 가져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법사위원장 후보로 박주민 이언주 전현희 의원 등 강경파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법사위 단계부터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잡아 범야권 주도로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3일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 있는 국회 운영을 위해서는 법사위와 운영위를 우리가 확보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법사위, 운영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경우 21대 전반기 국회처럼 18개 전체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차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당에서 법사위와 운영위를 양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협상 상황에 따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22대 전반기 주요 상임위에 위원장 및 간사, 위원을 배분하게 된다. 통상 3선이 맡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만 30명이 이미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맞붙는 법사위원장 후보로는 박주민 이언주 전현희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은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으면서 각종 입법에 번번이 제동이 걸렸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는 반드시 되찾아오겠다는 목표다. 이재명 대표도 최근 “법사위에서 자구심사 권한을 악용하는 ‘법맥경화’ 문제가 22대 국회에선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법맥경화가 더 이상 문제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는 운영위는 그동안 관례상 여당에서 위원장을 맡아왔는데, 민주당은 “여당 소속 위원장의 반대로 운영위가 제대로 열리지 못해 대통령실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유명무실해졌다”며 운영위원장도 가져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밖에 국회 정무위원장에는 김병기 유동수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는 강훈식 김성환 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는 김현 조승래 최민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박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상임위 배분과 당직에서 적재적소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3선 이상 의원 상임위원장 배분에도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2대 국회에서 171석의 원내 1당을 이끌 더불어민주당의 첫 원내대표로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박찬대 의원(3선·인천 연수갑·사진)이 선출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친명계 내부 교통정리 끝에 단독으로 입후보해 찬반 투표를 거쳐 뽑혔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경선 없이 단독 후보로 원내대표에 출마해 당선된 사례는 2005년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원 이후 19년 만이다. 민주당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2대 국회 당선인 총회를 열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민주당 소속 당선인 171명 중 170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박 신임 원내대표는 과반 득표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득표 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수갑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박 원내대표는 회계사 출신으로, 이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수석대변인을 지냈고 최근까지 최고위원직을 맡았던 대표적 ‘찐명’(진짜 친명) 인사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도 “이 대표와의 강력한 투톱 체제로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일하면서 싸우는 민주당, 행동하는 민주당이 돼 국민께서 정치 효능감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대여 강공 모드를 선언하면서 22대 국회에서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며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에 대한 정면 반박”이라고 말했다. “책임 있는 국회 운영을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반드시 민주당 몫으로 가져오겠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로 운영수석엔 박성준 의원(재선)을, 정책수석엔 김용민 의원(재선)을 임명했다.“이재명, 직접 후보 교통정리”… 친명 원내대표 사실상 추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선출19년만에 단독 출마… 토론도 생략朴 “이재명 대표 기치로 똘똘 뭉쳐야”… 李 “당론 반대로 법안 멈춰선 안돼”원내지도부도 친명계 일색 구성 “이재명 대표를 기치로 똘똘 뭉쳐서 어려운 정국을 헤쳐 나가고, 검사독재 정권의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라는 의미로 생각한다.”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첫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친명(친이재명)계 박찬대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일성부터 자신이 단독 입후보하고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유를 이같이 설명하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당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직접 친명계 후보군을 교통정리하며 박 원내대표의 단독 출마를 지원했다. 당내에서는 “박 원내대표는 과거 김대중(DJ) 총재 시절 원내총무처럼 이 대표의 의중을 따를 인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 대표 일극체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 박찬대 단독 출마 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단독 입후보한 후보가 당선된 것은 2005년 정세균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단독 입후보한 이후 19년 만이다. 정 의원의 경우 당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구원투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선에서 압승한 정당에서 원내대표를 사실상 추대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로 평가된다. 박 원내대표가 단독 출마하면서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 절차도 생략됐다. 당초 4선 김민석 서영교 의원을 비롯해 3선 김병기 김성환 박주민 한병도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이 대표가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박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사실을 직접 언급하고, 일부 후보자에겐 사실상 불출마를 권유하는 등 직접 교통정리에 나서면서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친명계 재선 의원은 “이전 비명(비이재명)계 원내대표처럼 본인 소신을 앞세워서 헛발질하는 행태는 안 된다. 지금은 이 대표의 의중을 잘 알고 실행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박 원내대표는 이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의 위상이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의 원내총무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과거 원내총무는 대체로 당 총재가 지명하는 만큼 총재 대리인의 성격이 강했다. 다만 2003년 민주당에서 분당한 열린우리당이 ‘원내 정당’을 강조하며 원내총무를 없애고 원내대표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원내대표 위상이 당 대표와 동급으로 강화됐다. 당 대표가 당 전반을 아우르고,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내 현안을 총괄하는 ‘투톱’ 체제가 된 것.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엔 이 대표가 박 원내대표를 콕 찍어 앉힌 그림이라 박 원내대표가 이전 원내대표들처럼 이 대표와 의견 대립을 보이거나 본인 의지대로 업무를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李 “당론 반대로 법안 멈추는 일 없어야”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22대 국회를 앞두고 완벽한 ‘친명당’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내대표에 선출된 뒤 인사로 당선인들 앞에서 큰절을 한 박 원내대표는 이날 “엄중하게 지켜만 보고 머뭇거리다가 실기하는 과거 민주당과 결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이 대표의 총선 핵심 공약이었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내세우는 등 이 대표와의 보조 맞추기에 나섰다. 원 구성과 관련해서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반드시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도 이날 박 원내대표를 선출한 당선인 총회에 참석해 12분간의 발언을 통해 “(21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법안들도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해서 추진이 멈춰 버리는 그런 일을 봤기 때문에 그건 정말로 옳지 않다”면서 “새로 당선된 분들은 그런 일이 최소한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내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이 대표도 올해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임 원내 지도부도 강성 친명계 일색으로 구성됐다. 이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던 박성준 의원(재선)은 이날 원내운영수석부대표로 보직을 이동했다. 강성 친명계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재선)은 원내정책수석부대표로 임명됐다. 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원내대표가 법사위와 운영위를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한 것은 22대 국회에서도 일방적으로 독주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거대 야당 마음대로 국회를 쥐고 흔들어도 된다는 것으로 총선의 민의를 생각했다면 분명한 착각”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지도부가 꾸려지면서 22대 국회 상임위원장을 둘러싼 민주당 내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이날 “22대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을 가져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법사위원장 후보로 박주민 이언주 전현희 의원 등 강경파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법사위 단계부터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잡아 범야권 주도로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3일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 있는 국회 운영을 위해서는 법사위와 운영위를 우리가 확보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법사위, 운영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경우 21대 전반기 국회처럼 18개 전체 상임위원장을 자리를 민주당이 차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당에서 법사위와 운영위를 양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보인다”며 “협상 상황에 따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박 원내대표는 22대 전반기 주요 상임위에 위원장 및 간사, 위원을 배분하게 된다. 통상 3선이 맡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만 30명이 이미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맞붙는 법사위원장 후보로는 박주민 이언주 전현희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은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맡으면서 각종 입법에 번번이 제동이 걸렸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는 반드시 되찾아오겠다는 목표다. 이재명 대표도 최근 “법사위에서 자구심사 권한을 악용하는 ‘법맥경화’ 문제가 22대 국회에선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법맥경화가 더 이상 문제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치적 해법 모색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대통령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는 운영위는 그 동안 관례상 여당에서 위원장을 맡아왔는데, 민주당은 “여당 소속 위원장의 반대로 운영위가 제대로 열리지 못해 대통령실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유명무실해졌다”며 운영위원장도 가져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밖에 국회 정무위원장에는 김병기 유동수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는 강훈식 김성환 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는 김현 조승래 최민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박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상임위 배분과 당직에서 적재적소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3선 이상 의원 상임위원장 배분에도 전문성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표를 기치로 똘똘 뭉쳐서 어려운 정국을 헤쳐나가고, 검사독재 정권의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라는 의미로 생각한다.”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첫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친명(친이재명)계 박찬대 원내대표는 취임 후 첫 일성부터 자신이 단독 입후보하고,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유를 이같이 설명하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당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직접 친명계 후보군을 교통정리하며 박 원내대표의 단독 출마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박 원내대표는 과거 김대중(DJ) 총재 시절 원내총무처럼 이 대표 의중을 따를 인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 대표 일극체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 박찬대 단독 출마 지원”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단독 입후보한 후보가 당선된 것은 2005년 정세균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단독 입후보한 이후 19년 만이다. 정 의원의 경우 당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구원투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선에서 압승한 정당에서 원내대표를 사실상 추대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로 평가된다. 박 원내대표가 단독 출마하면서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 절차도 생략됐다.당초 4선 김민석 서영교 의원을 비롯해 3선 김병기 김성환 박주민 한병도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해왔다. 그러나 이 대표가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박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사실을 직접 언급하고, 일부 후보자에겐 사실상 불출마를 권유하는 등 직접 교통정리에 나서면서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친명계 재선 의원은 “이전 비명(비이재명)계 원내대표처럼 본인 소신을 앞세워서 헛발질하는 행태는 안 된다. 지금은 이 대표 의중을 잘 알고 실행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박 원내대표는 이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의 위상이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의 ‘원내총무’의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과거 원내총무는 당 총재가 지명하는 만큼, 총재 대리인의 성격이 강했다. 다만 2003년 민주당에서 분당한 열린우리당이 ‘원내 정당’을 강조하며 원내총무를 없애고 원내대표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원내대표 위상이 당 대표와 동급으로 강화됐다. 당 대표가 당 전반을 아우르고,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내 현안을 총괄하는 ‘투톱’ 체제가 된 것.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엔 이 대표가 박 원내대표를 콕 찍어 앉힌 그림이라 박 원내대표가 이전 원내대표들처럼 이 대표와 의견 대립을 보이거나 본인 의지대로 업무를 처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李 “당론 반대로 법안 멈추는 일 없어야”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22대 국회를 앞두고 완벽한 ‘친명당’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내대표에 선출된 뒤 인사로 당선인들 앞에서 큰절을 한 박 원내대표는 이날 “엄중하게 지켜만 보고 머뭇거리다가 실기하는 과거 민주당과 결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이 대표의 총선 핵심 공약이었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내세우는 등 이 대표와의 보조 맞추기에 나섰다. 원 구성과 관련해서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반드시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도 이날 박 원내대표를 선출한 당선인 총회에 참석해 12분간의 발언을 통해 “(21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법안들도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해서 추진이 멈춰버리는 그런 일을 봤기 때문에 그건 정말로 옳지 않다”면서 “새로 당선된 분들은 그런 일이 최소한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내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이 대표도 올해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신임 원내지도부도 강성 친명계 일색으로 구성됐다. 이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던 박성준 의원(재선)은 이날 원내운영수석부대표로 보직을 이동했다. 강성 친명계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재선)은 원내정책수석부대표로 임명됐다. 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원내대표가 법사위와 운영위를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한 것은 22대 국회에서도 일방적으로 독주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거대 야당 마음대로 국회를 쥐고 흔들어도 된다는 것으로 총선의 민의를 생각했다면 분명한 착각”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2대 국회에서 171석의 원내 1당을 이끌 더불어민주당의 첫 원내대표로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박찬대 의원(3선·인천 연수갑)이 선출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친명계 내부 교통정리 끝에 단독으로 입후보해 찬반 투표를 거쳐 뽑혔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경선 없이 단독 후보로 원내대표에 출마해 당선된 사례는 2005년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원 이후 19년 만이다.민주당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2대 국회 당선인 총회를 열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민주당 소속 당선인 171명 중 170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박 신임 원내대표는 과반 득표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득표 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연수갑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박 원내대표는 회계사 출신으로,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수석대변인을 지냈고 최근까지 최고위원직을 맡았던 대표적 ‘찐명’(진짜 친명) 인사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도 “이재명 대표와의 강력한 투톱 체제로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일하면서 싸우는 민주당, 행동하는 민주당이 돼 국민께서 정치 효능감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박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대여 강공 모드를 선언하면서 22대 국회에서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며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에 대한 정면 반박”이라고 말했다. “책임 있는 국회 운영을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반드시 민주당 몫으로 가져오겠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로 운영수석엔 박성준 의원(재선), 정책수석엔 김용민 의원(재선)을 임명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1대 국회 임기 막판까지 쟁점 법안 강행 처리를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도 개원 직후부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특검법’,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특검법 처리를 예고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92석의 범야권 공조를 토대로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 등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라고 반발하면서도 내부 이탈 표 발생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22대 국회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로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22대 국회가 열리면 ‘김건희 특검법’을 바로 발의하겠다”고 공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1호 법안으로 공약한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서도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은 총선 민심의 반영인 만큼 즉각 추진할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법을 추진할 경우 자녀 입시 비리 의혹을 비롯해 고발사주 연루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징계 관련 의혹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특검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방송 3법과 노란봉투법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의 총선 공약이었던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약 13조 원)을 비롯해 소상공인 대출 및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저금리 대출 확대(약 1조 원),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지원금(약 4000억 원), 소상공인 에너지 지원금 편성(약 3000억 원)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회 입법만으로 집행력을 자동으로 갖는 ‘처분적 법률’ 활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선 21대 국회 때보다 내부 이탈 표가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2대 총선에서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만큼 8명만 이탈해도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사실상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에서 재의결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정치적인 공방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민주당에서 한번 가져오면 저희가 찬찬히 살펴보고 과연 이것이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는 법인지 아니면 그럴 가치가 없는 법인지 그때 가서 판단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당선인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중진 당선인은 통화에서 “여당이 매번 규탄만 하는 신세로 전락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1대 국회 임기 막판까지 쟁점 법안 강행 처리를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도 개원 직후부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특검법’,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특검법’ 처리를 예고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92석의 범야권 공조를 토대로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 등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라고 반발하면서도 내부 이탈 표를 고심하는 모양새다.22대 국회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로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22대 국회가 열리면 ‘김건희 특검법’을 바로 발의하겠다”고 공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1호 법안으로 공약한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서도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은 총선 민심의 반영인 만큼 즉각 추진할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법의 경우 추진할 경우 자녀 입시 비리 의혹을 비롯해 고발사주 연루 의혹,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징계 관련 의혹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특검 형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방송 3법과 노란봉투법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의 총선 공약이었던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약 13조 원)을 비롯해 소상공인 대출 및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저금리 대출 확대(약 1조 원),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지원금(약 4000억 원), 소상공인 에너지 지원금 편성(약 3000억 원)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회 입법만으로 자동으로 집행력을 갖는 ‘처분적 법률’ 활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선 21대 국회 때보다 내부 이탈 표가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2대 총선에서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만큼 8명만 이탈해도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사실상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국회에서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정치적인 공방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민주당에서 한번 가져오면 저희가 찬찬히 살펴보고 과연 이것이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는 법인지 아니면 그럴 가치가 없는 법인지 그때 가서 판단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여당 당선인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중진 당선인은 통화에서 “21대 끝까지 야당이 폭주하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도 거대 의석 수를 무기로 의회를 멋대로 주무르겠다는 심산이 보인다”며 “여당이 매번 규탄만 하는 신세로 전락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공개 회동 때) ‘(여권의) 어떤 분들은 1인당 50만 원씩 줘서 (민주당의 25만 원 지급안을) 되치자라는 의견도 줬지만 (내가)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전날 회동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요구한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사실상 거절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실 내부인지, 국민의힘 제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5만 원이 아니라 아주 통 크게 50만 원, 100만 원을 주자는 제안에 대통령 본인이 거절했다고 했다”며 “물가 안정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중에 돈이 풀리면 그게 더 어려워진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 이처럼 적극적으로 자신의 논리와 의견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검사 시절 삼풍백화점 및 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참사 수사를 맡았던 경험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언급하니 갑자기 윤 대통령이 독소조항을 이야기하면서 ‘내가 검사를 해봐서 잘 안다’고 하더라”며 “그러면서 갑자기 문재인 정부 때 세월호 수사하던 팀장이 자신의 후배였다는 얘기부터 삼풍백화점 붕괴 이야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언론 문제를 꺼내 들었을 때도 윤 대통령은 ‘언론을 장악하는 방법을 알지만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편파적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윤 대통령이 ‘독립기관인 방심위 운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 언론을 장악하는 방법을 알지만 옛날처럼 그럴 생각 전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을 공개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일일이 확인하지 않겠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전날 모두발언 때 A4용지 절반 크기 10장 분량의 사전 원고를 약 15분간 읽은 것을 두고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무회동 때 모두발언은 간략히 하기로 했는데 약속과 달리 이 대표가 원고를 꺼내 길게 읽어내려 갈 줄은 몰랐다는 것.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가 취재진을 의식해 준비해 온 원고를 읽을 줄은 몰랐다”며 “어떻게 보면 이 대표가 반칙을 했다. 하지만 넉넉하게 이해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공개 회동 때) ‘(여권의) 어떤 분들은 1인당 50만 원씩 줘서 (민주당의 25만 원 지급안을) 되치자라는 의견도 줬지만 (내가)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이야기했다.”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전날 회동에서 윤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요구한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사실상 거절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30일 전했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실 내부인지, 국민의힘 제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5만 원이 아니라 아주 통 크게 50만 원, 100만 원을 주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대통령 본인이 거절했다고 했다”며 “물가 안정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중에 돈이 풀리면 그게 더 어려워진다는 취지였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전날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 이처럼 적극적으로 자신의 논리와 의견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검사 시절 삼풍백화점 및 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참사 수사를 맡았던 경험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언급하니 갑자기 윤 대통령이 독소조항을 이야기하면서 ‘내가 검사를 해봐서 잘 안다’고 하더라”며 “그러면서 갑자기 문재인 정부 때 세월호 수사하던 팀장이 자신의 후배였다는 얘기부터 삼풍백화점 붕괴 이야기까지 했다”고 전했다.이 대표가 언론 문제를 꺼내들었을 때도 윤 대통령은 ‘언론을 장악하는 방법을 알지만 그럴 생각 전혀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편파적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윤 대통령이 ‘독립기관인 방심위 운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 언론을 장악하는 방법을 알지만 옛날처럼 그럴 생각 전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윤 대통령 답변이 길어지면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 나머지 의제들은 언급도 못하고 회담이 마무리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진 정책위의장은 “(단지 시간이 모자랐다는) 선의로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을 공개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일일이 확인하지 않겠다”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전날 모두발언 때 A4용지 절반 크기 10장 분량의 사전 원고를 약 15분간 읽은 것을 두고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무회동 때 모두발언은 간략히 하기로 했는데 약속과 달리 이 대표가 원고를 꺼내 길게 읽어내려갈 줄은 몰랐다는 것.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가 취재진을 의식해 준비해 온 원고를 읽을 줄은 몰랐다”며 “어떻게 보면 이 대표가 반칙을 했다. 하지만 넉넉하게 이해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회동에서 핵심 쟁점 법안이었던 ‘채 상병 특검법’(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합의하지 못해 5월 임시 국회에서 여야 간 이를 둘러싼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총선 민심’을 내세워 다음 달 2일과 29일 등 두 차례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단독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총선 민심을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율 없이는 본회의를 열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 채 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 예고 이날 회동 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사실상 또 거부한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회동 직후 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특별법에) 독소 조항이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며 “윤 대통령이 사실상 오늘 회담에서 거부한 것”이라고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윤 대통령이 (비공개 회담에서) ‘수사를 충분히 했다, 그런데 또 수사를 하자는 것이냐’라고 얘기하면서 계속 문제 제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5월 중 전세사기 피해자 특별법 개정안, 민주유공자예우법,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제2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진 정책위의장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 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 방침’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도 “애초에 법안 내용은 협상 대상이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총선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오찬을 함께 했지만 끝내 다음 달 본회의 일정을 합의하지 못했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민주당이 쟁점 법안 강행 처리 방침을 확실하게 못 박은 가운데,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개의할지가 남은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의장실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마무리할 의제가 많아 5월 중 본회의를 여러 번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여야 합의를 통해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여당을 계속 설득하는 중”이라고 했다. ● 與 “소통과 협치 물꼬” 野 “변화 찾을 수 없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회동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듣고 또 들으며 이 대표가 전한 민심의 목소리를 경청했다”며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영남지역 당선인은 “이 대표가 충분히 말할 시간을 가진 것 자체가 소통의 시작이라고 본다”며 “이미 (윤 대통령이) 점수를 따면서 시작한 회담”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맹폭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공식 논평에서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도 논평에서 “‘혹시나’ 기대했지만, 결과는 ‘역시나’ 였다”며 “(윤 대통령이) 오늘 회담에서도 듣기보다는 말하기에 치중했는데, 문제는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회동에서 핵심 쟁점 법안이었던 ‘채 상병 특검법’(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서 5월 임시 국회에서 여야 간 이를 둘러싼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총선 민심’을 내세워 다음 달 2일과 29일 두 차례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단독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총선 민심을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율 없이는 본회의를 열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 채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 예고이날 회동 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사실상 또 거부한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회동 직후 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특별법에) 독소조항이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며 “윤 대통령이 사실상 오늘 회담에서 거부한 것”이라고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윤 대통령이 (비공개 회담에서) ‘수사를 충분히 했다, 그런데 또 수사를 하자는 것이냐’라고 얘기하면서 계속 문제 제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다음달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5월 중 전세 사기 피해자 특별법 개정안, 민주유공자예우법,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제2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진 정책위의장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 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 방침’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도 “애초에 법안 내용은 협상 대상이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총선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오찬을 함께 했지만 끝내 다음 달 본회의 일정을 합의하지 못 했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민주당이 쟁점 법안 강행 처리 방침을 확실하게 못 박은 가운데,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개의할지가 남은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의장실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마무리할 의제가 많아 5월 중 본회의를 여러 번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여야 합의를 통해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여당을 계속 설득하는 중”이라고 했다. ● 與 “소통과 협치 물꼬” 野 “변화 찾을 수 없어”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회동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듣고 또 들으며 이 대표가 전한 민심의 목소리를 경청했다”며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영남지역 당선인은 “이 대표가 충분히 말할 시간을 가진 것 자체가 소통의 시작이라고 본다”며 “이미 (윤 대통령이) 점수를 따면서 시작한 회담”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맹폭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공식 논평에서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도 논평에서 “‘혹시나’ 기대했지만, 결과는 ‘역시나’ 였다”며 “(윤 대통령이) 오늘 회담에서도 듣기보다는 말하기에 치중했는데, 문제는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9일 첫 회동을 하루 앞두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핵심 의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 차를 드러내며 신경전을 펼쳤다. 대통령실은 “특검법은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할 사안”이라며 “윤 대통령이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반면, 민주당은 “총선 민심에 따라 특검법은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하고 있는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특검을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며 “민생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자제하고 국회와 국민을 존중하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실무회동 과정에서 회담 의제로 내놓은 게 전혀 없는 데다 민주당의 의제 요구에 대해서도 답을 준 게 없다”며 “이 대표가 직접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총선 민의도 가감 없이 전달하고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비롯해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제2양곡관리법’ 등 윤 대통령이 이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에 대해서도 수용을 촉구하는 한편 거부권 행사 자제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특검)법안은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할 사안”이라며 특검법 수용 요구는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9차례에 걸쳐 거부권을 행사한 것 역시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활용하는 것으로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기류다. 이 대표가 총선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액수 조정에 대해서는 여지를 두는 가운데, 선별 지원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尹-李, 민생지원금-추경 주로 논의… 총리 인선 거론 불투명 오늘 오후2시 ‘차담’형식 회담“특검 수용못해” vs “국민대표 질문”대통령실-민주 하루전까지 신경전여야정협의체 구성 성과 가능성… 독대-공동합의문 채택은 없을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하시는 일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게 진심일 것이라고 믿는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이 대표가 국민을 대표해 질문하러 가는 자리다. 윤 대통령이 단순히 듣는 자리가 아니라 대답을 내놓는 자리여야 한다.”(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대통령실은 “열린 회담이 될 것”이라며 격의 없는 논의를 강조하면서도, 민주당이 요구할 특검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총선 과정에서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비롯해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에 대한 답을 듣겠다고 벼르고 있다.● “열린 회담 돼야” “차 한 잔에 봐줄 필요 없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29일 오후 2시부터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만난다. 두 사람은 식사 대신 차담 형식으로 회동을 진행한다. 역대 대통령-야당 대표 회담은 오찬 등 식사를 겸해 열린 적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차담으로 결정됐다. 모두발언을 포함해 총 1시간가량 회동이 예정돼 있으며, 현장 분위기에 따라 예정된 시간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의 모두발언이 끝나면 비공개로 회담이 진행되며, 회담 종료 후 양측은 각자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독대할지에 대해선 양측 간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독대는 필요하면 자연스럽게 할 것이다. 우리가 예단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독대는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배석자가 없는 상태로 독대할 경우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가 추후 이면 합의를 했다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대통령실은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해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지원하는 것은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류다. 서민,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정하는 선별 지원 등으로 금액과 대상 범위를 조정해야 유연성을 발휘해 협의의 여지가 있다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1인당 25만 원이라는 액수를 조정하더라도 타협점을 모색하겠다는 계산이다. 민생회복지원금이 지급될 경우 이 대표의 총선 공약을 달성하는 성과인 만큼 대상이나 액수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합의에 주력하겠다는 것. 복수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은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지급액이나 범위에 대해서는 협상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 문제에 대해 이 대표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회담의 초점인 민생에 대해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도 5년 중 영수회담은 1번밖에 없었으며 성과도 없었다”면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고 한 것은 이번 회담이 이 대표에게 매우 열린 회담이 될 것이란 의미”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이번 회동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모두 쏟아내겠다는 방침이다. 실무 의제 조율 없이 이뤄지는 만큼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비롯해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 및 거부권 자제 요구, 연금개혁, 방송3법, 의정 갈등 관련 여야정 협의체 등을 모두 언급하겠다는 것. 실무 회동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야당 대표 입장에서 차 한잔 얻어 마시면서 윤 대통령을 봐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다 해야 한다. 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가 직접 윤 대통령 면전에서 필요한 정책들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야권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위상도 확실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한 핵심 관계자는 “상대방이 있는 대담이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강조할 사안도 있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내용도 있을 것”이라면서 당일 윤 대통령의 입장에 따라 발언 수위는 조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기 총리 논의 불투명 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자 인선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주제로 올라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야권 국무총리 추천 요구설’과 달리 이 대표에게 후임 국무총리 추천 요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후임 총리 추천 관련 언급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대표 측 역시 “국무총리 인준을 야당에 요청하는 것 자체가 총선 이후 야권 내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라며 선을 긋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3차례 실무협의에서 합의사항이 없었던 만큼 이날 공동합의문이 채택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시간 정도의 회담으로, 물리적인 시간이 안 되기 때문에 공동합의문은 나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의 형태는 의미가 없다”며 “윤 대통령이 답할 차례”라고 했다. 이번 회동 성과물로 기대되는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두고는 대통령실에서는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야당이 굳이 국정 실패의 책임을 나눠 가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우세하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하시는 일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게 진심일 것이라고 믿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이 대표가 국민을 대표해 질문하러 가는 자리다. 윤 대통령이 단순히 듣는 자리가 아니라 대답을 내놓는 자리여야 한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대통령실은 “열린 회담이 될 것”이라며 격의 없는 논의를 강조하면서도, 민주당이 요구할 특검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총선 과정에서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비롯해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에 대한 답을 듣겠다고 벼르고 있다.● “열린 회담 돼야” “차 한 잔에 봐줄 필요 없다”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29일 오후 2시부터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만난다. 두 사람은 식사 대신 차담 형식으로 회동을 진행한다. 역대 대통령-야당 대표 회담은 오찬 등 식사를 겸해 열린 적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차담으로 결정됐다. 모두발언을 포함해 총 1시간 가량 회동이 예정돼 있으며, 현장 분위기에 따라 예정된 시간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의 모두발언이 끝나면 비공개로 회담이 진행되며, 회담 종료 후 양측은 각자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독대할지에 대해선 양측 간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독대는 필요하면 자연스럽게 할 것이다. 우리가 예단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독대는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배석자가 없는 상태로 독대할 경우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가 이면 합의를 두고 추후 야권 내에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고 했다.대통령실과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대통령실은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해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지원하는 것은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류다. 서민,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정하는 선별 지원 등으로 금액과 대상 범위를 조정해야 유연성을 발휘해 협의의 여지가 있다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1인당 25만 원이라는 액수를 조정하더라도 타협점을 모색하겠다는 계산이다. 민생회복지원금이 지급될 경우 이 대표의 총선 공약을 달성하는 성과인 만큼 대상이나 액수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합의에 주력하겠다는 것. 복수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은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지급액이나 범위에 대해서는 협상할 수 있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 문제에 대해 이 대표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이다.대통령실에서는 이번 회담 초점이 민생에 대해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도 5년 중 영수회담은 1번 밖에 없었으며 성과도 없었다”며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고 한 것은 이번 회담이 이 대표에게 매우 열린 회담이 될 것이란 의미”라고 강조했다.반면 이 대표 측은 이번 회동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모두 쏟아내겠다는 방침이다. 실무의제 조율 없이 이뤄지는 만큼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비롯해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 및 거부권 자제 요구, 연금개혁, 방송3법, 의정갈등 관련 여야정협의체 등을 모두 언급하겠다는 것. 실무회동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야당 대표 입장에서 차 한 잔 얻어 마시면서 윤 대통령을 봐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다 해야 한다. 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특히 이 대표가 직접 윤 대통령 면전에서 필요한 정책들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야권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위상도 확실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한 핵심 관계자는 “상대방이 있는 대담이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강조할 사안도 있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내용도 있을 것”이라고 당일 윤 대통령의 입장에 따라 발언 수위는 조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기 총리 논의 불투명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자 인선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주제로 올라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야권 국무총리 추천 요구설’과 달리 이 대표에게 후임 국무총리 추천 요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후임 총리 추천 관련 언급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대표 측 역시 “국무총리 인준을 야당에 요청하는 것 자체가 총선 이후 야권 내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라며 선을 긋겠다는 방침이다.앞서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3차례 실무협의에서 합의사항이 없었던 만큼 이날 공동합의문이 채택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시간 정도의 회담으로, 물리적인 시간이 안 되기 때문에 공동합의문은 나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의 형태는 의미가 없다”며 “윤 대통령이 답할 차례”라고 했다. 이번 회동 성과물로 기대되는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두고는 대통령실에서는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야당이 굳이 국정실패의 책임을 나눠가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우세하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의제로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올리기로 했다. 최근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제2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등도 의제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제2양곡법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양곡법을 민주당이 일부 수정해 재발의한 법안이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25일 영수회담 2차 실무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수회담 날짜는 다음 주 중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야 “22대 국회에서 방송 3법 재추진” 24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실무협상 때 앞서 밝힌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과 ‘채 상병 특검법’ 외에 방송 3법과 제2양곡법, 농안법에 대한 논의를 추가로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7개 야당과 함께 22대 국회에서 방송 3법 재입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22대 총선에서 192석을 얻은 범야권이 채 상병 특검법에 이어 방송 3법에 대해서도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 방송 3법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담고 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등 야 4당이 방송 3법을 주도했다”며 “22대 국회에서도 언론 장악을 저지하는 데 다 같이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고 했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앞으로 언론을 장악하는 세력은 보수 진영이든 진보 진영이든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언론중재법을 입법하려 했던 집단(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했고, 방송 3법 막아 세웠던 집단(국민의힘)은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지적했다. 방송 3법이 영수회담 의제로 떠오른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방송 3법이나 양곡관리법 등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던 법안들은 다들 거부할 사유가 충분히 있었다”며 “야당이 여론전을 벌이려는 의도 같다”고 지적했다.● 李, 연금개혁도 압박 이 대표도 이날 채 상병 특검 수용 및 연금개혁 등을 직접 요구하며 대통령실을 향한 강한 압박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반드시 진상 규명을 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금개혁이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인 만큼 여당은 21대 국회가 책임지고 매듭지을 수 있도록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연금개혁 문제도 영수회담 의제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의지도 재차 못 박았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지원금) 명칭을 어떻게 하든지, 규모를 어떻게 하든지 협의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추가로 꺼내 든 연금개혁 등에 대해서도 “일단 실무협의를 통해 얘기를 더 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거의 모든 의제를 안건으로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첫 실무협의에서 복잡한 숙제를 많이 던져줬다. 우리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를 떠안았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대통령실이 사실상 회담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이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에서 “(윤 대통령이) 진정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차 회동 때는 우리가 얘기를 많이 들었고, 이번에는 우리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영수회담을 두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양측이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등 국정기조 전환을 위한 포괄적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복잡한 숙제를 많이 던졌다”며 고심하는 기류다.이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해서 반드시 진상규명을 시작해야 된다. 이것이 바로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연금개혁이 윤석열 정부의 핵심과제인 만큼 여당은 21대 국회가 책임지고 매듭을 지을 수 있도록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연금개혁 문제도 영수회담 의제로 삼을 뜻을 내비쳤다. 당 지도부는 전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대한 의지도 재차 못박았다. 진성준 정책위 의장은 이날 “(지원금) 명칭을 어떻게 하든지, 규모를 어떻게 하든지 협의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대통령실은 채 상병 특검법 및 윤 대통령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자제 등이 핵심 의제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들이 영수회담 테이블에 올라가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거의 모든 의제를 안건으로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첫 실무협의에서 복잡한 숙제를 많이 던져줬다. 우리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를 떠안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이날 추가로 꺼내 든 연금개혁 이슈에 대해서도 “실무협의를 통해 얘기를 더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대통령실이 사실상 회담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이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에서 “(윤 대통령이) 진정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 모양새만 취한 뒤, 야당에 총리 인준을 제안해 야권을 자중지란에 빠지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했다. 양측은 25일 영수회담 2차 실무회동을 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차 회동 때는 우리가 얘기를 많이 들었고, 이번에는 우리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영수회담 날짜는 다음 주 중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민생회복지원금을 그대로 (수용)하기엔 어렵다. 다만 선별 지원 가능성 및 금액을 두고 논의해볼 여지는 있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민생회복지원금의 지급 액수나 범위, 명칭은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민주당 핵심 관계자)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을 위한 첫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양측이 “민생 문제와 국정 현안에 대해 가감 없이 의제로 삼겠다”는 데에 의견을 함께한 가운데 특히 이재명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공약했던 ‘전 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 지급’에 대해서도 양쪽 모두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실제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지 관심이 모인다.●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이견 좁히나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차순오 정무비서관, 민주당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은 이날 오후 2시경 국회에서 만나 40분가량 영수회담 실무 협의를 위한 첫 ‘2+2 회동’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의 핵심 민생 의제는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이를 위한 13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생회복지원금은 이 대표가 직접 총선 기간 수차례 강조한 공약인 만큼 의제에 꼭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이라고 언급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유지해 왔다. 기획재정부도 현재 경제 상황이 경기침체 등 추경 편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 각계에서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심지어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마저도 초유의 고물가 시대에 그 후과를 고려치 않는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질책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협치를 위해선 유연하게 고려해볼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선별 지원이나 금액을 두고 논의해볼 여지는 있다”고 했다. 민생회복지원금의 지원 대상과 금액을 조정하면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는 취지다.● 채 상병 특검법, 차기 총리 등 난제 민주당은 5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채 상병 특검법’(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도 영수회담의 핵심 의제로 들고 간다는 방침이다. 23일 실무 회동에서도 채 상병 특검법을 의제로 삼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국회 논의를 존중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 관련 합의가 이뤄질 경우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거론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영수회담 의제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영수회담 자리에서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한편, 윤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 인준 관련 협조 요청을 할 경우 선 긋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총리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일절 대응 안 하고 칼같이 자를 것”이라며 “국정 기조가 전환되면 그 자리에 누구를 꽂든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양측은 이날 회동에서 영수회담 날짜는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0분 동안 간단히 만났으며 (영수회담) 날짜가 잡힌 수준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대통령실은 첫 영수회담 자체에 의미를 두고 협상 의제보다는 회동 일정을 잡는 데 주력했다”며 “우리는 단순 친교 만남보다는 협상 성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양측은 추후 2차 실무회동을 통해 의제를 조율하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배석자 없이 일대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