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

홍정수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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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사회부, 편집부를 거쳐 다시 정치부에서 취재중입니다.

hong@donga.com

취재분야

2024-11-18~2024-12-18
미국/북미35%
국제정치17%
인사일반10%
유럽/EU10%
국제정세7%
국제일반7%
대통령5%
중동5%
국제교류2%
국제인물2%
  • “성 상품화” 폐지 6년만에…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올가을 부활

    ‘등에는 거대한 날개를, 몸에는 화려한 란제리를 입은’ 모델들이 6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열릴 때마다 큰 화제를 모았으나 성(性)을 상품화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미국 유명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VS)’ 패션쇼가 올가을 열릴 예정이다. VS는 15일 공식 홈페이지에 “화려함, 날개,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분이 사랑했던 모든 것을 현대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며 패션쇼 개최를 발표했다. 2018년 무대 뒤 6년 만의 부활이다. 1995년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시작된 VS 패션쇼는 해마다 세계로 생중계되며 수백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전속모델을 지칭하는 ‘에인절’들이 착용하는 천사의 날개, 주얼리 브랜드와 협업해 내놓는 수백만 달러짜리 ‘판타지 속옷’은 이 패션쇼의 상징이었다. 지젤 번천과 지지 하디드 등 세계적인 모델은 물론이고 테일러 스위프트와 리애나 등 유명 연예인들도 VS 패션쇼 무대에 서 왔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외모와 관계없이 자신의 신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운동이 확산되며 VS는 급격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 비현실적인 몸매의 백인 모델을 내세워 고가의 란제리를 고집하던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가 오히려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산 것이다. VS 창업자 레슬리 웩스너가 미성년자 성착취로 파문을 일으킨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다는 사실도 악재로 작용했다. 2019년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VS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에인절 모델을 폐지하고 수유용 브래지어 등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위선적이란 반응이 더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선보인 TV 패션쇼는 평점이 5점 만점에 1.7점에 불과했다. VS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또다시 바뀌었다는 판단 아래 패션쇼 재개를 결정했다. 미 NBC방송은 “보디 포지티브 운동이 갈림길에 선 상황이란 걸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체중 감량용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는 등 ‘날씬한 몸매’에 대한 수요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인 레미 베이더도 14일 소셜미디어에 “패션계에서 한동안 다양성과 포용성이 유행했지만, 최근 3년 사이에 명확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VS는 패션쇼 이슈가 커지자 “모든 여성을 지지한다는 우리의 목표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패션전문매체 더컷은 “란제리 패션쇼는 결국엔 남성의 환상과 미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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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차이나쇼크 차단, 다른 대안 없어”… “미국외 나머지 시장, 중국이 지배할것”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경쟁이 벌어졌지만 미국 산업이나 세계 시장이 실제로 받을 영향을 놓고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008년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2차 차이나쇼크에 대비하며(Preparing for the Second China Shock)’라는 기고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단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0년 전후로 저가의 중국산 수입품에 미국 제조업이 타격을 받았던 ‘차이나쇼크’가 다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려 과잉 생산을 한 뒤 해외 시장에 헐값으로 ‘밀어내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2차 차이나쇼크를 막으려면 대중(對中) 관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더해 바이든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 점을 거론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미국이 친환경 산업에 더 투자할 수 있도록 여론을 만들려면 ‘값싼 중국 배터리를 사들이면 중국에 일자리를 뺏긴다’와 같은 쉬운 접근법을 쓰는 게 낫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2001년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중국의 패권 경쟁에 대한 대응책으로 관세를 인상하는 전략이 “미국 시장을 보호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중국이 나머지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전기차 굴기(崛起)’ 등 중국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위협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미국의 전략적 실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중국이라는 경쟁자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제조업과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동안 미국의 투자는 지나치게 적었다”며 “이는 (중국의) 무역규칙 위반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실수”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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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지자체 첫 한인 부시장 탄생… 박옥진씨, 킹스턴 의회 회의 주재

    영국 런던 남서부 킹스턴에서 야당 자유민주당 소속 박옥진(엘리자베스 박·57·사진) 구의원이 14일(현지 시간) 부시장으로 선임됐다. 영국 지방자치단체에서 한국계 인사가 부단체장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킹스턴은 유럽 최대의 한인타운인 뉴몰든이 위치한 인구 17만 명의 자치구다. 현직 정신과 간호사이기도 한 박 부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며 킹스턴 남부 올드몰든 지역 구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 부시장은 시장으로 선출된 자민당 리즈 그린 의원과 함께 1년간 의회 회의를 주재하는 등 시정 활동을 하게 된다. 1996년 영국 유학 생활을 시작한 박 부시장은 골드스미스 런던대에서 예술행정·문화정책 석사학위를 받았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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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서 첫 한인 부시장 탄생…현직 정신과 간호사

    영국 런던 남서부 킹스턴에서 야당 자유민주당 소속 박옥진(엘리자베스 박·57) 구의원이 14일(현지 시간) 부시장으로 선임됐다. 영국 지방자치단체에서 한국계 인사가 부단체장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킹스턴은 유럽 최대의 한인타운인 뉴몰든이 위치한 인구 17만 명의 자치구다. 현직 정신과 간호사이기도 한 박 부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며 킹스턴 남부 올드몰든 지역 구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 부시장은 시장으로 선출된 자민당 리즈 그린 의원과 함께 1년간 의회 회의를 주재하는 등 시정 활동을 하게 된다.1996년 영국 유학 생활을 시작한 박 부시장은 골드스미스대에서 예술행정·문화정책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찰스 3세 국왕이 뉴몰든 한인타운을 방문했을 때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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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린다, 17조원 받고 게이츠재단 떠난다

    “이제 자선 사업의 다음 장(the next chapter)으로 나아갈 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9·오른쪽)의 전 부인이자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의장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60·왼쪽)가 13일(현지 시간) 의장 사임 의사를 밝혔다. 1994년 결혼했던 두 사람이 2021년 5월 이혼한 지 3년 만에 자선사업에서도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전 세계 여성을 지원하고 성평등을 진전시키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사임 배경을 밝혔다. 이혼 당시 합의에 따라 프렌치 게이츠는 재단을 떠나면 자선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125억 달러(약 17조1138억 원)를 받는다. 프렌치 게이츠가 다음 달 7일 공식으로 물러나면 재단 이름 역시 ‘빌게이츠재단’으로 바뀐다. 이 재단은 두 사람이 2000년 공동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자선단체다. 누적 기부금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752억 달러에 이른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소아마비와 말라리아 퇴치 등 보건 개선 및 빈곤 퇴치에 주력해 왔다. 부부였던 2010년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함께 세계 거부(巨富)들에게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로 환원하도록 촉구하는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캠페인도 시작했다. 하지만 ‘모범 부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이들은 빌 게이츠의 불륜 등이 드러나며 27년의 결혼 생활을 청산했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혼 발표 뒤 “막대한 부를 한 사람 손에 쥐여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고 있다”며 ‘재산 대부분을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하고 개인 명의로 새로운 기부를 서약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자선 활동의 주된 관심 분야도 각각 의학과 성평등으로 달랐다. 프렌치 게이츠는 2015년 여성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투자기업 피버털벤처스를 설립해 경영하고 있다. 전 부인이 사임을 발표한 날, 빌 게이츠는 별도 성명에서 “멀린다가 향후 자선사업에서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을 확신한다”고 지지를 보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1526억 달러를 보유한 세계 5위 부자이며, 프렌치 게이츠의 재산은 133억 달러로 파악된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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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명의 규제기관, 美 기후정책의 핵심 된 이유… 청정에너지 전력망 대대적 개편

    이름조차 낯선 ‘무명의 규제기관’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미국 청정에너지 정책의 핵심에 섰다. 가스와 석유, 전기의 주(州)간 수송을 감독하는 FERC가 13일(현지 시간) 전국의 청정에너지 송전과 관련해 전력망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규칙(rule)을 통과시킨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정책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FERC는 민주당 성향 위원 2명의 찬성, 공화당 성향 위원 1명의 반대로 해당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FERC는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이지만, 이날 가결된 규칙은 바이든표 ‘탈탄소’ 정책을 뒷받침하는 데 꼭 필요한 근거”라고 전했다. “송전관 노화-극한기후로 전력인프라 한계”이번 규칙엔 미국 전역에 더 많은 풍력 및 태양 에너지를 송전하기 위해 수천km에 달하는 새로운 고압 전력선을 건설하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각 주들이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기자동차와 인공지능(AI) 보급,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해마다 늘어나는 극한 기후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우리나라에서는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전국의 발전과 송배전 사업을 총괄하지만, 미국에서는 이 시스템이 개별 사업자와 주 정부 등에 복잡하게 분산돼있다.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로지르는 낡은 전력망은 날씨에 따라 변동하는 청정 에너지원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렵다. FERC의 윌리 필립스 위원장은 “현재 전력 인프라는 한계까지 내몰린 상태”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전력망 개혁 논의가 바이든 행정부의 ‘탈(脫) 탄소’ 공약과 맞물리면서 정치 문제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AP통신은 “전력 회사들이나 공화당이 우세한 주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 송전망을 개선하는 데 돈을 쓰기 싫어한다”라며 “청정에너지를 늘리겠다는 야심 찬 목표의 민주당 우세 주들과 갈등을 빚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기후정책 직결된 전력 정책, 여야 갈등의 장으로청정에너지 장거리 송전시스템은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직결돼있다. 2022년 8월 발효된 IRA는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공급망 강화에 총 3700억 달러를 쏟아붓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NYT는 “송전망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IRA가 지원하는 혜택의 절반이 증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35년까지 발전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지역 간 송전용량을 5배로 늘려야 한다. 이 때문에 FERC는 기후정책을 둘러싼 여야 갈등의 장이 됐다. 양당 모두 전력망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공화당은 화석에너지 규제를 완화하려 한다는 점이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FERC 위원장을 지낸 닐 채터지는 NYT에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에 반대하기 위해 반대하는 셈”이라며 “이번 규칙은 IRA 법 성공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FERC는 의회에서 공화당의 반발을 우회하는 방안”이라며 “FERC는 우리(민주당)가 요청한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 이번 규칙으로 퍼즐의 빈 조각이 채워졌다”라고 말했다. 반면 유일한 반대표를 던진 마크 크리스티 위원은 “FERC가 권한을 넘어서는 정책 변화를 서둘러서 강요하고 있다”라며 “청정에너지 관련 발전 사업자들에게만 이득이 되는 변화”라고 반발했다. 실제 송전선 건설 따른 법적-정치적 장벽 여전FERC는 1920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대통령 때 수력발전 댐을 관리하기 위해 창설됐다. 이후 1970년대 현재의 형태로 권한이 확대돼 전국의 전력 인프라를 관리하는 사실상 유일한 규제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원칙적으로 정원은 최대 5명이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녹색 정책을 두고 양당이 부딪히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측 위원이 각각 한 명씩 사임해 3명만 남았다. FERC가 전력망을 대폭 개편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은 2011년 이후 13년만이다. NYT는 “이번에 가결된 규칙이 실제 시행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고, 송전선 건설에 따른 법적 문제도 여전할 것”이라며 환경훼손 등에 대한 소송이 제기될 경우 해결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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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게이츠 전처 멀린다 게이츠, 17조원 받고 게이츠 재단 떠난다

    “이제 자선사업의 다음 장(the next chapter)으로 나아갈 때다.”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9)의 전 부인이자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의장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60·사진)가 13일(현지 시간) 의장 사임 의사를 밝혔다. 1994년 결혼했던 두 사람이 2021년 5월 이혼한 지 3년 만에 자선사업에서도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프렌치 게이츠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전 세계 여성을 지원하고 성평등을 진전시키는 일에 전념하겠다”는 사임 배경을 밝혔다. 이혼 당시 합의에 따라 프렌치 게이츠는 재단을 떠나면 자선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125억 달러(약 17조1138억 원)를 받는다. 프렌치 게이츠가 다음달 7일 공식으로 물러나면 재단 이름 역시 ‘빌게이츠재단’으로 바뀐다. 이 재단은 두 사람이 2000년 공동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자선단체다. 누적 기부금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752억 달러에 이른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소아마비와 말라리아 퇴치 등 보건 개선 및 빈곤 퇴치에 주력해 왔다. 부부였던 2010년엔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함께 세계 거부(巨富)들에게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로 환원하도록 촉구하는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캠페인도 시작했다. 하지만 ‘모범 부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이들은 빌 게이츠의 불륜 등이 드러나며 27년의 결혼생활을 청산했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혼 발표 뒤 “막대한 부를 한 사람 손에 쥐여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고 있다”며 ‘재산 대부분을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에 환원하겠다’라는 약속을 철회하고 개인 명의로 새로운 기부를 서약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자선활동의 주된 관심 분야도 각각 의학과 성평등으로 달랐다. 프렌치 게이츠는 2015년 여성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투자기업 피보털 벤처스를 설립해 경영하고 있다. 전 부인이 사임을 발표한 날, 빌 게이츠는 별도 성명에서 “멀린다가 향후 자선사업에서 큰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지지를 보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1526억 달러를 보유한 세계 5위 부자이며, 프렌치 게이츠의 재산은 133억 달러로 파악된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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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전 열쇠, 네타냐후 아닌 신와르 손에” [지금, 이 사람]

    “팔레스타인 가자 전쟁을 촉발시킨 설계자이자, 종전의 열쇠를 쥔 사람.”(미국 뉴욕타임스·NYT)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전에 나서며 대규모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하마스의 최고위급 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62·사진)가 8개월 차에 접어든 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인물이란 평가가 나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신와르가 의도적으로 휴전 협상을 지연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가자지구 출신인 신와르는 1980년대 동족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스라엘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대거 살해해 ‘칸유니스(가자 남부 도시)의 도살자’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20여 년 이스라엘에서 옥살이를 한 뒤 하마스에 가담해 현재 중추세력이 됐다. 지금 라파가 아닌 칸유니스 지하에 은신해 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보고 있다. 현재 공식적인 하마스 최고지도자는 이스마일 하니야 정치국장이지만, 실제 권력은 신와르에게 있다는 게 안팎의 평가이다. “그와 상의하지 않고 내려지는 결정은 없다”(정치분석가 살라흐 알딘 알아와우데)는 말이 나올 정도다. 휴전협상 역시 하마스가 주요 결정을 내릴 땐 통신난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신와르의 허락을 받아야 해서 시간이 지체된다고 한다. 문제는 신와르가 자신을 투옥했던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심이 무척 크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기관은 신와르가 휴전보다는 이스라엘의 국제적 평판을 망가뜨리고 미국과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 더 관심이 높다고 본다. NYT는 “하마스가 주요 국면마다 인질 영상을 공개한 것도 신와르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신와르를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지목하면서도,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을 돌려받으려면 그와 꼭 협상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였다. NYT는 “전쟁을 지금껏 치르고도 여전히 신와르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이스라엘에는 실패”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자 북부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던 이스라엘군은 11일 북부 난민촌 자발리아에 탱크를 재진입시켰다. 이 지역에서 하마스가 전열을 정비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부에서 교전이 재개되며 이날 하루 동안 6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마스 보건부가 12일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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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승기념일 자축한 푸틴 “러 전략군 항상 전투준비 태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자축하는 ‘전승기념일’을 맞아 “러시아 전략군은 항상 전투 준비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79회 전승기념일 기념식에서 “제2차 세계대전 처음 3년 동안 소련이 거의 일대일로 나치 독일에 맞서 싸웠고 유럽 거의 모든 지역을 지켰다”면서 “(서방 국가들이) 이 같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나치 추종자들이 야망으로 전 세계를 분쟁으로 몰아넣고 있지만 누구도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빗대 이들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군사작전’을 펴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7일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이 전승기념일에 이 같은 궤변을 더 강하게 펼친 것이다. ‘승리의 날(Victory in Europe Day)’로 통칭되는 전승기념일은 1945년 나치 독일이 항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날을 일컫는다. 당시 독일은 ‘5월 8일부터 군사행동을 중단한다’는 문서에 서명해 서방 연합군 국가들은 8일을 전승일로 삼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서기장이 “승리의 주역은 붉은 군대”라며 9일 0시 43분(모스크바 시간)에 따로 항복문서를 받은 걸 전승기념일로 여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7일 취임식에 친서를 보낸 데 이어, 전승기념일 축전도 보냈다.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신의 영도 아래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제국주의에 패배를 안기길 바란다”고 했다. 러시아는 전승기념일을 하루 앞둔 8일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등을 대규모로 공습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8일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드론(무인기)으로 우크라이나 발전·송전 시설과 군산복합체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또 “최전선인 하르키우와 도네츠크에서 이틀 만에 마을 두 곳을 추가로 장악했다”고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러시아는 ‘21세기 파시즘’ 국가”라면서 “세계는 새로운 나치즘에 기회를 주면 안 된다”며 지원을 촉구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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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서도 ‘더내고 덜받는’ 연금개혁 난항…“이대로면 10년 뒤 사회보장 기금 고갈”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은 어느 나라에서든 정치인들의 손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모양이다. 우리나라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합의가 7일 결국 불발된 가운데, 미국에서도 6일(현지 시간) 현 추세대로라면 사회보장 기금이 약 10년이면 고갈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이날 미국 사회보장국(SSA)은 퇴직연금과 장애연금이 포함된 사회보장 기금은 2035년 고갈되고,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대상 공공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재정도 2036년 바닥날 것으로 전망했다. 마틴 오말리 SSA 국장은 최근 고용 시장의 호황 등 탄탄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기금 고갈 시점이 지난해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미뤄졌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로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의 사회보장 제도는 고용주와 노동자가 절반씩 부담하는 급여세(payroll tax)에 기반한다. 양측에게 사회보장 재원으로 6.2%, 메디케어 재원으로 1.45%의 세율이 각각 적용된다. 자영업자는 고용주가 낼 몫도 직접 내므로 소득에서 총 15.3% 이상을 떼어내게 된다.올해는 경제 호조로 세입이 늘었지만, 전반적인 재정 전망은 인구 고령화로 여전히 암울하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사회보장연금 제도를 전면 개편한 뒤 사회보장 신탁기금은 약 30년간 흑자였지만, 2021년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역전이 이뤄졌다.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은퇴 연령에 도달하는 미국인은 약 400만 명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물론 기금이 바닥나더라도 연금을 아예 못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급여세 세입만으로 제도를 운용해야 하기에 지급액이 급격하게 깎일 수밖에 없다. 사회보장 연금의 경우 ‘약속했던 금액’의 약 87%만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SSA는 예측했다. 메디케어 지급액은 기금 고갈 이후 약 11%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회보장 수혜자는 전체 미국 인구의 20%에 이른다.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현재 제도의 틀을 유지하려면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이 이뤄져야 위기를 피할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이는 극도의 정치적 위험을 수반하기에 정치인들이 개혁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의 책임 떠넘기기 속에서 17년간 연금개혁 논의가 답보하는 우리나라와 상황은 흡사한 셈이다. 미국은 특히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가 예정됐기 때문에 더욱 상황이 복잡하다. 현재 공화당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은퇴 연령 상향 등 사실상 사회보장 축소를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 증세 등으로 사회보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상반된 공약을 내놓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양극화된 의회에서 원활한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이 때문에 신탁기금 고갈 시기를 늦추기 위해 재원 자체를 넓히는 ‘우회로’가 검토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행대로 급여세에 의존하는 대신 일반 수입(general avenue), 즉 세금 외 수입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WSJ는 “사회보장제도가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라며 의회가 해당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미래 세대에 책임을 떠넘기는 셈’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사상 최초로 사회보장 제도가 국가부채 부담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찰스 블라우스 전 SSA 공공이사는 “일반 수입을 활용하자는 것은 ‘사회보장 구제금융’을 향해 나아가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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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전시위 진원’ 美컬럼비아대, 15일 졸업식 취소

    미국 대학가를 휩쓴 중동 전쟁 반전(反戰) 시위의 진원인 뉴욕 컬럼비아대가 15일로 예정돼 있던 졸업식을 결국 취소했다. 다른 주요 대학들도 졸업식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지만, 시위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컬럼비아대는 6일 성명을 내고 “캠퍼스 내 대규모 졸업식은 안전이 크게 우려돼 전체 졸업생이 참석하는 행사는 취소한다”며 “대신 19개 단과대별로 소규모 졸업행사를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뉴욕경찰(NYPD)이 컬럼비아대 당국의 요청에 따라 교내에 진입해 시위대를 체포하면서 반전 시위에 불을 붙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 대학가는 연중 최대 행사인 졸업식 시즌을 맞았지만 서던캘리포니아대(USC)와 에머리대 등 다른 대학들도 일정을 줄줄이 바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거액의 학비를 들여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학부모들은 대학의 미숙한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는 같은 날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지 않으면 정학 등 징계 조치를 내리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반전 시위를 둘러싼 미국 사회 분열도 상당하다. 로이터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 13명이 컬럼비아대 총장에게 이곳 학부나 로스쿨 졸업생을 자신들의 로클러크(Law Clerk·재판연구원)로 고용하지 않겠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반면 시카고대 교수진은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할 경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이 연행·구금될 가능성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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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역꾸역 산 끝에 ‘슈퍼스타’가 된 도널드덕[소소칼럼]

    다혈질-문제아에 ‘꽥꽥’ 목소리로 놀림당하던 도널드덕90살 생일파티에 마침내 ‘슈퍼스타’ 추앙받는 모습에괜스레 감개무량하고 코가 찡했다. 내 마음은 왜였을까.“♪ 우린 도널드덕을 사랑해!세상 하나뿐인 도널드덕~♬”만년 꼴등까지 갈 것도 없다. 만년 2등이 결국 모두에게 사랑과 박수를 받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왈칵하고 차올라버린다. 바로 얼마 전 40주년 행사를 마무리한 도쿄 디즈니랜드가 올봄 펼치고 있는 ‘도널드덕 더 레전드’ 퍼레이드를 보고 온 소감이다.‘최애’가 되기 어려운 오리디즈니 캐릭터 중 이 ‘괴팍한 오리’를 최애로 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뭐라고 말하는지도 알아듣기 힘든 목소리―성우는 헬륨가스도 없이 이 목소리를 40년을 연기했다―, 거만하고 욕심 많은 성격, 툭하면 미간을 찌푸리고 깃털 주먹을 휘두르며 폭발해버리는 오리. 월트 디즈니는 한 애니메이션에서 자기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가족사진(아래)을 보여주며 “도널드덕은 ”라고 콕 집어 말했을 정도다. 남을 골리기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지, 도널드덕 주변엔 적이 많다. 툭하면 욱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도널드 덕에게 자주 비유됐다. (아마존에서 “”를 검색하면 당최 누가 사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 인면(人面) 오리 러버덕이 잔뜩 나온다) 동시에 도널드덕은 겁도 많고 운도 나쁘다. 매번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무언가에 대들지만, 결론적으로는 자신이 당하고 만다.모두에게 사랑받기 어려운 캐릭터,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도널드덕은 어떤 사람들에게 짠하고 깊은 애정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도널드덕은 디즈니 캐릭터 중 유일하게 군대에 입대해 일본군과 싸웠다. 람보처럼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침투해서 어찌어찌 일본군을 섬멸시키기도 했지만―요즘도 한국 시청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조명받는 활약이다― 그 때문에 오랫동안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에 시달리기도 했다.그래서일까. 미 육군에서 싸운 경력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선 유독 미키마우스보다 도널드덕의 인기가 더 좋다. 항상 반듯하고 각 잡힌 군인 이미지라는 ‘선입견’을 뒤집어쓴 독일인들은 도널드덕의 좌충우돌을 보고 웃으면서 사실은 자기 모습을 본다고 한다. “똑똑한 미키와 달리 도널드덕은 뭘 해도 안 되는 루저이고 완벽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죠.”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교의 한 는 AFP통신에 그들이 ‘영원히 불운한 오리’를 좋아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내 생각도 똑같다.꽥꽥대는 도널드, 꾸역꾸역 사는 나나 역시 도널드덕을 좋아한다. 그가 멋진 빌런이 아니라서 좋아한다. 그에겐 결점이 많다. 도널드는 오만하고, 욕심이 많고, 자존감도 낮은 오리다. 하지만 세 조카 휴이듀이루이를 살뜰히 챙기고, 요리를 좋아하고, 매일 질투 속에 살면서도 세일러복에 빨간 나비넥타이를 챙겨 매며 뽐을 낸다. 늘 밝고 완벽한 미키마우스가 유재석이라면, 약점 많은 도널드는 정형돈 같은 캐릭터다.결점이 없는 사람은 멋지고 부럽지만, 사랑하기가 어렵다. 내가 결점 그 자체를 사랑하는 건 아니다. 다만 결점을 갖고도 꾸역꾸역 살아나가는 그 모습이 애잔하고 공감 간다. ‘꾸역꾸역’은 그래서 내가 참(때론 지나치게) 자주 쓰는 단어이기도 하다. 내 딴에는 최선을 다하며 산 것 같지만, 결과까지 최고가 된 적은 드물었다. 그런 내가 한숨을 쉬며 말하던 단어를 삶의 모토로 삼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었다. 작년 이맘때쯤 나왔던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의 책 ‘마음의 지혜’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내가 생각하는 꾸역꾸역 이란 단어는 모범생다운 성실성이나 근면함과는 조금 다르다. 스스로 만족하지 않더라도 그 점들을 짊어지고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밀고 나가는 것에 가깝다. 그래도 그가 “어찌어찌 꾸역꾸역 해내는 사람”을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든 해내고야 마는 강한 사람’으로 바라봐야 한다”라고 쓴 것은 나에게는 작은 힘이 되었다. 아무렴, 완벽한 미키 마우스만 잘 살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슈퍼스타’ 도나를 추앙해다시, 얼마 전 도쿄 디즈니랜드. 6월까지 이어지는 도널드의 ‘꽥꽥 도시(·Quacky Duck City)’는 산뜻하게 빛나는 파란색과 흰색, 노란색으로 가득했다. 디즈니와 테마파크에 별 감흥이 없던 나조차도 감개무량했다.행진이 시작되자 평소 티격태격했던 미키와 친구들이 전부 새파란 세일러복을 입었다. 거리에서 춤추는 댄서들의 타이츠와 구두는 오리 다리처럼 샛노랗게 빛났다. ‘슈퍼스타’가 된 도널드덕을 모두가 추앙하는 모습에 코끝이 찡했다. 관객들은 진행자의 구령에 맞춰 “도나루도!” “꽥!꽥!” 을 외쳤다. 퍼레이드가 끝난 뒤 환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아기들은 새하얀 오리 궁둥이 복장을 하고 아장아장 유원지를 누볐다.아 참, 이 행사는 사실 1934년생 도널드의 90세 생일파티였다. 카메오로 시작해 악동 소리를 들으며 큰 도널드덕. 90년을 ‘존버’한 대기만성형 오리가 마침내 자신이 꿈에 그리던 도시에서 모두의 칭찬을 받으면서 생일잔치를 즐기는 모습이 어쩐지 고마웠다.나는 안심하며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렸다. “Yeah, we love Donald Duck. The one and only Donald Duck~.”[소소칼럼]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4명의 기자가 돌아가며 씁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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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센터 ‘고철꽃’ 작품 만든 ‘미니멀아트’ 대가 스텔라 별세

    미니멀아트의 대가이자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의 추상화가 프랭크 스텔라(사진)가 4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림프종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1997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설치한 조형물 ‘꽃이 피는 구조물: 아마벨’을 통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1936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이탈리아계 가정에서 태어난 스텔라는 20대 초반 어두운 색상의 사각형을 반복해서 그린 ‘블랙 페인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70년대부터 회화가 아닌 조각에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스테인리스스틸, 알루미늄 같은 산업 재료를 사용하여 반복적이고 기하학적인 대규모 조각품을 제작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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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군사지원 지연에… 우크라, 러에 동부 요충지 빼앗겨

    러시아와 2년 3개월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요충지를 빼앗기며 큰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미국의 지원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으나 6개월가량 소요되며 야기된 ‘무기 공백’을 틈타 러시아군이 적극 공세를 펼친 결과다. 미국의 군사 지원이 실전에 배치되려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앞으로 2개월가량이 전쟁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CNN방송은 1일 “러시아가 지난해 12월부터 집중적으로 공격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냈다”며 “2022년 7월 전략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 점령 이후 최대 규모의 진격”이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월 아우디이우카에 이어 지난달 말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여러 마을을 점령하며 기세를 올렸다. 최근엔 인근 세메니우카와 노보바흐무티우카도 차지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8일 동부전선 악화로 우크라이나군은 아우디이우카 북쪽 베르디치우와 세메니우카, 마리앙카 인근 노보미하일리우카 등에서 후퇴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약 2년 만에 거둔 실질적인 성과에 만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해당 지역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대공세를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의 주요 군사거점과 동부 최대 격전지로 알려진 바흐무트 서쪽 차시우 야르, 남동쪽 쿠라코우 등 3곳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수세에 처한 상황이지만 당장은 이를 상쇄할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의회에서 지원 예산이 통과한 뒤 미 국방부는 곧장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패키지를 발표해 희망의 싹이 생겼다. 하지만 탄약 등 실제 무기가 전선에 도착하려면 더 기다려야 해 당장 숨통이 트이긴 어려운 지경이다.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향후 2개월이 절체절명의 시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에 주둔한 우크라이나 제92기계화보병여단의 유리 페도렌코 드론 사령관은 “이제부터 두 달은 러시아군에 기회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현재의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태세다. 미 국무부는 1일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화학무기 클로로피크린 등을 사용해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을 위반했다”며 제재를 시사했다. 러시아는 현재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고 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관련해 “서방의 간섭만 없었으면 진작 끝났을 것”이라면서 “서방이 러시아의 항복을 노리고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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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대사, 북-러 무기거래 의혹에 “러, 국제법 준수하며 북한과 협력중”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을 감시하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해산됐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패널 임기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서다. 점점 밀착하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신임 주한 러시아대사는 이의를 제기했다. “러시아는 꼭 전문가 패널을 해체하라고 주장한 적이 없다. 우리가 제안한 (대북 제재에 일몰 조항을 신설하자는) 조건이 받아들여진다면 패널 임기 연장안에 ‘오케이(OK)’ 했을 것이다.”“러, 국제법 따르면서 북한과 협력중” 제재위반 의혹 반박2일 지노비예프 대사는 70분 넘게 이뤄진 동아일보와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급격하게 북한에 기울고 있다는 관측에 수차례 선을 그었다. 1월 초 부임한 그는 지난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기도 전부터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을 반박해왔다. 그는 이날도 시종일관 “러시아는 국제법과 국제의무를 따르면서도 ‘우호국’인 북한과 협력을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첫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 발사에 성공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그는 “한반도 민족은 높은 근면성과 넘치는 재능, 창의력을 갖고 있다”라며 “북한이 본국의 방어력을 강화하는 데 이뤄낸 성과는 북한의 힘과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소속 전문가 3인이 우크라이나에 북한산 미사일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는 최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도 다른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안보리에 비공개 제출한 보고서에서 “1월 2일 하르키우시에서 수거된 미사일 잔해가 북한산 화성-11형 계열 미사일에서 나왔다”며 발사지를 러시아 내로 추정했다. 사실이라면 대북제재 위반이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올해 초엔 이런 의혹들에 대해 “증거의 신뢰도가 낮다”이라며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의 결론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해당 보고서는 패널 구성원 전원이 원칙적 절차에 따라 서명한 공식 보고서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보도를 에둘러 반박했다. 이어 “전문가 패널은 정치적으로 (서구권에) 편향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낸 마지막 공식 보고서에는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증거물을 찾지 못했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다”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종전구상엔 “이런 최후통첩으론 불가능”그는 2022년 2월 발발해 최근 개전 800일을 돌파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들에 장기화의 책임을 돌렸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의 항복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의 현재 평화공식(Peace Formula)에 따라서는 합의가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평화공식은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내놓은 종전 구상이다. 러시아군 완전 철수, 전쟁포로 교환, 우크라이나 주권 보장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지노비예프 대사는 “내실 있는 합의를 하려면 최소한의 건설적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우크라이나는 지금도 최후통첩과 불가능한 요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전 논의과 관련해서 그는 “모든 전쟁엔 끝이 있고, 이 전쟁도 역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라면서도 “서방의 간섭만 없었다면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어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나치 국가’로 묘사하며 종전 조건으로 요구한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 및 비무장화”와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프리자 헤르손 등 러시아가 10월 초 합병 절차를 끝낸 4개 도시를 러시아 영토로 병합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딱히 좋지 않다는 평가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낙관주의자’를 자임하며 “한-러 관계가 나빠진 이유는 양국의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서방 국가들이 제공한) 외부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양국 관계가 빠르게 복원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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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수입품이 美일자리 - 富 훔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현지 시간) 미 타임지 인터뷰에서 11월 대선에서 재집권하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특히 미,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USMCA)을 맺어 관세장벽이 없는 멕시코를 우회하는 중국산 전기차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관세 부과 공약에 대한 질문에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며 “(외국이 미국에 물건을 팔아) 우리의 일자리와 부(富)를 훔치고 있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관세의 최우선 타깃이 중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에 수출할 자동차를 만들려고 멕시코에 세계 최대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기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멕시코는 미 자동차 산업의 31%를, 중국은 더 많은 부분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타임지는 인터뷰 내용에 대한 팩트체크 기사에서 “해당 수치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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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도 저출산 비상… 보수층-실리콘밸리 ‘출산 장려운동’

    “한 가정에서 가장 이상적인 자녀 수는 4명이다.”(티머시 카니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이나 일본만큼 심각하진 않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여성이 평생 낳을 평균 출생아 수)이 1.62명으로 1930년대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로 떨어진 미국에서 보수진영과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출산 장려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카니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미국 가정은 4명의 자녀가 이상적”이라며 “사람들은 그 많은 자녀를 어떻게 키우냐고 묻지만, 부모가 하는 일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섯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자녀들이 크면서 서로 돕기 때문에 다자녀 양육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는 논리다. 카니 연구원은 나아가 “현대사회에서 부모에게 요구되는 과도한 역할들은 잘못된 문화에서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사회 부모들은 자녀가 1, 2명이면 자신들이 컨트롤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소수의 자녀를 완벽하게 키워 성공시킨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자녀가 많은 가족이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산 장려는 실리콘밸리 기업가들도 적극적이다. 공식적인 자녀만 11명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이다. 그는 “인류에게 닥친 최대 위험은 기후 위기가 아니라 인구 붕괴”라고 여러 차례 설파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들은 종교적 이유가 아닌 과학과 통계, 자본을 바탕으로 정치권과 산업계에 출산 장려를 위해 로비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사회가 적극적인 출산 장려에 나서지 않으면 한국의 암울한 현실을 똑같이 겪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영리단체 ‘프로내탤리스’의 창립자 맬컴 콜린스는 “한국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며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며 “한국의 재앙적 인구 붕괴는 미국도 20년 뒤에 마주할 수 있는 미래”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출산 장려 움직임이 극우 세력의 인종차별주의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28일 “극우 보수주의자들이 출산 장려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는 백인우월주의에 바탕을 둔 유전학, 이민 반대론 등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인구 대응을 주제로 열렸던 ‘나탈 콘퍼런스’는 참석자 대다수가 신보수주의 성향이었으며, 백인우월주의 대표 주자인 재러드 테일러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매체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출산 장려는 또 다른 정치·사회 이슈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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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달러 장중 160엔 돌파… 엔화가치 34년만에 최저

    일본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29일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60엔을 돌파했다.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환율이다. 이날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60.245엔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154엔대로 급락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환율 개입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876.15원으로 내려앉아 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엔-달러 환율은 오르고. 원-엔 환율은 내린다. 엔화 가치는 미국과 일본의 큰 금리 격차가 이어지며 1월부터 가파르게 하락했다. 특히 BOJ가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강달러는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약세로 이어지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고, 신흥국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늘릴 수 있다고 28일 지적했다.美 달러화 초강세에 ‘슈퍼엔저’ 쇼크… 韓 수출기업 피해 불가피 엔화가치 34년만에 최저 곤두박질日 예상밖 금리동결로 엔저 부채질… 美연준 금리인하 시점이 변곡점 될듯韓 철강-IT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 원-엔 동조화, 인플레 압력 커질수도 일본 엔화 가치가 폭락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킹달러’(미국 달러화 초강세) 압력이 거세진 영향이 크다. 여기에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기까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거란 추측이 확산되면서 미일 간 금리 차 확대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슈퍼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화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짐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 1월 달러당 140엔대에 머물던 엔화는 2월 140∼150엔대로 올랐고, 지난달에는 150엔을 넘어섰다.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음에도 달러화 초강세로 인해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월 102∼103에서 2월 104, 이달 들어 106을 돌파했다. 여기에 일본 외환당국이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마저 약화돼 엔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OJ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꺾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앞서 BOJ는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엔저가 통화정책 변경을 이끌어낼 만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일 간 금리 차가 지속되거나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까지 퍼지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투기성 외환자금도 엔-달러 환율 오버슈팅(단기 급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 영향이 지대한 만큼 지금과 같은 ‘슈퍼 엔저’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당초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면 엔화가 강세로 틀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을 보면 결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일본 외환당국의 실질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향후 엔-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160엔을 넘길 가능성은 희박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슈퍼 엔저’가 장기화되면 한국 기업들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철강, 정보기술(IT) 품목 등 일본과 경합하는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일본 제품이 한국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대미 수출에서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엔 동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엔화와 동조 현상이 짙어진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할 경우 수입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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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우군 찾아 내달 佛-세르비아-헝가리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월 프랑스와 세르비아,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자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에 프랑스, 이탈리아, 모나코를 방문한 뒤 5년여 만의 유럽 방문이다. 세 나라는 유럽에서 비교적 중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로,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변화를 주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29일 화춘잉 대변인 명의의 발표문에서 “시 주석이 3개국 정상의 초청으로 다음 달 5∼10일 유럽 3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엘리제궁도 이날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는 물론이고 기후비상 사태, 생물 다양성 등 글로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지난해 4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프랑스는 1964년 대만과 단교한 뒤 중국과 국교를 맺어 양국은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았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를 은밀히 지원하는 중국에 지속적인 경고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양국은 유독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방중 때도 “프랑스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전략적 자율성’을 주창해 미국, 영국 등의 비난을 샀다. 프랑스에 이어 다음 달 7일 방문하는 세르비아는 시 주석의 도착 날짜가 의미심장하다. 당일은 1999년 코소보 전쟁 때 미군이 수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해 중국 기자 3명과 세르비아인 14명이 목숨을 잃은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미국은 오폭이라고 해명했지만, 중국은 원인 규명 및 관련자 처벌을 요구해 양국 관계가 경색됐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이날 중국대사관을 찾아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지막 방문국인 헝가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등 친중, 친러시아 노선을 걷고 있다.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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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난 여섯살 트럼프에 맞서는 어른”… 연례만찬서 자신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 만찬’에서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뼈 있는 농담’을 거듭 던지며 여유 있는 모습을 과시했다. 그는 민형사상 재판으로 자금난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황을 조롱했고, 트럼프 측에서 공격하는 자신의 많은 나이가 실제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간 꺼리는 듯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도 문제없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바이든 캠프의 이런 자신감과 달리 이날 행사가 열린 수도 워싱턴의 힐턴호텔 인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며 시위를 벌였다. 주요 대학의 친팔레스타인 시위 또한 잦아들지 않고 있다. ● 바이든 “난 여섯 살짜리와 경쟁 중”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자금난과 지지율 정체에 빠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 “자신이 파는 성경을 읽기 시작했지만 10계명 중 1계명인 ‘다른 신(神)을 두지 말라’에서 성경을 내려놨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금난에 59.99달러(약 8만 원)짜리 성경까지 판매하는 상황에 몰렸고, 스스로를 신적인 존재로 여길 만큼 자기애가 강하다는 점을 풍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법정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인 것을 거론하며 ‘졸린 돈(Sleepy Don)’이라고 놀렸다. 그간 트럼프 측이 자신을 ‘졸린 조(Sleepy Joe)’라고 조롱한 점을 되갚았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퇴임 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한 상황을 꼬집으며 “(트럼프와 달리) 나의 부통령은 나를 지지한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좌중의 환호를 받았다. 야당 공화당이 자신의 고령을 문제 삼는 것을 두고는 “맞다. 나이가 문제”라며 “난 여섯 살짜리(트럼프)에게 맞서는 어른”이라고 받아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신연령이 6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1921년부터 시작된 이 만찬에는 언론인, 정치인, 연예인 등 유력 인사 수천 명이 모인다. 대통령이 자조 섞인 너스레를 떠는 자리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배우 스칼릿 조핸슨의 남편인 코미디언 콜린 조스트도 연설을 했다. 다만 행사장 밖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지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공격을 이어 가고 있다는 점을 항의하는 거센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호텔로 들어가는 정창 차림의 참석자들을 향해 반(反)이스라엘 구호를 외쳤다. 몇몇 아랍계 기자들은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를 보여 주는 게시물을 호텔 앞에 펼쳐 놓았다.● 바이든 “기꺼이 토론”, 트럼프 “응할 것”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토론을 하겠다는 뜻도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트럼프와 토론하겠냐”고 묻자 “언제 어디에서 할지는 모르지만 기꺼이 토론하겠다”고 답했다. 그간 “트럼프의 태도에 달렸다”며 모호하게 답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행보다. 미 대선 후보들은 대선마다 3차례의 TV토론을 벌인다. 다만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리는 바람에 두 사람은 두 번만 토론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9, 10월 두 달간 총 세 차례의 토론이 예정돼 있지만 그간 바이든 대통령 측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14일 AP통신, CNN, 폭스뉴스 등 12개 주요 언론사는 “대선 후보들은 반드시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바보 같은 바이든과의 토론에 언제든 응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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