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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고교 2학년생들이 치를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수시 선발비율이 77.3%로 2019학년도(76.2%)보다 소폭 늘어 수시가 도입된 1997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된 상위권 주요 대학은 교육부의 주문대로 정시 선발비율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1일 발표했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 전체 모집인원은 34만7866명으로 2019학년도(34만8834명)보다 968명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반영됐다. 세부 대입전형을 보면 수시전형 중 학생부교과전형 선발비율이 42.4%(14만7345명)로 전년 41.4%(14만4340명)보다 늘었다.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판받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 역시 24.5%(8만5168명)로 전년 24.3%(8만4764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를 공약했던 논술 전형은 1만2146명(3.5%)으로 2019학년도와 비교해 1164명 줄었다. 대입전형의 수시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 10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가다나순)만 들여다보면 교육부의 정시 확대 주문이 그대로 관철됐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 제출 마감일인 3월 말 교육부는 대학들에 정시 확대를 요청했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대학에서 학종 반영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해 여론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10개 대학의 2020학년도 정시 선발 비율은 28.2%로 전년(25.5%)보다 올랐다. 정시 선발 인원은 1만552명으로 수능만으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인원이 전년보다 14.2%(1314명) 늘어나 정시의 문이 크게 넓어졌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 소재 42개 대학 정시 선발 비율이 32.2%로 전국 평균(24%)보다 8.2%포인트 높았다. 특히 이들 대학의 2020학년도 정시 최종 모집인원은 선발 비율(28.2%)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대입에서 주요 10개 대학의 정시 선발 비율은 25.5%로 공고됐으나 수시 이월 인원을 포함한 정시 최종 선발 인원은 29.3%에 달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2018학년도 주요 10개 대학 중 수시 이월 인원으로 정시 선발 인원이 최대 8.2%까지 늘어난 대학도 있었다”며 “이를 감안하면 2020학년도 정시 선발 비율이 4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또는 축소가 이뤄지면서 수시에서 미달되는 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날 발표된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은 고등학교와 시도교육청에서 책자로 배포되고 7월부터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대통령직속 자문기구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장에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62)이 선임됐다. 김 위원장은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여성 최초로 대법관을 지냈고 2010년 국민권익위원장 재임 당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처음 제안했다. 30년간의 법조인 생활을 마무리한 뒤 변호사 대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긴 김 위원장은 이번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대입제도의 실타래를 풀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 김 위원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말 풀기 어려운 일을 맡은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공론화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과 중립성을 엄격하게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입제도 개편은 신고리 원전보다 복잡한 문제”라며 “과정이 공정해야 (이해당사자들이) 결과를 수용할 수 있다. 공론화 의제가 정해지면 공론화 방식을 공정하고 정교하게 설계해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찬반으로 선택할 문제가 있고, 찬반 여론조사로는 도저히 결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숙의민주주의 본질에 적합한 의제인지를 먼저 검토해 공론화 방식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론화 의제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는 대신 공론화 방식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의견을 요청한 쟁점은 △학생부종합전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비율 조정 △수능 절대·상대평가 여부 △수시·정시 통합 등이다. 하나같이 찬반양론이 팽팽한 사안인 만큼 김 위원장이 어떤 공론화 방식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공론화 과정에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참여 여부에 대해 “대입제도 개편특위와 공론화위는 다르다. 고민을 더 해볼 대목”이라고 답했다. 대입제도 개편 특위는 학생과 학부모 대표를 포함시키지 않아 ‘패싱’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장 외 공론화 위원으로는 △강현철 호서대 빅데이터경영공학부 교수 △김학린 단국대 협상학과 교수 △심준섭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이희진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 △한동섭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참여한다. 갈등 관리나 조사 통계 전문가들이다. 공론화위는 30일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연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교육부가 5월 통일교육주간에 4·27 남북정상 ‘판문점 선언’ 계기(契機)교육 실시를 검토 중이다. 또 통일교육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기구를 꾸리는 등 통일교육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9일 “남북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 계기교육(공식 교육과정과 상관없이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수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학습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시행된 통일교육지원법은 5월 넷째 주를 통일교육주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올해 6회째를 맞는 통일교육주간에 ‘판문점 선언’ 계기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중고생이 남북관계의 변화를 이해하고, 통일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통일교육주간에는 ‘통일리더캠프’ ‘통일 이야기 한마당’ 등 직접 참여하는 토론 및 공연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2016년에도 ‘학교통일교육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교과 4시간, 창의적 체험활동 6시간 이상 등 통일교육을 10시간 이상 받도록 권장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통일교육은 활성화되지 못했고, 안보교육에 치우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교육부는 통일교육 정책 방향에 대한 전문적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평화통일교육자문위원회’(가칭)를 구성해 통일교육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계와 통일분야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통일교육 내실화를 위해 교사 지원도 활성화한다. 최근 남북한이 겪는 변화와 통일 환경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교수·학습 자료를 만들어 일선 학교에 보급할 예정이다. 8월에는 독일 교원들을 초청해 국내에서 초·중등 교원 80명가량과 통일교육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마련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서울대가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비중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2019학년도 서울대의 수시 선발 비율은 78.5%, 정시 선발 비율은 21.5%다. 서울대는 이런 내용의 2020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시행계획을 30일 공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 수시 전형 비중이 높은 대학들에 정시 모집인원 확대를 요구했다. 2020학년도 대입에서 연세대는 정시 모집 인원을 125명 늘려 정시 비율을 33.1%로, 고려대는 기존 인원보다 58명 늘려 17.3%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정시 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수시 비중이 높은 서울대의 결정에 관심이 쏠렸다. 서울대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유지하기로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관세청이 세관 직원과 대한항공의 유착 의혹에 대해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 하지만 ‘셀프 감찰’로는 공정한 감찰이 힘든 만큼 다른 기관이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청본부는 세관 직원들과 대한항공이 유착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 감찰에 착수했다. 대한항공이 세관 직원들에게 항공권 좌석을 업그레이드해 주거나 고가의 양주를 상납했고 그 대가로 세관 직원들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해외 물품을 반입할 때 세관 검사를 묵인해 줬다는 의혹이다. 좌석 변경을 요구한 인천세관 직원은 감찰 첫날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관당국과 대한항공의 유착에 대한 전·현직 대한항공 직원들의 제보는 비교적 구체적이다. ‘세관 직원과 대한항공 직원이 눈짓을 주고받은 뒤 그냥 통과한다’ ‘직원 전용 통로 Ⅹ레이 검사대를 통과하기 어려운 큰 짐은 일반 입국장을 통과해야 하는데 세관 직원이 검사 없이 통과시켜 준다’는 식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다양한 의혹이 있는 만큼 감사 관련 부서에서 철저하게 파악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셀프 감사보다는 다른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불법을 묵인해 준 기관이 관세청인데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 관세청은 대한항공 직원들의 제보를 받기 위해 익명 메신저 제보방을 만들었다. 조 회장 일가의 관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직원들이 연루 우려 때문에 직접 접촉을 꺼리자 대안을 만든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제보가 새로운 혐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대한항공에 대해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남부지청 근로감독관은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를 찾아 박창진 전 사무장과 김성기 대한항공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그동안 언론 보도로 알려진 직원 폭행 및 폭언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울남부지청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이나 노동관계법령에서 다룰 만한 사안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한 후 본격적인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우경임 기자}
현행 중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의 윤곽을 마련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가 23일 출범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날 국가교육회의 상근위원인 김진경 기획단장(전 대통령교육문화비서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13명의 특위 명단을 공개했다. 특위는 대입제도를 연구하거나 입시 및 진학 업무를 담당했던 교수(6명)와 교사(2명) 위주로 전문성을 고려해 꾸려졌다. 그동안 국가교육회의 위원들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 그룹 및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나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출신 등 전문성이 부족한 진보 진영 인사로 채워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교육회의 위원으로는 김 위원장 외에 3개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대현 부산대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 장수명 한국교원대 교수가 포함됐다. 김은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기획팀장, 강석규 충북보건과학대 교수(입시학생취업처장), 이동우 대구 청구고 교사가 각각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추천을 받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 전문가로는 김무봉 동국대 교수, 김신영 한국외국어대 교수, 박병영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조사통계연구본부장, 오창민 서울 동일여고 교사가 포함됐다. 언론인 2명도 포함됐다. 대입제도개편 특위 위원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전문성’과 ‘대표성’을 보완하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나 전교조 등 직역단체를 배제해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학생과 학부모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 대신 별도로 온·오프라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방침이다. 교육계에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선호하는 교수와 교사들이 전진 배치됐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교사들은 고교 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학종을 선호하는 반면 특위에서 배제된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 국가교육과정심의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이동우 교사는 대표적인 ‘학종파’로 분류된다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팀장인 오창민 교사도 학종을 높이 평가해왔다. 다만 오 교사는 “학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학종으로 쏠리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봉 교수는 학종 전문가로 유명하고, 김신영 교수는 수능 절대평가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총 김재철 대변인은 “지난해 8월 수능 개편안이 유예된 건 학종의 불공정성 논란과 수능 정시 확대 여론 때문인데 이런 위원 구성이면 논란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입제도개편 특위는 앞으로 권역별 토론회인 ‘국민제안 열린마당’과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협의회,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할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공론화위원회는 특위가 제안한 범위 내에서 압축된 의제를 결정해 6, 7월 본격적인 공론 절차를 거친다. 특위가 공론 절차를 통해 도출된 결론을 반영해 최종 대입 개편안을 마련하면 8월 초 국가교육회의가 전체회의를 거쳐 확정한다.우경임 woohaha@donga.com·조유라 기자}
고1 학생들은 이달부터 국어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4개 과목 교과서를 EBS 온라인 강의를 통해 들을 수 있다. 그동안 자체 제작 교재를 활용해 강의해온 EBS가 교과서로 강의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는 검·인정 교과서를 발행하는 13개 출판사와 협력해 고1 4개 과목 교과서 강의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강의 대상 교과는 고교 1학년 국어(교과서 11개) 영어(11개) 통합사회(5개) 통합과학(5개)이다. EBS 교과서 강의는 △기본개념 학습 강의 △시험 대비 특강 △학습동기 유발 클립동영상 등으로 구성된다. 과목당 학습 강의는 32~36편, 시험 대비 특강은 8~10편 정도 제공한다. 교과서 강의를 수강하려면 EBS 고교강의 사이트(www.ebsi.co.kr)에 접속하거나 EBS 고교강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된다. 교과서 강의가 시작되면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산어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학생 1명이 연간 EBS 고교강의 사이트를 활용하는 빈도를 보면 중소도시(130건)와 읍·면지역(136건)이 서울(121건)이나 광역시(128건)보다 많다. 또 수업에 빠졌거나 예습·복습이 필요한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로 보충학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학교 수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 때 EBS강의를 선호하듯 학교 수업보다 EBS 교과서 강의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의견수렴과 수요조사를 통해 내년부터 고2, 고3 선택과목으로 교과서 강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일원초등학교 후문 앞에서는 개포8단지로 불리던 개포공무원아파트 재건축 준비 공사가 한창이었다. 단지 주위를 가로 1m, 높이 9m의 철판을 세워 둘러쌌다. 그 안에서는 각 동을 포장하듯 가림막으로 감쌌다. 철거할 때 나오는 석면 가루와 각종 먼지, 소음이 외부로 퍼지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작업이다. 그러나 일원초에 다니는 학생 450여 명의 부모들은 “비산(飛散)먼지와 소음 때문에 학생들이 고통받는다”며 서울시교육청과 강남구에 민원을 제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철거 공사만이라도 여름방학으로 미뤄 달라”고 청원하는 글을 올렸다. 일원동에는 1980년대 초 무주택 공무원을 위해 약 12만7000m²의 터에 임대아파트 두 개 단지가 들어섰다. 개포8단지는 1984년 12층짜리 10개 동(1680채)으로 지어졌다. 2015년 현대건설컨소시엄이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약 1조2000억 원에 사들여 최고 35층, 18개 동(1996채)으로 재건축한다. 2020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공사장과 학교 사이는 왕복 2차로지만 10m 안팎이다. 등하굣길이 공사장 벽과 맞붙은 셈이다. 두 아이가 일원초에 다니는 김서경(가명·38·여) 씨는 “아무리 가림막을 하고 벽을 세워도 학생들이 비산먼지와 소음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며 걱정했다. 문제는 일원초 후문 쪽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원초 동쪽, 1983년 지은 개포대우아파트 역시 이달 말까지 주민 이주를 마치면 조만간 철거 공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일원초 서쪽과 남쪽을 감싸 안은 듯 위치한 개포상록9단지(공무원아파트9단지)도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시에 계획안을 제출했다가 보류 판정을 받았지만 곧 경관계획을 보완해 다시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일원초 정문과 중동중학교 사이 근린공원도 올 하반기 재단장 공사에 들어간다. 사실상 일원초 사면(四面)이 공사장으로 둘러싸일 확률이 높다. 올해 신입생이나 2, 3학년생은 졸업할 때까지 공사장 흙먼지와 소음 속에서 학교를 다녀야 할지 모른다.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일원초 측은 19일 2차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이희남 교장은 “전교생 부모를 대상으로 휴교·전학·(현행)유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20일 시작하겠다. 이 결과를 토대로 시교육청과 후속 조치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원초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올 확률은 매우 적다. 이 공사들은 합법적이어서다. 지난해 2월 시행된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건축 조합은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육청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다. 그전까지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에 따라 허가 단계에서만 교육청과 협의하면 됐는데 강화된 것이다. 개포8단지는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받았다. 대우아파트는 그전 도정법에 따라 허가를 받았다. 강남구 측은 “재건축 허가가 나오면 공사 시기를 조율하거나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동중도 11월 완공되는 래미안 루첸하임아파트(옛 일원현대아파트)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재건축 이전 10m이던 학교와 아파트의 거리가 이후 4.2m로 좁아진다며 일조권 및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노지현 isityou@donga.com·우경임 기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할 국가교육회의 분과별 전문위원 49명(중복인원 제외) 중 10명(20.4%)이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는 18일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을 통해 국가교육회의 3개 전문위원회와 1개 특별위원회 명단을 입수해 분석했다. 국가교육회의에는 ‘유·초·중등교육전문위’ ‘고등교육전문위’ ‘미래교육전문위’ 3개 분과별 전문위원회와 ‘교육비전 특위’가 있다. 이와 별도로 이번 주 내에 대입제도개편특위를 새로 구성한다. 국가교육회의는 “중·장기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데 위원 개인에게 외부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며 이들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국가교육회의가 진보성향 인사로 채워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위와 특위 위원들이 교육부 정책자문위원과 상당수 중복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국가교육회의에 대입제도 개편안을 이송하면서 “7개월 동안 고교, 교육청, 대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정책연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정책자문위에 자문해 만든 대입제도 개편안을 상당수 위원이 겹치는 국가교육회의가 다시 들여다본다는 얘기다. 8월 초 국가교육회의는 모든 전문위원 및 특위위원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열어 공론화 과정을 통해 마련된 대입제도 개편안을 최종적으로 심의·의결하게 된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 정책자문위가 사실상 기능과 위원이 중복된다”며 “정책 결정 단계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떠넘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6, 7월 두 달 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쳐 8월 초 권고안이 마련된다. 공론화 범위, 의제 설정, 개편 방향 도출 등 단계마다 국민 의견을 묻기로 해 남은 기간 동안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 추진 방안’을 심의 의결하고 대입제도 개편 로드맵을 발표했다. ○ TV 토론회, 온라인 등으로 국민 의견 수렴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전문가 중심의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와 국민 참여 공론화를 추진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각각 구성한다. 이번 주 안에 구성될 대입제도 개편특위는 국가교육회의 위원, 대학·전문대학 및 시도교육청 협의체가 추천한 전문가, 학계 전문가 등 13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특위위원장은 김진경 전 대통령교육문화비서관이 맡았다. 공론화위는 갈등관리·조사통계 전문가 등 7명 안팎으로 다음 주 안에 구성할 예정이다. 주요 의제와 관련해 다양한 방식의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특위에 제출한다. 특위는 5, 6월 두 달 동안 공론화 범위를 결정하고 의제를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도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와 권역별 토론회(국민제안 열린마당)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김 위원장은 “의제를 압축해 필요한 부분만 선정해서 넘기면 공론화위에서 쟁점과 모형을 갖고 5, 6개 대입 모형으로 의제를 설정하게 된다”며 “국민제안 과정에서 교육부 안과 다른 모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와 관련해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전형의 적정 비율 △수시·정시모집 통합 여부 △수능 평가방식(절대평가 상대평가 원점수제) 등 쟁점에 대해 국가교육회의의 의견을 요청했다. 공론화위는 6, 7월 권역별 국민토론회, TV토론회, 온라인 플랫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다. 이어 의제별로 각계 대표자 토론을 통해 국민참여 공론 절차를 운영한다. 신고리원전 공론화 방식과 유사하지만 쟁점이 더욱 복잡한 만큼 숙의 과정에 참여할 인원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교한 의견 수렴 없으면 갈등 심화 교육부는 2016년 3월 수능개선위원회를 꾸려 논의를 시작한 지 2년이 넘도록 대입제도 개편안의 윤곽조차 잡지 못했다. 공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가교육회의는 남은 석 달 반 동안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대입제도에 관한 국민적인 토론의 장이 열리는 만큼 정교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으면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 유지와 학종전형 축소를 주장하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 기준으로 10만 건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 찬반 여론전이 펼쳐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수시를 늘리면 일반고가 유리한지, 정시를 늘리면 일반고가 불리한지 등 (교육당국이) 파장이 크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정확한 근거를 갖고 논의하지 않으면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연합회 대변인은 “현장 교사의 참여를 통해 철저히 현장성과 전문성, 공정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논의 과정 및 결과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 반달가슴곰 새끼(사진) 11마리가 태어나는 경사가 이어지면서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이 50마리를 넘어섰다. 당초 계획(2020년)보다 2년 앞당겨 50마리 목표를 조기 달성한 것이다. 15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어미 8마리로부터 총 11마리의 새끼가 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리산 일대 야생에서 살고 있는 어미 6마리가 8마리의 새끼를 출산했고, 전남 구례군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자연적응훈련장에서 관리 중인 어미 2마리가 3마리의 새끼를 출산했다. 이에 따라 현재 지리산 야생에는 모두 56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로 떠넘겨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교육부가 대입개편 담당국장을 본부 밖으로 전보 발령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교육부는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논란 때도 담당국장을 좌천시킨 적이 있어 교육부 내부에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실무자들이 책임을 진다”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13일 박모 대학학술정책관을 지방국립대 사무국장으로 ‘원포인트’ 인사를 했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시안을 넘긴 지 이틀 만이다. 지난해 7월 부임한 박 국장은 1년도 근무하지 않은 데다 예정된 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좌천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박 국장은 실·국장들에게 “건강상 이유로 직분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직접 알리면서 경질설을 진화했다. 교육부는 박 국장이 대입개편안 시안 발표 직전 교통사고를 당해 휴가를 다녀오는 등 그동안 본부 밖 근무를 요청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교육부 내부에서는 ‘정책 혼선→좌천성 인사’가 반복되면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월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당시에도 반발 여론이 거세자 1년 동안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후 담당국장인 신모 교육복지국장을 전보 발령했다. 지난해 8월 1년 유예하기로 했던 수능 개편안도 이번에 국가교육회의에 시안을 이송하자마자 담당국장이 전보 조치됐다. 진보교육진영의 교육정책을 급하게 추진하다가 여론에 밀려 좌초하고, 정책을 실행한 실무자가 책임지는 상황이 반복된 셈이다. 공무원 A 씨는 “여론이 들끓을 때마다 인사가 난다면 누가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겠느냐”고 말했다. 당초 교육부가 대입 개편안 시안을 만들어 발표하기로 했던 것과 달리 국가교육회의에 ‘열린 안’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회의를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본보는 박 국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는 하고 싶은데 국민 여론을 보니 정시 확대는 해야겠고, 절대평가 방식의 수능으로는 변별력이 없어 정시 확대가 힘들다 보니 결국 13년 전 없앤 수능 원점수 제공 카드까지 꺼낸 것 아니겠나.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교육부가 11일 발표한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 대한 교육계의 해석은 대체로 이같이 요약된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렇게 모순적이고 혼란스러운 정책은 처음”이라며 “뭘 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 절대평가-정시확대-원점수 부활 ‘모순 세트’ ‘수능 절대평가’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신념과도 같은 정책이다. 김 부총리는 11일 “장관이 된 후에는 (수능 절대평가 지지에 대해) 말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가 수능 폐지론자에 가깝다는 것은 교육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2014년 출간한 저서 ‘뚜벅뚜벅 김상곤 교육이 민생이다’에서 “수능 같은 방식의 입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대학 진학 방식 중 하나일 뿐이며 그것도 아주 나쁜 방식”이라며 “수능은 대입 자격고사처럼 운영하고 대입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교육부가 지난해 8월 공개했다가 철회한 수능 개편안은 1안과 2안 모두 절대평가 확대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10점 단위로 등급을 끊는 절대평가 방식 수능은 변별력이 매우 낮아 사실상 수능으로 뽑는 정시 전형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이라 불리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큰 상황에서 김 부총리의 수능 정책이 여론을 급속하게 악화시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시 확대 주문이 이어졌다. 그러자 교육부는 전혀 예정에 없던 수능 원점수 카드까지 들고나왔다. 절대평가 체제에서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예외적으로 대학에 원점수를 제공해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능 원점수가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이미 2005년에 없어졌다는 점이다. 원점수란 수능 시험지에 적힌 문항별 배점을 채점 결과에 따라 그대로 더한 것이다. 점수에 따라 이른바 ‘한 줄 세우기’가 가능해 변별력 확보가 쉽다. 그러나 과목 간 난이도 유·불리를 반영할 수 없는 게 문제다. 예컨대 생물 70점(응시자 평균점수 90점)을 받은 A학생과 물리 50점(응시자 평균 40점)을 받은 B학생 중 진짜 시험을 잘 본 학생은 B인데도 원점수만 보면 A의 점수가 더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평가전문가인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는 “원점수 체제에서는 어떤 선택과목을 고르느냐에 따라 합격 여부가 결정돼 공정성 문제가 생긴다”며 “수능 원점수를 수능 절대평가의 대안인 것처럼 제시한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대학의 선발 방식 비율을 국민에게 정하라니”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공론화를 통해 결론 내 달라고 요청한 ‘학종-정시 간 적정 비율’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어떻게 국민에게 물어서 정하느냐는 것이다. 서울지역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대학의 학생 선발 방식 비율 조정은 대학이 정하도록 고등교육법에 명시돼 있다”며 “이걸 교육전문가도, 교육부도 아닌 국민에게 물어 결정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립대 부총장 역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국민들이 답할 수 없는 걸 답하라고 요구하는 꼴”이라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우경임 기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의 칼자루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가 쥐고 있다. 교육계에선 국가교육회의 위원들이 전문성이 부족하고 중립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가교육회의는 당연직 위원(9명)과 위촉직 위원(11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이 의장을 맡았다. 교육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장관 5명과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한국전문대교육협의회장 등 4명이 당연직 위원이다. 나머지는 위촉 민간위원인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복잡한 교육정책을 다루기에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1명 가운데 교수만 6명으로 정작 교육현장을 잘 아는 교사는 1명도 없다. 국가교육회의는 원래 21명이었지만 상근위원인 기획단장을 맡았던 조신 전 서울시교육청 공보담당관은 이미 2월 경기 성남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조 전 단장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시절 교육청 근무가 교육 경력의 전부로 사실상 정치인이다. 강경숙 원광대 교수와 권호열 강원대 교수는 지난해 대선에서 문 대통령 후보의 외곽 지지 그룹에 속해 있었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기본소득 도입을 주창하는 미시경제학자다. 2011년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을 지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반대 시국선언을 주도했다. 2014년 ‘경제학자, 교육혁신을 말한다’란 저서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썼다. 교육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은 이념적으로 ‘진보 색깔’이 뚜렷하다. 해직 교사 출신인 김진경 전 대통령교육문화비서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창립을 주도했고 초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국가교육회의에서 고등교육 분과를 담당한 장수명 한국교원대 교수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에서 활동했다. 스웨덴 국립교육청 출신인 황선준 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도 곽 교육감 시절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장을 지냈다. 혁신학교 전문가인 김정안 서울시교육청 학교혁신지원센터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그나마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 위원을 맡았던 김대현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가 유일하게 입시전문가로 손꼽힌다. 국가교육회의는 16일 공론화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20일까지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입제도특별위원회를 따로 구성하기로 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올해 중3 학생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22학년도에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이렇게 되면 현행보다 2주가량 앞당긴 11월 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뒤 수능 성적을 기반으로 수시 정시 구분 없이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1997년 김영삼 정부 당시 도입된 수시모집이 25년 만에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수시 정시 통합 △수능 절대평가 도입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전형의 적정 선발 비율 등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3개 핵심 쟁점을 국가교육회의가 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부총리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과정에서 폭넓은 여론 수렴을 위해 구체적 개편안 대신 쟁점을 모아 ‘열린 안’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쟁점별 조합에 따라 수시와 정시를 한꺼번에 치르는 방안 등을 포함해 5개 모형을 예로 들었으나 “(교육부는) 정해진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2021학년도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1년 유예했다. 이후 7개월 동안 정책자문위원회 연구를 비롯해 학생 학부모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나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교육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여론 눈치 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공약으로 지난해 도입을 검토했던 절대평가조차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대입제도 개편이라는 ‘뜨거운 감자’는 이제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로 넘어갔다.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를 만들고 8월까지 시민들이 참여하는 숙의 및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호경 기자}
2022학년 대입제도 개편안을 결정할 국가교육회의는 대통령직속 자문기구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이 의장을 맡았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당연직 위원 9명과 학계·교육계 위촉직 위원 11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됐다. 신 의장을 포함해 진보 쪽 인사가 대부분이다. 문재인 정부의 중장기 교육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복합적인 교육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장기적으로는 독립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로 전환된다. 국가교육회의는 일부 위촉 위원을 중심으로 15명 안팎으로 산하에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를 만들고 학생·학부모·교사 등이 모두 포함된 공론화위원회를 따로 구성한다. 국가교육회의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특위 구성 등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방안을 놓고 숙의 및 공론화 과정을 통해 8월까지 결론을 내면 교육부는 이를 전적으로 수용한다. 신고리 원전 건설 중단 공론화 과정과 유사하게 진행되는 것인데 단순히 찬반을 가리는 것과 달리 대입정책은 워낙 복잡해 합의까지 난관이 예상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2020학년도 정시 모집 인원 비중이 30% 가까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9일 2020학년도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이상 가나다순) 등 서울 주요 4년제 사립대의 정시 모집 인원을 확인한 결과 10개 대학 모두 2019학년도보다 정시 모집 인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일부 대학에 전화로 정시 확대를 요청한 지 약 열흘 만에 서울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정시 확대로 방향을 튼 셈이다. 국립대인 서울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이날 정시 모집 인원이 전년 대비 58명(9.7%) 늘어나는 2020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을 확정했다. 앞서 연세대는 전년 대비 125명 늘어난 1136명(정시비율은 33.1%)을 정시에서 뽑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가장 많이 정시 인원을 늘렸다. 2019학년도 705명에서 2020학년도에는 무려 372명을 늘려 전년 대비 52.7% 증가했다. 2020학년도에 정시 선발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한국외국어대(36.2%), 가장 낮은 학교는 고려대(17.3%)였다. 현재 고2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0학년도에 서울 주요 10개 대학 평균 정시 비율은 29%가 된다. 정시 비율이 25.8%인 2019학년도 대입보다 953명 늘어난다. 현재 고2 학생들에게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정시 확대로 방향을 바꾸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서울 A대학 입학처장은 “고교 교실을 정상화하겠다면서 10년간 수시를 확대하라던 교육부가 정시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며 “사회적 합의도, 교육철학도 담기지 않은 이번 방침으로 입시 현장만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시가 확대되면 수능점수가 높은 강남지역 재학생들과 수시전형 지원이 제한적이라 수능에 사활을 거는 재수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우경임 woohaha@donga.com·임우선 기자}
전방위적인 교육부의 압박 이후 대학들은 2020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을 부랴부랴 수정했다. ‘정시 확대 파문’이 불거진 후 2일 이진석 고등교육정책실장은 “(2020학년도에) 큰 폭으로 수시 정시 비중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 대학이 미세 조정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9일 본보가 확인한 서울 소재 사립대 10곳의 2020학년도 정시 모집 인원은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 서울 주요 사립대 정시 비중 30% 선에 맞춰 이들 대학의 정시 비중은 평균 29%. 그동안 정부 여당에서 나온 ‘대입전형에서 정시가 3분의 1은 돼야 한다’는 신호를 곧바로 수용한 셈이다. 등록금 동결, 입학금 폐지 등 재정이 어려워진 사립대는 재정 지원의 전권을 쥐고 있는 교육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B대학 입학처장은 “교육부 정시 확대 방침에 따라 두 차례 대입전형계획을 수정해 논술전형 인원을 줄이는 대신 정시 인원을 늘렸다”며 “앞으로 고교교육 기여대학 사업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 미리 반영했다”고 밝혔다. C대학 입학처장은 “직간접적인 정시 확대 메시지가 있어 미리 대비하는 게 맞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 10개 사립대에서만 정시 선발 인원이 2019학년도 대입보다 953명(11%) 늘어났다.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들이다 보니 대입 판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통상 4∼9%인 수시 이월 인원까지 포함하면 정시 비중이 40%까지 올라가는 대학도 있을 것”이라며 “고2 학생들은 대입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정시 확대되면 강남 재학생과 재수생 유리 서울 상위권 대학은 정시 비중이 축소된 상황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을 높여 우수 학생을 미리 독점해 왔다. ‘내신 부풀리기’ 등 일반고 내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 보니 정성평가인 학종을 통해 특목고 자사고 학생들을 대거 선발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면 정시 인원이 늘어나면 서울 강남 학생과 재수생이 유리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2005∼2015학년도 서울 자치구별 수능 고득점자(국어 수학 영어 2등급 이상) 비율은 강남구→서초구→양천구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이 몰린 강남 학생들이 내신등급은 떨어지지만 수능 점수는 높았다. 학종에 포함되는 내신성적이나 비교과활동에 신경 쓸 필요 없는 재수생도 유리해진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 확대로 내신이 안 좋은 학생들은 ‘역전의 기회’가 생기고, 내신이 좋은 학생들은 대학으로 가는 문이 좁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진보교육계도 ‘교육부 때리기’ 교육 이슈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진보적인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과 정부의 대입 정책 제안은 수능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 이후 10년 이상 이어진 공교육 정상화라는 교육적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사 단체도 교육부 비판에 가세했다. 진보성향 교사 모임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수능 회귀는 미래형 교육을 망친다”며 이날부터 11일까지 정시 확대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반면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수시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하고 정시 모집을 더 늘려야 한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여권 관계자는 “대선 공약집을 만들 당시에도 문재인 캠프의 ‘현실론’과 진보교육 진영의 ‘이상론’이 상당한 마찰을 빚어 수시 정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담지 못했다”며 “이제라도 교육의 미래를 그려놓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않는다면 혼선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호경 기자}
2020학년도 대입전형계획 제출 마감일이었던 지난달 30일. 서울 A대학 총장은 박춘란 교육부 차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박 차관은 “수시 비중이 급격히 높아져 우려스럽다”며 우회적으로 정시 모집인원 확대의 뜻을 전해왔다. 그즈음 다른 두 곳의 대학도 박 차관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미 대입전형계획을 제출했던 대학들은 진의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박춘란 미스터리’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10년간 장려해온 수시 확대에 급제동을 걸었다. 그것도 문서 한 장 없이 구두로 전달하는 비정상적인 방식이었다. 교육정책을 둘러싼 교육부와 청와대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갑자기 ‘정시 확대 깜빡이’ 켜져 교육부의 정시 확대 요청은 예고없이 이뤄졌다. 지난달 21∼23일 박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가 열렸다. 이때 수시·정시 비율에 대한 우려는 전달되지 않았다. A대학 입학처장은 “인력, 비용 문제로 수시 인원을 더 늘릴 수 없어 오히려 교육부에 혼날까 봐 눈치를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갑작스러운 정시 확대 요청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2일 이진석 고등교육정책실장은 “구두로라도 우려를 전달하게 된 배경은 급격히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수시·정시 비율이 차이 나게 생겼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설명과는 엇갈린다. 이미 준비해왔던 사안이라는 것이다. 청와대와 교육부는 이미 1월 2020학년도 대입부터 수시 비중을 늘리지 않는 쪽으로 협의를 마쳤다는 게 청와대 측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8월 발표 예정인 2022학년도 대입 정책 개편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2020학년도 전형은 교육부가 맡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2020학년도 대입 정책 방향을 설명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과정 없이 3월 말이 임박해서야 주요 대학에 전화로 정시 확대를 요청하니 졸속으로 비친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여권 관계자 역시 “줄곧 정시 확대 여론을 전달했는데도 교육부가 꿈쩍하지 않다가 이렇게 거친 방식으로 처리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뒤늦게 전화한 이유는 이미 청와대와 교감이 이뤄졌는데도 교육부는 왜 대입전형계획 제출 마감이 임박해서야 정시 확대를 요청했을까. 청와대와 여당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갑작스러운 정책 전환이 내키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전임 정부는 지속적으로 수시 확대를 추진해 왔고, 수시를 늘리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줘 왔다”며 “이 역할을 맡았던 교육부가 수시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대학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의식해 뒷짐을 지고 있다가 실기(失期)했을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년같이 수시·정시가 7 대 3 비율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했는데 주요 대학들이 제출한 대입전형계획을 보니 8 대 2 수준이었다”며 “급한 불을 꺼야 했다”고 말했다. 수시 비중이 높은 서울 주요 대학에만 전화를 한 이유가 설명된다.○ 지방선거 앞두고 당정청 충돌 대학별 대입전형은 이달 말 공식적으로 발표된다. 6월 지방선거가 한 달 남은 시점이다. 수시 비중이 한 해 10% 이상 뛴다면 민심 이반이 우려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개입설과 여당 압력설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시간이 흐르면 말할 때가 올 것이다.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박춘란 미스터리’를 계기로 교육을 둘러싼 당정청의 누적된 난기류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새다. 한 여당 의원은 “김상곤 부총리 취임 이후 교육 정책의 혼선에 여당 의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당정 협의를 해도 교육부가 여당의 의견을 잘 수렴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청와대 내에서도 “교육 정책 결정 라인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 정책은 휘발성이 높고, 국민의 관심도 큰 만큼 혼선을 더 방치했다가는 정권 차원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사청문회 리스크를 감수하기 어려워 쉽사리 ‘김상곤 카드’를 바꾸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우경임 woohaha@donga.com·한상준 기자}
초등학교 2학년생 아들을 둔 한모 씨(36·여)는 올해부터 아이를 초등 돌봄교실에서 간식을 먹인 뒤 오후 4시부터는 영어와 태권도 학원을 번갈아 보낸다. 돌봄교실에만 맡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 씨는 “아이가 초등 돌봄교실에서 1년을 지낸 뒤 ‘지루해서 가기 싫다. 집에 혼자 있게 해달라’고 해서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돌봄교실 이용은 좋았지만 아이도 엄마도 돌봄서비스의 질에는 만족하지 못했다. 맞벌이 부부인 임모 씨(35·여)는 돌봄교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아픈 아이가 방치돼서 책꽂이 사이에 기대어 자고 있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이렇게 하면서까지 아이를 놔둔 채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회의가 들었죠.” 정부가 2022년까지 초등학생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가 운영하는 학교돌봄 10만 명, 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마을돌봄 10만 명을 각각 확대하는 방침을 4일 내놨다. 돌봄서비스를 받는 초등학생이 현재의 33만 명에서 53만 명으로 늘어난다. 돌봄 대상 아동은 초등학교 1, 2학년에서 모든 학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운영시간 도 오후 5시에서 오후 7시까지 연장해 저녁돌봄을 강화한다. 새로 짓는 학교는 돌봄교실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돌봄교실은 증축할 예정이다. 학교가 아닌 지자체가 돌봄교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 안 빈 교실 1500개를 개방하기로 했다. 정부는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5년간 매년 2200억 원씩 투입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온종일 돌봄학교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다섯 살까지는 무상보육이 실시되는 데 비해 초등학생의 경우 방과 후 돌봄 공백이 심각하다”며 “초등학생의 방과 후 돌봄 공백은 육아 병행을 어렵게 만들고 특히 여성에게는 출산 이후의 경제 활동을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정부가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 해소에 팔을 걷고 나선 점은 긍정적이지만 돌봄서비스의 ‘질’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는 돌봄전담사 한 명이 20명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맞벌이 부부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내실을 다지는 노력이 없으면 헛돈만 쓸 가능성이 높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