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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에 공식 초청했다. 또 48시간 내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 긴급 소집을 요청했다. 이르면 16일 러시아가 대규모로 침공할 수 있다는 경고에 다급해진 우크라이나가 긴급 구조신호(SOS)를 보낸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군사 및 재정 지원은 물론 러시아의 침공 시 확고한 안전보장(concrete guarantee)도 요구했다.● 나토 미(未)가입 우크라이나, 美에 안전보장 요구미 백악관은 13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오전 41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로 위기 상황을 논의한 것. 두 사람의 통화는 올 들어 세 번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며칠 내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주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고 (위기)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전쟁이 임박했다고 밝힐 때마다 이를 공개 비판하던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경고가 나오자 바이든 대통령을 공식 초청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안보 없이 유럽 안보는 불가능하다”며 우크라이나 안전을 확고하게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언급하며 “우리는 아직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강력한 우크라이나 군대만이 우리 안보를 보장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면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루마니아 및 발트해 인근 국가들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군사, 재정 지원에 더해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미국의 더 적극적인 군사 개입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도 직접 파병은 불가하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CBS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가 침공해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에서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요청 사실에는 논평을 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방송에서 “미국인은 즉각 우크라이나에서 나오라”며 자국민 대피령을 내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요청한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셈이다.● 美 “외교를 위한 시간 줄어들어”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도 긴급 회담을 요청했다.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3일 트위터에 “러시아 및 모든 OSCE 참가국들과 48시간 내 회담을 갖고 러시아가 우리 국경과 임시 점령 중인 크림반도에 대한 군사력 재배치 논의를 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비엔나 문서(Vienna document)’에 의거한 우리 요청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단계를 밟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11일 ‘2011 비엔나 문서’에 따라 우크라이나 국경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 활동에 대한 설명을 러시아에 요청했다. 미국 러시아 등 OSCE 57개 회원국이 합의한 외교 문서인 비엔나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이 요청을 거부하면 OSCE 의장은 48시간 내에 회담을 소집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OSCE를 통해서라도 미국과 러시아를 외교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시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적 해법 마련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외교를 위한) 시간이 확실히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조만간 대규모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며 “지난 10일간 러시아가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긴박하게 병력을 증원한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공격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판단하에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을 사실상 폐쇄하고 우크라이나를 ‘워존(War zone·전쟁 지대)’으로 칭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통화를 갖고 사태의 해법을 논의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경고한 대로 3차 세계대전 위험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 美대사관 사실상 폐쇄미 국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미 대사관 직원 대부분에게 철수를 명령하고 비밀문서 등을 파기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지원하던 미 플로리다주 경비대 소속 160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에서 철수시킨다고도 밝혔다. 13일부터 미 대사관의 영사 업무 또한 중단된다. 11일 “우크라이나 내 모든 미국인은 48시간 이내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대피령을 내린 데 이은 추가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는 징후를 보고 있다. 현재 상황이 실질적인 충돌로 향해 가고 있다”며 “워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언제든 (러시아의) 침략이 시작될 수 있는 창구(window)에 서 있다”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언제라도 침략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가세했다. 특히 미 국방부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3000명의 추가 병력을 폴란드에 투입한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앞서 2일 폴란드에 배치된 1700명의 미 육군 82공수부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바이든-푸틴, 돌파구 못 찾아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12일 62분간 통화했다. 당초 러시아는 14일 통화를 희망했지만 미국이 앞당길 것을 제안해 성사됐다. 두 정상은 지난해 12월 30일에도 우크라이나 위기 해소를 위해 50분간 통화를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면 미국은 동맹, 파트너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고 러시아가 신속하고 심각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정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수장 등과도 통화하며 사태 해법을 논의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러 정상 통화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안전 보장 요구에 대한 구상을 밝혔지만 러시아의 핵심적 우려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했다. 미-러 정상 간 통화에 앞서 이날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35분간 통화했다. 블링컨 장관은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외교적 경로를 찾기 위한 논의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 역시 러시아가 미국이 전달한 서면에 대한 답변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곧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100분 동안 통화했다. 7일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 지 5일 만에 다시 대화에 나선 것이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내 친러 반군 등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2015년 맺은 휴전 협정을 제대로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협정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크라 주재 자국민에게 속속 대피 명령세계 각국은 속속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지시하고 있다. 한미일에 이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도 자국민에게 즉시 철수를 명령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는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외교관 일부를 철수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우크라이나 또는 제3국의 도발 가능성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내 외교 공관을 최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필요한 최소 인력만 남기고 외교관들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뺀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연일 반러 집회를 열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12일 수도 키예프 시민들은 도심 곳곳에서 국가를 부르는 한편 ‘우크라이나인은 저항할 것’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등을 외쳤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73)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모른 채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96·사진)을 만나 왕실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10일(현지 시간) “찰스 왕세자는 오늘 오전 정기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나은 뒤 백신이 보급되고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맞았지만 돌파감염이 된 것이다. 찰스 왕세자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찰스 왕세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았지만 그가 8일 윈저성에서 여왕과 면담한 사실 때문에 왕실은 긴장하고 있다. BBC방송은 “여왕은 현재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다만 왕실은 여왕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여왕 역시 지난해 10월 3차 접종을 받았다. 찰스 왕세자 아내인 커밀라 파커 볼스(75)는 10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영국 하루 신규 확진자는 16만 명에 달했다. 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수그러들었다고 판단해 이달 안에 확진자 자가 격리 규정도 폐지할 방침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모른 채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96)을 만나 왕실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10일(현지 시간) “찰스 왕세자는 오늘 오전 정기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나은 뒤 백신이 보급되고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맞았지만 돌파감염이 된 것이다. 찰스 왕세자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찰스 왕세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았지만 그가 8일 윈저성에서 여왕과 면담한 사실 때문에 왕실은 긴장하고 있다. BBC방송은 “여왕은 현재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다만 왕실은 여왕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여왕 역시 지난해 10월 3차 접종을 받았다. 찰스 왕세자 아내인 커밀라 파커 볼스(75)는 10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영국 하루 신규 확진자는 16만 명에 달했다. 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수그러들었다고 판단해 이달 안에 확진자 자가 격리 규정도 폐지할 방침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확진자 자가 격리’ 폐지 등 방역 조치가 속속 해제되고 있다. 미국 여러 주는 9일(현지 시간) 바이러스 활동이 줄어드는 봄을 앞두고 코로나19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고 판단해 방역 정책 전환에 속속 나섰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10일부터 실내 사업장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음식점과 쇼핑몰, 상점, 사무실 등에서는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거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사라진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28일부터 학교를 제외한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는 이달 말 교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풀기로 했다. 9일 현재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는 22만7903명으로 2주일 만에 63% 줄었다. 같은 기간 입원 환자도 29% 줄었다. 유럽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독감 같은 계절성 유행(엔데믹)이 됐다고 보고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 중이라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양성 판정 시 자가 격리 등 마지막 남은 방역 조치를 이달 내로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도 식당이나 대중교통 등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백신 패스 제도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이르면 다음 달 해제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도 “16일부터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상점의 백신 패스 제시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폴란드 체코 정부는 이르면 3월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는 것을 내부 방침으로 정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흠집 하나 내지 않았다.” 9일 프랑스 파리 특별법원에 출석한 테러범 살라 압데슬람(33)이 투명 칸막이 너머로 판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불쑥 튀어나온 그의 말에 방청석이 들썩였다. 모로코계 프랑스인 압데슬람은 2015년 11월 13일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연쇄테러 사건에 직접 가담한 10명 중 유일한 생존자다. 나머지 9명은 사살되거나 자살했다. 7년 전 압데슬람의 공범들은 프랑스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리던 축구 경기장과 파리 시내 식당가, 유명 클럽인 바타클랑 극장에서 폭탄을 터트리고 총을 난사했다. 압데슬람의 자살폭탄 조끼는 테러 직후 파리 남부의 한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나는 폭탄을 터뜨리지 않았다”며 테러 직전 마음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압데슬람은 지난해 9월 첫 재판에서 판사가 이름을 묻자 “알라 외에 신은 없다”고 답했다. 직업을 묻는 질문에는 “나는 이슬람국가(IS) 전사가 되기 위해 모든 직업을 포기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도 자신이 IS 대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테러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놓이자 “나는 사회에 위험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판사에게 “누군가 폭발물을 실은 가방을 들고 지하철에 탔다가 마지막 순간에 터트리지 않겠다고 결심해도 수감되거나 죽을 것을 안다면 누구도 (테러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그의 주장에 대해 “자살폭탄 조끼가 작동하지 않아서 버린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압데슬람은 혐의를 계속 부인하면서 “감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감옥에서 하루 종일 감시받고 비난받으며 쓰레기처럼 취급당한다면 ‘마지막 순간 내가 (폭탄을 터뜨리며) 끝까지 갔어야 하는지 되묻게 된다. 차라리 폭탄을 터트리는 게 나았을 것이다.” 압데슬람은 파리 테러 당시 폭탄, 소총 등 무기를 테러 현장으로 옮기는 역할을 했다. 함께 테러에 가담했던 그의 형은 바타클랑 극장에서 자폭했다. 홀로 살아남은 압데슬람은 다음날 새벽 벨기에로 도주했다가 4개월 만에 벨기에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4일 뒤 브뤼셀 국제공항과 사내에서 자폭 테러가 발생해 32명이 숨졌는데 압데슬람은 이 테러에도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주범이 머물던 아파트에서 그의 지문이 묻은 유리잔이 발견되지만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압데슬람은 지난해 9월 재판에서 판사를 향해 “나는 죽어도 부활할 것이며 너희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고 이날 재판에서도 당당했다. 그는 테러 이유에 대해 “프랑스군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를 공격했고,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프랑수아 올랑드(당시 프랑스 대통령) 때문”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무고하게 희생된 130명에 대한 사과는 한 마디도 없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유럽 주요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속속 외교전에 나섰다. 겉으로는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유럽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자국 내 입지 강화 등 국내 정치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 “英 존슨, 파티게이트 무마에 이용”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8)는 10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잇달아 찾는다. 그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는 양국 군사협력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는 러시아 대응 전략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과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강력히 지지했고 2019년 7월 집권 후에도 줄곧 ‘EU와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존슨 총리는 앞서 1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도 “러시아군이 침공하면 영국을 포함한 나토가 적극 반격할 것이며 러시아 어머니들은 아들을 전선에 보낸 것을 후회할 것”이란 자극적인 발언을 내놨다. 존슨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엄격한 봉쇄 정책을 실시하던 2020년 말 본인과 총리실 직원들이 잇따라 방역 수칙을 위반한 채 파티를 즐겼다는 소위 ‘파티게이트’로 최근 집권 보수당 내에서조차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짓 해명으로 일관한 것이 국민 분노를 더 키웠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앞장서는 지도자’란 이미지를 통해 여론의 지지를 다시 얻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4월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5) 또한 현 사태를 선거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최근 당초 계획했던 남부 마르세유 유세 등을 취소하고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잇달아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줄곧 자신을 ‘위대한 프랑스’를 주창했던 샤를 드골 전 대통령에 빗대고 있다. 드골은 냉전 당시 미국과 옛 소련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고 독자 노선을 주창해 국민의 열띤 지지를 받았다. 자신 또한 미국과 러시아의 패권 다툼을 중재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점을 과시해 유권자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 “푸틴은 종신집권 방편으로 삼아” 푸틴 대통령 또한 현 사태를 사실상의 종신 집권 용도로 삼으려 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분석했다. 2000년 집권한 푸틴은 그간 개헌 등을 통해 속속 임기 제한을 없앴다. 이론적으로는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36년은 31년간 종신 집권한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넘어선 현대 러시아 지도자의 최장 집권이다. 2014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 푸틴의 지지율은 한때 88%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경제난 등이 겹치면서 최근 2년 사이 한때 50%대까지 하락했다. 크림반도 합병 당시 ‘강한 러시아’를 주창해 지지율 상승을 경험했던 그가 우크라이나를 거세게 압박해 8년 전처럼 지지율 상승을 노리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푸틴이 나토의 동진(東進)을 우려하는 것 또한 종신집권의 장애물로 여기기 때문”이라며 “러시아의 주변국이 서방처럼 민주주의를 채택하면 러시아 국민도 같은 요구를 할 것을 우려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군사 위기는 10일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시작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연합 군사훈련에는 러시아군 3만 명을 포함해 S-400 지대공미사일, 판치르 대공방어체계, Su-35 전투기 등 최신식 무기가 대거 투입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군 최고 사령관들이 이 훈련을 위해 벨라루스로 대거 이동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동시다발로 침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확진자 자가 격리’ 폐지 등 방역 조치 해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여러 주는 9일(현지 시간) 바이러스 활동이 줄어드는 봄을 앞두고 코로나19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고 판단해 방역 정책 전환에 속속 나섰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10일부터 실내 사업장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음식점과 쇼핑몰, 상점, 사무실 등에서는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거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사라진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28일부터 학교를 제외한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는 이달 말 교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풀기로 했다. 9일 현재 미국 1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는 22만7903명으로 2주일 만에 63% 줄었다. 같은 기간 입원 환자도 29% 줄었다. 유럽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독감 같은 계절성 유행(엔데믹)이 됐다고 보고 방역조치를 전면 해제 중이라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양성 판정 시 자가 격리 등 마지막 남은 방역 조치를 이달 내로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도 식당이나 대중교통 등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백신 패스 제도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이르면 다음달 해제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도 “16일부터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상점의 백신 패스 제시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폴란드 체코 정부는 이르면 3월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내부 방침을 정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러시아는 침략을 중단하라. 이곳은 우크라이나 땅이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40여 km 떨어진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리코프를 찾았다. 영하 13도의 매서운 날씨에도 도심에서는 200여 명의 시민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며 서로 손을 잡고 인간 띠를 형성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 아호슬라프 씨는 “하리코프는 물론이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인간 띠를 만들어 러시아에 항의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커질수록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야 한다는 여론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동진’ 놓고 동상이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10만 대군을 보내 현재의 전쟁 위기를 조성한 장본인이다. 그는 줄곧 그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나토의 동진(東進)을 좌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까. 바로 나토가 태생부터 러시아 견제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기 때문이다. 나토는 1949년 4월 설립됐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12개국이 옛 소련에 맞서기 위해 군사안보 동맹을 만든 것이 시초다. 이후 서독 스페인 그리스 터키 등이 가세했고 소련 붕괴 후에는 발트3국 등 소련에 속했던 나라, 폴란드 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까지 대거 참여해 현재 30개국, 약 35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소련 역시 1955년 이웃 공산권 국가를 규합해 바르샤바조약기구(WTO)란 군사협력체를 창설해 나토에 대응했다. 하지만 소련 붕괴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소련 붕괴 후 나토에 가입한 상당수 동유럽권 국가는 과거 바르샤바조약기구에도 속했던 나라들이다. 러시아는 이 점을 특히 못마땅해하며 “동유럽 국가가 속속 나토에 가입해 이들과 국경을 맞댄 러시아의 자위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서방이 독일 통일 당시 “나토의 동진은 없다”는 구두 약속을 했다고도 주장한다. 1990년 초 제임스 베이커 당시 미 국무장관과 헬무트 콜 서독 총리는 독일 통일에 미온적이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설득하기 위해 “나토가 동진하지 않을 테니 소련 또한 독일 통일을 지지해 달라”고 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를 서면으로 된 공식 보장과 동급으로 여겼고 통일을 지지하기로 했다. 당시 베이커의 상관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나토 동진 중단’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이후 고르바초프가 실각했고 애초부터 서면 약속이 없었던 탓에 서방과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 여부를 놓고 상반된 시각을 갖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2008년 조지아 침공,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모두 나토의 동진에 따른 것이며, 러시아는 방어권을 행사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서방이 러시아를 속이고 나토를 확장하고 있다”는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서방은 “나토가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맞선다. 특정 지도자의 구두 언급이 나토의 공식 조약을 대체할 수 없다는 논리다.우크라 나토 가입, 14년째 답보 우크라이나는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반러 정권이 무너진 후부터 주로 친서방 노선을 걸었고, 나토 가입도 추진해 왔다. 나토 역시 2008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도 우크라이나의 가입은 답보 상태다. 나토에 속하려면 정치, 경제, 법 등 사회 전반의 상황이 나토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고질적인 부정부패, 사회 불안정 등을 이유로 가입의 전 단계로 여겨지는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 지위조차 획득하지 못했다. 러시아의 반발은 둘째 문제다. 우크라이나의 후원자를 자처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조차 지난달 19일 “가까운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로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나토 가입을 이유로 러시아로부터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셈이니 억울할 수 있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2008년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가입 논의를 약속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기대감을 심어주면서 러시아에는 과장된 두려움을 안겼다는 것이다.스웨덴·핀란드의 반러 행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을 알면서 무력 위협을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행보 또한 반감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24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 상당한 역풍을 부르고 있다. 그간 중립국을 이유로 서방과 러시아 모두와 거리를 뒀던 스웨덴과 핀란드에서도 나토 가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긁어 부스럼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와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신년사를 통해 “핀란드는 언제든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안보정책을 결정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린데 스웨덴 외교장관 또한 “각 나라는 스스로 안보 정책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가세했다.나토 변화 배경엔 中 도전도 러시아의 위협이 나토엔 오히려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나토의 동진이 러시아를 자극하고, 러시아는 이를 빌미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겠다며 나토를 압박하면서 희미해져 가던 나토의 정체성이 회복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나토는 시대 변화에 맞춰 기존의 군사안보 동맹 위치를 넘어서려는 행보 또한 보이고 있다. 나토는 최근 해킹, 가짜 정보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에서의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안 또한 2030년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공지능(AI)이 세계 안보에 미치는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을 발표했고 회원국의 민주주의 발전 등 사회 전반의 변화 또한 돕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그 배경에 최근 급부상한 ‘중국’이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나토는 2020년 6월 중국을 ‘국제질서와 회원국 안보에 대한 구조적 도전’이라고 정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중국은 장거리 미사일, 사이버 능력, 새로운 기술 등으로 나토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맹국을 중국의 위협에서 어떻게 보호할지가 다음 10년을 위한 새 전략 과제”라고 밝혔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5)이 4월 대통령선거에서의 재선,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은퇴로 공석이 된 유럽연합(EU)의 일인자 자리 등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개입으로 전쟁 위기가 곧 사라질 것이란 과도한 낙관론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둘의 회담 결과로 우크라이나 위기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군사적 긴장을 악화시키지 않겠다. 친러 반군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평화 협정을 지킬 것이고, 벨라루스에 파견된 러시아군도 철수시킬 것”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불과 하루 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사실무근”이라며 “러시아는 프랑스와 그런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프랑스는 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긴 하지만 EU 지도자가 아니며 나토 또한 다른 나라(미국)가 주도하고 있다”고 프랑스와 마크롱 대통령을 동시에 깎아내렸다. 우크라이나마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수도 키예프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지만 “나는 말을 별로 믿지 않는다”며 마크롱의 발언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는 프랑스가 아닌 미국이 러시아와의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마크롱의 ‘셔틀 외교’는 프랑스 외교 권위와 신뢰를 약화시키고 우크라이나 위기 해소에도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절하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5·사진)이 4월 대통령선거에서의 재선,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은퇴로 공석이 된 유럽연합(EU)의 1인자 자리 등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개입으로 전쟁 위기가 곧 사라질 것이란 과도한 낙관론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둘의 회담 결과로 우크라이나 위기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군사적 긴장을 악화시키지 않겠다. 친러 반군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평화 협정을 지킬 것이고, 벨라루스에 파견된 러시아군도 철수시킬 것”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불과 하루 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사실무근”이라며 “러시아는 프랑스와 그런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프랑스는 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이간 허지만 EU 지도자가 아니며 나토 또한 다른 나라(미국)가 주도하고 있다”고 프랑스와 마크롱 대통령을 동시에 깎아내렸다. 우크라이나마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수도 키예프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났지만 회담을 가졌지만 “나는 말을 별로 믿지 않는다”며 마크롱의 발언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는 프랑스가 아닌 미국이 러시아와의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마크롱의 ‘셔틀 외교’는 프랑스 외교 권위와 신뢰를 약화시키고 우크라이나 위기 해소에도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파티게이트’로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8)가 측근 인사를 단행하며 ‘나는 살아남을 거야’(I will survive)라는 노래를 부르는 등 총리직 사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7일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4일 총리실에서 자신의 런던 시장 시절 고문이자 BBC 기자 출신인 구토 하리를 만났다. 그를 6일 총리실 커뮤니케이션 국장으로 임명하기 이틀 전이었다. 존슨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하리 국장 내정자로부터 “살아남을 건가”라는 질문을 받자 1970년대 미국 디스코 가수 글로리아 게이너의 히트곡 ‘나는 살아남을 거야’(I will survive)를 부르며 “살아남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야당은 물론 찰스 워커 의원 등 보수당 의원들 30여 명까지 존슨 총리에 대한 불신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사임 압박에 맞서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존슨 총리는 하리 국장 외에도 총리실 비서실장에 스티브 바클리 내각부 장관을 6일 임명하는 등 측근들을 교체하며 진열을 정비했다. 존슨 총리는 “나를 총리 관저에서 끌어내려면 탱크 부대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더타임스는 전했다. 노동당 등 야당은 존슨 총리의 최근 인사가 면피용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하리 국장이 정보 보안 논란을 일으킨 중국 IT업체 화웨이의 로비스트로 2013년부터 활동한 점을 비판했다. 존슨 총리의 스물네 살 연하 부인인 캐리 존슨 여사(34)의 행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존슨 여사는 ‘파티게이트’를 초래한 여러 파티 중 일부를 주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총리 관저 초호화 리모델링,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사태 당시 영국군 유기동물 구출 등 여러 논란이 벌어진 것은 존슨 총리가 부인에게 휘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수당 핵심 인사인 마이클 아쉬크로포트 전 상원의원은 “캐리 때문에 존슨 총리가 유권자들의 기대대로 영국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간 가디언은 “캐리 존슨을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대 ‘캐리 앙투아네트’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전운이 짙어지는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를 위해 유럽 정상들이 막판 중재에 나선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Finlandization)’가 외교적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어느 한쪽도 스스로 물러서기 어려운 ‘강 대 강’ 대치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교류할 수 있는 독립적 지위를 보장해 최악의 군사 충돌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푸틴 “마크롱 제안, 진전될 수도”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 모스크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5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제시한 몇몇 아이디어는 공통의 진전을 위한 기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경을 향한) 나토의 동진(東進)이 계속된다면 유럽이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서방에 대한 위협을 낮추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확실한 안보보장안을 제시했다”며 “우크라이나 위기가 악화되거나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정상회담 직전 기자들에게 “핀란드화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화는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서독(현 독일)에서 생겨난 용어다. 옛 소련이 국경을 접한 핀란드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실제로는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일컫는 데 쓰였다. 1970년대 초반 미국과 중국 데탕트(화해)를 이끌었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를 해법으로 제안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교류할 자유를 보장하되,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를 문서로 보장하라는 러시아와, 나토 ‘개방 정책(open door policy)’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미국이 한 발씩 양보하는 절충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앞서 “가까운 장래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과 미국은 다른 동맹국과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독일은 ‘노르망디 포맷’을 통한 대화와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망디 포맷은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4자 회담을 말한다. 관건은 우크라이나가 핀란드화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인지다.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 친(親)서방 그룹은 핀란드화를 “사실상 푸틴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수도 코앞 집결외교적 돌파구 마련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미-러 양국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주말에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러시아군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차로 불과 2시간 걸리는 거리에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키예프까지는 불과 90km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10일부터 열흘간 미국 영국 등이 지원한 대전차미사일과 공격용 무인기 등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독일 영국은 각각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 병력 350명씩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동유럽에 배치된 순환근무 병력을 영구 주둔시켜 나토 방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 방안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숄츠 총리와의 회담 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경우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숄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노르트스트림2 차단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했다. 미국 CNN방송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로서는 가스관 차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 숄츠 총리가 처한 난관”이라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전운이 짙어지는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를 위해 유럽 정상들이 막판 중재에 나선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Finlandization)’가 외교적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어느 한쪽도 스스로 물러서기 어려운 ‘강 대 강’ 대치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교류할 수 있는 독립적 지위를 보장해 최악의 군사 충돌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푸틴 “마크롱 제안, 진전될 수도”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 모스크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5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제시한 몇몇 아이디어는 공통의 진전을 위한 기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경을 향한) 나토의 동진(東進)이 계속된다면 유럽이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서방에 대한 위협을 낮추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확실한 안보보장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정상회담 직전 기자들에게 “핀란드화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화는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서독(현 독일)에서 생겨난 용어다. 옛 소련이 국경을 접한 핀란드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실제로는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일컫는 데 쓰였다. 1970년대 초반 미국과 중국 데탕트(화해)를 이끌었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를 해법으로 제안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교류할 자유를 보장하되,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를 문서로 보장하라는 러시아와, 나토 ‘개방 정책(open door policy)’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미국이 한 발씩 양보하는 절충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앞서 “가까운 장래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과 미국은 다른 동맹국과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독일은 ‘노르망디 포맷’을 통한 대화와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망디 포맷은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4자 회담을 말한다. 관건은 우크라이나가 핀란드화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인지다.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 친(親)서방 그룹은 핀란드화를 “사실상 푸틴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군, 우크라 수도 코앞 집결외교적 돌파구 마련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미-러 양국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주말에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러시아군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차로 불과 2시간 걸리는 거리에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키예프까지는 불과 90㎞다. 독일 영국은 각각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 병력 350명씩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옌스 사무총장도 동유럽에 배치된 순환근무 병력을 영구 주둔시켜 나토 방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 방안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숄츠 총리와의 회담 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경우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드스트림2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숄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노르드스트림2 차단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했다. 미국 CNN방송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로서는 가스관 차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 숄츠 총리가 처한 난관”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미국 백악관이 중국 베이징(北京) 겨울올림픽이 폐막(20일)하기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20∼30km 지점까지 병력을 전진 배치시키는 등 냉전 종식 이후 최대 병력을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 미국 ABC 방송,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러시아는 내일이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며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기 전 군사적 침공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여름올림픽 개막일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두고 갈등하던 조지아(옛 그루지야)를 침공했다. 이번에도 올림픽에 세계 이목이 쏠린 틈을 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 정보기관도 3일 미 의회에 러시아가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까지를 우크라이나 침공 적기로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CNN 방송은 6일 상업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전날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군이 벨라루스를 가로질러 우크라이나 국경 32km 이내 지역에 야전텐트를 대량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벨라루스 루니네츠 비행장에 러시아군의 S-400 대공미사일과 수호이(Su)-25 전투기 15대 등이 배치됐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20km 남짓 떨어진 옐스크에서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최신예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다연장로켓발사대 수십 대도 포착됐다.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는 290km에 불과하다. 침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지지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한다면 중국도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차관도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 측근 엘리트와 그 가족들은 미국과 유럽에 투자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이들은 국제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86)이 2013년 취임 후 처음으로 TV 토크쇼에 출연해 난민 및 전쟁에 관한 의견, 소소한 일상 등을 언급했다. 그는 즉위 후 각국 언론과 수많은 인터뷰를 했으나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질문을 받고 답한 것은 처음이다. 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의 토크쇼 ‘케템포케파’(이탈리아어로 ‘날씨가 어때요’라는 뜻)에 등장한 교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관한 질문을 받고 “전쟁은 언제나 파멸을 부른다”고 했다. 러시아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 러시아 또한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다. 그는 “각국이 1년간 무기를 만들지 않으면 세계의 어려운 이들에게 식량과 교육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난민의 참담한 상황을 언급하며 “오늘날 지중해가 ‘거대한 공동묘지’가 됐다”고 우려했다. 유럽 각국이 이주민 할당제에 합의해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환경에 관해서는 “1년에 약 300만 t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는 것은 범죄”라고 지적했다. ‘진짜 친구는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말 친구들이 필요하다”며 관저에 살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답했다. 교황은 전임자들이 살던 화려한 ‘사도(使徒)궁전’이 아닌 교황청 방문자의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기거하고 있다. 그는 “이전 교황들은 성인(聖人)이지만 난 그다지 성인이 아니다”라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친구와 대화하는 우정이 힘을 준다”며 웃었다. ‘탱고의 고장’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인 교황은 자신 또한 탱고를 좋아한다며 “탱고를 추지 않는 사람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의 음반 가게를 깜짝 방문한 일화를 질문받자 “클래식 음악도 좋아한다”고 답했다. 어렸을 때 장래 희망에 대해서는 “푸줏간 주인이 될지 고민했다. 동네 푸줏간 주인이 돈을 한가득 주머니에 넣고 다녔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대 사회의 주요 위험으로 타인에 대한 비난, 험담, 괴롭힘을 꼽았다. 험담이 인간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가족과 공동체를 분열시킨다고도 했다. ‘신(神)이 왜 무고한 아이들의 고통을 내버려두느냐’는 질문에는 “왜 아이들이 고통받는지에 관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믿음을 갖고 하느님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96)이 자신의 아들인 찰스 왕세자(74)가 왕이 되면 그의 아내인 커밀라 파커 볼스(75)가 ‘왕비(Queen consort)’ 칭호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6일(현지 시간)로 여왕 즉위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차기 국왕인 찰스 왕세자의 안정적인 왕위 계승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5일 즉위 70주년 기념 성명에서 “찰스가 왕위에 오르면 (영국 국민들이) 내게 준 것과 같은 지지를 커밀라에게도 보내줄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커밀라가 왕비로서 충성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커밀라는 찰스 왕세자의 두 번째 부인이다. 런던 귀족 집안 출신인 커밀라는 1971년 당시 자신의 친구의 집에서 찰스 왕세자를 처음 만났다. 친구가 된 이들은 서로 호감을 가졌지만 1973년 커밀라는 예정됐던 약혼자와 결혼했고, 찰스 역시 1981년 첫 번째 부인이자 왕세자빈이 된 다이애나 스펜서와 결혼했다. 하지만 찰스와 커밀라는 불륜 관계에 빠졌다. 이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이혼(1996년),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차량 사고사(1997년)가 발생했다. 커밀라는 찰스 왕세자와 2005년 결혼해 왕세자빈 지위에 올랐지만 여론은 그에게 비판적이었다. 커밀라의 칭호도 왕세자빈의 공식 호칭인 ‘웨일스 공비(Princess of Wales)’가 아니라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으로 불렸다. 2005년 영국 헌법부는 커밀라가 찰스 왕세자의 왕위 계승 이후 ‘왕비’ 칭호를 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하원의 반대와 다이애나 왕세자빈에 대한 동정 여론이 겹치면서 찰스 왕세자가 국왕에 오르더라도 커밀라는 왕비보다 격이 낮은 왕의 배우자를 뜻하는 ‘빈(Princess Consort)’이란 칭호를 쓸 예정이었다. 커밀라는 “찰스가 영국 국왕으로 즉위해도 ‘왕비’가 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여왕이 즉위 70주년을 맞아 찰스 왕세자의 권위와 안정적인 왕위 이양을 위해 커밀라에 대한 호칭 논란을 정리한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5일 잉글랜드 동부 노퍽주에 있는 왕실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역주민들을 만나 기념 케이크를 자르는 등 조촐한 즉위 70주년 행사를 열었다. 건강에 대한 우려가 나왔던 여왕은 지난해에는 각종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팡이를 짚었지만 하늘색 원피스 차림에 밝은 표정으로 건강해 보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여왕의 즉위 70주년 공식 기념행사는 6월 2∼5일 개최된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왕위에 올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동유럽에 배치될 미군 3000명 중 첫 부대인 육군 82공수사단이 5일 폴란드에 도착했다. 러시아도 이날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벨라루스에 핵 전략폭격기를 출동시키며 맞불을 놨다. 러시아가 조만간 대규모 핵무기 훈련을 벌여 서방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 ‘마지막 미군’ 이끄는 공수부대 도착미군은 5일 크리스토퍼 도너휴 장군이 이끄는 육군 82공수사단이 폴란드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공항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0km가량 떨어진 곳이다. 도너휴 장군은 지난해 8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당시 마지막으로 군 수송기에 올라 ‘마지막 미군’으로 불린 인물이다. 18공수사단 소속 미군 300명도 독일에 도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 미군 3000명을 폴란드와 루마니아, 독일에 배치하도록 승인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과 맞닿아 있는 벨라루스에 핵 전략폭격기를 출동시키는 등 군사력을 과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초음속 전략폭격기 Tu-22M3 2대가 벨라루스 상공에서 4시간에 걸쳐 초계비행 임무를 수행한 후 기지로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연합 군사훈련을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서방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3일 미 하원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공격을 포함한 전면적 침공을 위해 병력의 70%를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했다”고 보고했다. 국경에 배치된 대대급 전술부대가 2주 사이 60개에서 83개로 늘어났으며 현재 14개 부대가 추가로 배치되고 있다는 것. 흑해 주변으로 수륙양용 상륙함과 전투함 등을 배치하는 등 해군 병력도 증강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이날 러시아가 친러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지역인 동부 돈바스에 장갑차, 탱크, 드론 등의 무기와 연료를 보급했다고 밝혔다. ○ 러, 대규모 핵무기 훈련 움직임FT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이달 중순에서 3월까지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최적기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가 이달 중순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포함된 대규모 핵무기 훈련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려 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러시아의 핵탄두 보유량은 4497개(지난해 기준)로 세계 1위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면적인 핵전쟁을 일으키기엔 부족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길 바란다”며 푸틴의 핵 위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군과 정보당국은 현재 배치된 러시아 병력만으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지적 침공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시 우크라이나군은 5000∼2만5000명, 러시아군은 3000∼1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특히 민간인은 5만 명 이상 사망할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추정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미사일 방어 및 드론 대응 시스템 등 제공을 희망하는 무기 목록을 보냈다고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전했다. 폴란드 정부도 다음 주부터 우크라이나에 박격포, 수류탄 등 무기 공급을 시작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유럽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방역을 크게 완화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보고 경제 회복을 위해 ‘오미크론과의 공존’을 택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보도했다. 스위스 정부는 3일(현지 시간)부터 밀접접촉자에 대한 격리, 재택근무 조치를 해제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다른 방역 조치 해제도 16일 확정하기로 했다. 인구 870만 명인 스위스는 2일 신규 확진자가 4만1183명에 달했지만 사망자는 14명에 그쳤다. 이냐치오 카시스 대통령은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가고 엔데믹(계절성 유행)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징후”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이날 야외 스포츠 경기 등 대규모 행사 관람 인원을 최대 1만 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실내 경기장 및 콘서트장은 4000명까지 허용된다. 다음 달 초부터는 단계적으로 방역을 완화할 방침이다. 독일 역시 이날 일일 확진자가 23만825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 사망자 수는 지난달 하루 400∼500명에서 2일 164명으로 감소 추세다. 프랑스는 2일부터 공공장소 입장 인원 제한, 실외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의무를 해제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규제 완화 시간표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22만 명이던 일일 확진자는 2일 11만 명으로 감소했다. 스웨덴 또한 7일부터 방역 조치를 대부분 해제한다. 방역 해제를 발표한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률은 덴마크 61%, 독일 53%, 노르웨이 50%, 프랑스 48%, 스위스 40% 등이다. BBC는 비교적 높은 부스터샷 접종률이 방역 완화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망자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우려할 만큼 늘고 있다”며 방역 해제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최정예 공수부대와 스트라이커(stryker·신속대응 장갑차) 부대로 구성된 미군 3000명을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즉각 미군 파병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미-러 간 무력 대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의 안보, 안정에 대한 위협이 커지면 미국이 대응할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미국은 비상사태들에 대한 대비를 위해 조만간 루마니아와 폴란드, 독일에 추가 병력을 이동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독일 미군 기지에 배치된 1000명의 스트라이커 부대를 루마니아로 이동시킨다. 또 미국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육군 기지 포트브래그에 주둔 중인 제82공수사단 등 병력 2000명을 폴란드(1700명)와 독일(300명)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82공수사단은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 미국이 치른 주요 전쟁에 투입된 미군의 최정예 부대로 꼽힌다. 이에 대해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이 파괴적인 조치는 군사적 긴장을 부추기고 정치적 결정의 여지를 좁힐 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美, 이라크戰 치른 공수부대 동유럽 파병… 러 “외교해결 여지 줄어”美-러, 우크라사태 ‘강대강 무력대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 미군 최정예 부대 3000명을 수일 내에 배치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총구를 겨누는 본격적인 강대강 무력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며칠 내로 수천 명의 미군 병력을 동유럽과 발트해 인근에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신속대응군(NRF)의 요구에 따라 동유럽에 배치하기로 한 8500명의 미군 병력과도 별개다. 현재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8만 명에 1만∼2만 명의 미군이 추가 배치되는 셈이다. 미-러 간 대치가 양보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정예 파병 美 “조만간 추가 발표”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며 미군 3000명의 동유럽 추가 배치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와 폴란드 및 유럽 내 최대 미군 기지인 독일로 이동한다. 루마니아에는 독일에 주둔하던 1000명의 스트라이커(stryker·신속대응 장갑차) 부대가 파병된다. 스트라이커 부대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무력 병합 이후 러시아 지상병력의 기동을 신속하게 막기 위해 증강한 전력이다. 폴란드에는 1차 세계대전부터 이라크전까지 미 육군 전투 대부분에 투입된 최정예부대인 제82공수부대 소속 1700명이 배치된다. 합동작전의 본부 역할을 하게 될 독일에는 제18공수부대 소속 300명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커비 대변인은 “조만간 추가 배치 결정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병력은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3000명의 병력 배치를 완료하면 폴란드와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과 독일에 배치된 미군은 약 4만5000명이 된다.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에 미군을 추가배치하고 4만 명의 나토 신속대응군이 가동되면 우크라이나 서쪽 병력이 9만여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13만 명을 배치한 상태다. 미군은 또 발칸반도 인근 아드리아해에 항공모함 USS 해리트루먼호를, 에스토니아에는 제4전투비행단 소속 F-15 전투기를 배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군 병력 추가 배치 결정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그가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한 나토 동맹들과 동유럽을 지키기 위해 유럽에 있을 것을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뉴욕타임스(NYT)에 “‘소극적 억지’에서 ‘적극적 억지’로 전략을 바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또 러시아에 천연가스를 의존하는 독일 등이 에너지 제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 일본 등과 접촉해 당장 필요하지 않은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돌리는 ‘천연가스 스와프’를 타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의 가스 수급 상황이 여유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외교 해결 여지 좁아져”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유럽 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도 “미국의 추가 파병은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외교로 해결할) 정치적 결정의 여지를 좁히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이와 동시에 우크라이나 주변 병력 증강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 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1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크림반도와 러시아 서부 일대에 군사작전 수행 단계가 높아졌음을 뜻하는 군병력 텐트 등 시설들이 새로 설치됐다. 러시아 지상군의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스템을 포함한 각종 무기들도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 인근 벨라루스 일대에 추가 배치됐다. 2일에는 러시아 폭격기 4대가 영국 스코틀랜드 북쪽으로 접근해 영국 공군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대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