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3일 만에 공식 사과했다. 이 장관은 1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이날 “(사고 당일)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지만 현장 대응은 미흡했다”며 “경찰에 맡겨진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조사 결과가 나오면 상응하는 처신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공개된 ‘112 신고 접수 녹취록’ 등을 집중 부각하며 본격 ‘강공’ 모드로 전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이 장관과 윤 청장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정부 책임론’을 꺼내든 것. 이에 국민의힘은 “지금은 슬퍼해야 할 시간”이라며 공세 차단에 나섰다.○ 이상민 “유족 마음 세심하게 못 살펴”이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에 앞서 “이번 일을 계기 삼아 더욱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대형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는 등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도 재차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는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을 삼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여야를 불문한 질타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채익 행안위원장은 이 장관에게 “발언 취지가 어떠했든 이번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성만 의원은 현안보고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은 행안부 장관 자격이 없다.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與 “애도부터” 野 “규명해야”정쟁을 자제하겠다던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을 기점으로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이번 참사는 제도 부족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명백한 인재이고, 정부의 무능과 불찰로 인한 참사가 맞다”고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이번 사고처럼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 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파 사고 예방 안전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전날까지만 해도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라며 애도를 표했던 이 대표는 이날 “대통령부터 총리, 장관, 구청장, 시장까지 하는 말이라곤 ‘우리는 책임이 없다’가 전부”라며 “가족과 친지를 잃고 오열하는 국민 앞에 장난하고 있나”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특히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경찰 신고가 이어졌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민주당의 대여 공세는 더 거세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공개된 녹취록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은 국회법이 허용하는 방법을 통해 모든 사실관계를 파헤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다수의 112 신고에도 초동 대처에 미흡했던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이달 5일까지가 국가애도기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야권의 공세 차단에 주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면 그 점에 관한 논의가 있을 거니 그 기간 동안만은 자제해 달라”고 했다. 여야는 다음 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를 열고 참사를 둘러싼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국민의힘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속 대책으로 당 차원에서 ‘국민안전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사회안전망 제도와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기로 했다. 또 야당과 정부, 전문가가 함께하는 국회 차원의 TF 구성도 검토하는 한편 온라인에 퍼지는 가짜뉴스에 대한 경계령도 내렸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일 당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5일까지인 전국민 애도 기간이 지나면 당에서 국민안전TF를 만들어 제도나 시스템을 한번 더 점검하고, 필요하면 여·야·정, 전문가까지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TF를 만들겠다”고 했다. TF 활동과 관련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예상 가능한 사고들을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장치들을 좀 더 촘촘히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여당은 ‘정부의 사고 수습 조력을 위한 정쟁 중단’을 최우선시하며 몸을 낮추는 ‘로우키’ 행보를 이어가다 이날 당 차원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민주당과 함께 국회 차원의 TF를 구성하자는 방안에 대해선 여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 유동적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TF 구성에 대해 “정쟁을 멈춰주시는 것만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시는 것”이라며 “얘기가 일부 있었던 것 같은데 TF를 만드는 것은 검토를 안 해봤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여당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된 각종 가짜뉴스를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가짜뉴스는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일 뿐 아니라 국민 분열과 불신을 부추기며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하고 있다”며 “자극적 단어로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여당은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인 점을 들어 야당의 책임론 군불떼기를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정부 뿐 아니라 참사가 난 지방자체단체인 서울시와 용산구의 수장이 모두 국민의힘 인사인 만큼 민주당의 대대적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155명의 사망자를 추도하는 글을 올리며 “지금은 슬퍼해야할 시간”이라고 적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 논란을 두고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애도기간엔 정쟁을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도 책임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1일 MBN에서 이 장관의 발언을 두고 “추모의 시간에 맞는 발언을 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추모의 시간을 갖는데 방해가 되는 발언”이라며 “오늘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이상민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시라”고 지적했다. 다만 박 의원은 “제 개인적 생각이고 당에서 조율된 건 없다”고도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여야는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일제히 애도를 표하고 “사고 수습을 우선으로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됐던 레고랜드 사태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하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위난을 극복하는 데 함께해 달라”며 “정부 여당은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중앙당과 모든 지역구에서 당 차원의 정치적 행사를 전면 중단하고 소속 의원들의 현장 방문 등 구호 활동과 사고 수습에 지장을 주는 ‘보여주기식 행보’를 자제키로 했다. 또한 야당에 사고 수습 기간 동안 서로 정쟁을 멈추자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는 한편 당내에 ‘이태원 참사 대책기구’를 꾸리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전국위원장 후보자 합동연설회 등 선거 일정과 당내 지역별 축제성 행사, 용산 대통령실 앞 1인 시위 등을 모두 중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는 “다른 어떤 것을 다 제쳐두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재난을 관할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 차장(청장 직무대리)을 불러 현안 보고를 갖기로 했다. 한편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남영희 부원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참사를 두고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파문이 커지자 남 부원장은 글을 삭제했지만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정치병자들이라도 사람 도리는 버리지 말라”고 비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여야는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일제히 애도를 표하고 “사고 수습을 우선으로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됐던 레고랜드 사태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하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위난을 극복하는 데 함께해 달라”며 “정부 여당은 사고 수습과 후속조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중앙당과 모든 지역구에서 당 차원의 정치적 행사를 전면 중단하고 소속 의원들의 현장 방문 등 구호 활동과 사고 수습에 지장을 주는 ‘보여주기식 행보’를 자제키로 했다. 또한 야당에 사고 수습 기간 동안 서로 정쟁을 멈추자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는 한편 당내에 ‘이태원 참사 대책기구’를 꾸리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전국위원장 후보자 합동연설회 등 선거 일정과 당내 지역별 축제성 행사, 용산 대통령실 앞 1인 시위 등을 모두 중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는 “다른 어떤 것을 다 제쳐두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재난을 관할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달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 차장(청장 직무대리)을 불러 현안보고를 갖기로 했다. 한편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남영희 부원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참사를 두고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파문이 커지자 남 부원장은 글을 삭제했지만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정치 병자들이라도 사람 도리는 버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국민의힘과 정부가 최근 잇따르는 마약류 관련 범죄의 사회적 해악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특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국무조정실장 주관으로 마약류 관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마약 수사 인력과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앞으로 1년 동안 검찰과 경찰, 해양경찰과 관세청 등 수사기관을 총동원해 전국적인 마약 특별단속도 개시한다.국민의힘과 정부는 26일 국회에서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마약 문제에 대한 종합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 측에선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이노공 법무부 차관,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올해 상반기 마약사범은 1만 5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고 지난 5년간 압수된 마약은 5년 사이 8배가 증가했다”며 “당과 정부는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 마약관리 범죄에 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우선 국무조정실장 주관으로 마약류 대책 협의회를 구성해 마약류 관리에 대한 총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1년 동안 범정부 차원의 수사역량을 총동원해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전국 4대 권역에 관계부처 합동 특수 수사팀을 운영하고 경찰은 1만14000명을 동원해 단속과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해경은 마약수사 인원을 8배 늘리고, 관세청은 광역수사체계를 편성하고 첨단 장비를 확충해 마약의 국내 유입을 막기로 했다. 마약 공급사범에 대해선 구속 수사하고 범죄단체조직 가중처벌을 적용하며 중형을 구형하는 등의 엄정처벌 방안도 내놨다. 또한 마약류 거래를 통해 확보한 가상자산을 포함해 모든 범죄수익을 철저하게 추적하고 박탈하기로 했다. 이어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과 관세청,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등 유관부서가 마약류 정보를 통합 연계하는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범부처적으로 강력한 마약 수사와 단속을 추진하고 마약 유통의 지능화에 대응해 정보 통합 협조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마약류가 의료 목적으로 오·남용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대응책도 세웠다. 의사가 펜타닐 등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할 때엔 환자의 마약류 투약 이력을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한 의사가 마약류 오남용 방지 조치 기준을 위반하면 해당 마약류 취급을 원천 금지하기로 했다. 성 의장은 “오남용 방지와 과다처방 등에 대해 행정지도로도 지금까지 해왔는데 필요하면 입법을 더 강화해서 법안을 제출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5선·충북 청주상당·사진)이 25일 21대 국회 후반기 여당 몫 국회 부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49표를 얻어 서병수 의원(47표)을 제쳤다. 정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을 거쳐 19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해양수산부 장관, 충북도지사,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지냈다. 정진석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려놓은 국회 부의장직을 이어받은 정 의원은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21대 국회가 끝나는 2024년 5월까지 직을 맡게 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구속하면서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윗선’을 향한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당시 컨트롤타워였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출석 조사가 ‘초읽기’에 돌입했고,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원이 서면조사를 추진하다가 철회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훈·서주석도 공범으로 적시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가 청구한 서 전 장관 대상 구속영장에는 서 전 실장과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공범으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가 피살된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에 2차례 열린 청와대 관계장관회의를 기점으로 정부 차원의 은폐와 왜곡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공모 및 지시 관계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국정원, 해양경찰청 등이 별다른 근거 없이 이 씨를 ‘자진 월북자’로 판단하고 이에 상반되는 정보는 의도적으로 분석·검토에서 제외하는 등 조직적으로 사건을 왜곡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22일 오후 10시∼10시 반경 이 씨의 피살 및 시신 소각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23일 오후 10시 50분 언론 보도로 이 씨 사망 소식이 알려질 때까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주도해 관련 사실을 ‘은폐’했고, 이 씨 피살 보도 이후에는 부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월북 몰이’에 나섰다는 것이다. 법원이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의 영장 발부 사유로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를 든 것도 그만큼 중대 사안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거지가 일정한 전직 장관에 대한 ‘도주 우려’를 인정한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법원이 범죄 혐의에 대해 무겁게 봤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 향하는 검찰의 칼검찰은 조만간 서 전 실장과 박 전 원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박 전 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검찰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바 없다”며 “만약 조사 요청이 온다면, 없는 죄를 만들어도 안 되지만 있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피살 다음 날인 9월 23일 서 전 실장과 함께 대통령 대면보고를 한 노 전 실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 전 실장은 이미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19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에 출석해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서 전 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감사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추진하다가 철회했다. 다만 감사원이 검찰에 보낸 ‘수사 요청서’에는 문 전 대통령 관련 언급은 없다고 한다. 감사원은 이르면 다음 주 검찰에 감사 관련 조사기록을 모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기록에 문 전 대통령 관련 언급이 있을 경우 검찰이 이에 기초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영장 발부 소식에 더불어민주당은 “조작 정권과의 법정 대결이 시작됐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22일 “검찰은 위기에 빠진 정권을 지켜내기 위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조작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은 민주당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지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과응보”라며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았던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은 본인도 월북 조작의 공범인지, 부하들의 월북 조작에 속아 넘어간 무능한 대통령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문재인 정부 시절 탁현민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의 최측근이 설립한 행사업체 ‘노바운더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순방 행사를 수의계약하면서 비교견적서를 ‘셀프 조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비교견적서는 발주처인 정부가 알아봐야할 것인데도 용역업체인 노바운더리가 자신과 경쟁할 업체의 견적서를 스스로 가져다준 황당한 주객전도”라고 비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23일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노바운더리는 문 전 대통령의 태국 순방 당시인 2019년 9월 2일 방콕 센트럴월드에서 열린 ‘브랜드K 글로벌 론칭쇼’ 행사 진행을 수의계약 형태로 2억 1659만 원에 맡았다.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를 개척하자는 취지로 개최한 행사로,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 유명 가수들이 공연을 펼쳤다. 당시 국가계약법상 정부가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으려면 2인 이상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야했다.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타 업체와의 비교견적서를 통해 수의계약의 적정성을 따져보라는 취지다. 하지만 김 의원실에 따르면 노바운더리는 행사를 수주하며 발주처인 주태국한국문화원에 자신과 경쟁할 업체의 비교계약서를 스스로 조달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최근 김 의원실에 “문화원에서 노바운더리 측에 비교견적서를 준비해달라고 했다”며 “태국에서는 한국 업체의 상황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바운더리가 사실상 행사를 수주한 상황에서 법령에 맞추기 위해 ‘셀프’로 비교견적서를 조달한 정황은 비교견적서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A사 명의의 주태국한국문화원 행사 비교견적서 견적일은 2019년 8월 16일. 하지만 노바운더리가 제출한 용역 결과보고서에는 8월 첫째 주부터 공연장을 답사하고 실측한 것으로 나와 있다. A사가 견적을 낼 당시 노바운더리는 이미 공연자 섭외와 계약을 진행하고 있던 시기였다. A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교견적서를 해주는 것은 시간이 촉박한 행사를 맡은 업체끼리 관행적으로 해줘왔던 것”이라면서도 “노바운더리에게 비교견적서를 해줬는지는 3년이 더 지나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바운더리는 문 전 대통령의 노르웨이 순방 당시인 2019년 6월 11일 북유럽 첫 K팝 콘서트 행사를 수주하며 법에 정해진 비교계약서 없이 주노르웨이 한국대사관과 5억4300만 원짜리 수의계약을 맺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서 물러나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탁 전 비서관이 노르웨이 현지에 동행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발주처가 용역업체에게 비교견적서를 알아서 내라고 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주객전도”라며 “당시 실세인 탁 전 비서관의 최측근이 운영하는 업체라 정부기관인 주태국한국문화원이 알아서 엎드린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의계약 시 비교견적서 받는 것을 의무화한 국가계약법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해 7월 ‘보안상 필요’ ‘비밀리 진행‘ 등의 사유가 있을 땐 비교견적서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시행령이 개정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과 정부가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 네이버 같은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버를 서로 다른 곳에 이중화하는 걸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버 이중화의 법제화를 올해 안에 마치는 한편 그 전에도 정부가 현장점검을 통한 행정권고로 이중화 조치를 유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9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1시간여의 비공개 회의에서 카카오 네이버 등 부가통신사업자도 방송사 통신사 등 기간통신사업자처럼 서버 이중화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한 카카오가 같은 건물에 서버 이중화 시스템을 갖춘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데이터센터가 있고 백업 시스템이 다른 장소에 있어야 하는데 카카오는 이게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버 이중화 의무를 담은 방송통신기본법 개정안은 여야 모두 발의한 상태다. 성 의장은 “워낙 큰 사건이니 올 연말 이전에라도 할 수 있으면 여야가 합의를 해서 우선적 법안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입법 전에 정부 차원에서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버 등을 현장점검해 이중화가 제대로 안 된 곳에 대해 행정권고를 내려 이중화 조치를 하도록 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독과점 플랫폼 기업의 과도한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카카오 등에 적용할 기업결합(M&A) 심사기준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기업결합 심사는 기업이 M&A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할 위험을 살피는 조치다. 그동안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이나 매출액이 300억 원 미만이면 공정위 심사가 생략돼 왔다. 이에 카카오가 무료 서비스 전략을 펴는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공정위 감시 없이 인수해 ‘문어발식 확장’을 해왔다는 지적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신청 철회 절차에 돌입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네이버와 쿠팡의 소명으로 증인 출석 필요성이 해소됐다”며 “여야 간사 협의로 증인 철회를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GIO는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카카오 먹통 사태 관련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국민의힘과 정부가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 네이버 같은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버를 서로 다른 곳에 이중화하는 걸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버 이중화의 법제화를 올해 안에 마치는 한편 그 전에도 정부가 현장점검을 통한 행정권고로 이중화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이번 먹통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와 관련해 카카오와 정부가 피해 접수를 받아 구제에도 나설 방침이다.국민의힘과 정부는 19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에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이흥교 소방청장, 조상명 행정안전부 안전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런 후진적 인재에 가까운 사고가 발생하는 건 ‘설마’란 안일한 생각 때문”이라며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1시간여의 비공개 회의에서 카카오 네이버 등 부가통신사업자도 방송사 통신사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처럼 서버 이중화를 의무화해야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기간통신사업에 대해선 이중화 규제가 됐지만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중화가 안 돼있어 이중화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게 오늘의 의견”이라며 “국민 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부가통신사업자들에 대해서는 이중화를 서두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버 이중화 의무를 담은 방송통신기본법 개정안은 여야 모두 일제히 발의한 상태다. 이에 여야가 단일 법안을 협의하면 빠르게 통과시킬 수 있다. 성 의장은 “워낙 큰 사건이니 올 연말 이전에라도 할 수 있으면 여야가 합의를 해서 우선적 법안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입법 전에 정부 차원에서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버 등을 현장 점검해 이중화가 제대로 안 된 곳에 대해 행정권고를 내려 이중화 조치토록 하기로 했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중단된 데 따른 피해 사례 접수에도 카카오와 정부가 함께 나서기로 했다. 성 의장은 “카카오 측이 피해 창구 접수를 빨리 열고 충분한 인원을 배치해서 적극 나설 것을 요청했다”며 “정부에도 방통위의 온라인 피해 창구센터를 통한 피해 접수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피해가 민간 부분에서 일어나 저희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으니 카카오가 적극 나서서 피해를 구제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했다”고도 했다. 또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를 불러온 SK C&C 데이터센터 화재가 리튬배터리 발화로부터 시작돼 진화에 애로가 있었던 점과 관련한 대응도 나왔다. 당정은 리튬배터리 화재엔 물에 담그는 것 외엔 다른 진압 방법이 없는 만큼 소방청에 화재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소방청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배터리에 대한 건물 구조 설계와 화재진압 방식 등을 연구하기로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갖는 국민의힘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규칙을 둘러싸고 당권 주자 간 기 싸움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당 대표 선출은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로 정해져 있지만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비윤(비윤석열) 진영 주자들은 각자 유리한 방식으로의 개정을 주장하고 나선 것. 특히 대표적 비윤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르자 친윤 그룹에선 ‘당원 투표 100%’ 룰까지 주장하고 있다.○ 비윤 “민심” vs 친윤 “당심”현재 국민의힘의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두 자릿수에 달한다. 권성동 김기현 안철수 윤상현 조경태 의원(가나다순)에 더해 유 전 의원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굳힌 상황. 여기에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만약 내년 2월 이후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당 대표 선거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황교안 전 대표도 17일 당권 주자 중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많은 인사가 당권 주자 후보로 거론되다 보니 자연히 관심은 당 대표 선출 규칙에 쏠리고 있다.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의 비중을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선거전의 판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일 친윤 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일반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선 민심이 중요하다”며 “당심을 너무 중시하고 민심과 거리 있는 당 대표를 뽑으면 5년 내내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민심을 따라야 하고, 이를 위해 당원 투표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것. 반면 친윤 그룹은 당원 비율이 높을수록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한 친윤 그룹 의원은 “친윤 주자들 사이에선 당심 비율을 80∼90%로 확대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아예 당심 100%로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나 전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 앞선 이준석 전 대표가 결국 승리한 것도 친윤 그룹이 당원 비율 확대를 주장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또 당 일각에서는 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18일 KBS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역선택 방지 문항을 넣으면 현재 여론조사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 유 전 의원의 모습은 늙은 이준석”이라고 했다.○ ‘정진석발 당무감사’도 변수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국정감사 종료 이후 비어 있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채우고 전국 단위의 당무감사를 검토하고 있는 점도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 위원장이 당무감사를 개시한다면 전당대회의 개최 시기가 당초 거론됐던 내년 2월을 넘어 3, 4월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무감사 추진을 두고 당내에서는 “당심의 뿌리인 당협위원장에 대한 특정 세력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반발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도 당협위원장 정비가 안 된 채 치렀는데 지금 3, 4개월짜리 단기 체제가 정비를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또 당무감사가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당협위원장을 대거 교체하는 ‘비윤 솎아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이 19일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88명과 갖는 오찬 자리에서 당무감사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갖는 국민의힘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규칙을 둘러싸고 당권 주자 간 기싸움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당 대표 선출은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로 정해져 있지만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비윤(비윤석열) 진영 주자들은 각자 유리한 방식으로의 개정을 주장하고 나선 것. 특히 대표적 비윤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르자 친윤 그룹에선 ‘당원투표 100%’ 룰까지 주장하고 있다.● 비윤 “민심” VS 친윤 “당심”현재 국민의힘의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두 자릿 수에 달한다. 권성동 김기현 안철수 윤상현 조경태 의원(가나다 순)에 더해 유 전 의원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굳힌 상황. 여기에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만약 내년 2월 이후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당 대표 선거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황교안 전 대표도 17일 당권 주자 중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많은 인사가 당권 주자 후보로 거론되다 보니 자연히 관심은 당 대표 선출 규칙에 쏠리고 있다.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의 비중을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선거전의 판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일 친윤 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일반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선 민심이 중요하다”며 “당심을 너무 중시하고 민심과 거리 있는 당 대표를 뽑으면 5년 내내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아무 것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민심을 따라야 하고, 이를 위해 당원 투표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것. 반면 친윤 그룹은 당원 비율이 높을수록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한 친윤 그룹 의원은 “친윤 주자들 사이에선 당심 비율을 80~90%로 확대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아예 당심 100%로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나 전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 앞선 이준석 전 대표가 결국 승리한 것도 친윤 그룹이 당원 비율 확대를 주장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또 당 일각에서는 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18일 KBS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역선택 방지 문항을 넣으면 현재 여론조사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 유 전 의원의 모습은 늙은 이준석”이라고 했다.● ‘정진석발 당무감사’도 변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국정감사 종료 이후 비어있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채우고 전국 단위의 당무감사를 검토하고 있는 점도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 위원장이 당무감사를 개시한다면 전당대회의 개최 시기가 당초 거론됐던 내년 2월을 넘어 3, 4월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무감사 추진을 두고 당내에서는 “당심의 뿌리인 당협위원장에 대한 특정 세력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반발도 나온다. 윤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도 당협위원장 정비가 안 된 채 치렀는데 지금 3, 4개월짜리 단기 체제가 정비를 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또 당무감사가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당협위원장을 대거 교체하는 ‘비윤 솎아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친윤 그룹에서도 당무감사와 관련해 “괜히 이 전 대표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돼 전당대회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민의힘이 ‘카카오 먹통 사태’를 불러온 카카오를 겨냥해 ‘데이터센터법’ ‘독과점 방지법’ ‘서버 이중화 의무’ 등 각종 규제 법안을 연이어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당 차원에서 카카오를 두고 “자유만 누리고 책임은 방기했다”고 비판하는 등 전방위적 공세를 가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카카오 서비스 중단과 여파에 대해 여당 대표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카카오는 메신저를 중심으로 교통 쇼핑 금융 등 계열사가 134개에 이를 만큼 문어발 확장을 했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도 없고 관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번 사태는 ‘설마’라는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라고 비판했다. 원내사령탑인 주 원내대표는 민간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규정하는 이른바 ‘데이터센터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거론하며 관련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데이터센터를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대상에 포함시켜 정부 기준에 맞춘 보고나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 개정안은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를 계기로 20대 국회에서 추진됐지만 해당 기업들의 반발로 결국 폐기됐었다. 주 원내대표는 “국가안보와 국민 생명을 개별기업에 맡길 수 없는 상황이라 이제라도 국회가 나서 관련법 정비에 만전을 기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카카오를 겨냥한 독과점 방지법 제정 의사도 밝혔다. 한 민간기업의 데이터센터 훼손이 전국민적 혼란으로 이어진 배경에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과도한 점유율 문제도 있다고 본 것. 주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로 다수 국민과 전문가가 과도한 독과점을 막아야한다고 하는 만큼 여야가 합의해 좋은 안을 조속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카카오 먹통의 근본적 원인은 완벽한 이중화를 갖춰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동일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서버 이중화를 의무화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카카오를 겨냥해 “초거대 플랫폼 기업의 무책임한 경영”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카카오는 지난 정부 5년간 ‘유니콘 기업 육성’ 기조 아래 막대한 혜택을 누렸다”며 “그러나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등 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노력은 좌시하고 문어발식 인수합병 및 기업공개 등 사업 확장에만 매달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만 누리고 책임은 방기한 것”이라며 “그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사건이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민간기업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관리감독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기업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자율규제 원칙이 자정작용 상실로 이어진다면 정부의 관리감독 방식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의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하고, 민관에 철저한 재발 방지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5일 이종호 과기부 장관에게 신속한 대응을 지시한 이후 이날 추가로 장관 주재 현장회의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이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 조치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별도 브리핑에서 “네트워크망 교란은 민생에 상당한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유사시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국민 생활뿐만 아니라 안보와도 직결돼 있는 현실에서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데이터센터를 사회기반시설로 보는 국가재난관리기본계획 개정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을 점검한 뒤 “중요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해 긴급 상황에 대한 예방 및 조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2020년 방송발전기본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데이터센터를 사회기반시설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재산권 침해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기업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종합감사에서 카카오와 네이버, SK C&C 경영진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을 17일 의결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카카오 남궁훈 홍은택 각자대표, 네이버 최수연 대표, SK C&C 박성하 대표 등 각사 실무책임자를 증인으로 부르자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SK 최태원 회장 등 총수 출석을 고수하고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패소를 최종 수용한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내년 초 전당대회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친정인 국민의힘과의 갈등 장기화가 당심이 좌우하는 전당대회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의 산물이라는 것. 또한 이 전 대표가 가처분 패소에 불복해도 최종 승산이 낮은 데다 ‘성상납 의혹’ 관련 무고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몰리면서 당의 추가 징계 가능성까지 고려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16일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가처분 판결에 대한 항고 시한인 15일 0시까지 서울고법에 항고하지 않고 최종 수용하기로 했다. 여기엔 계속 당과 다투는 태세를 유지하면 내년 초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우호 당원이 탈당하고 당심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향후 항고와 재항고 절차를 이어가면 전당대회 개최 시점인 내년 초에도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총 1년 6개월의 당원권 정지 징계로 인해 차기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할 수는 없지만, 다른 후보를 지원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에서 항고로 법적 다툼을 계속할 경우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추가 징계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성상납 의혹과 당 비난 등을 이유로 22대 총선 3개월 전인 2024년 1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자칫 당 분란 장기화로 몰고 갈 경우 국민의힘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이 완전히 박탈되는 출당, 제명 등의 더 큰 중징계를 당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우호당원을 기반 삼아 전당대회에서 자신에게 우호적인 당대표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사고 당원협의회에 대한 새 당협위원장 공모와 전국 단위 당무감사 준비에 착수한 점이 변수다. 전당대회 전에 당심을 좌우할 당협위원장으로 친윤(친윤석열) 그룹이 대거 투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당원투표 70%와 여론조사 30%인 당대표 선출 규정이 어떤 방향으로 최종 결정될지, 차기 당대표 후보로 친윤 주자들이 단일화할지 등도 이 전 대표의 구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사진)의 ‘성상납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이 전 대표의 무고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한 성상납 의혹이 실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성상납 의혹 폭로가 허위라며 이 전 대표가 가세연을 고소한 것에 대해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앞서 2013년 이 전 대표에게 두 차례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해 온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은 “성접대가 확인됐음에도 가세연을 고소했다”며 8월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다만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선 법리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불송치하기로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식 결론”이라며 “2013년의 일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모두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다.‘이준석 성상납 의혹’ 폭로… 경찰, 허위 아니라고 판단 李 무고혐의 檢송치 결론 가세연 “두차례 성접대 의혹” 제기… 李, 가세연 측 명예훼손 혐의 고소경찰 ‘성매매 정황 증거’ 확보한 듯… 증거인멸 교사혐의는 불송치 결정李 “제3자 진술만 듣고 송치” 반발… 국민의힘, 李 추가징계 여부 촉각 경찰이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남아있던 무고와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 이날 결론을 내리며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약 10개월 만에 경찰 수사가 일단락됐다. 지난달 20일 경찰은 이 전 대표의 성매매처벌법 위반과 알선수재, 직권남용 등 3개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 경과,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 등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성매매 정황 입증할 증거 충분’경찰이 무고 혐의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한 건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이 허위가 아니라고 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고죄는 형사 처분이나 징계 처분을 받게 할 목적에 따라 허위 사실로 고소했을 때 성립되는 범죄다. 이번 사건에선 이 전 대표 성접대 의혹이 허위인지를 가려야 무고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이달 11일 “(성접대 여부는) 이번 수사의 전제된 사실이므로 수사 결과에 따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앞서 이 전 대표와 김 대표 등을 조사한 경찰은 2013년 당시 숙박 기록과 관계자 전화 녹취 등 적어도 한 차례 성접대가 이뤄졌다는 정황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청 관계자는 이달 11일 이 전 대표 수사 상황에 대해 “충분히 조사가 됐고 현재로선 추가 조사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경찰은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성관계가 이뤄졌는지 입증할 결정적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27일 가세연은 유튜브를 통해 이 전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두 차례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29일 이 전 대표는 가세연에 출연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김 대표 측 변호인인 강신업 변호사는 올 8월 4일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발했다.○ 증거인멸교사는 성립 안 돼이 전 대표는 김철근 당시 당대표 정무실장을 시켜 성접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하기로 했다. 증거인멸죄는 형사 사건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해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 작성은 증거인멸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증거인멸이 성립하지 않으면 교사 역시 성립되지 않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러분이 의문을 가지는 일은 없었다. 관련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제3자 진술만을 들어 이 사건을 송치했다”며 반발했다. 이 전 대표는 경찰이 혐의에 따라 김 대표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자의적으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알선수재 혐의는 진술자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됐고 증거인멸교사도 인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알선수재와 관련해선 믿을 수 없었던 진술자의 진술이 무고와 관련해서는 믿을 수 있는 진술로 취급받았다”고 했다. 경찰이 무고 혐의를 인정하면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가 징계 여부에 대해 “(검찰 송치 결정이) 이제 막 나온 거라 아직 말씀드리긴 이르다”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이 전 대표의 무고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제기한 성상납 의혹이 실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성상납 의혹 폭로가 허위라며 이 대표가 가세연을 고소한 것에 대해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앞서 2013년 이 대표에게 두 차례 성 접대를 했다고 주장해 온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대리인 강신업 변호사는 “성 접대가 확인됐음에도 가세연을 고소했다”며 8월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다만 성상납 의혹 관련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선 법리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불송치하기로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삼인성호(三人成虎·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식 결론”이라며 “2013년의 일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모두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다.경찰, 이준석 무고혐의 檢송치경찰이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남아있던 무고와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 이날 결론을 내리며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약 10개월 만에 경찰 수사가 일단락됐다. 지난달 20일 경찰은 이 전 대표의 성매매처벌법 위반과 알선수재, 직권남용 등 3개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 경과,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 등으로 불송치 결정했다.●‘성매매 정황 입증할 증거 충분’경찰이 무고 혐의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한 건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이 허위가 아니라고 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고죄는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에 따라 허위 사실로 고소했을 때 성립되는 범죄다. 이번 사건에선 이 전 대표 성접대 의혹이 허위인지를 가려야 무고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이달 11일 “(성 접대 여부는) 이번 수사의 전제된 사실이므로 수사 결과에 따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앞서 이 전 대표와 김 대표 등을 조사한 경찰은 2013년 당시 숙박 기록과 관계자 전화 녹취 등 당시 성접대가 이뤄졌다는 정황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청 관계자는 이달 11일 이 전 대표 수사 상황에 대해 “충분히 조사가 됐고 현재로선 추가 조사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경찰은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성관계가 이뤄졌는지 입증할 결정적 ‘물증’은 확보하진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27일 가세연은 유튜브를 통해 이 전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두 차례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29일 이 전 대표는 가세연에 출연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김 대표 측 변호인인 강신업 변호사는 올 8월 4일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발했다.●증거인멸 교사는 성립 안돼이 전 대표는 김철근 당시 당대표 정무실장을 시켜 성접대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하기로 했다. 증거인멸죄는 형사사건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해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 작성은 증거 인멸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증거인멸이 성립하지 않으면 교사 역시 성립되지 않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러분이 의문을 가지는 일은 없었다. 관련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제3자 진술만을 들어 이 사건을 송치했다”며 반발했다. 또 “검찰이 기소하더라도 법원에서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경찰이 혐의에 따라 김성진 대표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자의적으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알선수재 혐의는 진술자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됐고 증거인멸교사도 인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알선수재 관련해선 믿을 수 없었던 진술자의 진술이 무고와 관련해서는 믿을 수 있는 진술로 취급받았다”고 했다. 경찰이 무고 혐의를 인정하면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가 징계 여부에 대해 “(검찰 송치 결정이) 이제 막 나온 거라 아직 말씀드리긴 이르다”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시도로 전·현 정권의 충돌로 번지면서 11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격렬히 충돌했다. 감사원 국감은 개의 9분 만에 멈춰 섰고, 오전 내내 공전했다. 오후 들어 가까스로 속개된 국감에서도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문 전 대통령 관련 감사를 추진했다며 ‘대통령실 하명 감사’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 조사는 물론이고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도 감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野 “대통령실 하명 감사” vs 최재해 “보고 안 해”이날 오전 10시 11분 시작된 법사위의 감사원 국감은 개의 9분 만에 파행됐다. 개의 직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자 국민의힘이 “감사원의 업무보고 이후 하라”고 저지하면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기 때문. 감사는 20여 분 후 재개했지만 법사위원 16명이 잇따라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 오전 내내 주 질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관례상 국감에서 업무보고 직후 퇴장하는 감사위원들을 계속 배석시키고 질의할 권한을 요구했다. 감사원의 서해 피살 사건 감사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이뤄진 걸 문제 삼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5년간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이뤄진 감사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감사를 포함해 102건”이라고 반박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 개시는 감사위원회 의결사항이 아니고 권한은 감사원장에게 있다”고 했지만, 결국 오후 회의는 감사위원이 모두 배석한 채 재개됐다. 또한 민주당은 감사원의 최근 공공기관 감사를 두고 “사찰공화국” “헌정 유린”이라고 비판했다. 감사원이 공직자 7000여 명에 대해 민간인 시절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출입국 기록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내역 등을 수집한 것을 꼬집은 것.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전 정부에 임명된 간부들이 코로나에 감염되고 밖에 돌아다녔는지, 쓸데없이 해외 출장 다녔는지 허점 잡아 쫓아내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김 여사의 인도 방문 카드를 꺼내들며 “3억여 원의 예비비 지출에 사흘이 걸렸다”며 “감사를 검토하라”고 했고, 최 원장은 “예산의 적정성을 따져보겠다”고 했다. 또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비롯한 감사 업무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적 있나”라고 물었고 최 원장은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문자 파동’ 유병호에 집중포화야당은 유병호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특히 야당은 유 총장이 5일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것”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라고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포착된 것을 두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유 총장은 “(문자 보내기) 전날에 이어 이틀간 (감사원 관련) 허위사실이 보도돼 ‘또’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기 의원이 ‘이 수석과 몇 번 통화했느냐’고 수차례 몰아붙이자 유 총장은 “보도 났을 때 협의하는 공식 채널이 없다 보니 물어보는 정도”라고만 했다. 이어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이 수석과의 문자를 지웠다는데 포렌식할 용의가 있느냐”고 캐묻자 유 총장이 “그날(5일) 문자면 해보겠다”고도 했다. 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발언 도중 유 총장이 끼어들자 “가만히 계세요!”라며 책상을 내리치고 12초간 째려보기도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시도로 전·현 정권의 충돌로 번지면서 11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격렬히 충돌했다. 감사원 국감은 개의 9분 만에 멈춰섰고, 오전 내내 공전했다. 오후 들어 가까스로 속개된 국감에서도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문 전 대통령 관련 감사를 추진했다며 ‘대통령실 하명 감사’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 조사는 물론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도 감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野 “대통령실 하명 감사” VS 최재해 “보고 안 해” 이날 오전 10시 11분 시작된 법사위의 감사원 국감은 개의 9분 만에 파행됐다. 개의 직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자 국민의힘이 “감사원의 업무보고 이후 하라”고 저지하면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기 때문. 감사는 20여분 후 재개했지만 법사위원 16명이 잇따라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가 오전 내내 주질의조차 시작 못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관례상 국감에서 업무보고 직후 퇴장하는 감사위원들을 계속 배석시키고 질의할 권한을 요구했다. 감사원의 서해 피살 사건 감사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이뤄진 걸 문제 삼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5년간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이뤄진 감사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감사를 포함해 102건”이라고 반박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 개시는 감사위원회 의결사항이 아니고 권한은 감사원장에게 있다”고 했지만, 결국 오후 회의는 감사위원이 모두 배석한 채 재개됐다. 또한 민주당은 감사원의 최근 공공기관 감사를 두고 “사찰공화국” “헌정유린”이라고 비판했다. 감사원이 공직자 7000여 명에 대해 민간인 시절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출입국기록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내역 등을 수집한 것을 꼬집은 것.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전 정부에 임명된 간부들이 코로나에 감염되고 밖에 돌아다녔는지, 쓸데없이 해외출장 다녔는지 허점 잡아 쫓아내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김 여사의 인도 방문 카드를 꺼내들며 “3억여 원의 예비비 지출에 사흘이 걸렸다”며 “감사를 검토하라”고 했고, 최 원장은 “예산의 적정성을 따져보겠다”고 했다. 또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비롯한 감사 업무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적 있나”라고 물었고 최 원장은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문자 파동’ 유병호에 집중포화 야당은 유병호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특히 야당은 유 총장이 5일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것”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라고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포착된 것을 두고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유 총장은 “(문자 보내기) 전날에 이어 이틀간 (감사원 관련) 허위사실이 보도돼 ‘또’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기 의원이 ‘이 수석과 몇 번 통화했느냐’고 수차례 몰아붙이자 유 총장은 “보도 났을 때 협의하는 공식 채널이 없다보니 물어보는 정도”라고만 했다. 특히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발언 도중 유 총장이 끼어들자 “가만히 계세요!”라며 책상을 내리치고 12초간 째려보기도 했다. 두 사람은 7월 29일 법사위에서도 “내 말을 듣고 답하라”(박 의원), “사실과 다른 내용을 퍼트리고 있다”(유 총장)며 얼굴을 붉힌 바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국내 10대 기업의 한 임원은 국회 국정감사가 한창인 최근 휴일에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으로 출근해 하루를 보냈다. 전날 한 의원실 보좌진이 “부하 직원의 일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상사인 당신이 내일 당장 (국회로) 들어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보좌진은 만날 시간을 정해주지 않았다는 점. 결국 휴일 아침부터 국회 인근에서 대기했던 이 임원은 “요즘 인사를 잘 하러 오지 않는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밤늦게야 보좌진을 만날 수 있었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정감사의 ‘갑질 논란’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각 의원실이 “중소기업에 대한 갑질” 등을 문제 삼아 대기업 총수,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부르면서도 정작 피감기관에도 의원실이 고압적으로 나서는 관행이 끊이지 않는 것.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번 국감에 증인·참고인 50명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한 의원실에서 5명을 무더기로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한 국회 보좌진은 “의원 1명당 질의시간이 대략 15분 정도인데 증인·참고인을 5명이나 부르면 모든 시간을 다 써도 1명당 3분꼴”이라며 “기업에 대한 갑질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영향력 과시 차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출석을 요구하는 관례도 여전하다. 한 야당 의원은 최근 가석방 전력이 있는 재벌 총수들에 대해 ‘가석방 제도 의견 청취’를 이유로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또 최근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으로까지 ‘국회 갑질’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다루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 통화에서 “회사와 무관한 업계 이슈에 대해 ‘업계 의견 청취’를 이유로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며 “국회 대관 업무에 취약한 중소기업으로서는 대응할 방법도 없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감 시즌은 ‘전현직 보좌진 카르텔’이 가장 왕성하게 발동되는 시기다. 현직 보좌진이 특정 기업에 증인이나 참고인 출석 요구를 하면 전직 보좌진이 해당 기업에 접근해 “증인 명단에서 빼주겠다”며 채용이나 금품을 요구하는 식이 대표적이다. 국회의 한 보좌진은 “전직 보좌진이 여의도에 ‘행정사’나 ‘컨설팅’ 간판으로 업체를 차리고 기업에 국감 증인 빼주기 로비를 해주겠다고 장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나중에 자기도 비슷한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여기는 일부 보좌진이 실제로 증인에서 빼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