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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에서 지방교부세를 못 받으면 당장 무상급식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한 광주시 공무원은 1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행정안전부는 전날(18일) 국세 수입이 감소하며 지방으로 내려가는 교부세 역시 약 11조6000억 원 줄게 됐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하반기(7∼12월) 지방교부세를 받아 무상급식 지원 예산(105억 원)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 지역 초중고교 학생과 유치원생 약 1만9000명의 점심식사가 중단될 위기”라며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세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이 급감한 데다 중앙 정부의 교부세 지원마저 줄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지방세가 약 2000억 원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강원도는 중앙 정부에서 주는 교부세마저 약 2000억 원 줄면서 약 4000억 원의 결손이 불가피해졌다. 강원도 관계자는 “하반기 사업 전체에 대한 예산 감축 및 취소 여부를 점검 중”이라며 “시급성과 효과성이 낮은 사업부터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교부세 감소액이 약 3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경북도는 ‘1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사업은 일단 보류’라는 초강수까지 검토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유사한 사업들이 1차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교부세 감소액이 약 2500억 원으로 추정되는 대구시도 어느 사업을 중단할지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나온다. 강원도는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해 모든 연구 용역을 도지사 결재로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중장기 과제를 위해 필요한 연구용역은 일단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경남 합천군은 공무원 국내 여비 25%를 삭감할 방침이다. 경남 거제시는 축제성 경비 인상을 막고 불필요한 일회성 사업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전 부서에 전달했다. 충남 부여군은 군비가 들어가는 경로당과 게이트볼장 체육관 건립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세수를 확보하려는 지자체들의 노력도 필사적이다. 연말까지 약 3700억 원의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경남도는 도내 골프장이 지방세를 제대로 내고 있는지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비과세 및 감면 농지의 적정성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체납자 명단 공개와 출국 금지, 부동산 및 금융재산 압류 등도 적극 진행할 방침이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하반기 긴축 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올해도 문제지만 내년에도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강원 원주시를 춤과 음악의 세상으로 바꿀 ‘2023 원주 댄싱카니발’이 22∼24일 사흘 동안 열린다. 이에 앞서 15일 치악예술관에서는 소리와 빛이 화려하게 조화를 이루는 ‘미디어아트전’이 개막돼 댄싱카니발의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2012년 시작된 원주 댄싱카니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개최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나 열리는 첫 축제인 만큼 어느 때보다 수준 높은 공연과 안전성을 높인 관람 시스템으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원주문화재단 댄싱카니발 축제사무국은 올해 축제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그동안 비슷한 팀과 비슷한 무대, 관성적으로 반복돼 온 기존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좀 더 다채롭고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마련했다는 것. 매년 교통통제로 인한 시민 불편과 불필요한 심사비 문제로 도마에 올랐던 거리 퍼레이드도 사라졌다. 올해 경연에는 36개 팀이 예선을 치러 12개 팀이 통과했다. 이들은 22일 본선 무대에 올라 경합을 벌인다. 이 중 최종 선정된 8팀은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인기상 등의 수상과 함께 총상금 3600만 원을 받고 23, 24일 앙코르 무대에 다시 선다. 또 해외 5개 팀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 댄스 외 다채로운 볼거리가 마련된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원주시립교향악단, 원주시립합창단, 시민합창단, 퓨전국악팀 등이 출연해 공연을 선보인다. 육군본부 후원으로 36사단을 비롯해 7군단 3개 부대, 11사단 군악대가 대규모 연합 군악대 공연도 준비했다. 또 23일 드론불꽃쇼, 24일 불꽃놀이가 이어져 이틀 동안 원주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공연장에는 국내 최초로 객석 조명 퍼포먼스인 ‘매드릭스(Madrix)’가 볼거리를 더한다. 매드릭스는 공연장 전체 좌석에 배치되는 장치를 통해 공연장 전체를 빛의 향연으로 물들이게 하는 하이 테크놀로지 공연 장비다. 올해 댄싱카니발 공연 관람을 위한 좌석은 전석 무료다. 그 대신 비지정 좌석으로 운영되며 입장용 팔찌를 착용해야 관람할 수 있다. 700석 안팎의 1층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하며 2500석 안팎의 2, 3층은 당일 현장에서 팔찌 수령 후 관람이 가능하다. 김정 원주 댄싱카니발 총감독은 “그동안 반복됐던 관성적인 공연이 아닌 원주 시민을 위한 수준 높고 다채로운 공연을 엄선해 준비했다”며 “좀 더 높은 완성도와 원활한 운영을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시민들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함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지역 이미지 훼손 논란에 휩싸인 영화 ‘치악산’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예정대로 13일 영화가 개봉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박범석)는 12일 강원 원주시와 구룡사 등 4개 단체가 각각 영화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명백한 허구의 내용을 담은 이 영화가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치악산의 명성이 훼손되거나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고 예측할 수 없다”며 “원주시나 시민의 인격권이나 재산권에 중대하고 현저한 손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재판부가 영화 상영으로 입게 될 지역의 이미지 훼손과 천년고찰 구룡사, 치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축산업계의 피해보다 표현의 자유를 더 보장해 내린 판결로 보인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영화 치악산은 허구의 치악산 토막 살인 괴담을 소재로 한 영화다. 개봉 소식이 알려지자 원주시와 기관 및 단체들은 지역 이미지 훼손 등이 우려된다며 제목 변경과 대사 수정 등을 요구했지만 제작사 측이 이를 거부하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원주시는 영화 개봉으로 발생하는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영화 상영을 막지는 못했지만 치악산 괴담 영화가 사실이 아님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며 “영화 상영에 따른 시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18개 시·군체육회장협의회가 스포츠재단을 설립한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대회의 보이콧 등 불이익을 주기로 하자 해당 지자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원 시·군체육회장협의회는 8일 영월군청에서 열린 정기회에서 스포츠재단을 설립한 지자체에 불이익을 주기로 합의하고 재단 설립 지자체에 대해 협회장기와 도 단위 대회 유치 금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11월부터는 재단 설립 지자체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협의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시장·군수가 이사장을 맡은 스포츠재단은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기 위한 민선 체육회장 선거제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지자체의 스포츠재단 설립은 체육회와 인력, 예산이 중복되고 대회 유치 업무의 전문성도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도내 시·군체육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스포츠재단 설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시·군체육회장협의회 관계자는 “스포츠재단을 설립해 단체장이 이사장을 맡으면 민선 체육회의 도입 의미가 사라지고 관선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도내에서는 양구군이 지난해 9월 스포츠재단을 설립해 운영 중이고 태백시가 내년 설립을 목표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구군은 역점 추진 중인 스포츠 마케팅에 제동이 걸리고 나아가 지역경제의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12일 양구군에 따르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강원도체육회장을 만나 양구군과 양구군스포츠재단의 의견을 전달해 협조를 구하고, 협의회가 가결한 안건의 부당성을 강하게 피력하기로 했다. 또 협의회가 이 안건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양구지역 사회단체와 협력해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양구군은 기존에 군에서 하던 업무를 스포츠재단이 맡고 있으며 체육회와도 전혀 문제 없이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의회의 이 같은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구군은 1990년대 말부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추진해 각종 대회와 전지훈련단 유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만 18개 종목의 108개 대회를 개최했고, 10개 종목, 77개 팀의 전지훈련을 유치해 연인원 26만76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얻은 경제 효과도 186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영미 양구군스포츠재단 사무국장은 “양구군의 스포츠 마케팅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핵심 사업”이라며 “협의회의 근시안적 결정은 애꿎은 양구군민의 피해를 불러오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즉시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영월군 영월관광센터에 스크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영히어로 스포츠 체험관’이 16일 개관한다. 영월군은 관광센터 내 미활용 공간인 3층 컨벤션실을 새롭게 단장해 축구, 농구, 핀볼, 양궁 등 10여 종의 스포츠를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어른은 물론이고 어린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고, 특히 스크린에 나타나는 그림자와 똑같은 자세를 취해 벽을 통과하는 액션레이싱 게임은 연인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3∼15일 오후 2∼5시 무료 시범 운영을 거쳐 16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카운터에서 게임 횟수를 정해 선불로 계산한 뒤 근거리무선통신(NFC)이 가능한 목걸이형 카드를 받아 이용하면 된다. 카드 반납 시에는 센터 내 푸드코트, 로컬푸드직매장, 뮤지엄숍, 꽃차 체험관,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00원 할인권을 지급한다. 영월군은 영히어로 스포츠 체험관이 영월관광센터 내 다른 시설들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센터는 강원 남부 폐광지역 4개 시군의 통합 관광을 위해 2021년 10월 개관했다. 관광안내 플랫폼, 미디어 체험관, 상설 전시관, 순수 창작극을 공연하는 전용 소극장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관광센터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드리기 위해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확충했다”며 “영월만의 가치를 담은 랜드마크 공간으로 거듭나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내년 1월 19일∼2월 1일 열리는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국 곳곳에서 ‘찾아가는 올림픽 홍보 with 버스킹’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도가 주최하고 2018평창기념재단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현재 진행 중인 ‘찾아가는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학교 방문 프로그램을 일반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전문 공연팀의 버스킹 공연을 대회 홍보와 접목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국민에게 대회를 홍보하고 겨울스포츠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1, 2일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처음 열린 데 이어 10일 삼척해수욕장, 24일 서울 신촌 스타광장, 다음 달 8일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다음 달 14, 15일 부산 해운대 이벤트광장, 다음 달 29일 경기 수원 화성행궁광장, 11월 4일 강원 원주 간현관광지 잔디광장, 11월 19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전문 버스킹팀의 공연, 가상현실(VR) 스포츠 체험, 겨울청소년올림픽 종목 체험, 기념품 증정, 청소년올림픽 홍보 등이 준비돼 있다. 체험존에서는 참가자들이 컬링, 아이스하키, 스노보드 등 다채로운 올림픽 종목을 경험할 수 있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전국의 많은 시군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탈로 골치를 앓고 있지만 강원 홍천군에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지난해 545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입국했지만 무단 이탈은 단 1명도 없었다. 지난해 강원도 전체에서 입국자 3132명 가운데 618명(19.7%)이 무단 이탈한 것과 비교하면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5일 홍천군에 따르면 지난해 545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중 무단 이탈자는 단 1명도 없었고, 올해는 입국자 926명 가운데 1명만 이탈했다. 이탈률은 0.1%에 불과하다. 홍천군이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리에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데는 그 나름의 비결이 있다. 홍천군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유치에는 두 가지 방식이 혼용된다. 외국 기초자치단체와의 업무협약을 통하고, 관내에 거주 중인 결혼이주자의 본국 가족을 초청하는 방식이다. 계절 근로자 선발에서부터 ‘믿을 만한’ 사람을 뽑는 셈이다. 홍천군은 2009년 5월 필리핀 산후안시와 우호교류협력을 체결한 데 이어 2017년 3월에는 계절 근로자 도입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방식은 중간에 브로커가 개입하는 부작용을 차단해 무단 이탈 방지에 효과적이다. 계절 근로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면접을 거쳐 우수한 인력을 선발하고, 출국 전에는 철저한 교육을 실시한다. 특히 올해 청사 내에 ‘홍천-산후안 세종학당’을 개원해 계절 근로자들이 기본적인 한국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입국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와 농가에 대한 지원도 큰 몫을 한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소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결혼이주자를 도우미로 활용하고 있다. 민원 발생 시 운전자, 농가 소통 담당, 근로자 소통 담당 등 3명이 1개 조로 출동해 신속하게 민원을 해결해준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희년의료공제회’에 단체 가입해 질병 발생 시엔 의료비를 지원한다. 농가주를 위해서는 산재 가입 신청, 마약 검사, 외국인 등록 등 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홍천군은 1일 강원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강원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일손이 부족한 농촌 현실에 천군만마 같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라는 주제로 발표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또 전국 곳곳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홍천군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오거나 초청을 받고 있다. 5월 경기 평택시의회 의원들이 찾아와 홍천군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리 노하우를 들었고, 6월에는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방문했다. 또 홍천군 직원들이 4월과 8월 법무부 워크숍에 초청돼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권상경 홍천군 농촌인력지원팀장은 “외국인 계절 근로자에 대한 선발부터 입국과 출국까지 철저한 관리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며 이달 중 완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영화 ‘치악산’ 때문에 주민 불안과 모방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치악산이라는 명산을 전 세계 영화 관객들에게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13일 개봉 예정인 공포 영화 ‘치악산’을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강원 원주 치악산의 구룡사와 농축협 등 4개 단체와 원주시가 각각 서울중앙지법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데 이어 원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연일 기자회견을 열고 상영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원주시와 지역 주민들이 이처럼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은 ‘치악산에서 18 토막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허구의 괴담을 소재로 한 이 영화로 인해 지역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최근 ‘트레킹 도시’라는 비전을 선포했고, 치악산 둘레길을 찾는 발길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산업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또 치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특산물 판매에도 악영향을 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몸이 단 원주시에 비해 영화 제작사 측은 상대적으로 느긋해 보인다. 이들은 원주시의 반응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지역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반박한다. 또 창작성 작품인 치악산이 마치 공공성 이미지 훼손의 결과물인 것처럼 전파돼 본 작품의 개봉에 심각한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원주시는 제목 변경과 ‘치악산’이 들어간 대사 수정 및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제작사는 지난달 29일 공문을 통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해줬다. 제작사는 이미 포스터, 예고편, 광고물 등이 제작됐고, 개봉을 2주일 앞둔 시점에서 제목을 변경하는 것은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치악산 대사를 삭제한다는 것은 전체 영화의 플롯(plot)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원활한 극중 이야기 전개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제작사는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시사회를 마친 뒤 “제목 변경은 가능하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원주시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반응이었다. 이 시점에서 떠오르는 궁금증 하나. 제작사는 과연 이런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비슷한 사례의 공포 영화 ‘곡성(2016년)’과 ‘곤지암(2018년)’을 보더라도 이같은 마찰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원주에서는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18개의 토막 시신이 담긴 잔혹한 모습의 비공식 포스터까지 일찌감치 인터넷에 올라오자 의문은 의심으로 변했다.제작사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결과적으로 노이즈 마케팅이 이뤄진 것은 인정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정도 반발은 예상하지 못했고, 노이즈 마케팅을 의도하지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노이즈 마케팅이 돼 버렸다. 하지만 노이즈 마케팅의 시작은 우리가 아니라 원주시다. 원주시가 문제 제기를 하면서 노이즈 마케팅에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당초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영화의 마케팅은 속칭 ‘대박’이 났다. 연일 언론에서 원주시와의 갈등을 보도하면서 영화는 막대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순제작비 10억 원 미만이 투입된 저예산 영화로 알려진 치악산은 돈 안 들이고 엄청난 홍보를 한 셈이다. 두 번째 궁금증. 치악산은 노이즈 마케팅에 이어 흥행도 성공할까. 영화 ‘곡성’은 687만 명, ‘곤지암’은 267만 명이 찾아와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곤지암은 순제작비 11억 원의 저예산 영화로 투자에 비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치악산도 뛰어난 사전 마케팅 효과를 거둔 만큼 작품성과 공포의 수위 등 흥행성만 받쳐준다면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그렇다면 원주시는 손해만 보게 될까. 법원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영화는 예정대로 개봉될 것이고 원주는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주가 손해를 안 보려면 원주시의 예상이 빗나가고, 제작사의 예측이 들어맞아야 한다. 제작사 측은 대한민국 관객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 ‘괴담’과 ‘현실’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고, 곡성과 곤지암이 개봉된 후 많은 관광객이 지역을 찾았다고 밝혔다. 또 출연 배우들을 원주 홍보대사로 활용하는 등 원주의 이미지 제고에도 힘쓰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영화 흥행이 성공하고, 영화 덕분에 원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는 해피엔딩이다. 영화와 지역이 윈윈한 영화 명단에 치악산이 오르기를 기대해본다. 서울중앙지법은 상영금지가처분신청 사건의 심문을 8일 오전 10시 진행한다. 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왜 우나. 다른 사람이 울어도 못 울게 해야 하는 사람이….” 강원 영월군에 사는 목사 A 씨(68)는 지난해 3월 16일 오후 6시경 자신의 집에서 사실혼 관계인 B 씨(68·여)가 부친상을 당했을 때 화장장에서 울었다는 이유로 어깨와 팔 등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15일 오전 5시경에도 새벽기도를 하던 B 씨에게 “너만 보면 죽이고 싶다”고 소리를 지르며 얼굴과 목 등을 폭행했다. 앞서 2018년 5월에는 B 씨가 혼인신고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액자로 머리를 내리치고 주먹으로 얼굴 등을 폭행하기도 했다. 또 집에 있던 석유를 B 씨의 몸과 방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를 들고 “너 죽고 나 죽는다”며 협박도 했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심현근)는 특수상해, 특수협박, 상해,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B 씨를 훈계하거나 달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훈계나 달래기 위한 행위로 도저히 볼 수 없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폭력 범죄로 14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원심을 유지했다.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동아일보사와 인제군문화재단, 여초서예관이 공동 주최한 ‘2023 여초서예대전’이 2일 강원 인제군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서예대전은 성인부(20세 이상)와 기로부(70세 이상)가 참여한 ‘제9회 여초전국휘호대회’와 초등부 및 중고등부가 참여한 ‘제46회 전국학생휘호대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두 대회 모두 한글, 한문·전각, 문인화 부문에서 대회가 진행됐다. 성인부와 기로부의 경우 올해 신설된 순수캘리 부문 대회도 진행됐다. 이번 대전에는 서예인 300여 명이 참가해 필력을 겨뤘다. 특히 기로부 한문 부문에 참가한 정형동 옹(부산 해운대구)은 100세의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필력을 뽐냈다. 이번 대회 부문별 대상 수상자는 △성인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상금 500만 원) 문용기 씨(강원 춘천) △기로부(동아일보 회장상·상금 200만 원) 허은희 씨(경기 부천) △중고등부(인제군수상·상금 100만 원) 김효경 양(인천 서창중 1학년) △초등부(인제군의회 의장상·상금 50만 원) 최진우 군(서울 하늘숲초교 6학년) 등이다. 입상 작품은 인제군에 있는 여초서예관과 서울의 주요 전시장에서 전시되며 도록도 제작된다. 여초서예대전은 서예가 여초 김응현 선생(1927∼2007)을 기리는 서화경연대회로 서예 연구단체인 동방연서회와 동아일보사가 1961년 국내 최초 휘호대회인 ‘전국 남녀 초중고등학교 학생휘호대회’를 개최한 게 시초다. 1966년 대학부가 증설돼 ‘전국학생휘호대회’로 자리 잡았다가 2000년 40회 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인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왜 우나. 다른 사람이 울어도 못 울게 해야 하는 사람이….” 강원 영월군에 사는 목사 A 씨(68)는 지난해 3월 16일 오후 6시경 자신의 집에서 사실혼 관계인 B 씨(68‧여)가 부친상을 당했을 때 화장장에서 울었다는 이유로 어깨와 팔 등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A 씨는 지난해 4월 15일 오전 5시경에도 새벽기도를 하던 B 씨에게 “너만 보면 죽이고 싶다”고 소리를 지르며 얼굴과 목 등을 폭행했다. 앞서 2018년 5월에는 B 씨가 혼인신고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액자로 머리를 내리치고 주먹으로 얼굴 등을 폭행하기도 했다. 또 집에 있던 석유를 B 씨의 몸과 방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를 들고 “너 죽고 나 죽는다”며 협박도 했다.춘천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심현근)는 특수상해, 특수협박, 상해,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과정에서 A 씨는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B 씨를 훈계하거나 달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훈계나 달래기 위한 행위로 도저히 볼 수 없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폭력 범죄로 14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원심을 유지했다.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동아일보사와 인제군문화재단, 여초서예관이 공동 주최한 ‘2023 여초서예대전’이 2일 강원 인제군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서예대전은 성인부(20세 이상)와 기로부(70세 이상)가 참여한 ‘제9회 여초전국휘호대회’와 초등부 및 중·고등부가 참여한 ‘제46회 전국학생휘호대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두 대회 모두 한글, 한문·전각, 문인화 부문에서 대회가 진행됐다. 성인부와 기로부의 경우 올해 신설된 순수캘리 부문 대회도 진행됐다.이번 대전에는 서예인 300여 명이 참가해 필력을 겨뤘다. 기로부 한문 부문에 참가한 정형동 옹(부산 해운대구)은 100세의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필력을 뽐냈다. 서예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정 옹은 “학창시절 서예를 하다가 몇 년 전부터 취미 활동으로 다시 시작했는데 서예는 전통을 지키고 우리 고유 문화를 잇는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며 “건강이 허락한다면 내년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말했다.이번 대회 부문별 대상 수상자는 △성인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상금 500만 원) 순수캘리 부문 문용기 씨(강원 춘천) △기로부(동아일보 회장상·상금 200만 원) 한문·전각 부문 허은희 씨(경기 부천) △중·고등부(인제군수상·상금 100만 원) 한문·전각 부문 김효경 양(인천 서창중1) △초등부(인제군의회 의장상·상금 50만 원) 한문·전각 부문 최진우 군(서울 하늘숲초교6) 등이다. 이번 대전에서는 총 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입상 작품은 강원 인제군에 있는 여초서예관과 서울 주요 전시장에서 전시되며 도록도 제작된다. 시상식은 다음달 열릴 예정이다.성인부 대상을 차지한 문용기 씨(61)는 취미 삼아 문인화를 그리다가 5년 전부터 화제(畫題)로 캘리그래피를 익히게 됐다고 한다. 문인화 부문에서는 여러 대회에서 상을 받았지만 순수캘리 부문에서 수상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요한의 시 ‘샘물이 혼자서’를 멋진 글씨체로 표현했다. 문 씨는 “권위 있는 대회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더욱 정진해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여초서예대전은 근현대 한국의 서예가 여초(如初) 김응현 선생(1927~2000)의 서법 정신을 기리는 서화 예술경연대회로 서예 연구단체인 동방연서회와 동아일보사가 1961년 국내 최초 휘호(揮毫) 대회인 ‘전국 남녀 초중고등학교 학생휘호대회’를 개최한 것이 시초다.1966년 대학부가 증설돼 ‘전국학생휘호대회’로 자리잡았다가 2000년 40회 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강원 인제군 여초서예관이 2015년 ‘여초 선생 추모 전국휘호대회’를 신설했고, 2018년 전국학생휘호대회를 부활시켜 매년 대회를 열고 있다.특히 올해부터는 대회의 위상을 전국적으로 넓히고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권위를 높이기 위해 동아일보와 인제군문화재단, 여초서예관이 손을 잡고 대회를 준비했다. 특히 전통 서예가 아닌 순수캘리 부문을 신설했고, 파격적으로 종합 대상으로 선택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이일구 여초서예대전 운영위원장(추사 김정희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은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비공개 점수 심사로 공정성에 주안점을 두었다”며 “이번 서예대전이 서예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여초 선생의 서법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인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가을의 길목에서 강원 곳곳에 축제가 이어진다. 양구군은 다음 달 1∼3일 양구읍 레포츠공원에서 ‘청춘양구 배꼽축제’를 연다. 축제 기간 ‘퀸즈 마칭밴드’ ‘아냐포’ ‘잼스틱’ 등 전문 퍼포먼스 그룹이 ‘퍼레이드 페스타’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첫날인 1일 오후 7시 가수 박현빈 박혜신 김수찬 나상도 등이 출연하는 개막 축하 콘서트가 열리고, 이어 변사 최용준과 함께하는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이 상영된다. 2일에는 가족 뮤지컬 ‘가방 들어주는 아이’와 국악밴드 ‘더 튠’의 공연, 육중완밴드와 포지션 등 가수들이 출연하는 ‘100X(배꼽) 콘서트’가 준비돼 있다. 1, 2일 밤에는 화려한 불꽃이 양구의 밤을 수놓는다. 3일에는 풋살장 무대에서 ‘프로레슬링 AKW’ 경기와 팝페라 공연 등이 열린다. 다음 달 1∼6일 춘천에서 열리는 ‘춘천인형극제’는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초대한다. 올해 35회를 맞은 춘천인형극제에는 이스라엘, 일본, 핀란드, 스페인 등 9개국과 국내 40여 개 공연팀이 참가해 인형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다음 달 2일 원주 운곡솔바람숲길에서는 ‘제1회 원주 맨발걷기축제’가 열린다. 접수 시작 3일 만에 정원 500명을 채울 만큼 반응이 뜨겁다. 참가자들은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이뤄진 3.5km 구간에서 산림욕을 즐기며 맨발로 걷는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체감온도 38도를 넘나들던 22일 오후 1시 50분. 강원 삼척 시내에서 차로 50분 달리자 해발고도 800m 삼척시 하장면이 나왔다. 굽이치는 산길을 따라 양쪽에는 고랭지 배추밭이 펼쳐져 있었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근로자들이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작업에 한창이었다. 옆에 있는 고추밭에서는 필리핀 외국인 근로자 링 씨(42), 마르지 씨(31), 메리골드 씨(37)가 고추를 딴 뒤 품질을 선별해 2차 선별장으로 옮기고 있었다. 이들은 일손이 부족한 농번기에 단기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8월은 고추 농사가 제일 바쁜 시기다. 한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힘든 농가들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을 고용한 농민 함정희 씨(57)는 “올해 외국인 9명을 고용했는데 그중 2명이 말도 않고 도망가 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 이동열 씨도 “9명 중 4명이 무단이탈했다”고 하소연했다. 2015년 도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고용되는 외국인 근로자는 크게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무단이탈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9월 수확철을 앞두고 근무지를 갑자기 떠나버리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탈한 근로자가 불법 체류자가 되면 치안 문제 등으로 번질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민간 싱크탱크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계절근로자는 2017년 1085명에서 2022년 1만2027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탈자 역시 18명에서 1151명으로 크게 늘었다. 삼척시에서는 올 초부터 농번기인 이달까지 계절근로자 109명 중 16명이 말없이 사라졌고, 19명은 일을 못 하겠다며 자진 출국했다. 전체의 32%(총 35명)에 해당한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지난해 지역 김 가공공장 등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 15명 중 14명이 잠적했다고 27일 밝혔다.외국인 계절근로자 이탈 18명→1151명… 불법체류 통로 악용 무단이탈 급증“공장 취직하면 논밭보다 환경 나아”… ‘무단이탈땐 불법체류’ 알고도 도망마약 등 범죄 연루 치안 불안 야기“지자체 아닌 중앙정부가 관리해야”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이 무단 이탈해 불법 체류자가 되는 이유는 더 나은 급여, 더 나은 근로 환경을 찾아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계절 근로자는 최대 8개월가량만 한국에 머물 수 있는데, 불법 체류자가 돼 적발되지만 않으면 그보다 오래 일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삼척에서 만난 메리골드 씨(37)는 “불법 체류자가 돼 일하는 편이 급여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공장에 취직하면 아무래도 논밭보다는 근무 환경이 낫다”고 말했다. 삼척시 하장면의 딸기 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시나 마리즈 씨(32)는 “고용인과 소통이 잘되지 않아 서로 오해가 쌓이거나, 농사일이 힘들어서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고흥서도 이탈… 농어민 부담으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 자체가 동남아 등지에서는 한국에 불법으로 정착할 수단으로 통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외 유학 및 근로 인력 송출 사업을 하는 김모 씨는 “베트남 등 동남아의 경우 한국 취업 비자를 받기 어렵다 보니 상대적으로 입국이 쉬운 계절 근로자 제도로 입국한다. 도망갈 생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경찰서에 따르면 고흥 지역의 한 김 가공 공장에서 지난해 네팔 출신 계절 근로자 15명 중 14명이 출국을 앞두고 돌연 행방을 감췄다. 이들은 김 작황이 좋지 않아 3개월밖에 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주 A 씨는 “‘일을 그만두겠다’는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잠적한 계절 근로자 14명이 불법 체류자이지만 휴대전화 추적 등은 힘들어 소재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돈을 더 벌기 위해 한국에 있는 네팔 사람들과 연결돼 불법 체류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력이 부족한 농번기, 어번기 계절 근로자의 이탈은 농어민 부담으로 다가온다. 5명의 계절 근로자를 고용했지만 모두 이탈한 삼척 농민 최을식 씨(62)는 “인력사무소를 통해 추가로 인력을 구해야 하는데 소개비만 1인당 150만 원”이라며 “쪽파 한 망(약 400∼450kg)에 1000만 원인데, 이번 이탈로 12망 작업을 못 했다. 1억2000만 원을 손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 관리주체, 지자체에서 중앙정부로 바꿔야 외국인 계절 근로자 프로그램은 법무부가 주관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에 입국하기 전 배정심사협의회를 통해 일할 지역을 미리 배정받는다. 계절근로 비자(E-8) 등을 받아야 하며, 지자체마다 배정 인원도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무단으로 직장, 지역을 벗어나면 불법체류가 된다. 현재 계절 근로자 관리는 대부분 지자체가 맡고 있다. 계절 근로자의 도입 주체는 기초지자체장(시장, 군수)이다. 해외 지자체 업무협약(MOU) 및 관리도 지자체 공무원이 전담한다. 강원도의 한 군에서는 계절 근로자 담당 직원 1명이 500명이 넘는 외국인의 출입국부터 민원, 교육 등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에는 3132명의 계절 근로자가 들어왔는데 이 중 618명(19.7%)이 이탈했다. 석성균 강원도 농정국장은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계절근로자의 무단 이탈을 방지해 농업인이 안심하고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외국 현지에서 근로자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한국에 입국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열 고랭지채소 삼척시 연합회장은 9명의 필리핀 계절 근로자를 데려왔지만 이 중 4명은 무단 이탈, 4명은 자진 귀국해 큰 손해를 봤다. 이 씨는 “필리핀 입장에서는 인력을 보내기만 하면 그만이라 어떤 근로자가 들어올지는 복불복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탈한 근로자가 자칫 국내에서 범죄에 연루될 경우 치안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촌에서 일하는 태국인 일부가 신종 마약 야바를 농촌지역에 퍼뜨리다 6월 적발됐다. 경북 의성군, 전남 완도군 등은 지역 내 계절 근로자를 대상으로 마약 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조영희 이민정책연구원 교육연구실장은 “계절 근로자 제도를 1, 2명의 지자체 공무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중앙 부처 차원의 지원을 통해 제도가 전문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척=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영화 ‘치악산’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다. 치악산 소재지인 강원 원주시는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하는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다음 달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원주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다. 원주시는 치악산 제작사 측과 2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과 대사 부분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제작사가 거부하자 법적 대응을 결정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괴담으로 훼손되는 상황”이라며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제작사 측은 원주시 요구를 받아들이면 영화를 처음부터 재촬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주요 인물을 맡은 배우가 군 복무 중이라 재촬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과 경기, 인천의 접경지역을 6박 7일 동안 횡단하는 ‘DMZ(비무장지대) 자유·평화 대장정’이 다음 달 18일부터 시작된다. 이 행사는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강원도와 경기도, 인천시 등 3개 지방자치단체와 행정안전부, 국방부, 통일부, 국가보훈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했다. 이번 대장정은 6·25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아픔을 공감하고 자유에 기반한 평화의 가치를 되새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접경지역의 경제 활성화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대장정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다음 달 18일부터 11월 19일까지 6차례로 나뉘어 각각 6박 7일 동안 진행된다. 참가 인원은 총 420명으로 희망자는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5만 원이며 숙식이 제공되고 지역 특산품, 기념품 등을 받는다. 이번 대장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하루 15∼20㎞를 걷는 일정이어서 본인의 체력을 고려해야 한다. 또 모든 일정 동안 금주 규정이 적용된다. 앞서 올여름에 열린 1차 대장정은 2차례에 걸쳐 각각 12박 13일로 진행됐다. 140명이 참여했고, 전원이 완주했다. ‘DMZ 평화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생태·안보 관광지를 탐방하고, 지역 행사에도 직접 참여해 주민과 소통하는 시간도 갖는다. DMZ 평화의 길은 강원 고성에서 인제, 양구, 화천, 철원, 경기 연천, 파주, 김포를 거쳐 인천 강화까지 9개 시군에 걸쳐 조성된 524㎞의 도보길이다. 시군별로 대표 명소가 포함된 테마코스를 개방하고 있다. 화천 코스에는 국내 최북단 케이블카인 ‘백암산 케이블카’가 포함돼 있고, 철원 코스는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백마고지 전적지 체험이 가능하다. 양구 코스에는 옛 선조들의 금강산 여행 필수 코스인 두타연 탐방이 들어 있다. 정부와 3개 시도는 행사 구간에 대한 사전 합동 점검, 응급 대응체계 구축 등 안전사고 예방에도 철저히 대비할 예정이다. 또 국민 화합을 이어간다는 의미를 담아 DMZ 자유·평화 대장정을 연례행사로 개최하고 새롭게 조성된 DMZ 평화의 길을 세계적인 평화·생태 체험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DMZ 평화의 길이 침체된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대장정 참가자들에게 의미 있는 여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영화 ‘치악산’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다.치악산 소재지인 강원 원주시는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하는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다음달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원주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다.원주시는 치악산 제작사 측과 2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과 대사 부분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제작사가 거부하자 법적 대응을 결정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괴담으로 훼손되는 상황”이라며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제작사 측은 원주시 요구를 받아들이면 영화를 처음부터 재촬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주요 인물을 맡은 배우가 군 복무 중이라 재촬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원주=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영화 ‘치악산’의 제목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강원 원주시는 실제 지명을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 ‘치악산’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물론 영화 상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의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원주시는 치악산 제작사 측과 2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과 영화 속 치악산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제작사가 거부 의사를 밝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제작사 측은 원주시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고 주요 배우 가운데 1명이 군 복무 중이어서 재촬영 역시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원주시 관계자는 “회의 석상에서는 시의 제안을 수용할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돌아서서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태를 보면 협상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다음달 13일 개봉 예정인 치악산은 실제 사건이 아닌 원주의 치악산 괴담을 모티프로 한 공포·스릴러 영화로 원주시는 도시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치악산에 있는 구룡사도 28일 영화 개봉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와 ‘치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축산업계, 관광업계도 반대 운동에 동참할 뜻을 표명했다.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듣도보도 못한 괴담으로 훼손되어 버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영화 개봉으로 인해 36만 시민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다음 달 1일부터 태백선(청량리∼동해)에 투입되는 신규 일반열차(EMU-150)에 대한 명명식과 시승행사가 25일 태백역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EMU-150의 새로운 명칭이 공개되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이철규 유상범 국회의원 등 참석자들이 시승할 계획이다. 새로 투입되는 ITX급의 EMU-150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충북 제천역, 강원 영월역, 사북역(정선), 태백역, 도계역(삼척)을 거쳐 동해역까지 1일 왕복 1회 운행한다. 기존의 무궁화호는 왕복 5회에서 4회로 줄어든다. EMU-150은 최고 시속이 150km지만 노선 노후화로 인해 최고 시속 운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열차에 비해서는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운행시간은 최대 30분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고향에서 직접 농사지은 감으로 만든 빵이 불티나게 팔리는 걸 보면 웃음이 저절로 납니다.” 사회적기업 아라가야협동조합 이근표 대표(56)는 22일 경남 함안군 산인면에 있는 조합 제빵실에서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아라불빵은 올 초 고향사랑기부제 시행과 함께 경남도와 함안군 답례품으로 선정되며 매출이 급증했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거주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기부자는 추가로 원하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지자체 특산품 매출이 늘고 홍보 효과도 발생한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성장 발판” 아라불빵은 경남 함안 특산물로 만든 마들렌이다. 빵 안에 수제 수박조청과 홍시조청, 곶감 등 함안 특산물을 넣었다. 고대 가야 6국 중 아라가야 왕조가 자리했던 곳이란 점에 착안해 이름을 지었다. 모양도 가야의 불꽃무늬토기를 본떠 불꽃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 대표는 “매달 50세트 이상이 답례품으로 나가면서 월 매출이 150만 원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추석이 다가오면서 매출은 더 늘고 있다. 조합은 올해 수익을 재투자해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아라불빵 전국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조합 제빵사인 이동명 씨는 “고향사랑기부제로 회사가 성장할 발판이 생겼다”며 “경주를 떠올리면 경주빵이 생각나는 것처럼 함안 아라불빵이 고향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전남 여수시에 있는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 ‘여수시니어클럽’ 김치사업단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후 바빠졌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 여수 특산품인 돌산갓김치와 고들빼기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으로 지정되면서 월 주문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약 1억1500만 원)의 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자 여수시니어클럽 사업1팀장은 “수익금 일부를 급여로 드리는데 어르신당 매달 최대 20만 원까지 더 드릴 수 있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기부금이 바꾸는 지역 사회 지자체들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기부금을 뜻깊게 활용하기 위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광주 동구는 3년 동안 15억 원을 모아 광주극장을 리모델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1935년 문을 연 광주극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 중 하나다. 한재섭 광주영화영상연대 사무처장은 “광주극장은 한국 영화계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기부금을 활용해 노후 시설을 리모델링하면 지역 예술과 상권 모두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도는 고향사랑기금 1호 사업으로 ‘제주 남방큰돌고래 친구와 함께하는 플로깅 행사’를 선정했다. 기부금 1억 원을 투입해 지자체와 환경단체, 도민과 관광객이 동참하는 환경 행사를 열겠다는 것이다. 행사에선 남방큰돌고래가 서식하는 제주 해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 등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해양쓰레기의 위험성을 알리고 해양 생물 서식지가 위협받는 현실을 알릴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낸 기부금이 실제로 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활동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색 답례품 경쟁도 치열 답례품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부금을 활용한 문화·환경 사업도 일단 기부금이 모여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한 푼이라도 많은 기부금을 유치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강원 춘천시는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BI)를 만들었다. 춘천의 자음인 ‘ㅊㅊ’과 하트 모양을 결합한 형태다. 기부자와 답례품 생산자가 동행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춘천시는 BI가 인쇄된 답례품 포장용 테이프를 제작 중이며 향후 지역 홍보물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답례품으로 눈길을 끌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전남 강진군과 여수시, 순천시 등은 ‘주택화재 안전 꾸러미’를 답례품으로 내놨다. 기부자가 고향의 부모님 등 대상을 지정하면 소방서 직원이 방문해 소화기, 화재알림경보기, 가스타이머를 설치하고 화재 예방 교육까지 해준다. 강진군 관계자는 “부모님, 친지들에게 ‘안전’을 선물한다는 의미가 담겨 인기”라고 설명했다. 충북 옥천군은 고액 기부자를 타깃으로 한 답례품 ‘효도잔치’를 선보였다. 고향사랑기부 상한인 500만 원을 기부할 경우 고향 마을에서 동네 잔치나 문화 공연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테니스팀 강습권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20만 원 이상 기부하면 지역 출신 국가대표급 선수에게 강습을 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충북 괴산군과 증평군, 충남 천안시, 세종시, 전북 부안군 등은 벌초 대행 서비스를 답례품으로 내놨다. 기부자 본인뿐 아니라 고향에 남아 있는 친척들이 사용할 수도 있어 반응이 좋다고 한다. 고향사랑기부제 담당 부처인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역 농특산물 외에도 새로운 답례품 아이디어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제도의 취지를 살린 답례품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함안=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