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중학생 서승준 군(15)은 요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용돈을 받는다. 은행 계좌 없이도 입출금, 송금, 결제 등을 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10대 전용 서비스 ‘미니’를 통해서다. 서 군은 “현금을 안 써도 돼 편리하다. 친구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금융생활을 한다”고 했다. 10대 중고교생과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를 겨냥한 금융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Z세대를 넘어 스마트폰과 쇼트폼 콘텐츠에 익숙한 알파세대를 선점하기 위한 금융권 경쟁이 시작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미니의 가입자는 3월 말 현재 128만 명에 이른다. 가입 대상인 만 14∼18세 인구(234만2453명)의 절반 이상이 이용하는 셈이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10대가 직접 개설할 수 있고, 선불충전금처럼 계좌 없이도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1월 비슷한 기능의 10대 전용 금융 서비스 ‘리브 넥스트’를 내놨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용돈 관리 앱 ‘아이부자’를 내놨다. 부모와 자녀가 각자 앱을 깐 뒤 용돈을 주고받고 자녀는 이를 저축, 결제 등에 쓸 수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청소년 때의 금융 경험이 성인이 돼서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했다. 실제로 미니를 이용한 고객 90% 이상이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만 17세가 되자 카카오뱅크에서 입출금 계좌를 만들었다. 해외에선 10대 전용 서비스를 개발한 핀테크가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그린라이트’는 어린이용 모바일 직불카드를 만들어 300만 명 넘는 고객을 모았고 지난해 3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에 올랐다. 국내에선 핀테크 스타트업 ‘레몬트리’가 지난해 50억 원의 투자를 받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자녀가 스스로 저축 목표를 세우고 용돈 관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9월 내놓을 예정이다. 이민희 레몬트리 대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미래 고객인 어린이, 청소년을 잡기 위한 금융권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회사원 정지윤 씨(27)는 친구 12명과 함께하는 모임에서 3년째 총무를 맡고 있다. 매달 10일 회비 1만 원씩을 걷는 게 번거로웠지만 2년 전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을 쓰고부터는 부담이 없다. 누가 언제 회비를 누락했고, 모임에서 얼마를 썼는지 12명 모두 각자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말 선보인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올 4월 가입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3년 남짓한 기간에 초고속 성장한 것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압도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임통장 가입자의 61.7%가 20, 30대다. 이들은 카카오톡으로 친구를 초대해 손쉽게 만드는 이 통장을 데이트통장, 해외여행 계획통장 등으로 쓴다. 모임통장 기능을 담은 우리은행 ‘우리U모임통장’, 하나은행 ‘모임통장’, 신한은행 ‘김총무’ 앱 등 시중은행 서비스가 줄줄이 자취를 감춘 것과 대조적이다. 모바일 플랫폼과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가 금융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20대인 Z세대는 아직 자산과 소득이 적지만 새로운 핀테크를 이용하는 것에 거침이 없는 데다 재테크에도 적극적이어서 미래 고객을 넘어 이미 금융의 주도권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간편결제(토스), 가상자산(업비트), 로보어드바이저(핀트), 세무대행(삼쩜삼) 등 각 분야 대표 플랫폼 5곳의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37.9%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20.8%)에 비해 훨씬 높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언스트앤영(EY)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Z세대의 절반 이상(51%)은 가장 신뢰하는 금융사로 핀테크를 꼽았다. 일반 은행을 택한 20대는 27%에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Z세대가 이끄는 금융 생태계인 ‘자이낸스(Zinance·Z세대+Finance)’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Z세대는 머잖아 경제 주축이 될 세대여서 이들을 잡는 데 뒤처지는 금융사는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난다”며 “모바일의 편리함과 재미, 다양성에 익숙한 Z세대를 겨냥한 금융 혁신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어려운 세금환급-돈 관리 앱으로 척척… Z세대, 금융 판도 흔들다 [Z세대가 이끄는 금융 빅뱅 ‘자이낸스’]〈1〉달라지는 금융 플랫폼자영업자 김모 씨(28·여)는 최근 세금 신고·환급 플랫폼 ‘삼쩜삼’에 가입해 50만 원가량을 돌려받게 됐다. 2년간 종합소득세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환급받지 못한 세금을 삼쩜삼에서 찾아준 것이다. 김 씨는 “혼자 처리하자니 어렵고 세무대리인을 쓰자니 비용 부담이 커 그동안 손놓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삼쩜삼 애플리케이션(앱)에선 몇 가지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5분 만에 세금 환급액을 확인하고 신고까지 마칠 수 있다. 2020년 5월 나온 삼쩜삼은 김 씨와 같은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등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2년 만에 가입자 1100만 명을 끌어모았다. 이 중 20대 이하가 46%나 된다. 어렵고 복잡한 세금 신고를 앱에서 손쉽게 하도록 만들었더니 ‘편리함’과 ‘직관’을 추구하는 Z세대가 몰린 것이다. 삼쩜삼의 인기에 위기감을 느낀 한국세무사회는 삼쩜삼 운영사를 세무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초고속 성장한 핀테크와 빅테크들은 모바일 생태계에 익숙한 Z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붙잡은 것이 ‘성공 방정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향후 Z세대가 경제 활동의 주류로 올라서면 ‘자이낸스(Zinance·Z세대+Finance)’를 선점한 금융사가 금융 산업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초고속 성장 공식…“Z세대 잡아라”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해 이용자가 많은 주요 금융 플랫폼 10곳의 의 가입자는 4월 말 현재 총 1억1421만 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대 이하 가입자가 34.1%로 가장 많고 이어 30대(26.7%), 40대(21.8%) 순이다. 출범 5주년을 앞둔 카카오뱅크 가입자는 1861만 명으로 1위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3269만 명)의 절반을 뛰어넘었다. 20대 이하 고객도 33.5%에 이른다. 신생 핀테크 플랫폼들은 Z세대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삼쩜삼(46.0%)을 비롯해 2019년 4월 나온 인공지능(AI) 자산관리 플랫폼 ‘핀트’(49.4%) 등은 20대 이하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모두 기존의 번거로운 금융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재밌고 쉽게 만든 플랫폼들이다. 회사원 이승규 씨(27)는 최근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가 추천한 카카오뱅크에서 전세대출 1억 원을 받기로 했다. 기존엔 은행 지점을 방문하거나 은행 앱을 일일이 깔아야 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할 수 있었지만 핀다에선 금융 이력만 제공하면 한눈에 은행별 조건을 확인해 최적의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지난해 게임회사에 입사한 김유라 씨(26)는 매일 오전 6시 반 기상 알람에 이어 7시 45분에 알람을 또 맞춰 놓는다. 토스뱅크 앱에 들어가 ‘이자받기’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다. 목돈 4000만 원 가량을 넣어둔 김 씨는 이자받기 서비스를 통해 매일 2000원 정도를 받는 게 ‘소확행’이다. 3월 중순 나온 토스뱅크 이자받기는 현재 100만 명 넘게 가입했고 20대 이하가 29.1%로 가장 많다. 이령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Z세대는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재미있는 금융 서비스를 찾는다”며 “자신의 재무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성향도 강하다”고 했다.○ 20대 36% “금융 앱 편리성, 직관성 먼저 따져” 이는 동아일보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자문해 ‘20대 금융생활’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20대의 86.9%는 스마트폰에 금융 앱을 깔고 사용했고 이 중 35.8%는 편리성과 직관성을 고려해 앱을 선택했다. 금융상품 혜택(13.1%)이나 기업 신뢰도(12.9%)를 따진다는 응답자는 이보다 적었다. 이번 설문은 SM C&C 설문 플랫폼 ‘틸리언프로’를 통해 만 20∼29세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Z세대는 결제, 송금 시장의 변화도 이끌고 있다. 결제 때 체크카드(41.7%), 신용카드(19.5%)를 쓰는 20대가 여전히 많았지만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선불충전금(17.4%)이나 후불결제(14.4%) 이용도 두드러졌다. 특히 ‘BNPL(Buy Now Pay Later)’이라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후불결제는 신용카드처럼 먼저 구매하고 나중에 돈을 내지만 일정 소득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어 Z세대에게 인기다. 대학원생 박모 씨(29)도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웠는데 지난해부터 후불결제를 쓰면서 일정 수준 외상이 가능해졌다.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했다. 20대는 송금, 이체 때도 모바일·인터넷뱅킹(53.3%)에 이어 간편송금 앱(26.2%)을 많이 썼다. 러시아 현지에 친척을 둔 백모 씨(28)는 “은행보다 간편하고 수수료도 싸 예전부터 해외송금 앱을 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금융 제재로 국내와 현지 은행 간 송금이 차단됐지만 앱을 통해 막힘없이 돈을 보낸다”고 했다.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디지털 친화적이고 자신만의 경험과 실리를 중요시하는 Z세대로 인해 금융과 일상생활이 결합한 플랫폼과 시공간 제약이 없는 서비스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전통 금융사도 이에 대응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편리함과 재미를 앞세운 핀테크 서비스가 Z세대의 과도한 대출을 부추기고 장기적인 재무 계획을 세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미와 쉬움을 강조하는 핀테크 특성상 20, 30대들이 눈앞의 수익이나 단기 투자에 매몰되거나 대출을 쉽게 생각해 향후 신용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삼성카드가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모’ 출시에 맞춰 모니모 전용 상품인 ‘모니모 카드’를 선보였다. 모니모 카드는 모니모 앱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디지털 전용 상품으로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가성비 높은 혜택을 제공한다. 기본 서비스에 더해 MZ세대의 생활 패턴에 맞춰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2개의 옵션을 제공하는 식이다. 옵션 서비스는 고객이 본인의 취향에 따라 카드 혜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첫 번째 옵션 서비스는 △온라인 패션, 오늘의집 30% 할인 △스타벅스 50%, 교보문고·스트리밍 30% 할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월 최대 1만 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옵션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몰 △편의점·다이소·올리브영 △해외 이용금액 중 고객이 선택한 영역에서 이용금액의 7%를 결제일에 할인받는 식이다. 할인 한도는 월 최대 5000원까지다. 기본 서비스로는 생활 필수 영역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중교통·택시 10% 할인과 배달앱 10% 할인 혜택을 각각 월 최대 5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요금, 아파트관리비를 정기결제하면 10%의 할인(월 최대 5000원)을 받을 수 있다. 기본 서비스 할인 혜택은 전달 이용금액이 30만 원 이상일 경우 제공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첫 번째 서비스인 모니모 출시에 맞춰 전용 상품인 모니모 카드를 내놨다”며 “MZ세대 고객에게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모니모 카드가 삼성카드의 대표 디지털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니모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 전용, 해외 겸용(마스터카드) 모두 1만 원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한국은행이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7, 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대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이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대폭 높였다. 이는 2008년 7월에 전망됐던 4.8%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금통위를 주재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보다는 물가 상방 위험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이창용 “당분간 물가 5%대”… 7, 8월 금리인상 시사 韓銀, 기준금리 두달 연속 올려 1.75%올해 물가 전망 4.5%로 큰폭 상향… 李총재 “내년 초까지 4%대 유지”4연속 금리인상-빅스텝 가능성 “연말 2.25~2.5% 기대 합리적”1인 이자부담 10개월새 年82만원↑ “앞으로 수 개월은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가능성이 확정적이다. 특히 국제 곡물가격 오름세가 유지되면 내년 초까지도 4%대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불과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올린 뒤 이같이 말했다. 고삐 풀린 물가를 잡기 위해 약 15년 만에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하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더 나아가 7, 8월까지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도 시사했다.○ “수개월은 물가 상승률 5%대”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제시했다. 당초 2월 전망한 3.1%에서 1.4%포인트나 올려 잡았다. 한은이 4%대 물가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2011년 7월(4.0%) 이후 10년 10개월 만이다. 이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물가 상승률이 된다. 이 총재는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99달러로 떨어지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정상화된다는 기본 가정하에 이 같은 물가를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예상보다 장기화한다면 물가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총재도 “국제유가가 내려가더라도 곡물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곡물가격은 한번 올라가면 상당히 오래 유지되고 식료품 등 생계물가에 직접 영향을 줘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미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3.3%)은 9년 7개월 만에 최고로 치솟아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 총재는 내년에도 상당 기간 4%대 물가 상승률이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3월 예측 때 인플레이션율이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부터 낮아지는 ‘상고하저’를 예상했지만 지금 추세를 보면 중반기를 넘어 피크(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7, 8월 연속 인상 배제하지 않아” 한은은 이 같은 물가에 대응해 향후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했다. 시장이 전망하는 연말 기준금리가 2.25∼2.50% 수준으로 올라간 데 대해 이 총재는 “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가 올라간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남은 4번의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최소 2, 3차례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또 “7,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특정 방식을 배제하지 않고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이 4, 5월에 이어 7, 8월에도 금리를 올리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셈이 된다.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우려 등을 고려하면 빅스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빅스텝을 언급했던 것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원론적 의미”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새 기준금리가 1.25%포인트나 뛰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4000원씩 늘어난다. 10개월 만에 이자 부담이 82만 원 늘어난 셈이다. 이미 최고 연 6%를 돌파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 원, 기업 부담은 2조7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위험엔 정부와 함께 정책 공조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하나은행이 만기 10년짜리 분할 상환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늘린 데 이어 초장기 대출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전문직 고객을 대상으로 한 분할 상환 방식의 신용대출 만기를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닥터클럽대출(골드), 로이어클럽대출, 수의사클럽대출, 전문직클럽대출 등 4개 상품이 해당된다. 이로써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이 10년 만기 신용대출 상품을 갖추게 됐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9일 가장 먼저 10년 만기 신용대출을 선보였고 신한, NH농협은행도 각각 이달 13일과 20일부터 신용대출 만기를 10년으로 늘렸다. 우리은행도 만기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매달 갚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전체 대출 기간이 길어져 총 이자액은 증가한다. 은행권은 최근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7월 DSR 규제가 강화되면 장기 분할 상환 대출을 찾는 고객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5대 시중은행이 일제히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33∼35년에서 40년으로 늘린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하나은행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을 대상으로 ‘하나 IRP로 행복 다∼가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이벤트는 △IRP 신규 가입금액 10만 원 이상, 자동이체 10만 원 이상을 1년 등록한 고객 △기존에 보유한 IRP 계좌에 퇴직금을 입금한 고객 △다른 금융사에서 하나은행으로 IRP 100만 원 이상을 이전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벤트 기간은 6월 30일까지이며, 7월 중 경품 추첨 및 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추첨을 통해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 720명에게 다양한 경품을 지급한다. 경품은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2장(55명), SK 주유권(55명), 배스킨라빈스 패밀리 교환권(55명),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하나금융그룹 통합 멤버십 포인트 5000하나머니(555명) 등이다. 이벤트 기간에 IRP 신규와 퇴직금 입금, 계약 이전을 완료한 고객은 별도의 응모 절차 없이 자동으로 이벤트 대상이 된다. 또 이벤트 대상 고객 가운데 생년월일에 숫자 5가 들어간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00하나머니(555명)를 추가 제공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어려웠던 고객들이 이번 이벤트를 통해 행복한 가정의 달을 보내길 바란다”고 했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하나은행 대표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와 인터넷뱅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하나은행은 IRP 고객들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ETF’를 최근 선보였다. 고객들이 퇴직연금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또 정기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만기 때 원금을 보존할 수 있는 퇴직연금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도 출시했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자산 운용 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회사원 윤모 씨(35)는 얼마 전 A카드사의 항공마일리지 카드를 새로 발급받았다. 여름 휴가철에 가족들과 일주일간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지했던 항공마일리지 카드를 3년 만에 다시 만든 것이다. 윤 씨는 해외결제 때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와 해외 여행자보험 등도 알아보고 있다.지난달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뒤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 금융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사들도 여행 관련 신상품을 내놓거나 이벤트를 진행하며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해외결제-마일리지 등 여행 특화 신용카드 ‘기지개’ 신용카드 포털 ‘카드고릴라’가 집계하는 4월 인기 카드 차트에서 우리카드의 ‘DA@카드의정석’이 1위에 올랐다. 2021년 9월부터 줄곧 선두를 지켜온 현대카드 ‘ZERO Edition2(할인형)’를 제치고 8개월 만에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우리카드의 ‘DA@카드의정석’은 전달 실적 조건 없이 면세점과 해외 이용금액에 대해 1.3% 청구할인 혜택을 준다. 여기에다 국내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다. 카드고릴라 측은 “연 2회 국내 공항 라운지 이용 혜택이 있어 최근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은 카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외면받았던 마일리지 카드도 상위권으로 복귀했다. 삼성카드의 대표적인 마일리지 카드인 ‘삼성카드&마일리지 플래티넘(스카이패스)’은 전달보다 순위가 4계단 상승해 10위에 올랐다. 지난달 삼성카드&마일리지 플래티넘의 발급 건수는 1년 전보다 334% 급증했다. 항공권과 면세점 할인 혜택을 가진 신한카드의 ‘The BEST-F’와 호텔 무료 숙박과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을 가진 KB국민카드의 ‘BeV V카드(포인트형)’의 순위는 한 달 새 26계단 뛰었다. 항공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주는 현대카드의 ‘대한항공카드 030’과 IBK기업은행의 ‘마일앤조이카드(대한항공)’도 각각 5계단, 9계단 올랐다. 카드사들은 여행 관련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달 26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에 특화된 ‘스카이패스 티타늄 카드’를 내놨다. 전달 실적 없이도 국내외 가맹점에서 이용하면 1000원당 기본 1마일이 쌓이는 등 월 최대 5000마일을 적립할 수 있다. 국민카드는 이달 말까지 ‘아고다’ 호텔 최대 17% 할인, ‘렌터카스닷컴’ 5% 할인 등 다양한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여행 관련 신상품 출시 및 혜택 강화” 하나카드는 16일부터 ‘스카이패스 아멕스 플래티늄’ 카드의 발급 채널을 하나은행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이 카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최근까지 하나카드와 대한항공 홈페이지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했다. 또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뉴욕 현대미술관, 강릉 아르떼뮤지엄 등 국내외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 입장권을 10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텐달러 서프라이즈 시즌2’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로 떠나기 위해 여행자보험을 드는 사람도 늘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4월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2만7767건으로 1년 전(8239건)에 비해 237% 늘었다. 이 중 80% 이상이 해외 여행자보험(2만2236건)으로 1년 전(4506건)의 5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해외 여행자보험은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현대해상의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은 ‘스마트’, ‘스탠다드’, ‘프리미엄’ 단계로 이뤄져 고객의 예산과 여행 계획에 따라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기본 보장 외에도 특약을 통해 여행에서 입은 질병이나 상해로 인한 국내 치료비, 여행 중 고가 물품 도난 및 파손에 따른 손해액 보상 등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는 해외여행 중 집에 강도나 도둑이 들어 발생한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여행 중 자택 도난손해(가재) 보장’ 특약을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에 마련했다. AXA손해보험은 최근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과 손잡고 새로운 여행자보험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AXA손보의 여행자보험은 합리적 보험료와 간편한 가입 과정이 특징이며 외국인도 쉽게 가입할 수 있다”며 “클룩의 판매 채널과 접목해 더욱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하나은행이 아파트만 가능했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대상을 연립빌라와 다세대주택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주택담보대출’은 본인 명의 휴대전화와 공동인증서만 있으면 대출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고 최종 실행까지 영업점 방문 없이 100%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전국 모든 아파트와 연립빌라, 다세대주택을 대상으로 최대 5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택 구입, 임차보증금 반환, 생활 자금 등 다양한 용도로 신청할 수 있으며 최저 금리는 17일 현재 연 3.346% 수준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금리 상승 여파로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급락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을 밑도는 보험사만 5곳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수시 점검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15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RBC는 179.7%로 지난해 말(222.3%)에 비해 42.6%포인트 하락했다. 10개 손해보험사의 평균 RBC는 181.3%로 20.0%포인트 떨어졌다. RBC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나타내는 비율로, 보험업법은 100% 넘게 유지하도록 규정하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최근 RBC가 급락한 것은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DGB생명(84.5%), 한화손해보험(122.8%), NH농협생명(131.5%), DB생명(139.1%), 흥국화재(146.7%) 등 5곳은 150%를 밑돌았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고피자’는 국내 최초로 1인용 화덕피자를 개발해 2017년 10월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혼자 먹기 어려운 피자를 1인용으로 만들어 판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였지만 가맹점을 늘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8년 6월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주최하는 스타트업 사업 설명회 ‘디데이’의 문을 두드렸다. 독창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1위를 차지했고 디캠프에서 1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캡스톤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이어졌다. 2019년 3월엔 디캠프가 글로벌 투자자를 모아 마련한 ‘특별 디데이’에서 또 한번 우승하며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에 진출했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33)는 “디캠프를 만난 뒤 연매출이 10배인 130억 원으로, 국내외 지점은 150개로 늘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최대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디캠프가 이달로 출범 10주년을 맞았다고 22일 밝혔다. 10년 동안 고피자, 삼쩜삼 등 3000곳 이상의 스타트업이 디캠프의 지원과 투자를 받아 28조 원이 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캠프는 국내 은행 등 19개 금융회사가 8450억 원을 출연해 조성한 국내 1호 민간 창업재단이다. 스타트업을 발굴해 직간접 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스타트업이 입주해 꿈을 펼칠 창업지원센터를 제공하며 다방면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디캠프의 대표 프로그램인 디데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스타트업 사업 설명회로 꼽힌다. 디캠프는 디데이를 통해 10년간 144개 스타트업을 발굴해 186억 원의 직접 투자와 5235억 원의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재원의 90%(7513억 원)는 은행권일자리펀드 등에 출자돼 스타트업 2868곳이 간접 투자 형태로 지원받았다.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등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들도 이를 거쳤다. 디캠프를 거친 스타트업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금 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43)는 “2015년 11월 디데이에서 우승한 뒤 입주 공간과 컨설팅 등을 제공받으며 사업 초기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했다. 2020년 출시된 삼쩜삼은 2년여 만에 11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지금은 유니콘으로 성장한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2014년 4월 디데이에서 우승한 뒤 급성장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 팀은 10년간 디캠프가 직간접 투자와 후속 투자 등으로 창출한 생산·부가가치 유발 효과 등 경제적 가치가 28조181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한 고용 창출 효과도 10만 명이 넘는다. 디캠프는 향후 직접 투자를 강화하고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박 교수는 “한국 벤처산업 투자액의 연평균 성장률(14%)을 고려하면 향후 10년간 디캠프가 만들어낼 경제적 가치는 68조693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58)는 최근 2년간 은행 영업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 업무 대부분을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처리한 것이다. 올 들어선 식당이나 마트에서 결제할 때도 신용카드 대신 네이버페이를 자주 쓰고 있다. 경제력이 있는 50, 60대는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금융 채널을 활발히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핀테크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뉴시니어가 원하는 금융’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금융자산을 1억 원 이상 보유한 만 51∼65세를 ‘뉴시니어’로 정의하고 이들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시니어의 83.3%는 계좌이체, 주식 매매 등 금융거래를 할 때 뱅킹 앱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모바일 채널을 이용했다(복수 응답). 인터넷뱅킹,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웹 채널을 쓴다는 응답도 75.8%였다. 영업점을 이용하는 사람(49.3%)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여전히 시니어의 절반 가까이는 금융회사 지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78%는 은행 영업점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다고 답했다. 상품 해지(30.8%)나 대출 상담(20.1%), 고액 이체(17.8%) 등이 꼽혔다. 연구소는 “영업점은 디지털 채널보다 일상적 활용도가 낮지만 뉴시니어에게 여전히 중요한 채널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뉴시니어들은 최신 금융 트렌드를 따라가는 속도도 빨랐다. 응답자 64%는 최근 1년간 새로운 금융회사와 거래한 경험이 있었다. 일부 증권사(9.7%)와 저축은행(5.5%) 등을 제외하곤 빅테크와 핀테크에서 신규 거래를 했다. 토스(6.5%)를 새로 이용한 시니어가 가장 많았고 토스뱅크(5.8%), 카카오페이(5.4%), 카카오뱅크(4.6%), 네이버페이(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을 이용한 이유로는 ‘앱이 편리해서’(38.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 수익이 우수해서’(23.0%), ‘신규 서비스나 기능이 좋아서’(22.5%) 등이 많이 꼽혔다. 단순 수익률보다 편리성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뜻이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절반 이상이 ‘원금 보장’(55.7%)과 ‘정기적인 수익 발생’(55.3%)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했다. 반면 ‘수익성’(39.7%)을 먼저 고려한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금화, 인출 용이성’을 우선 생각한다는 응답은 34.5%였다. 은퇴 전후로 소득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뉴시니어는 디지털 금융에 큰 거부감 없이 적응하고 경제적 혜택보다는 편리성과 신규 서비스 등을 우선시한다”며 “대면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도 여전히 갖고 있어 이러한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58)는 최근 2년간 은행 영업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 업무 대부분을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처리한 것이다. 올 들어선 식당이나 마트에서 결제할 때도 신용카드 대신 네이버페이를 자주 쓰고 있다. 경제력이 있는 50, 60대는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금융 채널을 활발히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핀테크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뉴시니어가 원하는 금융’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금융자산을 1억 원 이상 보유한 만 51~65세를 ‘뉴시니어’로 정의하고 이들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시니어의 83.3%는 계좌이체, 주식 매매 등 금융거래를 할 때 뱅킹 앱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모바일 채널을 이용했다.(복수 응답) 인터넷뱅킹,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웹 채널을 쓴다는 응답도 75.8%였다. 영업점을 이용하는 사람(49.3%)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여전히 시니어의 절반 가까이는 금융회사 지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78%는 은행 영업점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다고 답했다. 상품 해지(30.8%)나 대출 상담(20.1%), 고액 이체(17.8%) 등이 꼽혔다. 연구소는 “영업점은 디지털 채널보다 일상적 활용도가 낮지만 뉴시니어에게 여전히 중요한 채널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뉴시니어들은 최신 금융 트렌드를 따라가는 속도도 빨랐다. 응답자 64%는 최근 1년간 새로운 금융회사와 거래한 경험이 있었다. 일부 증권사(9.7%)와 저축은행(5.5%) 등을 제외하곤 빅테크와 핀테크와 신규 거래를 했다. 토스(6.5%)를 새로 이용한 시니어가 가장 많았고 토스뱅크(5.8%) 카카오페이(5.4%) 카카오뱅크(4.6%) 네이버페이(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을 이용한 이유로는 ‘앱이 편리해서’(38.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 수익이 우수해서’(23.0%), ‘신규 서비스나 기능이 좋아서’(22.5%) 등이 많이 꼽혔다. 단순 수익률보다 편리성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뜻이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절반 이상이 ‘원금 보장(55.7%)’과 ‘정기적인 수익 발생(55.3%)’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했다. 반면 ‘수익성’(39.7%)을 먼저 고려한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금화, 인출 용이성’을 우선 생각한다는 응답은 34.5%였다. 은퇴 전후로 소득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뉴시니어는 디지털 금융에 큰 거부감 없이 적응하고 경제적 혜택보다는 편리성과 신규 서비스 등을 우선시 여긴다”며 “대면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도 여전히 갖고 있어 이러한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회사원 최모 씨(31)는 4년 만에 해외 여행자보험에 다시 가입했다. 다음 달 친구들과 2주간의 유럽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지했던 항공마일리지 카드도 다시 알아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뒤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 금융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보복소비’ ‘보복외출’이 늘면서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의 카드 매출도 2∼3배로 급증하고 있다.○ 해외여행 관련 금융 상품 ‘기지개’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4월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2만7767건으로 1년 전(8239건)에 비해 237% 늘었다. 이 중 80% 이상이 해외 여행자보험(2만2236건)으로 1년 전(4506건)의 5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면했던 항공마일리지, 해외 결제 등 해외여행 특화 신용카드를 다시 발급받는 사람도 많아졌다. 4월 삼성카드의 항공마일리지 특화 카드인 ‘삼성카드&마일리지 플래티넘’의 발급 건수는 1년 전보다 334% 폭증했다. 3∼4월 신한카드의 항공마일리지 카드 발급 건수도 1년 전에 비해 15.4% 늘었다. 신용카드 포털 ‘카드고릴라’가 집계하는 4월 인기 카드 차트에서도 ‘신한 The BEST-F’, ‘KB BeV V카드’ 등 항공·여행 관련 혜택을 가진 카드의 순위가 26계단 뛰었다. 보험, 카드 등 금융사들도 여행 관련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AXA손해보험은 최근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과 손잡고 새로운 여행자보험을 개발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16일부터 ‘하나 스카이패스 아멕스 플래티늄’ 카드의 발급 채널을 하나은행 영업점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 등 금융사들도 신상품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여행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영업제한 해제 후 이태원, 대학가 매출 급증영업 시간 및 인원 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서울 시내 주요 상권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영업 제한이 해제된 뒤 음식점, 노래방 등 17개 업종의 오후 6시 이후 카드 매출액은 60% 급증했다. 카드 매출 건수도 44% 늘었다. 이는 오후 9시까지 영업이 제한됐던 2월 18일 이전 두 달간과 영업 제한이 완전히 풀린 지난달 18일 이후를 비교한 결과다. 서울 행정동 가운데 카드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용산구 이태원동이었다. 이태원동의 매출액은 영업제한 해제 이후 180% 급증했다. 이태원동에서 늘어난 카드 매출(건수 기준)의 88%를 20, 30대가 결제했다. 강북구 우이동(117%), 용산구 보광동(106%), 중구 을지로동(103%), 중구 필동(100%) 등도 매출액이 100% 이상 늘었다. 등산 같은 야외 모임이나 직장인 회식이 많은 대표 지역들이다. 대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을 끝내고 캠퍼스로 돌아오면서 대학가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성북구 안암동(고려대), 광진구 화양동(건국대), 동작구 흑석동(중앙대) 등의 카드 매출액은 모두 영업제한 해제 직전의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권 가계대출의 36%가 연 4% 이상의 이자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대출 금리가 뛰면서 3개월 새 이 비중이 갑절로 늘었다. 금리가 치솟고 있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의 36.1%는 금리가 연 4%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8.3%)과 비교해 2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금리가 연 5%를 웃도는 가계대출도 9.4%로 지난해 말(6.7%)보다 늘었다. 금리가 연 3∼4%인 대출이 48.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금리가 3% 미만인 대출은 15.7%로 지난해 말(25.0%)에 비해 급감했다. 2020년 8월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89%가 3% 미만 금리로 지급됐던 걸 감안하면 2∼3%대가 표준이었던 대출 금리가 2년여 만에 4%대로 뛴 것이다. 금리 상승세가 뚜렷해졌지만 여전히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금융소비자가 많았다. 3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0%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3월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도 80.5%가 변동금리였다. 이는 시장금리의 영향이 즉각 반영되는 고정금리가 현재 변동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기 때문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13일 현재 연 4.28∼6.59%로, 변동금리(연 3.42∼5.092%)에 비해 상단이 1.498%포인트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 차이가 부담스러워 변동금리로 대출받더라도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봐가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정부가 7월로 예정된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조치를 그대로 시행할 방침이다. 이미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풀기로 한 가운데 DSR 규제까지 손댈 경우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는 7월부터 ‘개인별 DSR 40%’ 규제 대상을 총 대출액 1억 원 초과로 강화하는 조치를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는 총 대출액 2억 원을 초과하면 은행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제2금융권은 50%)를 넘을 수 없다. 새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DSR 규제가 완화되거나 7월 강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LTV와 더불어 DSR까지 완화하면 가계대출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DSR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DSR 규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LTV는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 대신 정부는 DSR를 산정할 때 청년층의 미래 소득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DSR의 소득 계산 방식을 바꾸고 은행들이 ‘장래 소득 인정기준’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DSR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30대 등 주택 구매 수요가 큰 청년층의 대출 한도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30, 40대 295만5000명이 주택담보대출 439조5318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53%를 차지하는 규모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은행권 가계대출의 36%가 연 4% 이상의 이자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대출 금리가 뛰면서 3개월 새 이 비중이 갑절로 늘었다. 금리가 치솟고 있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의 36.1%는 금리가 연 4%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8.3%)과 비교해 2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금리가 연 5%를 웃도는 가계대출도 9.4%로 지난해 말(6.7%)보다 늘었다. 금리가 연 3~4%대인 대출이 48.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금리가 3% 미만인 대출은 15.7%로 지난해 말(25.0%)에 비해 급감했다. 2020년 8월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89%가 3% 미만 금리로 지급됐던 걸 감안하면 2~3%대가 표준이었던 대출 금리가 2년여 만에 4%대로 뛴 것이다. 금리 상승세가 뚜렷해졌지만 여전히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금융소비자가 많았다. 3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0%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3월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도 80.5%가 변동금리였다. 이는 시장금리의 영향이 즉각 반영되는 고정금리가 현재 변동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기 때문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13일 현재 연 4.28~6.59%로, 변동금리(연 3.42~5.092%)에 비해 상단이 1.498%포인트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 차이가 부담스러워 변동금리로 대출받더라도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봐가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정부가 7월로 예정된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조치를 그대로 시행할 방침이다. 이미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풀기로 한 가운데 DSR 규제까지 손댈 경우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는 7월부터 ‘개인별 DSR 40%’ 규제 대상을 총 대출액 1억 원 초과로 강화하는 조치를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는 총 대출액 2억 원을 초과하면 은행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제2금융권은 50%)를 넘을 수 없다. 새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DSR 규제가 완화되거나 7월 강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LTV와 더불어 DSR까지 완화하면 가계대출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DSR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DSR 규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LTV는 완화해야한다”고 했다. 그 대신 정부는 DSR를 산정할 때 청년층의 미래 소득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DSR의 소득 계산 방식을 바꾸고 은행들이 ‘장래 소득 인정기준’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DSR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30대 등 주택 구매 수요가 큰 청년층의 대출 한도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30, 40대 295만5000명이 주택담보대출 439조5318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53%를 차지하는 규모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하나금융그룹이 1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하나드림타운에 중소기업 직원 자녀와 함께 이용하는 ‘청라 상생형 하나금융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어린이집은 연면적 3960㎡(1200평)에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다. 하나금융은 2018년부터 어린이집 100곳을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이 58번째로 하나금융과 청라에 있는 중소기업 직원 자녀들이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저출산과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의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하나금융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손해보험사에 이어 중소형 손보사들도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올렸다. 최근 유가 급등으로 기름값 부담이 커진 가운데 차보험료도 올라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현재까지 6개 손보사가 영업용 차보험료를 인상했다. 지난달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영업용 차보험료를 3% 올렸고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은 각각 2.2%, 4.5% 인상했다. 이달 들어서는 한화손해보험이 4.5%, 흥국화재가 1.8% 인상했다. 영업용 차량에는 렌터카, 배달 차량, 일부 택시와 화물차 등이 포함된다.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자가용 운행이 줄면서 개인용 차보험료는 인하됐지만 영업용은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오히려 악화돼 보험료를 인상하게 됐다. 앞서 6개 손보사는 개인용 차보험료를 1.2∼1.4% 인하한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손해율이 개선된 개인용과 달리 영업용은 배달, 운송 수요 증가로 사고가 오히려 늘었다”며 “대형 손보사들이 개인용 차보험료를 먼저 내리고 영업용은 올린 만큼 중소형사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보험료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갈수록 교묘해지는 보험사기를 인공지능(AI)이 잡는다. 방대한 보험 청구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이 찾지 못하는 보험사기 정황을 밝혀낸다. 보험사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AI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에 대해 알아봤다.》보험사기 잡아내는 ‘AI 조사관’2020년 7월 7일 오후 4시 30분. 대구 동구 주택가 골목길에서 후진하던 차량이 지나가던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운전자 A 씨(29)는 보험사인 현대해상에 연락해 “후진 중에 오토바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사고를 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운전자 B 씨(33)가 부상을 당한 데다 오토바이도 크게 파손돼 대인 및 대물 보상 처리가 필요한 사안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사고 담당 조사관들에게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고의 사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공지능(AI)이 보낸 경고 알림이었다. AI 기반의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 ‘Hi-FDS’가 A 씨와 B 씨를 ‘고의 사고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알려온 것이다. AI는 두 사람의 사고 이력을 분석해 2015년 6월 대구 달성군에서 발생한 자동차 사고 때 이들이 같은 차에 타고 있던 지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AI는 두 사람이 연루된 자동차 사고를 전부 찾아내 사회연결망분석(SNA)에 나섰다. B 씨와 접촉 사고가 났던 C 씨(33)가 몇 달 뒤 A 씨와 함께 차량에 타고 있다가 사고가 난 것을 파악했다. 이런 식으로 연결된 사람은 9명이었다. 현대해상은 대구강북경찰서에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9명이 고의로 일으킨 자동차 사고만 8건, 이들이 현대해상에서 타낸 보험금은 1700만 원이었다. 결국 이 일당은 대구지방법원에 기소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으로 지난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갈수록 지능화, 조직화되고 있는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AI를 앞세운 디지털 탐지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연간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사람이 10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보험사기를 적발하고 미리 예측하는 ‘AI 조사관’이 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AI는 보험사기 걸러내는 고성능 깔때기”최근 보험사들이 앞다퉈 도입한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은 ‘AI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에 발생한 보험사기 적발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AI가 보험사기의 특징을 유형별로 분석하고 새로운 사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자동으로 탐지해 사기 위험도를 판단하는 식이다. 현대해상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Hi-FDS’를 2020년 7월 도입했다. 전날 발생한 모든 자동차 사고 데이터를 매일 새벽 시스템에 입력하면 AI가 각 사건의 보험사기 가능성을 분석한 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건을 현장 조사관들에게 알려준다. 현장 조사관들은 AI가 작성한 분석 리포트를 바탕으로 실제 조사에 착수한다. 현대해상의 AI 탐지 시스템은 지난해에만 540건의 보험사기를 적발했다. 적발 금액은 33억2000만 원에 이른다. AI 시스템으로 절감된 비용까지 감안하면 AI가 사실상 33억 원 이상의 이익을 가져다준 셈이다. 이상훈 현대해상 보험조사부장은 “AI는 보험사기를 걸러내는 ‘고성능 깔때기’”라며 “기존 보험사기 조사는 현장 조사관들의 ‘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AI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기 위험도를 예측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조사 시스템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내부 제보 대신 AI가 조직적 사기 잡아내”DB손해보험은 데이터 분석 기업인 SAS코리아 등과 손잡고 AI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 ‘DB-T’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보험뿐만 아니라 장기 보장성보험과 관련된 보험사기를 찾아내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백내장 과잉 진료 같은 보험사기는 보험모집인 등 브로커가 조직적으로 개입된 사례가 많아 이들의 연결성을 찾아내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부산에 있는 D안과병원에 최근 3년간 17억 원이 넘는 보험금이 지급됐다. 이 병원은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들의 진료 비율이 76%를 넘었다. DB-T는 이 병원에 서울,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50, 6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다는 게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했다. 치료비가 다른 안과들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는 점도 감지했다.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DB손해보험 보상기획파트는 AI를 활용해 이 병원이 특정 보험모집인과 연관돼 있는지 파악했다. 다른 지역의 보험모집인이 브로커로 활동하며 해당 지역 고객들을 불법으로 알선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AI가 D병원 환자들의 정보를 SNA를 통해 연결하자 2명의 특정인이 도출됐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는 보험모집인 2명이었다. 두 사람이 수도권 고객들을 모아 D병원으로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신배식 DB손해보험 보상기획파트장은 “브로커가 병원에서 보상을 받고 환자를 불법 유치한 전형적인 보험사기”라며 “과거에는 내부자 제보가 아니면 조직적인 보험사기를 알아낼 수 없었지만 이제 AI를 이용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피 공모’(가해자와 피해자가 공모해 고의로 자동차 사고를 내는 것) 같은 조직적 사기를 찾아내는 데 AI 사회연결망분석은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 DB손보는 최근 경기, 충청 지역의 견인업체와 정비회사, 부품회사 등이 공모한 대규모 보험사기를 적발했다. 발단은 경기 지역에 있는 E견인업체가 사기를 많이 친다는 제보였다. 제보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E견인업체와 연결된 회사들을 AI 사회연결망분석으로 분석하다 보니 충청 지역의 F정비회사가 튀어나왔다. E견인업체가 멀리 떨어진 이 정비회사를 유난히 많이 찾았고, 업체들끼리 짜고 수리비 등을 부풀린 정황도 포착됐다. DB손보는 “사고 처리 과정에 개입한 업체들이 많아 개별 지급 건만 봐서는 보험사기로 의심하기 어렵다”며 “AI 분석을 통해 극적으로 적발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 보험사기 가담자 연 10만 명 육박, “AI 활용 필수적”AI를 활용한 보험사기 대응은 보험업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20년부터 ‘K-FDS’라는 AI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의료기관 5만5000곳의 진료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휴진일 허위 수술 등 보험사기 의심 사례를 자동으로 적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K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도 올해부터 자체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에 AI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 같은 보험사들의 움직임은 갈수록 진화하는 보험사기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9만7629명으로 집계됐다. 적발 금액은 9434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적발 인원은 10만 명, 적발 금액은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원, 정비업체 등 보험 유관기관 종사자들과 20대 청년층의 보험사기 가담이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병원이나 정비업체들이 브로커를 고용해 조직적으로 고객을 모으고 서류 위조로 현장 조사관들의 탐지망을 피해가는 등 지능화되고 조직화된 보험범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대의 보험사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고의 사고 가담자들을 모집하고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응하는 사례가 많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하루 수백만 건의 보험금 청구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AI를 활용한 보험사기 탐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AI가 보험금 심사, 지급 과정의 속도를 높이고 보험금 누수를 줄인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신호위반-급가속 많이 했군요, 보험료 더 내세요” 보험업계 AI 활용 전방위 확산카메라로 운전습관 따져 점수화‘BBI 차보험’ 하반기 본격 판매운동자세 교정해주는 앱도 나와 보험사들은 보험사기 탐지 외에도 상품 판매, 보험금 지급심사, 위험 관리 등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AI 기술로 운전습관을 분석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BBI(Behavior-Based Insurance)’ 자동차보험을 비롯해 AI가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헬스케어 플랫폼 등 혁신 서비스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대형 보험사는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스타트업과 손잡고 AI 기반의 BBI 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도 올 하반기(7∼12월) 출시를 목표로 BBI 보험을 개발하고 있다. BBI 보험은 차량 내 카메라와 센서 등을 통해 수집한 운전습관을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새로운 개념의 차보험이다. AI가 신호 위반, 차로 이탈, 급가속, 급제동 횟수 등의 정보를 수집해 ‘안전점수’를 산출한 뒤 점수가 높으면 보험료를 깎아주고 낮으면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식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주행거리, 주행시간 등의 정보를 수집해 보험료를 정하는 ‘UBI(Usage-Based Insurance)’ 보험에서 한발 더 진화한 것이다. 해외에선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기업들이 BBI 보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자사 차량에 달린 영상 인식 센서를 이용한 BBI 보험을 미국 텍사스주에서 처음 선보여 보험료를 최대 60%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AI를 활용해 보험료와 보험금을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고, 고객들은 안전운전 습관을 기르면서 보험료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AI는 보험업계의 미래 신산업으로 꼽히는 헬스케어 서비스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AI가 고객의 건강 정보와 운동 자세 등을 분석해 질병을 예측하고 건강관리를 돕는 방식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AI가 스마트 모션 인식을 통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교정해주는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더 헬스’를 선보였다. 신한라이프는 앞서 지난해 AI 홈트레이닝 서비스 ‘하우핏’을 내놓고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상품 판매나 고객 응대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데도 AI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판매 일선에서 보험설계사가 도맡았던 보장 분석이나 설계 업무를 AI가 분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가진 AI가 보장 공백, 중복 보장 등을 분석할 경우 맞춤형 상품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을 지금보다 80% 이상 단축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AI는 챗봇을 이용한 상담, 보험금 청구 등 단순한 단계부터 가격 산출, 보험금 지급 심사 등 보험사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단계까지 보험 가치사슬 전반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