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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게임 체인저 기술인 인공지능(AI)·반도체, 첨단 바이오, 퀀텀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2030년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글로벌 3대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 과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2024 과학기술·정보통신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기념식에서는 국가 과학기술·정보통신 유공자 157명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과학기술진흥 부문에서 과학기술 창조장(1등급)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38년간 근무하며 최첨단 고분자인 폴리이미드 수지의 상업화를 이끌어낸 이미혜 화학연 명예연구원이 수상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미국 에너지부와 협력해 ‘핵 비확산’ 기술을 강화한 연구용 원자로를 개발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이창윤 제1차관이 질 흐루비 미국 에너지부 핵안보 차관 겸 국립핵안보청(NNSA) 청장을 만나 핵 확산 저항성 최적화 사업 ‘프로-X’ 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구용 원자로가 핵무기 등 다른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해당 협력의 목표다. 한국에서 수출국이 요구하는 성능에 맞게 설계 변경이 가능한 연구용 원자로 파일럿 모델을 설계하면, 미국 국립연구소가 핵 확산 저항성 관점에서 검토해 공동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세계적으로 핵무기 확산 방지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협력이 수출용 원자로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의 연구기관 간 협력도 추진한다. 지난해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으로, 첨단 분야의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산하 정부출연연구소와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3개 국립연구소(로런스리버모어, 로스앨러모스, 샌디아 국립연구소), 일본 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 및 인력 교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이번 주 내 체결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법으로 인해 미국의 의약품 부족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지난달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다. 특히 기술 유출이 우려되는 중국 바이오 기업 4곳(우시앱텍, 베이징게놈연구소, MGI, 컴플리트 제노믹스)도 적시했다. 미국의 타깃이 된 중국의 우시앱텍과 그 계열사인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주요 의약품 생산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다. 이 중에는 항암제 등 빠른 수급이 필요한 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생물보안법으로 우시앱텍 등에서 의약품을 조달받지 못하면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20여 년 만에 최악의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경험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병원약사회 자료를 인용해 1분기(1∼3월) 미국에서 총 323종의 약물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약의 재료가 되는 ‘원료 의약품’이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 인도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공장 가동을 멈췄던 중국, 인도 기업들이 아직도 제대로 원료 의약품을 생산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물보안법까지 제정되면 중국으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기는 더 어려워진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과 애브비가 함께 판매하는 백혈병 치료제 ‘임브루비카’, GSK의 자궁내막암 치료제 ‘젬펄리’, 낭포성섬유증 치료제 ‘트라이카프타’ 등도 우시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낭포성섬유증은 체내에 점액이 너무 많이 생산돼 폐를 막는 유전 질환으로, 미국에만 4만여 명의 환자가 있다. 치료제가 많지 않아 미국 환자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가 타는 것은 환자뿐만이 아니다. 미국 바이오 전문 매체 바이오센추리가 1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의약품 생산에 있어 중국 기업을 대체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사이언스가 노용갑(65) 전 한미약품 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했다고 19일 밝혔다. 한미의 경영권 분쟁 직전에 부회장으로 선임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함께 2인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노 부회장은 한국MSD에서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다 2005년 한미약품에 영입됐다. 이후 2006년에는 한미메디케어 대표이사,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한미약품 영업·마케팅 부문 사장을 지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한미사이언스 고문으로 활동했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한미사이언스의 첫 임원 영입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임원진 ‘물갈이’가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임종윤 사내이사는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한미그룹을 떠난 임원들을 다시 불러 모으겠다”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임종윤 형제측 관계자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앞으로 임원 영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임 형제가 언급한 올드 멤버들은 주로 연구개발(R&D) 분야의 전문가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미에 몸담았던 임원들도 현재는 자기 사업체나 다른 기업에 중책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영입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R&D 분야에서 임원 영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공지능(AI) 발전의 제약은 변압기 공급과 전력 확보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글로벌 빅테크 간 생성형 AI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AI가 사용하는 엄청난 양의 전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전기 먹는 하마’인 AI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로 양자 인공지능(QAI)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양자 학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AI가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양자컴퓨터 개발 기업인 사이퀀텀에서 양자컴퓨터 설계자로 일하던 벤 바틀릿 박사를 영입했다. 외신들은 오픈AI가 이번 영입을 시작으로 양자 전문가들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계에서는 이런 오픈AI의 움직임에 대해 본격적으로 양자 AI를 연구하고 궁극적으로 서비스에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오픈AI는 AI 반도체 등 AI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편을 고심 중이다. 양자 AI는 양자컴퓨터와 AI를 결합해 양자컴퓨터로 AI를 학습하거나 효율적인 연산 처리가 가능한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분야다. 이론적으로 양자 AI는 기존 컴퓨터 대비 100만분의 1 수준의 에너지만 사용한다. 이준구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양자컴퓨터에서는 큐비트(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 1개만 추가하면 계산 용량을 2배 늘릴 수 있다”며 “양자는 물리적인 최소한의 에너지 상태를 가지고 계산을 하기 때문에 AI 서비스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오픈AI가 챗GPT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드는 전기 비용 및 서버 운영비는 1년에 약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은 수년 전부터 양자 AI를 연구해 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양자 AI와 관련한 특허 출원 건수는 410만 건에 이른다. 기업 중에는 구글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으며 IBM과 캐나다의 디웨이브가 뒤를 이었다. 당초 AI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연구를 시작했지만, 최근 전력 문제가 불거지며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관련 서비스도 출시한 상황이다. 양자컴퓨터가 없어도 양자 AI 알고리즘을 쉽게 설계하도록 돕는 플랫폼 서비스다. 구글은 2020년 ‘텐서플로 퀀텀’을,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애저 퀀텀 코파일럿’을 출시했다. 국내에서도 양자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이준구 교수가 창업한 큐노바는 신소재 설계에 특화된 양자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향후에는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서비스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다른 국내 스타트업인 퀀텀인텔리전스는 파생상품의 흐름을 예측하는 양자 AI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파생상품의 예측 모델은 워낙 많은 데이터 및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자 AI의 잠재력이 큰 분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항공우주연구원 345명이 항우연에 연구수당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법원에서 연구수당을 임금이라고 인정한 만큼 그간 퇴직금 산정 시 제외돼 있던 연구수당에 대한 퇴직금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연구자들이 승소할 경우 항우연은 최소 5억 원 이상의 퇴직금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과기노조) 항우연지부는 17일 항우연 연구원 345명이 항우연을 상대로 퇴직금 및 퇴직연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에는 재직 중인 약 900명의 연구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340명과 퇴직한 연구원 일부가 참여했다.항우연지부는 “연구수당이 퇴직금 및 퇴직연금에 산입돼야 한다”며 “재직 중에 지급받은 연구수당에 근로소득세를 과세하면서 임금으로 취급받지 않는 것이 부당하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원고측은 우선 1인당 150만 원을 청구했으나, 실제 청구할 퇴직금·퇴직연금 차액은 평균 10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연구원들이 승소할 시 항우연이 지급해야 할 퇴직금 차액은 최소 5억 원이다.이번 소송은 지난해 11월 대전지방법원이 국내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지급되는 연구수당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앞선 소송에 참여한 다누리 개발 연구원들은 2019년 다누리 개발이 설계 문제로 중단된 5개월간 항우연이 연구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2020년 4월 항우연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이 기간에도 관련 연구를 수행했기 때문에 연구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대전지방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연구원측의 손을 들었다. 이어 2심에서는 연구수당이 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오며 이번 집단 소송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항우연은 앞선 판결에 불복해 지난해 12월 대법원에 상고하고, 대형 로펌을 고용하는 등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1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미지급된) 연구 수당을 주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걸 임금으로 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연구직은 모두 연구 수당을 받는데 이걸 임금으로 보면 퇴직금 등이 감당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에 대한 항우연의 입장 역시 동일하다. 항우연 관계자는 “앞선 소송이 대법원 심리 진행 중으로 대법원 판결을 지켜봐야 한다”며 “연구수당의 퇴직금 산입과 관련한 인건비 재원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어 “만약 연구수당에 대한 퇴직금 산입이 인정된다면 다른 정부출연연구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개청을 한 달여 앞둔 우주항공청 공무원 모집에 외국인(복수국적자 포함) 지원자 수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경남 사천이라는 지리적 요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은 15일 마감한 우주항공청 프로그램장(과장급) 이상의 간부급 18개 직위에 212명이 지원해 11.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16일 밝혔다. 지원자 가운데 외국인은 10명으로 4.7%에 그쳤다. 과장급보다 낮은 선임연구원 이하 직위에는 총 807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외국인 지원자는 28명(3.5%)에 불과했다. 정부는 국내의 부족한 우주 항공 업계 인재 풀을 보완하고 우주항공청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연구자를 적극적으로 임용할 계획이었다. 조성경 전 과기정통부 1차관까지 나서 유럽과 미국을 방문해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외국인 지원자 비율을 20∼30% 정도로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우주 업계 전문가는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경남 사천의 지리적 여건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당장 개청 이후 하반기(7∼12월) 임용에서 외국인이 얼마나 지원할지 의문”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화면을 쭉 늘려도 화질이 그대로 유지되는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기술을 개발했다. 디스플레이를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자유 형상 디스플레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의 현택환 단장, 김대형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UNIST, DGIST와 협력해 늘리고 비틀어도 성능이 유지되는 ‘스트레처블’ QLED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15일자에 발표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롤러블을 넘어 신축성을 가진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기존에 개발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늘리거나 줄일 때 빛이 나는 발광부를 제외한 배선부만 느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화면을 늘리면 면적만 늘게 돼 화질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IBS 연구진은 배선부와 발광층이 모두 늘어나 화질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적색, 녹색, 청색의 퀀텀닷과 탄성을 가진 고분자 등의 물질을 균일하게 섞은 용액을 제작했다. 이후 이 용액을 4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두께의 균일한 발광층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한 소자는 양 옆으로 쭉 늘려도 기계적 손상이나 발광 성능이 저하되지 않았다. 또 최대 1.5배까지 늘려도 소자 내 퀀텀닷 간의 거리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즉 이 소자로 20인치 QLED TV를 만든다면 30인치까지 잡아당겨도 동일한 발광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 부연구단장은 “자동차 내부 곡면과 같이 기존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기 어려운 곳에 우리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과 중국 공동 연구팀이 걷기만 하면 오염수가 식수로 정화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매년 오염된 식수로 8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개발도상국의 공중 보건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상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중국 런민대·칭화대 국제 공동 연구팀이 물에서 사는 수인성 병원균을 제거하는 휴대용 장치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장치는 걸어다니면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이용해 물통 속에 있는 병원균을 제거한다. 정전기로 전기장을 만들면 병원균의 세포막 주변에 압력이 발생한다. 이 압력으로 인해 세포막에 구멍이 뚫리면서 균이 사멸하는 원리다. 전기장의 크기가 클수록 균을 쉽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진은 휴대용 물병에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의 얇은 금속 선(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을 설치했다. 연구진이 실제로 휴대용 물병을 들고 걸어본 결과 10분만 걸어도 99.9999%의 병원체가 사멸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보행으로 얻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병원균을 직접 소독하는 기술은 안전한 식수를 제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워터’ 12일자에 게재됐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이 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 3차원 지도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3차원 지도의 범위를 넓혀가며 아직 비밀에 싸여 있는 암흑에너지를 비롯해 우주의 기원까지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15일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를 이용해 제작한 3차원 우주 지도를 공개했다. 1주년을 맞은 이 공동 프로젝트에는 11개 나라 70개 기관의 연구자 9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장비는 미국 애리조나주 키트피크 산꼭대기에 있으며 먼 은하에서 오는 빛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암흑에너지는 현재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질로 우주의 팽창 속도를 점점 빠르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암흑에너지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성질을 갖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먼 은하의 위치를 최대한 많이 관측해 우주의 물질 분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난 1년간 지구로부터 최대 110억 광년 떨어진 은하와 퀘이사의 빛을 관측해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했는지를 오차범위 0.5% 내로 측정했다. 지금부터 80억∼110억 년 전 사이의 초기 우주 역사를 1% 오차 이내로 정확하게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형목 중력파우주연구단 단장은 “이번 결과는 초기 우주의 역사를 가장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이 참여하는 국제공동 연구팀이 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 3차원 지도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3차원 지도의 범위를 넓혀가며 아직 비밀에 쌓여있는 암흑에너지를 비롯해 우주의 기원까지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15일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를 이용해 제작한 3차원 우주 지도를 공개했다. 1주년을 맞은 이 공동 프로젝트에는 11개 나라 70개 기관의 연구자 9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장비는 미국 애리조나 주 키트피크 산꼭대기에 있으며 먼 은하에서 오는 빛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암흑에너지는 현재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질로 우주의 팽창 속도를 점점 빠르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암흑에너지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성질을 갖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먼 은하의 위치를 최대한 많이 관측해 우주의 물질 분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난 1년간 지구로부터 최대 110억 광년 떨어진 은하와 퀘이사의 빛을 관측해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했는지를 오차 범위 0.5% 내로 측정했다. 지금부터 80억~110억 년 전 사이의 초기 우주 역사를 1% 오차 이내로 정확하게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향후 총 300만 개의 퀘이사와 3700만 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우주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이형목 중력파우주연구단 단장은 “이번 결과는 초기 우주의 역사를 가장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리가 (과학연구) 협력국으로 한국을 선정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여러 평가지표로 봤을 때 한국은 단연코 최상위 국가다.” 11일 한국을 찾은 패트릭 크래머 막스플랑크위원회(MPG) 회장은 연세대 백양누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과학연구 분야 최고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크래머 회장이 한국을 찾은 것은 기초과학연구원(IBS)과의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두 기관은 연구 협력 및 젊은 연구자 육성 프로그램 강화를 약속했다. 또 IBS 나노의학연구단과 막스플랑크연구소(MPI) 의학연구소 간 ‘나노의학 연구 허브’를 구축하는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IBS와 나노의학연구단이 있는 연세대는 나노의학 연구 허브를 기반으로 한국에 첫 막스플랑크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센터 설립을 위한 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이며 내년께 막스플랑크위원회에 센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노벨상 사관학교’라고 불릴 만큼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낸 막스플랑크연구회는 독일 전 지역 및 세계 9개국에 퍼져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를 관장하는 기구다. 현재 독일 내 84개의 막스플랑크연구소가 있고, 해외에는 4개의 연구소와 18개의 센터가 있다. 아시아 국가 중 막스플랑크센터가 있는 곳은 일본이 유일하다. 크래머 회장은 “막스플랑크센터가 생기면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들게 될 것이다. (기존 협력보다) 예산도 늘어나 좀 더 높은 차원의 과학 문제를 연구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크래머 회장은 기초과학을 수행하는 데 있어 꾸준한 연구 예산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크래머 회장은 “정치인은 빠른 결과를 원하지만 기초과학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막스플랑크가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들도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 수상하게 됐다”며 “예산의 규모보다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회 수장의 임기가 최대 12년으로 비교적 긴 것도 중장기적인 연구 계획을 수립하는 데 큰 장점이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재정은 독일 연방정부와 연구소가 속한 주정부의 예산으로 구성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암 치료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개인 맞춤형 암 백신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 중인 모더나의 암 백신 출시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 FDA의 피터 마크스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이달 1일(현지 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백신총회(WVC)’에서 개인 맞춤형 암 백신에 대해 “FDA는 관련 시장을 열기 위해 (허가 심사 등을) 검토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FDA가 암 백신의 허가 제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은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가지고 있는 암세포 표면 단백질(신생항원)을 면역 세포가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용 백신’이다. 지금까지는 공통적인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제 위주로 개발돼 왔다. 최근에는 환자마다 서로 다른 신생항원을 제거하는 방식의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는 글로벌 암 백신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8년 4억8090만 달러(약 65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 중인 곳은 모더나와 바이오엔테크다. 모더나는 2030년까지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출시할 계획이다. 바이오엔테크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손잡고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 기업들의 암 백신이 후기 임상에 진입하자 주요국들은 임상 및 출시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 FDA는 올해 2월 ‘첨단 제조기술 지정 프로그램’이라는 제도 초안을 마련하고, 해당 제도로 암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해 2030년까지 최대 1만 명의 환자들이 암 백신 임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바이오엔테크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국은 관련 제도를 검토 중인 단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암 백신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안전성 평가나 품목 허가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미국도 아직 해당 제도를 적용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해외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암 치료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개인 맞춤형 암 백신 시대가 곧 열릴 전망이다.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 중인 모더나의 암 백신 출시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미국에 비해 국내선 아직 기초적인 논의만 이뤄지고 있어, 관련 업계에서는 “좀 더 선제적인 제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피터 마크스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이달 1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백신총회(WVC)’에서 개인 맞춤형 암 백신에 대해 “FDA는 관련 시장을 열기 위해 (허가 심사 등을) 검토할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FDA가 암 백신의 허가 제도에 대해 이렇게 직접적인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개인 맞춤형 암 백신은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가지고 있는 암세포 표면 단백질(신생항원)을 면역 세포가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용’ 백신이다.암은 기본적으로 유전적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암종에 따라 많은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가 하면, 사람마다 전혀 다른 유전자 변이도 있다. 지금까지는 공통적인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제 위주로 개발돼 왔지만, 최근에는 환자마다 서로 다른 신생항원을 제거하는 방식의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는 글로벌 암 백신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8년 4억8090만 달러(약 65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 중인 곳은 모더나와 바이오엔텍이다. 두 기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전부터 mRNA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개발해 왔다.현재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모더나의 암 백신 ‘mRNA-4157’과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투여를 평가하는 임상이다. mRNA-4157은 앞서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b상에서 키트루다 단독 치료 대비 원격 전이 또는 사망 위험을 62% 감소시켰다. 회사는 2030년까지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바이오엔텍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손잡고 췌장관세포암(PDAC) 환자를 대상으로 ‘오토진 세부메란(BNT122)’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과의 병용투여를 평가할 예정이다.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암 백신이 후기 임상에 진입하며 각국은 임상 및 출시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FDA는 올해 2월 ‘첨단제조기술 지정 프로그램’이라는 제도 초안을 마련하고, 해당 제도로 암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에 따르면 첨단제조기술로 지정된 기술로 생상된 의약품은 추가적인 허가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영국은 지난해 2030년까지 최대 1만 명의 자국 환자들이 암 백신 임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바이오엔텍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제도가 미비한 상항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암 백신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안전성 평가나 품목 허가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의 한 종양내과 의료진은 “치료제가 부족한 암종의 경우 이런 혁신적인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식약처는 “미국도 아직 해당 제도를 적용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우리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했다.〈개인 맞춤형 암백신 주요 개발 현황〉회사대상질환임상단계백신 방식 모더나흑색종, 비소세포폐암임상 3상mRNA바이오엔텍췌장관세포암임상2상mRNA아티바 바이오메디컬교모세포종임상3상면역세포(수지상세포) 활용지니어스 테라퓨틱스대장암임상 2·3상DNA 플라스미드출처: 각사 홈페이지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BTS), 뉴진스가 속한 하이브가 자산 규모 5조 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에서는 처음이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시 의무와 사익 편취 금지 등 각종 규제가 뒤따른다. 하이브는 여러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인수해가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몸집을 키워왔지만, 앞으로 인수합병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하이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의 자산은 지난해 기준 5조3457억 원으로 2022년(4조8704억 원) 대비 9.8% 증가했다. 자산 규모가 5조 원을 넘기면서 대기업집단 지정이 유력하게 됐다. 하이브는 사업을 크게 확대하며 자산 규모를 불려갔지만 2022년까지는 5조 원에 미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5조 원 이상인 기업을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 각종 의무를 지운다. 예를 들어 계열사 현황과 주식 소유 현황,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사의 주요 사항 등을 반드시 공시하게 한다. 순환출자는 금지된다.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이런 규제를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현재 하이브의 지분 31.5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설립자인 방시혁 의장(사진)은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방 의장이 총수로 지정되면 사익 편취 금지 규제를 받아 방 의장 친족이 일정 수준 이상 지분을 가진 회사에는 일감 몰아주기 등이 금지된다. 대부분 기업은 이런 규제들 때문에 대기업집단 지정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대기업집단 지정이 하이브의 사업 다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기업 인수에 좀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하이브는 이전에 이뤄졌던 인수에서도 규제를 위반하는 것이 없는지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설립된 하이브는 BTS가 2017년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면서 중소 기획사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올라섰다. BTS 멤버가 모두 군에 입대했지만 뉴진스, 르세라핌 등 이른바 ‘4세대 걸그룹’이 성공을 거두면서 BTS의 공백을 메웠다. 올해에도 보이그룹 투어스와 걸그룹 아일릿을 데뷔와 동시에 잇따라 성공시키기도 했다. 다양한 인수합병으로 몸집도 키웠다. 하이브는 2019년 쏘스뮤직, 2020년 플레디스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인수했고,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21년에는 글로벌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소속된 이타카 홀딩스를, 지난해에는 미국 유명 힙합 레이블인 QC미디어홀딩스 등을 사들이며 글로벌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공정위는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매년 대기업집단을 발표하는 공정위는 올해 지정을 위해 각 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지정 결과는 5월 1일 발표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만 골라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기술을 개발했다. 8일 KAIST는 정현정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암세포에 결합하는 항체에 유전자 ‘가위’ 역할을 하는 크리스퍼 단백질을 연결한 항암 신약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3월 29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암세포 표면에만 발현돼 있는 종양 단백질(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했다. 크리스퍼는 항체를 따라 암세포에 도달해 암세포의 분열을 조절하는 ‘PLK1’이라는 유전자를 교정한다. 마치 암세포만 찾아 공격하는 ‘탄도 미사일’과 유사한 형태다. 그간 크리스퍼를 활용해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를 교정하려는 시도는 있어 왔지만, 크리스퍼 단백질의 크기가 워낙 커 항체를 통해 전달하기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단백질을 구성하는 일부 아미노산을 변경해 항체와 더 잘 결합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개량된 항체결합 크리스퍼 나노복합체는 동물실험에서 난소암에 높은 항암효과를 보였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생체 내 전신 투여를 통한 유전자 교정 치료 및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네이버가 사내독립기업(CIC)을 전문조직으로 개편한 데 이어 전문조직의 조직장에 개발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했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프로덕트&플랫폼’ 관련 조직 6개의 조직장으로 윤종호 전 비즈데브 책임리더(광고 프로덕트), 장준기 전 엔터기술 총괄(테크 플랫폼), 최승락 전 쇼핑·플레이스 개발리더(플레이스 프로덕트), 최재호 전 서치 책임리더(발견 프로덕트), 김광현 전 서치 CIC 대표(검색·데이터 플랫폼), 김주관 전 커뮤니티 CIC 대표(쇼핑 프로덕트) 등 개발 전문가들을 선임했다. 새로 선임된 조직장들은 우아한형제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소통을 통해 개발 관련 자원을 조율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개발 프로세스에 정통한 김 COO를 고려한 인사로, 김 COO가 현재 공석인 CTO 역할까지 맡아 수행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생활비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장학금 지급에 나섰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대학원생은 이달부터 최대 월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1기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생’ 120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장학금은 2022년 있었던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에서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차별화된 장학 지원 사업을 만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올해 신설된 사업이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석사과정생은 매달 150만 원, 최대 2년간 3600만 원을, 박사과정생은 매월 200만원, 최대 4년간 96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는 석사과정생 50명, 박사과정생 70명 총 120명이 선발됐다. 장학금 신청 인원은 총 2980명으로 약 25대 1의 경쟁률이었다 선정 결과는 8일 오전 9시부터 한국장학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을 매년 확대할 계획이다. 2월 16일 대전에서 열린 제12차 민생토론회에서 정부는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의 질적, 양적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더불어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생활장학금(스타이펜드) 도입을 신속히 추진해,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양자 스타트업인 퀀텀인텔리전스가 이스라엘 양자컴퓨팅 기업인 클래식(Classiq)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퀀텀인텔리전스는 양자컴퓨터 기반의 신약 개발 플랫폼 개발 기업이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클래식은 엔비디아, 삼성전자, HSBC 등 세계적인 기업의 투자를 받은 양자 분야의 유망 기업이다. 하나의 양자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방식의 양자컴퓨터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개발 플랫폼(미들웨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퀀텀인텔리전스는 이번 공동 연구를 통해 자사의 신약 개발 플랫폼 ‘퀘스트-ADMET’이 어느 양자컴퓨터에서나 구동될 수 있도록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초전도, 광자, 이온트랩, 중성원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아직까지 ‘대세’라고 할 만한 방식이 없어, 어떤 방식이 표준이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퀀텀인텔리전스는 클래식의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방식의 양자컴퓨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일종의 ‘범용’ 신약 개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퀀텀인텔리전스의 퀘스트-ADMET은 물질의 양자적 특성을 분석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시험까지 모든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부작용이나 임상적 효능이 알려진 기존 약물들의 양자적 특성을 분석한 뒤, 신약후보물질과 비교하는 방식이다.니르 미네르비 클래식 최고경영자(CEO)는 “양자 컴퓨팅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며 이번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환호 퀀텀인텔리전스 CEO 역시 “이번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리스크를 조기에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신약 개발 플랫폼의 성능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형제 vs 모녀’ 간 경영권 다툼으로 비화한 한미그룹 사태가 형제 측으로 균형추가 기울어지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가족 간 갈등 봉합이 최우선 과제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승리한 형제 측은 일단 ‘보복’ 없이 공동 경영 체제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임 대표는 지난달 25일 한미약품 사장에서 해임된 지 한 달여 만에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함께 사장직에서 해임됐던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 대표로 신약 개발을 이끌 예정이다. 한미그룹은 1월부터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어 왔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추진하던 OCI와의 통합에 반기를 들면서다. 형제는 어머니와 누이에 의해 사장직에서 해임됐지만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안이 절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며 사실상 형제가 경영권을 장악하게 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 회장을 포함한 기존 이사 4명, 형제를 포함해 새로 선임된 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에서 형제와 갈등을 빚었던 송 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모자(母子) 모두 가족 간 화합을 강조한 만큼 ‘당분간’은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사내 직원들 간 화합을 위해 임직원 복지 및 회사 업무, 직급, 보상 체계 변경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사내 갈등 봉합을 위해 공동 경영을 내세우는 등 ‘직원 달래기’에 나섰지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며 “주요 임원 인사를 봐야 진짜 ‘화합’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형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 취임까지 완료되면 일주일 이내에 주요 임원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한미약품의 이사진 선임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한미약품의 지분 4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는 주주제안 방식으로 4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종윤·종훈 이사 등 사내이사 2명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포함한 사외이사 2명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김완주 전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이사 선임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임종윤 이사가 한미약품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 선임안이 승인되고, 새롭게 꾸려진 이사회가 대표 선임을 가결해야 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