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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24일 밝혔다. 새로고침 협의회는 이날 ‘노란봉투법에 관한 의견문’을 내고 “노란봉투법 중 사용자와 노동쟁의 범위 확대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과 주요 선진국 입법례 등 국제 사회 노동기준에 부합한다”며 찬성 의견을 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근로자·노동쟁의의 정의를 확대하는 것과 사용자가 노조 파업 기간 발생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양대 노총과 거리 두기를 하며 새로고침 협의회를 대안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새로고침 협의회가 정부와 여당이 반대해 온 노란봉투법에 찬성 입장을 내며 입장이 엇갈리게 됐다. 새로고침 협의회는 정부의 ‘주 최대 69시간제’ 등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20일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열을 이용해 가루 형태의 양극재 원료를 딱딱하게 만드는 55m 길이의 ‘소성로’ 라인에서 나오는 열기였다. 소성로 내부에는 네모난 모양의 용기에 검은색 양극재가 마치 티라미수 같은 모양으로 담겨 있었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수명,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다.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최욱 포스코퓨처엠 양극재생산부장은 “광양공장에서 올 4월부터 세계 최초로 단입자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며 “완성된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등 글로벌 고객사에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양극재 광양공장에는 철강산업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인 포스코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포스코는 갈수록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 발맞춰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기업의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극재는 연산 9만 t으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전기차 10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분량이다. 품질분석실에서는 연구원들의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체 생산 현장에서 채취한 제품 샘플 캡슐이 공기 압력을 활용한 ‘에어 슈팅’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었다. 초당 5m의 속도로 전달된 샘플의 밀도와 수분, 성분 등을 분석하고 불량이 발견되는 즉시 소재를 바꾸거나 라인을 멈춰 문제를 해결한다. 양극재 공장은 재료 투입 등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그래서인지 공장 내부에는 직원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소성로 1개당 약 2000개의 양극재 용기를 사람이 직접 교체했지만 최근 로봇팔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였다. 약 2000대의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설비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율촌산업단지에는 이차전지의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맡고 있는 포스코의 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총 부지 규모는 축구장 75개(53만2000㎡)를 합친 규모다. 포스코 양극재 공장 바로 맞은편에는 리튬 생산을 담당하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리튬은 양극재 생산의 핵심 원료 중 하나다. 연산 4만3000t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해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덕분에 포스코퓨처엠은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해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양극재 공장 바로 옆에는 올해부터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이 가동 중이다. 배터리 기업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원료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공장이다. 송규영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장은 “재활용해서 추출한 원료도 자연에서 채굴한 원료와 똑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로 30분 거리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력과 자원들을 공유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서 11일 이차전지 소재 사업 목표를 발표하는 ‘밸류데이’에서 “향후 3년간 그룹 전체 투자비의 46%를 이차전지 소재에 투자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 t 생산 체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광양=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설 자리 잃어가는 車 딜러들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과 수입차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온라인 판매가 늘며 자동차 업계 판매원(딜러)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최근 본보가 만난 중고차와 수입차 딜러들은 “생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18일 서울 강서구 가양오토갤러리에서 만난 중고차 판매원(딜러) A 씨는 “요즘 ‘투 잡’을 고민하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4년 전 대형 중고차 단지가 몰려 있는 가양동에 둥지를 틀고 딜러라는 새 직업을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벌이가 시원치 않자 부업으로 병행할 다른 일을 알아보려는 것이다. 중고차 판매 업체가 30여 곳 몰려 있는 가양오토갤러리는 2013년 6월에만 해도 월간 1351대가 팔렸는데 지난해 6월에는 650대만이 새 주인을 찾아갔다. 9년 사이 판매량이 51.9% 줄어든 것이다. A 씨는 “가뜩이나 상황이 어려운데 앞으로 대기업들이 더 많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다니 걱정”이라며 “중소 딜러들은 앞으로 대기업들이 취급하지 않는 특수차종이나 색상이 특이한 비인기 차종 시장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딜러들 중에 부업으로 만화방이나 배달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딜러라는 것이 손님이 올 때만 주로 일하는 구조여서 남는 시간을 쪼개 대리기사 같은 ‘투 잡’을 고민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폴스타 이태원점 지점장인 양현석 씨는 신차를 판매하는 딜러 일을 아예 그만둔 사례다. 지난 12년 동안 수입 신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었지만 이제는 수입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서울 용산구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제품을 전문적으로 설명하는 일종의 ‘차량 도슨트(안내원)’를 지난해부터 하고 있다. 딜러는 자기가 신차 계약을 따온 만큼 월급을 가져가지만 차량 도슨트는 정해진 월급을 받으며 차량에 대해 매우 전문적인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딜러 시절 정장에 넥타이와 구두를 착용하고 고객을 찾아 뛰어다녔던 양 지점장은 이제 캐주얼 복장에 스니커즈를 신고 전시장에서 고객을 맞이한다. 과거에는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차량 구매를 강하게 권했다면 이곳에선 고객들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보조 역할이 중점이 된다. 양 지점장은 “폴스타처럼 100%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오프라인에는 실제 차량을 구경할 수 있도록 전시장만 꾸리는 회사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과거 동료들이 ‘새 직업은 어떠냐’며 많이 묻는다. 업계에 변화가 빨라 기존 딜러들도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생존 위협받는 신차·중고차 딜러 신차·중고차 판매업 종사자들이 산업의 변화 속에서 ‘생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몇 년 뒤에는 딜러라는 직업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까지 감지되고 있다. 온라인 차량 판매 등으로 소비자의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딜러의 생존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딜러들이 마주하는 가장 큰 변화는 대기업들의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이다. 인증 중고차란 제조사가 직접 정비와 점검을 마친 중고차를 의미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조사가 브랜드 명성을 걸고 확인한 제품이기 때문에 침수차를 잘못 구매하거나, 고장난 차를 속아서 살 가능성이 작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생긴다. 반면 기존 중고차 딜러들은 대기업의 시스템과 자본력에 밀려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상태다. 이미 20여 곳의 수입차 업체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와중에 올 4월 한국토요타도 뒤늦게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하반기(7∼12월) 진출을 확정했고, KG모빌리티도 하반기 진출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한창 몰두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중고차 딜러 B 씨는 “대기업들이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 거래가 좀 더 투명해질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대기업이 여러 시스템을 갖춰서 차량을 검증하고, 마케팅도 대대적으로 하면 결국 중고차 값이 많이 올라갈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 지역의 딜러 C 씨는 “현대차·기아나 KG모빌리티는 ‘연식 5년 이하, 주행거리 10만 km 이내’의 중고차만 취급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소규모 딜러들 몫으론 오래되고 낡은 차량 위주의 시장만 남게 될 것”이라며 “질이 떨어지는 상품만 팔게 되면 딜러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욱 커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팽창하는 온라인 판매 시장 ‘온라인 판매’는 신차·중고차 딜러 모두가 겪고 있는 변화다. 신차 중에서는 폴스타, 테슬라 같은 전기차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100%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다른 완성차 중에서는 일부만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한 뒤 점차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 BMW는 ‘iX3’, 폭스바겐은 ‘ID.3’, 현대차는 ‘캐스퍼’, 한국GM은 ‘GMC 시에라 드날리’ 등을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또한 스타트업 가운데 ‘직카’는 신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리스 중고차도 온라인에서 직접 구매하고 팔 수 있도록 해놓은 플랫폼이다. 하반기에 시작하는 현대차의 인증 중고차도 100% 온라인으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갈수록 온라인 판매가 확장되니 불안해하는 딜러들도 생겼다. 코스피에 상장된 ‘케이카’는 중고차를 직접 매입해 품질을 인증하고, 구매 후 3일 안이라면 단순 변심이라도 배송료만 받고 환불해주는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신차 온라인 판매도 현재는 일부만 적용되지만 향후 전 모델을 대상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 딜러는 설 자리가 없게 된다. 회계·금융·재무 자문 기업인 KPMG가 글로벌 자동차산업 경영진 9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8%는 2030년까지 대부분의 차량이 온라인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온라인 판매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수입차 딜러 출신으로 폴스타에서 차량 도슨트 일을 하는 김영진 씨는 “딜러로서 수익을 계속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영업이 점점 어려워져 직업을 바꾸게 됐다”며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개인적 불안감도 있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수익성도 악화됐다는 불만이 딜러들 사이에서 나온다.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요구 때문에 이것저것 차를 손봐야 할 것들은 많아지는데 차량 수리비나 차량 전시장 이용료 등이 꾸준히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18년째 중고차 딜러를 해 온 임현우 씨는 “10년 전에는 차 한 대를 팔면 30%가량 이득이 남았다면 5년 전에는 20%로 줄고, 최근에는 10%만 남는 식으로 점차 수익성이 안 좋아졌다”며 “중고차 보관비가 오르고,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도 생기는 등 나갈 돈이 많아서 어떨 때는 차를 팔고도 아예 적자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가양오토갤러리 조중민 대표는 “최근 빚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딜러도 있었다”며 “중고차 매매상사 대표였는데 관리비도 있고, 직원들 월급도 주느라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판매업 종사자들은 매년 조금씩 줄고 있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2월에는 3만7626명이었던 자동차 매매업 종사자가 가장 최근 통계인 2022년 9월에는 3만4715명으로 줄었다. 4년 사이 7.7%가량 업계를 떠난 것이다.● 온라인 불편한 세대에 딜러는 여전히 중요 하지만 온라인 판매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아직까지는 딜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 온라인 플랫폼의 편의성이 완숙기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황은자 한국GM전국대리점협회 수석부회장은 “아직은 소비자 중에 온라인으로만 구매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할 줄 모르겠다’며 대리점에 휴대전화를 들고 와서 딜러들에게 하나하나 물어보는 것이 어떻게 온라인 구매냐”며 “아직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특정 모델을 온라인으로 100% 팔지 않고 오프라인 판매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 세계에서 딜러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딜러 스스로도 허위 매물을 없애 신뢰성을 회복하며 특성화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침수차 속여 파는 ‘차팔이’ 오명 벗자”… 자정 목소리 소비자 신뢰 회복 애쓰는 딜러 업계‘중개사’ 국가 공인 자격증 추진소비자와 분쟁 줄어들 가능성“환불 불가 관행 없애야” 지적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3’에는 고규필이 연기한 초롱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인천 지역의 중고차 판매업자(딜러)인 초롱이는 소비자를 속여 침수차를 3000만 원에 판매하려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형사 역할인 마동석이 초롱이를 제지해 결국에는 ‘3000만 원’이 아니라 ‘3000원’에 판매하게 된다. 딜러들이 소비자를 속여 장사하려는 것을 응징하는 속시원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마동석 같은 ‘히어로’가 드물기 때문에 딜러들에게 ‘덤탱이’를 쓸지 모른다는 불신을 가진 소비자가 많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딜러들 사이에서는 ‘스스로 나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언제까지나 대기업의 인증 중고차가 시장에 진출하고,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는 현실을 불평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자동차중개사협회는 ‘자동차 영업중개사’ 민간 자격증의 국가 공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영업중개사’가 민간 자격증으로 발급되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이를 국가에서 공인해 딜러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이 있어야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듯이 자동차 판매 부분에서도 자격증이 있어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향후 목표다. 이미 중고차 단체에서 발급하는 ‘자동차 매매사원 종사원증’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4∼8시간가량 교육만 들으면 누구나 쉽게 발급받을 수 있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영선 한국자동차중개사협회 이사장은 “교육부 산하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국가 공인 신청을 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직 민간 자격증이지만 이미 1000여 명의 딜러가 1·2차 검정 시험을 통해 ‘자동차 영업중개사’ 자격증을 받았다. 전문성이 있는 이들이 중개를 하면 소비자들과의 분쟁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객들을 대하는 딜러들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옛날 방식만 고집하지 말고 요즘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수원시의 중고차 딜러 김전옥 씨는 “케이카 같은 큰 중고차 플랫폼은 단순 변심이라 하더라도 배송료 정도만 받고 전액 환불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소규모 업체의 딜러들은 단순 변심은 절대 환불해 줄 수 없다고 버티며 소비자들과 대립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관행을 버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질 나쁜 딜러들을 피하기 위해선 소비자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원의 중고차 딜러 권혁용 씨는 “보통 시세보다 너무 심하게 싼 매물은 일단 정상적이지 않은 물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며 “자동차 매매사원 종사원증을 제대로 달고 있는 딜러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15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내년 최저임금을 9860원으로 확정했지만 이번에도 노사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87년 이후 올해를 포함해 역대 37번의 최저임금 심의 중 노사 합의를 이룬 것은 7차례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결정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 제시안을 제시한 뒤 회의를 거듭하고, 공익위원의 중재에 따라 수정안을 제시하며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이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고 이 금액 범위 내에서 다시 토론이 진행된다. 그래도 합의되지 않으면 공익위원 중재안을 마련해 표결에 부치거나, 노사 각각 제시한 최종안을 표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결정한다. 이 같은 방식을 두고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과 중재안을 마련할 때 사용하는 ‘임시 산식’은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등 단순 거시지표만 활용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면 노동계와 경영계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현행 최임위 의사결정 구조가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노총은 근본적으로 최저임금 제도 취지를 확립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며 “매년 반복되는 사용자위원의 동결, 업종별 차등 적용 주장, 정부의 월권과 부당한 개입으로 사라진 최임위의 자율성, 독립성, 공정성을 확립하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계에서도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그간 소모적 논쟁과 극심한 노사 갈등을 촉발해 온 현 최저임금 결정 체계를 개편하는 제도 개선 조치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가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은 공신력 있는 연방 통계청 직종별 임금수준 자료를 토대로 최저임금을 정한다. 프랑스는 독립된 ‘전문가그룹(Groupe d′experts)’이 최저임금 인상률 보고서를 만든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연이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돕기 위한 기업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카카오는 피해 주민들을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억 원을 기부했다. 셀트리온그룹은 5억 원을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나눠 기부했다. CJ그룹과 현대백화점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각각 성금 5억 원을 기부했다. HL그룹도 긴급 주거시설 지원과 도로 복구 등을 위한 성금 3억 원을 기탁했다. 화승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2억 원을 전달했다. 삼표시멘트 등 한국시멘트협회 7개 회원사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컸던 충북과 강원에 각각 5억 원을 기부한다. 대한주택건설협회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1000만 원을 기부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충북 지역 수해 복구를 위해 괴산군청에 4000만 원을 전달했다. 농심켈로그는 폭우 피해 지역에 컵시리얼과 에너지바 등 6만7000여 개의 간편식품을 기부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등 제과 제품 4만 개와 생수(530mL) 1만 병을, 매일유업은 두유와 수프 등 총 24만여 개의 식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즉석밥과 컵라면 1만 개를 전달할 예정이다.수지-장민호-영탁, 각각 1억 기부 연예인들도 기부를 이어갔다. 배우 수지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전달했다. 가수 장민호는 팬클럽 ‘민호특공대’ 명의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가수 영탁은 고향인 경북 지역 구호를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1억 원을 각각 기부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정부가 국내 외국인 근로자 충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도 산업 현장에서는 내년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올해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국인들이 점차 현장 근무를 기피하면서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외국인력 활용 실태 및 개선사항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년 외국인력 도입 규모에 대해 ‘올해 수준(11만 명)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46.8%로 가장 많았다. ‘유지’ 의견도 43.2%였다. ‘줄여야 한다’는 9.2%에 불과했다(‘잘 모름’ 0.8%).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50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응답 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현재 외국인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생산 활동에 필요한 비전문 외국인력(E-9 비자) 고용 인원이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57.2%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부족한 이유로는 ‘내국인 이직으로 빈 일자리 추가 발생’(41.5%), ‘고용 허용인원 법적 한도로 추가 고용 불가’(20.2%) 등이 많이 꼽혔다. 무역업계도 같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현장 외국인 근로자 활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무역업계 절반 이상(56.8%)이 ‘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상택 포천상의 외국인근로자 전문위원은 “현장 인력들의 고령화가 심해지고 청년 세대들의 취업 기피가 지속돼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며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향후 몇 년간 해외에서 올해 같은 규모 이상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외국인 고용 허가제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수는 5월 기준 21만9000명이다. 지난해 말 20만3000명보다 5개월 사이 1만6000명이 늘어났다. E-9 도입 쿼터가 확대되고 팬데믹이 끝난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2만3000명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법무부는 산업 현장의 인력난을 고려해 외국인 숙련기능인력의 선발 요건을 완화하고 인원을 늘리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올해 선발 예정된 연간 숙련기능인력(E-7-4 비자) 5000명도 이달까지 조기에 선발하고, 하반기(7∼12월) 관계 부처 의견을 들어 선발 인원을 추가 확대키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5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연사로 나서 “이민정책은 인류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익과 국민을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면서 “국내에 정주할 만하고 실제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라고 추천하면 E-7-4로 파격적인 전환을 하는 데 우선 고려하겠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정부가 국내 외국인 근로자 충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도 산업 현장에서는 내년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올해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국인들이 점차 현장 근무를 기피하면서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외국인력 활용 실태 및 개선사항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년 외국인력 도입 규모에 대해 ‘올해 수준(11만 명)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46.8%로 가장 많았다. ‘유지’ 의견도 43.2%였다. ‘줄여야 한다’는 9.2%에 불과했다(‘잘 모름’ 0.8%).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50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응답 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현재 외국인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생산 활동에 필요한 비전문 외국인력(E-9 비자) 고용인원이 충분한가’는 질문에 57.2%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부족한 이유로는 ‘내국인 이직으로 빈 일자리 추가 발생’(41.5%), ‘고용 허용인원 법적 한도로 추가고용 불가’(20.2%) 등이 많이 꼽혔다.무역업계도 같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현장 외국인 근로자 활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무역업계 절반 이상(56.8%)이 ‘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상택 포천상의 외국인근로자 전문위원은 “현장 인력들의 고령화가 심해지고 청년 세대들의 취업 기피가 지속돼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며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향후 몇 년간 해외에서 올해 같은 규모 이상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외국인 고용 허가제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수는 5월 기준 21만9000명이다. 지난해 말 20만3000명보다 5개월 사이 1만6000명이 늘어났다. E-9 도입 쿼터가 확대되고 팬데믹이 끝난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2만3000명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법무부는 산업 현장의 인력난을 고려해 외국인 숙련기능인력의 선발 요건을 완화하고 인원을 늘리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올해 선발 예정된 연간 숙련기능인력(E-7-4 비자) 5000명도 이달까지 조기에 선발하고, 하반기(7~12월) 관계부처 의견을 들어 선발인원을 추가 확대키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5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연사로 나서 “이민정책은 인류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익과 국민을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면서 “국내에 정주할 만하고 실제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라고 추천하면 E-7-4로 파격적인 전환을 하는데 우선 고려하겠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테슬라가 자사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시제품 공개 4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했다. 15일(현지 시간) 테슬라는 트위터 공식 계정에 “기가팩토리 텍사스에서 첫 번째 사이버트럭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트위터에는 수백 명의 텍사스 공장 근로자들이 사이버트럭을 둘러싸고 첫 생산을 기념하며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테슬라는 2019년 11월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선보였다. 2년 뒤인 2021년 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팬데믹 등 공급망 문제를 이유로 출시를 두 차례나 연기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이버트럭이 실제 출시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잦았다. 기존 차량에는 쓰이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써 조형과 용접이 어려운 점도 도전 과제로 꼽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5월 주주총회에서 올 하반기(7∼12월)에는 사이버트럭을 고객들에게 인도할 수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연 25만∼50만 대를 인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이버트럭은 시제품 공개 당시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법한 디자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시장에 나오면 전통적인 픽업트럭 강자인 포드 ‘F-150 라이트닝’, 리비안 ‘R1T’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테슬라가 처음 제시한 사이버트럭 최저가는 3만9900달러(약 5100만 원)였으나 최종 가격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을 처음 공개하면서 기술경영을 향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뚝심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0년간 고성능 브랜드 N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고성능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공개된 아이오닉 5N은 현대차가 2013년 출범시킨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출범 후 10년간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쌓은 고성능 기술력과 현대차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술력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5N은 부스트모드 시 최대 650마력의 출력과, 제로백 3.4초의 주행 성능을 낼 수 있다. 정 회장도 행사장에 참석해 “운전해 봤어요. 재밌어요”라는 말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자동차업계에는 N 브랜드에 대한 정 회장의 남다른 관심과 지지가 잘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자동차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짜릿한 운전의 재미를 주는 자동차’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2015년 출범시킨 게 고성능 브랜드 N이다. 고객들이 ‘운전의 재미(Fun to Drive)’를 경험하게 하겠다는 게 N 브랜드의 핵심 슬로건. 이를 위해 △코너링 악동(곡선로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이란 3가지 구체적 가치를 내세우기도 했다. 현대차는 정 회장 주도하에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대회 WRC(월드랠리챔피언십), TCR 월드투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대회에 참가해 왔다. △2017년 N의 첫 번째 판매용 경주차 i30 N TCR △2019년 벨로스터 N TCR △2020년 아반떼 N TCR 등 서킷 경주차를 선보였다. WRC 참가 6년 만인 2019년 한국팀 최초로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8년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시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한 것도 주효했다. 관련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는 등 양산차까지 기술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정 회장은 2018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서 “마차를 끄는 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싸우거나 잘 달리는 경주마도 필요하다”며 “고성능 차에서 획득한 기술을 일반 차에 접목할 때 시너지 효과도 크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며 친환경 모터스포츠 대회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전기 경주차 벨로스터 N ETCR을 개발해 2021, 2022년에는 순수 전기차 기반 투어링카 레이스인 ‘퓨어 ETCR’에 출전했다. 지난해 WRC부터 내연기관이 아닌 하이브리드 기반의 신규 기술 규정이 적용되며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경주차로 대회에 참가 중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완성차 업체가 광산, 원자재 업체와 제휴하는 것은 100년 전 타이어 재료 확보를 위해 브라질에 고무 플랜테이션을 설립한 것과 비슷하다.” 최근 미국 포드의 리사 드레이크 전기차 부문 부사장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원자재 및 소재 확보 전쟁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전기차 판매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나 소재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 완성차 업체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안정적 공급망 생태계를 직접 구축하고 나선 이유다.● 배터리 소재까지 직접 확보하는 완성차 업체들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등 전기차 소재·부품 공급업체를 건너뛰고 독자적인 소재 내재화에 뛰어들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전기차 시장에서 직접 소재를 확보해 판매 단가를 낮추고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를 ‘자원 무기화’한 것도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포드는 5월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맺은 여러 건의 계약을 공개했다. 세계 최대 리튬생산업체 앨버말과 수산화리튬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2026∼2030년 10만 t 이상 공급이 예상된다. 에너지소스미네랄스와는 2025년 가동 예정인 미 캘리포니아 공장의 수산화리튬을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이 공장은 연 2만 t가량의 리튬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너럴모터스(GM)도 리튬 확보를 위해 여러 광산업체와 공급 협정을 맺었다. 지난해 7월 미 필라델피아 리벤트로부터 남미 광산에서 채굴한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올 1월에는 캐나다 밴쿠버의 리튬아메리카스와 6억5000만 달러(약 8300억 원) 규모의 리튬 투자 협약을 맺었다. 스텔란티스는 5월 호주 얼라이언스니켈과 황산니켈 및 황산코발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초기 5년 동안 황산니켈 17만 t과 황산코발트 1만2000t을 구매하는 계약이다.● ‘수익성 개선’과 ‘공급망 안정화’ 동시에 잡기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판매 단가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배터리 가격은 리튬, 니켈 등 핵심 소재 가격 등락에 영향을 받는다. 완성차 업체로서는 이 소재들을 배터리 업체에 직접 공급하면 배터리 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차량 판매가를 낮출 수 있다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경우 핵심 소재 품귀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어 미리 선점해 두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5월 호주 희토류 기업인 아라푸라 리소시스와 연 1500t 규모의 희토류 산화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부터 7년간 호주 광산서 채굴한 산화물을 공급받는다. 이 광물은 전기차 모터의 회전자 영구자석을 만드는 핵심 원료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원소재를 직접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대체 공급처를 찾았다는 측면도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지금까지는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이 없으니 배터리 업체 등과 합작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결국 기술이 쌓이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독자적으로 원소재를 발굴하거나 배터리 등을 내재화하는 전략은 필연적”이라고 밝혔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12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총파업에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자동차·조선 업계의 대단위 노조가 가세했다. 일부 노조는 쟁의권 획득에 필요한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불법 파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이 멈추는 등 산업계 혼란도 일어났다. ● 현대차, 불법 파업으로 울산 공장 멈춰 조합원 4만 명 규모의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오전·오후 근무조가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 파업을 했다. 2018년 11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총파업 합류 이후 5년 만의 파업이다.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 중인 현대차 노조는 이번 파업을 앞두고 쟁의조정 신청과 조합원 투표 등 쟁의권 획득을 위한 기본적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 현대차는 “회사는 불법 파업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며 파업 참가자에 대해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현대차에 섀시와 파워일렉트릭(PE) 모듈을 공급하는 모트라스의 노조도 8시간 부분 파업을 했다. 모트라스는 지난해 11월 현대모비스가 생산 전문 통합 자회사로 설립한 곳이다. 모트라스 직원 4000여 명 중 75%인 3000여 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현대차 노조 파업에 모트라스로부터의 부품 수급 차질까지 겹치며 현대차 울산 공장은 5시간 정도 가동이 중단됐다. 차량 생산 차질은 2000여 대로 추정된다. 모트라스 노조 파업으로 기아 화성 공장 등도 일부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달 6개 국내 조선사 노조가 연합해 총파업 합류를 선언했던 조선업계에선 일부 간부만 파업 현장에 동참해 구색만 맞추는 분위기였다. 6000여 명의 조합원을 둔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2∼5시 부분 파업에 들어갔지만 실제 참여 인원은 수십 명 단위에 그쳤다. 애초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조선 현장에서 파업을 위해 인력을 뺀다는 게 불가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오션도 전체 4500여 명의 조합원 중 50여 명의 노조 간부만 경남 창원시의 지역별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파업 목적 자체가 노동자들의 복리 후생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 보니 참여도가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각지에서 “정권 퇴진” 등 정치 구호 난무 이날 각지에서 벌어진 지역별 총파업 대회 현장에선 정치 구호가 난무했다. 서울, 울산 등 전국 12곳에선 “노조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입법), 윤석열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피켓이 게시됐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서울에서 열린 수도권 총파업대회에서 “윤석열 정권의 친재벌, 노동 적대시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민주노조는 초토화되고 노동자들의 삶은 낭떠러지로 떨어진다”라고 주장했다. 불법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정부 지침을 의식한 듯 총파업을 앞둔 지난달 기업 노조의 파업권 획득을 위한 쟁의조정 신청 건수가 급증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6월 쟁의조정 접수 건수는 204건으로 전달(81건)의 2.5배로 늘었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체와 목적, 절차, 수단(비폭력) 등 4개 요건을 충족해야 합법적 파업이라 볼 수 있는데 이번 금속노조 파업은 목적이 정치적이라 합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어느 나라에서도 정치 파업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파업은 민노총이 이달 3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하는 총파업의 일환이다. 금속노조 파업은 12일로 끝나고, 13일 보건의료노조와 사무금융노조 등의 파업이 이어진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볼보가 코오롱스포츠와 협업해 한정판으로 제작한 ‘익스클루시브 바이 볼보’ 캠핑 에디션을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텐트 패키지는 경량성과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에어로라이트 4’ 기반의 텐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초보자도 쉽게 설치할 수 있어 차박이나 캠핑 등 야외 활동 시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티타늄 컵 세트는 다양한 식음료를 담을 수 있고, 네 가지 사이즈로 제공된다. 캠핑 에디션은 11일부터 ‘볼보자동차 라이프스타일 숍’에서 사전 알림 신청하면 된다. 실구매는 18일부터 가능하다. 텐트 패키지와 티타늄 컵 세트 가격은 각각 99만 원, 16만5000원이다. 볼보자동차를 소유하면 텐트 패키지 구매 시 30% 혜택을 제공하고, 여기에 티타늄 컵 세트도 무료로 증정한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첫 전기자동차 시승이었다. 운전병 출신이긴 하지만 복무했던 2010년대 초반 시절엔 순수전기차가 거의 없었다. 특히 군대에선 더더구나. 시승 차량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인 BMW ‘뉴 iX1’이었다. 전기차에 대한 첫인상은 내연기관과는 완전히 다른 운전 방식이라는 것. 처음엔 살짝만 엑셀을 밟아도 차량이 튀어나가는 듯한 전기차 특유의 ‘예민함’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량과 달리 기어가 없어서 초반 회전부터 최대 토크가 나온다는데 이를 바로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차량에 익숙해지자 안정감과 속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뉴 iX1 핸들 왼쪽 ‘부스트 모드’를 누르자 차량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속도를 냈다. BMW 특유의 ‘펀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는 장치였다. 이 차의 제로백(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5.6초다. 속도를 낼 때면 마치 우주선을 탄 것 같은 웅장한 소리가 들렸다. 영화음악 거장인 한스 치머가 개발한 BMW의 전기차 전용 사운드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이다. 배터리 충전은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 BMW는 1회 충전으로 최대 31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남은 배터리가 10%에서 80%까지 충전되는 데는 29분이 소요된다. 실제 24시간 동안 서울 시내를 60km가량 주행했다. 배터리는 100%에서 76%로 4분의 1이 줄었다. 산술적으로 완충 후 차가 막히는 서울 시내를 주행하면 240km가량 운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서울에서 하루 왕복 30km를 출퇴근할 경우 일주일가량은 충전 없이 운전이 가능한 셈이다. 다양한 최신 운전자 보조 기능들은 운전에 큰 도움이 됐다. 처음 운전하는 차다 보니 좁은 길과 주차장에서 차폭 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360도 서라운드뷰를 활용해 무사히 좁은 골목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차선 유지 보조 기능, 스톱 앤드 고 등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탑재돼 있다. 디자인 측면에선 파노라마 선루프와 높은 차체가 시원한 개방감을 가져왔다. 전면부의 사각 모양 대형 그릴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에어컨 등 공조 기능 버튼이 스크린 터치 방식으로 바뀐 점은 아쉬웠다. 내부 디자인은 깔끔했지만 운전 중 에어컨을 조절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내부 공간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준중형 SUV라는 말에 2열 공간이 좁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키 180cm인 기자가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과 머리 위 공간 모두 여유로웠다. 실제 차체가 이전 모델 대비 길이가 55mm, 폭은 15mm 늘고, 높이는 15∼25mm 높아졌다고 한다. 트렁크 공간은 적재 용량이 기본 490L다. 2열을 접으면 최대 1495L로 넓어진다. 골프백이나 유모차를 넣기에도 충분해 4인 가족용 차량 등으로 적당해 보였다. 뉴 iX1은 xLine과 M 스포츠 등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뉴 iX1 xDrive30 xLine은 6710만 원, xDrive30 M 스포츠는 6950만 원이다.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을 지역에 따라 최대 79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부가가치세 포함, 개별소비세 5.0% 적용 기준).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를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었다. 이날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노조법 개정안은 사업장 점거 같은 극단적인 불법 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봉쇄한다”며 “산업 현장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은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린다. 사용자·근로자·노동쟁의의 정의를 확대(2조)하는 것과 사용자가 노조의 파업 기간에 발생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 하는 것(3조) 등이 담겨 있다. 그는 “원청 기업을 상대로 쟁의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면 원·하청 산업 생태계는 붕괴될 것”이라며 “산업 현장은 1년 내내 노사 분규에 휩쓸리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11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의 불법 정치파업 철회를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금속노조의 불법 정치파업은 팬데믹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발생한 인건비 부담 증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위기를 겪은 중소부품업계의 경영 상황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현대차 노조의 불법 정치파업 참여는 미래차 투자를 확대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3일부터 산별노조 순환 파업 형태의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반도체 왕좌’ 탈환에 나서고 있다. 인텔은 수십 년간 지켜온 부동의 ‘반도체 1위’(매출액 기준) 자리를 2017년 삼성전자에 처음 내줬다. 2019년, 2020년 선두를 탈환했지만 2021년 삼성에 다시 역전당했다. 급기야 글로벌 매출액이 2021년 790억 달러(약 103조 원)에서 지난해 63억 달러로 급감하면서 순위는 3위까지 밀렸다. 같은 기간 30% 이상 성장(57억 달러→76억 달러)한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삼성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이다.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인텔은 최근 잇달아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등에 업고 있다. 하지만 미세공정 분야에서 TSMC나 삼성의 기술력을 곧바로 따라집긴 힘들 것이란 평가도 있다. 인텔의 진격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내부 파운드리 모델’을 적용해 파운드리 분야 세계 2위에 오르겠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런 목표를 밝혔다.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한 웨비나(웹+세미나)에서였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를 향한 ‘선전포고’인 셈이다.● 파운드리서 삼성 ‘정조준’지금까지 인텔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분야가 묶여 있는 형태였다. 인텔이 설계한 제품을 내부에서 생산할 경우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로 따로 집계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인텔이 공개한 ‘내부 파운드리 모델’에 따르면 내년 1분기(1∼3월) 사업 구조를 재편한 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등 주력 제품 생산 실적은 파운드리 매출로 잡히게 된다. 독립적으로 파운드리 사업부를 운영하며 투명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외부 고객사도 적극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사업부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로 사업부를 나눈 방식과 유사하다. 인텔의 내부 생산 물량이 별도 매출로 집계되면 파운드리 업계에서 단숨에 3위까지 뛰어오르게 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0.1%로 절반이 넘는다. 삼성전자가 12.4%로 뒤를 이었고, 중국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 UMC가 각각 6.6%, 6.4%를 차지하고 있다. 인텔은 현재 10위권 밖이다. 그러나 내년 내부 생산 제품에 대한 인텔의 매출 예상액 200억 달러를 따로 집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추정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지난해 연매출은 208억 달러. 인텔이 외부 고객사 유치까지 확대하면 삼성과의 파운드리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셈이다.● 유럽에 잇달아 대규모 투자실제 인텔의 투자 행보가 심상치 않다. 특히 반도체 유치에 적극적인 유럽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반도체 확보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며 유럽연합(EU)은 보조금 액수를 대폭 늘려 반도체 기업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EU는 반도체 공급망 확대에 430억 유로(약 61조5000억 원)를 투입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중 EU 비중을 9%에서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EU의 이러한 정책에 인텔이 적극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인텔은 향후 10년간 최대 800억 유로(약 112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독일 마그데부르크 반도체 공장 증설에 300억 유로(약 42조8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독일 정부가 보조금을 늘린 데 힘입어 기존에 계획한 170억 유로에서 투자금을 늘렸다. 폴란드에는 46억 달러(약 6조 원)를 투자해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짓고, 이스라엘에도 250억 달러(약 32조6000억 원)를 들여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는다. 아일랜드에는 120억 유로(약 17조1000억 원)를 들여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증설한다. 프랑스에는 파운드리 디자인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지금껏 인텔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처리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의 대표 주자였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이 세분화, 고도화되며 2010년 전후로 반도체 설계와 생산 분업화가 활발해졌다. 수십 년간 PC용 CPU 성공에 안주하던 인텔은 모바일 같은 신산업 대응에 늦어지며 분야별 경쟁력이 ‘애매해진’ 결과를 낳았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인텔이 장악하던 PC용 CPU 분야에서 AMD가 3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텔을 위협 중이다. 인텔이 ‘주 전공’이 아닌 파운드리 강화를 선택한 것은 새로운 변화 없이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 성공 놓고 엇갈리는 시선들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인텔은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2018년 파운드리 사업을 한 번 철수했던 적이 있다. 2021년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면서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에 파운드리 사업을 독립시킨 것 역시 선언적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를 놓고 보면 기존 업체들이 대형 고객사와 고부가가치 산업의 고객들을 이미 확보해 뒀기 때문에 당장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며 “CPU 외 경쟁력을 가진 제품군이 줄어들고, 대체재가 생겨나다 보니 투자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외부 팹리스 업체를 유치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이번 발표는 파운드리 사업 부서를 격상하고 투자를 집중해 외부 고객사 유치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자체 생산 물량이 파운드리 사업으로 잡힌다고 당장 시장 구도가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승부는 역시 2나노 공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TSMC는 지난해 3나노 양산에 성공했다. 인텔 파운드리 공정은 7나노 수준이지만 내년 상반기(1∼6월) 2나노급 20Å(옹스트롬), 하반기 1.8나노급 18A 공정을 양산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놨다.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단 목표 시점은 TSMC와 삼성전자의 2025년보다 빠르다. 미중의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는 정치외교적 상황도 인텔이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할 수 있는 적기의 타이밍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부가 중국에 대항해 자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며 반도체 산업 등 제조업 부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인텔은 전통적으로 반도체 공정 기술이 강했고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 파운드리 기술력도 있다”며 “미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을 지원 사격하며 빼앗긴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상황과 맞물려 삼성 등 한국 기업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특교 산업1부 기자 kootg@donga.com}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신규 채용을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위원회(최저위)는 앞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를 이어갔지만 노동계와 경영계는 타협을 보지 못했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1만2210원, 1차 수정안으로 1만2130원, 2차 수정안으로 1만2000원을 제시했다. 반면 경영계는 같은 기간 9620원(최초안), 9650원(1차 수정안), 9700원(2차 수정안)을 제시했다. 노사는 아직 2300원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막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을 표결한다. 과거 결정 시한을 감안하면 13일 열리는 제13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후 행정 절차를 고려할 때 이달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에 일자리를 줄이며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무역협회의 ‘노동환경 변화와 수출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신규 채용을 축소·폐지(41.2%)하거나 자동화로 기존 인력을 대체(28.8%)하며 대응한다고 답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출 등 경영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도 51.2%였으며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75.5%가 동결 또는 인하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회사 경영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올 상반기(1∼6월) 신차를 구매한 증가 폭이 가장 큰 연령대는 6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자본 창업을 위해 포터나 봉고 등 상용차를 구입한 은퇴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령별 신차 등록 대수를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이 14만479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했다. 전 연령대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50대(25.1%), 40대(10.8%), 30대(8.6%), 20대 이하(7.2%) 순이었다. 이는 은퇴 후 ‘제2의 삶’을 시작하는 60대 이상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 상반기 60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신차는 현대자동차 포터로 1만1140대였다. 현대차 그랜저(1만380대), 기아 봉고(5797대)가 뒤를 이었다. 70대에서도 포터(2554대), 그랜저(2294대), 봉고(1383대) 순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는 50, 60대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며 “그랜저를 제외하면 은퇴 후 자영업을 시작하거나 귀농을 하면서 포터나 봉고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에는 친환경차가 인기를 끌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연료별 신차 등록 대수를 보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15만11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9% 증가했다. 전기차가 13.7%, 가솔린 차량은 13.6% 늘었다. 반면 경유 차량은 3.8% 감소했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독일 BMW가 3만8109대로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렸다. 역시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3만5407대)와 아우디(9636대)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KG모빌리티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사진)과 코란도의 트림을 확대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5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 쿨멘과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각각 프레스티지(3478만 원, 3709만 원)와 노블레스(3831만 원, 4046만 원) 2개 프리미엄 트림이 운영됐다. 가성비를 원하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엔트리 트림인 ‘와일드’(2879만 원, 3140만 원)와 ‘와일드 플러스’(3328만 원, 3579만 원)를 각각 추가 운영한다. 코란도는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화해 상품성을 높인 ‘C5 플러스’(2630만 원) 트림을 추가했다. C5 플러스 트림은 엔트리 트림인 C5(2445만 원)에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추가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반영한 모델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기아가 새로운 외장 디자인에 편의 사양을 추가한 개선 모델 ‘더 뉴 모닝’(사진)을 5일 출시했다. 기아는 모닝에 동급 최초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와 센터 포지셔닝 램프를 적용했다. LED 센터 포지셔닝 램프는 좌우 LED 주간 주행등과 가로로 이어지며 시원한 느낌을 가져온다. 기아는 모닝에 신규 색상 ‘어드벤쳐러스 그린’과 ‘시그널 레드’를 더한 7종의 외장 색상과 ‘브라운’과 ‘다크 그린’을 추가한 총 3종의 내장 색상을 제공한다. 모닝 가격은 △트렌디 1315만 원 △프레스티지 1485만 원 △시그니처 1655만 원이다. 밴 모델은 △트렌디 1290만 원 △프레스티지 1360만 원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