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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가 21세기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7년 만에 찾아온 슈퍼 엘니뇨 탓에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 현상이 우려되는 데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가뭄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은 19일 물 부족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속된 74년 만의 가뭄으로 수도 몬테비데오에서는 340만 인구 절반의 상수원이던 파소세베리노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달 초부터 염분 농도가 강한 산타루시아강 하구 물이 상수도에 공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생수 한 병 가격이 2∼5배 폭등하자 몬테비데오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물 부족 사태를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우루과이 정부는 생수 부가가치세 면제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00년 만의 가뭄을 겪고 있는 파나마에서는 수위가 낮아진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화물선 최대 흘수(물에 잠기는 선체 깊이)를 다음 달 19일까지 기존 14.47m에서 13.11m로 줄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세계적 곡창지대 아르헨티나는 올 1월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연간 곡물 수출액이 지난해 339억 달러(약 43조8230억 원)에서 184억 달러(약 23조7000억 원)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중남미가 21세기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7년 만에 찾아온 슈퍼 엘니뇨 탓에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 현상이 우려되는 데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가뭄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라칼레 푸 우루과이 대통령은 19일 물 부족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속된 74년 만의 가뭄으로 수도 몬테비데오에서는 340만 인구 절반의 상수원이던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달 초부터 염분 농도가 강한 산타루시아강 하구 물이 상수도에 공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생수 한 병 가격이 2∼5배 폭등하자 몬테비데오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물 부족 사태를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우루과이 정부는 생수 부가가치세 면제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00년 만의 가뭄을 겪고 있는 파나마에서는 수위가 낮아진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화물선 최대 흘수(물에 잠기는 선체 깊이)를 다음달 19일까지 기존 14.47m에서 13.11m로 줄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세계적 곡창지대 아르헨티나는 올 1월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연간 곡물 수출액이 지난해 339억 달러(약 43조8230억 원)에서 184억 달러(약 23조7000억 원)로 급감할 전망이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해저 4000m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태닉호 잔해를 둘러보기 위해 관광에 나선 심해 잠수정이 잠수 후 교신이 끊기며 탑승객 5명이 실종돼 미국 해안경비대가 수색에 나섰다. 바다 깊이 하강해 타이태닉호를 둘러보는 탐험 일정은 2시간 반 정도로 예정됐으나 18일(현지 시간) 오전 잠수 후 약 1시간 45분 만에 통신이 두절됐다. 잠수정에는 탑승객 5명 기준으로 최대 96시간(4일) 동안 호흡할 수 있는 분량의 산소가 탑재돼 있어 22일까지 실종자들을 구조하지 못할 경우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다.● 잠수 1시간 45분 만에 교신 두절 미 보스턴 해안경비대는 미국과 캐나다 근해 대서양에서 실종된 미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엑스퍼디션’ 소속 잠수정 ‘타이탄(Titan)’을 찾기 위한 구조 및 수색 작업에 나섰다고 AP통신 등이 19일 전했다. 해당 잠수정에는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겸 탐험가 해미시 하딩(59)을 포함해 5명이 탑승 중이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하딩 씨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민간항공업체 ‘액션 에이비에이션’의 회장이다. 그는 2021년 2인용 잠수정을 통해 지구상 가장 깊은 수심으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해저 1만1000m)에서 최장시간(4시간 15분) 잠수하는 등 3개의 기네스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민간 우주기업인 블루오리진의 5번째 유인 우주비행에 참여하기도 했다. 타이태닉호 잔해 및 유물 복원을 주도하는 등 수십 차례 해저 탐사 경험이 있는 프랑스 국적의 폴앙리 나르졸레도 이번 관광에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의 대형 비료회사 엥그로(Engro) 부회장 샤흐자다 다우드 씨와 그의 아들도 실종 당시 잠수정에 있었다고 다우드 씨 가족들이 밝혔다. 하딩 회장 측에 따르면 타이탄은 16일 캐나다 최동단 뉴펀들랜드 래보라도주 세인트존스에서 출항했다. 이어 18일 오전 미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약 900마일(1450km) 떨어진 지점에 도착한 타이탄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기 위해 잠수를 시작했다. 이후 1시간 45분 만에 연락이 끊겼다. 해안경비대는 이날 항공기 2대, 잠수함, 수중 음파 탐지기 부표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경비대 측은 “육지와 거리가 너무 멀고, 잠수해야 할 깊이가 매우 깊어 수색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만약 잠수정이 타이태닉호와 멀지 않은 심해에 고립되어 있다면 유인 구조선으로는 접근 자체가 힘들고, 시야 확보도 되지 않아 구조 활동에 제약이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역사상 가장 깊은 수심에서 진행된 수중 구조로는 1973년 아일랜드 근해 켈트해에서 고립됐다가 76시간 만에 구조된 잠수정 사례가 거론된다. 당시 수심은 480m 정도였다.● 타이태닉 심해 관광 ‘1인당 3억4000만 원’타이태닉호 잔해를 둘러보는 심해 잠수정 관광은 해저와 수상을 오가며 약 8일간 진행된다. 1인당 25만 달러(약 3억4000만 원) 정도가 들어 ‘초호화 익스트림 관광상품’이란 평가도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한 차례 타이태닉 잔해 탐사 관광이 진행됐다. 잠수정 타이탄을 운용하는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엑스퍼디션은 2005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타이태닉호 잔해 유인 탐사를 14년 만인 2019년 재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타이탄은 10t 규모의 민간 잠수정으로, 4000m까지 잠수가 가능하다. 수용 인원은 5명이다. 오션게이트 엑스퍼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 타이탄을 타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단독 4000m 잠수에 성공했다. 영화 ‘타이타닉’ ‘아바타’ 등을 연출한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최초 성공한 사례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912년 침몰한 타이타닉호 잔해를 둘러보는 관광용 심해 잠수정이 북대서양 한복판에서 교신이 끊기며 탑승객 5명이 실종돼 미국 해안경비대가 수색에 나섰다. 미 보스턴 해안경비대는 19일(현지 시간) 미국과 캐나다 근해 대서양에서 실종된 미국의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소속 잠수정 ‘타이탄(Titan)‘을 찾기 위한 구조 및 수색작업에 나섰다고 미 CNN 등이 전했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타이탄은 전날 오전 미 메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약 300마일(4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타이타닉 잔해를 보기 위해 하강을 시작했다. 이어 하강 약 1시간 45분 만에 현장 수송선인 폴라 프린스와의 연락이 두절됐으며 그 이후로 위치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19일 오후 기준으로 잠수정에는 약 70시간에서 96시간 정도 쓸 수 있는 산소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당시 잠수정에는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겸 탐험가 해미쉬 하딩(59)을 포함해 5명이 탑승 중이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하딩은 아랍에미리트(UAE) 기반 항공업체 ‘액션 에비에이션’의 회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심을 가장 오랜 시간(4시간 15분) 다이빙하는 등 세 개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에는 블루 오리진의 5번째 유인 우주비행에 참여하기도 했다. 스톡턴 러시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CEO)도 해당 잠수정에 탑승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2018년 해저 약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타닉호 잔해 탐사에 성공한 이후 잔해를 둘러보는 관광을 시작했다. 해당 상품은 약 8일간 진행되며, 1인당 25만 달러(약 3억 4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현재 항공기 2대, 잠수함, 수중 음파 탐지기 부표 등을 동원한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안경비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잠수정을 찾기 위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다만 “거리가 멀어 수색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4일 영국에서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중 유빙에 부딪혀 침몰했다. 침몰 당시 2200명이 승선 중이었으며, 이중 1500명이 사망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4일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연안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 밀입국선이 전복해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실종된 가운데 배 안에서 국적, 성별, 연령에 따른 차별이 있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고 당시 선박에는 최대 750명이 승선 중이었고 이 가운데 파키스탄 출신이 약 400명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조된 생존자 104명 중 파키스탄 국적은 단 12명에 불과하다. 파키스탄 당국은 18일 최소 300명이 넘는 자국 출신 승선자가 이번 사고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가디언은 해당 난민선 내에서 국적에 따른 차별로 인해 파키스탄 난민들의 피해가 특히 컸다고 전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그리스 해안경비대의 생존자 진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출신들은 다른 국적자들과 달리 갑판 아래로 쫓겨나 그곳에 갇혀 머물러야 했다. 물을 요구하거나 탈출을 시도하는 경우 선원들이 학대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또한 생존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단 한 명도 없다. 남성들이 과밀 상태의 난민선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을 보호해 주겠다면서 배 밑바닥에 있는 짐칸으로 몰아넣는 바람에 이들이 희생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고 당시 배에는 약 100명의 어린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중해는 ‘죽음의 바다’가 돼가고 있다. 북아프리카나 중동 등 내전 지역은 물론이고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국가에서도 새로운 삶을 찾아 유럽으로 밀입국하려는 난민들이 최근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이는 11일 기준 7만1136명으로, 2017년 이후 6년 만에 최대다. 11일 기준 유엔인권이사회(UNHCR) 집계를 보면 올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던 중 사망하거나 실종된 난민은 1037명으로 추산된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4일(현지 시간)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연안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 밀입국선이 전복해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실종된 가운데 배 안에서 국적·성별·연령에 따른 차별이 있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고 당시 선박에는 최대 750명이 승선 중이었고 이 가운데 파키스탄 출신이 약 400명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조된 생존자 104명 중 파키스탄 국적은 단 12명에 불과하다. 파키스탄 당국은 18일 최소 300명이 넘는 자국 출신 승선자가 이번 사고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가디언은 해당 난민선 내에서 국적에 따른 차별로 인해 파키스탄 난민들의 피해가 특히 컸다고 전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그리스 해안경비대의 생존자 진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출신들은 다른 국적자들과 달리 갑판 아래로 쫓겨나 그곳에 갇혀 머물러야 했다. 물을 요구하거나 탈출을 시도하는 경우 선원들이 학대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또한 생존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단 한 명도 없다. 남성들이 과밀 상태의 난민선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을 보호해 주겠다면서 배 밑바닥에 있는 짐칸으로 몰아넣는 바람에 이들이 희생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고 당시 배에는 약 100명의 어린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중해는 ‘죽음의 바다’가 돼가고 있다. 북아프리카나 중동 등 내전 지역은 물론이고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국가에서도 새로운 삶을 찾아 유럽으로 밀입국하려는 난민들이 최근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이는 11일 기준 7만1136명으로, 2017년 이후 6년 만에 최대다. 11일 기준 유엔인권이사회(UNHCR) 집계를 보면 올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던 중 사망하거나 실종된 난민은 1037명에 달한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지난달 6일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 영국 국왕(75)의 첫 공식 생일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찰스 3세는 1986년 고 엘리자베스 2세의 환갑 잔치 이후 군주로서는 37년 만에 직접 말을 타고 생일 기념 행진에 참석했다. BBC 등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 생일을 기념하는 군기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이 17일(현지 시간) 영국 수도 런던 버킹엄궁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는 군인 1400여 명, 말 200여 필, 군악대 400여 명으로 이뤄진 행렬이 버킹엄궁을 출발하며 시작했다. 군기분열식은 260여 년 전부터 국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전통 퍼레이드 행사다. 찰스 3세는 연대장 자격으로 근위대를 사열한 뒤 기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행진을 이끌었다.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도 말을 타고 행진했고, 커밀라 왕비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등은 마차로 그 뒤를 따랐다. 차남 해리 왕자 부부는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3세는 리시 수낵 총리 등 약 8000명이 관람하는 가운데 말을 탄 채 군대를 사열했다. 버킹엄궁으로 돌아온 뒤에는 공군기 등 항공기 70대가 붉은 화살 모양으로 비행을 펼쳤고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이 궁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었다. 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1월이지만 왕실은 날씨가 좋은 6월을 국왕의 공식 생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만나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미국 친구”라며 환대했다. 시 주석이 해외 기업인과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시 주석은 국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게이츠 창업자를 접견하며 “(게이츠 창업자는) 중국의 개발 작업에 참여해 많은 좋은 일을 한 오랜 친구”라고 말했다고 중국중앙(CC)TV 등이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과 미국 관계의 근간은 양국 국민이고 나는 언제나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며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는 강대국의 옛 길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시 주석과 만나 영광”이라며 “4년간 올 수 없어서 실망했는데 다시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고 런민일보는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30대 한인인 권모 씨 부부는 13일(현지 시간)에도 여느 때처럼 차를 몰고 식당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부인 권 씨는 임신 32주 차로, 만삭이었다. 부부는 이날 오전 11시 15분경 시 중심부인 벨타운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했다. 이제 좌회전을 해서 500m만 더 가면 식당이었다. 이때 한 정체불명의 남성이 권 씨 부부의 테슬라 차량으로 걸어왔다. 이 남성은 갑자기 총을 꺼내 운전자석 창문을 향해 총을 쐈다. 총알은 운전석에 앉아있던 임신부 권 씨의 가슴과 머리 등에 맞았다. 차량 앞에는 9mm 탄피 6발이 떨어져 있었다. ● 배 속 아기 응급 분만수술 했지만… 권 씨 부부 지인들이 사건 이후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총알이 갑자기 차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자 조수석에 있던 남편은 본능적으로 부인을 감싸 안았다고 한다. 총격이 멎자마자 남편은 운전석의 부인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급하게 옷을 찢어 출혈 부위를 지압했다. 부인 권 씨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남편도 부인을 감싸 안는 과정에서 팔에 총상을 입었다. 권 씨 배 속에 있던 여자 아기는 응급 분만수술 직후 잠시 살아있었지만 이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의 지인들은 “(권 씨) 남편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아름다운 딸을 안고 작별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며 “나의 친구는 딸을 안아볼 기회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권 씨 부부에게는 두 살배기 아들이 있다. 사건 당시 현장에는 없었다. 권 씨의 지인은 “권 씨는 몇 주 후 아들의 세 번째 생일을 앞두고 직접 케이크를 만들고 파티를 준비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며 “더 이상 엄마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이는 아직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시애틀타임스 등에 따르면 권 씨 부부는 2018년 일식집을 열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힘든 시기를 이겨내며 성실하게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의 친구인 킴 라미레스 씨는 “그들은 모두가 원하던 ‘아메리칸드림’을 보여준 부부다. 우리의 가족과도 같았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 총격범, 권 씨 부부와 일면식도 없어 지난달 6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쇼핑몰에서 30대 한인 부부와 3세 아들이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또다시 참극이 벌어지자 한인 사회는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15일 권 씨 부부의 식당 앞에는 이들의 비극을 추모하는 꽃다발과 편지가 가득 놓여 있었다. 한인 사회에서는 권 씨 친구들을 중심으로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이 시작돼 하루 만에 약 10만 달러(약 1억2700만 원)가 모였다. 지인들은 한국에 있는 권 씨 부모가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총격범 코델 구스비(30)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권 씨 부부와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체포될 당시 두 손을 든 채 “내가 했다(I did it)”고 소리를 질렀다. 범인은 “부부의 차량 안에 총기가 보여서 쐈다”고 주장했지만 현장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구스비는 2017년 총기 범죄 전과가 있어 총기 소지가 불가능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버려진 반자동 권총을 발견했으며, 이 총은 인근에서 도난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만나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미국 친구”라며 환대했다. 시 주석이 해외 기업인과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이날 시 주석은 국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게이츠 창업자를 접견하며 “(게이츠 창업자는) 중국의 개발 작업에 참여해 많은 좋은 일을 한 오랜 친구”라고 말했다고 중국중앙(CC)TV 등이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과 미국 관계의 근간은 양국 국민이고 나는 언제나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며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는 강대국의 옛 길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게이츠 창업자는 “시 주석과 만나 영광”이라며 “4년간 올 수 없어서 실망했는데 다시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고 런민일보는 전했다.이날 접견에서는 시 주석이 게이츠 창업자와 인공지능(AI)를 포함해 MS의 중국 내 사업 확장에 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MS 등 미국 기업들이 AI 관련 기술을 중국에 도입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MS는 ‘챗GPT’로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오픈AI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30대 한인인 권모 씨 부부는 13일(현지 시간)에도 여느 때처럼 차를 몰고 식당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부인 권 씨는 임신 32주차로, 만삭이었다. 부부는 이날 오전 11시 15분경 시 중심부인 벨타운 지역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대기를 위해 정차했다. 이제 좌회전을 해 500m만 더 가면 식당이었다. 이 때 한 정체불명의 남성이 권 씨 부부의 테슬라 차량으로 걸어왔다. 이 남성은 갑자기 총을 꺼내 운전자석 창문을 향해 총을 쐈다. 총알은 운전석에 앉아있던 임산부 권 씨의 가슴과 머리 등에 맞았다. 차량 앞에는 9mm 탄피 6발이 떨어져 있었다. ● 뱃속아기 응급 분만수술 했지만… 권 씨 부부 지인들이 사건 이후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충알이 갑자기 차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자 조수석에 있던 남편은 본능적으로 부인을 감싸 않았다고 한다. 총격이 멎자마자 남편은 운전석의 부인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급하게 옷을 찢어 출혈 부위를 지압했다. 부인 권 씨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남편도 부인을 감싸 안는 과정에서 팔에 총상을 입었다. 권 씨 뱃속에 있던 여자아기는 응급 분만수술 직후 잠시 숨을 살아있었지만 이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의 지인들은 “(권 씨) 남편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아름다운 딸을 안고 작별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며 “나의 친구는 딸을 안아볼 기회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권 씨 부부에게는 두 살배기 아들이 있다. 사건 당시 현장에는 없었다. 권 씨의 지인은 “권 씨는 몇 주 후 아들의 세 번째 생일을 앞두고 직접 케이크를 만들고 파티를 준비할 생각에 들떠있었다”며 “더 이상 엄마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이는 아직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시애틀타임스 등에 따르면 권 씨 부부는 2018년 일식집을 열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힘든 시기를 이겨내며 성실하게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의 친구인 킴 라미레즈 씨는 “그들은 모두가 원하던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준 부부다. 우리의 가족과도 같았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 총격범, 권 씨 부부와 일면식도 없어 지난달 6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쇼핑몰에서 30대 한인 부부와 3세 아들이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망한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참극이 벌어지자 한인 사회는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15일 권 씨 부부의 식당 앞에는 이들의 비극을 추모하는 꽃다발과 편지가 가득 놓여 있었다. 한인 사회에서는 권 씨 친구들을 중심으로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이 시작돼 하루 만에 약 10만 달러(약 1억2700만원)가 모였다. 지인들은 한국에 있는 권 씨 부모가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총격범 코델 구스비(30)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권 씨 부부와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체포될 당시 두 손을 든 채 “내가 했다, 내가 했다(I did it)”고 소리를 질렀다. 범인은 “부부의 차량 안에 총기가 보여서 쐈다”고 주장했지만 현장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구스비는 2017년 총기 범죄 전과가 있어 총기 소지가 불가능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버려진 반자동 권총을 발견했으며, 이 총은 인근에서 도난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사진)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이 외국 기업인을 접견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미 베이징에 도착한 게이츠 창업자는 이날 트위터에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베이징에 왔다”며 세계 보건, 개발도상국 지원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시 주석을 만나면 2015년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회동한 뒤 8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초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중국에 5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직접 감사 편지를 보냈다. 시 주석과 게이츠 창업자의 만남은 서구 유명 기업인들에 이어 18, 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으로 미중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미 테슬라 창업자, 제이미 다이먼 미 JP모건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 프랑스 루이뷔통모에에네시 CEO, 랙스먼 내러시먼 스타벅스 CEO 등 세계적 기업인이 잇달아 중국을 찾았다. 이들은 중국 고위 관료를 만나 미중 갈등 와중에도 중국 내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세계적 기업인의 방중 및 중국 사업 확대 논의에 대한 미중 양국의 온도 차는 확연히 다르다. 코로나19 봉쇄 완화에도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중국은 해외 유명 기업의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반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미 경제에 반하는 베팅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며 노골적으로 중국 투자 확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말(talks)’이 아닌 ‘돈(funding)’이 미국의 다리를 짓는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장관(41·사진)이 올 2월 루이지애나주 캘커슈강 다리 보수 공사 현장에서 한 말이다. 2021년 2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초대 교통장관이 된 그는 9개월 후부터 시행된 1조2000억 달러(약 156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을 통해 노후화된 교량, 도로, 철도 등의 보수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돈을 곳곳에 뿌리면서 이를 자신의 성과처럼 홍보할 수 있어 집권 민주당에서 차차기 대선을 노리는 주자 중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미 최초의 성소수자 장관이다. 또 그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현 바이든 행정부 인사 중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겨룬 유이한 인물이다. 10여 명의 주자가 난립했던 당시 경선에서 그는 일찌감치 사퇴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이미 대선 경선에 도전해 봤다는 점, 80대인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등을 감안할 때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집권 2기에는 그와 해리스 부통령 같은 차기 주자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양날의 검’ 장관직 올 1월 ‘오늘 민주당 대선 경선이 있다면 누구를 뽑겠는가’라는 뉴햄프셔대 조사에서 부티지지 장관은 16%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15%),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0%),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8%) 등을 모두 제쳤다. 하버드대 졸업, 뛰어난 연설 능력, 젊은 나이 등 ‘엄친아’ 이력은 초선 상원의원에서 백악관 주인으로 직행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흡사하다. 그가 종종 ‘백인 오바마’로 불리는 이유다. 다만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 일각의 편견이 존재하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지지도 저조하다. 여러 조사에서 흑인은 다른 인종에 비해 성소수자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직은 그의 인지도를 높여주는 동시에 많은 비판도 가져오는 ‘양날의 검’으로 꼽힌다. 11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고속도로에서 유조차 화재로 일부 도로가 붕괴됐다. 그는 즉각 트위터에 “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썼다. 빠른 입장 표명은 장관 취임 후 잦은 사건 사고와 이에 따른 논란 때문으로 풀이된다. 2월 초 오하이오주 이스트팰러스틴에서 화물 열차 40량이 탈선해 유독 물질이 유출되고 수천 명이 대피했다. 그는 사고 발생 20일 후에야 현장을 찾았다. 그보다 먼저 이곳에 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티지지가 주민을 배신했다”고 꼬집었다. 1월에는 연방항공청(FAA)의 전산 오류로 미 전역에서 4000여 편의 항공편이 지연되고 600여 편이 취소됐다. 역시 주무 장관인 그에게 적지 않은 비판이 쏟아졌다. 정치매체 더힐은 “장관직이 그에게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첫 커밍아웃 성소수자 장관 그는 1982년 인디애나주 소도시 사우스벤드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지중해 섬나라 몰타계 이민자, 모친은 미국인이며 둘 다 지역 명문 노터데임대 교수를 지냈다.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했고 ‘인재 등용문’으로 꼽히는 로즈 장학생에 뽑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PPE)를 공부했다.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노르웨이어 등 8개 언어가 가능하다. 해군 정보 장교로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했고 매킨지 컨설팅 등에서 일했다. 2012∼2020년 고향 사우스벤드에서 재선 시장을 지냈고 당시 성소수자임을 밝혔다. 2018년 고교 교사 겸 작가 채스턴 글레즈먼과 결혼했다. 2021년 쌍둥이를 입양했다. 2019년 4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전국적으로는 무명에 가까웠다. 백인 부유층, 고학력자 등의 높은 지지로 다음 해 2월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자금력 한계 등으로 한 달 후 사퇴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사진)이 12일(현지 시간) 치통(齒痛)으로 이날 예정된 주요 일정을 수행하지 못했다.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단을 오르다 모래주머니에 걸려 넘어진 데 이어 다시 건강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년 재선 도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악관이 공개한 대통령 주치의 케빈 오코너 박사 서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오른쪽 아래 어금니에 대해 2차 신경치료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통증을 호소하자 국립 월터 리드 미군병원 의료진이 어금니 검사를 거쳐 신경치료 일종인 근관(根管)치료를 했지만 다음 날 통증이 재발한 것이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대통령은 오후부터 관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12일 주요 일정은 일부 연기되거나 변경됐다. 백악관은 오후 예정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이 13일로 미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는 9월 퇴임하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후임자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대학 운동선수 날’ 행사는 커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신 참석했다. 백악관은 치료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국소 마취를 했을 뿐 전신 마취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정헌법 25조가 발동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정헌법 25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한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스코틀랜드 최초로 여성 자치정부 수반에 올랐던 니컬라 스터전 전 수반(53·사진)이 당비를 유용한 혐의로 11일(현지 시간) 전격 체포돼 7시간 조사 끝에 풀려났다.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을 이끌어 온 스터전 전 수반은 올 2월 돌연 사임해 배경에 관심이 쏠렸는데 당비 유용 의혹으로 타격을 입게 되면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스코틀랜드 경찰은 이날 스터전 전 수반이 소속된 집권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자금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스터전 전 수반을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스터전 전 수반은 조사를 받은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스터전 전 수반은 재임 당시 SNP가 2017년부터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명목으로 모금한 66만 파운드(약 10억 원) 상당의 기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금 이후 주민투표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기부금 대부분이 이미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 기부금이 2017년 스코틀랜드 총선 당시 SNP의 선거자금으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급기야 2021년 SNP의 재무 담당 당직자들이 회계 투명성을 요구하며 줄줄이 사퇴하자 경찰은 같은 해 수사에 착수했다.스터전 전 수반의 남편인 피터 머렐 전 SNP 사무총장 역시 두 달 전인 올 4월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머렐 전 총장의 모친 자택에서 10만 유로(약 1억3800만 원) 상당의 고가 캠핑카를 압수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스터전의 후임인 훔자 유사프 자치정부 수반은 해당 캠핑카가 SNP 당비로 구입됐다는 점을 인정했다.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의 상징적 인물인 스터전 전 수반의 당비 유용 의혹은 2025년 예정된 스코틀랜드 총선에서 집권당인 SNP에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는 SNP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SNP의 지지율은 41%로 지난해 12월 대비 약 10%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29%로 4%포인트 올랐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주한 영국대사관과 한영협회가 8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저에 모여 ‘셰브닝 장학금(Chevening Scholarships)‘ 후원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올해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이 장학금은 1983년 시작해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영국 외무부 주관 글로벌 장학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160개국의 잠재적 리더십을 가진 우수 인재들이 영국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현재 약 5만 명의 동문을 보유하고 있다.한영협회는 이번 MOU 연장을 통해 2026년까지 매년 1명의 국내 우수 인재를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결식에 참석한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한영협회와 같은 파트너 덕분에 탈북민을 포함한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영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대사관저에서는 MOU 연장 및 한국과 영국 양국의 우호 증진을 기념하기 위한 장학금 기금 모금행사도 진행됐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뉴욕시를 포함해 동부 하늘을 뒤덮은 오렌지색 연기는 캐나다 산불로 인한 것이다. 이 지역 산불은 지난달 동부 퀘벡주에서 발생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당분간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캐나다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가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기준 캐나다 전역에서 보고된 산불은 414건이며 이 중 239건이 통제 불능 상태다. 산불은 퀘벡주와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 및 앨버타주 등을 중심으로 캐나다 전역으로 확산됐다. 피해가 가장 큰 퀘벡주는 일부 도로가 폐쇄됐고 고압 송전선이 끊기는가 하면 통신이 두절되는 등 주요 인프라가 위협받고 있다. 산불 진압을 위해 모든 국가 자원을 동원하는 ‘국가 준비 5단계’가 선포된 상태다. 이번 산불은 시기상 이례적으로 빠르게 대형 피해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캐나다에서는 5∼10월 주로 서부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는데 올해는 동부와 서부에서 모두 산불이 나면서 피해가 더 심해졌다. 이날까지 캐나다에서는 축구장 약 530만 개 면적인 380만 헥타르(3만8000㎢)가 소실됐다. 5∼10월 기준 지난 10년 연평균 산불 피해 면적의 약 15배다. 빌 블레어 캐나다 비상계획부 장관은 1일 “(극심한 피해가 발생하기에는) 전례 없이 이른 때”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의 한 원인으로 근래 지속된 고온 건조한 날씨를 꼽고 있다. 4월 두 저기압골 사이에 고기압이 끼며 공기 흐름이 정체되는 ‘오메가 블록’이 캐나다 상공에 형성됐는데 이로 인해 캐나다 중남부 산맥 일대 기온이 올라 화재를 키웠다는 것이다. 마이크 플래니건 캐나다 톰프슨리버스대 비상관리소방과학연구소 소장은 “기온 상승으로 산불 진화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며 “현대 들어 관련 기록에서 이런 날씨를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과거보다 더 고온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하거나 불길이 빠르게 확산돼 진화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무나 풀이 바짝 말라 있어 평소 같은 번개에도 불이 붙는 경우가 늘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붙을 확률도 커진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만 헥타르(1100㎢ )를 태우고 사망자 21명을 낸 러시아 중남부 쿠르간주 산불도 이 같은 기후변화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2050년까지 연평균 산불 발생 건수가 현재보다 최대 30%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불이 빈번해질수록 산불 연기가 인간 호흡기 등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산불로 캐나다 대기 오염 수준은 평소보다 서너 배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질 바움가르트너 캐나다 맥길대 인구 및 세계보건연구소 교수는 “산불 연기는 더 이상 인간이 단기적으로 노출되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16년 필리핀 한인 사업가 지모 씨(당시 53세)를 납치, 살해한 필리핀 전직 경찰과 전직 수사국 요원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범인들이 붙잡힌 지 6년 4개월 만이다. 6일(현지 시간) ABS-CBM방송 등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앙헬레스 법원은 이날 전 경찰청 마약단속국(PNP AIDG) 소속 리키 산타 이사벨과 전 국가수사국(NBI) 요원 제리 옴랑에게 각각 이 같은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당시 마약단속국 팀장으로 이 사건을 기획한 혐의를 받던 라파엘 둠라오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구체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사벨과 옴랑은 2016년 10월 18일 수도 마닐라 인근 앙헬레스의 지 씨 자택에서 지 씨를 납치해 경찰청 마약단속국 주차장으로 데려가 교살한 혐의다. 이들은 다음 날 지 씨 시신을 전직 경찰 소유 화장장에서 소각했다. 이사벨과 알고 지내던 지 씨는 ‘마약 관련 혐의가 있다’는 협박을 받고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들은 같은 달 30일 지 씨 부인에게 몸값 800만 페소(약 1억9300만 원)를 요구해 다음 날 500만 페소(약 1억2000만 원)를 받기도 했다. 당초 필리핀 경찰은 시신 없는 살인 사건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2017년 1월 화장장을 소유한 전직 경찰의 사무실에서 지 씨 소유의 골프채가 발견되면서 수사에 물꼬가 트였고, 이사벨 등 5명이 최종 기소됐다. 그해 5월 1심 재판이 열렸지만 피고인들의 검사 및 판사 기피 신청 등 지연 전략으로 계속 늦춰졌다. 지 씨 살해 사건은 현직 경찰이 저질렀다는 점에서 필리핀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당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 씨 부인 최모 씨를 만나 “깊은 유감과 함께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매우 미안하다”며 충분한 배상을 약속하기도 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인근 수력발전댐이 붕괴돼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늦추기 위한 러시아의 소행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은 사실상 러시아 소행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조작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긴급 연설이 방송됐다. 다양한 유형의 싸움이 혼재된 ‘하이브리드 전쟁’의 새로운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흘째 교전…댐 붕괴 ‘주민 대피령’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가까운 남부 전략 요충지 헤르손에서는 노바카호우카댐 일부가 6일 오전 폭파돼 헤르손을 포함한 약 80개 마을이 범람 위기에 처했다. 댐을 관장하는 우크라이나 국영 ‘우크르히드로에네르고’는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댐의 엔진룸이 폭발하며 붕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이 댐은 높이 30m, 길이 3.2km로,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솔트호 수준인 물 약 18km³를 담고 있다. 위성사진 등에 따르면 댐의 100m 안팎 구간이 무너져 물이 계속 쏟아져 내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위험 지역’에 거주 중인 약 1만6000명의 시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며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취하라”고 당부했다. 노바카호우카댐은 인근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수를 공급하는 주요 원천이다.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원자로에 남은 방사능 원료들이 녹아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즉각적 핵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댐 붕괴 소식이 알려지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를 배후로 지목했다. 지난해 말 무렵부터 양국은 상대방이 이 지역 댐을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은 “생태학살(ecocide)”이라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의도적 댐 폭파는 제네바 협약에 전쟁범죄로 분류돼 있다.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교전에서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밤 화상 연설에서 “군이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우리가 기다리던 소식을 가져왔다. 우리 군대에 성공적인 날”이라며 일부 영토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6일 우크라이나 남부 도네츠크주에서 대규모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저지했고, 우크라이나 병력의 손실이 150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사실상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반격이 성공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지와 중지를 교차해 ‘행운을 빈다’는 뜻을 표시했다.● 푸틴 ‘가짜 연설’ 방송…러 “해킹 공격”5일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전날 대규모 군사작전을 펼친 남동부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벨고로트, 보로네즈, 로스토프 등에서 푸틴 대통령의 조작된 긴급 연설이 TV와 라디오로 방송됐다. 이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나토 주축인 미국의 도움을 받아 벨고로트, 브랸스크, 쿠르스크를 공격했다”며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내렸다. 또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러시아 영토로 더 깊숙이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딥페이크로 만든 연설 영상이 함께 송출됐다. 이 연설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혼란이 계속되자 러시아 크렘린궁이 진화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방송국에 대한) 해킹 공격에 따른 허위 방송”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해킹 배후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진영이 러시아의 전통적 전술인 ‘혼란 퍼뜨리기’를 사용하며 영리한 게임을 이끌고 있다”고 평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인근 수력발전댐이 붕괴돼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늦추기 위한 러시아의 소행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조작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긴급 연설이 방송됐다. 다양한 유형의 싸움이 혼재된 ‘하이브리드 전쟁’의 새로운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흘째 교전…댐 붕괴 ‘주민 대피령’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가까운 남부 전략 요충지 헤르손에서는 노바카호우카댐 일부가 6일 오전 폭파돼 헤르손을 포함한 약 80개 지역이 범람 위기에 처했다. 해당 댐을 관리하는 우크라이나 국영 ‘우크르하이드로에네르고’는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댐의 엔진룸이 폭발하며 붕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이 댐은 높이 30m, 길이 3.2km로, 미국 유타주 그레이트솔트호 수준인 물 약 18㎦ 을 담고 있다. 위성사진 등에 따르면 댐의 100m 안판 구간이 무너져 물이 계속 쏟아져 내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위험 지역’에 거주 중인 약 1만6000명의 시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며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취하라”고 당부했다. 노바카호우카댐은 인근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수를 공급하는 주요 원천이다.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원자로에 남은 방사능 원료들이 녹아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즉각적 핵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댐 붕괴 소식이 알려지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를 배후로 지목했다. 지난해 말 무렵부터 양국은 상대방이 이 지역 댐을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생태학살(ecocide)”이라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의도적 댐 폭파는 제네바 협약에 전쟁범죄로 분류돼 있다. 사흘 째 이어지는 교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교전에서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밤 화상 연설에서 “군이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우리가 기다리던 소식을 가져왔다. 우리 군대에 성공적인 날”이라며 일부 영토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6일 우크라이나 남부 도네츠크주에서 대규모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저지했고, 우크라이나 병력의 손실이 150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사실상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반격이 성공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지와 중지를 교차해 ‘행운을 빈다’는 뜻을 표시했다.● 푸틴 ‘가짜 연설’ 방송…러 “해킹 공격” 5일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전날 대규모 군사작전을 펼친 남동부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벨고로트, 보로네슈, 로스토프 등에서 푸틴 대통령의 조작된 긴급 연설이 TV와 라디오로 방송됐다. 이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축인 미국의 도움을 받아 벨고로트, 브랸스크, 쿠르스크를 공격했다”며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내렸다. 또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러시아 영토로 더 깊숙이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딥페이크로 만든 연설 영상이 함께 송출됐다. 이 연설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혼란이 계속되자 러시아 크렘린궁이 진화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방송국에 대한) 해킹 공격에 따른 허위 방송”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해킹 배후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진영이 러시아의 전통적 전술인 ‘혼란 퍼뜨리기’를 사용하며 영리한 게임을 이끌고 있다”고 평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