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김기윤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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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취재분야

2025-02-13~2025-03-15
문학/출판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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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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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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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웨이’ 네타냐후, 휴전-인질석방 협상 거부… 美와도 파열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억류 중인 약 130명의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와 하마스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측이 제안한 인질 석방 및 휴전안을 전면 거부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 요구에도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네타냐후 총리의 행보를 두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론이 고조되고 있다. 인질 생명은 도외시한 채 지지 기반인 극우층 입맛만 고려한 강경책을 고수한다는 의미다. 특히 인질 가족들은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 앞에서 천막을 치고 연일 “당장 석방 협상을 시작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도 높은 지상작전에도 ‘하마스 궤멸’이라는 네타냐후 내각의 목표와 달리 하마스 대원의 일부만 제거한 것으로 나타나자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협상 불가” vs 하마스 “인질 죽을 것”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1일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하마스 ‘괴물’들이 제시한 협상 조건을 거부한다. 이스라엘인의 안전을 지킬 수 없고 우리 병사도 헛되이 쓰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최근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등을 조건으로 자신들 또한 인질을 풀어주고 휴전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내각은 “하마스를 반드시 소탕해야 한다. 살인자와 강간범도 풀어줄 수 없다”며 요지부동이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메시지에 반발했다. 이들은 관저 앞 도로에 천막을 치고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당일 인질이 된 사람들이 벌써 107일째 포로 생활 중”이라며 “당장 석방시키라”고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에도 분명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가자지구는 물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이 완전한 안보 통제권을 가지겠다며 “타협하지 않겠다. 총리로 있는 한 이를 굳건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하마스도 인질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날 가디언에 따르면 하마스 간부 사미 아부 주흐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 종료를 거부하면 하마스 인질의 귀환 가능성 또한 없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16쪽짜리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자신들의 선제 공격이 “이스라엘의 탄압에 맞서는 정상적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스라엘 민간인이 대거 희생되고 인질까지 납치한 것은 “우발적 사태”라고 변명했다.● 하마스 소탕 지지부진… 회의론 고조 인질 석방과 하마스 소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과 달리 실제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2만5000∼3만 명으로 추정되는 전체 하마스 대원 중 20∼30% 수준인 1만여 명만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하마스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익명 보도를 전제로 뉴욕타임스(NYT)와 접촉한 이스라엘 장군 4명은 “하마스 소탕과 인질 석방 목표는 양립할 수 없다. 하마스 궤멸을 위한 전투가 장기화하면 인질들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또한 “군사작전으로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라고 비판했다. NYT가 검토한 이스라엘군 문서에 따르면 군은 당초 지난해 12월까지 가자지구의 3대 도시인 가자시티, 칸유니스, 라파에서 ‘통제권’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월 중순인 현재까지도 라파로 진격하지 못했다. 지난해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2인자’ 야히야 신와르, 군사 지도자 모하마드 데이프 등도 여전히 살아있다. 이스라엘군이 전쟁 발발 직후부터 신와르와 데이프 사살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지만 쉽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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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파키스탄 보복 공습에… “용납 못해” 레드라인 경고

    파키스탄이 접경국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지 이틀 만인 18일(현지 시간) 보복 공습을 단행한 것에 대해 이란이 “용납할 수 없다”며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이란 외교부는 이날 국영 IRNA통신을 통해 “국민과 영토 수호는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금지선)이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18일 새벽 파키스탄의 보복 타격으로 어린이와 여성 등 최소 9명이 숨진 것에 대해 “내부 조사에 바로 착수했으며, 파키스탄에 ‘즉각 설명’을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이란 외교부는 “형제 관계의 이웃인 파키스탄이 자국 내 반(反)이란 테러리스트의 기지 설립을 막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틀 전 이란의 파키스탄 영토 내 테러단체 공격은 “국경군의 의무”라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다. 지금으로선 상황이 어디로 흘러갈지 속단할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11일부터 미국과 영국 연합군의 공습을 받고 있는 친(親)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은 18일에도 미국 국적 유조선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 행사를 이어갔다. 후티 반군 측은 “미국과의 대결은 영광이자 축복”이라며 “관련 상선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날 예멘 영토 내 후티 반군 기지에 대한 다섯 번째 공격을 감행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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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파키스탄 보복 공습에 “용납할 수 없다” 경고…확전 우려

    파키스탄이 접경국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지 이틀만인 18일(현지 시간) 보복 공습을 단행한 것에 대해 이란이 “용납할 수 없다”며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핵 개발 국가인 이란과 비공식 핵 보유국인 파키스탄이 한 차례 충돌 뒤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여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이란 외무부는 이날 국영 IRNA통신을 통해 “국민과 영토 수호는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금지선)이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18일 새벽 파키스탄의 보복 타격으로 어린이와 여성 등 최소 9명이 숨진 것에 대해 “내부 조사에 바로 착수했으며, 파키스탄에 ‘즉각 설명’을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이란 외무부는 “형제 관계의 이웃인 파키스탄이 자국 내 반(反)이란 테러리스트의 기지 설립을 막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틀 전 이란의 파키스탄 영토 내 테러단체 공격은 “국경군의 의무”라며 당위성을 강조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다. 지금으로선 상황이 어디로 흘러가지 속단할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은 이란과 파키스탄의 갈등 악화를 막기 위해 양국과 물밑 소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접국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도 “외교 채널과 대화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11일부터 미국과 영국 연합군의 공습을 받고 있는 친(親) 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은 18일에도 미국 국적 유조선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 행사를 이어갔다. 후티 반군 측은 “미국과의 대결은 영광이자 축복”이라며 “관련 상선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날 예멘 영토 내 후티 반군 기지에 대한 다섯 번째 공격을 감행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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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보유’ 파키스탄, 이란 공습… 중동긴장 확산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중동전쟁이 중동, 홍해 일대를 넘어 서남아시아 파키스탄으로 번졌다. 파키스탄은 인접국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지 이틀 만인 18일(현지 시간)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파키스탄은 세계 5위의 인구 대국이자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중동전쟁이 핵전쟁 위험까지 불렀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익 수호를 위해 이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의 테러범 은신처에 정밀 타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CNN 등은 파키스탄이 이란 내 7곳을 공습했고 최소 9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16일 이란이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자국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단체 ‘자이시알아들’의 근거지를 공습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파키스탄은 즉각 “주권 침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맞보복에 나섰다. ‘시아파 맹주’ 이란은 중동전쟁 발발 후 하마스, 홍해 일대에서 서구 민간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편을 줄곧 들고 있다. 이 와중에 3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미군 공습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도식에서 테러를 자행하자 수니파 무장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15일에도 시리아의 IS 근거지를 타격했다. 이란의 파키스탄 등 주변국에 대한 잇단 공습을 두고 이스라엘을 비롯한 적대세력은 물론 지지자들에게 보여주려는 ‘무력 과시’라는 분석이 나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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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공격 받은 파키스탄, 이틀만에 보복 공습… “최소 9명 숨져”

    이란과 약 9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서남아시아의 파키스탄이 이틀 전 이란의 자국 영토 공습에 격분해 보복을 단행했다. 두 나라의 군사 충돌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발생한 중동전쟁의 불씨가 여전한 와중에 벌어졌다. 비공식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과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은 물론 서남아시아까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시아파 맹주’ 이란은 중동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 서방 진영을 상대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 일종의 ‘대리군’을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전쟁이 100일을 넘어서며 이란 본토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는 등 역내 패권이 도전받는 듯한 모습을 노출하자 이번 주 들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섰다. 15일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거점을 폭격했고, 다음 날에는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자이시알아들’의 기지를 공습했다.● 이란, IS 응징하려다 파키스탄과 교전 CNN,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18일 오전 4시 30분경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 일대를 공습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여성 3명, 어린이 4명, 남성 2명 등 최소 9명이 숨졌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국익과 안보를 위한 공습”이라며 “최근 수년간 이 지역에 대한 이란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격은 3일 이란 케르만에서 발생한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추도식장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와 관련이 있다. 당시 80명이 숨졌고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국민 영웅’의 장례식에서 발생한 테러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자 이란 국민은 분노했다. 이란 당국 또한 ‘수니파 극단세력은 물론 이스라엘과 서구를 모두 척결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IS와 자이시알아들 근거지를 이틀 연속 공격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슈티아니 이란 국방장관은 17일 “우리는 세계의 미사일 강국”이라며 “이란을 위협하려는 곳이라면 어디든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파키스탄은 18일 공격 직후 “이란의 주권을 존중한다”며 추가 충돌은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 이란 직접 행동에 중동 격랑 속으로 중동전쟁 발발 후 하마스를 지원하면서도 직접 개입은 꺼려 왔던 이란이 최근 중동 곳곳에서 개입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란은 15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 기지가 모두 있는 북부 에르빌을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모사드의 베테랑 요원을 비롯해 최소 5명이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이란 국영매체 프레스TV가 18일 보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의 군사 행동에 대해 일종의 ‘과시적 공격’이라고 해석했다. 이란의 파키스탄 공격에 정통한 이란 혁명수비대 관계자들은 NYT에 “이란 내 보수층과 중동 내 우호세력을 안심시키며 이스라엘과 미국, 테러단체에 ‘이란이 공격을 받으면 반격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기 위한 공습이었다”라고 전했다. 최근 이란 내 폭탄 테러로 인해 이란이 안보에서 취약점을 드러내자 안팎에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력 과시’ 성격이 강하더라도 이란이 직접 행동에 나서 중동 전역이 격랑에 휩싸이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하다. 이란의 모사드 요인 암살로 이스라엘 또한 어떤 식으로든 보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17일 “레바논에서의 전투 준비 태세를 확대하고 있다”며 전선(戰線)이 확대될 가능성을 거론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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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보유국 파키스탄, 이란에 보복 공습…중동전, 서남아로 확전 우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중동전쟁이 중동, 홍해 일대를 넘어 서남아시아 파키스탄으로 번졌다. 파키스탄은 인접국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지 이틀 만인 18일(현지 시간)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파키스탄은 세계 5위의 인구 대국이자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중동전쟁이 핵전쟁 위험까지 불렀다는 우려가 나온다.파키스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익 수호를 위해 이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의 테러범 은신처에 정밀 타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CNN 등은 파키스탄이 이란 내 7곳을 공습했고 최소 7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이는 앞서 16일 이란이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자국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단체 ‘자이시알아들’의 근거지를 공습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파키스탄은 즉각 “주권 침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맞보복에 나섰다.‘시아파 맹주’ 이란은 중동전쟁 발발 후 하마스, 홍해 일대에서 서구 민간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의 편을 줄곧 들고 있다. 이 와중에 3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미군 공습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도식에서 테러를 자행하자 수니파 무장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15일에도 시리아의 IS 근거지를 타격했다.이란의 파키스탄 등 주변국에 대한 잇단 공습을 두고 이스라엘을 비롯한 적대세력은 물론 지지자들에게 보여주려는 ‘무력 과시’라는 분석이 나온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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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아직 브릭스 공식가입 아니다”… 美 블링컨-빈 살만 회동 8일 만에 번복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 초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회원국으로 가입했다고 발표했다가 16일 돌연 “아직 공식 가입은 아니다”라며 번복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데다 중동에서 무력 충돌까지 확대되면서 ‘줄타기 외교’를 해온 사우디의 고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마지드 알 까사비 사우디 상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패널로 참석한 자리에서 “사우디는 브릭스에 초대받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가입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2일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이 국영TV에 출연해 “브릭스는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유익하고 중요한 통로”라며 가입을 공식화한 것을 뒤집는 발언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상무장관의 다보스 발언과 관련해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2일 외교장관 관련 보도들은 사우디 매체들의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에서 모두 삭제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의 입장 번복은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우디가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게 미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미국으로선 ‘전통 맹방’인 사우디가 중국이나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이는 게 달가울 리 없다. 까사비 장관의 발언이 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접견한 뒤 나왔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브릭스를 반(反)서방 블록이자 영향력 확대를 위한 발판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여 왔다. 지난해 8월 남아공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그 결실로 사우디를 포함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 이란, 에티오피아, 아르헨티나 등 6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승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신임 대통령이 가입을 철회한 데 이어, 사우디마저 회원 가입을 유보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UAE, 이집트 등 나머지 4개국의 회원 자격은 올 1월 1일부터 발효됐다. 사우디는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이 이전보다 걸프 지역 안보 등에 개입하려는 의지가 약하다는 판단 아래 최근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와 미국의 갈등이 장기화되며 ‘외줄타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외신 등은 “사우디가 브릭스 가입의 잠재적 이점과 미국과의 오랜 관계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고 분석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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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로 한국어반 경쟁률 8 대 1… 韓-중동 잇는 일자리 늘자 열풍[글로벌 현장을 가다]

    《“‘휴대전화를 ○○○,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쳤다’에서 빈칸에 ‘보다가’와 ‘보고서’ 중 어떤 것이 더 맞는 표현일까요?”(선생님)“‘보다가’ 같아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 원인과 결과가 나타나요.”(학생들)14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 한국문화원 내 세종학당.2024년 첫 학기 개강에 맞춰 학생 10여 명이 중급 이상 ‘한국어능력시험(TOPIK)’ 자격증 취득을 위해 모여 있었다. 서툰 발음과 억양이지만 아는 한국어를 총동원해 단어나 조사의 의미까지 설명하려 애썼다. 흡사 한국의 토익학원이 떠오를 만큼 학생들은 교사의 문제 풀이에 집중했다. 통·번역가나 한국어 강사, 한국 기업 취업, 유학 등 저마다 꿈을 품은 학생들은 “할 수 있다”는 교사의 응원에 다 같이 “파이팅!”이라 크게 외쳤다.》세계적으로 한국어 배우기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북아프리카, 이집트에서도 한국어 강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K팝이나 한국 영화, 드라마 인기 덕에 이집트 청년들도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무척 크다. 과거엔 그저 취미 차원에서 배우려던 분위기였으나 최근엔 한 발 더 나아가 한-아랍어 통·번역 등 관련 분야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한국 정부가 ‘제2의 중동 붐’ 투자를 확대하며 한국과 중동을 잇는 일자리도 확실히 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젊은층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어릴 때부터 한국 콘텐츠를 자연스레 접하고 자란 이들의 저변이 무척 넓다. 중동이 한국어 학습 열풍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어 교육 인프라를 적극 지원해 양적, 질적 확대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한국어 배우러 왕복 6시간” 14일 세종학당에서 만난 수강생들은 한국어 수업을 듣는 것을 “복권에 당첨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이집트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시설이 적다 보니, 세종학당은 경쟁이 치열해 ‘한국 아이돌 콘서트 티켓’만큼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3년째 평균 경쟁률은 5 대 1로, 이날 개강한 올해 특별학기에도 179명 모집에 1452명이 지원했다. 세계에 산재한 세종학당 중에도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2022년과 지난해 모두 연간 지원자가 1만 명이 넘었다. 각각 1860여 명, 2600여 명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강좌를 수강했다. 지난해부턴 강좌 수도 대폭 늘렸지만,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업을 들으러 ‘왕복 6시간’을 다니는 학생도 있다. 마야르 무함마드 씨는 카이로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에 살지만 3년째 일주일에 한 번씩 세종학당을 찾고 있다. 그는 “먼 거리지만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워 한국어 강사나 번역 업무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집트 밖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진출해 한국 기업에 취직하거나 의료 분야 통역가가 되려는 이들도 많았다. TOPIK에서 가장 높은 6급을 목표로 삼고 있는 림 모사드 씨는 “중동 지역의 한국 기업 주재원이나 한국인 대상 아랍어 강사가 되는 게 꿈”이라 했다. 세종학당의 장은경 교원은 “학생들 열정은 상상 이상이다. 어학 교재뿐만 아니라 한국 신문 기사, 방송 뉴스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려 노력한다”고 했다. 사설 학원도 인기가 높다. 13일 오후 카이로 헬리오폴리스 지역에 있는 한 한국어학원을 찾았더니, 주말인 토요일에도 학생 10여 명이 기초과정을 배우고 있었다. 학생들은 “‘사과하다’에서 ‘사과’는 영단어 ‘애플(apple)’과는 다른 뜻인가요?”라며 손을 들고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질문했다. ‘최고’ ‘의자’ ‘회사’처럼 발음하기 어려운 모음이 섞인 단어는 선생님을 따라 큰 소리로 읽었다. 교육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집트에선 상당히 고액인 한국어 사설학원도 수강생이 많다. 대략 수강료가 한 달 평균 1000이집트파운드(약 4만3000원)로 영어나 프랑스어 외국어학원의 수강료가 300∼400파운드인 것과 비교하면 2.5∼3배에 이른다. 학원 관계자는 “일부 수강생에겐 한 달 수강료가 월급의 3분의 1에 이를 정도지만 어떻게든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열망이 크다”고 설명했다.출판·웹툰 新시장에 수요 커져 중동 지역에선 한류 붐을 타고 영화나 드라마 등의 자막 번역이 인기가 높은 편. 최근엔 현지가 출판물이나 웹툰, 웹소설 분야의 신(新)시장으로 떠오르며 번역 시장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 작품의 문맥을 이해하고, 현지 아랍권 문화에 맞춰 번역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한국어 교육의 질적 향상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이집트에는 소설가 정유정이나 한강, 조남주, 이민진의 인기작들을 비롯해 김소월 시인의 작품 등 한국 문학 20여 권이 번역 출간돼 있다. 웹툰이나 웹소설 등도 인기를 끌면서 한국 웹툰 기업들이 중동 전용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11월 UAE 샤르자에서 열린 국제도서전에선 셰이크 술탄 빈 무함마드 알 까시미 샤르자 국왕이 한국관을 찾아 “한국 책을 중동에 많이 번역해 출판해 달라”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오성호 주이집트 한국문화원장은 “현지인들에게 양적으로 한국어 학습 기회를 늘리는 것만큼, 질 좋은 수업을 통해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한국인 강사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시대를 넘어서 이젠 현지인 학습자가 다시 현지인을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랍권은 종교적, 문화적 특수성이 남다르기에 한국인 번역가 못지않게 중동 현지 번역가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드라마·영화 30편과 웹툰 3편을 아랍어로 번역한 알레 후세이니 씨는 “일부이긴 하나 성적, 폭력적으로 자극적이거나 동성애 코드가 들어간 작품의 번역은 쉽지 않다”며 “한국 콘텐츠가 아랍권에서 성공하려면 ‘종교 공동체’로 묶인 아랍권 문화를 존중하고, 교리에 맞지 않는 부분은 번역 시 배제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어 수강생들도 “이집트 및 중동 문화권 존중을 위해 논란 소지가 있는 대목은 섬세하게 번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중고교 과목 편입 가능성도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아인샴스대의 통번역 언어대학은 현지 최고의 대학인 카이로대만큼 문과 계열에서 우수한 대학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2005년 설립된 한국어과는 지원자의 외국어 성적이 만점에 가까워야만 합격이 가능할 정도로 최우수 학생들이 입학한다. 이 대학의 한국어과 2기 출신으로, 이집트 내 ‘한국어 1호 박사’로 통하는 사라 벤자민 한국어과 교수는 “학내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이 모이는 한국어과는 선망의 대상이다. 인기는 앞으로도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대학의 오세종 한국어과 교수는 “아직 이집트 내에선 한국어과 전공을 둔 곳이 많지 않다”며 “지금처럼 우수한 인재들이 최고조로 모일 때 한국 정부 차원에서 교원 양성, 학과 증설 지원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무조건적 증설이 아니라 충실한 교육·지원 체계를 확충한 뒤 현지에서 뿌리내리도록 해야 양국에 도움이 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요르단이나 사우디, UAE 등 대학에 있는 한국어과도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집트 교육부는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중국어와 이탈리아어를 중고교 제2외국어 선택 교육 과목으로 지정했다. 이집트의 한국어 열풍을 고려하면 앞으로 한국어도 중동 지역 중고교 교육 과목으로 편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몇몇 이집트 사립 중고교는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기 위해 카이로한국학교 측에 문의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쉽진 않겠으나 불가능한 얘기만은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 대사관 측의 외교적 노력과 꾸준한 교원 양성이 바탕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윤 카이로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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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이라크 내 이스라엘 첩보시설 파괴”… 후티는 美상선 공격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를 후원하는 이란이 15일 이라크 에르빌의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 기지를 공격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한 후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미 특수부대가 11일 소말리아 인근 해안의 한 선박에서 이란이 후티를 지원하려고 보내던 이란제 탄도미사일 부품 등 다양한 무기를 압수했다”고 16일 밝혔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 측면 지원하던 이란과 미국의 개입 정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에르빌의 모사드 기지 3곳과 반(反)이란 테러단체를 파괴하는 데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알레포에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조직 또한 공격했다고 했다. 이번 공격으로 에르빌에서는 쿠르드족 억만장자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페슈라우 디자이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에르빌에는 이라크 주재 미국영사관과 미군 기지 등도 있다. 2003∼2008년 한국 자이툰 부대도 이곳에 파병돼 활동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서방, IS 등을 동시에 위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IS는 3일 이란 케르만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당시 이곳에서는 4년 전 미군에 공개 암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추모식이 열리고 있었고 사망자가 80명이 넘었다. 격분한 이란은 테러 배후를 자처한 IS에 보복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이번 테러에 이스라엘계 IS 대원이 연루돼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라크 외교부는 16일 성명에서 “이란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라크의 주권과 국민 안보에 대한 공격이며 모욕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소 등으로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후티 또한 15일 홍해에서 미 민간선박 ‘M/V 지브롤터 이글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후티는 “미국, 영국과 연계된 모든 선박은 적대적인 표적으로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와 대치 중인 아이다루스 알 주바이디 예멘 부통령은 15일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미국 측에 후티의 무장 강화 조짐을 경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방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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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이라크 내 이스라엘 첩보시설 파괴”…쿠르드 ‘억만장자’도 숨져

    11일 새벽 미국과 영국이 친(親) 이란인 예멘의 후티 반군을 공습한 지 나흘 만인 15일 이란도 이라크 북부 도시 에르빌을 공격하며 무력행사에 나섰다. 같은 날 후티 반군은 홍해를 운항하던 미국 상선을 미사일로 타격해 중동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에르빌 지역의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 기지 3곳과 반(反)이란 테러단체를 파괴하는데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또 “시리아에 있는 이란 테러 공작의 가해자들, 특히 IS(이슬람국가) 테러 조직도 함께 공격했다”고 덧붙였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에르빌에선 최소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쿠르드족 출신 ‘억만장자’인 부동산 개발업자 페슈라우 디자이도 이번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에르빌 중심지구의 개발을 맡은 팔콘 그룹 소유주인 그는 재산이 약 23억 달러(약 3조 564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에르빌은 이라크 미국 영사관이 있는 미군의 주요 거점 중 하나다. 2003~2008년 한국 자이툰 부대도 이곳에 파병돼 활동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에르빌을 이라크 내 반(反)이란 세력의 근거지이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활동지로 지목해왔다.미 ABC 방송은 “미 영사관 및 미국인 거주지 인근에서도 여러 건의 폭발이 발생했다”며 “에르빌 국제공항 인근 미군 기지 주변도 공격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미군 시설이나 미국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란의 에르빌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사망자들의 가족에 애도를 보낸다”며 “이라크의 안정을 저해하는 미사일 공습에 반대한다”고 밝혔다.이번 이란의 공습은 3일 자국에서 발생했던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여겨진다. 이란 케르만에서 미군에 암살된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이 열리던 도중 폭탄이 터져 80여 명이 숨졌다. 이란은 테러 배후를 자처한 IS에 보복을 예고했으며, 최근 “테러에 이스라엘계 IS 대원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해왔다.이날 홍해에선 예멘 후티 반군이 미국 회사 소유인 컨테이너선박을 미사일로 공격하기도 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예멘 남부 아덴에서 남동쪽으로 177km 떨어진 아덴만 주변에서 ‘M/V 지브롤터 이글호’가 후티 반군의 미사일 1발에 피격 당했다”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 고위층은 공격 직후 “다수의 미사일로 미 선박을 공격했다. 타격은 정확하고 직접적이었다”며 “미국, 영국과 연계된 모든 선박은 적대적인 표적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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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주영 항만 건설한 중동에, 손자가 조선소 지어 기술료 받는다

    5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주바일 인근에 위치한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조선소의 상징’인 1600t 골리앗크레인 막바지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대형 크레인이 올라오면서 먼 곳에서도 이곳이 조선소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축구장 700개 규모, 매일 1만2000명의 인부가 드나드는 이곳은 HD현대가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업체 람프렐,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흐리와 합작해 짓고 있는 ‘IMI 조선소’의 모습이다. 현재 공정은 80%가량 완료됐다. 나머지 대형 크레인 3대를 설치한 뒤 올해 말 첫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IMI 조선소는 한국 조선업 역사상 설계 기술을 라이선스 형태로 수출한 최초 사례다. HD현대는 2019년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IMI 조선소에서 상선 한 척을 건조할 때마다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다. 앞서 1971년 HD현대는 영국 조선업체 스콧리스고로부터 26만 t급 원유운반선(VLCC) 2척 설계 도면을 임차해 선박을 건조하는 라이선스 방식으로 조선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후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HD현대는 이제는 반대로 반(半)세기 만에 선박 설계 기술을 중동으로 수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됐다.● 한국 조선업 최초로 ‘설계 기술’ 해외 수출 IMI 조선소는 투자 비용만 5조 원에 이른다. 사우디 아람코가 40%를 투자한 것을 비롯해 HD현대의 지분은 20%. HD현대가 베트남에 이어 짓는 두 번째 해외 조선소다. 총 3개 독에서 4기 골리앗크레인, 7개 안벽(생산된 배를 대놓는 부두 시설)이 들어서 연간 40척 이상 선박을 건조할 계획이다. IMI 조선소 지분을 20% 보유한 공동 합작사 바흐리와의 추가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미 HD현대중공업은 바흐리사로부터 VLCC 10척, HD현대미포조선은 2020년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10척을 수주했다. IMI 조선소가 완공되면 이를 통해 추가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IMI 조선소는 한국과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었다. 주바일은 과거 평범하고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하지만 1976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주도로 현대건설이 ‘20세기 최대 건설공사’로 불린 주바일 신항만을 지었다. 이후 약 40년이 지난 2015년 HD현대와 아람코는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 대표적 결과물이 IMI 조선소다. 당시 기획실 총괄부문장이던 정기선 부회장은 MOU 기획부터 체결까지 모두 직접 챙겼다. 이날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인근에서 만난 안윤효 HD현대 사우디 현장 소장은 “현지 주민들에게 주바일은 곧 현대이자 한국의 도시로 조선소 건설을 매우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가 중동으로 조선 기술을 수출한 배경은 중동 국가의 공격적인 탈석유 정책과 연관이 깊다. 사우디 정부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비전 2030’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목표로 세웠다. 전 세계가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석유 산업만으로는 국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에서 비롯됐다. HD현대 관계자는 “사우디는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고 자국 내 생산을 높이기 위해 제조업을 집중 육성 중이다”며 “중국이 저가 수주를 바탕으로 조선업을 장악하는 가운데 HD현대는 초격차 기술을 통한 기술 라이선스로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만 공사 신뢰 바탕으로 엔진, 변압기도 수출 HD현대는 한국 국가 예산의 4분의 1(약 9억4000만 달러)에 달했던 주바일 항만 공사를 통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군을 다각화했다. 조선업 외에도 엔진, 건설기계와 변압기 등 기계류 분야에서도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5일 찾은 IMI 부지 바로 옆에선 지난해 6월 착공한 선박엔진 합작사 마킨의 공장 설립 작업도 한창이었다. 마킨은 HD현대와 아람코,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가 공동 투자한 합작사다. 5년째 현장 관리를 맡고 있는 김학곤 HD현대 책임매니저는 “사우디 정부의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현지에서 50년 넘게 신뢰를 쌓은 HD현대와의 파트너십을 택한 것”이라며 “사우디제이션(사우디 현지화)의 일환으로 HD현대의 기술력을 전수받도록 하는 데 사우디 관계자들도 관심이 크다”고 밝혔다.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 사업에도 HD현대가 뛰어들었다. 지난해 HD현대는 사우디 시장에서 건설기계 약 1900대를 수주했다. 지난해 대비 20%가량 증가한 수주량이다. 이 중 네옴시티 비중이 약 60∼70%로 추정된다. 사우디 건설 시장은 2027년까지 매년 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완공 계획인 네옴시티는 지난해에만 6000대 이상의 건설 장비가 투입되는 등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의 전력기기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도 지난해 사우디에서 약 6억 달러(약 7900억 원)의 수주를 따냈다. 지난해 9월 네옴시티에 공급할 678억 원 규모 변압기와 지난해 10월 사우디 송변전 기업 알지하즈와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이 대표적이다. HD현대일렉트릭 한상만 책임매니저는 “중동 국가는 석유 중심 1차 산업에 치중돼 있어 제조업 기반이 아직 열악한 상황이라 한국 제조 기업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사막이 많은 중동에 전력 기기를 짓는 것이다 보니 사우디가 고품질의 제품을 원해 중국보다 한국 기업이 품질에서 우위를 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주바일=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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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티 반군, 美에 미사일 첫 반격… 헤즈볼라 “홍해 전쟁터 될 것”

    친(親)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14일 홍해에 있는 미군 구축함을 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군이 요격에 성공했으나, 미영 연합군이 11일 새벽 후티 반군 거점을 공습한 뒤 첫 반격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공개한 성명에서 “14일 오후 4시 45분경 대함 순항 미사일이 예멘 내 후티 반군 지역에서 미 이지스 구축함 라분(USS Laboon)을 향해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은 전투기에 의해 격추돼 (예멘의 서부 도시인) 호데이다 앞 홍해 해변가에 떨어졌다”며 “사상자나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11일 연합군이 반군 거점을 공습한 뒤로 후티가 미군에 직접 무력으로 대응한 건 처음이다. 앞서 12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긴 했으나 예멘 남부 아덴만 인근을 지나는 상선을 목표로 했다.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잇따라 미국의 예멘 공습을 비판하고 나섰다.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최고지도자는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알마나르 방송에 14일 출연해 “미국의 홍해 공격은 바다를 전쟁터로 만들 것”이라며 “홍해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전함이 동원된 전쟁의 무대로 바뀌며 관련 없는 민간 선박들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같은 날 국영 IRNA통신을 통해 “예멘 국민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호전적이고 반인권적인 면모를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아직까지 직접 개입은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홍해 긴장이 조만간 풀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연합군 공습으로) 현재까지 후티 반군 공격력의 약 20∼30%만이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후티 고위 관계자도 “미국 등이 군사 활동을 확대하면, 기지를 공습하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도 계속 표적으로 삼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긴장이 지속되면서 카타르 국영 에너지회사 카타르에너지는 15일 안보를 이유로 홍해를 통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을 일시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14일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LNG 유조선 4척이 오만 해안에 멈춰 있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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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정부 “홍해 충돌 격화땐 청해부대 군사작전 지원 검토”

    정부는 홍해의 군사 충돌 상황이 격화될 경우 미국과 영국군이 홍해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예멘 반군 후티에 대한 군사작전을 우리 군 청해부대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는 홍해와 접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병돼 국민과 선박 보호 작전을 수행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상황이 격화되면 선박 보호 활동을 넘어 실제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국제사회에 동참을 요청하는 만큼 우리 군도 지역 안정을 위해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미국과 영국처럼 홍해에서 후티를 직접 타격하는 방안이 아니라 홍해 입구에서 후티의 드론을 요격하는 등 방어 작전을 주로 수행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청해부대의 주 작전구역은 예멘과 접한 아덴만이다. 아덴만과 이어지는 홍해 입구도 작전 구역에 포함된다. 미 정부는 우리 정부에 호주 네덜란드 등이 지원 중인 후티에 대한 다국적 군사 작전에 동참해 달라고 꾸준히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의결된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을 보면 청해부대의 임무는 우리 선박의 안전한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유사시에는 연합해군사령부(CMF) 및 유럽연합(EU)의 해양안보작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CMF는 후티 타격 작전을 주도하는 미국을 비롯해 중동에서 활동 중인 39개국 해군 연합체다. 한국도 CMF 일원이어서 상황이 악화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에 이미 ‘유사시 CMF 해양안보작전 참여’가 명시돼 있는 만큼 별도의 국회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군 안팎의 해석이다. 한편 미국은 11일(현지 시간)에 이어 12, 13일에도 후티를 연속 공격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13일 “미 해군 구축함 ‘카니’가 예멘의 후티 레이더 시설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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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 구호품 통로’ 이집트 국경 재봉쇄 위기, 이 “무기반입 악용… 폐쇄” 이집트 “통제 완벽”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14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전쟁이 끝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공급하는 통로인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이 다시 봉쇄될 위기에 빠졌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하마스를 파괴하고 가자지구를 비무장화할 것”이라며 “치명적 무기들이 (가자지구) 남부 국경을 통해 들어오고 있어 종전까지 당연히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국경 폐쇄 방법이나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가 폐쇄를 경고한 국경은 ‘필라델피 회랑’을 일컫는다.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14km에 이르는 좁은 길이다. 1979년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 협정에 따라 안보 완충지대로 설정됐는데, 전쟁이 발발한 뒤로는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전달하는 주요 루트로 이용되고 있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회랑이 하마스가 불법 무기 등을 들여오는 주요 공급 루트로 악용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국경 폐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당 국경 주변에서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13일 전했다. 현직 이스라엘·이집트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미 이스라엘은 작전 계획을 이집트 측에 통보한 상태다. 하마스의 출입을 막기 위해 해당 국경지대에 이스라엘군을 아예 주둔시키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자국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흐마드 아부 자이드 이집트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집트TV ‘사다 엘바라드’에 출연해 “우리는 국경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라파 검문소를 운영하며 국경 일대의 출입과 물자 거래 등을 철저히 관리해 왔다”고 강조했다. 국경을 통해 무기 밀반입이 이뤄진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지연되는 이유 역시 이스라엘 탓으로 돌렸다. 자이드 대변인은 “구호품 반입과 통관 절차 등이 늦어진 건 이스라엘 측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가자지구 주민은 안전한 삶을 위해 이집트 정부의 지원과 조치에 대해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유엔 산하 단체들은 인도적 지원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가자지구 전역에서 심각한 기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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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 전쟁 100일째… 이집트-가자 국경 재봉쇄되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14일(현지 시간)로 100일째를 맞았다. 전쟁이 끝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공급하는 통로인 이집트-가지지구 국경이 다시 봉쇄될 위기에 빠졌다.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하마스를 파괴하고 가자지구를 비무장화할 것”이라며 “치명적 무기들이 (가자지구) 남부 국경을 통해 들어오고 있어 종전까지 당연히 국경을 폐쇄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국경 폐쇄 방법이나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네타냐후 총리가 폐쇄를 경고한 국경은 ‘필라델피 회랑’을 일컫는다. 이집트와 가지지구를 잇는 14km에 이르는 좁은 길이다. 1979년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 협정에 따라 안보 완충지대로 설정됐는데, 전쟁이 발발한 뒤로는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전달하는 주요 루트로 이용되고 있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회랑이 하마스가 불법 무기 등을 들여오는 주요 공급선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국경 폐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당 국경 주변에서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13일 전했다. 현직 이스라엘·이집트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미 이스라엘은 작전 계획을 이집트 측에 통보한 상태다. 하마스의 출입을 막기 위해 해당 국경지대에 이스라엘 군을 아예 주둔시키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집트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자국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흐메드 아부 자이드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집트TV ‘사다 엘바라드’에 출연해 “우리는 국경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라파 검문소를 운영하며 국경 일대의 출입과 물자 거래 등을 철저히 관리해왔다”고 강조했다. 국경을 통해 무기 밀반입이 이뤄진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지연되는 이유 역시 이스라엘 탓으로 돌렸다. 자이드 대변인은 “구호품 반입과 통관 절차 등이 늦어진 건 이스라엘 측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가자지구 주민이 안전한 삶을 위해 이집트 정부의 지원과 조치에 대해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UN 산하 단체들은 인도적 지원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가자지구 전역에서 심각한 기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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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예멘반군 거점 때렸다… 중동 확전 위기

    미국과 영국이 11일 오전 2시 30분(현지 시간)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공격해온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군사 시설을 기습 타격했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이후 미영 연합군이 중동 지역에서 개시한 첫 무력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이 격돌하는 전면전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영국군이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예멘 내 다수의 후티 표적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번 공격에 대해 “필요하고 (후티 공격에) 비례적인 조치”라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영 연합군은 잠수함과 전투기 등을 동원해 후티 반군의 근거지 16곳 6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 중부사령부는 “항행의 자유에 대한 국제사회 약속을 강화하고 홍해에서 상업 선박에 대한 후티의 공격에 맞서는 다국적 공격”이라고 선포했다. 한국 등 8개국 정부도 지지 성명을 내놓았다. 한국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은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른 것”이라며 자국 선박의 보호 조치임을 강조했다. 기습 공격을 받은 후티는 AFP통신에 “이번 공습으로 최소 5명이 숨졌다. 미국 등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스라엘 관련 선박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란 역시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던 러시아도 공습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홍해를 유럽 시장의 길목으로 삼고 있는 국내 산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 등에서 부품을 수급해 유럽 공장으로 운송하는 가전업계나 완제품을 수출하는 자동차·소재·석유화학업계 모두 영향을 받는다. 홍해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운하는 국내 가전업계 전체 해상 운송량의 10%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일 한때 전일 종가 대비 약 2.7% 오른 배럴당 73.9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다음 달 11일까지 독일 그륀하이데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대부분 중단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인 4명 포함 총 21명이 탑승한 한국 국적의 4만 t급 벌크선 1척이 공습 지역인 예멘 서안을 지나고 있다. 12일 오후 9시 현재 특별한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종합상황실에서 안전 점검 및 24시간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이란, 美유조선 나포하자… 美, 친이란 예멘반군 ‘토마호크 맹폭’ [美-英, 예멘반군 공습]반군, 홍해 민간 선박 27차례 위협… 가자전쟁후 이란 지원속 ‘물류 봉쇄’美, 이란 개입에 직접 군사행동 나서… 반군 “우리도 美-英 기지 공습할 것” 미국과 영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인 ‘후티’의 근거지에 11일 새벽(현지 시간) 대대적인 포격을 가하며 중동 전역이 폭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간 미국은 전면적인 전쟁 확대를 우려해 친(親)이란 세력들의 도발에 군사 개입을 망설여 왔지만, 후티 반군의 무력 행사와 홍해 봉쇄가 길어지자 결국 맞불 대응에 나섰다.● 후티 ‘홍해 봉쇄’로 물류대란 커지며 촉발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 19일부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위협한 횟수는 지금까지 27차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맞서 팔레스타인을 돕는다는 명분이다. 이란은 그간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저항의 축’이란 이름을 내걸고 후티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을 결집해 왔다. 미국 등이 공습을 결심한 데에는 최근 미 선박이 후티과 이란에 잇따라 공격을 받거나 나포된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후티의 공격으로 세계 물류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자 미국은 지난해 12월 18일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 수호자 작전’을 창설해 군사 대응을 경고했다. 실제로 미 해군이 지난해 말 홍해에서 민간 상선을 공격하던 후티 반군 선박 3척을 파괴하기도 했다. 이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올해 첫날 홍해에 구축함 알보르즈호를 파견했으며, 11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국의 유조선 세인트 니컬러스호를 나포했다. 이란이 세계 ‘물류 대동맥’의 통제권을 과시하자 미국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공습 첫날 미 공군 중부사령관은 예멘 수도 사나를 포함해 후티의 거점 16곳을 타격했다. 여기엔 후티의 지휘통제 시설과 군수품 저장소, 방공 레이더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공격에는 전투기와 선박, 잠수함,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등이 동원됐다. 토마호크는 비행속도가 시속 890km로 비교적 느린 편이지만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미 CNN은 “토마호크를 중심으로 공습해 ‘쑥대밭’을 만든 뒤 지상군을 투입하는 게 미국의 가장 ‘클래식’한 군사작전”이라고 전했다. 토마호크는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 주요 군사시설 파괴로 유명세를 떨쳤고,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등에서도 항상 등장해 ‘미 군사 개입의 신호탄’ 으로도 불린다.● “미 공격, 1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 미군이 예멘에서 후티 반군을 직접 타격한 것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이후 미국이 후티 반군에 토마호크 미사일 세 발을 쏜 뒤로 최대 규모의 타격”이라고 전했다. 후티는 즉각 반발했다. 후티 고위 관계자인 압둘라 벤 아메르는 알자지라 방송에서 “미국과 영국이 군사 활동을 확대한다면 역내 그들의 기지를 공습하겠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압둘 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은 “홍해와 아라비아해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겠다”고도 했다. 지난 수개월간 후티 반군과 평화협상을 벌여 온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사태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진정을 촉구했다. 미국 내에서는 후티 반군이 홍해의 긴장감을 크게 높여 군사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 CNN 방송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후통첩이 무시당하자 중동에서 미국의 힘에 대한 신뢰도가 위태로워졌다”며 “어떻게든 억지력을 다시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해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공습 직후 보고서에서 “공습이 한 차례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중동 선임 애널리스트인 윌리엄 어셔도 블룸버그통신에 “후티 반군은 중동에서도 엄청나게 비타협적인 조직”이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공습이 전면전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판가름하기 어렵다. 향후 이란 정부의 태도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영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반발했으나, 구체적인 대응은 언급하지 않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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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예멘반군 60개 표적 대대적 폭격… 중동 확전 위기

    미국과 영국이 11일 오전 2시 30분(현지 시간)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공격해온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군사 시설을 기습 타격했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이후 미영 연합군이 중동 지역에서 개시한 첫 무력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이 격돌하는 전면전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영국군이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예멘 내 다수의 후티 표적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번 공격에 대해 “필요하고 (후티 공격에) 비례적인 조치”라고 했다.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영 연합군은 잠수함과 전투기 등을 동원해 후티 반군의 근거지 16곳 6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 중부사령부는 “항행의 자유에 대한 국제사회 약속을 강화하고 홍해에서 상업 선박에 대한 후티의 공격에 맞서는 다국적 공격”이라고 선포했다.한국 등 8개국 정부도 지지 성명을 내놓았다. 한국과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은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른 것”이라며 자국 선박의 보호 조치임을 강조했다.기습 공격을 받은 후티는 AFP통신에 “이번 공습으로 최소 5명이 숨졌다. 미국 등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스라엘 관련 선박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란 역시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던 러시아도 공습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홍해를 유럽 시장의 길목으로 삼고 있는 국내 산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 등에서 부품을 수급해 유럽 공장으로 운송하는 가전업계나 완제품을 수출하는 자동차·소재·석유화학업계 모두 영향을 받는다. 홍해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는 국내 가전업계 전체 해상 운송량의 10%가량을 책임지고 있다.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일 한때 전일 종가 대비 약 2.7% 오른 배럴당 73.9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다음달 11일까지 독일 그륀하이데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대부분 중단하기로 했다.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인 4명이 탑승한 한국 선박 1척이 공습 지역인 예멘 서안을 지나고 있다. 12일 오후 8시 현재 특별한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안전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종합상황실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했다.한국 등 10개국 공습 지지 성명… 후티 “대가 치를것” 보복 천명미국과 영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인 ‘후티’의 근거지에 11일 새벽(현지 시간) 대대적인 포격을 가하며 중동 전역이 폭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간 미국은 전면적인 전쟁 확대를 우려해 친(親)이란 세력들의 도발에 군사 개입을 망설여 왔지만, 후티 반군의 무력 행사와 홍해 봉쇄가 길어지자 결국 맞불 대응에 나섰다.● 후티 ‘홍해 봉쇄’로 물류대란 커지며 촉발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 19일부터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위협한 횟수는 지금까지 27차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맞서 팔레스타인을 돕는다는 명분이다. 이란은 그간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저항의 축’이란 이름을 내걸고 후티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을 결집해 왔다.미국 등이 공습을 결심한 데에는 최근 미 선박이 후티과 이란에 잇따라 공격받거나 나포된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후티의 공격으로 세계 물류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자 미국은 지난해 12월 18일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 수호자 작전’을 창설해 군사 대응을 경고했다. 실제로 미 해군이 지난해 말 홍해에서 민간 상선을 공격하던 후티 반군 선박 3척을 파괴하기도 했다.이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올해 첫날 홍해에 구축함 알보르즈호를 파견했으며, 11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국의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이란이 세계 ‘물류 대동맥’의 통제권을 과시하자 미국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공습 첫날 미 공군 중부사령관은 예멘 수도 사나를 포함해 후티의 거점 16곳을 타격했다. 여기엔 후티의 지휘통제 시설과 군수품 저장소, 방공 레이더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공격에는 전투기와 선박, 잠수함,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등이 동원됐다. 토마호크는 비행속도가 시속 890km로 비교적 느린 편이지만,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미 CNN은 “토마호크를 중심으로 공습해 ‘쑥대밭’을 만든 뒤 지상군을 투입하는 게 미국의 가장 ‘클래식’한 군사작전”이라고 전했다. 토마호크는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 주요 군사시설 파괴로 유명세를 떨쳤고,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등에서도 항상 등장해 ‘미 군사 개입의 신호탄’ 으로도 불린다.● “미 공격, 1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미군이 예멘에서 후티 반군을 직접 타격한 것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이후 미국이 후티 반군에 토마호크 미사일 세 발을 쏜 뒤로 최대 규모의 타격”이라고 전했다.후티는 즉각 반발했다. 후티 고위 관계자인 압둘라 벤 아메르는 알자지라 방송에서 “미국과 영국이 군사 활동을 확대한다면 역내 그들의 기지를 공습하겠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압둘 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은 “홍해와 아라비아 해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겠다”고도 했다. 지난 수개월간 후티 반군과 평화협상을 벌여온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사태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진정을 촉구했다.미국 내에서는 후티 반군이 홍해의 긴장감을 크게 높여 군사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 CNN 방송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후통첩이 무시당하자 중동에서 미국의 힘에 대한 신뢰도가 위태로워졌다”며 “어떻게든 억지력을 다시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홍해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공습 직후 보고서에서 “공습이 한 차례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중동 선임 애널리스트인 윌리엄 어셔도 블룸버그통신에 “후티 반군은 중동에서도 엄청나게 비타협적인 조직”이라며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이번 공습이 전면전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판가름하기 어렵다. 향후 이란 정부의 태도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영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반발했으나, 구체적인 대응은 언급하지 않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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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戰 100일, 가자 2만3200명 사망… 피란민은 ‘생존 전쟁’

    11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화상치료 전문 병원 앞. 인근 도로에는 각종 의료 및 구호용품, 식수 등을 담은 대형 트럭 20여 대가 보였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접한 이집트 라파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 주민에게 한참 전 전달됐어야 할 물품들이다. 한 운전사는 “이집트 당국이 운송 허가를 내주지 않아 벌써 2주째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가자지구 사상자가 늘어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 물품을 전해 주지 못해 애가 탄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발생한 중동전쟁이 14일 100일을 맞는다. 군사력에서 압도적 우위인 이스라엘의 공격이 거듭되면서 가자지구 내 희생자가 속출하고 생존자의 인도주의적 위기 또한 심화하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이스라엘군이 일부 지상군을 철수시키고 ‘저강도 작전’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는 여전하다. 이스라엘 사망자도 대부분 민간인이고 아직까지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인질도 100명이 넘는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측 모두에서 민간인 희생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1% 사망 가자지구 보건부 등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이달 10일까지 가자지구에서만 최소 2만3200여 명이 숨졌다. 가자 전체 인구(약 227만 명)의 약 1%에 달한다. 특히 사망자 중 70%는 여성, 어린이다.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도 최소 50만 명을 넘는다고 유엔은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집중된 가자시티 등 북부 주요 도시에선 전체 건물의 80%가 파괴됐다. 최근 가자지구 내부에서는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는 일부 주민들이 구호 물품을 두고 탈취 경쟁까지 벌였다. 9일 서부 셰이크이즐린에선 수십 명이 구호 트럭 두 대를 포위해 물품들을 탈취했다. AP통신은 “최근 몇 주 동안 벌어진 여러 강탈 사건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스라엘의 공습이 집중된 가자지구 북부에는 도로망 등도 대부분 파괴돼 구호품이 도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이스라엘 측 사망자도 약 1386명이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약 1200명의 민간인이 숨졌고 이후 교전에서 186명의 군 병력이 희생됐다. 하마스에 현재까지 억류된 인질도 132명으로 추산된다. 당초 민간인 약 230명을 인질로 잡았다가 양측 간 임시 휴전 합의에 따라 105명을 석방했다. ● 이스라엘 “단일 적 아닌 축과의 전쟁” 상황이 이렇지만 양측 모두 쉽사리 휴전에 동의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2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베이루트 인근에 머물던 하마스 3인자 살레흐 알 아루리를 사살한 후 휴전 협상은 완전 중단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0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영구 점령하거나 민간인들을 이주시킬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전후 가자지구 점령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주변국은 물론 우군 미국까지 강한 우려를 보내자 진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 섬멸”을 외치며 공격을 늦추지 않고 있고,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도 “이스라엘이 전면 휴전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이스라엘 인질들은 살아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하며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질 가능성 또한 상당하다.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등 중동 내 주요 무장세력을 모두 후원하는 이란은 이번 전쟁을 자신들의 중동 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속내를 보인다. 이스라엘 역시 하마스는 물론 국경을 맞댄 레바논의 헤즈볼라까지 이참에 공격하겠다는 뜻이 확고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7일 “이스라엘은 ‘단일 적’(하마스)이 아닌 ‘축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하마스, 헤즈볼라 등과 다면전을 불사할 뜻을 밝혔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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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 맞춤 대추야자 냉장고-‘얄라 그린’ 에어컨… 年매출 30% 성장

    지난해 12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도심에서 약 50km를 달려 도착한 LG전자-셰이커의 에어컨 생산 스마트 공장. 직원 100여 명이 상업용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었다. 계절은 겨울이지만 한낮 기온이 26도까지 치솟았다. 이 공장의 규모는 4만2176㎡로 전체 직원은 220여 명이다. 대부분 현지 채용이다. 공장은 연간 40만 대의 가정용 에어컨과 18만 대의 상업용 에어컨을 생산할 수 있다. 에어컨은 사우디뿐만 아니라 중동·아프리카 17개 국가에서 팔린다. 8일 LG전자에 따르면 2022년과 지난해 LG전자는 사우디에서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네옴시티(NEOM City)’ 등 대규모 프로젝트와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사우디 전국적으로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에어컨 판매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970년대 건설이 중동 시장을 개척했다면 지금은 LG의 가전,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삼성의 스마트폰이 3대 인기 품목”이라고 말했다.● 합작 공장 덕에 ‘메이드 인 사우디’ 가능 LG전자는 2006년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사우디 가전 유통업체 셰이커와 합작법인(JV)을 세웠다. 중동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물류비 절감을 통해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취지였다. LG전자의 에어컨은 ‘메이드 인 사우디’라고 표시돼 있는데, 이는 판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사우디 내 대규모 에어컨 공장을 갖춘 현지 기업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LG가 합작법인을 세워 사우디에서 에어컨을 생산해내자 사우디 현지인들의 애국 소비가 시작됐다. LG전자-셰이커 공장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이웃 중동국으로도 LG 가전을 수출하고 있다. 사우디가 LG의 중동 공략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리야드 시내에 위치한 LG전자 에어컨 판매 대리점에는 혼수용 에어컨을 찾는 부부부터 사무실용 에어컨을 살펴보는 기업 관계자까지 다양했다.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제품에 붙은 ‘얄라 그린(Yalla Green·녹색으로 함께 가자는 뜻의 아랍어)’ 마크가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인버터 에어컨 전 제품이 사우디 에너지효율 라벨 최고 등급(그린)을 받았다. 사우디는 사막 도심 지역을 녹지화하는 ‘그린 리야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포스트 석유 시대를 준비 중인 사우디는 2021년 10월 탄소 배출량을 2060년까지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의 ‘그린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고, 사막 위에 세운 도시인 리야드 전역에도 75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다. LG전자는 리야드 인근 타디끄 국립공원에 나무를 심고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며 협조하고 있다.● 대추야자 냉장고 등 현지 맞춤형 전략 LG그룹이 중동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4년이다. 당시 세계 최초 대추야자 냉장고 ‘프리미안’을 선보였다. 한국에서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따로 두는 것처럼 중동에서 즐겨 먹는 대추야자 보관에 적합한 온도(영하 25도에서 영상 3.5도)로 조절할 수 있는 서랍형 냉장고를 출시한 것이다. 같은 해 나침반처럼 방위 표시 기능을 갖춰 항상 이슬람 성지 메카를 가리키는 ‘메카폰’을 출시해 이슬람 신도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LG전자의 중동 공략 전략은 철저하게 현지 맞춤에 맞춰졌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아랍어 음성 인식 기능을 탑재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였다. 광파 오븐에 중동 지역 특화 메뉴 맞춤형 조리 기능을 넣기도 했다. 중동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2022년 78.9%(출하량 기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동은 성장하는 대표 시장 사우디 가전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LG전자 리야드 법인 관계자는 “과거 사우디 소비자들은 새 제품이 아니면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엔 중고 제품도 구매하고 제품 교환 캠페인도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에너지 등급이 낮은 오래된 제품을 가져오면 새 제품을 살 때 일부 금액을 보전해 주는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에어컨을 공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사우디는 2020년 기준 전체 인구의 16.9%가 0∼9세일 정도로 ‘젊은 인구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여성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며 맞벌이가 늘고 대가족 중심의 가족 구성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러면서 주택, 가전 등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고효율 제품을 선호하게 됐다. 또 인프라나 노동시장 등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저유가로 사우디 내수시장이 침체됐던 2016년에는 LG전자 리야드 법인도 구조조정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20년 유가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가전 수요도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매출은 2020년 2조2120억 원에서 2021년 2조7747억 원, 2022년 3조3572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매출에서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3.5%에서 2021년 3.7%, 2022년 4.0%로 커졌다. 특히 사우디 생산 법인 매출은 2020∼2022년 연평균 30%가량 성장하며 중동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리야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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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니 40대로 시작한 중동 車판매… “현지생산 등 2030년 55만대”

    《“K전기차로 중동서 도요타 잡겠다” 현대자동차는 1976년 바레인에 포니 40대를 수출하며 중동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기아는 한 해 전 카타르에 픽업트럭 10대를 수출하며 중동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총 50대로 출발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 1∼11월 34만3785대를 팔았다. 2022년 연간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스라엘에서 점유율 1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위를 달렸다. 2026년 사우디에 연간 생산 5만 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고, 전기차 판매가 궤도에 오르면 중동의 강자 도요타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새로운 기회의 땅 중동 현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질주를 살펴봤다. 》“이곳도 몇 년 뒤에는 몰라보게 달라지겠죠.”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의 마케팅 업무를 돕는 왈리드 카라누 씨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3일(현지 시간) 방문한 KAEC 현대자동차 반조립제품(CKD) 공장부지는 그의 말대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착공 예정인데, 이미 잡목을 뽑고 울퉁불퉁한 땅을 평탄화하는 1차 사전 작업은 지난해 말에 끝난 상태였다. 지금은 지평선까지 누런 흙이 끝없이 펼쳐진 허허벌판이지만 2026년 상반기가 되면 연간 생산 5만 대 규모의 현대차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카라누 씨는 “이미 공장 설계는 거의 다 마무리됐고 막바지 최종 조율을 마친 뒤 착공에 돌입할 것”이라며 “공장이 완성된 뒤 ‘사우디 생산’ 자동차가 시장에 풀리면 그때 인기는 엄청날 것이다. 전기차로 넘어가는 흐름을 현대차가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2030년 자동차 판매 300만 대 시장 현대차그룹이 중동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030년경에는 2022년 대비 약 30% 커진 ‘연간 판매 300만 대’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분석되는 중동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동은 평균 연령 40세 미만의 청장년층 인구가 69.6%에 달할 정도로 ‘젊은 소비자’가 많다. 연평균 인구 성장률도 1.7%로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곳이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의 운전을 2018년부터 합법화하면서 여성 운전 인구가 늘고 있는 것 또한 자동차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쯤 55만 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다.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약 20%에 달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사우디에 처음으로 중동 지역 생산 거점을 마련해 현지에서 선두를 내달리는 일본 도요타를 추월하겠다는 계획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자동차의 인기는 이미 현지 판매 매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3일 사우디 제다 시내에 자리한 현대차 매장을 찾으니 500㎡(약 150평) 안팎의 실내에 방문객 20여 명이 몰려 북적거린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손님을 응대하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한 직원은 “평일 기준 하루에 100∼150명이 매장을 찾는다”며 “그중에서 50명 정도는 계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설명을 받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튿날 찾은 인근 기아 매장의 판매 책임자인 제하드 므나이젤 씨는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에선 텔루라이드, 세단 중에선 K5 모델이 고객들한테 가장 인기 있다”며 “뛰어난 성능에 비해 가격대도 합리적인 수준인데 중국 차량과 비교할 때 더 고급스럽다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제다 지역의 한 제네시스 매장 직원은 “출산율이 높아 고객들이 자녀 및 보모까지 함께 탈 수 있는 차를 선호한다”며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SUV의 판매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좋은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7대 車 수출국’ 사우디 현대차그룹은 중동 시장에 오랫동안 공들여 왔다. 현대차는 1976년 바레인에 포니 40대를, 기아는 1975년 카타르에 브리사 픽업트럭 10대를 수출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 건설업체들이 중동에 진출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온 1970, 80년대 ‘1차 중동 붐’ 시절에 이미 중동 시장의 잠재력을 알아본 것이다. 처음엔 고군분투했지만 50년 가까이 현지 경험을 쌓은 결과 이제는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10월 기준으로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에서 현대차는 판매량 2위(9만4754대), 기아는 4위(3만9096대)를 차지했다. 그 다음 규모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현대차가 4위(9974대), 기아가 5위(8526대)를 차지했다. 중동 주요 시장에선 대부분 도요타가 선두를 달리지만 이스라엘에서는 현대차(4만2210대)가, 이라크에서는 기아(2만7339대)가 각각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사우디(6만1859대)와 이스라엘(5만598대)은 각각 한국 자동차 기업의 7번째, 8번째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 “전기차 강화해 도요타 잡는다” 이제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아직 충전기 인프라가 많이 깔리지 않아 전기차 시장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의 경우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전기차 생산’과 ‘수도 리야드의 전기차 비율 30%로 확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카타르 역시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등 중동 국가들도 글로벌 탄소중립 움직임에 발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동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전기차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가 2022년 사우디에서 전기차를 팔기 시작한 후, 지난해 5월부터는 제네시스가 전동화 모델 판매에 가세했다. 올 1분기(1∼3월)에는 기아가 SUV 전기차 EV6와 EV9의 사우디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2종, 제네시스가 3종을 이미 팔고 있고 기아까지 가세하면 현대차그룹이 사우디에서 판매하는 전동화 모델은 총 7종이 된다. 현대차는 2027년까지 전기차 제품군을 현재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려 중동 판매 차량 전체 제품군 중 3분의 1을 전기차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2년에는 중동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재선 현대차 아중동권역 마케팅 팀장은 “중동 시장 1위인 도요타가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이지 않아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 공략을 계기로 사우디에서 시장 1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내연기관차가 대세인 중동 국가에서 전기차 선호도가 높아지려면 여러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제다=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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