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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전 세계 장애인의 인권을 모색하는 행사가 닻을 올렸다. 장애를 극복하고 탄생한 예술 작품과 장애인의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해줄 다양한 디지털 첨단 기술도 선보인다. 부산시는 7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 개막식을 개최했다. 11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15개 유형의 여러 장애인들을 포함해 46개국에서 총 2000여 명이 참가한다. 한국장애인연맹이 공동 주최를 맡고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UN CRPD)와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국제장애인연합(IDA), 세계장애인연맹(DPI) 등 국제기구·단체도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10일 세계 장애인 권익 증진과 인권 보장을 위한 ‘부산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행사는 ‘지구촌 대전환, 그 도전과 기회’를 슬로건으로 △인권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새로운 디지털 콤팩트 △장애 포괄적 개발 △장애인 권리협약의 이행과 지역화 등 4가지 주제를 놓고 기조연설, 특별연설, 원탁회의 등으로 꾸며진다. 원탁회의는 ‘모두를 위한 포용적 교육’, ‘장애포괄 고용’ 등 6개 주제로 나뉜다. 이영석 한국장애인연맹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장애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장애인 당사자로서 매우 반갑고 감사한 일이며 대한민국의 장애계 발전과 국제장애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기간 벡스코에선 △디지털 첨단 기술 △보조 공학기기 △교통약자 이동 차량 △찾아가는 건강 의료 서비스 △중증장애인 생산품 전시회와 드론, 장애인 운전, 점자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가 마련된다. 특히 부산시는 행사장을 메타버스로 구현해 관람객들이 가상공간에서도 참가자들과 소통하면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시 관계자는 “자신의 얼굴과 닮은 아바타를 생성하고, 상대방과 채팅 시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를 실시간 번역해 소통할 수 있다”며 “물리적 공간 제약으로 참여가 어려운 외국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참여가 가능해 장벽이 없는 국제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 행사도 풍성하다. 이날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는 발달장애인 작가 11명이 참여한 뉴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돼 주목을 끌었다. 전시는 부산대 K-디지털 플랫폼 사업단 등이 장애인 예술가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일자리 생태계를 조성할 목적으로 기획했다. 교육을 담당한 박경민 부산대 연구교수는 “발달장애인들의 순수한 상상력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로 결합했고,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부산·광주·서울 장애예술 교류전 ‘이토록 아름답고 황홀한 만남’과 ‘부산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 등이 마련된다. 행사는 11일 부산장애인종합복지관과 장애인표준사업장 등 방문과 해운대, 오륙도, 광안대교 등을 일주하는 요트 관광으로 마무리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는 지구촌이 당면한 위기 속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정책 입안자, 시민단체가 모여 장애인 정책의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장애인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뜻깊은 행사”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군 참전의날인 27일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며 “한미동맹을 ‘핵심 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세계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같은 선언문(proclamation)을 발표한 데 대해 화답하며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한 것. 윤 대통령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62명의 참전용사들 앞에서 “여러분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앞서 정전협정 70주년 선언문에서 “한미동맹은 전 세계 평화 안정과 번영의 핵심 축(linch pin)”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참전국 국기와 기념비, 전사자 묘역과 유엔군 위령탑을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의 유엔군 위령탑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일 안보 협력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밀착하면서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방북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무장 장비(무기) 전시회장을 돌아보며 신형 무기들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군과 미군이 운용하는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와 거의 같은 외관의 정찰용 무인기와 ‘하늘 위 암살자’라 불리는 미군의 공격용 첨단 무인기 ‘리퍼(MQ-9)’와 유사한 공격용 무인기가 등장했다. 북한은 27일 밤 평양에서 이른바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참전용사들, 유엔 합창단과 ‘어메이징 아리랑’ 함께 불렀다 정전 70주년 기념식 부산서 열려尹, 무대서 62명 참전용사 맞아… 어린 합창단원들 “잊지 않을게요”고국 부대서 흙 한줌 담아온 佛노병… 유엔공원에 잠든 전우 묘비에 뿌려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진정한 영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유엔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영화의 전당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다. ● 尹, 62명 참전용사와 일일이 악수 이날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에 이어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힘차게 입장하자 윤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참전용사 한 명 한 명을 맞이했다. 62명의 참전용사가 모두 호명됐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입장한 캐나다 참전용사 테드 에이디 옹을 자리로 직접 안내했다. 이른바 ‘영웅의 길’ 퍼레이드는 6·25전쟁에서 한국을 도왔던 참전용사들에 대한 극진한 예우와 경의의 의미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날 무렵 참전용사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정전협정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유엔사령부의 역할은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식 하이라이트는 참전용사와 라포엠, 유엔소년소녀합창단 등 100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의 ‘어메이징 아리랑’이었다. ‘어메이징 아리랑’은 미국인에게 사랑받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한국의 ‘아리랑’을 연결한 곡. 미 해병대 1사단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미국 참전용사 패트릭 핀 옹(92)과 영국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93)은 벅찬 표정으로 합창단과 함께 ‘어메이징 아리랑’을 불렀다. 어린이 합창단원들은 무대 아래로 내려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6·25전쟁 참전 및 동맹강화·참전용사 명예선양에 기여한 호주 참전용사 고 토머스 콘론 파킨슨 옹과 미국 참전용사 도널드 리드 옹(91)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18세에 소총수로 참전했던 파킨슨 옹은 멜버른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했다. 고인을 대신해 딸 샤론 파킨슨 매코완 씨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 尹, 바이든 선글라스 끼고 유엔군 위령탑 참배 “6·25전쟁에 참전했던 학교 친구가 여기에 있어요.”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프랑스인 참전용사 앙드레 다차리 옹(91)은 전우의 묘비 앞에 흰색 국화 한 송이를 내려놓으며 묵념을 한 후 이렇게 말했다. 다차리 옹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70년 전 참전했던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기억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다차리 옹은 흰 봉투에 담아온 흙을 한 줌씩 꺼내 프랑스인 참전용사들의 묘비 앞에 흩뿌렸다. 이 흙은 프랑스 군인을 훈련하는 부대에서 퍼 왔다고 한다. 먼 한국 땅에 묻혀 있더라도 고국을 잊지 않길 바라는 뜻을 담아 가져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기념식에 앞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했을 때 선물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참배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묵념하고 유엔군 전사자를 추모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진정한 영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유엔 참전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영화의 전당은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다. ● 尹, 62명 참전용사와 일일이 악수 이날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에 이어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힘차게 입장하자 윤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참석용사 한 명 한 명을 맞이했다. 62명의 참전용사가 모두 호명됐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입장한 캐나다 참전용사 테드 에이디 옹을 자리로 직접 안내했다. 이른바 ‘영웅의 길’ 퍼레이드는 6·25전쟁에서 한국을 도왔던 참전용사들에게 극진한 예우와 경의의 의미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날 무렵 참전용사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정전협정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엔군 사령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유엔사령부의 역할은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식 하이라이트는 참전용사와 라포엠, 유엔소년소녀 합창단 등 100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의 ‘어메이징 아리랑’이었다. ‘어메이징 아리랑’은 미국인에 사랑받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한국의 ‘아리랑’을 연결한 곡. 미 해병대 1사단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미국 참전용사 패트릭 핀 옹(92)과 영국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93)은 벅찬 표정으로 합창단과 함께 ‘어메이징 아리랑’을 불렀다. 어린이 합창단원들은 무대 아래로 내려와 참전용사의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사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6·25전쟁 참전 및 동맹강화·참전용사 명예선양에 기여한 호주 참전용사 고 토마스 콘론 파킨슨 옹과 미국 참전용사 도널드 리드 옹(91)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18세에 소총수로 참전했던 파킨슨 옹은 멜버른 한국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했다. 고인을 대신해 딸 샤론 파킨슨 맥코완 씨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尹, 바이든 선글라스 끼고 유엔군 위령탑 참배“6·25전쟁에 참전했던 학교 친구가 여기에 있어요.”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프랑스인 참전용사 안드레 다차리 옹(91)은 전우의 묘비 앞에 흰색 국화 한 송이를 내려놓으며 묵념을 한 후 이렇게 말했다. 다차리 옹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70년 전 참전했던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기억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다차리 옹은 흰 봉투에 담아온 흙을 한 줌씩 꺼내 프랑스인 참전용사들의 묘비 앞에 흩뿌렸다. 이 흙은 프랑스 군인을 훈련하는 부대에서 퍼왔다고 한다. 먼 한국 땅에 묻혀 있더라도 고국을 잊지 않길 바라는 뜻을 담아 가져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기념식에 앞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했을 때 선물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참배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묵념하고 유엔군 전사자를 추모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22개국을 포함한 25개국 대표단(170여 명)과 국군·유엔군 참전용사 및 참전용사 후손, 시민 등 4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정전협정 70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인 2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 영화의 전당 일대는 1950년 7월 1일 미군 스미스 특수임무부대가 도착한 수영비행장이 있던 상징적인 장소다. 스미스 특임부대는 유엔군 최초로 6·25전쟁에 파병됐다. 유엔군 참전국 대표단은 이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부산 남구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도 찾아 참배한다.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다. 유엔군 소속으로 싸우다 산화한 국군 장병 유해 38기를 포함해 미국 영국 호주 등 11개국 참전용사 유해 2320기가 안장돼 있다.● 6·25전쟁 참전-지원국 등 22개국 부산에 ‘헌신으로 얻은 자유, 동맹으로 이룰 미래’를 슬로건을 내걸고 60분간 진행되는 27일 기념식에는 앞서 24일 방한한 유엔군 참전 22개국 대표단이 참석한다. 22개국은 전투병력을 파병한 16개국(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에티오피아 프랑스 등)과 의료지원에 나선 6개국(노르웨이 덴마크 인도 등)이다. 방한한 대표단에는 국가 정상급으로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장관급인 로런스 매콜리 캐나다 보훈장관, 맷 키오 호주 보훈장관 등도 있다. 참전 유엔군 195만7733명 중 178만9000명을 보낸 최대 파병국 미국에선 한인 2세이자 아프가니스탄 전쟁 영웅 제이슨 박 버지니아주 보훈부 부장관이 대표로 방한했다. 행사는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오프닝 공연 ‘그날의 기억’에선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명령에 따라 540명 규모로 편성된 스미스 특임부대가 C-54 수송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했을 당시 모습과 이들이 처음 바라본 부산 전경 등이 구현된 영상이 상영된다. 국민의례는 올해 해외 파병 10주년을 맞은 남수단 한빛부대 소속으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한 우리 군 장병 4명이 함께 낭독한다.● 보훈부, 참전용사에 ‘평화의 사도’ 메달 국가보훈부는 26일 오후 유엔 참전국 정부 대표단과 참전용사, 그 가족들을 초청해 부산에서 ‘유엔 참전용사 감사 만찬’ 행사를 열었다. 이날 오후 6시 반경 해운대구 시그니엘부산호텔 연회장에 각국 정부 대표단과 참전용사가 짝을 이뤄 차례로 입장하자 객석에선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날 참전용사 13명에게 희생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평화의 사도 메달’을 증정했다. 백발의 참전용사 상당수는 지팡이를 짚거나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단상에 올랐지만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6·25전쟁 당시 실종된 전우를 찾다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은 호주인 참전용사 어니스트 홀든 옹(91)은 참전용사를 대표해 박 장관으로부터 ‘세상의 단 하나뿐인 영웅의 신발’을 받았다. 보훈부 관계자는 “24일 방한한 참전용사 64명 전원의 발 크기를 3차원(3D) 스캔 방식으로 측정해 맞춤형 신발을 제작해 헌정했다”며 “다른 참전용사에게도 제작이 완료되는 대로 신발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령의 나이에도 현역 가수로 활동하며 공연을 하고 있는 미국 참전용사 로버트 넬슨 옹(92)과 영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참가해 우승한 영국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93)은 이날 CBS소년소녀합창단과 민요 ‘아리랑’을 함께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새커리 옹은 “전쟁 당시 전우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가 아리랑이라 한국을 떠올릴 때마다 생각난다”며 “한국에 잠들어 있는 전우들을 위해 부르겠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안전하고 깨끗한 수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직거래장터가 열린다. 부산시는 27∼28일 연제구 시청 앞 녹음광장에서 ‘수산물 상생할인 직거래장터’를 마련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위축된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준비됐다. 수산물 직거래장터, 수산물 시식회, 수산물 안전성 홍보, 부대행사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된다. 부산 지역 수산물 생산·가공·유통업체 등 20여 곳이 참여해 고등어, 삼치, 붕장어, 아귀, 미역, 다시마, 김, 오징어 등을 시중가보다 10∼20% 낮은 가격으로 할인 판매한다. 1만 원 이상 구매 시 2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도 제공한다. 27일 오후 4시에는 선착순 200명에 한해 수산물 시식회도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부산시 안병윤 행정부시장과 해양 관련 기관장 등도 참석해 ‘깨끗한 우리 바다 안전한 우리 수산물’ ‘꼼꼼 검사 촘촘 감시’ 등을 슬로건으로 내건 부산 수산물 안심 캠페인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는 25일 오케스트라 지휘자 정명훈 씨(70)을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6호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정 씨는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의 음악감독을 지내고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한 세계적인 지휘자다. 그는 지난해 8월 부산에서 개최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특별음악회’에서 지휘를 맡으며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탰다. 최근 부산시립공연장 초대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만큼 부산엑스포와 부산시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활발한 유치 홍보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2021년 12월 영화배우 이정재를 1호 홍보대사에 위촉한 뒤 가상인간 로지, 방탄소년단(BTS), 소프라노 조수미, 인기 캐릭터 아기상어를 홍보대사로 잇달아 위촉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휘자 정명훈의 홍보대사 위촉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관심과 응원을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교권 침해 원인으로 지목된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지시하면서 전국 7개 시도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권 강화를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인 교육부 고시를 신속히 마련하고 교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자치조례(학생인권조례) 개정도 병행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불합리한 조례에 있는 독소 조항들을 정리할 수 있는 고시 제정을 서둘러 교권을 바로 세우고 교육 현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회에서 제정되는 조례는 헌법과 법률, 시행령 등의 하위 규정이다. 대통령실은 2010년부터 진보 성향 교육감이 도입을 주도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과 공교육 붕괴를 심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지시는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지도 권한이 학생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침해 혹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각 시도의 학생인권조례 개정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3개 교원단체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학생의 권리 외에 ‘책무성’ 조항을 조례에 넣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를 시행 중인 7개 시도(서울 경기 인천 광주 전북 충남 제주) 가운데 이미 경기 광주 충남 등이 조례 개정을 추진 또는 검토 중이다. 다만 조 교육감은 정부가 교원지위법 등 상위법 개정을 통해 조례 개정을 압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교육 이슈가 과도하게 정치적 쟁점이 되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며 경계했다. 조례 폐지나 전면 개정이 아닌 한계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교원 간담회에서 “중대한 교권 침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해 가해 학생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 일각에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병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 위원장도 “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교사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올 6월 여론조사에서 교사의 96%, 학부모의 88%가 중대 교권 침해는 학생부에 작성하는 데 찬성했다”며 추진 의지를 밝혔다. 교권 침해의 학생부 기재 등은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교육부는 법 개정에 앞서 행정규칙인 고시 개정을 통해 교권 회복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가령 사생활 침해를 금지한 현행 학생인권조례하에선 학생의 수업시간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할 명분이 부족했지만, 고시를 통해 ‘교원은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이 다른 학생과 교원의 교육활동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주의를 줬지만 불응한 경우 검사와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식이다. 교육부는 8월까지 이런 내용의 교사 생활지도권 관련 고시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실상 인권조례 개정에 나선 것이다. 학부모의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장치도 마련한다. 시도교육청과 함께 학부모 민원 응대 매뉴얼을 만들고, 담임 교사가 민원을 직접 응대하지 않도록 별도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교육부는 서초구 초1 담임 교사 사망과 유사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실 내 녹음 전화기를 보급하고, 최근 초3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부산시교육청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교사노조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던 교사가 사망 2주 전에 “업무 폭탄+○○(학생 이름) 난리가 겹치면서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쓴 일기장을 24일 공개했다. 서울교사노조 측은 “유족 동의를 거쳐 일기장을 공개했다”며 “고인이 생전에 업무와 학생 생활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기존의 제보와 일맥상통한다. 무차별적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의회가 생활밀착형 입법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민을 보호하고 시대 변화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조례를 고치거나 새로 만드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전세사기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조례안 6건이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고 24일 밝혔다. 관련 조례는 제정안 2건과 개정안 4건으로 28일 본회의에 상정된다. 전국 광역의회 중 처음 전세사기 피해자를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입법에 나선 것이다. 먼저 전세사기와 같은 유형의 주택 계약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임차인 보호 방안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주거·금융·법률 부문 긴급 지원이 가능하도록 ‘주택임대차 피해 예방 및 주택임차인 보호를 위한 지원 조례안’을 마련한다. 여기에는 ‘전·월세지원센터’ 설치와 운영 방안도 포함된다. ‘주택임차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조례안’도 추진한다. 전세보증금 2억 원 이하로 부산에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지원 신청일 기준 주민등록상 부산에 주소를 둔 임차인이 지원 대상이다. 박대근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은 “전세사기 패키지 조례를 시행하더라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피해자가 많을 수 있어 보다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은퇴 후 두 번째 삶을 설계하는 중장년층을 포함해 50세 이상 65세 미만을 돕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최근 조례안 심사에서 문영미(국민의힘·비례), 이승우(국민의힘·기장군2), 서국보(국민의힘·동래구3) 의원이 공동 발의한 ‘부산시 장년층 생애 재설계 지원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례안은 ‘신중년’이라는 용어가 고유명사처럼 정착되는 상황을 반영해 기존 ‘장년층’을 신중년으로 바꿔 ‘부산시 신중년 생애 재설계 지원 조례’로 명칭을 바꾸는 내용이다. 신중년의 일자리와 사회활동 지원 강화를 위한 조문을 신설하고 적합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창업 및 민간 일자리 재취업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맞춤형 직업 능력 개발을 위한 교육·훈련 지원과 신중년 대상 취업박람회 개최 등도 포함됐다. 이 의원은 “신중년 세대는 부모 부양, 자녀 양육, 노후 준비 부족 등을 동시에 겪고 있어 경제적 안정을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김광명 의원(국민의힘·남구4)이 대표 발의한 ‘부산시 공공 와이파이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는 장애인, 고령자 등의 디지털 이용 소외 방지와 지역·계층 간 정보 격차 해소를 부산시 책무로 명시해 향후 공공 와이파이 설치 지역을 확대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직장인 서상일 씨(44)는 “억대의 전세 사기를 당한 친구가 이혼까지 고려할 정도로 무척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피해자 지원센터 설치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도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에 사는 박모 씨(62)도 “아직 자녀들이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 퇴직해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신중년 세대에 대한 지원 소식이 반갑다”고 했다. 40대 주부 A 씨는 “평소 광역·기초의원들을 ‘세금 먹는 하마’라고 여겼는데 생활밀착형 정책을 꾸준히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가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 지역 화폐를 활용한다. 부산시는 다음 달 1일부터 대중교통 통합 할인제 ‘동백패스’를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매달 4만5000원 이상의 대중교통 요금을 내는 시민들에게 최대 4만5000원까지 돌려주는 제도로 시내·마을버스, 도시철도, 경전철, 동해남부선 열차 이용 요금을 합산해 산정한다. 동백패스를 이용하려면 부산은행, 하나카드, NH농협은행과 연계된 동백전 후불교통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부산은행 교통카드는 다음 달부터 바로 쓸 수 있고, 나머지는 전산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10월경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은행 교통카드 소지자는 동백전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동백패스 사용 등록을 해야 하고 카드가 없으면 부산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부산시는 동백패스 제도 시행에 연간 1012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그 대신 대중교통 운송 수입이 연간 485억 원가량 증가하고 42%가량인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도 연내 2∼3%가량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백패스 시행으로 대중교통 통행량이 하루 20만 회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친환경 녹색 도시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야 하며 투입되는 예산이 늘더라도 부산에서만 쓸 수 있는 동백전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지역 폭력 조직인 칠성파의 두목 이강환 씨(80·사진)가 숨졌다. 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 씨는 이날 새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2006년부터 뇌경색과 소아마비 후유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구의 장례식장에 강력계 형사들을 파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칠성파가 30여 년째 부산의 또 다른 폭력조직 ‘신20세기파’와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1970년대 초반 조직을 장악한 뒤 2010년대 초반까지 칠성파를 이끌었다. 두 조직의 갈등은 1993년 7월 칠성파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행동대장 A 씨를 흉기로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2001년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2021년 5월에는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문상 중이던 칠성파 조직원과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지역 폭력 조직인 칠성파의 두목 이강환 씨(80)가 숨졌다. 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 씨는 이날 새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2006년부터 뇌경색과 소아마비 후유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구의 장례식장에 강력계 형사들을 파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칠성파가 30여 년째 부산의 또 다른 폭력조직 ‘신20세기파’와 세력 다툼을 벌이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 씨는 1970년대 초반 조직을 장악한 뒤 2010년대 초반까지 칠성파를 이끌었다. 두 조직의 갈등은 1993년 7월 칠성파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행동대장 A 씨를 흉기로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2001년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2021년 5월에는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문상 중이던 칠성파 조직원과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부산 지역 원도심이 부활의 날갯짓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인구 감소 등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효과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부산 동·서·중·영도·부산진구는 20일 ‘원도심 산복도로 협의체’를 발족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협의체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의 실태를 점검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다 효율적인 공동 사업을 추진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부산 원도심은 부산항 북항과 자갈치시장 등 지역 산업을 견인하던 거점을 끼고 시청과 법원 등 관공서도 밀집된 지역으로 1980년대까지 활력이 넘쳤다. 하지만 각종 신도시가 건설되고 해안 중심으로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는 가운데 경제 불황으로 부산에 일자리가 줄자 인구 감소가 가장 빨라졌다. 이들 5개 지자체는 낙후된 원도심과 산복도로 부흥을 목표로 ‘포스트 산복도로 르네상스’와 ‘걷기 좋은 산복도로’ 사업 등 도시개발계획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각 지역 산복도로에 조성된 거점 시설과 커뮤니티 시설의 운영·관리 실태를 조사하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외부 컨설팅을 받아 사업의 지속성과 자생력도 점검할 계획이다. 흩어져 있는 산복도로 축제를 함께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걷기 좋은 산복도로 사업은 약 20km 길이의 원도심 산복도로를 모두 연결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중앙로, 가야대로 등의 저지대 간선 도로망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부산의 산복도로는 6·25전쟁 때 피란민들이 산 중턱에 판잣집을 지어 형성된 동네들을 잇는 도로로 아직 주민 터전으로 남아 있다. 부산시는 2010년부터 10년간 이곳에 1500여억 원을 들여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사업을 벌였다. 동구 ‘이바구길’과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등 일부 성공 사례도 있지만 해묵은 과제가 산적하다. 협의체는 5명의 구청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위원장은 돌아가며 맡게 된다. 실무지원단 5명과 도시계획 및 문화관광 분야 전문가 5명도 참여한다. 앞서 원도심의 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협의체도 결성됐다. 서구, 동구, 영도구는 5월 ‘주민 생활편의 증진을 위한 권역 설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3곳은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부산에 속한 지자체로, 20년간 인구 감소율이 20∼30%에 이른다. 이번 협약으로 3개 구는 생활권 전체를 포괄하는 통합 관광코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올해 각 구의 관광자원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공유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의 유휴공간을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일과 휴가를 병행할 수 있는 ‘워케이션’ 사무공간을 만들어 함께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3개 구는 정기 협의체를 만들어 하반기부터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머리를 맞대 지역 현안을 함께 해결해가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보다 효율적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두고 3년 전 부산 동구 초량제1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시 공무원들의 관리 소홀로 3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후 정부 발표 등이 이어졌음에도 결국 ‘최악의 지하차도 참사’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23일 부산 지역에 시간당 80㎜의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초량1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 6대가 순식간에 밀려든 물에 잠겨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조사 결과 당시 배수펌프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출입통제 시스템 역시 3년여 동안 고장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부산 동구의 전·현직 공무원 1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9월 5일 부산지법은 전 동구 부구청장 A 씨에게 금고 1년 2개월을 선고하는 등 11명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행정안전부는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집중호우 관련 자동차단 시설 구축 △원격 차단 △내비게이션 회사와 지하차도 통제 상황 실시간 공유 △상황전파 시스템 구축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송 지하차도의 경우 자동차단 시설이나 원격 차단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을 종료한 뒤로도 부산대병원 등 일부 병원 노조가 개별 파업을 이어가며 환자 피해가 장기화되고 있다. 16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부산대병원과 고려대의료원, 한림대의료원 등 일부 병원의 노조 지부는 이날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나흘째 파업을 벌였다. 보건의료노조가 14일 오후 5시를 기해 산별 총파업을 끝내며 대다수 병원 노사가 현장 교섭을 타결해 진료를 정상화하고 있지만, 일부는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해 주말까지 파업이 이어진 것이다. 그중 가장 파업 참가 규모가 크면서 노사 입장 차가 극명한 곳은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이다. 두 병원 노조 파업엔 조합원의 약 80%인 2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어, 10% 안팎인 다른 병원보다 의료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임금 10.7% 인상 등 올해 임·단협 교섭 사항 외에도 ‘파견 계약직 500여 명 직접 고용’ 등 핵심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기한 파업한다는 입장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도 17일 부산대병원으로 집결해 투쟁을 지원할 방침이다. 부산대병원 측은 파업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이번 주초에 수술이나 외래진료를 예약했던 환자들에게 취소나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가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걸고 있어 의견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지난주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앞두고 환자 700여 명을 퇴원시켰고, 중증·산모·유아 등 퇴원이나 전원(轉院·병원을 옮김)이 어려운 100여 명만 입원 치료하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도 하루 평균 4000건 안팎이던 외래진료를 1500여 건으로 축소했다. 병상 1280개 가운데 100여 개만 가동하면서 하루 평균 80여 건이었던 수술도 10여 건으로 줄인 상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는 전세사기 피해 건물에 거주하는 임차인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시설 관리 지원을 강화한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임대인이 잠적하면서 건물의 시설 관리가 부실해지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안전 확보를 위해 승강기, 기계식 주차장, 소방시설 등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조치를 취하고, 시설 유지와 공용 관리를 위해 임차인 중 대표를 선임하도록 했다. 부산시 주택관리사협회는 임차인 대표를 상대로 집합건물의 공용 시설 관리, 공동 비용 집행, 가구별 청구 등에 대한 상담을 도울 예정이다.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전세사기 관련 조례 2건을 제정하고 4건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먼저 ‘주택임대차 피해 예방 및 주택임차인 보호를 위한 지원 조례안’을 제정한다. 전세사기와 같은 주택 계약의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임차인 보호를 위해 주거·금융·법률 부문 긴급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전·월세지원센터’ 설치와 운영 근거도 담았다. 또 ‘주택임차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조례안’도 추진한다. 부산에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지원 신청 시점에도 주민등록상 부산에 주소를 둔 임차인을 지원 대상으로 한다. 전세보증금은 2억 원 이내로 제한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는 통상 수십만 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공공임대주택이나 반환보증 가입 의무가 있는 민간임대주택의 임대차 계약, 지원 신청일 기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는 지원이 제한된다. 부산시의회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를 지원하고 예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안을 마련하는 것은 전국 광역의회 중 처음”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두고 3년 전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 침수사고를 떠 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시 공무원들의 관리 소홀로 3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후 정부 발표 등이 이어졌음에도 결국 ‘최악의 지하차도 참사’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2020년 7월 23일 부산 지역에 시간당 80㎜의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초량1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 6대가 순식간에 밀려든 물에 잠겨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조사 결과 당시 배수 펌프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출입통제 시스템 역시 3년여 동안 고장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부산 동구의 전·현직 공무원 1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9월 5일 부산지법은 전 동구 부구청장 A 씨에게 금고 1년 2개월을 선고하는 등 11명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매뉴얼이 있었지만 평소 시설물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고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초량지하차도 사고 직후 행정안전부는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집중호우 관련 자동차단시설 구축 △원격 차단 △내비게이션 회사와 지하차도 통제 상황 실시간 공유 △상황전파시스템 구축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송지하차도의 경우 자동차단시설이나 원격 차단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다.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의 어묵 기업인 ㈜효성어묵 김민정 대표가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산지회는 여성기업주간을 맞아 우수 모범 여성기업인으로 김 대표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1960년 ‘온천식품’으로 출발한 효성어묵은 73년간 우수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며 3대째 부산 어묵의 맥을 잇고 있다. 효성어묵은 1997년 수제 어묵업계 중에선 처음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입점했다. 2008년 미국 수출을 시작했고, 2009년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취득했다. 2010년부터는 전국 KTX 역사와 고속도로 휴게소에 납품 중이다. 2018년 3월에는 업계 최초로 설계·제조·유통 등 생산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공장’도 구축했다. 80여 명의 직원이 100여 개 품목을 생산·유통하고 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김 대표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갑자기 큰 병을 앓게 된 부친의 “가업을 이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에 귀국한 뒤 2013년 입사했으며 2015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와 경남도가 추진 중인 ‘행정 통합’이 난관에 봉착했다. 행정 통합에 대한 두 지역 주민의 인지도가 낮은 데다 반대 의견이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서다. 반면 ‘부울경 특별연합’(부울경 메가시티)이 지난해 무산된 이후 대안으로 추진된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본격적인 출범을 알렸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12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부산·경남 행정 통합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후속 계획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밝혔다. 여론조사는 5월과 6월에 한 차례씩, 회당 시도마다 1000여 명씩 총 402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 주민 여론조사 ‘반대’가 더 많아 여론조사 결과 행정 통합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는 문항에선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69.4%를 차지해 ‘알고 있다’는 응답(30.6%)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행정 통합 찬반을 묻는 문항에서는 45.6%가 ‘반대한다’고 답해 찬성(35.6%) 답변보다 많았다. 행정 통합에 찬성하는 이유는 ‘수도권 집중에 대응해 국가균형발전이 가능’이 56.4%로 가장 높았다. 반대하는 이유는 ‘통합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이 적음’이 50.5%로 가장 많았다. 행정 통합을 처음 제안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도민 찬성 비율이 굉장히 낮게 나타나 당황했다”며 “행정 통합을 추진한 기간이 짧았고 도민에게 충분하게 통합의 장단점을 알리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회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행정 통합은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이어서 거쳐야 할 난관도 현실”이라면서 “여론조사 결과는 주민 이해도와 관심도,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고 말했다. 두 시도는 내년 하반기 민관추진위원회를 꾸리고 다시 여론조사를 하겠다면서 판단을 미뤘다.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지속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쳐 행정 통합에 대한 인식과 여건을 성숙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장기 과제로 두고 다시 민심을 살피겠다는 취지지만 행정 통합의 기본 구상이나 모델조차 빠져 있어 실행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의 반응 역시 대체로 부정적이다. 수영구에 사는 직장인 A 씨(43)는 “경제 불황에 행정 통합을 한다고 불필요한 예산을 쓸까 걱정된다. 경제적 이득이 무엇인지 잘 공감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창원 주민 B 씨(50)는 “행정 통합을 진행하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별 관심은 없지만 왜 통합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방소멸의 시계는 빨리 돌아가는데, 경남도가 특별연합을 폐기해 놓고 행정 통합도 미루려는 꼼수 정치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부울경 경제동맹 출범행정 통합이 위기를 맞은 반면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은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서 앞서 부산과 울산, 경남 등 3개 시도지사는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첫 정책협의회를 열고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을 목표로 교통과 관광, 에너지 등 3개 분야에 역점을 두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박형준 시장은 “가덕도 신공항이나 엑스포 유치와 같은 국가적인 과제도 함께 이뤄낸다면 부울경 경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부울경이 연대해 지방 권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했고, 박완수 지사는 “수도권 1극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2극 체계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세계적인 아트서커스 그룹 ‘태양의 서커스’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부산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한다. 부산시는 11일 태양의 서커스 그룹 및 국내 공연 주관사인 마스트인터내셔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태양의 서커스는 1984년 캐나다 퀘벡의 거리예술가 20여 명이 모여 시작한 공연으로 지금까지 세계 60개국, 450여 곳의 도시에서 무려 2억 명가량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7차례 공연해 관객 100만 명을 넘겼다. 이번 협약으로 내년부터 2030년까지 부산에서 태양의 서커스를 정기 공연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 1월 한 달간은 ‘루치아(LUZIA)’ 공연이 열린다. 공연명은 스페인어로 빛을 뜻하는 ‘루스(luz)’와 비를 의미하는 ‘루비아(lluvia)’를 결합해 만들었다. 다양한 색채의 조명과 함께 물을 활용한 수중 곡예가 특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태양의 서커스 그룹 측과 협력해 공연과 연계한 국내외 관광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가 4월 영도구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안전사고 이후 관내 스쿨존 전수조사를 실시했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의 비난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최근 부산참여연대가 정보공개 청구를 한 ‘부산지역 16개 구군 스쿨존 안전실태 전수조사 결과 및 고위험 통학로 조사 결과’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5월 10∼17일 관내 853곳의 스쿨존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했다. 16개 구군과 부산시교육청, 부산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 기관에서 420여 명이 구역을 나눠 합동 점검을 벌였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같은 달 22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부산시청 브리핑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 통학로 종합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82곳의 불법 주정차 사각지대에 폐쇄회로(CC)TV 설치가 필요하고 228곳은 차량 방호용 울타리 설치가 필요하다고 발표됐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조사 결과를 시민들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됐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자는 취지였는데 비공개된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비공개 결정 사유로 ‘감사, 감독, 검사, 의사 결정 등의 과정 또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을 내세웠다. 부산시 보행도시정책과 관계자는 “추가 현장 조사 등 아직 검토할 부분이 있고, 부산시교육청 등과 공동 조사한 사안이라 관련 기관과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 뒤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사안이어서 조사 기간이 다소 짧았다”며 “학부모 등의 불안이 있을 수 있어 보다 신뢰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이달 말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된 스쿨존을 중심으로 2차 현장 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맞섰다. 부산참여연대 양 사무처장은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칠 우려는 있지만 그것이 한 아이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진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부산은 산비탈이 많은 지형적 특성상 위험한 통학로가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며 “현장마다 특성이 있고 이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과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에선 4월 28일 영도구 스쿨존에서 지게차에서 떨어진 무게 1.7t짜리 원통형 화물이 굴러 등교하던 초등학생 3명과 학부모 1명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A 양(10)이 숨졌고, 5월 1일에는 해운대구 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B 씨(71)가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