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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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4-10-24~2024-11-23
문학/출판41%
문화 일반17%
음악10%
역사10%
인사일반7%
지방뉴스3%
기업3%
정치일반3%
정당3%
미술3%
  • [책의 향기]내가 사랑한 일본… 흔적이 된 아름다움을 추억하며

    “속세를 뒤로하고 마법의 영역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 미국인인 저자는 일본 시코쿠의 이야계곡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저자는 1970년대 도시화로 인해 우후죽순 생겨난 이 일대의 빈집을 백 군데 넘게 탐험한 뒤, 자신의 마음에 꼭 들어온 가로 네 칸, 세로 여덟 칸의 집을 구입한다. 오래된 톱, 바구니, 바가지 등 사소한 가재도구마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빈집에서 일본의 옛 모습이 묻어난다. 집에 남겨진 젊은 여성의 일기에선 도시화에 목말라 있던 일본의 상황이 잘 드러난다. 1950년대 조부모와 함께 살던 여성은 집 내부의 우울함과 어두움, 도시에 대한 동경을 글로 표현했다. 결국 여성은 가출을 선택하고, 조부모는 문에 ‘아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부적을 거꾸로 붙인다. 인구 감소로 인해 농촌 곳곳의 슬럼화를 겪고 있는 한국을 생각하면,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책은 단순한 외국인의 일본 탐방기가 아니다. 저자는 열두 살이었던 1964년 해군장교 아버지를 따라 처음 일본에 왔다. 일본의 옛 가옥에 매료된 저자는 미국 예일대에서 일본학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중국학을 전공했다. 1977년부터는 가메오카시에 살며 동아시아 미술품 수집가로 활동 중이다. 이 책도 직접 일본어로 썼다.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의 최고 논픽션 작품에 주어지는 신초학예상도 받았다. 책은 서양인이 느끼는 일본에 대한 경외심과 비판, 빛과 어둠 등 양면을 고르게 담고 있다. 이야계곡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면서도, 동화 속 어두운 면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일본의 환경 파괴에 대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진행돼 이제 세계에서 가장 추한 나라가 됐다”고 말한다. 또 “탑처럼 정교한 형식을 쌓은 일본은 사회가 순하게 굴러가는 모양새지만, 그 속에는 타인에 대한 짜증과 질시가 숨겨져 있다”고 예리하게 지적한다. 저자는 변해가는 일본의 모습에 실망하면서도 애정을 가질 계기를 번번이 새롭게 발견한다. 가부키 배우 다마사부로를 만난 뒤 몇 년간 가부키 극장만 들락거렸고, 다도와 서예 등으로 관심사를 확장해 나간다. 저자는 이에 대해 “떠날 준비가 되었을 때마다 귀신의 손가락이 나를 잡아끈다”고 표현했지만, 사실 일본에 대한 그의 애착이 귀신의 손가락을 만든 것은 아닐까 싶다. 저자는 미술품 수집가가 된 과정도 설명한다. 처음 산 빈집을 민속박물관처럼 꾸미고, 누구도 눈독 들이지 않았던 미술품을 싼값에 사 모은다. 값나가는 수집품을 사기 위해 지인들에게 갖고 있던 것들을 팔다 보니 어느새 미술품 거래상이 됐다. 저자는 “일본인들의 아시아 미술에 대한 무관심 덕에 수집품을 늘려갈 수 있었다”며 한탄 섞인 너스레를 떤다. 일본을 가장 가까우면서도 멀게 여기는 한국인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에 대한 빛과 그림자를 차분히 정리해 나갈 수 있다. 일본의 사라져가는 전통을 붙잡고 싶은 묘사 가득한 문장은 읽고 나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일본의 흔적을 일본인보다 깊게 따라가며 추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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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한도-수월관음도… 4개월 특별한 외출

    외딴 토담집 한 채를 둘러싼 소나무와 잣나무 네 그루. 화려한 배경도 고운 색깔도 없는 메마른 붓질에서 겨울의 쓸쓸함이 느껴진다.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가 제주 유배지에서 1844년에 그린 국보 ‘세한도(歲寒圖)’다. 자신에게 매년 책을 보내준 제자 이상적(1804∼1865)의 곧은 인품을 소나무에 빗대 그렸다. 힘찬 가지와 독야청청한 솔잎은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가리라는 강한 의지로 다가온다. 세한도를 감상한 청나라 문인 조무견(?∼1853)은 “푸르름이 동심(冬心)을 품고 꿋꿋이 서리와 눈에 굽히지 않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2020년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씨가 기증한 세한도를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관 재개관을 기념해 11일 특별 공개했다. 기증 직후인 2020∼2021년에 개최한 기획전 이후 3년 만의 공개다. 이번 기념전에는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이 일본에서 사들여 2016년 기증한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도 선보인다. 달 뜬 밤, 연못가에 앉은 관음보살이 선재동자의 방문을 받는 장면을 금니(金泥)로 비단 위에 그린 불화다. 관세음보살이 걸친 법의(法衣)와 사라(紗羅·얇은 비단)에 새겨진 섬세한 무늬가 눈길을 끈다. 고려시대 그린 수월관음도는 국내외를 통틀어 40여 점에 불과할 정도로 귀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새 단장을 마친 기증관에는 세한도, 수월관음도 외에도 ‘분청사기 상감 연꽃 넝쿨무늬 병’ ‘이항복필 천자문’ 등 총 1671점의 문화유산이 전시됐다. 앞서 박물관은 2022년부터 2년에 걸쳐 기증관 개편 사업을 진행했다. 2005년 서울 용산으로 박물관을 옮긴 뒤 기증관을 개편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혜경 세계문화부 학예연구관은 “이곳에 기증된 문화유산들은 기증자가 조건 없이 국민들에게 내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활용해 전시품을 배경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 달부터는 인공지능 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가 전시 구성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세한도와 수월관음도는 5월 5일까지만 전시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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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강남 방향은 무료

    앞으로 남산 1·3호 터널을 도심 방향으로 진입할 때만 ‘혼잡통행료’를 내게 된다. 터널을 지나 강남 방향으로 빠져나갈 때는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도심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1996년 통행료가 도입된 지 28년 만이다. 서울시는 “이달 15일부터 남산 1·3호 터널과 연결도로 통행료를 도심 방향만 2000원 받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강남 쪽으로 나가는 외곽 방향은 통행료를 면제하되, 도심 방향만 기존 금액을 유지하는 것이다. 시는 이번 정책을 위해 지난해 전문가 자문회의와 공청회, 서울시 교통위원회 심의 등 행정 절차를 마쳤다. 시에 따르면 도입 후 교통량 감소 효과는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 상승 폭을 고려할 때 2000원으로는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상대적으로 덜 혼잡한 외곽 방향 차량까지 통행료를 걷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시는 지난해 3∼5월 통행료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첫 1개월간은 도심 외곽 방향으로 나가는 차량에만 통행료를 면제했다.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은 5.2% 증가했지만, 터널 주변 도로에서는 큰 혼잡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이후 1개월간 양방향 통행료를 모두 면제하자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은 12.9% 늘고, 소공로와 삼일대로 등 도심 주요 도로 통행속도도 최대 13%까지 떨어졌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외곽 방향은 한남대교 확장 등 도로 여건이 개선돼 통행료 징수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징수 효과가 뚜렷한 도심 방향만 통행료를 계속 걷기로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터널 인근에 거주하는 종로·용산·중구민에 한해 통행료를 완전히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동안 통행료 폐지를 요구하는 거주민들의 민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윤 실장은 “특정 지역 주민의 통행료 부담을 면제하려면 조례 개정이 필요한 데다, 상반기 선거가 예정돼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또 강제 징수 성격을 띠는 기존 명칭 대신 ‘기후동행 부담금’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중앙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교통량 억제를 위해서는 통행료를 2000원보다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장기적으로 도심 방향 요금 인상도 검토할 계획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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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루언서 박람회 ‘서울콘’ 10만명 찾아

    세계 최초 인플루언서 박람회 ‘2023 서울콘’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콘에 10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58개 국가의 인플루언서 3100여 팀이 한국을 방문해 △페스티벌 △콘퍼런스 △콘텐츠·패션·뷰티 △공연·엔터테인먼트 등 4가지 분야 28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2023 서울콘×월드케이팝 페스티벌’에서는 인플루언서와 각국의 K팝 팬 4000여 명이 참여해 새해 카운트다운을 했다. 필리핀 가수 겸 배우 크리스텔 풀가, 인도 차세대 배우 아누슈카 센 등 인플루언서 6명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직접 참여해 종을 울렸다. 합산 구독자 수가 1억4000만 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개인 채널을 통해 한국의 새해 타종 행사가 전 세계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프로게임단 T1의 팬 초청 행사 ‘T1 콘(T1 CON)’의 열기도 뜨거웠다. T1은 지난해까지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번째 우승컵을 차지한 팀이다. T1 선수들은 온라인 2600명, 오프라인 1800여 명의 팬들과 만나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같은 날 열린 ‘K뷰티 부스트 위드(with) 누리라운지 크리에이터’ 행사도 K뷰티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36개국의 인플루언서 150여 명이 참여해 유명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소개했다. 이날 전 세계 글로벌 인플루언서 간의 네트워킹 파티도 진행됐다. 또 이틀간 진행된 ‘K팝 랜덤 플레이 댄스 챌린지’는 관객 2만여 명이 관람했다. 서울시는 서울콘 개최를 계기로 1인 미디어 산업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에 참여한 인플루언서들과 계속 소통해 서울 소재 기업들과 연결시키는 등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매칭’을 도입할 예정이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는 “해외에서 한국 문화에 익숙한 세대가 형성된다면 향후 잠재적인 한국 제품의 소비자가 될 것”이라며 “서울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문화를 전파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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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 하수관로 점검해 지반 침하 막는다”

    “하수관이 노후화되거나 나무뿌리 등에 의해 손상되면 지반 침하(땅꺼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 서울시 안준회 물재생계획과 하수정비팀장이 하수구 맨홀 옆에 설치된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야광조끼를 입은 작업자가 모니터에 달린 방향키를 조작하자 약 200m 길이의 케이블로 연결된 자동차 모양 폐쇄회로(CC)TV가 하수관로를 움직이며 내부를 촬영했다. 지상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하수관로 내부 상황은 고화질 영상으로 녹화되고 있었다. 안 팀장은 “하수관로에 갈라짐이 있는지, 이음부가 정상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등을 살펴 보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땅꺼짐 발생지 인근 하수관로 135km 조사 서울시는 2021년 이후 최근 3년간 하수도 문제로 땅꺼짐이 발생한 지역 27곳에 있는 하수관로 135km를 지난해 12월부터 전수조사하고 있다. 이날 점검한 롯데호텔 앞 하수관로 인근은 2021년 8월 폭과 길이 각각 0.1m, 깊이 1.5m 규모의 땅꺼짐이 발생한 곳이다. 안 팀장은 “한 번 하수관로 때문에 땅꺼짐이 발생한 곳은 재발할 우려가 있어 우선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 판독을 통해 파손, 구부러짐 등을 점검해 하수관로를 1∼5등급으로 매긴다. 4, 5등급의 경우 부분 또는 전체 보수를 시행한다. 하수도 손상은 땅꺼짐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낡은 하수도에서 물이 새 주변의 흙이나 암석을 침식시켜 땅꺼짐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2015∼2023년 9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땅꺼짐 209건 중 하수도 관련이 51.2%(107건)였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배수 설비 문제로 인해 폭 6m, 길이 5m, 깊이 3m 규모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특히 손상 가능성이 큰 노후 하수관로가 많아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2021년 하수도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하수도 1만827km 중 내구연한 30년을 넘긴 노후 하수관로는 55.3%(5995km)에 달한다. 2015∼2019년 시는 이 중에서 5743km를 조사해 보완이 필요한 312km를 정비했다. 시 관계자는 “매년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하수도 약 150km를 정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땅꺼짐 예방 위해 ‘지하 공간’ 조사 강화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땅속 빈 곳을 뜻하는 ‘지하 공동(空洞)’ 조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내 1만8280km를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공동 6394곳을 발견해 복구했다. 조사 연장 1km당 공동 발견율은 0.61개(2014년)에서 0.23개(2023년)까지 떨어졌고, 2016년 57건까지 발견됐던 땅꺼짐도 지난해 22건으로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동을 발견해 채움재를 넣어 보수하는 등 예방 활동을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는 올해부터 해빙기 및 우기에 이뤄지는 ‘지반 침하 우려 구간 특별점검’ 구간을 연 5000km로 확대한다. 기존에 비해 10배 늘어난 규모다. 집중호우 시 침수 구간, 노후 상·하수관, 지하철역, 침하 이력이 있는 지역 등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 탐사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도 3명에서 6명으로 늘리고, 도로 밑을 분석해 공동을 찾아내는 지표투과레이더(GPR) 차량도 3대에서 5대로 확대한다. 이르면 올 8월 서울시 전역의 땅꺼짐 위험을 포착할 수 있는 ‘위험지도’도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지하 시설물과 지질, 지하수 등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설계한 ‘통합 지하 안전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해 실시간 공동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2029년까지는 서울 전역에 지하수 수위를 측정할 수 있는 우물 250개 등 관측망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수 수위 변동을 탐지해 GPR 차량이 못 찾아내는 위험도 더욱 세밀하게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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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제야 행사 10만명… “새해엔 모두 빛나길”

    “3,2,1! 올해도 다들 행복합시다!”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 서울 종로구 보신각. 2024년 갑신년 새해 첫날을 약 10초 남긴 채 보신각 일대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각자 휴대전화 플래시로 하늘 위를 비추기 시작했다. 2024년 갑신년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여기저기서 시민들의 환호 소리가 튀어나왔으며, 보신각에서는 시민대표 등 22명이 함께 모여 33차례 타종을 시작했다.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도 카운트다운과 함께 초대형 조형물 ‘자정의 태양’이 화약 1000구를 터뜨리며 웅장한 빛을 발산했다. 폭죽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함께 온 가족을 껴안으며 “올해도 건강하자” “원하는 거 모두 다 이루자” 등의 덕담을 나눴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꺼내고 영상 통화를 하며 멀리 떨어진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보신각 타종 행사을 함께 보기 위해 온 가족이 모였다는 김여주 씨(52)는 “우리 가족 모두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2024년 갑진년 새해를 알리는 ‘2023 제야의 종‧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가 1일 0시 서울 보신각과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개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스크 없이 맞이하는 첫 신년 행사였던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는 약 10만 명이 모였다. 지난해(약 6만 명)의 2배 수준의 인파가 몰린 것이다.● 용띠 청년들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지난해 12월 31일 오후부터 세종대로 일대는 신년 행사를 보기 위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보신각 앞도 가족이나 친구와 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아버지의 손을 잡은 채 보신각을 방문한 조하준 군(8)은 “오늘 밤 종이 울릴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여자친구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용띠’ 군인 김종환 씨(23)는 “청룡의 해라고 하니 올해는 정말 ‘우리의 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확히 1년 후인 12월 31일 제대인데,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사회로 복귀하고 싶다”고 밝혔다. 같은 용띠인 여자친구 윤지원 씨(23)도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인 만큼, 안 해봤던 걸 시도하고 싶다”고 전했다.1일 0시 정각에 시작된 보신각 타종 행사에는 온라인 공개 추첨으로 선정된 시민대표 12명과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 오세훈 서울시장 등 22명이 참여해 33번에 걸쳐 종을 울렸다. 시민 대표로는 △서현역 ‘묻지 마 칼부림’ 피해자를 구한 의인 윤도일 씨 △매장 밖 쓰러진 노인을 구한 안경사 김민경 씨 △교통사고로 타계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부인 김정명 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자 김정자 씨 등이 참여했다.이날 행사에선 세종대로 사거리에 서울시가 설치한 ‘자정의 태양’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름 12m, 무게 2.5t 규모로 설치된 이 조형물은 타종 소리와 함께 대형 크레인 4대에 의해 솟아오르며 일출 모습을 연출했다. 자정의 태양이 15m 상공까지 올라간 뒤 화약 1000구를 터뜨리며 2분 30초간 웅장한 빛을 뿜어내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경찰·서울시 안전관리 총력경찰과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7시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KT빌딩~청계광장 교차로 구간)와 새문안로·종로(새문안교회~종로1가 사거리) 전 차로를 통제하고 행사를 준비했다. 오후 3시부터는 청계천로(청계광장~청계2가 교차로), 우정국로(공평 사거리~광교 사거리), 무교로(시청뒷길 교차로~무교동 사거리)까지 전면 통제가 이뤄졌다.10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과 서울시는 안전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서울 종로·남대문경찰서 450명, 경찰관 기동대 34개 부대 등 2490여 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2배 규모인 1100여 명을 안전요원으로 배치했고, 행사 현장에 응급 의료 인력이 상주하는 부스 9개 동과 한파 쉼터 6개 동 등을 운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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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안부 “전산망 장애, 개발 오류-작업 실수 탓”… 결국 인재

    지난달부터 연이어 발생한 행정전산망 시스템 장애가 외부 해킹이 아닌 개발 오류, 작업자 실수 등으로 인한 ‘인재’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원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합동 주요 시스템 특별점검’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민간 전문가들을 포함해 총 6개 팀 86명으로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주민등록통합행정시스템 △모바일 신분증시스템 △지방재정관리시스템 △조달청 나라장터 등 지난달 발생한 정부 전산 시스템 오류 4건의 원인을 조사했다. 지난달 22일 20분가량 접속 지연을 일으켰던 주민등록통합행정시스템은 ‘개발 기능 오류’로 결론이 났다. 이날 브리핑에 민간 전문가로 참석한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용량이 큰 콘텐츠를 동시에 열람할 때 필요한 메모리 사용량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했고, 이 때문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약 8시간 43분가량 서비스가 중단됐던 모바일 신분증시스템은 작업자의 실수가 원인으로 파악됐다. 모바일 신분증 클라우드 플랫폼과 스토리지를 연결하는 설정 과정에서 작업 미숙으로 장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14분간 장애가 발생한 지방재정관리시스템 침입방지시스템(IPS)은 유지보수 업체가 하드디스크 불량을 알면서도 점검장비를 연결해 대량의 데이터 입출력을 발생시킨 결과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정부는 나라장터 장애 발생 당시 일부 해외 특정 인터넷주소(IP주소)에서 사이버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백종욱 국가정보원 3차장은 “전체 트래픽에서 0.5%에 해당하는 사이버 공격이 있었지만 시스템 장애의 직접 원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별점검에 참여한 류재철 충남대 컴퓨터융합학부 교수는 “정부 정보시스템 장애가 ‘국가 위기관리 기본지침’과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포함되지 않은 걸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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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CCTV 절반이상, 지능형으로 바꾼다

    서울시가 2026년까지 시내 폐쇄회로(CC)TV 16만 대 중 약 8만5000대를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지능형 CCTV로 전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공원·등산로 등에 설치된 CCTV를 지능형으로 전환해 ‘묻지 마 범죄’를 예방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능형 CCTV는 보행자의 배회, 쓰러짐, 폭행 등 이상 움직임을 자동으로 감지해 관제센터에 알려준다. 시 관계자는 “영상은 서울시 안전통합상황실과 112·119상황실로 동시에 전송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2026년까지 시와 자치구가 관리하는 CCTV 8만5000여 대를 지능형 CCTV로 전환할 방침이다. 내구연한(7년)이 지났거나 130만 화소 미만인 노후 CCTV 1만5000여 대를 먼저 지능형 CCTV로 교체한다. 나머지 7만여 대는 2026년까지 523억 원을 투입해 지능화할 방침이다. 또 새로 설치하는 CCTV는 모두 지능형으로 하기로 했다. 2026년까지 범죄 발생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능형 CCTV 1만657대를 확충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CCTV가 없는 ‘공원·등산로 진출입로’에 4317대, 범죄 발생률이 높거나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주거·상업지역’에 6000대, ‘하천변·산책로·한강’에 340대 등이다. 또 △안전 취약 △지능형 CCTV 설치율 △CCTV 노후화 비중 △자치구 재정자립도 등 지역별 환경에 따라 예산을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올 10월에도 각 자치구에 특별조정교부금 512억 원을 지원해 구별 계획에 따라 지능형 CCTV 5515대를 신규 설치한 바 있다. 김진만 서울시 디지털정책관은 “CCTV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기본적이고 확실한 치안망”이라며 “치안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무차별 범죄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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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안부 “전산망 장애, 해킹 무관…장비 장애-작업 미숙이 원인”

    지난달부터 연이어 발생한 행정전산망 시스템 장애가 외부 해킹이 아닌 개발 오류, 작업자 실수 등으로 인한 ‘인재’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원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합동 주요 시스템 특별점검’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민간 전문가들을 포함해 총 6개팀 86명으로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주민등록통합행정시스템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 △지방재정관리시스템 △조달청 나라장터 등 지난달 발생한 정부 전산 시스템 오류 4건의 원인을 조사했다.지난달 22일 20분 가량 접속 지연을 일으켰던 주민등록통합행정시스템은 ‘개발 기능 오류’로 결론이 났다. 이날 브리핑에 민간 전문가로 참석한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용량이 큰 콘텐츠를 동시 열람할 때 필요한 메모리 사용량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했고, 이 때문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했다.지난달 24일 약 8시간 43분 가량 서비스가 중단됐던 모바일신분증 시스템은 작업자의 실수가 원인으로 파악됐다. 모바일 신분증 클라우드 플랫폼과 스토리지를 연결하는 설정과정에서 작업 미숙으로 장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지난달 29일 14분 간 장애가 발생한 지방재정관리시스템 침입방지시스템(IPS)은 유지보수 업체가 하드디스크 불량을 알면서도 점검장비를 연결해 대량의 데이터 입출력을 발생시킨 결과로 조사됐다.다만 정부는 나라장터 장애 발생 당시 일부 해외 특정 인터넷주소(IP)에서 사이버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백종욱 국정원 3차장은 “전체 트래픽에 0.5%에 해당하는 사이버 공격이 있었지만 시스템 장애의 직접 원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입찰 참가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접속하는 바람에 동시 접속자 수를 초과했다는 것이다.특별점검에 참여한 류재철 충남대 컴퓨터융합학부 교수는 “정부 정보시스템 장애가 ‘국가 위기관리 기본지침’과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포함되지 않은 걸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다음 달 말까지 특별점검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향후 재발을 막을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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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지키는 헌신,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제정한 ‘영예로운 제복상’ 제12회 수상자가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국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군인과 경찰, 소방공무원, 해양경찰 여러분의 노고와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각 소속 기관의 추천을 받아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 11명을 선정했습니다. 시상식은 내년 1월 18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국민 위한 헌신-봉사’ 수상자 명단 ● 대상(상금 3000만 원)윤종탁 경감(서울경찰청 송파경찰서)● 영예로운 제복상(상금 각 2000만 원)문기호 중령(국군의무사령부)김창곤 중령(육군 32보병사단)백성욱 경위(전북경찰청 서해지구대)양승춘 소방경(경기소방본부 성남소방서)이종욱 소방위(인천소방본부 중부소방서)김건남 경감(동해해양경찰청 포항해양경찰서)● 위민경찰관상(상금 각 1000만 원)신영환 경위(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이재원 경장(서울경찰청 문정지구대)● 위민소방관상(상금 1000만 원)신현혁 소방위(경기소방본부 안성소방서)● 위민해양경찰관상(상금 1000만 원)주진홍 경위(남해해양경찰청 수사과) 마약조직-음주운전자 붙잡다 부상 입고도 끝까지 검거 위민경찰관상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 신영환 경위(41)는 지난해 10월∼올해 9월 독일에서 엑스터시, 필로폰 등 마약류를 국제 우편으로 밀반입해 서울 대구 경남 등 전국의 외국인 출입 유흥업소에 유통한 밀수조직 총책 등 51명을 일망타진했다. 또 올 3월 외국인 신분증 위조 사범 검거 중 달아나는 피의자를 붙잡으려다 우측 아킬레스건 파열 등 전치 29주의 상해를 입었음에도 퇴원 즉시 현장에 복귀해 수사와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 문정지구대 이재원 경장(36)은 지난해 12월 음주 측정에 불응하는 피의자를 검거하려다 도주하는 피의자 차량에 치여 어깨와 목에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도주를 막고 피의자를 붙잡았다. 당시 그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지만 치료가 끝나기도 전에 현장에 복귀했다. 이 경장은 “앞으로도 이웃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을 지키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동료 3명 순직후 PTSD 딛고 현장에 자진 복귀 위민소방관상 안성소방서 신현혁 소방위(44)는 지난해 1월 경기 평택시 청북읍에서 일어난 냉동창고 화재를 진압하던 중 내부에 고립됐다. 앞이 캄캄한 상황에서 호스를 붙잡고 탈출하다가 화염이 폭발하며 몸이 튕겨져 나갔다. 당시 부상을 입었지만 그보다 더 힘든 건 동료 3명의 순직이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은 신 소방위는 공무상 요양 기간이 채 끝나기 전인 지난해 9월 자진해서 업무에 복귀했다. 신 소방위는 “평택 화재 당시 투입된 모든 팀원을 대표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움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5년 1월 용인소방서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한 신 소방위는 18년간 여러 사고 현장에서 활약했다. 2019년 9월 경부고속도로 4중 추돌 교통사고 때는 차에 하체가 끼인 운전자를 구조하기도 했다.마약 조직 29명 체포… 검거 중 흉기에 부상 입기도 위민해양경찰관상 남해해양경찰청 주진홍 경위(41)은 2021년 11월 부산 중구 부둣가에서 “낚싯줄에 걸린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 일회용 주사기가 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은 후 마약류 범죄라는 걸 직감했다. 이후 끈질기게 수사한 끝에 올 2월 마약류 투약 및 투약장비 해상투기 피의자 2명을 검거했다. 또 후속 수사를 이어가 폭력조직 부두목 등 조폭 5명과 운반책, 알선책 등 일당 29명을 일망타진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부상당하면서도 끝까지 제압하는 투혼을 보였다. 주 경위는 2021년 1월 부산신항에 입항한 라이베리아 국적 컨테이너선에서 3일간 숙식하며 시가 1050억 원 상당의 코카인 35kg(약 100만 명 투약분)을 적발하기도 했다. 올해로 16년 차 해경인 주 경위는 “마약류 사범 척결에 힘을 보탰다는 사실만으로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지뢰에 발목 부상 병사, 절단 않고 17시간 수술로 재건 제복상 문기호 중령 지난해 10월 표정호 병장이 국군수도병원으로 실려 왔다. 표 병장의 오른쪽 발뒤꿈치는 지뢰 사고로 완전히 절단된 상태. 이 경우 발목 전체를 절단해야 하지만 정형외과 전문의 문기호 중령(40·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외상제2진료과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뒤꿈치를 살릴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뼈와 인대를 이식하고 허벅지 근육을 떼어내 뒤꿈치를 재건하는 수술은 17시간 동안 이어졌다. 결과는 대성공. 예비역이 된 표 병장은 현재 제자리 뛰기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문 중령은 올해 10월엔 왼쪽 다리 대퇴부 동맥 등이 파열돼 다리를 절단해야 할 상황이었던 민간인을 대상으로 수액줄로 파열된 혈관을 잇는 고난도 수술을 실시해 다리를 지켜냈다. 2019년 한 병사에게 국내 최초로 실시해 성공한 방법을 적용해 성공시킨 것. 그는 2011년 GOP(일반전초)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한 것을 시작으로 장기 복무로 전환해 군 의료에 헌신하고 있다. 그는 “군대에 있으면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의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군인들이 전투력을 100%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의무부대 등 지원 부대원들에 대한 관심도 커졌으면 한다”고 했다. 서해 선박 밀입국 시도 중국인 22명 체포작전 지휘 제복상 김창곤 중령 올해 10월 3일 오전 1시 47분경.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9km 떨어진 해상에 있던 수상한 선박 한 척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육군 32사단 제7해안감시기동대대장으로 현장 지휘관인 김창곤 중령(40)은 레이더운용병 등을 통해 즉시 보고받은 후 부대 지휘통제실로 달려갔다. 김 중령은 폐쇄회로(CC)TV 등 각종 감시 장비로 어선 밀착 추적에 나섰고, 기동타격대 병력을 대천항 접안 지역으로 즉각 출동시켰다. 해경과 경찰에 상황을 전파한 후 협조를 요청하는 등 작전 전반을 지휘했다. 그 결과 이날 새벽 어선을 타고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22명 중 21명이 현장에서 검거됐다. 나머지 1명도 해경, 경찰 등과 연계해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김 중령은 지난해 12월 창설된 7해안감시기동대대의 초대 대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이번 밀입국 시도자 검거 작전을 성공시키며 빈틈없는 해안경계작전 지휘의 표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중령은 “결전 태세 확립 기조하에 장병들이 함께 실전 대비 훈련을 해온 것이 성공적인 작전 수행으로 이어졌다”며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대대원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논에 휴대전화 버리는 용의자 잡아 살인자백 이끌어 제복상 백성욱 경위 전북 군산경찰서 서해지구대에서 근무하는 백성욱 경위(35)는 올 5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자마자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로 출동했다. 바다쪽 난간에 한 남학생이 위태롭게 걸터앉은 걸 본 백 경위는 왕복 4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며 대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순간 남학생이 시야에서 사라졌고 내려다보니 대교 아래 위태롭게 매달린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백 경위는 같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팔을 뻗어 학생을 잡은 후 힘을 다해 끌어올렸다. 백 경위는 “당시는 학생을 꼭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돌이켰다. 올 9월에는 전북 군산시의 한 주택에서 “사람을 죽였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그리고 논두렁에 휴대전화를 버리는 남성을 붙잡은 뒤 “여자친구를 죽였다”는 자백을 이끌어내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올해 경찰관 10년 차인 백 경위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제복의 무게를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0년 화재현장 누벼… 한부모 가정 아이 12년 후원도 제복상 양승춘 소방경 경기 성남소방서에 근무하는 양승춘 소방경(58)은 1992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30년 넘게 현장을 지킨 베테랑 소방관이다. 양 소방경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당시 막내 구조대원으로 현장에 투입돼 무너진 건물 내부에서 시신을 수습했다. 양 소방경은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어려운 현장이었다”며 “163cm의 작은 키가 오히려 구조 활동에 유리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양 소방경은 2008년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 당시에도 내부에 진입해 불길을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는 국제 구조대로 파견돼 현장 지원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부모 가정 아이를 7세부터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12년 동안 후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소방서 안에서 ‘키다리 소방관’으로도 통한다. 양 소방경은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 받으니 부끄럽다”며 “지금까지 큰 부상 없이 일하고 퇴직을 앞둘 수 있게 된 점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26년간 2961명 구해… 세월호 참사현장서도 구조활동 제복상 이종욱 소방위 인천 중부소방서 이종욱 소방위(57)는 1997년 11월부터 만 26년 동안 인천 지역에서 근무하며 화재 진압 4792회, 구조 출동 5630회를 기록했다. 2007년 7월 북한산을 등반하다 조난당한 여성 2명을 구조하는 등 근무 외 시간에 구조한 3명을 빼고도 총 2958명을 구했다. 이 소방위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라고 한다. 당시 현장에 파견돼 보트를 타고 실종된 시신을 수색했던 이 소방위는 “시신이 나올 때마다 유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무엇보다 가슴 아팠다”고 회상했다. 이 소방위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현장 당시에도 화재를 진압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생수 등 생필품을 지원하는 대민 지원 업무를 했다. 2006년 7월에는 강원 평창군 수해피해 현장에 파견돼 인명구조 활동을 하며 3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이 소방위는 “근무 중 예상치 못한 수상 소식을 듣고 기뻤다”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고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밍크고래-대게-오징어 불법포획 조직 추적해 일망타진 제복상 김건남 경감 포항해양경찰서 김건남 경감(50)은 올 6월 초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하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근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6월 2일 오후 10시경 포항시 남구 양포항 남동쪽 6.4km 해상에서 불법으로 잡은 밍크고래를 육상으로 옮기던 일당 3명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이들은 시가 1억5000만 원 상당의 밍크고래를 해체해 트럭으로 옮기고 있었다. 김 경감은 후속 수사를 이어가 고래 고기 전문식당 운영자 등 59명을 검거하고 이 중 17명을 구속했다. 그는 검찰과 협력해 이들이 올 1∼8월 불법 포획한 밍크고래 17마리에 대한 범죄수익금 약 16억 원을 환수 조치하고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선박도 추징 보전 및 몰수 조치했다. 해경에서 25년째 근무 중인 김 경감은 2021년 암컷 대게 2만1300마리를 불법 포획한 총책 등 7명을 붙잡기도 했다. 2018년에는 오징어 등 어족 자원을 싹쓸이하는 대형 트롤 어선 65척을 검거해 71명을 입건했다. 김 경감은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는 모든 해양경찰에게 공을 돌린다”는 소감을 밝혔다.어려운 여건서 국민 보호 성과 평가 이렇게 심사했습니다 ‘제12회 영예로운 제복상’ 심사에는 위원장인 김진태 전 검찰총장과 백경학 푸르메재단 공동대표,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 정원수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임도현 채널A 부본부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위원단은 후보자들의 공적 사항을 분석한 뒤 각 추천 기관의 설명을 청취했다. 공적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심사위원단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또 일선에서 활동하는 제복공무원뿐 아니라 후방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후보자들의 기여도도 고려했다.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안성=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포항=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군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성남=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인천=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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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서울 버스-지하철 새벽 2시까지 연장운행

    서울시가 제야의 종 타종을 포함해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가 열리는 31일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서울시는 31일 오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과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타종 행사가 열리는 것을 감안해 31일 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일대 도로를 단계적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보신각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종각역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다. 서울시는 대신 지하철을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서울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선, 신림선 등이 총 173회 추가로 운행된다. 시내버스는 을지로입구역, 종로3가역, 안국역 등 행사장과 가까운 정류소를 지나는 노선 38곳을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또 행사장 주변을 운행하는 택시 운전사에게 심야운행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경찰은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행사 등 전국 132개 새해맞이 행사장에 총 117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특공대 등 경찰 8277명을 전국 각지에 배치하기로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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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원구 “다중인파 안전 관리시스템 구축”

    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가 차량형 ‘이동형 재난안전상황실’을 포함한 지능형 다중인파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동형 상황실 차량에는 지면에서 3m 높이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긴급한 현장을 촬영한 후 구 통합관제센터와 공유할 수 있다. 차량 위 스피커를 활용해 경고 방송도 할 수 있다. 구는 지능형 CCTV 16대도 새로 설치했다. 지능형 CCTV는 1㎡당 인원수와 보행 흐름을 분석해 평시·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밀집도를 계산해 알려준다. 경계 단계가 되면 서울시 안전망 서비스를 통해 소방과 경찰 등으로 상태가 전송된다. 구는 내년 CCTV 설치 예산으로 19억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능형 CCTV 480대를 새로 설치하고, 기존 고정형 CCTV도 3200대까지 늘리기로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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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위기 소상공인 1021명 지원한다

    서울시가 ‘위기 소상공인 조기발굴 및 선제지원 사업’을 통해 위기 소상공인 1021명을 발굴해 지원했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매출·신용·부채 등 금융 정보를 수집한 뒤 빅데이터 분석으로 경영 위기가 예상되는 소상공인들을 발굴했다. 그리고 소상공인들에게 경영 개선 비용을 1인당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상품관리, 마케팅, 고객관리, 세무, 노무 등 각 분야 컨설팅을 연계해줬다. 이와 별도로 폐업을 고민하던 소상공인 2000명에게도 사업 지속 여부를 조언해주는 전문가 경영진단을 제공했다. 경영 개선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폐업신고 요령과 절세 방안 등을 안내해줬다. 시 관계자는 “컨설팅을 통해 1585곳이 재기에 성공했고, 415곳은 폐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등 디지털 역량을 키우려는 중장년층 자영업자 250명에게도 관련 교육을 지원했다. 시는 이들에게 디지털 전환 비용으로 최대 300만 원씩을 지급하고, 6개월 내에 매출이 오르면 1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박재용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당분간 경영 여건이 불확실한 만큼 위기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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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야의 종 소리 듣고 귀가하세요”…서울 지하철·버스 막차 연장

    서울시가 제야의 종 타종을 포함해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가 열리는 31일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서울시는 31일 오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과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타종 행사를가 열리는 것을 감안해 31일 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일대 도로를 단계적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보신각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종각역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다.서울시는 대신 지하철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서울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선, 신림선 등이 총 173회 추가로 운행된다. 시내버스는 을지로입구역, 종로3가역, 안국역 등 행사장과 가까운 정류소를 지나는 노선 38곳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또 행사장 주변을 운행하는 택시 운전기사에게 심야운행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경찰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행사 등 전국 132개 새해맞이 행사장에 총 117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특공대 등 경찰 8277명을 전국 각지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경찰 헬기, 방송조명차, 드론 등의 장비를 동원해 인파 사고 등을 방지할 방침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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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동 하림 물류단지 조건부 통과… “대중교통 접근성 높여야”

    이르면 2029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한국화물터미널 부지에 하림그룹의 도시첨단물류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서울시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26일 하림그룹의 양재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조건부 통과’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11월 하림 측이 서울시에 계획안 승인을 신청한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대상지는 옛 한국화물터미널 부지인 양재동 225번지 일대인데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IC)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해 물류센터 최적지로 꼽힌다. 심의위는 약 8만6000㎡(약 2만6000평) 규모의 단지에 용적률(땅 면적 대비 건물 각 층의 바닥 면적을 합한 면적의 비율) 최대 800%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최대 지상 58층, 지하 8층 규모의 복합단지가 조성될 수 있다. 스마트물류센터 외에도 공동주택 998채, 오피스텔 972채 등도 들어선다. 심의위는 하림 측에 대중교통 접근성 향상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신분당선 역사 설치 비용을 하림 측이 분담하고, 신양재 나들목 설치 사업비의 하림 측 분담 비율도 올리도록 했다. 하림그룹은 2016년 해당 부지를 4525억 원에 매입해 물류단지 건설을 추진해 왔다. 2018년 서울시에 1차 투자 의향서를 제출하며 최고 70층 단지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서울시가 “시의 개발 방향과 배치된다”며 인허가를 거부했다. 2020년에도 서울시는 하림이 제시한 용적률 800%에 대해 400% 이하를 고집해 사업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감사원이 이후 하림 측이 청구한 공익감사에 대해 서울시에 ‘주의’ 처분을 내리며 다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서울시는 하림 측에서 조건을 이행하겠다고 밝힐 경우 내년 1월 말 물류단지 지정 승인 고시를 낼 계획이다. 이후 서초구 인허가를 거쳐 이르면 2025년 착공, 2029년 준공이 예상된다. 하림 측은 심의위 결과가 나온 후 “향후 승인 고시 절차가 남은 만큼 서울시와 잘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약 6조8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 마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림 측은 “위치와 사업성 모두 우수해 투자 유치에 문제가 없고 자금조달 계획도 이미 (서울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양재동 부지를 활용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둘은 별개의 사업”이라며 선을 그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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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찾아 자동 삭제”

    “인공지능(AI) 삭제 시스템을 도입한 후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21일 서울 동작구 서울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서 만난 문기현 센터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센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 영상물 삭제부터 긴급 상담, 수사·법률 지원, 심리치료, 의료 지원 등을 통합 지원하고 있다. 피해자가 센터를 방문하면 일대일로 지원관이 배정돼 필요한 지원을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센터는 특히 올 3월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 디지털 성범죄 피해 24시간 자동 추적·감시 시스템’을 도입했다. 서울연구원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정보를 넣으면 구글,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4가지 플랫폼에서 유사도가 높은 영상 또는 사진을 자동으로 검색해 알려준다.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오디오, 비디오, 텍스트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여러 플랫폼으로 퍼진 피해 게시물들을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7개월간 영상물 45만 건 모니터링 올해 3∼10월 AI가 모니터링한 영상물은 45만74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3511건)의 약 14배에 달한다. 삭제까지 이어진 영상물도 지난해 1309건에서 올해 2007건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키워드 검색부터 영상물 검출까지 AI는 3분 만에 해낸다. 사람이 하면 1, 2시간 걸리는 일이다. 기술을 개발한 김준철 서울연구원 디지털도시연구실 연구책임자는 “피해자의 얼굴을 ‘비식별화’한 데이터를 연구 목적으로 동의받아 AI 시스템에 학습시켰다”며 “동영상의 다양한 패턴을 모두 인식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AI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줄었다. 문 센터장은 “센터에 삭제 지원관이 5명밖에 안 되는데 AI가 알아서 24시간 검색하기 때문에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관들이 피해 영상물을 접하면서 발생하는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도 상당 부분 줄었다고 한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 업무에는 사람의 ‘노하우’ 역시 여전히 중요하다. AI가 모니터링 영상을 추출한 후 각 사이트에 삭제 지원 요청을 하는 것은 삭제 지원관들의 몫이다. 예고 없이 재유포하거나, 잠깐 올려놨다가 삭제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것도 문제다. ● 책가방 등으로 아동·청소년 인지 센터는 특히 아동·청소년 피해물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성인물은 피해자의 신고가 있어야만 모니터링이 가능하지만 아동 청소년물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사전 대처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서울연구원이 내년 3월까지 개발하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모니터링 AI 시스템’도 활용할 계획이다. 딥러닝 기반으로 영상 내 얼굴을 분석해 미성년자 여부 등을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김준철 연구책임자는 “영상에 나오는 공간의 특성과 책가방, 테디베어 등 소지물을 AI가 자체 분석해 피해자의 연령대와 특징을 조금 더 정밀하게 특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문 센터장은 “아동·청소년이 성범죄 피해를 당하면 온 가족이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한다”며 “내년에는 가족 단위의 심리치료 지원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려 한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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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총선부터 ‘전수 手개표’ 도입… 곧 발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총선에서 개표 사무원이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手)개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자개표 뒤 사람이 투표용지를 전수 검사하겠다는 것. 전자개표기(투표지 분류기)가 투표지를 제대로 분류하지 못해 부정선거에 악용된다는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수개표가 도입되면 개표 과정의 투명성은 높아지겠지만 선거 결과 발표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개표 도입에 대해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조만간 최종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표 때 1차로 전자개표기에서 정당, 후보자별로 분류된 투표지를 개표 사무원이 전부 육안으로 다시 확인한 후 심사계수기로 재확인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정해졌다는 것. 지금까진 투표지 분류기로 투표지를 분류한 뒤, 바로 심사계수기로 투표지 개수를 세 왔다. 앞서 선관위는 11월 국민의힘 공정선거제도개선 특별위원회에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제 이를 도입하겠다고 사실상 확정한 것. 선관위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전자개표기를 거친 무효표가 유효표로 분류되는 영상 등이 퍼지면서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지속되자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해 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지 분류기를 돌린 다음 심사집계부에서 한 번 더 확인한다는 것”이라며 “수개표 과정에 추가로 필요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인력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개표 과정에서 투표함과 투표용지에 대한 접근 권한을 공무원에게만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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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홍대-강남역 등 29만 성탄 인파

    “밀지 마세요! 숨 막혀요!” 25일 오후 6시경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지하철 출구를 나오는 데만 5분 이상 걸리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9번 출구 앞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일방통행을 유도했지만 출구를 조금만 벗어나면 차량과 보행자가 무질서하게 엉키는 상황이 이어졌다. 8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은 이날 서울 주요 관광 명소에는 최대 29만 명이 몰리며 혼잡한 모습이었다.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서울시내 주요 명소 6곳에 모인 인파는 약 28만8000명에 달했다. 장소별로는 홍대가 약 9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명동(약 8만2000명), 강남역(약 4만2000명), 건대입구역(약 3만2000명), 성수(약 2만8000명), 이태원(약 1만2000명) 순이었다. 다행히 인파 사고는 없었지만 곳곳에서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 중구 명동 일대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하려는 인파 등이 몰리면서 이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노점상들이 자리 잡은 이면 도로에 인파가 넘쳐나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스쳐 지나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 되기도 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관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건너편에 몰리면서 서울 중부소방서는 해당 장소에 연휴 기간 차량 1대와 대원 5명을 배치해 질서를 관리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도 오후 7시 기준으로 서울시내 주요 명소 6곳에 29만8000여 명이 몰렸다. 이날은 명동에 몰린 인파가 약 9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홍대(약 9만 명), 강남역(약 4만2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24일 오후 6시 48분경에는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한 것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사고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철수했다. 서울시는 명동과 홍대 등 주요 명소 6곳에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하루 평균 1073명의 인력을 투입하며 현장을 관리했다. 또 25개 자치구 지역 주요 지점 81곳에 인파 감지 기능을 갖춘 지능형 폐쇄회로(CC)TV 889대를 운영하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점검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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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운지구 41층 개발에… “일조권 침해” 주민들 반발

    23일 찾은 서울 중구 주상복합 아파트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23층 거실 창문 밖을 보자 남산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창밖 아래쪽으로는 아파트 폭과 거의 맞먹을 정도로 커다란 공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을지면옥 등이 있었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3구역이다. 서울시는 올해 10월 이곳에 최고 41층 높이 오피스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1단지 동대표 현정이 씨(32)는 “앞에 20층 아파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해가 잘 들도록 20층 이상을 선택했다”며 “저층에 비해 분양가가 9000만 원가량 높았는데 이제 와서 40층대 고층 빌딩이 들어선다고 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이 ‘서울 대개조’의 대표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세운지구 개발이 인근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서울시가 올해 10월 이 일대를 32∼41층(최고 203m) 높이로 개발하기로 하자 주민들이 일조권과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서울에서 도심 고밀 개발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어 일조권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중구청에 서울시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계획이 일조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영민 피해대응모임 대표(44)는 “청약 당시에는 이 정도의 고층 계획이 없었다”며 “설계가 확정되는 내년 초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시위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고밀 개발 계획을 발표한 세운지구 3-2·3구역은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남쪽에 바로 면해 있다. 단지와의 거리는 20m다. 총 27층 높이인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아파트는 지난해 4월 청약을 해 올해 2월 입주를 시작했다. 청약 및 입주가 진행될 당시만 해도 세운지구는 2014년 계획대로 구역별로 최고 70∼90m 높이(20층 안팎)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10월 서울시에서 이 구역을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바꾸고, 기존보다 약 두 배 높이(최고 41층·203m) 오피스 5개 동이 들어서도록 변경했다. 상업지역은 주거지역과 달리 토지 경계부터 50cm 거리만 두면 일조권 제약 없이 건축물을 올릴 수 있다. 고밀 개발이 추진되는 곳은 세운지구뿐만이 아니다. 최근 서울시는 건물이 들어서는 땅 30% 이상에 ‘개방형 녹지’를 조성하면 높이나 용적률 제한을 완화해 더 높이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도심 스카이라인 조성에 나서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 노후 아파트도 공공기여 등을 통해 용적률을 높여 50∼60층 규모로 재건축하는 계획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심 고밀 개발이 늘어나면 일조권 분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고층 주거·상업시설이 대거 들어선 부산 해운대구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최근에도 마린시티 홈플러스 해운대점 자리와 한화갤러리아 땅에 각각 54층 오피스와 73층 실버타운을 지으려는 계획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 양승우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건물 층수를 높일 경우 건물 폭을 좁게 설계해 개방감을 확보하는 등 상업지역이라도 일조권을 고려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공공기여가 인근 주민에게 실제 혜택이 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1월 관련 공청회 등을 통해 개발이 되고 나면 주변 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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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새해부터 쌍둥이 보험 무료 지원

    내년부터 서울에서 태어나는 쌍둥이들은 자동으로 ‘다태아 자녀안심보험’에 가입된다. 무료로 응급실 내원비와 전염병 진단비, 암 진단비 등 최대 3000만 원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서울에서 태어난 다태아들에게 자녀안심보험 지원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최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임 시술로 다태아 출산이 느는 추세”라며 “다태아는 저체중으로 태어나거나 산모가 조기분만하는 비율이 높아 의료비 부담이 특히 크다”고 말했다. 보험을 통해 △응급실 내원비 △특정 전염병 진단비 △골절화상 수술비 △상해 또는 질병 치료 입원비 △암 진단비 등 17개 항목이 보장된다. 지원 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난 다태아다. 시는 3년간 약 7725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기간 다른 시도에서 태어난 다태아가 서울시로 전입할 경우 보험에 자동 가입되지만, 서울시에 거주하던 다태아가 다른 시도로 이사가면 가입이 자동 해지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시대에 기쁨과 축복을 두 배로 선물하는 다태아 양육 가정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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