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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는 변이 바이러스 ‘BA.5’보다 면역회피 수준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 변이 ‘BA.2.75’가 해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2.75’를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분류했다. WHO는 전파력이 강하거나 치명률이 높아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변이를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지정하고 있다. BA.5도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지정돼 있다. BA.2.75는 올 5월 인도에서 발견된 뒤 한 달여 만에 인도 내 검출률이 40%대 후반까지 올랐다. 최근 미국과 영국, 일본 등 11개국에서도 BA.2.75가 발견됐다. 해외 전문가들은 BA.2.75가 BA.5보다 전파력이 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원의 에릭 토플 부원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BA.2.75는 BA.5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면역회피 수준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학계에선 BA.5 감염으로 생긴 항체가 BA.2.75에 재감염되는 것을 막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기존 바이러스와 확연히 다른 특성 탓에 해외 연구진은 BA.2.75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이름을 따 ‘켄타우로스’라고 부른다. 10일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BA.2.75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BA.2.75가 국내에 유입돼 BA.5와 동시에 유행할 경우 전체 확진자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은퇴 후 본격적으로 국민연금을 수령하게 되면서 4년 후 연금 지출이 18조 원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는 같은 기간 50만 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국회가 연금 개혁을 미루는 사이 국민연금 재정 여건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22∼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올해 650만5071명에서 2026년 798만9498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수급자가 받아가는 연간 총급여는 33조8255억 원에서 52조6024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수급자가 22.8%, 급여액이 55.5% 각각 증가하는 것이다. 눈여겨볼 점은 지난해 6월 중기전망(2021∼2025년) 당시 44조6570억 원으로 추산했던 2025년 연금 급여 지출이 이번 계산에서는 47조1180억 원으로 2조 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연구진은 “베이비부머는 인구가 많을 뿐 아니라 국민연금에 10년 이상 가입해 노령연금을 타는 인원 비중도 커 급여액이 많다”라며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1년 새 크게 증가한 점도 지출 전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올해 2207만1675명인 국민연금 가입자는 4년간 49만8708명 감소해 2026년 2157만2967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연금 가입률은 상승하고 있지만 생산활동 인구 자체가 크게 줄어드는 탓이다. 다만 국민연금 적립금은 같은 기간 1003조3274억 원에서 1246조4737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매기는 소득의 상한을 조정하면서 보험료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는 변이 바이러스 ‘BA.5’보다 면역회피 수준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 변이 ‘BA.2.75’가 해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2.75’를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분류했다. WHO는 전파력이 강하거나 치명률이 높아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변이를 우려변이 세부 계통로 지정하고 있다. BA.5도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지정돼있다. BA.2.75는 올 5월 인도에서 발견된 뒤 한 달여 만에 인도 내 검출율이 40%대 후반까지 올랐다. 최근 미국과 영국, 일본 등 11개국에서도 BA.2.75가 발견됐다. 해외 전문가들은 BA.2.75가 BA.5보다 전파력이 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원의 에릭 토플 부원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BA.2.75는 BA.5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면역회피 수준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학계에선 BA.5 감염으로 생긴 항체가 BA.2.75에 재감염되는 것을 막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기존 바이러스와 확연히 다른 특성 탓에 해외 연구진은 BA.2.75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이름을 따 ‘켄타우로스’라고 부른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BA.2.75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BA.2.75가 국내에 유입돼 BA.5와 동시에 유행할 경우 전체 확진자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에서 연 이틀 2만 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해외에서 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가 발견되면서 유행 규모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41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2만286명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2만 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하루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선 것은 5월 25일(2만3945명) 이후 45일 만이다. 통상 주말엔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사람이 적어 신규 확진자가 줄어드는데, 최근엔 주초보다 오히려 많은 확진자가 주말에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5’가 주도하는 국내 6차 유행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중환자와 사망자도 증가세에 있다. 최근 1주일(4~10일) 코로나19 사망자는 73명으로 전주(48명)의 1.5배로 늘었다. 10일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도 67명으로 전주(56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다만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일 오후 5시 기준 8.4%로 병상에는 여유가 있다. 해외에서 등장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는 유행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BA.2.75’를 최근 BA.5와 같은 ‘우려변이’로 지정했다. WHO는 전파력이 강하거나 치명률이 높아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변이를 우려변이로 지정하고 있다. BA.2.75는 국내에선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선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올 5월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뒤 최근 인도 내 검출율이 18%까지 올랐고 미국 등 10개국에서도 발견됐다. 해외 연구진들은 BA.2.75가 BA.5보다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갖추고 있어 돌파감염이나 재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기존 변이와 확연히 다르다는 뜻으로 BA.2.75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이름을 따 ‘켄타우로스’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1일부터는 코로나19 확진 후 생활지원비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로 축소된다. 현재는 소득과 관계없이 한 가구 안에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이면 10만 원, 2명 이상이면 15만 원의 생활지원비를 받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4인 가구 기준 월 건강보험료가 18만75원(직장가입자 기준) 이하인 경우만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준 중소기업에 주는 유급휴가비 역시 ‘종사자 수 30인 미만’ 기업으로 지원 대상이 축소된다. 지금은 모든 중소기업에 지급하고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3일 오후 6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은 강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물놀이장은 어린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잔디밭과 벤치마다 피크닉 인파가 모여 있었다. 그런데 물빛광장분수 음수대 바로 옆, 편의점과 화장실 사이 공간에서 희뿌연한 담배 연기가 끊이지 않고 뿜어져 나왔다. 세 살 난 딸을 캠핑용 수레에 태운 채 음수대를 찾았던 김모 씨(39·여)는 매캐한 연기를 피해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며 “왜 한강공원엔 그 흔한 ‘금연’ 표지판이 하나도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행로 옆에서 쉴 새 없이 ‘뻐끔’한강공원 내 흡연 ‘핫스폿’은 이곳만이 아니었다. 여의나루역 수상택시 승강장 앞 공터에서는 흡연자들이 내뿜은 담배 연기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바로 앞에 ‘그늘막 텐트 설치 허용구간’이라는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지만 담배 연기 탓에 반경 50m 내에는 아무도 돗자리를 펴지 않았다. 배달음식 픽업 공간과 쓰레기통 근처에도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같은 날 오후 7시경 양화 한강공원도 상황이 비슷했다. 편의점과 보행로 사이에 설치된 테이블 4개 중 2개에선 이용객들이 줄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바로 앞 보행로를 지나던 30대 여성은 모자를 부채 삼아 담배 연기를 쫓았다. 잠자리채를 든 아이와 함께 걷던 한 40대 남성은 담배 냄새를 피해 편의점 앞을 빙 돌아갔다. 이처럼 한강공원 곳곳에서 담배 연기가 진동하는 이유는 서울시가 한강공원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산공원 등 도시공원법상 공원들은 2011년부터 순차적으로 금연구역이 됐지만 한강공원은 하천법상 녹지라는 이유로 여기에서 제외됐다. 2015년 1월 서울시가 금연 조례에 “하천변 보행자길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고 한강공원 금연구역 지정을 추진했지만 흡연자 반발에 밀려 보류했다. 시민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세 아이와 물총놀이를 하던 회사원 김모 씨(41)는 “요즘 어딜 가나 금연구역인데 한강공원에선 담배를 피워도 된다는 게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씨의 큰아들(7)은 “담배 냄새를 많이 맡아서 (가슴을 가리키며) 여기가 까매질 것 같아요”라고 했다. 흡연자들도 불편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강공원은 금연구역이 아닌 만큼 흡연부스나 재떨이가 전혀 없는데, 다른 시민에게 눈치가 보이고 꽁초를 처리하기도 곤란하다는 얘기다. 이모 씨(22)는 “흡연자의 관점에서 봐도 꽁초가 버려진 모습이 미관상 좋지는 않다. 흡연부스가 따로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리 주체마다 금연구역 지정 제각각한강으로 이어지는 지류를 따라 조성된 보행로는 한강공원 못잖게 많은 시민이 이용하지만 금연구역 지정 여부는 더 혼란스럽다. 관할 자치구마다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안양천 보행로는 흡연이 가능하다. 서울 양천구와 금천구, 경기 안양시 등이 모두 이곳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관할하는 탄천도 흡연에 따른 제재가 없다. 반면 서울 은평구와 마포구, 서대문구를 종단하는 불광천은 모든 구간이 금연구역이다. 같은 하천 내에서도 금연구역이 갈리기도 한다. 중랑천 보행로의 경우 서울 노원구는 2019년, 도봉구는 지난해에 각각 중랑천 보행로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반면 경기 의정부시와 서울 중랑구, 광진구, 성동구 관할 구간에선 여전히 흡연이 가능하다. 양재천은 강남구가 맡은 구간에선 흡연이 가능하지만 영동2교를 기점으로 서초구가 관할하는 서쪽으론 금연구역이다. 홍제천도 종로구 구간에선 담배를 피워도 되지만 서대문구와 마포구에선 금연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금연구역 지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천변 보행로처럼 남녀노소가 운동하기 위해 자주 찾는 공간에선 원칙적으로 흡연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흡연구역을 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 돼 있다는 얘기다. 김열 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대한금연학회 정책이사)은 “시민들이 건강을 위해 찾는 공간만큼은 금연구역으로 당연히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강공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흡연자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소한의 흡연부스를 구비하는 게 먼저라고 한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흡연부스를 만들고 ‘담배는 정해진 곳에서만 피우자’는 캠페인을 벌인 다음에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단속하는 게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규모가 한 주 만에 ‘더블링(2배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42일 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새 변이가 확산하는 데다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어난 여파다. 코로나19 ‘6차 대유행’ 시기가 당초 예상한 가을이 아닌 여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질병관리청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가 1만93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5월 25일(2만3945명)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한 주 전(1만455명)의 약 1.9배다. 최근 확산세를 이끄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5’다. 국내 검출률이 6월 둘째 주 0.9%에서 마지막 주 24.1%로 크게 늘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국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BA.5의 경우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 중증화율(위중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비율)은 낮출 수 있지만 전파 자체는 막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 중인 개량 백신의 국내 도입 시점도 가늠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현재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로 한정된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늘릴지 고심하고 있다.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7일 첫 회의를 열고 개량 백신 도입, 4차 백신 확대 접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BA.5’ 변이, 돌파감염 위험 60배 높아”… 기존 백신효과 무력화 尹정부 ‘과학방역’ 첫 시험대 올라‘BA.5’ 오미크론보다 확산 빨라… 변이용 개량백신 접종이 최선“물량확보 못하면 백신대란 재연”… 확진자 자연면역 효과 떨어져휴가철 이동량 증가… 전파위험 커져… 전문가 “질병청 중심 방역 정비해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윤석열 정부가 내세웠던 이른바 ‘과학 방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우려되는 이유는 기존 백신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데다 올 초 대유행 당시 얻었던 자연면역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항할 개량 백신을 빨리 확보하지 않으면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금 백신은 전파 방지에 무용지물이번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건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5’다. 질병청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6월 둘째 주(5∼11일) BA.5의 비율이 0.9%에 불과했는데 지난주(6월 26일∼7월 2일)엔 24.1%로 늘었다. 이 속도면 이번 주 50%를 넘어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보다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 BA.5의 주목할 점은 돌파감염, 재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대응하는 방어력(중화능)은 초기 비(非)변이 바이러스와 비교하면 단 21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최근 해외 연구에 따르면 BA.5는 오미크론 변이와 비교해 봐도 중화능을 3분의 1 수준으로 추가 감소시킨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두 연구를 종합하면 BA.5는 백신 접종 후 돌파감염 위험이 비변이 바이러스보다 60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에 확보된 백신이 모두 비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개발된 것이란 점이다. 오미크론 변이나 BA.5에 대해서는 감염 예방 효과가 미미하고, 확진 후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악화할 위험을 낮추는 효과만 있다. BA.5의 전파를 억제하려면 화이자와 모더나가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용 개량 백신을 도입해 올가을 접종부터 활용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개량 백신 물량이 또 미국 등에 집중될 경우 국내에선 지난해 초 ‘백신 대란’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자연면역 감소, 휴가철 맞아 유행 빨라질 우려올해 2∼4월 5차 대유행 당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던 국민들의 자연면역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우려할 점이다. 확진을 통해 형성된 항체가 재감염을 막아주는 기간은 통상 3, 4개월이다. 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843만 명. 이 중 최근 3개월 내에 확진된 사람은 388만 명이다. 나머지 1455만 명은 자연면역을 통한 항체를 잃었거나 그 위력이 약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이 마무리된 시점이 4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감염자들의 면역이 곧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7말 8초’(7월 말∼8월 초) 여름휴가 성수기를 맞아 이동량 증가로 전파 위험이 더 커졌다. 1일 질병청은 “늦가을 혹은 겨울철에 (하루 확진자가) 최대 약 15만 명 규모에 이르는 재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는데, BA.5의 전파력을 감안하면 그 시기가 8월로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 유행에 좋지 않은 영향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재유행에 대비해 분만 등 특수 병상을 확보하고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6일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병상을 얼마나 언제까지 확보할지는 정하지 못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6차 유행이 본격화했는데 정부의 준비 수준은 엉망”이라며 “질병청장을 중심으로 방역 컨트롤타워를 재정립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규모가 한 주 만에 ‘더블링’(2배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42일 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백신 접종이나 자연감염의 예방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새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어난 여파다. 당초 늦가을로 전망됐던 코로나19 ‘6차 대유행’ 시기가 여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질병관리청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가 1만93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5월 25일(2만3945명)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한 주 전(1만455명)의 1.9배로 늘어난 규모다. 확진자 규모가 한 주 만에 더블링 현상을 보인 것은 역대 최다 확진자가 발생한 3월 17일(62만1151명) 이후 처음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감소세였던 확진자 발생 규모가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확산세를 이끄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5’다. 국내 검출율이 6월 첫 주 0.9%에서 6월 넷째 주 24.1%로 3주 만에 크게 늘었다. BA.5는 백신이나 자연감염으로 형성한 면역체계를 회피해 감염되는 수준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여름 재유행’을 기정 사실로 보고 서둘러 병상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1일 질병청은 “늦가을 혹은 겨울철에 (하루 확진자가) 최대 약 15만 명 규모에 이르는 재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는데, BA.5의 전파력을 감안하면 그 시기가 8월로 앞당겨질 것이란 얘기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 규모가 기존 예측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회사원 안모 씨(37)는 올여름 모기에 한 번도 물리지 않았다. 지난주 친구들과 서울 마포구 한강변의 한 노천식당에서 꽤 오래 앉아 있을 때도 모기에 물린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안 씨는 “연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나마 모기가 없는 게 위안거리”라고 말했다. 올해 모기가 줄어든 것은 정부 집계로도 확인된다. 4일 질병관리청 ‘일본뇌염 매개모기 감시 현황’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전국 감시소 11곳에서 채집된 모기는 1곳당 평균 1904마리였다. 최근 5년(2017∼2021년) 같은 기간 평균인 3974마리의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모기 감소의 원인을 때 이른 더위와 불규칙한 강우에서 찾는다. 모기는 15도에서 활동을 시작해 26도 안팎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최근처럼 무더운 날씨엔 수명이 줄어든다. 여기에 올봄 가뭄에 물웅덩이가 말라 모기 산란지가 줄었고, 지난달 말 폭우로 그나마 남은 모기알과 유충이 쓸려갔다는 분석이 있다. 올여름엔 줄곧 모기가 적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무더위 여파로 늦가을까지도 모기가 나타날 수 있다. 기상관측 사상 가장 무더웠던 2018년에는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10월 말까지 채집됐다. 국내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앞으로 여름보다 봄가을 모기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채집되는 시점이 2002년 5월 2일에서 2012년 4월 25일, 올해 4월 7일 등으로 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헌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앞으로는 열대에 사는 ‘이집트숲모기’(황열, 뎅기열 전파 가능)가 국내에서 번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사진)에 대해 국민의힘의 내부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여당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김 후보자는 “고의적으로 정치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바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9일 김 후보자를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것과 관련해 “후원금을 쓰다가 생긴 일로 실무자의 실수가 있는 것 같지만 어찌 됐든 모든 책임은 국회의원이 지는 것”이라며 “수사 의뢰된 것은 상당히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성 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도 김 후보자 거취 논란에 대해 “어찌 됐든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대통령께서 국민 여론 등을 살피지 않겠나”라고 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명을 들어보자는 분위기였지만 수사 의뢰 이후 분위기가 바뀌는 흐름이다. 여당 관계자는 “선관위의 수사 의뢰는 제기된 의혹 수준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인사권자의 고독한 결단만이 남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이날 김 후보자가 정치자금으로 배우자 차량의 보험료를 내고 렌터카를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회계 실무 착오이고 후보자는 세부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선관위가 김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에 대해선 “법 위반으로 결론지은 게 아니라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임신 여성 6명 가운데 1명은 인공임신중절(낙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11~12월 국내 만 15~44세 여성 6959명을 조사한 결과 임신 경험자 가운데 15.5%가 ‘낙태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직전 실태조사인 2018년에 집계된 낙태 경험률(19.9%)보다 줄었다. 같은 기간 낙태 경험 여성의 평균 낙태 횟수도 1.43회에서 1.04회로 감소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 결정이 이뤄진 2019년 이후로는 낙태가 조금씩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낙태했다는 응답자의 수를 연도별로 주민등록 여성 인구에 대입해 추정한 결과, 전국 낙태 건수는 2018년 2만3175건에서 2019년 2만6985건, 2020년 3만2063건 등으로 증가했다. 2018년 조사에서 같은 방식으로 추계했을 땐 2016년 6만9609건, 2017년 4만9764건이었다. 낙태 전후 여성의 사회경제적 여건은 3년 전 조사보다 악화됐다. 평균 낙태 연령은 만 28.4세에서 만 27.0세로 어려졌고, 낙태 당시 미혼이었던 비율은 46.9%에서 64.4%로 높아졌다. 낙태 후 죄책감이나 우울, 불안, 자살충동 등 정신적 증상을 겪었다는 비율은 54.6%에서 59.6%로 증가했고, 사회 활동 지장이나 경제 형편 때문에 낙태했다는 응답 비율은 66.3%에서 81.6%로 올랐다. 낙태 정보를 찾아본 경로로는 인터넷(46.9%)을 의료인(40.3%)보다 더 많이 활용했다. 대체 입법이 미뤄지면서 음성적으로 낙태 정보를 찾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연구를 맡은 변수정 보사연 연구위원은 “보다 안전한 낙태를 위해 입법 공백을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하도 맞다 보니까 ‘내가 못나서 맞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어요.” 끔찍했던 가정폭력의 경험을 말하는 A 씨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20대 초반인 A 씨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 손찌검을 피해 찜질방에서 지낸 적도 있다. 고등학생이 된 후로는 ‘다 내려놓고 싶다’는 마음에 극단적인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그때 여성가족부의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쉼터)을 알게 됐다. 쉼터의 보호 대상은 성인 여성과 그 자녀다. 어머니와 함께 쉼터에 갔던 A 씨는 퇴소 후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의 지원을 받아 아버지와 떨어져 살 수 있는 새 집을 구했다. A 씨는 “살면서 한 번도 누리지 못한 안전한 일상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새 둥지 29일 여가부에 따르면 A 씨처럼 전국 66곳인 쉼터를 찾는 가정폭력 피해자는 지난해 총 1547명이었다. 가해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쉼터의 위치를 비밀에 부치고 치료비도 지원하는 덕에 입소자들은 대체로 이곳에서 안정을 찾는다. 문제는 쉼터를 떠나는 순간이다. 입소자 절반 이상은 3개월 안에 퇴소하는데, 경제권을 폭력 가해자가 쥐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원래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보호시설 퇴소자의 27.5%가 남편(아버지)이 사는 집으로 돌아갔다. 15.5%는 지인 집에 신세를 졌고, 10.7%는 쉼터에 재입소하거나 또 다른 시설을 전전해야 했다. 월드비전은 이처럼 쉼터에서 나온 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피해자 가운데 아동을 동반한 가정을 위해 2016년부터 자립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새 거처의 보증금과 석 달 치 월세, 가전제품, 가구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새로운 지역에서 직장을 찾아 자립할 수 있도록 식비와 공과금도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6년간 800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이 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특히 긴급히 가해자의 손길에서 벗어나느라 책가방도 챙길 새 없이 낯선 환경에 처하게 된 피해 아동을 위해 심리 상담과 학비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많은 피해자가 오랜 기간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만 고가의 심리검사비와 상담료가 부담돼 치료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월드비전은 지난해 아동 125명과 보호자 60명에게 심리상담과 검사를 지원했다. 대다수의 수혜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폭력 보게 하는 것도 ‘학대’ 월드비전은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과 함께 다음 달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정책 포럼을 열고 지난 6년간의 가정폭력 피해아동가정 자립지원사업 성과를 보고한다. 신나래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 교수는 쉼터 입소 후 월드비전의 자립 지원을 받은 10세 이상 아동 청소년 54명과 피해 여성 101명, 쉼터 종사자 1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다. 김 의원은 아동에게 가정폭력을 목격하게 하는 행위도 ‘아동학대’로 보고 처벌하는 개정 아동복지법이 이달 22일부터 시행된 데 대해 “이번 포럼을 통해 이러한 법 개정에 대한 공감과 지지를 얻고, 가정폭력 피해 아동들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럼에는 오랜 기간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와 함께 봉사와 후원에 동참하고 있는 월드비전 홍보대사 배우 유지태 씨가 참석해 격려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은 “아이들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꿈과 웃음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연예인과 스포츠선수, 웹툰 작가 등 프리랜서가 연간 억대 수입을 올리면서도 감면 제도를 악용해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는 편법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프리랜서 등 지역가입자가 일감을 잃거나 폐업해 전년보다 소득이 줄었다는 증명 자료를 내면 건보료를 깎아준다. 프리랜서가 건보료를 얼마나 낼지는 전년 수입에 따라 매년 11월 산정하는데, 경기 상황 등에 따라 일감이 끊길 경우 1년 새 수입이 급격히 줄어 건보료를 내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이런 감면 제도를 외환위기 때인 199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소득 감소 증명을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 예로 프리랜서 A 씨는 2018~2020년 3년간 연평균 2억5233만 원의 수입을 올려 월평균 149만 원이 넘는 건보료를 내야 했지만, 매년 ‘일시소득’이라고 주장하며 해촉증명서를 냈다. 그 결과 가족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면서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일부 고소득 프리랜서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건보료 부과의 형평을 맞추기 위해 9월 시행하는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 때 지역가입자에게도 사후정산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폐업 등으로 수입이 줄어 건보료를 조정 받은 뒤 나중에라도 새로운 벌이가 생긴 걸로 확인되면 건보료를 내게 하는 방식이다. 이미 직장가입자에겐 적용되고 있는 제도다. 복지부는 올 9월부터 새 기준을 적용해 내년 11월 부과되는 건보료에 반영할 계획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영국 등 원숭이두창이 크게 유행하는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7월 1일부터 병의원을 방문하면 의료진에게 환자의 여행 이력을 알려주기로 했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장 21일로 길어 공항 검역으로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만큼, 국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질병관리청은 7월 1일부터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전용 프로그램(ITS)’을 원숭이두창에도 적용한다고 밝혔다. ITS는 특정 감염병이 유행하는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동네 병의원을 찾으면 의료진에게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띄워 주는 시스템이다. 진료 접수나 처방 단계에서 의료진 모니터에 “○○○ 여행 이력이 있으니 증상을 눈여겨봐 달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질병청은 우선 영국과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원숭이두창이 많이 발생한 5개 국가에 다녀온 입국자 정보를 ITS에 등록하기로 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7일 기준 비(菲)아프리카 지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온 국가는 총 48개국이지만, 그 중에서도 환자가 많이 발생한 5개국에 대해 우선 감시를 강화하고 추후 확대를 검토하는 것이다. 이들 5개국에서 발생한 환자는 3108명으로 비아프리카 지역 전체 환자 4378명의 71%에 이른다. 정부는 이들 5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발열 감시의 기준도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한 상태다. 이로써 영국 등에 다녀온 뒤 21일이 지나지 않은 환자가 발진 등의 증상으로 동네 피부과를 찾을 경우 의료진이 좀 더 쉽게 원숭이두창 의심사례를 발견하고 지역 보건소나 질병관리청(1339)에 의심신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은 수두 등 다른 피부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의심 환자가 일반 피부병으로 착각하고 동네 피부과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ITS는 전국 병의원 99%에 설치된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를 활용하기 때문에 사각지대도 거의 없다. ITS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 한국이 전 세계에서 처음 도입했다. 지카 바이러스 유입 당시에도 활용했다. 현재 IT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메르스, 페스트, 에볼라, 라싸열 등 5개 감염병에 적용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은 긴 잠복기를 띠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원숭이두창 의심자를 발견해 조기에 신고하는 게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제조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GBP510)’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한 결과 “품목 허가가 가능하다”고 27일 밝혔다. 백신 허가 절차의 ‘9분 능선’을 넘어선 것이다. 식약처는 28∼30일 중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스카이코비원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와 공동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은 모든 생산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토종 백신이다. 기존 코로나19 백신 중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라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 백신과 달리 섭씨 2∼8도에서 보관 유통이 가능하다. 스카이코비원은 7월경부터 가을 재유행에 대비한 추가 접종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계열인 노바백스 백신으로 1∼3차 접종을 한 사람이 우선 접종 대상이 될 전망이다. 1∼3차 접종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맞은 사람도 제한적으로 접종이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은 백신 수출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 사용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WHO 긴급 승인을 받은 백신을 보유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 독일, 영국, 중국, 인도 등이다.국산 코로나 백신, 4주 간격 2회 접종… 중화항체 AZ의 2.9배 SK바이오 백신 승인 임박 Q&A가을 재유행 前 18세 이상 접종할듯2~8도 보관… 화이자보다 관리 편해3차 접종땐 오미크론에도 예방효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GBP510)’이 이달 중에 최종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누가 언제부터 맞을 수 있을지,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지 등 궁금한 점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누가 언제부터 맞을 수 있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안에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승인 여부를 확정한다. 올가을로 예상되는 코로나19 재유행 전에 이르면 7월부터 예방 접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미 이 백신 1000만 회분을 선구매했다.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만큼 17세 이하는 접종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접종하나. “4주 간격, 2회 접종이 기본이다. 기존 백신처럼 주사로 접종한다.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라서 냉장(2∼8도) 보관이 가능하다. 영하 75도 안팎에서 보관해야 했던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 방식의 백신보다 관리하기가 쉽다.” ―화이자 백신을 3차까지 맞았다. 나중에 스카이코비원으로 4차 접종을 해도 되나. “방역당국은 아직 mRNA 백신과 스카이코비원의 교차 접종을 허용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스카이코비원과 똑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은 의학적 사유가 있을 때 교차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카이코비원도 기존 접종자에게 접종 선택권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능이 궁금하다. “국내외 5개국에서 4037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한 결과 스카이코비원의 중화항체(예방 효과가 있는 항체의 양)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2.93배였다. 혈청전환율(접종 전에 비해 항체가 형성된 사람의 비율)도 98.1%로 AZ 백신보다 10.8%포인트 높았다. 다만 이는 전부 스카이코비원만 2차례 접종한 결과다. 교차 접종 효과는 추가 임상시험 중이다.”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나. “3차 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에도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자체 백신 개발에 성공한 만큼 추후 새로운 변이가 등장해도 맞춤형으로 개량하기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성은 어떤가. “스카이코비원이 사용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은 B형 간염이나 자궁경부암 백신에 오랜 기간 사용돼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임상시험에서 약 13.3%가 피로나 근육통 등 이상 사례를 보였는데 이는 AZ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고령자보다는 청장년층에서, 2차보다는 1차 접종 이후에 이상 사례가 잦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제조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GBP510)’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한 결과 “품목허가가 가능하다”고 27일 밝혔다. 백신 허가절차의 ‘9부 능선’을 넘어선 것이다. 식약처는 28~30일 중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스카이코비원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와 공동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은 모든 생산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토종 백신이다. 기존 코로나19 백신 중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유전자재조합 방식이라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 백신과 달리 섭씨 2~8도에서 보관유통이 가능하다. 스카이코비원은 7월 경부터 가을 재유행에 대비한 추가접종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계열인 노바백스 백신으로 1~3차 접종을 한 사람이 우선 접종대상이 될 전망이다. 1~3차 접종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맞은 사람도 제한적으로 접종이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새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활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국내외에서 진행중이며 오미크론 변이에도 예방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은 백신 수출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WHO 긴급승인을 받은 백신을 보유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 독일, 영국, 중국, 인도 등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식중독 환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남 김해시 ‘냉면집 집단 식중독’ 사건의 원인이 된 살모넬라균은 올해 들어 역대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6월 1∼3주(5월 29일∼6월 18일) 전국 표본감시 병원에서 살모넬라균 감염 환자가 192명 신고됐다고 24일 밝혔다. 직전 3주(5월 8∼28일) 141명보다 36.2% 증가한 규모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래 같은 기간 대비로는 최다 규모다. 노로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환자도 최근 들어 지난해보다 환자가 2배 가깝게 늘었다. 살모넬라균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활발히 증식한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사망자 1명이 발생한 김해 냉면집 식중독 사건에서는 식당 측이 냉면 고명으로 쓸 달걀지단을 하루 전에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한 뒤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달걀지단이 조리 과정에서 살모넬라균에 오염됐고, 그 결과 냉면 한 그릇당 5∼10g에 불과한 양으로 34명의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식중독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경남 김해시 ‘냉면집 집단 식중독’ 사건의 원인이 된 살모넬라균은 올해 들어 역대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6월 1~3주(5월 29일~6월 18일) 전국 표본감시 병원에서 살모넬라균 감염 환자가 192명 신고됐다고 24일 밝혔다. 직전 3주(5월 8~28일) 141명보다 36.2% 증가한 규모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래 같은 기간 대비 최다 규모다. 노로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환자도 최근 들어 지난해보다 환자가 2배 가깝게 늘었다.살모넬라균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활발히 증식한다. 당국 역학조사 결과 사망자 1명이 발생한 김해 냉면집 사건에서 식당 측은 냉면 고명으로 쓸 계란 지단을 하루 전에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한 뒤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지단을 조리하고 취급하는 과정에서 살모넬라균이 오염됐고, 그 결과 냉면 한 그릇 당 5~10g에 불과한 양으로도 34명의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의심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감염병 유행 국가에 다녀온 사람이 동네 병의원을 찾으면 의료진에게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띄워 주는 시스템이 있지만 방역당국이 원숭이두창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숭이두창은 특성상 일선 병의원의 의심 신고가 전파 차단의 핵심인데, 이를 도와 줄 첨단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과학 방역’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원숭이두창이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전용 프로그램(ITS)’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고 23일 밝혔다. ITS는 특정 감염병이 유행하는 나라에서 입국한 사람이 그 병의 잠복기가 지나기 전에 병의원을 찾으면 의료진 모니터에 “○○○ 여행 이력이 있으니 증상을 눈여겨봐 달라”는 메시지를 띄우는 시스템이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 한국이 전 세계에서 처음 도입했다. 지카 바이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활용했다. ITS는 원숭이두창처럼 잠복기(최장 21일)가 길어 공항 검역으로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유용하다. 의심 환자가 일반 피부병으로 착각하고 동네 피부과를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TS는 전국 병의원 99%에 설치된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를 활용해 사각지대도 거의 없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유행 지역이 유럽과 북미, 남미에 걸쳐 광범위한 탓에 ITS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다른 감염병과 달리 원숭이두창은 검역 관리 지역이 27개국이나 되기 때문에 경고 메시지가 남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최근 항공 운송량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1~4월 입국자는 101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4월 1584만 명의 15분의 1 수준이었다. 전체 입국자가 적은 상황에서는 ‘유행국 방문 이력’이 의심 신고의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 발생자가 많은 국가로 좁히더라도 환자의 해외 방문 사실을 띄워주면 신형(3세대) 두창 백신을 도입할 때까지 국내 전파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에서도 22일 첫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발생하면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모든 원숭이두창 밀접 접촉자에게 4일 이내에 두창 백신을 맞히는 이른바 ‘포위 접종(ring vaccination)’ 전략을 쓰고 있다. 그러면 발병 가능성을 85% 낮출 수 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는 원숭이두창 예방용으로 쓸 수 있는 두창 백신 3502만 명분이 비축돼 있다. 물량만으로는 걱정 없어 보이지만, 이들 백신 전량이 해외 접종분과 달리 부작용이 우려되는 ‘구형’이란 점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살아있는 바이러스 주입…부작용 우려원숭이두창 백신은 통상 천연두로 불리는 일반 두창에 사용되는 백신을 전용한다. 현재 우리 정부가 비축해 놓은 백신은 HK이노엔 제품으로, 살아있는 두창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시켜 체내에 주입하는 생(生)백신이다. 병에 ‘안 걸리는’ 게 아니라 ‘가볍게 앓고 넘어가는’ 방식으로 면역을 형성한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접종할 수 없다. 심근염과 뇌염, 실명, 태아 사망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1978년 이후 접종하지 않아 부작용 비율을 알 수 없다. 접종 방식도 까다롭다. 주사가 아니라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특수 바늘(분지침)로 피부에 여러 차례 상처를 내면서 약을 묻힌다. 접종 후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도 있어 최장 3주 격리해야 한다. 이런 형태가 ‘2세대’ 두창 백신이다. 정부는 두창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생물 테러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이 백신을 대량 구비해 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 두창은 치명률이 30%에 이르는 만큼 노출된다면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이 백신을 맞아야겠지만, 원숭이두창은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 시급한 신형 ‘3세대’ 백신지난달부터 원숭이두창이 확산되고 있는 미국과 영국 등은 덴마크 바바리안 노르딕사가 개발한 ‘진네오스’ 백신을 사용 중이다. 국내 비축분과 원리가 다른 ‘3세대’ 백신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9년 진네오스를 원숭이두창 예방 용도로도 승인했다. 2세대 백신은 원숭이두창 예방용으로 허가가 나지 않았다. 진네오스는 몸속에서 복제하지 않는, 변형된 두창 바이러스를 신체에 넣어 면역을 유도한다. 2세대와 달리 두창을 앓지 않고 면역력을 획득해 부작용이 적다. 일반적인 주사 형태로 접종한다. 질병청은 지난달 26일 진네오스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도입 시점과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국립보건연구원과 HK이노엔이 3세대 두창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내년 말에야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치료용으로도 허가를 받은 미국 시가테크놀로지의 두창 치료제 ‘테코비리마트’ 초도 물량 500명분은 다음 달 초에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정부가 비축해 놓은 약품 가운데 ‘시도포비어’와 ‘백시니아 면역글로불린’ 100명분은 원숭이두창 치료용으로 쓸 수 있지만, 둘 다 원숭이두창용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은 아니다. 한편 정부는 23일까지 국내 원숭이두창 접촉자가 총 49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8명이 중위험 접촉자로 고위험 접촉자는 아직 없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원숭이두창이 국내에도 유입됐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높이고 입국자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22일 질병관리청은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30대 한국인 A 씨가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원숭이두창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7일 영국에서 비(非)아프리카 지역 가운데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46일 만에 우리나라에 퍼졌다. 질병청에 따르면 A 씨는 18일부터 두통 증상을 보였다. 21일 오후 4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때는 피부병과 함께 37도의 미열,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A 씨는 스스로 신고해 격리 상태로 병상으로 옮겨졌다. 이 때문에 항공기 동승객 외에 다른 접촉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큰 이상 없이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의심환자로 신고된 외국인 B 씨는 수두 환자로 판명됐다. B 씨는 의심 증상이 있는데도 인천공항 검역을 통과하고 부산까지 이동해 하루 동안 지역사회에 노출됐다. 정부는 17개 시도에 방역대책반을 설치하는 등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 관리를 강화하고 치료제와 3세대 백신 도입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원숭이두창 의심자 공항 통과… 확진자는 자진신고로 격리 여름휴가철 방역 비상수포 증상에도 “증상없음” 내자 통과… 확진됐다면 지역 2차감염 무방비발열 없거나 수두와 증세 비슷… ‘잠복기 최대 3주’로 방역 한계발열 기준 낮추고 백신도입 나서… 전문가 “해외유입 증가 시간문제” 독일에서 입국한 한국인이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여름휴가철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대 3주로 길어 해외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 국내 유행에 대비해 신형(3세대) 두창 백신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의심환자, 검역 통과 하루 뒤 병원행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인 30대 한국인 A 씨는 21일 오후 4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A 씨는 독일에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와 접촉한 뒤 피부병 증상이 나타나자 인천공항에서 스스로 감염병 의심 신고를 했다. 방역당국은 A 씨가 공항에서 병원까지 격리 상태로 이송돼 자가격리(21일)가 필요한 고위험군 접촉자가 없고, 지역사회 추가 전파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A 씨와 항공기 내 좌석이 근접한 승객 8명을 ‘중위험군’으로 분류해 관할 보건소가 매일 전화로 증상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나머지 승객과 승무원 41명은 ‘저위험군’으로 분류해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방역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 반면 20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 B 씨를 통해선 국내 방역의 허점이 드러났다. B 씨 역시 21일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로 신고돼 22일 검사를 받았다. 그는 입국 전날부터 대표적인 원숭이두창 증상인 수포성 피부병 증상을 보였지만 검역을 통과했다. B 씨가 건강상태 질문서에 ‘증상 없음’이라고 적어서 낸 데다, 열이 없어서 열화상 카메라로 걸러내지 못했다. B 씨는 부산까지 이동했다. 결국 수두 환자로 판정됐지만 만약 원숭이두창 확진자였다면 2차 감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포위접종’ 위해 신형 백신 확보해야정부는 원숭이두창의 위기경보 단계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한 단계 낮은 ‘주의’로 올렸다. 또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원숭이두창이 많이 발생한 5개 국가에서 입국한 이들은 검역 시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검역을 강화하더라도 해외 유입 환자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병의 잠복기가 길고, 감염되더라도 발열이 없거나 수두와 증세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두창 백신 접종이 중단된 1978년 이후에 출생한 20, 30대가 이번 여름휴가를 맞아 대거 출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환자 증가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국자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어 검역관이 피부 발진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부작용이 덜한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구형(2세대) 백신 3502만 명분을 비축하고 있지만, 부작용 우려가 커서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확진자들의 밀접 접촉자들을 대상으로도 폭넓게 접종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진네오스를 충분히 확보한 영국이 밀접 접촉자뿐 아니라 위험 집단도 백신 접종을 하는 이른바 ‘포위접종’ 전략을 쓰는 것과 대조된다. 다만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에 대해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확진 시 치명률은 1% 미만으로 추정되고, 확진자와 밀접하게 피부 접촉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파 위험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원숭이두창에 대해 (입국 전 검사 의무화가 아닌) 유증상자를 대상으로만 진단 검사를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