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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27∼2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4’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한 가전 신제품들을 선보인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KBIS에는 세계 600여 개 주요 가전 업체들이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럭셔리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 데이코와 차별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이 돋보이는 ‘비스포크’ 가전 제품들을 소개한다. 올해 데이코는 주방 가구장이나 싱크대, 아일랜드 식탁 등의 아래에 설치하는 냉장고가 특징이다. 비스포크는 AI 기능을 토대로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경험을 강화했다. 카메라로 식재료 출입을 촬영해 리스트를 만들어주는 냉장고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와 세탁기와 건조기를 한 대로 합치고 맞춤 코스로 동작하는 ‘비스포크 AI 콤보’ 등이다. LG전자도 빌트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고객 맞춤형 패키지를 전시한다. 가구 구성, 가격대, 공간 활용도 등을 고려한 전시존을 마련했다. 올인원 세탁건조기 ‘워시콤보’, 프리미엄 정수 가습기 ‘하이드로타워’ 등 다양한 혁신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전시장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와 업가전을 활용한 스마트홈의 미래 모습을 상영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을 맞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와 그룹 내 벤처 투자회사 GS퓨처스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미래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도록 적극 독려했다. 허 회장은 1월 9∼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를 참관하며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구글, 인텔, 아마존,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전시관까지 두루 살펴봤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의 기술이 에너지, 유통, 건설 산업 분야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들여다봤다. 허 회장은 CES 참관 직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GS그룹의 벤처투자법인(CVC)인 GS퓨처스를 찾아 북미 지역의 신기술 투자와 사업화 동향을 점검했다. 허 회장의 GS퓨처스 방문에는 GS퓨처스를 통해 탐색한 신기술과 투자회사의 역량을 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연결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GS퓨처스는 허 회장 취임 직후인 2020년 설립돼 실리콘밸리 등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신기술 탐색과 투자를 이어왔다. 지금까지 투자한 사례만 70여 건이고 금액 기준 1억2000만 달러(약 1600억 원)에 이른다. 자이모켐(바이오케미칼 생산대사 최적화 기술)과 젤토(합성단백질 제조기술), 에어룸(탄소포집활용기술) 등 바이오 산업과 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CCUS) 관련 투자를 통해 GS그룹의 친환경 신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텔의 AI 부문이 분사한 아티큘레잇 등에 투자하면서 생성형 AI를 통한 사업 혁신에도 주목하고 있다. 허 회장은 2024 신년 임원모임에서 “경기 침체나 사업 환경의 악화를 방어적으로 대하기보다 미래 신사업 창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자”며 “순조로울 때 보이지 않던 사업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나 새로운 사업 기회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GS가 착실하게 준비해 온 신사업들이 본격적으로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할 기회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또 지난달 25일 GS그룹의 신사업 진행 현황과 전략을 공유하는 신사업 공유회에서 오전 9시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이어지는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공유회에는 허 회장을 비롯해 GS 계열사 사장단과 신사업 담당 임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GS그룹 최고위층이 한자리에 모이는 신사업 공유회는 2022년 9월 처음 열린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공유회에서는 ㈜GS를 비롯해 GS퓨처스, GS벤처스 등 투자사가 전체 신사업 전략과 투자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GS칼텍스와 GS에너지, GS EPS 등 계열사의 주요 신사업 현황을 꼼꼼하게 점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당장 법안이 통과될지 불발될지 모르는데 불확실성을 떠안고 무작정 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27일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K칩스법 개정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 기한을 기존 2024년에서 203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3월 통과된 K칩스법은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올해 말까지 2년간 한시 시행이어서 내년에도 세액공제가 유지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미국, 중국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자국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세액공제 기한이 지나치게 짧아 장기적인 투자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일몰된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는 직전 3년간 평균 투자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최대 10%를 추가로 세액공제해주는 제도다. 지난해만 해도 K칩스법까지 합쳐 국내 반도체 대기업은 최대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5%로 줄었고, K칩스법 개정안이 마침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8%로 쪼그라든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업계는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의원이 총선만 신경 쓰며 국가 반도체 산업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크지 않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초격차 전략이 빛을 발했다. 지난해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며 저가 공세로 달려드는 중국 업체들과의 수준 차이를 입증했다. 삼성과 LG는 그간 기술 격차를 유지해주던 고품질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운영체제(OS) 고도화를 통한 소프트웨어 차별화까지 더해 중국과의 격차 벌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2500달러(약 330만 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60.5%, 19.1%로, 총 79.6%를 차지했다. 두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2021년 66.4%로 바닥을 찍었다가 2년 연속 반등했다. 반면 중국의 양대산맥인 하이센스와 TCL을 합친 점유율은 2021년 4.3%로 피크를 찍었으나 지난해 1.6%까지 고꾸라졌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고부가가치 TV 시장에서 한국을 따라잡으려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었지만 아직 명함도 못 내미는 실정이다. 한때 전 세계 TV 최강자였던 일본은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을 합한 점유율은 2019년 26.6%에서 지난해 16.7%로 떨어졌다. 한국이 프리미엄급 시장을 사실상 제패한 것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등 고부가 기술에서 격차를 벌린 영향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2022년 OLED TV 시장에 뛰어들면서 고부가 시장의 파이를 크게 키웠다. 중국은 OLED TV 시장에서 주요 기업 순위에 이름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OLED 시장에서 1∼5위는 LG, 삼성,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OLED TV를 일부 판매하고 있지만 존재감이 전혀 없다”며 “OLED 패널을 확보하려면 한국으로부터 들여와야 하는데 그러면 한국 TV보다 더 비싸져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여전히 기술력이나 시장점유율에서 중국과 한국 간 격차가 크다”며 “디자인, 사용성 등의 차별화를 통해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고 우리 제품은 중국 제품보다 가격을 1.2∼1.3배 받아도 팔린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고부가 디스플레이, 대화면을 넘어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통해 차이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AI를 적용해 화질, 음질을 더 업그레이드하고 중국 업체들은 못 하는 자체 OS 생태계를 구축해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26일 2024년형 OLED·퀀텀닷 나노셀 발광다이오드(QNED) TV를 다음 달 13일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AI 성능을 강화한 신규 프로세서(두뇌 역할을 하는 처리 장치)를 탑재해 더 선명한 화질과 풍성한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다음 달 중순 ‘2024년형 네오 QLED 8K TV’를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CES 2024에서 신제품 TV가 저화질 콘텐츠를 8K 화질로 선명하게 바꿔줄 수 있고 각종 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디바이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고부가 TV 시장의 경쟁은 소프트웨어에서 정면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며 “중국은 아직 하드웨어에서도 한참 뒤처져 있기 때문에 한국을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효성그룹이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해 효성가(家) 장남 조현준 회장과 3남 조현상 부회장 체제로 이원화한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각각 분리된 사업 영역 하나씩을 맡아 독립 경영하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 수순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을 인적분할해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한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효성은 그동안 ㈜효성을 중심으로 한 단일 지주사 체제였는데 이번 결정으로 2개 지주 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기업을 수직으로 나눠 모회사-자회사 구조를 만드는 물적분할과 달리 인적분할은 수평으로 분리해 각각의 독립된 회사가 되는 구조다. 효성은 분할 배경에 대해 “지주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각 지주사는 새 이사진을 꾸려 독립경영에 나선다. 신설지주의 이사회는 조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대표이사), 신덕수 ㈜효성 전무가 사내이사를 맡는다. 조 회장은 남아 있는 기존 회사인 ㈜효성을 맡아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등 이전 주력 사업회사들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반면 조 부회장은 효성신설지주를 이끌며 첨단소재 사업과 정보기술(IT) 등 미래 성장 잠재력을 지닌 사업들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신설지주의 중심인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 보강 소재인 타이어코드 부문 전 세계 1등 기업이다. 앞으로 핵심 사업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차세대 모빌리티, 우주항공, 친환경 소재 등 고성장 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효성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이 21.94%, 조 부회장이 21.42%를 보유하고 있다.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대로 신설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다. 이번 인적분할에 따른 분할 비율은 0.82(㈜효성) 대 0.18(효성신설지주)이다. 인적분할되면 ㈜효성 매출액은 19조 원대, 효성신설지주는 7조 원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싱가포르가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동아시아 허브가 된 것처럼 청정수소에서만큼은 한국이 허브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급성장하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전환에서도 승기를 잡아야 합니다.”(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 “원자력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공급 역량을 확대하겠습니다. SAF와 같은 친환경 연료가 신성장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물꼬를 트겠습니다.”(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제9회 2024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가 열렸다. ‘고금리 저성장 시대의 에너지업계 신성장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 연사로 나선 국내 민관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넷제로(탄소 순배출 제로) 추세에 맞춰 미래 에너지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청정수소 동아시아 허브 돼야” 기조강연에 나선 유 교수는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고유가의 4중고를 겪는 한국 에너지 업계는 생존과 성장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의 신규 투자보다는 캐시카우를 늘려가면서 미래 에너지 투자를 준비해야 한다”며 주요 육성 분야로 청정수소라고 불리는 수소와 암모니아, SAF 등을 꼽았다. 유 교수는 “LNG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단순 수입상에 불과하다 보니 한국은 전 세계에서 제일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며 “적어도 청정수소에 있어서는 한국이 동아시아의 허브가 돼야 한다. ‘글로벌 호구’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유 교수는 한국이 전 세계 수출 1위인 항공유 분야에서도 투자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 교수는 “전 세계 1위 항공유 소비국인 미국이 항공유를 가장 많이 수입해가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2050년 항공유 수요가 2021년 대비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SAF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친환경 항공유 전폭적 지원” 이 실장은 정책발표를 통해 “반도체 기업이 파운드리팹 1기를 조성하려면 원전 1기분의 전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AI) 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핵심이 고품질 전기”라며 미래 에너지 분야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밝혔다. 이 실장은 탄소 중립과 에너지 수급 불균형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청정수소를 제시했다. 이 실장은 “기존 에너지 믹스(조합) 정책에서 유연성을 줬던 에너지원이 화석 연료였는데 앞으로는 수소, 암모니아(청정수소)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수소 발전 입찰 시장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실장은 “전 세계에서 수소, 암모니아에 대한 수요가 많은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라며 “한일 협력으로 청정수소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선박유 및 항공유 등에 대한 지원 계획도 밝혔다. 이 실장은 “친환경 연료를 신성장 기술로 인정받고 한국 수출에서 주요 역할을 하도록 정부가 물꼬를 트겠다.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로부터 신성장 기술로 인정받게 되면 설비 투자 등에서 세제 혜택을 받게 된다.● “혁신 가로막는 모래주머니 덜어줘야”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대표(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에너지 업계의 혁신을 가로막는 ‘모래주머니’를 덜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우리 에너지 산업은 가격 정상화, 계통(공급망)의 확충 등 다양한 과제에 당면해 있다”며 “에너지 자주를 위한 해외자원 개발을 활성화해야 하고, 특히 에너지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 계절이나 시간대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전력요금 변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영하는 펀드의 자회사인 크레도홀딩스는 투자 관점에서 볼 때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은 큰 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경원 크레도홀딩스 해상풍력 본부장(전무)은 “수출 중심인 한국 산업구조와 탄소 중립을 향한 글로벌 기조를 볼 때 육상풍력, 태양광, 그린수소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내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사업은 예측 가능한 매출구조를 갖고 있어 장기투자처로 적합하며, 해상풍력의 경우 향후 10여 년간 매년 약 15조 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GS칼텍스는 저탄소 생산 인프라 구축을 넘어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을 구현하는 ‘뉴에너지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하정재 GS칼텍스 뉴에너지 부문장(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9회 2024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뉴에너지 플랫폼 전략은 지속가능항공유(SAF)·바이오선박유(BMF) 등 친환경 바이오 연료를 비롯해 청정수소와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고효율 설비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수익을 창출하고 선순환 투자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하 부문장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정유업계의 주도적인 역할뿐 아니라 정부의 일관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 감축 효과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 및 기술 개발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안정된 에너지 가격’, ‘에너지 공급 안정성’ 등 3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 부문장은 “아무리 탄소중립인 에너지원이라도 가격이 비싸거나 이용에 불편함이 있다면 고객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탄소 에너지원 사용, 고효율 설비 도입 및 폐원료 회수, CCUS 등을 통해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피할 수 없는 에너지전환 속에서 국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에 기여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부터 블루수소, 그린수소에 이르기까지 국내 수소산업의 전(全) 생태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전경문 SK E&S 수소전략본부장(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제9회 2024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에서 “국내 1위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청정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SK E&S는 현재 인천에 연 3만 t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완공해 시운전하고 있다. 전 본부장은 “조만간 본격 생산에 나서 전국의 액화수소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그다음 단계는 충남 보령에 짓고 있는 블루수소 플랜트로 2027년 말 준공해 연 25만 t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그레이수소와 달리 블루수소는 발생한 탄소를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아무런 배출 물질이 없는 가장 친환경적인 수소다. 전 본부장은 “액화, 블루수소에 이어 최종 단계는 그린수소”라며 “수소 기술 선도업체인 미국 플러그사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에서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IP) 전문 ARM과의 시너지 확대에 속도를 낸다. 최근 ARM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에 맞서 ARM을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 확대를 위해 1000억 달러(약 133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도 ‘ARM 연합군’의 한 축을 맡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ARM의 차세대 칩 설계를 위한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에서 협력을 강화한다고 21일 밝혔다. ARM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의 팹리스’라 불리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퀄컴, AMD 등 주요 팹리스 업체들의 시스템 반도체가 모두 ARM의 설계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최첨단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에 ARM의 차세대 시스템온칩(SoC·여러 시스템을 구현하는 단일 칩) IP를 적용할 계획이다. GAA는 핀펫 다음으로 등장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로, 핀펫 공법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 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향후 주요 팹리스 업체들이 ARM 설계를 기반으로 최신 AI 칩 생산을 할 때 공정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등 ARM부터 팹리스, 파운드리에 이르는 과정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양산에 성공했다. 현재 3나노 1세대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고 있고, 2세대 제품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20∼22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Neo 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2024년형 혁신 TV 기술을 소개하는 ‘2024 유럽 테크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테크 세미나는 삼성전자가 매년 전 세계 영상·음향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TV 신제품과 최신 기술 및 서비스 등을 알리는 행사다. 올해 테크 세미나에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화질 기술력과 강화된 맞춤형 경험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2024년형 ‘Neo QLED 8K’는 전년 대비 8배 많은 512개의 신경망과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한 AI 프로세서 ‘NQ8 AI 3세대’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저화질 콘텐츠도 8K 화질로 변환해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등에서도 테크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신문 읽는 모델을 그려줘. 퀄리티는 높아야 하고 그림처럼 보이면 안 돼. 손가락, 눈, 목 왜곡도 안 되고.” 올해 새로 출시된 ‘LG 그램 프로’ 노트북에 이렇게 주문하자 1분 만에 신문을 펼친 여성 이미지가 생성됐다. 오똑한 코에 또렷한 눈매를 가진 외국 여성이다. 이는 문자를 그림으로 바꿔주는(text to image)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스테이블 디퓨전’ 덕분이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AI 노트북’을 표방하고 있는 LG 그램 프로에는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됐다. 코어 울트라에는 CPU 및 내장형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더해 AI 기능 수행만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들어갔다. 과거와 달리 통신 연결 없이도 노트북 안에서 기본적인 AI 가동이 가능하다. 그동안 생성형 AI 기능은 빅테크 서버에서 작업을 수행한 뒤 결과물만 개인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이용했었다. 이 같은 고성능 노트북에 ‘얇고 가볍다’는 그램의 정체성까지 살려 경쟁력은 한층 강화됐다. 약 3주일 동안 기존 업무 노트북 대신 들고 다니면서 썼는데 급할 때는 이동 중에 한 손으로 받쳐 써도 될 만큼 편리했다. 보통 높은 사양의 칩셋(CPU, GPU, NPU 등 기기 내장되는 칩 조합)이 들어가면 두껍고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16형 내장 그래픽 모델 기준 LG 그램 프로의 두께는 12.4mm로 전작인 2023년형 그램(15.7mm)보다 21% 줄었다. 무게는 1199g이다. 비슷한 사양의 타사 노트북 무게가 1.5∼2kg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가볍다. 아쉬운 점은 그래픽 관련 성능이다. 프로세서에 내장된 그래픽 처리 속도는 전작(울트라 코어7) 대비 2배 빨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외장형 GPU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또 LG 그램 프로 중 외장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모델도 있는데 여기에는 지난해 출시된 노트북과 동일한 지포스 RTX 3050이 들어갔다. NPU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한계다. NPU를 쓰려면 NPU에 맞춤화된 앱을 실행해야 한다. 다만 AI 노트북은 이제 개화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NPU 관련 앱도 다양하게 출시되는 등 관련 생태계가 커지면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개막한 ‘싱가포르 에어쇼 2024’의 화제는 단연 ‘C919’였다. C919는 중국 국영기업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가 2008년 항공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자체 개발한 첫 중형 여객기다. C919가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국에서 온 항공업계 및 군 관계자들이 C919를 둘러싸고 연신 사진과 영상을 찍어댔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중형 여객기를 국제무대에 선보이며 과학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코맥은 프랑스 파리 에어쇼, 영국 판버러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히는 싱가포르 에어쇼에 C919를 전시했다. 중국이 프랑스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이 장악하고 있는 국제 여객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C919는 보잉의 ‘B737’, 에어버스의 ‘A320네오’와 경쟁하는 모델이다. 좌석 규모는 약 150∼190석으로 기내 통로가 중앙에 하나 있다. 최대 5555km를 비행할 수 있다. C919는 2017년 첫 비행에 성공했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20년 미 정부는 엔진 기술 수출 불허 가능성을 시사했고 2021년 미 상무부는 코맥을 수출 규제 리스트에 올렸다. 코맥과 중국군의 연계가 의심되고 미국 기술이 군사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국의 절치부심으로 C919가 중국 둥팡항공 국내선에 투입되는 등 성과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C919 계약 물량은 1200대가 넘는다. 에어쇼 현장에서 만난 한 항공기 제작사 관계자는 “내부가 쾌적하고 다른 항공기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몇 년 전만 해도 과연 C919가 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이제는 앞으로 몇 대를 더 인도할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19일(현지 시간) “C919는 외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중국 ‘메이드 인 차이나’ 전략의 상징”이라며 “보잉, 에어버스와 경쟁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이번 에어쇼에서 보잉이 전시한 항공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보잉 부스에는 2025년쯤 첫 상업 운행 예정인 ‘B777X’ 항공기의 실내 모크업(모형)만 전시돼 있었다. 보잉은 싱가포르 에어쇼의 단골손님이었지만 올해는 실제 여객기를 전시하지 않았다. 올해 초 보잉의 ‘B737-9 MAX(맥스)’ 항공기 문이 비행 도중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각종 품질 논란에 휘말리자 에어쇼 참여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장에서 만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열린 두바이 에어쇼에서 보잉이 항공기 240여 대를 팔았는데, 불과 석 달 뒤 열린 에어쇼에 나오지 않은 건 이례적”이라며 “보잉이 주춤한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오려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현재 C919의 한계는 뚜렷하다. 아직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운항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국과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비행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다. 미국과 유럽이 ‘운항 승인’을 무기로 중국을 견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중국이 핵심 부품을 여전히 미국과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기술 개발이 가장 어려운 항공 장비로 꼽히는 엔진은 미국과 프랑스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의 ‘리프(LEAP)’를 쓴다. 하지만 중국은 내수 시장만으로도 C919를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비행 기록이 축적되면 언젠가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운항 인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동체와 날개, 전장, 소재 등 C919 부품 국산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개발 초기 수십 개에 불과했던 C919 관련 자국 업체 수는 200여 개로 늘어났다. 선진국들의 견제가 커지면서 오히려 자국 내 생태계가 보다 빨리 만들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 컨설팅 회사 IBA의 마이크 요먼스 가치평가부문 디렉터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C919는 특히 자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할 강력한 기회를 갖고 있다”며 “국제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올라가며 항공뿐 아니라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자립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만큼 한국은 고부가가치 기술과 제품을 집중 개발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이노텍은 초정밀 광학설계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히팅 카메라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카메라에 히터를 탑재한 제품이다. 날씨가 추울 때 차량 카메라 렌즈에 성에가 끼거나 눈이 쌓이면 차량 주변의 장애물이 감지되지 않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히팅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LG이노텍은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이 렌즈 하단을 직접 가열해 전력을 적게 소모(최대 4W)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눈과 성에를 제거한다고 소개했다. 영하 18도의 극저온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 4분 만에 얼어붙은 렌즈의 해상도가 상온과 동일한 수준으로 복구됐다. LG이노텍에 따르면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은 동일한 환경에서 렌즈의 성에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평균 8분이 걸린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인공지능(AI) 산업 경쟁이 격화되며 핵심 무기인 AI 반도체 시장을 노린 ‘쩐의 전쟁’의 판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AI칩 시장을 거의 독점해 온 엔비디아에 맞서 ‘신예’ 오픈AI와 ‘전통 강자’ ARM이 수백조∼수천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서며 AI칩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 겨룰 AI칩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대 1000억 달러(약 133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지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300억 달러를, 나머지 700억 달러는 중동 투자자로부터 조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의 1000억 달러 프로젝트는 ARM 중심의 AI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AI를 학습, 응용하기 위해 필요한 초고성능 칩은 엔비디아, AMD 등 일부 설계 기업들이 독과점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1990년 영국에서 설립된 ARM은 반도체 생태계에서도 가장 초기 단계에 있는 설계자산(IP) 전문으로 ‘팹리스(설계 전문)의 팹리스’라 불린다. ARM은 그간 엔비디아가 자사의 설계를 기반으로 AI 칩을 개발해 왔지만, 앞으로는 엔비디아와 직접 경쟁하겠다는 목표로 대규모의 펀딩에 나선 것이다. 앞서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7조 달러(약 9300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역시 ‘오일머니’를 노리고 중동 투자자들과 접촉했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손 회장과도 수차례 만난 바 있어 반도체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소프트뱅크 및 ARM과 공동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AI칩과 시너지를 낼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기업 간 합종연횡은 속도를 내고 있다. 초고성능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와 TSMC 간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낸드 분야에선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경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중국에선 이과생들 사이 의대 쏠림 현상이 없습니다.” 6일 중국 베이징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에서 만난 리훙 교수(사진)는 “최근 중국에서 유능한 인재는 의대가 아닌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로 진로를 정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 교수는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만 30년간 연구한 중국 내 배터리 석학으로 꼽힌다. 중국과학원은 1949년 설립된 중국 최고 학술기관이다. 리 교수는 “중국은 한국과 달리 사립병원이 거의 없고 국유병원이 대부분이라 기본적으로 의료가 돈 버는 업종이 되기 힘들다”라며 “오히려 8년 이상 긴 시간 공부해야 해서 기회비용이 큰 곳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이과 인재들은 보상이 확실한 배터리, 정보기술(IT), 반도체 등 첨단 산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약 10년 전에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IT 기업으로 인재가 주로 몰렸으나 최근에는 반도체, 배터리 분야로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전기차백인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배터리 업계 R&D 인력의 초임 연봉은 생산직이나 재무·회계직 대비 15∼66%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학부급 R&D 인력 기준이다. 리 교수는 “박사까지 마친 고급 인재가 되면 연봉은 기본 R&D 인력의 3∼4배까지 뛴다”며 “메이저 기업들은 최고 수준의 인재를 회사로 끌어오기 위해 공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한국의 배터리 인재난에 대해서 “중국처럼 정부가 배터리 전담 학과를 만들며 힘을 싣는다면 인재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당 산업이 앞으로 성장성이 밝고 투자한 만큼 미래가 보장된다는 기대감을 심어줘야 똑똑한 학생들이 유입되고 생태계가 커진다는 것이다. 배터리 산업에 대한 자국민들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판 유튜브’인 ‘TIES ESS 학당(天目湖储能学堂)’이라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2차전지 관련 영상을 올리고 전문가들의 지식을 배울 수 있다. 현재까지 해당 플랫폼엔 200개가량의 강좌가 업로드됐고 누적 수강자 수는 5만 명에 달한다. 리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연구 현장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에 민감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인재를 키우고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베이징=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韓, 학사 육성도 中에 밀려167만 대 7만.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관련 학과 인력 배출 규모 차이다. 중국은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기업, 대학이 하나가 돼 ‘인해전술’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부터 정책적으로 배터리 학과를 주요 대학 30여 곳에 설치해 중장기 인재 양성에 나섰다. 올해 5년째를 맞아 졸업생들이 대거 배출될 예정이다. 이들은 기업 연구개발(R&D) 인재로 유입되거나 대학원으로 진학해 석박사 고급 인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고부가가치 배터리로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려 왔던 한국 산업계에는 인재 부족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앞으로 수년 내 한국 배터리의 기술 우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현지 기업, 대학, 협회를 직접 찾아 어떻게 배터리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7일 중국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시에 있는 배터리 소재 기업 용타이(永太)테크놀로지 생산기지. 연구소에선 직원들이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 실험을 하고 있었다. 전해질 효율을 높이는 첨가제의 질량을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농업·의료 화학 기업인 용타이는 2016년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진출해 7년 만인 지난해 전해질 연간 생산능력 15만 t 규모를 갖추며 중국 내 5위권으로 성장했다. 2022년 매출 9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가운데 38%가 배터리 부문에서 나왔다. 용타이가 빠르게 사업구조를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연구개발(R&D) 인력 영향이 컸다. 용타이의 배터리 R&D 인력은 2016년 28명으로 시작해 현재 102명으로 늘었다. 이 중 30%가 석·박사급이다. 진이중(金逸中) 용타이 마케팅 총경리는 “여태껏 인재를 제때 못 뽑는 인력난을 겪어본 적이 없다”며 “특히 중국 대학들이 2020년 배터리 전담 학과를 신설한 지 올해 5년차가 되면서 졸업생들이 본격적으로 배출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은 배터리가 미래 먹거리라는 확신을 갖고 정부 주도 아래 기업과 대학이 하나로 뭉쳐 전문 인재를 집중 양성하고 있다. 매년 배출하는 학사급 인재 규모는 한국의 20배가 넘는다.● 中 배터리 전담 학과 30여 곳… 전국 대학서 연 167만 명 배출 15일 한국교육개발원과 중국 교육부 등에 따르면 연간 대학 배터리 관련 학과의 학사 인력 배출 규모는 2022년 기준 중국이 167만 명인 반면 한국은 7만 명이다. 석·박사급에서도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각국 학계 추산 중국에서는 매년 배터리 관련 석·박사 인력이 1만 명가량 배출되는 반면, 한국은 500∼1000명에 그친다. 중국은 2020년부터 정책적으로 배터리 전담 학과를 만들어 인재 양성에 나섰다. 배터리 연구 성과나 전문가 수에서 상위권에 드는 시안자오퉁대, 하얼빈공업대, 톈진대 등 현재 30여 개 대학이 전담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는 화학, 물리, 전자 등 기존 이공계 전공을 기반으로 인재를 육성했다면 대학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 인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 공학(ESSE)’이라는 과를 신설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ESSE과를 설립한 대학은 기존 정원에서 추가로 학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줬다. 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쉬얼만(徐爾曼) 중국전기차백인회(中國電動汽車百人會) 부비서장은 “중국은 어느 분야든 발전 기회가 보이는 산업이 있다면 대량의 자금, 인재를 집중 투입해 빠르게 발전시킨다”며 “CATL과 같은 톱티어 기업은 이미 안정적으로 인력들을 수급해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백인회는 중국 정부가 출자한 중국 내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다. 쉬 부비서장은 “배터리 산업은 2010년 전후 1차전지(한 번 사용하고 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배터리) 시절만 해도 한국이 앞섰지만 지금은 중국이 전 세계 1등”이라며 “2차전지(충전을 통해 반복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미래 동력이라는 확신에 인력이 모여들고 학사와 석·박사 간 연봉 차이가 3∼4배씩 나다 보니 더 높은 보상을 받기 위해 석·박사 학위를 따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기준 한국(배터리 3사) 점유율이 48.6%로 1위지만, 중국 시장까지 포함하면 중국이 60%를 차지해 1위다.● 中 기업-대학은 공동 R&D, 인재 양성 활성화 중국은 기업과 대학 간 연구 및 인력 교류도 활발하다. 주요 배터리 기업과 대학들이 공동연구원 또는 별도 조직을 세워 R&D를 진행하면서 우회적으로 석·박사 고급 인력을 수혈하는 방식이다. 중국 1위 배터리 업체 CATL은 상하이자오퉁대와 2021년 ‘SJTU 미래기술대’를 설립해 배터리 고도화 연구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기술대를 거점 삼아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하거나 완성차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것이다. 쩡위췬(曾毓群) CATL 회장이 명예원장을 맡고 원장, 객원연구원들도 모두 CATL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중국 2위 BYD는 난징항공우주대와 ‘신에너지 자동차공학기술 공동실험실’을, 4위 궈쉬안은 푸단대, 퉁지대와 각각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BYD와 궈쉬안은 각 대학과 R&D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정싱궈(鄭興國) 용타이 신에너지 총경리는 “용타이도 저장대와 함께 배터리 충전 속도 및 밀도를 고도화하는 연구 협력을 하고 있다”며 “기업은 당장 필요한 전문성을 대학으로부터 도움받고 또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능한 인재들이 기업에 영입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지방 소재 일부 대학들이 배터리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쟁력이 떨어져 수시로 정원 미달 사태가 일어난다. 서울 내 대학 및 KAIST, 포항공대 등 이공계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주요 대학 중에서 학부급 전담 학과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한양대가 삼성SDI와 손잡고 2022학년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2∼4학년 대상 ‘배터리 융합 전공 과정’이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주요 대학 8곳과 석·박사급에 한해서 계약학과 또는 공동연구센터를 만들어 산학 연계를 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한국이 고부가 배터리인 삼원계(NCM) 분야에서 중국보다 앞서고 있지만 언제 따라잡힐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첨단 산업의 핵심은 인재인데, 지금과 같이 인재 양성에서 중국보다 뒤처지는 상황이 이어지면 여태껏 가져왔던 기술 경쟁력도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베이징·타이저우=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결혼·이사 시즌을 맞아 다음 달 31일까지 ‘혼수·이사 특별 기획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스토어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한 결혼·입주 예정 고객에게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80만 원 상당의 포인트 또는 캐시백을 제공한다. 600만∼900만 원 구매 시 20만 원, 2500만 원 이상 구매 시 80만 원 상당의 포인트 또는 캐시백을 주는 식이다. 또 삼성스토어 카드 등 제휴카드로 결제한 결혼·입주 예정 고객에게는 삼성카드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45만 원 상당의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삼성스토어에서 삼성카드로 가전제품 구매 시 추가 캐시백까지 받을 수 있는 ‘웨딩 마일리지’ 혜택도 있어 카드 이용 금액과 가전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500만 원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애플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25%를 달성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1400만 대 중반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제조사 가운데 1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이 73%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약 2%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와 ‘Z플립·Z폴드5’가 사전 예약에서만 각각 109만 대, 102만 대를 판매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저가 라인업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매 부진 등으로 일부 모델을 정리하며 전체 점유율이 줄었다. 2위인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5%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이전보다 빠른 성장세다. 애플은 2020∼2022년 매년 1%포인트씩 국내 점유율을 늘려 왔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는 사전 예약 판매 고객 가운데 10명 중 8명이 20, 30대였다. 또 출시 첫 주 판매량이 전작 대비 49.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애플이 전년 대비 4%포인트 하락한 71%, 삼성전자가 1%포인트 상승한 17%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 방산 전시회(World Defense Show) 2024’ 기간 중 사우디 국가방위부와 방산 협력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국가방위부는 영토와 국경 보호, 치안 관리, 왕실·이슬람 성지 보호 등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13일 한화에 따르면 이번 MOU에 따라 한화와 사우디 국가방위부는 장갑차 등 지상무기 체계, 로봇 및 위성을 활용한 감시정찰 체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군수품의 50%를 현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방위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애플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25%를 달성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1400만 대 중반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제조사 가운데 1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이 73%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약 2%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와 ‘Z플립·Z폴드5’가 사전 예약에서만 각각 109만 대, 102만 대를 판매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저가 라인업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매 부진 등으로 일부 모델을 정리하며 전체 점유율이 줄었다. 2위인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5%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이전보다 빠른 성장세다. 애플은 2020∼2022년 매년 1%포인트씩 국내 점유율을 늘려왔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는 사전 예약 판매 고객 가운데 10명 중 8명이 20·30대였다. 또 출시 첫 주 판매량이 전작 대비 49.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지난해 전세계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애플이 전년 대비 4%포인트 하락한 71%, 삼성전자가 1%포인트 상승한 17%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