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 중국 기업들이 대거 복귀한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기술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중국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CES엔 중국 기업 1115곳이 참여했다. 지난해(493곳)의 두 배, 올해 전체 참가 기업(4314곳)의 4분의 1이 넘는다. 가전업체인 하이센스와 TCL, 동영상 플랫폼 ‘틱톡’ 개발사인 바이트댄스,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앞세운 샤오펑 등이 대거 출격했다. 다만 미국으로부터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은 역대 최다인 760개 기업이 CES에 참여한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 규모다. 일본은 올해 70여 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소니와 파나소닉, 혼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스타트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한국과 한국을 뛰어넘으려는 중국, 기술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의 기술 경쟁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中의 반격… 삼성 옆에 가전 부스 차리고, 플라잉카 전시도 日스타트업들 ‘맥주 테크 데이’소니, ‘車안 디지털 놀이터’ 공개 “삼성전자 바로 옆에 부스를 차렸네요.” 8일(현지 시간)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 부스 옆에 자리 잡은 중국 전자기업 TCL 부스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TV의 강자 삼성전자 옆에 자리를 잡은 TCL의 도전적 기세가 느껴진다는 의미였다. TCL은 ‘퀀텀닷 미니(QD-Mini) 발광다이오드(LED) TV’라고 쓰인 대형 스크린을 정면에 설치했다. 10m 거리에서도 밝은 빛이 느껴질 정도였다. 중국의 전기차업체 샤오펑의 자회사인 샤오펑에어로HT는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샤오펑 관계자는 “2030년쯤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가전제품 회사 하이센스 부스에는 ‘울트라발광다이오드(ULED) X’라고 적힌 팻말 아래 대형 TV 4대가 전시돼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ULED X 신형 TV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CES에 참석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까지 중국 업체들은 ‘테크 독립’을 외치면서 자국 전시회에 집중했다”며 “하지만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글로벌 활로를 찾기 위해 CES를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기업에서 시장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은 아직 부족하지만 기세가 엄청나다”며 “한국 기업들이 선진국을 넘어섰던 것처럼 중국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긴장감을 내비쳤다. 일본은 소니와 파나소닉이 대형 부스를 차렸다. 소니는 데모 차량을 전시하고 “인간의 눈을 넘어선 센싱 기술”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프레스데이에선 원격 드라이빙 기술과 차량 안에서 각종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 기술 등을 공개했다. 제시카 호크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이 등장해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호크 부사장은 “소니는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 경험을 플랫폼으로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스타트업들은 10일 ‘일본 테크 데이’를 연다. 맥주를 마시면서 기술을 알리고 네트워킹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알려줘.” 무대에 시연자로 나선 한 남성이 노란색 공처럼 생긴 인공지능(AI) 집사 로봇 ‘볼리’에 말을 걸자 볼리는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리스트를 보여줬다. “레시피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하니 볼리는 냉장고 속 재료를 기반으로 조리법을 제시해줬다. 남성에게 “결혼 기념일을 잊지 마”라며 중요한 일정을 알려줬고, “꽃집을 알려달라”고 하니 꽃집으로 전화를 걸어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한국 기업들이 내세우는 AI 기술의 핵심은 ‘집 안으로 들어온 AI’로 요약된다. AI 로봇 등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집사 역할을 하고,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AI 집사 로봇 볼리를 공개했다. 볼리는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일상 패턴을 학습해 진화한다. 볼리를 통해 대신 전화를 걸거나 가전을 연동해 제어할 수 있고, 현관 밖의 방문객을 확인할 수도 있다. 세계 최초로 원거리 및 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오늘의 주요 일정 등 원하는 내용을 벽, 천장, 바닥 어디든 띄워놓고 볼 수 있다. 시야 밖의 아이나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해 이상 상황이 생기면 주인에게 알려주고 필요한 조치를 돕는다. LG전자는 개막 전 사전 부스 투어에서 LG전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 스마트홈 모습을 제시했다. 이목을 끈 것은 AI 집사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였다. 얼굴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눈웃음을 짓거나 하트 표시를 하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바퀴가 달린 두 다리와 머리 부분에 달린 손잡이를 이용해 춤도 췄다. 주인의 컨디션을 계속해서 살피는 모습도 포착됐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집 안의 가전제품들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돼 가전을 스스로 제어했다. 주인의 취향을 미리 파악하고 “하키 게임이 5시에 있다”고 알려주면 이와 연결된 TV가 해당 장르에 맞게 화면 모드를 바꿨다. 시연 영상에선 반려 고양이가 집 안에서 화분을 쓰러뜨리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고양이가 움직인 경로를 따라 청소 구역을 설정했다. 이후 로봇청소기가 자동으로 청소를 했다. 두산그룹 부스에서는 AI가 적용된 분리수거 로봇이 주목을 받았다. 두산로보틱스가 만든 로봇팔 ‘오스카 더 소터’로, 자신의 앞에 높인 컵을 한 번 쥐어본 뒤 컵 재질의 강도를 감지해 물체의 소재를 파악해냈다. 컵의 재질이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확인한 오스카 더 소터는 곧바로 이를 들어 올린 뒤 거꾸로 뒤집어 액체를 쏟아버렸다. 그다음 ‘플라스틱’이라 쓰여 있는 분리함에 컵을 떨어뜨렸다. 같은 방식으로 음료 캔이나 페트병도 액체를 버린 뒤 분리수거를 알맞게 마쳤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카메라가 달려 있으면 제품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기계의 악력으로 물체의 특성을 파악해 이를 분리하는 기술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알파블’을 선보였다. 차량 탑승자가 영화를 선택하자 차량 내부 앞쪽에 설치된 45형 올레드 스크린 2개가 좌우로 탑승자를 감싸며 펼쳐지는 모습을 선보였다. 앞좌석은 뒷좌석에 탄 동승자와 마주 볼 수 있도록 회전도 가능했다. 편안한 잠자리와 화장실, 공조시설, 냉장고 및 TV, 소형 와인셀러 등 LG전자의 다양한 가전 기술을 집약시킨 캠핑카의 콘셉트 제품도 볼 수 있었다.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AI) 시대의 맞춤형 반도체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3년 내 시가총액 200조 원에 도전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곽 사장은 8일(현지 시간)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AI 시스템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고객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만의 고객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메모리 기능과 기술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여기에 용량, 전력 효율, 대역폭, 정보처리 기능 등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넣겠다는 것이다. 곽 사장은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빠르게 대용량을 처리하고 전력 소비는 적은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고, 각 고객에게 특화된 최적의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AI용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제품인 HBM3와 HBM3E △최고 용량 서버용 메모리인 하이 커패시티 TSV DIMM △세계 최고속 모바일 메모리인 LPDDR5T 등 초고성능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곽 사장은 “경기 용인시에 신규 메모리 생산기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12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메모리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가 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가총액 200조 원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곽 사장은 “3년 안에 시가총액 200조 원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며 “지금의 2배 정도인데, AI 메모리 비전이 있기에 더 나은 모습으로 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친구,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 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세계 최대의 구형 공연장 스피어. 가장 진화된 대화형 인공지능(AI) 로봇으로 평가받는 ‘아우라(Aura)’가 대화 상대로 지목한 한 여자아이가 수줍어하자 표정을 읽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자아이가 “다른 나라 말을 할 수 있니”라고 물어보니 아우라는 “혹시 다른 나라 말을 알려 줄 수 있어? 학습을 할게”라고 되물었다. 관객과 대화를 하면서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재학습을 하는 ‘딥러닝’ 과정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대표 얼굴인 아우라가 보여주듯 9∼12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의 주인공은 AI다.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 기술에만 머물러 있는 AI가 아니라 실생활과 접목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AI 기술을 이번 CES에서 대거 선보인다.● “AI가 탑승했다” “모두를 위한 AI” 7일(현지 시간) CES 개막을 이틀 앞둔 라스베이거스는 온통 ‘AI’로 물들어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관통하는 모노레일에는 구글이 ‘AI Aboard(AI가 탑승했다)’라는 문구로 래핑해 분위기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AI for ALL(모두를 위한 AI)’이라고 적힌 대형 간판을 걸었다. 일본의 건설기계 전문 기업 구보타는 야외에 설치된 부스에 ‘AI INNOVATION(AI 혁신)’이라는 문구를 걸어놨다. LVCC 안은 개막 준비로 분주했다. 한 전자기업의 부스에서는 AI 장치를 시현하고 있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자가 부스 촬영을 하자 “CES 개막날까지는 보안 사항”이라며 난감해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AI로 부모 얼굴 인식, 손가락 동작으로 전등 조절 이날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미디어행사의 핵심 주제도 ‘AI’였다.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제시카 부스 리서치 디렉터는 “AI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조사한 결과 프라이버시(사생활), 허위 정보, 안전성, 실직 등이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며 “AI와 지속가능성, 포용이 핵심 추세다. 특히 접근성과 다양성, 평등을 의미하는 ‘포용’의 혁신이 담긴 제품과 기술을 CES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TA 행사가 끝난 뒤엔 CES를 미리 맛볼 수 있는 언베일드 행사가 열렸다. 180여 개의 기업이 소규모 부스를 차리고 취재진을 맞이했다. 올해 CES 혁신상을 받은 캐나다 기업 ‘글룩스킨드’는 언베일드 행사에서 AI가 장착된 유모차를 선보였다. AI가 양육자 얼굴을 인식해 양육자가 아닌 사람은 유모차를 작동시킬 수 없었다. AI가 바퀴가 닿는 노면의 각도를 감지해 오르막길에서는 저절로 올라갔고, 내리막길에서는 유모차 손잡이에서 손을 떼자 부드럽게 멈췄다. 핀란드 기업 ‘더블포인트’는 이 행사에서 AI가 사람의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해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기술을 선보였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 끝을 맞붙이면 전등이 꺼지고 태블릿 화면이 작동하기도 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AI 특히 올해 CES에선 AI가 단순히 기술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 녹아들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들이 대거 나온다. 삼성전자의 AI 냉장고는 식재료가 들어가고 나가는 순간을 자동으로 촬영해 식재료 리스트를 만들어서 관리해준다.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재료를 알려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법까지 알려준다. LG전자는 AI 중심의 스마트 홈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AI 가사 생활 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다. 두 바퀴로 집 안 곳곳을 돌면서 카메라와 스피커, 센서 등으로 온도와 습도 등 실시간 환경 정보를 수집한 뒤, 가전을 제어해 집 안을 최적의 상태로 만든다. 다양한 표정으로 사용자와 소통할 수도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이브스는 음성을 인식해 AI 아바타가 수어로 바꿔서 소통하는 기술을 공개한다. 대만 뷰티테크 기업인 퍼펙트는 AI 기반으로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해주는 기술을 선보인다.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인공지능(AI) 스크린 시대가 열립니다.” 9일(현지 시간) 공식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를 이틀 앞둔 7일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룩 2024’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AI 스크린은 선명하지 않은 화질을 수신해도 현실과 최대한 비슷한 화질로 개선해주는 기능이 핵심이다. 기존 스마트TV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화질 경험을 하게 될 것이란 의미다. 이번 CES 2024에서는 가전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로 무장한 TV와 ‘투명 스크린’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전자의 퍼스트룩 행사에선 각국에서 온 취재진과 삼성 관계자 등 400여 명이 몰렸다. 삼성은 차세대 AI 프로세서 ‘NQ8 AI 3세대’와 이를 탑재한 ‘2024년형 네오(Neo)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를 선보였다. 앞선 모델보다 8배 많은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와 두 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춰, 저화질 콘텐츠를 받아도 8K 화질로 선명하게 바꿔 준다. 같은 골프 경기를 기존 TV와 8K TV로 동시에 시청해 봤다. AI 스크린의 색감이 더 선명했다. 기존 TV가 뿌연 느낌이었다면, AI 기술은 청명한 날 열린 골프 경기를 보는 듯했다. AI 딥러닝 기술은 축구 경기 속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바로잡아 줬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투명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에도 관심이 몰렸다. 유리로 사용되는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LG전자는 무선 투명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9일 CES에서 선보인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자발광 올레드 TV로서의 뛰어난 화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콘텐츠의 성격에 맞춰 ‘투명 모드’와 ‘블랙 스크린 모드’ 등 두 가지 모드로 즐길 수 있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장면처럼 입체감을 느끼고 싶은 장면은 투명 모드로, 영화와 게임 등 몰입감을 높이고 싶은 경우 블랙 스크린 모드를 켜면 된다. 전원을 껐을 때 투명한 유리처럼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룬다. 투명 스크린 주변에 전원 이외의 모든 선을 없애서 설치 장소의 제약도 줄였다. LG는 올레드 전용 화질·음질 엔진 ‘알파11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기존 알파9보다 4배 강력해진 AI 성능을 통해 그래픽 성능을 70% 향상시켰다. 스마트TV 플랫폼 웹 OS의 앱 처리 속도도 30% 빨라졌다. 영상을 픽셀 단위로 세밀하게 분석하고 제작자 의도를 고려해 색을 바로잡아 준다.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최근 중동 국가들은 ‘포스트오일(Post-oil)’ 시대를 준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석유에만 의존하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특히 오일머니를 들고 신사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만 해도 미래 전략인 ‘비전 2030’ 아래 진행되는 전체 프로젝트 규모가 8800억 달러(약 1140조 원)에 이른다. 이 같은 중동의 변화 속에 새로운 사업 기회도 만들어지고 있다. 8일 KOTRA 등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탈탄소, 신재생 에너지, 첨단 제조업 등이다. 사우디는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원을 다각화하고, 수소에 집중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자국 전력 생산의 50%를 신재생 에너지로, 나머지 50%는 천연가스로 충당할 계획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21년 10월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 포럼에서 “206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2021년부터 석유 및 항공·관광 등의 집중된 산업 구조를 4차산업 및 첨단 제조업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오퍼레이션 3000억’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UAE는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 중 청정에너지 비중을 50%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1년 275억 달러의 두바이 그린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카타르는 2008년부터 탄소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지식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체질을 바꾼다는 ‘카타르 국가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5년마다 중기 국가개발전략을 수립해 인력과 사회, 경제, 환경(에너지) 부문에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오만은 2030년 세계 최대 수소 생산국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수소 경제 활성화에만 3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중동 국가와 기존 협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신규 사업을 새로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조언했다. 중동 국가들의 포스트오일 전략은 석유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와 비(非)석유의 균형을 찾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 전문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중동 국가들과 해온 석유 및 건설 분야 협력 등은 지속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수소나 친환경 플랜트 사업, 신재생 에너지 등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동은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젝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에서 사업을 수주하면 트랙 레코드(실적)가 쌓여 또 다른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국 기업들이 9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를 앞두고 지금까지 발표된 최고 혁신상 27개 중 8개를 쓸어 담았다. 7개를 받은 미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최고 혁신상을 받은 국가다. 혁신상을 탄 제품들을 살펴보면 인공지능(AI)이 모든 산업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4일 CES 주최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모듈 제조기업 ‘미드바르’는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기술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무겁고 비싼 철골 대신에 공기를 주입해 스마트팜을 짓는 기술을 선보였다. AI 기술로 작물의 상태와 성장을 예측할 수 있어 농작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CES 측은 “식량 안보의 미래를 개척하고 물 사용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로드시스템은 모바일 여권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트립패스’로 최고 혁신상의 주인공이 됐다. 모바일 여권으로 신원 인증을 할 수 있고 간편 결제와 교통 및 부가가치세 환급 서비스 등과도 연동할 수 있다. 장양호 로드시스템 대표는 “블록체인과 생체 인증, 디지털 기술 등 혁신 기술을 담았다. 여권 패러다임을 바꾸고, 금융 및 결제 등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만드로’와 ‘원콤’은 장애인들을 위한 휴먼테크 제품을 내놨다. 만드로는 로봇 손가락 의수 ‘마크7D’를 공개했다. 손을 부분적으로 다친 절단 장애인을 위한 제품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의수의 손가락 동작을 구현한다. 손가락 길이나 악력, 구동 속도 등을 조절해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 이상호 만드로 대표는 “손이 부분적으로 절단된 분들을 위한 기술이 없었다. 손가락 하나도 1000만 원이나 했다”며 “반면 만드로는 50만 원 정도에서 소비자 맞춤형 제작 및 보수를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블루투스 쿼티 커뮤니케이터 핀틴V1’을 선보였다.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도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돕는 모바일 기기다. 시각장애인들은 일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액정에서는 촉각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핀틴V1을 사용하면 스마트폰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문자 입력을 할 수 있다. 킨제이 파브리치오 CTA 수석부사장은 최근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톱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한국 기업의 혁신이 CES 2024의 중심에 설 것이다”라며 “혁신상 수상 기업의 상당수가 한국 기업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새해 첫 해외 경제사절단이 꾸려진다. 재계 총수들이 내달 독일과 덴마크 등 유럽 방문을 추진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동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독일 경제사절단을, 한국경제인협회는 덴마크 경제사절단을 모집하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19일부터 해외 방문이 시작될 전망이다. 독일 정부와 재계는 2022년과 지난해 연속 한국에 민관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위기 등에서 협력 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5월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한국을 찾아 양국 정상회담을 가질 정도로 한독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인 제조 강국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기계, 전장 등 기술 중심 기업들의 본고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은 독일 법인을 유럽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독일에 기술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부터 독일에 첨단 자동차 기술 시험을 위한 스마트 테크 연구소를 건설 중이다. 덴마크는 인공지능(AI)과 신재생에너지, 의료 및 바이오 분야의 강국이다. 특히 덴마크는 주요 국가경쟁력 평가 기관으로부터 ‘기업하기 좋은 나라 1위’에 여러 차례 꼽혔다. 경제사절단은 독일 산업계와 협력 강화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업무협약(MOU)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새해 첫 대규모 경제사절단에 4대 그룹 총수들이 동행할지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들이 지난해 전 세계를 돌면서 많은 성과를 얻은 만큼 올해도 경제사절단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이것은 가습기인가, 공기청정기인가.” LG전자가 야심 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정수 가습기 ‘퓨리케어 하이드로 타워’를 집에서 1주가량 체험해 봤다. 그랬더니 영화 ‘극한직업’의 명대사인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가 떠올랐다. 가습, 가습청정, 공기청정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미세먼지와 건조한 날씨로 고통받는 겨울 날씨에 일석삼조였다. 일단 무게(17.5kg)는 상당했다. 물건이 담긴 상자를 들고 오는데 겨울철에도 땀이 날 정도였다. 수레를 이용하거나 문 앞까지 배송받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집에 들이고 나니 약 1m 높이의 동그란 원통 모양 디자인이 집 안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줬다. 투박하지 않고 심플하며 세련된 느낌이어서 아늑한 방 분위기를 배가시켜 주는 듯했다. 아이가 침대 전체를 골고루 돌면서 잠을 자는 스타일이라 행여나 제품을 넘어뜨리진 않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넓은 원판 받침이 제품을 고정해 주고 있어 쉽게 넘어지지 않았다. 가습기 리모컨을 제품에 자석처럼 붙일 수 있는 점도 편리했다. 본격적으로 작동을 해봤다. 물통에 물을 5분의 4 정도 넣었다. 물이 정수 필터로 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물속 유해 물질과 미네랄 성분, 물이 마를 때 하얗게 끼는 잔여물 등을 99.9% 제거해서 깨끗하게 정수해 주는 단계라고 한다. 전원을 켜면 곧바로 가습이 시작되지는 않는다. 살균 모드가 먼저 작동한다. 정수된 물을 가열해서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단계다. 살균 과정이 2분 정도 걸린다. 살균이 끝나야만 청정 바람과 함께 가습이 시작된다. 초미세먼지를 99.999%까지 제거한 바람에 가습 방울을 실어 나른다. 가습 세기를 가장 강하게 했다. 갓 지은 밥솥을 열었을 때 하얀 김이 솟아오르듯, 수증기가 연기처럼 뿜어져 올라왔다. 기존 가습기와는 차원이 다른 가습량이었다. 넓은 거실에서는 습도의 변화가 그리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침실에서 방문을 닫고 나니 습도가 올라가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유의할 점도 있었다. 물통에 물을 넘치지 않게 넣고서 오후 10시쯤부터 가장 강한 가습으로 틀어 놓았는데, 다음 날 오전 5시쯤 일어나 보니 물이 다 떨어져 있었다. 밤새 적정 가습을 유지하려면 가습 세기와 물의 양을 잘 조절해야 할 것 같았다. 또한 제품 작동 소리가 소음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거슬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가습기를 사용할 땐 무엇보다 세척이 신경 쓰이는데, LG 퓨리케어 하이드로 타워는 커버와 물통 등을 손쉽게 분해해서 간편하게 물 세척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스테인리스 물통은 열탕 소독도 할 수 있다. 수증기가 나오는 부위는 열을 가해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재질이 적용됐다. 이 밖에도 희망 습도에 맞춰 가습량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맞춤 기능도 적용됐다. 쌀쌀한 날씨에 가습기를 사용하면 실내가 더 추워지기도 한다. 그런데 하이드로 타워는 따뜻한 온도의 포근한 가습을 할 수 있어 실내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게 할 수 있다. 공기청정만 따로 할 수도 있다. 가습과 공기 청정을 한 번에 해결하고 싶은 고객이라면, LG 퓨리케어 하이드로 타워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가격은 출하가 기준 139만 원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의 기조연설자로 글로벌 유통업체 월마트와 화장품회사 로레알의 최고경영자(CEO) 등이 나선다. 조선업 세계 1위인 HD현대 정기선 부회장도 무대에 오른다. 올해 CES에서 기조연설자 5명 중 전기·전자업체 CEO는 1명뿐이다. CES의 기조연설은 올 한 해 IT업계를 관통할 주제를 미리 살필 수 있는 메인 이벤트로, 과거 전기·전자기업의 CEO들이 주요 연사로 나섰다. 하지만 인공지능(AI)발 기술 혁신에 힘입어 CES의 영토가 전기전자에서 모빌리티, 소비재, 유통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CES 기조연설의 포문은 개막 전날인 8일 독일 IT기업 지멘스의 롤란트 부슈 CEO가 연다. 지멘스의 디지털 혁신과 산업 자동화, 지속 가능한 기술 등에 대해 발표한다. 기조연설자 5명 중 4명은 유통, 화장품, 조선 업체 CEO들이다. 글로벌 유통업체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 전자제품 전문 유통기업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CEO가 기조연설을 한다. 인간과 기술 중심의 유통 혁신을 소개하고, 이러한 기술들이 소비자와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CES 사상 처음으로 화장품 업체 수장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프랑스 뷰티기업 로레알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CEO는 가상현실과 뷰티 제품을 접목한 뷰티테크 기술을 소개한다. 세계 1위 조선사인 HD현대의 정기선 부회장도 10일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한국 기업인이 CES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건 2022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이후 2년 만이다. 정 부회장은 바다에 이어 육상 인프라로 미래 비전을 확장해 인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올해 CES에 부스를 차린 참가 업체들은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기술 혁신 성과를 내세울 계획이다. 이는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라는 뜻으로, 기술 혁신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AI와 모빌리티, 푸드테크, 행복과 건강의 조화 등을 주요 테마로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돕는 혁신들이 대거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AI를 기반으로 최적의 요리를 돕고, 식품을 보관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공개한다. 건설기계 기업 존디어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플랫폼을 선보인다. 미국의 헬스케어 기업 휴메트릭스는 AI 클라우드를 활용해 언어와 의료 용어의 장벽을 극복한 의료 서비스 플랫폼을 소개한다. 두산그룹은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를 주제로 무탄소 토털 에너지솔루션과 AI 및 무인자동화를 적용한 최신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머신러닝에 기반한 재활용 분리수거 로봇 솔루션을 공개한다. 아모레퍼시픽은 개인별 입술 상태를 분석해 입술 상태를 진단하고 입술 관리와 메이크업을 돕는 립큐어빔을 선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CES는 AI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단순히 AI 기술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AI는 물론이고 식품 및 농업, 건강 관련 기술들이 어떻게 다양한 산업에 융합되는지, 그래서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지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기업도 사회의 일원이라는 마음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회사 인근지역 어르신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11월 인천시 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인천 미림극장과 차이나타운, 월미도 일대에서 서구 지역 어르신 80명을 대상으로 ‘추억 나들이’ 행사를 진행했다. 어르신들은 1960년대 개봉했던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관람하고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과 중식 요리를 먹으며 추억을 회상했다. 또 월미바다열차에 탑승해 인천 내항 일대를 둘러봤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서구노인복지관과의 협력 프로젝트로 구성된 어르신 자원봉사단 ‘행동모(행복한 동네를 만드는 사람들의 모임)’와 함께 지역사회 환경 정화 활동도 진행했다. 또한 구성원들이 임금의 1%를 모아 적립한 ‘1% 행복나눔’ 기금으로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인공관절과 백내장 수술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인천서구노인복지관과 함께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9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발달장애인 음악 경연 축제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GMF)’가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GMF는 지난 2017년을 시작으로 올해 7회 차를 맞았다. 제7회 GMF 대상의 영예는 ‘파라솔 클라리넷 앙상블’ 이 차지했다. 이 팀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됐다. 최우수상은 ‘네패스 루아 오케스트라’, 우수상은 ‘String K’와 ‘디 아베크 앙상블’, 장려상은 ‘모자이크’와 ‘아리아난타’가 각각 수상했다. 수상을 한 6개 팀에 총 21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SK이노베이션은 수상팀에 다양한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등 발달장애인 연주단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발달장애인이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즐기는 GMF를 지속 후원해왔다. 작년까지 총 161개 연주단체와 1785명의 연주자를 배출한 음악 경연의 장으로 성장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효성은 ‘나눔으로 함께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 주변에 소외되기 쉬운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생필품 후원, 가족 나들이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나눔 활동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효성은 본사가 있는 서울 마포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취약계층 지원에 나서고 있다. 효성은 최근 서울 마포구청을 찾아 관내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김장 김치’를 1500세대에 전달했다. 효성은 2007년부터 17년간 김장 김치 후원을 이어와 지금까지 총 2만2500여 세대에 김장 김치를 전했다. 효성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울산중구시니어클럽에서 김장 김치를 구매한다. 효성은 ‘사랑의 쌀’ 20㎏ 백미 500포대도 마포구 관내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효성은 1사 1촌 자매마을인 경남 함안군 군북농협에서 쌀을 구입한다. 농가 판로 지원과 지역 주민 쌀 지원이라는 두 가지 상생 활동을 하는 것이다. ‘2024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위한 성금 4000만 원도 기탁했다. 효성의 후원금은 마포구 내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등으로 사용된다. 효성은 2010년부터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성금을 전달해 왔다. 최근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24 나눔캠페인’에 성금 10억 원을 냈다. 이번 성금 모금에는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5개 사업 회사가 함께 참여했다. 효성그룹의 성금은 6.25 참전용사의 주거 안정을 위한 나라 사랑 보금자리 사업 지원, 경력 보유 여성 취업 활성화 지원, 지역 아동센터 영어 교육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효성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최근 해외사업장이 있는 베트남 호찌민 인근 동나이성 껌미현 쑤언동 마을에 해외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를 파견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의료진과 국제구호단체인 희망친구 기아대책, 효성 임직원 총 74명으로 구성된 미소원정대는 현지 지역주민 1700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 지역주민출산교육과 초등학교 건강검진 등 다양한 의료 봉사활동을 진행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GS그룹이 연말 이웃사랑 성금 4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GS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05년부터 연말 이웃사랑 성금을 기탁해 왔으며 올해까지 기탁한 성금은 총 720억 원에 달한다. GS칼텍스는 김장나눔, 난방용품 및 생필품 지원 등 소외 이웃을 위한 ‘연말 릴레이 봉사활동’을 2005년부터 19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 GS건설은 2009년부터 남촌재단과 함께 GS건설 임직원과 그 가족이 동참하는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11월 25일에는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사원식당에서 100배 나눔 봉사활동 ‘김치 Together’를 진행했다. 임직원 가족 100여 명이 참여해 김치 2467상자를 중증장애아동 보육시설 등 사회적 소외계층 거주시설 2곳, 지역아동센터 26곳 및 저소득 가정 등 총 2467세대에 전달했다. GS리테일은 일상에서 함께하는 나눔 플랫폼이라는 사회공헌 방향성을 가지고 긴급 재해재난 지원, 사회 소외계층 지원, 환경정화 등의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GS25와 GS더프레시, GS샵 등 전국 각지의 사업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즉각적인 재해재난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재난 및 재해 현장, 전국의 사회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에 앞장서며 올해에만 4만 개 이상의 물품을 지원하고 기부했다. GS리테일은 지난 7월 장마철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충북, 경북 수해 이재민과 구호 요원에게 음료 및 에너지바 등으로 구성된 긴급 구호 물품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9월부터는 따뜻한 온기를 전달하는 동절기 나눔 활동을 시작해 핫팩 2500개를 전국 소외계층에 나눠줬다. GS EPS는 당진 지역 문화진흥사업과 마을 행사를 후원하고 있으며, 장학금 및 교육기자재 지원을 통해 청소년의 교육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9월에는 당진시에 사회공헌 기금 1억8500만 원을 기탁했다. GS스포츠는 FC서울 프로축구단의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자선 옥션 행사를 진행한다. FC서울 선수들이 구단 창단 40주년을 맞아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축구화, 운동화, 모자 등 애장품을 비롯해 경기 실착 유니폼을 자선 옥션 물품으로 출품했으며 수익금 전액은 서울시 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기부될 예정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화그룹이 친환경 솔루션을 활용해 초등학교 공기 질을 개선하는 ‘맑은학교 만들기’ 3차년도 사업에 나선다. 한화그룹과 환경재단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맑은학교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맑은학교 만들기는 초등학교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비롯한 맞춤형 미세먼지 저감 시설을 지원해 교내 공기 질을 개선하는 활동이다. 맑은학교에 선정되면 태양광발전 설비를 포함해 창문형 환기 시스템, 에어샤워 공기정화장치, 에어클린매트, 실내 벽면 녹화 등 학교당 1억 원 내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각종 설비는 태양광발전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12월 중 전문 자문단의 선정과 학교별 협의를 거친 뒤 겨울방학 기간을 활용해 모든 설치를 마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3년간 무상수리(A/S) 등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도와준다. 이외에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친환경 교육과 프로그램 지도안도 함께 제공된다. 한화그룹은 캠페인 시작 후 2년간 경남 거제시 국산초등학교를 비롯한 전국 9개 초등학교, 266개 학급, 총 6628명에게 ‘맑은학교’를 선물했다. 국산초등학교에서는 창문형 환기 시스템 가동 전 이산화탄소 농도는 1294ppm이었으나 가동 후 441ppm까지 최대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충남 청주시 수성초등학교에서도 에어샤워 공기정화장치를 가동한 결과 불과 10분 만에 미세먼지(PM 10)는 23%, 초미세먼지(PM 2.5 이하)는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맑은학교 관계자는 “올해로 3차년도를 맞이하는 맑은학교 만들기 캠페인은 더 전문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며 “학교별 맞춤형 미세먼지 솔루션으로 어린이들의 건강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 보장에 기여하고 더불어 학생들의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40년 가까이 한 가족의 밥상을 책임졌던 삼성전자 다목적 냉장고가 전자산업사 박물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으로 찾아왔다.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985년 제조된 삼성 ‘다목적 5S 냉장고’를 사용해 온 이숙희 씨가 최근 회사 측에 해당 냉장고를 기증했다. 다목적 5S 냉장고는 내부 온도조절기를 조작해 냉동실을 냉장실로 바꿔 사용하거나, 필요에 따라 냉장실 전원만 끌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에너지 절감형 냉장고다. 특히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색상과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삼성의 최신 냉장고인 ‘비스포크’를 닮았다는 평가다. 또 식재료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멀티 팬트리(식료품 저장소)와 맞춤 보관실 등도 탑재됐다. 이번에 기증된 다목적 5S 냉장고는 이 씨 부모님이 1986년 신혼을 시작하며 혼수로 구매한 제품이다. 영화 제작사에서 촬영 소품으로 구매를 희망했지만 가족과의 추억을 더 깊이 간직하고자 기증을 선택했다고 한다. 1991년 입사 후 줄곧 냉장고 기술 개발을 담당해 온 서국정 삼성전자 기술컨설턴트는 “다목적 5S 냉장고는 냉동실을 냉장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스포크의 시초”라며 “그 당시 최고 히트작으로 꼽혔다”고 설명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LG전자가 다음 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초소형 4K 프로젝터 ‘LG 시네빔 큐브’(사진)를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LG 시네빔 큐브는 침실과 테라스 등 개인적 공간을 옮겨다니며 프로젝터를 사용하는 고객을 고려해 무게는 1.49kg으로 가볍고, 크기도 가로 13.5cm 세로 8cm 높이 13.5cm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4K 해상도와 최대 120인치 화면을 구현하는 성능을 갖췄다. 별도 기기 없이도 인터넷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접속이 가능하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실적이 좋으면 뭐 합니까. 우리에겐 남 얘기일 뿐인데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한 저비용항공사(LCC) 직원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항공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일부 LCC 소속 직원들은 임금 동결과 재고용 지연 등의 문제로 씁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적항공사 대부분이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짓눌려 있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항공 운임까지 올라서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주요 상장 항공사들 모두 연간 흑자가 유력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3분기(7∼9월)까지 각각 1250억 원, 518억 원의 흑자를 냈다. 하지만 직원들은 2019년 이후 5년 동안 임금이 동결돼 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과 2020년 팬데믹 사태를 겪었고, 최근 몇 년간은 아시아나항공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로 편입돼 있어서다. 직원들의 줄퇴사도 심각한 문제다. 에어부산 임직원 수는 2019년 1450여 명에서 현재 1260여 명으로 200명 가까이 줄었다. 에어서울도 직원들의 이직이 늘면서 1인당 서너 가지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LCC 노동조합 관계자는 “채용도 쉽지 않으니 일은 늘어나는데 사람은 없다는 불만이 커질 대로 커졌다”고 전했다. 2020년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가 2021년 법원 회생 절차를 거치며 살아난 이스타항공은 새 주인을 만나 재도약에 성공했다. 항공기가 3대까지 줄었다가 올해 10대로 회복하며 국제선 운항도 재개했다. 회생 절차를 거치면서 정리해고를 한 직원 500여 명도 대부분 복귀했다. 그런데 당시 갓 입사한 80명의 수습 부기장들은 여전히 연락만 기다리는 신세다. 이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희망퇴직에 서명을 했다. 회사의 재고용 의무 기한이 10월로 끝나면서 불안감은 더 증폭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한 수습 부기장은 “회사에 미운털이 박힐까 봐 재고용 문의조차 못 하고 있다”며 “하루하루 마음이 찢어진다”고 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내년 새로운 비행기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그때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한 외항사 임원은 “해외 항공사들 중에도 팬데믹 기간 직원을 많이 해고했다가 회복기에 곤욕을 치른 곳이 많다”며 “국내 항공업계도 인력 관리에 좀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실적이 좋으면 뭣합니까. 우리에겐 남 얘기일 뿐인데요.”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한 저비용항공사(LCC) 직원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항공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일부 LCC 소속 직원들은 임금 동결과 재고용 지연 등의 문제로 씁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국적항공사 대부분이 영업흑자를 기록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짓눌려 있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항공 운임까지 올라서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주요 상장 항공사들 모두 연간 흑자가 유력하다.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3분기까지 각각 1250억 원, 518억 원의 흑자를 냈다. 하지만 직원들은 2019년 이후 5년 동안 임금이 동결돼 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과 2020년 팬데믹 사태를 겪었고, 최근 몇 년간은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로 편입돼 있어서다. 직원들의 줄퇴사도 이어지고 있다. 에어부산 임직원 수는 2019년 1450여 명에서 현재 1260여 명으로 200명 가까이 줄었다. 에어서울도 직원들의 이직이 늘면서 1인당 서너 가지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LCC 노동조합 관계자는 “채용도 쉽지 않으니 일은 늘어나는데 사람은 없다는 불만이 커질 대로 커졌다”고 전했다. 2020년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가 2021년 법원 회생 절차를 거치며 살아난 이스타항공은 새 주인을 만나 재도약에 성공했다. 항공기가 3대까지 줄었다가 올해 10대로 회복하며 국제선 운항도 재개했다. 회생 절차를 거치면서 정리 해고를 한 직원 500여 명도 대부분 복귀했다. 그런데 당시 갓 입사한 80명의 수습 부기장들은 여전히 연락만 기다리는 신세다. 이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희망퇴직에 서명을 했다. 회사의 재고용 의무 기한이 10월로 끝나면서 불안감은 더 증폭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한 수습 부기장은 “회사에 미운털이 박힐까봐 재고용 문의조차 못하고 있다”며 “하루하루 마음이 찢어진다”고 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내년 새로운 비행기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그 때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한 외항사 임원은 “해외 항공사들 중에도 팬데믹 기간 직원을 많이 해고 했다가 회복기에 곤혹을 치룬 곳이 많다”며 “국내 항공업계도 인력 관리에 좀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내년 1월 1일부터 택배 차량을 새로 살 때 경유 차량은 살 수 없다. 대기오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택배 차량으로 등록할 땐 친환경 연료 트럭(전기차, LPG)만 가능하다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은 올해 4월 시행 예정이었다 내년 1월 1일로 한 차례 유예됐다. 하지만 택배업계에서는 친환경 차량 보급 부족과 충전 인프라 미비 등의 문제로 내년 1월 시행도 시기상조라며 반발하고 있다. 21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10월까지 신규 등록된 택배 차량은 약 1만4000대다. 이 중 전기차량은 4400여 대였다. 올해에만 한 달 평균 1000대 이상 신규 차량이 늘었는데, 전기차는 월 400대도 채 공급되지 않은 셈이다. 경기 지역에서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A 씨는 “새해부터 친환경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시작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올라간다. 전기차를 주문해도 공급 받는 데 몇 주에서 수 개월이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택배용 전기 화물차는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로 각각 올해 약 2만6000대와 1만5000대가 생산됐다. 월 3000대 이상이 생산되는 꼴이지만, 택배기사들에게 따로 배정되는 물량은 없다 보니 치열한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친환경 차량에 대한 보조금 부족도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을 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친환경 택배 차량 가격은 경유 택배 차량의 약 2배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1600만 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친환경 차량에 지급되는 보조금 액수가 기존보다 10%가량 줄어든다. 보조금 액수가 줄어드는데 친환경 택배 차량이 늘면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올해 11월부터 보조금이 소진되자 택배기사들이 아무도 전기차를 사지 않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기차량의 성능과 충전 인프라도 문제다. 포터2 일렉트릭의 경우 한 번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200km에 그친다. 겨울철이나 언덕 지역, 많은 무게를 싣고 가는 경우엔 이 주행거리가 더 짧아진다. 환경부의 2030 충전인프라 구축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차고지 및 택배 거점 등에 설치된 상용차 거점 충전기는 200기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2030년에야 상용차 거점 충전시설을 1만 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B 씨는 “전기차 성능이 경유차보다 많이 떨어질 뿐 아니라 충전 속도도 급속으로 해도 40분이 넘게 걸린다. 택배 터미널이나 집에 충전기가 없는 기사들은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못 산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택배기사들은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면담을 했다. 국토부는 법 시행을 막긴 어렵지만, 환경부에 계도기간을 건의 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기사 김슬기 씨는 “중대형 화물차도 매연이 심각한데, 택배 차량에 대해서만 친환경 전환을 강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택배 전용 보조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며 “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 등 종합적인 현실을 고려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LG화학이 북미 양극재 1위 기업을 목표로 미국 내 최대 양극재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수혜를 입기 위해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두드러진다. LG화학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라크스빌에서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LG화학은 약 2조 원을 투자해 클라크스빌 170만 m² 부지에 연간 6만 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순수 전기차 약 60만 대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양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2026년부터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본격 양산한다. 향후 제품 추세와 고객 수요 증가 추이를 보고 생산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양극재 95만 t 장기 공급에 포괄적 합의를 했다. 10월에는 일본 도요타와 2조9000억 원 규모의 북미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LG화학은 특히 미국 IRA 기준에 맞는 생산 시스템 및 공급망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보조금 규정에 따르면 핵심 광물(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양극박 등)의 40% 이상을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LG화학은 기본적으로는 미국 내에 공급망을 갖추되, FTA 체결 국가에서 광물이나 필요 소재를 받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양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전구체의 경우 LG화학과 고려아연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가 울산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용하는 식이다. 미국 재무부가 최근 IRA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제품에 분리막과 전해액, 양극박 등을 포함시키면서 관련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전해액 기업인 엔켐은 이미 미국 조지아에 생산 시설을 구축했는데, 생산 규모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도 내년 말 생산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분리막의 경우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LG화학, 더블유씨피(WCP) 등이 내년쯤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알미늄과 함께 미국 켄터키주에 양극박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5년 상반기(1∼6월)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국 시장 진출에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종 보조금 및 세액 공제 혜택은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또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해외우려기관(FEOC)’ 지정도 변수다. 중국과 북한, 러시아 등 미국의 적대국 정부가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곳과 연관된 기업은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다. FEOC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해석이 없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내년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서 IRA 방향과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 중 하나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