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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거래소 고위 간부가 직원의 엉덩이를 때리는 등 잇따른 비위로 문제가 됐지만 정직 1개월의 징계에 그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피해자는 다른 부서로 전출된 반면 직원들에게 “칼춤”을 언급하며 보복을 시사했던 해당 간부는 자리를 지켰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무소속 양향자 의원실에 따르면 전력거래소 A 실장은 1월 12일 공개 장소에서 부하 직원의 엉덩이를 때리고 복수의 부하들에게 폭언과 협박을 반복해 직장내 괴롭힘 행위 신고 대상이 됐다. 이후 A 실장의 비위에 대한 제보가 총 14건 접수됐고, 조사를 맡은 공인노무사는 이 중 12건을 사실로 인정하고 5건을 법적 판단 대상이 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판단했다.조사 결과 A 실장은 공개 장소에서 부하 직원의 엉덩이를 때린 것 외에도 연구 과제를 ‘똥’이라 비하하고, 보고서를 던지며 “갖다 버리라”고 말하는 등 폭언도 수차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직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휴가를 못 쓰게 했고, 업무상 필요 없는 보고서를 다시 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A 실장은 비위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자 직원들에게 “나는 무서운 사람이다. 칼춤 한번 춰봐? 더 강력한 빌런(villain·악당)이 되겠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A 씨는 대학 동문인 B본부장이 위원장을 맡은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는 데 그쳤다. 당초 징계양정위원회는 위원 3분의2의 찬성으로 A 실장에 대해 정직 3개월 이상의 중징계를 내려야한다고 결정했지만 최종 결정권을 가진 인사위가 대폭 감형했기 때문이다. A 실장은 이 건과 별도의 근무 태만으로 감봉 3개월 조치도 받아 징계가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징계는 정직 3개월에서 1개월로 낮아졌다. 전력거래소 징계양정업무세칙에서는 ‘서로 관련이 없는 2종류 이상의 경합되는 징계행위를 동시에 징계하고자 할 때는 징계를 가중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전력거래소는 사건 참고인 조사에서 A 실장이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B본부장과 대학 동문으로서 친분을 과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A 실장이 특정 직원을 두고 “(B본부장에게) 얘기해서 날려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조사됐다. 하지만 B본부장은 그대로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A 실장의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했다. A 실장을 신고한 피해자와 사건 관련 진술을 한 참고인 2명은 A 실장에 대한 징계가 내려지기도 전에 다른 부서로 전출됐다. A 실장 산하 부서원 전원에게 부사이동희망서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정작 직장 괴롭힘 당사자인 A 실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양 의원은 “전력거래소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처하는 자세는 가해자에 대한 처분을 통해 판단할텐데 이런 조치를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가 이준석 전 대표(사진)에 대해 총 당원권 1년 6개월 정지를 내린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2024년 4월 총선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가 징계를 통해 이 전 대표의 당 대표직 복귀는 완전히 차단됐지만,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가 정치 행보를 재개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다는 것. 2024년 1월 당원권을 회복하는 이 전 대표는 탈당설에 선을 긋고 향후 행보를 고심하고 있다.○ 李 공천 여부는 차기 당 대표의 손에국민의힘이 7일 당에 대한 비방 등을 이유로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1년 정지를 추가하면서 이 전 대표는 7월 성접대 관련 의혹에 따른 당원권 6개월 정지에 더해 2024년 1월 7일에야 당적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제명이나 탈당 권유 등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윤리위는 당원권 정지 1년 추가를 택했다. 당내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정국 향배가 걸린 2024년 총선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여당 간판으로 총선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왜 없겠느냐.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차기 총선에서 원내 제1당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으로서는 2030세대와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이 전 대표의 총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당헌당규상 총선 공천 신청일 기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만 공천을 받을 수 있는데, 당원권 정지가 되면 당비 납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징계는 당 최고위가 언제든 풀어줄 수 있는 것이고 정 안 되면 전략공천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결국 이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을 결정짓는 건 차기 당 지도부의 판단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2017년 3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당원권 정지 상태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무효화한 바 있다. 또 윤리위가 당의 다른 전현직 의원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채용 비리로 유죄가 확정된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염동열 전 의원은 각 6개월과 3개월 정지, ‘수해 실언’ 논란을 일으킨 김성원 의원은 6개월 당원권 정지를 받았다.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에게 당 비방을 이유로 제명 또는 탈당 권유의 중징계를 내리기엔 윤리위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李, 지지자 플랫폼 구성에 속도법원과 윤리위로부터 2연타를 맞은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책 출간과 지지자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성에 속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어느 누구도 탈당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勿令妄動 靜重如山”이라고 밝혔다.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은 이순신 장군이 옥포해전을 앞두고 휘하 군사들에게 전한 말로, 경거망동하지 않고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신당 창당론에 선을 긋고, 당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에서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이다. 징계 국면에서 당원 가입 운동을 독려한 이 전 대표가 확보한 우호 당원이 적지 않은 상황.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특정인의 낙선을 이끌어낼 만한 영향력은 갖춘 상태”라는 분위기다. 당권 주자 간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10년 동안 창당-합당-탈당을 8번 반복하셨던데 너무 과도한 변신을 한 것이 아닌가”라며 경쟁 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견제하고 나섰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총 당원권 1년 6개월 정지를 내린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2024년 4월 총선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가 징계를 통해 이 전 대표의 당 대표직 복귀는 완전히 차단됐지만,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가 정치 행보를 재개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다는 것. 두 차례의 징계에 따라 2024년 1월 당원권을 회복하는 이 전 대표는 침묵 속에 향후 행보를 고심하고 있다. ● 李 공천 여부는 차기 당 대표의 손에국민의힘이 7일 당에 대한 비방 등을 이유로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1년 정지를 추가하면서 이 전 대표는 7월 성접대 관련 의혹에 따른 당원권 6개월 정지에 더해 2024년 1월 7일에야 당적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당초 가처분 기각 이후 이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이나 탈당 권유 등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윤리위는 당원권 정지 1년 추가를 택했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정국 향배가 걸린 2024년 총선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여당 간판으로 총선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왜 없겠느냐.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전주혜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2024년 출마에 대한 기회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했다. 차기 총선에서 원내 제1당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으로서는 2030세대와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이 전 대표의 총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당헌당규상 총선 공천 신청일 기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만 공천을 받을 수 있는데, 당원권 정지가 되면 당비 납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징계는 당 최고위가 언제든 풀어줄 수 있는 것이고 정 안되면 전략공천을 할 수도 있다”며 “이 전 대표의 출마 여부는 결국 총선 무렵의 정치적 상황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을 결정짓는 건 차기 당 지도부의 판단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2017년 3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당원권 정지 상태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무효화한 바 있다. 또 윤리위가 당의 다른 전현직 의원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은 채용비리로 유죄가 확정된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염동열 전 의원에 각 6개월과 3개월 정지, ‘수해 실언’ 논란을 일으킨 김성원 의원에 6개월 당원권 정지를 내린 바 있다.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에게 당 비방을 이유로 제명 또는 탈당 권유의 중징계를 내리기엔 윤리위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 李, 지지자 플랫폼 구성에 속도법원과 윤리위로부터 2연타를 맞은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책 출간과 지지자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성에 속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전 대표 측은 일각에서 거론되는 신당 창당론에는 부정적인 기류다. 여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에서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이다. 징계 국면에서 당원 가입 운동을 독려한 이 전 대표가 확보한 우호 당원이 적지 않은 상황.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특정인의 낙선을 이끌어낼 만한 영향력은 갖춘 상태”라는 분위기다. 당권주자 간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10년 동안 창당-합당-탈당을 8번 반복하셨던데 너무 과도한 변신을 한 것이 아닌가”라며 경쟁 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견제하고 나섰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이준석 가처분 리스크’에서 벗어난 국민의힘이 7일 야당을 향한 공세에 집중하며 전열 정비에 나섰다. 여당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정감사 데뷔전을 치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안보관을 두고 “얄팍한 친일몰이”라며 공격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시절 탈북어민 강제북송과 서해 공무원 피격 등 대북 저자세 의혹 사건도 재차 꺼내들었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 당을 짓누르는 가처분에서 벗어났다”며 “심기일전해 국민이 국민의힘을 믿을 수 있는 당이라는 확신을 갖도록 더 잘하도록 다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날(6일)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의 ‘정진석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당 지도체제가 안정화된 것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 이어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정부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고 대응해야 하나 품격을 갖고 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국방위 소속으로 국감에 데뷔한 이 대표를 향해 “국방에 대한 개념조차 모른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성일종 정책위 의장은 “어제(6일) 이 대표가 국방위에서 ‘(한미가) 일본 자위대와 독도 근해에서 합동훈련을 하면 자위대를 정식 일본 군대로 인정하는 것이냐’고 질의했다”며 “얄팍한 친일몰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가 “한미일 연합훈련은 굴욕외교”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당시) 송영무 국방장관을 포함한 한미일 3국 장관들이 합의한 건데 굴욕외교라는 것이냐”라며 “일본을 끌어들여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죽창가를 부르라며 선동질하는 것이 대권 주자이자 당 대표로서 할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날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감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시절 대북 저자세 의혹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탈북어민 북송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주 원내대표는 “2019년 탈북어민 북송사건의 핵심은 당시 정부가 탈북자의 귀순의사를 의도적으로 묵살했느냐 여부”라며 “그런데 당시 국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자필’ 혹은 ‘남하’와 같은 자진 귀순의사를 표현하는 단어들이 정의용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 지시로 삭제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의도적인 은폐 시도”라며 “정 실장 단독 결정이었는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보고받았는지 명백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해수부 소속 공무원인 고 이대준 씨의 서해 피격사건을 거론하며 “뻘짓거리”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한 공세도 펼쳤다. 주 원내대표는 “잔인하게 살해당한 공무원을 ‘뻘짓’으로 표현하는 게 인권을 표방하는 민주당에서 왜 자주 일어나는지 의문”이라며 “국민이 이런 이중성을 잘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검찰 수사에 대해 “보복이나 표적수사 프레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성남FC 후원금, 쌍방울그룹 비리 등 이 대표가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수사는 예전부터 진행돼오던 것으로 야당이 주장하는 정치보복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성남FC 사건은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죄”라며 이 대표를 공격했고, 민주당은 “먼지털이 짜 맞추기 정치탄압”이라고 반발했다.○ 韓 “이재명 수사, 없는 걸 만든 게 아냐”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 대표 사건을 두고 “지난 정부 때처럼 청와대 캐비닛을 뒤져서 (비서)실장이 발표하거나 ‘적폐청산TF’를 꾸려서 없는 걸 후벼 파서 만들어낸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일하며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적폐청산 사건을 지휘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경우에 (수사) 인력이 턱없이 적다”고도 했다. 한 장관은 앞서 이날 장관 취임 이후 첫 국정감사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 “범죄 수사를 받는 사람이 방어권 차원에서 여러 얘기를 해 온 것은 늘 있던 일”이라며 “(이 대표 관련 사건) 상당수는 민주당 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져 지난 정부부터 오래 이어져온 내용”이라고 했다. 이날 한 장관은 민주당이 밀어붙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민생사건을 처리해야 할 검사와 수사관이 정치 관련 탄압 수사에 동원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하자 한 장관은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해놓으셨기 때문에 민생사건을 직접 수사하기가 참 어렵다”고 응수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었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자세를 지적했다. 박 의원이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인원 증원 필요성을 거론하며 “행정안전부 설득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지금 그러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이 “의원이 물어보면 ‘예, 의원님. 그렇게 좀 해주십시오’라고 하는 게 예의”라고 했고 한 장관은 곧바로 “예, 의원님”이라고 했다. 또 한 장관은 2024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민주당 권칠승 의원 질의에 “지금 현재 그런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野 “정치탄압” vs 與 “제3자 뇌물죄”민주당은 이 대표와 관련된 검찰 수사를 두고 “검사를 엄청 동원해 먼지털이 짜 맞추기 강압수사 등 전방위적인 정치탄압 수사”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한 고교생이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윤석열차’ 카툰을 내세우며 공세를 펼쳤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야당을 향해 가차 없이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면서 열차처럼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표현의 자유는 넓게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내가 심사위원이었으면 상을 줘서 응원하진 않았을 것 같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최순실 특검 당시 삼성 측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교부했다가 제3자 뇌물교부죄로 유죄가 확정된 사례를 꺼내 들며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판사 출신인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성남FC 고액 후원금 사건은 이 법리에 굉장히 잘 들어맞는다”며 “판례를 보면 이 사건은 제3자 뇌물교부죄, 수수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정부과천청사 장관실 위층인 8층에 4000여만 원을 들여 만들어진 헬스장을 두고 “특정 여성을 위한 전용 헬스장”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 장관은 “부적절한 지출이어서 (취임 후)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고 했지만 추 전 장관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검찰 수사에 대해 “보복이나 표적수사 프레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성남FC 후원금, 쌍방울그룹 비리 등 이 대표가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수사는 예전부터 진행돼오던 것으로 야당이 주장하는 정치보복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성남FC 사건은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죄”라며 이 대표를 공격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먼지털이 짜맞추기 정치탄압”이라고 반발했다.● 韓 “이재명 수사, 없는 걸 만든 게 아냐”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 대표 사건을 두고 “지난 정부 때처럼 청와대 캐비닛을 뒤져서 (비서)실장이 발표하거나 ‘적폐청산TF’를 꾸려서 없는 걸 후벼파서 만들어낸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일하며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적폐청산 사건을 지휘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 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경우에 (수사) 인력이 턱없이 적다”고도 했다. 한 장관은 이날 장관 취임 이후 첫 국정감사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 “범죄 수사를 받는 사람이 방어권 차원에서 여러 얘기를 해 온 것은 늘 있던 일”이라며 “(이 대표 관련 사건은) 상당수는 민주당 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져 지난 정부부터 오래 이어져온 내용”이라고 했다. 또 한 장관의 퇴근길을 미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진보 성향 유튜버에 대해선 “제가 이상한 술집이라도 가는 걸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 장관은 민주당이 밀어붙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민생사건을 처리해야 할 검사와 수사관이 정치 관련 탄압수사에 동원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하자 한 장관은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해놓으셨기 때문에 민생사건을 직접 수사하기가 참 어렵다”고 응수했다. 다만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를 관할하는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인력 증원을 두고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한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이 “법무부와 법사위가 같이 힘을 합쳐 인력을 늘리자. (한 장관은 현 정권의) 실세이지 않느냐”고 하자 한 장관은 “(실세) 그건 아닙니다만 의지를 갖고 있다. 선의를 가지고 충심을 다해서 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 씨 등 재범 위험이 높은 성범죄자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7겹인 금속 내장재를 15겹으로 늘린 새 전자발찌를 내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 野 “정치탄압” VS 與 “제3자 뇌물죄”민주당은 이 대표와 관련된 검찰 수사를 두고 “검사를 엄청 동원해 먼지털이 짜맞추기 강압수사 등 전방위적인 정치탄압 수사”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한 고교생이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윤석열차’ 카툰을 내세우며 공세를 펼쳤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야당을 향해 가차 없이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면서 열차처럼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남국 의원도 “고등학생까지 칼을 들고 있는 검사를 그렸는지 반성하라”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은 “표현의 자유는 넓게 보장돼야한다”면서도 “내가 심사위원이었으면 상을 줘서 응원하진 않았을 거 같다”고 했다. 해당 카툰은 최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해 논란이 됐다. 반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최순실 특검 당시 삼성 측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을 교부했다가 제3자 뇌물교부죄로 유죄가 확정된 사례를 꺼내들며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판사 출신은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성남FC 고액후원금 사건은 이 법리에 굉장히 잘 들어맞는다”며 “판례를 보면 이 사건은 제3자 뇌물교부죄, 수수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러시아 옛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스텔랴 거리 5번지에 서 있는 5층짜리 아파트는 경술국치에 항거해 1911년 자결한 독립운동가 이범진 열사(사진)의 혼이 서린 곳이다. 이 열사가 1901∼1905년 위기의 대한제국을 지키려 필사의 외교전을 펼친 주러 대한제국공사관이 이 아파트 4층에 있었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이 외교권을 빼앗기면서 공사관도 사라졌지만 이 열사는 고종 황제의 밀명을 받아 최후까지 항일 외교를 펼쳤다.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2007년부터 추진했던 주러 대한제국공사관 매입 사업이 15년 만에 최종 좌초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관은 최근 국회에 “지난해 12월 공사관 건물 매입 관련 법률검토 결과 건물 내 박물관 건립이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접수했다”고 보고했다. 2021년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건물 매입을 촉구했던 것에 대한 답변으로, 공사관 매입 사업이 끝내 불발됐다는 의미다. 이 사업은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관이 2007년 국가보훈처 지원을 받아 건물 1층을 매입해 이 열사 기념박물관을 만들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당시엔 공사관이 있었던 정확한 층·호수를 알지 못한 데다 러시아 건축법상 주거공간에 박물관을 만들려면 출입구를 별도로 만들어야 했기에 접근성이 좋은 1층을 후보지로 삼았다. 당시 예산 8억5000만 원을 지원받기로 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터져 환율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예상치 못한 법률자문 비용이 2억여 원 더 발생하는 등 필요예산이 2배로 늘어나 결국 보류됐다. 총영사관은 2015년 광복 70주년 겸 한-러 수교 25주년을 맞아 다시 사업을 추진했지만 “당시 공사관이 있던 정확한 호수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발됐다. 이에 2017년 고려인 학자들과 함께 러시아 고문서 등을 뒤져 공사관이 아파트 4층 7, 8, 24, 54호에 위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현지법에 맞춰 아파트 4층에 별도의 출입구를 뚫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다시 1층 매입을 추진했지만 보훈처가 채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외통위가 현지 국감에서 “공사관 매입에 최선을 다하라”고 요청하자 총영사관은 법률검토를 받았다. 그 결과 이 아파트가 2011년부터 개조가 불가능한 연방문화재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원래 공사관이 있던 4층 대신 1층을 매입해 창문을 출입문으로 개조하고 박물관을 만들려던 계획마저 불가능해진 것. 변철환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는 동아일보에 “공사관 매입 대신 기존 총영사관 건물을 확장 임차한 공간에 이 열사 기념박물관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문 전 대통령을 정치보복의 올가미에 가두려는 윤석열 정권의 음모”라고 거세게 비판하며 감사원 고발과 감사원법 개정안 처리 및 범국민 저항운동 제안 등 총공세를 예고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성역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하는 등 4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부터 여야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청와대 출신 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은 서면조사 요구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직접 말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에 정치보복을 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현 국정원장이 두 전임 국정원장을 고발하면서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하고 승인받았다고 했는데 이번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를 위해서도 그렇게 했는지 추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배후론’을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답하는 건 당연한 의무”라며 감사원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위험에 처한 국민을 사실상 방기해 죽음으로 내몰고 아무런 증거도 없이 월북자로 낙인찍은 ‘살인방조’ 정권”이라고 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감사원의 독자적 판단이지만 어떤 감사든 마무리를 하려면 최고 책임자에 대한 최종 확인은 해야 할 것”이라며 “진실을 밝히는 데 누구도 예외일 순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고 이대준 씨의 아내 권영미 씨(43)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오히려 유족에게 무례한 명예훼손이자 명백한 2차 가해”라면서 “본인이 직접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지겠다고 약속해 놓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은 전혀 없어 유족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서면으로 답변해 달라는 것뿐인데 무엇 때문에 법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직 대통령에게 질문서를 보낸 4건의 사례를 공개하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전직 대통령에게 감사원장 명의의 질문서를 발부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 전 국정원장에 대해선 수사 요청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국감앞 ‘文 서면조사’ 정면 충돌… 野 “감사원 고발” 與 “특권 안돼” 감사원 ‘서해피살’ 조사… 文 “무례한 짓” 野 “尹정부, 결국 文전대통령 노려”…이재명 “野탄압-정치 보복 주력” 감사원법 개정-저항운동 나서기로 與 “文 겸허해야” 조사 수용 촉구…대통령실 “우린 관여하지 않아”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서면조사를 요구한 감사원을 향해 “대단히 무례하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여야 간 긴장이 3일 최고조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과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한 데 이어 연일 신구 권력 간 정면충돌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 野 ‘릴레이 기자회견’ 맹공 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관련 34개 분야에 대해 특정 감사를 벌이면서 감사위원회 의결조차 거치지 않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노리는 것은 결국 문 전 대통령이었다”며 “아직 서훈, 박지원 두 전직 국가정보원장을 조사하지 않은 상태인데 그 ‘윗선’인 대통령에게 불쑥 질문서를 들이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1일 감사원 국감 직후 공수처 고발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감사원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속도전’을 예고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의원은 “민주당 신정훈 의원이 대표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안이 의미가 있지만 포괄적, 구체적으로 감사의 개시 및 범위와 대상, 방법 등이 빠져 있다”며 “대책위에서 개정안을 낼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4일 감사원 앞에서 피켓시위에 돌입하는 한편 ‘범국민적 저항운동’도 제안하기로 했다. 청와대 출신 의원 모임인 ‘초금회’가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서면조사 요구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발언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최재해 감사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與 “文만 성역, 특권 안 돼”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만 ‘성역(聖域)’이 될 순 없다”며 조속한 조사 수용을 촉구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겸허한 마음으로 그냥 응대해 주시는 게 옳지 않겠나”라며 “‘무례하다’라는 표현을 쓰시면서 불쾌해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럴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 페이스북에 “법과 절차에 ‘불쾌’ 따위를 논하며 비협조적으로 일관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헌정사의 수치로 기록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범국민적 저항운동 언급에 “무슨 일만 생기면 촛불부터 꺼내는 낡은 레퍼토리,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였던 2016년 “대통령도 퇴임 후 불기소 특권이 없어지면 엄정한 법의 심판도 받아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재소환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검찰도 대통령 예우를 넘어서서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게 대하면서 강제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며 “(서면조사를 거부하는) 문 전 대통령의 태도는 자신이 말한 법 앞의 평등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우리가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는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거리를 유지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시가 재창단한 성남FC가 2014년부터 9년 동안 NH농협은행으로부터 51억 원을 기부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후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 직전인 2018년 2월부터 성남시는 농협은행 후원금 수령 방식을 기부금에서 광고비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성남FC에 총 51억 원을 후원했다. 이 기간 농협은행이 전국 체육단체에 후원한 총액(290억5176만 원)의 17.6%가 성남FC로 간 것. 농협은행의 체육단체 후원액 중 최고치다. 2위인 경남체육회(38억5100만 원)보다 12억4900여만 원 더 많은 액수다. 농협은행은 2014∼2017년에는 25억 원을 기부금으로, 2018∼2022년에는 26억 원을 경기장 광고비로 성남FC에 후원했다. 이 대표가 시장직을 내려놓을 무렵 후원 방식도 바뀐 것.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땐 농협은행의 후원금이 경기도체육회, 성남시체육회를 순차적으로 거쳐 성남FC로 향했다. 당시 성남시체육회 대표는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였다. 그러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던 2018년 2월부터 농협은행의 후원금 명목은 광고비로 바뀌었고, 이후 올해 2월까지 총 26억 원의 광고비가 농협은행에서 곧바로 성남FC로 입금됐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은 “2018년 당시 성남FC 후원과 관련해 정치권의 공방과 경찰 수사가 진행돼 경기도체육회에서 기부금영수증 발행에 난색을 표명해서 광고비로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기도체육회는 난색을 표했다는 주장에 대해 “2018년 3월 30일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시·군체육회도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해져 이를 안내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성남FC 후원은 농협은행이 2조3000억 원에 달하는 성남 시(市)금고 사업을 2016, 2020년에 재계약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후원금을 굳이 자신이 대표인 성남시체육회를 통해 받았다가 뒤늦게 광고비로 바꾼 배경도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서면조사를 요구한 감사원을 향해 “대단히 무례하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여야 간 긴장이 3일 최고조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 관련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한 데에 이어 연일 신구 권력 간 정면 충돌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 野 ‘릴레이 기자회견’ 맹공민주당은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관련 34개 분야에 대해 특정 감사를 벌이면서 감사위원회 의결조차 거치지 않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노리는 것은 결국 문 전 대통령이었다”며 “아직 서훈, 박지원 두 전직 국정원장을 조사하지 않은 상태인데 그 ‘윗선’인 대통령에게 불쑥 질문서를 들이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1일 감사원 국감 직후 공수처 고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에서 추진 중인 ‘감사원법 개정안’과 관련한 ‘속도전’도 예고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의원은 “민주당 신정훈 의원이 대표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안이 의미가 있지만 포괄적, 구체적으로 감사의 개시 및 범위와 대상, 방법 등이 빠져있다”며 “대책위에서 개정안을 낼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4일 감사원 앞에서 피켓시위에 돌입하는 한편 ‘범국민적 저항운동’도 제안하기로 했다. 20분 뒤엔 청와대 출신 의원 모임인 ‘초금회’도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에게 감사원 서면조사 관련한 보고를 드렸다”며 “문 전 대통령은 서면조사 요구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발언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배후 세력이 있다면 누군지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엔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비판했다.● 與 “文만 성역, 특권 안돼”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만 ‘성역(聖域)’이 될 순 없다”며 조속한 조사 수용을 촉구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겸허한 마음으로 그냥 응대해 주시는 게 옳지 않겠나”라며 “‘무례하다’라는 표현을 쓰시면서 불쾌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럴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는 검경·특검·감사원·국정조사·특조위·사참위까지 수백억 원을 들여 9번이나 수사와 조사를 벌였다”며 “세월호의 아픔과 이 씨 유족의 눈물을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으로 대하는 태도가 오히려 문 전 대통령의 이중인격을 의심케 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였던 2016년 “대통령도 퇴임 후 불기소 특권이 없어지면 엄정한 법의 심판도 받아야 한다”고 했던 발언도 재소환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검찰도 대통령 예우를 넘어서서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게 대하면서 강제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며 “(서면조사를 거부하는) 문 전 대통령의 태도는 자신이 말한 법 앞의 평등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우리가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는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거리를 유지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배후라는 야당의 반발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키기 위해 직접적인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지 하루 만에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은 이날 “인사혁신처를 통해 국회의 해임건의문이 대통령실에 통지됐다”며 “윤 대통령은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고 환영한 반면 민주당은 “민심을 거역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이 당내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 거짓말 대책위원회를 본격 출범하는 등 장기전을 예고하자 국민의힘도 이날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진표 국회의장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는 등 “다수당의 폭거” 프레임을 내세운 여론전으로 맞섰다.○ 野 “막무가내 대통령, 먹통 정권”“윤 대통령, 욕했지 않느냐.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이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보적 입장을 보여 온 이 대표가 본격 태세 전환에 나선 것. 이 대표는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냐, 욕했지 않냐, 적절하지 않은 말 하지 않았냐”며 “잘못했다고 해야지,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 규명을 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느냐”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대국민 사과도, 외교라인 쇄신도 없이 그냥 뭉개고 간다는 건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국민의힘이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막무가내 대통령이자 먹통 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결자해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외교 대참사의 진상 규명과 대통령 사과, 책임자 문책이 이뤄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책임 실종, 무능과 불통 폭주에 대한 강력한 저항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했다.○ 與 “민주당의 억지 자해 참사”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169석 다수의 갑질 횡포”라며 김 의장에 대해서도 “민주당 폭주기관차를 멈추기는커녕 편파적 의사 진행으로 의회 폭거를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속 의원 115명 전원 명의로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다만 국민의힘만으로는 결의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불가능한 만큼 항의 차원의 정치적 행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을 향한 역공에도 나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당사자인 영국, 미국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민주당은 문제라 하니, 민주당이 억지로 대한민국을 자해하는 참사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욕했지 않냐’고 직격한 것에 대해서도 과거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을 꺼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를 향해 “스스로 낯이 뜨겁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후안무치’”라고 했다. 박 장관도 이날 오전부터 외교부 기자실을 찾아 “야당에서 ‘외교 참사’라고 폄훼하고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고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4%로, 지난주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취임 이후 최저치로, 8월 1주 차(24%)에 이어 두 번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지 하루 만에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인사혁신처를 통해 국회의 해임 건의문이 대통령실에 통지됐다”며 “윤 대통령은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고 환영한 반면 민주당은 “민심을 거역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이 당 내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 거짓말 대책위원회를 본격 출범하는 등 장기전을 예고하자 국민의힘도 이날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진표 국회의장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는 등 “다수당의 폭거” 프레임을 내세운 여론전으로 맞섰다.● 野 “막무가내 대통령, 먹통정권”“윤 대통령, 욕했지 않느냐.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이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 동안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보적 입장을 보여 온 이 대표가 본격 태세 전환에 나선 것. 이 대표는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냐, 욕했지 않냐, 적절하지 않은 말 하지 않았냐”며 “잘못했다고 해야지,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 규명을 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느냐”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대국민 사과도, 외교라인 쇄신도 없이 그냥 뭉개고 간다는 건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국민의힘이 의장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막무가내 대통령이자 먹통 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결자해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외교 대참사의 진상규명과 대통령 사과, 책임자 문책이 이뤄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책임 실종, 무능과 불통 폭주에 대한 강력한 저항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했다. ● 與 “민주당의 억지 자해 참사”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169석 다수의 갑질 횡포”라며 김 의장에 대해서도 “민주당 폭주기관차를 멈추기는커녕 편파적 의사 진행으로 의회 폭거를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속 의원 115명 전원 명의로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다만 국민의힘만으로는 결의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불가능한 만큼 항의 차원의 정치적 행위에 그칠 전망이다. 민주당을 향한 역공에도 나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당사자인 영국, 미국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민주당은 문제라 하니, 민주당이 억지로 대한민국을 자해하는 참사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외교라인 전면쇄신에 대해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혼밥’을 한 것이나 한국 기자들이 폭행을 당했을 때 민주당이 어떻게 했는지, 그런 것도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욕했지 않냐’고 직격한 것에 대해서도 과거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을 꺼내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를 향해 “스스로 낯이 뜨겁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후안무치’”라고 했다. 박 장관도 이날 오전부터 외교부 기자실을 찾아 “야당에서 ‘외교참사’라고 폄훼하고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고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4%로, 지난주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취임 이후 최저치로, 8월 1주 차(24%)에 이어 두 번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소속 국회의원 115명 전원 명의로 김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결의안을 제출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의장은 민주당이 제기한 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국민의힘과 협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의사일정 변경에 동의했다”며 “중립성에 대한 국회법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결의안은 소수당인 여당 현실상 국회 본회의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항의 차원의 정치적 행위에 그칠 전망이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강행한 해임건의안의 의미를 축소시키면서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이) 어제(29일) 박 장관이 잘하고 있다고 도어스테핑에서 말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박 장관에 대한 신임 의사를 밝힌 만큼 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에게 해임건의안 거부 의사 표현을 요청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민주당이 제기하는 대통령실 외교라인 교체론에 대해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중국 방문했을 때 ‘혼밥’하거나, 기자 폭행 사건 당시 어떻게 했는지 돌아봤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했다.또한 여당은 윤 대통령 순방을 둘러싼 민주당의 공세를 “억지 자해”라고 비판하며 여론전도 펼쳤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외교참사라고 하는데 사실은 민주당의 억지 자해 참사”라며 “당사자인 영국 미국이 아무 문제 없다는데 민주당만 자꾸 문제 있다고 하니 억지로 대한민국 자해하는 참사 아니냐”고 했다. 또한 전날 민주당의 박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에 대해선 “169석 다수의 갑질 횡포” “김 국회의장의 중립성 상실”이라고 비판했다.여야가 서로 해임 건의와 사퇴 촉구 공방을 이어가면서 다음 달 4일로 다가온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상임위 곳곳에서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국회 상황 볼 때 이번 국감도 순탄치 않을 것이 예상된다”며 “민주당이 있지도 않은 흠을 확대 재생산해 언플(언론 플레이)하는 데 유능한 정당이니 발언 하나도 충분한 팩트체크를 거친 다음에 해 달라”고 당부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을 ‘잃어버린 5년’으로 규정하고 “지난 5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선 “정상 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치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의미로 국민의힘 당색인 빨간색과 더불어민주당 당색인 파란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나온 정 위원장은 이날 35분간의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 5년의 실패 사례’로 민간 부문의 성장기여율 급락, 탈원전에 따른 에너지 부담 증가, 국가채무 급증, 한미동맹 약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5년 만의 정권 교체는 반성 없는 내로남불 정부를 심판하고 궤도를 이탈해 퇴행하는 대한민국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 “망국적 입법 독재”라고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만남 가능성은 열어뒀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 대표가 언제든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회담의 형식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협치만 제대로 될 수 있다면 여당 대표 패싱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143일을 “과거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치열한 분투의 시간”에 비유하며 생계비와 각종 규제, 국가채무와 복지 등에 대해 실효적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윤석열 정부 임기 말까지 국가채무 비율을 50% 중반으로 억제하고, 내년 약자복지 예산을 올해 대비 8조7000억 원 늘린 74조40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재건축 규제 개선과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 추진도 재차 강조했다. 영남 호남 세종충청 강원 제주 등 5개 권역에 대기업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설치하는 융합형 신성장 경제특구 구축을 정부와 야당에 제안하기도 했다. 기자 출신인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발언이 미국을 겨냥한 거라고 최초 보도한 MBC를 두고 “우리나라 언론사가 국기문란 보도를 자행했다”며 “언론의 기본 윤리와 애국심마저 내팽개친 망국적 행태”라고 비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을 ‘잃어버린 5년’으로 규정하고 “지난 5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선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치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의미로 국민의힘 당색인 빨강색과 더불어민주당 당색인 파란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나온 정 위원장은 이날 35분 간의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 5년의 실패 사례’로 민간 부문의 성장기여율 급락, 탈원전에 따른 에너지 부담 증가, 국가채무 급증, 한미동맹 약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5년 만의 정권 교체는 반성 없는 내로남불 정부를 심판하고 궤도를 이탈해 퇴행하는 대한민국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 “망국적 입법 독재”라고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만남 가능성은 열어뒀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 대표가 언제든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회담의 형식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협치만 제대로 될 수 있다면 여당 대표 패싱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143일을 “과거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치열한 분투의 시간”에 비유하며 생계비와 각종 규제, 국가채무와 복지 등에 대해 실효적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윤석열 정부 임기 말까지 국가채무 비율을 50% 중반으로 억제하고, 내년 약자복지 예산을 올해 대비 8조7000억 원 늘린 74조40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재건축 규제 개선과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 추진도 재차 강조했다. 영남 호남 세종충청 강원 제주 등 5개 권역에 대기업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설치하는 융합형 신성장 경제특구 구축을 정부와 야당에 제안하기도 했다. 기자 출신인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발언이 미국을 겨냥한 거라고 최초 보도한 MBC를 두고 “우리나라 언론사가 국기문란 보도를 자행했다”며 “언론의 기본 윤리와 애국심마저 내팽개친 망국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를 써서 미국 의회를 비판했다’고 언론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전 온라인상에서 주장한 누리꾼이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의 보좌진 최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씨는 22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DVD프라임’에 “(윤 대통령이)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하는 발언이 우리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한다. 상상도 못할 워딩”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영상의 엠바고가 해제되기 39분 전이었다. 그로부터 22분 뒤 최 씨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단정하는 글을 올렸다. 최 씨가 첫 글을 올린 지 33분 뒤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비속어로 미 의회를 폄훼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최 씨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26일 오후 같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나는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라며 ‘지라시’를 통해 윤 대통령 발언을 접했다고 주장했다. 진보매체 기자 출신으로 21대 국회 때 보좌진으로 이직했다는 최 씨는 “처음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22일 오전) 8시 50분쯤”이라며 “그 뒤로 한 다섯 개 정도 더 받았는데 그(발신자)중 MBC 기자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이 사실이라는 걸 여러 루트로 확인하고 첫 글을 올렸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당 발언이 미국 의회를 겨냥한 것이라고 확인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 측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말한 것”이라며 최 씨 글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와 최 씨 등이 공식 언론 보도 전 윤 대통령 발언이 미국을 겨냥한 것처럼 사전에 낙인을 찍어 퍼뜨렸다”며 “이들이 영상을 입수한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MBC가 22일 윤 대통령이 미국을 비판했다며 유튜브에 처음 공개한 영상을 두고 “MBC 디지털뉴스룸 국장이 소속 부장이나 기자를 건너뛰고 직접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영진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를 써서 미국 의회를 비판했다’고 언론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전 온라인상에서 주장한 누리꾼이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의 보좌진 최모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씨는 22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DVD프라임’에 “(윤 대통령이)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하는 발언이 우리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한다. 상상도 못할 워딩”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영상의 엠바고가 해제되기 39분 전이었다. 그로부터 22분 뒤 최 씨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단정하는 글을 올렸다. 최 씨가 첫 글을 올린 지 33분 뒤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비속어로 미 의회를 폄훼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최 씨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26일 오후 같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나는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라며 ‘지라시’를 통해 윤 대통령 발언을 접했다고 주장했다. 진보매체 기자 출신으로 21대 국회 때 보좌진으로 이직했다는 최 씨는 “처음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22일 오전) 8시 50분쯤”이라며 “그 뒤로 한 다섯 개 정도 더 받았는데 그 (발신자) 중 MBC 기자는 없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발언이 사실이라는 걸 여러 루트로 확인하고 첫 글을 올렸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당 발언이 미국 의회를 겨냥한 것이라고 확인했다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 측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말한 것”이라며 최 씨 글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와 최 씨 등이 공식 언론 보도 전 윤 대통령 발언이 미국을 겨냥한 것처럼 사전에 낙인을 찍어 퍼뜨렸다”며 “이들이 영상을 입수한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혀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민주당은 박 원내대표부터 최 씨까지 어떻게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비공개 영상과 조작된 자막 내용을 최초 보도 이전에 파악했는지 반드시 밝혀야한다”고 했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 씨의 실명을 공개하고 “민주당의 일개 의원 비서관이 어떻게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비공개 영상과 워딩을 갖고 있었는지, 엠바고 사항과 MBC의 보도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왜곡 보도된 것이라면서 각종 비판론에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전 세계 2, 3개 초강대국을 제외하고 자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자국의 능력만으로 온전하게 지킬 수 있는 국가는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신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를 겨냥한 발언을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촬영된 영상 파일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MBC가 ‘이 ××’, ‘바이든’ 등으로 첫 보도를 내보낸 사실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MBC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일동은 “국민의힘은 MBC의 박성제 사장과 해당 기자, 보도본부장 등 모든 관련자에게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적반하장”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스스로 논란이 된 발언을 솔직히 해명하고 국민께 사과부터 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27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 발의를 예고했다. 尹발언 논란 전면전… 與 “MBC 왜곡 고발” 野 “박진 해임안 발의” 與 “MBC-민주당 정언유착”… 오늘 MBC 항의방문 등 역공세野 “발언한 대통령이 책임 회피”MBC “영상, 보도전 SNS 퍼져”영상기자단 “왜곡-짜깁기 없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두고 26일 ‘MBC-더불어민주당 유착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대대적인 역공세에 나섰다. 윤 대통령 발언 영상이 엠바고(보도 유예) 해제 전에 진의가 왜곡된 채 유출되고, 이를 민주당이 받아 정치 공세를 펼친 과정에 MBC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출근길에 “사실과 다른 보도”라며 “진상이 더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한 것에 궤를 맞춘 대응이다. 이에 민주당은 “거짓 해명이 국민의 신뢰에 미칠 파장은 모르느냐”며 “국민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순방 총책임자’인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여권 “MBC-민주당 정언유착” 총공세국민의힘은 이날 지도부를 비롯해 모든 당력을 MBC-민주당 유착 의혹에 집중하며 총력전을 벌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을 지칭하는 단어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더 철저한 확인이 필요한데 MBC는 이런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자의적이고 자극적인 자막을 입혀 보도했다”고 했다. MBC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22일(한국 시간) 풀(Pool) 기자단의 일원으로 해당 영상을 촬영했고, ‘이 ××’, ‘바이든’을 명시해 관련 보도를 가장 먼저 내보냈다. 국민의힘은 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엠바고 해제 전에 윤 대통령 발언 영상을 입수해 공개회의에서 비판한 것을 겨냥해 “MBC와 민주당의 정언유착 증거”라고 주장했다. 영상은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전 9시 39분까지 보도 유예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가 이보다 6분 먼저 영상을 거론하며 비판한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진상 규명 필요성에 대해 “여당 등에서 추가 조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공을 넘겼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은 26일 MBC를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데 이어 27일 MBC 본사를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다만 MBC가 영상을 외부로 유출했는지는 현재로는 확언할 수 없는 게 여권의 딜레마다. 주 원내대표도 “(유출범이) MBC라고 단정하진 않는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 일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문제가 되는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영상취재 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 짜깁기도 없었다”면서 “대통령실 영상기자단의 취재행위를 왜곡하고, 엠바고 해제 이전에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대목으로 남은 셈이다. ○ 野 “직접 발언한 대통령이 사과해야”민주당은 정언유착 프레임을 제기한 여권의 역공세에 “거짓말” “적반하장”이라며 거세게 반발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외교안보 참사 트로이카’로 규정하고 외교라인 문책론을 본격화했다. 박 원내대표는 22일 당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며 “스스로 논란이 된 발언을 솔직히 해명하고 국민께 사과부터 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언유착 의혹에 대해선 “당시 발언 전에 외부 사이트에서 영상이 돌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발언한 것”이라며 “그냥 의혹 정도로 얘기하지 마시고 자신 있게 주장하라. 법적으로 책임을 고스란히 물어드리겠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언론을 겁박하는 행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MBC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MBC는 이날 입장문에서 “해당 내용과 영상은 박 원내대표가 발언한 22일 오전 9시 33분 이전에 이미 다양한 경로로 언론사들 사이에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MBC 제3노조는 성명을 통해 “어느 기자가 민주당에 보낸 동영상을 거꾸로 민주당 관계자가 시중에 유포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자사 기자가 엠바고 해제 전 민주당에 윤 대통령 발언 영상을 전달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을 두고 26일 ‘MBC-더불어민주당 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역공세에 나섰다. 발언 당시 영상을 촬영한 MBC가 보도 협의 시점을 어기고 발언 진의를 왜곡해 유포했고 이를 민주당이 받아 정치 공세를 펼쳤다는 것.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출근길에 “사실과 다른 보도로 (한미) 동맹을 훼손한다는 건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진상이 더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한 것에 맞춘 대응이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최초로 대통령 비속어 표현을 보도한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란 기본조차 하지 않은 걸로 판단된다”며 “미국을 지칭하는 단어면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더 철저한 확인이 필요한데 MBC는 이런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자의적이고 자극적인 자막을 입혀 보도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영상 속 비난 대상이 미 의회인지 한국 국회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MBC가 윤 대통령이 미 의회에 욕설을 한 것처럼 단정해 영상에 자막을 입혀 보도했다는 것이다.주 원내대표는 “전문가들끼리도 무슨 말인지 논란되는 걸 자막을 씌워서 보낸 것 자체가 매우 의도적”이라며 “MBC에 대해 항의 방문과 경위 해명 요구 등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수사 의뢰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검토해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MBC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국민의힘은 영상을 처음 보도한 MBC와 민주당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해당 발언이 MBC에 보도되기 34분 전에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을 문제 삼은 것.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시차가 안 맞다”며 “(민주당과 MBC의) 유착관계가 분명히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리 전문가에 대한 검증도 없이 함부로 내보낼 수 있는가, 어떻게 야당하고 이런 정보를 교류했는지부터 밝히라”고 요구했다.당내 일각에선 “MBC와 민주당의 조작 선동” “대국민 보이스피싱” 등 격한 반응도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MBC는 대통령의 발언에 악의적인 자막을 입혀 사실을 왜곡·조작했다. 민주당은 이것을 정치적으로 유통하면서 대여투쟁의 흉기로 쓰고 있다”며 “이것은 ‘대국민 보이스피싱’, MBC가 미끼를 만들고 민주당이 낚시를 한 것으로 정언유착이라는 말도 아까운 ‘정언공범’”이라고 했다.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전문가가 들어도 명확하지 않다는 발언을 어떻게 MBC는 그렇게도 정확하게 반(反)정부적인 발음으로 창조해 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쯤 되면 신(神)내림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MBC 박성제 사장을 겨냥해 “사장이 언노련 산하 MBC노조위원장 출신이고 그 부인이 문재인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MBC 경영진이 얼마나 편파적이고 친(親)민주당인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 바 있다”며 “MBC가 조작된 제2의 광우병 사태를 만들어 민주당 정권을 다시 세우려 기도하는 것이라면 엄청난 파국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조동주기자 djc@donga.com}
다음 달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각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증인 채택을 주장하며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및 논문 표절 의혹 등 김 여사 관련 의혹 상당수를 국감 핵심 쟁점으로 예고하며 김 여사 및 관련 인물들을 증인으로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김 여사를 비롯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민주당 출신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도 이날 김 여사를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신청했다. 야권은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국민대 관계자들도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앞서 국민의힘이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증인으로 신청한 것에 대한 맞불”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에 이어 김혜경 씨 카드도 꺼내 들며 맞대응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위원들은 김 씨를 증인으로 불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등을 캐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론 냈던 김오수 전 검찰총장과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사라인도 증인 신청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대기업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증인 및 참고인 신청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일부 민주당 의원은 ‘멸공’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증인 채택을 시도하고 있다. 이 밖에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최태원 SK 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몽규 전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의 증인 채택이 논의되고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