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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파열음이 거세지는 가운데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로 구성된 밀실 회의 논란이 이어지면서 당내에선 “당 지도부가 야권 원로학자마저 사천을 위한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비명(비이재명)계로 전날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1일 “임 위원장으로부터 (하위 10% 통보) 전화가 왔다”며 “‘참 납득이 안 된다’고 했더니 본인도 웃으면서 ‘저도 잘 모른다. 그냥 통보만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공관위원장도 약간 멋쩍어하더라. 어쩌겠느냐”라고도 했다. 현역 하위 20%에 속한 것으로 알려진 한 친문(친문재인) 의원도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임 위원장을 사실상 꼭두각시 취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비명계 찍어내기’ 등 공천 논란을 의식한 듯 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공천 심사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명계 공천학살, 이런 건 없다”며 “모든 공천 심사는 저의 책임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위 20% 통보를 받은 현역 의원들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이의 제기하는 분께는 평가 내용을 고지해드릴 수 있다”며 “하위 20%평가는 공관위가 아니라, 당 상설기구인 선출직 공직평가위원회에서 지난해 7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결과”라고 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인 임 위원장은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와 함께 국내에서 손꼽히는 민주주의 이론가이자 진보계열 석학이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서는 “야권 원로마저 현실 정치로 불러 방패막이로 삼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후 보루였던 야권 원로학자마저 들러리로 이용만 당했다”고 지적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비이재명)계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하위 20%에 포함된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의 공천 학살이 현실화됐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이들의 추가 탈당도 이어질 전망이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사당화의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살리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들면 경선 시 얻은 표의 20%, 하위 10%에 들면 30%를 감산한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 남아 경선을 치르겠다며 “민주당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정풍 운동의 각오로 오늘의 이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견디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과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경쟁했다. 지난해 2월 이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공개 주장했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는 강성 친명계인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과 친명계 원외인 이승훈 예비후보가 출마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탈당 이력자가 받는 25% 감산 페널티를 면제받아 형평성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 비명계 윤영찬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하위 20%) 말 나오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 비명계 아니냐. 사실상 공천 학살”이라고 했다. 친문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박, 윤 의원에 이어 전해철, 송갑석, 박영순, 설훈 등 비명계 의원들과 연이어 회동했다. 이들은 21일 의원총회에서 하위 20% 평가 공정성에 대해 공식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다. 박영순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순 의원 지역구(대전 대덕)에는 친명계 박정현 전 최고위원이 출마했다. 거센 당내 반발에 이 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으로 생각해 달라. 제가 아끼는 분들도 (하위 평가에)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하위 20%’ 들끓는 非明… ‘친문 좌장’ 방 줄줄이 찾아가 대책 논의박용진-전해철-윤영찬-설훈 등 회동洪 “공정한 공천 무너진것에 우려”오늘 의총서 ‘사천’ 문제제기키로당내 “黨 쪼개지기 직전 상황같다”… 이재명 “환골탈태 과정의 진통” 20일 오후 1시 반부터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 좌장격인 홍영표 의원의 의원회관 1004호 사무실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로 붐볐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 박용진 의원(재선·서울 강북을)을 시작으로 전해철(3선·경기 안산 상록갑), 윤영찬(초선·경기 성남 중원), 박영순(초선·대전 대덕), 설훈(5선·경기 부천을), 송갑석(재선·광주 서갑) 등 비명계 의원 등이 줄줄이 들어갔다. 회동 후 홍 의원은 “지금 당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의원들이 굉장히 많다.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이 무너진 것 아닌가 우려가 많다. (다른 의원들을) 계속 좀 더 만나볼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도 “지금 공천이 과연 당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 등에 대한 많은 얘기들이 있었고, 서로 공감했다”고 전했다. 현역 하위 20% 명단이 대부분 비명계 의원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민주당은 이날 하루 종일 들끓었다. 비명계는 21일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에 대해 공식 문제제기를 하기로 했다. 공천 문제를 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비명·친문 찍어내기” 반발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하위 20% 명단에는 이날 홍 의원 방을 찾은 비명계 의원 대부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당시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의심받아 왔으며, 그 뒤로 이들 지역구에 친명계 인사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자객 공천’ 논란이 불거져왔다. 다만 이들은 모두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당으로부터 하위 20%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공식 통보를 받는 순간부터 집단행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진 의원과 윤 의원은 이날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전날 김영주 의원에 이어 세 명의 의원이 하위 20% 통보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 박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경선,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이 이렇게 평가받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재심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의원은 동아일보 통화에서 “재심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정량 평가 항목들을 모두 초과 달성해 제출했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나를 표적으로 한 끊임없는 불온한 시도”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1대 총선을 앞두고는 하위 20%를 받은 의원들이 자기 방 보좌진에게도 숨기고 쉬쉬했었는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의원들이 스스로 ‘커밍아웃’하고 있다”며 “그만큼 공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쳤다는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 “의총서 입장 밝힐 것” 비명계 의원들은 21일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당으로부터 공식 하위 20% 통보를 받는 대로 향후 대응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 친문계 관계자는 “한나라당 시절 친이(친이명박)계가 친박(친박근혜)계를 공천학살시켜 친박연대가 탄생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며 “당이 쪼개지기 직전 상황 같다”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별당규 당헌에 따라서 공천은 공정하게 진행된다”며 비명계가 대거 포함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을 거다. 제가 아끼는 분들도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내에선 친명계 일부 의원도 하위 20% 명단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반발이 격화되자 이 대표는 오후에도 입장을 내고 “(하위 평가 결과를 두고) 친명 반명을 나누는 것은 갈라치기”라며 “하위 평가자들의 당연한 불만을 내부 분열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당 지도부도 이례적으로 의원들에게 평가 전 배포한 평가제도 자료를 공개한 뒤 “4년 전 20대 국회의원평가 시스템을 그대로 준용했다”며 “평가는 당규에 따라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이뤄졌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민주당의 하위 10%는 그냥 이재명에 반하는 사람을 찍어내는 것 아닌가”라며 “이 대표는 평가 하위 1%에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친명횡재 비명횡사”라고 지적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최근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는 때아닌 ‘현수막 전쟁’이 한창이다. 이 지역구(서울 노원갑)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재선)이 자신의 예비후보 사무실에 2000만 원 상당의 발광다이오드(LED) 현수막을 달았고, 같은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같은 당 우원식 의원(4선)도 이에 질세라 가로폭이 21m에 이르는 초대형 현수막을 내건 것. 우 의원은 바로 옆 노원을의 현역 의원이지만 이번 총선 때 합구될 가능성이 있어 노원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현역 의원들 간 때아닌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야가 22대 총선을 51일 앞둔 19일까지도 선거구 협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선거 현장에서는 이 같은 혼란이 극심한 상황이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합구를 권고했던 지역구 후보들은 “언제까지 지역구도 모른 채 ‘반쪽짜리 선거운동’을 해야 하느냐”고 토로하고 있다. 획정위가 국회에 제시한 획정안 초안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부산 남구, 경기 부천·안산시, 전북 등 5곳에서 선거구가 1곳씩 줄어든다. 전남은 선거구 개수는 유지되지만 영암-무안-신안 지역구가 해체돼 다른 지역구로 통합될 예정이다. 부산 남구를 제외하면 합구 예상 지역 모두 현역 의원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우리 당이 획정안에 문제 제기만 하고 수습을 못해 현역 의원 간 불필요한 경쟁만 벌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지역구 조정이 예고된 다른 지역들에서도 현역 의원들 간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이 안 돼서 공관위의 공천심사 결과 발표도 늦어지고 있는데, 사실상 경선 기간이 길어지는 셈이라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도 혼란이 이어지긴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초선)은 본인의 지역구인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후 면접까지 치렀으나 선거구 조정 가능성을 감안해 출마 선언은 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 지역으로 했다. ‘갑, 을’로 지역구 분구가 점쳐지는 경기 하남시 예비후보들은 하남시 전체가 아닌 출마를 계획한 지역만 돌며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최근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는 때아닌 ‘현수막 전쟁’이 한창이다. 이 지역구(서울 노원갑)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재선)이 자신의 예비후보 사무실에 2000만 원 상당의 발광다이오드(LED) 현수막을 달았고, 같은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같은 당 우원식 의원(4선)도 이에 질세라 가로폭이 21m에 이르는 초대형 현수막을 내건 것. 우 의원은 바로 옆 노원을의 현역 의원이지만 이번 총선 때 합구될 가능성이 있어 노원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현역 의원들 간 때아닌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여야가 22대 총선을 51일 앞둔 19일까지도 선거구 협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선거 현장에서는 이 같은 혼란이 극심한 상황이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합구를 권고했던 지역구 후보들은 “언제까지 지역구도 모른 채 ‘반쪽짜리 선거운동’을 해야 하느냐”고 토로하고 있다. 획정위가 국회에 제시한 획정안 초안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부산 남구, 경기 부천·안산시, 전북 등 5곳에서 선거구가 1곳씩 줄어든다. 전남은 선거구 개수는 유지되지만 영암-무안-신안 지역구가 해체돼 다른 지역구로 통합될 예정이다. 부산 남구를 제외하면 합구 예상 지역 모두 현역 의원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우리 당이 획정안에 문제 제기만 하고 수습을 못해 현역 의원 간 불필요한 경쟁만 벌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지역구 조정이 예고된 다른 지역들에서도 현역 의원들 간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이 안 돼서 공관위의 공천심사 결과 발표도 늦어지고 있는데, 사실상 경선 기간이 길어지는 셈이라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도 혼란이 이어지긴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초선)은 본인의 지역구인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후 면접까지 치렀으나 선거구 조정 가능성을 감안해 출마 선언은 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 지역으로 했다. ‘갑-을’로 지역구 분구가 점쳐지는 경기 하남시 예비후보들은 하남시 전체가 아닌 출마를 계획한 지역만 돌며 선거 운동 중이다. 한 예비후보는 “후보 개인에 대한 홍보보다는 선거구 분구에 대한 설명을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낸다”고 토로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 인사들이 4·10총선에 대거 출사표를 낸 가운데, 이 대표 특별보좌역(특보) 등 상당수가 비명(비이재명) 의원 지역구나 민주당 텃밭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임명된 당 대표 특별보좌역(특보) 9명 중 7명이 총선에 출마한다. 이들은 모두 이 대표와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와 소위 ‘찐명’(진짜 친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특보 임명 당시부터 ‘총선용 스펙 쌓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들 중 서울 송파을에 출마하는 송기호 특보를 제외한 6명이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로 출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사건 등 이 대표가 연루된 사건을 변호해 온 박균택 특보와 이건태 특보는 각각 민주당 이용빈 의원 지역구(광주 광산갑)와 김상희 의원 지역구(경기 부천병)에 출마한다.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정진욱 특보도 윤영덕 의원 지역구(광주 동남갑)에 출사표를 냈다. 이 외에도 김문수 특보는 소병철 의원 지역구(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안태준 특보는 불출마를 선언한 임종성 의원 지역구(경기 광주을)에, 진석범 특보는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 지역구(경기 화성을)에 각각 출마한다.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이던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소위 ‘경기도 라인’ 인사들도 총선에 출마한다. 이들은 특히 비명계 의원 지역구를 노리고 나서 자객 출마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도 청년비서관 출신인 모경종 당대표실 차장은 비명계 신동근 의원 지역구(인천 서을)에, 성남시 대외협력팀장을 지낸 천경배 당대표실 국장은 서삼석 의원 지역구(전남 영암-무안-신안)에 출마한다. 당내에서는 “찐명계를 꽂기 위한 자객 공천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수도권 지역구의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 측근들이 현역 의원 지역구를 노리고 나선 게 아주 웃기는 일”이라며 “(친명계가) 밀실에서 불공정 공천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들의 측근 인사들이 4·10 총선에서 대거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 대표 특별보좌역(특보) 등 상당수가 비명(비이재명) 의원 지역구나 민주당 텃밭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임명된 당대표 특별보좌역(특보) 9명 중 7명이 총선에 출마한다, 이들은 모두 이 대표와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와 소위 ‘찐명’(진짜 친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특보 임명 당시부터 ‘총선용 스펙 쌓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이들 중 서울 송파을에 출마하는 송기호 특보를 제외한 6명이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로 출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사건 등 이 대표가 연루된 사건을 변호해 온 박균택 특보와 이건태 특보는 각각 민주당 이용빈 의원 지역구(광주 광산갑)와 김상희 의원 지역구(경기 부천병)에 출마한다.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정진욱 특보도 윤영덕 의원 지역구(광주 동남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외에도 김문수 특보는 소병철 의원 지역구(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안태준 특보는 불출마를 선언한 임종성 의원 지역구(경기 광주을), 진석범 특보는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 지역구(경기 화성을)에 각각 출마한다.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소위 ‘경기도 라인’ 인사들도 총선에 출마한다. 이들은 특히 비명계 의원 지역구를 노리고 나서 자객 출마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도 청년비서관 출신인 모경종 당대표실 차장은 비명계 신동근 의원 지역구(인천 서구을)에, 성남시 대외협력팀장을 지낸 천경배 당대표실 국장은 서삼석 의원 지역구(전남 영암-무안-신안)에 출마한다.당내에서는 “찐명계를 꽂기 위한 자객 공천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수도권 지역구의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 측근들이 현역 의원 지역구를 노리고 나선 게 아주 웃기는 일”이라며 “(친명계가) 밀실에서 불공정 공천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22대 총선을 54일 앞두고 ‘한강 벨트’와 ‘낙동강 벨트’ 등 서울과 부산·경남(PK)의 ‘양강(兩江) 벨트’ 여야 대진표가 처음 확정됐다. 서울 광진을에선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초선)과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이 맞붙게 됐다. 낙동강 벨트에서도 민주당 현역들과 국민의힘 중진들 간 맞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 최고위원은 광진을에, 홍익표 원내대표(3선)는 서울 서초을에 단수공천하는 3차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 의원은 통상 가장 마지막에 발표하는데, 두 사람의 경우 일찌감치 대진표를 확정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고 최고위원의 단수공천 확정으로 전날 국민의힘 단수공천을 받은 오 전 의원과 이른바 ‘리벤지 매치’가 펼쳐지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고 최고위원에게 패배했다. 오 전 의원은 오 시장 아래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낙동강 벨트 내 주요 지역 대진표도 확정됐다. 민주당은 경남 김해갑의 민홍철 의원(3선)을 비롯해 김정호(경남 김해을·재선), 김두관(경남 양산을·재선),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갑·재선) 등 현역 의원들을 일제히 단수공천했다. 부산 사하을에는 영입 인사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를 전략 공천했다. 국민의힘이 부산 북-강서갑에 5선 서병수, 경남 김해을에 3선 조해진, 경남 양산을에 경남도지사 출신인 3선 김태호 의원 등 중진 현역을 차출해 전력 보강에 나선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국민의힘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수 공천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빅매치 성사 가능성도 커졌다. ‘양강 벨트’ 대진표가 윤곽을 갖춰가면서 여야 간 남은 지역구를 둘러싼 공천 수싸움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서울 중-성동갑과 마포갑, 동작갑 등 남은 한강 벨트 지역 공천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은 서울 동작을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차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단수공천받은 경기 성남 분당갑에 민주당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속도내는 낙동강 혈투… 與 중진 차출에 野 9곳중 7곳 조기 공천 與 “낙동강 바람으로 수도권 승기”서병수-김태호-조해진 전격 차출野 “PK 민심 흔들려 세확장 기회”김두관-최인호-김정호 등 맞불 총선을 54일 앞두고 여야가 부산·경남(PK)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를 둘러싼 총력전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PK 5개 지역구(부산 사하갑·사하을, 경남 김해갑·김해을·양산을)에 현역 의원 및 영입 인사를 단수 및 전략 공천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5선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당 중진 의원들을 전격 차출해 이 지역에 배치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험이 많은 여당 중진들과의 대전에 대비해 우리 당 현역 의원들이 곧장 본선 준비에 주력할 수 있도록 일찍이 후보를 확정한 것”이라고 했다.● 野, 9곳 중 7곳 단일 후보…與 중진 전진 배치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3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에서 부산 사하갑(최인호 의원)과 경남 김해갑(민홍철 의원)·김해을(김정호 의원), 경남 양산을(김두관 의원) 지역구를 단수공천 대상으로 선정했다. 부산 사하을에는 영입인재 2호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를 전략 공천했다. 민주당은 앞서 부산 북-강서을(변성완 후보), 경남 양산갑(이재영 후보) 공천을 결정했다. 낙동강 벨트 수성을 목표로 9개 선거구 중 7곳을 일찌감치 단일 후보 공천 지역으로 확정한 것이다. 민주당은 아직 공천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부산 북-강서갑은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부산 사상구에선 21대 총선에서 장제원 의원에게 5%포인트 차로 석패했던 배재정 전 의원이 뛰고 있다.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에 이 지역들도 공천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공천에 속도를 내며 이슈를 만들어내자 PK 지역 거점인 낙동강 벨트 공천의 고삐를 죄며 맞불 구도를 만들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북·강서·사상·사하구, 경남 김해·양산시 등 낙동강 하구 지역을 포함하는 낙동강 벨트는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향으로 민주당 험지인 PK에서도 비교적 야당 지지세가 높다. 21대 총선에서도 낙동강 벨트 내 9개 선거구 중 5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차출해 전진 배치함으로써 PK 전반의 전력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아직 최종 공천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당은 서병수 의원에게 부산 북-강서갑으로, 김태호 의원과 조해진 의원에게 각각 경남 양산을과 경남 김해을로 출마해줄 것을 요청해 당사자들이 수용한 상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6, 17일 지역구 면접을 거친 뒤 18일경 단수공천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낙동강 벨트 지역구 현역인 5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민주당 최인호 의원 지역구인 사하갑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與 “민주당 구심점 탈환” 野 “총선 승리 필수 조건” 국민의힘은 PK 내에서도 어려운 지역으로 꼽히는 낙동강 벨트를 탈환해야 전반적인 선거 판도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지역 내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인 봉하마을(김해)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평산마을(양산)이 위치하고 있어 “야권의 정신적 구심점을 무너뜨린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는 입장이다. 낙동강 벨트에서 바람을 일으켜 영남에서 선전하면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도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민주당도 영남 지역에서의 지지세 회복을 위해선 낙동강 벨트 사수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둘 때도 부울경 지역에서는 의석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이번 총선 때는 반드시 만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정부의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 등을 계기로 PK 민심이 민주당에 상당히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낙동강 벨트는 물론이고 경남 창원 성산, 진해까지 세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 의원(비례대표)이 1분기(1∼3월) 정당 경상보조금 지급일(15일)을 하루 앞둔 14일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개혁신당은 양 의원의 입당으로 의석수가 5석으로 늘면서 보조금 수령액이 5000만 원 미만에서 약 6억 원으로 5억여 원 늘었다. 정치권에선 “보조금 확보를 위한 ‘꼼수 타이밍’”이란 지적도 나온다. 양 의원은 이날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고민을 거듭한 끝에 개혁신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했으나 총선 출마 당시 차명 보유한 부동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당에서 제명됐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차명 보유와 관련해 무죄가 확정됐으나 민주당에 복당하지 않았다. 개혁신당은 양 의원 입당으로 보조금 총액의 5%를 보장받는 최저 조건인 의석 5석을 맞추게 됐다. 현재 개혁신당 현역 의원은 김종민 양향자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 4명이다. 이번 보조금 지급액은 총 125억4936만 원으로 5%는 약 6억 원 수준이다. 개혁신당은 5%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5000만 원 미만을 지급받을 예정이었다. 개혁신당은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도전장을 낸 지역구의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에게도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5선 중진인 민주당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은 통화에서 “개혁신당 측에서 ‘빅텐트’ 결성 전후로 수차례 연락이 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의 몸집 불리기는 여야의 공천 컷오프(공천 배제)가 진행되면 더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공천 탈락자 영입을) 주시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그런 분들과 정치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 의원(비례대표)이 1분기(1~3월) 정당 경상보조금 지급일(15일)을 하루 앞둔 14일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개혁신당은 양 의원의 입당으로 의석수가 5석으로 늘면서 보조금 수령액이 5천만 원 미만에서 약 6억 원으로 5억여 원 늘었다. 정치권에선 “보조금 확보를 위한 ‘꼼수 타이밍’”이란 지적도 나온다.양 의원은 이날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고민을 거듭한 끝에 개혁신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했으나 총선 출마 당시 차명 보유한 부동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당에서 제명됐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차명 보유와 관련해 무죄가 확정됐으나 민주당에 복당하지 않았다.개혁신당은 양 의원 입당으로 보조금 총액의 5%를 보장받는 최저 조건인 의석 5석을 맞추게 됐다. 현재 개혁신당 현역 의원은 김종민 조응천 양향자 이원욱 의원 등 4명이다. 이번 보조금 지급액은 총125억4936만 원으로 5%는 약 6억 원 수준이다. 개혁신당은 5%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5천만 원 미만을 지급받을 예정이었다.개혁신당은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도전장을 낸 지역구의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에게도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5선 중진인 민주당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은 통화에서 “개혁신당 측에서 ‘빅텐트’ 결성 전후로 수차례 연락이 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개혁신당의 몸집 불리기는 여야의 공천 컷오프(공천 배제)가 진행되면 더 본격화될 전망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공천 탈락자 영입을) 주시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그런 분들과 정치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13일 당의 ‘중진 험지 출마’ 요청을 수용해 ‘낙동강 벨트’ 경남 김해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 벨트’는 부산 북구와 강서구, 사상구, 사하구, 경남 김해와 양산 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총 9개 선거구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5석을 차지해 험지로 분류되는 이곳에 국민의힘 5선 서병수, 3선의 김태호 의원에 이어 조 의원까지 당의 요청을 수용해 출마를 선언하면서 ‘낙동강 벨트’ 여야 대진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조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요청에 따라 경남 김해을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 의원이 7일 부산 북-강서갑, 김 의원이 8일 경남 양산을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민주당이 차지한 5곳 가운데 3곳에 여당 PK(부산·경남) 중진이 차출된 것이다. 조 의원은 “당이 저 같은 사람에게 현역 민주당 의원 지역에 출마를 요청한 것은 김해에서 이기면 수도권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낙동강 전선에서 이기면 인천 상륙도 가능하고, 서울 수복도 이루어질 거라는 희망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해을은 민주당 재선 김정호 의원 지역구다. 낙동강 벨트는 과거 보수 텃밭으로 분류됐지만 민주당 계열 정당이 2000년 17대 총선에서 3명을 시작으로 18대(2명) 19대(3명) 20대(5명) 21대(5명) 총선까지 꾸준히 세를 넓혀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인 봉하마을(김해)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인 평산마을(양산)도 있어 민주당의 영남 구심점 노릇을 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헌신’을 명분 삼아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내거나 개인 인지도가 높은 중진 의원들에게 총대를 메게 해 1석이라도 더 얻겠다는 셈법이다. 부산시장 출신인 서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김영춘 의원을 꺾었던 것처럼 이번에 민주당 전재수 의원 지역구를 찾아오려고 나섰고,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 의원도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전직 경남지사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세 지역에서 오래 봉사해 온 중진들은 자체적으로 굉장한 힘을 갖고 있다. 그 힘을 우리가 이기는 데 잘 쓰기 위해서 재배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말 그대로 하루아침에 뚜렷한 명분도 없이 철새처럼 지역구를 옮기는 것”이라며 “김해는 국민의힘의 ‘인천상륙과 서울 수복’을 위한 불쏘시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도 공천 혁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남도당 위원장인 김두관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중진들이 헌신을 압박받으면서 험지로 향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 갈등 국면도 정리를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경쟁력 있는 현역 의원들을 많이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10시 반. 인천 부평구 갈산동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 선거사무소는 휴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사무소 입구에 들어서자이 의원과 이재명 대표가 어깨동무를 한 채 나란히 서서 웃고 있는 사진부터 눈에 들어왔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비례대표)은 지난해 12월 친문(친문재인)계 현역 홍영표 의원(4선) 지역구(인천 부평을)에 도전장을 냈다.4·10 총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천을 앞두고 민주당 내 친명계와 친문계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인천 부평을과 경기 안산 상록갑을 찾았다. 친명 후보가 친문 현역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 이른바 ‘자객 출마’ 논란이 불거진 지역이다.● “자객 출마 아니”라지만 곳곳서 ‘친명 호소’사무소에서 만난 이 의원 캠프 관계자는 “이 의원은 1998년부터 이곳에 거주하면서 상인 운동도 하고 치킨 호프집도 운영한 부평 토박이라 이 지역으로 출마하는 것”이라며 자객 출마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 본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부평의 정치를 교체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그럼에도 ‘친명 호소’가 이 의원의 핵심 선거 전략인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였다. 선거사무소가 위치한 건물 외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에는 ‘이재명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을(乙)기본권 본부장’ 이력이 적혀 있었다. 이 의원 보좌진도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를 돌려보면 상당수가 ‘이 의원이 진짜 친명이 맞느냐’고 물어본다”며 “그럴 때면 ‘이 의원이 이 대표와 정책적 방향성이 같다’는 취지로 답변한다”고 했다.이 의원은 연휴 기간인 10일에도 유튜브 등을 통해 ‘개딸(개혁의딸)’ 등 이 대표 강성 지지층에게 호소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당 대표를 향해서 칼을 꽂는 행위들을 하는 세력들이 있다“며 ”이런 낡은 세력들은 과감하게 청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면전에 나선 이 의원과 달리 홍영표 의원은 ‘로키(low-key)’로 일관하고 있었다. 이 의원 사무소로부터 불과 3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홍 의원의 사무소에는 별도 선거용 현수막도 걸려 있지 않았다. 홍 의원이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홍 의원이 설 명절을 앞두고 지하철역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는 건 봤지만, 그것 말고는 특별히 선거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4선 중진으로 원내대표를 지낸 홍 의원은 탄탄한 조직 기반을 앞세워 ‘친문 찍어내기’ 흐름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민주당 시·구의원 전체가 홍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여태 지역에서 역할을 다해 온 홍 의원과 ‘친명팔이’ 후보와 경선을 붙인다면 당의 행패”라며 “경선을 앞두고 조직이 똘똘 뭉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 “당내서도 편 갈려 싸워… 보기 싫다”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 상록갑에서도 친명-친문 내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에는 휴일임에도 회의를 위해 사무소로 출근한 보좌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 의원은 ‘지역발전론’을 앞세워 4선에 도전하고 있다. 선거사무소 건물 외벽엔 ‘안산에는 전해철’ ‘믿으니까 전해철’ 등 선거 슬로건이 적힌 대형 현수막 3개가 걸려 있었다. 이 지역에는 친명 원외인사인 양문석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 후보는 당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을 지내다 지난해 4월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한 뒤 안산 상록갑에 도전장을 내 ‘자객 출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통상 지역위원장은 해당 지역으로 그대로 출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양 후보는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이재명계를 비하하는 은어)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썼다가 당직 3개월 정지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양 후보는 그 뒤로도 줄곧 전 의원을 향해 “반(反) 개혁세력”이라며 날을 세워왔다. 양 후보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당내 반개혁파를 다 쫓아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 의원과는 달리 당원의 뜻을 정치적 의사결정에 반영해 대의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권리당원의 지지를 호소하는 방식으로 선거 운동에 나서고 있다.현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민주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친명 대 친문’ 갈등에 부정적이었다. 13년째 인천 부평구에 거주 중인 회사원 전모 씨(48)는 “민주당 지지자이기는 하지만, 당내에서도 편이 갈려 서로 싸우는 모습은 아무래도 좋게 봐주기 힘들다”며 “본인들끼리 싸우기보다 국민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정모 씨(39)는 “각자 진영을 앞세우기보다는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서로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재명 대표는 더 나은 민생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당 대표 등 뒤에서 칼을 꽂는 세력이 있다.”(친이재명계 이동주 의원) “민주당 시·구의원 전체가 (현역인) 홍영표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친명팔이’ 후보와 경선을 붙인다면 당의 행패 아닌가.”(친문재인계 홍영표 의원 측 관계자) 총선 공천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동아일보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찾은 인천 부평을은 친문 현역인 홍 의원에게 친명 비례대표인 이동주 의원이 도전장을 낸 곳으로, 양 진영 간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역구 중 하나다. 설 연휴 기간 이 의원은 거듭 이 대표와의 연을 강조하면서 “(친문) 배신자 찍어내기”를 외쳤고, 홍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물밑에서 친명계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배신자 청산” vs “지역 일꾼론” 인천 부평구 갈산동에 위치한 이동주 의원 선거사무소는 휴일인 12일에도 문을 활짝 연 채 손님을 맞고 있었다.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 의원과 이 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부터 눈에 들어왔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친문 핵심인 홍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인천 부평을 출마를 선언하며 ‘친문 청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당 대표 등 뒤에서 칼을 꽂는, 낡은 세력은 과감하게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맞서 홍 의원은 탄탄한 조직 기반을 앞세워 ‘친문 찍어내기’ 흐름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매일 아침 민주당 시·구의원들과 함께 지하철역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는 홍 의원은 설 연휴 기간 지역 주요 인사에게 전화로 명절 인사를 돌렸다. 홍 의원 측은 “2022년 6월 민주당이 패배한 지방선거에서도 구청장과 시·구의원을 모두 당선시켰다”며 “경선을 앞두고 조직이 똘똘 뭉치고 있다”고 했다. 친명-친문 내전은 문재인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 상록갑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친문 핵심인 전 의원은 ‘안산에는 전해철’ 슬로건을 내세운 채 지역 발전론을 앞세워 4선에 도전하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달 2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보좌진을 지역에 상주시키며 경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일인 이날도 선거대책회의 참석차 보좌진들이 지역 사무실에 연달아 출근했다. 전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친명 원외 양문석 후보는 앞서 출마 일성부터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를 비하하는 표현)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적어 ‘자객 출마’ 논란을 일으켰다. 양 후보는 통화에서 “당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당내 ‘반개혁파’를 다 쫓아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 의원과 달리 당원의 뜻을 정치적 의사결정에 반영해 대의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李 “친명-비명 구분은 죄악” 수습에도 갈등 격화 격화되는 당내 갈등에 이 대표는 설 연휴 기간인 9일 “친명 비명 나누는 것은 소명을 외면하는 죄악”이라면서 당내 갈등 진화에 나섰지만 쉽게 수습되지 않는 모습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친명계의 ‘친문 찍어내기’ 논란과 관련해 “당내 갈등과 분열은 총선에 도움이 안 된다”며 “어떤 사람과 가깝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친명계의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친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가까운 사이다. 원내대표가 직접 친명계를 향한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투톱 간 미묘한 입장 차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맞서 원외 친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계파가 필요한 사람은 친문이라는 울타리로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들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를 상징하는 핵심 인사들이 심지어 정계 은퇴까지 번복해서 출마하는 것은 유권자로 하여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재평가 요구’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재차 임 전 실장의 불출마를 촉구했다.인천·안산=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등 제3지대 정당들은 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 방침에 대해 “꼼수”라고 비판하면서도 유불리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겨냥해 “정말 양당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법을 개정했어야 한다”며 “평생 법 원칙 강조하면서 살아온 검사 정권이 어떤 판단을 하는지, 대선 공약으로 확약한 이재명 대표가 어떤 형태로 위성정당 창당에 임하는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유불리 관련 질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입법 취지대로 시행된다면 표의 비례성 확보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개혁신당도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다. 자신 있다”고 열어놨다. 권역별 병립형(7%)과 달리 준연동형 선거제에선 비례 의석수를 할당받을 수 있는 최소 득표율이 3%라 원내 입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 ‘빅텐트’를 추진하는 제3지대에선 다른 제3지대 정당을 위성정당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빅텐트 참여 의지가 있는 정당 가운데 (위성) 정당 (역할을) 분담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런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에 “양당 독점 정치구조와 정치 양극화의 폐해를 극대화하는 망국적 발상”이라며 “위성정당은 국민을 속이는 꼼수다. 거대 양당은 상대를 핑계 삼아 위성정당 설립을 서로 묵인하는 반칙의 공조에 나섰다”고 성토했다. 다만 새로운미래 박원석 책임위원은 책임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보다 최소 득표율 문턱이 낮은 준연동형 유지가 제3지대 정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일을 주도한 민주당 지도부와 민주당에 빌붙어서 비례 한두 석 해보려는 세력들은 역사에 길게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 공동대표는 새로운선택의 위성정당 역할 가능성에 대해선 “나부터 출마 선언을 하고 지역구 후보를 낼 것”이라며 “건강한 정상적인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등 제3지대 정당들은 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 방침에 대해 “꼼수”라고 비판하면서도 유불리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겨냥해 “정말 양당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법을 개정했어야 한다”며 “평생 법 원칙 강조하면서 살아온 검사 정권이 어떤 판단을 하는지, 대선 공약으로 확약한 이재명 대표가 어떤 형태로 위성정당 창당에 임하는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다만 이 대표는 유불리 관련 질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입법 취지대로 시행된다면 표의 비례성 확보에 상당히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개혁신당도 위성정당 만들 수 있다. 자신 있다”고 열어놨다. 병립형(7%)과 달리 준연동형 선거제에선 비례 의석수를 할당받을 수 있는 최소 득표율이 3%라 원내 입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빅텐트’를 추진하는 제3지대에선 다른 제3지대 정당을 위성정당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빅텐트 참여 의지가 있는 정당 가운데 (위성) 정당 (역할을) 분담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런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에 “양당독점 정치구조와 정치양극화의 폐해를 극대화하는 망국적 발상”이라며 “위성정당은 국민을 속이는 꼼수다. 거대 양당은 상대를 핑계삼아 위성정당 설립을 서로 묵인하는 반칙의 공조에 나섰다”고 성토했다. 다만 새로운미래 박원석 책임위원은 책임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보다 최소 득표율 문턱이 낮은 준연동형 유지가 제3지대 정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일을 주도한 민주당 지도부와 민주당에 빌붙어서 비례 한두 석 해보려는 세력들은 역사에 길게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 공동대표는 새로운선택의 위성정당 역할 가능성에 대해선 “나부터 출마 선언을 하고 지역구 후보를 낼 것”이라며 “건강한 정상적인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제22대 총선 출마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출마를 선언하고 당원을 모집하는 ‘유튜브 선거운동’이 잇따르고 있다. 여야 강성 지지층이 즐겨 찾는 정치 유튜브를 통해 이름을 알리는 예비후보자가 늘어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이들이 유튜브에서 허위 정보가 담긴 음모론이나 상대 진영을 적대시하는 발언 등을 내놓으면서 극단으로 치달은 정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4호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은 지난달 29일 유튜브 ‘박시영TV’에 출연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단독 범행이 아니라고 본다. 지시한 누군가가 있지 않고는 이런 식의 범행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 1호인 경기 남양주병 예비후보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은 지난달 31일 보수 성향 유튜브 ‘이봉규TV’에 출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동네 통장도 해서는 안 되는 분”이라며 “국민들이 이재명이라는 사람의 실체에 대해서 너무 지나치게 느슨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 대표는) 위험 인물”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슈퍼챗’(후원 시스템)을 활용해 후원금을 우회 모금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슈퍼챗으로 후원금을 걷은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에게 시정 지도를 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 선거운동’ 현상이 증오정치, ‘혐오장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 유튜브 채널의 성향과 요구에 부합하는 이들이 주로 출연하면서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는 악순환 구조”라며 “정치권에선 음모를 지식이라고 인식하게끔 만들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일종의 ‘혐오장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尹 끌어내려야” “이재명 위험인물”… 증오 부추기는 유튜브 선거운동 예비후보들은 강성 지지층 공략수익 노린 채널은 강경발언 유도허위 유포 등 사이버 선거범죄 급증‘슈퍼챗’ 통한 우회 후원금 논란도 3선을 지낸 국민의힘 안상수 전 의원은 오프라인 출마 선언을 대신해 지난달 28일 유튜브 ‘신의한수’에서 인천 계양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계양갑의 안상수, 계양을의 원희룡이 (계양을 현역 의원인) 이재명을 포위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직격했다. 안 전 의원은 통화에서 “구독자, 접근성 등을 고려해 유튜브에서 출마 선언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기 용인병 예비후보인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달 24일 유튜브 ‘이동형TV’에 출연해 출마 사실을 전했다. 부 전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서겠다”며 “(당 공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많이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진행자는 “지역 당원이나 지인들은 부 전 대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달라”고 했다. 당원 명부를 만들어 경선과 본선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정치 유튜브 채널에 여야 강성 지지층이 몰리면서 예비후보자들이 유튜브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당원을 모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유튜브 매체 성격상 허위정보가 확산할 수 있는 데다 우회적으로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이버 선거범죄 8년 새 30배 예비후보자들이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구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당원을 모집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전통적 방식은 품이 많이 드는 반면에 유튜브 채널을 공략하면 효과적”이라며 “인기 유튜브들은 출연하겠다는 예비후보자들이 줄을 서 있다”고 했다. 유튜브에 출연하는 예비후보자들은 강성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해 수위 높은 발언으로 지지를 호소한다. 국민의힘 서울 동대문갑 예비후보인 여명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은 지난달 31일 유튜브 ‘펜앤드마이크’에서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나라 전체를 해 먹는다, (이들은) 공무원들을 정치의 하수인으로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 채널 입장에서는 증오정치를 부추겨야 채널이 활성화되고 수익이 창출되기 때문에 강성 발언을 더욱 재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 사례가 늘어나면서 허위사실 공표, 비방 등 사이버상 선거법 위반행위도 늘어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이버 선거범죄 단속 건수는 2012년 19대 총선 1793건에서 2016년 20대 총선 1만7430건, 2020년 21대 총선 5만3904건으로 급증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위법 게시물의 경우 삭제 조치에 불응하면 과태료 등을 적극적으로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슈퍼챗’ 통한 우회 후원 논란도 유튜브를 통한 우회 후원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정치자금법상 예비후보자는 후원회를 통해서만 선거자금을 모집해야 한다. 선관위가 유튜브 ‘슈퍼챗’(후원 시스템)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서울 강북을 지역에 출마하는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은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슈퍼챗으로 후원금을 걷었다가 선관위로부터 최근 시정 지도를 받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유튜브 방송 채널에 월 990원의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가 선관위로부터 시정 지도를 받았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운동뿐 아니라 마케팅 등 각종 정보 유통의 중심이 SNS로 옮겨 오는 상황인 만큼 유튜브 선거운동을 제재할 순 없다”면서도 “다만 선거로 공직자를 선출하는 것은 공적 결정인 만큼 현행법의 취지에 맞게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탈당 이력자 16명에 대해 22대 총선 경선에서 감산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감산 면제 대상자 상당수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서 ‘자객 공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2일 회의에서 22대 총선 출마자 중 탈당했던 적이 있는 16명에 대해 향후 공천 심사에서 탈당 경력에 따른 감산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탈당 경력이 있는 출마자는 경선에서 얻은 득표율의 25%를 감산하는 페널티를 적용받는다. 최고위의 결정을 두고 당내에선 “친명 후보에게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감산 면제 대상자에 포함된 이승훈 예비후보는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친명 인사로 분류된다. 이승훈 예비후보는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서울 강북을)에 출마했다. 경기 부천병 출마를 준비 중인 이건태 예비후보 역시 이 대표 특보 출신으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았던 대표적 친명계 인사로 꼽힌다. 이건태 예비후보는 김상희 의원 지역구(경기 부천)에 출마했다. 광주 동남갑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정진욱 예비후보는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고, 당 대표 정무특보를 지냈다. 이 대표가 지명했던 임선숙 전 최고위원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광주 동남갑은 윤영덕 의원이 현역 의원이다. 이 밖에 감산 면제를 받은 이들도 신동근(인천 서을), 황희(서울 양천갑) 이소영(경기 의왕-과천) 등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로 출마했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이 거의 끝난 마당에 갑자기 당헌에 따른 페널티를 없애고 면죄부를 준다는 건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친명계 입장에서 미운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이 사람 저 사람 막 붙여 보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몇몇 인물은 감산 면제 대상에 올리기에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공관위에서 정밀 심사할 예정”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탈당 이력자 16명에 대해 22대 총선 경선에서 감산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감산 면제 대상자 상당수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서 ‘자객 공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민주당 최고위원회는 2일 회의에서 22대 총선 출마자 중 탈당했던 적이 있는 16명에 대해 향후 공천 심사에서 탈당 경력에 따른 감산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탈당 경력이 있는 출마자는 경선에서 얻은 득표율의 25%를 감산하는 페널티를 적용받는다.최고위의 결정을 두고 당내에선 “친명 후보에게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감산 면제 대상자에 포함된 이승훈 예비후보는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친명 인사로 분류된다. 이승훈 예비후보는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서울 강북을)에 출마했다. 경기 부천병 출마를 준비 중인 이건태 예비후보 역시 이재명 대표 특보 출신으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았던 대표적 친명계 인사로 꼽힌다. 이건태 예비후보는 김상희 의원 지역구(경기 부천)에 출마했다. 광주 동남갑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정진욱 예비후보는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고, 당 대표 정무특보를 지냈다. 이 대표가 지명했던 임선숙 전 최고위원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광주 동남갑은 윤영덕 의원이 현역 의원이다. 이 밖에 감산 면제를 받은 이들도 신동근(인천 서을), 황희(서울 양천갑) 이소영(경기 의왕-과천) 등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로 출마했다.비명계 재선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이 거의 끝난 마당에 갑자기 당헌에 따른 페널티를 없애고 면죄부를 준다는 건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친명계 입장에서 미운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이 사람 저 사람 막 붙여보는 것 아니냐”고 했다.이날 최고위에서는 몇몇 인물은 감산 면제 대상에 올리기에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공관위에서 정밀 심사할 예정”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간 유예하는 법안의 국회 처리가 또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를 전제로 법 적용을 2년 미루는 정부·여당의 절충안을 거절하면서 이날 열린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양대 노총의 눈치를 보며 민생 현장을 외면했다”고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83만이 넘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예비 범법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 앞서 열린 당 의원총회 뒤 “산업 현장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충실하기로 해 정부·여당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며 “현재 중대재해법은 그대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중대재해법 적용을 2년간 유예하는 대신 민주당이 개정안 처리의 핵심 조건으로 요구한 산업안전보건청을 2년 후 개청하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일 “‘산업안전보건청’ 대신 ‘산업안전보건지원청’이라는 명칭으로 해서 단속, 조사 업무를 조금 덜어내고 예방, 지원 역할을 하는 기구를 만드는 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이에 대해 “의총에서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히면서 여야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의총에서 의원 다수가 절충안 수용에 반발하면서 여야 협상은 결렬됐다. 野 강경파 반발에 ‘산안청 설치 협상’ 본회의 직전 결렬 ‘50인 미만 중대재해법 유예’ 무산민주당 의총 반대 분위기에 급반전… 與 “의회정치 합의도출 외면” 반발中企중앙회 “불황에 폐업공포 가혹… 2월 임시국회서 재논의를” 호소 1일 여야는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앞서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 개정안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중대재해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된 지 6일째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요구한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를 일부 수용하면서 여야 간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본회의 직전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의회정치를 통한 합의 도출이라는 기본을 외면했다”고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복합 경제위기로 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중소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와중에 형사 처벌에 따른 폐업 공포를 더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호소하는 등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野 “안전문제 후퇴 불가” 與 “양대 노총 눈치”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하에 40여 분간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안한 산업안전보건청을 ‘산업안전보건지원청’의 형태로 2년 뒤 설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당초 산업안전청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간 오찬 자리에서 “여야 합의를 이뤄 법안을 유예해야 한다”는 논의가 오가면서 윤 원내대표가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수용 가능성을 내비쳐 여야는 막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처럼 보였다. 다만 본회의 직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를 거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민주당 의원 15명이 자유토론에 나섰는데, 강경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대재해법 유예에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2년을 이미 유예했는데 정부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산업현장에서 사망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김성주 의원은 “안전과 생명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후퇴해선 안 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민주당 의총 탓에 한 시간 반가량 미뤄진 본회의에 중대재해법이 끝내 상정되지 못하자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1순위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기득권 양대 노총일 뿐, 선거에서 이들 도움 받을 생각에 민생을 내던졌다. 오로지 표만 생각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실제 이날 오후 양대 노총 관계자는 개정안 통과 기류에 반발해 민주당을 항의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의 입장 변화만 있으면 협상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법안 유예 자체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아 추가로 협상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소상공인 “너무 가혹” 노동계 “환영”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자 중소기업들은 반발했다. 황근순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은 “영세한 사업장에선 대기업 수준으로 안전담당자와 시스템을 갖출 여력이 없어 업자들이 자포자기한 분위기”라고 하소연했다. 건설업 등 상대적으로 안전사고 위험성이 큰 업종에서는 “언제 범법자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을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돼 처리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자영업자들도 우려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중소 제조업체 관리자 A 씨는 이날 “수정안과 함께 (중대재해법 관련) 교육이나 대책 등이 정리됐어야 했다”며 “그저 우리 사업장에서만 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빌 뿐”이라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47)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직원들을 모아 산업안전 관련 미팅을 하고 있다”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통로에 쌓아뒀던 물건까지 모두 치워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동계는 일제히 환영했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혹시라도 다시 유예를 추진한다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가리지 않고 끝까지 심판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논평을 통해 “정부와 여당의 중대재해법 개악 시도가 무산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간 유예하는 법안의 국회 처리가 또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1일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를 전제로 법 적용을 2년 미루는 정부·여당의 중재안을 거절하면서 이날 열린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양대 노총의 눈치를 보며 민생 현장을 외면했다”고 반발했다.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 앞서 열린 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산업현장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충실하기로 해 정부·여당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법은 그대로 시행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중대재해법 적용을 2년간 유예하는 대신 민주당이 요구한 산업안전보건청을 2년 후 개청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1일 오전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산업안전보건청’ 대신 ‘산업안전보건지원청’이라는 명칭으로 해서 단속이나 조사 업무를 조금 덜어내고, 예방이나 지원 역할을 하는 기구를 만드는 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그간 개정안 처리의 핵심 조건으로 제안해 온 산업안전보건청의 연내 설치를 일부 수용하는 방식으로 타협안을 제시한 것.민주당 원내지도부도 이에 대해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히면서 여야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의총에서 의원 다수가 중재안 수용에 반발하면서 여야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 15명 정도가 찬반 토론을 했고 찬성, 반대 (의견이) 갈렸다”면서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생명존중이라는 관점에서 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을 유지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정부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윤 원내대표는 “800만 근로자와 83만 중소기업, 영세사업자들의 눈물을 외면한 민주당의 비정함과 몰인정함에 대해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의 눈치를 보기 위해 민생현장을 외면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산회 직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처리 촉구 규탄대회’를 열어 민주당을 비판했다.중소기업중앙회 등은 입장문을 내고 “83만이 넘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예비 범법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이) 민주당이 그동안 요구해온 산업안전보건청을 수용했음에도 민주당이 거부한 것은 민생보다 정략적으로 지지층 표심을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국민을 편 가르고 시대착오적인 이념 전쟁을 벌인 결과”라며 “급기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정치인 암살 테러가 가장 안전하다는 대한민국에 백주대낮에 벌어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테러로 정치 장사를 한다”며 반발했다. 이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저에 대한 소위 암살 시도, 정치 테러가 개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 테러라고 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나 특정 집단들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며 “(대통령이) 권력을 상대를 죽이는 데 사용하게 되니까 국민들도 그에 맞춰서 좀 더 격렬하게 분열하고 갈등하고 적대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부지를 시찰하던 중 6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로 공격당해 목에 자상을 입었다. 이 대표는 “그분(피습범)이 저하고 무슨 사적 감정이 있다고 백주대낮에 1년 동안 칼 갈아서 단검을 만든 다음, 연습까지 해가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정확하게 목을 겨눠서 칼을 찌르겠느냐”며 “이게 지금의 현실이고, 바꾸는 첫 출발점은 통합의 책임을 가진 권력자가 통합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그렇게 말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런 논리라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는 특정 집단, 민주당의 욕망 때문에 일어난 것이냐”며 “그런 식으로 테러를 두고 정치 장사하는 것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