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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치솟은 물가에 금리, 환율까지 오르는 ‘3고(高)’ 현상이 심화되며 서민경제 타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무역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의 4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26억6100만 달러 적자였다. 3월(1억1500만 달러 적자)에 이은 2개월 연속 적자다. 4월 수출은 576억8600만 달러, 수입은 603억4700만 달러였다. 수출은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4월 기준 최고치였지만 수입이 그보다 더 많이 늘며 적자 폭은 오히려 커졌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여파였다. 지난달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48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7억2000만 달러)의 2배가량으로 늘었다. 중간재인 메모리(42.4%), 석유제품(34.8%) 등의 수입 증가율도 높았다. 문제는 미 연준의 빅스텝으로 원-달러 환율이 더 올라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27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가격이 저렴해져 가격경쟁력이 강해지는 측면이 있지만 수입비용도 커져 무역적자가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수입가격을 끌어올려 무역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41% 오른 배럴당 108.2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0.69% 오른 배럴당 11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무역마저 휘청거리면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자재 가격 급등, 원화 약세 등 여러 대외 여건이 수출, 수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면 성장률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주체 가운데 서민들의 생활고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한 와중에 환율이 계속 오르니 물가가 더 뛰기 쉽다. 여기에 시장금리까지 오르면 안 그래도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빚 상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1∼3월) 84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4분기(10∼12월)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하고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 등을 통해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668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3일 밝혔다. 전년 동기에 비해 43.2%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은 88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3.8% 급증했다.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2월 말 선보인 주택담보대출 등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60% 가까이 급증하며 카카오뱅크 성장을 이끌었다. 1분기 말 카카오뱅크의 대출 잔액은 25조9651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37억 원 늘었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뒷걸음질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1분기 이자수익은 2642억 원으로 1년 전(1655억 원)에 비해 59.6% 늘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자 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저신용자 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증가로 성장세가 지속됐다”고 했다. 플랫폼 부문에서도 증권 계좌 서비스, 연계대출 등으로 253억 원의 이익을 냈다. 특히 올 들어 40대 이상 고객이 크게 늘며 고객 저변이 확대됐다. 3월 말 현재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1861만 명으로 작년 말보다 62만 명 늘었고 이 중 70%가 40대 이상이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여신 포트폴리오 재편이 카카오뱅크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비중을 늘리고 4분기엔 개인사업자 수신과 대출 상품을 출시해 기업대출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가상자산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윤 대표는 “(가상자산이) 고객의 주요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만큼 가상자산을 어떤 형태의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을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금리 인상 여파로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들어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보험사들은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일각에선 실적 위주의 근시안적 경영 전략으로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일제히 하락했다. KB금융지주 계열사인 푸르덴셜생명의 1분기 말 RBC는 280.7%로 전 분기 대비 61.7%포인트 급락했다. KB손해보험은 179.4%에서 162.3%로 17.1%포인트 낮아졌다. 신한라이프와 하나생명의 RBC도 약 29%포인트 하락했다. RBC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나타내는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금 지급 능력이 크다는 뜻이다. 보험업법은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지만 금융당국은 선제적 관리를 위해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올 들어 RBC가 급격히 악화한 것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시장금리가 뛰면서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주로 투자해 이를 통해 거둔 이익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DB생명(157.7%), 흥국생명(163.2%) 등의 RBC는 이미 당국의 권고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동안 채권 평가이익을 높이기 위해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 보험사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회계상 원가로 처리되는 만기보유증권과 달리 매도가능증권은 시가로 평가돼 금리 영향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에선 채권 가격이 올라 자산을 늘릴 수 있지만 금리 상승기엔 정반대의 효과를 낸다. 실제로 2020년 3분기(7∼9월) 채권 재분류를 했던 NH농협생명의 자본 규모는 올 3월 말 2조3245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6610억 원 급감했다. 지난해 말 농협생명의 RBC는 210.5%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최근 자본 급감의 영향을 감안하면 RBC가 크게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RBC를 높이고 내년에 도입되는 새 자본규제(K-ICS)에 대응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화재, DGB생명, 한화손해보험, 흥국생명 등 다수의 보험사가 3, 4월 수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손보는 최근 보유 건물 5개를 매각해 5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채권 재분류는 현행 RBC 제도에서만 유용한 방안”이라며 “금리 상승은 보험사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채 구조조정 등을 통한 근본적인 자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KB국민은행이 이마트 노브랜드와 손잡고 디지털 제휴 점포인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사진)을 열었다고 2일 밝혔다. 국민은행의 1호 디지털뱅크인 NB강남터미널점은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 있는 노브랜드 매장에 들어섰다. 이 지점에선 지능형자동화기기(STM)를 통해 현금 및 수표 입출금과 체크카드 및 보안매체 발급 등을 할 수 있다. 또 화상상담 전용 창구에서는 통장 개설과 예·적금 가입은 물론이고 신용대출 신청 등도 가능하다. KB디지털뱅크의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영업점 마감시간인 오후 4시 이후에도 이용할 수 있다. 화상상담 창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KB국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10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장기 신용대출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이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내놓은 데 이어 초장기 대출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리 인상과 주택 거래 부진 등의 여파로 올 들어 4개월째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자 은행들이 대출 만기를 늘려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대출자들은 매달 갚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7월 DSR 규제 강화를 앞두고 장기 분할상환 대출을 찾는 수요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최초 10년 만기 신용대출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4월 29일부터 분할상환 신용대출의 대출 만기를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대출 연체자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신용대출에서 만기 10년짜리 상품이 나온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동안 신용대출은 1년 만기의 일시상환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만기가 최장 5년이고 일부 분할상환하는 상품도 있었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매달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0년 만기 신용대출을 내놨다”며 “특히 DSR 산정 과정에서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DSR 규제에 따라 총 대출액이 2억 원을 초과하면 은행권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7월부터는 총 대출액 기준이 1억 원으로 더 강화된다. 신용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면서 그만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연 금리 4%, 30년 만기, 분할상환) 3억 원이 있는 연 소득 7000만 원의 A 씨가 만기 5년짜리 신용대출(연 금리 4.5%, 분할상환)을 받는다면 DSR 규제에 따라 최대 4460만 원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신용대출 만기가 10년으로 늘어나면 7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도 확산될 듯DSR 규제 강화에 따라 이 같은 장기 분할상환 대출은 은행권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앞서 지난달 21일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35년에서 40년으로 늘렸다. 국민, 신한, NH농협은행도 이르면 이달 내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40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4개월째 감소하고 있는 것도 은행들이 장기 대출 상품을 내놓는 배경으로 꼽힌다. 만기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낮춰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8일 현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1983억 원으로 3월 말(703조1937억 원)에 비해 9954억 원 줄었다. 1월(―1조3634억 원)과 2월(―1조7522억 원), 3월(―2조7436억 원)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 초장기 분할상환 대출이 나오더라도 큰 인기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대출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상환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며 “다만 금리가 계속 뛰고 있어 대출을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유지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네이버페이 후불결제의 연체율이 신용카드 연체율의 갑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불결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업체 간 정보 공유 등을 통해 후불결제 서비스의 연체율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네이버페이 후불결제의 연체율은 1.26%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전체 후불결제 금액 중 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의 비율이다. 네이버페이의 후불결제 75억9900만 원 가운데 9600만 원이 30일 이상 연체됐다. 이는 국내 카드사의 신용판매 연체율(카드 대출 제외)이 지난해 말 0.54%, 2020년 말 0.64%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에 이르는 수치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후불결제 한도가 월 최대 30만 원에 불과해 적은 금액이 밀려도 연체율이 높아진다”고 했다. 후불결제는 신용카드처럼 먼저 물건을 사고 나중에 돈을 내는 서비스지만 신용도가 낮거나 일정한 소득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가 지난해 4월 가장 먼저 선보인 뒤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와 핀테크들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윤 의원은 “후불결제는 신용정보가 부족한 청년층에 유용한 서비스지만 연체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후불결제 제공업체들 간에 정보 공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6년에 걸쳐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우리은행 차장급 직원 A 씨가 검거 전 횡령 자금 일부를 해외로 송금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A 씨가 지난 달 30일 구속된 데 이어 동생 B 씨도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1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허정인 판사는 1일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지난 달 30일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A 씨는 2012~2018년 은행 자금 614억 원을 개인 계좌 등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자수 직전 횡령금 일부를 아내와 자녀가 거주 중인 호주 계좌로 송금하려 두 차례 시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파악한 우리은행이 호주 금융기관에 요청해 실제 송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횡령 자금 대부분은 A 씨가 고위험 파생 상품에 투자했고, 그 중 100억 원은 B 씨에게 넘어가 뉴질랜드 골프장·리조트 개발사업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개발사업에서 약 8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한다. 하지만 B 씨는 범행 공모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유용 사고는 2건으로, 피해액은 모두 4억 원이었다. 우리은행에선 2019, 2020년에도 각각 2건(5억8000만 원)과 3건(4억2000만 원)의 횡령·유용 사고가 발생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265원을 돌파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긴축 행보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중국의 봉쇄 조치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공포가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급등한(원화 가치는 하락) 1265.2원으로 마감해 사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이 1260원을 넘어선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23일(1266.5원) 이후 처음이다. 장 마감 직전엔 1266.0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까지 1240원 선을 방어했지만 이번 주 들어서만 26.1원 급등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봉쇄 조치가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 일부까지 확대되자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코스피도 1.1% 하락한 2,639.06에 거래를 마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고 있어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상반기 내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했다. 환율, 2년1개월만에 1265원 돌파美긴축-中봉쇄 등에 달러 수요 폭발… 수입물가 끌어올려 물가 상승 압박시중銀 환전-해외송금 문의 빗발… 항공-부품업체 등 산업계도 울상수출기업, 원화 약세 호재지만, 원자재값 급등-수요 감소 더 긴장 미국에서 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모 씨(32)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환율 시세를 들여다본다. 한국에서 부모님이 매달 생활비 3500달러를 송금해 주는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말보다 60만 원 이상이 더 들기 때문이다. 김 씨는 “생활비 부담 때문에 학업에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이 2년 1개월 만에 1260원을 뛰어넘으면서 ‘강달러 쇼크’가 한국 경제를 덮치고 있다. 환율 급등세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10년 만에 4%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의 이중고를 떠안은 기업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급 환율에 비상27일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261원으로 급등해 장을 시작하자 은행 딜링룸은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환율은 장중 15원 넘게 치솟았다가 14.4원 오른 1265.2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중은행 영업점과 자산관리(WM)센터에는 환전, 해외 송금과 관련된 문의가 빗발쳤다. 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1240원을 넘긴 25일부터 개인과 기업 고객의 문의가 4배 이상 늘었다”며 “환전, 송금뿐만 아니라 달러예금 투자 문의도 많다”고 했다.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60원을 넘어선 건 2002년 닷컴버블 붕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등 3차례에 불과하다. 최근 미국의 긴축 행보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봉쇄 조치 등 글로벌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가 폭발하자 환율이 위기 수준으로까지 치솟은 것이다. 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리오프닝(경기 재개)에 부풀어있던 항공업계는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64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업체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1분기(1∼3월)에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운송비 부담 등으로 1000억 원가량의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2, 3차 협력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 WB,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수출 기업들은 원화 약세가 호재지만 가격 경쟁력보다는 오히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봉쇄령이 확대되면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화보다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성장 버팀목이 됐던 수출 기업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저성장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에 이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마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 여파로 26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지수가 4% 가까이 급락했고 27일 한국 코스피(―1.10%)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17%), 대만 자취안지수(―2.05%)도 줄줄이 떨어졌다. 세계은행(WB)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50년 만의 최대 물가 충격을 맞고 있다며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2024년 말까지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삼성화재가 다이렉트 운전자보험의 보장을 확대하고 신규 서비스를 추가했다. 삼성화재는 최근 다이렉트 ‘착’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 처리 지원금 보장 한도를 확대했다. 피보험자가 교통사고 가해자가 됐을 때 피해자의 부상 정도에 따라 형사 합의금을 보장하는 특약이다. 사망 및 중상해는 최대 2억 원, 25주 이상 부상은 최대 1억5000만 원으로 한도를 높였다. 자동차사고 민사소송 법률비용 손해 특약도 추가했다. 자동차사고로 법원에 민사 소송이 제기돼 판결, 소송상 조정, 소송상 화해로 종료된 경우 변호사 비용과 인지대, 송달료 등을 보장한다. 가해자, 피해자 여부와 상관없이 보장 한도 내에서 실제 사용한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착한 드라이브’와 ‘착한 걷기’라는 새로운 부가 서비스도 선보였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안전운전과 걷기를 실천하면 삼성화재 애니포인트로 혜택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착한 드라이브’는 고객 차량의 주행 거리와 안전운전 점수를 바탕으로 포인트를 제공한다. 안전운전 점수는 삼성화재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산출되며 삼성화재 다이렉트 앱과 차량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측정한다. 1km 이상 운전하면 포인트가 지급되며 운전 1회당 최대 100포인트, 월 최대 5000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다. 서비스 대상은 다이렉트 개인용 자동차보험과 4월 개정된 다이렉트 운전자보험을 동시에 가입한 고객이다. ‘착한 걷기’는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루 6000보를 걸으면 30포인트, 월 기준 10만 보당 100포인트가 추가 지급된다. 매월 최대 1500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4월 개정된 다이렉트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고객에게 제공된다. 이를 통해 적립한 포인트는 삼성화재 애니포인트몰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운전자보험 외에도 개인용 자동차보험, 건강보험, 여행자보험 등의 보험료 결제에 사용할 수 있어 보험료 절약 효과가 있다. 1포인트는 1원과 동일하며 유효기간은 3년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앞으로 ‘착한 드라이브’와 ‘착한 걷기’ 서비스 대상 고객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국내 최초의 사회공헌 전문 협동조합인 신협사회공헌재단이 지역민의 복지 증진과 소외계층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어부바 멘토링’과 ‘온세상 나눔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들을 추진해온 결과 17만 명이 넘는 취약계층이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은 전국 신협중앙회 임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2015년 설립한 비영리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재단의 모든 사업은 신협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재단은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면서 7년간 46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았다. 재단은 △사회적 경제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 ‘잘살기 위한 경제운동’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 △지역사회와 소외계층을 돌보는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먼저 지역경제 활성화와 재난 피해 회복을 위한 금융 지원에 적극 나섰다. 재단은 2019년 6월 고용 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전북 군산시와 경남 거제시에서 ‘더불어사회나눔지원대출’을 내놓고 지난해 말까지 총 20억 원의 대출 이자를 지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경제에 심한 타격을 입은 강원 고한과 사북 지역에는 최고 1%의 저금리로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을 제공해 총 70억 원의 생계비를 지원했다.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남 하동군 지역에선 주민과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무이자 대출을 특별 지원하기도 했다. 지역 아동들을 위한 교육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신협 어부바 멘토링’은 신협 임직원이 멘토가 되어 지역 아동센터의 아동들을 위해 경제 골든벨, 용돈 기입장 작성 등 경제 교육을 진행하는 재단의 대표적인 교육 사업이다. 5년간 3449명의 신협 임직원이 1만5660명의 아동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162개 신협이 참여해 169개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엔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희망멘토링 부문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시작한 ‘온세상 나눔캠페인’은 재단의 대표적인 연말 캠페인이다. 신협 임직원들이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직접 발굴해 필요한 난방용품 등을 전달하는 나눔 행사다. 지금까지 총 3만5000여 명의 봉사자가 6만7400곳이 넘는 취약계층 가정에 난방용품 15만 개를 전달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엔 감염병 예방 용품과 생필품 등을 담은 ‘어부바박스’ 2만 개를 나눴다. 지난해에만 668개 신협에서 이불 1만2000개, 전기요 5600개 등의 난방용품과 어부바박스 1만 개를 취약계층 2만여 가구에 전달했다. 장애인과 교통약자를 위한 차량 지원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18년 대전시립체육재활원에 저상버스 1대를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는 소외된 어르신과 아동센터, 사회적 경제조직 등으로 대상을 확대해 기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전남 고흥군 소록도 마을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승합차와 1t 트럭을 기증했고 경기 성남시의 장애인 단체에도 29인승 버스 2대를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전남 목포시의 지체장애인협회, 강원 속초시와 정선군의 시니어클럽 등을 비롯해 전국 11개 후원기관에 차량을 기부했다. 김윤식 신협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반세기 동안 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어부바’하겠다”며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지역사회와 신협의 동반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은 지난해 11월 15일 신협의 나눔 문화 발전과 사회공헌 활동 활성화를 위해 제1회 ‘신협 사회공헌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재단은 이 행사에서 새로 ‘신협 아너스클럽’에 가입하게 된 49명의 법인, 개인 회원에게 인증패를 수여했다. 신협 아너스클럽은 신협의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한 기부자를 인증하는 제도로 지금까지 총 181명의 회원이 가입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내 손 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공식 출범한 지 석 달 만에 260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력한 플랫폼과 특화 서비스 등을 앞세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핀테크들이 전체 가입자의 40% 이상을 확보하며 전통 금융사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마이데이터가 금융소비자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차별화된 서비스와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4일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는 2596만 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직전 집계치인 1월 12일(1084만 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 소비 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 상품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1월 5일 공식 시행됐다. 업권별로는 정보기술(IT) 업체를 포함해 빅테크, 핀테크가 선보인 마이데이터에 전체 가입자의 42%(1101만 명)가 몰렸다. 반면 은행·저축은행은 721만 명(28%), 카드·캐피털사는 653만 명(25%)의 가입자를 모으는 데 그쳤다.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는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을 무기로, 뱅크샐러드 핀다 등 핀테크들은 건강, 대출 비교 등 특화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들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은행, 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들은 기초적인 자산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데 그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증권, 보험사들은 확보한 데이터가 부족한 데다 보험 모집인이 소속 회사 외의 다른 회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일사전속주의 규제’ 등에 발목이 잡혀 점유율이 5%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마이데이터가 금융사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될 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윤모 씨(42)는 “대부분의 마이데이터 콘텐츠들이 기본적인 자산 조회나 관리에 머물러 있어 기존에 나왔던 핀테크 서비스와 큰 차이를 못 느꼈다”며 “유용한 서비스는 없는데 내 개인정보만 노출한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1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기대하는 점’을 물었을 때도 ‘생활에 도움이 되는 혜택 다양화’(32.7%),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다양화’(18.8%) 등의 응답이 많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면 의료, 통신 등 다양한 정보를 결합할 수 있도록 법을 보완해 업권 간 데이터 교류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환수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사업자가 마케팅보다는 혁신적인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14일 한국은행 기준금리(1.5%)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직전보다 높아지면서 팬데믹 시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연말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이미 최고 연 6%를 넘어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에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가 됐다. 기준금리가 연내 2%까지만 올라도 올해 가계의 이자 부담은 13조 원 이상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9∼6.4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6∼4.978%)과 비교하면 3개월여 만에 상단이 1.472%포인트 치솟았다. 지난달 말 14년 만에 처음 연 최고 6%를 돌파한 주담대 고정금리는 이달 들어 2주 새 0.35%포인트 뛰었다.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8년 만에 3%를 넘어서는 등 시장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14일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3.4∼5.303%,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3.16∼5.18%였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까지 반영되면 주담대 변동금리도 조만간 최고 6%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연 2∼2.5%까지 오른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7%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월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6.5%는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변동금리 대출이어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1755조8000억 원)의 변동금리 비중도 이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3조358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 들어 이미 기준금리가 0.25%씩 두 차례 오른 데 이어 연말 2%까지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13조4300억 원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특히 영끌, 빚투족 가운데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20, 30대가 많은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빚으로 연명해온 취약계층이 늘고 있어 이들의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은행 창구에는 대출 갈아타기 등을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들의 상담 문의가 이어졌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대출 만기가 3년 이상 남았다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예·적금도 추가 금리 인상을 감안해 장기보다는 단기 상품으로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본인의 만기와 중도 상환 수수료를 고려해 대출 상환 전략을 세우고 승진, 이직 등으로 신용도가 올랐다면 금리 인하 요구권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14일 한국은행 기준금리(1.5%)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직전보다 높아지면서 팬데믹 시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연말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이미 최고 연 6%를 넘어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에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가 됐다. 기준금리가 연내 2%까지만 올라도 올해 가계의 이자 부담은 13조 원 이상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9~6.4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6~4.978%)과 비교하면 3개월여 만에 상단이 1.472%포인트 치솟았다. 지난달 말 14년 만에 처음 연 최고 6%를 돌파한 주담대 고정금리는 이달 들어 2주 새 0.35%포인트 뛰었다.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8년 만에 3%를 넘어서는 등 시장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14일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3.4~5.303%,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3.16~5.18%이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까지 반영되면 주담대 변동금리도 조만간 최고 6%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연 2~2.5%까지 오른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7%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월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6.5%는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변동금리 대출이어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1755조8000억 원)의 변동금리 비중도 이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3조358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 들어 이미 기준금리가 0.25%씩 두 차례 오른 데 이어 연말 2%까지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13조4300억 원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특히 영끌, 빚투족 가운데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20, 30대가 많은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빚으로 연명해온 취약계층이 늘고 있어 이들의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은행 창구에는 대출 갈아타기 등을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들의 상담 문의가 이어졌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대출 만기가 3년 이상 남았다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예·적금도 추가 금리 인상을 감안해 장기보다는 단기 상품으로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본인의 만기와 중도 상환 수수료를 고려해 대출 상환 전략을 세우고 승진, 이직 등으로 신용도가 올랐다면 금리 인하 요구권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설립 본허가를 얻고 하반기(7∼12월)부터 본격적인 보험 영업을 시작한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직접 보험업에 뛰어드는 첫 사례다. 거대한 플랫폼 파워를 등에 업은 빅테크 보험사의 등장에 대형 보험사들 위주로 돌아가던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은 이날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보험업 본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본허가를 신청한 지 4개월 만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보험 준비법인’을 만들고 보험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이로써 카카오손보는 빅테크가 운영하는 첫 번째 보험사가 됐다. 동시에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설립한 첫 디지털 보험사이기도 하다. 디지털 보험사는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로 분류되는데, 전체 보험 계약과 수입 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해 모집해야 한다. 국내 1, 2호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캐롯손해보험은 각각 기존 보험사인 교보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만든 자회사다. 카카오손보는 국내 3호 디지털 보험사다. 카카오손보는 출범 초 여행자보험이나 펫보험 등 소비자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보험을 주로 판매할 방침이다.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높고 설계 과정이 복잡한 자동차보험이나 장기보험 등을 초기 상품 라인업에서 뺀다. 그 대신 보험료가 싸고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해 고객 확보에 나서겠단 전략이다.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이용한 연계 상품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바이크·대리기사 단기보험, 카카오커머스와 연계한 반송보험 등이 그 예다.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거대 플랫폼을 이용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최세훈 카카오페이보험 준비법인 대표는 “보험의 문턱을 낮추고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환경에 맞춰 다양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술과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손보의 등장에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보험 시장에서도 온라인 판매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대에 불과했던 손보업계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1∼3월) 6.46%까지 올랐다. 특히 여행자보험 같은 간편한 상품을 가입할 땐 전체 가입자의 절반 이상(50.9%)이 온라인 판매 채널을 이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빅테크와 달리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 익숙한 보험회사는 디지털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가 보험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보험사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다만 경쟁을 통해 기존 보험회사의 디지털 혁신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일 여지가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경기 성남시에서 20년째 전세로 사는 장모 씨(54)는 지난해 내 집 마련에 나섰다가 포기했다.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탓에 대출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출 규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자 다시 기대에 부풀었다. 1900조 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관리와 대출 규제 완화 사이에서 차기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전방위로 틀어막은 대출 규제를 풀기 위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자칫 가계 빚과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수요 대출의 숨통을 틔워주되 부채 위기관리와 상충하지 않는 절충안을 찾는 게 중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DSR 규제 완화 딜레마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겠다며 대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지역과 집값에 상관없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단일화하는 게 핵심이다. 또 생애최초 주택 구매 가구에 대해선 LTV를 80%까지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선 집값이 9억 원 이하이면 LTV 40%, 9억 원 초과는 20%가 적용된다. 비규제지역은 70%를 적용받는다. 1일 윤 당선인의 지시에 따라 인수위 경제1분과는 LTV 완화를 비롯한 대출 규제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LTV 완화 방안은 공약대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DSR 규제를 완화할지 여부가 인수위의 딜레마다. DSR를 그대로 둔 채 LTV만 풀면 고소득층만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총 대출액이 2억 원을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는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LTV는 완화하고 DSR는 유지하면 청년, 신혼부부 등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계층은 규제 완화의 실효성이 크게 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DSR를 일괄적으로 완화하기보다는 DSR를 산정할 때 20, 30대의 미래소득을 더 인정해주거나 7월부터 더 강화되는 DSR 규제를 보류하는 방안들이 거론된다.○ IMF “LTV, DSR 더 강화해야”하지만 이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계부채 증가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의 LTV 강화와 DSR 적용을 환영하며 이를 더 강화해야 한다”며 “높은 신용대출, 부동산 투자 수요 등으로 가계부채는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도 1일 “가계부채는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미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예금담보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 등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11주 만에 멈췄고 강남 3구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은행들도 대출 한도를 높이고 금리를 인하하는 등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LTV를 푸는 건 규제 완화가 아닌 ‘정상화’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DSR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되 청년, 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하는 게 좋다”고 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를 현실화해 간다면 대출 총량 규제 같은 인위적인 양적 규제 없이도 가계 빚을 관리할 수 있다”며 “금리를 올리고 대출 규제는 점진적으로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신한은행이 GS리테일과 손잡고 금융권 최초로 ‘슈퍼마켓 혁신 점포’를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 광진구 ‘GS더프레시 광진화양점’에 들어선 혁신 점포 1호점에는 디지털 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 등이 설치됐다. 디지털 데스크를 통해 고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은행 직원과 화상 상담으로 대출, 연금 가입 등 창구 업무 대부분을 할 수 있다. 스마트 키오스크는 365일, 24시간 신규 예금 가입 같은 간단한 업무가 가능하다. 고객 응대는 안내 로봇과 인공지능(AI) 은행원 등이 담당한다. 최근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무인형 점포, 편의점 점포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형 슈퍼마켓에 은행 점포가 들어서는 건 처음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디지털 혁신 점포를 확대해 점포 통폐합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출 문턱 낮추기가 계속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주력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올리기로 했고 우리은행도 우대금리 혜택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인 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12일 오후 5시부터 ‘하나원큐신용대출’의 한도를 1억5000만 원에서 2억2000만 원으로 높인다. 이달부터 이 상품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대출 한도까지 상향하기로 한 것이다. 2억2000만 원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되기 이전인 2020년의 한도 수준이다. 다만 개인의 대출 한도를 ‘연 소득 범위 내’로 제한하는 조치는 남아 있어 연 소득 이상을 빌릴 순 없다. 우리은행도 11일부터 자사 부동산 플랫폼인 ‘우리원더랜드’ 가입자가 부동산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을 새로 받는 경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달 21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에 대해 0.2%포인트의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두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면 금리가 최대 0.3%포인트 내려간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은 최근 3개월 연속으로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7436억 원 줄었다. 올 들어 금리 인상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부동산 거래 부진 등이 겹치며 대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이에 KB국민, 신한, NH농협 등 다른 은행들도 이달 초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최대 0.2∼0.5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적정선에서 유지하기 위해 금리와 한도 등을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최근 5년간 100조 원 넘게 급증한 전세자금대출이 시중에 과도하게 풀리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시키고 원리금 상환을 유도해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0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80조 원이었다. 2012년 23조 원에 불과했던 전세대출은 2016년 50조 원을 넘어선 뒤 최근 5년간 130조 원가량 급증했다.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가구 비율도 2016년(7.1%)부터 매년 늘어나며 2021년 12.2%까지 증가했다. 전세 가격은 전세대출 증가와 맞물려 상승했다. 2016년 말 2억 원 수준이던 전세 중위가격은 2021년 말 2억6000만 원 수준까지 올랐다. 보고서는 서민의 거주 안정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전세대출을 받기가 쉬워지면서 전세 가격의 상승 폭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또 전세 보증금을 지렛대로 활용해 다른 주택을 구매하면서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했다고 전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갭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또 전세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규제도 약해 15억 원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보고서는 전세대출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전세대출이 시중에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주택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대출 받은 이들에게 원리금 상환을 유도하고 전세대출을 DSR 산정에 포함시키는 등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출 문턱 낮추기가 계속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주력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총량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우리은행도 부동산담보대출 등에 우대금리 혜택을 추가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12일 오후 5시부터 ‘하나원큐신용대출’의 한도를 1억5000만 원에서 2억2000만 원으로 높인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한도를 복원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1일 이 상품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한도까지 올리며 대출 문턱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다만 개인의 대출 한도를 ‘연소득 범위 내’로 제한하는 조치는 남아있어 연소득 이상을 빌릴 순 없다. 우리은행도 11일부터 자사 부동산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인 ‘우리원더랜드’ 가입자가 부동산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을 새로 받을 경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달 21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에 대해 0.2%포인트의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두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면 최대 0.3%포인트의 금리 인하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3개월 연속으로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자 경쟁적으로 대출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다. KB국민은행은 5일부터 한 달간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금리를 최대 0.45~0.55%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를 최대 0.2~0.3%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 원으로 한 달 전(705조9373억 원)보다 2조7436억 원 줄었다. 1월(―1조3634억 원)과 2월(―1조7522억 원)에 이어 이례적인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올 들어 금리 인상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부동산 거래 부진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들며 가계대출이 급격히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관련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분기(1~3월) 가계대출 영업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가계대출을 적정선에서 관리하기 위해 금리와 한도 등을 적정선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한국 노인(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 위험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1970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국제 곡물 가격의 변동에 더욱 취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보고서 2022’에 따르면 2020년 국내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0.4%로 집계됐다. 18∼65세(10.6%)의 4배 수준이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인구 가운데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아래인 인구 비중을 뜻한다. 18∼65세 빈곤율 대비 66세 이상 빈곤율로 산출한 ‘상대적 빈곤 위험도’는 367.8%(2018년 기준)로 OECD 국가 중 1위였다. 뒤를 이은 스위스(250%)의 1.5배, 일본(153.8%)의 2.4배다. 노인의 저소득 문제도 심각했다. 2020년 국내 66세 이상 인구의 균등화 중위소득(처분가능소득)은 연 1809만 원으로 18∼65세(연 3240만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0년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0.2%였다. 1970년(80.5%)의 4분의 1 수준이다. 주식인 쌀(92.8%)을 제외한 콩류(7.5%), 옥수수(0.7%), 밀(0.5%) 등의 자급률은 모두 10%를 밑돌았다. 한국은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해야 하는 만큼 국제 곡물 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은 모든 과목에서 크게 늘었다. 2020년 고등학교 2학년생들의 수학과 영어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은 전년보다 각각 4.5%포인트, 5.0%포인트 높아졌다. 코로나19로 택배와 배달 음식 수요가 늘며 종이, 플라스틱 등 쓰레기 배출량도 10∼20%가량 일제히 늘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