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당내 세력 확장에 나서면서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의 이합집산이 빨라지는 한편 대선 주도권 싸움을 둘러싼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주말 사이 “윤 전 총장 측 인사가 당 행사엔 참여하지 말자고 종용했다” “친윤(친윤석열) 인사가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라는 압박을 한다”는 등의 폭로성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각 주자들은 윤 전 총장을 집중 비판하고 나서는 등 야당의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윤석열 캠프 합류하라’ 의원들 협박”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요즘 매일 실언을 연발하며 어쭙잖은 줄 세우기에만 열중하는 훈련되지 않은 돌고래를 본다”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홍 의원은 또 “돌고래 진영에 합류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떼 지어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조속히 합류하라고 협박성 권유를 한다고 한다”며 “꼭 하는 짓들이 레밍과 유사하다. 본인들이 레밍이기 때문에 그런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당내 대표적인 친윤계인 정진석 의원이 지난주 윤 전 총장의 당 행사 불참과 관련해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레밍은 우두머리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 때문에 호수나 바다에 빠져 죽을 때가 많은 설치류다. 홍 의원의 발언은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했거나 다른 의원들의 합류를 압박하며 세를 불려가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한 초선 의원은 “윤 전 총장 측 다선 의원이 매일 같이 부르거나 전화로 ‘뭘 꾸물거리느냐’고 압박해 곤혹스럽다”고도 했다. 윤석열 캠프는 8일도 이종배(정책총괄본부장), 정점식(공정과상식위원장), 윤창현(경제정책본부장), 정찬민(국민소통위원장), 한무경(산업정책본부장) 등 현역 의원 5명을 영입하며 몸집을 불려 나갔다. 윤 전 총장이 “(2017년 특검 팀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 했다”고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설명한 것도 논란이 됐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거짓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니 정치인아 다 됐다는 느낌을 받기는 한다”고 했고, 김태호 의원도 “윤석열 후보의 언급은 스스로를 부정할 뿐 아니라 비겁해 보이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정치검사의 변신은 한계가 없다. 조만간 서울구치소로 박근혜 면회 갈지도 모르겠다”고 페이스북에 쓰기도 했다.● 尹, 당 행사 불참 두고 논란 확산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한 중진 의원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 다른 대선 후보 측에 “당 행사에 참석하지 말자”고 보이콧을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6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전 총장 캠프가) 다른 캠프에게까지 당 일정 보이콧을 요구했으면 이건 갈수록 태산”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윤 전 총장 측은 7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타 캠프에 어떠한 보이콧 동참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표는 “불참을 종용 받은 캠프는 있는데 연락을 한 캠프는 없는 상황”이라며 “당 공식기구인 경선준비위 일정을 보이콧하라고 사주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이콧 요구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밀실 정치”라며 “밀실 정치를 청산하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윤 전 총장이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8일 기자들과 만나 ‘보이콧 동참 요구’를 실제 받았는지에 대해 “경선이 시작도 제대로 안 됐고, ‘원팀’ 정신을 만들어가는 마당에 그게 뭐 중요한 문제겠나”라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특히 원 전 지사는 “겸손과 배려와 화합의 정신 없이 오만과 무례와 분열로 간다면 정권교체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오만과 무례와 분열의 주인공들은 찬바람과 함께 수증기처럼 증발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캠프 소속 인사가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면서도 “관련 대응은 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윤석열) 캠프가 초기에 전달체계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캠프가 추가 반박이 없으면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지명한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72·사진)는 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로 노무현 정부 시절 각별한 신임을 얻었던 판사 출신 법조인이다. 법무법인 한결 대표변호사인 송 후보자는 충북 영동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8년 동안 판사로 재직했다. 이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 2000년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냈다. 송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에 ‘대북 송금 사건’ 특별검사를 맡았다. 당시 특검은 대북 불법송금 의혹 등으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현 국가정보원장)을 기소했고 박 원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송 후보자는 2019년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돼 지난해 무죄를 이끌어냈다. 청와대는 인권위원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송 후보자 등 4명을 문 대통령에게 추천했다고 밝혔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송 후보자가 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따뜻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인권 선진국으로서 대한민국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코드 인사’라며 반발했다.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정치적 색깔이 분명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를 국가인권위원장에 지명한 것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1949년생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사시 22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대북송금의혹사건 특별검사 △헌법재판소 재판관 △법무법인 한결 대표변호사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미 군 당국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도 16일부터 예정대로 하반기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상황을 이유로 규모를 애초 한미 간 협의보다 더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김여정의 훈련 중단 압박 나흘 만인 이날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74명은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이날 오전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훈련 연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은 직후 이를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어서 여당 내 분열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야당은 ‘김여정 한마디’에 여당 의원들이 집단행동으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자 “대한민국 집권 여당이 김여정의 하명부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 “연기 안 하되 규모 더 축소될 듯” 복수의 군 관계자는 이날 “내부적으론 이미 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여권에서 훈련 연기 주장이 나오는 것과 별개로 군은 미국에 훈련 연기 요청을 한 적도, 할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국방부의 훈련 관련 발표는 훈련 시작 하루 전인 15일로 예상된다. 이미 미 본토에서 연합훈련에 참가할 미 증원 병력이 순차적으로 입국해 경기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규모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을 고려해 당초 한미 간 협의로 축소된 수준보다 더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의 강화된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훈련 기간 중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 파견되는 우리 군 인력이 대폭 줄어들고, 훈련 인원 간 거리 두기를 더 엄격히 시행해 훈련에 참가하는 전체 병력이 더 축소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宋 “김여정 이유로 연기 안 돼” 일축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당 설훈 의원 주도로 이뤄진 훈련 연기 촉구 서명에는 민주당 의원 61명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무소속 의원 13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에 나올 것을 조건으로 한미 양국이 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결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송 대표는 앞서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훈련이) 다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기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육군 대장)을 지낸 김병주 의원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훈련 참가 미군 대부분이 입국한 상태”라며 “연기나 취소를 주장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올림픽으로 따지면 예선 경기가 시작된 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에도 민주당 의원 카카오톡 단체방에 “연합훈련이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쓰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송 대표는 그럼에도 당 의원들의 집단행동이 나오자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연기를) 북측의 김여정 부부장이 얘기한 거지 않냐. 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런 걸 이유로 연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김여정 하명법’(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또다시 ‘김여정 눈치 보기’에 급급해하고 있다”며 “위장 평화쇼로 표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김여정 한마디에 국가 안보를 내주자고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의원) 자격은커녕 국민에 대한 양심과 염치도 없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지원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추가 영입을 통해 고문단을 새로 꾸리는 등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찾았다. 1인 시위는 지난달 29일 정진석 의원을 시작으로 릴레이로 진행되고 있으며 윤 전 총장은 시위 첫날에도 정 의원을 찾아 응원한 바 있다. 4일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정치적, 도의적으로도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사과 표명을 해야 하는데 인정을 안 한다. 정권의 정통성 문제가 제기될까 봐 그런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때도 (여당이) 얼마나 난리를 치고 했나”라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는 말입니까’라고 해서 (여당이) 얼마나 공격을 했는지”라고 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드루킹 사건은 국정원 댓글 사건보다 규모가 훨씬 큰 여론조작 행위”라고 적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캠프 경제고문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정책실장 등을 지낸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상임고문으로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을 각각 임명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조직본부장, 강승규 전 의원은 조직부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윤한홍 의원은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을, 주광덕 전 의원은 상임전략특보를 맡았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용기 전 의원은 상임정무특보로 합류해 정책 공약 발굴과 당과의 소통에 주력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과 당 지도부 상견례에 이어 당 사무처와 보좌진협의회까지 찾아가는 등 국민의힘 당내 세력 확보에 집중했다. 지난달 30일 전격 입당 과정에서 불거진 ‘지도부 패싱’ 논란을 잠재우는 한편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당내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대선 출마 선언이 예정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캠프 기자실을 새로 설치하고 언론특보단을 선임하는 등 소통 채널 강화에 주력했다.○ 尹, 당내 기반 다지며 경선 준비 박차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그룹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나서 “집권 연장을 위해 (현 정권) 핵심 세력들은 이권 카르텔로 뭉치고 지지 세력을 포퓰리즘으로 감싸 안고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국민들을 주택 소유자가 되지 못하게 저지하고 전부 임차인, 전세 입주자가 되게끔 강제하나”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강연 내내 “매표 행위나 일삼는 나라”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쓰면서 국민의힘 현역 의원 103명 중 가장 큰 비중(57명)을 차지하는 초선들에게 반문(반문재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강연 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찾은 윤 전 총장은 “당 소속으로서 많은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 더 올바르다는 판단에 예상보다 더 일찍 입당하게 됐다”며 전격 입당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치맥 회동을 하면서 ‘대동소이’라고 말했었는데 이제 대동소이가 아니라 대동단결, 일심동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선 지난주 당 지도부와 조율 없는 입당에 대해 불편한 기류도 감지됐다. 이 대표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당) 형식에 있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다. 섭섭하기도 전에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도 YTN 라디오에서 “사전에 준비가 없이 전격 입당했으니 어색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사무처 당직자와 보좌진협의회도 찾아 “정치 초년생이다 보니 저에게 가르칠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지 기탄없이 말해 달라”며 몸을 낮췄다. 오후엔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국민의힘 103개 의원실을 모두 돌며 “부서지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고,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당 의원실까지 찾아가 “가르쳐 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崔, 대변인단 보강하며 소통 채널 강화최재형 캠프는 2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프레스룸 오픈데이’를 열고 언론특보단을 공개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편하게 취재하도록 미디어룸을 열었고, 좋은 기삿거리도 제공하겠다”면서 “가급적이면 기자들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기자들과 일일이 주먹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예비역 군 장성들과 간담회도 갖고 “청해부대원 90%가 코로나에 감염돼도 청와대는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50여 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내게 많은 힘이 돼 주었는데 제일 힘들 때 앞장서 줬구나”라고 적으며 소아마비를 앓아 고교 시절 최 전 원장이 업고 등하교시켰던 강명훈 변호사를 후원회장으로 선임한 사실을 알렸다. 강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공개된 영상에서 “최 후보자가 대한민국 미래를 담기 위해서 나섰다”며 최 전 원장에 대한 후원을 호소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이 사라진 뒤 ‘무주공산’으로 불리던 국민의힘 당내 계파 구도가 최근 요동치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하고,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기존 대선 주자들도 기지개를 켜면서 의원들의 이합집산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친윤(친윤석열)계는 윤 전 총장이 입당하기 전부터 세력화됐다. 6월 29일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엔 국민의힘 의원이 24명 참석했고, 지난달 26일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엔 40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두 곳 모두 이름을 올린 의원만 21명으로 이미 당내 최대 계파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최(친최재형)계도 세력을 키우는 중이다. 김용판 김미애 의원은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했고, 박대출 조해진 의원 등 10여 명이 캠프에 합류하거나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오래전부터 뿌리내려 온 친홍(친홍준표) 친유(친유승민) 계파도 언제든지 몸집을 불릴 수 있는 계파로 꼽힌다. 계파는 국민의힘에서 한동안 금기어였다. 2007년 대선 이후 당의 고질적 병폐였던 친이 친박의 극단적 갈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권을 넘겨준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최근의 계파 형성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되면 친윤과 친최의 갈등이 친이와 친박 못지않을 거란 전망도 많다. 이미 양측은 ‘드루킹 댓글 조작’ 판결에 대한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놓고 1라운드를 벌였다. 그러나 야권에선 계파정치의 부활을 반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건전한 계파정치의 순기능만 발휘된다면 정권교체의 거대한 동력이 될 거란 주장이다. 친이와 친박도 처음부터 이전투구를 벌이진 않았다. 친이는 2007년 대선에서 ‘747 공약’(7%대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 경제강국), 친박은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로 당시 ‘친이 정권’과 차별화되는 시대적 담론을 제시하며 비전 경쟁을 벌여 나갔고, 결국 정권교체와 재집권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양측의 비전이 100% 실현되지는 않았고 끝내는 권력투쟁으로 변질됐지만, 각 계파가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미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했기에 집권이 가능했다는 점엔 이견이 없다. 오랜만에 계파의 장이 서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당은 기본적으로 시끌시끌해야 한다. 모처럼 당에 생기가 도는 것 같아 오히려 반갑다”고 했다. 계파정치가 필수라면 병폐는 줄이고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모습이어야 한다. 계파는 대선 주자 등 인물 중심으로 형성된다. 인물 계파는 그래서 필연적이다. 다만 인물 속에 비전을 담아야 계파정치의 순기능을 최대치로 올릴 수 있다.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제 구체적인 공약과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했고, 최 전 원장은 4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자신이 구상하는 미래 비전을 내놓는다. 다시 꿈틀대는 제1야당의 계파정치가 ‘인물 계파’를 넘어 ‘비전 계파’로 경쟁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유성열 정치부 기자 ryu@donga.com}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정부도 “전례가 없고 너무 과도하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언론중재법의 법안심사소위 처리를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달 내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공개한 지난달 27일 문체위 소위 속기록에 따르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규정한 입법례, 손해배상의 하한액을 규정한 나라가 있느냐”는 물음에 오영우 문체부 1차관은 “아마 있더라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최 의원이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별도로 규정한 사례는 찾지 못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 답변 내용을 공개하자 오 차관도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지금 전례도 없다”고 말했다. 오 차관은 또 손해배상 기준과 관련해 “하한액을 두는 부분은, 정부 측에서는 정말 이것은 다른 입법례도 없고, 너무 과도한 것이기 때문에 상한액만 규정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 매출액과 연동해 손해배상의 상·하한액을 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론사의 경우 보도를 통한 수입도 있지만, 각종 출판사업이나 포럼이라든가 여러 부가 사업을 하고 있다”며 “만약 (개정안에) 반영된다면 자구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언론사 매출액의 0.01%를 하한선으로 하는 개정안을 밀어붙였다. 이날 회의에선 여당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다. 판사 출신의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언론사가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입증 책임을 지는 것과 관련해 “제가 20년 동안 알고 있었던 손해배상 법리는 무조건 (소송을) 청구하는 피해자가 손해가 있음을 입증해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과 언론 관련 단체에 이어 주무 부처도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8월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가짜 뉴스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일 ‘청년’과 ‘민생’을 주제로 공개 행보에 나서며 본격적인 당내 후보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 당 사무처 직원을 연이어 만나 당심(黨心) 공략에 나선다. 이에 맞서 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尹, 2030 만나 ‘실사구시’ 강조윤 전 총장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카페 하우스(How‘s)에서 열린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오픈 세미나’에 참석했다. 상상23은 윤 전 총장 캠프에 청년특보로 합류한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가 기획총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030 청년 맹장들이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을 직접 연구하고 설계하겠다는 시도에 대해 아주 격렬한 지지를 표한다”며 “청년 세대의 사고와 아이디어가 실사구시, 실용주의, 탈이념에 부응하는 것이라 나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념이라는 것도 거대한 카르텔인데, 청년들은 기득권 카르텔에 편입돼 있지 않고 사고가 자유롭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지향해야 할 실용주의 노선과 부합한다”며 “청년들의 수준이 거의 입안된 정부 정책 이상”이라고 극찬했다. 윤 전 총장은 2030세대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가상화폐 산업 정책에 대해선 “미국의 모델을 벤치마킹해서 따라가야 한다”며 “현상은 받아들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전날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의원을 잇달아 만나 정치적 조언을 구했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을 홀로 찾아가 50분간 조언을 구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금 전 의원과 만찬 회동을 하며 정권 교체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또 윤 전 총장은 당분간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과 스킨십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직접 거리에서 당원 배가 운동을 벌이는 방안까지 검토하며 적극적으로 당심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崔, ‘미담’ 이미지 벗고 ‘文 공격수’로최 전 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과 만나 “가장 큰 피해자는 자영업자인데 재난지원금이란 명목으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돈을 주는 건 정치적 매표 행위”라며 여권을 공격했다. 본격적으로 민생 행보를 시작한 최 전 원장은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획일적으로 동일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결국 혈세를 낭비하는 정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업종별로 획일화된 방역수칙, 영업시간 제한도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원장은 4일 “미래를 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후 지역 행보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담 제조기’라는 꼬리표를 떼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파고들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 실효성도 의문시되는 사이비 분배 정책을 내놓고 성장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이 지사의 생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둘러싼 소동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5시경 보수 성향의 한 유튜버는 해당 벽화가 그려진 건물을 찾아가 김 씨의 얼굴을 상징하는 듯한 여성의 얼굴 부분을 검은색 페인트를 덧칠해 지웠다. 덧칠한 부분에는 “여성 단체 다 어디 갔나?”, “좌파 문화 규탄한다”는 문구와 함께 “부선궁인가? 혜경궁인가?”, “경인선 가자” 등 여권의 대선 후보 측을 겨냥한 듯한 표현도 있었다. 이들이 벽화를 지우고 그 자리에 문구를 써넣는 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과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이 양측을 말리는 상황도 이어졌다. 벽화를 그렸던 건물주 여모 씨(58)는 벽화에 대해 “인격권 침해이자 사회적 폭력”이라는 비난이 확산되자 ‘쥴리의 꿈’ 등의 문구를 지웠지만 여성의 얼굴 부분은 그대로 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충북 청주에 유사한 벽화를 그리겠다고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31일 올라온 이 게시물에는 “조만간 청주에 쥴리의 남자 벽화를 그린다. 전국적으로 난리가 날 것 같다”는 내용과 함께 한 남성이 컨테이너 벽면에 그림을 그리는 사진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벽화가 그려진 장소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1일 벽화 논란과 관련해 “법적 대응은 결정한 바 없다. 법적 조치보다는 사회적 노력과 시민의식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 시민단체는 벽화를 그린 여 씨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계기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당내 다른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15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8명의 후보를 추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정권 교체에 나서겠다”며 지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법률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제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며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선 후보 경선에 임하는 것이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은 지방 민심 경청 행보에 나선다. 유 전 의원은 8∼10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찾아 지역 주민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이후 20일을 전후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부터 ‘JP(준표)의 희망편지’ 12개를 발표하는 등 정책 행보를 이어 왔던 홍 의원도 이번 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를 방문해 지역 인사들을 접촉한 뒤 광복절(15일)을 전후해 전국 순회 일정에 돌입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일 ‘청년’과 ‘민생’을 주제로 공개 행보에 나서며 본격적인 당내 후보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윤 전 총장은 입당 후 첫 공개 행사로 청년 정책 토론회를 택한 데 이어 2일에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세미나와 당 사무처 직원 간담회를 연이어 갖는다. 이에 맞서 윤 전 총장보다 보름 먼저 입당해 당내 기반 확장에 주력했던 최 전 원장은 4일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尹, 黨心 잡고 民心 쫓는 ‘투 트랙’ 전략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카페 하우스(How‘s)에서 열린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오픈 세미나에 참석했다. 상상23은 윤 전 총장 캠프에 청년특보로 합류한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가 기획총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030 청년 맹장들이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을 직접 연구하고 설계하겠다는 시도에 대해 아주 격렬한 지지를 표한다”며 “설익은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기성세대에게는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그는 전날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의원을 잇달아 만나 정치적 조언을 구했다. 윤 전 총장은 휴가에서 복귀한 김 전 위원장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을 홀로 찾아가 50분간 조언을 구했다. 윤희석 캠프 대변인은 “김 전 위원장에게 입당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 등을 설명 드렸고 김 전 위원장도 이견을 보이시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제 입당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금 전 의원과 만찬 회동을 하며 정권교체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입당 불확실성을 제거한 윤 전 총장은 당분간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과 스킨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입당을 기점으로 지지층의 자발적인 입당 독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입당했다고 중도 확장 노력을 멈추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을 국민 정당으로 변화시키고 혁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崔, ‘미담’ 이미지 벗고 ‘文 공격수’로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음식문화거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과 만나 “가장 큰 피해자는 자영업자인데 재난지원금이란 명목으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돈을 주는 건 정치적 매표행위”라며 여권을 공격했다. 본격적으로 민생 행보를 시작한 최 전 원장은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획일적으로 동일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결국 혈세를 낭비하는 정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업종별로 획일화된 방역수칙, 영업시간 제한도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원장은 4일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을 기점으로 지역 행보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미담 제조기’라는 꼬리표를 떼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파고 들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 실효성도 의문시되는 사이비 분배 정책을 내놓고 성장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이 지사의 생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출마 선언에서 미래 국정운영 방향과 정치 철학을 명확하게 밝힌 이후부터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계파 구도가 재설정되고 있다. 2007년 대선 이래 이어져 온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대립 구도가 사실상 소멸된 뒤, 친윤(친윤석열)계 친최(친최재형)계를 공개적으로 자처하는 의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기존 대선주자들도 각각 세를 불려 나가고 있어 의원들의 이합집산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20여 명 vs 친최계 10여 명 최 전 원장은 28일 “언론에서 (친윤-친최 의원들 간의 갈등을) 계파 정치 프레임으로 보도하는 등 당 안팎이 어수선하다”면서 “윤 전 총장과 만나 현재의 시국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과의 회동을 공개 제안한 것. 친윤 정진석 의원이 윤 전 총장이 주장한 ‘드루킹 특검 재개’에 호응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27일 제안하자, 친최 김용판 의원이 반대하고 나서며 양측의 갈등이 외부로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전 원장뿐만 아니라 만남을 요청하는 여러 정치인이 있다면 언제든 때가 되면 만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분열 없는 야권 통합과 압도적 정권 교체,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그 시간을 존중해 줬으면 한다”고 밝히며 즉각 회동은 거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의 회동 제안에 대해 “윤 전 총장보다 지지율이 낮은 최 전 원장으로선 화합이든 대립이든 야권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과 엮인 이슈를 띄우는 게 유리하다”고 해석했다. 윤 전 총장이 주말 사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나며 ‘입당’ 이슈를 띄우는 동안,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대부분의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등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된 상태다.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참석한 명단과 26일 윤 전 총장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국민의힘 의원만 정진석 권성동 의원 등 20여 명에 이른다. 친윤계가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해 가고 있는 것. 최 전 원장을 공개 지지하거나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는 의원들은 현재 박대출 조해진 의원 등 10여 명이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의 윤석열 캠프 합류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 여부가 계파 갈등의 ‘트리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늦어질 경우 최 전 원장 측은 이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나설 태세다.○ 친홍-친유-친원계도 조직화 시작 여기에 국민의힘에서 오래 뿌리를 내려온 기존 당내 대선주자들도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서고 있어 야권의 계파 대립 구도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21대 총선을 거치며 ‘유일한 당내 계파’로 평가받아 온 친유(친유승민)계의 경우 아직은 공개적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지만 언제든 조직화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조경태 의원을 28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배현진 최고위원이 지원하고 있는 친홍(친홍준표)계, 강민국 의원 등이 지지하고 있는 친원(친원희룡)계에도 향후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 등에 따라 의원들의 합류가 속속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29일 이 대표와 대선주자 11명이 직접 참석하는 대선후보 간담회를 처음으로 열 계획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계파 구도가 재설정되고 있다. 2007년 대선 이래 이어져온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대립 구도가 사실상 소멸된 뒤, 친윤(친윤석열)계 친최(친최재형)계를 공개적으로 자처하는 의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기존 대선주자들도 각각 세를 불려나가고 있어 의원들의 이합집산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20여명 vs 친최계 10여명최 전 원장은 28일 “언론에서 (친윤-친최 의원들 간의 갈등을) 계파 정치 프레임으로 보도하는 등 당 안팎이 어수선하다”면서 “윤 전 총장과 만나 현재의 시국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문을 통해 밝혔다. 윤 전 총장과의 회동을 공개 제안한 것. 전날 친윤 정진석 의원이 윤 전 총장이 주장한 ‘드루킹 특검 재개’를 지원 사격하기 위한 1인 시위를 제안하자 친최 김용판 의원이 반대하고 나서며 양측의 갈등이 외부로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전 원장뿐만 아니라 만남을 요청하는 여러 정치인이 있다면 언제든 때가 되면 만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분열 없는 야권 통합과 압도적 정권교체,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그 시간을 존중해 줬으면 한다”고 하며 즉각 회동은 거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의 회동 제안에 대해 “윤 전 총장보다 지지율이 낮은 최 전 원장으로선 화합이든 대립이든 야권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과 엮인 이슈를 띄우는 게 유리하다”고 해석했다. 윤 전 총장이 주말 사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나며 ‘입당’ 이슈를 띄우는 동안,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대부분의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등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된 상태다.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참석한 명단과 26일 윤 전 총장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국민의힘 의원만 정진석 권성동 의원 등 20여 명에 이른다. 친윤계가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해가고 있는 것. 최 전 원장을 공개 지지하거나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는 의원들은 현재 박대출 조해진 의원 등 10명 가까이 된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의 윤석열 캠프 합류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 여부가 계파 갈등의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늦어질 경우 최 전 원장 측은 이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나설 태세다.● 친홍-친유-친원계도 조직화 시작여기에 국민의힘에서 오래 뿌리를 내려온 기존 당내 대선주자들도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서고 있어 야권의 계파 대립 구도는 복잡해질 전망이다. 21대 총선을 거치며 ‘유일한 당내 계파’로 평가받아온 친유(친유승민)계의 경우 아직은 공개적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지만, 언제든 조직화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조경태 의원을 28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배현진 최고위원이 지원하고 있는 친홍(친홍준표)계, 강민국 의원 등이 지지하고 있는 친원(친원희룡)계에도 향후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 등에 따라 의원들의 합류가 속속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29일 이 대표와 대선주자 11명이 직접 참석하는 대선후보 간담회를 처음으로 열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27일 부산을 찾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한 도시”라고 강조하며 보수와 진보 표심을 동시에 공략했다. 이날 국민의힘 당내에선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 의원 간의 대립 양상이 불거지기도 했다.○ 尹 “산업화와 민주화에 부산이 큰 기여” 윤 전 총장은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북항 재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1990년대 이후 부산의 경제가 많이 침체되고 새로운 활력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첨단산업이 뒷받침해주는 세계적 해양 도시로 부산이 발돋움하는 건 대한민국 전체 사활적 이익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윤 전 총장은 “(6·25) 동란 때 국가가 소멸될 위기에서 자유민주체제를 지켜낸 곳”이라며 “3·15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민주시위가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고 강조했다. 광주에서 ‘5·18정신’을, 대구에서 ‘2·28정신’을 강조한 데 이어 부산에서는 ‘부마항쟁정신’을 강조한 것. 윤 전 총장은 부산 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자유민주체제 수호를 위한 부산시민의 항쟁을 우리는 오래오래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기도 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장제원 안병길 김희곤 의원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부산의 대표 음식인 돼지국밥이었고 부산지역 소주인 ‘대선’ 소주를 곁들였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늦지 않게 행로를 결정해 쭉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내에선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친윤계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의원들이 모두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드루킹 특검’ 재개를 요구하는 릴레이 1인 단식 시위를 제안했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댓글 조작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하며 특검 연장을 요구하자 정 의원이 호응한 것. 그러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돕고 있는 김용판 의원은 “누군가의 하명을 받아서 (단식 시위를) 실행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반대했고, 이에 친윤계인 유상범 의원은 “저는 금요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1인 시위에 참여하겠다”고 재반박하며 의원들 간 논란이 이어졌다. 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2018년 당시 윤 전 총장이 검사장이던)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적폐수사에 대해서는 어마무시한 화력을 퍼부었지만, 드루킹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했고,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드루킹 사건 은폐 당사자로 지목됐던 분”이라고 윤 전 총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김종인 “윤석열 입당 크게 중요치 않아” 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입당 자체가 크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무조건 입당해서 대선 경선에 참여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나름대로 현재의 지지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병민 대변인 등 본인과 가까운 인사들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데 대해서도 “나와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전남 고흥 출신의 송기석 전 국민의당 의원을 영입해 광주전남지역에 대한 총괄 관리를 맡기는 등 외연 확장 시도를 이어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27일 부산을 찾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한 도시”라고 강조하며 보수와 진보 표심을 공시에 공략했다. 부산은 과거 보수 진영의 텃밭으로 불렸지만, 부산이 고향인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과 함께 사실상 ‘스윙 스테이트(경합 지역)’로 분류돼왔다. 윤 전 총장은 부산에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포괄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尹 “산업화와 민주화에 부산이 큰 기여”윤 전 총장은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북항 재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부산은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한 도시”라며 “1990년대 이후 부산의 경제가 많이 침체되고 새로운 활력을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첨단 산업이 뒷받침해주는 세계적 해양 도시로 부산이 발돋움하는 건 대한민국 전체 사활적 이익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윤 전 총장은 “(6·25) 동란 때 국가가 소멸될 위기에서 전국에서 내려온 피란민과 지역민이 힘을 합쳐서 자유 민주체제를 지켜낸 곳”이라며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민주시위가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은 우리나라 민주화에 기여한 많은 정치적 인재들을 배출하고 민주화를 이끌어왔다”고 했다. 광주에서 ‘5·18 정신’을, 대구에서 ‘2·28 정신’을 강조한 데 이어 부산에서는 ‘부마항쟁 정신’을 강조한 것. 윤 전 총장은 부산 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자유민주체제 수호를 위한 부산시민의 항쟁을 우리는 오래오래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기도 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장제원 안병길 김희곤 의원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부산의 대표 음식인 돼지국밥이었고, 부산 지역 소주인 ‘대선’ 소주를 곁들였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늦지 않게 행로를 결정해 쭉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어차피 선거는 8개월 이상 남아 있지 않냐”면서 “긴 마라톤이니 이를 보는 국민이나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오래 기다리시지 않고 예측 가능성을 가지도록 결론을 내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를 넘는 것을 두고 “지지율 40%면 백성들의 아우성을 덮을 수 있는 건가”라며 “지지율이 의미하는 게 정확히 어떤 건지 해석도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당 소속 인사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선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김종인 “윤석열 입당 크게 중요치 않아”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입당 자체가 크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무조건 입당해서 대선 경선에 참여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나름대로 현재의 지지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석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 등 본인과 가까운 인사들이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데 대해서도 “나와는 관계없다. 따로 조언을 하고 있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도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얘기한 것으로 비춰볼 때 입당이 가시화된 것이고 시기는 아마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전남 고흥 출신의 송기석 전 국민의당 의원을 영입해 광주전남 지역에 대한 총괄 관리를 맡기는 등 외연 확장 시도를 이어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은 적이 있도 송 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의 독주에 비판적 시선을 가진 (호남의) 중도층 지지를 이끌어내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윤 전 총장 장모의 과거 동업자이자 ‘윤석열 X파일’ 진원지로 지목된 정대택 씨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X파일은) ‘돈을 노린 소송꾼’의 일방적 주장을 모아둔 것에 불과하다”고 반격에 나섰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 법률지원팀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대택 씨가 주장하는 파일들을 모두 검토한 결과, 거짓 주장 외에 아무런 실체가 없다”며 “정대택 씨의 ‘돈을 노린 허무맹랑한 주장들’은 지난 14년간 11번의 유죄 판결에서 모두 거짓이라는 사실이 확정됐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2003년부터 윤 전 총장 장모 최모 씨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최 씨는 22일 정 씨를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법률지원팀은 또 정 씨가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한 모습이 담긴 사진과 페이스북 게시글 등을 공개했다. 정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후보 법률인권특보로 활동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법률지원팀은 민주당을 향해 “정 씨가 문재인 후보의 ‘법률인권특보’로 활동한 사실이 있느냐. (민주당이) 정대택 씨와 교감하에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게 아니라면 왜 정대택 씨의 주장이 무엇인지 검증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정 씨는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측이 지지율 하락으로 수세에 몰리자 여론몰이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윤석열 캠프는 26일부터 시작할 후원회 모금 공식 절차도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한편 윤 전 총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달 초 서울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두 분이 우연히 만났는데, 각자 일행이 있는 탓에 인사만 간단히 나눴다”며 “추후 시간을 조율해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주춤하면서 국민의힘 내 ‘윤석열계’와 ‘비윤석열계’의 대립 국면이 본격화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발언을 잇달아 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의원들이 “자기 정치를 그만하라”고 반발하고 나섰고, 이 대표는 “선을 넘었다”고 각을 세우고 나선 것. 특히 윤 전 총장에게서 이탈한 지지율이 다른 야권 주자가 아닌 여권으로 가고 있는 여론조사 흐름, 야당 지지율 하락 등이 이런 자중지란과 ‘이준석호’의 위기를 초래한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자기 정치 그만” vs “꽃가마 없어”국민의힘에서 대표적인 윤석열계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 대해 “판단이 미숙하다”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고 잇따라 지적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정 의원은 또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요인,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며 “이 대표는 ‘정권 교체’의 깃발이 사라지면 뭘 가지고 내년 대선을 치를 작정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지율 30%의 윤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며 “정치는 예능 프로그램의 재치 문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과 오랜 친구 사이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제1야당의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며 “당 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 요즘 당 대표의 발언을 보면 극히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장제원 의원도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 정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이 대표를 맹비난했다. 당내에선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이 대표가 유 전 의원을 당 대선 후보로 밀어주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외 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 와야 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중진들이) 너무 선을 넘었다. 중진 의원들께선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하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이 대표를 거들었다.○ 여권으로 흐르는 尹 지지율 최근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선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와 함께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19∼21일 실시한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19%로 대선 출마선언 직전인 6월 셋째 주(24%)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홍준표 의원(4%)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3%)의 지지율은 전주와 같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28%였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주보다 1%포인트 상승한 27%,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14%로 2주 전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때문에 “4·7 재·보선 승리와 ‘윤석열 데뷔 효과’ 등으로 반짝 상승세를 탔던 야권이 내부 계파 갈등과 후보들의 반등 모멘텀 부족으로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 등이 제대로 풀리는 게 없는 상황이 되자 본격적인 실적을 내야 할 이 대표에게 화살이 돌아가고 있는 측면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상관없이 당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보지만, 중진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고 진단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주춤하면서 국민의힘 내 ‘윤석열계’와 ‘비윤석열계’의 대립 국면이 본격화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근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발언을 잇달아 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의원들이 “자기 정치를 그만하라”고 반발하고 나섰고, 이 대표는 “선을 넘었다”고 각을 세우고 나선 것. 특히 윤 전 총장에게서 이탈한 지지율이 다른 야권 주자가 아닌 여권으로 가고 있는 여론조사 흐름, 야당 지지율 하락 등이 이런 자중지란과 ‘이준석호’의 위기를 초래한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자기 정치 그만” vs “꽃가마 없어”국민의힘에서 대표적인 윤석열계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 대해 “판단이 미숙하다”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고 잇따라 지적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정 의원은 또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요인,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며 “이 대표는 ‘정권 교체’의 깃발이 사라지면 뭘 가지고 내년 대선을 치를 작정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지율 30%의 윤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며 “정치는 예능 프로그램의 재치 문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과 오랜 친구 사이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제1야당의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며 “당 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 요즘 당 대표의 발언을 보면 극히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장제원 의원도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 정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이 대표를 맹비난했다. 당내에선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이 대표가 유 전 의원을 당 대선 후보로 밀어주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외 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 와야 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중진들이) 너무 선을 넘었다. 중진 의원들께선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하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이 대표를 거들었다.● 여권으로 흐르는 尹 지지율최근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선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와 함께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19∼21일 실시한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19%로 대선 출마선언 직전인 6월 셋째 주(24%)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홍준표 의원(4%)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3%)의 지지율은 전주와 같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28%였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주보다 1%포인트 상승한 27%,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14%로 2주 전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때문에 “4·7 재·보선 승리와 ‘윤석열 데뷔 효과’ 등으로 반짝 상승세를 탔던 야권이 내부 계파 갈등과 후보들의 반등 모멘텀 부족으로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 등이 제대로 풀리는 게 없는 상황이 되자 본격적인 실적을 내야 할 이 대표에게 화살이 돌아가고 있는 측면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상관없이 당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보지만, 중진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고 진단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청와대는 22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유죄 판결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전날에 이어 침묵을 이어갔다. 김 전 지사 유죄 판결에 대해 야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파상공세에 나선 가운데 정치 공세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야권은 계속해서 “몸통은 문 대통령”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野 총공세 “몸통은 文”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해 ‘청와대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며 “젊은 세대가 구(舊) 문재인과 현(現) 문재인을 대비하며 조롱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참 후퇴시킨, 선거 개입을 넘어선 선거 조작 사건”이라면서 “김 전 지사 한 사람 구속됐다고 끝날 일이 결코 아니다”라며 여권 전반으로의 전선 확대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김 전 지사 유죄 판결을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 논란으로 끌고 가겠다는 포석이다.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맞붙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어차피 금메달을 딸 올림픽 유력 후보라면 도핑을 해도 상관없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여권 일각의 ‘2017년 대선은 문 대통령의 승리가 예견돼 있었다’는 주장을 비판한 것. 야권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론 조작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침묵을 지키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정권 출범의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은 최측근의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 與, 사과 없이 사법부 성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사법부 판결을 비판하며 야권의 대통령 사과 요구 및 정권 정통성 공격에 대한 차단에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대법원의 유죄 확정은 유감스럽다”며 “유능한 지사이자 착한 정치인이었던 김 전 지사를 잃은 데 대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을)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유사한 사건으로 매도하는 분들이 있다”며 “국정원이나 국군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한 국정원 댓글 조작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사법부 판결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국민의힘은 2012년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 조작 사건을 벌여 3%포인트라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런 사람들이 정통성 운운하는 것은 어이없다”고 했다. 여권 대선주자들도 ‘진심’을 근거로 대법원의 판결을 탓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판단은 몹시 안타깝다”며 “개인적인 믿음으로 볼 때 김 전 지사의 진실성을 믿는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CBS 라디오에서 “법원이 정황 중심으로만 판단한 것 같다”며 “김 전 지사의 진심도 믿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2018년 당 대표 재직 당시 댓글 수사를 촉구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두관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추 전 장관을 향해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라는 세 번 자살골을 터뜨린 해트트릭 선수”라며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김 전 지사를 잡았다고 하는 것은 우리 세력을 분열시키려는 국민의힘의 계략”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전 대표님, 지금 대권주자님의 용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선에 꿩(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잡는 매가 되겠다고 나왔는데, 꿩은 못 잡고 ‘바둑이’ 김경수만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둑이’는 드루킹 일당이 김 전 지사를 지칭했다는 은어(隱語)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청와대는 22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유죄 판결에 대해 “입장이 없다”며 전날에 이어 침묵을 이어갔다. 김 지사 유죄 판결에 대해 야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파상공세에 나선 가운데 정치 공세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야권은 계속해서 “몸통은 문 대통령”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 野 총공세 “몸통은 文”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해 ‘청와대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며 “젊은 세대가 구(舊) 문재인과 현(現) 문재인을 대비하며 조롱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참 후퇴시킨, 선거 개입을 넘어선 선거 조작 사건”이라며 “김 전 지사 한 사람 구속됐다고 끝날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여권 전반으로의 전선 확대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김 전 지사 유죄 판결을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 논란으로 끌고가겠다는 포석이다.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맞붙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어차피 금메달을 딸 올림픽 유력후보라면 도핑을 해도 상관없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여권 일각의 ‘2017년 대선은 문 대통령의 승리가 예견돼 있었다’는 주장을 비판한 것. 야권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론 조작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침묵을 지키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정권 출범의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은 최측근의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 與, 반성 없이 사법부 성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사법부 판결을 비판하며 야권의 대통령 사과 요구 및 정권 정통성 공격에 대한 차단에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대법원의 유죄 확정은 유감스럽다”며 “유능한 지사이자 착한 정치인이었던 김 전 지사를 잃은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을)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유사한 사건으로 매도하는 분들이 있다”며 “국정원이나 국군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한 국정원 댓글 조작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대선 주자들도 ‘진심’을 근거로 대법원을 성토하고 나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판단은 몹시 안타깝다”며 “개인적인 믿음으로 볼때 김 전 지사의 진실성을 믿는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CBS 라디오에서 “법원이 정황 중심으로만 판단한 것 같다”며 “김 전 지사의 진심도 믿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권 내에서는 2018년 당 대표 재직 당시 댓글 수사를 촉구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두관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추 전 장관을 향해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라는 세 번 자살골을 터뜨린 해트트릭 선수”라며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치 내가 김 전 지사를 잡았다고 하는 것은 우리 세력을 분열시키려는 국민의힘의 계략”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전 대표님, 지금 대권주자님의 용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선에 꿩(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잡는 매가 되겠다고 나왔는데, 꿩은 못 잡고 바둑이 김경수만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둑이’는 드루킹 일당이 김 전 지사를 지칭했다는 은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