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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회동을 위한 양측의 실무 협의가 21일 또 결렬됐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한 청와대의 반대와 문 대통령 임기 말 인사권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결렬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한 시간가량 만남을 이어갔으나 회동 날짜를 조율하지 못했다. 장 실장은 22일 열리는 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예비비 496억 원의 의결을 요청했으나, 이 수석은 당장 국무회의에 예비비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청와대가 국무회의 예비비 지출 승인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을 재촉하기만 했다”며 “회동 날짜를 확정짓지 못한 채 모임이 파한 이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문 대통령의 임기 내 집무실 용산 이전에 반대한다는) 발표를 해버렸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여기에 더해 양측은 그동안 이견이 두드러졌던 감사원 감사위원 등 정부 주요직 인사에 대한 인사권 문제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인사권은 문 대통령이 행사하는 것”이라며 이를 의제로 올리는 것을 전제로 한 회동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이견이 계속되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불투명해졌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이전한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 “통의동에서 정부 출범 직후부터 국정과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다.”(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문재인 정부가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안보 공백 우려’를 이유로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신구 권력 간 신경전이 벼랑 끝 대치로 치닫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공공기관 인사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결렬된 데 이어 두 번째 정면충돌이다.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 의결에 대해 ‘임기가 끝나는 5월 9일까지는 현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자 윤 당선인 측은 이를 ‘정권 인계인수를 위한 필수사항에 대해 협조 거부’로 규정했다. 정권 교체를 50일 앞둔 시점에서 순조로운 권력 이양에 빨간불이 켜졌다. ○ 靑, 尹 일방적 발표에 불쾌 기류도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지만 윤 당선인의 의지는 지켜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난 뒤 청와대의 태도가 달라졌다. 청와대가 윤 당선인의 용산 이전 구상 발표 하루 만에 제동을 건 표면적 이유는 ‘안보 공백 우려’다. 북한이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과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에 맞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무실 용산 이전에 따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연쇄 이동에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NSC에선 문 대통령 임기 내 위기관리센터 등 청와대 내 안보시설을 이전하는 것에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참 의장 등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이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당선인 측이 이날 브리핑에서 “(22일) 국무회의에 (집무실 이전을 위한 496억 원의) 예비비가 상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결을 압박하자 불쾌해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예비비 편성안을 22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박 수석은 22일 라디오 출연 일정을 5개 잡으며 여론전을 예고했다.○ 尹 측 “정권 인수인계에 협조 거부” 격앙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의 제동에 격앙된 모습이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 정부와의 협조는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물밑 교감이 있는 듯 시사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청와대의 갑작스러운 제동에 김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문 대통령이 가장 대표적인 정권 인수인계 업무의 필수사항에 대해 협조를 거부하신다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윤 당선인은 통의동에서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바로 조치할 시급한 민생문제와 국정 과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은 현재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이 있는 곳으로, 청와대까지 걸어서 10분 거리다. 문 대통령의 ‘협조 거부’로 취임 전 용산 이전을 하지 못하더라도 윤 당선인이 청와대에는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인사는 “새 대통령이 취임 후 정상적으로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문제를 만든 것은 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벼랑 끝 대결을 벌이면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로드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당초 4월 중 국방부를 합참 청사로 이전하고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이르면 5월 3일 용산 이전을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집무실 이전 등을 위한 예비비 책정이 불투명해지면서 국방부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사업체에 견적만 내고 정식 계약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새 정부 출범까지 이전한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 “통의동에서 정부 출범 직후부터 국정 과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다.”(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문재인 정부가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안보 공백 우려’를 이유로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신·구권력 간 대립이 벼랑 끝 대치로 치닫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공공기관 인사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결렬된 데에 이어 두 번째 정면충돌이다.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의 의결에 대해 ‘임기가 끝나는 5월 9일까지는 현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자 윤 당선인 측은 이를 정권 인계인수를 위한 ‘필수사항에 대해 협조 거부’로 규정하고 책임을 청와대로 돌렸다. 정권 교체를 50일 앞둔 시점에서 정권 이양에 빨간불이 켜진 모양새다.● 靑, 尹 일방적 발표에 불쾌 기류도청와대가 윤 당선인의 용산 이전 구상 발표 하루 만에 제동을 건 표면적 이유는 ‘안보 공백 우려’다. 북한이 다음달 한미연합훈련과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에 맞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무실 용산 이전에 따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연쇄 이동에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선 문 대통령 임기(5월 9일)가 끝나기 전 위기관리센터 등 청와대 내 안보시설을 이전하는 것에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참 의장 등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이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저희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지만 윤 당선인의 의지는 지켜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전날 집무실 이전 계획을 브리핑한 데 더해 인수위 측에서 22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예비비 의결을 압박하자 불쾌해 하는 기류가 감지됐다. ● 尹 측 “정권 인수인계에 협조 거부” 격앙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의 제동에 격앙된 모습이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내일(22일) 용산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가 국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 정부와 물밑 교감이 있는 듯 시사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청와대의 제동에 김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문 대통령이 가장 대표적인 정권 인수인계 업무의 필수사항에 대해 협조를 거부하신다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윤 당선인은 통의동에서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바로 조치할 시급한 민생문제와 국정 과제를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협조 거부’로 취임 전 용산 이전을 하지 못하더라도 청와대에서는 단 하루도 임기를 보내지 않겠다는 얘기다. ‘정권 이양에 협조하라’는 압박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인사는 “이럴 거면 왜 오전에는 협조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5시간 만에 안보 문제를 얘기하면서 돌변하느냐”면서 “신·구권력이 충돌하는 상황을 만든 건 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벼랑 끝 대결을 벌이면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로드맵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내부 우려도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당초 4월 중 국방부를 합참 청사로 이전하고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이르면 5월 3일까지 용산 이전을 끝내는 안을 검토해왔다. ● 文-尹 회동 사실상 불투명해져 이번 주로 예상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도 불투명해졌다.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실무협의를 재개했지만 사실상 좌초됐다. 청와대가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문제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으면서 회동 조율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집무실 이전이 회동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청와대의 제동으로 회동이 무기한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청와대가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대통령 경호처 등을 이전하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윤 당선인 측은 “(당선인 사무실인) 통의동에서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바로 조치할 시급한 민생문제와 국정 과제를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윤 당선인의 첫 구상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자, 윤 당선이 측이 ‘취임 후 통의동 근무’라는 강경 대응책으로 맞선 것.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인사권을 둘러싼 갈등에 이어 신구 권력 간 힘겨루기가 벼랑 끝 대치로 치닫는 모양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장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 합참, 청와대 모두 보다 준비된 가운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순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약 90분 간 직접 주재했고,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 의장 등이 집무실 이전 시 발생할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수석은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의 갑작스런 이전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의 이전이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의결과 관련해선 “언제든지 (당선인 측과) 협의가 잘 되면 임시국무회의를 바로 열어서 처리할 수 있다”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윤 당선인 측은 “안타깝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가장 대표적인 정권 인수인계 업무의 필수사항에 대해 협조를 거부하신다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윤 당선인은 통의동에서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바로 조치할 시급한 민생문제와 국정 과제를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5월 10일 0시부로 청와대 완전개방 약속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결과로 정권 이양 국면이 급랭하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청와대 회동도 성사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일성으로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데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민생에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한다”면서 “국정과제의 모든 기준은 국익과 국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인수위 현판식을 열고 공식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들어갔다. 20대 대선 이후 9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현판식 직후 인수위 전체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국정운영의 목표는 국민통합”이라며 “국정과제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 역시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어느 지역에 사느냐와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고, 정부를 신뢰할 때 국민통합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려면 새 정부는 무엇보다 일 잘하는 정부,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정부가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24명의 인수위원에게 당부도 이어갔다. 윤 당선인은 “국정과제는 개별 부처와 분과를 넘어서서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조율해 나가야 한다”면서 “개별 부처 논리에만 매몰되는 것은 늘 경계해 달라”라고 말했다. 인수위 각 분과의 민간 전문가나 학자들이 자칫 정부 부처에서 파견 나온 관료들의 논리에 휩쓸리면 윤 당선인의 개혁 구상이 인수위 단계부터 좌초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또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세종시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세종시에서 국무회의를 자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고 국회부의장인 정진석 의원이 전했다. 또 “진정한 지방자치 시대를 열고, 지방자치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찬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와 정 부의장이 참석했다. 16일 불발된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도 조만간 일정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8일 참모회의에서 “윤 당선인과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회동을 위해)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도 “청와대 만남과 관련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로버트 러니 미 해군 제독의 별세 소식에 “영면을 기원한다”며 애도했다. 10일 향년 94세로 별세한 러니 제독은 6·25전쟁 당시 미 해군 수송부대 소속 장교로 참전해 흥남철수작전에서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일등항해사로 정원의 7배가 넘는 피란민을 배에 태운 구조작전을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950년 12월 23일, 빅토리호는 갑판과 화물칸까지 가득 채운 무려 1만4000여 명의 피란민을 구해냈고, 12월 25일 거제도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항해 중 5명의 아기가 선상에서 태어나기도 했다”며 “한국전쟁의 비극에서 가장 인도적인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 부모님도 그때 함께 피란 올 수 있었으니, 제 개인적으로도 깊이 감사드려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흥남철수작전 때 빅토리호를 타고 경남 거제도로 피란을 왔고, 2년 뒤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의제에 얽매이지 말고 일단 만나자고 직접 밝혔다.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을 두고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신구 권력 간 갈등 양상으로까지 비치자 “회동부터 하자”는 취지로 먼저 손을 내민 것.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만남과 관련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일각에선 한국은행 총재 인사 등을 놓고 양측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루면서 회동의 명분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구 권력 갈등 장기화에 부담 커진 文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윤 당선인과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회동을 위해)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직접 조건 없이 만나자는 메시지를 낸 건 실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물꼬를 트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16일 회동 불발 이후 물밑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당선인과 갈등 국면이 이어질 경우 본인이 거듭 강조한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가 일찌감치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 또 문 대통령 입장에선 벌써부터 당선인과 통합 대신 갈등으로 보이는 자체가 퇴임을 앞두고 부담스러울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앞서 14일 대선 이후 첫 공개석상 발언에서 ‘통합’이란 단어만 6차례 쓰는 등 윤 당선인에게 ‘국민 통합’에 나서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 등 참모들에게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적인 의사 표현은 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도 윤 당선인 측을 자극해 대립 구도를 만들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탁 비서관은 전날(17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윤 당선인을 향해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을 향해선 “의전비서관에게 신경 끄시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탁 비서관은 이 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감사위원 등 인사권 이견 여전 김 당선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 후 약 3시간 만에 “국민 보시기에 바람직한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의 공개 제안을 계기로 양측 간 물밑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이날 정치권에선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이 한국은행 총재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내정하는 등 인사 문제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해 회동에 돌파구가 생긴 것이란 말도 나왔다. 그러나 동아일보 취재 결과 특히 감사위원, 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등 정부 주요직 및 공공기관장 인사에 대한 의견차는 이날까지 여전했다. 한국은행 총재 자리를 놓고도 양측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론한 적이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주말 사이 극적으로 양측의 간극이 좁혀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회동이 지체될 거란 전망까지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와 당선인 측은 계속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인사 논란을 언급하며 “지금 임기 4년짜리 한은 총재 인사를 전임 정부가 임의로 해버린다면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남은 임기 동안 인사권은 문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도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알박기 인사 현황’ 전수조사를 벌이는 등 현 정부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로버트 러니 미 해군 제독의 별세 소식에 “영면을 기원한다”며 애도했다. 10일 향년 94세로 별세한 러니 제독은 6·25 전쟁 당시 미 해군 수송부대 소속 장교로 참전해 흥남철수작전에서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일등항해사로 정원의 7배가 넘는 피란민을 배에 태운 구조 작전을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950년 12월 23일, 빅토리호는 갑판과 화물칸까지 가득 채운 무려 1만4000여 명의 피난민을 구해냈고, 12월 25일 거제도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항해 중 5명의 아기가 선상에서 태어나기도 했다”며 “한국전쟁의 비극에서 가장 인도적인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 부모님도 그때 함께 피난 올 수 있었으니, 제 개인적으로도 깊이 감사드려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흥남철수작전 때 빅토리호를 타고 경남 거제도로 피란을 왔고, 2년 뒤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문 대통령은 “위급한 긴급철수작전에서 많은 민간인 피난민까지 구해낸 빅토리호의 헌신적 행동은 우리 국민과 전 세계인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 애도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의제에 얽매이지 말고 일단 만나자고 직접 밝혔다.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을 두고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신구 권력 간 갈등 양상으로까지 비춰지자 “회동부터 하자”는 취지로 먼저 손을 내민 것.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만남과 관련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화답했다. 하지만 양측 간 인사·사면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회동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신구 권력 갈등 장기화에 부담 커진 文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윤 당선인과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회동을 위해)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직접 조건 없이 만나자는 메시지를 낸 건 실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물꼬를 트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16일 회동 불발 이후 물밑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당선인과 갈등 국면이 이어질 경우 본인이 거듭 강조한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가 일찌감치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 또 문 대통령 입장에선 벌써부터 당선인과 통합 대신 갈등으로 보여지는 자체가 퇴임을 앞두고 부담스러울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앞서 14일 대선 이후 첫 공개석상 발언에서 ‘통합’이란 단어만 6차례 쓰는 등 윤 당선인에게 ‘국민 통합’에 나서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당선인에게 ‘허심탄회하게 만나자’는 동시에 ‘빨리 만나자’고 사실상 압박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 등 참모들에게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적인 의사 표현은 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도 윤 당선인 측을 자극해 대립 구도를 만들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탁 비서관은 전날(17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윤 당선인을 향해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을 향해선 “의전비서관에 신경 끄시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탁 비서관은 이 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했다. ● 한국은행 총재·감사위원 등 인사권 이견 여전김 당선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 후 약 3시간 만에 “국민 보시기에 바람직한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의 공개 제안을 계기로 양측 간 물밑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동아일보 취재 결과 특히 한국은행 총재, 감사위원, 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등 정부 주요직 및 공공기관장 인사에 대한 의견차는 이날까지 여전했다. 극적으로 그 간극이 좁혀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회동이 지체될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듯 청와대와 당선인 측은 계속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전임 정부가 ‘알박기’ 인사를 하는 건 국민의 민심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인사 논란을 언급하며 “지금 임기 4년짜리 한은 총재 인사를 전임 정부가 임의로 해버린다면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남은 임기 동안 인사권은 문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도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알박기 인사 현황’ 전수조사를 벌이는 등 현 정부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시민과의 소통 목적을 잃었다”며 잇달아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18일 페이스북에 “지금처럼 국가 안보 시스템의 핵심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이전하는 데 따른 대책도 없이, 갑자기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바꾸는 데 대한 의견 수렴도 없이, 심지어는 예산 편성도 없이 그냥 밀어붙이는 것은 여러모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용산을 포함해 차제에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하는 안까지 충분한 검토를 시키고 현 정부에서 검토했던 내용도 참고하고, 정식으로 예산도 편성해 국가 중대사에 걸맞은 집행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청와대 이전을 위한 기구를 정식으로 구성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 정도 후에 국민의 새로운 기대감 속에 이전을 완료하면 될 일”이라며 “급히 결정해야 할 다른 이유가 없다면 국민과 함께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정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전날(17일) MBN에 출연해 “목적과 수단이 도치된 것 같다”며 “(집무실 이전은) 국민과의 소통이 목적이었는데, 대한민국 국방 컨트롤타워인 국방부로 가겠다는 것은 설명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광진 전 정무비서관도 페이스북에 “시민과 가까이 가기 위해 지금의 청와대를 떠나서 광화문정부청사로 가신다더니 청와대보다 더 보안이 강하고, 시민의 출입이 어려운 국방부로 집무실을 옮긴다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선제공격론을 펼치는 보수후보의 당선으로 대외적 인식에서 전쟁불안이 강한데, 대통령이 국방부로 집무실을 옮기면 거의 전시상황에 준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전날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여기(청와대)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되나 묻고 싶다”고 해 윤 당선인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이같이 반발하는 것은 문 대통령의 소통 부족 비판을 경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 청와대 이전 추진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의 청와대는 시민 소통에서 단절됐고 고립됐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대통령 보호에만 최우선을 뒀다. 그러다 보니 국민 곁으로 내려갈, 혹은 다가갈 상황이 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박수현 소통수석비서관은 “청와대의 모든 참모들은 문 대통령을 1~2분 내에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소통하고 있다. 또 청와대는 일반관람으로 국민께 개방돼 있다”며 “청와대 이전의 이유가 ‘청와대가 불통 구조’라는 오해에 기반 해서는 안된다”라고 반박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16일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단독 오찬 회동이 당일 불발된 것과 관련해 양측의 신경전은 이틀째 이어졌다. 다만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모두 회동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극단적인 정면충돌은 피하는 모양새다. ○ 사면·인사권 놓고 신경전 계속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지점은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정부 주요직 및 공공기관장 등 남은 인사 문제다. 윤 당선인 측 임태희 특별고문은 17일 MBC, CBS 라디오에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연임 문제에 대해 “충분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중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사안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8년 노무현-이명박 정부 정권 교체기를 두고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제가 연락을 해서 ‘인사에 관한 건 아주 불가피한 경우도 사전에 협의해서 하고 가급적이면 새로 인사하는 것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문 대통령께서 그 문제에 대해 잘 협조를 해 줬다”고 말했다. 임 고문은 또 “당시 경찰청장 인사가 중간에 임기가 마무리돼서 협의해 추진한 적이 있었다. 그런 방식으로 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임 고문은 2008년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이었고,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다. 2008년 어청수 경찰청장 임명은 노 전 대통령이 아닌 당선인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평가되는데 이를 전례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임기가 끝나가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가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데 무엄하다’ 이런 식으로만 접근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게 청와대 분위기”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청와대는 “대통령 인사권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은 총재 지명권을 윤 당선인 측에 넘기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건 상식 밖의 일”이라며 “5월 9일까지 임기인데 문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수석은 또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당선인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두 분 회동 시 허심탄회한 말씀이 오갈 걸로 기대한다”면서도 “사면 결정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결단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선인과 현직 대통령 간 회동에도 예의와 격식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것을 전혀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그냥 모든 걸 끌고 갈 수 있는 것처럼 하는 일방통행식 자세에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라며 윤 당선인 측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文-尹, 이르면 다음 주경 회동할 듯 다만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더 이상의 확전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양측은 정권 교체기 원활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서라도 회동은 성사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제껏 대통령과 당선인 간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인수위가 이날 인수위원 인사를 마무리 짓고 18일 현판식을 열 예정인 만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은 주말을 넘겨 다음 주 중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이 축하와 덕담 자리를 더해 국민 통합의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취지에서 이뤄져 왔다”며 “지금은 좋은 회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간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회동 일정) 조율은 지금도 계속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소통과 조율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16일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오찬 단독 회동이 4시간 전 전격 취소됐다. 윤 당선인이 취임하는 5월 10일까지 신구(新舊) 권력의 정면충돌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6일 오전 8시경 각각 브리핑에서 “오늘 예정됐던 회동은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협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지만 추후 회동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기류를 종합하면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전날(15일) 밤까지 정부 주요직 및 공공기관 인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과 공석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감사원 감사위원 두 자리의 인사권을 놓고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면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린다. 윤 당선인 측은 회동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이후 진보 진영의 거센 반발을 겪은 바 있는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 사면이 정 필요하다면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에 하면 될 일”이라는 태도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회동이 무산된 게 아니라 실무 협의에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청와대 오찬이 취소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이 4시간 전 취소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신구(新舊) 권력의 충돌”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일단 수습에 나선 것. 하지만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핵심 인사들의 담판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마치지 못했다는 점은 한국은행 총재 등 공공기관 인사, 사면 등 핵심 의제에 대한 양측의 간극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정권이 법적으로 완전히 이양되는 5월 10일까지 신구 권력의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커졌다. ○ “특별사면, 공공기관 인사에 이견”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장 실장은 15일 늦은 밤까지 회동 의제를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다 결국 이날 오후 11시경 회동 결렬을 택했다. 양측은 정권 말 공공기관장 인사 문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등에서 확연한 견해차를 보였다. 특히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감사원 감사위원 2석이 갈등의 핵심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 측의 한은 총재 임명 기류에 대해 “차기 정부의 금융정책과 발을 맞춰야 하는 만큼 현 정부가 임명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선관위 상임위원과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를 현 정부가 하는 것도 윤 당선인 측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청와대는 “협의는 할 수 있다”며 “다만 임기 내 인사권 행사는 당연한 일이다. 남은 기간 동안 손놓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이 회동 전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안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 하면 될 일을 가지고 문 대통령에게 공을 넘긴다”는 것. 특히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 윤 당선인 측 핵심 인사들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사면까지 언급하면서 청와대는 더 들끓었다.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의 사면이 동시에 이뤄지면 ‘패키지 사면’ 논란이 일 수밖에 없기 때문. 전날까지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공개 발언을 자제하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패키지 사면’ 논란에 이날 잇달아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한 묶음으로 패키지로 (사면)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본다”며 “누구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20명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당선인의) 이 전 대통령 사면 요구는 사적 이익을 위해 법 원칙도 공정도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하는 정치꾼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며 “직접 수사하고 기소했음에도 사면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윤 당선인이 대통령이 된 뒤 직접 책임 있게 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도 고려하는 양측신구 권력의 힘겨루기는 역대 최소 표차라는 이번 대선의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정권교체 상황을 보면 2007년은 이 전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2017년은 아예 현직 대통령이 없었다”며 “양측 모두 이번 대선에서 대대적인 결집에 나섰던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여론의 향방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취임 직후 6·1지방선거를 치러야 하고, 2년 뒤 중간평가 성격의 22대 총선을 치러야 하는 윤 당선인 측은 “집권 초반에 빠르게 성과를 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청와대 역시 문 대통령 퇴임 전부터 국민의힘에 주도권을 내줄 경우 자칫 진보 진영이 전국 선거 연패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어 선뜻 물러날 수 없다는 태도다. 윤 당선인 측에선 회동 자체가 취임 전까지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더라도 청와대가 당초 밝혔던 “허심탄회한 대화” 대신 덕담만 주고받는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 민주당 관계자는 “정국의 한 축인 민주당이 내분을 겪고 있어 양측의 중재에 나설 마땅한 세력도 인물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도 “청와대도, 우리도 지금으로선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회동이 무산된 게 아니라 실무 협의에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청와대 오찬이 취소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이 4시간 전 취소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신구(新舊) 권력의 충돌”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일단 수습에 나선 것. 하지만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핵심 인사들의 담판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마치지 못했다는 점은 한국은행 총재 등 공공기관 인사, 사면 등 핵심 의제에 대한 양측의 간극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정권이 법적으로 완전히 이양되는 5월 10일까지 신구 권력의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커졌다. ● “특별사면, 대통령 임기 말 공공기관 인사에 이견”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장 실장은 15일 늦은 밤까지도 회동 의제 조율을 이어갔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측은 15일 오후 11시 경 회동 결렬을 택했다. 양측은 정권 말 공공기관장 인사 문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등에서 확연한 견해차를 보였다. 특히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감사원 감사위원 2석이 갈등의 핵심으로 전해졌다.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 측의 한은 총재 임명 기류에 대해 “차기 정부의 금융정책과 발을 맞춰야 하는 만큼 현 정부가 임명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선관위 상임위원과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를 현 정부가 하는 것도 윤 당선인 측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청와대에선 “협의는 할 수 있다”며 “다만 임기 내 인사권 행사는 당연한 일이다. 남은 기간 동안 손놓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사면의 경우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이 회동 전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안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 하면 될 일을 가지고 문 대통령에게 공을 넘긴다”는 것.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으로 진보 진영의 내부 반발을 부른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까지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지는 것은 청와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 윤 당선인 측 핵심 인사들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사면까지 언급하면서 청와대는 더 들끓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전 지사의 사면까지 언급하며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의 사면이 동시에 이뤄지면 ‘패키지 사면’ 논란이 일 수 밖에 없고, 후폭풍은 고스란히 결정권자인 문 대통령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도 고려하는 양측 신구 권력의 힘겨루기는 역대 최소 표차라는 이번 대선의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정권교체 상황을 보면 2007년은 이 전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2017년은 아예 현직 대통령이 없었다”며 “양측 모두 이번 대선에서 대대적인 결집에 나섰던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여론의 향방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취임 직후 6·1지방선거를 치러야 하고, 2년 뒤 중간평가 성격의 22대 총선을 치러야 하는 윤 당선인 측은 “집권 초반에 빠르게 성과를 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청와대 역시 문 대통령 퇴임 전부터 국민의힘에 주도권을 내줄 경우 자칫 진보 진영이 전국 선거 연패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어 선뜻 물러날 수 없다는 태도다. 윤 당선인 측에선 회동 자체가 취임 전까지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더라도 청와대가 당초 밝혔던 “허심탄회한 대화” 대신 덕담만 주고 받는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정국의 한 축인 민주당이 내분을 겪고 있어 양측의 중재에 나설 마땅한 세력도 인물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도 “청와대도, 우리도 지금으로선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는다. 3·9대선 후 일주일 만이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요청할 예정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문 대통령은 16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윤 당선인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며 “오찬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배석자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윤 당선인 측도 청와대 회동을 발표했다. 윤 당선인이 청와대를 방문하는 건 2020년 6월 검찰총장 재직 당시 문 대통령이 주재한 반부패정책협의회 참석 이후 21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연이어 임명했던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인계를 위해 문 대통령과 마주 앉게 되는 것. 회동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 임박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이 논의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관심은 사면 논의에 쏠리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윤 당선인은 이 전 대통령을 사면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해 왔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사면 제안을 공식화했다. 이 전 대통령뿐 아니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사면도 함께 거론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통령 사면이) 미래를 위한 국민통합 차원이라면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을 포함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사면을 통해 경제계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등의 사면·복권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두 사람은 한국 정치사에서도 보기 드문 독특한 인연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을 하루 앞둔 15일 “현 정부 임기 내내 두 사람의 관계는 롤러코스터 같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관계는 현 정부 임기 동안 극과 극을 달렸다. 이번 정부 내내 이어진 두 사람의 복잡한 인연을 감안하면 이번 만남은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의 대면 업무 인수인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당초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까지 좌천을 거듭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여론 조작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기 때문.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으로 거슬러 간다. 그해 10월 23일 동대구역 플랫폼에서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을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 이가 윤 당선인이다. 윤 당선인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로 좌천돼 대구고검에서 일하고 있던 때였다. 이후 대선에서 승리한 문 대통령은 당선 열흘 만인 2017년 5월 19일 대전고검 검사로 재직하던 윤 당선인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 데 이어 2019년 7월에는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같은 달 청와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은 당시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날이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윤 당선인을 “우리 윤 총장”이라고 호칭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른바 ‘조국 사태’의 당사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당시 임명장 수여식과 이어진 환담에 배석했다. 이날 수여식은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였다. 그러나 ‘조국 사태’가 불거지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을 둘러싼 기류도 달라졌다. 윤 당선인은 조 전 장관을 시작으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집권 여당 출신 법무부 장관과 대립을 이어갔다. 지난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을 향해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은 약 3개월 뒤인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는 윤 당선인에 대한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윤 당선인 역시 조국 사태 당시 “문 대통령이 운동권 카르텔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이번 대선 때 공개된 녹취록에서 “문 대통령의 충신(忠臣)”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던 윤 당선인은 이제 ‘신하’가 아닌 차기 대통령 신분으로 국가 권력을 인수인계받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청와대는 두 사람의 회동이 “통합과 협치라는 기조하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씁쓸해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 여권 인사는 “현직 대통령이 직접 임명장을 줬던 인사가 곧바로 정권교체의 주인공이 되어 돌아온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민주당에 대해 맹렬히 공격하면서도 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자제했던 만큼 16일 회동에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청와대 참모는 “(검찰총장 임명 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 않느냐”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정 공백이 없도록 인수인계에 협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요청하기로 하면서 문 대통령의 수용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민 정서상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만 단행했다. 이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사면 및 복권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정치권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현재-미래권력의 회동에 주목하고 있다.○ 尹측 “文, 퇴임 전 MB 사면 결단 내려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해왔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1997년 12월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과 김영삼 대통령의 회동 자리에서 김 당선인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건의하고, 김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전격 사면이 단행됐다. 윤 당선인의 주변에 포진한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도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른바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박 전 대통령은 사면해주고 그보다 더 연세도 많고 형량도 낮은 이 전 대통령을 사면 안 해준 건 또 다른 정치보복”이라며 “문 대통령이 퇴임 전에 결단을 내려야 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양 진영의 팽팽한 대립을 확인한 문 대통령이 퇴임 전에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 대통령이 사면 요청을 거부할 경우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 빠르면 이번 8·15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을 단행할 수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내부에서 논의된 것이 없다”며 “윤 당선인이 건의를 하면 그때 가서 문 대통령이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22일 구속 수감된 이래 두 차례 석방과 수감을 반복하다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2020년 11월 2일 다시 수감됐다. ○ 민주당에선 “김경수 전 지사도 사면해야” 일각에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의 유죄 확정을 받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사면·복권도 함께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와 관련해 “(‘드루킹 사건’을) 문 대통령 이익을 위해서 했기 때문에 문 대통령 입장에서 그냥 놔둘 수 없고 (김 전 지사를) 살려줘야죠”라고 했다. 이어 “저는 100%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당선인이 이를 먼저 제안해 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왕에 미래를 위한 국민통합 차원이라면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을 포함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먼저 꺼내기는 어렵겠지만, 윤 당선인이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을 요청하는 형식이라면 가능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민주당이 대선 패배로 반성과 쇄신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앞장서 김 전 지사의 사면을 거론할 경우 여론의 반발이 커질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먼저 김 전 지사의 사면을 요청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석방 상태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사면 및 복권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강하다. 다만 윤 당선인이 회동에서 먼저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윤 당선인이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하며 이 부회장을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했는데 먼저 사면 및 복권을 요청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회동 앞두고 청와대-당선인 측 신경전도 윤 당선인의 당선 직후 서로 예우했던 현재-미래권력이 회동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연출됐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말에 공공기관장을 임명하자 윤 당선인 측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5월 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 임기이고, 임기 내에 주어진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폐지를 밝힌 것과 관련해선 청와대가 “현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민정수석실 폐지의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하기도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선 후 첫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회동 의제를 막판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알려져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14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차담 형식의 회동을 조율 중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만나는 건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통상적으로 역대 대통령들은 대선 이후 10일 이내에 당선인과 회동해 왔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 필요성에 공감해 왔다”고 말했다. 사면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될 경우 문 대통령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당선인의 요청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다”며 “문 대통령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회동에선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자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또 청와대는 이미 6일 임기가 끝난 강민아 손창동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한 인선도 서두르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검증 중인 인사는 없다”며 “인사추천위원회(인추위) 회의도 열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사면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구속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석방 상태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및 복권을 공개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을 선택한 국민의 표심은 진영 갈라치기는 이제 그만하고 국민 통합을 통해 화합과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달라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과 복권 문제를 이젠 매듭지어야 할 때”라고 썼다. 그는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예정인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5선 중진인 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풀어내시고 퇴임하시는 것이 보기도 좋고, 또 다음 대통령한테 미룰 일도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께서 고령의 이 전 대통령이 장기간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이미 피력한 바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미 사면을 했다”며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되실 분이 같이 뜻을 맞춰서 하면 좋은 모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전 무궁화대훈장(사진)을 ‘셀프 수여’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자신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대상으로 개당 제작비 6800만 원의 훈장을 주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현직 대통령에게 수여하는 무궁화대훈장 2세트를 제작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제작을 마쳤다. 청와대에서 연락이 오면 국무회의 상정 등 절차를 거쳐 훈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훈법은 무궁화대훈장에 대해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대통령에게 수여하며 대통령의 배우자, 우방 원수 및 그 배우자 등에게 수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금은과 루비, 자수정 등이 들어가는 무궁화대훈장 제작비는 한 세트에 6823만7000원. 두 세트를 합쳐 1억3647만4000원의 예산이 투입됐다.2013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은 무궁화대훈장 제작비는 약 5000만 원이었지만 금값이 올라 제작비가 40%가량 늘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제작비가 약 4000만 원인 여성용 훈장을 받았지만 2016년 남녀 훈장 규격이 통일돼 문 대통령 내외가 받을 훈장 제작비는 이 전 대통령 내외 때보다 50% 이상 늘었다. 개당 제작비가 안중근 의사가 받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 제작비(172만1000원)의 40배여서 예전부터 과도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현직 대통령 내외만 받을 수 있어 ‘셀프 수여’ 논란도 반복됐다. 고 김대중 대통령까지는 취임과 동시에 훈장을 받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5년간의 공적에 대해 치하받는 의미로 받겠다”며 수여 시점을 임기 말로 바꿨다. 이 전 대통령도 비슷한 이유로 임기 말 ‘셀프 수여’를 결정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미리 수여를 의결해 임기 초에 받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퇴임 전 국무회의를 열어 문 대통령 내외에 대한 무궁화대훈장 수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사상 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정권 재창출에도 실패한 마당에 고가의 훈장 수여가 자화자찬으로 보이지 않을까 고심하는 기색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모두 무궁화대훈장을 받았고 문 대통령 내외의 수여 역시 관례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시기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선거 과정과 결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치유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선거의 과정이나 결과에 각자 많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의 대한민국은 다시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 속에 갈등이 많았던 선거였고, 역대 가장 적은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다”며 “많은 갈등과 혐오가 표출된 격렬한 선거를 치른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에서 다시 여소야대의 국면을 맞게 되었지만 그 균형 속에서 통합과 협력의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고 시대정신”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만 ‘통합’이란 단어를 6차례 썼다.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국민통합을 위해 상대 지지자들 민심까지 살펴달라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징후가 포착된 북한을 향해선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