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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서울에서 1만6200여 채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8·2부동산대책’의 여파로 일부 건설사들이 분양 계획을 내년으로 미룰 경우 분양 물량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8월 3일 이후 연말까지 서울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1만6233채(일반 분양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2015년의 같은 기간 평균치(8889채)보다 배가량 많은 규모다. 하지만 계획대로 분양될지는 미지수다. 8·2대책으로 중도금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다 9월부터 청약 1순위 요건 강화, 청약 가점제 확대 등 청약 제도도 손질된다. 이에 따라 지역에 따라 청약 경쟁률 양극화가 심해지고 일부 비인기 지역은 청약 미달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경기 과천,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매 제한이 끝난 분양권도 한 차례만 거래가 가능하다. 지난해 11·3대책과 6·19대책에 따라 이 지역에선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다만 이 대책들이 나오기 이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한 아파트의 분양권은 전매 제한을 받지 않고 계약 후 6개월이 지나면 되팔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8·2대책’에서 정부가 서울, 과천, 세종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그동안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했던 이런 분양권도 전매 횟수가 1차례로 제한됐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해외에서 대규모 건설공사를 따낸 건설사 4곳에 ‘깜짝 축전’을 보냈다. 장관이 민간기업의 수주를 기념해 축전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오전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4개 건설사의 대표이사 앞으로 축전을 보냈다. 김 장관은 축전을 통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소식에 국민들도 기뻐할 것”이라며 “세계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업 수주를 이뤄낸 임직원 여러분의 열정과 노고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직접 축전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부진이 계속된 가운데 모처럼 ‘수주 낭보’가 전해지자 이를 격려하고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만에서, SK건설은 이란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1조 원대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한국철도공사 경영진, 노조 대표 등과 ‘철도안전 간담회’를 열고 “최근 잦은 철도 사고로 철도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주변 임대료의 30% 수준에서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인 ‘청년매입임대주택’ 1500채가 연내 주요 역세권과 대학가에 공급된다. 가장 먼저 다음 달 서울 지하철 6호선 월곡역 인근 74채의 입주자 모집이 시작된다. 국토교통부는 청년매입임대주택 도입 방안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세부 입주 기준 등을 담아 ‘공공주택 업무처리지침’을 개정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 처음 도입된 청년매입임대주택 제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주택건설 관련 공사 등이 85m² 이하(전용면적 기준), 1억5000만 원 이하의 다가구·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을 매입해 주변 임대료의 30% 수준에 임대를 주는 방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안에 서울 510채, 경기 330채, 부산 90채 등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에서 1500채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도권에만 60%에 해당하는 900채가 공급된다. 또 수도권 지역의 50m² 규모 주택을 기준으로 보증금 650만 원, 월세 15만 원 수준이다. 다른 시군 출신의 대학 재학생, 대학과 고교를 졸업한 지 2년 이내인 취업준비생만 입주할 수 있다. 1순위 입주 자격은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나 보호대상 한부모가정의 청년에게 주어진다. 2순위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50% 이하(3인 기준 월 244만 원), 3순위는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 가구의 청년에게 돌아간다. 다음 달 서울 지하철 6호선 월곡역(도보거리 5분)과 상월곡역(7분) 인근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 74채를 매입해 입주자 모집을 시작한다. 인근엔 고려대 경희대 동덕여대 등 9개 대학이 있다. 국토부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전세임대주택(LH가 기존 주택을 임차해 저렴한 월세로 재임대) 3200채도 연내 추가로 내놓을 방침이다. 이에 대한 세부 공급 계획 등이 담긴 ‘주거복지 로드맵’이 다음 달 발표된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목표 인구를 부풀리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첫 사례로 정부는 경기 평택시에 목표 인구를 30만 명 이상 줄이라고 통보했다. 국토교통부는 평택시가 제출한 ‘2035 평택 도시기본계획안’에 대해 국토정책위원회 심의를 열어 이같이 통보했다고 8일 밝혔다. 지자체는 20년마다 시·군 기본계획을 수립해 5년마다 수정하고 있다. 현재 인구 47만 명인 평택시는 2035년의 목표 인구를 120만 명으로 설정해 새로 도시기본계획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는 향후 평택의 연평균 인구 증가율이 4.7%는 돼야 가능한 수준. 국토부는 최근 5년간 평택 인구 증가율이 1.98%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평택시의 개발 사업으로 인한 유입 인구 산정 방식에서도 오류가 발견됐다. 국토부가 지자체의 목표 인구를 평가해 수정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목표 인구가 과도하게 설정되면 난개발, 과잉 개발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국토부는 이를 적절하게 통제할 방침이다. 앞서 6월 국토부는 지자체의 목표연도 인구 추계치가 통계청 추계치의 10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도시·군 기본계획 수립 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오만에서 각각 1조 원대 대규모 정유 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한동안 부진했던 해외 수주전에서 국내 건설사의 승전보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7일 오만과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의 합작회사인 DRPIC가 발주한 ‘두끔 정유설비 공사’의 3개 패키지 중 1, 2번 패키지를 각각 수주했다고 밝혔다. 두끔 정유설비 공사는 오만 수도인 무스카트에서 500km 떨어진 두끔 경제특구에 2021년까지 하루 생산량 23만 배럴의 정유 플랜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대우건설은 스페인 건설사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손잡고 1번 패키지를 27억5000만 달러(약 3조1000억 원)에 따냈다. 이 중 대우건설 지분은 35%인 9억6250만 달러(약 1조800억 원)다. 두 회사는 설계, 구매, 시공 등을 공동으로 수행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번 패키지를 영국의 ‘페트로팩’과 조인트벤처 형태로 20억 달러(약 2조2600억 원)에 수주했다. 두 회사의 지분은 50 대 50이다. 두 회사는 앞서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가 발주한 정유설비 공사도 공동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SK건설이 이란에서 16억 달러(약 1조7000억 원) 규모의 정유플랜트 건설 사업에 진출한다. 올 3월 이란 최대 규모의 민자발전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또 초대형 사업을 따냈다. SK건설은 이란 최대 민영 에너지회사인 ‘파르시안 오일앤드가스’의 자회사가 발주한 ‘타브리즈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수도 테헤란에서 북서쪽으로 600km가량 떨어진 타브리즈 정유공장은 하루 11만 배럴의 정유 생산능력을 갖췄지만 시설이 많이 노후화된 곳. SK건설은 새로운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 석유 제품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이 공장의 설비를 현대화하는 공사를 맡았다. SK건설은 이란 종합엔지니어링 회사인 ODCC와 컨소시엄을 꾸려 기본설계 및 상세설계, 구매, 시공, 금융조달 등을 모두 책임지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한다. 공사 금액은 16억 달러, 공사 기간은 36개월이다. 이란 현지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SK건설 관계자 외에 해외 순방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 김승호 이란 주재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SK건설은 앞서 3월 이란에서 총사업비 34억 유로(약 4조1200억 원)가 투입되는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 사업권을 따낸 바 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8·2부동산대책’으로 집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4월 부활하는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제도에 따라 많게는 기존의 2배가 넘는 ‘세금 폭탄’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세무법인 등에는 집을 빨리 팔아 세 부담을 줄여야 하는지 다주택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대비로 장기 보유할 주택이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정부도 임대사업자에게 주는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관련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Q. 양도세 부담이 얼마나 커지나.A. 지금은 주택 수와 상관없이 집을 팔아 남긴 차익에 기본 세율(6∼40%)을 적용한다. 하지만 내년 4월부터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더해 양도세를 낸다. 5년 보유한 아파트를 팔아 3억 원의 차익을 봤다면 지금은 양도세로 8420만 원을 내지만 앞으로 2주택자는 1억3574만 원,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갑절인 1억6846만 원을 내야 한다.Q. 집을 오래 보유해도 감면 혜택이 없나.A. 현재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 차익의 10∼30%를 공제받는다. 차익이 3억 원, 보유 기간이 10년이면 30%를 공제 받아 양도세는 6539만 원이 된다. 하지만 내년 4월부터 다주택자는 이런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받지 못한다. 2주택자의 세 부담은 6539만 원에서 1억3574만 원으로 100% 이상 늘어난다.Q. 전국에 있는 모든 주택이 해당되나. A. 다주택자 여부는 전국을 대상으로 계산한다. 서울에 집 1채, 대구에 1채가 있다면 2주택자로 간주된다. 양도세 중과는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집을 팔았을 때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역, 세종, 경기 7개 시(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부산 7개 지역(해운대·연제·동래·부산진·남·수영구·기장군)이다. 다만 3일부터 3주택 이상 보유자가 투기지역에 있는 집을 팔 때는 양도세 중과(10%포인트 가산)가 적용되고 있다.Q. 임대사업자는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나.A. 내년 4월 이후라도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주택은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장기보유 특별공제도 계속 받을 수 있다. 매매 계약서를 첨부해 관할 시군구청에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뒤 세무서에도 동일하게 사업자 등록을 하면 된다. 두 군데 모두 등록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Q. 임대사업자는 또 어떤 혜택이 있나.A. 신규 분양하는 전용면적 60m² 이하의 주택을 구입해 임대 등록하면 취득세가 면제된다. 2채 이상을 등록하면 면적에 따라 재산세 25% 또는 절반을 감면받는다. 임대소득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혜택도 있다. 또 본인이 2년 이상 거주한 주택 1채를 남기고 나머지 주택을 임대 등록하면 거주주택은 양도세가 비과세된다. 다만, 취득세 재산세 소득세 혜택을 받으려면 4년 이상, 종부세 및 양도세 혜택을 받으려면 5년 이상을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한다. 의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중도에 처분하면 감면받은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Q. 다주택자들은 왜 임대주택 등록을 꺼려왔나.A. 임대료 수익이 노출되는 데다 다른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 등이 등록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발생해 등록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인상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임대사업자의 주택 구입 자금 지원 및 세제 감면을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9월 ‘주거복지 로드맵’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정임수 imsoo@donga.com·주애진 기자}
서울 종로구에서 5억8000만 원짜리 주택을 구입하면서 2억 원을 대출받기로 한 회사원 김모 씨(42). 11일 잔금을 치르기로 하고 지난주 은행을 찾아 대출 상담을 받았다. ‘6·19대책’으로 조정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 총부채상환비율(DTI) 50%를 적용받아 2억9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김 씨는 2일 발표된 부동산대책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종로구의 LTV, DTI가 다주택자는 30%로 강화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김 씨는 2일 부랴부랴 은행을 찾아 대출 신청을 해 바로 승인을 받았다. 김 씨는 “자칫 하루라도 늑장을 부렸다면 필요한 대출을 못 받아 새 집을 계획대로 사지 못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제 국내 부동산 투자의 흐름은 ‘8·2부동산대책’ 전과 후로 극명하게 나뉘게 됐다. 앞으로는 김 씨처럼 주택을 보유한 가구가 낮은 금리로 돈을 끌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시대가 저물 것으로 보인다. ○ 생활비 목적이면 투기지역 추가 대출 가능 이번 대책에 따라 앞으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DTI가 모두 40%로 내려간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금융당국의 감독규정이 개정돼야 되는데 여기에 약 2주가 걸린다. 따라서 그 전까지는 대출 기간과 주택 가격 등에 따라 기존대로 대출받을 기회가 남아있다. 우선 감독규정 개정 전까지 서울 11개구와 세종시 등 투기지역 내 아파트라도 주택 가격이 6억 원 이하이면서 만기가 10년을 넘는 경우에는 종전대로 60%의 LTV를 적용받는다. 서울 14개 구와 경기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담보가액이 6억 원을 넘더라도 LTV 50∼70%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집값에 관계없이 DTI 50%가 약 2주간 유지된다. 다만 신한은행은 규정 개정을 기다리지 않고 3일부터 40%의 LTV·DTI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향후 대출 규제가 본격 적용되더라도 서민·실수요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에서 10%포인트 완화된 기준(LTV·DTI 50%)을 적용받을 수 있다. 무주택 가구주이면서,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 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 7000만 원)고, 주택 가격이 6억 원 이하(투기지역·투자과열지구 기준)인 요건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다. 또 감독규정이 개정되면 투기지역 내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가구당 한 건 이상 보유한 경우 투기지역 주택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니라 생활비나 의료비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LTV·DTI 50% 범위에서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연간 17만2000명 대출 규모 줄어든다 집값이나 지역, 소득에 따라 대출 규제가 각기 다르게 적용되는 만큼 대출을 받을 때는 본인의 상황이 어디에 해당되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만약 서울 종로구(투기과열지구)에 1억 원 대출을 낀 집을 보유한 연봉 7000만 원 직장인이 서초구에 9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려고 대출(대출금리 3.5%, 만기 20년)을 받는다고 하자. 규제 이전에는 4억4200만 원(LTV 60%, DTI 50%)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대출 한도가 2억4100만 원(LTV·DTI 30%)으로 쪼그라든다. 서민 실수요자들도 감소 폭은 비교적 작지만 대출액이 줄어드는 건 마찬가지다. 서울 동작구(투기과열지구)에서 전세를 사는 부부 합산 연봉 7000만 원 직장인이 처음으로 내집 마련을 하려고 한다. 영등포구(투기지역)에 5억 원짜리 집을 사는 경우 대출액은 3억5000만 원(LTV 70%, DTI 60%)에서 2억5000만 원(LTV·DTI 50%)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이번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전국의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연간 17만2000명의 대출이 총 8조6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하반기(7∼12월) KB국민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례없이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꺼내든 만큼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차입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부동산대책과 별도로 정부는 이달 대출자의 소득 심사를 더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환석 KEB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은 “이번 대책과 이달 나올 가계부채 종합대책, 향후 금리 상승 리스크 등을 모두 감안했을 때 무리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정임수·김성모 기자}
‘8·2부동산대책’에 따라 3일부터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특별 관리하는 ‘부동산 특구’가 3종류로 늘었다. 지난해 11·3대책으로 생겨난 ‘청약조정대상지역’부터 이번에 부활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이다. 지역마다 적용되는 규제들이 달라 헷갈리는 수요자가 많다. 지역별 주요 특징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각 지역이 어떻게 다른가. A. 투기과열지구는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아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정하고 대출, 재건축, 청약 관련 규제를 적용한다. 11·3대책 때 등장한 청약조정대상지역은 투기과열지구 요건 중 일부를 충족하는 곳으로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요건 강화 등의 규제를 받는다. 투기지역은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30%를 웃도는 등의 기준을 충족하고 집값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다. Q. 부산이나 경기 성남시 분당 등은 왜 투기과열지구에서 빠졌나. A. 부산 등 일부 지역도 정량적으로는 지정 요건을 갖췄다. 다만 투기과열지구가 여러 규제가 한꺼번에 적용되는 고강도 대책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선정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량 요건을 충족한 지역 중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곳도 과열이 심화되면 즉시 추가로 지정될 예정이다. 부산 같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추가 지정 지역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Q. 집을 살 때 모두 자금조달 계획을 신고해야 하나. A.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 이상인 주택(분양권, 입주권 포함)을 살 때 해당된다. 지금도 부동산 거래를 하면 60일 이내에 계약 당사자, 계약일, 거래 가격 등을 관할 지역 시군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9월부터는 자금 조달 및 입주 계획도 추가로 신고해야 한다. 자기자금, 대출액 등이 얼마인지 상세히 써내면 된다. 시군구청은 관할 세무서에 신고 내용을 통보할 수 있고, 허위 신고로 의심되면 사실 여부를 조사해 과태료까지 물릴 수 있다. Q. 3일부터 서울에서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금지되나. A. 그렇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조합이 설립된 단지는 새 아파트가 지어져 입주할 때까지 조합원 자격을 사고팔 수 없다. 원칙적으로 3일 이전에 소유권 등기를 마쳐야만 이를 피할 수 있다. 다만 2일까지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면 잔금을 다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을 수 있다. Q. 당장 3일부터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나. A. 3주택(분양권, 조합원 포함) 이상 보유자가 투기지역에 있는 집을 팔 때 해당된다. 이 조건에 해당되면 주택 보유 기간 등에 상관없이 기본세율(6∼40%)에 10%포인트를 가산해 양도세를 내야 한다. 내년 4월부터 부활하는 양도세 중과(重課)는 다른 얘기다. 내년 4월부터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10%포인트를,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더해서 양도세를 내야 한다.정임수 imsoo@donga.com·강성휘 기자}
《“이번 대책은 6·19대책에 이은 2단계 시장 안정화 조치다. 세제, 금융, 청약제도, 주택 공급, 불법 행위 단속 등을 망라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문재인 정부가 출범 약 3개월 만에 추가로 내놓은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방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정부가 ‘투기 수요’로 지목한 다주택자와 재건축·재개발 투자자를 정조준해 고강도 규제를 쏟아내는 한편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청약제도 등을 손질한 게 이번 대책의 특징이다.》 ● 투기과열지구 6년만에 부활아파트 살때 자금조달-입주 계획 제출 의무3일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2011년 말 서울 강남 3구가 해제된 지 6년 만에 투기과열지구가 부활했다. 이 지역에선 재건축 조합이 설립되면 조합원이 보유한 주택 매매가 금지되고 오피스텔의 전매가 입주 때까지 제한되는 등 14개 규제가 적용된다. 여기에다 이번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규제가 더 늘었다. 9월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 이상의 아파트를 살 때 자금 조달 및 입주 계획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2015년 폐지된 ‘주택거래 신고제’가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적용되는 셈이다. 투기과열지구 가운데 서울 11개 구(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양천·마포·영등포·강서구)와 세종시는 3일부터 ‘투기지역’으로도 지정된다. 투기지역은 2012년 5월 이후 다시 도입됐다. 투기지역에서는 3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가 10%포인트 가산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개발이나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원의 분양권을 자유롭게 전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전매가 금지된다. 또 재개발 때 전체 주택의 10%(서울 기준)는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또 사업이 더딘 재건축 단지에 한해 예외적으로 매매를 허용하는데 이번에 예외 조항이 강화됐다. 기존에는 조합 설립 후 2년 내에 사업시행 인가를 신청하지 않았거나 착공하지 못하면 예외에 해당됐지만 앞으로는 이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난다. 재건축, 재개발 관련 규제는 9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 주택대출 규제 강화투기지역 주택대출 ‘가구당 1건’으로 제한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선 대출 문턱도 훨씬 높아진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대출 만기, 한도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로 강화된다. 주택담보대출이 1건 이상 있는 가구원이 추가 대출을 받을 땐 LTV와 DTI가 30%로 더 낮아진다. 투기지역에선 가구당 1건만 주택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은 대출자 1명당 1건이어서 남편과 부인이 따로 추가 대출을 받았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 전체 대출의 약 80%가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아 대출 금액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예컨대 과천에서 1억 원의 대출을 낀 아파트를 가진 연봉 8000만 원의 직장인이 서울의 8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대출(금리 3.5%, 20년 원리금 분할 상환)을 받는다면 기존엔 4억8000만 원까지 가능했지만 앞으론 2억4000만 원만 빌릴 수 있다. 다만 무주택 가구주이면서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 원 이하인 서민층 실수요자들은 완화된 LTV, DTI 규제(각 50%)를 적용받는다. ●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1주택자 비과세 요건 ‘2년이상 거주’로내년 4월부터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제도가 부활한다.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광명·고양시, 세종시, 부산 해운대·연제구 등 전국 40개 시, 구가 해당된다. 지금은 주택 수와 상관없이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 차익에 따라 6∼40%의 기본 세율을 매긴다. 앞으로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10%포인트를 더해 16∼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더해 26∼6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2주택자가 서울에서 8억 원짜리 아파트를 산 뒤 15억 원에 팔 경우, 지금은 양도세로 약 1억8200만 원을 내야 하지만 내년 4월 이후는 2배 가까운 약 3억6000만 원을 내야 한다. 다주택자는 장기보유 특별공제에서도 배제된다. 지금은 3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 차익의 10∼30%를 공제해 줬는데 앞으로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요건도 강화된다. 현재 2년 이상 보유하고 양도가액이 9억 원 이하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앞으로는 ‘2년 이상 거주’ 요건까지 충족해야 한다. 당장 3일부터 매매 대금을 다 치르고 취득한 주택부터 적용된다. 또 내년 1월부터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서 분양권을 전매하면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차익의 50%에 대해 양도세를 내야 한다. 지금은 보유 기간에 따라 6∼50%가 적용됐다. ● 청약제도 개편서울 중소형아파트 전량 ‘청약 가점제’ 적용현재 수도권은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1년, 지방에서는 6개월이 지나면 1순위 청약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앞으로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서는 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청약 가점제’의 적용 비율도 확대된다.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 등을 점수로 매겨 점수가 높은 사람이 우선 분양받는 제도. 앞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나오는 전용면적 85m²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분양 물량 100%에 가점제가 적용돼 청약자를 뽑는다. 85m² 초과 아파트는 절반이 가점제로 분양된다.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서는 85m² 이하 아파트의 가점제 비율이 40%에서 75%로 높아지고, 가점제 적용을 받지 않았던 85m² 초과 아파트도 30%는 가점제로 할당된다.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 당첨자가 발생해 예비 입주자를 뽑을 때 추첨제 대신 가점제를 우선 적용해 무주택자들의 당첨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바뀐 청약제도는 9월 시행될 예정이다.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하반기(7∼12월) 오피스텔 분양제도도 개선된다.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서 입주 때까지 오피스텔 전매가 금지되고, 분양 물량의 20%를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해야 한다. ● 시세 80% ‘신혼희망타운’ 공급결혼 5년이내 무주택-저소득 부부 우선권수도권의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나 공공택지 등에 ‘신혼희망타운’이 조성된다. 문재인 정부 임기 5년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선보이는 20만 채의 공공임대주택과 별도로 매년 1만 채씩 공급하는 분양형 공공주택이다. 앞으로 임기 내 5만 채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 중 3만 채는 수도권에서 선보인다. 올해 안에 경기 과천 주암지구, 위례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시범사업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신혼부부가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공공분양’, 10년간 분양대금을 나눠 내는 ‘분납형’, 10년 임대 분양으로 전환되는 ‘분양전환임대’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결혼 5년 이내인 무주택 신혼부부 가운데 부부 합산 소득이 일정 조건 이하면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값은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9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마련해 신혼희망타운의 세부 내용을 확정할 방침이다.정임수 imsoo@donga.com·강유현·강성휘 기자}
경북 울진군 북면에 있는 ‘십이령마을’은 조선시대 보부상이 오가던 십이령(열두 고개)길에 대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500가구 정도가 사는 이 마을에 귀농·귀촌을 해서 새로 자리 잡은 집은 모두 13가구. 이들은 공방 체험장, 자연생태 체험장 등을 마련해 마을의 새로운 수익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기존 현지인과 귀농·귀촌 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마을 행사도 열린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귀농귀촌종합센터는 최근 십이령마을을 포함해 귀농·귀촌하기 좋은 마을들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천생연분마을’은 서울과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시골 마을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서 귀농하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현재 13가구가 귀농해 자리를 잡았다. 연꽃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주말 농장 등 체험마을로도 인기가 높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소월마을’은 충북도의 지역균형발전사업 중 하나인 행복마을사업에 선정된 곳이다. 귀농·귀촌한 집이 20여 가구에 달하고 귀촌단지가 별도로 마련될 정도로 귀농·귀촌인 유치에 적극적이다. 주민들은 난타교실 등 공연 활동을 통해 화합의 시간을 갖는가 하면 고추장 만들기 등 마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북 남원시 운봉읍의 ‘화신마을’은 지리산 자락 해발 50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공해가 없는 청정지역이다. 전체 농경지의 95%에서 오미자 같은 특용작물 재배가 가능해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선호하는 대표 지역 가운데 하나다. 21가구가 귀농해 있다. 지난해 전북의 귀농·귀촌 최우수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원 영월군 무릉도원면의 ‘학산천마을’은 농산물 자율 판매장인 ‘정앤미소’를 운영하고 있다. 마을에서 많이 나는 콩, 옥수수, 감자를 활용해 두부, 감자전, 장 등도 만들어 판매한다. 이런 마을사업은 귀농인과 지역주민이 함께 이룬 성과다. 귀농·귀촌을 원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축제도 개최하고 있다. 전남 여수시 소라면 ‘사곡마을’의 새 도로명 주소는 ‘여수시 해넘이길’. 그만큼 석양이 아름다운 곳이다. 마을 앞 해안도로는 갯벌과 여자만의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어 전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농업과 수산업을 같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귀농한 10여 가구는 벼농사와 밭작물 재배뿐만 아니라 새꼬막, 바지락 채취 등도 하고 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3일부터 서울 강남 서초 등 11개 구와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동시에 묶인다. 이 지역에선 재건축 조합원이 보유한 아파트의 거래가 금지되고 가구당 주택담보대출을 1건만 받을 수 있는 등 대출 문턱이 대폭 높아진다. 내년 4월부터 서울 세종 부산 등에서는 다(多)주택자들이 집을 팔 때 양도 차익의 최고 6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신혼부부가 주변 시세의 80%에 입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이 경기 과천, 위례신도시 등에 조성된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자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았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대책’이 나온 지 불과 40여 일 만에 나온 추가 대책이다. 6·19대책이 투기 수요를 향해 꺼낸 ‘옐로카드’ 수준이었다면 이번엔 초고강도 ‘레드카드’로 업그레이드됐다. 세제, 금융, 청약, 재개발 재건축 관련 규제들이 총망라됐기 때문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완화하거나 폐지된 대책들도 대거 부활했다. 내년 4월부터 전국 40개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서는 2주택자는 기본 세율(6∼40%)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가산해 양도세를 내야 한다. 또 이 지역들에서는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2년이 지나야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을 거주공간이 아니라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2005년 ‘8·31대책’ 이후 12년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대책이 발표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나오는 등 주택시장이 얼어붙는 모습이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당분간은 정부가 의도한 대로 집값 하락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초저금리가 계속되고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수요만 틀어막아서는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정임수 imsoo@donga.com·강성휘 기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결합해 농업을 미래 산업으로 일구는 ‘벤처농부’가 주목받고 있다. 벤처농부 100만 명을 육성한다면 국내 농업의 체질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농업이 미래 성장 동력이자 일자리 창출의 보고(寶庫)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후방 산업까지 더하면 2023년까지 116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는 분석도 있다. 농촌 현장을 바꿔가고 있는 벤처농부들을 만나 ‘벤처농부 100만 시대’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30대도, 60대도 나이 잊은 벤처농부 ‘왕매실마을’로 알려진 충남 당진시 순성면에는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천을 따라 매실나무 10만여 그루가 자란다. 백석올미영농조합의 김금순 대표(66·여)는 은퇴한 남편과 함께 2008년 이곳으로 귀농했다. 한과를 만드는 주민이 유난히 많은 마을이었다. 부녀회장을 맡은 김 대표는 매실을 한과에 넣어 보자는 한 부녀회원의 제안에 솔깃했다. 2011년 부녀회원 33명이 200만 원씩 모아 영농조합을 만들고 230m² 규모의 한과공장을 세웠다. 집집마다 달랐던 한과 제조법을 통일하려고 8개월간 매주 경기 포천시의 한과박물관도 찾았다. 2012년 첫해 1억 원이던 매출은 3년 만에 3억 원으로 불었다. 소비자가 한과와 고추장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장까지 갖추자 매출은 지난해 7억 원을 넘어섰다. 현재 100가구 남짓한 마을에서 58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조합원의 절반가량이 75세 이상”이라며 “이들에게 어엿한 일자리를 제공한 게 우리 조합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경북 상주시 공검면 양정리에서 쉼표영농조합을 운영하는 이정원 대표(32·여)는 스스로를 ‘농촌 큐레이터’라고 소개한다. 새로운 농산물을 기획하고 홍보하는 일을 한다는 뜻에서다. 서울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했던 그는 건강이 나빠지자 2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약 3300m²의 휴경지를 빌려 단호박 농사를 시작했고 마을 주민들과 “위기에 처한 농업을 바꿔보자”는 뜻을 모아 영농조합법인을 세웠다. 현재 이 조합은 상주, 문경 일대 농가에서 재배한 농산물의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이 대표는 ‘미녀농부’라는 브랜드와 캐릭터를 만들어 지난해 7월 쇼핑몰도 열었다. 1, 2인 가구를 겨냥해 소규모로 포장하고 각 농산물에 농가가 그 작물을 재배하게 된 스토리를 담았다.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1억2000만 원에서 올해는 1분기(1∼3월)에만 1억5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이 대표는 “처음엔 ‘뭘 믿고 맡기느냐’며 거절했던 농가들이 지금은 먼저 찾아온다”고 말했다.○ 농업 일자리 창출 능력, 전체 산업 평균의 2배 취재팀이 만난 벤처농부들은 “농업의 미래는 밝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팜’으로 버섯을 기르는 김민수 청량버섯농원 대표(39)는 “농업은 블루오션이다. 내가 어떻게 길을 개척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꿈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원 대표는 “조금만 확대된 눈으로 바라보면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본보가 4∼7월 한국농수산대학 졸업생 3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51.9%가 진로 선택 이유로 “농수산업이 유망해서”라고 대답했다. 청년농부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엔 58.9%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업 전후방 산업을 모두 합하면 2023년까지 115만9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산업은 매출 10억 원당 12.4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져 전체 산업 평균 일자리 창출 능력(6.4개)의 거의 2배다. 2014년 752곳이던 국내 창농(創農) 기업도 지난해 1785곳으로 늘었다. 이 중 59%가 농업 생산, 가공, 유통에 관광·서비스업을 결합한 고부가가치의 ‘6차 산업’을 한다. 임창덕 농협 미래농업지원센터 부원장은 “농업 분야의 일자리 질이 아직까지는 낮은 편”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네덜란드 푸드밸리처럼 농업 관련 전후방 산업을 집중 육성시키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채상헌 연암대 교수는 “벤처농업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 젊은 농부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당진=최혜령 herstory@donga.com / 정임수 기자}
하회마을로 유명한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주민등록 인구가 399명에 불과한 이곳에 정규직 직원 58명을 둔 회사가 있다. 직원 평균 나이는 34.2세.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고향으로 내려온 직원을 비롯해 대구, 경북 구미 등에서 온 20, 30대가 일한다. 바로 유화성 대표(34)가 세운 농업회사법인 ‘부용농산’이다. 2004년 마와 우엉을 재배하는 부용농장으로 출발해 지난해 매출 136억 원의 농기업으로 우뚝 섰다. 30대 ‘벤처농부’가 이뤄낸 농촌마을의 일자리 기적이다. 유 대표는 2004년 부모의 부추 농사를 물려받아 농업에 뛰어들었다. 만두공장에 납품을 했지만 ‘쓰레기 만두’ 파동이 터지면서 빚더미에 올랐다. 재기를 결심하고 선택한 작물이 마와 우엉. 낙동강을 낀 안동은 흙이 곱고 배수가 잘돼 뿌리식물이 잘 자란다는 점에 착안했다. 초보 농사꾼이 키운 마는 도매시장에서 외면을 받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오픈마켓(온라인 직거래장터)을 두드렸다. 마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규모로 포장하고 ‘알뜰마’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성공길이 열렸다. 2007년엔 자체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었다. 현재 10만 명이 가입한 쇼핑몰에서 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이후 유 대표는 마 분말, 차 등 2차 가공품에 눈을 돌렸다. 2009년 자체 생산을 시작하고 ‘마 캐는 젊은 농부들’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유 대표는 “기계, 가공 기술을 공부하고 돈만 벌면 공장에 쏟아부었다. 가공품 매출이 늘자 원재료 재배가 늘고 시너지 효과도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 부용농산은 약 66만 m²의 밭에서 직접 경작하는 마, 우엉 2000t 외에도 62개 농가에 계약 재배를 맡겨 1000t의 작물을 사들이고 있다. 유 대표는 “우리와 일하면서 계약농가의 소득이 2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4년 소비자가 마를 수확하고 마 요리 등을 배우는 농촌 체험교실 ‘영파머스랜드’를 시작했다. 지난해 찾아온 체험 관광객만 약 1000명. 다음 달부터 청년 농업인을 위한 ‘영파머스스쿨’도 연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농촌을 만드는 것”이 유 대표의 꿈이다. “나 같은 벤처농부 10명만 나와도 1000억 원대 매출의 회사가 생기는 겁니다.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농업을 만든다면 무한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합니다.”안동=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이르면 금주 중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값의 지난주 상승률이 올해 최고치에 이르는 등 ‘6·19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2개월도 못 돼 사실상 사라졌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시장에서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주택거래신고제 등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대책이 새 규제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세금 강화 같은 초강수 나올까 국토교통부는 8월 말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앞서 이르면 금주 중 투기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서울 분양권 전매 금지 등을 담았던 6·19대책의 빈틈을 메우는 내용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규제는 크게 △투기과열지구 지정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청약요건 강화 등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정부가 6·19대책을 발표할 때부터 도입 가능성을 열어놓았던 규제다. 당시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해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가능성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재건축 조합 설립 이후 사업이 끝날 때까지 조합원의 주택 매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가장 강력한 재건축 규제로 꼽힌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매매가 6억 원 이상 주택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최대 40%로 묶인다. 청약제도와 관련해서도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이 여러 차례 직접 개편 의지를 밝혔다. 국토부는 이미 청약 가점제 적용 비율을 확대하고 청약통장의 1순위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정부로서는 비싼 전세를 끼고 수십 채의 주택을 사들이는, 이른바 ‘갭 투자’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주택거래신고제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강화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역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대책의 사각지대로 꼽혔던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인터넷 청약을 의무화 하는 등의 개선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6·19 이전’으로 돌아간 부동산 시장 정부가 6·19대책을 발표한 지 6주 만에 새 대책을 내놓기로 한 것은 집값 상승세가 ‘이상 과열’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은 0.57%로 주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월간 상승률로는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값이 0.50% 오르며 시장 활황기였던 지난해 같은 달(0.35%)을 웃돌았다. 정부는 특히 이 같은 집값 급등세가 서울 중심부에서 외곽으로까지 번져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노원구(1.03%), 경기 성남시 분당구(0.99%) 등의 매매가 상승률이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규제 발표를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가계부채 대책이 나오는 8월 말 새 규제를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부동산 가격을 잡아 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겼다는 관측도 있다. 관계부처 직원들 사이에서 “국토부와 기획재정부가 (즉각 새 대책을 내놓기로 함으로써) 6·19대책의 실패를 너무 쉽게 자인해버린 셈이 됐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간 변동률 등 단기적인 지표만 보면서 시장 정책을 만들기보다는 장기적인 지표를 갖고 근본적인 대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천호성 thousand@donga.com·정임수·강성휘 기자}
앞으로 5년간 50조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첫 대상지역 110곳이 올해 12월 결정된다. 이 중 절반가량은 주택 1000채 이하의 작은 동네에서 거주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28일 이런 내용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선정 계획안을 마련해 지방자치단체 설명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한 달간 지자체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8월 말 선정 계획을 확정한다. 계획안에 따르면 국토부는 문재인 정부의 뉴딜 사업 목표 500개 가운데 당장 개선이 시급한 110여 곳을 연말까지 신규 사업지로 선정할 예정이다. 특히 사업 선정 권한을 지자체에 맡겨 신규 사업 물량의 70%를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나머지는 지자체가 제시한 사업 계획안을 경쟁 방식으로 평가해 선정하는 식으로 추진된다. 국토부는 도시재생 뉴딜의 단위 사업 규모를 대폭 줄여 소규모 생활밀착형 방식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그동안 뉴타운 같은 기존의 도시재생 사업이 중앙정부 주도의 대규모로 진행돼 성과가 미흡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우선 신규 사업지의 절반 이상을 ‘우리 동네 살리기’ 사업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 동네 살리기는 면적 5만 m² 이하, 주택 1000채 이하의 소규모 주거 지역에 주택정비 사업을 하면서 도로 같은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공용주차장, 상가 등을 지어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식이다. 정부는 도시재생 사업 과정에서 집값이 오르거나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지역은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과열 지역은 도시재생 공모 물량을 제한하거나 사업 시기를 조정하는 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정부는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부실 징후가 있는 산업과 기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기업들이 위기가 닥치기 전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도록 매년 50개 기업에 대해 사업 재편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을 통해 인수합병(M&A) 및 주식교환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상법, 세법, 공정거래법상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급과잉 업종을 중심으로 15개, 올해 상반기(1∼6월) 25개 기업이 원샷법 적용 승인을 받았다. 또 정부는 부실 징후를 재빨리 포착할 수 있도록 산업별 리스크를 전면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건설업과 관련해서는 12월 ‘건설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최근 환경 변화에 맞춘 건설기술 확보, 글로벌 역량 강화 등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부실기업이 발생했을 땐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의 장점을 혼합해 구조조정 기간을 단축한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도산기업 관리를 담당하는 독립행정기구의 도입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부실이 터진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해운업과 관련해서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국적선사 간 협의체인 한국해운연합을 결성해 중복 노선을 구조조정하는 동시에 신항로를 개척하기로 했다. 조선업 밀집 지역에서는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4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조선업 협력업체들에 대한 특례보증 규모를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정임수 기자}
다음 달부터 전국에서 종이 계약서 없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부동산거래 전자계약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전자계약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주택,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을 거래할 때 종이 서류 대신 온라인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전자서명을 하는 방식이다. 매매 때 전자계약을 이용하면 거래 신고가 자동으로 되고, 임대차 계약 때는 확정일자를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이 구축됐지만 서울과 6대 광역시, 세종 등에서만 드물게 이용됐다. 국토부는 전자계약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1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25일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 공인중개사협회는 전국 23개 지부장 회의를 열어 전자계약을 적극 이용하겠다고 결의했다. 소비자가 전자계약을 이용하려면 공인중개사가 먼저 이 시스템에 가입해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도 전자계약 확산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LH는 이미 행복주택 임대차 계약 2180건을 전자계약으로 처리했으며 연말까지 1만여 건을 체결할 계획이다. 전자계약을 이용하면 은행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우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KB국민, 우리, 신한, 부산, 경남, 대구, 전북 등 7개 은행이 대출 이자를 최대 0.3%포인트 깎아준다. 전자계약 전국 시행에 맞춰 SK텔레콤은 전자계약을 하는 공인중개사와 거래 당사자에게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판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전자서명이 쉽도록 기술 지원을 하는 한편 공인중개사에게 태블릿PC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정부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보고서에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부제(副題)를 달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웠던 소득 주도 성장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이후 55년 만에 경제 정책이 ‘성장 중심’에서 ‘분배 중시’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출 주도형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했던 한국 경제를 국민의 소득과 일자리 증가 위주의 구조로 개편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은 한국이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길’이다. 가계소득 증가로 소비가 늘고 이를 통해 성장에 성공하면 다시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그동안 사람에 대한 투자가 없어서 가계와 기업의 불균형이 초래됐다. 저성장과 양극화 극복을 위해 소득 증대와 일자리 확충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 최저임금, 보조금 올려 성장률 높이기 실험 정부는 이날 연 3% 성장을 목표로 내세우며 이를 가계소득 증대를 통해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기업이 성장해 생긴 과실을 나눠받던 ‘조연급’에 머물렀던 가계를 ‘주연급’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가계소득 상승을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인 최저임금은 내년에 7530원으로 올해보다 16.4% 올리기로 이미 결정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버거워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금도 줄 계획이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에게 주는 구직촉진수당은 내년 3개월 동안은 30만 원씩 주고 2019년에는 6개월간 50만 원씩으로 확대한다. 노인 기초연금은 내년에 25만 원을 주되, 2021년에는 30만 원까지 인상한다. 모든 0∼5세 영유아에게는 매달 10만 원의 지원금도 준다. 기초 소득을 올린 다음에는 생계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그래야 가계가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늘기 때문이다. 주거 대책이 생계비 부담 줄이기의 핵심이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30년 이상 된 경찰서, 동 주민센터, 우체국 등 낡은 공공청사를 재건축할 때 임대주택을 함께 짓는 복합개발로 임대주택 2만 채를 내놓는다. 용적률을 법정 한도인 300%까지 완화하고 복합개발 때 신혼부부를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함께 짓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집을 무리하게 샀다가 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는 ‘하우스푸어’를 위해 이들의 집을 매입해 재임대하는 ‘세일즈 앤드 리스백’ 방식의 리츠가 부활한다. 이 방식은 2013, 2014년 운영됐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예산과 세제 혜택을 집중하기로 했다. 직원 수를 늘린 기업에 2년 동안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청년고용을 하거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기업에도 혜택을 부여한다. 정부는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은 국적과 무관하게 최우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 금지 업종을 원칙적으로 해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지방교부금 역시 일자리 만들기 실적에 따라 배분하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일자리 부문에 다걸기를 할 방침이다. ○ 전문가들 “현실 작동 여부는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인 소득 주도 성장이 실제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정부의 성장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에 현 정부로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상황”이라며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하면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도 “박근혜 정부가 가계 부채, 중소기업 부채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이 개인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것에 치중해 향후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선진국보다 노동 생산성을 높여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데, 근로자 임금만 올려서는 생산성 상승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낮은 노동 생산성을 방치한 채 임금만 올리는 소득 주도 성장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조사 대상 334명) 중 30.5%는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경제 분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꼽았다. 소득 증대 대책과 병행해 노동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지만 노동시장 개선 방안은 이번 정책 방향에 담기지 않았다. 중소기업 육성 정도를 제외하면 별다른 신성장산업 육성책이 담기지 않아 정부가 약속한 ‘3%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무현 정부 역시 혁신을 강조했지만 행정수도 건설 등 대규모 국책사업도 동시에 진행했다”며 “성장을 뒷받침할 전략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이건혁 / 정임수 기자}
이르면 9월부터 육아휴직 첫 3개월 동안은 2배로 인상된 휴직급여를 받게 된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이 주변 전월세의 30% 수준으로 살 수 있는 ‘역세권 청년 매입임대주택’도 새로 도입된다. 또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하반기 민간기업 채용이 집중되는 추석(10월) 전까지 추경의 70%에 해당하는 7조 원 이상이 집행된다. 23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은 추경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 같은 사업들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육아휴직 급여 2배 인상과 청년 구직촉진수당은 이르면 다음 달 시행령을 개정하고 9월부터는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 구직촉진수당은 취업준비생이 정부의 취업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 3개월간 90만 원을 주는 제도다. 국토부는 추경을 통해 하반기(7∼12월) 청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2700채와 신혼부부 대상의 공공임대주택 2000채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청년 임대주택에는 올해 처음 선을 보이는 ‘역세권 청년 매입임대주택’ 1500채가 포함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도심 역세권의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해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이 최장 10년간 주변 임차료의 30% 수준에서 살 수 있도록 임대하는 주택이다. 고령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 5600채와 영구임대주택 1000채가 추가로 선보인다. 서민을 위한 정책성 대출 상품인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예산도 5200억 원이 추가 반영됐다. 최근 수요가 크게 늘어난 버팀목 대출은 4월 말 현재 기존 예산의 절반 이상이 집행돼 추가 예산 확보가 시급했다. 추경으로 채용하는 중앙직 공무원 수는 당초 계획했던 4500명에서 2575명으로 줄었다. 대도시 파출소 및 지구대 순찰인력 1104명, 군 부사관 652명 등을 새로 뽑는다. 인사혁신처는 인천국제공항 2단계 개항, 조류인플루엔자(AI) 관리 및 예방 등을 위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8월 14∼17일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세월호 인양 관련 피해 지원을 위한 예산도 30억 원이 포함됐다. 세월호 인양 피해 지원 예산은 당초 정부안에는 없었지만 국민의당이 요구해 배정됐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추경 통과에 가장 협조적이었던 국민의당 몫으로 최종 결정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정임수·최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