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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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10-24~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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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시민들, 러軍에 결사 항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나흘째인 27일(현지 시간) 수도 키예프 함락을 위한 대규모 공습과 시가전을 재개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키예프에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하며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가 거부하자 국경 집결 병력의 절반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동북부 하리코프에도 러시아군이 진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키예프에서 시가전 끝에 모든 러시아군을 키예프시에서 몰아냈다”고 했고 하리코프에서도 러시아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파병하지 않고 전력면에서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소총을 들고 화염병을 제조하며 맨몸으로 러시아군의 탱크와 군용차량들을 막아서는 육탄 저지에 나섰다. 예비군에 합류하기 위해 남녀노소 수천 명이 주요 징집소에 줄을 섰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시민이 다수 포함된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결사적으로 저항하면서 러시아의 속전속결 진격전 속도가 주춤해졌다고 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기세가 꺾였다”며 “푸틴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를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도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FP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을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벨라루스 국경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우크라이나 국경 인접도시인 남동부 고멜에서 만난다”고 했다. 러시아 협상단 대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우크라이나가 (외교) 협상에 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침략 국가인 벨라루스에서는 협상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가 태도를 바꾼 것. 미국과 유럽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에 이어 26일 최후의 제재 카드로 꼽히던 러시아은행에 대한 국제금융결제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을 결정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26일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선별된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국제 거래가 원천 차단될 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 임무 모드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 또 돌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벨라루스 정부는 27일 러시아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냉전 종식 31년 만에 미-서방과 러시아가 사실상 2차 핵 냉전에 돌입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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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EU, ‘금융 핵옵션’ 꺼내자…푸틴, 核부대에 ‘특수전 모드’ 명령

    미국 등 서방이 일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하는 강력한 제재안을 내놓았다. 사실상 러시아의 대외 금융 및 무역 거래를 원천 차단하고 달러화의 국내 도입을 막아 국가 재정과 금융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다. 국제금융에서 고립시키는 SWIFT 결제망 퇴출은 제재 효과가 워낙 커서 금융 부문의 ‘핵 옵션’(극단적 선택)으로도 불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국가 정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까지 이례적으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에 맞서 푸틴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의 공격적 성명과 제재들 때문에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 임무 모드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핵보유국인 러시아는 “모든 핵무기 감축 조약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핵위협을 거론하며 서방과 단교할 의사를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벨라루스는 27일 러시아의 핵무기를 자국에 배치하는 것을 허용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한다고 돌연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도록 재가하는 결정의 심각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토는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동유럽에 병력을 대폭 증강한다고 밝혔다. 1991년 소련 붕괴와 냉전 종식 31년 만에 유럽을 중심으로 2차 냉전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美, 금융의 ‘핵 옵션’ 꺼냈다 이번 서방의 제재에 동원된 SWIFT는 세계 200여 개국 1만1000개 금융기관이 가입돼 있는 금융 결제망이다. 여기서 퇴출될 경우 국제 금융 거래와 주문이 불가능해지고 기업들은 수출 대금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그동안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이를 제재 방안에 포함시키는 것을 주저해 이틀 전 러시아 제재에선 빠졌다.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하면 러시아로부터 원유 등 자원 수입이 어려워지는 데다 러시아 금융기관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번에도 이런 우려에 따라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일부 금융기관만 제재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에너지 구입 등을 위해 서방에 필요한 곳은 결제망에 그대로 남기면서 부작용을 줄이고 제재 효과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제재 대상 금융기관들에 따라 파장의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봤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동결도 파급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6400억 달러가량으로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금융기관들에 예치돼 있다. 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이 동결되면 러시아로의 달러 공급이 끊겨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금융기관들이 줄도산하는 등 엄청난 충격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 러,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제재로 미국과 EU 내 자산이 모두 동결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푸틴 대통령의 자산은 숨겨진 것까지 합해 1000억 달러(약 120조 원)에 이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는 푸틴 대통령을 국가수반이나 외교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퇴출시킨다는 상징성이 크다. 미 재무부는 제재를 발표하면서 “한 국가 정상을 제재 대상으로 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같은 폭군을 포함하는 매우 작은 집단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전직 대통령이자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6일 “러시아는 남아 있는 모든 핵무기 감축 조약으로부터 탈퇴하는 것으로 제재에 대응할 수 있다”며 “우리는 (서방과의) 외교 관계가 특별히 필요치 않다. 지금은 대사관을 폐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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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의 외교딜레마…러 규탄 결의안에 반대 대신 기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중국이 ‘기권’표를 던졌다. 2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15개 이사국 중 11개국은 이 결의안에 찬성했지만 당사국이자 순회의장국인 러시아가 반대하고 나머지 중국, 인도, 아랍에미리트(UAE)는 기권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평소 긴밀한 관계를 감안하면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들어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을 만도 하지만 굳이 중립적인 선택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때도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바 있다. 침공 규탄 안보리 결의안은 안보리 의장국이기도 한 침공 장본인 러시아가 반대(비토)표를 던져 무산됐다. 중국의 이 같은 결정에는 국내 상황과 외교 현실이 충돌하는 딜레마가 배경에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각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대만, 티베트 등의 분리 독립을 막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공해 주권을 파괴한 러시아를 쉽게 지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가 이날 안보리 표결을 마치고 한 발언에서 이런 태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그는 “각국의 적법한 안보 우려가 존중돼야 한다”며 러시아의 편에 서는 듯했지만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이 존중돼야 한다”면서 한편으로는 우크라이나를 변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미국 등 서방의 외교전도 중국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중국의 기권을 이끌어내기 위해 막판 외교 협상을 벌인 탓에 이날 안보리 투표가 두 시간 지연됐다”며 “중국의 기권은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서방 국가들의 승리로 해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는 27일 오후 다시 긴급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유엔 특별 총회 소집 여부를 결정한다. 안건 채택을 위해서는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하며 5개 상임이사국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현재 안보리 구성을 감안하면 총회 개최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열리는 총회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규탄 결의안이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총회 결의안 역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인정되지 않지만 통과되더라도 안보리 결의와는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다만 러시아의 침공을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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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몸으로 탱크 막고 화염병 제조…우크라 시민들, 러에 강력 저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나흘째인 27일(현지 시간) 수도 키예프 함락을 위한 대규모 공습과 시가전을 재개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키예프에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하며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가 거부하자 국경 집결 병력의 절반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동북부 하리코프에도 러시아군이 진입했다. 절대적 군사 열세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화염병을 제조하고 맨몸으로 러시아군의 탱크와 군용차량들을 막아서는 육탄저지에 나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결사적으로 저항하면서 러시아의 속전속결 진격전 속도가 둔화됐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도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제재에 이어 최후의 제재 카드로 꼽히던 러시아은행에 대한 국제금융결제망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퇴출을 결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부 국가인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을 보이면서 맞섰다. 냉전 종식 31년 만에 미-서방과 러시아가 사실상 2차 냉전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키예프에서 남쪽으로 29㎞ 떨어진 도시 바실키프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유류 저장고가 폭발했다. 바실키프는 공군기지가 있는 키예프 방어의 핵심 도시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기세가 꺾였다”며 “푸틴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를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러시아는 이날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에 외교 협상단을 파견했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협상은 기꺼이 하겠다”면서도 “침략 교두보인 벨라루스는 안 된다.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없는 최후통첩을 시도했다. 다른 곳에서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무기를 내려놓지 않고 조국을 지킬 것”이라며 항복을 거부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26일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선별된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국제거래가 원천 차단될 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러시아는 돌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벨라루스 정부는 27일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벨라루스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도록 재가하는 결정의 심각성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프랑스 대통령궁이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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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핵옵션’마저 꺼낸 美-EU…러 “모든 핵감축 조약 탈퇴”

    미국 등 서방이 일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하는 강력한 제재안을 내놓았다. 사실상 러시아의 대외 금융 및 무역 거래를 원천 차단하고 달러화의 국내 도입을 막아 국가 재정과 금융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다. 국제금융에서 고립시키는 SWIFT 결제망 퇴출은 제재 효과가 워낙 커서 금융 부문의 ‘핵 옵션’(극단적 선택)으로도 불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국가 정상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까지 이례적으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핵보유국인 러시아는 “모든 핵무기 감축 조약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핵위협을 거론하며 서방과 단교할 의사를 밝혔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벨라루스는 27일 러시아의 핵무기를 자국에 배치하는 것을 허용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한다고 돌연 밝혔다. 나토는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동유럽에 병력을 대폭 증강한다고 밝혔다. 1991년 소련 붕괴와 냉전 종식 31년 만에 유럽을 중심으로 2차 냉전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美, 금융의 ‘핵 옵션’ 꺼냈다이번 서방의 제재에 동원된 SWIFT는 세계 200여 개국 1만1000개 금융기관이 가입돼 있는 금융 결제망이다. 여기서 퇴출될 경우 국제 금융 거래와 주문이 불가능해지고 기업들은 수출 대금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그동안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이를 제재 방안에 포함시키는 것을 주저해 이틀 전 러시아 제재에선 빠졌다.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하면 러시아로부터 원유 등 자원 수입이 어려워지는 데다, 러시아 금융기관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 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만큼 컸다. 이번에도 이런 우려에 따라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일부 금융기관만 제재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에너지 구입 등을 위해 서방에 필요한 곳은 결제망에 그대로 남기면서 부작용을 줄이고 제재 효과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제재 대상 금융기관들에 따라 파장의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봤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동결도 파급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6400억 달러가량으로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금융기관들에 예치돼 있다. 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이 동결되면 러시아로의 달러 공급이 끊겨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금융기관들이 줄도산하는 등 엄청난 충격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는 미국에 제재를 당한 은행들을 살리기 위해 보유 외환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 옵션이 어려워지게 됐다”고 했다. ● 러,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푸틴 대통령은 이번 제재로 미국과 EU 내 자산이 모두 동결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푸틴 대통령의 자산은 숨겨진 것까지 합해 1000억 달러(약 120조 원)에 이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러시아는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유럽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 호주에서도 그렇다”면서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는 푸틴 대통령을 국가수반이나 외교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퇴출시킨다 상징성이 크다. 미 재무부는 제재를 발표하면서 “한 국가 정상을 제재 대상으로 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같은 폭군을 포함하는 매우 작은 집단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전직 대통령이자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6일 “러시아는 남아 있는 모든 핵무기 감축 조약으로부터 탈퇴하는 것으로 제재에 대응할 수 있다”며 “우리는 (서방과의) 외교 관계가 특별히 필요치 않다. 지금은 대사관을 폐쇄하고 쌍안경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며 연락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를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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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은행결제망 퇴출’ 불발… 바이든 “유럽이 반대” 적전 분열

    “그것(SWIFT 결제망 퇴출)은 언제나 선택지에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유럽 일부 국가가 (시행을) 원하는 입장이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공개한 ‘러시아 2차 제재안’ 중 러시아를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이 빠진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제재에는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도 없었다. 폭주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압할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공개적으로 “독일 등 일부 유럽연합(EU) 국가의 반대로 SWIFT 결제망 퇴출 방안이 제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유럽의 대러시아 제재 공동 전선에서 적전 분열이 발생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날 공개한 제재안에는 러시아 금융시장 및 주요 산업에 타격을 입힐 내용도 포함됐다. 우선 스베르방크, VTB 등 러시아 대형 은행을 미 금융 체계에서 차단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 항공 등 첨단기술 분야에 속한 미 기업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해 러시아가 강점을 지닌 항공우주, 조선업 등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도록 했다. 다만 EU는 25일 푸틴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유럽 내 자산을 동결했다. 외교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여행금지 제재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WIFT 퇴출 제재 ‘양면성’에 적전 분열SWIFT는 북한 이란 등을 제외한 세계 200여 개국의 금융사 약 1만1000곳이 가입한 국제 금융 전산망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 결제와 주문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여기서 퇴출되면 기업은 수출 대금을 못 받고 해당 국가는 국제 금융 체계에서 사실상 단절된다. 전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또한 “러시아의 SWIFT 결제망 퇴출 제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러시아의 퇴출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나중을 위해 아껴두자”며 반대했다. EU 일부 국가 또한 독일과 마찬가지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러시아를 국제 금융 체계에서 배제하면 러시아 기업의 수출에만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방 또한 러시아의 원유를 비롯한 자원을 수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빌려준 돈이 많은 서방 주요국 금융기관 또한 빚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 ‘에너지 금수, 자칫 푸틴 도울 수도’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금수(禁輸) 조치도 빠졌다. 경제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산업의 비중이 큰 러시아를 생각하면 이 조치는 러시아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하지만 EU의 높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에서 쓰는 천연가스의 40%는 러시아산이다. 러시아가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너지 제재가 자칫 러시아를 돕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 또한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높은 에너지 가격을 감안할 때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는 것은 가격을 올려 오히려 푸틴 대통령을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끊으면 유럽 에너지 가격이 3배로 오를 것”이라고 비아냥댄 것도 이를 인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2-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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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알맹이 빠진 대러 제재…“금융결제망 퇴출, 유럽이 원치 않아”

    “그것(SWIFT 결제망 퇴출)은 언제나 선택지에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유럽 일부 국가들이 (시행을) 원하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공개한 ‘러시아 2차 제재안‘ 중 러시아를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이 빠진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발표한 제재에는 러시아 에너지 수출 금지 조치도 없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항복’을 받아낼 한 방은 나오지 않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독일 등 일부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반대로 SWIFT 결제망 퇴출 방안이 제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 주목된다. 미-유럽의 대러시아 제재 공동전선이 적전 분열에 빠졌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이날 공개한 제재안에는 러시아 금융시장 및 주요 산업에 직접 영향을 줄 내용이 들어 있다. 스베르방크와 VTB 등 러시아 대형은행을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차단하고 첨단기술 분야 수출 통제로 항공우주와 조선 등 러시아 핵심 산업에 타격을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22일 러시아 국책은행 2곳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들을 표적으로 한 1차 제재보다는 훨씬 강력하다는 평가다. ● SWIFT 퇴출 제재 ‘양면성’에 적전분열SWIFT는 북한 이란 등을 제외하고 200여 나라 금융기관 약 1만1000곳이 가입한 금융 전산망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 결제와 주문이 이 망에서 이뤄진다. 여기서 퇴출되면 기업들은 수출 대금을 못 받고 해당 국가는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사실상 단절된다. 이런 파급력 때문에 전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SWIFT 결제망 퇴출 제재가 시급하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SWIFT 결제망 퇴출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나중을 위해 아껴두자”며 반대했다. EU 다른 일부 국가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를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떼어내면 러시아 기업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지만 서방 국가도 러시아의 원유를 비롯한 자원을 수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고, 서방 금융기관도 러시아 채무액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 ‘에너지 금수, 자칫 푸틴 도울 수도’러시아 에너지 금수(禁輸) 조치도 빠졌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이 차지하는 경제 비중이 큰 러시아를 생각하면 이 조치는 즉각 효력을 낼 수 있다. 하지만 EU의 높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에서 쓰는 천연가스의 40%는 러시아산이다. 또 유럽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러시아 원유나 천연가스 공급이 멈추면 급등세인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더 튀어오를 확률이 높다. 자칫 러시아를 돕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높은 에너지 가격을 감안할 때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차단은 가격을 올려 오히려 푸틴을 더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최근 러시아 가스 공급을 끊으면 유럽 에너지 가격이 3배로 오를 것이라는 취지로 비아냥댄 것도 이 같은 배경을 인식한 발언이다. 민주당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성명에서 “푸틴에게 가장 큰 비용을 치르게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게 있다”며 “SWIFT 퇴출 등 어떤 옵션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24일 뉴욕 증시는 제재 수위가 다소 낮았다는 해석이 나오며 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3.3% 급등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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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당장 전화해 전쟁 막아라” vs 러 “한밤중 장관 못깨워”

    “당신네 대통령이 전쟁 선포하는 동영상, 지금 틀어볼까요?”(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 23일 오후 10시 40분경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실.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의 긴급회의에서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에게 쏘아붙였다.○ “전범에게 연옥은 없다” 오후 9시 반 시작된 회의는 순회 의장국 러시아의 주재로 각 이사국 대사들이 발언하면서 차분하게 진행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조발언에서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당신 군대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을 명령했다는 긴급 외신이 타전되자 분위기는 일순 바뀌었다. 각국 대사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며 뉴스를 확인했고 배석한 자국 외교관들과 귓속말을 나눴다. 이사국들 발언이 끝난 뒤 초청국인 우크라이나 차례가 됐다. 키슬리차 대사는 작심한 듯 네벤자 대사를 노려보며 말문을 열었다. “나는 오늘 러시아 대사에게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할 참이었다. 그런데 48분 전에 당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선포하면서 다 필요 없어졌다. 지금 바로 당신네 군대가 우크라이나 도시를 폭격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힐 것을 요청한다.” 이어 그는 “당신도 스마트폰이 있으니 당장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교장관)에게 전화하라. 지금 답을 못 준다면 러시아는 안보리 의장 자리를 포기해야 한다”며 “내가 지금 당신 대통령 동영상을 이 자리에서 틀어볼까”라고 일갈했다. 네벤자 대사가 “당신 발언할 때 나한테 질문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을 막아서자 키슬리차 대사는 “어쨌든 당신(네 나라)은 전쟁을 선포했고 유엔은 전쟁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며 언성을 높였다. 궁지에 몰린 네벤자 대사는 자기 나라 장관을 한밤중에 깨우지는 않겠다면서 “(러시아가 선포한 것은) 전쟁이 아니라 특수 군사작전”이라고 궁색하게 말했다. 키슬리차 대사는 자신의 발언을 마친 뒤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 네벤자 대사를 향해 “푸틴과 라브로프에게 전화해 공격을 멈추라고 말하세요. 전범들에게 연옥(煉獄)은 없습니다. 그들은 지옥으로 직행입니다, 대사님”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회의 초반 “너무 늦기 전에 물러서라”며 러시아를 향해 침공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침공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발언을 신청하고는 안보리에 24일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 공격이 가져올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있다. 전 세계는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통상 안보리 회의는 이사국 발언을 차례로 들은 뒤 끝내지만 이날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서 잇달아 추가 발언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 행위를 비판하면서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네벤자 러시아 대사는 “이번 위기는 우크라이나의 행동에서 비롯됐다” “러시아의 작전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계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군사강국의 횡포에 무기력한 유엔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안보리 회의에 앞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러시아에 대응하지 않으면 국제질서가 붕괴된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호소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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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력 바이든… 제재 경고로 침공 못 막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은 2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고강도 제재를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내일(24일) 오전 주요 7개국(G7) 정상과 논의한 뒤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세계의 평화 및 안보를 공격한 침략 행위에 러시아가 어떤 대가를 치를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독일-러시아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 중단 등 에너지 제재와 금융제재를 가한 데 이어 그동안 경고했던 수출 통제 및 더 강력한 금융제재 등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새 제재로는 스베르은행과 VTB 등 러시아 최대 국영은행에 대한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을 비롯한 강도 높은 금융제재와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제품 수출 통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23일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제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재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상황에서 제재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경제를 지탱하는 에너지 수출 통제는 돈줄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원내대표 등 6명의 공화당 의원들은 23일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계속 유화책을 선택하고 있고 그의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발언은 강력한 행동으로 이어진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아프간 철군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문제에 집중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그는 다시 외교정책의 위기와 리더십의 시험대에 놓였다”고 분석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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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전범에게 연옥은 없다” vs 러 “전쟁 아닌 특수 군사작전”

    “당신네 대통령이 전쟁 선포하는 동영상, 지금 틀어볼까요?”(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 23일 오후 10시 40분경(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실.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의 긴급회의에서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 대사에게 쏘아 붙였다.● “전범에게 연옥은 없다”9시 반 시작된 회의는 순회 의장국 러시아의 주재로 각 이사국 대사들이 발언하면서 차분하게 진행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조발언에서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당신 군대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을 명령했다는 긴급 외신이 타전되자 분위기는 일순 바뀌었다. 각국 대사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며 뉴스를 확인했고 배석한 자국 외교관들과 귓속말을 나눴다. 이사국들 발언이 끝난 뒤 초청국인 우크라이나의 차례가 됐다. 키슬리차 대사는 작심한 듯 네벤쟈 러시아 대사를 노려보며 말문을 열었다. “나는 오늘 러시아 대사에게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참이었다. 그런데 48분 전에 당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선포하면서 다 필요 없어졌다. 지금 바로 당신네 군대가 우크라이나 도시를 폭격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힐 것을 요청한다.” 그는 이어 “당신도 스마트폰이 있으니 당장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하라. 지금 답을 못 준다면 러시아는 안보리 의장 자리를 포기해야 한다”며 “내가 지금 당신 대통령 동영상을 이 자리에서 틀어볼까”라고 일갈했다. 네벤쟈 대사가 “당신 발언할 때 나한테 질문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을 막아서자 키슬리차 대사는 “어쨌든 당신(네 나라)은 전쟁을 선포했고 유엔은 전쟁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궁지에 몰린 네벤쟈 대사는 자기 나라 장관을 한밤중에 깨우지는 않겠다면서 “(러시아가 선포한 것은) 전쟁이 아니라 특수 군사작전”이라고 궁색하게 말했다. 키슬리차 대사는 자신의 발언을 마친 뒤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 네벤쟈 대사를 향해 “푸틴과 라브로프에게 전화해 공격을 멈추라고 말하세요. 전범들에게 연옥(煉獄)은 없습니다. 그들은 지옥으로 직행입니다, 대사님”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회의 초반 “너무 늦기 전에 물러서라”며 러시아를 향해 침공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침공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발언을 신청하고는 안보리에 24일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 공격이 가져올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게 있다. 전 세계는 러시아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통상 안보리 회의는 이사국 발언을 차례로 들은 뒤 끝내지만 이날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에서 잇달아 추가 발언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 행위를 비판하면서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네벤쟈 러시아 대사는 “이번 위기는 우크라이나의 행동에서 비롯됐다” “러시아의 작전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계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군사강국의 횡포에 무기력한 유엔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안보리 회의에 앞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러시아에 대응하지 않으면 국제질서가 붕괴된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호소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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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국 침공당해도 ‘무기력 유엔’… 말로만 러 비판

    “유엔 헌장의 원칙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메뉴’(a la carte)가 아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군대를 진입시킨 러시아가 유엔 헌장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며 이렇게 비판했다. 그는 타국 영토에 군대를 보내면서 스스로를 ‘평화유지군’이라고 주장하는 러시아의 행태를 두고 “한 나라의 군대가 동의 없이 타국 영토에 들어가면 평화유지군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대(對)러시아 제재를 발표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존재할 권리를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역시 “푸틴은 국제법을 위반했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직접적으로 훼손했다”고 가세했다. 문제는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대통령’으로 꼽히는 유엔 수장의 따끔한 비판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유엔 헌장에 보장된 영토·주권 보전을 침해한 러시아의 폭주에 제동을 거는 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안보리는 지난달 말에 이어 러시아군이 돈바스에 진입한 21일 저녁에도 긴급회의를 소집해 사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주요국,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가 사실상 신(新)냉전을 벌이면서 1945년 유엔 설립 이후 77년을 맞은 유엔 체제가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은 최근 전 세계의 크고 작은 분쟁과 전쟁 위기에서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하거나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였다는 끔찍한 증언이 잇따르는데도 유엔은 이를 규탄하는 결의안조차 내놓지 못했다. 군부 편을 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5월에는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내 이슬람 성지 알아끄사 사원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주민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것에 격분한 팔레스타인이 로켓포 공격으로 맞섰다. 당시 미국이 중동의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 편을 드는 바람에 안보리 차원의 규탄 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했다. 안보리는 러시아가 지난해 11월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며 노골적으로 침공 의사를 드러냈는데도 석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이달 유엔의 순회 의장국도 맡고 있다. 의장국은 회의 일정을 정할 권한이 있으므로 마음만 먹으면 안보리 차원의 논의를 계속 지연시킬 수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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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 돈줄부터 막았다…제재 비웃은 푸틴 “‘멋진 신세계’ 진입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예속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는 러시아 제국의 복원이자, 패권 추구다.” 22일(현지 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승인에 대해 “러시아의 위선(hypocrisy)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신속하고 혹독한 제재의 첫 조각”이라며 러시아 국책은행 2곳과 푸틴 대통령 측근 등에 대한 제재를 발동했다. 러시아의 추가 군사행동에 따라 수출 통제를 비롯한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차 제재”라고 했고 백악관 관계자는 “제재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전쟁’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굳어진 세계질서에 대한 변경 시도를 막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푸틴의 ‘돼지저금통’부터 막은 美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첫 제재를 단행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를 국제 금융시장에서 차단시켜 정부 돈줄부터 틀어막겠다는 것. 미 재무부가 제재리스트에 올린 러시아 대외경제은행(VEB)과 PSB는 에너지 수출과 국방자금 조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VEB는 500억 달러(약 60조 원) 규모 자산을 보유한 크렘린궁의 영광스러운 돼지저금통(piggy bank)”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크렘린과 부패의 이익을 나눠가진 이들은 고통도 함께 나누게 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 측근 5명도 제재했다. 러시아 국영은행 VTB 은행 이사회 의장 데니스 보르트니코프를 비롯해 미하일 프라드코프 전 러시아 총리의 아들 페트르 프라드코프 PSB 최고경영자(CEO),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 아들인 블라디미르 키리옌코 VK그룹 CEO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측근들이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도우면서 주요 정책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만큼 러시아 내부 동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들을 제재하는 것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러시아 국채 관련 거래도 금지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신규 자금 조달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우크라는 새로운 베를린장벽” 미국의 대응은 러시아에 대한 직접 제재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두던 전날에서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침공’ 정의를 바꾼 데 대해 “복합적인 이유”라며 “이는 미국의 가치(value)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전날 연설을 냉전 이후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보고 강경대응으로 선회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위선” “역사와 국제법 무시” 같은 표현으로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비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계획은 우크라이나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의 결정은 핵을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 안전을 보장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물론 헬싱키 최종의정서, 파리헌장, 재래식무기감축협상, 비엔나문서 등 각종 국제 합의를 일일이 거론하며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동서 냉전의 상징인) 새로운 베를린 장벽이 됐다”고 평가했다.● ‘경제 요새화’ 준비한 러, 제재 조롱 다만 이번 첫 제재 효과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그동안 경고해오던 푸틴 대통령 등에 대한 제재나 수출통제, 주요 대형은행에 대한 국제금융시장 전면 퇴출 등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 러시아는 자국이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 사업 중단을 독일이 선언한 데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이제 유럽은 곧 가스 1000㎥를 2000유로(약 270만 원)에 사야 하는 ‘멋진 신세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끊으면 유럽 에너지 가격이 지금보다 3배로 뛰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러시아는 그동안 서방 제재에 대비해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등 내수 위주의 ‘경제 요새화’ 전략을 취해왔다. 백악관은 “오늘 제재는 우리가 러시아에 가할 고통의 날카로운 가장자리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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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부스터샷 맞으면 수개월~수년 예방 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차례 맞고 추가 접종(부스터샷)까지 마쳤다면 더는 백신을 맞지 않아도 오랫동안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NYT는 각종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해 “부스터샷을 맞았다면 향후 수개월, 또는 수년간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존 훼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면역학연구소장은 “65세 이상이나 고위험 기저질환자는 4차 접종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는 불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화이자나 모더나 계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3번 맞으면 몸에 훨씬 다양한 항체가 만들어져 어떤 변이 바이러스도 침투하기 어려워진다. 인체 면역체계는 몇 달이나 몇 년 동안 바이러스를 기억해 파괴할 능력도 생긴다. 화이자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등의 코로나19 백신으로 생성된 T세포(면역세포)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다른 변이 대비 80%의 효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와 상당히 달랐던 점을 감안하면 새 변이에 대해서도 백신 효과는 비슷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미국 보건당국은 2차 부스터샷(4차 접종)을 권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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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부스터샷 접종자, 오랫동안 추가 접종 필요 없을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차례 맞고 추가 접종(부스터샷)까지 마쳤다면 더는 백신을 맞지 않아도 오랫동안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NYT는 각종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해 “부스터샷을 맞았다면 향후 수개월, 또는 수년간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존 웨리 미 펜실베이니아대 면역학연구소장은 “65세 이상이나 고위험 기저질환자는 4차 접종으로 도움 받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는 불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화이자나 모더나 계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3번 맞으면 몸에 훨씬 다양한 항체가 만들어져 어떤 변이 바이러스도 침투하기 어려워진다. 인체 면역체계는 몇 달이나 몇 년 동안 바이러스를 기억해 파괴할 능력도 생긴다. 화이자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등의 코로나19 백신으로 생성된 T세포(면역세포)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다른 변이 대비 80% 효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와 상당히 달랐던 점을 감안하면 새 변이에 대해서도 백신 효과는 비슷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2003년 아시아에서 유행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한번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은 T세포가 17년 이상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관련 논문을 게재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면역학자 웬디 버거스는 “T세포 반응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2차 부스터샷(4차 접종)을 권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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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유재동]전쟁 위기에 유엔이 없다

    뉴욕 맨해튼 동쪽 47번가에는 다그 함마르셸드 플라자라는 좁다란 광장이 있다. 바로 도로 건너편에 유엔본부가 있는 명당이라서 각종 단체의 집회와 행사가 연중 끊이지 않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렸던 17일, 뉴욕의 우크라이나계 시민들이 모여 “전쟁을 막아 달라”고 외친 장소도 이곳이었다. 광장의 이름을 차지한 2대 유엔 사무총장 다그 함마르셸드(1953∼1961년 재임)는 역대 8명의 유엔 수장 중 가장 추앙받는 인물로 꼽힌다. 스웨덴 경제학자 출신으로 48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뒤 유엔의 위상을 강화하고 국제 분쟁을 적극 중재하는 데 힘썼다. 특히 상임이사국 등 강대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제 평화와 안전이라는 대의(大義)를 밀어붙이는 모습은 후임자들의 귀감이 됐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위기가 생길 때마다 ‘함마르셸드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스스로에게 되물었고, 반기문 전 사무총장도 그를 존경했다고 한다. 함마르셸드는 1961년 콩고 내전을 중재하러 아프리카에 갔다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고 사후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이런 그의 유산을 되짚어 보면 그 많은 집회가 이 광장에서 열리는 속뜻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아직도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비극과 참상에 유엔이 함마르셸드 때처럼 적극 나서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국제기구가 강대국들의 입김에 좌우되고, 그들의 국익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한계는 있다. 또 유엔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도출하는 장소보다는, 각국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선전 무대로 활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쟁의 참화와 인권 유린의 범죄에 맞서 아무런 역할도 못 한다면 존재의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근 유엔은 미국 등 서방과 중국·러시아 간의 파워 게임 속에서 매번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작년 초 미얀마 사태 때는 군부에 호의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가 침묵으로 일관했고, 그해 5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 때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감싸고돌면서 공동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했다. 올 초 북한의 잇단 무력도발에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북한은 유엔을 비웃듯 자신들에 관한 안보리 회의가 열리는 날에 맞춰서 미사일을 쏴 올렸다. 이런 무력함을 예상했는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회의장 밖에서 미리 준비한 대북 규탄 성명을 따로 발표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30년 만에 전쟁이 임박했는데 대서양 건너 유엔에는 그 위기감이 전달되지 않는다. 안보리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이 문제로 수십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어떤 의미 있는 합의에도 실패했다. 지난달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대사가 발언하려 하자 러시아 대사가 이에 항의해 퇴장해버리는, 냉전 시대에나 볼 수 있던 풍경이 재현됐다. 외교가 무너질 때 가장 위험해지는 것은 약소국의 국민들이다. 뉴욕의 우크라이나계 시민들은 고국에 있는 친지들의 안부가 걱정돼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유엔 안보리 회의실 외벽에는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대표작 ‘게르니카’의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다. 1937년 스페인 내전 때 나치의 폭격으로 수천 명이 죽은 비극을 묘사한 이 작품을 보면서, 유엔 외교관들은 평화를 향한 굳은 의지를 다진다고 한다. 불행한 것은 이런 다짐을 하기 위해 굳이 85년 전 일까지 끄집어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게르니카는 지금도 세상 도처에 있다. 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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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모론’ 美 큐어논 창시자가 한국계?

    각종 음모론을 동원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도왔던 큐어논(QAnon)의 창시자가 당초 지목됐던 한국계 미국인 등 극우 성향 인사들일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큐어논의 시초가 됐던 익명의 네티즌 ‘큐(Q)’의 정체가 정부 고위 당국자나 군 수뇌부 인사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위스 스타트업 ‘오프애널리틱스’와 프랑스의 컴퓨터 언어학자들은 Q가 남겼던 약 10만 개의 단어들과 그의 후보로 지목되는 13명의 단어 1만2000개를 상호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일반인이 알아내지 못하는 글의 패턴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게시물 작성자의 동일인 여부를 추적했다. 가령 여러 유의어 가운데 특정 단어를 유난히 선호하는 특징 등을 컴퓨터로 잡아낸다는 것이다. Q는 2017년 10월 온라인 게시판에 “미국 정부 내에 사탄 숭배자가 많다”는 글을 시작으로 검증되지 않은 음모론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비밀 권력 집단인 ‘딥 스테이트’와 결탁해 있으며 이 중에는 소아성애자가 많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Q의 음모론을 신봉하는 극우 성향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큐어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1월 의회 난입 사건 등에서 주동자 역할을 했다. Q의 거침없는 음모론에 열광한 사람들은 그가 최고위급 군 내부자나 알려지지 않은 정부 실세일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하면 Q의 정체로는 애초부터 글의 작성자로 의심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폴 퍼버(55)와 극우 성향의 한국계 미국인 론 왓킨스(34)가 지목됐다. 퍼버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 등에 관해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음모론을 펼친 인물이다. 왓킨스는 극우 성향 웹사이트의 운영자로 애리조나주 의회 선거에도 나서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반에는 퍼버가 주로 Q의 글을 작성했지만, 2018년 이후에는 왓킨스가 이 역할을 이어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NYT에 자신은 Q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 21일 애플의 앱스토어에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렬 지지자들의 폭력을 선동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한다는 이유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퇴출당했다. 트루스 소셜의 출시 예정일인 21일은 미국에서 ‘대통령의 날’ 공휴일로,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노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을 일부러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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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모론 퍼트려 트럼프 도왔던 큐어넌 ‘Q’가 한국계 미국인?

    각종 음모론을 동원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도왔던 큐어넌(QAnon)의 창시자가 당초 지목됐던 한국계 미국인 등 극우 성향 인사들일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큐어넌의 시초가 됐던 익명의 네티즌 ‘큐(Q)’의 정체가 정부 고위 당국자나 군 수뇌부 인사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위스 스타트업 ‘오프애널리틱스’와 프랑스의 컴퓨터 언어학자들은 Q가 남겼던 약 10만 개의 단어들과 그의 후보로 지목되는 13명의 단어 1만2000개를 상호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일반인이 알아내지 못하는 글의 패턴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게시물 작성자의 동일인 여부를 추적했다. 가령 여러 유의어 가운데 특정 단어를 유난히 선호하는 특징 등을 컴퓨터로 잡아낸다는 것이다. Q는 2017년 10월 온라인 게시판에 “미국 정부 내에 사탄 숭배자가 많다”는 글을 시작으로 검증되지 않은 음모론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비밀 권력 집단인 ‘딥 스테이트’와 결탁해 있으며 이중에는 소아성애자가 많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Q의 음모론을 신봉하는 극우 성향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큐어넌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1월 의회난입 사건 등에서 주동자 역할을 했다. Q의 거침없는 음모론에 열광한 사람들은 그가 최고위급 군 내부자나 알려지지 않은 정부 실세일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하면 Q의 정체로는 애초부터 글의 작성자로 의심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폴 퍼버(55)와 극우 성향의 한국계 미국인 론 왓킨스(34)가 지목됐다. 퍼버는 존 F. 케네티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 등에 관해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음모론을 펼친 인물이다. 왓킨스는 극우 성향 웹사이트의 운영자로 애리조나주 의회 선거에도 나서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반에는 퍼버가 주로 Q의 글을 작성했지만, 2018년 이후에는 왓킨스가 이 역할을 이어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NYT에 자신은 Q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 21일 애플의 앱스토어에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렬 지지자들의 폭력을 선동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한다는 이유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퇴출당했다. 트루스 소셜의 출시 예정일인 21일은 미국에서 ‘대통령의 날’ 공휴일로,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노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을 일부러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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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 3단계 침공 시나리오” 러 “근거없다”… 협상 여지는 남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 참석해 “러시아가 침공의 구실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쟁 지역인 돈바스에서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러시아 국영 매체들의 보도가 침공을 위한 ‘위장전술’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러시아는 안보리에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은 범죄”라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맞받았다. 러시아는 또 자국 내 미국대사관 고위 인사를 추방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이 없으면 다음 주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유럽에서 만나 외교적 해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美 추산 러 병력 15만→19만 명 블링컨 장관은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단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로 러시아가 공격을 위한 구실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나 공격을 조작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언론도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고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허위 주장을 퍼뜨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두 번째는 이런 조작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최고위급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것”이라며 “여기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자국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대응해야 한다고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다음으로 러시아는 공격을 시작하고 미사일과 폭탄을 우크라이나 전역에 투하할 것”이라며 “통신이 두절되고 사이버 공격으로 주요 기관들이 셧다운되며 러시아 탱크와 군인들이 인구 280만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주요 목표물로 진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이를 전 세계와 공유해 러시아가 전쟁의 길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리 회의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날카로운 설전도 벌어졌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는 병력을 줄였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현장에서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교차관은 “근거 없는 비난을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는 국경지대 병력 배치에 대해 “러시아 영토에서 필요한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진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추산하는 국경 배치 러시아 병력은 15만 명에서 19만 명으로 늘었다. 마이클 카펜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OSCE 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병력 16만9000∼19만 명을 집결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 러 “안전 보장 없으면 군사 대응”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며칠 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관 차석 대사인 바트 고먼 부대사를 추방하며 미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워싱턴 주재 러시아대사관의 공사, 참사를 근거 없이 추방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반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당하지 못한 조치다. 미-러 간 긴장을 높이려는 조치로 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미국에 보낸 안전 보장 협상 관련 답변 문서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이미 전달된 무기는 철수시켜야 한다”며 “중·동부 유럽에 주둔 중인 모든 미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안전 보장에 대한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가 없으면 군사·기술적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유럽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위기를 논의하기 위한 화상 정상회의를 열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조만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장 완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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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란 핵합의 초안에 韓동결 70억달러 해제 포함”

    이란이 미국 등 6개국과 맺은 핵 합의 복원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고, 미국은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을 풀어준다는 내용이 합의안 초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 시간) 20여 쪽에 이르는 당사국 간 합의문 초안에 미국과 이란 양측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준수를 위해 단계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들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합의문에는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8조3720억 원)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달러 송금이 어려워지자 2010년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이 계좌에 예치한 뒤 이란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해당 계좌에서 수출 물품 대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미국이 2019년 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 계좌가 동결됐다. 이란은 이 돈을 돌려달라고 한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 왔다. 지난해 1월 이란이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 선박을 나포한 것도 실제로는 동결 자금에 대한 불만과 연관돼 있다고 한국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핵 합의에 동결 자금 해제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미국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이란은 해빙무드… 치솟던 유가 하락 핵합의 타결 임박 … ‘우크라 위기’ 급등한 유가 2% 내려 이번 이란 핵 합의문 초안에는 이란이 5%를 초과하는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2015년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 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의 핵 합의를 맺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핵 합의에서 탈퇴했고 이란은 이에 반발해 우라늄 농축 수준을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 60%까지 끌어올렸다. 합의문 초안에는 이 밖에도 이란에 억류된 서방 인사들을 석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핵 합의 최종 타결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AFP통신에 “지난주에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이란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며칠 안에 JCPOA의 완전한 이행을 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6일 이란 측도 핵 합의 복원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확인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속도를 내게 된 것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라도 긴장의 ‘뇌관’을 빨리 제거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란이 미국에 행정부의 약속 외에 의회 차원의 승인 절차도 요구하고 있어 막판 합의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로 급등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이란 핵 합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내림세로 전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 내린 배럴당 91.76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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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란 핵합의 초안에 韓 동결자금 70억 달러 해제 포함”

    이란이 미국 등 6개국과 맺은 핵 합의 복원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고, 미국은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을 풀어준다는 내용이 합의안 초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 시간) 20여 쪽에 이르는 당사국 간 합의문 초안에 미국과 이란 양측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준수를 위해 단계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들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합의문에는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8조 3720억 원)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달러 송금이 어려워지자 2010년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이 계좌에 예치한 뒤 이란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해당 계좌에서 수출물품 대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미국이 2019년 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 계좌가 동결됐다. 이란은 이 돈을 돌려달라고 한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 왔다. 지난해 1월 이란이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 선박을 나포한 것도 실제로는 동결 자금에 대한 불만과 연관돼 있다고 한국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핵 합의에 동결 자금 해제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미국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란 핵 합의문 초안에는 이란이 5%를 초과하는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2015년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 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의 핵 합의를 맺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핵합의에서 탈퇴했고 이란은 이에 반발해 우라늄 농축 수준을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 수준인 60%까지 끌어올렸다. 합의문 초안에는 이밖에도 이란에 억류된 서방 인사들을 석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핵 합의 최종 타결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AFP통신에 “지난주에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이란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며칠 안에 JCPOA의 완전한 이행을 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6일 이란 측도 핵 합의 복원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확인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속도를 내게 된 것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라도 긴장의 ‘뇌관’을 빨리 제거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란이 미국에 행정부의 약속 외에 의회 차원의 승인 절차도 요구하고 있어 막판 합의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로 급등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이란 핵 합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내림세로 전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 내린 배럴당 91.76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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