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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업의 패권을 좌우할 기술로 꼽히는 양자컴퓨터 분야에 새로운 개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IBM이나 구글이 활용한 ‘초전도 방식’이 아닌 ‘중성원자’를 활용한 방식이다. 최근 이 방식이 구글의 양자컴퓨터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는 중성원자 60개를 활용한 양자 시뮬레이터(특수 목적으로 개발된 양자컴퓨터)가 구글의 양자컴퓨터와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논문의 저자는 한국인 과학자 최순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최준희 스탠퍼드대 전자공학과 교수다. 최순원 교수는 지난해 제37회 인촌상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이기도 하다. 최순원 교수는 19일 동아일보와의 줌 인터뷰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된 지 5년에 불과한 중성원자 방식으로 20년간 연구해 온 기존 방식과 비슷한 수준의 양자컴퓨터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의 입자인 양자를 이용해 연산하는 컴퓨터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암호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어 세계적으로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양자컴퓨터는 연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의 구현 방식에 따라 나뉜다. 지금까지는 IBM과 구글이 개발하는 ‘초전도 방식’,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가 공동 설립한 아이온큐의 ‘이온트랩(포획)’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여기에 신생 방식인 중성원자 양자컴퓨터가 급성장하며 양자컴퓨터의 ‘삼국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방식의 양자컴퓨터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검증 방법을 제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중성원자 방식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최순원 교수가 개발한 검증 방법으로 비교한 결과 중성원자 60개로 만든 양자컴퓨터는 구글의 양자컴퓨터 ‘시커모어’와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이온트랩으로 개발된 미국 퀀티넘의 양자컴퓨터 ‘H2’보다는 약간 부족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최순원 교수는 “중성원자 방식은 다른 방식에 비해 원자(큐비트)의 수를 늘리는 게 쉽기 때문에 좀 더 연구된다면 빠르게 성능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초전도 방식의 경우 초전도성을 띠는 물질을 인위적으로 합성해야 하지만 중성원자는 우리 주변에 떠다니는 원자를 고정시키기만 하면 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마뉴엘 안드레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18일 사전논문게재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중성원자 방식으로 6100개의 큐비트를 구현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순칠 한국연구재단 양자기술단장은 “중성원자 방식이 양자컴퓨터 개발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올 한 해 지켜보면 판도가 완전히 바뀔지 아닐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함께 누리호의 뒤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32년 달 착륙선을 보내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부가 발주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에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향후 항우연과 최종 협상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보다 성능이 3배 향상된 발사체로 지구 저궤도(LEO)까지 약 10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대형 발사체다. 2030년부터 3번의 발사가 예정돼 있으며 2032년 달착륙선을 보내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를 위해 2032년까지 총 2조132억 원이 투입된다. 앞서 누리호의 경우 모든 개발을 완료한 뒤 발사 운용 단계에서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투입됐다. 하지만 차세대 발사체의 경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한화는 이번 차세대 발사체 사업으로 확보한 기술과 경험으로 글로벌 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사업은 국가적 과제로 국내 참여 기업들과 함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도 불렸던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가 세계 최초로 탄생했다. 국내 환자 수가 40만 명으로 세계적으로 비교적 흔한 질병이지만 그간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에 번번이 실패해 ‘제약사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분야다. 2029년 36조 원으로 예상되는 MASH 치료제 시장에 물꼬가 트이며 국내외 제약사들의 개발 경쟁이 본격화됐다. 18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MASH 경구 치료제 ‘레즈디프라’ 사용을 허가했다. 알약 형태의 먹는 치료제로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갑상샘 호르몬 수용체를 활성화해 간에 쌓이는 지방을 줄이는 방식이다. MASH는 한때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이라고 불렸던 질환으로, 음주 여부와 관련 없이 식습관이나 대사질환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병이다. 심한 경우 염증과 함께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증상이 나타나며 간암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전 세계 환자 수는 약 4억5000만 명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2018년 31만8325명이던 환자 수가 2022년 40만7719명으로 28% 증가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9년 MASH 치료제 시장은 272억 달러(약 36조339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화이자,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M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효능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나 임상을 중단했다. 이번에 FDA 승인을 받은 레즈디프라처럼 하나의 타깃에 관여하는 방식으로는 염증과 섬유화를 모두 개선시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제약업계는 2, 3개의 단백질을 동시에 타깃으로 삼는 이중, 삼중 작용제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아붓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20년 미국 머크로 기술이전해 현재 글로벌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2개의 수용체(GLP-1, 글루카곤)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 방식이다. 한미약품이 자체적으로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있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3개의 수용체(GLP-1, 글루카곤, GIP)를 표적으로 한다.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YH25724’는 2개의 수용체(GLP-1, FGF21)가 타깃인 이중 작용제다. 연말께 임상 1b상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복잡한 질환인 만큼 신약 간 병용치료(서로 다른 방식의 약물 여러 개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고려될 수 있다”며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회는 많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스페이스X의 ‘스타십’(사진) 발사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스타십은 현존하는 로켓 중 크기와 추력이 가장 크다. 세 번째 도전 만에 당초 목표했던 비행 궤도에 진입했지만 49분 후 지상과 교신이 끊기면서 지구 재진입에 실패했다. 스페이스X는 14일 오전 8시 25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타십의 3차 발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스타십은 당초 목표였던 고도 240km까지 최고 시속 2만6000km로 도달해 약 40분간 지구 반 바퀴를 돌았다. 이후 지구 재진입을 시도했지만 발사 49분 후 지구와 교신이 끊겼다. 스페이스X 중계진은 “스타십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동안 불타거나 바다에 추락하면서 분해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타십의 발사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지만 목표 궤도까지 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타십은 지난해 4월과 11월 두 번의 발사에서 각각 4분, 10분 만에 폭발했다. 스타십은 지구 저궤도까지 최대 150t의 화물을 배달할 수 있으며, 한 번에 100명을 태울 수 있다. 이에 스타십 발사가 최종 성공하면 인류가 화성까지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스타십은 2026년으로 계획된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3’ 미션에서 우주비행사를 달에 내려주는 달 착륙선의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유한양행에 28년 만에 회장직이 부활한다.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손녀인 유일랑 유한학원 이사가 미국에서 급히 귀국한 뒤 주주총회에서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95%의 찬성률로 회장직 신설 안건이 가결됐다. 15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회장 및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안건이 95% 찬성률로 가결됐다. 유한양행은 1962년 창립 이후 단 두 명의 회장만 있었다. 창업주 유일한 박사와 그 측근인 연만희 고문이다. 연 고문이 1996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유한양행은 지금까지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돼 왔다. 최근 주총 안건에 ‘회장직 신설’ 건이 상정되자 자칫 회장직이 개인의 회사 사유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왔다. ‘기업은 사회와 직원의 것’이라는 유일한 박사의 창업이념과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정희 유한재단 이사회 의장(전 유한양행 대표)이 회장직에 오르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며 직원들이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일랑 이사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 급히 귀국했다. 이날 열린 주총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유한양행이 글로벌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언젠가는 했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며 원활한 인재 영입을 위해 회장, 부회장 등 더 많은 직급이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유일랑 이사가 주총 중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할아버지의 뜻과 정신”이라며 “(어떤 결정이든) 그것이 얼마나 정직한 방법으로 이뤄졌는가가 중요하다”고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회장직 신설 안건은 가결됐다. 유한양행은 당분간 이 의장을 비롯한 특정 인물을 회장에 앉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 주주는 “문제는 회장을 누가 하느냐”라며 회장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스페이스X의 ‘스타십’ 발사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스타십은 현존하는 로켓 중 크기와 추력이 가장 크다. 세 번째 도전 만에 당초 목표했던 비행 궤도에 진입했지만 49분 후 지상과 교신이 끊기면서 지구 재진입에 실패했다.스페이스X는 14일 오전 8시 25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타십의 3차 발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스타십은 당초 목표였던 고도 240㎞까지 최고 시속 2만6000㎞로 도달해 약 40분간 지구 반 바퀴를 돌았다. 이후 지구 재진입을 시도했지만 발사 49분 후 지구와의 교신이 끊겼다. 스페이스X 중계진은 “스타십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동안 불타거나 바다에 추락하면서 분해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스타십의 발사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지만 목표 궤도까지 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타십은 지난해 4월과 11월 두 번의 발사에서 각각 4분, 10분 만에 폭발했다.스타십은 지구 저궤도까지 최대 150t의 화물을 배달할 수 있으며, 한 번에 100명의 사람을 태울 수 있다. 이에 스타십 발사가 최종 성공하면 인류가 화성까지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스타십은 2026년으로 계획된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3’미션에서 우주비행사를 달에 내려주는 달 착륙선의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5월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파격적인 보수 기준을 공개했다. 일반직 공무원 1급(관리관)에 해당하며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대통령 연봉과 비슷한 2억5000만 원을 받게 된다. 1급 공무원의 경우 수당을 더하면 대략 1억1000만 원 정도 받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금액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은 14일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경남 사천에서 우주항공청 채용설명회를 열고 채용 일정과 인원, 보수 등을 공개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1∼6월) 내 경력경쟁채용을 통해 5급 선임연구원 22명과 6·7급 연구원 28명 등 총 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4급 이상의 간부급 공무원과 외국인(복수국적자 포함)은 후보자 모집을 위한 수요 조사를 통해 상시 채용한다. 정부가 민간에서 모집하는 직위는 18개로 임무본부장(1급), 부문장(2급), 임무지원단장(3급), 프로그램장(4급) 등이다. 정부는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좋지 않은 사천에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파격적인 연봉 조건을 제시했다. 본부장 연봉은 대통령 수준이며, 일반직 공무원 2급(이사관)에 해당하는 부문장은 차관급(1억4000만 원) 연봉을 받는다. 임무지원단장은 1억2000만∼1억4000만 원, 프로그램장은 1억1000만∼1억3000만 원, 5급 선임연구원은 8000만∼1억1000만 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사천에서 당장 집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 원룸을 제공하고, 통근 버스를 운영하는 등 지원책도 마련했다. 다만 우주항공청을 이끄는 청장의 연봉이 본부장보다 적은 차관급 수준이라 적합한 청장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주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무직 공무원인 청장은 외국인이 할 수 없고, 연봉 상한선 예외와 같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해 후보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원서 접수 기간은 18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다. 간부급 공무원 및 외국인 채용에 관한 사전 조사는 다음 달 15일까지 진행한 뒤 5월 이후 면접 등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애플이 확장현실(XR) 기기인 ‘비전프로’를 출시하며 저물어가던 XR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비전프로는 400만 원대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2주 만에 20만 대가 팔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XR 기기의 고질적 문제인 ‘어지럼증’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용자들이 비전프로를 환불하고 나선 것. 업계에서는 “향후 XR 기기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큼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열린 애플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비전프로는 물리적 공간에 있는 것처럼 디지털 콘텐츠를 보고 듣고 행동할 수 있다”며 “비전프로는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가져온 것과 같이 ‘공간 컴퓨팅’ 시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비전프로를 통해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서로 자유롭게 상호작용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남아 있다. XR 기기를 착용했을 때 나타나는 어지럼증의 가장 큰 원인은 초점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눈은 가까이 있는 것을 보거나 멀리 있는 것을 볼 때 안구 내 수정체 두께를 조절해가며 저절로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XR 기기는 디스플레이의 위치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초점 거리 조절이 불가능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전프로 및 메타퀘스트 등 상용화된 XR 기기는 대부분 양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출력해 입체감을 느끼도록 한다. 양쪽 눈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기 때문에 양쪽 눈으로 들어오는 영상은 약간씩 차이가 있다. 뇌는 양쪽 눈의 정보를 하나로 합쳐서 인식하는데 이 과정에서 원근감이나 깊이감을 인지한다. 현재 XR 기기는 이 원리를 이용해 입체감을 표현하고 있지만, 실제 눈으로 느끼는 것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전문가들은 XR 기기의 다음 단계는 ‘액체렌즈’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액체렌즈는 유리 대신 액체로 채워진 렌즈다. 모양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눈처럼 초점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 ‘액체 렌즈가 포함된 전자 장치’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변춘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실장은 “어지럼증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접근 방식이지만 아직은 연구 단계로, 실제 XR 기기에 적용되려면 무게, 부피 등을 줄일 수 있는 추가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적절한 영상을 출력해주는 영상 ‘렌더링’ 기술도 필요하다. 현재 XR 기기들도 사용자의 시선을 추적해 그에 맞는 영상을 보여준다. 문제는 ‘속도’다. 통상 사람이 고개를 돌려서 다른 환경을 인식하는 데에는 약 10∼20ms(밀리초·1ms는 1000분의 1초)가 걸린다. 현재 애플의 비전프로는 약 12ms의 시간 차(지연시간)를 두고 다른 영상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어지럼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연 시간을 10ms 이내로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여러 기업 및 연구자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 시간을 줄이고 있다. 저용량의 영상을 받아 고해상도로 만들어주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사용자가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AI로 예측해 미리 영상을 생성해 놓는 방식 등이다. 변 실장은 “XR 기기에서 이런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려면 가벼운 AI 개발과 저전력 구동이 가능한 AI 반도체 등 여러 기술이 종합적으로 개발돼야 한다”며 “모든 게 갖춰지는 데 5∼10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의회가 미국 국립과학연구재단(NSF) 예산을 약 8% 삭감했다. 지난해 재정수입이 감소했고 국방비 예산을 늘리자는 공화당 측 주장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제작 중인 거대 우주망원경 완성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우주 관측 분야에서 유럽과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과학계에 따르면 NSF의 자문위원회 국립과학위원회(NSB)가 최근 예산 삭감에 따라 지상 거대 우주망원경의 예산을 16억 달러(약 2조 원)로 제한했다. NSB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5월 NSF 회의에서 두 후보 망원경 중 (먼저 예산 지원할 망원경) 하나를 선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상이 된 망원경은 칠레에 건설 중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과 하와이에 건설 예정인 30미터망원경(TMT)이다. 두 망원경 모두 각각 약 25억 달러(약 3조2700억 원)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과학계에서는 “우주 관측을 선도하던 미국이 이제 유럽과 중국에 그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유럽남방천문대(ESO)는 이미 칠레에서 지름 39m 규모의 초대형 망원경(E-ELT) 건설에 돌입했다. 2027년 첫 관측이 목표다. TMT 망원경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는 중국은 독자적으로 지름 8m 규모의 지상 우주 망원경 ‘EAST’를 제작하고 있다. 2030년까지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박병곤 대형망원경사업단장은 “미국은 두 망원경을 동시에 건설해야 유럽의 E-ELT가 볼 수 없는 영역까지 관측이 가능하다”며 “하나만 완공될 경우 우주 관측에서 유럽에 뒤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11일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3월 수상자에 이덕수 HD현대일렉트릭 책임연구원과 이현석 에이텍에이피 수석연구원을 각각 선정했다. 이 상은 산업 현장의 기술혁신을 장려하고 기술자를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매월 대기업과 중견 및 중소기업 엔지니어를 1명씩 선정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 원을 수여한다. 이달 수상자로 선정된 이덕수 책임연구원은 차세대 배전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MW(메가와트)급 직류전원 공급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현석 수석연구원은 국제 표준 규격에 부합하는 금융자동화기기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국내 스마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저보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선대회장을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OCI와의 통합 결정은 결국은 임 선대회장의 뜻이고, 한미의 방향입니다. 두 아들도 저를 이해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미약품의 창업자 임 선대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2020년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나서 OCI그룹과의 통합 발표 이후 격화된 모자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8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 회장은 “지금까지 자식들이 나를 아버지와 함께 한미약품을 50년간 이끌어 온 동료가 아니라 엄마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나는 이번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 (두 아들과) 타협할 만한 결정이 아니다.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미약품그룹은 올 1월 OCI그룹과 이례적인 ‘그룹 결합’을 발표했다. 송 회장의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각자대표를 맡는 ‘한 지붕 두 가족’식 공동 경영 모델이다. 송 회장의 두 아들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이에 반대해 수원지방법원에 신주배정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지난달 21일과 이달 6일 두 번의 심문을 마치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송 회장은 “자식 간의 갈등은 있을 수 있어도 부모 자식 간에는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5400억 원 규모의) 상속세 문제로 고민할 때 첫째 아들이 ‘펀드에 지분을 넘기는 것은 회사를 파는 것이고 한미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니 절대 안 된다’고 여러 차례 조언했다”며 “SK, 삼성 등 대기업들은 다 바이오 기업을 가지고 있어서 이해상충의 문제가 있었다. ‘신약 개발 명가’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OCI그룹과 같은 이종 산업의 탄탄한 기업과 대등한 통합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두 그룹의 통합이 진행되기 위해 송 회장은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두 아들과의 표 대결에서 이겨야 한다. 두 아들은 한미사이언스 주총 안건으로 자신들을 포함해 총 6명의 사내·사외이사 선임 건을 상정했다. 경영에 복귀해 OCI와의 통합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는 계획이다. 송 회장은 “표 대결은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31.93%의 지분을 확보했다. 두 형제가 확보한 지분은 28% 정도로 예상된다. 임 선대회장의 오랜 고향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회장(12.15%)이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 회장은 “신 회장은 얼마 전에도 만났고 자주 소통하는 친한 사이”라며 “한미약품이 잘되기를 바라는 분이고 대주주로서 주주 가치가 올라가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OCI와의 통합을 계기로 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OCI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송 회장은 “선대회장께서 본인의 남은 수명을 은행 잔고에 비유해 시간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저도 얼마 남지 않은 잔고를 잘 활용해서 다음 세대까지 한미 DNA를 물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분야에서도 중국 견제에 나섰다. 미국의 조치로 미국과 거래하던 중국 기업의 위탁개발생산(CDMO) 물량이 국내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CDMO 4위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비만치료제 생산 공정을 갖춘 한미약품 등이 호재 기업으로 거론된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6일(현지 시간)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11대 1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는 기술 유출이 우려되는 중국 바이오 기업 4곳이 그대로 적시됐다. 글로벌 CDMO 기업인 우시앱텍, 유전자 분석 기업인 베이징게놈연구소(BGI), MGI, 컴플리트 제노믹스 등이다. 생물보안법이 최종 발효되려면 상원과 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대통령 서명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어 해당 법안이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하원에서도 동일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해당 법안에 명시된 우시앱텍의 계열사 우시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 세계 3위 기업이다. 2022년 기준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약 2조8100억 원으로, 이 중 약 66%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이 물량의 상당 부분이 국내 CDMO 기업으로 흘러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항체 의약품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생산하는 의약품이 상당수 겹친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생산 포트폴리오가 비슷하다는 것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며 “위탁생산은 보통 장기 계약을 하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우시보다는 삼성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역시 ‘FA 시장’에 나오는 주요 의약품이다. 특히 비만치료제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일라이릴리의 경우 생산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달 경쟁자인 노보노디스크가 글로벌 CDMO 기업인 캐털란트 공장 일부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릴리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우리와 제약업계는 많은 물질을 중국 파트너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중 갈등은) 환자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우리 사업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GLP-1 생산 공정을 확보하고 있다. 한미약품 역시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하고 있어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생산 규모가 글로벌 수준으로 크지는 않지만 일부 물량 생산은 가능하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미국에서 비만치료제 공급난이 심각했을 때, 추가 생산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주요 위탁생산(CMO) 기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생물보안법이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우시앱텍의 주가는 종가 기준 20.6%가 떨어졌다. 우시바이오로직스 역시 21.5% 하락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 연구팀이 최근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했다.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 제품보다 전력을 600배 이상 적게 쓰면서 크기는 더 작은 게 특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유회준 KAIST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 교수팀이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장치(GPU) ‘A100’ 모델보다 전력은 625배 적게 쓰고, 크기는 42분의 1에 불과한 AI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개발한 AI 반도체를 활용해 오픈AI의 GPT-2 모델을 구동시킨 결과 언어를 생성하는 데 0.4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용된 전력량은 400mW(밀리와트)였다. 유 교수는 “이론 단계에 머물러 있던 고성능 초저전력 AI 반도체를 실제로 구현하고, GPT-2를 구동시켰다는 점, ‘온디바이스 AI’의 솔루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 전기차 등 기기에서 직접 AI를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이다. 데이터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보안 측면에서도 안전해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다만 그간 개발된 AI 반도체는 전력 소모가 너무 커 온디바이스 AI로 이용하기에 제약이 많았다. 유 교수는 “현재 상용화된 퀄컴의 최신 AI 반도체도 GPT-2를 구동하기 어렵다”며 “이번에 개발한 AI 반도체를 갤럭시 S24에 연결해 GPT-2를 구동시킨 결과 무리없이 작동했다”고 했다. 이렇게 저전력을 소모하는 AI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컴퓨팅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뇌는 ‘뉴런’이라고 불리는 신경세포 간 전기적 신호를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특정 입력값이 주어졌을 때만 신호를 발생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뇌 전체가 아닌 일부 부위만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적다. 현재 연구팀은 향후 본격적인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삼성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첫 계약을 수주했다. 상대는 벨기에 기업인 UCB 제약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UCB제약과 3819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2017년 이 회사와 계약한 4165만 달러(약 451억 원) 규모 계약에 대한 증액 계약이다.UCB제약은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빔젤스’를 비롯한 5종의 뇌전증 치료제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이후 현재까지 7년간 파트너십을 지속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 리터) 전체 가동을 시작하며, 수주 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회사의 총 수주 규모는 3조5009억 원이다.현재 4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2025년 4월 가동이 목표다. 5공장 건설 시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L(리터)에서 78만4000L로 늘어난다. 올해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해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반도체,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발굴을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카자흐스탄, 몽골 등 8개국과 협력에 나섰다. 중국에 의존하는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대해 향후 전략기술 개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질연은 5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2024 핵심 광물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 몽골,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8개국의 장차관급 인사가 참석했다. 현재 중국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이차전지 핵심 광물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심 광물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해 10대 전략 핵심 광물의 특정국 의존도를 50%대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지질연은 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직접 자원 탐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질연은 지난해부터 카자흐스탄의 동쪽 지역인 바케노 지역에서 공동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리튬을 함유한 광석 매장량이 약 345만 t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발굴한 스포듀민(리튬을 포함한 광물)의 리튬 함유량은 약 2.8∼5.5%로, 서호주의 리튬 광산(2.1%)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박계순 지질연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빠르면 내년 시추에 들어갈 예정으로, 향후 리튬 개발을 위해 국내 민간 기업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몽골의 경우 카자흐스탄보다 탐사 초기 단계다. 몽골은 니켈과 같은 핵심 광물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지만 지금까지 중국, 러시아로 유통 경로가 제한돼 있었다. 또 제련 기술이 없어 엄청난 무게의 광물 원석을 유통하기 위한 비용이 컸다. 박 센터장은 “현장에서 니켈을 뽑아낼 수 있는 지질연의 선광 제련 기술을 활용해 유통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지난해 상온초전도체라고 주장했던 ‘LK-99’의 후속 물질인 ‘PCPOSOS’를 미국 학회에서 발표했다. LK-99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는 4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초전도체 세션에서 PCPOSOS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초전도체는 특정 온도에서 저항값이 0이 되는 물질로, 만약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보이는 물질이 개발된다면 자기부상열차,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 전달 등이 가능해진다. 이날 발표에서 김 교수는 PCPOSOS의 저항 측정 데이터와 이 물질이 자석 위에 뜨는 부양 영상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이 물질이 저항이 없고,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현상), 자석 위에서 부분적으로 떠 있는 등 초전도체 특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PCPOSOS는 LK-99에 황(S)을 추가한 물질이다. 김 교수는 빠른 시일 내 이 물질의 제조법을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LK-99와 유사한 물질로 여전히 상온초전도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공개한 저항 데이터에 잡음(노이즈)이 많아 신뢰하기 어렵고, 더욱 정밀한 저항 측정 장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는 LK-99 데이터 공개 당시에도 지적됐던 문제점이다. 최경달 한국공학대 교수는 “학회 발표는 일정 요건만 채우면 할 수 있는 것으로, 논문처럼 동료들의 평가나 학회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PCPOSOS가 상온초전도체라면 신뢰성 있는 기관에서 공개적으로 검증받으면 될 일”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체국이 하루만 돈을 넣어놔도 이자가 나오는 파킹통장 특별판매를 시작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6일부터 최고 연 2% 금리 혜택을 주는 ‘우체국 마이(My) 파킹통장’을 5만 계좌 한정으로 판매한다고 4일 밝혔다. 파킹통장은 예금처럼 일정 기간 동안 돈을 묶어놓지 않아도 매일 이자가 나오는 통장이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매일 잔액의 1000만 원까지는 기본금리 연 1.6%에 우대금리 연 0.4%가 추가 적용된다. 1000만 원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저축예금 기본금리 0.15%, 우대조건 충족 시 0.4%포인트를 추가해 최고 연 0.55%를 받을 수 있다. 파킹통장은 개인 실명으로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면 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의료공백을 불러온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사태가 길어지면서 바이오·제약 업계에서도 임상 연구가 중단되거나 매출이 하락하는 등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2, 3년간 ‘투자 혹한기’를 견디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대학병원 교수와 전임의가 모두 환자 진료에 투입되면서 임상 연구가 중단된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의 경우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임상시험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IRB는 병원 내 교수들로 구성된 위원회로 안전하고 적법한 임상시험인지를 심의하는 기구다. 기업이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IRB를 통과해야 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IRB를 할 수 있는 교수들이 모두 환자 진료에 투입되다 보니 IRB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며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IRB에 막혀서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나온다”고 했다. 임상을 진행 중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교수들이 임상 연구를 할 시간적 여건이 안 되다 보니 환자 모집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곳도 있다. 국내 한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여러 대학병원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데, 대부분 환자 모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 역시 “글로벌 임상의 경우 임상시험 중 연구책임자(교수)와 의논해야 할 일이 많은데 파업 이후 만나기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임상 일정이 미뤄지며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기업의 몫이다. 임상시험은 윤리적인 이유로 환자 건수로 하지 않고 기간 단위로 비용이 책정된다. 기간 내 환자 모집이 이뤄지지 않아 임상 기간을 연장할 경우 인건비 등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기업이 지불한다. 대형 제약사는 사정이 좀 낫지만 최근 2년간 ‘투자 혹한기’를 견디고 있는 작은 바이오 기업들은 큰 부담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1년 1조6770억 원에 달했던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캐피털 신규 투자 규모는 2023년 6월 기준 3665억 원으로 줄었다. 하반기(7∼12월)까지 비슷하게 유지될 경우 한 해 투자 규모는 약 7330억 원 정도 수준으로 2021년 대비 약 4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관련 협회 관계자는 “임상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데, 데이터가 안 나오니 투자를 못 받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현재 2주 차인 전공의들의 이탈 사태가 3주만 넘어가도 작은 바이오 기업 대표들은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매출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국내의 한 대형 진단 기업은 전국 주요 대학병원 기준 진단 건수가 전공의 이탈 전보다 80%가량 줄었다. 환자에게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최종 확인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전임의와 교수들이 환자 진료에 투입되며 인력이 부족해진 탓이다. 건강 검진 비수기인 1분기(1∼3월) 매출은 대학병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타격은 더 크다. 국내 진단 기업의 대표는 “대부분의 진단 기업들이 건강 검진이 많은 하반기(7∼12월) 매출은 검사전문기관(수탁기관), 상반기(1∼6월) 매출은 대학병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올해 매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SK텔레콤이 26∼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4’의 부대행사인 4YFN(4 Years from Now·4년 뒤가 기대되는 기업)을 통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28일 SK텔레콤은 4YFN에서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AI 스타트업 15개사와 함께 AI 협업 사례와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4YFN은 향후 4년 뒤 MWC 본전시에 참가할 만한 잠재력을 지닌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박람회다. 이번 4YFN 전시에서는 음성 기반 수면 진단, 시각 보조 음성 안내, 의료 케어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AI 기술이 주를 이뤘다. 시각 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인 ‘설리번파인더’는 이전 버전인 ‘설리번플러스’에 SK텔레콤의 멀티모달(시각 청각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정보 교환) 기술을 적용해 정보 전달 능력을 강화했다. ‘에이슬립’은 음성 기반의 수면 진단 플랫폼으로 지난해 출시한 ‘에이닷’에 탑재됐다. 음성 기반 인지 치료 소프트웨어인 ‘코그테라’는 AI 기술을 통해 경도 인지장애 환자의 기억력을 향상하고 증상을 개선하는 서비스다. 엄종환 SK텔레콤 환경·사회·지배구조(ESG)혁신 담당은 “혁신적이고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AI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및 육성해 글로벌 AI 컴퍼니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올해도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이어지며 국내 철강 산업에서도 안정적인 철강 생산과 고객 유치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극저온철근을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상업화는 동국제강의 프리미엄 철근 제품 라인업 확대 사업의 일환이다. 극저온철근은 영하 170도의 극저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철근을 의미한다. 동국제강은 극저온철근의 명칭을 극저온을 뜻하는 ‘Cryogenic’과 유연하다는 ‘Flexible’을 합쳐 ‘DK-CryoFlex BAR’로 정했다. 극저온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철근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는 동국제강 중앙기술연구소가 2021년부터 3년간 연구개발한 제품이다. 룩셈부르크 소재 극저온 인장 시험 기관 LIST의 극저온 인장 시험에도 합격했다. 일반적인 철근은 극저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시 경도가 높아져 절단이나 파손 가능성이 커진다. 동국제강은 성분 조절 신규 합금을 개발해 극저온철근에 적용한 결과 극저온 환경에서도 유연성을 가져 파손 가능성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축 구조물 구성을 위해 접합이 필수적인 철근 제품 특성상 극저온 환경에서 접합 부위가 취약할 수 있음을 고려해 체결 방식을 차별화해 시공 안정성을 높였다. 극저온철근은 극저온 내성 건축 자재 활용이 필수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시설에 주로 쓰인다. 동국제강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흐름 속 석탄발전 비중 축소 및 LNG·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확대 추세에 따라 극저온 건축 자재 사용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2021년 국내 최초로 극저온 철근 인장 시스템을 확보했다. LIST와 유사한 검사를 자체 수행할 수 있어 품질 관리 능력이 우수하며 고객사 시험 요구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 또 극저온철근을 생산하고 있는 인천공장은 강도, 직경, 길이, 마디, 형상 등 고객사 맞춤 생산이 가능한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향후 동국제강은 극저온철근, 내진철근, 대형H형강, 후판특수강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