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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천사’ 이민선(25·NH농협은행)이 팀에 제44회 회장기 전국소프트테니스(정구)대회 우승기를 선물했다.NH농협은행은 38일 전북 순창제일고 소프트테니스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문경시청을 3-2로 따돌렸다.NH농협은행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건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소프트테니스 단체전은 복식 - 단식 - 복식 - 단식 - 복식 순서로 진행하며 이 중 세 경기를 먼저 따낸 팀이 승리한다.NH농협은행은 네 번째 경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문경시청에 1-2로 끌려가던 상태였다.그러나 양 팀 에이스끼리 맞대결을 벌인 네 번째 단식에서 이민선이 송지연(29)을 상대로 4-0 완승을 거두면서 승부는 마지막 복식까지 이어졌다.이정운(22)과 짝을 이뤄 복식에 나선 이민선은 김유진(25)-김현진(23) 조를 상대로 역시 5-0 완승을 이끌어내면서 우승을 확정했다.항정우 아시아경기 대표이기도 한 이민선은 이날 활약으로 5월 5일 시작하는 동아일보기 대회 전망도 밝혔다.앞서 열린 남자 일반부 단체전에서는 수원시청이 인천체육회를 3-1로 꺾고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야구의 세계화’다. 실제로 다른 종목과 비교해 국가대표 팀끼리 맞붙는 국제대회가 많지 않은 종목 특성상 WBC는 각 나라의 ‘야구 세계관’을 변화시키는 초석이 되기도 했다. 2006년 초대 대회와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이 선전하면서는 미국에서도 ‘동양 야구’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MLB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 경제학 박사 등을 영입해 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뒤 원래 장점인 ‘힘’으로 동양 야구를 누르기로 했다. MLB 타자 사이에 ‘뜬공 혁명’ 붐이 일면서 홈런이 쏟아지게 된 이유다. 그러자 투수들도 시속 160km 이상으로 구속을 끌어올리는 ‘스피드 혁명’을 통해 타자들에게 맞섰다. 제1, 2회 대회 챔피언 일본도 3, 4회 대회에서 푸에르토리코(미국령)와 미국에 무릎을 꿇자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일본은 ‘기(技)의 야구’에 MLB의 장점인 ‘빅볼’까지 접목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일본 야구계에서 장거리 달리기, 지옥 훈련이 차지하던 자리를 웨이트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스즈키 이치로(50)와 오타니 쇼헤이(29)가 이 변화를 보여준다. 이치로는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장타력을 포기했다. 그 대신 안타 치고 도루하는 ‘동양 스타일’로 MLB 무대에서도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따낼 수 있었다. 반면 오타니는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고 홈런을 펑펑 쳐내는 ‘미국 스타일’로 MVP에 올랐다. 그 사이 한국 야구계는 WBC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메달)에서 따낸 성적에 취해 ‘외딴섬’이 되고 말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일본은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다 보니 야구하는 사람 다수가 해외에서 건너온 이론이나 방법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는 학교 다닐 때 교과서도 제대로 보지 않은 사람들이 은퇴하고 코치를 한다. 그러면서 본인들만 야구를 아는 것처럼 외부인들을 배척하다 보니 세계 야구와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내년 봄쯤 서울에 오게 되는 선배의 중학생 아들이 ‘야구 못 한다면 같이 안 간다’고 한대요. 프로를 지향하는 고(高)레벨이 아니면서도 어느 정도는 열심히 하는 팀(일본의 일반적인 학교 야구부 레벨)을 찾고 있다는데… 일본인 학생 대상으로 한국 주재 일본인 아저씨들이 가르쳐주는 야구 교실은 있는데 그런 레벨은 좀 부족한 모양이에요. 이 친구가 뛸 만한 팀이 있을까요?” 대학 시절 캐치볼을 같이 하면서 친해진 일본인 형에게 2017년 11월 어느 날 이런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형은 서울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던 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팀은 서울대 야구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서울대 야구부는 ‘맨날 지고 또 진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반 학생’이 뛸 수 있는 가장 수준 높은 팀이기도 하다. 고맙게도 서울대 야구부에서도 “기꺼이 받아주겠다”고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끝내 이 중학생이 서울대 야구부원이 되는 일은 없었다. 단신 부임을 선택한 아버지는 “(아들이) 역시 익숙한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됐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사실 한 가지는 서울에는 ‘일본인 아저씨들이 가르치는 야구 교실’이 있다는 점이다. 본인이 학창 시절 야구를 해보지 않았다면 남의 아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겠다고 나서기가 쉽지 않다. 이 아저씨들 역시 중학생 시절에는 ‘프로를 지향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는 열심히 하는 팀’에서 구슬땀을 흘렸을 거다. 야구뿐만이 아니다. 일본 여자중학교 농구부는 2020년 기준으로 5649개였고 7만5423명이 선수로 등록한 상태였다. 저변은 실력으로 이어진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참가팀 가운데 평균 키(175.6㎝)가 가장 작았던 일본이 은메달을 차지한 게 우연이 아닌 이유다. 같은 대회서 3전 전패로 탈락한 한국은 지난해 기준 여중부 농구팀 23개에 선수도 184명이 전부였다. 어느 종목을 찾아봐도 일본 학교에는 운동부가 넘쳐난다. 운동부가 넘쳐나면 ‘선수 학생’과 ‘일반 학생’을 구분하는 게 무의미해진다. 일본은 이런 시스템을 통해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같은 천재를 길러낼 뿐 아니라 일반 학생도 학교생활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 학교란 ‘선수 학생’에게는 프로(실업)팀에 가기 전, ‘일반 학생’에게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 스쳐 지나는 ‘통로’ 같은 곳일 뿐이다. 이렇게 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백날 이야기해 봐야 바뀌지 않으리라는 걸 안다. 그래서 뇌 과학자 존 메디나 박사를 인용하고 싶다. 그는 자기 책 ‘브레인 룰스(Brain Rules)’에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것이 뇌 영양제”라며 “이 단백질은 몸을 움직일 때 많이 나온다. 몸을 움직여야 머리가 좋아진다”고 썼다. 자녀를 좋은 학교 졸업생으로 만들고 싶으시다면 제발 ‘프로를 지향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는 열심히 하는 팀’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여 주시라.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대한체육회가 4년 만에 한일 스포츠 교류를 재개한다. 대한체육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한일 생활 체육 동호인 교류를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간 스포츠 교류를 본격 재개한다”고 22일 발표했다. 한일 생활 체육 교류 사업은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동 개최지 선정(1996년)을 계기로 1997년부터 시작했으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2019년 제23회 교류 이후 중단된 상황이었다. 대한체육회는 “2023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다음 달 27∼30일 경북 일원에서 정상 개최됨에 따라 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이번 축전에 일본 선수단 17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던 한일 청소년 스포츠 교류 사업도 대면 교류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매년 양국에서 5개 종목 생활 체육 선수 218명이 참가한다. 대한체육회는 “전문 체육 분야에서도 현재 14개 종목에서 총 692명이 참가하는 한일 우수 청소년 교류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언제든 돌아오기만 한다면 팀에 ‘축복’이 될 게 틀림없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매체 MLB.com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사진)의 근황을 21일 전했다. 지난해 6월 흔히 ‘토미 존 수술’이라고 부르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팀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MLB.com은 “류현진이 인대 재생에 필요한 길고 지루한 재활 훈련 일정은 모두 끝낸 상태다. 이제 공을 던지는 데 필요한 근육을 다시 만들어 가는 단계에 접어 들었다”면서 “현재는 120피트(약 37m) 거리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다음 달이면 다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현진은 “7월 중순에는 팀에 복귀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라며 “나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긍정적인 기운을 얻고 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이들이 곧 사라지겠지만 이후에도 계속 훈련해 이들과 함께 꼭 ‘가을 야구’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나는 복귀 확률(7%)이 떨어지는 어깨 수술도 이겨 냈다. 토미 존 수술 이후 돌아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MLB 무대에 데뷔한 류현진은 2019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토론토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가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48억 원) 계약 마지막 해다. 피트 워커 토론토 투수코치는 “류현진이 아주 열정적으로 재활에 임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토론토 팬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투수인지 증명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디펜딩 챔피언’ 미국이 트레이 터너(30·필라델피아·사진)의 역전 만루홈런을 앞세워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 올랐다. C조 2위를 차지한 미국은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D조 1위 베네수엘라를 9-7로 물리쳤다. 미국은 이날 8회초 공격을 시작할 때만 해도 베네수엘라에 5-7로 뒤져 있었다. 베네수엘라는 이닝 시작과 함께 내야 유틸리티 자원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34·뉴욕 메츠)를 투입하면서 수비 강화에 나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페이지는 미국이 이 경기에서 이길 확률이 13%라고 계산했다. 그러나 미국은 선두 타자 팀 앤더슨(30·콜로라도)의 볼넷과 대타 피트 알론소(29·뉴욕 메츠)의 안타에 이어 J T 리얼무토(32·필라델피아)까지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밟으면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미국의 예상 승률은 44.3%까지 올랐다. 그때 터너가 바뀐 투수 실비노 브라초(31·신시내티)를 상대로 타석에 들어섰다. 터너는 볼 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브라초가 던진 시속 138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4m 홈런을 날렸다. 그러자 미국이 ‘패할’ 확률이 13%가 됐다. 터너가 스윙 한 번으로 팀 예상 승률을 42.7%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다. 이후 양 팀 모두 추가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결국 미국이 준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대회 2연속 우승을 노리는 미국은 20일 오전 8시 같은 곳에서 쿠바와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이어 21일 같은 시간에는 멕시코와 일본이 역시 같은 곳에서 준결승 맞대결을 벌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통계는 비키니 수영복 같다. 비키니 수영복은 흥미로운 것을 보여주는 대신 치명적인(vital) 것을 꽁꽁 감추고 있다.에런 레빈슈타인 미국 바루크칼리지 교수(경영학)는 이렇게 말했습니다.이 코너 이름은 ‘발리볼 비키니’도 이 말에서 영향을 받은 것. 프로배구 남자부 구단 가운데서는 제17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우수 프로스포츠단 수상 팀인 우리카드가 비키니를 가장 사랑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팬 퍼스트’ 관점에서는 확실히 그렇습니다.5시즌 연속 ‘봄 배구’ 무대에 진출한 우리카드는 올 시즌 안방경기에 관중을 평균 2583명(1위)을 불러 모았습니다.14일 현재 남자부 평균 관중(1564명)보다 인원으로 1000명 이상, 비율로는 65% 이상 많은 숫자입니다.우리카드가 안방으로 쓰는 서울 장충체육관이 총 3361석이니까 경기당 평균 76.9%가 가득 차는 셈입니다.서울 잠실야구장(2만5000석)에 같은 비율로 관중이 들어서면 경기당 평균 1만9225명입니다.또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 1~5위 기록도 전부 장충체육관에서 나왔습니다.우연히 생긴 결과가 아닙니다.우리카드는 2019~2020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팬들이 장충체육관에 입장해 체육관 문을 나설 때까지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그리고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경험관리(CEM)’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우리카드 관계자는 “(체육관 바로 앞에 있는 서울 지하철) 동대입구역부더 포토 존을 설치하고, 선수 입장 시 하이파이브 기회를 제공했으며, 경기 종료 후에도 ‘퇴근길 이벤트’를 통해 선수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이어 “먹을거리가 부족해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2층에 입점한 커피 매장과 협업해 도드람 육포 세트, 나경복 굿즈, 티켓 할인권을 묶은 ‘나경복 세트’를 출시했다. 나경복 세트는 경기당 100개 이상 판매되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습니다.마케팅에서는 잘 팔리는 걸 더 잘 팔리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못 팔던 걸 잘 파는 게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그래서 올 시즌 장충체육관에 등장한 자리가 바로 ‘BOX 테이블석’입니다. 티켓 판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 자리는 원래 평균 좌석 점유율이 65%에 그치던 자리였습니다.그러나 박스로 된 테이블을 설치하고 팀이 이겼을 때는 스킨십 이벤트, 포토카드 증정 같은 혜택을 제공하자 올 시즌에는 선예매 때 모두 매진으로 이어졌습니다.이 자리를 15회 연속 구매한 팬은 김지한(24)과 황승빈(31)의 ‘실착’ 유니폼을 선물 받는 서비스도 누렸습니다.신용카드는 ‘연회비’가 높을수록 제공 받는 서비스도 늘어나게 마련입니다.카드 회사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회원비 200만 원짜리 ‘프리미엄 멤버십’을 도입했습니다.우리카드 관계자는 “장충체육관을 찾는 팬들의 가장 고민은 주차다. 프리미엄 멤버십 회원은 주차 공간을 제공 받는다. 또 1층 플로어석에 앉아 선수단과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하며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이어 “판매 시작 5분 만에 매진되면서 프로배구 첫 프리미엄 상품 성공 사례를 남겼다”고 자평했습니다.‘유니폼 + 선예매권’으로 구성된 ‘베이직 멤버십’도 남자부 최다 회원 숫자(639명)를 기록했습니다.물론 시즌 중에도 데이터 분석은 계속됐습니다.우리카드는 2022~2023시즌 관람 경기에서 전부 승리를 경험한 ‘승요’(승리요정)를 찾아내 선물을 전달했습니다.또 8일 올 시즌 마지막 안방 경기 때는 전 경기를 관람한 팬 9명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선수들과 기념 촬영도 진행했습니다.우리카드 관계자는 “2세트 종료 후 휴대전화 손전등으로 켜고 ‘우리의 꿈’을 함께 부르는 모습도 우리카드만의 시그니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장충체육관에 팬들이 가득 찰 수 있도록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우리카드 소지자는 장충체육관 입장료를 할인 받을 수 있고 체육관 인근에 있는 ‘태극당’에서도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배구 여제’ 김연경(35)이 이끄는 흥국생명이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흥국생명은 15일 경기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시즌 35번째 경기에서 안방팀 IBK기업은행에 3-0(25-15, 25-13, 25-16) 완승을 거뒀다.흥국생명(26승 9패)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더하면서 승점 79로 올라섰다. 두 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2위 현대건설(24승 10패·승점 70)이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6을 모두 따낸다고 해도 역전이 불가능하다.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19일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대결을 벌인다.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개막 후 두 경기 모두 3-0 완승을 거두면서 현대건설에 세트 득실에서 앞서 단독 1위로 이름을 올렸다.그러나 지난해 11월 1일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해 선두 자리를 내준 뒤 계속 현대건설에 뒤졌다.이후 지난달 15일 안방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에 3-0 완승을 거두고 승점 63을 기록하면서 107일 만에 현대건설(당시 승점 61)을 제쳤다.흥국생명은 이후 팀 역대 최다 승점(67)과 최다승(24승) 기록을 모두 새로 쓰면서 네 시즌 만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흥국생명 우승 일등공신은 단연 2년 만에 V리그 무대로 복귀한 김연경이다.김연경은 14일까지 공격 성공률 1위(45.6%), 득점 5위(646점), 서브 리시브 효율 9위(46.5%), 디그 10위(세트당 7.6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김연경이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면서 흥국생명은 시즌 중 권순찬 감독이 경질 당하는 상황에서도 결국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흥국생명은 29일부터 열리는 챔피언 결정전을 통해 통산 네 번재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영업 사원’ 마르틴 체르벤카(31)가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배관공’ 마테이 멘시크(31)가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1사 2, 3루가 됐다. 그러자 ‘유소년 야구 팀 코치’ 마르틴 무지크(27)가 상대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중국에 4-5로 끌려가던 체코가 7-5로 경기를 뒤집는 홈런이었다. 체코는 이후 ‘회계사’ 필리프 스몰라(26)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면서 결국 8-5 승리를 거뒀다. 그러면서 ‘부동산 업자’ 마레크 미나르지크(30)가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직장인 군단’ 체코가 중국을 물리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체코가 WBC 본선 무대를 밟은 건 제5회 대회인 이번이 처음이고,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중국전이 체코의 이번 대회 첫 경기였다. 신경과 의사인 파벨 하딤 감독(52)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유럽도 세계 야구의 중요한 일부임을 보여주겠다”며 도전장을 던졌고 첫 경기부터 이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하딤 감독은 체코 아마추어 리그인 ‘엑스트랄리가’에서 10년 연속 우승을 이끈 지도자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체코는 11일 일본, 12일 한국, 13일 호주와 각각 경기를 치른다. 체코의 역사적인 WBC 첫 승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일단 9회초에 역전 결승 홈런을 맞은 투수가 한국 프로야구 KT에서 뛰는 주권(28)이었다. 주권은 현재 한국 국적이지만 아버지가 중국인이라 이번 대회에는 중국 대표로 출전했다. 또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에 따르면 이 학회 회원 한 명이 지난해 말부터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체코 대표팀을 돕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 발권을 마무리했다.대한항공은 10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방문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3-0(25-18, 25-22, 25-21) 완승을 기록했다.이날 승리로 승점 3을 더한 대한항공(25승 9패)은 승점 74를 기록하면서 2위 현대캐피탈(22승 12패·승점 66)에 승점 8 차이로 달아났다.현대캐피탈이 남은 두 경기 모두 승점 3씩을 따내도 이제 대한항공에 앞설 수가 없다.이로써 대한항공은 2020~2021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르게 됐다.프로배구 남자부에서 정규리그 3연패(連霸) 팀이 나온 건 역대 두 번째이자 2014~2015시즌 삼성화재 이후 여덟 시즌 만이다.당시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4시즌 연속 우승 기록을 남겼다.대한항공이 올 시즌 챔프전에서도 승리하면 역시 삼성화재에 이어 프로배구 남자부 역대 두 번째 3년 연속 통합우승 기록을 남길 수 있다.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삼성화재는 2014~2015시즌에도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쳤지만 챔프전에서는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을 상대로 3전 전패에 그쳤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우리가 아는 엘리자벳(24·헝가리)의 모습이 아니었다.”KGC인삼공사를 이끄는 고희진 감독은 8일 프로배구 여자부 6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3-2 역전승을 거둔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엘리자벳은 이날 양 팀 최다인 32점을 올렸지만 공격 효율은 0.205에 그쳤습니다.사실 이날만이 아닙니다. 5라운드 때 0.337까지 올랐던 엘리자벳의 공격 효율은 6라운드 들어 0.225로 내려온 상태입니다.문제는 4번 자리 그러니까 전위 왼쪽입니다. (여기서 ‘자리’는 로테이션 선수가 아니라 실제 공격 위치를 뜻합니다.)엘리자벳이 이 자리에서 기록한 공격 성공률은 △1라운드 43.5% △2라운드 36.2% △3라운드 40.7% △4라운드 31.7% △5라운드 56.5% △6라운드 현재 30.4%입니다.이 자리에서 공격이 잘 풀리면 전체적으로 공격이 풀리고 아니면 아니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1~5라운드 누적 성공률은 42.0%였으니까 6라운드 들어 4번 자리 공격 성공률이 12%포인트 가까이 빠졌습니다.문제는 이 자리에서 블로킹에 걸리는 일이 늘어났다는 점입니다.엘리자벳은 1~5라운드 때 이 자리에서 공격을 319번 시도해 28번(8.7%) 상대 블로킹에 걸렸습니다.6라운드 때는 46번 중 6개(13.3%)가 가로막혔습니다. 상대 블로킹에 당하는 비율이 53.5% 늘어난 겁니다.엘리자벳이 4번 자리에서 직선 코스 공격을 시도할 때 애를 먹는 이유 역시 이 때문입니다.엘리자벳이 이 자리에서 블로킹이 걸리는 일이 늘어난 건 외국인 선수와 맞붙는 일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5라운드 때는 엘리자벳이 이 자리에서 공격을 시도한 랠리 166번 가운에 72번(43.4%)만 상대 외국인 선수가 전위에 있었습니다.6라운드 때는 142번 가운데 91번(64.1%)으로 이 비율이 1.5배 정도 늘었습니다.외국인 선수는 대부분 오퍼짓 스파이커라 블로킹 때 상대 4번 자리를 지키는 일이 많습니다. 물론 고 감독 말처럼 “짧은 시간이라도 연습을 통해 교정하면” 이를 바로 잡을 수도 있을 거고 이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그러나 2번 자리(전위 오른쪽)는 물론 1번 자리(후위 오른쪽)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건 외국인 블로커 영향일 확률이 높습니다.외국인 블로커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로테이션 순서를 살짝 조정해도 됩니다.어느 쪽이든 확실한 건 엘리자벳이 ‘4번 사로’에서 ‘영점’을 빨리 잡을수록 KGC인삼공사도 ‘봄 배구’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이민선(25·NH농협은행)이 한국 소프트테니스(정구) 선수로는 마지막으로 항저우행 티켓을 따냈다.이민선은 25일 전북 순창군에서 열린 2023년도 소트프테니스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단식 결승에서 송지연(29·문경시청)을 4-2로 꺾고 태극마크를 차지했다.이민선을 비롯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9월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아시아경기에 한국을 대표에 출전하게 된다.지금은 은퇴한 언니 이선경(28·전 DGB대구은행)을 따라 초등학교 1학년 때 정구를 시작한 이민선은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경기 대표로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소프트테니스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라 아시아경기가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평가 받는다이민선은 “지난해 선발전에서 탈락했지만 아시아경기가 1년 미뤄지면서 ‘다시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행복하다”고 말했다.3일 끝난 복식 대표 선발전에서도 문혜경(26)-임진아(21) 조가 태극마크를 단 데 이어 이민선까지 단식 정상을 차지하면서 NH농협은행은 이번 대회 여자 대표 선수 다섯 명 가운데 세 명을 배출하게 됐다.여자 대표팀 사령탑이기도 한 유영동 NH농협은행 감독(49)은 “한재원 코치(43)와 선수들이 열심히 땀을 흘렸다“며 공을 돌렸다.이번 아시아경기에는 단식 대표 1명과 복식 2개 조 등 남녀 각 5명씩 총 10명이 출전한다.이들은 다음달부터 진천선수촌에 들어가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한국은 아시아경기 소프트테니스에 걸린 역대 금메달 41개 중 25개(61.0%), 전체 메달 142개 중 56개(39.4%)를 따낸 이 종목 강국이다. 금메달 숫자와 전체 메달 숫자 모두 최다 1위다.항저우 아시아 경기 전체 대표 선수 명단은 아래와 같다.◇남자 ▽단식 김태민(27·수원시청) ▽복식 △윤형욱(34)-김병국(34·이상 순창군청) △김현수(35)-이현수(29·이상 달성군청) ◇여자 ▽단식 이민선(25·NH농협은행) ▽복식 △이수진(23)-고은지(28·이상 옥천군청) △문혜경(26)-임진아(21·이상 NH농협은행)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레프트(아웃사이드 히터)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리시브, 수비, 스파이크, 서브, 블로킹 등 모든 배구 테크닉을 할 수 있어야 진짜 레프트 선수라고 사람들이 말한다.”김연경(35·흥국생명)은 중국 상하이(上海)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광밍유베이(光明優倍)에서 뛰던 2018년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김연경이 ‘배구 여제’로 평가받는 이유는 역시 저 말을 몸소 증명하기 때문입니다.일단 김연경은 6일 현재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에서 공격 효율(0.382)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부문 2위인 모마(30·GS칼텍스·0.299)와 비교해도 0.083 앞선 숫자입니다.김연경은 서브 리시브 효율(0.471)에서도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같은 팀 리베로 김해란(39)이 0.467(10위)로 김연경보다 서브 리시브 효율이 낮습니다. 김연경은 리베로급으로 상대 서브를 받으면서 공격 효율 1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겁니다.공격 효율 2위인 모마는 상대 서브를 딱 1개밖에 받지 않았습니다. 모마 같은 오퍼짓 스파이커가 리시브에 참여하지 않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IBK기업은행 산타나(28)는 리시브 효율(0.476)은 김연경과 엇비슷하지만 공격 효율(0.244)에서는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김연경의 진가는 본인이 상대 서브를 받은 뒤 바로 공격할 때 드러납니다. 그러니까 상대 서브 → 김연경 리시브 → 세터 → 김연경 공격 순서로 공이 이어졌을 때 김연경은 공격 효율 0.459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리그 1위 기록입니다.상대 아웃사이드 히터가 공격에 강점이 있을 때는 그 선수를 향해 서브를 넣는 게 배구 기본 전술입니다. 실제로 효과도 있습니다. 남자부를 예로 들면 현대캐피탈 오레올(37)은 평소에는 공격 효율 1위(0.413)지만 리시브 이후에는 9위(0.372)로 기록이 내려갑니다.김연경은 위에서 보신 것처럼 공격 효율이 오히려 0.077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김연경의 공격 효율을 떨어뜨려 보겠다고 김연경에게 서브를 넣는 건 별로 효과적인 전략이 아닌 셈입니다. 서브도 잘 받는 데다 더욱 효율 높은 스파이크까지 날아오니까요.아, 김연경은 자기 서브 때 상대 서브 리시브 효율을 뜻하는 서브 효율(0.359)에서도 리그 6위입니다. 블로킹 34개 역시 흥국생명 팀 내 3위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역시 김연경이 괜히 ‘진짜 아웃사이드 히터’라고 평가 받는 게 아닙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선수(38·세터)는 올 시즌에도 대한항공을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직행하는 순항고도에 올려놓았습니다.물론 이 팀 기장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36)이지만 한선수라는 항법사가 없었다면 대한항공은 이렇게 빨리 난기류를 뚫지 못했을지 모릅니다.한선수는 ‘미리 보는 챔프전’으로 평가받던 5일 안방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러닝(running) 세트 26개, 스틸(still) 세트 27개를 기록했습니다.이러면 러닝 세트 비율은 50.9%가 나옵니다.국제배구연맹(FIVB)은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한 명인 곳으로 공을 띄운 경우를 러닝 세트, 두 명 또는 세 명인 곳으로 공을 띄운 경우를 스틸 세트로 구분합니다.한국배구연맹(KOVO)은 그저 ‘세트 성공’ 횟수를 기준으로 세터상 수상자를 결정하지만 따로 기록은 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당연히 러닝 세트일 때 공격 효율이 더 좋습니다.현재까지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를 기준으로 러닝 세트를 받아 상대 코트에 공격 타구를 날렸을 때 공격 효율은 0.484, 스틸 세트 상황에서는 0.323입니다.따라서 러닝 세트 비율이 높을수록 더 좋은 세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한선수는 남자부 7개 팀 주전 세터 = 세트 기록이 가장 많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40%가 넘는 러닝 세트 비율을 기록 중입니다.이 부문 2위인 하승우(28·한국전력)와 비교해도 9.9%포인트 차이가 나는 수준입니다.또 1위 한선수와 2위 하승우 사이 차이가 하승우와 최하위 이호건(27·삼성화재) 사이 차이(9.6%포인트)보다 더 큽니다.이즈음에서 ‘대한항공은 서브 리시브가 좋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만약 리시브가 좋아서 러닝 세트 비율도 높은 거라면 위에 나온 그래프에서 옆으로 나란히 가는 선이 많아야 합니다.실제로 선이 복잡하게 꼬여 있다는 건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스포츠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올 때는 보통 ‘능력’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한선수가 특히 능력을 발휘하는 건 ‘퀵오픈’을 세팅할 때입니다.한선수는 전체 퀵오픈 세트 가운데 43.1%를 러닝 세트로 띄웠습니다. 리그 평균(26.8%)보다 60.8% 높은 비율입니다.현재 남자부 평균 공격 성공률은 51.4%이고 이보다 60.8% 높은 기록은 82.7%입니다.이 정도로 한선수는 공격수가 편하게 퀵오픈을 날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겁니다.물론 한선수가 빼어난 기록을 남긴 데는 대한항공에 좋은 공격수가 많다는 점도 분명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그런데 좋은 공격수를 만드는 건 바로 좋은 세터입니다. 나쁜 세터가 욕을 바가지로 먹는 동안 좋은 세터가 그만큼 칭찬받는 일이 드문 게 현실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그리고 한선수는, 데이터가 한 번 더 증명하듯, 좋은 세터 중에서도 블로킹에 ‘개방적인’ 정말 좋은 세터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흥국생명이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흥국생명은 5라운드에서 승점 15를 더하면서 총 승점 69를 확보했다. 반면 4라운드까지 선두였던 현대건설(승점 62)은 5연패에 빠지면서 두 팀간 승점 차이는 7까지 벌어졌다. 흥국생명의 고공 비행을 이끌고 있는 건 단연 ‘배구 여제’ 김연경(35·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연경은 5라운드 6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1위(47.5%), 득점 5위(123점)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세 번째로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이름을 올렸다. 5라운드 MVP 투표에 참가한 취재진 31명 중 25명(80.6%)이 김연경에게 표를 던졌다. 김연경은 시즌 공격 성공률(46.3%)에서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김연경의 진가를 드러내는 기록은 사실 ‘공격 실패율’이라고 할 수 있다. 배구에서는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걸리거나 코트 바깥에 떨어지게 되면 오히려 상대 팀에 점수를 주게 된다. 공격 시도 가운데 몇 %가 상대 득점으로 끝났는지 알려주는 지표가 공격 실패율이다. 김연경의 올 시즌 전체 공격 시도 1123번 가운데 상대팀 득점으로 끝난 건 8.1%(91번)밖에 되지 않는다. 공격 점유율 20% 이상인 선수 가운데 이보다 공격 실패율이 낮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야구에 비유하면 김연경은 홈런을 가장 많이 치면서 삼진은 가장 적게 당하는 타자라고 할 수 있다. 김연경은 ‘타율’도 좋다. 공격 성공률에서 공격 실패율을 빼면 공격 효율이 나온다. 김연경의 현재 공격 효율은 0.382로 이 부문 2위인 모마(30·GS칼텍스·0.293)보다 1할 가까이 앞서 있다. 공격 성공률 42.9%인 모마의 공격 실패율은 13.6%에 달한다. 한편 남자부 5라운드 MVP는 허수봉(25·현대캐피탈)에게 돌아갔다. 허수봉이 라운드 MVP를 받은 건 2016∼2017시즌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가 8일 경기에서 미국프로농구(NBA)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이후 농구 팬들 사이에서는 ‘마이클 조던(60)과 제임스 가운데 누가 역대 NBA 최고 선수인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조던을 선택할 것입니다. 조던은 그의 시대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으며 경기력, 기록, 수상 경력, 영향력 그리고 인성적인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제임스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던은 자신의 게임에 대한 열정과 경쟁심, 그리고 겸손함과 리더십 같은 인성적인 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AI가 어떻게 ‘인성적인 요소’까지 거론하게 된 걸까. AI가 제일 잘하는 일이 ‘공부’이기 때문이다. 챗GPT에서 P는 ‘먼저 공부한(Pre-trained)’이라는 뜻이지만 새로운 정보도 금세 배운다. 챗GPT는 기본적으로 2021년 데이터까지 공부한 상태. 그래서 1996년 연재가 끝난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서 송태섭에게 형이 있는지 물어보면 ‘없다’고 답한다. 그러다 지난해 나온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송태섭의 형 송준섭이 등장한다는 인터넷 페이지를 보여주면 “형이 있는 게 맞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미안하다”라고 사과한다. NBA 역대 최고 선수를 골라 달라고 할 때도 제임스가 통산 득점 1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먼저 보여줬다. 이 기사에는 제임스가 “나는 스스로 역대 최고 농구 선수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이어 조던이 현역 시절 “선배들과 전성기가 겹친 적이 없기 때문에 감히 제가 최고라고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는 사실도 확인시켜줬다. 그리고 역대 최고 선수를 논할 때는 인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챗GPT를 ‘고문’했다. ‘고문’이라는 낱말을 쓴 건 영국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1910∼2013) 때문이다. 그는 “데이터를 충분히 고문하면 녀석은 결국 (원하는 대로) 불게 돼 있다”는 말을 남겼다. 챗GPT도 기본적으로는 데이터 덩어리와 그 덩어리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이 전부. 역시 고문하면 원하는 자백을 얻어낼 수 있다. AI가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생각까지 품을 수 있다는 기사를 못 본 거냐고? 그건 질문자가 AI를 그렇게 ‘고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소식이 큰 뉴스가 되는 건 많은 이들이 신기술에 대한 두려움부터 느끼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코딩에 익숙한 MZ세대 가운데는 이미 세상에 공개된 챗GPT 코드를 가지고 ‘챗봇’을 만들어 ‘고문하며’ 노는 이들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만든 챗봇은 ‘이 세상을 지배하는 건 누구지?’라고 물으면 ‘하늘 같은 마누라 님’이라고 답한다(아, 유부남의 인생이여!). 그러니까 챗GPT를 쓸 때는 이 AI가 ‘기술적으로’ 정말 대단한 건 맞지만 ‘마케팅적으로’는 더 대단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황규인 스포츠부 차장 kini@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은 5라운드 시작과 함께 ‘변칙 로테이션’ 카드를 꺼냈습니다.‘배구 여제’ 김연경(35)과 외국인 선수 옐레나(26·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항상 ‘대각’에 서도록 로테이션을 짰던 겁니다.원래 배구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OH)와 미들 블로커(MB)는 같은 포지션끼리 오퍼짓 스파이커(OP)는 세터(S)와 대각에 서는 게 정석입니다.김연경은 OH, 옐레나는 OP라 두 선수는 연달아 서거나 한 칸을 뛰어 서는 게 정석인데 두 칸을 뛰어 대각에 섰습니다.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시는 분은 아래 그림을 참조하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김대경 감독대행(36)은 5라운드 시작과 함께 14세트 연속으로 이 카드를 썼지만 19일 장충 방문경기 1세트를 22-25로 내주자 2세트부터 카드를 바꿨습니다.그러면서 이 경기 2세트 흥국생명 서브는 이원정(23·S) → 김연경 → 김나희(34·MB) → 옐레나 → 김다은(22·OH) → 이주아(23·MB) 순서가 됐습니다.이렇게 김연경과 옐레나 사이에 선수 한 명이 들어가는 건 두 선수가 동시에 코트 위에 있던 103세트 가운데 9번(8.7%)밖에 쓰지 않았던 카드였습니다.그리고 이날 2~4세트를 포함해 이렇게 선발 로테이션을 꾸린 12세트 가운데 11세트(91.7%)를 따냈습니다.나머지 한 세트는 지난달 15일 광주 방문경기 2세트였는데 이날 흥국생명은 경기 내내 이 로테이션을 썼고 결국 3-1 승리를 거뒀습니다.네, 맞습니다. 로테이션에서 더 중요한 건 서브 순서가 아니라 선수 위치입니다.흥국생명이 이번 시즌 가장 많이(81세트) 쓴 로테이션은 김연경과 옐레나가 붙어다니는 방식입니다(위 그림).두 선수가 붙어 다니면 전체 로테이션 6번 가운데 2번은 두 선수가 나란히 전위에 서지만 또 2번은 두 선수 모두 후위에 자리하게 됩니다.그리고 이 로테이션은 김여일 전 단장과 권순찬 전 감독이 자리를 내놓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신용준 흥국생명 단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팬들 사이에서 전위에 김연경과 옐레나가 같이 있는 게 아니고 전후로 나눠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위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전위 또는 후위에 서는 게 6번 중 2번(33.3%)이라고 말씀드린 건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실제로는 두 선수가 모두 전위에 있을 때는 흥국생명이 연속 득점을 올리는 일이 많습니다.그러면 해당 시점 로테이션을 유지한 상태에서 계속 경기를 치를 수 있습니다.거꾸로 두 선수가 전부 후위에 있을 때는 연속 실점을 당하는 일이 많을 겁니다.이럴 때는 +/-를 따져서 어느 쪽 케이스가 많았는지 알아보면 됩니다.배구에서 모든 랠리는 우리 팀 득점 아니면 상대 팀 득점으로 끝납니다. 고로 우리 팀이 이번 랠리에서 득점할 확률은 기본적으로 50%입니다.김연경과 옐레나가 나란히 선 상태로 맞이한 랠리는 총 3186번입니다.이 중 1224번(38.4%)은 두 선수가 나란히 전위에 섰고, 975번(30.6%)은 두 선수가 전부 후위에 있었습니다.두 선수가 나란히 전위에 있는 동안에는 673점을 올리는 동안 551점을 내줘 122점 이득을 봤습니다.두 선수 모두 후위에 있을 때는 478득점, 497실점으로 19점 손해입니다.전체적으로 흥국생명은 이 3186번 가운데 52.3%(1667번)에서 점수를 따냈습니다.15점제로 진행하는 5세트를 빼면 세트당 랠리는 평균 46.3번입니다.이 중 52.3%에서 득점한다는 건 평균 24.2점을 올린다는 뜻입니다.그러면 두 선수가 대각에 섰을 때 그러니까 두 선수 중 한 명은 반드시 전위에 있을 때 결과는 어땠을까요?이 때는 전체 580랠리 중 300득점으로 51.7%였습니다. 평균 23.9점입니다.결과가 가장 좋았던 건 두 선수가 한 칸을 띄우고 서는 방식입니다.이 때는 전체 랠리 483번 가운데 55.7%(269번)이 흥국생명 득점으로 끝났습니다.이러면 평균 25.8점으로 이미 세트가 끝나게 됩니다.이 로테이션이 효과적인 건 두 선수 모두 후위에 서는 랠리가 16.8%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그 결과가 앞서 보신 것처럼 12세트 가운데 11세트 승리입니다.김연경이 말한 것처럼 로테이션에 정답은 없습니다.또 같은 경기를 서로 다른 로테이션으로 치르는 건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일이라 다른 경기에서 이 로테이션을 꺼냈다고 결과가 같았으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그러나 이렇게 결과가 좋은 로테이션을 이렇게 적게 쓰고 있는 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기도 합니다.오늘(23일)은 새로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게 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53)이 데뷔전을 치르는 날입니다.구단에서 ‘세계적인 명장’이라고 소개한 아본단자 감독이 어떤 로테이션 카드를 들고 나올지도 관심있게 지켜봐 주세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독일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던 위르겐 클린스만(59)이 한국 축구 대표팀 새 감독 후보라는 독일 언론 보도가 나왔다.독일 매체 ‘키커’는 22일 “클리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로 떠오르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이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사이의 연결고리는 차두리 FC서울 유스 강화실장(43)이다. 클린스만과 차 실장은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당시 기술연구그룹(TSG)에서 함께 활동했다.키커는 “차 실장은 레버쿠젠, 프랑크푸르트, 마인츠05에서 활약했던 선수”라며 “2017년과 2018년에 한국 대표팀 코치로 활약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이 매체는 또 “독일 출신인 미하엘 뮐러(58)가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감독 자리 역시 독일 사람이 맡아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클린스만은 1987년부터 1998년까지 서독과 독일 대표팀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면서 108경기에 나와 47골을 넣은 ‘골잡이’ 출신이다.1990 월드컵 때는 세 골을 넣으면서 서독의 우승을 돕기도 했다. 월드컵 총 득점은 11골이다.클린스만은 2003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이듬해부터 독일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팀을 3위로 이끌었다.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2013년 골드컵 우승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도 이뤄냈다.클린스만 감독 재임 기간 미국은 독일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당시 FIFA 랭킹 1위를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단, 클럽팀 감독으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2008~2009시즌 바이에른 뮌헨 감독을 맡았지만 시즌 도중 물러났고, 2019~2020시즌에는 헤르타 베를린 감독을 맡았지만 77일 만에 자리를 내놓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난 꿈이 잊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여전히 175㎝에서 더 자라지 않던 홍익대 2학년 때였다.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수비 전문 포지션 ‘리베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여오현(45·현대캐피탈)은 “이 소식을 듣고 곧바로 리베로 연습에 돌입했다. 리베로가 생기지 않았다면 아마 난 실업리그에 가지 못했을 거다. 행운이 따랐다”고 말했다.2000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여오현은 2005년 프로배구 출범과 함께 프로 선수가 됐다.여오현은 “사실 처음에는 서운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리 어렵게 공을 받아도 공격하는 에이스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물론 이제는 좋은 수비 덕에 흐름을 바뀐다는 걸 팬들도 알고 다들 잘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프로 출범 후 삼성화재에서 282경기를 소화한 여오현은 2013~2014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옮긴 뒤 팀에 ‘2013 안산 우리카드컵’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현대캐피탈은 그해 V리그에서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고 여오현은 그다음 시즌 ‘연봉 킹’(3억5000만 원) 자리에 올랐다.“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삼성화재 시절부터 동료 선수로 함께 뛴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여오현에게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필라테스를 시작하라고 주문했다. 2015~2016시즌부터 플레잉 코치로 뛰기 시작한 여오현이 45세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소위 ‘45세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이 소식을 전해 들은 한 팀 감독은 “여오현이 45세까지 뛴다면 ‘생큐’라고 외치는 상대 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리베로의 교과서’로 통하는 여오현이라고 해도 45세가 되면 B급으로 기량이 내려올 것이라는 이야기였다.해가 바뀌며 만 나이로도 45세가 된 여오현은 21일 현재 서브 리시브 효율 1위(53.3%)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이 부문 2위 오은렬(26·대한항공)이 43.9%, 3위 전광인(32·현대캐피탈)이 41.98%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팀이 리빌딩에 들어가면서 2019~2020시즌에도 127세트를 소화했던 여오현은 2020~2021시즌에는 63세트, 2021~2022시즌에는 58세트 출전에 그쳤다.제아무리 명기(名器)라도 연주자가 방치하면 녹이 슬어 둔한 소리를 내게 마련이다.그 사이 여오현을 대신해 현대캐피탈 후위를 지킨 박경민(24)은 누구보다 믿음직한 소리를 내는 리베로로 성장했다.박경민은 지난 시즌 서브 리시브 효율 51.8%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 기록(32.4%)보다 159.7% 높은 기록이었다. 여오현도 리그 평균보다 이렇게 높은 기록을 남긴 적은 없다.박경민은 세트당 디그에서도 2.7개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냉정하게 말해 현대캐피탈은 여오현이 없어도 되는 팀이 된 것이다.“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실제로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사석에서 만난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다음(2022~2023) 시즌 개막전이 여 코치 은퇴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비시즌 기간 치른 연습 경기에서 박경민이 흔들리자 최 감독은 개막전부터 여오현에게 서브 리시브를 맡겼다.여오현은 3라운드 때까지도 박경민보다 상대 서브를 더 많았다. 4라운드부터 박경민에게 점점 자리를 내주더니 5라운드 들어서는 거의 코트를 밟지 못했다.최 감독은 “박경민이 컨디션이 정말 좋아서 (여오현으로) 교체할 틈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맞다. 감독은 팀에 승리를 가져다줄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18일 의정부 방문경기를 건너뛴 여오현은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남자부 안방 경기 1세트 시작과 함께 코트를 밟았다.그러면서 지금까지 남녀부를 통틀어 V리그 무대를 한 번이라도 밟은 938명 가운데 처음으로 600경기 출전 기록을 남기게 됐다.여오현이 600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가 속한 팀은 413승(187패)을 기록했다. 이 역시 리그 개인 최다승 기록이다.또 여오현(9회)보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많이 차지한 선수도 없다.요컨대 누군가 ‘프로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가?’라고 물으면 여오현이라는 세 글자가 정답에 가장 가깝다.여오현은 수비만 하는 선수인데 말이 되느냐고? 공격만 하는 선수가 최고인 건 괜찮고?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4일로 1년을 맞는 가운데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지원하는 폴란드와 벨라루스의 갈등 또한 고조되고 있다. 폴란드가 이달 들어 두 곳의 벨라루스 국경 검문소를 폐쇄하자 벨라루스는 외교관 추방 등으로 맞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과거 제정 러시아와 소련의 압제에 시달린 폴란드는 러시아 견제를 위해 서방과 더 밀착하려 한다. 1994년부터 집권 중인 ‘동유럽 최후의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반대파 탄압을 위해 러시아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 와중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20일 “벨라루스가 침략당하면 최대 15만 명 이상의 모병이 가능할 것”이라며 새 민방위군 창설을 예고했다.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쟁’ 전선이 두 나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경 폐쇄” vs “외교관 추방” 폴란드 PAP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는 21일 오후 7시부터 벨라루스 국경지대의 ‘쿠쿠리키 코슬로비체’ 검문소를 폐쇄한다. 벨라루스가 이날 폴란드 외교관 세 명을 추방하자 즉각 대응한 것이다. 폴란드는 9일에도 다른 검문소를 폐쇄했다. 벨라루스 법원이 루카셴코 정권을 비판한 폴란드 언론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데 따른 보복이었다. 약 400km의 국경을 맞댄 두 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6곳의 검문소를 운영했다. 코로나19 이후 3곳이 폐쇄됐고 이달 2곳이 문을 닫아 1곳만 남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놀란 폴란드는 국방력 강화에 부쩍 힘쓰고 있다. 지난해 ‘자국 주둔 미군 증원’을 얻었다. 전쟁 전 약 4500명이던 주폴란드 미군은 지난해 6월 1만1600명으로 늘었다. 이 중 일부는 동유럽 최초의 ‘상시 주둔 미군’이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난민을 적극 수용한 데 따른 일종의 ‘보상’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14일 기준 폴란드에는 전체 우크라이나 난민(808만 명)의 19%인 156만 명의 난민이 있다. 의회는 국방 예산을 NATO의 권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2%보다 많은 3%로 증가시키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벨라루스는 사실상 러시아에 기대 국가를 운영한다. EU에 따르면 러시아는 벨라루스의 최대 투자국이며 전체 교역의 49%를 담당한다. 소련 시절 공산당 간부였던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장기 집권을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 때 러시아의 지원을 얻어 진압했다. 미 CNN 등은 러시아군이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진격할 때 벨라루스가 자국 영토를 일종의 ‘기지’로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서방 “러-벨라루스 선수, 파리 올림픽 금지” 한국 미국 영국 등 35개국 정부는 21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 허용을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로 인한 파괴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두 나라 선수가 개별적으로 경기에 참여할 길을 열어주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안에 많은 의문과 우려가 있다”며 특히 러시아 선수가 러시아군과 밀접한 관계임을 지적했다. 윤강로 한국스포츠외교연구원장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선수 중 약 75%가 군팀 소속이다. 동유럽 전문가인 김철민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폴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다음에 침공할 대상을 자신이라고 여긴다”며 폴란드가 이번 전쟁에서 서방을 적극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에도 벨라루스는 서방의 진출을 견제할 마지막 완충지대”라며 “벨라루스가 러시아로부터 등을 돌리는 순간 러시아가 또 다른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