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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5일 오전 올들어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한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나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0%포인트 낮추는 ‘빅 컷’을 단행했다. 두 달 뒤에도 당초 시장의 전망을 깨고 0.25%포인트를 더 낮추며 기준금리는 연 0.50%까지 하락했다. 한은이 올해 들어서도 동결에 나선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주식 시장이 과열되고, 가계부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금통위는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11월에 전망한 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점차 약화되면서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나갈 방침 ”이라고 밝힌 바 있다.기획재정부 역시 15일 내놓은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세가 확대됐으나 코로나19 3차 확산 및 거리두기 강화영향으로 내수가 위축되고 고용지표가 둔화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불확실성 지속’ 진단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다.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한은이 지난해 7, 8월과 10, 11월에 이어 다섯번째로 동결을 선택하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와의 차이는0.25~0.50%포인트로 유지됐다.앞서 금융투자협회가 4~7일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100%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다음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전문.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세계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약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백신 접종 개시 및 이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주요국 주가와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하였다.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국내 경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였다.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 심화의 영향으로 위축되었으나,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설비투자도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11월에 전망한 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소비자물가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의 영향 지속 등으로 0%대 중반의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을 유지하였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0%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다 점차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주가 상승, 국내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으로 위험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주가가 큰 폭 상승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는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주택가격은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확대되었다.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상황,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에 유의할 것이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제기한 이익공유제에 대해 “저는 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다만 정 총리는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여행업 등 고통이 매우 큰 부분이 있는가 하면 많은 경영 성과를 낸 기업들이 있다”며 “이렇게 어려울 때는 서로 힘을 보태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취지에는 동감했다. 정 총리는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상생, 공급자와 소비자의 상생 등 상생 정신엔 적극 찬성하지만, 어떤 것을 제도화 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먼저 이뤄진 연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기업인 출신인 정 총리는 특히 “현재 법, 제도로 갖고 있지도 않고, 법과 제도로 연구하려면 여러 가지 논란이 되고 경우에 따라선 또 다른 갈등의 요인 될 수 있다”고 밝혀 이익공유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내비쳤다. 정총리가 이익공유제란 용어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한 것은 이 대표 주장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제도화로 인해 강제성을 띠거나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정부나 여당이 나서 사실상 기업들 팔비틀기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이낙연 대표는 11일 “코로나로 많은 이익을 얻는 계층이나 업종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피해가 큰 쪽을 돕는 다양한 방식을 논의하자”면서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13일 홍익표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아이디어 모집과 구체적인 실행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코로나 이익공유제에 대해 재계의 반대를 비롯해 논란이 빚어지자 13일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목표설정과 이익공유 방식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당과 정부는 후원자 역할이다. 자율적인 상생의 결과에 세제 혜택과 정책적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정작 돈을 내야할 기업들이 마뜩치 않아 하는 상황에서 ’자발적‘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거나, 아니면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사실상 기업들 팔비틀기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는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기업별로 협력업체와 상생하는 다양한 성과공유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포함해 넓게는 뉴노멀로 자리잡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서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는데 이익을 낸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기업활동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돼 정부의 일을 기업에게 떠넘긴다는 불만도 나온다. 기업인 출신의 정세균 총리가 이익공유제라는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에 있었던 비슷한 캠페인으로 1차 국민재난지원금을 들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이 이를 취약계층에 기부하자고 청와대와 정부가 독려했으나 99%가 응하지 않았다. 착한 임대료 운동 역시 일부에 국한됐고 임대인과 갈등만 빚는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0년 작년 로또복권 하루 평균 판매액이 13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365일 곱한 연간으로 하면 4조7450억원이 된다. 지난해 판매액은 로또복권 판매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이다. 역시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의 4조3181억원에 비해 4269억원, 9.9%증가한 것이다. 복권사업은 립스틱, 미니스커트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으로 분류된다. 경기가 불황일 때 달리 기댈 곳 없는 서민들이 복권에라도 당첨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게 전통적인 평가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왜곡된 주택시장, 폭등하는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서민들이 기댈 곳이 로또복권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우려 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산하단체인 복권위원회는 로또판매 넓게는 로또를 포함한 복권판매액과 경기불황과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말한다. 국민소득 증가와 비슷한 속도로 복권판매가 늘어나고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경마 스포츠토토 등의 판매에 차질이 있어 로또복권으로 눈길이 갔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복권시장을 보면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로또를 포함한 전체 복권판매액이 3209억원으로 전년 3663억원에 비해 감소하기도 했다. 경기가 다시 살아난 1999년에는 4191억원으로 판매액이 크게 늘었다. 로또 및 복권판매가 국민소득 혹은 경제성장률과 비슷하게 가는 추세라면 복권판매액도 감소하는 게 정상인데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설명하기 힘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경제성장률은 -1.1%로 잠정 집계됐다. 복권위의 설명대로라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오면 복권판매액도 줄거나 증가세가 멈춰야하는데 오히려 늘었으니 기댈 곳 없는 불황에 행운이라도 바라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반면 카지노는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허용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230일의 장기 휴장과 750명 입장을 허락하는 82일간의 부분개장으로 매출이 4000억 원 안팎에 그치고 적자는 6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9년에는 1조 5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4차 휴장에 들어간 강원랜드는 언제 재개장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방한 외국인은 245만677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4.7%나 줄었다. 대부분의 카지노 업 영업장의 매출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13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90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만8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의 127만6000명 이후 최대폭 감소다 연간 취업자가 줄어든 것도 금융위기였던 2009년의 8만7000명 감소 이후 처음이다. 실업률, 고용률 등 각종 고용관련 지표가 악화됐다. 지난해 실업자는 4만5000명 늘어난 110만8000명으로 실업률이 4.0%로 올라갔다.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전체 고용률은 0.8%포인트 하락한 60.1%로 2013년 이후 최저다.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한 ‘취포족(취업포기족)’이 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3000명으로 45만5000명 늘었다. 2009년의 49만5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그냥 쉬었다’고 답변한 사람도 28만2000명 증가해 역대 최대인 237만 명이었다.고용지표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충격이다. 이로 인해 도소매(-16만 명), 숙박음식점(-15만 명) 등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서비스업 취업자가 21만6000명 감소했다.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도 5만3000명 줄었다. 특히 임시·일용직이 31만3000명 줄어 취약계층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16만5000명 줄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9만 명 늘어 직원을 내보낸 ‘나홀로 사장’으로 버티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취업자수를 연령별로 보면 다른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는데 정부 예산을 통한 일자리 사업으로 60대만 37만2000명 늘었다.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 취업자가 감소한 건 1998년 이후 처음이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7만5000명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이 23만6000명, 70세 이상에서 12만4000명 늘었다.반면 20대(-14만6000명)는 1998년(-56만3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도 1998년(-61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은 18만3000명 감소했다.30대(-16만5000명)도 2009년(-22만2000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으며 40대(-15만8000명)와 50대(-8만8000명)도 쪼그라들었다. 50대 감소 폭 또한 1998년(-13만7000명) 이후 가장 컸다.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명·5.9%), 운수 및 창고업(5만1000명·3.6%), 농림어업(5만명·3.6%) 등에서 증가했으나 대면 서비스업종인 도매 및 소매업(-16만명·-4.4%), 숙박 및 음식점업(-15만9000명·-6.9%), 교육서비스업(-8만6000명·-4.6%) 등에서 감소했다. 세 업종 모두 2013년 통계 개편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특이한 점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등 정부 예산이 투입된 것에서 취업자가 15만2000명 늘어 13.6%의 증가폭을 보였다.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20만3000명 줄어든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5만4000명 증가해 고용의 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취업자만 보면 전년 대비 62만8000명 줄어 월간 기준 1999년 2월의 -65만8000명 이후 최대폭이다. 11월(-27만3000명)에 비해 감소 폭이 커진 것은 3차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2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충격으로 고용시장의 체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황”이라며 “고용안정지원금 등 최대한 고용 충격 완화대책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104만 개 일자리 사업을 1월부터 착수하겠다”고 밝혔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 초조함의 발로인가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코로나 이익공유제 도입 카드를 꺼냈다. 이 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 밝혔다. 코로나 양극화를 막아 사회경제적 통합이 이루자는 취지다. 다만 이 대표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민주당은 곧 ‘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를 띄우기로 했다. 이 대표는 연초 이명박 박근혜 두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냈다. 당 안팎의 친문 세력들로부터 거센 비난에 시달렸다. 이후 사면론은 유야무야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대통령 신년사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이 대표의 체면만 구겼다. 이 대표가 ‘국민통합’ 메시지 2탄으로 꺼내든 것이 ‘코로나 이익공유제’다.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사면론보다 오히려 더 현실성도 없고, 근거도 없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다. 이낙연 대표가 코로나 이익 공유제를 꺼낸 이유가 초조함의 발로라는 지적이 있다. 여당 대표이긴 하지만 대권후보로 안심할 수 없는 처지라는 말이다. 이재명 지사는 자타가 인정하는 포퓰리스트다. “국민을 대리하는 게 정치고, 이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게 곧 포퓰리즘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포퓰리스트다”고 공언한다. 그런데 올해 신년 한국일보ㆍ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가운데 이런 이재명 경기 지사 지지율이 26.2%로 단독 선두였다. 이낙연 대표(18.6%)를 오차 범위 밖으로 따돌린 우세였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15.3%로 이 대표와 접전이었다. 범여권 후보끼리만 조사에서도 이낙연 대표는 22.8%로 이재명 지사의 31.8%에 비해 크게 뒤졌다. 여러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모든 포퓰리즘 정책이 그러하듯 취지는 아름답다. 코로나로 이익을 많이 낸 기업이 어려운 기업을 도와주고 그것도 강제가 아니라 해당 기업이 자발적으로 돈을 내자는 것이다. 이 발상은 양쪽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사회주의 경제를 연상케하는 반시장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범여권인 정의당은 “이익공유제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검토하자는 제안은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특별재난연대세 즉 세금으로 강제로 받아내자는 것이다. ○ 현실성 없는 주장이익공유제는 낯익은 용어다. 2011년 4월 이명박 정부 시절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대기업 이익을 주주-임직원뿐 아니라 협력기업까지도 공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내용으로 “(공유의 범위는)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해마다 목표 이익치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이익이 발생했을 때 협력 중소기업에게 초과이윤의 일부를 나눠 주는 제도였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와 여당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나와 결국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00대 대선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당정협의를 통해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작년 6월 민주당 정책위 의장인 조정식 의원이 ‘협력이익공유제’를 제도화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을 발의했다. 협력이익공유를 사전계약에 따라 도입한 뒤 이를 실행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에게는 정부가 세금 감면, 정책자금 우대, 동반성장지수 가점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이낙연 대표의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적용하자는 것외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은 없다. 강제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수혜기업이라고 해도 어느 기업이 대상인지, 영업이익의 어느 정도가 코로나로 인한 것인지 가늠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와중에도 이익공유제 대상이 될 구체적인 기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좋은 실적을 낸 삼성전자, LG전자,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이다. 결국에는 과거 정부가 국방성금이나 수재의연금 걷듯이 코로나 기간 중 이익을 많이 낸 대기업들에게서 형식은 자발적 성금으로 사실상 준조세로 돈을 거둬 이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 나눠주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결국 대기업 팔 비틀기로? ‘코로나 이익공유제’ 카드로 이낙연 대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에 나선 통합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기업과 시장에 대해 무지하거나 아니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를 애써 무시하는 정치인, 이재명 지사나 다를 바 없는 포퓰리스트라는 낙인 또한 감수해야할 것이다. 기업의 가장 큰 사회적 공헌은 좋은 제품·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인들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익을 많이 내 그만큼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사회적 기여다. 어떤 계기로 해당 기업이 이익을 많이 냈다고 해서 ‘자발적으로’ 사회적 공헌을 하라고 여당 대표가 사실상 압력을 넣는 것은 후진국 행태다. 대기업들은 입이 있어도 말은 못하는 처지다. 이미 통과된 기업3법, 처리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으로 법률을 어긴 기업인은 최고 61년까지 징역살이를 시킬 수 있고, 최고경영자 본인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2200개가 된다는 조사도 있다. 권력에게 밉보이면 오너를 포함한 경영인들이 수시로 법정에 불려 다니고 감옥에 갈 각오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수없이 목격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대통령이 협력이익공유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웠고, 차기 유력한 대선 후보인 여당 대표가 상생과 통합을 이유로 ‘코로나 이익공유제’ 카드를 꺼냈다면 어떤 대기업도 감히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알아서‘ 성금 납부에 나설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정치가 다시 한번 기업과 경제를 오염시키는 좋지 못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과거와 달라진 점 한 가지는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대기업의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오르기를 고대하는 소액 주주등이 엄청나게 늘어나 이들이 이런 정치적 압력에 의한 강제성 모금에 반발하고, 지지율 회복에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를 유독 많이 언급했다. ‘경제’라는 키워드가 언급된 횟수는 29회로 지난해 17회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밖에도 고용(11회) 뉴딜(10회) 민생(6회) 일자리(6회) 선도(6회) 등 경제와 직접 관련된 용어까지 합치면 코로나(16회) 남북(7회) 평화(6회) 등 어떤 다른 분야보다 많은 시간과 분량을 차지했다.주택문제와 관련 “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매우 큰 주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과했을 뿐 경제관련 언급된 내용들의 전반적은 흐름은 취임이후 2018년, 2019년, 2020년 세 차례 신년사와 마찬가지로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문 대통령은 수출도 성장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내놓은 낙관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년 낙관론을 내놓았고 그 다음해 성과에 대해 스스로 후한 점수를 매기곤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올해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동문서답이었다. 세상과 민심, 정세변화에 눈 감고 귀 닫은 신년 회견”이라고 논평했다. 2018년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8년만의 대타협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후 소상공인 특히 자영업자들의 격렬한 반대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정부와 여권에서 조차 현실을 무시한 채 의욕만 내세워 부작용만 양산한 나쁜 정책의 대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문대통령은 또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며 신년사에서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다음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기대만큼 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하는 고용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고 밝혔다. 2018년 취업자 증가수는 9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21만9000명 줄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취업자 증가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해인 2015년의 31만7000명 감소 다음이다. 2019년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사상 최로로 6000억 불을 달성하고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제조업 혁신을 위해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며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것은 정반대다. 박용만 대한상의 2019년 한 해 동안 스무 번 가까이 국회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틈만 나면 규제 혁신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이제는 정부에서 조차도 규제혁신이란 용어가 사라진 지 오래다.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인 2020년 1월 대통령의 신년사도 경제분야에 대한 성과를 자랑했다. 이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청년들은 취업난을 호소하고, 일자리 부족에 따른 가계소득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효과에 스스로 후한 점수를 매겼다. 문 대통령은 “신규 취업자수가 28만명 증가해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다”며 동시에 “포용정책의 성과로 지니계수, 5분위 배울, 상대적 빈곤율 등 3대 분배지표가 모두 개선됐다”고 밝혔다.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기업에 대한 압박은 ‘공정’이란 이름으로 상법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려던 제도적 변화가 그대로 진행됐다. 해고자 노조가입 허용, 전임 노조간부에 대한 임금지급 허용 등 기업이 반대하고 노조가 요구하는 쟁점사안들은 거의 모두 노동계의 요구대로 관철돼 그렇지 않아도 기울어진 노사관계가 더욱 노동계로 기울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신년사는 이전 신년사와 거의 같은 흐름이다. 과거에 정책과 경제현실에 대한 반성은 거의 없이 자화자찬 일색이다. “지난해 OECD 국가중 최고의 성장률로 GDP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전망이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통령의 진단과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민생현실은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부동산 문제와 관련 작년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공급의 확대도 차질없이 병행하여 신호부부와 1인가구 등 서민 주거의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이에 대해 올해 신년사에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주택수급 문제를 시장의 흐름을 무시한 채 정부가 규제일변도로 나갔기 때문이라는 점에 대한 성찰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부동산 시장 대책이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아니라 정부 주도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스스로 달성한 자동차 조선업 분야의 성과를 제외하고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정책 효과의 거의 대부분은 예산을 쏟아 부은 결과들이다. 정부는 올해 이른바 한국판 뉴딜을 통해 SOC사업 등을 위해 올해에만 21조3000억원, 2025년까지 68조7000억원을 쏟아 부을 방침이다. 슈퍼팽창예산으로 나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졌는데도 이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없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사상 처음 3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8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3100선마저 돌파, 3152.18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120.50포인트 3.97% 올랐다.개장 초반 매도세였던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개인이 5624억원, 기관이 1조1441억원어치를 매도한 반면 외국인이 1조6394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가 애플과 애플카를 공동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차는 초강세를 보여 19.42%오른 24만6000원에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 역시 7일(현지시간) 나란히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전장보다211.73포인트(0.69%) 오른 31,041.13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48%, 2.56% 올랐다. 이날 새벽 미 의회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최종 인증하면서 실낱같던 정치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한 것이 투자 심리를 달군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결과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것도 한 몫했다. 트럼트 대통령은 “ 새 행정부는 1월 20일 출범할 것”이라며 “순조롭고 질서정연하며 빈틈없는 정권 이양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6일 사상 처음 3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다음날 장 중 3100선을 돌파했다. 개장 초반 매도세였던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 기폭제로 작용했다.8일 코스피는 3040.11로 출발해 점점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오후 1시30분 현재 어제 보다 82.56포인트 (2.72%)오른 3114.24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은 1500억원, 기관이 6700억원이상 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이 7900억원 이상 사들였다. 업종은 대부분이 상승 중이다. 운수장비 서비스업 기계 화학(1.98% 전기전자(1.49%) 등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이른바 대형주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LG화학은 장중 101만원을 터치하기도 했으며, SK이노베이션도 28만6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모두 52주 신고가를 썼다. 특히 현대차가 애플과 애플카를 공동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차는 18% 넘게 상승 중이고, 현대차 우선주는 14% 상승. 현대모비스는 장중 상한가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 역시 7일(현지시간) 나란히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전장보다211.73포인트(0.69%) 오른 31,041.13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48%, 2.56% 올랐다. 이날 새벽 미 의회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최종 인증하면서 실낱같던 정치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한 것이 투자 심리를 달군 것으로 풀이된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0을 돌파했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990.57)보다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54포인트(0.42%) 오른 2980.75에 출발한 뒤 개장 직후 3000선을 돌파했다.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넓히며 3050선을 돌파하며 장 중 3055선까지 오르기도 했다.이날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강하게 작용했다. 그간 지수 상승을 이끈 개인투자자들이 이날 1조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내며 차익실현을 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이를 모두 소화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이날 1조286억원, 외국인투자자는 108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1조1754억원을 순매도했다.전날 장중 한때 3000을 돌파했던 힘은 이른바 동학개미들이었고, 종가가 3000을 돌파하지 못한 것이 기관의 매도세였던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7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네이버(-0.17%)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 상원 선거 결과로 행정부와 상하원을 민주당이 모두 차지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되면서 친환경 정책 추진이 탄력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전기차 관련 기업들의 주가 크게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7.41%, LG화학은 8.09% 상승했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0.85%, 2.67%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1시께 전 거래일보다 5% 가까이 오른 13만7500원에 거래되며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00조를 돌파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총 순위는 삼성전자를 이어 2위다.한편,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81.39)보다 대비 1.89포인트(0.19%) 오른 983.28에 출발한 뒤, 오름세를 키우며 7.47포인트(0.76%) 오른 988.86에 마감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정부가 7일 ‘아동·청소년을 이용 대상으로 동시간대 9명 제한’ 조건으로 실내 체육시설 운영을 허용키로 하자 전국의 헬스클럽 관장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달 4일 굶어죽느니 문을 열겠다면 헬스장 오픈 불복운동을 벌였던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정부 발표가 전해지자 “헬스장 이용객 99%가 성인”이라며 “이러려고 이 엄동설한에 피 말라 죽어가는 관장님들이 울면서 하소연한 줄 아느냐”며 분노했다. 앞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하면서 스키장 등 일부 겨울 스포츠 업종, 태권도·발레학원 등에 대해서만 영업 제한 조치를 풀어 줘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이후 헬스장 등이 불복 운동을 벌이고 여기에 동조하는 여론이 일자 정부는 헬스장에 대해서도 제한조치 완화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무뇌* 머슴인 정부에 나라 살림을 맡길 수 없어 자리에 내려오라고 명한다”며 “굶어 죽어가는 자영업자들 10일 국회에서 다 같이 만납시다”고 적었다. 오 회장은 다른 집합금지 업종 대표들과 함께 정부규탄 총궐기대회를 가지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서울시가 추진해오던 ‘공공기여금 광역화’ 법제화가 마무리됐다. 이제 강남 지역의 대규모 개발로 발생하는 개발이익(공공기여금)을 해당 구를 넘어 강북 등 서울 전역 어디서나 쓸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마련한 개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이 이달 12일 공포된다고 7일 밝혔다.공공기여금은 개발사업에 대해 서울시가 용도지역 변경을 통한 용적률 상향 같은 도시계획 변경을 허용해주는 대신 개발이익의 일부를 현금으로 기부채납 받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토계획법에서는 공공기여금을 해당 자치구 범위 안에서만 쓸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공공기여금이 강남에 집중되면서 지역 격차가 커진다는 것이 서울시 측 주장이다. 이 법안 추진의 계기가 된 것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들어설 현대자동차 본사 건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현대차그룹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는 1조7000억원의 공공기여금을 부과 받았다. 하지만 법규상 이 금액은 모두 해당 자치구인 강남구에서 전액 사용하도록 돼 있어 그렇지 않아도 재정상태가 넉넉한 강남구가 개발이익을 독차지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박원순 전 시장이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와 정치권이 이를 받아들여 법개정에 나섰다. 다만 GBC는 법률 개정 전 이뤄진 사안이라 이번 법률 개정안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서울시와 자치구가 공공기여금을 나누는 비율 역시 7대3, 혹은 5대5냐는 논란이 있었으나 잠정적으로 7대3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비율은 시행령에서 정해지고 이를 기반으로 조례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개정안에 맞춰 도시계획 조례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공공기여의 합리적 활용을 위한 세부운영 기준을 마련한다”며 “내년 하반기 공공기여 광역화 실행을 통해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7일 코스피 지수가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2% 넘게 오르며 전날 기록했던 장중 최고치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오전 10시 4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8%, 61.78포인트 오른 3032.13을 기록했다. 전날 코스피는 장 초반 사상 처음 3000을 돌파하며 3027.16까지 치솟았다가 상승 폭을 되돌린 뒤 결국 0.75% 하락한 2968.21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3000선 고지 달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어제는 개인이 사고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에 나섰다. 하지만 오늘은 기관이 5000억 원 이상 순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은 네이버, 셀트리온을 제외하고 모두 오름세다. SK하이닉스가 6거래일 연속 올랐고 현대차, 삼성전자, LG화학 등의 상승폭이 크다. 뉴욕증시는 6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57% 각각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1% 하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상하원과 행정부를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진 가운데 은행주가 급등하고 산업재와 에너지 등이 강세를 보였다”며 “반면 그간 상승장을 이끌었던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고 분석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정부가 2월말에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누가 먼저 백신을 맞고 누가 늦게 맞을지 접종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 됐다. 설득력 있는 기준 없이 정부가 백신 접종에 나선다면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소지가 될 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제2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2월부터 의료진·고령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2월 말부터 의료기관 종사자와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집단시설에 거주하는 어르신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말 ‘코로나19 백신 확보 현황 및 예방접종 계획(안)’을 내놓았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선 접종 권장대상에는 의료기관 종사자,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 노인·성인 만성 질환자, 소아청소년 교육·보육시설 종사자 및 직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경찰·소방 공무원·군인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너무 막연한 기준이어서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준이 제시돼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말까지 기준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사전논의가 충분치 않아 시간이 촉박한 실정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는 지난달 7일 ‘의료 자원 분배에 관한 윤리원칙 수립과 사회적 호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를 서둘러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학회는 “원칙에 따른 백신 접종 우선 순위를 정하지 않은 채 백신이 공급되면 사회적 갈등과 의료적 비효율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회는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 노출 위험이 높아 일선 의료진 보호를 위해 최우선 순위로 접종해야 한다면 일선 의료진의 범위와 의료기관은 어디까지인가 △사회 유지를 위한 필수 직업군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진다면 우리 사회 필수 직업군은 무엇인가 △국내 집단 유행이 발생한 물류센터, 콜센터, 종교시설, 유흥시설과 종사자에게 우선 배분돼야 하는가 △건강 불평등이 심하고 의료자원 접근성이 좋지 않은 지방 주민들에게 백신이 우선 배분돼야 하는가 아니면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수도권 주민들에게 백신이 우선 배분돼야 하는가 등이 논의의 주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접종이 이미 시작된 미국에서도 의료 인력에 최우선적으로 접종해야한다는 일반 원칙은 세웠지만 병원내 사무직, 청소 노동자, 카페테리아 직원도 다른 국민에 비해 우선적 접종 대상자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정한 기준 가운데 만성질환자가 포함돼 있는데 세분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2019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만성질환 진료 인원은 1880만명이었다. 고혈압 653만명, 관절염 502만명, 정신 및 행동장애 335만명, 신경계 질환 328만명, 당뇨병 322만 명, 간질환 196만 명 등이다. 한편 미국 암학회(AACR)는 최근 암환자, 특히 혈액암 환자를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해야할 고위험군에 포함시켜야한다고 권고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대한민국이 근대화된 이래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출생자는 27만5815명으로 전년대비 3만2882명 줄어든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7764명으로 전년 대비 9269명 늘었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5182만9023명으로 2만833명 줄었다.정부는 5일 기획재정부 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제3차 범부처 인구정책TF를 이달 말 경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정부가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만들어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들인 예산만 해도 수 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성과는 거의 없어 ‘백약이 무효’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취업난, 집값 상승에 따른 주택난 등으로 결혼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해져 내년에는 출생자 대비 사망자 격차가 더 늘어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과거 저출산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바람직한 대책은 무엇인지 전 보건사회연구원장이면서 국민연금 권위자인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에게 들어보았다.―인구 첫 감소의 의미가 뭔가. 합계출산율 하락과는 무슨 차이가 있나? “그동안 합계출산율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베이비붐세대 자녀 세대의 인구층이 두터워 출생아수의 감소가 완충되었다 할 수 있다. 출산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출생아수 규모다.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보다 적어지면서 본격적인 인구감소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령화 비중이 높아져 늙은 대한민국이 되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2050년이 되면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제일의 고령 국가가 된다. 2067년이 되면 노인인구비율이 46.5%가 돼 2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다. 인구문제의 핵심은 절대적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저출산으로 신규 유입인구는 감소하는 상황에서 베이비붐세대가 본격 노인인구로 직입해서 인구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인구 구조의 변화가 문제의 핵심이다.”―인구는 감소하는 데 공무원은 늘고, 복지 지출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 가도 괜찮은가. “고령화를 미리 경험하고 있는 대부분의 선진 복지국가는 인구고령화에 대비한 재정안정화 조치를 완료했다. 우리나라는 이에 대비하여 구조개혁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문재인 케어와 같이 보장을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다. 연금개혁 건강보험개혁을 서둘러야한다. 특히 2차 베이비붐세대(1965~1974년생)가 은퇴하기 전에 개혁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시간이 많지 않다.”―공무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이런 문제는 단기적인 정권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국가 과제다. 공무원 증원, 공공부문 확대는 여기서 중단돼야한다. 이미 과잉투자된 분야에서 무분별한 사회간접자본투자도 신중해야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임기 내 인기를 떠나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인구 위기를 해결하는 비전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저출산 고령화 현상과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인구감소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적했다시피 절대적 인구 감소보다 일자리, 연금문제 등을 야기시킬 고령화 비율 즉 인구구조가 더 큰 문제다. 인구문제는 대중영합적 ‘돈 퍼붓는 식’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 이제까지의 정책이 이를 말해준다. 차라리 현실적으로 고성장 인구 확장기에 맞춰진 국가 시스템을 저성장 인구 감축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개혁이 시급하다고 본다. 인구 숫자가 늘고 주는 것만 볼 것이 아니라 더 큰 시각에 바라봐야한다. 재정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공적연금과 국민건강보험 등에 대한 개혁을 필두로 개인·가계·기업 전반에 활력을 제고시키는 규제혁파를 통한 효율적인 국가로 체질혁신이 필요하다.”―인구 감소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좁은 땅에서 적당한 인구가 사는 것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인가. “우리나라의 국토면적 부존자원 식량자급도 등을 감안하면 인구 5000만 명은 너무 과중한 인구라 할 수 있다. 적정인구의 개념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인구수는 4000만 명 정도라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절대적 인구수의 감소는 우리나라 인구가 적정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인구총량의 감소 자체는 인구위기라 볼 수 없다. 특히 일자리 부족문제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어떤 의미인가.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 현상을 감안하면 인구감소에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10%에 육박하는 청년실업 문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유독 낮은 여성고용률, 50대 중고령층의 불완전 고용 상태를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노동력 부족국가가 아니라 일자리 부족국가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고용없는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이 있어 일자리 부족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인구만 늘면 장기적으로 취업난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새해 첫날 대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던 5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국의 헬스장 주인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4일 오전 경기도 포천에서 운영하는 자신의 헬스장을 열었다. 정부 방침에 대한 반발임을 숨기지 않았다. 오 회장은 “올해 3월 1개월, 8월 3주에 이어 작년 연말에 1개월 문을 닫았는데 또 폐장 조치를 연기하라고 하니 헬스장 주인들 죽어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회장은 다른 집합금지 업종 대표들과 함께 정부규탄 총궐기대회를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 회장과의 일문일답.-헬스클럽들 사정이 어떤가“PC방 같은 다른 자영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헬스장도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이때까지 정부가 하자는 대로 착실히 따라 주지 않았나. 그런데 이게 뭔가. 앞으로 행정제재가 있겠지만 헬스장 문을 열었다.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우리도 열겠다고 응답해오는 헬스장이 많다. 앞으로는 정부가 하자는 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긴급재난지원금이 있지 않나“여기 헬스클럽만 해도 임대료 등 매달 1000만원씩 나간다. 그동안 은행 대출을 받아 버텼는데 은행도 더 이상은 대출이 어렵다고 한다. 정부가 준다는 300만원으로는 어림도 없다. 오죽했으면 대구 헬스클럽 관장 같은 일이 벌어졌겠나. 문을 열고 회원을 받아 정상 영업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스키장은 문을 열게 해줬다는데. 그리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실내 체육시설도 제한적으로 문을 열게 해야한다는 청원에 대해 이미 15만명이 동의했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헬스장 폐쇄의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많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태권도 같이 힘 있는 단체들이 있는 곳은 문을 열게 해준 것 같더라. 마트를 가보라.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다. 목소리 크고 힘 있는 곳은 문 열고 헬스장같이 목소리 작은 단체들만 피해본다. 헬스장이 전국적으로 수 만개다. 우리도 목소리를 내겠다. 헬스클럽도 방역수칙 엄격히 지켜 운동하면 된다.운동을 하면 면역력이 길러져 방역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 -코로나 방역 지침 어떻게 보나“우리는 처음부터 코로나 방역 굵고 짧게 가자고 했다. 강력하게 빨리 3단계로 가서 짧게 끝내고, 빨리 정상 영업하자고 처음부터 주장했다. 그런데 미적미적 하다가 매일 확진자가 1000명 씩 나오면서도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다. 이대로 계속 가면 버티기 힘들다. 지금이라도 차라리 3단계로 가서 짧고 굵게 가자”-백신을 들여온다고 하는데 나아지지 않겠는가“주변 헬스클럽 사장님이나 PC방 주인들 만나보면 백신을 가지고 정치권을 장난치고 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궐 선거 직전에 뿌려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고 한다는 말이다. 정말 바라는 데 백신을 비싸게 주고 사오더라도 빨리 사와서 전국적으로 방역을 실시해 달라”-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책상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는 고위공직자들이 세금만 꼬박꼬박 받아먹고 현장 어려움은 모르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코로나19를 보궐선거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 고위공직자들 월급 삭감해서 자영업자들에게 돌려주라. 국민이 주인이고 공무원들은 머슴인데 주인이 주는 월급받으면서 일을 잘 안했다. 머슴들 월급 주던 주인들이 다 굶어 죽어가고 있으니 주인에게 2개월 치라도 돌려줘야한다"김광현 기자 kkh@donga.com}
통계청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05.42로 1년 전보다 0.5%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0.4% 상승한 데 이어 2년 연속 0%대 상승이다.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0%대를 나타낸 건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낮은 물가에 대해 통계청은 코로나19 경기침체로 전반적으로 소비자가 줄고 석유류, 통신비 등이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전반적인 소비자물가지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른바 ‘밥상물가’라는 돼지고기 배추 양파 고등어 같은 농축수산물 가격은 9.2%나 뛰었다. 2011년 6.7% 이후 최고치다. 특히 채소가격은 1년 전보다 15.2% 올라 2016년 16.9% 이후 4년 만에 최대로 상승했다. 가계 지출 중 높은 금액 비율을 차지하는 집세도 많이 올랐다. 전세는 0.3%, 월세는 0.1% 올랐다. 12월만 보면 집세는 0.7% 올라 5월부터 8개월째 올랐고 전세도 0.9% 올라 8개월째 상승했다. 올해 집세 상승폭 0.2%는 2018년 0.6%이후 최대다. 서울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일 정도로 올해 집값은 폭등했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 주(0.23%) 대비 0.04%포인트 높은 0.27%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대구·울산·대전·광주 등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 상승률 역시 0.50%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2년 연속 0%대 소비자물가에 대해 한국은행은 고민에 빠졌다. 올해 5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낮춘 이후 현재까지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저금리로 돈 풀기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해 물가안정목표를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 2%’로 정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 목표에 근접하도록 통화 신용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저금리만으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에서도 정부 여당의 일방통행이 도를 넘었다. 과연 이 나라가 시장경제 체제가 맞는 것인가 혹은 사회주의 경제로 가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인 정책이 여럿 있다. 여기에는 정치 문제에서와 마찬가지로 항상 좋은 의도라고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철저한 이해관계에 입각한 것들이 많다. 가장 나쁜 것은 이런 정책들에 막대한 세금까지 투입되는 일이다. 대표적인 예로 제로페이, 공공배달앱 같은 것들이다. 일단 포장은 그럴싸하다. 수수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대통령, 장관이나 시장, 도지사가 나서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때는 대개 독점 등에 의해 누군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데 이를 막을 길이 없다거나, 시장에만 맡겨둬서는 환경보호 등 공공의 이익을 보장할 수 없을 때다. 지금 시장에서는 핀테크 열풍이 불어 신용카드 외 각종 간편결제 수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수많은 배달앱 서비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중앙이든 지방이든 정부가 할 일이 이런 업자들에게 경쟁을 더 부추겨 수수료를 낮추게 만들고, 수수료를 왕창 낮출 수 있는 혁신적인 벤처가 나올 수 있도록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 걸림돌은 없애주는 것이다. 실제는 정반대다. 심판이어야 할 정부가 직접 운동장에 뛰어들었다. 공무원들이 핀테크에 대해 자체 기술력이나 경영 노하우라곤 눈곱만큼도 있을 리가 없다. 가진 것이라곤 세금과 규제 권한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태 제로페이에 들어간 세금만 500억 원이 넘는다. 제로페이가 아니라 세금페이인 셈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수수료 절감 효과는 작년부터 올해 6월까지 가맹점당 최대 9000원 남짓이다. 과정은 불공정하고 결과는 비효율적이다.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자영업자의 임차료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주문한 같은 날 한 여당 의원이 황당한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집합 금지 혹은 제한 조치를 내린 업종의 자영업자들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임대료를 아예 못 받게 하거나 대폭 삭감하게 하는 일명 ‘임대료 멈춤’ 법안이다. 임대료는 일종의 시장가격이자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 재산권이다. 만약 이 법이 시행되면 일시적 혜택은 있을지 모르나 그에 못지않은 부작용이 닥쳐올 게 뻔하다. 임대차보호법이 가져온 작금의 전월세 대란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불러온 대표적 참사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부동산정책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간단한 시장원리를 무시하니 온갖 억지스러운 대책과 이를 수습하기 위한 발언들이 쏟아진 것이리라. 예컨대 서울 요지의 재개발 재건축은 꽁꽁 묶어 놓고 주변 지역에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것이나 호텔을 개조해 도심의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들이다. 대통령, 여당 간부가 나서 공공임대주택 빌라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치켜세우는데 싸고 질 좋은 정부미를 놔두고 왜 일반미만 찾느냐고 묻는 격이다. 공공임대주택 확충은 서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정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민간주택 수급까지 정부가 억지로 틀어막으니까 온갖 대책에도 약발이 안 통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제로페이, 공공배달앱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정책 역시 정치적인 의도 때문이다. 집단적 사(邪)가 잔뜩 낀 시장 개입 정책들은 그 자체로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설령 일시적 성과를 거둔다고 해도 세금 지원이 끊기면 금방 무너질 모래성들이다.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미국의 양대 경제 잡지 포브스와 포천은 모두 격주로 발행된다. 내용도 비슷하지만 각종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것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영업에 활용하는 것도 비슷하다. 이 순위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이나 컨설팅 회사들의 주요한 참고자료로 쓰인다. 특히 포브스는 경제 관련 순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명인’ 같은 다양한 순위를 발표해서 주목받고 있다. ▷대한상의가 13일 ‘국제비교로 본 우리 기업의 신진대사’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매출액 순이익 자산 시가총액 등 4가지 지표를 종합해서 순위를 매기는 포브스 100대 기업을 보면 한국 대기업의 세계적 위상 변화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한국은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100대 기업에 포함돼 있는데 2010년 이후 10년째 신규 진입이 없다. 한국에서는 ‘재벌’ 소리를 들어도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는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셈이다. 그런데 한국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사이 중국은 11개, 미국은 9개, 일본은 5개 기업이 글로벌 100대 기업에 새로 들어갔다고 한다. ▷대한상의의 분석 중 세계 억만장자 순위도 눈길을 끈다. 10억 달러 이상 자산가는 한국이 28명인데 이 중 16명 즉 57%가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반면 미국은 70%, 중국 98%, 영국 87%, 일본 81%가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일궈 억만장자가 됐다고 한다. 전 세계 평균은 69.7%였다. 글로벌 100대 기업 신규 진입이나 개인 자산가를 보면 한국은 과거와 같은 ‘다이내믹 코리아’가 아니라 ‘고인 물’ 사회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올해 5월 21대 국회가 출범한 후 여당이 입법과제로 정한 경제 관련 25개 법안 가운데 상법개정안 등 기업규제 3법 등 20개는 이미 통과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5개는 대기 중이다. 한결같이 기업에 새로운 규제를 부과하거나 기업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직원들의 부주의나 과실로 인명사고가 발생해도 이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주를 징역형으로 형사처벌하는 법령도 있다. 교도소 담장을 걷는 직업은 정치인이 아니라 기업인이라고 해야 할 형편이다. ▷한국의 중소기업 오너들 가운데는 “나는 사업해서 돈은 좀 벌었지만 자식에게까지 사업하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공무원이 되거나 차라리 편안한 월급쟁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정부나 정치권이 기업인들을 잠재적인 범죄자 대하듯 하는 환경에서 기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의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와는 너무나도 상반된 모습이다.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 공급에 공공자가주택을 적용하겠다고 한다. 소유권을 기준으로 볼 때 공공(公共)과 자가(自家)는 서로 충돌되는 개념이다. ‘뜨거운 얼음’ ‘검은 백마’처럼 형용모순(Oxymoron)이다. Oxymoron은 oxy(예리한)와 moron(저능아)의 합성어로 똑똑한 바보라는 뜻이다. ▷공공자가주택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일단 알려진 것으로는 토지임대부 주택과 환매조건부 주택 두 가지다. 토지임대부는 ‘건물은 자기 소유, 토지는 국가 소유’로 장기 임대받는 방식이다. 환매조건부는 분양받은 사람이 주택을 매각할 때 공공기관에 미리 합의된 가격에 되파는 방식이다. 두 가지 방식의 핵심은 분양가가 낮고 장기 거주가 가능한 대신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은 국가가 가져간다는 것이다. 뜻대로만 된다면 정부로서는 집값 상승에 따른 소득불균형의 해소, 주거 안정, 세수 확보 등 3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셈이다. ▷실험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2007년 경기 군포에서 환매조건부 415채, 토지임대부 389채가 분양 공고됐지만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해 청약 미달로 끝났다. 또 2009년 서울 강남 서초 보금자리주택 중 일부가 토지임대부 형태로 분양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토지소유권이 없어 별 인기가 없었지만 30평형의 경우 분양가 2억 원보다 5배 이상 올라 주변 공공분양 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집을 사는 이유 중 하나가 자산 증식이고 많은 경우 노후 자금용이기도 하다. 집을 단지 거주의 수단으로만 여기라고 하는 것은 당위일지는 몰라도 현실적이지는 않다. ▷본격적인 공공자가주택은 사유재산권 보호를 체제의 근간으로 삼는 현행 헌법을 뒤집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변 후보자도 교수 시절 “사유재산권 보호에 기초해서는 전면 철거형 재개발사업을 막을 수가 없다”면서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의 모든 판례를 다 뒤집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90년대 정부가 토지공개념에 기초해 추진했던 주요 법안 3개 가운데 토지초과이득세, 택지소유상한제는 위헌 판정을 받았고 개발이익환수제만 살아남아 있는 상태다. ▷땅이나 집으로 번 돈은 불로소득이니 국가가 모두 가져간다는 생각은 그럴듯하다. 그렇다면 국고가 투입돼 개발되는 전철역이나 신공항 주변의 집값 땅값 상승분도 일반 세금이 아닌 특별이익으로 국가가 모조리 환수해 가야 옳다. 비현실적인 주장과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시장이 왜곡되고 원하던 것과는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것을 전임 장관 시절에 충분히 봤다. 공공자가주택이 똑똑한 바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올 4∼7월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작년에 비해 10%나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 밖 활동이 줄어든 때문이다. 이 밖에도 많은 진료과목에서 환자가 줄었는데 독감은 98%, 폐렴은 60%까지 감소했다. 반면 유독 크게 증가한 진료과목이 있는데 정신질환이다. 작년에 비해 7% 늘었다. 특히 19∼44세 젊은 여성의 우울증 환자는 21%나 늘었다. ‘코로나 블루’만 갖고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전월세와 무관하지 않은 ‘하우스 블루’ 현상이다. 수치를 직접 확인할 일이 있었다. 지난주 동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만났더니 자기 병원에도 작년보다 환자가 많이 늘었는데 상당수가 집값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호소한다고 했다. 그 의사는 “정부가 국민을 참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하면서 목동 살인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지난달 서울 목동 아파트에 전세를 살던 부부가 아파트 구매를 위한 자금 마련 방안을 두고 다투다가 남편이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본인도 투신해 사망한 사건이다. 가장 최근 통계인 한국감정원의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보더라도 전국 아파트의 매매, 전세, 월세가 모두 크게 올랐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넉 달이 지났는데 전셋값에 이어 월세까지 올랐다. 월세 상승률은 2015년 7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여기에 크게 오른 종부세 납부고지서가 발송됐다. 로또아파트 당첨자 일부를 빼고는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 등 거의 모든 국민의 주택 분노 게이지가 치솟는 중이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며칠 전 국회 해당 상임위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했다. 여당의 미래주거추진단장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도 좋다는 발언으로 국민의 염장을 질렀다.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기에 전문가들은 누누이 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 물량을 공급하지 않은 채 두더지 잡기 식 수요 억제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해왔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임대차법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니 참아 보라고 매번 말하기가 어려웠던지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24번째 부동산대책이 고작 호텔방을 개조해 공공임대주택으로 내놓겠다는 황당한 발상이다.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는 1969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주거에 따른 빈부격차를 해결한다면서 특이한 제도를 도입했다. 우선 모든 주택을 국유화했다. 그 다음에는 사람이 없는 집에 들어가 자기 집이라고 선포하면 들어가 거주할 수 있는 일종의 선착순 제도를 도입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실제로 행해졌던 제도다. 호텔방을 개조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전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책이나 황당하다는 차원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코로나19가 끝나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세입자들을 몰아내고 다시 호텔로 개조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호텔은 빵처럼 공급할 수 있다는 말인지 세계 11위 경제대국의 정부 대책치고는 가히 ‘아무 말 대잔치’ 수준이다. ‘아파트 빵’ 발언이나 호텔방 전세대책 같은 무리수가 나오는 것은 애당초 방향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바둑에서도 포석에 실패하고 실착이 반복돼 형세가 비관적일 때 꼼수나 무리수가 등장하는 법이다. 또 대개는 그로 인해 만회할 수 없는 수준으로 판을 더 크게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기존 착점의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틀거나 아니면 돌을 던지는 것이 매너이고 다음 판 승리를 위한 길이다. 전 국민을 우울증 환자로 만드는 지금의 주택정책도 마찬가지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