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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 직격타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비와 고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은 10%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2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총 28조3528억 원을 투자했다. 전년의 24조9292억 원 대비 13.7%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22년 8.2%에서 지난해 10.9%로 2.7%포인트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을 내며 15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서도 R&D 투자는 오히려 늘린 것이다. 지난해 시설 투자액도 53조1000억 원으로 전년도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부분 금액은 첨단공정 증설·전환과 인프라 투자 등에 들어갔다. 불황 지속에도 불구하고 네 자릿수 신규 고용도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 수는 12만4804명으로 전년(12만1404명) 대비 2.8% 늘었다.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공개채용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달 11일부터 올 상반기(1∼6월) 공채 전형을 시작했다. 한편 지난해 연간 12조 원대 영업손실을 낸 반도체(DS)부문에서 성과급이 대폭 축소된 여파로 직원 평균 급여는 1억2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연초에 지급되지만 회계상으로는 전년도에 반영된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들은 지난해 초를 비롯해 거의 매년 OPI로 최대치인 연봉의 50%를 받아 왔으나 올 초 OPI는 연봉의 0%로 책정됐다. 또 다른 성과급 제도인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기준 평균 월 기본급의 12.5%로 상반기(25%)의 절반으로 줄었다. 최대 연봉 수령자는 김기남 전 삼성전자 SAIT(옛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172억6000만 원(퇴직금 130억 원 포함)을 수령했다. 퇴직 임원을 제외하고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69억 원,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 61억9000만 원 등 순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3년 추가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서울상공회의소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서울상의 정기의원총회를 열고 제25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최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7년 2월까지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이달 21일 열리는 대한상의 임시의원총회에서 임기 3년의 제25대 대한상의 회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 대한상의 회장은 전국의 상의 회장 및 특별의원의 추천과 동의로 결정되며 관례적으로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을 겸해 오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다시 한번 서울상의 회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를 다잡고 서울상의를 잘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 3년간 새로운 접근법으로 많은 것을 시도했다”며 “앞으로의 3년간은 우리 경제, 사회가 마주한 난제를 푸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경제를 둘러싼 상황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완전히 새로운 챕터(chapter·장)로 접어든 것 같다”며 “세계 시장이 분절화되면서 국제 무역의 문법이 바뀌었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선점하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고 진단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과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신현우 한화 사장 등은 25대 부회장으로 재선출됐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잇따라 만나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에서 한국과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LG와 합작하는 확장현실(XR) 기기도 내년 상용화한다는 일정이 처음 공개됐다. 급변하는 AI 반도체와 XR 시장에서 플랫폼 파워를 가진 메타가 제조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낮 12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 도착해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와 조주완 LG전자 CEO(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 등과 비빔밥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조 사장은 이날 회동 직후 “그동안 협업해 온 MR 디바이스와 함께 메타의 초대형언어모델(LLM) ‘라마’를 어떻게 AI 디바이스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지 등 두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메타와 함께 개발 중인 XR 기기에 대해 조 사장은 “2025년은 돼야 할 것 같다”고 상용화 시점을 처음 공개했다. 조 사장은 회동에서 메타의 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 보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E사업본부 직속으로 XR사업담당을 신설하며 XR 신사업 추진에 본격 뛰어들었다. 향후 생성형 AI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조 사장은 “메타가 갖고 있는 언어모델을 전 세계 5억 대 이상의 LG전자 디바이스에 빠르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어떤 고객 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갈지 등 우리의 협력 범위는 굉장히 넓다”고 언급했다. 또 “(저커버그와) 그 전에 화상으로는 자주 만났지만 실제로 만난 건 처음”이라며 “앞으로 자주 만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오후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한 뒤 부인 프리실라 챈과 셋이서 만찬을 함께했다. 양측은 메타가 추진하고 있는 자체 AI 칩 개발을 비롯해 AI 시장에서의 협업 가능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타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AI 칩을 연내 데이터센터에 탑재할 계획이다. 메타는 지난해 5월 자체 설계한 1세대 AI 칩 2종을 공개하며 대만 TSMC 7나노 공정에 생산을 맡겼다고 밝혔다. 메타가 차세대 AI 칩 개발을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도 잠재적인 고객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저커버그 CEO 방한 전 양 사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방문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과의 회동 직전에는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사무실에서 국내 XR 및 AI 스타트업들도 만났다. 한국의 스타트업 대표 및 관계자 약 10명이 참석해 저커버그 CEO와 20분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저커버그 CEO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라마2’를 많이 쓰고 있는지 물었다. 통상 글로벌 빅테크의 거대언어모델이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민경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대표는 “저커버그 CEO가 XR과 AI 산업에 대해 상당히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게 느껴졌다”며 “AI와 XR이 서로 보조해주는 기술이고, 이들 기술이 합쳐지면 메타버스가 이뤄질 수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감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29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윤석열 대통령 예방 등의 일정을 추가로 소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저커버그 CEO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저커버그 CEO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의 투자 확대 의지를 밝히고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독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AI 관련 협력 논의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27일 밤 부인과 함께 전용기 편으로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했다. 티셔츠 위에 무스탕을 걸친 그는 공항에 모인 취재진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는 2박 3일간 한국에 머문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빨래만 넣으면 세탁기가 옷감에 따라 알아서 돌아가 주면 어떨까.’ 산업계의 인공지능(AI) 붐으로 가전 업계에도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똑똑한 가전’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제 효율성과 내구성을 넘어 AI를 기반으로 ‘알아서 해주는’ 가전 시장의 경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화제를 모았던 AI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24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빨래를 건조기로 따로 옮길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AI가 적용돼 전 과정을 돕는다. ‘AI 세제 자동투입’ 기능은 센서를 통해 세탁물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오염도는 얼마나 심한지를 AI가 판단해 정도에 맞게 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넣어준다. 건조 단계로 넘어가면 빨래가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말랐는지 파악하고, 건조가 끝나면 문도 저절로 열린다. ‘AI 절약 모드’가 전력 사용량을 기존 대비 줄여주는 건 물론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는 판매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다. ‘AI 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LG전자가 내놓은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도 자체 개발한 ‘AI DD 모터’를 적용해 의류 재질에 따라 초기 세탁통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6가지 모션 중 최적의 모션으로 빨래를 해 옷감 손상을 최소화한다. 이뿐만 아니라 그날의 날씨까지 파악해 비 오는 날에는 강력한 탈수로 미세 수분까지 없애주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알아서 헹굼코스를 추가해 주기도 한다. 이번 세탁건조기에 적용된 AI 기술은 2022년 가전업계 최초로 글로벌 안전과학기업 UL로부터 ‘딥러닝 인공지능 검증’을 획득했다고 LG전자는 밝혔다. 청소기도 더욱 똑똑해졌다. 삼성전자의 2024년형 스틱청소기인 ‘비스포크 제트 AI’는 바닥 재질 등 다양한 청소 환경을 알아서 인식, 구별해 최적의 청소 모드로 설정해 주는 AI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번에 도입된 ‘AI 모드 2.0’은 △마루, 카펫, 매트 등 바닥 종류 △청소 중 브러시가 들린 상황 △마루 구석을 청소하는 경우 등을 인식해 자동으로 흡입력을 조절해 준다. 예를 들어 벽 모서리 쪽으로 브러시를 밀착하면 자동으로 흡입력을 세게 바꿔 주는 식이다. 강력 모드를 내내 유지하는 것보다 배터리 사용량을 최대 25% 절감할 수 있다. LG전자의 2024년형 ‘휘센 타워 에어컨’에는 ‘AI 스마트 기능’이 추가됐다. 최고급 라인업인 9시리즈 제품은 레이더 센서가 적용돼 에어컨이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최적의 냉방을 제공한다. 7시리즈 제품에서는 ‘LG 씽큐’ 애플리케이션으로 에어컨과 이용자 위치를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울 때는 사람이 있는 쪽으로 강력한 바람을 내보내는 ‘쾌속 냉방’이 실행되며, 온도가 낮아지면 사람에게 직접 닿지 않는 ‘쾌적 냉방’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더운 여름철에도 에어컨으로 실내 온도가 낮아진 뒤에는 사람들이 몸에 직접 닿는 차가운 바람을 불편해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애경케미칼은 전사적으로 ‘연구개발(R&D) 3E 전략’을 앞세워 위기 상황을 돌파하고 경제적 성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R&D 3E 전략은 △연구 수립 △개발 확장 △인프라 강화를 의미한다. 애경케미칼은 우선 ‘연구 수립’ 전략에 맞춰 R&D의 기본기를 강화하고 고도화의 기반을 다지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신규 사업군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군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개발 확장’의 실행을 위해서는 바이오 유래 소재, 리사이클 소재 등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고기능성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인프라 강화’ 방향성하에 산학연 협력을 통해 메가 트렌드에 부합하는 연구개발 분야와 아이템을 발굴하고 선도 연구 문화와 환경 도입, 전문 분석 센터 구축, 최신 실험 장비 확보, 스마트 R&D 추진 등 전략도 체계적으로 실천 중이다. 이와 더불어 저탄소 산업 구조로 바꿔나가기 위한 신기술과 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식물성 오일을 사용한 친환경 비료 코팅용 수지 개발에 성공해 안정성과 환경친화성을 강화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자원 선순환형 친환경 가소제(NEO-T+)를 개발해 양산 중이다. 친환경 가소제는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생수병과 같이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해 생산한 제품이다. 2022년 7월에는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인 ‘ISCC 플러스’를 획득하기도 했다. ISCC 플러스는 유럽연합(EU)의 친환경 국제 공인 인증제도로 원료부터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자원 선순환에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제도다. 또한 바닥재 전문 기업 녹수에 친환경 가소제를 공급하고 철근 대체제 제조업체인 KCMT와 함께 친환경 건축자재 ‘GFRP Rebar’의 글로벌 표준 규격 구축 마련에도 참여 중이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R&D 3E 전략과 친환경 전환 노력을 통해 사업 경쟁력 및 성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수행하는 속도를 높이며 미래를 대비한 사업 체계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S그룹은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스마트 에너지 기술 등을 접목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올 초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 현장을 찾아 함께 참관한 임직원들에게 “우리 LS는 어떠한 미래가 오더라도 AI, 소프트웨어(SW) 등 다양한 협업과 기술 혁신으로 짧게는 10년, 그 이후의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사업 체계를 갖추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LS그룹의 각 계열사들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며 겪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와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가고 있다. LS전선은 2024년부터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디지털 경쟁력 기반 구축의 원년으로 우선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에 제조운영관리(MOM) 시스템을 도입했다. MOM은 원료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모든 공정 데이터를 디지털로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프로젝트 관리 △공정 현황 파악 △생산 오더 생성 △실시간 작업 프로세스 점검 △원부자재 품질 이력 확인 △재고 이동·실사 등을 수행한다. LS일렉트릭은 IoT와 스마트팩토리, 빅데이터 등 관련 역량을 보유한 IT 전문 기업인 LS ITC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를 통해 LS일렉트릭의 전력·자동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디지털 제품 및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또 청주 1사업장 G동에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라인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LS MnM은 온산제련소의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인 ‘ODS’를 2017년부터 추진 중이다. ODS는 단일 공장 기준 생산능력 세계 2위인 온산제련소의 모든 생산 과정을 통신으로 연결하고 공정을 자동화해 생산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고도화하는 디지털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ODS는 올해 말 완료를 앞두고 있으며 LS MnM은 물론 LS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LS엠트론은 국내 최초로 상용화된 자율작업 트랙터 ‘LS스마트렉’과 원격관리 서비스 ‘아이트랙터’를 출시해 대한민국 농업 첨단화를 이끌고 있다. LS스마트렉은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 트랙터가 스스로 농경지에서 작업하는 첨단 트랙터로 운전이 미숙한 초보 농민도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경작 시간 단축 및 수확량 확대 효과가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안정적일 때 ‘서든 데스(돌연사)’를 할 수 있다며 그룹의 긴장감을 강조해 왔다. 동시에 위기 시 과감한 도전을 통해 그룹 전체가 역동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해 왔다. 이에 SK는 반도체·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디지털 등 4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쉼 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은 2012년 2월 하이닉스를 인수한 이래 △M12∼M16 공장 증설(2012∼2021년) △키옥시아 지분 투자(2017년, 4조 원) △인텔 낸드메모리사업부 인수(2020년, 10조3000억 원) △OCI머티리얼즈 인수(2015년) △LG실트론 인수(2017년) 등을 통해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이루며 글로벌 선도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수년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인기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면서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이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월 개발에 성공한 ‘HBM3E’는 현존 최고 사양인 4세대 제품(HBM3)에 이은 5세대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세계 최초로 HBM3를 개발해 2022년 양산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 SK머티리얼즈, SKC도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 그린에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유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 1·2공장 준공에 이어 2022년 7월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공식 출범해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3개 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 헝가리 코마롬시 1·2공장, 헝가리 이반차시 3공장, 중국 창저우·후이저우·옌청 공장을 포함해 2022년 말 연간 88기가와트시(GWh) 생산 능력을 갖췄다. 2030년까지 70킬로와트시(㎾h)급 승용차 7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500GWh 규모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배터리 분리막 사업을 영위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 증평, 중국, 폴란드에 연산 총 약 15억3000만 ㎡ 규모의 분리막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다. 폴란드 4공장이 2024년 완공 예정으로 4공장까지 가동을 시작하면 폴란드에서만 유럽 최대 규모인 전기차 약 205만 대 분량 분리막을 생산하게 된다. SKC는 2020년 SK넥실리스를 인수한 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정읍 5, 6공장을 잇달아 증설하며 연산 5만2000t의 동박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최첨단 시설과 기술을 확보한 신규 정읍 공장에서 생산된 고품질 동박은 글로벌 톱 배터리 기업에 공급돼 ‘글로벌 동박 1위 회사’ 입지를 공고히 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글로벌 메모리 시장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메모리인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떠오르는 HBM 시장에서 점유율이 4∼6%에 불과하던 마이크론이 시장을 사실상 양분해 오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가장 먼저 양산을 발표한 것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이 양산 계획을 밝힌 8단 HBM3E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12단 HBM3E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8단 최초 양산” vs “12단 최초 개발”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5세대 HBM 제품인 8단 HBM3E의 양산에 돌입했으며, 2분기(4∼6월) 시장에 출시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마이크론은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최초 양산 소식을 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정면 겨냥했다. 마이크론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최대 30% 적은 전력을 소비한다”며 “이 이정표를 통해 마이크론은 업계 선두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HBM은 기존의 D램을 여러 개 쌓아 데이터 저장 용량과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고효율 메모리 반도체다. 일반 D램보다 3∼5배가량 비싸다. AI 시대를 맞아 저장·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HBM은 엔비디아나 AMD의 AI 반도체 구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됐다.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2022년 11억 달러에서 2027년 51억77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점유율이 미미하던 마이크론이 현재 시장의 주류인 4세대 HBM(HBM3)을 아예 건너뛰고 5세대로 직행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반기(1∼6월) 중 8단 HBM3E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전일 대비 4.02% 상승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양산 규모와 수율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전자는 27일 최초로 8단보다 4개 층을 더 쌓아올려 처리 속도와 용량을 끌어올린 12단 HBM3E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2단 제품은 초당 최대 1280GB(기가바이트)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를 제공한다. 현재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도 12단 HBM3E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3월 중 개발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7∼12월) 12단 제품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자체 개발한 적층 기술을 통해 하반기 12단 HBM3E 시장의 정면승부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우선주의 업고 추격하는 美 기업들 최근 급성장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자국우선주의 정책과 빅테크 등 거대 고객사를 등에 업은 미국 기업들이 거세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들이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지는 미 반도체 업체들의 고객사를 자처하고 나서며 판로를 마련해주는 상황이다. 마이크론의 HBM3E 고객은 엔비디아다. 현재 ‘챗GPT’에 탑재되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는 SK하이닉스의 4세대 HBM(HBM3)이 주로 쓰인다. 이 시장을 추후 마이크론이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에 27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4.94%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텔의 칩을 사주기로 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3위 인텔은 21일(현지 시간) 연내 1.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 양산에 들어가며, 해당 칩을 MS에 납품한다고 밝혔다. 2025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TSMC보다 앞선 로드맵이다. 인텔의 해당 발표 자리에는 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참석해 파트너십을 과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 개화를 앞두고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기존 판도를 바꾸려는 움직임도 거세다. 이를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주도하면서 다시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을 가져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요리사 복장을 한 로봇(사진)이 관람객 앞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물에 담가 수세미로 씻은 뒤 꺼내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 로봇 뒤 부엌에 있는 영하 20도의 냉동고와 영상 60도의 온장고 안에서는 패널을 접었다 폈다 하는 극한 온도 폴딩 테스트가 진행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6∼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 참가해 이색적인 폴더블 패널 전시를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7인치대 폴더블 패널로는 최초로 미국 국방부의 군사 표준 테스트를 통과해 이른바 ‘밀리터리 스펙’을 획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전시 주제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바이브(Vibes)’다. 이번 폴더블 패널 내구성 전시에 쓰인 로봇은 실제 삼성디스플레이의 베트남 생산라인에 투입됐던 검사용 로봇이다. 지름 기준 9.4형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로 각종 표정을 지을 수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이달 말 10년여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 기간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만날 가능성도 높다. 저커버그가 빅테크 기업의 화두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수급과 관련해 삼성전자와의 협업 모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를 만나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메타 측에서 공식적으로 윤 대통령 접견을 요청해 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접견 시 논의할 어젠다는 이제 협의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번 방한에서 이 회장을 만나 AI 반도체와 확장현실(XR) 등 미래 사업 협력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필요한 AI 칩 공급 부족으로 빅테크들의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지난달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반도체 기업 ‘투톱’을 잇달아 만난 바 있다. 다만 저커버그는 이번 방한에서 최 회장과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6일(현지 시간)부터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개막에 맞춰 출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메타는 AI 경쟁 한가운데 있는 글로벌 주요 빅테크 중 하나다. 앞서 저커버그는 인간 지능에 가깝거나 이를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올해 안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60만 개에 상응하는 인프라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AI 칩 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메타는 자체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하버드대 동문이기도 한 저커버그와 이 회장은 오랜 기간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저커버그는 2013년 6월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을 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이후 이 회장과 회동했고, 2014년 10월에도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아 이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2015년 여름, 2016년 설 연휴 미국 출장길에 저커버그를 만나 가상현실(VR)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2016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에서는 저커버그가 직접 무대에 올라 “지난해 여름 제이 리(Jay Lee·이 회장의 영어 이름)와 산책하며 어떻게 하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VR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사진)이 “갤럭시 AI는 이제 시작”이라며 삼성전자의 자체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기능은 손가락으로 이미지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이를 인식해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 기능이라고 밝혔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노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뉴스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되고 고도화되면서 더욱 새롭고 혁신적인 기능들로 지속 소개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다양한 제품군과 서비스 영역에 갤럭시 AI를 적용하고 최적화해 보다 강력한 모바일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 이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갤럭시 AI 기능들도 소개했다. 서클 투 서치와 실시간 통역, 메시지 번역과 톤 변경 등을 제공하는 채팅 어시스트, 사진 보정 기능인 포토 어시스트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갤럭시S24 개발 과정에서의 소회도 밝혔다. 노 사장은 “지난 수십년간 삼성에서 놀라운 기술 혁신과 아이디어를 수없이 지켜보았고, 이를 적용한 제품들을 개발해 왔으나 AI 기술만큼 세기적 판도 변화를 이끌 혁신은 없었다”며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를 통해 이런 변화의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영광이었다”고 전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은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잇달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세탁기 따로, 건조기 따로였던 기존 제품군과 달리 빨래를 옮길 필요 없이 한 대로 세탁과 건조가 가능해 혁신성을 주목받고 있다. 삼성닷컴은 19일부터 22일까지 자사 일체형 세탁건조기 신제품인 ‘비스포크 AI 콤보’의 사전 구매 알림 신청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이르면 이달 말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뒤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앞서 삼성전자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처음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수직으로 쌓은 기존의 세탁건조기와 비교해 공간 활용도가 40% 이상 높아졌다.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 재질, 오염도에 따라 맞춤 세탁·건조하는 ‘AI 맞춤’ 코스도 탑재됐다. 특히 기존 ‘비스포크 AI 건조기’의 디지털 인버터 히트펌프가 탑재돼 단독 건조기 수준의 건조 성능을 갖췄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디지털 인버터 히트펌프는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해 건조하는 방식이다. 드럼 내부 최고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아 옷감 손상이 적고 히터를 이용하는 콘덴싱 건조기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다. LG전자도 다음 달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프리미엄 버전인 ‘LG 시그니처’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3’에서 처음 선보인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대용량 드럼 세탁기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를 융합한 제품이다. 세탁과 건조 용량은 각각 25kg, 13kg이다. 시그니처 모델에 이어 국내 소비자와 환경에 최적화된 일반형 모델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등기이사 복귀가 또다시 미뤄졌다. 이에 대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 회장의 조속한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20일 삼성전자는 다음 달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3기 첫 정기회의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경영적인 판단의 문제이고 주주나 회사 관계자, 이해 관계자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준감위로서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책임 경영을 좀 더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에서는 검찰의 항소로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단기간 내에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어려운 사건을 장시간에 걸쳐 심리해 주시고 판결해 주신 재판부의 판결에 감사와 존중을 표한다”며 “법관의 판결에 승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것이 수십 년에 걸친 제 법조인으로서의 경험과 판단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신임 사외이사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로봇 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 인공지능(AI)응용학과 교수를 선임하는 건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금융정책과장, 국제금융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기재부 1차관을 거쳐 2013년 금융위원장에 임명됐다. 조 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석·박사를 거쳐 1996년부터 한성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기계소재전문위 위원,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등기이사 복귀가 또다시 미뤄졌다. 이에 대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 회장의 조속한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20일 삼성전자는 다음 달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3기 첫 정기회의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경영적인 판단의 문제이고 주주나 회사 관계자, 이해 관계자 여러분들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준감위로서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라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책임 경영을 좀 더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에서는 검찰의 항소로 사법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단기간 내에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1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어려운 사건을 장시간에 걸쳐 심리해 주시고 판결해 주신 재판부의 판결에 감사와 존중을 표한다”며 “법관의 판결에 승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것이 수십 년에 걸친 제 법조인으로서의 경험과 판단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언급했다.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신임 사외이사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로봇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 인공지능(AI)응용학과 교수를 선임하는 건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금융정책과장, 국제금융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2013년 금융위원장에 임명됐다. 조 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석·박사를 거쳐 1996년부터 한성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기계소재전문위 위원,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그룹의 4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통합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이 19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삼성 초기업 노조는 이날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출범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4개 노조가 참여한다. 최근 출범한 삼성전기 존중노조는 아직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았으나 규약 변경을 마치고 5월경 합류할 예정이다. 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그동안 그룹 또는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라는 이름으로 각 계열사의 업황, 인력 구조, 사업 이익과는 별개로 획일적으로 통제받는 지금의 불합리한 노사관계에서 탈피하고자 한다”며 “개별 계열사 노사관계의 자주성을 확립하고 동등한 관계하의 유연한 노사 교섭을 통해 각 사의 실정에 맞는 임금, 복지, 근로조건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현재 다수의 삼성 계열사들은 2024년도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설립된 초기업 노조 중 회사를 상대로 공식 교섭권이 있는 노조는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2곳뿐이다. 삼성전자는 대표 교섭노조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므로 초기업 노조 중 DX노조는 현재 교섭권이 없는 상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패널이 극한의 온도 변화와 충격 등 가혹한 조건을 이기고 미국 국방부 내구성 표준 테스트를 통과해 이른바 ‘밀리터리 스펙’을 획득했다. 폴더블 패널로 미국 밀리터리 스펙을 획득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7인치대 폴더블 패널이 미국 국방부가 인정하는 군사 표준규격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패널은 영하 10도 환경에서 물을 분사해 패널 외부에 6㎜ 두께의 얼음이 언 상태에서 4시간이 지난 뒤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또 영하 32도와 영상 63도의 환경을 연이어 2시간씩 견뎌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1.22m 높이에서 떨어지는 방향을 각기 다르게 설정해 26번의 낙하 실험을 거쳤다. 중력의 최대 10.5배가 가해지는 속도로 제품을 회전시키는 과격한 외부 활동 시에도 제품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3조 원대 규모의 보조금을 미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삼성전자나 TSMC에 앞서 자국 기업에 먼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인텔에 지원을 고려 중인 금액은 100억 달러(약 13조3550억 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법은 한국 대만 중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끌기 위해 미 현지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390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750억 달러 상당의 대출 지원을 골자로 한다. 인텔에 보도된 대로 지급된다면 2022년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보조금이 된다. 앞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달 5일 로이터통신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보조금 규모 등을 놓고 협상 중이라며 “향후 6∼8주 안에 몇 가지 발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미 정부에 보조금 신청을 마쳤다. 이후 기업 실사를 거쳐 현재까지 보조금의 규모, 지급 시점 등을 두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기존 반도체법 기조 대신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 집중으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 TSMC를 겨냥해서도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현재 90%에 이르는 생산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사진)이 17일 첫 글로벌전략위원회 토요 정례회의를 개최했다. 최 의장이 24년 만에 주요 사장단이 참석하는 오전 7시경 토요일 회의를 부활시키면서 ‘고강도 쇄신’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최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장들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글로벌전략위는 수펙스 산하 총 7개 위원회 중에서도 그룹 차원의 경영 전략을 공유하고 계열사 고삐를 죄는 핵심 협의체다. 이날 서울 모처에서 열린 회의에는 최 의장을 비롯해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정재헌 수펙스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 등 위원들과 회의 지원을 맡은 부사장급 임원들이 참석했다. 회의는 7시가 넘어 시작됐지만 최 의장을 제외한 위원들은 오전 6시 반 전후로 먼저 도착해 보고 회의 내용을 점검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리 정해진 어젠다 없이 각 계열사의 현안 및 전략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가 주요 경영진들이 모이는 정례회의를 토요일에 연 것은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SK 관계자는 “사내 분위기가 너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부 조직 슬림화와 더불어 경각심을 갖자는 차원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최 의장은 부임 직후 직접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수펙스 임직원들에게 취임 구상을 밝히고, 오전 6시 출근을 고수하는 등 쇄신의 자세를 앞장서 보여주고 있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경영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갖추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의 자세를 주문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3조 원대 규모의 보조금을 미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삼성전자나 TSMC에 앞서 자국 기업에 먼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인텔에 지원을 고려 중인 금액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 3550억 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법은 한국 대만 중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끌기 위해 미 현지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390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750억 달러 상당의 대출 지원을 골자로 한다. 인텔에 보도된 대로 지급된다면 2022년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보조금이 된다. 앞서 지나 러몬도 장관은 이달 5일 로이터통신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보조금 규모 등을 놓고 협상 중이라며 “향후 6~8주 안에 몇가지 발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미 정부에 보조금 신청을 마쳤다. 이후 기업 실사를 거쳐 현재까지 보조금의 규모, 지급 시점 등을 두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기존 반도체법 기조 대신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 집중으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 TSMC를 겨냥해서도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현재 90%에 이르는 생산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국내 한 배터리업체는 신규 폼팩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폼팩터는 각형, 원통형 등 배터리 모듈의 최종 형태를 말한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진이 참고한 건 결국 유튜브였다. 해당 회사 연구원은 “폼팩터 개발 초기엔 미국의 배터리 관련 학과 연구실에서 올린 개발 과정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하기도 했다”며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해외가 선도하던 산업과 달리 배터리 분야는 벤치마킹할 선행 기술조차 없는데 전공 인력도 손에 꼽는 수준이라 막막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K배터리’가 인재난에 시름하고 있다. 반면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쏟아내고 있다. 14일 정부 기관이 지난해 말 실시한 첫 ‘국내 배터리업계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배터리 3사와 소재 업체 등 전체 업계에서 R&D의 핵심 축인 석박사 인력은 약 9400명이었다. R&D 수요에 비해 700여 명이 부족했다. 반면 2022년 말 중국 배터리업체 7곳의 석박사 R&D 인력은 1만52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 내 1위 CATL의 보유 인력은 3100명, 2위 BYD는 8400명에 이른다. K배터리 3사가 회사별로 600∼2300명가량을 보유한 것과 대비된다.中, 배터리 인재에 주택자금-생활비 지원… 韓, 맞춤형 지원 없어 [인재난에 빠진 K배터리]〈상〉 韓기업 석박사 연구인력 태부족中 “석박사 20% 유지” R&D 인해전술… 점유율 턱밑 추격-기술 격차도 위협美-EU, 억대 연봉-영주권 제공 유혹… “韓 초임 6000만원, 인력유출 못 막아” 최근 중국의 대형 부동산업체 헝다그룹이 청산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한 배터리 기업 인사팀 담당자는 한국인 수소문 작전에 나섰다. 헝다 내 전기차 회사인 헝다자동차에 근무하는 국내 석박사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한 자릿수의 인재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해당 인사팀 관계자는 “배터리 3사 연구개발(R&D) 석박사 인력은 매년 채용 미달”이라며 “개발 프로젝트는 산더미고 항상 손이 달리는데, 매년 한 줌씩 졸업하는 석박사 인력을 두고 배터리뿐 아니라 완성차와 소재 업체까지 다 같이 경쟁하다 보니 항상 인재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 선행 기술을 일부 전수받아 시작했던 반도체와 달리 배터리는 태동기부터 한국 업체들이 기술을 스스로 개발해 개척한 분야다. 이 때문에 당장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더라도 미래 기술을 확보할 R&D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샌드위치에 끼인 상황이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앞세운 중국의 인해전술에 밀려 기술 격차가 따라잡힐 위기에 봉착했다. 그나마 있는 인력들은 높은 연봉을 앞세운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에 뺏기는 처지다.● 정부가 주택자금에 생활비 주는 中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국과 경쟁하는 중국은 ‘R&D 인해전술’을 위해 중앙 및 지방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중앙정부는 ‘국가 신에너지 정책’에 따라 배터리를 비롯한 주요 신에너지 산업군의 석박사 인재 비율을 모두 2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방정부는 이 기조에 따라 주택자금, 생활비 등을 지급하며 인재를 집중 관리한다.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이 밀집한 옌청(盐城) 지역에선 ‘황해명주 인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지방정부가 학사·석사·박사·졸업 후 전문 인력 등 인재 등급에 따라 △주택구입자금 최대 40만 위안(약 7400만 원) △생활비 최대 3000위안 △월세 최대 1500위안을 현금으로 보조하는 것이다. 다른 배터리 핵심기지인 창저우(常州)에서도 지방정부가 ‘용성 영재 프로젝트’라는 제도로 기업이 고급 인재를 영입할 경우 최대 수십억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반면 한국 정부의 국내 배터리 R&D 인력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사실상 전무하다. 지난달 초 정부가 배터리 특성화 대학원 3곳을 지정해 대학당 30억 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개별 인재에 대한 유인책으로는 미약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나마 기업들이 장학생 제도, 계약학과 프로그램을 통해 등록금 및 생활비 지원, 입사 보장 등을 제공하지만 이조차 대학당 석박사를 연간 10∼15명 배출하는 수준에 그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연구실에 있는 후배들은 열악한 국내 처우를 고민하다 결국 해외 연구실로 떠난다”며 “정부가 나서서 중장기 양성 계획을 세우고 이들이 국내에 체류할 유인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주권에 높은 연봉 앞세운 美·유럽연합(EU)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에서 잇달아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석박사 R&D 인력들을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행사마다 많게는 100여 명의 현지 한국 인재들을 초청해 취업 인센티브 등을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연구소로 들어오겠다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한 회사 인사팀 관계자는 “미국에서 김 서방 찾듯이 한국에서 석박사를 하다 나가신 분들을 일일이 연락해 모아봤지만 이미 대부분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에 취업해 있었다”며 “국내 기업이 이들의 인건비 수준을 맞춰 주기엔 한계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EU의 완성차 업체들은 영주권에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인재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박사 기준 테슬라 연구직 초임이 연봉 3억∼4억 원가량인 데 반해 국내 기업 연구직 초임은 6000만∼7000만 원에 그친다. 가뜩이나 부족한 석박사 졸업생들의 ‘누수’를 막기 어려운 것이다. 국내 인재 유출이 확대되고 중국의 인해전술 정책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CATL과 BYD가 국내 업계를 바싹 추격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비(非)중국 시장에서 1위 LG에너지솔루션(27.8%)과 2위 CATL(27.5%)의 점유율 격차는 0.3%포인트로 좁혀졌다. 2022년 7.1%포인트에서 대폭 줄었다. 6위인 BYD(2.1%)는 아직 존재감은 작지만 사용량 기준 전년 대비 성장률이 395%에 달했다. 반면 K배터리 3사의 통합 점유율은 48.6%로 절반 아래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고효율, 전고체 등 선행기술 개발을 통해 한국이 미래 배터리 중심 국가로 도약해야 하는 골든타임에서 인재 확보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철완 교수는 “인재 유출 상황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가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사관학교’로 전락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종합적인 R&D 인력 양성 맞춤형 패키지를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