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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팔당호에서 흙이나 곰팡이 냄새가 나는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환경청은 수돗물을 끓여 마실 것을 권고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팔당호에서 맛·냄새물질(2-MIB)의 농도가 ‘먹는 물 수질 감시기준’인 L당 0.02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2-MIB는 독성이 없어 마셔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 하지만 수돗물에 섞여 들어가면 흙이나 곰팡이 냄새가 나 불쾌감을 준다. 이 물질은 주로 퇴적물이나 녹조류 등이 대량 증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강 본류의 정수장 38곳 가운데 기준을 초과한 2-MIB가 검출된 곳은 총 16개소다. 이들 정수장은 일반정수처리시설을 갖춰 2-MIB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 16개소를 통해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은 인천과 경기 수원 성남 부천 안산 안양 광명 시흥 광주 용인 하남 등으로 해당 지역 인구는 698만2000여 명에 이른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해당 정수장에 분말활성탄을 추가로 투입해 정수 능력을 높이고, 한강 상류 오염원에 대한 특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2-MIB는 열을 가하면 쉽게 날아가기 때문에 수돗물을 3분 이상 끓여 마시길 권장한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지난주 첫눈을 동반한 추위가 지나자 이제는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올겨울에도 추위와 미세먼지가 번갈아 오는 ‘삼한사미(三寒四微·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가 짙은 현상)’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3.6도로 전날보다 4도가량 오르며 포근했다. 하지만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m³당 4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나쁨’ 수준이었다. 경기와 충북 일부 지역은 오후 한때 각각 132μg과 177μg까지 치솟아 ‘매우 나쁨’ 기준(75μg 초과)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22, 23일에는 일평균 m³당 10μg 안팎으로 ‘좋음’ 수준이었다. 그런데 25일부터 기온이 오르자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짙어졌다. 27일은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영상 9도로 평년보다 3∼6도가량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초미세먼지 역시 강원 영동과 전남 경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이 ‘나쁨’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겨울철마다 온도가 떨어지면 대기 상태가 좋아졌다가 날이 풀리면 미세먼지가 짙어지면서 ‘삼한사온(三寒四溫)’ 대신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실제 지난겨울(2017년 12월∼2018년 2월) 동안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 이상인 날의 일평균 기온은 영상 1.3도였다. 반면 ‘보통’과 ‘좋음’ 수준인 날은 각각 영하 3.5도, 영하 6.9도로 추웠다. 한겨울인 1월만 따져보면 초미세먼지 농도와 기온의 상관계수는 0.75였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기온이 오르면 초미세먼지 농도도 짙어진다는 의미다. ‘삼한사온’이나 ‘삼한사미’는 모두 대륙 고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시베리아 지역의 대륙 고기압 세력이 강해지면서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때 차갑고 강한 북서풍이 불면서 기온이 낮아지는데 이런 대륙 고기압의 세력 확장과 쇠퇴가 3, 4일 간격으로 반복된다. 김용범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사무관은 “대륙 고기압 영향을 받을 때에는 강한 바람에 국내 미세먼지가 국외로 밀려 나가지만 세력이 약해지면 대기가 정체되고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면서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된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초겨울 추위가 시작된다. 추운 날씨에 일교차가 크고 독감도 유행하고 있어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차가운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 1도, 인천 2도 등 전국이 영하 6도∼영상 9도로 11월 들어 가장 추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 양주시의 아침 기온이 영하 6도, 강원 철원군은 영하 4도까지 내려가는 등 경기·영서 일부 지역은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겠다. 낮 기온은 서울 12도, 대구 15도로 전날보다 1∼2도 낮겠으나 바람의 영향으로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겠다. 18일에도 수도권의 아침 최저기온이 0도 안팎으로 떨어져 초겨울 날씨가 이어진다. 기상청은 “당분간 대륙 고기압의 영향 아래 놓이는 만큼 다음 주까지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서울 아침 1도 ‘초겨울 추위’ 독감주의보… 작년보다 2주 빨라 다만 미세먼지 농도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중국발 스모그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이 ‘나쁨’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반도에 추위를 몰고 온 북서풍이 미세먼지를 계속 남쪽으로 밀어내 17, 18일에는 전국이 ‘보통’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독감(인플루엔자) 발생 환자가 크게 늘어 16일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유행주의보는 지난해보다 2주가량 빠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독감이 유행하고 있더라도 감염 예방을 위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료로 독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유아·어린이(생후 6개월∼12세)와 만 65세 이상 노인의 접종률은 13일 현재 각각 66.9%, 82.7%다. 무료 접종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임신부나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부모들은 예방 접종을 하는 게 좋다. 갑작스럽게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서 기침이나 목에 통증이 느껴지면 독감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만약 독감에 걸렸다면 전염을 막기 위해 △증상 발생일로부터 5일 △해열제 없이 체온 회복 후 48시간 등을 충족할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게 좋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중국을 덮쳤던 최악의 스모그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16일 전국 곳곳에서 미세먼지 ‘나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말부터는 기온이 점차 떨어져 본격적인 초겨울에 접어들겠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을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곳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 수준이 될 것이라고 15일 예보했다. 초미세먼지가 ‘보통’ 이상인 지역은 부산 전남 울산 경남(이상 보통) 제주(좋음) 등 5곳이다. 미세먼지가 다시 심해지는 것은 미세먼지와 안개가 뒤섞인 중국발 스모그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13일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25개 도시에 ‘심각한 공기오염’을 뜻하는 황색경보를 발령하는 등 14일까지 극심한 스모그에 시달렸다. 이 스모그가 우리나라로 흘러오고, 대기 정체로 축적된 국내 발생 미세먼지와 합치면서 농도가 크게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중국발 스모그는 중국 북동쪽으로 향했지만 15일부터 중국 내륙에 자리 잡은 대륙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바람이 북서풍으로 바뀌었다. 이 바람을 타고 미세먼지가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로 밀려오는 것이다. 다만 북서풍이 한반도 상공의 미세먼지를 남쪽으로 밀어내는 덕분에 17일에는 경남을 제외한 전국이 ‘보통’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가운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16일 오후부터 기온이 점차 떨어져 주말에는 초겨울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전날보다 5도 낮은 11도로 예상된다. 17일에는 과천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청와대는 노후 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뿐 아니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고루 활용한 다층적인 체계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연계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대안 중의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후 소득 보장 구조는 외형상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밑바탕(1층)에 두고, 퇴직연금(2층), 개인연금(3층)이 쌓이는 3층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 연금별로 연계나 통합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아직까지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168조4000억 원에 달하지만 평균 수익률은 1.88%에 불과하다. 수급 자격이 주어진 뒤 실제 연금 방식으로 보험금을 수령하는 비율이 2%에 그쳐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나머지 98%는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찾아간다. 대부분 자영업 등 제2의 인생을 준비하다 돈을 날려 노후 보장에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김연명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교수 시절인 9월 말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퇴직연금 일부를 국민연금으로 가져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근로자가 매월 소득의 8.3%씩 부담하는 퇴직연금 기여분의 일부를 떼어 국민연금에 추가로 넣자는 주장이다. 이 경우 근로자는 해당 금액을 퇴직연금으로 굴릴 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당장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더 걷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보험료 수입이 늘어나니 국민연금 자체의 소득대체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 방안은 실제 국내에서도 도입된 적이 있다. 국민연금 출범 초기인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총 6%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근로자 2% △사용자 2% △퇴직금 전환금 2%로 구성됐다. 당시 보험료 인상에 따른 근로자와 사용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사가 마련해야 할 퇴직금 준비금을 보험료로 전환한 퇴직금 전환금을 납부하도록 한 것이다. 이후 1999년 4월 퇴직금 전환금을 없애고 △사용자 4.5% △근로자 4.5% 등 총 9%로 보험료 체계가 개편됐고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이 26.9%에 불과하고, 전체 근로자의 가입률 역시 절반에 못 미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추가되는 재원이 국민연금 가입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윗돌 빼 아랫돌 괴기’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있다. 한 전문가는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퇴직연금의 본래 취지에 적합하지만 자칫 보험료 부담을 국민에게만 떠넘긴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여기 사는 오리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한반도를 지키는 파수꾼입니다.” 지난달 23일 경기 김포시 하성면의 한강 하구 철책선 인근.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오리들이 머무르는 약 48m²의 철골 구조물로 들어갔다. 사람을 피해 도망가다 붙잡히는 오리들은 “꽥꽥”거리며 울었다. 한 마리씩 차례대로 부리와 항문에서 시료를 확보하는 작업이 30분가량 이어졌다. 이날 작업에 참여한 한 연구관은 “매주 한 번 이상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다”고 말했다. 철골 구조물은 환경부 산하의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설치한 ‘야생조류 AI 조기감시망’ 시설이다. 몽골이나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철새들로부터 AI가 유입되는지 감시한다. 김포 하성면은 쇠기러기나 재두루미 등 겨울철새가 한반도로 넘어올 때 가장 먼저 쉬어가는 곳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내에서는 처음 이곳에 AI 조기감시망이 설치됐다. 감시망 안에는 집오리 9마리, 청둥오리 3마리, 거위 3마리 등 총 15마리가 살고 있다. 감시망은 물웅덩이 안에 설치돼 있는데 주변에 볍씨 등 먹이를 놓아두면 이곳을 지나는 철새들이 먹이를 먹으러 모여든다. 이때 감시망 오리들과 철새들이 직간접으로 접촉하게 된다. 만약 철새들이 AI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면 감시망 오리에게 전파된다. 오리에서 채취한 시료는 환경과학원 실험실로 옮겨져 닭의 종란(씨알)에 주입된다. 이 종란은 5일 동안 부화기 안에서 배양되는데 만약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있을 경우 1, 2일 만에 폐사된다. 감시망 오리들이 마치 ‘미끼’가 되어 AI 감시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환경과학원 측은 “오리류는 닭에 비해 AI에 내성이 강해 AI에 걸려도 증상이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잘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AI 조기감시망 이외에도 철새들이 남기고 간 분변을 수거해 검사하거나 철새를 직접 포획해 시료를 채취하기도 한다. 철새들이 한반도를 많이 찾는 시기를 중심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분변 2만7750점, 포획 철새 4489점 등을 검사했다. 정원화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직접 날아다니는 새를 잡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AI 감시망은 안정적으로 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환경과학원은 지난달 김포 이외에 충남 아산시 삽교호 인근에 조기감시망을 한 곳 더 늘렸다. 하지만 인근 양계 농가에서 ‘감시망 탓에 인근 지역에 AI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해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철새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이동하는 만큼 국제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8월 환경과학원 연구진들은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겨울 철새들이 여름에 주로 서식하는 몽골과 러시아를 직접 찾아가 야생조류 AI 유무를 조사했다. 김포=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혼자 밥을 먹는(혼밥) 사람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뚱뚱해질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5년)에 참여한 성인 1만3303명을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저녁 식사 동반자 유무와 체질량지수(BMI)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BMI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 이상이면 비만이다. 연구 결과 저녁을 혼자 먹는 사람은 가족 등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사람보다 BMI가 평균 0.39 높았다. 키가 170cm인 사람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혼밥을 할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체중이 약 1.2kg 더 나가는 셈이다.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비만 경향이 더 뚜렷했다. 혼자 밥 먹는 20대의 BMI는 가족과 함께 먹는 동년배에 비교해 1.15까지 높았다. 신장 170cm를 기준으로 체중 이 3.1kg 정도 더 나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혼자 식사할 경우 주로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다 보니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년 전 수능 만점자들은 수능 직전과 당일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자세로 임했을까. 연세대 의예과 1학년 최동욱 씨(19·경기 세마고 졸업)와 서울대 의예과 1학년 강현규 씨(19·대구 운암고 졸업)가 후배들에게 ‘꿀팁’을 줬다. 우선 수능 하루 전에는 뭔가를 새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최 씨는 “괜히 새로운 문제를 풀었다가 틀리면 ‘멘털’이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리해뒀던 복습 노트와 자주 틀렸던 문제를 보는 것을 추천했다. 최 씨는 수능 일주일 전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였다. 최 씨와 강 씨 모두 수능 쉬는 시간에 친구들끼리 정답을 맞춰보지 말라고 조언했다. 괜히 긴장해 다음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그 대신 최 씨는 쉬는 시간에 다음 시간에 볼 영역의 주요 개념을 체크했다. 시험 중 다섯 문제의 정답을 고쳐 만점을 받은 강 씨는 “시간이 남았다고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점심은 소화 잘되는 게 최고다. 최 씨는 죽, 강 씨는 고기반찬 없이 밥과 된장찌개를 먹었다. 최 씨는 “수능 날 먹을 식단을 미리 정해두고 9월 모의평가 때부터 똑같이 먹었다”며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초콜릿은 매 쉬는 시간 먹을 개수만큼 준비해 가져갔다”고 했다. 청심환은 평소 먹어본 게 아니라면 갑자기 시도하지 말라고도 조언했다. 두 학생 모두 수능 전까지 스마트폰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최 씨는 “초등학교 때 스마트폰 게임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 뒤 안 갖고 살았다”며 “대학에서 스마트폰을 갖고 공부해보니 예전과 집중력 차이가 매우 컸다”고 했다. 강 씨도 “스마트폰과 카카오톡 모두 수능 이후에 처음 썼다”고 했다. 한편 수능일인 15일에는 ‘수능 한파’는 없지만 미세먼지를 주의해야 한다. 13일 기상청은 15일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아침 기온 3∼8도, 낮 기온 13∼17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을 것으로 예보했다. 수험생들은 미세먼지에 대비해 마스크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인천 경기남부 충남 등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신원 확인을 거쳐 시험시간 중에도 원하는 사람은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천식 등 호흡기 민감군 수험생이 별도 시험실을 요청하면 시험장 여건에 따라 보건실 등 별도 시험실을 배정하도록 했다.최예나 yena@donga.com·조유라·김철중 기자}
더 이상 청명한 가을 하늘이라는 말은 듣기 힘들어졌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인 미세먼지 탓이다. 특히 이달 들어 ‘미세먼지 나쁨’이 반복되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시민이 늘었다. 정부는 이번에는 중국 등 국외보다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세먼지가 심했던 3∼6일 미세먼지 기여도는 분석 방법에 따라 국내가 55∼82%, 국외가 18∼45%였다. 올해 상반기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했던 기간에는 미세먼지의 국외 영향이 32∼69%에 달했다. 국내 영향이 더 컸던 것은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반도 주변에 정체된 대기의 영향으로 퍼져나가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였기 때문이다. 가을철 한반도 날씨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이동성 고기압이다. 이동성 고기압은 주로 봄과 가을에 중국 남부에서 발생해 한반도를 지나간다. 이동성 고기압은 시베리아에서 발생하는 대륙 고기압에 비해 따뜻하며 중심부의 하강 기류가 약해 바람도 세지 않다. 겨울철 삼한사온(三寒四溫·사흘간 춥고 나흘간 따뜻한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대륙 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이 번갈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륙 고기압의 세력이 크게 확장하지 않은 11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이 예년에 비해 더 잦아들었다. 올해 11월 상순(1∼10일)의 전국 평균 풍속은 초속 1.4m로 최근 3년 같은 기간 중 가장 약했다. 서울의 경우 11월 1∼10일 평균 풍속이 초속 1.4m로 2016년(초속 2.4m)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같이 바람이 약하다 보니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가 퍼져나가지 못하고 공기 중에 계속 쌓이고 있는 것이다. 습도가 높은 것도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원인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비가 내리면 미세먼지가 씻겨 대기가 맑아진다. 하지만 습도만 높으면 공기 중에 떠 있는 수증기 입자가 오존 암모니아 등과 결합해 오히려 미세먼지를 만드는 2차 생성이 일어난다. 최근 따뜻한 성질의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 아래 낮에는 기온이 크게 오르고 밤에는 지표면이 다시 차갑게 식는 과정에서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등 습도가 높아 2차 생성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다.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 인근을 지날 때 국외의 미세먼지가 유입되기도 한다. 4, 5일에는 서해상에 위치한 이동성 고기압의 기류를 타고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흘러 들어와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더 짙어졌다는 게 국립환경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요즘처럼 대기가 정체돼 미세먼지가 쌓이기 좋은 조건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등의 연구진은 지구온난화가 제트기류(약 10km 상공에서 지구 전체를 동서로 빠르게 도는 바람)를 약화시키고 이동성 고기압 등의 움직임까지 늦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박록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인근의 대기 순환이 정체되면 미세먼지가 더 쌓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 미세먼지 공습은 다소 잦아들었다. 한반도에 북풍이 불어 미세먼지를 쓸어간 덕분에 이날 오후 들어 전국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또는 ‘좋음’ 수준을 회복했다. 북풍의 영향으로 13, 14일은 전국적으로 ‘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경기 남부, 충남, 전북 등 일부 서쪽 지역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의 양에 따라 ‘나쁨’ 수준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회사원 김모 씨(35·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팀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한다. 이때 소주 5, 6잔 넘게 마실 때가 많다. 집에 일찍 들어온 날에는 아이를 재운 뒤 남편과 함께 맥주를 마시는 게 일상이다. 김 씨는 “평소 회사일과 육아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 집에서의 맥주 한잔”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11일 발표한 ‘201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폭음하는 성인 비율은 10명 중 4명(39%)이었다. 2016년(39.3%)과 비슷한 결과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마시는 술의 잔 기준) 이상 마시면 폭음이라고 규정한다. 지난해 남성은 2명 중 1명(52.7%), 여성은 4명 중 1명(25%)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폭음했다. 폭음 비율을 연령대로 보면 남성은 40대(59.1%), 여성은 20대(45.9%)에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남성의 음주율이 정체된 가운데 여성의 음주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성의 폭음 비율은 2013년 21.9%에서 지난해 25%까지 증가했다.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 데다 스트레스로 술을 찾는 일도 많아졌다”며 “주류 회사들이 여성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흡연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국내 성인 흡연율은 22.3%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낮아졌다. 정부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19세 이상 성인 남자 흡연율은 지난해 38.1%로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39.4%)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흡연경고 그림 규정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하루에 한 번 이상 밖에서 식사하는 등 외식 문화도 바뀌고 있다. 하루 1회 이상 외식률은 32.6%로 2008년 24.2%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날 함께 발표된 ‘2018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2018년 6.7%로 2017년 6.4%에서 조금 올랐다. 특히 2016년까지 낮아지던 여학생의 흡연율은 2017년(3.1%)과 2018년(3.7%) 2년 연속 높아졌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청와대가 국민연금 제도 개선안 초안 유출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실무자 2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통화기록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국민연금 개선안이 청와대와 협의 없이 언론에 먼저 공개되자 유출자 색출에 나선 것이다.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한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어제 복지부 연금 실무자들 전화가 꺼져 있었는데 오늘 통화를 해보니 ‘청와대가 국·과장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적법한 절차를 통해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냐. 이렇게 강압적인 조사에 나서는 것은 공무원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박 장관은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정부안을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제도 개선안 일부가 하루 전인 6일 밤 언론에 먼저 보도됐다. 8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의 자문안이 공청회 전에 유출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연금 보험료 인상과 같은 민감한 내용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외부에 알려지자 청와대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감찰 활동의 일환으로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았다”며 “특별감찰반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찰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부 내 의견 수렴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연금 제도 개선안이 먼저 외부로 흘러나온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출된 내용이 보험료율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 위주로 돼 있어 이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박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곧바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8월 제도발전위의 자문안이 사전 조율 없이 보도됐을 때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높인다거나 연금 지급 시기를 늦춘다는 등의 방침이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처럼 알려진 연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복지부를 공개적으로 질타했다.김철중 tnf@donga.com·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국민연금 제도개선안에 퇴짜를 놨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8개월간 개선안을 마련해온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들은 “덜 내고 더 받는 방법은 없다”며 “현재 대통령이 가진 인식으로는 연금 개혁이 불가능하다”며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국민연금 종합운영 계획안 보고를 받은 뒤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박 장관이 갖고 온 방안이 국민이 생각하는 연금 개혁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보험료 인상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이 보고한 국민연금 개선안에는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2∼15%로 올리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문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는 보험료율 인상 폭을 최소화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보험료를 올리지 않은 채 현행대로 운영하면 2057년 연금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당초 복지부는 이달 말 연금 개선안을 국회에 내겠다고 밝혔지만 전면 재검토 지시로 연내 제출도 불투명한 상태다. 일각에선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증세나 다름없는 보험료율 인상이 부담스러워 시간 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김철중 tnf@donga.com·문병기 기자}
7일 국민연금 제도개선안의 전면 재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개선안 논의에 참여했던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도발전위는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편을 위해 2017년 12월 출범한 민간 전문가 그룹이다. 김상균 위원장을 포함한 총 16명의 위원은 약 8개월의 논의 끝에 올해 8월 보건복지부에 제도개선 권고안을 제출했고, 정부는 이를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했다. 청와대의 재검토 결정에 따라 전문가들이 내놓은 권고안 역시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제도발전위원들은 격앙된 어조로 불만을 쏟아냈다. 오건호 위원(‘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개혁의 불가피성을 설득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반대하고 나서면 개혁 출구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보험료 인상을 (우리 세대의) ‘책임’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논의를 이끌어야 하는데 지도자가 나서서 이걸 ‘부담’이라고 강조한 꼴”이라며 “대통령이 갖고 있는 인식 틀에서는 연금 개혁을 못 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참모진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A 위원은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이 문제다. 정치적 실세 그룹에 있는 사람들이 시민단체 쪽 얘기를 듣다 보니까 균형된 얘기를 듣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B 위원도 “합의라는 말이 좋기는 한데, 국민들 뜻을 모아서 한다면 누가 돈을 더 내고 싶겠느냐”면서 “이럴 때 참모들이 지도자를 설득해야 하는데…”라며 한탄했다. C 위원은 “청와대가 자문하는 학자들의 말만 듣는다. 방향을 처음부터 강력하게 정해줘도 (연금 개혁이) 될까 말까인데 하나도 정해주지 않고 다시 해오라니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이번 재검토 지시가 2020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고려라는 지적도 나왔다. D 위원은 “정권 실세들로부터 ‘보험료를 올리면 다음 총선 어렵다’는 얘기를 듣다 보니 이런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 위원은 “일반적인 법의 순리대로라면 정부가 전문가들의 복수 안을 검토해서 하나의 개선안을 내야 하는데 정부나 여당이 반대 여론이 두려워 못 한 것”이라고 말했다.김철중 tnf@donga.com·박은서·김하경 기자}
11월은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 탓에 건강관리가 쉽지 않은 시기다. 특히 갑작스럽게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먼저 ‘급성 심근경색’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의 혈관이 막히는 응급질환으로 일상생활 시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난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통계정보를 통해 최근 3년(2015∼2017년)간 월별 평균 급성 심근경색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12월(2만6032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요즘처럼 온도 변화가 심한 환절기인 3월(2만5770명)과 11월(2만5742명) 순이었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큰 일교차가 심장 혈관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흡연 △비만 △운동 부족 △가족력 등이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남자는 3배, 여자는 6배 정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과 운동 부족은 관상동맥질환의 발생률을 일반적으로 10∼20%, 많게는 50%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특히 가족 중 60세 이전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면 발병 가능성은 훨씬 높다. 일단 급성 심근경색이 의심된다면 당장 응급실을 찾는 게 중요하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아무리 늦어도 증상 발현 후 2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스텐트 삽입술과 혈전 용해술 이후 회복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약물 치료도 병행하는데, 이는 앞으로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심실의 변화를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정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45∼50%로 올리는 것을 포함해 여러 조합의 개편안을 15일 내놓기로 했다. 국회가 다양한 개편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개편안 발표를 한 달 늦추고도 결국 선택을 떠넘긴 셈이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5일 공청회를 열어 국민연금 개편 정부안을 발표한 뒤 국무회의를 거쳐 이달 말경 국회에 개편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대 쟁점인 ‘얼마나 더 내고 얼마나 받을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45∼50%로 올리고 보험료도 단계적으로 높이는 ‘노후소득보장 강화안’과 소득대체율을 그대로 두되 보험료만 올리는 ‘지속가능성 제고안’ 안에서 보험료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각기 달리해 3개 이상의 다양한 세부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내년 10∼11%로 올린 뒤 소득대체율에 따라 향후 최고 15%까지 올리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기초연금은 40만 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0만 원이던 기초연금은 올해 9월 25만 원으로 올랐고 2021년 30만 원으로 다시 오른다. 하지만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노인 세대를 위해 기초연금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연금의 국가 지급 보장을 법에 명문화하고,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일부를 지원한다. 하지만 정부가 국회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국민연금 개편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장 6일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연금개혁특위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소득대체율 인상에 반대한 반면 노동계는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철중 기자}
내년 장기요양보험료율이 올해보다 1.13%포인트(인상률은 15.3%) 오른 8.51%로 결정됐다.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경영계는 최근 2년간 장기요양보험료율의 누적 인상률이 40%를 넘어섰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5일 보건복지부는 제3차 장기요양위원회를 열어 내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올해(건강보험료의 7.38%)보다 15.3% 인상한 건강보험료의 8.51%로 의결했다. 장기요양보험료율은 2010년 이후 8년 만인 올해 6.55%에서 7.38%로 12.67% 올랐고 1년 만에 또다시 인상된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노인성질환으로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누구나 자신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액의 7.38%(올해 기준)를 장기요양보험료로 내야 한다. 건보료와 마찬가지로 사업주와 가입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나눠 낸다. 경영자총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2년간 실질적인 장기요양보험료율의 누적 인상률이 47.8%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7년 평균 수준의 월급(월 346만7000원)을 받는 근로자의 장기요양보험료는 2017년 월 1만3898원에서 2019년 월 2만536원으로 늘어난다. 이 수치는 장기요양보험료율 인상뿐 아니라 건강보험료와 평균 임금 인상률 등을 함께 고려해 추산한 결과다. 경총 측은 “2년간 누적 인상률 47.8%는 같은 기간 최저임금 인상률(29.1%)보다도 높다”면서 “경기침체와 고용 악화로 기업과 국민의 지불능력이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고령화에 따라 수급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수가 인상 등을 고려할 때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해외 선진국들은 올해 물 관리 일원화에 나선 한국과 달리 오래전부터 물 관리 담당부처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23개국에서 환경부처가 주도적으로 물 관리 정책을 이끌고 있다. 프랑스는 1964년에 물기본법을 제정해 수문 개방 등 수자원 관리를 담당하던 건설성이 환경부로 흡수 통합됐다. 2007년에는 환경부가 생태지속가능발전에너지부(현 생태연대전환부)로 확대 개편되면서 정부 부처 가운데 최상위 부처로 격상했다. 생태연대전환부 산하에는 6개 유역관리기구가 있어 기구별로 자신들이 공급한 물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취수 및 오염 부담금을 걷어 물 관리 사업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영국도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던 수질 개선과 수자원관리 업무를 1993년 환경처로 통합했다. 현재는 2011년 탄생한 환경식품농무부에서 모든 물 관리 정책을 관장하고 있다. 영국의 수자원관리 분야는 완전히 민영화돼 있다. 정부는 산하기관인 상하수도사업본부(Ofwat·Office of Water Service)를 통해 수도사업자들이 수돗물 가격을 함부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감독 역할만 맡고 있다. 일본은 물 관리 일원화 이전 한국과 비슷한 구조를 띠고 있다. 한국의 국토교통부와 비슷한 국토교통성 산하 물관리국토보전국에서 △하수도 △수자원 △하천관리 업무 등 물 관리의 주요 기능을 대부분 수행하고 있다. 그 밖에 일반 하천의 수질 규제는 환경성에서, 먹는 물 관리는 후생노동성에서 담당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총리가 본부장을 맡고 있는 ‘물순환정책본부’를 만들어 각 부처에 나뉘어 있는 물 관리 기능을 총괄하고 있다. 사실상 통합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해외 국가 사례를 종합하면 △정책 수립 △감독·규제 △물 사업 수행 등 분야에 따라 역할이 분리돼 있다는 게 공통된 특징이다. 중앙정부는 주로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을 결정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 정책을 지원하고 수질이나 수량을 관리 감독하는 것은 독립된 산하기관의 몫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추위가 다소 누그러지자 이번에는 미세먼지가 가을 하늘을 뒤덮었다. 한반도 주변 대기가 정체돼 있어 당분간 미세먼지 공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은 5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강원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한때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충북과 경기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일평균 각각 49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45μg을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나쁨’ 기준은 일평균 36∼75μg이다. 특히 경기와 경북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이날 한때 ‘매우 나쁨’ 수준(75μg 초과)을 크게 뛰어넘는 118μg까지 치솟았다. 서울은 오후 7시 현재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35μg을 기록해 올가을 들어 지난달 15일(36μg) 이후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가 짙어진 것은 한반도 주변 대기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1일부터 한반도가 고기압권에 들면서 바람 세기가 약해졌고,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점점 쌓였다. 5일에는 중국발 스모그까지 더해지면서 미세먼지가 더욱 심해졌다. 당분간 바람이 약한 탓에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6일 서울 경기 등 전국 13개 시도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보됐다. 8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뒤 미세먼지는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가운데 한 마리가 등산객에게 음식물을 자주 얻어먹다가 다시 포획돼 우리로 돌아갔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RM-62’(사진)를 지난달 26일 전남 구례군 일대에서 포획했다고 4일 밝혔다. RM-62는 러시아(Russia)에서 태어난 수컷(Male)이란 뜻과 고유번호가 합쳐진 이름이다. 지난해 5월 러시아 동부 지방에서 새끼로 발견된 뒤 반달가슴곰 종(種)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로 건너와 작년 11월 지리산국립공원에 방사됐다. 하지만 RM-62는 1년 동안 야생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리산 노고단 주변 등산로를 어슬렁거리며 초콜릿, 과일, 음료 등을 받아먹었다. 이에 종복원기술원은 8월과 10월 두 차례 등산로와 멀리 떨어진 천왕봉 근처 계곡으로 RM-62를 옮겼지만 최근 다시 등산객에게 먹이를 얻어먹는 모습이 포착돼 결국 포획하기로 결정했다. 종복원기술원 측은 앞으로 RM-62를 재방사하지 않고 기술원 안의 생태학습장에 머물게 할 예정이다. 문광선 남부복원센터장은 “곰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사람에게 계속 접근하면 사람과 곰 모두에게 문제”라며 “사람에게 먹이를 얻어먹었던 기억이 한번 각인되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평소 심한 두통에 시달려온 40대 A 씨는 지난달 병원을 찾았다. 뇌질환이 의심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으면 10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소식에 MRI를 찍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의사는 만류했다. “두통 이외에 뇌질환을 의심할 만한 증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A 씨가 계속 검사를 요구하자 의사는 건강보험이 적용 안 되는 ‘비급여’로 찍어야 한다고 맞섰다. 실랑이 끝에 A 씨는 검사를 받지 못한 채 병원을 나섰다. 뇌질환 MRI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환자와 의사들 사이에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뇌종양이나 뇌경색이 의심돼 MRI 검사를 받으면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과거에는 진단 결과 중증 뇌질환 판정을 받아야만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이제는 결과와 상관없이 검사 전 의심만으로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다만 건강검진 명목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MRI 검사 시 환자 부담은 상급종합병원일 경우 66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48만 원이나 줄어든다. 하지만 막상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선뜻 MRI 검사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정부는 MRI의 건강보험 확대를 고시하면서 뇌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구체적 증상을 고시에 담았다. 두통의 경우 △급격한 발생 △발열·오한·구토 중 1개 동반 △수면 중 또는 기상 후 발생 등을 포함해 모두 7가지를 뇌질환 의심 증상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이 중 하나에 해당하면 뇌질환 의심 증세로 보고 MRI 촬영 시 건강보험 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다. 문제는 웬만한 두통 환자라면 7가지 증세 중 하나 정도는 나타난다는 점이다. 한 병원의 신경과 교수는 “머리가 아파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정부 고시에 담긴 증세를 조금도 보이지 않는 환자는 드물다”며 “그렇다고 무조건 MRI를 찍어주면 나중에 분명 과잉검사라며 보험료가 삭감되는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뇌 MRI 검사에 따른 보험료 청구가 쇄도하면 가뜩이나 올해 건강보험이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삭감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의심이다. 이는 지나친 기우가 아니다. 과거에도 정부는 진단 결과 중증 뇌질환으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뇌질환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으면 MRI 검사 시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실상은 대부분 삭감됐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제도 정착을 위해 시행 후 6개월까지의 모니터링 기간에는 진료비를 삭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