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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 팀 리즈 유나이티드는 2일 새로운 티켓 판매 방침을 내놨다. 2024∼2025시즌부터 시즌권 티켓 구매자의 경우 본인이나 지인 등이 안방구장 엘런드 로드서 열리는 경기의 80% 이상을 관전하지 않으면 그 다음 해 시즌권을 살 수 없도록 했다. 팬들의 ‘노쇼’를 줄이고 매년 2만 명이 넘는 시즌권 구매 대기자들의 티켓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7년 전 이 팀은 성적이 부진하자 시즌권 구매자들에게 티켓 값의 일부를 돌려준 적이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종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 해나 그린(28·호주·사진)이 약 9m 거리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하자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김시은·24)이 달려와 샴페인을 뿌렸다. 그린은 이 버디로 3년 전 바로 이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1타 차로 준우승했던 아쉬움을 날려버렸다. 그린이 3일 싱가포르 센토사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정상을 차지했다. 그린은 이날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역전 우승했다. 그린이 LPGA투어 정상에 오른 건 지난해 4월 JM 이글 LA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이자 통산 네 번째다. 3라운드를 2위로 마친 그린은 이날도 15번홀까지는 셀린 부티에(31·프랑스)에게 2타를 뒤지고 있었다. 16번홀(파5), 17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부티에와 12언더파 동률을 이룬 그린은 18번홀(파4)에서 ‘사이클링 버디’(파 3∼5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것)를 완성하면서 결국 1타 차로 우승 상금 27만 달러(약 3억6000만 원)를 챙겼다. 그린은 “2021년에도 우승 트로피를 코앞에 뒀지만 마지막 두 홀에서 무너졌다. 그래서 오늘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게 운명 같다”면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해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린은 이 대회에 처음 나섰던 2021년에는 4라운드 16번홀까지 선두를 지켰지만 17번홀, 18번홀에서 연이어 보기에 그치면서 김효주(29)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외(한국계 포함) 선수가 우승한 건 2014년 챔피언 폴라 크리머(38·미국)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2019년 박성현(31) 이후로는 늘 한국 선수가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는 이미향(31)이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3위를 한 게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이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고진영(29)은 이날 버디 5개를 잡아냈지만 보기도 4개를 기록하면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이 21, 26일 열리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러 차례 부상당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또 다쳤는데 회복에 6주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태국과의 2연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명단은 11일 발표되고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18일 소집된다. 황희찬의 소속 팀인 울버햄프턴 게리 오닐 감독은 3일 뉴캐슬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방문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뒤 “황희찬은 약 6주 동안 경기에 나서기 어려울 것 같다. 지금 우리에겐 재앙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황희찬은 결장했다. 황희찬은 지난달 29일 브라이턴과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 후반 경기 도중 왼쪽 허벅지 뒷부분을 만지면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곧이어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상대 선수와의 볼 다툼이나 몸싸움 상황은 아니었다. 당시 오닐 감독은 “가벼운 부상이고 곧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했는데, 예상보다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의 햄스트링 부상은 고질에 가깝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같은 부위를 다쳤고 지난해 2월과 8월에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고진영(29·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3연패 사냥에 나선다. LPGA투어 역대 10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고진영은 29일부터 나흘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에서 열리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2022, 2023년 대회 연속 우승자인 고진영은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이 창설된 2008년 이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유일한 선수다.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9년 만의 투어 3연패 주인공이 된다. 박인비가 2013∼2015년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정상을 차지한 게 LPGA투어 마지막 3연패다. 그동안 LPGA투어에선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포함해 10명의 선수가 3연패를 달성했다. 이 부문 최다 기록은 소렌스탐이 2001∼2005년 미즈노 클래식에서 이룬 5연패다. LPGA투어 통산 15승을 기록 중인 고진영은 앞서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2019, 2021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2020, 2021년)에서 연속 우승했지만 3연패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2020년 파운더스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열리지 않았다. 고진영은 25일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공동 20위)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고진영은 27일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이 대회를 생각하면 늘 행복하다. 운 좋게 두 번이나 우승한 만큼 부담감은 없다”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다. 이번 주엔 그저 최선을 다하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고진영은 작년 이 대회 우승으로 당시 한국 선수 18개 대회 연속 무관(無冠) 기록을 끊었다.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시즌 첫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회엔 김효주, 전인지, 신지애 등 한국 선수 12명이 출전한다. 세계 1위 릴리아 부(미국), 3위 셀린 부티에(프랑스)와 지난주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자인 패티 타와타나낏(태국·27위)도 참가한다. 총상금 180만 달러(약 24억 원), 우승 상금 27만 달러(약 3억6000만 원)가 걸린 이 대회엔 모두 66명이 출전해 컷 탈락 없이 경쟁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오지영(36·페퍼저축은행·사진)이 소속 팀 후배들을 괴롭힌 사실이 인정돼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프로배구 역사상 선수단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는 오지영이 처음이다. KOVO가 징계를 확정하자 페퍼저축은행은 “오지영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가대표 리베로 출신인 오지영은 지난해 4월 페퍼저축은행과 3년 총액 10억 원에 도장을 찍어 계약이 2년 남아 있었다. KOVO는 27일 서울 마포구 연맹 회의실에서 오지영의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2차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페퍼저축은행이 자체 조사를 거쳐 15일 관련 내용을 신고하자 KOVO는 23일 상벌위를 열었지만 당시에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장호 상벌위원장은 “서로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동료 선수들의 확인서 등을 종합하면 인권 침해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지영이 후배들을 때리거나 얼차려를 준 건 아니다. 오지영이 후배들에게 반성문을 쓰게 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게 피해를 주장하는 후배 선수 2명의 설명이다. 이들 2명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각각 팀을 떠나 임의해지 처리됐다. 상벌위는 ‘폭언, 그 밖의 폭력행위가 가벼운 경우 1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선수인권보호위원회 규정을 근거로 징계를 내렸다. 이 규정에 나온 최고 수위 징계를 내린 것이다. 오지영의 법률대리인 정민회 변호사는 “사건이 쟁점화되기 전만 해도 오지영과 (피해를 주장하는) 후배가 하루에 수십 번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했다. 이 후배가 주장하는 피해 사실 중 우리가 인정하는 부분은 거의 없다”며 “추가로 제출할 자료도 있다. 재심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KOVO 상벌위 결과에 대해서는 10일 안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창단 후 세 시즌 연속 최하위를 확정한 페퍼저축은행은 조 트린지 감독과도 사실상 결별한 상태다. 행정 절차가 끝나지 않아 발표를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트린지 감독이 지난해 6월 팀 사령탑에 앉은 뒤로 페퍼저축은행은 컵 대회 세 경기를 포함해 3승 31패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2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경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시즌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지난 시즌에도 김형실 감독 자진 사퇴 후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이 코치는 남자부 KB손해보험 시절을 포함해 개인 세 번째로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덴마크 프로축구 미트윌란의 ‘코리안 듀오’ 조규성(26), 이한범(22)이 동반 득점으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한범은 리그 첫 선발 기회에 데뷔골까지 맛봤다. 미트윌란은 26일 오르후스와의 2023∼2024시즌 수페르리가 방문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조규성은 전반 추가시간 이한범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조규성의 리그 9호 골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한 골까지 포함하면 시즌 10호 골이다. 올 시즌 미트윌란 입단 후 처음으로 선발 기회를 얻은 이한범은 전반 페널티킥을 만들어낸 데 이어 후반 3분 상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며 2-1을 만들었다. 이한범은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지난해 11월 6일 흐비도우레전 후반 43분 교체로 투입된 것이 전부였다. 오른쪽 풀백으로 풀타임을 뛴 이한범은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로부터 양 팀 최고인 평점 8.7점을 받았다. 역시 풀타임을 뛴 조규성은 7점을 받았다. 2-1로 앞서가던 미트윌란은 이후 수비수 2명이 퇴장당한 데 이어 동점골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찰스가 역전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를 거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나의 세계선수권대회 여행은 완벽했다.” 탁구 ‘절대 강국’ 중국에서도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마룽(36·사진)이 25일 부산에서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 남자 단체전 우승 뒤 이렇게 말하며 세계선수권 무대에 작별을 고했다. 18세이던 2006년 대회 첫 우승을 한 마룽은 올해까지 단체전 9연패의 대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고별 무대를 가진 마룽은 마지막이 될지 모를 파리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마룽은 올림픽 탁구 최다(5개) 금메달리스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우리의 임무다.” 주세혁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은 24일 중국과의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준결승에서 접전 끝에 패한 뒤 이렇게 말하며 “우리 선수들이 오늘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중국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 탁구는 그동안 올림픽에서 모두 18개의 메달(금 3개, 은 3개, 동 12개)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대회에선 2회 연속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주 감독이 다섯 달 앞으로 다가온 파리 대회에서의 메달 획득을 두고 ‘임무’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남자 탁구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에 매치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2008년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서기엔 힘이 조금 모자랐다. 한국 남자 탁구는 세계선수권 4회 연속 동메달과 함께 대회 8강 진출국에 주어지는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챙겼다. 이번 대회는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4강전에서 패한 두 나라 모두에 동메달을 줬다. 이날 4강전 첫 주자로 나선 장우진(단식 세계랭킹 14위)은 세계 2위 왕추친을 3-1(11-7, 2-11, 13-11, 11-6)로 눌렀다. 주장 이상수(27위)도 세 번째 단식에서 중국 탁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마룽(3위)을 3-2(11-7, 4-11, 12-10, 6-11, 11-4)로 꺾으며 중국을 코너로 몰았다. 마룽은 올림픽 남자 단식을 2연패(2016, 2021년)한 최초의 선수로 올림픽 탁구 역대 최다인 5개의 금메달을 땄다. 장우진은 “그동안 중국에 너무 쉽게 져 국민들에게도 ‘중국한테는 안 된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런 부정적 인식을 깬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현정화 대회 집행위원장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선수들의 경기를 떠올려 봐도 최근 10여 년간 중국과 붙어 이렇게 팽팽한 경기를 한 걸 본 적이 없었다.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은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25일 중국과 프랑스의 남자 단체전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 이번 대회는 10일간 누적 관중 3만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남자 탁구가 세계선수권대회 4강에 오르며 4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한국은 세계 최강 중국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8강에서 덴마크를 매치 스코어 3-1로 꺾었다. 이로써 동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세계선수권에서 4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게 됐다. 이번 대회는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두 나라 모두에 동메달을 준다. 한국은 24일 오후 1시 남자 단체전 세계 랭킹 1위 중국과 4강전을 치른다. 한국 남자 탁구가 세계선수권 단체전 결승에 오른 건 준우승을 차지한 2008년 광저우 대회가 마지막이다. 11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중국은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절대 강자’다. 단식 세계 랭킹 1위 판전둥을 포함해 세계 1∼5위가 모두 중국 선수이다. 중국은 2001년 오사카 대회부터 20년 넘게 세계 정상을 굳게 지키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매치 스코어 0-3으로 졌다. 임종훈이 중국의 왕추친을 상대로 한 세트를 따내는 데 그쳤을 만큼 완패였다. 남자 단체전 세계 5위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선 안방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만리장성’ 중국에 맞서보겠다는 각오다. 한국 대표팀 중 단식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장우진(14위)은 “우리나라에서 하기 때문에 안방 이점을 살려 분위기를 많이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주세혁 남자 대표팀 감독도 “그동안 우리가 늘 완패했는데 이번엔 좀 기대가 된다”며 “지금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고 홈팬들 응원도 있기 때문에 멋있는 경기를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했다. 탁구세계선수권이 한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부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여자 탁구가 세계 최강 중국의 벽에 막혀 사상 첫 안방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8강에서 마쳤다. 한국은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8강에서 매치 스코어 0-3으로 졌다. 5단식 중 세 번을 먼저 이기면 승리하는 경기에서 한국은 내리 세 경기를 내주며 완패했다. 세 경기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 6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중국은 이날 단식 세계 랭킹 1위 쑨잉사, 2위 왕이디, 3위 천멍으로 팀을 꾸려 나섰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이시온(44위)이 쑨잉사를 상대했는데 0-3(1-11, 5-11, 1-11)으로 완패했다. 두 번째로 나선 전지희(21위) 역시 천멍에게 0-3(5-11, 7-11, 9-11)으로 졌다. 한국 여자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삐약이’ 신유빈(8위)도 왕이디에게 0-3(5-11, 3-11, 10-12)으로 경기를 내줬다. 한국 여자 탁구는 1973년 사라예보 대회와 남북 단일팀을 꾸려 출전한 1991년 지바 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후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8위까지 주어지는 올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지희는 “중국과 큰 차이가 난다는 걸 느꼈다. 파리 올림픽 때까지 어떻게든 팀 랭킹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현재 단체전 세계 랭킹 5위인 한국은 4위 이내로 순위를 끌어올려야 파리 올림픽에서 8강전까지는 중국을 피할 수 있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23일 덴마크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덴마크를 꺾으면 4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건다. 한국 남자 탁구는 지난 세 번의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동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는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4강전에서 패한 두 나라에 모두 동메달을 준다.부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대한축구협회가 한 달 안에 후임 사령탑을 뽑기로 했다. 지도자의 국적과 관계없이 후보군을 찾아보기로 했는데, 분위기는 한국인 사령탑을 선임하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때만 벤치를 지킬 ‘원 포인트’ 사령탑을 내세우기보다는 2년 뒤 월드컵 때까지 대표팀을 이끌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날 새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방향과 프로세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 위원장은 “다음 달 (21, 26일) 열리는 태국과의 2연전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것인지, 처음부터 정식 감독을 뽑을 것인지를 두고 오늘 회의에서 의논했는데 바로 정식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대표팀을 다시 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중국, 싱가포르와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치르는) 6월까지 정식 감독 선임을 미루는 건 안 된다고 주장한 위원이 많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외국인 지도자도 차기 감독 후보로 열어 놓긴 했지만 한국인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전하면서 대표팀 차기 감독이 갖춰야 할 자질로 △전술적 역량 △인정받을 만한 그동안의 성적 △풍부한 대회 경험 △MZ세대를 아우를 리더십과 소통 능력 등이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24일 다시 회의를 열고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 리스트를 추리기로 했다. 아시안컵 기간에 멱살잡이 다툼을 벌인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3월 대표팀 소집 여부는 새 감독이 선임된 뒤 논의하기로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에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66·사진)이 임명됐다. 축구협회는 20일 “정해성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1명의 전력강화위원을 새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지 나흘 만이다. 독일 출신인 마이클 뮐러 전 위원장을 포함해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전력강화위원 11명 전부가 바뀌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새로 꾸려진 만큼 클린스만 전 감독 후임 사령탑 선정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 신임 위원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도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프로축구 K리그 제주와 전남 감독을 지냈고 베트남 리그에서도 지휘봉을 잡았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맡아 온 축구협회 대회위원장 자리에선 물러났다. 정 위원장과 함께 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맡게 될 전력강화위원에는 고정운 김포 감독, 박성배 숭실대 감독, 박주호 해설위원, 송명원 전 광주 수석코치, 윤덕여 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 강원 감독, 이미연 문경상무 감독, 이상기 QMIT 대표, 이영진 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새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첫 회의를 연다. 대표팀은 다음 달 21일과 26일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다. 태국과의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하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21일 열리는 첫 회의에선 태국과의 2연전 때만 벤치를 지킬 ‘원 포인트’ 감독을 먼저 내세울지, 처음부터 정식 사령탑을 찾는 쪽으로 할지 등에 대해 논의한다. 새로 선임된 전력강화위원들 사이에선 ‘이번엔 한국인 감독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있는 황선홍 감독과 홍명보 울산 감독 등이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대회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한국 여자 골프 ‘레전드’ 박세리(47·사진)가 다음 달 21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팰로스버디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을 앞두고 대회 설명회를 열었다. LPGA투어 역사상 한국 선수 이름을 건 대회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세리는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설명회를 통해 “이 대회를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나와 같은 길을 걸으면서 골프가 계속 성장했으면 좋겠다. 역사에 남는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LPGA투어에서 통산 25승(메이저 5승)을 거뒀으며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LPGA투어 33개 정규대회 가운데 선수 이름이 들어간 건 LPGA투어 최다승(72승)의 주인공인 안니카 소렌스탐(54·스웨덴)의 안니카 드리븐과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둘뿐이다. 박세리는 “선수와 호스트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기장부터 숙박시설, 음식까지 선수들이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대회 환경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은 2018년 LA오픈으로 시작했으며 올해부터 이름을 바꿔 단다. 올해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 인뤄닝(중국·세계랭킹 4위)을 비롯해 넬리 코르다(미국·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7위) 등 톱 랭커들이 출전한다. 김효주, 전인지, 최혜진, 신지애 등 25명 안팎의 한국 선수도 참가한다. 이 대회 메인스폰서인 투자 회사 퍼힐스는 고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의 장남 구본웅 씨가 의장을 맡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마쓰야마 히데키(32·일본)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을 기록했다. 마쓰야마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리세이즈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아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정상에 섰다. 공동 2위인 윌 잴러토리스(28·미국), 루크 리스트(39·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53억4000만 원)를 챙겼다. 허리 부상 등으로 고생했던 마쓰야마는 2022년 1월 소니오픈 이후 2년 1개월 만에 우승 가뭄을 끊어내며 투어 9승째를 올렸다. 최경주(54)의 8승 기록을 넘어 아시아 선수 최다승이다. 마쓰야마는 2021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마쓰야마는 “최경주를 넘어 9승을 달성하는 건 내 큰 목표 중 하나였다. 8승 이후 허리 부상으로 다시 우승하기 어려울 거라 느낄 때가 많았다. 오늘 다시 우승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선두 패트릭 캔틀레이(32·미국)와 6타 차 공동 7위로 4라운드에 나선 마쓰야마는 3홀 연속 버디를 3차례나 만들어내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했다. 12번홀(파4)에선 1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했다. 15번홀(파4) 두 번째 샷을 홀 20cm에 붙여 버디를 한 마쓰야마는 “내 인생 최고의 샷이었다”고 했다. 마쓰야마는 16번홀(파3)에서도 티샷을 홀 15cm에 붙여 버디를 따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스키점프의 전설’ 가사이 노리아키(52·일본·사진)가 18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 출전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2018년 평창 대회까지 8회 연속 겨울올림픽 무대를 밟은 가사이가 월드컵에 나선 건 4년 만이다. 가사이는 이날 남자 라지힐 종목에서 107.5m를 뛰며 참가자 50명 중 43등을 했다. 스키점프 월드컵 최고령 및 최다 출전(571회) 기록을 새로 쓴 가사이는 “600회 출전이 목표”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에 관해 설명하는 브리핑 자리에서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으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대표팀을 운영하는 조직의 수장으로 저와 협회를 향한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를 비롯해 팬들이 요구한 회장직 사퇴에 대해선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을 뽑은 건 축구협회이고 결정권자는 회장인데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를 묻자 “종합적인 책임은 협회와 저에게 있다. (관련 사항을) 앞으로 자세히 평가해서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처음 축구협회 수장에 오른 정 회장은 세 번째 임기(4년간)를 보내고 있다.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따라 축구협회가 물어야 할 위약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감독 계약 해지와 관련된 사항은 변호사와 상의해 보겠다. 혹시 금전적 부담이 생기면 내가 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뭔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회가 맺은 계약 기간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이 끝나는 2026년 7월까지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스스로 물러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축구협회는 남은 계약 기간 연봉을 다 지급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 연봉은 200만 유로(약 29억 원)로 알려져 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줘야 할 잔여 연봉만 70억 원가량이다.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움직이는 대표팀 외국인 코치들 연봉까지 더하면 위약금은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60) 경질이 16일 최종 확정됐다. 지난해 2월 27일 선임된 이후 354일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정몽규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회의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전날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경질을 건의한 지 하루 만이다. 정 회장은 임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기대한 지도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고 앞으로도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해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전날 △전술적인 준비 부족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려는 의지 부족 △선수단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 △지도자로서 팀 규율을 세우지 못한 점 △한국 체류 기간이 적었던 근무 태도 등을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축구협회에 건의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1년도 되지 않아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한국 축구로선 후임 사령탑 선임이 급선무가 됐다. 대표팀은 당장 다음 달 21일, 26일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다. 축구협회는 곧바로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감독 후보군 선정과 면접 등의 역할을 맡는 전력강화위원회부터 새로 구성하기로 했다. 전력강화위원장도 새로 뽑는다. 지금의 마이클 뮐러 위원장은 독일 출신으로 전력강화위원들 중 유일하게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반대한 인물이다. 축구협회는 가능한 한 빨리 새 감독을 뽑겠다는 방침이지만 다음 달 태국전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물러난 뒤 클린스만 감독 선임까지는 83일이 걸렸다. 이 때문에 3월 태국과 2연전을 위한 ‘원포인트’ 사령탑을 먼저 내세운 뒤 좀 더 시간을 갖고 바통을 이어받을 감독을 뽑을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차기 감독 선임과 관련해 국적에 대해선 아직 상의된 게 없다”고 했지만 축구협회 내에선 한국인 지도자를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외국인 지도자는 선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데다 ‘클린스만 학습 효과’로 외국인 감독에 대한 축구 팬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요르단과의 준결승 하루 전 멱살을 잡고 싸운 ‘대표팀 내분 사태’까지 감안하면 선수들 사이에 신망이 두텁고 유대감이 좋은 지도자가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적지 않은 축구인들이 ‘한국인 감독 선임’ 필요성을 축구협회 집행부에 전하고 있다.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있는 황선홍 감독과, 프로축구 울산의 홍명보 감독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축구협회가 경질을 공식 발표하기 약 2시간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든 선수와 코치 그리고 한국 축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글을 대표팀 사진과 함께 올렸다. 아시안컵 준결승 전까지 13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한 12개월을 두고서는 ‘놀라운 여정(incredible journey)’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축구협회는 경질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전화로 클린스만 감독에게 먼저 알렸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화상으로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했을 때도 “아시안컵 4강은 나쁜 성적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전술이 없는 감독’이라는 지적을 인정하지 않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삐약이’ 신유빈(20), ‘열정 언니’ 전지희(32)를 앞세운 한국 여자 탁구가 ‘홈 테이블’ 이점을 살려 33년 만의 세계 정상 복귀에 도전한다.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가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1926년 시작된 세계탁구선수권이 국내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대회도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로 취소됐다. 이후 유치전에 다시 뛰어들어 ‘한국 탁구 100주년’을 맞는 올해 대회 개최에 성공했다. 세계탁구선수권은 1999년부터 홀수 해엔 개인전, 짝수 해엔 단체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체전을 치르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47개국에서 약 340명의 선수가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남녀부 모두 각 나라 선수들이 단식 맞대결을 벌여 세 경기를 먼저 따내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한다. 5개 팀씩 8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본선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이번 대회에서 8강 안에 들면 파리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도 받을 수 있다. 한국 여자 탁구는 지금까지 두 차례 세계선수권 정상을 차지했다. 1973년 사라예보 대회 때 한국 구기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정상을 차지했고, 1991년 지바 대회 때는 남북 단일팀을 이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열린 14차례 세계선수권 중 13번은 중국이 챔피언이었다. 싱가포르가 우승한 2010년 모스크바 대회가 유일한 예외 케이스였다. 여자 단식 랭킹 8위 신유빈은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겁내지 않고 (중국 선수들과) 맞서겠다”고 말했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따낸 남자 대표팀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 남자 탁구는 아직 세계선수권 정상을 밟은 적이 없다. 세계 14위 장우진(29)은 “(이번 대회가) 우리 선수들 모두의 탁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지 않은 부담이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남자부에서도 중국이 2001년 오사카 대회 이후 11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지난해 2월 27일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발표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다. 이제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결단만 남았는데 축구협회는 이르면 16일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엔 마이클 뮐러 위원장과 정재권 한양대 감독 등 8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이 중 박태하 포항 감독 등 3명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 머물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도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언론 브리핑에 나선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감독 거취에 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더 이상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판단돼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뮐러 위원장만 빼고 나머지 모든 위원들이 ‘클린스만 감독은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과 같은 독일 출신이다. 뮐러 위원장은 “당장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도 있으니 장기적인 차원에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계속 맡기자”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머지 위원들은 단호했다. 황보 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적된 클린스만 감독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설명했다. 전력강화위원들은 △전술적인 준비 부족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려는 의지 부족 △선수단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 △지도자로서 팀 규율을 세우지 못한 점 △한국 체류 기간이 적었던 근무 태도 등을 거론했다고 한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을 자주 비운 이른바 ‘재택 근무’와 관련해선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 회복이 불가능하다” “경기와 관련 없는 감독 근무 태도가 이슈가 되는 건 더 이상 안 된다”는 강한 비판도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휴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 축구 팬들의 공분을 샀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협회가 (출국을) 허락해서 미국으로 왔다. 이런 회의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이 없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인정하지 않았고, 아시안컵 4강 탈락도 나쁜 성적이 아니라고 말했다. 황보 본부장은 “전력강화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에 대해 많이 얘기했는데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4강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요르단에 패한 원인도 선수단 내 불화로 돌렸다고 한다.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패배 원인을 직접 얘기했는데 선수단 내 불화(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21일과 26일 태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치러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사태에 이른 만큼 후임 사령탑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후보군 선정과 면접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또다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클린스만 감독 학습 효과’로 외국인 감독에 대한 국민 여론도 좋지 않다. 이런 이유로 축구협회 내부에선 한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해 온 차두리 코치는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려면 있어야 하는 지도자 최고 레벨 자격증 P라이선스를 아직 따지 못한 상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돈이 얼마나 들고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 정서가 바꿔야 한다는 것 아닌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둔 14일 A 전력강화위원은 이렇게 말하면서 “내가 봐도 (감독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A 위원이 언급한 돈은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을 경질할 경우 축구협회가 그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을 말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축구협회와 맺은 계약기간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이 끝나는 2026년 7월까지다. 클린스만 감독의 자진 사퇴가 아니라 축구협회가 그를 경질할 경우엔 남은 계약기간 연봉을 다 지급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20만 달러(약 29억 원)로 알려져 있다.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움직이는 대표팀 외국인 코치들의 연봉까지 더하면 축구협회가 물어야 할 위약금은 1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올해 축구협회 전체 예산(1876억 원)의 5%가 넘는 돈이다. 이런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게 A 위원의 얘기다. 1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전력강화위원회 참석자들의 의견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위원들은 대표팀이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경기력도 실망스럽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가 더 문제라고 보고 있다. 경기에선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지금의 대표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B 위원은 “기본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 팬들의 정서에 맞추려 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한국 사람들이 다 클린스만 감독 한 사람에게 맞출 수는 없다”며 “선수들(손흥민과 이강인)끼리 벌인 몸싸움도 어쨌든 대표팀 내에서 벌어진 일이니 감독 책임”이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패한 뒤 보인 웃음과 아시안컵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자택이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난 것 때문에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귀국 날짜를 알리지 않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다루는 15일 전력강화위원회에도 화상으로 참여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