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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은 이득을 봤고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하지만 통제사회의 한계 또한 명확해 어느 시점에서 중국 내부의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그리스 철학과 중국 사상을 모두 연구해 ‘동서(東西)를 아우르는 석학’으로 유명한 프랑수아 쥘리앵 파리7대학 교수(71)가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내놓은 진단이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민을 더 쉽게 통제하고 시민 자유 또한 제한하는 기반을 구축했을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자국의 방역 성과를 자랑하며 일종의 제국주의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의 빈부격차 또한 갈수록 심해지고 당국이 사람들의 생각까지 통제하면서 내부 문제도 폭발 직전에 이르는 등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해 동아시아 상황에 능통한 쥘리앵 교수는 한중일 3국을 비교하며 “경제는 있지만 정치는 없는 일본, 권위주의 통제사회인 중국과 달리 한국은 민주주의를 스스로 이뤘고 비판정신이 살아 있다”며 한국의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한국의 양극화 또한 우려할 수준이라며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3월 대선에서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나 극단주의가 아닌 공감의 리더십과 공동의 목표를 제시할 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각국이 어떤 점을 복기해야 할까.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 특히 중국이 무책임했다. 2020년 1, 2월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이 바이러스의 위험 및 확산 정도를 알고도 숨기려 했다고 본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졌다. 중국은 바이러스 기원 조사에도 협조하지 않고 감추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코로나19로 이득을 봤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초기에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다가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할 시기를 놓쳤다. 늑장대응 비판이 쏟아지자 이후에는 지나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과학적으로 세밀히 따져보고 검증하며 대응해야 할 부분까지도 감정적으로 다뤘다. 이런 대응 부실이 전염병을 심각한 재앙으로 만들었다.” ―중국은 코로나19로 어떤 이득을 얻었나. “강력한 봉쇄 조치를 통해 내적으로는 국민을 더 잘 통제하고 시민 자유를 손쉽게 제한하는 기반을 구축했다. 외적으로는 국제사회에 중국이 다른 국가보다 코로나19 사태를 빠르게 수습했다며 방역 성과를 자랑했다. 시진핑(習近平)식 국가주의 관점에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제대로 하지 못한 코로나19 방역을 중국이 손쉽게 해냈을뿐더러 중국의 통치체제가 우수하다는 점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도 날로 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순진했다. 미국은 ‘자본주의적인 순진함’으로 인해 권위적이고 독재적인 중국 정부의 계획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또 중국이 경제는 물론이고 군사적으로도 이렇게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20여 년 전 미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을 적극 지원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독려했다. 중국이 시장경제 체제에 편입되면 미국 또한 이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누리고 국부를 추적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가 불거졌지만 미국은 눈을 감았고 중국 역시 ‘일단 가난에서 벗어난 후 인권을 챙기겠다’며 미국에 맞춰주는 척했다. 경제적으로 성장한 지금 중국이 인권을 생각하고 있는가? 아니다. 중국이 주장하는 인권, 평등, 조화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생각하는 개념과 다르다. 평등, 조화, 인권과는 다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유럽 등 동맹과 연합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전혀 휘둘리지 않고 있다. 한때 유럽이 세계 패권을 잡았고 이후 미국으로 이어졌듯 지금은 중국이 세계 패권을 잡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또 중국은 ‘중국식 제국주의’를 확장하고 있다. 과거처럼 한 국가의 영토를 무력으로 침략하는 것만이 제국주의가 아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거액을 투자하며 이 지역을 속속 잠식하고 있다. 몇 년 전 헝가리를 방문했을 때도 중국인이 동유럽 곳곳에 깊숙이 침투한 것을 보고 놀랐다. 중국은 서유럽 포르투갈에도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전쟁을 해서 영토를 뺏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진화된 제국주의 행태다. (서방이) 중국을 컨트롤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중국의 미래는 장밋빛인가. “분명 중국은 경제적으로 더 부강해지고 군사적으로도 더 강력해질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이 ‘중국 최고의 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계속 위기가 커지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격차가 대표적이다. 또 중국에는 제대로 된 철학과 사상이 없다. 정부가 ‘생각’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유명 학자들 또한 중국을 떠났다. 이처럼 공포와 통제를 기반에 둔 사회는 한계가 명확하다. 어느 시점에서 중국 내부적으로 큰 문제가 폭발할 것이다.” ―부동산 등 한국의 양극화도 상당하다. “최근 몇 년간의 부동산 급등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면 사회 체제 자체가 붕괴된다.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특정 계층이나 분야가 부를 독점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특히 생산 및 실물 경제 분야를 통해서도 부의 축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 ―3월 대선을 앞둔 한국에서 포퓰리즘 공약이 남발된다는 우려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 포퓰리즘과 극단주의가 득세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에서 일자리 확대 같은 경제 성과가 차지하는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면서 일관성이 있는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 구성원이 공감하는 공동의 목표와 과업이 있어야 그 사회가 발전한다.”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한국은 과거 역사에서 중국과 일본 때문에 힘든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 남북 분단을 포함해 여러 위기도 겪었다. 그러나 한국은 자유선거와 민주주의를 스스로 이뤄냈고 경제적으로도 이미 많은 발전을 이뤘다. 일본은 경제는 있지만 정치는 없는 사회라고 본다. 중국은 권위주의 사회다. 반면 한국은 사회 내 비판정신이 살아 있다. 이를 토대로 문화적 독창성까지 발휘한 결과, 세계가 한류에 환호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 사회의 개선점은….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압박이 너무 강하다. 한국인은 일을 지나치게 치열하게 하고, 많이 한다. 집단주의적인 압박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이런 압박감이 한국인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말살시킬 수 있다. 한국인의 치열함은 분명 강점이지만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백신 불평등 및 백신 거부에 대한 논란도 상당하다. “코로나19 해결을 위한 해답은 ‘휴머니티’, 즉 인간다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백신 불평등이나 백신 거부 사안 등도 이를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백신 양극화 상황에서 보듯 코로나19는 개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각국의 부, 국가 대 국가의 관계 문제가 됐다. 백신 접종률은 철저히 한 국가의 경제력과 연결된다. 코로나19가 국가별 부의 양극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안타깝다.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자유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들이 접종 의무화를 자유 억압이나 민주주의 후퇴로 연관짓지는 않으면 좋겠다. 나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가 시작되는 곳에서 멈춘다. 내가 백신을 맞지 않으면 내 주변이 위험할 수 있고 감염자가 늘면 봉쇄 조치가 강화돼 사회 전체가 피해를 본다. 이런 점을 최근에 깨달은 젊은 세대도 많다. 코로나19가 세대 통합의 기회일 수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프랑수아 쥘리앵 교수는…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인 프랑수아 쥘리앵 파리7대학 교수는 1951년 남동부 앙브룅에서 태어나 그랑제콜 파리고등사범학교(ENS)에서 그리스 철학을 전공했다. 1975년 중국으로 가 베이징대와 상하이대 등에서 중국 철학 및 사상을 연구했고 파리7대학에서 극동아시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파리7대학 현대사상연구소장, 중국학연구회장, 국제철학회장 등을 지냈다. 40여 년간 유럽 철학과 중국 사상을 함께 연구해 ‘동서(東西)를 아우르는 석학’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탈합치’ ‘사물의 성향’ ‘운행과 창조’ ‘전략’ ‘맹자와 계몽철학자의 대화’ 등 동서양 철학과 사상, 문화 등을 주제로 40여 권을 저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러시아의 침공 우려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간 담판이 10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협상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군사 충돌로 악화될지, 외교 해법을 찾을지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 세계에 충격을 미칠 새로운 화약고가 될지, 극적 타협으로 군사적 충돌 위기에서 벗어날지 가를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됐다. 미국을 시작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잇따라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해법 도출을 위한 담판에 나선다. 러시아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가운데 미국에선 한국산(産)을 포함한 주요 전자제품의 러시아 수출 금지와 러시아 최대 은행기관을 국제 금융 거래에서 차단하는 금융 제재가 동시에 거론되기 시작했다. ○ 美 “일부 합의 가능성”에 러 “양보 안 해”이번 연쇄 회담의 하이라이트는 10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러 전략안정대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선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러시아에선 세르게이 럅코프 외교차관이 협상에 나선다.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러시아위원회(NRC) 회의, 13일에는 OSCE와 러시아 간 협상이 이어진다. 러시아는 연쇄 회담에서 미국에 요구한 안보협정을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협정에는 1997년 이후 나토에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에 나토 병력과 무기 배치 중단,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중단, 러시아 영토를 사거리로 하는 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금지 등이 담겨 있다.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등 ‘나토 동진(東進)’을 제한하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7일 “모든 국가가 자국의 길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 핵심 원칙에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8일 브리핑에서 미사일과 군사훈련에 대해선 “(합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미-러가 동시에 유럽과 러시아의 일정 구역 내에 서로를 겨냥한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는 새로운 합의를 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협상 전망이 밝지는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럅코프 차관은 9일 “(미국과 유럽연합·EU가 보내는 신호에) 실망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10일 회담에서)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거나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국 외교장관도 회담을 앞두고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 “(러시아의) ‘가스라이팅’을 예전에도 본 적 있다”며 “최근 역사에서 보듯 러시아 군대가 주둔하면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힘들다”고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미군이 주둔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은 300년 미국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러 제재 땐 韓 기업 수출 전자제품도 포함”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이 단행할 제재의 구체적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은 곧바로 러시아 최대 은행들을 ‘국제 은행 간 통신망(SWIFT)’에서 퇴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은행들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200개국과 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WIFT에서 퇴출되면 이 은행과 거래하는 은행들도 제재 대상이 돼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에 수출하고도 수출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 수 있다. 미국이 고려하는 다른 핵심 경제 제재는 수출 통제 조치다. NYT는 “미 상무부는 휴대전화 노트북부터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소비재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며 “미국 제품뿐 아니라 미국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들어간 한국 유럽 등 외국산 제품도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한국산을 처음으로 꼭 집어 언급한 것. 러시아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휴대전화 세탁기 냉장고 같은 주요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심각한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은 급증세를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에 맞서 백신 의무화 정책 강화에 나섰다. ‘백신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프랑스와 독일 등 각국에서는 지난 주말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확산됐다. ○ 獨 “2차 접종자도 음성 나와야 식당 출입”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7일 강화된 다중이용시설 출입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부스터샷 접종자만 별도 진단검사 없이 레스토랑, 카페, 바에 출입할 수 있다. 2차 접종 완료자나 완치자는 코로나19 음성 결과가 있어야 한다. 숄츠 총리는 또 “1분기(1∼3월) 내에 성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법안을 이달 하원에 제출해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법이 통과되면 미접종자는 벌금 등 처벌을 받게 된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독일은 이달 들어 일일 확진자가 5만∼6만 명 발생하고 있지만 백신 1차 접종률은 지난해 11월 11일 70%를 넘은 후 74.4%(6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오미크론발 코로나19 확산세가 폭증하고 있음에도 6일 현재 2차 접종률 74%, 부스터샷 접종률 36%에 그치자 백신 접종을 했을 때만 식당, 카페 등 출입과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도록 법안을 개정하고 나섰다. 이 법안은 진통 끝에 6일 하원을 통과해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백신을 맞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목숨을 위험하게 하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백신 의무화를 강조했다. 영국 정부도 백신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보건안전청(HSA)은 8일 “부스터샷을 맞고 3개월 지나면 65세 이상에서는 코로나19 경증 방지 효과는 30%로 떨어지지만 입원 정도의 중증을 막는 효과는 90%로 유지된다”고 발표했다. HSA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4차 접종 시기를 검토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 확대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도시 기본 기능과 행정이 마비를 넘어 붕괴(breakdown)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에서다. 캔자스대병원은 직원 1만3400명 중 900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시는 경찰과 소방관 80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고 결근해 치안과 화재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뉴욕시는 지하철 근무자의 20%, 환경미화원의 25%가량이 코로나19로 결근해 교통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유럽 각국서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 반면 8일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백신 접종 반대 시위에서는 “마크롱, 우리가 당신을 귀찮게 하겠다(Macron, on t‘emmerde)”는 구호가 나왔다. 4일 마크롱 대통령이 백신 의무화를 강조하면서 “백신 미접종자를 귀찮게 만들겠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 시민 1만8000여 명을 비롯해 남부 마르세유, 서부 낭트 등 전국에서 약 10만5000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시위(2만5000명)보다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남부 몽펠리에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34명이 체포됐다. 독일에서도 이날 수도 베를린을 비롯해 함부르크, 슈베린 등 전국 곳곳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아이들을 놔둬라”는 구호를 자주 외쳤다. 앞서 독일 정부는 지난해 12월 9일 취약한 5∼11세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도 8일 대규모 백신 접종 반대 집회가 열렸다. 4월부터 의료 종사자 백신 의무화가 시행되는 영국에서는 일부 의료진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해고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해온 유럽 문화에 정치 불신이 겹치면서 백신 의무화에 대한 거부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BC는 “상당 기간 백신 접종을 둘러싼 사회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으로 인한 감염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격리 기간’과 ‘검사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나섰다. 격리 인원 증가로 의료 구급 교통 등 공공 분야 인력난이 심각해지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5일(현지 시간)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비롯해 요양사, 병원 관계자의 경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도 백신 접종을 마쳤고 기침 고열 증상이 없으면 격리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해당 공고를 2일 전국 병원과 요양원에 보냈다. 부족한 의료진 확보에 숨통을 틔워주려는 조치다. 영국 정부도 11일부터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돼도 무증상이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코로나19 검사 기준 완화 지침을 5일 발표했다. 기존에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자가 격리와 함께 시간이 오래 걸리는 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다. 영국은 자가 격리 인구만 100만 명을 넘어섰고 병원 진료를 비롯해 기차 운행, 쓰레기 수거, 구급대원 출동 등 각종 공공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다. 이번 조치로 전체 감염자 중 40%인 무증상 감염자들이 직장에 빨리 복귀할 수 있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7일부터는 영국 입국 시 백신 접종 완료자나 무증상 감염자는 그동안 의무화됐던 PCR 음성 결과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독일 보건당국도 이날 병원, 수도·전력 등 공공 분야 종사자는 코로나19에 걸린 후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격리 기간을 14일에서 5일로 줄이기로 했다. 일반 분야 종사자도 같은 조건 아래서 격리 기간이 7일로 단축되고 부스터샷을 접종받으면 밀접 접촉을 해도 격리가 면제된다. 이스라엘 보건당국도 7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만 PCR 검사를 시행하고 60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은 항원검사만 받도록 코로나19 진단 정책을 변경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체계, 사회 공공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면서 격리 기간과 검사 기준을 완화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으로 인한 감염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격리기간’과 ‘검사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나섰다. 격리 인원 증가로 의료 구급 교통 등 공공 분야 인력난이 심각해지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5일(현지 시간)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비롯해 요양사,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도 백신 접종을 마쳤고 기침 고열 증상이 없으면 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해당 공고를 2일 전국 병원과 요양원에 보냈다. 부족한 의료진 확보에 숨통을 틔우려는 조치다. 프랑스는 5일 일일 확진자가 33만2252명에 달하는 등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를 귀찮게 하겠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야권이 반발해 연기됐던 백신패스 법안은 6일 하원에서 진통 끝에 통과됐다. 상원마저 통과되면 15일부터 백신을 접종해야 식당 카페 이용이 가능해진다. 영국 정부도 11일부터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돼도 무증상이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지 않는 내용의 코로나19 검사기준 완화 지침을 5일 발표했다. 기존에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자가격리와 함께 시간이 오래 걸리는 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다. 영국은 자가격리 인구만 100만 명을 넘어섰고, 병원 진료를 비롯해 기차 운행, 쓰레기 수거, 구급대원 출동 등 각종 공공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다. 이번 조치로 전체 감염 중 40%인 무증상 감염자들이 직장에 빨리 복귀할 수 있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7일부터는 영국 입국 시 백신 접종 완료자나 무증상 감염자는 그동안 의무화됐던 PCR 음성 결과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독일 보건당국도 이날 병원, 수도·전력 등 공공분야 종사자는 코로나19에 걸린 후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격리기간을 14일에서 5일로 줄이기로 했다. 일반 분야 종사자도 같은 조건 아래서 격리기간이 7일로 단축되고, 부스터샷을 접종받으면 밀접접촉을 해도 격리가 면제된다. 벨기에 역시 10일부터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 감염 후 5개월 이내인 사람은 감염자와 접촉을 해도 격리가 면제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50세 이상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다고 5일 발표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도 7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만 PCR 검사를 시행하고 60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은 항원검사만 받도록 코로나19 진단 정책을 변경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코로나19 환자와 접촉 시 PCR 검사를 통해 음성이 확인되어야만 격리에서 해제됐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무증상 환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고, 격리 해제 요건으로 ‘검사 의무화’를 포함하지 않은 정부 방침을 놓고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체계, 사회 공공서비스에 차질이 생기면서> 격리시간과 검사기준을 완화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주문량을 기존 1000만 명분에서 2000만 명분으로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초로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나온 조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이자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라며 “이 알약 주문량을 두 배로 늘려 입원과 사망을 극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1주일간 미국의 신규 감염자 중 95.4%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당국 또한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가 21만8724명을 기록해 처음 2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사망자는 48명에 그쳐 지난해 1, 2차 대유행일 때 일일 1000명 내외의 사망자가 나왔던 것과 대조됐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 정도가 이전 변이보다 강하지 않고 신규 확진자 증가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일종의 ‘탈동조화’(디커플링)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심각한 폐렴을 유발하는 다른 변이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는 호흡기 상부를 주로 감염시켜 증세가 가볍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며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 사이의 디커플링이 일어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에 참여한 앤드루 폴러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BBC에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이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 보유 5개국 정상이 3일 ‘핵전쟁 방지와 군비 경쟁 방지’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미국과 갈등 관계인 러시아와 중국은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반면 미국 조야(朝野)에선 동맹에 대한 핵우산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프랑스도 성명 도출 과정에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이 5개국(P5)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핵무기는 방어적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하며 침략을 억제하고 전쟁을 방지하는 용도로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핵무기의 의도치 않은 사용을 막기 위한 국가적 조치를 유지하고 더욱 강화할 생각”이라며 “핵무기가 서로, 또는 다른 어떤 국가도 겨냥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4일 열릴 예정이던 핵확산금지조약(NPT) 전체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된 가운데 나왔다. 특히 9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최종 담판이 될 수 있는 연쇄 회담을 앞둔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서방과 러시아,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성명”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공동성명은 우리 주도로 이뤄졌다”며 “이런 정치적 성명이 국제적 긴장 수준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AFP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공동성명은 강대국 간 경쟁을 화합과 협력으로 바꿀 것”이라면서도 “안보를 위한 핵무기 현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는 이 성명이 핵 억지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성명에 ‘침략을 억제하고’라는 문구를 반영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공동성명에 대한 별도 성명이나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 의회연구소(CRS)는 3일 오후 내놓은 ‘미-러 군비 통제’ 보고서에서 “일각에선 이 공동성명이 지역 분쟁(regional conflict)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외시켜 대규모 재래식 및 사이버 공격 억지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 공동성명이 미국 먼저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제 핵 불사용(No First Use)’ 원칙이나 직접 핵무기 공격을 받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단일 목적(Sole Purpose)’ 원칙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초 발표하는 핵태세검토(NPR) 보고서에 이런 내용을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 일본이나 유럽 동맹국에서 전쟁이 나도 미국이 직접 핵무기 공격을 받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보고서는 “최근 안보 환경에서 이 공동성명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며 “일부는 지역 분쟁에서 핵무기 가치를 포기하는 이 성명을 따르려면 (미국이) 핵무기 배치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 이 변이도 오미크론처럼 백신 회피성과 전파력이 강한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흘 만에 두 배로 늘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프랑스 국책의료연구기관인 IHU 지중해 감염연구센터는 지난해 12월 29일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를 통해 “새 코로나19 변이 ‘B.1.640.2’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 변이는 돌연변이를 46개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돌연변이가 많아지면 감염력이 강해지고 백신 효과가 무력화되기 쉽다. 오미크론 역시 52개 이상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했다. 이 중 32개가 감염과 백신 면역에 연관된 스파이크 단백질에 몰려 있어 기존 변이인 델타(16개)보다 전파력과 백신 회피 능력이 강했다. 연구팀은 “새 변이 이름은 잠정적으로 ‘IHU’ 변이로 정했다. 이번 발견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출현과 해외로부터의 유입 및 확산이 얼마나 통제되기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에서 백신 접종을 강화해도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이 10% 이하에 그치고 있어 이들 국가에서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한 뒤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의 여파로 3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만에 2배로 늘어 59만 명을 기록했는데 이번엔 사흘 만에 거의 2배로 폭증한 것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랑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 유전자 돌연변이를 46개 보유해 감염력과 전파력이 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등장한 ‘오미크론’에 이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연에 전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국책의료연구기관 IHU 지중해 감염연구센터는 지난달 29일 국제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vix)를 통해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인 ‘B.1.640.2’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변이는 아프리카 카메룬 지역을 여행한 사람으로부터 프랑스 내로 유입된 후 현재까지 마르세유 지역 내 12명에게 전파됐다. 분석 결과 이 변이는 유전자 구조상 초기 바이러스에서 변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변이는 백신 회피성이 강한 ‘E484K’, 전파력이 더 강한 ‘N501Y’를 포함해 유전자 돌변변이를 46개나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돌연변이란 바이러스의 유전자(RNA) 염기서열 중 일부가 바뀌는 현상을 뜻한다. 돌연변이가 많아지면 감염력이 강해지고 백신효과가 무력화되기 쉽다. 오미크론 역시 52개 이상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했다. 이중 32개가 감염과 백신 면역에 연관된 스파이크 단백질에 몰려 있어 기존 변이인 델타(16개)보다 전파력과 백신회피 능력이 뛰어났다. 연구팀은 “새 변이 이름은 잠정적으로 ‘IHU’ 변이로 정했다. 이번 발견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출현과 해외로부터의 유입 및 확산이 얼마나 통제되기 어려운지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에서 부스터샷 등 백신 접종을 강화해도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이 10% 이하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변이가 계속 발생하고, 선진국으로 다시 유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코로나19 백신 양극화가 새로운 변이 출연이라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다만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IHU 변이에 대한 WHO 차원의 공식 확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오미크론을 능가할 것이란 징후는 없다”며 “동료 평가를 비롯한 추후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 보유 5개국 정상이 3일(현지시간) ‘핵전쟁 방지와 군비 경쟁 방지’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미국과 갈등 관계인 러시아와 중국은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반면 미국 조야(朝野)에선 동맹에 대한 핵우산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프랑스도 성명 도출 과정에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이 5개국(P5)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핵무기는 방어적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하며 침략을 억제하고 전쟁을 방지해야 용도로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핵무기의 의도치 않은 사용을 막기 위한 국가적 조치를 유지하고 더욱 강화할 생각”이라며 “핵무기가 서로, 또는 다른 어떤 국가도 겨냥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4일 열릴 예정이던 핵확산금지조약(NPT) 전체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된 가운데 나왔다. 특히 9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최종 담판이 될 수 있는 연쇄 회담을 앞둔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서방과 러시아,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성명”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공동성명은 우리 주도로 이뤄졌다”며 “이런 정치적 성명이 국제적 긴장 수준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부부장도 “공동성명은 상호 신뢰를 높이고 강대국 간 경쟁을 화합과 협력으로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프랑스는 이 성명이 핵 억지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성명에 ‘침략을 억제하고’라는 문구를 반영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공동성명에 대한 별도 성명이나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 의회연구소(CRS)는 이날 오후 내놓은 ‘미-러 군비 통제’ 보고서에서 “일각에선 이 공동성명이 지역분쟁(regional conflict)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외시켜 대규모 재래식 및 사이버 공격 억지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 공동성명이 미국 먼저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제 핵 불사용(No First Use)’ 원칙이나 직접 핵무기 공격을 받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단일 목적(Sole Purpose)’ 원칙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초 발표하는 핵태세검토(NPR) 보고서에 이런 내용을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 일본이나 유럽 동맹국에서 전쟁이 나도 미국이 직접 핵무기 공격을 받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 보고서는 “최근 안보 환경에서 이 공동성명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며 “일부는 지역분쟁에서 핵무기 가치를 포기하는 이 성명을 따르려면 (미국이) 핵무기 배치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친환경적인 ‘녹색 투자’로 분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독일, 오스트리아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EU의 방침을 두고 27개 회원국이 각자의 에너지 정책 기조에 따라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슈테피 렘케 환경부 장관은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원자력은 환경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을) 녹색 투자에 포함하는 것은 실수”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는 EU 집행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비쳤다. 레오노레 게베슬러 오스트리아 환경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원자력과 천연가스는 친환경 에너지가 아니다”며 “초안이 시행될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해 12월 31일 원자력 발전 개발을 친환경 투자로 분류하는 ‘지속가능 금융 녹색분류체계’ 초안을 회원국에 전달했다. 유럽의회의 반발도 크다. 스카 켈러 의원은 “EU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세운 상황에서 이번 초안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세계자연기금(WWF)도 2일 일제히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반발은 예상된 결과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U 회원국마다 에너지 정책 기조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EU의 양대 축인 프랑스와 독일은 180도 다른 원전 정책을 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신규 원자로 건설 재개를 선언했다. 2017년 취임 당시 2035년까지 원전 비율을 50%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체코, 루마니아, 폴란드 등 가스 수입에 의존하는 많은 동·남유럽 국가들은 EU 초안에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자국 내 원전을 전면 폐쇄하고 있는 독일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중단을 선언했다. 독일 북부 그론데 원전 등 3곳의 운행이 지난해 12월 31일 완전 정지됐다. 남은 3개 원전도 올해 12월까지 폐기된다.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덴마크 등도 유사한 이유로 EU 초안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EU 초안은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도입을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핵 사고에서 비롯된 반핵 정서가 유럽 내에 팽배해 각국 내부적으로도 찬반이 엇갈릴 것”이라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북유럽 국가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 중심 나토와 러시아 사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 진영 사이에서 ‘군사적 중립’을 유지하던 북유럽 국가(노르웨이 덴마크는 가입)의 나토 가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안보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위기는 핀란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관할 수 없다”며 “핀란드의 전략과 선택의 자유는 군사적 동맹, 나토 가입 신청 가능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산나 마린 총리도 이날 신년사를 통해 “안보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며 거들었다. 국경 1340km를 러시아와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1939∼40년 옛 소련군 침공으로 일명 ‘겨울 전쟁’을 치르는 고난을 겪었다. 그럼에도 핀란드는 1995년 유럽연합(EU)에는 가입했지만 나토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군사적 중립이란 북유럽 국가 정책 노선 유지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조치 가능성이 대두되자 ‘나토 가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또 다른 북유럽 국가 스웨덴도 나토 가입을 고려하고 있어 신(新)냉전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앞서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26일 언론 브리핑에서 “군사동맹에 불참하는 북유럽 정책이 지역 안정성을 보장해왔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경우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2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서쪽으로 36km 떨어진 플랭에 있는 르노의 자동차 공장.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휴가 기간이었지만 대형 트럭들이 바쁘게 출입구를 오가며 공장은 활기를 띠고 있었다. 237만 m²(약 71만6900평) 부지의 이 공장은 르노그룹의 프랑스 본토 공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52년부터 현재까지 생산한 자동차만 1800만 대에 이른다. 전형적인 자동차 공장으로 보이는 이곳에선 지금까지 어느 자동차 회사도 하지 않은 거대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르노는 이 공장의 기존 생산라인 일부를 ‘중고차 공장(Factory VO)’으로 바꿨다. 단순히 일부 부품을 바꾸거나 새로 도색을 하는 수준이 아니다. 기존에 없던 기능이나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방식의 대규모 개조가 이뤄진다. 범퍼 등은 떼어 재활용하고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재생해 사용한다. 앞으론 자동차 뼈대까지 개조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재 하루 180대의 중고차를 개조할 수 있는데 내년까지 연 4만5000대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방 스갈 르노 브랜드 세일즈 디렉터는 “최근 기술은 중고차를 심지어 네 번까지도 새롭게 재탄생시킬 수 있다”며 “내년까지는 운행 중이던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진과 변속기를 핵심으로 하는 내연기관차를 배터리와 모터 중심의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은 사실상 새 차를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지속가능한 자동차 제조업에 도전하는 르노의 변신은 경영 환경의 큰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엔 매출, 이익만 따졌다면 이제는 ‘당신 회사 덕분에 세상이 더 나아졌는가’란 질문을 던진다. 사회 전반과 미래세대 등 모든 이해 관계자와 지구·환경에 이로운 성장을 추구하는 ‘넷 포지티브(Net Positive)’를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해 ‘넷 포지티브’라는 책을 펴낸 폴 폴먼 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지각변동에서 뒤처지는 기업은 어마어마한 실존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사회는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젊은 세대는 그들을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탄소 규제에 내연기관 車 판매 줄어…주민들 경제 버팀목 사라질까 우려르노CEO “환경 가치로 활로 모색”윈스턴 에코스트래티지스 대표 “인류 번영없이 기업 번창할순 없어” “극단적 기후현상이 잦아지며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란 걸 다들 실감합니다. 정부가 탄소 배출이 많은 차에 과징금을 부과하니 다들 새 차 사기를 부담스러워 하죠.” 르노의 플랭 자동차 공장 일대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토마 씨는 “르노 같은 대형 자동차업체가 ‘중고차 공장’을 시도하는 게 신기하고 인상적”이라고 했다. 탄소배출 절감을 위한 각종 규제 때문에 내연기관 신차 판매가 줄어들고, 수십 년간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공장이 혹시 문을 닫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점을 반긴 것이다.기후 재난에 거대 차 공장 지속가능성 우려지난해 7월 독일 벨기에 등 서유럽 폭우, 8, 9월 그리스 등 남유럽 폭염과 산불로 수백 명이 사망했다.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면서 유럽에선 탄소 감축 목표를 강제하는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플랭 공장 인근 카페에서 만난 40대 지역 주민 로베르 씨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이 프랑스 사회의 화두”라면서 “우리 지역 공장이 이를 선점해 나갈 수 있다면 자부심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플랭 공장이 있는 이블린주는 파리부터 흐르는 센강의 한 줄기가 지나가서 주민들은 수질 등 환경 이슈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30대 주부 마리 씨는 “아무래도 가깝게 센강이 있다 보니, 공장의 친환경적인 변화에 지역사회가 공감해주는 거 같다”고 전했다. 다만 신차보다 중고차, 전기차 개조에 집중하면서 당장은 지역 내 일자리가 감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플랭 공장에서 일한다는 한 주민은 “공장의 변화가 외부에서 보기보다 복잡한 문제가 있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플랭 공장 관계자는 “프랑스에서 신차 판매보다 중고차 거래의 수요가 커지고 있고, 특히 미래 시장에서 중고 전기차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고차 생애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시장의 가치를 발견하는 전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넷 포지티브’, 모두를 위해 성장하는 기업으로신차 생산·판매에 집중하는 자동차 업계에서 르노 같은 대형 제조업체가 중고차 개조 사업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르노의 시도는 지속가능한 사업 기회를 찾는 동시에 환경적 책임까지 강화하는 해법으로 풀이된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 창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그룹의 시도와 지역사회에서의 평가들은 결국 모두를 위한 성장이라는 ‘넷 포지티브’가 기업 활동에서 필수적인 상황이 됐음을 보여준다.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는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는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의 물줄기도 바뀌고 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은 2020년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투자 규모를 35조 달러(약 4경1650조 원)가량으로 추산했다. 2030년에는 130조 달러(약 15경4700조 원) 이상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측된다. 앤드루 윈스턴 에코스트래티지스 대표는 “넷 포지티브는 ‘하면 좋고 안 해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며 “지구와 인류, 전 생물종의 번영 없이 기업만 번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페라리 가죽 의자도 친환경 소재로 바꿔 보라뇨 伊 알칸타라 S.p.A 회장 “친환경 활동은 비용 아니라 투자”“친환경 활동은 기업에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탈리아의 소재 기업 ‘알칸타라 S.p.A’(알칸타라)의 안드레아 보라뇨 회장(사진)을 지난해 12월 20일 화상으로 만났다. 알칸타라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 카의 시트와 실내 인테리어에 쓰이는 천연 가죽을 대체하는 부드러운 비단 느낌의 친환경 고급 소재로 유명해진 기업이다. 보라뇨 회장은 윤리적, 환경적 가치에 집중한 것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급 천연 가죽을 사용하는 ‘메이드 인 이탈리아’ 이미지를 바꾼 과정에 대해 “처음엔 알칸타라 소재가 단순히 가죽을 대신하는 소재로 시장에서 통했지만 ‘동물을 죽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밀고 나가면서 동물친화의 가치를 더한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천연가죽 대신 알칸타라 소재를 사용한다는 행위 자체가 경제적인 측면이나 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정신에는 가죽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디자인, 열정, 창의력, 장인정신 등에 알칸타라의 기술을 접목했죠.” 알칸타라는 동물복지에 더해 탄소배출 감축을 추진해 왔다. 2009년 이후 계속 탄소중립 기업으로 인증받고 있다. 그는 “2009년에 탄소중립을 시행하는 것은 다른 기업과 비교해 상당히 급진적이었지만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친환경 활동은 거짓이나 과장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보라뇨 회장은 친환경 경영에 따른 비용 부담을 묻는 질문에 “친환경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추가 비용이 들지만 결국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평판이라는 보상으로 되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0년 7820만 유로(약 1050억 원)였던 알칸타라 매출은 2014년 1억2390만 유로(1670억 원), 2018년 2억420만 유로(2750억 원)로 꾸준히 성장했다. 페라리와 맥라렌, 애스턴마틴, 마세라티의 자동차 모델 외에도 삼성전자, 애플, 스와로브스키 등과 함께 제품을 만들었다. 알칸타라는 1000곳이 넘는 원재료 공급업체들까지 모두 환경, 인권, 노동 기준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보라뇨 회장은 “2026년까지 완전히 식물에서 추출한 식물유래 폴리머를 개발하겠다는 목표와 출처를 증명할 수 있는 폴리에스테르 재활용이 우리의 중요한 미래 계획”이라고 밝혔다.넷 포지티브(Net Positive)모두에게 이로운 공존과 공정을 추구하는 기업 활동을 뜻한다. 제품과 경영이 고객과 주주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 미래세대와 지구 환경을 포함하는 모두의 복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플랭=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전에 출마 선언을 해야 합니까?’ 일간 르피가로가 성탄절 전에 실시한 설문조사다. 프랑스는 한국과 비슷한 시기인 내년 4월 대선이 열린다. 5년 중임제인 탓에 현직 대통령도 재선을 원하면 ‘공식 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를 4개월 앞두고도 마크롱이 입장을 밝히지 않자 설문조사까지 실시된 것이다. ‘해야 한다’는 응답(63.1%)이 ‘안 해도 된다’(36.9%)보다 높았다. 외견상으로는 마크롱이 하루빨리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어야 할 시기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브의 대선 지지율 조사(8일)에서 마크롱은 1차 투표에서는 23%를 얻어 1위를 기록했지만 양자 대결인 2차 투표에서는 48%를 얻어 우파 여성 정치인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52%)에게 뒤졌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가 2차 결선 투표를 치른다. 그럼에도 마크롱은 내년 2월에야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의 예측이다. 대통령 위치를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출마 선언을 늦추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달 15일 공영방송 TF1에서 방영된 대통령 인터뷰가 그 예다. 이날 인터뷰는 일자리, 연금 개혁 등 5년 임기의 회고와 남은 개혁과제를 제시하는 선거 캠페인에 가까웠고, 야당 후보들은 ‘마크롱이 출마 선언은 하지 않은 채 꼼수를 부린다’며 방송규제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 마크롱이 출마 선언을 늦추는 또 다른 이유로 내년 1월부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는 ‘프랑스의 외교 상황’이 꼽히고 있다. 이달 8일 퇴임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로 인해 EU 리더십에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미군에 의존하지 않는 유럽군 창설, 유럽식 경제 성장 모델 구축 등 프랑스가 선두에 나서 EU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마크롱의 목표다.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후보’보다는 ‘대통령’ 이미지 유지를 우선시하는 이유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 때문인지 “마크롱의 꼼수는 개인의 권력욕에 그치지 않고 ‘정책 지속성’과 ‘유럽의 미래’라는 큰 그림을 전제로 이뤄지고 있다”고 변호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마크롱도 최근 “임기의 마지막 15분까지 일하겠다”며 화답했다. 유력 후보인 ‘프랑스의 트럼프’ 에리크 제무르 역시 ‘이민자를 쫓아내겠다’는 등 반(反)이민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옳든 그르든 프랑스가 해결해야 할 이민 문제와 관련 정책을 토대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또 다른 후보인 극우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도 고속도로 국유화 등 서민용 좌파 정책을 차용하는 식으로 외연을 넓혔다. 물론 프랑스 대선이라고 ‘정책과 비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부남인 제무르는 자신의 20대 여성 비서관과의 불륜이 폭로됐다.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성전환 수술을 한 남성이라는 가짜뉴스도 확산됐다. 이런 이슈들은 스쳐 지나가거나 주요 언론에서는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대선은 어떨까? 후보자들의 아내, 자녀가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반면 집권 후 시행할 정책, 미래에 위한 ‘큰 그림’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해외에서 한발 떨어진 채 이번 대선을 들여다보고 있는 기자의 착각이길 바랄 뿐이다. 새해에는 미래의 청사진 중심으로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길 소망해본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유럽 주요국은 크리스마스 이후로 미뤄온 방역대책을 속속 발표했다. 사회적 거부감과 경제적 악영향이 큰 야간 통금령과 같은 봉쇄조치는 택하지 않아 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산이 새해에도 계속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27일(현지시간)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기존 4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25일 사상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으면서 나온 대책이다. 28일부터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얀센 백신은 1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추가 접종이 가능하다. 향후 3주 동안 재택근무가 가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3일 이상 원격 근무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내년 1월 15일부터는 ‘백신 여권’ 발급 조건 가운데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는 제외된다. 백신을 접종해야만 식당, 대중교통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새해 행사가 열리는 12월 31일 야간 통금령 등 봉쇄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최소 3배 강하다”며 “백신 4차 접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역시 새해 전 추가 규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해 전야 행사에 참여한다면 사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달라”며 “현재 잉글랜드에서 나오는 코로나19 확진자 90%는 오미크론 감염”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영국 신규 확진자는 9만8515명으로 연일 10~12만 명대를 기록하던 22일보다 소폭 감소했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도 “20~26일 선수와 직원 10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며 코로나19 검사 진행한 이래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6~12일 조사에서는 42명, 13~19일 조사에서는 90명으로 증가하면서 이달 들어 15경기가 취소됐다. 영국 집중치료감사연구센터(ICNARC)는 이날 백신을 맞지 않을 경우 접종 완료자에 비해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게 될 가능성이 최고 60배 높다는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그리스 보건당국 또한 이날 일일 확진자 수가 1만 명에 육박해 20일(3689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나자 “다음달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식당 바 등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제한다”고 발표했다. 테이블당 인원은 6명 이내 제한, 유흥업소는 입석 자체가 금지된다. 독일 역시 27일부터 모임은 최대 10명으로 제한되고, 확진자가 급증하는 지역의 체육관, 수영장, 나이트클럽, 영화관은 폐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통하는 북유럽 덴마크와 아이슬란드에서 이날 각각 일일 신규확진자가 1만6164명, 672명이 발생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덴마크(인구 580만 명)와 아이슬란드(34만 명)는 일일 확진자가 각각 1만 명, 200명을 넘은 적이 없어 양국 보건당국은 추가 방역대책 검토에 나섰다고 BBC는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일촉즉발의 신경전이 한층 첨예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안보 보장을 거부하면 군사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전례 없는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맞섰다. 우크라이나가 미-러 갈등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것이다. 만약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 러-우크라 국경서 유럽 위성 공격 받아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6일 국영방송 로시야1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진(東進) 중단 및 안보 보장’이라는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여러 측면에서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우리 군사 전문가의 제안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새 미사일이 수도 모스크바까지 날아오는 데 4,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는 서방이 자초한 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서방에 의해) 물러설 곳이 없는 곳까지 몰렸다”고 거듭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이날 CBS에 출연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공하면 이전에 보지 못한 제재에 나설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에게 이를 이미 경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지대에서 러시아군을 감시하던 유럽우주국(ESA) 소속 위성 ‘센티널1B’가 23일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아 고장을 일으킨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은 이 공격이 러시아군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둘러싼 미-러의 강한 불신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서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좀처럼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나토가 더 이상 동진을 하지 않겠다는 1990년대의 구두 약속을 어기고 다섯 차례나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며 서방이 오랫동안 러시아를 교묘하게 속여 왔다고 주장했다. 폴란드 헝가리 등 과거 옛 소련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던 동유럽 국가, 발트해 3국처럼 아예 소련에 속했던 나라들이 잇따라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며 서방의 영향권에 편입된 만큼 우크라이나만큼은 절대 잃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푸틴 대통령의 나토 확장 운운은 핑계일 뿐 러시아의 진짜 목표는 우크라이나 전체를 합병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할 때도 그곳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번에도 러시아계 주민이 많이 살고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탐내고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수차례 “크림반도와 돈바스는 원래 러시아 땅”이라고 발언했다. 미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남부 로스토프에 배치한 1만여 명의 병력을 25일 전격 철수시킨 것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러시아는 2008년 친러 성향의 남오세티야를 무력으로 병합하려던 조지아를 전격 침공해 5일 만에 점령했다. 이를 감안할 때 1만 명 철수가 일종의 눈속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1만 명 철수에도 불구하고 아직 10만 명의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남아 있다며 침공 우려가 당분간 불식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측의 대립이 한반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핵 등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들고 미-러 간 신냉전으로 무역 및 경제도 둔화될 것이란 평가다. 김형태 주우크라이나 대사는 “현지에서는 교전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위기지만 우크라이나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양국 경제 교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러시아가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속속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겉으로는 이들 빅테크가 불법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비판적인 야권과 이를 지지하는 서방국가 전체를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 법원은 24일 구글이 통신당국의 불법 콘텐츠 삭제 지시를 수차례 이행하지 않아 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72억 루블(약 1165억 원)을 부과했다. 메타에도 같은 이유로 19억9000만 루블(약 322억 원)의 벌금을 물렸다. 당국은 앞서 16일 트위터에도 1000만 루블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국이 불법이라며 삭제하라고 종용한 콘텐츠는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5)와 관련된 게시물, 야권 인사들이 푸틴 정권의 비리를 폭로하거나 청년들에게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라고 독려한 영상 등이 대부분이다. 당국은 현재 수감 중인 나발니 관련 게시물을 불법 콘텐츠로 규정해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미 9월 러시아 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는 나발니 관련 단체가 만든 선거운동 앱 ‘스마트 보팅’이 사라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구글에 대한 벌금이 러시아가 서방 IT 기업에 부과한 벌금 중 최고액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우크라이나 등을 둘러싼 미-러 갈등이 날로 격화하고 있어 러시아가 자국 내에서 서방 미디어와 플랫폼을 아예 쫓아낼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수차례 서방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인터넷망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이 25일(현지 시간) 대국민 성탄절 영상 메시지를 통해 4월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여왕은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촬영한 이 영상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성탄절은 힘들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왜 그런지 더 잘 이해한다”며 남편과의 추억을 회고했다. 여왕은 “익숙한 웃음이 하나 사라졌다. 나의 사랑하는 필립”이라며 “마지막 순간 짓궂게 반짝이는 그의 눈망울은 내가 그를 처음 봤을 때만큼 밝았다”고 추모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의 봉사 정신, 지적 호기심, 재미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빛났다고도 했다. 이날 여왕은 1947년 신혼여행 때 착용했던 푸른색 사파이어 브로치를 달고 나왔다. 책상 옆에는 2007년 결혼 60주년 때 두 사람이 찍은 사진도 있었다. 여왕은 “나와 가족이 그를 그리워하는 만큼 그 또한 우리가 성탄절을 즐기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매년 성탄절에 희망을 전하던 여왕이 이례적으로 필립공을 잃은 상실감을 토로했다고 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왕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성탄절 오찬을 개최하지 않고 윈저성에 머물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내 확산세는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9월 수준을 넘었고,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확진자 증가세는 일단 둔화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의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16만8535명이다. 델타 유행의 정점이던 9월 1일(16만4418명)보다 많다. 23일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서 18만5841명으로 집계됐다. 올 1월 집계된 최다 확진자(25만1232명)를 조만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 상황도 심각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23일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11만9789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다였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많은 9만160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상황도 여전히 심각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확진자는 6233명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는 1084명으로 사흘 연속 최다였다. 특히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11세(초등 5학년) 이하 확진자가 이달 들어 11월의 2.7배 수준으로 늘었다. 오미크론 감염도 16명 늘어나 262명이 됐다. 특히 경남 거제, 전북 익산, 강원 등에선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오미크론 전파 사례도 나왔다. 18일부터 시작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적용 기간은 내년 1월 2일까지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1주간 상황을 보며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미국 50개 주 전체로 퍼졌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등에서는 22일(현지 시간) 일일 신규 확진자가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22일 사우스다코타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모든 주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3주 만이다.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전체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내 전체 확진자도 급증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22일 현재 16만8409명으로 최근 2주일 사이 38% 늘었다. 같은 기간 입원 환자도 11% 증가한 6만9115명이다. 올겨울 미국에서는 독감까지 확산 중이어서 의료 체계가 마비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5일부터 11일까지 1주일간 미국 전역에서 약 2500명의 독감 환자가 나왔다. 캐나다에서는 동부 퀘벡주를 비롯한 3, 4개 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됐다. 22일 캐나다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1만4986명으로 집계돼 팬데믹 후 가장 많았다. 유럽 상황도 심각하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영국은 2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6122명으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었다.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는 전날보다 1만3581명 증가해 누적 7만4089명이 됐다. 22일 프랑스와 스페인 또한 하루 신규 확진자가 각각 8만4272명과 6만41명 보고되면서 기존 최다치를 넘어섰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오미크론 변이가 다음 주면 프랑스에서 우세종이 되면서 곧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독일 보건당국 또한 향후 3주 안에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6월 철회했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