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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당일 유권자들이 받게 될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가 최대 51.7cm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4년 전 21대 총선 때는 48.1cm였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 38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신청했다. 선관위가 이들 정당의 서류를 심사한 뒤 모두 등록을 인정한다면 역대 최다였던 21대 총선 35개를 넘어선다. 정당 수 35개부터는 투표용지를 기호별로 분류하는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하지 못해 4년 전처럼 100% 수개표를 해야 한다. 선거 당일 개표 시간도 지연된다. 투표지 분류기는 34개 정당이 기재된 46.9cm 길이 이하 용지만 처리할 수 있다. 선관위는 지난 총선에서 24개 정당까지 처리할 수 있었던 분류기를 사용 못해 이번에 용량을 늘린 신형으로 교체했는데 정당 수가 35개가 되면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된다. 비례 투표용지 맨 위칸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기호 3번)이 차지했다. 두 번째 칸에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기호 4번)가 올라갔다. 거대양당이 21대 총선에 이어 꼼수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식으로 비례대표 용지 1, 2번째 칸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연합, 국민의미래에 이어 5번 녹색정의당, 6번 새로운미래, 7번 개혁신당, 8번 자유통일당, 9번 조국혁신당 순으로 기재된다. 지역구 투표 용지인 전국 통일 기호는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142석)이 1번을, 국민의힘(101석)이 2번을 부여받았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4·10총선 당일 유권자들이 받게 될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가 최대 51.7cm에 이를 전망이다. 4년 전 21대 총선 때는 48.1cm였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 38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신청했다. 선관위가 이들 정당의 서류를 심사한 뒤 모두 등록을 인정한다면 역대 최다였던 21대 총선 35개를 넘어선다.정당 수 35개부터는 투표용지를 기호별로 분류하는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하지 못해 4년 전처럼 100% 수개표를 해야 한다. 선거 당일 개표 시간도 지연된다. 투표지 분류기는 34개 정당이 기재된 46.9cm 길이 이하 용지만 처리할 수 있다. 선관위는 지난 총선에서 24개 정당까지 처리할 수 있었던 분류기를 사용 못해 이번에 용량을 늘린 신형으로 교체했는데 정당 수가 35개가 되면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된다. 비례 투표용지 맨 윗칸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기호 3번)이 차지했다. 두번째 칸에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기호 4번)가 올라갔다. 거대양당이 21대 총선에 이어 꼼수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식으로 비례대표 용지 1, 2번째 칸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연합, 국민의미래에 이어 5번 녹색정의당, 6번 새로운미래, 7번 개혁신당, 8번 자유통일당, 9번 조국혁신당 순으로 기재된다. 지역구 투표 용지인 전국 통일 기호는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142석)이 1번을, 국민의힘(101석)으로 2번을 부여 받았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도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이 출현하면서 무자격 논란 비례대표 의원들이 또다시 원내에 대거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양당은 이번에도 비례투표 용지 상단을 차지하기 위한 의원 ‘꿔주기’ 꼼수를 되풀이하면서 수십억 원의 선거보조금도 따로 챙겼다. 전문가들은 “비례대표제 자체에 대한 숙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폭행 전과자도 당선권 포함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비례대표 후보자 중에는 과거 반미 운동에 가담했거나 폭행 전과로 논란이 된 인물들이 포함됐다.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는 주한미군사격장 폐쇄 등을 주장한 진보당 정혜경 전 경남도당 부위원장(5번),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사면복권을 주장했던 전종덕 전 민노총 사무총장(11번)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 10번을 받은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과거 공금 횡령과 폭력 전과(집행유예)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와의 관계를 고려해 면접도 없이 당선권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져 도마에 올랐다. 14번을 받은 김장겸 전 MBC 사장은 부당노동행위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다가 지난달 특별사면을 받았다.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받은 박은정 전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른바 ‘찍어내기 감찰’로 법무부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다. 조국 대표(2번)는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3심을 앞두고 있고 황운하 의원(8번)도 울산시장 선거 개입 관련 2심 재판 중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들이 모두 의원직 상실형을 받게 되면 뒤 번호 후보들이 줄줄이 승계를 받게 된다”고 했다.자유통일당에서 비례대표 1번을 받은 황보승희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을 탈당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구속 중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창당한 소나무당은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을 받은 변희재를 2번,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을 3번으로 내세웠다.전문가들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꼼수 위성정당이 이번에도 등장해 비례대표 후보 검증 기능이 약화했을뿐더러 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가 훼손됐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미래는 호남권 인사를 뒤 번호로 배제했다가 ‘호남홀대론’이 나오자 뒤늦게 조배숙 전 전북도당위원장을 13번에 배치했다. 민주당도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로 반미 성향 단체 활동 등의 전력이 있는 인사들이 추천되자 뒤늦게 교체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당 안팎에선 “진보당, 새진보연합 추천 인사를 앞 순번에 배치하느라 정작 지역 안배 차원에서 민주당에서 추천한 대구경북 인사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아무리 ‘자매정당’이라고 해도 모정당이 위성정당에 하나하나 관여할 수 없다 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 위성정당에도 선거보조금 수십 억씩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총 501억 9700만 원 규모의 선거보조금을 배분할 예정이다. 총액의 절반을 원내 교섭단체에 지급하도록 돼 있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최소 125억 원가량씩 받는다. 양당의 위성정당도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 총액 5%를 지급하는 규정에 따라 25억 원가량씩 챙긴다. 두 당은 투표용지 상단을 차지하기 위해 현역 의원들을 위성정당으로 ‘꿔주기’ 하면서 각각 14석(더불어민주연합), 13석(국민의미래)을 확보한 상태다. 황운하 의원과 황보승희 의원의 입당으로 원내 정당이 된 조국혁신당과 자유통일당도 선거보조금 잔여금 일부를 의석수 비율에 따라 지급받게 됐다. 현역 의원 5명 이상을 보유한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도 최소 25억 원의 선거보조금을 받는다.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 정당이라도 최근 선거 득표율 등에 따라 총액의 2%를 지급한다는 정치자금법 27조에 따라 기후민생당(민생당 후신)과 진보당도 최소 10억 원의 보조금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4·10총선 사전투표(4월 5, 6일)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48개 의석이 걸린 서울을 핵심 승부처이자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고 있다. 21일 동아일보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당 및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역구 32곳을 우세, 9곳은 박빙, 7곳은 열세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48곳 중 10곳을 우세로 봤고, 18곳은 박빙, 20곳은 열세라는 분석을 내놨다. 양당이 공통적으로 ‘민주당 우세’로 꼽은 지역은 중랑 성북 강북 노원 은평 서대문 강서 관악 금천 등 20곳이었다. 서대문을과 마포을, 양천을, 구로을도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양당 모두 분류했다.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는 양당 모두 강남과 서초, 송파갑·을을 꼽았다. 서울 안에서도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한강벨트’(한강 인접 지역구)는 양당 모두 핵심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용산, 광진을, 양천갑, 영등포을 등이다. 양당은 ‘정치 1번지’ 종로도 모두 ‘박빙’으로 분류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지역 과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때는 49개 지역구 중 8곳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이종섭 주호주 대사 문제 등 정권 심판론이 불거진 시점이기 때문에 상황이 조금 정리되고 종합 분석을 해보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 서울에서만 41석을 차지했던 민주당은 지난 총선과 비슷한 수준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다만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권이 혼란상을 예상보다 빠르게 수습했다”며 “28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막말 등 새로운 변수로 인해 선거 판세가 다시 출렁일 수 있다”고 했다.국힘 “18곳 경합, 20곳은 열세… 이종섭-황상무 논란 수습돼 달라질 것” 국민의힘 “서울 48곳 중 10곳 우세” 박빙판세 18곳 인물경쟁력 우위 기대전통적 野 텃밭 20곳은 열세로 분류역 신설 등 지역개발 핀셋 공약 승부수 “지금 상황에서 우세한 서울 지역구는 10곳 정도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48석이 걸린 서울 지역구 판세에 대해 21일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서울시당 등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박빙 지역을 18곳, 열세 지역을 20곳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최근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출국 논란, 황상무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등 여당에 악재가 거듭되면서 여당에 불리해진 판세를 감안한 숫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대진표가 확정된 만큼 당 차원의 종합 분석도 곧 할 것”이라며 “당정 갈등이 봉합 국면인 만큼 판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갑, 동작 지역에서 우세 판단” 복수의 여당 서울 지역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현재 서울 지역에서 10개 지역에선 우세에 있다고 보고 있다. 여당 텃밭인 강남권의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에 자리한 강동갑, 동작갑·을 등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선 강남 3구 7개 지역구와 용산에서만 승리했는데, 강남 3구 인접 지역인 강동, 동작 지역에선 앞서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동작갑·을은 각각 장진영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21대 총선 이후 4년간 지역을 착실히 다져왔다”며 “전주혜 후보가 나선 강동갑은 고덕동에 재건축단지가 들어서면서 보수세가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에서 박빙 판세로 보는 18곳은 주로 이번 총선의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나 유권자 지형이 나쁘더라도 인물 경쟁력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맞설 수 있다고 보는 곳들이다. 광진갑·을과 중-성동갑·을, 마포갑, 동대문갑, 도봉갑·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여당 관계자는 “현재 ‘정권 심판론’인 분위기가 ‘거대 야당 심판 분위기’로 바뀌면 박빙 지역에선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광진갑·을은 각각 김병민 후보와 오신환 후보가 나섰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 3선 전혜숙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광진 토박이’ 김 후보가 박빙으로 좁혔다”며 “오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시너지 효과로 ‘비명횡사’ 속에서도 살아남은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고민정 의원과 해볼 만하다”고 했다. 열세 지역 20곳은 관악 강서 중랑 성북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차지해온 지역이다.● “집권 여당 이점 살려 지역 공약으로 승부수” 국민의힘은 당정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넘어온 만큼 지역 개발 핀셋 공약에 주력해 여론을 환기시키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관계자는 “이제 악재를 걷어냈기 때문에 지역 개발 이슈로 전열을 가다듬어 선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후보들은 연합전선을 꾸리며 지역 개발 공약을 내보이고 있다. 박빙 판세인 한강벨트에 나선 권영세(용산), 이혜훈(중-성동을), 조정훈(마포갑)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신안산선 만리재역 신설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 유권자들이 바라는 건 지역 개발에 대한 구체성이지 여의도 뉴스가 아니다”라며 “지역별로 총선 직전까지 지역 공약들을 발표하다 보면 분위기가 넘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민주 “9곳 박빙, 7곳은 열세… 한강벨트 마포갑 등 우세전환” 민주당 “서울 48곳 중 32곳 우세”공천파동 수습되며 판세 개선 판단강남-서초-송파 7개 지역구 ‘열세’ 분류경제실정 앞세워 정권심판 부각 방침 “지난 21대 총선 때처럼 서울에서 총 41석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 총선 목표치를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자체 판세 분석 결과 총 48개 의석이 걸린 최대 격전지 서울에서 32곳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광진을과 영등포을, 동작갑·을 등 박빙으로 꼽히는 9개 지역에서 선전할 경우 지난 총선 때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 野 “한강벨트서 박빙→우세, 열세→박빙 전환” 21일 복수의 당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오후 김민기, 조정식 총괄선대본부장 주재로 열린 수도권 상황 점검 회의에서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박빙, 열세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 지원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기존 우세 지역인 강서 동대문 성북 강북 노원 은평 서대문 마포 강서 구로 금천 관악에서의 우세 흐름이 더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애초 ‘박빙’ 또는 ‘열세’로 분류됐던 한강벨트 내 마포갑, 중-성동갑·을, 광진갑 등에서 ‘우세’ 흐름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중-성동갑과 마포갑은 각각 컷오프(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현역 노웅래 의원이 공천 결과에 승복하면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는 판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 내홍이 극심했던) 2월까지만 해도 서울 의석수가 20석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는데, 최근 공천 파동이 수습 국면에 들어가고, 여권 실정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판세가 급격히 개선됐다”고 했다. 다만 지난 총선에서 패했던 8개 지역구 중 7곳(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은 여전히 열세인 것으로 분류됐다. 한강벨트 내 용산, 영등포을, 동작갑·을, 광진을, 양천갑 등을 비롯해 종로, 송파병, 강동갑 등 9곳 지역에서는 오차범위 내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게 민주당 분석이다. ● “‘경제 실정’ 집중 부각” 민주당은 총선을 20일 앞두고 남은 선거기간 동안 고물가 등 경제 실정 문제를 집중 부각해 서울 지역 압승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당 관계자는 “애초 서울은 현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가 60%를 꾸준히 상회할 정도로 정권 심판 여론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고물가 등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 정권심판론을 부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정권심판론이 거세지면서 서울 내 우세 지역은 더 격차가 벌어지고, 박빙 지역은 우세로 전환하는 흐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이 이종섭 주호주 대사와 황상무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논란을 서둘러 봉합한 만큼 정권심판론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의료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유권자들이 불안 심리가 커져 막판에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별 맞춤형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동작을의 경우 경찰 출신 류삼영 후보가 매일 하루 18시간 유세를 강행하며 상대적으로 더 오래 지역을 다져 온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와의 격차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목표다. 최근 대단지 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신규 인구 유입으로 보수세가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강동갑에선 현역 진선미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지낸 이력을 내세워 노후 단지의 신속한 정비사업을 공약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4년 만의 ‘리턴 매치’가 확정된 서울 용산에서 더불어민주당 강태웅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2%, 현역인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8.1%로 나타났다. 격차는 3.9%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내(±4.4%) 접전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선 권 후보(47.8%)가 강 후보(47.1%)에게 0.7%포인트 차(890표)로 이겨 승리했다. 서울 지역 최소 격차 승부였다. 용산은 국민의힘이 4년 전 서울 총 49석 중 8석만 얻을 때 강남 3구 외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지역이다. 2022년 대통령실이 종로에서 용산으로 이전되면서 용산은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올랐다. 또 서울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의 중심이다. 민주당은 “용산 수복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의 상징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고, 국민의힘은 “진정한 정권 교체를 달성하는 총선 승리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맞서고 있다.● 강태웅-권영세 3.9%포인트 차 20일 동아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 19일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에게 100% 무선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률은 9.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결과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권 후보가 39.2%로 강 후보(28.9%)에게 10.3%포인트 차로 앞섰다. “선거 당일까지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한다”는 응답이 강 후보 지지자의 82.5%, 권 후보 지지자의 81.4%였다.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강 후보 지지자가 15.7%, 권 후보 지지자가 13.8%였다. 전체 응답자 중에서는 69.5%가 “현재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한다”, 22%가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중도층 가운데선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이 29.9%로 집계됐다. 지역 관계자는 “선거 당일까지 중도층 표심 확보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의 ‘스윙보터 투표 성향’도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권 후보를 찍은 사람의 17%가 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강 후보를 찍은 사람 중에 권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5.7%였다. 용산은 진영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7∼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가 20대 총선 때 민주당으로 옮겨 당선된 곳이다. 정부 견제를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견제론(37.7%)과 국정 안정을 위해 국민의힘을 지지해야 한다는 국정안정론(33.3%)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4.4%포인트였다. 조사 기간인 18, 19일엔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불거져 ‘여당 수도권 위기론’이 재점화된 때였다.● 與 “힘 있는 대통령 선배” 野 “대통령실 재이전” 강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용산 대통령실 재이전’을 내세우며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강 후보는 “집회·시위에 따른 동네 소음, 층고 제한, 경호 문제 등으로 용산구민들의 불만이 크다”며 “지난 선거 석패 이후 절치부심하는 심정으로 지역 골목골목을 누비며 지역민들의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권 후보는 윤 대통령의 대학 선배이자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4선(16∼18대 영등포을 포함) 중진이라는 ‘인물론’으로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권 후보는 “대통령을 만든 사람으로서 힘 있게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국회에서 시작한 철도 지하화 추진 등을 다음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완결 짓겠다”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4·10총선을 3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2차 충돌로 벌어진 여권의 자중지란에 수도권 후보들은 “중도층이 떠나 이대론 총선에서 폭망한다. 4년 전 총선 수도권 참패 악몽 때보다 더 의석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총 121석 중 16석(서울 8석, 경기 7석, 인천 1석)만 가져갔다. 당내에선 “용산발 리스크에 비례 사천 논란, 한동훈 원톱 한계론이 겹쳐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이 열린 가운데 수도권 후보들은 ‘여권에 등을 돌리는 바닥 민심’을 전했다. 김학용 경기권역 선대위원장은 통화에서 “4년 전 총선과 지금 분위기가 유사하다. 이대로는 10석도 어렵다”고 했고 경기 지역에 출마한 한 후보는 “4년 전 의석수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선동 서울시당위원장은 “강북 우세 지역에서도 역전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인천권역 선대위원장은 “바닥 민심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위원장은 발대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발대식에서 “‘우리 당이 져도 그만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다. 역사에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대통령실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 위원장은 이종섭 주호주 대사, 황상무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논란과 관련해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 요구에 응할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대응도 자제한다는 분위기다.“서울-경기 4년전 15석도 못건질 판” 與 수도권 후보들 아우성 尹-韓 2차 충돌에 “용산 리스크”중도층 與지지율 7일새 8%P 빠져후보자들 “바닥 민심 너무 안좋다”韓 “총선 지면 尹정부 뜻 못펴고 끝” “용산 리스크가 치명타다. 서울은 (4년 전 의석수) 8석 플러스 알파(+α)가 아니라 마이너스 알파가 될 판이다.”(국민의힘 서울 지역 후보) “경기 의석수도 21대 총선 때 7석보다 적게 나올 것 같다.”(경기 지역 후보) 4·10총선 후보 등록 시작일(21일)을 이틀 앞둔 19일 국민의힘 수도권 선거 책임자와 격전지 후보들은 “수도권 총 121석 중 16석을 승리한 21대 총선 때보다 바닥 민심이 비슷하거나 더 안 좋다”고 아우성쳤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일(28일)을 일주일여 앞둔 시점에 장기화되는 ‘이종섭 논란’ 등으로 중도층 민심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 2차 충돌 양상에 출구가 보이지 않으면서 “필패” 우려까지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총 121석 중 16석으로 서울 총 49석 중 8석, 경기 총 59석 중 7석, 인천 총 13석 중 1석만 얻었다. 22대 총선에선 수도권 총의석이 122석으로 늘어났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발대식에서 “정부와 집권여당은 조금이라도 오만하거나 국민 앞에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였을 때 큰 위기가 왔다. 이번 총선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을 겨냥했다.● “냉담해진 중도층 마음 느껴져” 서울 선대위원장을 맡은 3선 의원 출신 김성태 전 의원은 “후보들이 지난 총선 상황보다 더 안 좋다는 볼멘소리를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고 했다. 재선 의원 출신 김선동 서울시당위원장(서울 도봉을 후보)은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지난 총선과 같은 참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한강벨트’ 지역구인 중-성동갑 윤희숙 후보는 “매일매일 중도층 주민들 마음이 냉담해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경기 ‘수원벨트’(수원병)에 차출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현장에서 (용산에 대한) 실망감이 상당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 선대위 관계자는 “지난 선거 결과와 똑같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수도권 후보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 행사에도 불참했다. 한 후보는 “지금 자리를 비울 수조차 없다. 이런 선거는 처음 봤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수도권 선거는 1000표에서 3000표 차이로 당락이 바뀌는데 이런 분란이 일어나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대통령실 전면 쇄신” 요구도 수도권 후보들이 꼽는 위험 요인 중 핵심은 중도층 민심 악화다. 한국갤럽의 12∼14일 조사에서 국민의힘(24%)과 더불어민주당(33%) 중도층 지지율 격차는 9%포인트차였다. 이 대사 출국(10일) 전인 5∼7일 조사 때 중도층 지지율은 국민의힘 32%, 민주당 29%였다. 일주일 만에 지지율이 뒤집힌 것(모두 무선전화 100%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서울 종로 후보)은 “우리 당은 이관섭 비서실장 교체부터 시작해 즉각적인 대통령실의 전면 쇄신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을 후보 김경진 전 의원은 “대통령이 읍참마속을 할 때는 해야 나머지 후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가 생긴다”며 “국민은 윤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단호하게 수사했던 것과 비교할 것”이라고 했다. 김학용 경기선대위원장(경기 안성 후보)은 “수도권이 하나의 생활권이 되면서 경기도가 중앙정치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최근 당 지지율이 며칠 사이 10%포인트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유”라며 ‘용산 리스크’ 파장을 우려했다. 한 위원장은 “22일 남은 기간 동안 죽어도 서서 죽겠다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이번에 지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면 계속 지지율이 뚝뚝 떨어질 텐데 당과 후보가 최대 피해자이지만 용산 스스로도 식물정부가 될 상황”이라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용산 리스크가 치명타다. 서울은 (4년 전 의석수) 8석 플러스 알파(+α)가 아니라 마이너스 알파가 될 판이다.”(국민의힘 서울 지역 후보)“경기 의석수도 21대 총선 때 7석보다 적게 나올 것 같다.(경기 지역 후보)4·10총선 후보 등록 시작일(21일)을 이틀 앞둔 19일 국민의힘 수도권 선거 책임자와 격전지 후보들은 “수도권 총 121석 중 16석을 승리한 21대 총선 때보다 바닥 민심이 비슷하거나 더 안 좋다”고 아우성쳤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일(28일)을 일주일여 앞둔 시점에 장기화되는 ‘이종섭 논란’ 등으로 중도층 민심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 2차 충돌 양상에 출구가 보이지 않으면서 “필패” 우려까지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총 121석 중 16석으로 서울 총 49석 중 8석, 경기 총 59석 중 7석, 인천 총 11석 중 1석만 얻었다. 22대 총선에선 수도권 총의석이 122석으로 늘어났다.한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발대식에서 “정부와 집권여당은 조금이라도 오만하거나 국민 앞에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였을 때 큰 위기가 왔다. 이번 총선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을 겨냥했다.● “냉담해진 중도층 마음 느껴져”서울 선대위원장을 맡은 3선 의원 출신 김성태 전 의원은 “후보들이 지난 총선 상황보다 더 안 좋다는 볼멘소리를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고 했다. 재선 의원 출신 김선동 서울시당위원장(서울 도봉을 후보)은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지난 총선과 같은 참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한강벨트 지역구인 중-성동갑 윤희숙 후보는 “매일매일 중도층 주민들 마음이 냉담해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경기 ‘수원벨트’(수원병)에 차출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현장에서 (용산에 대한) 실망감이 상당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 선대위 관계자는 “지난 선거 결과와 똑같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일부 수도권 후보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 행사에도 불참했다. 한 후보는 “지금 자리를 비울 수조차 없다. 이런 선거는 처음 봤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수도권 선거는 1000표에서 3000표 차이로 당락이 바뀌는데 이런 분란이 일어나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대통령실 전면 쇄신” 요구도수도권 후보들이 꼽는 위험 요인 중 핵심은 중도층 민심 악화다. 한국갤럽의 12~14일 조사에서 국민의힘(24%)과 더불어민주당(33%) 중도층 지지율 격차는 9%포인트차였다. 이 대사 출국(10일) 전인 5~7일 조사 때 중도층 지지율은 국민의힘 32%, 민주당 29%였다. 일주일 만에 지지율이 뒤집힌 것(모두 무선전화 100%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서울 종로)은 “우리 당은 이관섭 비서실장 교체부터 시작해 즉각적인 대통령실의 전면 쇄신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을 후보 김경진 전 의원은 “대통령이 읍참마속을 할 때는 해야 나머지 후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가 생긴다”며 “국민은 윤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단호하게 수사했던 것과 비교할 것”이라고 했다. 김학용 경기선대위원장(경기 안성 후보)은 “수도권이 하나의 생활권이 되면서 경기도가 중앙정치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최근 당 지지율이 며칠 사이 10%포인트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유”라며 ‘용산 리스크’ 파장을 우려했다.한 위원장은 “22일 남은 기간 동안 죽어도 서서 죽겠다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이번에 지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면 계속 지지율이 뚝뚝 떨어질 텐데 당과 후보가 최대 피해자이지만 용산 스스로도 식물정부가 될 상황”이라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4·10총선을 23일 앞둔 18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종섭 주호주대사 귀국, 황상무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발언 논란 해법을 두고 충돌했다. 총선 국면 초입이던 1월 ‘김건희 여사 디올백 리스크’ 문제로 충돌했던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이번엔 ‘여당 수도권 위기론’의 발단이 된 두 사안에 대한 인식 차로 파열음을 노출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권과 연결된 이 대사 조기 귀국에 동의할 생각이 없고,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논란을 일으킨 황 수석 자진 사퇴설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대통령실이 공식 부인했다. 이날 공개된 여당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둘러싸고 친윤(친윤석열) 핵심들이 “한 위원장 마음대로 한 사천”이라고 반발하면서 윤 대통령·친윤 핵심과 한 위원장 간 갈등으로 증폭되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은 18일 이 대사의 즉각 귀국을 요구한 한 위원장과 여당을 향해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김은혜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에 이어 이날 경기 하남갑 후보인 친윤 이용 의원이 ‘이 대사 즉각 귀국, 황 수석 사퇴’ 의견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또 황 수석 발언의 파장을 의식한 듯 “우리 정부는 과거 정권들과 같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언론사 세무사찰을 벌인 적도 없고, 그럴 의사나 시스템도 없다”고 반박했다. 황 수석 자진 사퇴 검토 보도에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다. 일부 참모가 황 수석 사퇴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의중이 더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121석 중 16석만 얻은 참패 결과를 언급하며 “(그동안) 절박하게 뛰어왔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사 즉각 소환과 즉각 귀국 입장은 그대로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가 먼저 귀국해야 여론 악재를 차단하고 공수처의 부실 수사 문제를 공략할 수 있다는 게 한 위원장의 인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을 필두로 친윤계 핵심 의원들이 잇따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 체제)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되고,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당선권에 포함됐다”며 “후보 등록일(21일)까지 바로잡으라”라고 요구했다. 친윤계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비례대표를 반드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그동안 공천에 대해 불만이 제기돼 온 만큼 ‘윤-한 갈등’ 전선이 비례 공천 결과를 고리로 확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여권에서 나온다.與후보들 “용산이 ‘이종섭-황상무’ 사고 쳐” 반발… 친윤도 동조 [尹-韓 2차 충돌]친윤 “대통령실이 黨요구 이해해야”수도권 후보들 “빨리 바로잡아야”당내 “조기 수습 못하면 선거 필패”… 일부 TK후보 “대통령 버리나” 반박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밝힌 입장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8일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끝난 뒤 “한 위원장이 비공개 회의에서 전날 요구를 재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여당 수도권 위기론’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이종섭-황상무 논란’ 대응책으로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즉각 귀국과 황상무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퇴를 대통령실에 요구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이 그동안 여러 경로로 대통령실에 ‘이종섭 논란’의 해결 필요성을 전달했다. 조기 귀국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안 받아들여지니 한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모래주머니를 하나씩 해결하고 나가야 한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선거냐”고 말했다. 당 공천이 확정된 상황에서 총선 판세가 불리해지자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맡았던 이용 의원 등 수도권 지역에 출마하는 친윤(친윤석열) 의원들도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의 요구를 이해해야 한다”며 한 위원장에게 동조하고 나섰다. 수도권 후보들은 이날 대통령실이 이 대사 즉시 귀국과 황 수석 사퇴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대통령실에서 크게 사고 쳤다”며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 ‘尹 호위무사’ 이용도 한동훈에 동조 윤 대통령 ‘호위무사’로 불리는 이용 의원은 “(한 위원장의 이 대사 즉각 귀국 요구는) 그만큼 총선에 대한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은 조금만 잘못하면 지지율 변화가 바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경기 하남갑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대결한다. 한 친윤 후보는 “용산도 당을 이해해야 한다”며 “선거가 코앞인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친윤 의원도 “국민 감정 측면에서 판단하면 이 대사가 귀국하는 게 제일 빠른 문제 해결이라는 주민들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수도권에 출마하는 공동선대위원장들과 서울 ‘한강벨트’ 후보들도 대통령실에 조치를 촉구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서울 동작을 후보)은 “국민께서 ‘도피성 대사 임명’이라고 느끼니 이 대사가 들어와 조사받는 자세를 갖는 게 맞다”고 했다.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는 함운경 후보는 “(용산이) 정무적으로 판단해 당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 후보)은 “빨리 바로잡고 국민이 원하는 선거전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한 서울 지역 후보는 “유권자들은 ‘선거 기간 중에도 국민을 깔보는데, 평시에는 얼마나 깔보겠느냐’는 반응”이라고 했다. 격전지에 출마하는 지방 후보도 “당이 싸워서 관철시켜야 한다. 최소한 정부가 잘못했지, 당이 잘못한 것은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황 수석 자진 사퇴에 대한 압박도 이어졌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회칼 테러’ 언급은 기함할 수준”이라며 “본인 스스로 거취를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했다.● “韓, 대통령 버리고 가나” 비판도 당내에선 “대통령실발 악재를 해결하지 못하면 필패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갤럽이 15일 발표한 3월 2주 여론조사(3월 12∼14일)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서울 지역 정당 지지율은 30%로 전주보다 15%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6개월간 한국갤럽의 주간 조사에서 서울 지역에서 한 주 만에 15%포인트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 지역 지지율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여파가 작용한 지난해 10월 3주(10월 17∼19일) 2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모두 무선전화 100%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면 대구·경북(TK) 지역에선 한 위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북 지역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한 위원장이 말하고 있다. 말 잘하는 게 똑똑한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레임덕이 왔을 때, 당 대표가 총선을 이기기 위해 대통령을 버리고 갈 때나 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대구 지역 한 의원도 “당에서 외교 문제가 걸린 이 대사를 처리하라 마라 하는 것은 관례가 아니다”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직무유기부터 지적해야 한다”고 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여야가 ‘막말 리스크’ 파문 확산 우려에 도태우,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심야에 급히 취소한 것을 두고 15일 정치권에선 “예고된 공천 참사”라는 평가와 함께 “‘제2의 도태우, 정봉주’가 얼마든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유독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강성 지지층만 공략하는 극단적인 정치 문화가 판을 친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이를 방치하고 공천 과정에서도 부실하게 검증해 공천 취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비판이다. 여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마련한 경선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이전 총선에 비해 넓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해 공천을 위한 현역 의원 평가 기준에 ‘디지털 소통 실적’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의원 임기 시작 후 40개월 동안 올린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의 게시물이 1000건 이상이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생기면서 현역 의원들의 강성 정치 유튜브 출연이 급증했다. 이에 질세라 원외 인사들도 지지층 사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정치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출마 선언도 유튜브에서 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1월 ‘이동형 TV’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출마 선언을 한 뒤 경기 용인병 경선에서 현역 정춘숙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도 당 텃밭인 서울 강남 3구와 대구·경북, 강원, 부산·울산·경남에서만 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경선을 치렀다. 나머지 다른 지역은 일반 국민이 80%, 당원은 20%였다. 국민의힘은 “텃밭엔 당원 수가 많기 때문에 당원 조사로도 충분히 민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발언과 ‘일베’ 게시글 공유 등이 논란이 돼 공천이 취소된 도 후보가 대구 중-남에서 공천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민심보다 강성 보수 지지층 당원들의 당심이 과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일반 여론조사도 성별, 연령 할당 없이 선착순으로 진행해 적극 지지층 혹은 동원자가 과표집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결국 경선에서 강성 지지층 입김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양당 경선이 워낙 지지층 중심으로만 돌아가다 보니 다 같이 ‘막말 감수성’이 낮아진 탓에 정작 본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유튜브서 막말 → 강성층 업고 공천 → 검증 부실로 취소 ‘악순환’예고된 공천참사野김준혁 “자승입적, 궁정동 떠올라”… 양문석은 “노무현 불량품” 논란與장예찬 “여자들 백 좀 작작 사고”과거 부적절 발언 검증없이 공천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경선에서 원내대표 출신 비명(비이재명)계 3선 박광온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은 친명(친이재명)계 김준혁 후보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입적과 관련해 “자승 죽음이 석연치 않다. 왜 자꾸 궁정동 안가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궁정동 안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10·26사태가 벌어졌던 곳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괜한 음모론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불교계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당에서 ‘전통문화특위’까지 만들어 불교계에 오래 공을 들여왔는데 정봉주 전 의원의 ‘조계종 김정은’ 발언 논란에 이어 또 한번 공든 탑이 무너지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후보가 해당 글을 쓴 시점은 당 총선기획단이 “막말과 설화 등 부적절 언행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때였다. 결국 당의 ‘부실 검증’ 탓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장예찬 후보의 막말과 관련해 공천 취소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친명 양문석 “노무현은 불량품” 논란 김 후보 외에도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과 함께 주로 비명계 경쟁자들을 향한 막말성 공격을 이어왔던 후보들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안산갑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 현역 전해철 의원을 꺾은 친명 양문석 후보는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비하하는 표현) 뿌리를 뽑겠다”는 극언을 했다가 당직 정지 3개월 징계를 받고도 공천장을 따냈다. 그는 친명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 내 수박들 바퀴벌레들” 등의 혐오 발언도 했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던 사실이 뒤늦게 다시 알려지면서 당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양 후보는 당시 한 온라인 언론사에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 등의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비하하는가 하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해서도 “노무현 씨에 대해 ‘찬양’하는 일부 기억상실증 환자들”이라고 표현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통화에서 “노무현 정신을 부정하는 사람을 후보로 공천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민주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양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며 답을 피했다. 이 밖에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비명계 현역인 강병원 의원을 꺾고 승리한 친명계 김우영 후보도 과거 유튜브에서 강 의원을 겨냥해 “나이도 어린놈의 자식”이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페이스북엔 강 의원 등 비명계 실명을 적고 영화 ‘서울의 봄’ 대사를 일부 인용해 “전차를 몰고 저 비겁자들의 대가리를 뽀개버리자”라고 썼다. 강 의원은 올해 1, 2월 두 차례에 걸쳐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김 후보의 막말 및 증오 발언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사실상 묵살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관위가 알고도 묵인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막말 논란 친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공천 국민의힘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도 이미 과거부터 여러 차례 같은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가 익히 알고도 강성 지지층 여론만 의식해 눈감아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중-남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후보는 극단적 발언을 이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9년 8월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의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하는가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했고, 2019년 2월 유튜브에선 “(5·18에)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고도 했다. 막말 논란이 이어지는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 역시 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강성 발언을 토대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그는 지지층 내 인기를 통해 지난해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됐고 이번 경선에서 현역 전봉민 의원(초선)을 꺾고 공천장을 따냈다. 장 후보는 이날도 “남자들은 룸(룸살롱)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면 몇 명을 후원할 수 있는 거냐. 여자들은 백(가방) 좀 작작 사시고”라는 등의 과거 막말이 드러나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사과했다. 당 공관위 관계자는 “장 후보의 문제성 발언은 이미 알려져 있던 것”이라며 “지역 내 장 후보 지지율이 워낙 높은 게 (공천 취소 등 조치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개혁신당도 막말 파문이 불거지자 충남 보령-서천의 이기원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이 후보는 2017년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할머니가 강간당한 사실을 대자보로 붙여 놓는 꼴”이라고 발언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여야가 ‘막말 리스크’ 파문 확산 우려에 도태우,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전날 밤 급히 취소한 것을 두고 15일 정치권에선 “예고된 공천 참사”라는 평가와 함께 “‘제2의 도태우, 정봉주’가 얼마든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유독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강성 지지층만 공략하는 극단적인 정치 문화가 판을 친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이를 방치하고 공천 과정에서도 부실하게 검증해 공천 취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비판이다.여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마련한 경선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이전 총선에 비해 강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해 공천을 위한 현역 의원 평가 기준에 ‘디지털 소통 실적’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의원 임기 시작 후 40개월 동안 올린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의 게시물이 1000건 이상이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생기면서 현역 의원들의 강성 정치 유튜브 출연이 급증했다. 이에 질세라 원외 인사들도 지지층 사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정치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출마 선언도 유튜브에서 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1월 ‘이동형 TV’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출마 선언을 한 뒤 경기 용인병 경선에서 현역 정춘숙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다.국민의힘도 당 텃밭인 서울 강남3구와 대구·경북, 강원, 부산·울산·경남에서만 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경선을 치렀다. 나머지 다른 지역은 일반 국민이 80%, 당원은 20%였다. 국민의힘은 “텃밭엔 당원 수가 많기 때문에 당원 조사로도 충분히 민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발언과 ‘일베’ 게시글 공유 등이 논란이 돼 공천이 취소된 도 후보가도 대구 중-남에서 공천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민심보다 강성 보수 지지층 당원들의 당심이 과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일반 여론조사도 성별, 연령 할당 없이 선착순으로 진행해 적극 지지층 혹은 동원자가 과표집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결국 경선에서 강성 지지층 입김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양당 경선이 워낙 지지층 중심으로만 돌아가다 보니 다 같이 ‘막말 감수성’이 낮아진 탓에 정작 본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경선에서 원내대표 출신 비명(비이재명)계 3선 박광온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은 친명(친이재명)계 김준혁 후보는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입적과 관련해 “자승 죽음이 석연치 않다. 왜 자꾸 궁정동 안가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궁정동 안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10·26 사태가 벌어졌던 곳이다.민주당 관계자는 “괜한 음모론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불교계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당에서 ‘전통문화특위’까지 만들어 불교계에 오래 공을 들여왔는데 정봉주 전 의원의 ‘조계종 김정은’ 발언 논란에 이어 또 한번 공든탑이 무너지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후보가 해당 글을 쓴 시점은 당 총선기획단이 “막말과 설화 등 부적절 언행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때였다. 결국 당의 ‘부실검증’ 탓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친명 양문석 “노무현은 불량품” 논란김 후보 외에도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과 함께 주로 비명계 경쟁자들을 향한 막말성 공격을 이어왔던 후보들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안산갑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 현역 전해철 의원을 꺾은 친명 양문석 후보는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비하하는 표현) 뿌리를 뽑겠다”는 극언을 했다가 당직정지 3개월 징계를 받고도 공천장을 따냈다. 그는 친명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 내 수박들 바퀴벌레들” 등의 혐오 발언도 했다.2008년 광우병 파동 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던 사실이 뒤늦게 다시 알려지면서 당 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양 후보는 당시 한 온라인 언론사에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 등의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비하하는가 하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해서도 “노무현 씨에 대해 ‘찬양’하는 일부 기억상실증 환자들”이라고 표현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통화에서 “노무현 정신을 부정하는 사람을 후보로 공천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민주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양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동문서답으로 답했다.이밖에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비명계 현역인 강병원 의원을 꺾고 승리한 친명계 김우영 후보도 과거 유튜브에서 강 의원을 겨냥해 “나이도 어린 놈의 자식”이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페이스북엔 강 의원 등 비명계 실명을 적고 영화 ‘서울의 봄’ 대사를 일부 인용해 “전차를 몰고 저 비겁자들의 대가리를 뽀개버리자”라고 썼다. 강 의원은 올해 1, 2월 두 차례에 걸쳐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김 후보의 막말 및 증오발언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사실상 묵살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관위가 알고도 묵인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막말 논란 친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공천국민의힘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도 이미 과거부터 여러 차례 같은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가 익히 알고도 강성 지지층 여론만 의식해 눈 감아줬다”는 지적이 나온다.대구 중-남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후보는 극단적 발언을 이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9년 8월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의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하는가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했고, 2019년 2월 유튜브에선 “(5·18에)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된다라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고도 했다.막말 논란이 이어지는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 역시 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강성 발언을 토대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그는 지지층 내 인기를 토대로 지난해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됐고 이번 경선에서 현역 전봉민 의원(초선)을 꺾고 공천장을 따냈다. 장 후보는 이날도 “남자들은 룸(룸살롱)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면 몇 명을 후원할 수 있는 거냐. 여자들은 백 좀 작작 사시고”라는 등의 과거 막말이 드러나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사과했다. 당 공관위 관계자는 “장 후보의 문제성 발언은 이미 알려져 있던 것”이라며 “지역 내 장 후보 지지율이 워낙 높은 게 (공천 취소 등 조치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개혁신당도 막말 파문이 불거지자 충남 보령-서천의 이기원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이 후보는 2017년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할머니가 강간당한 사실을 대자보로 붙여 놓는 꼴”이라고 발언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4·10총선 서울 최대 격전지인 ‘한강벨트’ 지역구 후보자들이 14일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출국 및 부임 논란에 대해 “정권 심판론의 빌미를 줬다” “대통령실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들끓고 있다.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사 논란이 ‘스윙보터’(선거 때마다 정당에 번갈아 표를 던지는 부동층 유권자) 지역인 한강벨트 민심을 강타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이에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공작에 휘말리지 않겠다”며 정면돌파하겠다는 태도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그간 (이 대사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출국 금지를 길게 연장시키면서 적용한 것은 누가 봐도 기본권 침해고 수사권 남용”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여권 일각의 이 대사 임명 철회설도 일축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후 경남 김해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명 철회 주장은 나와) 다른 생각”이라며 “이 대사가 내일이라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부르면 안 들어올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공수처가 나를 조사하기 위해 (출석 통보를) 한다면 언제라도 들어오겠다. 당장 내일이라도 떳떳하게 들어와 조사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벨트 후보들 “심판론 빌미 줘”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를 탈환해야 하는 국민의힘 한강벨트 후보들은 “꼭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총선 전에 부임시켜야 했느냐. 정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서을에 출마하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얼마 안 남긴 상황에서 야당 공격 프레임을 충분히 예상했을 텐데 깔끔하게 여기서(국내서) 정리하고 부임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마포갑의 조정훈 후보는 “굉장히 큰 앞바람을 맞고 있다는 걸 만나는 유권자의 눈짓, 손짓에서 느낀다”며 “대통령실도 누구보다 총선에서 이기고 싶을 텐데 결자해지해야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의 결단과 역할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동작갑 장진영 후보는 “주민들도 ‘왜 지금 (이 대사를) 보냈냐’는 반응이라 후보들에겐 굉장히 난감한 악재”라며 “한 위원장이 정작 이런 이슈에 목소리를 내야 ‘한동훈 약발’이 유지될 수 있다”고 짚었다. 강동을 이재영 후보도 “한 위원장이 선거를 이기기 위해 왔다고 했잖나. 이 이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서갑 구상찬 후보도 “이 대사 기습 부임은 분명 여당에 부담이 된다”며 “그 뒤로 당의 상승세가 주춤해 지금은 많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세가 강한 서울 강남권과 여당 텃밭 후보들의 우려도 터져 나왔다. 한 강남권 후보는 통화에서 “정권심판론적 성격의 선거에서 위험 요소가 크다”고 했고, 또 다른 지방 후보도 “대사 임명과 출국을 강행한 건 중도층이 되게 싫어하는 행동”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이미 아그레망(부임 동의)도 받고 나가 있는데 (임명 철회는) 외교적인 문제도 있고, 본인이 수사를 거부하고 있지 않아서 언제든 조사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총선용 정치공작, 임명 철회 말 안 돼”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우려 속에 이 대사의 임명 관련 언급을 최소화하며 야당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으로 자꾸 이거를 도주, 도피 이렇게 (프레임을) 씌우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라며 “근무지만 해외일 뿐이지 공직자의 도주나 도피가 되는 사항이냐”고 했다. 대통령실은 당 일각에서 제기된 이 대사 임명 철회 여론에 “말이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권 내부를 향해 “자기만 살겠다고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제발 정신 차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공수처가 이 대사를 출국금지한 뒤 수사도 하지 않으며 이를 두 차례 연장하고, 야당이 총선 직전에 쟁점화하는 ‘총선용 정치공작’의 일환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인식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길목을 잡고 이런 타이밍이 오기를 어떻게 보면 기다렸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장 실장도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가 ‘수사 회피용’ 출국이라는 비판에 “말도 안 되는 억지”라면서 “지금 이 문제와 관련한 시비들은 주객이 전도되고 핵심이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이 대사 임명 및 해외 도피 의혹 경위를 묻겠다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이 “총선용 정치공세”라며 거부해 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때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지난해 9월 공수처에 고발된 피의자 신분이다.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된 이 대사는 출국금지 상태인 것이 드러나 7일 공수처에서 4시간 조사를 받고 10일 호주로 출국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4·10총선을 27일 앞둔 14일 비례대표 의석을 노린 정당이 난립하면서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최대 88.9cm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야구 배트 평균 길이 83.82cm(약 33인치)보다 길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준연동형 비례제를 방치하면서 일회용 ‘떴다방’식 비례정당들이 또다시 등장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과 활동 중인 창당준비위원회는 71곳으로 집계됐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56곳, 정당 설립을 위한 창준위를 설립한 곳은 15곳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미 이 중 42곳이 선관위에 비례대표 후보 등록 의사를 밝혔다.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를 내는 거대 양당 2곳을 제외한 69곳이 모두 비례대표 후보를 낸다면 유권자가 받아들 투표용지는 88.9cm로 예상된다. 투표용지의 위아래 여백(6.5cm)과 기표란 높이(1cm), 구분 칸 높이(0.2cm) 등을 합한 수치다. 21대 총선에서는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 투표용지 길이가 48.1cm였다. 20대 총선(21개 정당)에서는 33.5cm, 19대 총선(20개 정당)에선 31.2cm였다.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정당이 50곳만 넘어도 개표할 때 용지를 기호별로 분류하는 분류기는 물론이고 용지를 세는 심사계수기도 쓸 수 없어 개표 지연 사태가 우려된다. 분류기는 34개 정당, 길이 46.9cm를 넘으면 사용할 수 없고, 심사계수기는 50개 정당까지 처리할 수 있다. 선관위가 정당 수 증가에 대비해 예산 174억 원을 들여 신형 분류기와 심사계수기를 도입했는데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것. 투표용지 위 칸을 배정받으려 당명을 ‘가’로 시작하게 지은 원외 정당도 등장했다. 가가국민참여신당,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등이다. 국회 의석이 없는 정당은 정당명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배정하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노린 것이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후보는 소신 있고 씩씩해서 마음에 든다. 그동안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이모 씨·80·서울 마포구 상암동) “운동권 출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세력을 바꿔야 한다.”(균화옥 씨·75·서울 마포구 연남동) 운동권 출신 ‘친명’(친이재명) 민주당 정청래 후보에게 ‘전향한 운동권 대표’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가 도전하는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서 13일 만난 주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마포을에서 17·19·21대 등 세 차례 당선된 정 후보에 대한 호감을 보이는 유권자와 반대로 “이번에 바꿔보자”며 국민의힘이 정 후보를 상대로 ‘자객공천’ 한 함 후보에게 기대를 거는 유권자로 나뉘는 모양새다. 마포을에서 정 후보에 대해선 “정 후보 팬이다. 이번에도 다시 뽑을 것”이라는 의견과 “정 후보의 막말이 부끄럽다. 바꿔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성산2동에 거주하는 임성미 씨(59)는 “지난 총선에 정 후보를 찍었고, 이번 총선에도 정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누군지는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만난 합정동 거주 이상진 씨(58)는 “정 후보는 이제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게 한 함 후보로 바꾸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을 지역 연고 없이 ‘자객공천’ 된 함 후보에 대한 유권자 반응도 달랐다. 이날 함 후보가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지하철 출근 인사를 할 때 일부 시민은 “정청래를 꼭 이겨야 한다”고 응원했지만 한 안경 쓴 시민은 함 후보를 향해 “군산에서 올라와서 뭐 하는 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함 후보는 최근까지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했다. 망원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 씨(66)는 “함 후보를 한 번 만나봤더니 사람이 야무지게 생겼더라”며 호감을 드러냈다. 반면 상암동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장모 씨(49)는 “함 후보는 뜬금없이 와서 좀 답답하다”며 “뽑아준다고 한들 동네 익히는 데 한참 걸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마포을에서 띄운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 프레임에 대한 찬반도 갈렸다. 상암동에 거주하는 한 회사원(55)은 “기득권화된 운동권을 정치권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정 후보가 아주 전형적인 대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 씨는 “나도 운동권 세대인데 언제적 얘기를 하는 거냐”며 “경제가 너무 어려운데, 여당 정치인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가 와닿질 않는다”고 비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4·10총선 서울 한강벨트 핵심 승부처인 마포을에서 친명(친이재명) 3선 현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5.6%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운동권 특권 청산’을 강조하며 운동권 출신인 정 후보 저격수로 우선추천(전략공천)한 함운경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0.9%였다. 함 후보는 운동권의 대부 격이었다가 전향해 운동권을 비판해왔다. 마포을에서만 3선을 한 정 후보가 14.7%포인트 차로 함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견제를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견제론(41.8%)도 국정 안정을 위해 국민의힘을 지지해야 한다는 국정안정론(29.7%)보다 12.1%포인트 높았다.● 여야 후보 “신규 소각장 막겠다” 14일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1∼12일 마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1명에게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전화면접 100%.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률은 10.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결과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지역 내 최대 현안인 ‘마포 신규 쓰레기 소각장 건립’에 따라 동(洞)별로 차이를 보였다. 공직선거법 구분 기준에 따라 마포을은 한강변 고가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3선거구(서강동, 서교동, 합정동, 망원1동)와 빌라 및 다세대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4선거구(망원2동, 연남동, 성산1동, 성산2동, 상암동) 등 2개 선거구로 구성돼 있다. 3선거구에선 정 후보가 38.9%, 함 후보가 33.4%로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5.5%포인트)였던 반면에 4선거구에서는 정 후보가 50.4%로 과반의 지지율을 보이며 함 후보(29.1%)를 21.3%포인트 앞섰다. 4선거구는 서울시가 지난해 8월 상암동을 신규 쓰레기 소각장 부지로 최종 선정한 뒤 주민들이 행정소송을 내는 등 반발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시장에 대한 반발 여론이 가장 강한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소각장 건립 문제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여야 후보 모두 ‘부지 지정 철회’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상황이다. 정 후보는 ‘소각장 건립 전면 백지화’를 공약하면서 “소각장 건립은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의 오만·독선 행정”이라며 ‘국민의힘 책임론’을 띄웠다. 반면 함 후보는 “소각장 건립은 민선 7기(2018∼2022년) 민주당 소속인 유동균 전 구청장 때 시작된 사업”이라며 “현역 의원인 정 후보가 해결하지 못한 현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함 후보도 ‘소각장 건립 원점 검토’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연령별로는 정 후보가 40대(58.2%), 50대(62.7%)에서 과반 지지를 받았다. 함 후보는 60대(54.1%), 70대 이상(62.0%)에서 절반 넘게 지지했다. 직업별로는 정 후보는 화이트칼라(58.5%)로부터, 함 후보는 가정주부(50.6%)로부터 과반 이상 지지를 받았다.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28.9%),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23.0%), 조국혁신당(20.2%)이 모두 20%대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88.5%는 국민의미래를 뽑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선 54.6%가 더불어민주연합을 뽑겠다고 했고, 35.6%는 조국혁신당을 뽑겠다고 답했다. 40대와 50대에선 조국혁신당을 뽑겠다는 응답이 각각 39.0%와 38.0%로 정당 중 가장 높았다.● 野 “텃밭 사수” 與 “운동권 기득권 청산” 마포을은 19, 20,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내리 승리한 대표적인 텃밭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윤석열 후보를 2.58%포인트 앞섰고, 같은 해 지방선거 당시 구청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2.27%포인트 앞섰다. 다만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송영길 후보보다 11.55%포인트 높게 나왔다. 민주당은 ‘지역 터줏대감’을 강조하며 텃밭 사수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총선 주요 어젠다로 내건 ‘운동권 청산론’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4·10총선 서울 최대 격전지인 ‘한강벨트’ 지역구 후보자들이 14일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출국 및 부임 논란에 대해 “정권 심판론의 빌미를 줬다”, “대통령실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들끓고 있다.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사 논란이 ‘스윙보터(선거 때마다 정당에 번갈아 표를 던지는 부동층 유권자)’ 지역인 한강벨트 민심을 강타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이에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공작에 휘말리지 않겠다”며 정면돌파하겠다는 태도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그간 (이 대사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여권 일각의 이 대사 임명 철회설도 일축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오후 경남 김해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명 철회 주장은 나와) 다른 생각”이라며 “이 대사가 내일이라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부르면 안 들어올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공수처가 나를 조사하기 위해 (출석 통보를) 한다면 언제라도 들어오겠다. 당장 내일이라도 떳떳하게 들어와 조사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벨트 후보들 “심판론 빌미 줘”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를 탈환해야 하는 국민의힘 한강벨트 후보들은 “꼭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총선 전에 부임시켜야 했느냐. 정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서울 강서을에 출마하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동아일보 통화에서 “총선을 얼마 안 남긴 상황에서 야당 공격 프레임을 충분히 예상했을 텐데 깔끔하게 여기서(국내서) 정리하고 부임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마포갑의 조정훈 후보는 “굉장히 큰 앞바람을 맞고 있다는 걸 만나는 유권자의 눈짓, 손짓에서 느낀다”며 “대통령실도 누구보다 총선에서 이기고 싶을 텐데 결자해지해야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의 결단과 역할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동작갑 장진영 후보는 “주민들도 ‘왜 지금 (이 대사를) 보냈냐’는 반응이라 후보들에겐 굉장히 난감한 악재”라며 “한 위원장이 정작 이런 이슈에 목소리를 내야 ‘한동훈 약발’이 유지될 수 있다”고 짚었다. 강동을 이재영 후보도 “한 위원장이 선거를 이기기 위해 왔다고 했잖나. 이 이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서갑 구상찬 후보도 “이 대사 기습 부임은 분명 여당에 부담이 된다”며 “그 뒤로 당의 상승세가 주춤해 지금은 많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세가 강한 서울 강남권과 여당 텃밭 후보들의 우려도 터져 나왔다. 한 강남권 후보는 통화에서 “정권심판론적 성격의 선거에서 위험 요소가 크다”고 했고, 또 다른 지방 후보도 “대사 임명과 출국을 강행한 건 중도층이 되게 싫어하는 행동”이라고 했다.그러나 한 위원장은 “이미 아그레망(부임 동의)도 받고 나가 있는데 (임명 철회는) 외교적인 문제도 있고, 본인이 수사를 거부하고 있지 않아서 언제든 조사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총선용 정치공작, 임명 철회 말 안 돼”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우려 속에 이 대사의 임명 관련 언급을 최소화하며 야당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으로 자꾸 이거를 도주, 도피 이렇게 (프레임을) 씌우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라며 “근무지만 해외일 뿐이지 공직자의 도주나 도피가 되는 사항이냐”고 했다. 대통령실은 당 일각에서 제기된 이 대사 임명 철회 여론에 “말이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권 내부를 향해 “자기만 살겠다고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제발 정신 차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공수처가 이 대사를 출국금지한 뒤 수사도 하지 않으며 이를 두 차례 연장하고, 야당이 총선 직전에 쟁점화하는 ‘총선용 정치공작’의 일환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인식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 통화에서 “길목을 잡고 이런 타이밍이 오기를 어떻게 보면 기다렸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장 실장도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가 ‘수사 회피용’ 출국이라는 비판에 “말도 안되는 억지”라면서 “지금 이 문제와 관련한 시비들은 주객이 전도되고 핵심이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민주당은 오전 이 대사 임명 및 해외 도피 의혹 경위를 묻겠다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이 “총선용 정치공세”라며 거부해 회의 개최가 무산됐다.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때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지난해 9월 공수처에 고발된 피의자 신분이다.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된 이 대사는 출국금지 상태인 것이 드러나 7일 공수처에서 4시간 조사를 받고 10일 호주로 출국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4·10총선을 27일 앞둔 14일 비례대표 의석을 노린 정당이 난립하면서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최대 88.9cm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야구 배트 평균 길이 83.82cm(약 33인치)보다 길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준연동형 비례제를 방치하면서 일회용 ‘떴다방’식 비례정당들이 또다시 등장했다”는 지적이 나왔다.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과 활동 중인 창당준비위원회가 71곳으로 집계됐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55곳, 정당 설립을 위한 창준위를 설립한 곳은 16곳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미 이중 42곳이 선관위에 비례대표 후보 등록 의사를 밝혔다.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를 내는 거대 양당 2곳을 제외한 69곳이 모두 비례대표 후보를 낸다면 유권자가 받아들 투표용지는 88.9cm로 예상된다. 투표용지의 위아래 여백(6.5cm)과 기표란 높이(1cm), 구분 칸 높이(0.2cm) 등을 합한 수치다. 21대 총선에서는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 투표용지 길이가 48.1cm였다. 20대 총선(21개 정당)에서는 33.5cm, 19대 총선(20개 정당)에선 31.2cm였다.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정당이 50곳만 넘어도 개표할 때 용지를 기호별로 분류하는 분류기는 물론이고 용지를 세는 심사계수기도 쓸 수 없어 개표 지연 사태가 우려된다. 분류기는 34개 정당, 길이 46.9cm를 넘으면 사용할 수 없고, 심사계수기는 50개 정당까지 처리할 수 있다. 선관위가 정당 수 증가에 대비해 예산 174억 원을 들여 신형 분류기와 심사계수기를 도입했는데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것.투표용지 윗칸을 배정받으려 당명을 ‘가’로 시작하게 지은 원외 정당도 등장했다. 가가국민참여신당,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등이다. 국회 의석이 없는 정당은 정당명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배정하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노린 것이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4·10총선을 28일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총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한강벨트’부터 판세가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강에 인접한 지역구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잠잠해졌던 ‘수도권 위기론’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당내에선 “‘한동훈 원톱’만으로는 중도 확장에 한계가 있다”며 “선거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강벨트가 아슬아슬하고, 여당에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당 지지도에서 여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높다는 것은 착시”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한강벨트 지역구 중 하나인 동작을에 출마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지금도 녹록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갤럽의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2월 4주 37%에서 3월 1주 45%로 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30%에서 24%로 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마포 광진 성동 등 한강벨트 지역구에서 진행된 여야 후보 간 여론조사에서는 여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 열세이거나 오차범위 내 박빙을 벌였다. 여당 관계자는 “민주당 공천 파동이 수습 국면에 들어서면서 반사이익 효과가 끝났다”며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 조사에 취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선 사과값 폭등으로 대표되는 물가 상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출국 논란, 의료공백 장기화 등을 여당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강벨트 지역구에 출마하는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위원장 발언을 겨냥해 “‘목련 피는 봄에 김포가 서울로 편입된다’ 등 뜬구름 같은 약속 대신 사과값부터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 출마 후보는 “‘한동훈 원톱’ 선거로 가니 피로감이 있다”며 “후보 경쟁력을 내세워야 하는데 후보들의 면면이 선거 전면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한강벨트에서 밀리면 서울은 물론이고 수도권(122석)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與후보들 “서울 黨지지율 상승은 착시… 이종섭-고물가 등 악재” 與, 한강벨트 등 수도권 위기론“野사천논란 기대며 안이한 대응한동훈 원톱 계속가니 피로감민주-조국당 합치면 지지율 열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출국 절차와 물가 폭등, 의료공백 장기화가 문제다.”(국민의힘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서울 동작을 후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이재명 때리기’가 처음엔 속 시원했지만 더는 신선하지 않다. 물가를 어떻게 잡을지 시원하게 이야기해줘야 한다.”(한강벨트 출마 후보 캠프 관계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4·10총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한강벨트 판세를 중심으로 잇단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 논란에 여당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정작 격전지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여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열세이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수도권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후보들은 ‘여권발 악재’도 우려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출국 논란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 ‘5·18 북한 개입설’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태우 변호사의 대구 중-남 공천 결정 유지 등 때문이다. 한 한강벨트 출마 후보는 “이재명 사천 논란에 민주당이 스스로 무너진다고 믿고 정작 여권 악재에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與 내부 “한강벨트 판세 불리” 여당은 총선을 앞두고 “한강벨트를 탈환해서 서울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2020년 총선에서 마포, 용산, 성동, 광진, 동작, 영등포, 강서, 강동 등 한강과 인접한 한강벨트 지역구 16곳 중에서 용산 1곳만 승리했다. 2022년 대선에선 ‘부동산 심판론’ 바람을 타고 윤석열 대통령이 강서를 제외한 한강벨트 전 지역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앞섰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선 성동구를 뺀 나머지 한강벨트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모두 이겼다. 여당 관계자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달아 이겨 한강벨트를 격전지로 여기며 기대를 걸었는데, 정작 총선 본선 경쟁력에서 야당 후보에게 밀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실제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0일 중-성동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전현희 후보는 42.9%,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는 36.6%로 오차범위 내인 6.3%포인트 차였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8∼10일 조사한 결과 광진을에선 민주당 현역 고민정 후보가 40%,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가 33%를 기록해 7%포인트 격차였다. 같은 조사에서 마포을의 경우 민주당 정청래 후보는 41%,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는 32%였다. 오차범위 밖인 9%포인트 차였다. 한국갤럽 등의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게 나타난 것과는 다른 결과다. 한 서울 지역 후보는 “실제 지지율이 후퇴하는데 오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었다”며 “조국혁신당이 나타난 뒤 정권심판론에 힘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도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한참 밑돈다”며 “민주당과 단순 비교해서 우리 당 지지도가 높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라고 했다.● “고점 찍은 한동훈, 신선함 사라져” 수도권 후보들은 ‘한동훈 원톱’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 경기 지역 후보는 “한동훈 원톱으로 계속 가니까 피로감이 있다”며 “후보가 많은데 그 사람들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서울 지역 후보는 “지역 연고가 없는 후보를 공천한 것도 영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도 변호사의 공천 유지 결정도 도마에 올랐다. 여당 관계자는 “도 변호사를 내치면 ‘난교 예찬’으로 논란이 된 친윤(친윤석열) 장예찬 후보도 물러나야 하니 유지한 것 아니겠느냐”며 “영남 보수층 눈치만 보는 ‘도로 영남당’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15일 호남 방문을 앞두고 도 변호사 공천 유지 문제 해법 등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지휘하고 윤재옥 원내대표와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4명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1톱+4공동’ 체제로 꾸려졌다. 최근 당내에서 “수도권 지지율 상승이 정체된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나경원)과 경기(안철수) 인천(원희룡) 등 수도권 출마 3인방을 나란히 배치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 출마 3인방을 임명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승리가 절실하다”며 “수도권 선거 승리를 견인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어 “윤 원내대표(대구 달서을)는 선대위 운영 전반을 책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수도권 판세가 한 위원장 취임 전보다는 나아지긴 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과 안 의원, 원 전 장관은 앞서 각각 서울 동작을, 경기 성남 분당갑, 인천 계양을 단수공천을 받았다. 나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숙청 공천’으로 새롭게 결집하는 모습이 됐다”며 “민주당이 못해서 반사이익을 얻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발목 잡는 정치를 하는데 (우리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중도층 유권자에 대한 소구력을 바탕으로, ‘선당후사’와 ‘사즉생’의 각오로 승리를 이끌겠다”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역구에 출마한 원 전 장관은 “이번 총선은 범죄자를 위해 사실상의 1인 정당으로 타락한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공동위원장이 권역별로 지휘하는 5인 체제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5인 체제’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며 “특히 나는 주로 지역을 많이 다니며 시민들을 뵐 생각이다. 그렇기에 선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모두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진보당 후보로 출마해야 할 사람들이 더불어민주연합 시민사회 비례대표 몫으로 추천됐다.”1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내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로 반미 성향 단체 활동 등의 전력이 있는 인사들이 선정된 것에 대해 이 같이 지적했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최고위에서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전날 여성 1번이자 시민단체 몫 비례 1번으로 뽑힌 전지예 전 서울과학기술대 총학생회 부회장이 과거 한미훈련 반대 기자회견 등을 열었던 겨레하나 출신 활동가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 몫 여성 비례 2번으로 뽑힌 정영이 전 구례군 이장이 지난해 전국여성농민회 ‘통일선봉대’ 대장을 맡아 경북 성주군에서 열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이력도 논란이 됐다.일부 최고위원들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군의 ‘반미’, ‘종북 논란’ 등이 향후 총선 구도에서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재명 대표에게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종북 논란’ 최대 악재될 수도”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애초 위성정당 창당을 결정했던 이 대표가 나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선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후보자 재추천 요구를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각자의 정치적 지향이 있겠지만 정치는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켜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 인선과 의사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민석 대변인도 “최고위는 4명 비례 후보 결정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논란이 된 전 전 부총학생회장은 과거 한미 연합훈련 반대 시위를 벌여 온 청년겨레하나대표를 지냈다. 정 전 이장도 지난해 전국여성농민회 ‘통일선봉대’ 대장을 맡아 사드 배치 반대 시위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인사는 사실상 통합진보당 후신 격인 진보당 계열 후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당내에서는 진보당 몫 비례대표 후보 3명이 포함된 상태에서 시민사회 몫으로도 “진보당 성향” 평가를 받는 인사들이 추천된 것에 대해 “민주당이 대체 왜 진보당 의석을 이렇게 많이 보장해주나”라는 지적이 나왔다.민주당은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한 연합정치시민회의에 논란의 여성 후보 2명 외에 함께 추천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와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에 대해서도 재추천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애초 민주당에서 추천해달라고 요구했던 대로 비정규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여성 장애인 등을 다시 추천해달라는 취지다. 민주당은 재추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불어민주연합이 후보자를 서류심사 단계부터 직접 검증해 반려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야권연합 비례정당 추진단장을 맡았던 박홍근 의원은 통화에서 “당초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민사회 몫 추천 취지와 달리 다들 진보단체 활동가여서 실망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연합정치회의 측 “공정한 추천 과정 거쳐”이에 대해 연합정치시민회의 측은 “후보자들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선출됐다”며 “(합당한) 이유 없이 선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시민회의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자 선출) 시간이 너무 짧아 검증할 시간이 없었던 만큼 본래 합의한 대로 추후 검증 과정은 거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재추천 요구에 반발하면서도 다시 합의를 통해 재추천할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전 전 부회장이 전날 심사위원단 평가에서 50점 만점을 받아 1등을 하는 등 심사 과정 자체에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연합정치시민회의 측은 이날 심사위원 전원의 명단을 공개했다. 36명의 심사위원 중에는 사전에 공개된 박석운, 조성우 연합정치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과 김상근 목사, 김귀옥 한성대 교수 외에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과 주제준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 조항아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사무처장 등이 포함됐다. 이요상 동학실천시민행동 공동대표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인 김인숙 변호사, 박용석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장 등도 심사에 참여했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번 총선 공약은 한미연합 훈련반대와 주한미군 철수인가”(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기형적 선거제(준연동형 비례제)가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반미 종북 세력에 국회 문을 열어주는 ‘종북 횡재’가 되고 있다”(윤재옥 원내대표)고 비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여야가 비례의석 확보를 위해 띄운 ‘꼼수’ 위성정당에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접수에 530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신청비가 500만 원으로 일각에선 “공천 장사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1번에는 한미연합 훈련 반대 시위를 벌인 단체 출신 인사가 사실상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친북, 반미 인사들의 국회 입성 길을 열고 있다”고 비판했다.● 與 위성정당, 韓 영입인사 19명 비례 신청 10일 국민의미래는 3∼9일간 공천 신청을 받은 결과 남성 331명(62.5%), 여성 199명(37.5%) 등 530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부적격자 심사로 이 중 33명은 배제했다. 기호 20번까지 당선될 경우 경쟁률은 25 대 1로 예상된다. 국민의미래는 비공개 신청 112명을 제외한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 따르면 대통령실 출신으로 안상훈 전 대통령사회수석과 천효정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등 4명이 지원했다. 또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활동한 ‘김한길 그룹’ 최명길 전 의원, 김민전 경희대 교수도 지원했다. 당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의 윤도현 한지아 비대위원이 지원했다. 또 영입 인사인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진양혜 전 아나운서,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등 19명이 비례대표에 몰렸다. 호남 출신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비공개로 신청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미래는 비례대표 신청비로 20억 원 이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신청자에게 당비 300만 원과 심사료 200만 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300만∼350만 원 선인 더불어민주연합과 군소 정당인 개혁신당(290만 원), 새로운미래(100만 원)보다 많은 액수다.● 민주 비례 1번, 한미훈련 반대 단체 출신 이날 민주당이 내세운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청년겨레하나대표 출신 전지예 전 서울과학기술대 총학생회 부회장과 전국여성농민회(전여농) 사무총장 출신 정영이 전 구례군 이장, 의대 증원을 주장한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선정됐다. 여성 1번이자 시민단체 몫 비례 1번으로 뽑힌 전 전 부회장이 활동가로 몸담았던 겨레하나는 최근 한미 연합 군사연습 ‘프리덤 실드’ 반대 기자회견 등을 개최했다. 겨레하나 조성우 이사장은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에서 활동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조 이사장은 시민단체 몫 비례대표 4명을 선정하기 위한 후보 심사를 맡았다. 전 전 부회장은 심사위원단 평가에서 50점 만점을 받았고 여성 중 1등을 했다. 겨레하나 홈페이지에는 겨레하나가 통합진보당 후신 격인 진보당과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는 글들이 있다. 시민단체 몫 여성 비례 2번으로 뽑힌 정 전 이장은 지난해 전여농 ‘통일선봉대’ 대장을 맡아 경북 성주군에서 열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야권은 시민사회 몫 비례 1번에게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을 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민주당이 당선 안정권 내에 시민사회 추천, 진보당, 새진보연합과 번갈아가면서 비례대표 후보를 배치하기로 한 만큼 이들 중 최소 2명이 당선권에 진입하는 것이 유력하다. 민주당 몫으로 모집한 비례대표 후보에도 192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 중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와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노조연맹 추천으로 민주당에 인재 영입된 백승아 전 교사도 비례대표 선출이 유력하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