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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개정되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비중이 현재 50%에서 40%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2일 서울 연세대에서 ‘2015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 공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교육과정 개정 대상은 △공통 교과인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선택 교과인 고교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등 4개 과목이다. 연구 책임자인 평가원의 진재관 박사가 발표한 교육과정 시안의 핵심은 중고교의 역사 관련 교과들의 학습량을 전반적으로 줄이고, 고교 한국사의 경우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율을 현행 5 대 5에서 6 대 4로 조정하는 것이다. 특히 고교 한국사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필수과목이 됨에 따라 학습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개정된다. 고교 한국사 개정 작업을 맡은 이재범 경기대 교수는 “고교 한국사에서 전근대사에 비해 근현대사의 비중이 과다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근현대사의 비율을 40%로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근현대사는 아직 이념과 역사관에 따른 해석 차이가 첨예해 교과서 기술 및 시험 출제에서 종종 편향성 논란이 불거졌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는 나열식 연대기 구성이 아니라 꼭 알아야 하는 주제 중심으로 구성된다. 지금은 한국사와 세계사가 별도로 기술돼 있지만, 개정안은 한국사와 관련이 적은 세계사 부분은 간략하게 다룰 예정이다. 김희균 foryou@donga.com·남윤서 기자}
4대 공적연금 중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역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는 지적이 많다. 군인연금은 국가보전 의무를 강제규정으로, 사학연금은 임의규정으로 보장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과 마찬가지로 적자가 날 경우 정부의 막대한 재정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군인연금은 기금이 바닥난 지 오래고, 사학연금도 18년 뒤면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보다 고갈 속도가 훨씬 빠른 만큼 개혁은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군인연금과 사학연금은 국민연금에 비해 대상 집단이 명확하고 결집력이 높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잘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연말 ‘2015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두 연금을 개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불과 하루 만에 부랴부랴 덮어버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과 2년 뒤 대선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야말로 두 연금의 개혁 논의에 고삐를 죌 시기라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미 막대한 세금을 축내고 있는 군인연금의 경우 다양한 경로에서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인연금은 말은 연금이지만 처음부터 기금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급하기 시작했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데 대한 보상금 성격이 강한 셈이다. 군인연금은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참전 기간을 복무 기간의 3배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1961년부터 수급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1948∼1959년 임관한 9만6000여 명의 군인들에 대해서도 연금을 지급했다. 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군인연금 수급자는 매년 약 2455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군인연금 수급자는 8만5000여 명에 이른다. 재정 악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군인연금 중 국고에서 지원해준 규모는 2조2895억 원, 총 누적 적자액은 14조1539억 원에 달한다. 기금은 1973년 고갈돼 이듬해부터 세금으로 부족분을 메우고 있다. 그 액수도 매년 늘어나 2010년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겨 1조566억 원이 투입됐다. 2013년에는 총지급액의 50.5%인 1조3692억 원이 국가보전금으로 투입됐다. 2019년 군인연금에 들어가는 국가보전금은 2조1071억 원으로 2조 원을 넘긴 뒤 2025년에는 3조1518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기재부는 전망한다. 하지만 군인연금 재정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국방부의 근본적인 대책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된다. 근본적인 병력 구조 개혁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35조 원이 넘는 국방예산 중 인건비만 12조 원에 육박한다. 부사관 급여는 5조 원, 장교 4조 원, 병사는 6000억 원 수준이고, 군인연금으로 2조 원 가까이 나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모병제인 미국도 전체 국방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인데 한국은 인건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으로 징병 대상자가 줄어들면서 국방부는 간부 비율을 늘리고 있다. 국방부는 현재 30.3%(19만 여 명)인 간부 비율을 2025년 42.5%(22만2000여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추가로 들어가는 인건비는 2조6000억 원.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연금을 받을 20년 뒤에는 재정악화가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보와 재정건전성을 함께 고려해 지금의 계획보다 획기적으로 군 인력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개혁이 시급한데도 누구도 ‘총대’를 메고 나설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미 조직을 떠난 예비역 군인단체들의 ‘입김’이 지나치게 세기 때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다른 공무원들과 달리 재향군인회 성우회 같은 조직이 국방부와 각 군 등 현직 당국자들을 상대로 심하게 정책 개입을 하다 보니 개혁이 더디다”고 말했다. 사립학교 교직원을 위한 사학연금은 아직 흑자이고, 수익률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고갈을 면할 수 없다. 사학연금은 4대 연금 중에 도입 시기가 가장 늦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수급자가 적은 편이다. 2014년 기준으로 연금을 내는 이는 27만6969명, 연금을 받는 이는 4만 8407명이다. 하지만 최근 교원 명예퇴직 등이 급증하면서 수급자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사학연금공단에 따르면 사학연금 기금은 2022년에 23조8000억 원에서 최고치를 찍은 뒤 2023년부터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33년부터는 기금이 잠식돼 정부 지원을 투입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사학연금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연금을 준용하고 있지만,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사학연금은 같이 논의되지 않아 법 체계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학연금법은 기여율은 7%로 못 박은 반면 지급률은 공무원연금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기여율을 현행 7%에서 점차 높이는 대신에 지급률을 현행 1.9%에서 점차 낮추는 구조. 사학연금법을 같이 손질하지 않으면 사립학교 교직원은 돈은 종전만큼만 내고 연금은 더 많이 받는 구조가 돼 국공립학교 교직원과의 불평등이 발생한다. 정성택 neone@donga.com·김희균 기자}
공무원연금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100건이 넘는 각종 민생법안 처리마저 통째로 지연됨에 따라 국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을 빌린 대학생들이 원리금을 손쉽게 갚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은 대학생과 학부모 8만 명의 숙원 법안이었다. 대학 졸업 후 기업에 취직한 대출자들은 월급에서 원리금이 자동으로 공제된다. 관련 업무를 회사가 처리하다 보니 직원들이 과거 대출 경력을 자진 신고해야 해 눈치가 보인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대출금을 한꺼번에 갚으려고 해도 관련 규정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세청 상담센터에 매년 7만 건의 민원이 제기될 정도로 제도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세청과 교육부는 근로소득자가 회사를 통하지 않고 1년분을 직접 한 번에 내거나 두 번에 나눠 낼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만들었다. 종합소득이 있는 대출자의 경우 세무서에 가지 않고 세무 고지서를 받아 원리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부터 개정된 내용을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할 위기에 처했다. 상가 권리금 보호를 법제화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역시 처리가 지연돼 영세 자영업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개정안은 일부 대형 점포를 제외하고 건물주가 바뀌어도 해당 건물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이 5년간 장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상인이 가게를 나가면서 새로 영업을 하려는 이로부터 권리금을 받더라도 건물주는 이를 방해하지 못한다. 만약 건물주가 별다른 이유 없이 이들의 계약을 방해하면 임차인은 건물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지방재정법’ 개정안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누리과정 파행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당초 법안이 통과되면 각 지방 교육청에서 1조 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고 기획재정부가 목적예비비 5046억 원을 즉시 집행해 누리과정 예산을 충당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목적예비비를 시도교육청에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그 결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다음 달 도의회에 제출하려던 시도교육청의 구상도 어그러지게 됐다.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조은아·김희균 기자}
봄 향기가 물씬 풍기는 4월 말, 서울 노원구 삼육대 캠퍼스에 들어서니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한 남학생이 “그 개념이 잘 이해가 안 되더라”라고 하자 같이 걷던 여학생이 “아까 교수님이 ○○라고 말씀하셨잖아. 교수님 말씀을 다시 잘 떠올려 봐”라고 말했다. 선생님을 ‘쌤’이라고 부르고 교수님은 고사하고 별명으로 막 부르는 요즘, ‘교수님 말씀’이란 말이 무척 생경하게 느껴졌다. 김상래 삼육대 총장을 만나자마자 이 얘기를 꺼냈더니 “당연하죠. 우리 학교만큼 인성교육을 오래 실천한 대학이 없으니까요”라며 웃으며 답했다. 올해로 개교 109주년을 맞은 삼육대는 교육이란 단순히 정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敎)이 아니라 인간을 길러내는 것(育)이라는 교육 철학을 갖고 있다. 김 총장은 “우리는 1906년 평양 순안에 터를 잡을 때부터 인성교육을 중시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는 두 줄기의 역사를 꾸준히 이어 오고 있다”면서 “지영체(智靈體)의 균형이 잡힌 인성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음악, 미술, 노작 교육을 실천하고 공동체 생활관 교육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덕목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육대는 매년 1학년을 대상으로 MVP 캠프를 진행해 인간관계를 고민하고 개선하는 교육을 진행한다. 또 교수들이 학생들의 발을 직접 씻어 주거나, 학부모들을 학교로 초대해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을 만드는 등 생활 속의 인성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김 총장은 “부모와 아이들이 진솔하게 대화하다 보면 끌어안고 우는 경우도 있고 관계가 정말 좋아진다”면서 “신입생 때부터 모두 이런 교육을 거치기 때문에 부모와 교수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 함부로 하는 아이들이 없다”고 전했다. 삼육대는 오랜 세월 인성 교육에 공을 들인 결과 2013년 교육부와 한국대학평가원이 실시한 사회봉사 모범 대학으로 선정되고, 지난달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참교육대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인성교육과 관련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3월에는 별도의 인성교육원을 만들어 학년별로 체계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2012년 3월 취임한 김 총장은 지난 3년간 발로 뛰면서 삼육대의 각종 지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당시 공약으로 재임 중 발전기금을 100억 원 모금하겠다고 밝혔는데, 2월에 이를 벌써 달성했다. 김 총장은 “우리처럼 재학생이 5000명이 넘지 않는 중소 규모 대학에서 발전기금을 100억 원 모으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목표였지만 신뢰를 통해 이를 초과 달성했다”면서 “기부자가 원하는 삶의 가치를 삼육대가 실현해 준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서 더 뜻깊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묻자 교육 역량 강화, 교육 재원 확보, 대외 인지도 향상을 꼽았다. 그는 “매년 교육부가 재정 지원이나 구조 개혁과 관련한 평가를 하는데 우리 대학은 각 분야에서 순위가 고루 올랐다”면서 “학교 안팎에 이런 성과가 알려졌기 때문에 자연스레 기부금도 늘어나고 대학 재정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삼육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특이한 일도 했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에게 ‘졸업 후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의 이름을 써 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109개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가 대표들을 만났다는 것. “처음에는 일면식도 없는 대학 총장이 만나자고 하니 최고경영자(CEO)들이 당황하거나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찾아가서 ‘우리 학생들이 이 회사를 일하고 싶은 곳으로 꼽았다’고 설명하면서 학교의 장점을 알렸더니 CEO들이 기뻐하면서 우리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더군요. 자연스럽게 학교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학생들의 취업 통로도 넓힌 셈입니다.” 김 총장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는 특성화 강화다. 전통적으로 강한 보건복지 분야의 강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특성화 사업단으로 선정된 것도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김 총장은 ‘의대 없는 의대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각종 중독 예방 및 치료 분야에 강한 미국 로마린다대와 교육과정을 연계해서 삼육대의 어떤 전공으로 입학하든 로마린다대으로 진출해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인정하는 중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또 영어권 자매대학 중 6곳의 의대와 연계해 각 대학의 의대 입학에 필요한 프리메디컬 과정을 삼육대에서 영어로 가르친 뒤 해당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커리큘럼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삼육대는 전 세계 120개 대학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대학에 입학만 한다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문이 얼마든지 열려 있습니다. 세계를 향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 삼육대를 통해 강력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건강과학 선두大 목표… 美 로마린다大와 협약… 중독심리-재활 특성화▼ 오랜 기간 인성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삼육대는 인성교육과 건강과학 특성화의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특히 각종 ‘중독’과 관련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육대는 교내에서 술 담배 금지는 물론이고 커피도 팔지 않는다. 개인의 의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 중독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인성교육의 결론은 자율적 절제이며, 예의범절과 매너는 자신을 절제하고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인격”이라며 “이것의 반대가 자기 의지로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는 중독”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건강과학 분야에 강점을 가진 삼육대는 2020년까지 건강과학 분야 선두 주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건강과학 글로벌 대학 이미지 극대화, 학제 간 융합 모델 개발, 건강 관련 분야 취업 확대 등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뉴스타트 교육연구센터 조성,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한 임상실습환경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2014년 교육부의 대학특성화(CK)사업에서 건강과학특성화사업단(중독)이 선정돼 5년간 86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중독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동안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임, 도박, 알코올, 마약 등 다양한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중독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건강과학특성화사업단은 이런 인재를 키우기 위해 삼육대의 대표적 보건 관련 학과인 간호학과, 약학과, 물리치료학과, 보건관리학과, 상담심리학과의 5개 학과를 중심으로 ‘중독심리연계전공’과 ‘중독재활연계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독 분야에 있어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로마린다대와 공동 교육 및 연구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육대 학생들은 학점 교류를 통해 미국의 공인 중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미국 의대나 의료계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또 중독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들을 초빙해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내가 기자라고 소개하면 상대방은 종종 “신문에는 왜 그렇게 험한 기사만 나오느냐”고 묻는다. 특히 가족 관련 뉴스를 보면 부모가 자식을 버렸네, 자식이 부모를 때렸네 하는 식의 패륜적인 내용이 많아 눈살이 찌푸려진다고들 한다. 언론계에는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안 되고,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는 말이 있다. 주로 비정상적인 일이 기삿거리가 된다는 소리다. 신문의 기자인 동시에 독자인 내게도 이런 점은 안타까운 딜레마다. 특히 가정의 달인 5월만큼은 훈훈한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 그래서 오늘은 정상적인 얘기를 좀 써보려 한다. 국민대 신입생들은 ‘인생 설계와 진로’라는 교양강의를 필수로 듣는다. 올해 1학기 강의를 맡은 교양대학 이의용 교수는 최근 수강생 423명을 대상으로 ‘가장 닮고 싶은 인물―내 인생의 롤모델’이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이 교수는 요즘 학생들이 멘토나 롤모델을 찾는 데 익숙한 만큼 유명 인사들이 많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 역시나 김연아, 반기문,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이 10위 안에 꼽혔다. 그러나 1, 2위는 명사들의 몫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은 첫 번째 인물은 아버지(139명), 두 번째는 어머니(90명)였다. 조부모, 형제자매 등 다른 가족을 꼽은 학생도 31명이었다. 이 교수는 “결과가 흥미로워서 다른 교수들에게도 비슷한 설문을 해달라고 부탁해보니 대부분 부모님을 가장 닮고 싶다는 답이 나왔다”면서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가족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건강한 가족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록 신문 지상에는 가족 해체와 갈등 문제가 많이 오르내리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부모란 여전히 자녀에게 감동적인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좋은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힘이 필요할까. 물론 부모가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자녀가 이를 자연스레 배우는 과정이 기본일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가족 구성원 각자가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면 가족은 한결 행복해질 것이다. 이는 미국 육아서의 바이블로 불리는 ‘베이비 위스퍼’ 시리즈의 두 저자가 지난해 발간한 ‘패밀리 편’을 보며 얻은 힌트다. 25년간 5000명이 넘는 아이들과 그 가정을 관찰한 트레이시 호그는 암 투병 중에 쓴 이 유작에서 “가정생활을 한 편의 드라마라고 보면 개인, 관계, 배경이라는 3요소가 항상 작용하고 있다”면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 가족 전체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늘 3요소를 관찰하며 ‘가족 중심’의 사고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관찰 대상이 됐던 가정 가운데 특히 중독, 암, 파산, 죽음 같은 위기를 잘 극복한 가정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가족의 투지’가 있다는 점이다. 투지가 있는 가족의 구성원들은 평소에는 물론 갑작스러운 상황이 닥쳐도 솔직하게 속내를 터놓으면서 정신력을 잃지 않고, 가족이 가진 힘을 믿고 서로에게 의지했다. 이 책은 가족의 행복과 투지를 위해 일주일에 한두 번씩 가족수첩을 적어보길 권한다. △가족의 가치관(무엇을 중시하고, 어떤 윤리의식을 갖고 있는지 등) △가족의 활동(무엇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추억은 무엇인지 등) △가족의 단점(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을 각각 10개 이상의 단어로 표현하면서 가족을 살펴보라는 조언이다.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닮고 싶은 이로 꼽는 따듯한 가정이 되도록 휴일을 맞아 온 가족이 모여 가족수첩을 적어보면 좋겠다.김희균 정책사회부 차장 foryou@donga.com}
상위권 대학들이 속속 2016학년도 대학입시에 대비한 모의논술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 대입에서 논술전형 선발 인원은 31개 대학 1만5349명으로 전체 모집 정원 중 4% 정도. 하지만 고려대와 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으로 좁혀 보면 평균 20% 이상을 논술로 선발하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에게 논술은 매우 중요한 변수다.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 중 이화여대는 18일 가장 먼저 모의논술을 실시했다. 대부분의 대학은 5, 6월에 집중적으로 모의논술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학마다 논술 출제 경향은 매년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기출문제와 더불어 당해 연도의 모의논술 문제와 모범 답안을 숙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고려대는 수시 인원 중 40%를 논술을 치르는 일반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논술의 중요성이 특히 높다.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이 필수이고 인문계열도 수리논술 문항이 있기 때문에 모의논술을 통해 출제 경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5월 1일까지 인문계 500명, 자연계 500명을 선착순으로 신청 받아 다음 달 9일 학교에서 실제 시험과 같은 조건으로 모의 논술을 실시한다. 신청 고교를 중심으로 모의논술을 실시하는 성균관대는 이미 접수가 끝났다. 5월 8일 이후 신청 고교에 문제지와 답안지, 문제 해설지를 배송해 학교별로 모의논술을 치르게 하는 방식을 쓴다. 성균관대 차원에서 채점을 해주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모의논술을 치르고 싶은 경우에는 6월 26일 이후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시험 자료를 구할 수 있다. 모의논술을 온라인으로 실시하는 대학들도 있다. 지방 학생들도 대입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입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수시모집 논술전형에서 논술과 학생부를 50%씩 반영하는 한양대는 다음 달 9일 온라인으로 모의논술을 치른다. 국문논술과 에세이는 온라인으로 답안을 작성하고 수리논술은 답안지를 출력해 작성한 뒤 이를 촬영한 파일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30일까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는다. 아주대는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6월 1일부터 인문계 800명, 자연계 1200명을 선착순으로 신청 받는다. 6월 8일 온라인으로 논술 문제를 공개하고 14일까지 답안지를 받는 방식이다. 7월 18일에 논술설명회를 개최한 후 20일 모의논술 채점 결과를 공개한다. 인하대는 5월 11일부터 12일간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인문계 2500명, 자연계 2500명을 대상으로 모의논술을 실시한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에 맞서 24일 하루 총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영향력이 가장 큰 현대자동차 노조가 간부들만 총파업에 참여한 데다 공공부문도 당초 예상보다 적은 인원만 참여해 파업의 파장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광장 등 전국 17개 지역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연맹을 비롯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총파업에 참여했다. 민주노총은 전국 2829개 사업장에서 총 26만여 명이 이날 총파업에 동참했고, 서울 2만여 명 등 총 7만여 명이 총파업 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파업 참여 시 형사 처벌하겠다고 경고한 전공노는 이날 오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총파업에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교조는 연차휴가를 한꺼번에 내는 방식으로 총파업에 참여했다. 민주노총은 전공노 5만여 명, 전교조 30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자체 집계했다.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한 것은 9년 만이고 법외노조가 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그러나 개별 노조로는 영향력이 가장 큰 현대차 노조가 간부들만 총파업에 참여하고, 일반 조합원은 참여하지 않아 파업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전국적으로 약 3만4000명만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저도 2∼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기아자동차(2만8000명)와 기아차 사내하청 조합원(2600명)을 제외하면 금속노조 소속 일부 조합원만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학교에서 연가 승인을 두고 교장과 교사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학교 수업도 전국적으로 큰 차질 없이 진행됐다. 교육부 집계 결과 전교조도 1500명 정도만 연가를 내고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노의 상당수 지부 역시 징계나 형사처벌을 우려해 지도부가 지시한 비상총회를 취소하거나 점심시간에 총회를 여는 등 실질적으로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엔 8000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행진 과정에서 일부 불법시위가 있었지만 경찰과의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당초 주최 측은 서울광장, 을지로 입구, 종각, 종로2가, 을지로2가 등 총 2.4km를 행진한 뒤 서울광장으로 돌아온다고 신고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 45분 서울광장을 출발해 종각까지는 폴리스라인을 잘 지키며 행진했지만, 5시 20분쯤 4000명(경찰 추산)이 종각에서 운현궁 앞 경운동 일원으로 몰려가 모든 차로를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후 5시 50분 종로1가로 이동해 다시 모든 차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지만 경찰과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대는 경찰이 4차 해산명령을 내린 뒤인 6시 40분경 차분히 서울광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대구에서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소속 2500여 명이 오후 3시 반부터 1시간가량 범어네거리를 점거해 통행이 차단되기도 했다. 시위대가 자진 해산을 거부하면서 경찰이 최루액과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양측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총파업을 근로조건과 상관없는 정치,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파업 지도부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파업을 주도한 전교조, 전공노 지도부 역시 검찰에 고발하거나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서울시청 별관과 종로의 건물 옥상 등에서 정권 비판 전단을 배포하거나 배포하려 한 3명을 연행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희균·이샘물 기자}
건국대 MBA는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되겠다는 목표로 기술경영에 특화한 ‘MOTD(Management Of Technology & Design) MBA’와 일반경영에 중점을 둔 ‘TOP(Top Of your Profession) MBA’의 두 가지 트랙을 제공한다. 김용재 원장은 “이공계 출신이 직장을 다니다 보면 전공지식만으로는 현장의 목소리를 조직 전체로 전달할 수 없다는 한계를 깨닫게 된다”면서 “우리는 다른 대학에 없는 MOTD 트랙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리더를 키워내려 한다”고 말했다. 건국대 MBA는 편리한 교통,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 우수한 교수 1인당 학생 비율, 일주일에 이틀만 나와도 2년 안에 학위 취득이 가능한 점 등 강점이 많다. MOTD MBA는 주간 및 야간 과정으로, 전통적인 MBA 과정에 기술·디자인 경영 이슈를 접목해 기술혁신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 경영자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이 기술혁신 이슈와 일반 경영 이슈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돕는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일본 와세다대, 대만 칭화대, 핀란드 알토대의 유사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TOP MBA는 야간 및 주말 과정으로 직장인을 주 대상으로 한다. 재직 중인 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고 케이스 작성을 통해 경영지식을 나눌 수 있게 한다. 학생 중심의 활성화된 학습 팀, 자발적인 지식 공유 세션 등이 특징적인 문화이다. 국제적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만들어진 건국대 MBA 학습 과정의 요체는 과제 중심 수업. 학생들은 하버드 케이스를 중심으로 한 사례 연구를 통해 기업체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 2학기 동안 산학 협력으로 이뤄지는 ‘현장과제’ 수업에서 학생들은 관심 분야의 신제품 개발 및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하는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팀워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취업 네트워크까지 만들게 된다. 건국대 MBA는 개원 초기부터 미국 스탠퍼드대와 교류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건국대 ‘밀러MOT스쿨’ 명예원장인 스탠퍼드대 경영대 밀러 명예교수의 조언을 받아 스탠퍼드대의 우수 프로그램을 반영한 교과과정을 운영해 왔다. 최근 기술 혁신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디자인 싱킹형 워크숍과 디자인 혁신 관련 과목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2학기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와세다대, 중국 베이징이공대 등과 글로벌 연계교육을 하고 있으며, 우수 학생에게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현장 중심 교육은 산학연이 일체가 되어야 하는 만큼 산학 겸임 교수의 네트워크와 삼성전자, 현대차, 모토롤라, 캐논 등 국내외 유수 기업 임직원들의 지원이 활성화돼 있다. 김 원장은 “교수진의 열정과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학생들의 참여 중심 팀워크가 우리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MBA는 6월 4∼17일에 후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원서는 인터넷(mba.konkuk.ac.kr/)으로 접수한다. 서 류합격자는 27일 면접을 실시하고, 합격자는 7월 3일 발표한다. 전화 02-450-0505, e메일 kumba@konkuk.ac.kr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직업 세계에서 전문성과 국제적인 안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경영전문대학원(MBA)에서 길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학문을 심화하기 위한 석사가 아니라 경력과 실무 지식을 쌓기 위한 석사라면 MBA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MBA라고 하면 흔히 미국 유학을 떠올렸지만 요즘에는 국내 MBA의 인기가 더 높다. 국내 MBA는 직장 생활과 병행하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고, 국내 유수 기업 및 인재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한국의 산업 구조와 기업 환경에 맞춰서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세부 전공과 케이스 스터디를 강화한 점이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 MBA들이 해외 명문 MBA와의 협업을 통해 최신 이론과 실무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도 ‘한국형 MBA’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문성 높아진 한국형 MBA 국내 대학들이 MBA를 개설한 초창기에는 주로 주간, 야간, 주말반 정도로 나눠 운영했다. 수업 내용도 일반적인 경영 관련 지식 위주였다. 그러나 운영 노하우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주요 대학의 MBA들은 산업 수요와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전문적이고 특성화된 세부 전공을 마련하고 있다. 건국대가 이공계 출신을 기업 리더로 키우기 위해 전통적인 MBA 과정에 기술·디자인 경영 이슈를 접목해 만든 MOTD MBA, 이화여대가 직장인들의 수요에 맞춰 세분한 금융-헬스케어-빅데이터 MBA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화여대는 워킹맘을 위해 주말 강좌를 듣는 재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동안 자녀를 이화어린이연구원에서 돌봐주는 맞춤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주대 MBA는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기존 전공에 협상과 코칭 전공을 더해 무려 11개의 전공을 체계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온·오프라인 학습 시스템을 구축해 재학생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 중앙대는 CAU Leader MBA에서 일반 경영 과정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같은 세부 전공을 추가하고 있다. 지난 1학기에 수도권 최초로 의료관광 MBA를 신설한 숭실대는 금용&부동산 MBA, 이노비즈니스 MBA도 신설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다양한 자격증과 인증서 취득의 통로도 넓히고 있다. 국내 MBA가 특히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이런 장점 덕분이다. 2014년 기준으로 국내 MBA 재학생 가운데 직업 경력을 가진 학생은 2937명으로, 전체 재학생 3168명의 92.7%를 차지했다. 취업률 또한 높다. 2014학년도 8월 주간 과정 졸업생 487명 가운데 박사 과정 진학자, 입대자 등을 제외한 취업자는 398명으로 취업률이 81.7%나 된다. 글로벌 교육으로 실력과 네트워크 모두 강화 해외 유명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학교와 학생의 경쟁력을 동시에 키우는 국내 MBA도 많다. 유수 MBA의 커리큘럼을 들여오는 것을 넘어서서 교육 과정을 함께 개발하고 연구진 및 학생들의 교류도 활성화하고 있다. 중앙대는 풀타임인 Global MBA를 통해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푸단대와 손잡고 경영 지식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현장 경험을 모두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영어 강의 비중을 높이면서 국내 MBA의 자체적인 국제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2014년을 기준으로 국내 MBA에 개설된 1543개 과목 중 영어 강의 과목은 826개(53.5%)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0개의 주간 과정과 3개의 야간·주말 과정은 100% 영어 강의로 진행돼 유학을 오는 외국인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공신력 있는 국제인증을 받은 국내 MBA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인증은 고려대와 이화여대 등 10곳, 유럽교육수준향상시스템(EQUIS) 인증은 고려대 등 2곳이 획득했다. 특히 고려대 경영대는 학부, 일반대학원, MBA 모두 AACSB와 EQUIS 인증을 모두 받아 국제적인 경영교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결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세계 100대 MBA 평가’ 최근 3년간 평균 21위를 차지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아주대 경영대학원 MBA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온·오프라인 자유 수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MBA 학위와 함께 국제공인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고, 다른 MBA에 비해 등록금이 절반 수준이어서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다. 뛰어난 교수진과 졸업생 네트워크를 앞세워 직장인 맞춤형 MBA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주대는 2000년 국내 MBA 가운데 최초로 MBA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해 15년간 운영 노하우를 축적함으로써 MBA 온·오프라인 서비스에서 국내 최상의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대부분 회사원인 700여 명의 재학생들은 국내외 출장 중에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남극 세종기지에 파견된 연구원도 현지에서 학습을 이어갔고, 중국 공장에 기술 지원을 가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있다. 지난 27년 동안 6500여 명의 동문을 배출한 아주대 경영대학원 MBA는 학위 취득 후에도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총동문회 사무실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인맥관리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동문회소식지, 소학회, 동아리 활동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인적 교류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졸업생들은 연간 장학금 1억 원을 재학생 후배에게 지급하고 있다. 학교 측은 중소기업핵심인재양성장학금과 탈북민 신입생 전액 장학금을 수여하여 졸업생들의 성의에 화답하는 등 모범적인 운영으로 국내외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아주대는 올해부터 경영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세부전공을 11개로 늘려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혀줌으로써 학생 중심 프로그램의 전통을 강화했다. 경영관리, 재무, 회계학, 경영전략, 인사조직, 마케팅, MS/OM(경영과학/운영관리), e-비즈니스, 병원경영에 협상 전공과 코칭 전공을 추가했다. 코칭 전공은 최근 관심을 모으는 국제전문코치를 양성하기 위해 개설되었으며, 이미 70여 명의 재학생이 국제자격증(ACC, NLP) 취득에 다가서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 솔루션 업체인 SAP와 협약을 맺어 Ajou-SAP 과정을 도입해 국제SAP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했다.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누구나 캠퍼스 안팎의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전이다. 경기도의 유일한 3차 병원인 아주대병원, 헬스클럽, 어학원 등의 할인 혜택은 물론이고 도서관, 체육관, PC 랩 등 캠퍼스의 많은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아주대는 2015학년도 후기 신입생으로 석사 과정(주말·야간) 11개 전공(경영관리, 재무, 회계학, 경영전략, 인사조직, 마케팅, MS/OM, e-비즈니스, 병원경영, 협상, 코칭)과 최고경영자 과정(야간)을 모집한다. 석사 과정은 5월 18일까지 홈페이지(mba.ajou.ac.kr)에서 원서를 접수한다. 031-219-2189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오전 5:30 매일 아침 알람과 함께 휴대전화 화면에 뜨는 숫자다. 아침잠이 많아 고3 때도 지각을 밥 먹듯이 하던 나였는데, 벌써 10년 넘게 새벽 기상이다. 올해 딸이 대학입시에 낙방하면서 ‘실패한 엄마’라는 선고를 받은 뒤로는 기상 시각이 30분 빨라졌다. ‘재수는 필수’라며 수시와 정시 모두 호기롭게 상향 지원하던 딸. 막상 입시에 실패하자 모든 게 엄마 때문이라고 했다. 엄마가 학교생활기록부 관리를 못해줘서 ‘수시 로또’에 떨어지고, 엄마가 족집게 컨설팅을 못 받아줘 ‘정시 전략’도 제대로 세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수험생이다 나는 재수생 딸과 중학교 2학년생 아들을 둔 40대 끝자락의 전업주부다. 공부는 애들이 하건만 나도 수험생과 다를 바 없다. 성적이 안 나오면 내가 혼난다. 남편은 “아침에 나가서 오밤중에 들어오는 애 둘 키우는 게 뭐가 힘드냐”고 한다. 사내 커플로 만나 큰아이 중2 때 회사를 그만두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나를 무시하지는 않았는데…. 재수종합학원에 다니는 딸은 오전 6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보양죽과 야채즙을 챙겨 먹이고 차로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주려면 새벽별 보기는 필수다. 학원비, 교재비, 모의고사 응시료, 급식비에 용돈을 더하면 매달 큰애한테 들어가는 돈만 200만 원. 고3 때 인터넷강의와 논술 과외를 받느라 썼던 사교육비의 배다. 큰아이 데려다주고 집에 오면 곧바로 둘째를 싣고 나가야 한다. 올해 학교가 오전 9시 등교로 바뀌면서 7시 반에 영어학원에 들렀다 간다. 야근 많은 워킹맘이 그렇듯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신경을 많이 쓸 수가 없었다. 두 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느라 잔병치레가 많은 둘째를 퇴근 후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일만 해도 전쟁이었다. 큰애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피아노학원과 미술학원, 3학년 때부터는 프랜차이즈 영어학원에 보냈다. 엄마 숙제인지 애들 숙제인지 모를 수행평가, 학교 숙제보다 많은 영어학원 숙제는 간신히 들여다보는 정도였다. ○ “두 바퀴냐? 미적이냐?” 딸은 공부를 곧잘 했고 중학교도 평판이 좋은 곳으로 배정받았다. 하지만 중학교 입학 당시 반에서 2, 3등 하던 딸은 2학년이 되자 10등 밖으로 떨어졌다. 아이는 “○○이는 과외로 두 달 만에 수학 성적이 10점 올랐고, △△는 엄마가 목동의 특별한 스터디에 데리고 다닌다”며 학원 말고 과외를 시켜 달라고 했다. ‘동네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 어디서 과외 선생을 구하나….’ 회사에서 월말정산 맞추는 일보다 막막했다. 설상가상 남매를 봐주던 친정 엄마가 요양원에 들어가자 둘째는 내가 출근할 때마다 “다른 엄마들처럼 같이 있어 달라”고 보챘다. 큰애의 성적이 점점 떨어지면서 둘째까지 ‘실패’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큰애 출산 한 달 만에 복직해서 죽기 살기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결정적인 이유였다. 고교생이 된 딸은 첫 진단평가에서 수학이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학부모 모임에서 엄마들이 “두 바퀴냐? 미적이냐?”라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고 그제야 알았다.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같이 시킨 동네 엄마들은 이미 중학교 때 고1 수학을 두 번 이상 선행학습 시키고, 2학년 과정인 미분·적분까지 끝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 내가 잘못된 걸까 회사를 그만둔 마당에 아이 뒷바라지도 못하면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다. 둘째 초등학교에서는 자진해서 반 대표를 맡고, 친한 엄마들 4명과 원어민 영어와 논술 과외팀을 짰다. 그중 한 아이가 경기도의 국제중에 갔다. 엄마들의 리그에서 아이의 성적은 엄마의 계급. 사교육 정보를 얻기 위해 ‘높으신 엄마’를 잘 모시는 것은 나의 중요한 임무다. 아이가 학원을 옮길 때마다 상담을 받고 다른 학원 스케줄을 조정하는 일도 내 몫이다. 둘째는 평일에는 영어와 수학, 주말에는 글쓰기, 영어, 과학 학원에 다닌다. 한 달 학원비가 80만 원, 방학 때는 150만 원까지 올라간다.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기가 찬다. 2월 교육부 발표를 보니 월평균 사교육비가 초 23만2000원, 중 27만 원, 고 23만 원이란다. 산골오지만 찾아다니며 조사를 했나? 돌아보면 매달 200만 원 이상 갖다 바치는 ‘사교육의 노예’짓을 10년 넘게 했다. 노후를 생각하면 답이 없지만 벗어날 수 없다. 대학 간판에 따라 평생 신분과 소득이 결정된다는 걸 안다. 청년실업은 점점 심해진다는데 내 자식들이 ‘3포 세대’가 될까 봐 두렵다. 내 새끼는 내가 지켜야 한다는 방어 심리가 교육 경쟁으로 드러나는 것뿐이다. 내가 잘못된 걸까?■ 사교육의 굴레“미국에서 초중학교를 다닌 저는 외국어는 스스로 필요성을 느낄 때 배우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를 사립초교에 보냈더니 담임교사가 우리 아이만 영어를 못한다며 학원에 보내라고 하시네요.” (초1 쌍둥이를 둔 워킹맘 이모 씨)“아이가 중학교에 가더니 ‘왜 미리 영어 수학을 많이 시켜 놓지 않았냐’고 투정을 하네요. 주변 엄마들 말을 들어보니 요즘 사춘기 아이들은 공부가 힘들면 엄마한테 화풀이를 하는 모양입니다.” (중1과 초5 자녀를 둔 전업맘 백모 씨)▼ 물은 80도에선 끓지 않아… 주변에 휘둘리지 마세요 ▼ “엄마가 자존감이 없으면 헛된 정보에 휘둘립니다. 절대로 ‘내가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불안해하지 마세요.” 수년간 초중고생 자녀와 부모의 특성을 진단하고 상담해 온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사진)는 엄마의 자존감을 강조했다. 윤 이사는 기계적으로 공부하는 아이, 즉 ‘학습 머신’이 된 아이들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갖춘 아이들의 엄마를 보면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먼저 엄마 자신의 삶을 위한 목표의식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거창한 얘기가 아니다. “올해는 책을 많이 읽겠다”, “봄에 어디로 여행을 가야겠다”와 같은 생활 속 목표다. 이런 목표의식이 있으면 두 번째 공통점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바로 높은 자존감이다. 윤 이사는 “‘애 인생은 애 인생이고 내 인생은 내 인생’이라고 말하는 부모들은 많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자존감이 높은 엄마들만이 목표한 바를 이루려 노력하고, 그런 과정을 자녀와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공식적인 학부모 모임을 못하게 하는데도 엄마들끼리 축구클럽, 생일파티 등을 구실로 지속적으로 모인다. 여기서 사교육 정보를 공유하다 보면 엄마들이 ‘내가 아이를 방치하는 건가’ ‘내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이코인가’라는 생각에 빠져들기 쉽다. 입시 정보에 밝은 윤 이사는 이런 모임에서 나오는 말들은 대부분 ‘헛된 정보’라고 지적했다. “정보를 좇아 사교육을 시키면 단기 효과는 나죠. 그러나 그 효과가 아이에게 내재화되느냐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물은 절대 80도에서 끓지 않아요.” 윤 이사는 “학원 뺑뺑이를 돌다가 50도에서 멈춰버리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엄마들이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아이 스스로 100도까지 올라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특성화고 3년과 전문대 2년 과정을 통합해 기술 인력을 집중 양성하는 ‘유니테크(Uni-Tech·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 사업)’ 제도가 올 2학기부터 시범 운영된다. 정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처별로 논의해 온 ‘일 학습 병행제’ 확산 방안을 확정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공동으로 2학기부터 유니테크 시범사업단을 16개 정도 선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시범사업단으로 선정된 특성화고와 전문대 교육과정을 묶어 고교 재학 중에는 연계된 전문대와 산업체를 오가며 수업을 듣고, 졸업 후에는 별도의 입시 절차 없이 바로 전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니테크는 미국의 뉴욕 교육청, 뉴욕시립대, IBM 등이 공동 운영하는 정보기술(IT) 전문 고교·전문대 통합 과정인 ‘뉴욕 피테크(P-Tech)’ 및 독일의 3년제 대학 일학습병행제도를 벤치마킹한 제도. 고교 시절부터 현장에서 집중적인 직업 교육을 받도록 함으로써 노동시장 진입 시기를 6개월∼1년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5월에 사업설명회 및 공모를 거쳐 7월에 시범사업단을 선정해 하반기에 20억 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시범사업단은 2학기에 교육과정을 다듬어서 내년부터 정식 운영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해당 특성화고의 학생들은 이르면 내년부터 따로 입시를 치르지 않고 연계된 전문대로 진학할 수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2학기부터 누구나 온라인으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의 유명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한국형 온라인 대학 공개강좌(K-MOOC) 사업을 추진 중인 교육부는 9월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할 K-MOOC 시범 운영 대학 10곳의 27개 강좌를 선정해 16일 발표했다. 온라인 공개강좌는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유명 대학에서 시행 중인 시스템으로,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대학의 강좌를 들을 수 있고 일부 대학은 학점도 인정해주는 제도다. 2학기에 시범 운영되는 강의는 대중에게 유명한 교수들의 인문학 강의, 특정 전공 분야의 입문용 강의, 이공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교수들의 전문 강의 등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대중이 흥미롭게 들을 만한 강의로는 △문학평론가인 연세대 정명교 교수(필명 정과리)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소설 ‘영원한 제국’의 저자인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필명 이인화)의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인문적 건축으로 유명한 한양대 서현 교수의 ‘건축공간론’ △성균관대 신정근 교수의 논어 등이 있다. 전공 분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강의인 서울대 이준구 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 고려대 명순구 교수의 ‘민법학 입문’, 이화여대 함인희 교수의 ‘인간행위와 사회구조’ 등도 일반인에게 유용한 강의로 꼽힌다. 전문적인 강의로는 양자역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고려대 김대만 교수의 ‘IT, BT, NT를 위한 퀀텀 메카닉(Quantum Mechanic)’, 유전학 분야 권위자인 부산대 김희수 교수의 ‘생명의 프린키피아’, 해외 공개강의인 코세라에 강의를 개설해 1만5000명의 수강생을 모은 KAIST 김양한 교수의 ‘동역학’ 등이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포스텍 KAIST 한양대다. 이 가운데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플립드 러닝 수업을 채택해 재학생들이 해당 강의를 들으면 학점도 인정해줄 예정이다. 교육부는 상반기에 K-MOOC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존의 대학 강좌 공개 사이트인 KOWC에서 우수한 강의를 선별해 K-MOOC 강좌로 변환하는 등 콘텐츠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대학에 몸담은 사람들과 만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얘기가 “요즘 대학생들 안쓰럽다”는 말이다. 복잡한 대입 전형을 뚫고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취업난을 뚫기 위해 다시 공부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 대학생으로 바뀌면서 달라지는 건 EBS 영어 문제집이 토익 문제집으로, 국영수 내신 경쟁이 학점 경쟁으로,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관리가 스펙 쌓기로 바뀌는 정도랄까. 출석부에서 출(出) 자보다 결(缺) 자가 많은 걸 청춘의 패기인 줄 알았던 과거 대학생들과 비교하면 수행 과제가 너무나 많은 요즘 대학생들은 딱한 처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근래 만난 몇몇 교수는 “요즘 대학생들은 공부를 제대로 안 한다”고 말했다. 4년제대와 전문대,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를 가릴 것 없이 공통적으로 나온 얘기다.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 때문에 새벽부터 도서관에서 책에 파묻혀 산다는데…. 의아해 물어보니 다양한 사례가 나왔다. 영문학과 A 교수는 “몇 년 전부터 대학생들 수업 태도가 눈에 띄게 나빠졌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졸리면 어떻게든 졸음을 쫓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는데 요즘은 출석 체크만 끝나면 아예 엎드려서 자는 애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작 영어 시간에 자던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토익 교재를 들고 도서관으로 뛰어간다고 전했다. A 교수는 2000년대 들어 중고교생들이 밤에 학원에서 공부하고 낮에 학교에서 자는 ‘교실 붕괴’가 심해진 현상이 대학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간 학부 강의만 하다가 이번 학기부터 대학원 강의를 맡게 된 행정학과의 B 교수는 지난달 첫 수업 시간에 신입생들에게 대학원 진학 동기를 물었다. 취업난의 도피처로 대학원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기에, 학생들에게 어떻게든 동기 부여를 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학생들은 대부분 행정학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서라는 식의 평범한 대답을 이어 갔다. 20대 중반이나 된 성인들이 구체적인 장래 계획이 없다는 데 슬슬 암담해지던 B 교수는 마지막 대답에 결정적으로 무너졌다. 소위 SKY 대학을 나온 학생의 대답은 “부모님이 가라고 하셔서”였다. 교양학부 소속 C 교수는 대규모 강의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만지작거리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진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강의 내용을 메모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토익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공모전에 낼 작품을 만드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이었다. C 교수는 “요즘 일부 학생은 인문학 강의 시간에는 취업 준비하고, 면접에서 인문학이 중요해진다고 하면 인문학 특강을 찾아다닌다”면서 “TPO(시간, 장소, 상황)에 따른 판단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저런 사례를 종합해 보면 대학생들 사이에서 공부의 양은 늘었지만 학업의 질은 떨어지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다. 교수들은 그 원인으로 대학생들의 의존성과 불안감을 꼽았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코치에 따라 학원 시간표대로 움직인 아이일수록 대학생이 되어도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매 순간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판단력도 흐려진다. 다들 취업을 하려면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에 떠밀려 바지런히 움직일 따름이다. 어린 학생들의 사교육 양극화만큼이나 다 큰 학생들의 자기주도력 양극화가 우려된다. 세상은 날로 복잡하고 치열해지는데 이를 뚫고 나갈 자기만의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는 무늬만 어른이 늘어나는 것 같아서 말이다.김희균 정책사회부 차장 foryou@donga.com}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나요?” (학생 1) 그런 할머니가 있다고요? 몰랐어요. (학생 2) 위안?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35분짜리 교육용 동영상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질문을 받은 초등학생들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에 당황하며 대답을 주저한다. 이내 검버섯이 가득한 할머니의 얼굴이 영상에 비친다. 추운 날씨에도 수요시위 현장에 나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이다. 10대 소녀시절 위안부로 끌려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할머니들의 눈물이 주름 사이로 흐른다. 영상은 ‘일본군 위안부-아프지만 꼭 알아야 할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본격적으로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을 시작한다. 이 영상은 여성가족부와 교육부가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한 학습 보조교재의 일부다. 여성가족부는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 교재를 4월 중순경 배포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교재 집필에는 한일역사교류회와 현직 교원들이 참여했고, 동북아역사재단 등 관련 연구자들이 감수를 맡았다. 서울지역 고등학교의 역사를 담당하는 K 교사는 “주교재의 위안부 관련 설명이 부족해 늘 개인적으로 준비한 보조교재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나왔어야 할 부교재가 이제야 나온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교재는 크게 초등학교 5, 6학년용, 중학교용, 고등학교용, 그리고 교사용 등 4종으로 나뉜다. 학생용은 워크북, PPT, 프레지(프레젠테이션 도구 중 하나로 필요한 부분 확대·축소 기능이 있음), 동영상 등으로 제작됐다. 연령별로 다루는 범위 역시 조금씩 다르다. 가령, 초등학생의 경우 ‘우리 주변의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 알아보자’ 수준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전쟁과 평화, 여성의 인권 등 보다 심화된 내용까지 들어간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11월부터 교재 개발을 진행했고, 감수 결과를 반영해 최종 확정본을 낼 예정”이라며 “온라인 활용 자료는 4월 중순, 책자는 5월 초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학교의 학생과 교사는 수업의 부교재로 사용하기 위한 이 자료들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www.hermuseum.go.kr), 동북아역사넷 홈페이지(contents.nahf.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한편 교육부는 2학기부터 일선 초중고교에서 역사 교육이 적극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이르면 다음 주부터 17개 시도 교육청 및 동북아역사재단과 공동으로 교사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교재 보급은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미화하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강력히 대응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김희균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에 압력을 행사해 중앙대에 각종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는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67·전 중앙대 총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두산그룹으로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산그룹은 2008년 중앙대를 인수했다. 박 전 수석은 2013년 청와대에서 퇴직한 후 지난해 3월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엔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박 전 수석의 부인은 앞서 2011년 두산타워 내 상가를 당시 시세보다 낮은 임차료를 내고 점포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이 같은 일들이 박 전 수석이 중앙대에 제공한 각종 특혜에 대한 대가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당초 두산그룹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부인하던 검찰도 이날 다소 기류가 바뀌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박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재직하는 동안 교육부 교육역량강화사업을 통해 2011년 17억6300만 원을 지원받았고 이듬해에는 수도권 사립대 중 가장 많은 30억600만 원으로 지원금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박 전 수석이 물러난 직후인 2013년 7월에는 이 사업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정해진 지표대로 심사해 지원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외압 때문에 지원금이 달라지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박 전 수석과 함께 교육부에 영향력을 행사해 중앙대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희 전 대통령교육비서관이 2013년 2월 비서관직 퇴직 후 지난해 초 신한대 교학부총장을 거쳐 지난달 1일 가천대 특임부총장에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대와 신한대 가천대는 박 전 수석의 압력으로 개정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대학과 전문대의 통폐합 시한을 한시적으로 연장)의 혜택을 받은 4개 대학에 포함된 곳이다. 이 3개 대학이 낸 대학 통폐합안은 박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재직했던 2012년 12월 교육부 차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가하는 수도권정비위원회 본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이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31일 가천대 부총장에서 사임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박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 등을 소환할 방침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김희균 기자}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서울 인천 광주 경기 강원 전북을 제외한 11곳이 올해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하기로 했다. 중앙정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그동안 누리과정 예산의 부담 주체를 놓고 서로 상대방이 해야 한다며 갈등을 빚어 왔다. 교육부는 2일 “11개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한 추경예산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25일 열린 전국 부교육감 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으로 목적예비비 5064억 원과 정부보증 지방채 8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시도교육청의 협조를 구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누리과정 소요 예산은 1조7600억 원.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은 여전히 4600억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11개 시도교육청이 자체 예산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겠다는 계획을 교육부에 낸 것이다. 반면 전북은 목적예비비만 누리과정에 투입하고, 정부보증 지방채는 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천과 경기는 목적예비비와 정부보증 지방채를 누리과정에 집행하고, 자체 예산은 투입하지 않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서울 광주 강원은 교육부에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곳들은 목적예비비만 투입하고 나머지는 부담하지 않겠다는 기조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경기 인천 교육감들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기획재정부와 교육부는 누리과정 문제를 국가에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목적예비비와 정부보증 지방채 지원 이외에는 시도교육청이 책임져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4월에 예비비를 빨리 집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교육부가 산학협력 활성화를 통해 대학 체질을 개선하고 기업과 상생할 수 있도록 도입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의 2단계 사업이 중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2012∼2013년 진행된 1단계 사업을 통해 대학들이 산학 협력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2014∼2016년 2단계 사업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획기적으로 매출을 늘리고, 산학 연계 연구를 통해 지역 기업들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 있는 주식회사 HK터빈은 설립 4년 차의 신생 기업이지만 중소기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종 정부 과제에 참여하고 지원금을 받으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 비결은 산학협력에 있었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에 폐열 형태로 버려지는 에너지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반작용식 소형 스팀터빈에 대한 원천 특허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시험평가 기술이 부족했다. 기초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시제품에 대한 각종 시험평가가 필수였다. 고민하던 HK터빈은 2013년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의 LINC 사업단이 지원하는 산학공동기술개발과제에 참여해 1년 만에 이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시험평가 기술을 익히게 됐다. 이를 통해 5월 약 25억 원 상당의 반작용식 증기 터빈 발전기 판매를 앞두고 있다. 학교 내에서 창업을 시도해 산학 연계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곳도 있다. 지난해 5월 경북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창업한 주식회사 티디아이는 레이저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광섬유를 이용한 광학계측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 창업한 지 3개월 만에 경북대 전자공학부 김지현 교수와 ‘링형 파장 가변 레이저’ 특허 기술에 대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2월 현재 1억5000만 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개별 대학의 LINC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다. 충청권 산학협력중개센터를 유치한 충북대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산학공동기술개발 과제 69건을 이행하고 시제품 제작 지원을 통한 상용화도 50건 이상 이뤄 인근 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돕고 있다.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50개의 연구실을 운영하는 등 산학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이 691곳이나 된다. 대학들이 LINC 사업을 통해 인근 기업들과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학생들은 현장 경험을 쌓고, 지역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 역량을 지원받는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엄마는 왜 가족이 생각하는 것보다 스스로 덜 행복하다고 느끼는 걸까. 엄마의 관심거리인 ‘자녀의 성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걸까. 동아일보는 ‘100명 심층 인터뷰’로 온전히 그려내기 힘든 엄마와 가족들의 속내를 이해하기 위해 이들이 2010년 1월∼2015년 3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려놓은 1억 개가 넘는 단어들을 훑었다. 대표적인 여성 커뮤니티인 ‘82쿡’에서 엄마가 언급된 게시글 15만3442건, 댓글 165만1166개의 9266만 단어를, 젊은층과 남성들이 많이 몰리는 ‘DC인사이드’에서 엄마 관련 게시글 5만5935건, 댓글 20만7601개의 3330만 단어를 분석했다. 또 월별 상위 300개 키워드를 추가로 분석해 그에 담긴 의미까지 확장해 해석했다. 국내 최대 인력과 기술을 보유한 데이터 기반 전략 컨설팅 업체 ‘아르스프락시아’가 빅데이터 분석 기법인 자연어처리법(NLP·유사 단어를 묶고 의미 없는 단어는 걸러내는 기법)을 활용했다. 그 결과 엄마들의 고민과 관심사는 물론이고 인식의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 》‘여자’는 교감을 갈구하는 특성상 남자들에 비해 친구나 지인에게 많은 고민을 풀어낸다. 하지만 ‘엄마’는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는 쉽게 꺼내지 못한다. 혹여 남들이 내 자식 흉을 볼까 봐, 뒤에서 “시집 잘못 갔다”고 혀를 찰까 봐…. 그래서 익명성이 보장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엔 이들이 털어놓은 속 얘기가 흘러넘친다. 82쿡에 담긴 5년여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니 엄마들의 최대 관심사는 남편과 자식이었다. 다만 지난해를 전후로 엄마를 둘러싼 연관어가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자식을 보는 엄마들의 눈이 바뀌었다고 해석했다. ○ 최대 고민거리는 ‘남편’ 엄마들의 화제 1순위는 남편이다. 분석 기간인 5년 내내 남편이라는 단어는 이혼, 짜증, 불만과 짝을 지어 나타났다. 주로 남편의 경제력이나 외도 문제와 연결돼 있었다. 남편의 경제력에 관한 연관어들은 2013년 이전에는 능력, 연봉, 회사같이 두루뭉술했으나 지난해부터 생활비, 이자, 대출, 대기업 등으로 구체화됐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남편의 여자 문제도 되풀이되는 레퍼토리인데 그 여자, 여직원, 바람, 의심 등의 단어가 남편 주위를 떠돌고 있었다. 친정과 시가를 대하는 차이도 드러났다. 시가와 관련한 키워드는 간단하다. 2013년 이전에는 명절과 제사가 전부였다. 그 후로는 제사가 사라진 대신 노후, 건강, 생신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며느리들이 시부모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친정과 관련한 최대 키워드는 엄마다. 결혼한 딸이 친정 엄마를 찾고 이해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연관어는 사랑, 부탁, 고생으로 친정에 대해서는 미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공부’에서 ‘자존감’으로 자녀와 관련된 주요 키워드는 학업, 대학, 성적이었다. ‘공부’는 2013년까지 언급 빈도수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2013년까지 아이와 관련된 단어의 의미망을 엮어보면 ‘아이가 좋은 성적을 거둬 밝은 미래(서울, 대학, 입학)’를 얻길 희망하는 것이 읽힌다. 그런데 지난해 이후의 의미망을 보면 ‘성공의 경험을 통해 자존감과 행복’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자녀를 둘러싼 단어 중에서 인생, 시간, 노력, 친구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지닌 연관어들이 새롭게 떠오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세월호 효과’라고 해석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엄마들이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존재로 인식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면서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사는 자세를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지만 이제는 아이가 잘하든 못하든 존재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신구 세종대 총장이 취임한 이후 세종대는 최근 3년간 외국인 학생이 400명에서 1100명으로 급증했다. 신 총장이 국제 경쟁력 강화에 가장 중점을 두고 해외 인재들이 세종대를 찾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신 총장은 “교양과 전공 과목에서 영어 강의를 많이 늘렸고, 특히 아시아 비즈니스, 호텔 관광, 컴퓨터 과학 등의 전공 과목을 외국인 학생 맞춤형으로 특화시켜서 학부 유학생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면서 “석박사 과정도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하는 등 교육환경을 개선해서 국제적인 인재들과 우리 학생들이 함께 토론하고 공부하는 분위기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세종대를 글로벌 중심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휴먼웨어를 모두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학과를 육성하고 ‘세종대양인재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교육기자재 고도화 사업과 ‘디자이노베이션’ 같은 혁신적인 교육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그는 “풍부한 교육시설,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 우수한 교수진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더욱 크게 발전할 수 있다. 2016년에 아시아 100대 대학 진입, 2020년에 아시아 50대 대학 진입이라는 목표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 총장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 시대에 교육의 핵심은 지식 전수에서 창의성, 소통, 인성개발로 옮겨 왔다”면서 “세종대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찌감치 유비쿼터스 교육을 위한 스마트 캠퍼스 구축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지식기반교육을 역량중심교육으로 전환하는 교육 개혁을 시행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세종대는 참여형 학습을 대폭 강화했다. 학생들 스스로 지식을 찾고, 스스로 목표의식을 만드는 강의 방식을 확대하고 있는 것. PBL(Problem Based Learning), 역진행 학습(Flipped Learning),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적용하고, 고전독서대회와 다양한 경시대회를 수시로 연다. 신 총장은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신입생 때부터 ‘신입생 세미나’라는 필수과목을 통해 자신의 전공과 연관된 직업군에 대해 면밀하게 탐구하고 4년간 자신만의 목표를 향한 교육과정 설계가 가능하도록 안내한다. 단계별 교육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직업군에 접근하며 4학년 때에는 지도교수와 함께 1년간 학내 인턴십을 통해 관련 산학연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장점이다. 단과대별 취업지원관 운영, 방학마다 취업캠프 진행, 학년별 특성에 맞춘 취업교과목 운영, 기업 인사 실무자가 참여하는 직무콘서트 등은 우수 취업 전략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융합창업 분야의 기업들이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는 흐름에 발맞춰 융합창업기업가센터를 설립해 융합창업 연계전공도 개설했다. 이를 통해 자기 전공을 포함해 다른 전공분야 및 경영학 지식을 가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공과목 외에 두 가지 이상 분야에서 최소 6학점씩의 전공과목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창업 동아리’ 과목에서는 학생들이 실제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관련 기관과 투자사가 멘토링을 제공하며, ‘캡스톤’ 수업에서는 3학기간의 연구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실제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종대가 지향하는 인재상에 대해 신 총장은 “미래 환경에서 더욱 빛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창의와 봉사를 기본 방향으로 글로벌 세종인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종대는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을 통해 기존의 지식전수교육 방식에서 자기주도적 학습방법인 문제해결식 교육으로 개혁함으로써 스마트 시대를 선도하는 창의적이며 융합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또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생각하고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나눔의 정신에 기반한 헌신적 리더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종대는 사회봉사 교과목을 필수화하고 ‘봉사장학금’, ‘세종나눔봉사상’, ‘봉사수기공모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인문학을 통해 바른 인성을 다진다는 취지에서 ‘고전 100선 읽기’를 필수화하고 있다. 20권 이상을 읽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고전의 중요성과 대표 고전에 대한 교수의 해설을 온라인 강의로 제작하는 등 스마트 시대에 인문학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