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

홍정수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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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사회부, 편집부를 거쳐 다시 정치부에서 취재중입니다.

hong@donga.com

취재분야

2024-11-19~2024-12-19
미국/북미34%
국제정치20%
인사일반10%
유럽/EU10%
국제정세7%
대통령5%
국제일반5%
중동5%
국제교류2%
국제인물2%
  • “달 착륙-탐사도 가성비 추구 시대… 美예산 52년전보다 10분의 1로”

    1966년 소련 무인 탐사선 루나 9호가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뒤 인류는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에 탑승한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6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달 착륙이 전 세계가 주목할 이벤트일 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정답은 바로 ‘돈’ 때문이다. 미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호가 23일 오전 7시 30분(한국 시간) 민간 기업 최초로 달 착륙을 시도하는 가운데 인류의 우주 탐사가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최적의 ‘가성비’를 추구하다 보니 오히려 달 착륙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소련은 1960년대 우주 개발 전쟁에 어마어마한 자본을 쏟아부었다.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가 절정이었을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 예산은 미 정부 전체 지출의 4%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비해 오늘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나선 NASA의 예산 비중은 0.4%에 그친다. 단순 계산하면 10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우주 정책 전문가인 그레그 오트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아폴로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은 현재 가치로 따지면 수조 달러에 육박해 지금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냉전 시대 이후 여타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는 동안 우주 개발 관련 연구는 다소 정체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아폴로 11호에 탑재된 컴퓨터는 현재 일반인이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렇다 보니 당시 우주항공 기술은 재활용하기 어려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기술을 다시 적용해야 한다. 막대한 자본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우주 탐사는 여전히 고난도의 과학이란 점도 한몫했다. 40만 km 떨어진 달까지 경로를 정확하게 설계하는 건 “뉴욕에서 골프공을 쳐서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홀에 넣는 것”(스콧 페이스 조지워싱턴대 우주정책연구소장)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구와의 통신에 3초 정도 딜레이가 발생해 실시간 정밀 통제는 여전히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외 중국, 인도, 일본 등 다섯 나라밖에 없다. 지금껏 달 탐사 시도의 절반 이상이 실패로 끝났다. 최근 성공한 중국(2014년)과 인도(지난해), 일본(지난달)도 러시아처럼 모두 무인 착륙이었다. 미국은 최근 정부가 우주 탐사에 직접 나서는 대신 민간 부문에 탐사선 설계 등을 ‘아웃소싱’해서 비용을 대폭 낮추는 추세다.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성공한다면 미국 탐사선의 달 착륙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2년 만이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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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십년 지나도 달 착륙 어려운 이유, ‘이것’ 때문이었다

    1966년 소련 무인탐사선 루나9호가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뒤 , 인류는 1969년 미국 아폴로11호에 탑승한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6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달 착륙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벤트로 관심받는 이유는 뭘까. 정답은 바로 ‘돈’ 때문이다.미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 호가 23일 오전 7시 30분(한국 시간) 민간기업 최초로 달 착륙을 시도하는 가운데, 인류의 우주탐사가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최적의 ‘가성비’를 추구하다보니 오히려 달 착륙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미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소련은 1960년대 우주 개발 전쟁에 어마어마한 자본을 쏟아부었다.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가 절정이었을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 예산은 미 정부 전체 지출의 4% 이상 차지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비해 오늘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나선 NASA의 예산 비중은 0.4%에 그친다. 단순 계산하면 10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우주 정책 전문가인 그렉 오트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아폴로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은 현재 가치로 따지면 수조 달러에 육박해 지금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냉전 시대 이후 여타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는 동안 우주 개발 관련 연구는 다소 정체됐던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아폴로11호에 탑재된 컴퓨터는 현재 일반인이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렇다보니 당시 우주항공 기술은 재활용하기 어려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기술을 다시 적용해야 한다. 막대한 자본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우주탐사는 여전히 고난이도의 과학이란 점도 한몫했다. 40만km가 떨어진 달까지 경로를 정확하게 설계하는 건 “뉴욕에서 골프공을 쳐서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홀에 넣는 것”(스콧 페이스 조지워싱턴대 우주정책연구소장)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구와의 통신에 3초 정도 딜레이가 발생해 실시간 정밀 통제는 여전히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외에 중국과 인도, 일본 등 다섯 나라밖에 없다. 지금껏 달 탐사 시도의 절반 이상이 실패로 끝났다. 그나마 성공한 중국(2014년)과 인도(지난해), 일본(지난달)은 모두 무인 착륙이었다.미국은 최근 정부가 우주탐사에 직접 나서는 대신 민간부문에 탐사선 설계 등을 ‘아웃소싱’해서 비용을 대폭 낮추는 추세다.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성공한다면 미국 탐사선의 달 착륙은 1972년 아폴로17호 이후 52년 만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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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스파이가 돌아왔다” 유럽 곳곳서 암살-여론조작 ‘그림자 전쟁’

    “러시아 스파이들이 돌아왔다.”(영국 이코노미스트) 소련 시절 ‘KGB(국가보안위원회)’로 위세를 떨쳤던 러시아 정보기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과거의 존재감을 되찾으려 분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전쟁이 며칠 내로 결판날 것”이라 오판하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망신을 당했던 정보기관들이 최근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여러 해외 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3일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 조종사의 스페인 피살 사건 개입 의혹 등이 불거지며 냉전 시대 KGB의 ‘그림자 전쟁(shadow war)’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렘린궁이 정보기관 개혁 이끌어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3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과 해외정보국(SVR), 정보총국(GRU)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무능과 분열로 국제적 무시를 받아 왔다. 16일 옥중 의문사한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2020년 독살하려다 실패했고, 2022년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해 23일 2년을 맞는 장기전을 초래했다. 오랜 라이벌인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이 지난달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러시아 (내부 분열) 덕에 CIA에 채용 기회가 늘었다”며 조롱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정보당국이 이전 실수들을 교훈 삼아 대대적 개혁에 나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20일 보고서에서 “세르게이 키리옌코 크렘린궁 행정실 제1부실장이 이끄는 ‘특별영향력위원회’가 개혁 작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쟁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군대 정보 유출과 관련해 GRU는 주요 부대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등 쇄신에 나섰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럽연합(EU)의 분열을 노렸던 일련의 사태들도 이런 작업과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서남부의 구소련 국가인 몰도바가 지난해 EU 가입을 추진했을 때, 몰도바 대통령에 대한 허위정보가 갑작스레 급증했던 것도 러시아 정보당국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최근 독일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한 달간 러시아 정보기관의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독일어로 게재하는 X(옛 트위터) 계정을 5만여 개나 확인했다. 프랑스와 폴란드도 12일 러시아의 온라인 여론 조작 네트워크 ‘포털 컴뱃’에 대한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나토 와해 노리는 ‘그림자 전쟁’ 러시아 정보기관들의 최우선 과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부의 균열 확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시키고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다. RUSI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 선거에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기관들이 냉전 시절에나 마주하던 무자비한 작전에 나설 것이란 징후도 이미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도중 반기를 들고 망명한 러시아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가 13일 스페인에서 피살된 사건 역시 러시아 정보당국이 현지 마피아와 공조해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부활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엔 동유럽에서 다양한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20일 “러시아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고 내무장관의 차량을 파손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한 혐의로 에스토니아인과 러시아인 용의자 10명을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카야 칼라스 총리는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를 상대로 러시아가 그림자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KGB 장교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스탈린 시절 강력했던 비밀기관의 영광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러시아 정보기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위험한 상태”라고 경고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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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스파이가 돌아왔다”… 유럽 곳곳서 피살-여론조작 사건 속출

    “러시아 스파이들이 돌아왔다.”(영국 이코노미스트)소련 시절 ‘KGB(국가보안위원회)’로 위세를 떨쳤던 러시아 정보기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과거의 존재감을 되찾으려 분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전쟁이 며칠 내로 결판날 것”이라 오판하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망신을 당했던 정보기관들이 최근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여러 해외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3일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 조종사의 스페인 피살사건 개입 의혹 등이 불거지며 냉전 시대 KGB의 ‘그림자 전쟁(shadow war)’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렘림궁이 정보기관 개혁 이끌어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3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과 해외정보국(SVR), 정보총국(GRU)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분열과 무능으로 국제적 무시를 받아왔다. 16일 옥중 의문사한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2020년 독살하려다 실패했고, 2022년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해 23일 2년을 맞는 장기전을 초래했다. 오랜 라이벌인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이 지난달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 기고문에서 “러시아 덕에 CIA의 채용 기회가 늘었다”며 조롱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정보당국이 이전 실수들을 교훈 삼아 대대적 개혁에 나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20일 보고서에서 “세르게이 키리옌코 크렘린궁 행정실 제1부실장이 이끄는 ‘특별영향력위원회(GRU)’가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GRU는 최근 일련의 러시아군 정보 유출을 전쟁 부진의 심각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주요 부대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기도 했다.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럽연합(EU)의 분열을 노렸던 일련의 사태들도 GRU의 움직임과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서남부의 구소련 국가인 몰도바가 지난해 EU 가입을 추진했을 때, 몰도바 대통령에 대한 허위정보가 갑작스레 급증했던 것도 러시아 정보당국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최근 독일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한 달간 러시아 정부기관의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독일어로 게재하는 X(옛 트위터) 계정을 5만여 개나 확인했다. 프랑스와 ​​폴란드도 12일 러시아의 온라인 여론조작 네트워크 ‘포탈 컴뱃’에 대한 공동대응을 예고했다.● 나토 와해 노리는 ‘그림자 전쟁’러시아 정보기관들의 최우선 과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부의 균열 확대다. 전쟁 상대국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다. RUSI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이를 위해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 선거에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기관들이 냉전 시절에나 마주하던 무자비한 작전에 나설 것이란 징후도 이미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도중 반기를 들고 망명한 러시아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가 13일 스페인에서 피살된 사건 역시 러시아 정보당국이 현지 마피아와 공조해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그의 죽음은 러시아 정보기관의 무자비함을 보여주는 사건임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그들이 부활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특히 최근엔 동유럽에서 다양한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20일 “러시아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고 내무부 장관의 차량을 파손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한 혐의로 에스토니아인과 러시아인 용의자 10명을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카야 칼라스 총리는 미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를 상대로 러시아가 그림자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KGB 장교 출신인 푸틴 대통령의 성향상 정보기관의 부활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는 “스탈린 시절 강력했던 비밀기관의 영광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러시아 정보기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위험한 상태”고 경고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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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편들던 美, 임시휴전 결의안 제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두둔해 온 미국이 양측의 ‘임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강화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분명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결의안에는 “라파 지상전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고 이웃 국가로의 이주를 초래할 것”이라며 속히 임시 휴전에 돌입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슬람 국가 알제리는 지난달 주도적으로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당시 미국은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민간인 살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미국은 알제리 결의안보다 수위가 낮은 임시 휴전안으로 양측 중재에 나섰다. 이날 가자 보건부는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2만9000명을 넘어섰으며,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현재 140만 명이 머무는 라파에서 지상전이 펼쳐진다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휴전’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미국이 전쟁 발발 이후 두 차례나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고려하면 “전향적인 변화”라고 진단했다. 국제분쟁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은 “미국이 지금껏 유엔에 보낸 가장 강력한 신호”라며 “이스라엘이 미국의 외교적 보호에 무한정 의존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26개 회원국 또한 교전 중단을 촉구하고 라파 공격에 반대하는 성명서에 합의했다.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는 1967년부터 57년간 가자지구를 점령해 온 이스라엘의 행위가 적법한지를 판단하는 재판을 19일 시작했다. 최종 판결이 나오려면 약 6개월이 걸리는 데다 법적 구속력도 없지만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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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두둔하던 美, 유엔 안보리에 ‘가자 임시휴전’ 제안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두둔해 온 미국이 양측의 ‘임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강화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분명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결의안에는 “라파 지상전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고 이웃 국가로의 이주를 초래할 것”이라며 속히 임시 휴전에 돌입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슬람 국가 알제리는 지난달 주도적으로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당시 미국은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민간인 살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미국은 알제리 결의안보다 수위가 낮은 임시 휴전안으로 양측 중재에 나섰다. 이날 가자 보건부는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2만9000명을 넘어섰으며,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현재 140만 명이 머무는 라파에서 지상전이 펼쳐진다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미국이 ‘휴전’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미국이 전쟁 발발 이후 두 차례나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고려하면 “전향적인 변화”라고 진단했다. 국제분쟁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은 “미국이 지금껏 유엔에 보낸 가장 강력한 신호”라며 “이스라엘이 미국의 외교적 보호에 무한정 의존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26개 회원국 또한 교전 중단을 촉구하고 라파 공격에 반대하는 성명서에 합의했다.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는 같은 날 1967년부터 57년간 가자지구를 점령해 온 이스라엘의 행위가 적법한지를 판단하는 재판을 19일 시작했다. 최종 판결이 나오려면 약 6개월이 걸리는 데다 법적 구속력도 없지만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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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정적’ 나발니 시신 행방묘연… “러 요원, 사망 이틀전 CCTV 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히는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8)가 16일(현지 시간) 감옥에서 의문사한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명확한 사망 이유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시신의 행방 또한 묘연하기 때문이다. 나발니의 측근들은 “그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고 당국이 시신을 은폐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러시아 정보요원이 나발니의 사망 이틀 전 그가 수감된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를 찾아 내부 폐쇄회로(CC)TV를 껐다는 보도도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서방 주요국 정상은 러시아 당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러시아 현지에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은 푸틴의 정적이었던 나발니가 숨졌다는 안타까움에 그를 추모하는 집회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푸틴 정권은 러시아 내 추모 인파 수백 명을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며 추모 움직임을 차단하고 있다.● 시신 행방 묘연… “정보요원, 교도소 CCTV 끊어” 나발니는 16일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했다. 연방 교정청은 그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고만 밝혔을 뿐 며칠째 정확한 사망 이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영방송사 RT는 그의 사망 직후 관영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사인을 ‘혈전’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정작 나발니의 모친에게는 “아들이 ‘돌연사 증후군’으로 숨졌다”고 했다. 이에 BBC 등은 뚜렷한 원인 없는 급사를 가리키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용어가 돌연사 증후군이라고 꼬집었다. 나발니의 모친은 아들의 시신이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고 해당 마을을 찾았다. 그러나 당국은 “영안실 문이 닫혀 있다”는 이유로 시신을 보여주지 않았고 아직까지 시신의 행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나발니의 죽음을 전후해 수상스러운 정황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14일 교도소를 방문해 일부 보안 카메라, 도청 장치 연결 등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사망 시간이 조작됐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당국이 밝힌 그의 공식 사망 시간은 16일 오후 2시 17분으로, 교도소는 불과 2분 만에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또한 사망 7분 만에 이를 언급했다. ‘사전 계획된 죽음’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 반정부 언론 노바야가제타 에브로파는 수감자들을 인용해 “해당 교도소에서는 이미 16일 오전 10시에 나발니 사망 소식이 퍼졌다”고 전했다.● 바이든 “푸틴과 깡패들” vs 러 “용납 못 해” 나발리가 수감돼 있다 의문사한 교도소는 ‘북극의 늑대’라고 불릴 만큼 혹한으로 악명이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2021년 수감된 나발니가 수감 기간의 4분의 1 이상을 ‘냉동 감방’에 갇혀 있었다며 “그가 ‘슬로 모션(slow motion)’으로 사형당할 것이란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나발니의 죽음을 놓고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행동의 결과”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도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권에 의한 살해”라고 주장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완전한 광기”라며 반발했다.푸틴 정권의 탄압 분위기에도 러시아 곳곳에서는 추모 열기가 퍼졌다. 로이터통신은 인권 단체인 오비드인포(OVD-info)를 인용해 32개 도시에서 적어도 4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이는 2022년 9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예비군 동원령 반대시위에서 1300여 명이 체포된 뒤 최대 규모다. 나발니의 죽음으로 러시아 내 반정부 활동은 사실상 끝났으며 다음 달 15∼17일 치러질 대선 또한 푸틴 대통령의 5선을 위한 요식 행위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말의 반대파조차 용납하지 않은 푸틴 정권의 통치 방식에 대한 전 세계적인 비판 여론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독립 언론 메두자는 “푸틴 대통령이 (서방으로부터) 다시 손에 피를 묻힌 독재자 겸 살인자로 불릴 것”이라고 비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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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발니 사망전 정보요원 방문, CCTV 끊어”…의문사 의혹 증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히는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8)가 16일(현지 시간) 감옥에서 의문사한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명확한 사망 이유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시신의 행방 또한 묘연하기 때문이다. 나발니의 측근들은 “그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고 당국이 시신을 은폐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러시아 정보요원이 나발니의 사망 이틀 전 그가 수감된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를 찾아 내부 페쇄회로(CC)TV를 껐으며, 그의 사망 시각이 조작됐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등 서방 주요국 정상은 러시아 당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러시아 현지에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은 푸틴의 정적이었던 나발니를 추모하는 집회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푸틴 정권은 러시아 내 추모 인파 수백 명을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며 추모 움직임을 차단하고 있다.● 시신 행방 묘연… “정보요원, 교도소 CCTV 끊어” 나발니는 16일 ‘북극의 늑대’라고 불릴 만큼 혹한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했다. 연방 교정청은 그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고만 밝혔을 뿐 며칠 째 정확한 사망 이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국은 그의 사망 직후 관영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사인을 ‘혈전’이라고 밝혔다. 정작 나발니의 모친에게는 “아들이 ‘돌연사 증후군’으로 숨졌다”고 했다. 이에 BBC 등은 뚜렷한 원인 없는 급사를 가리키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용어가 돌연사 증후군이라고 꼬집었다. 그의 모친은 아들의 시신이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로 옮겨졌다는 말을 듣고 해당 마을을 찾았다. 그러나 당국은 “영안실 문이 닫혀 있다”는 이유로 시신을 보여주지 않았고 아직까지 시신의 행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나발니의 죽음을 전후해 수상스러운 정황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14일 교도소를 방문해 일부 보안 카메라, 도청 장치 연결 등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사망 시각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국이 밝힌 그의 공식 사망 시각은 16일 오후 2시 17분이나 교도소는 불과 2분 만에 관련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교도소에서 약 1900km 떨어진 수도 모스크바의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또한 사망 7분 만에 이를 언급했다. ‘사전 계획된 죽음’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 반정부 언론 노바야가제타는 수감자들을 인용해 “해당 감옥에서는 이미 16일 오전 10시에 나발니 사망 소식이 퍼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21년 수감된 나발니가 수감 기간의 4분의 1 이상을 ‘냉동 감방’에 갇혀 있었다며 “그가 ‘슬로 모션(slow motion)’으로 사형당할 것이란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 바이든 “푸틴과 깡패들” vs 러 “용납 못 해”나발니 사망을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6일 “나발니의 죽음은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행동의 결과”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도 “그가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완전한 광기”라며 반발했다. 푸틴 정권의 탄압 분위기에서도 러시아 곳곳에서는 추모 열기가 퍼졌다. 로이터통신은 인권 단체인 오비드인포(OVD-info)를 인용해 32개 도시에서 적어도 4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이는 2022년 9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예비군 동원령 반대시위에서 1300여 명이 체포된 뒤 최대 규모다.나발니의 죽음으로 러시아 내 반정부 활동은 사실상 끝났으며 다음달 15~17일 치러질 대선 또한 푸틴 대통령의 5선을 위한 요식 행위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말의 반대파조차 용납하지 않은 푸틴 정권의 통치 방식에 대한 전세계적인 비판 여론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독립 언론 메두자는 “푸틴 대통령이 (서방으로부터) 다시 손에 피를 묻힌 독재자 겸 살인자로 불릴 것”이라고 질타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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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핵심 경제참모 “韓철강 정부정책 덕 봐” 보호무역 강화 시사

    “한국은 철강 생산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한국) 정부 정책의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3일(현지 시간) 보호무역론을 펼치기 위해 한국 철강을 사례로 거론했다. 한국이 값싼 전력이나 철광석, 다른 자연적 이점을 갖지 못했는데도 철강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린 배경에는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자유무역, 그 이후(After Free Trade)’에서 “무역에서의 비교우위는 산업정책, 보조금, 무역 규제를 통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재집권할 경우 미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 1기 당시의 보호무역과 고율관세 기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승리 시 차기 행정부에서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꼽히는 그가 불 지핀 보호무역주의를 놓고 미 보수 진영에서도 격론이 이어지고 있다.● “무역정책은 美 노동자에 도움 돼야”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중(對中) 강경책을 이끈 데 이어 트럼프 2기 집권 계획 마련에서 통상 분야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가 지난해 6월 고율 관세와 무역 장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아 펴낸 ‘공짜 무역은 없다(No Trade Is Free)’는 미국은 물론이고 각국 통상 당국자들이 주목하는 저서가 됐다. 그는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이 저서에 대한 비평에 답하는 형식으로 “미 무역정책은 미 노동자들이 좋은 보수를 받는 일자리를 찾고 유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간 미국이 펼쳐온 자유무역 정책은 기업의 이익에만 중점을 뒀다”며 “그 결과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수조 달러의 무역 적자가 누적됐다”고 비판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무역에서의 비교우위는 전적으로 정부 정책의 결과”라며 한국 철강 산업과 대만의 반도체 산업 등을 대표적 사례로 꺼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를 지칭해선 “대만 정부의 보조금과 세금 감면 덕”이라고 주장했다. “국가 개입을 통해 미 제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처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폐지는 물론이고, 10%의 보편적 기본관세 부과 등의 파격적인 보호무역 공약을 내놓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의 최근 발언들은 향후 통상 공약에서 이런 기조가 더욱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보호무역론’ 놓고 보수 진영 격론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의 주장은 보수 진영 내 뜨거운 논쟁을 촉발시켰다. 보수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월 2일 새해 첫 사설에서 “무역전쟁은 어리석은 짓이며 고통스러운 보복을 불러올 뿐”이라고 그를 직접 겨냥했다. 공화당 필 그램 전 상원의원과 자유주의 성향의 도널드 J 부드로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일주일 뒤 공동 기고문에서 보호무역은 물가 상승을 불러 수백만 명의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고든 핸슨 교수도 13일 포린어페어스 맞기고를 통해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대신 더 대담한 무역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보호무역의 역효과를 지적했다. 또 “대만의 반도체 경쟁력은 보조금이나 세금 감면보다는 공학 고등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만든 정책보고서 ‘프로젝트 2025’에서 자유무역을 지지한 켄트 래스먼은 “트럼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이 희생당하고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며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 등 매파 참모들은 이 믿음을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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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1년내 방산능력 키워야” 佛-獨-폴란드 ‘3각동맹’ 부활도 논의

    “유럽은 갈수록 현실화되는 위협(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과소평가하는 이들에게 ‘찬물 샤워’ 같은 행동을 취해야 한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독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를 잇달아 만난 뒤 이같이 말했다. 동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을 받은 뒤 안보 불안이 크던 차에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임 당시 나토 탈퇴까지 거론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제기되자 유럽 국가들에 ‘정신 차려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충분한 방위비를 내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는 러시아의 침공을 독려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뒤 유럽 주요국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프랑스, 독일, 폴란드가 3국 협력체인 ‘바이마르 삼각동맹’ 부활을 논의하는 등 발 빠르게 유럽 자체 안보 역량 강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유럽, 1년 내 방산 역량 키워야” 프랑스, 독일, 폴란드 3국 외교장관은 이날 파리 교외 라셀생클루에서 그간 휴면 상태였던 바이마르 삼각동맹 부활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었다. 바이마르 삼각동맹은 3국 비공식 협의체로 1991년 폴란드의 소련 탈퇴를 지원할 목적으로 창설됐지만, 나토 등을 통해 그 기능 대부분이 다뤄지며 사실상 돌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부상으로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바이마르 삼각동맹은 유럽의 두 강대국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폴란드가 적극적인 모양새다. 투스크 총리는 유럽 국가들에도 “가능한 한 빨리, 향후 12개월 내 더 큰 방공 능력과 탄약 생산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군사 부문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을 촉구했다. 폴란드 정부 소식통도 로이터통신에 “유럽은 함께 행동해야 한다”며 “트럼프가 승리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답해야 하는 문제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안보 자강(自强)’은 비단 안보 불안에 쫓기는 폴란드만의 목소리는 아니다. 숄츠 총리는 “폴란드, 프랑스, 독일 간 협력은 유럽에 좋다”면서 유럽에 새로운 탄약 공장을 개설해 무기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유럽연합(EU)의 자체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유럽에서 나토를 보완하고 대서양 동맹의 기둥이 되는 안보 및 국방력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럽, 방어에 10년 걸려” 회의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또다시 나토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지금은 (나토 회원국에) 돈을 내야 한다고 말하는 내가 없기에 그들이 또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이건 틀렸다”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다음 달 12일 출간 예정인 CNN 안보전문기자 짐 슈토의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나토를 탈퇴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2% 기준을 달성한 국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첫해인 2017년만 해도 29개 회원국 중 4개국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31개국 가운데 11개국으로 늘어났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되며 올해는 절반 이상이 2%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무기가 바닥이 나 ‘안보 자강론’이 선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최대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페르거 사장은 BBC에 “유럽이 완전히 방어할 준비를 갖추려면 10년이 걸릴 것”이라며 “현재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으로) 유럽의 탄약고가 텅텅 비어 있다”고 했다. 나토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출항하려던 영국 항공모함 두 척이 잇따라 고장 나는 웃지 못할 사태도 벌어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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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기억력 나쁜 노인” 美특검 보고서 일파만파

    81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elderly man with a poor memory)”으로 지칭한 특별검사 보고서의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에 쐐기를 박아버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국가안보 관련 기밀문건 유출 의혹을 수사해 온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8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를 형사 기소하지는 않겠다며 대통령의 기억력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하더라도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그를 “동정심 많고 마음도 착하지만(well-meaning) 기억력은 나쁜 노인”으로 판단해 실수로 문건을 유출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엔 바이든 대통령이 생전 각별하게 아꼈던 장남 보가 언제 죽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는 내용까지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어찌 감히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조차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멕시코 대통령으로 잘못 말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특검 발표 직후인 9∼10일 ABC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기엔 너무 늙었다는 답변은 86%에 육박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일제히 특검의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며 맹공에 나섰다. 특히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다. 그는 10일 후원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특검 보고서가 “부정확하고 정치적인 인신공격”을 담았다며 “난 누군가가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우리 아들의 죽음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1시간에 하는 81세”라고 옹호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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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前총리, ‘70년 해로’ 아내와 동반 안락사

    드리스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 부부가 5일 자택에서 문자 그대로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났다. 93세 일기로 동반 안락사를 택한 것이다. 판 아흐트 전 총리가 2009년 설립한 ‘권리 포럼’ 연구소는 70년간 해로한 판 아흐트 전 총리와 외제니 여사가 투병 끝에 “함께 손을 잡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1977년부터 5년간 재임한 판 아흐트 전 총리는 학생 시절부터 만난 아내를 항상 ‘내 사랑(my baby girl)’이라고 부르는 등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2019년 팔레스타인 추모 행사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외제니 여사도 건강이 악화됐다. 두 사람은 서로 “혼자서 떠날 수 없다”고 해왔다고 권리포럼은 전했다. 유족으로는 세 자녀가 있다.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네덜란드는 환자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으며, 치료의 가망이 없고, 죽고 싶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등 6가지 기준이 충족될 경우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다. 2022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은 8720명에 이른다. 그런 네덜란드에서도 동반 안락사는 4년 전 처음으로 이뤄졌다. 2020년 13쌍으로 시작해 2022년엔 두 배 이상인 29쌍으로 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집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신중한 선택을 내린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이 반드시 한 사람씩 따로 의사를 물은 뒤 진행한다. 네덜란드 안락사 전문센터 대변인 엘커 스바르트는 동반 안락사가 드문 이유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에 “두 사람이 동시에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치료될 가망이 없고, 함께 죽음을 원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 판 아흐트 전 총리는 네덜란드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공개적인 팔레스타인 옹호 활동을 시작한 인물이다.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기독민주당(CDU)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해 법무장관과 총리, 외교장관을 연달아 지냈다. 이후 1999년 아내와 성지순례를 하던 중 팔레스타인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뒤 관련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고 2021년 탈당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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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떠날수 없어” 네덜란드 前총리 부부 ‘동반 안락사’

    드리스 판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 부부가 5일 자택에서 문자 그대로 ‘한날 한시에’ 세상을 떠났다. 93세 일기로 동반 안락사를 택한 것이다. 판아흐트 전 총리가 2009년 설립한 ‘권리 포럼’ 연구소는 70년간 해로한 판아흐트 부부와 외제니 여사가 투병 끝에 “함께 손을 잡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1977년부터 5년간 재임한 판아흐트 전 총리는 학생 시절부터 만난 아내를 항상 ‘내 사랑(my baby girl)’이라고 부르는 등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2019년 팔레스타인 추모 행사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이후 외제니 여사도 건강이 악화됐다. 두 사람은 서로 “혼자서 떠날 수 없다”고 해왔다고 권리포럼은 전했다. 유족으로는 세자녀가 있다.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네덜란드는 환자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으며, 치료의 가망이 없고, 죽고 싶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등 6가지 기준이 충족될 경우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다. 2022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은 8720명에 이른다. 그런 네덜란드에서도 동반 안락사는 4년 전 처음으로 이뤄졌다. 2020년 13쌍으로 시작해 2022년엔 두 배 이상인 29쌍으로 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집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신중한 선택을 내린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이 반드시 한 사람씩 따로 의사를 물은 뒤 진행한다. 네덜란드 안락사 전문센터 대변인 엘케 스바르트는 동반 안락사가 드문 이유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에 “두 사람이 동시에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치료될 가망이 없고, 함께 죽음을 원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판아흐트 전 총리는 네덜란드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공개적인 팔레스타인 옹호 활동을 시작한 인물이다.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기독민주당(CDU)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해 법무장관과 총리, 외교장관을 연달아 지냈다. 이후 1999년 아내와 성지순례를 하던 중 팔레스타인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뒤 관련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고 2021년 탈당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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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기억력 나쁜 노인” 특검 보고서 일파만파… 질 바이든 역할론 부상

    81세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지칭한 특검 보고서의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그의 곁을 40년간 지켜온 질 바이든 여사가 적극 비호하고 나서면서 영부인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안보 관련 기밀 문건 유출 의혹을 수사해온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를 형사기소하지는 않겠다며 대통령의 기억력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하더라도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그를 “동정심 많고 마음도 착하지만(well-meaning) 기억력은 나쁜 노인”으로 판단해 의도적 위법이 아니라 실수를 저질렀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엔 바이든 대통령이 생전 각별하게 아꼈던 장남 보가 언제 죽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는 내용까지 담겼다.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어찌 감히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조차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 시시 대통령을 멕시코 대통령으로 잘못 말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발표 직후인 9~10일 ABC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성인 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되기엔 너무 늙었다는 답변은 86%에 육박했다. 특검 보고서가 되레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에 쐐기를 박아버린 셈이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일제히 특검의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며 맹공에 나섰다. 특히 바이든 여사가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다. 그는 10일 후원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특검 보고서가 “부정확하고 정치적인 인신공격”을 담았다며 “난 누군가가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우리 아들의 죽음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1시간에 하는 81세”라고 옹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을 거쳐 부통령,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정치 인생을 함께해온 바이든 여사는 그의 가장 믿을만한 조언자로 꼽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바이든 여사는 대통령 집무실 뒤에 있지만 ‘배의 키를 쥔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세인트앤젤름대 크리스토퍼 갈디에리 정치학과 교수는 “바이든 캠프의 입장이 사실상 여사에게 달려있다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케이트 로저스 기자는 “바이든 여사의 최우선 순위는 남편과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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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5세 총격범’ 엄마에게 첫 유죄 평결… 총 사주고 범행 당일엔 교사 경고도 무시

    미성년자인 10대 아들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을 죽였다. 과연 그 부모는 책임이 있을까. 책임이 있다면 어느 정도일까. 6일 미국 미시간주 오클랜드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3년 전 아들 이선의 총기 난사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선의 어머니 제니퍼 크럼블리 씨에게 유죄라고 평결했다. 학내 총기 난사가 빈번한 미국에서도 가해자의 부모에게 살인에 대해 직접 책임을 물은 것은 처음이다. CNN 등에 따르면 법원은 제니퍼 씨에게 4월 9일 형량을 선고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최대 15년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제임스 씨의 평결은 다음 달 중으로 나온다. 이번 유죄 평결이 제임스 씨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1월 당시 15세였던 두 사람의 아들 이선은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총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학생 4명이 숨졌다. 이선은 1급 살인죄로 기소됐고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제니퍼 씨까지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이다. 검찰은 제니퍼 씨가 아들의 범행 의사를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막지 않았다고 기소했다. 실제 범행 당일 이선은 교사가 나눠준 수학 과제물에 권총, 피 흘리는 사람 등을 그렸다. ‘사방이 피’, ‘(총기 난사)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내 인생은 쓸모없어’ 같은 글도 썼다. 이를 본 교사는 즉각 부부를 호출했고 “이선에게 정신 상담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교사에게 “하루 전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총을 사 줬다”고 알리지 않았다. 아들을 조퇴시키지도 않고 그냥 학교를 떠났다. 이선은 약 한 시간 뒤 방아쇠를 당겼다. 검찰은 이선이 평소에도 동물을 잔혹하게 고문하거나 죽이는 행동을 반복했지만 부모가 이를 방치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이선이 “부모님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 말을 무시한다”고 적은 일기장을 증거로 제출했다. 다만 이번 평결이 부모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며 일종의 연좌제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제니퍼 씨의 변호인 또한 최종 변론에서 “부모가 자녀의 모든 행동을 책임질 수 없다”고 항변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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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도 책임 있다”…美 총기난사범 모친에 과실치사 유죄

    미성년자인 10대 아들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을 죽였다. 과연 그 부모는 책임이 있을까. 책임이 있다면 어느 정도일까. 6일 미국 미시간주 오클랜드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3년 전 아들 이선의 총기난사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선의 어머니 제니퍼 크럼블리 씨에게 유죄라고 평결했다. 학내 총기난사가 빈번한 미국에서도 가해자의 부모에게 책임을 물은 것은 처음이다. CNN 등에 따르면 법원은 제니퍼 씨에게 4월 9일 형량을 선고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최대 15년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제임스 씨의 평결은 다음 달 중으로 나온다. 이번 유죄 평결이 제임스 씨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2021년 11월 당시 15세였던 두 사람의 아들 이선은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총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학생 4명이 숨졌다. 이선은 1급 살인죄로 기소됐고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제니퍼 씨까지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이다.검찰은 제니퍼 씨가 아들의 범행 의사를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막지 않았다고 기소했다. 실제 범행 당일 이선은 교사가 나눠준 수학 과제물에 권총, 피 흘리는 사람 등을 그렸다. “사방이 피”, “(총기난사)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내 삶은 쓸모없어” 같은 글도 썼다. 이를 본 교사는 즉각 부부를 호출했고 “이선에게 정신 상담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교사에게 “하루 전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총을 사 줬다”고 알리지 않았다. 아들을 조퇴시키지도 않고 그냥 학교를 떠났다. 이선은 약 한 시간 뒤 방아쇠를 당겼다. 검찰은 이선이 평소에도 동물을 잔혹하게 고문하거나 죽이는 행동을 반복했지만 부모가 이를 방치했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이에 이선이 “부모님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 말을 무시한다”고 적은 일기장을 증거로 제출했다. 다만 이번 평결이 부모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며 일종의 연좌제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제니퍼 씨의 변호인 또한 최종 변론에서 “부모가 자녀의 모든 행동을 책임질 수 없다”고 항변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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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그룹, 4대륙서 49개 사업 진행… “집권땐 이해충돌 우려”

    “두 아들에게 트럼프그룹 운영권을 넘기겠다. 재임 중 새로운 해외 사업도 벌이지 않겠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승리 직후 했던 말이다. 당시 그는 대통령의 가족 기업인 트럼프그룹의 각종 사업이 이해상충 논란을 일으키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이런 답변을 내놓으며 “대통령직을 사익 추구에 이용하지 않겠다”고 자신했다. 이 말과 달리 그의 집권 후에도 이 회사가 인도, 인도네시아, 영국 스코틀랜드 등에서 계속 사업을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트럼프그룹 또한 그가 퇴임한 2021년부터 영국, 오만 등 세계 곳곳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의 집권 2기에도 비슷한 이해상충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곳곳서 49개 사업 진행 중 트럼프그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4개 대륙, 10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소 17개의 주거용 건물, 12개의 골프장, 12개의 호텔 개발 사업을 포함해 49개 사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그룹 운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맡고 있지만 최대 주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밖 건물에 ‘트럼프’ 브랜드가 처음 쓰인 나라는 한국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97년 뉴욕 맨해튼에 초호화 주거용 건물 ‘맨해튼 트럼프월드타워’를 세웠다. 당시 건설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대우건설은 이후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에 ‘트럼프’ 브랜드를 달고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건물이 1999년 서울 여의도에 들어선 트럼프월드 1차 아파트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 세계로 골프장, 호텔, 리조트 사업을 확장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15년에도 59개 사업권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의 집권 후 트럼프그룹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등에서 추진하던 일부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인도 등에서는 사업 중단 시 투자자 등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업무를 계속했다. 그가 퇴임한 2021년 트럼프그룹은 영국 스코틀랜드에 두 번째 골프장을 짓기로 했다. 한 해 뒤에는 오만에도 16억 달러짜리 골프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그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집권 1기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통치 행위가 가족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논란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부시 전 행정부에서 윤리담당 법무 책임자로 일했던 리처드 페인터 변호사는 “그가 임기 중 내린 결정이 트럼프그룹의 해외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남 에릭은 자신의 증조부 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부 때부터 트럼프 일가가 부동산 업계에 종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4대에 걸쳐 부동산 업무를 해 왔다”며 부친이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다른 가족은 아무 일도 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항변했다. ● 트럼프, ‘우크라-이스라엘 동시 지원’도 불만 그의 재집권 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집권 민주당이 다수당인 미 상원은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에 대한 동시 지원, 국경안보 강화 등을 담은 1183억 달러(약 159조 원)의 ‘안보 예산 패키지’에 최근 합의했다. 4일 이 예산안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고 7일 상원에서 표결을 실시하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두고 “끔찍한 법안”이라고 비판하며 재집권하면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와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고 중남미 불법 이민자를 막는 데 더 많은 돈을 쓰자고 주장한다.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이어서 상원을 통과해도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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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대신 ‘약’ 찾는 美 젊은층… “중독 개념 뿌리째 흔들려”

    “‘약’은 하지만 ‘술’은 끊었으니 저는 금주(sober) 상태예요.” 미국 서부 애리조나주의 택시 운전사인 해군 퇴역 군인 마이크 리드 씨(43)는 2011년부터 술을 마시지 않는다. 취할 때마다 폭력을 휘두르던 그에게 지인들이 “또 주정을 부리면 인연을 끊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다른 것을 시작했다. 여동생이 말기 암으로 투병 중이던 2020년 리드 씨는 대마초에 손을 댔다. 최근에는 전신마취용 약품 케타민을 흡입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최근에는 환각 효과가 있다는 버섯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리드 씨는 여전히 자신을 “금주 중인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4일 뉴욕타임스(NYT)는 리드 씨처럼 술은 마시지 않되 환각제를 쓰는 사람이 급증하는 현상을 조명하며 ‘중독’에 대한 고정관념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에는 ‘절제’라는 단어의 의미가 모든 중독성 물질을 끊는 것을 뜻했지만, 요즘에는 술만 끊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일부 마약성 약물은 아예 ‘건강 증진제’로 홍보된다. 일부 주(州)가 대마초 등에 관한 규제를 완화한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에 따르면 2022년 19∼30세 성인 중 “최근 1년간 대마초를 사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젊은층의 음주율은 20년째 하락세다. 보건부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 해 전보다 음주율 감소 폭이 가장 컸던 연령대는 21∼25세였다. 이런 현상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마약류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대해지는 사회 분위기를 우려한다”는 의견과 “더 큰 중독을 막기 위해서라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중독은 허용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맞선다. 특히 현실론을 외치는 사람들은 아편계 진통제 ‘오피오이드’, 최근 미 전역에서 남용이 심각한 ‘펜타닐’ 같은 합성 마약의 유해성을 감안할 때 이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한 의료용 대마초의 사용은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때 오피오이드 중독자였던 매사추세츠주 의사 피터 그린스펀 씨는 “중독자들에게 완전한 금욕을 강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의료용 대마초가 중독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약물중독 분야 비영리단체 ‘헤이즐든 베티 포드’ 재단의 조지프 리 대표는 “약물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약물 사용에 대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가장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마약류에 관대해지는 사회 분위기가 중독자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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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北의 남침 같은 것”

    “북한이 한국을 먼저 공격해 민간인을 학살하고 로켓을 쐈다고 상상해 보세요.” 미국 유대인위원회(AJC)의 테드 도이치 회장(사진)은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선제 공격으로 발발한 중동전쟁을 이렇게 비유했다. 그는 “한국 국민도 당연히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지 않겠느냐”며 중동전쟁은 유대인 말살이 목표인 테러 단체(하마스)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자국 방어를 위해 취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인 출신인 도이치 회장은 과거 미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12년간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1906년 설립된 대표적인 유대계 이익단체 ‘AJC’의 대표로 2022년 취임했다. 그는 “북한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하마스와 공통점이 있다”며 AJC가 유엔에서 북한의 인권 탄압을 부각하는 데 앞장섰다고도 강조했다. 도이치 회장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의 급증으로 강경 대응만 고수하는 이스라엘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중동 전체의 평화를 위해서도 하마스 제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에도 하마스 제거가 꼭 필요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미국 주요 명문대의 일부 학생이 ‘유대인 제거’ 등을 주장하는 등 최근 미 사회 곳곳에서 반(反)유대주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위험한 음모론이며 테러를 옹호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도이치 회장은 “하마스가 자신들이 보호해야 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을 테러에 썼다”고 비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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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테크는 바이든, 월가는 트럼프에 쏠려

    11월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로 굳어지면서 두 전·현직 대통령의 후원자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사실상 기부 한도가 없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같은 조직이 존재하는 미 대선은 ‘쩐의 전쟁’으로 불릴 만큼 자금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4년 전과 올해 모두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서부 실리콘밸리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경영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동부 월가 억만장자의 후원이 쏠린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월가 거물들은 올해 초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에게 지지를 보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선출이 가시화하자 트럼프 쪽으로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빅테크 거물, 바이든 지지…실탄도 넉넉 바이든 대통령은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거물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 경제 매체 포브스 등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의 리드 호프먼 공동 창업자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의 슈퍼팩에 200만 달러(약 27억 원)를 기부했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바이든 측에 50만 달러를 후원했다. 빅테크 경영진은 2020년 대선 때도 바이든의 핵심 후원자였다.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4년 전 바이든 대통령 개인과 그의 슈퍼팩에 870만 달러(약 117억 원)를 쾌척했다. 슈밋 전 CEO는 470만 달러를 내놨다. 더스틴 모스코비츠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또한 5180만 달러를 기부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부인인 로린 또한 130만 달러를 내놨다. 현재 바이든 캠프의 곳간 또한 트럼프 측보다 넉넉하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 측은 지난해 4∼12월 2억3500만 달러(약 3146억 원)를 모았다. 이와 별도로 1억1700만 달러의 현금도 보유했다. 트럼프 측보다 모금액과 현금이 각각 18%, 80% 많다.● 월가 거물 트럼프 후원…법률 비용은 ‘난관’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2020년 대선 당시 월가 억만장자의 후원을 주로 받았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공동 창업자는 2020년 트럼프 캠프, 트럼프 후원 슈퍼팩, 공화당 후원 슈퍼팩 등에 약 3720만 달러를 기부했다. 올해는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할 뜻을 밝혔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트럼프 후원자로 복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헤지펀드 거물’ 로버트 머서 전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CEO는 2016년 720만 달러를 내놨다. CNBC는 머서 일가가 올해도 8800만 달러 이상을 확보한 채 트럼프 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 숨진 세계적 카지노 재벌 셸던 애덜슨 라스베이거스샌즈 창업주 또한 4년 전 9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개인 후원자의 후원액 중 역대 최고치다. 다만 지난해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송 비용 등으로 거액을 지출해 모금한 돈보다 쓴 돈이 많은 상황이다. 그의 지출 금액 중 25%인 약 5000만 달러가 법률 비용이라고 WSJ가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항공우주 재벌 로버트 비글로 등에게 구애하고 있다. 지난달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비글로를 만나 소송비 100만 달러를 포함한 총 2000만 달러의 기부를 약속받았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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