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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안 된다”,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멈춰라”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 앞 공원.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에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소집된 가운데 본부 바로 앞 인도에서는 시위 구호가 울려 퍼졌다. 뉴욕에 사는 우크라이나계 미국인들이 모국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유엔에 요구하기 위해 집회를 연 것. 200여 명의 시민들이 저마다 피켓을 들고 두 시간이 넘게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 달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온 여성 릴리아나 후덜리 씨는 “부모님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에 왔고 나도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우크라이나에 친척들이 있어서 항상 가깝게 느낀다”며 “요즘 세상에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려 한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름을 옥사나라고 밝힌 다른 여성은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에서 독립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고유의 문화와 역사가 있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나라다. 우크라이나는 점령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를 비롯해 이곳에서 만난 우크라이나계 시민들은 “본국에 가족이나 친척들이 있어서 그들의 안위가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에 있는 국민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우호단체를 이끌고 있는 월터 자리츠키 씨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을 공격할 수 있는 충분한 군대를 갖고 있다”며 “만일 그들이 로켓 공격을 시작한다면 그곳의 우리 친척들이 상당수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세계 5대 곡물 생산국”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전 세계에서 식량 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히틀러나 스탈린에 비유한 피켓을 들고 나왔고, 인근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면서 시위에 동참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19세기 후반 다른 유럽인들과 함께 대거 뉴욕으로 이주했다. 현재 뉴욕의 우크라이나계 시민은 약 8만 명으로 추산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백신 제조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방셀 CEO는 16일(현지 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팬데믹이 이제 최종 단계 아니냐”는 질문에 “타당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방셀 CEO는 “오미크론 변이 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점점 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보게 될 확률은 80%”라며 “다음에 나타날 변이가 오미크론보다 더 치명적일 확률은 20%”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미크론이 그다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아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아직도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이 숨지고 있다”며 “이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고 독감처럼 인류와 영원히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하게 줄어 일상회복에 더 근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체 집계 결과 16일 기준 미국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12만4324명으로 지난 2주일 동안 68% 감소했다고 전했다. 입원환자와 사망자도 같은 기간 각각 38%, 13% 줄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미국 각 주와 기업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마스크 착용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NBC방송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르면 다음 주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현지 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QT)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장의 예상보다는 긴축 수위가 약해 이날 미국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연준은 의사록에서 “대부분 참석자들은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2015년 이후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시했다”며 “예상했던 것만큼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위원회는 지금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완화 정책을 없애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번 의사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73차례나 등장한다. FOMC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장기물가 목표치(2%)를 크게 넘어서고,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7.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역대 최고치에 육박하는 9.7%로 집계됐다. 연준은 보유자산을 처분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도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연준이 현재 8조9000억 달러 규모인 자산을 줄이기 시작하면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상당한 긴축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가격을 토대로 연준 통화정책을 예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6일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연준이 3월에 금리를 25bp(1bp는 0.01%포인트) 또는 50bp를 올릴 가능성은 각각 60% 대 40%로 팽팽히 갈려 있다.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1.50∼1.75% 또는 1.75∼2.00%가 가장 높게 예측된다. 시장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의지를 이미 예상하고 있어서인지 의사록 공개 후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 내린 채 마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백신 제조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방셀 CEO는 16일(현지 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팬데믹이 이제 최종 단계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타당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방셀 CEO는 “오미크론 변이 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점점 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보게 될 확률은 80%”라며 “다음에 나타날 변이가 오미크론보다 더 치명적일 확률은 20%”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미크론이 그다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아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아직도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이 숨지고 있다”며 “이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고 독감처럼 인류와 영원히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하게 줄어 일상회복에 더 근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체 집계 결과 16일 기준 미국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12만4324명으로 지난 2주일 동안 68% 감소했다고 전했다. 입원환자와 사망자도 같은 기간 각각 38%, 13% 줄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미국 각 주와 기업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마스크 착용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NBC방송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르면 다음 주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이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은 시민을 감염에서 보호할 필요성과 3년째 팬데믹으로 인한 피로감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며 “무모하게 모든 것(방역 조치)을 내팽개치지는 않더라도 일상 회복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현지 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예상보다 더 빠른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QT)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다만 시장이 각오한 것보다는 긴축 수위가 약해 이날 미국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연준은 의사록에서 “대부분 참석자들은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2015년 이후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시했다”고 밝혔다. 의사록에는 “만일 예상했던 것만큼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위원회는 지금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완화 정책을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구절도 있다. 연준의 이런 판단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번 의사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73차례나 등장한다. 의사록에 의하면 FOMC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장기물가 목표치(2%)를 크게 넘어서고,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발표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7.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생산자물가지수도 역대 최고치에 육박하는 9.7%로 집계됐다. 연준은 금리 인상과 별도로 보유자산을 처분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FOMC 위원들은 “현재 높은 수준의 보유자산에 비춰 대차대조표 크기를 상당히 줄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현재 8조9000억 달러인 자산을 줄이기 시작하면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상당한 긴축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연준의 의도가 공개되자 다음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가격을 토대로 연준 통화정책을 예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6일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연준이 3월에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또는 50bp를 올릴 가능성은 각각 60% 대 40%로 팽팽히 갈려 있다.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1.50~1.75% 또는 1.75~2.00%가 가장 높게 예측된다. 시장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의지를 이미 예상하고 있어서인지 의사록 공개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 내린 채 마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언론이 공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실관계가 틀린 보도를 했더라도 ‘실질적 악의(actual malice)’가 없었다면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고의적으로 잘못된 보도를 하지 않았다면 ‘표현의 자유’가 우선한다는 것이다. 미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15일 공화당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2017년 6월 NYT는 당시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가 야구 연습 중 총격을 받아 다친 사건을 거론하며 2011년 개브리엘 기퍼즈 민주당 하원의원(애리조나)이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사례를 거론했다. 이어 “페일린 전 지사를 지지하는 단체가 낙선시켜야 한다고 지목한 민주당 지역구 20곳 중 기퍼즈 의원도 포함됐다”는 사설을 실었다. NYT는 페일린 전 지사가 기퍼즈 총격 사건과 연관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다음 날 사설을 수정했다. 페일린 전 지사는 자신이 총격을 부추긴 것처럼 보이게 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실질적 악의’는 1964년 미 대법원 판결에서 처음 등장한 표현이다. 당시 앨라배마주 공무원이 NYT의 정치 광고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자 대법원은 “공적 업무 비판에 명예훼손죄를 적용하려면 실제 악의를 가졌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미 법원이 58년이 흐른 지금 NYT의 보도에 실질적 악의가 없었다고 다시 한번 판결함에 따라 언론 자유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뉴욕 유대인과 흑인 민권단체도 노숙인에게 살해된 한국계 여성 크리스티나 유나 리 씨(35)를 추모하며 증오 범죄를 규탄했다. 15일(현지 시간) 뉴욕 한인회가 맨해튼 차이나타운 사건 현장 앞 공원에서 주최한 규탄 집회에는 각계 인종 및 시민단체 대표자가 참석했다. 저명한 흑인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가 설립한 전국행동네트워크(NAN) 데릭 퍼킨슨 팀장은 “이 사건은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일어나선 안 되는 극악무도한 행위였다. 그(용의자)는 거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며 “단지 한국계 미국인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 일원을 잃었다”고 말했다. 로버트 캐플런 뉴욕 유대인 단체 JCRC 국장도 “우리 사회에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아메리칸드림에서 증오의 악몽이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캐플런 국장은 앞서 뉴욕 주재 한국 외교관이 당한 폭행 사건도 함께 언급했다. 백인인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원장도 나와 “팬데믹 중 적절한 대응 없이 정신질환자와 노숙인이 많이 불어났다”며 증오 범죄에 대한 예방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찰스 윤 뉴욕 한인회장은 “우리는 아파트 밖으로 나가거나 지하철을 탈 때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공동체에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리 씨는 13일 새벽 이곳 인근 자신의 아파트에서 그를 뒤쫓아 온 아사마드 내시(25)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62)가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청구한 피해자와 전격 합의했다. 왕자 측은 합의금 액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데일리미러는 피해자에게 직접 주는 돈이 1000만 파운드(약 160억 원), 성폭행 피해자 관련 단체에 내는 기부금이 200만 파운드(약 32억 원)로 총 1200만 파운드(약 192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앤드루 왕자는 미국 억만장자 겸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2001년 당시 10대였던 미국인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39)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아 왔다. 앤드루 왕자는 15일(현지 시간) 미 뉴욕 맨해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주프레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엡스타인과 친분을 쌓은 것을 후회한다”며 엡스타인이 오랫동안 수많은 어린 여성의 성을 착취해 왔다고 비판했다. 또 “주프레와 다른 성폭력 피해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며 관련 단체에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다만 합의금 액수를 공개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성폭행 혐의에 대한 인정 여부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이런 태도는 과거와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는 주프레가 소송을 걸자 “주프레를 본 기억이 없다. 그가 돈을 위해 소송을 걸었다”고 비난했다. 생전의 엡스타인이 주프레와 면책 합의를 했으므로 자신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 또한 이 면책 합의에 어긋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영국 왕실이 자신의 군(軍) 직함과 ‘전하’ 호칭을 박탈할 정도로 영국에서조차 여론이 악화되고, 다음 달 주프레 측으로부터 반대 신문을 받는 날짜까지 확정되면서 천문학적 돈을 주고 구속 위기에서 빠져나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엡스타인의 성폭행 피해자를 대변하는 리사 블룸 변호사는 이날 합의를 두고 “기념비적인 승리”라고 평했다. 주프레는 고소 당시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의 소개를 받아 미성년자였던 자신을 수차례 성폭행했으며, 엡스타인의 옛 연인 길레인 맥스웰 또한 자신에게 왕자와 성관계를 하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의 권력과 연줄 등이 두려워 저항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엡스타인은 성폭력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9년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맥스웰은 지난해 12월 성매매 알선, 미성년자 성 착취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앤드루 왕자 측이 거액의 합의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관심사다. 텔레그래프 등은 그가 스위스에 소유한 별장을 매각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또한 사유지에서 거둔 개인 수입을 일부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를 받아 온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62)가 피해자와 전격 합의했다. 그는 작년 관련 소송이 진행된 이후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15일 미국 뉴욕 맨해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성폭행 혐의로 자신을 고소한 미국인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39)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희대의 성착취범인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당시 17세였던 주프레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아 왔다. 앤드루 왕자와 주프레 양측은 공동으로 작성한 이번 서류에서 합의금 액수를 공개하진 않았다. 앤드루 왕자는 또 합의금과 별도로 성폭행 피해자들의 권리를 위해 관련 재단에 상당한 액수의 기부를 할 의향이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그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이날 합의문에서도 주프레가 제기한 혐의를 인정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엡스타인의 성폭행 피해자이자 관련 소송의 핵심 증인인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의 소개를 받아 미성년자였던 자신을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면서 작년 8월 그를 고소했다. 엡스타인의 옛 여자친구인 길레인 맥스웰 역시 영국 런던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주프레로 하여금 앤드루 왕자와 성관계를 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프레는 당시 소장에서 이들의 연줄과 권력 등이 두려워 항거를 하지 못 했다고 적었다. 엡스타인은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맥스웰은 작년 12월 뉴욕 법원에서 성매매 알선과 미성년자 성착취 등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성폭행 의혹을 시종일관 부인해 온 앤드루 왕자 측은 이번 소송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최근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앤드루 왕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영국 왕실은 지난달 그의 군 직함과 공적 업무를 박탈하고 ‘전하’(His royal highness) 같은 호칭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만일 주프레와 합의를 하지 않았더라면 앤드루 왕자는 조만간 미국 법정의 증언대에 서서 자신의 위법 행위를 추궁당할 상황이었다. 앤드루 왕자는 이날 성명에서 “엡스타인은 오랫동안 수많은 어린 여성들을 성착취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엡스타인과 친분을 쌓아온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주프레와 다른 피해자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취한 입장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앤드루 왕자 측은 작년 10월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청하면서 “주프레는 돈을 벌기 위해 근거 없는 소송을 걸었다”면서 “주프레는 언론사에 기사거리와 사진을 판매해 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의 한 6층 아파트 앞 나무 밑에는 노란 장미 등 꽃다발 10여 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아파트 입구에 ‘범죄 현장(crime scene)’이라고 적힌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고 경찰차도 여러 대 있었다. 전날 새벽 이 아파트에서 30대 한국계 여성이 살해됐다. 노숙인 아사마드 내시(25)는 귀가하던 크리스티나 유나 리(35)의 뒤를 쫓다가 집으로 따라 들어가 일면식도 없던 그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아시아계 “안전하게 지낼 권리” 호소이 아파트 내부 복도는 두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고 어두웠다. 건물 주변에 간판들이 부서진 채 방치돼 있었고, 곳곳에 그라피티가 어지럽게 그려져 있었다. 얼룩투성이인 외벽엔 녹슬 대로 녹슨 화재 대피용 비상계단이 보였다. 이 동네는 맨해튼 내에서도 주거 환경과 치안이 좋지 않고 부랑자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여성 필링 주닉 씨는 이미 많이 울어서 눈가가 벌게져 있었다. 브루클린에 산다는 그는 “피해자와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여성인 데다 나이도 비슷해서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는 어린 아들과 외출하는 것도 무섭고 거리를 걷다 보면 누가 자꾸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계로 보이는 그는 ‘나는 두려움 없이 거리를 걷고 싶다’는 손팻말을 들고 인근 공원에서 열린 증오범죄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벤저민 웨이 씨는 “얼마 전 친한 친구가 흉기에 찔린 것을 계기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서도 그랬지만 (일부 미국인들이) 아시아계 사람들에게 팬데믹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증오범죄 집회에서 발언을 한 중국계 정치인 수전 리는 “당국에 간곡히 호소한다. 우리는 도시에서, 집에서 안전하게 지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자신도 지난해 2월 맨해튼 지하철역에서 증오범죄를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증오범죄의 주된 가해자인 노숙인과 정신이상자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기승부리는 아시아계 대상 범죄뉴욕 경찰은 전날 용의자 내시를 체포해 살인 및 강도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번 범행이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와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아시아계임을 강조하면서 연대 의지를 밝혔다. 피해 여성이 수석 프로듀서로 일했던 디지털 음악 플랫폼 회사 스플라이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크리스티나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데 항상 헌신해 왔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애도했다. 크리스티나는 뉴저지주 럿거스대를 졸업한 뒤 음악과 미술, 패션 등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사건이 난 아파트에 입주한 지는 1년이 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계 대상 범죄는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노숙인이 40대 중국계 여성을 선로로 떠밀어 숨지게 했다. 브루클린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60대 한인은 가게에 난입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고, 지난주에는 뉴욕 주재 50대 한국 외교관이 거리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외교관을 때린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 뉴욕 한인회는 맨해튼에서 증오범죄 규탄 집회를 연다고 15일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 이곳의 한 6층 아파트 앞 나무 밑에는 노란 장미를 비롯한 꽃다발 10여 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아파트 입구 주위로는 ‘범죄 현장(crime scene)’이라고 적힌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고 경찰차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 아파트는 전날 새벽 발생한 30대 한국계 여성의 살인 현장. 이곳을 배회하던 노숙자 아사마드 내시(25)는 귀가하던 크리스티나 유나 리(35)의 뒤를 바짝 쫓아간 뒤 집 안으로 들어가 일면식도 없던 그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밖에서 들여다 본 아파트 내부 복도는 매우 어둡고 두 사람 정도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았다. 한 눈에도 무척 낡아 보이는 건물은 간판들이 부서진 채 방치돼 있었고, 곳곳에 그라피티가 어지럽게 그려져 있었다. 얼룩 투성인 외벽엔 녹슬 대로 녹슨 화재용 비상계단이 보였다. 이 동네는 맨해튼 내에서도 주거 환경과 치안이 좋지 않고 부랑자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아시아계가 또다시 범죄의 표적이 되자 주민들은 공포와 분노에 빠졌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여성 필링 주닉 씨는 이미 많이 울어서 눈가가 부은 모습이었다. 브루클린에 산다는 그는 “피해자와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여성인데다 나이도 비슷해서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는 어린 아들과 외출하는 것도 무섭고 거리를 걷다보면 누가 자꾸 따라온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두려움 없이 거리를 걷고 싶다’는 간판을 들고 인근 공원에서 열린 증오범죄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벤자민 웨이 씨는 “얼마 전 친한 친구가 흉기에 찔린 것을 계기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서도 그랬지만 아시안들에게 팬데믹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집회에서 발언을 한 중국계 정치인 수전 리는 “당국에 간곡히 호소한다. 우리는 도시에서, 집에서 안전하게 지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자신도 작년 2월 맨해튼 지하철역에서 증오 범죄의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증오 범죄 주된 가해자인 노숙자와 정신이상자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경찰은 전날 체포한 용의자 내시를 살인 및 강도 혐의로 조사 중이다. 내시는 지난해 5월 이후에만 뉴욕 등지에서 강도와 폭행, 기물파손 등의 혐의로 6번 이상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그런 위험한 인물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는 점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 그의 이번 범행이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 범죄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와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일제히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아시아계임을 강조하면서 연대 의지를 밝혔다. 크리스티나가 수석 프로듀서로 일했던 디지털 음악 플랫폼회사 스플라이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데 항상 헌신해 왔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애도했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 프로필에 따르면 크리스티나는 뉴저지주 럿거스대를 졸업한 뒤 음악과 미술, 패션 등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커리어를 쌓아왔다. 사건이 벌어진 아파트에 입주한지는 1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잠잠한 듯 했던 아시아계 대상 범죄는 요즘 다시 이어지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에는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40대 중국계 여성이 노숙자에 의해 선로로 떠밀려 숨졌다. 브루클린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60대 한인은 갑자기 들어온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지난주에는 뉴욕 주재 50대 한국 외교관이 거리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외교관을 때린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 한국인에 대한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뉴욕 한인회도 15일(현지 시간) 맨해튼에서 증오 범죄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2019년 미국 뉴욕에 파견됐다가 곧 한국에 돌아가는 주재원 A 씨는 얼마 전 자신이 타고 다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지인에게 팔았다. 구입 당시 A 씨는 출고된 지 2년 된 이 차량을 3만500달러(약 3660만 원)에 장만했다. 이를 3년 뒤에 중고로 처분한 가격도 3만 달러(약 3600만 원)로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 중고차 가격이 급등해 A 씨는 미국에서 근무했던 3년간 보험료와 기름값만 부담하면서 차를 굴리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A 씨는 “시세를 알아보니 3만2000달러 이상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지인에게 파는 것이라 가격을 내렸다”며 “요즘 미국에 새로 부임하는 주재원들은 차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 갈수록 가격 오르는 ‘기현상’ 요즘 미국에선 중고차 가격이 치솟으면서 차량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 물류대란 등의 요인이 겹쳐 중고차 가격 상승을 초래한 것이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1월 미국 내 중고차 가격은 전년 대비 40.5% 폭등했다. 중고차는 미국의 1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품목으로 꼽힌다. 가격 상승세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기현상도 관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통상 자동차의 시세는 새 차로 팔린 이후 연식이 더해지면서 계속 하락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같은 연식의 중고차인데도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형 모델 중고차의 경우 평균 판매 가격이 지난해 3월에는 3만4730달러였지만 올 1월에는 4만959달러로 오히려 상승했다고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는 집계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중고차 가격이 차량 판매 첫해 33.3% 급락하고 이후엔 매년 평균 14%씩 하락했지만, 지난해에는 첫해 시세 하락폭이 14.5%에 그쳤고 2∼5년 차 모델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어나는데 공급이 막히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부임한 주재원 B 씨는 차량 구입을 위해 중고차 매장을 방문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딜러가 차량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반영해 판매 정가에 더해 1만 달러에 이르는 웃돈을 요구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추월하는 상황까지 종종 빚어지고 있다.○ 현지 중고차 딜러 “지금 정상 아니다” 미국 북동부 메인주에서 중고차 거래업체를 운영하는 애덤 리 씨는 WSJ에 “지금 정상이 아닌 상황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3년 전에 2만5000달러였던 차가 지금도 2만5000달러에 거래된다. 전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가격을 주고 울며 겨자 먹기로 중고차를 구입한 사람들은 나중에 이를 처분할 때가 되면 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자동차업계는 올해 신차 생산량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중고차 가격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부족 등 공급 제약 요인이 언제 정상화될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JD파워의 타이슨 조미니 애널리스트는 “점프를 높이 해서 중력을 잠시 떠날 수는 있지만 결국 중고차 가격도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하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미국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미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43%(503.53포인트) 내린 34,738.06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또한 각각 1.90%, 2.78%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6% 오른 배럴당 93.10달러에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 국제 시장에서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확산됐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긴축 강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0일 발표된 미 1월 소비자물가는 한 해 전보다 7.5% 급등하면서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당초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아닌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거나, 인상 횟수를 늘릴 것이란 관측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의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에 축출된 당시 아프간 정부가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남겨놓은 70억 달러(약 8조4000억 원) 중 절반이 2001년 9·11테러 희생자 유족을 위한 배상금으로 쓰일 길이 열렸다. 탈레반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아프간 돈을 미국인에게 쓴다는 점 때문에 미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1일 미국에 동결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돈 70억 달러 중 35억 달러는 9·11테러 희생자 유족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35억 달러는 아프간 국민을 지원하는 데 쓰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9·11테러 후 150여 명의 유족은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탈레반 등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원은 2012년 70억 달러의 배상금 지급을 판결했다. 당시에는 아프간 산악지대에 은거하는 탈레반 등에 배상금을 받아낼 길이 없어 상징적 의미가 더 큰 판결이었지만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고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희생자 유족은 지난해 9월 이 자산을 자신들을 위한 배상금으로 압류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탈레반 치하의 아프간 경제가 극심한 가난과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간 자산을 미국인 배상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논란 또한 거세지고 있다. 모하마드 나임 탈레반 대변인은 11일 트위터에 “아프간 정부의 동결 자금을 도둑질하는 것은 가장 낮은 수준의 인간다움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역시 “70억 달러는 모두 아프간 국민의 것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2001년 9·11 테러 희생자의 유족들이 약 4조 원 가량의 미국 내 아프가니스탄 정부 자산을 배상금으로 받을 길이 열렸다. 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국에 동결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금 70억 달러(약 8조4000억 원) 중 절반인 35억 달러를 법원이 9·11 테러 희생자의 유족들에게 지급하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 나머지 절반 35억 달러는 아프간 국민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의 배경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2012년 미국 법원은 150여 명의 테러 희생자 유족들이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9·11 테러에 책임이 있는 집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약 70억 달러의 배상금 지급을 판결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판결에도 각지에서 숨어 지내는 탈레반 등 테러 집단들을 상대로 배상금을 받아낼 길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미군의 아프간 철수와 탈레반의 집권을 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 탈레반에 축출된 아프간 정부가 당시 뉴욕 연방은행에 7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남겨놓은 채 사실상 공중 분해됐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그 돈이 자신들의 자산이라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했지만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 미국 정부는 이를 당연히 거부했다. 그런 와중에 테러 희생자 유족들은 지난해 9월 이 자산을 자신들을 위한 배상금으로 압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자 바이든 행정부가 이 문제에 개입하고 나섰다. 국가 이익에 관한 민감한 사안으로 다양한 외교적 문제 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법원 결정을 일단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백악관 안보팀과 법무부, 국무부, 재무부 고위 관리들이 총동원돼 이 문제를 숙의한 끝에 아프간 정부의 자산을 절반씩 배분해 테러 희생자 유족에 대한 배상과 아프간 국민들에 대한 지원에 쓰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는 행정부가 아프간 자금을 배상금으로 활용하는데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일 뿐, 지급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해야 한다. NYT는 “미국 정부가 외국의 자산을 국내용으로 징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당국은 이 같은 결론을 내기 위해 많은 법률 검토를 거쳤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번 결정에 탈레반은 즉각 반발했다. 탈레반 정부 대변인인 모하마드 나임은 11일 트위터에 “아프간 정부의 동결 자금을 미국이 도둑질하는 것은 가장 낮은 수준의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내에서도 이 결정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의 자산으로 탈레반 등 테러 단체가 지불해야 할 빚을 대신 갚는다는 것은 모순된다는 것이다. 뉴욕에 기반 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아시아 담당 존 시프턴 국장은 “70억 달러는 모두 아프간 국민들의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이번 결정은 주권 국가의 자산을 징발하고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위기의 요인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확진자 자가 격리’ 폐지 등 방역 조치가 속속 해제되고 있다. 미국 여러 주는 9일(현지 시간) 바이러스 활동이 줄어드는 봄을 앞두고 코로나19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고 판단해 방역 정책 전환에 속속 나섰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10일부터 실내 사업장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음식점과 쇼핑몰, 상점, 사무실 등에서는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거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사라진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28일부터 학교를 제외한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는 이달 말 교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풀기로 했다. 9일 현재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는 22만7903명으로 2주일 만에 63% 줄었다. 같은 기간 입원 환자도 29% 줄었다. 유럽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독감 같은 계절성 유행(엔데믹)이 됐다고 보고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 중이라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양성 판정 시 자가 격리 등 마지막 남은 방역 조치를 이달 내로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도 식당이나 대중교통 등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백신 패스 제도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이르면 다음 달 해제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도 “16일부터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상점의 백신 패스 제시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폴란드 체코 정부는 이르면 3월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는 것을 내부 방침으로 정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또다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 시간)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1년 전에 비해 7.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198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월가(다우존스)의 예상치였던 7.2%보다도 높은 것이다. 전달 대비로는 0.6%의 상승률을 보였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도 1년 전에 비해 6% 올라 시장 예상치인 5.9%를 웃돌았다. 이 역시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품목별로는 식품, 전기요금, 주거비용 등의 오름세가 비교적 높았다. 작년 1월만 해도 1%대에 머물던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한 해 거침없이 오르기 시작해 12월에는 7.0%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0.5%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첫 달부터 물가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CNBC방송은 “이번 물가상승률로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되면서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굳어졌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올해 3월 금리를 인상하는 등 수차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확진자 자가 격리’ 폐지 등 방역 조치 해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여러 주는 9일(현지 시간) 바이러스 활동이 줄어드는 봄을 앞두고 코로나19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고 판단해 방역 정책 전환에 속속 나섰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10일부터 실내 사업장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음식점과 쇼핑몰, 상점, 사무실 등에서는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거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사라진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28일부터 학교를 제외한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는 이달 말 교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풀기로 했다. 9일 현재 미국 1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는 22만7903명으로 2주일 만에 63% 줄었다. 같은 기간 입원 환자도 29% 줄었다. 유럽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독감 같은 계절성 유행(엔데믹)이 됐다고 보고 방역조치를 전면 해제 중이라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양성 판정 시 자가 격리 등 마지막 남은 방역 조치를 이달 내로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도 식당이나 대중교통 등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백신 패스 제도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이르면 다음달 해제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도 “16일부터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상점의 백신 패스 제시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폴란드 체코 정부는 이르면 3월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내부 방침을 정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지난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여행 규제가 완화되고 미국 경제 회복이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는 시장 분석업체인 리얼캐피털 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해 외국의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지난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708억 달러(약 84조6000억 원)어치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는 팬데믹이 터진 2020년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2018년의 946억 달러(약 113조 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기도 하다. 국가별로는 캐나다와 싱가포르, 한국, 영국 등 순으로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부동산 종류도 달라졌다. 팬데믹 이전에는 외국 투자자들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대도시에서 사무용 빌딩이나 호텔 등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이와 달리 지난해에는 창고나 임대아파트, 그리고 제약회사 등 특정 업종을 위한 오피스 빌딩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런 종류의 부동산은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낼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지역별로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동서부의 해안 지역보다는 남동부 ‘선벨트’ 지역 등을 선호했다. 비(非)대도시권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도 2019년 전체의 53%에서 지난해 64%까지 높아졌다. WSJ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댈러스, 샬럿, 덴버, 내슈빌, 오스틴 등 성장세가 높고 상대적으로 세금이 낮은 시장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중국의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트위터 해시태그를 친중 성향의 계정이 장악해 관련 게시물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해시태그를 본래 주제와는 다른 콘텐츠와 같이 쓰면서 인권운동가들의 중국에 대한 비판을 ‘물타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클렘슨대 미디어포렌식허브는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3개월간 ‘#GenocideGames(집단학살 올림픽)’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한 트윗이 13만2000건 이상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 해시태그는 서방 인권운동가들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침해를 규탄하기 위해 사용해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 당국의 신장 지역 인권 탄압을 ‘집단 학살’(genocide)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해시태그를 사용한 트윗 중 상당수가 중국의 인권 침해 비판이라는 의도와 달리 아예 다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포렌식허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부터 자동 생성된 계정들이 이 해시태그를 달아 스팸과 다름없는 게시물을 대규모로 올리기 시작했다. ‘해시태그 홍수’(hashtag flooding)라고 불리는 이 전략은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일부러 전혀 관련이 없는 콘텐츠를 대거 노출시킴으로써 유명 해시태그의 효과를 희석하는 수법을 말한다. 이를 통해 주제와 무관한 게시물을 쏟아내 인권 운동가들이 올리는 게시물을 찾기 어렵게 만들고, 트위터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이 해당 해시태그를 스팸으로 인식해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GenocideGames’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 온 13만 여 건의 트윗 가운데 약 67%는 트위터의 스팸 정책에 따라 삭제돼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해시태그를 사용한 계정의 70%는 팔로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WSJ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들 계정은 중국 인권 문제와 관련 없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나 연애 관련 내용들을 다룬다. 트위터 관계자는 WSJ에 “지난해 12월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 계정을 처음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강제노동으로 제품이 생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업이 감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